• Announcements

    • Zerasion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Purple Board
      Green/Blue 에서 관리자가 추천하는 게시물이 옮겨진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Purple Panel(관리자)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작성할 수 없습니다. Blue Board
      관리자에 의해 승급된 Blue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Blue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Green Board
      회원 가입 후 인증이 완료된 Green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Green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Free Board
      잡담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Panel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To GDF  운영진에게 부탁하고 싶은 내용, 궁금한 점, 건의 사항 등을 여기에 적어주세요.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의 의도와 관계없는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적당한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지거나 삭제될 수 있습니다.   2. 게시판 예절을 지켜주세요.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이 포럼은 가장 최근에 댓글이 달린 게시물을 자동으로 최상단에 올려줍니다.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Zerasion

Purple
  • 콘텐츠 갯수

    1,439
  • 가입일

  • 마지막 활동

Zerasion가 작성한 모든 글

  1. https://zerasion.postype.com/post/11417241 2021 년 한 해를 정산하는 올해의 게임 포스팅입니다. =D
  2. 개인 SNS에 적었던 내용을 블로그에 옮긴 내용인데 아카이빙 및 공유를 위해 간만에 포럼에도 링크를 옮겨봅니다. ---- https://zerasion.postype.com/post/10415420
  3. https://zerasion.postype.com/post/8777217 작년 개인 고티를 정리한 개인 블로그 링크 공유합니다. =)
  4. WoW가 잃어버린 MMO의 정체성 블로그 링크: https://zerasion.postype.com/post/2302506 틀래식하면서 모두가 느꼈던 "아! 우리가 뭔가 잊고 있었구나!"에 대한 깨달음을 정리해봤습니다. ---- 요즘 개인적인 게이머로서의 목표를 위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격전의 아제로스(이하 리테일)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클래식(이하 틀래식)을 번갈아가며 플레이하고 있다. 처음엔 너무 다른 두 게임 사이에서 적응이 어려웠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다보니 "아, 이 두 게임은 사실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라고 이해해야 하는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 끝에서 내린 또다른 인사이트를 다른 분들과 공유해보고자 한다. 클래식 서버의 등장 틀래식이 처음 업데이트 됐을 때, 인고의 대기열의 뚫고 들어가 각 종족 별 시작 마을에서 비선공 야생 동물 몬스터 하나 제대로 공격해보기도 어려운 어마어마한 인파를 마주했을 때 적잖은 문화 충격을 받았다. 오리지널 와우를 그리워하는 숨은 와라버지들.. 아니 와석들이 이렇게 많았구나라는 놀라움과 함께, 이게 거품일 수도 있지 않을까. 과연 얼마나 이 인기와 관심이 유지될까.하는 궁금증이 동시에 밀려왔다. 모든 건 추억 보정에 의한 미화이며, 사실 실제로 클래식 서버가 업데이트 되면 모두들 그 불편함에 경악하게 될 거란 주변의 많은 예측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느낀 건 "그 동안 우리가 잊고 있던 무언가가 분명히 있었다"라는 어렴풋하지만 확실히 느껴지는 깨달음이었다.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GDF의 다른 글에서 다루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을 부탁 드린다. [GDF] 와우 클래식의 지리적 특징과 MMO의 본질 [GDF] 저니, 오버워치, 틀래식의 플레이어 관계에 대한 단상 틀래식 주요 특징 리테일과 다른 틀래식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느린 게임 템포 일단 틀래식은 게임 전체의 진행 속도가 리테일에 비해 판이하게 느리다. 이는 게임 전체의 볼륨이 십수년 간 쌓여 후발 주자가 따라잡을 수 있게 지속적으로 소비 속도를 줄여온 리테일과 달리 최초 와우라는 게임이 출시될 당시의 기준으로 최고 레벨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억제하기 위해 의도된 페이스다. 심지어 부분유료화 방식도 아닌 월정액제의 수익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의도적으로 게임 템포를 길게 잡아 늘이는 방식으로 디자인됐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이동과 전투에 걸리는 시간이 대단히 긴 편인데, 이동은 당장 초고속 3차원 이동 수단인 "나는 탈 것"이 없으며 백골마, 천골마로 불리는 느린 탈 것과 빠른 탈 것조차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40레벨과 60레벨이 되어야 습득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무조건 두 다리로 직접 달려서 이동해야 한다. 심지어 각 거점을 빠르게 운송해주는 그리핀/와이번 비행 조련사 위치도 매우 제한적이다. 전투 템포 역시 마찬가지. 각 전투에 소요되는 시간 하나하나가 긴 편인데, 한 번에 상대할 수 있는 적 개체 수까지도 1~2 마리로 적다. 만렙이 아닌 성장기에 보기 드문 아주 튼튼한 탱커가 아니라면 동 레벨 몬스터 3마리를 상대하는 건 일반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예외니 넘어가도록 하자) 그리고 전투 내부적으로도 각 액션들 사이의 텀(쿨다운이나 캐스팅, 또는 기본 공격 인터벌)이 굉장히 길다. 게다가 심지어 전투와 전투 사이에 반드시 회복의 과정이 필요하다. 리테일에선 힐러들의 마나 회복 타임 정도만 있으면 그 외 탱커/딜러들은 별도의 다운타임(Downtime. 게임 중간에 플레이어가 쉴 수 있는 휴식 시간이라는 의미로 와우의 아버지인 마크 컨Mark Kern이 자주 사용)이 필수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틀래식에선 대부분의 직업이 음식을 먹으며 중간 중간 체력 회복 시간을 가져야 하며, 마나를 사용하는 직업이라면 마나 회복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가 앉아서 음식을 먹는 10~20초 간,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이동하지 않고 유지시켜야 하므로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며 캐릭터를 정비하거나, 지역 채팅으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수다를 떨게 된다. 2. 강도 높은 MMO성 풀어서 이야기하면, "서로가 서로를 강하게 필요로 하도록 디자인"되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각 지역마다 반드시 정예 등급의 퀘스트가 존재하며, 정예 퀘스트를 진행하려면 솔로잉으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초과 레벨링을 한 다음 진행하거나 통상적으로는 동 레벨 대 다른 플레이어들을 모아 파티 플레이로 진행한다. 대체로 후자의 비중이 더 높은 편이며, 이 쪽이 디자인 의도에 부합하는 플레이 방식이기도 하다. 정예 퀘스트는 포기하고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플레이가 가능하긴 하지만, 높은 난이도에 걸맞은 높은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이후 솔로잉 퀘스트 플레이로는 놓친 보상의 간극을 메울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험치나 재화는 누적으로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성능 좋은 장비가 이에 해당한다. 높은 경험치와 재화 수급,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고성능 장비를 얻는 가장 주요한 방법은 자신에게 알맞은 레벨 구간의 인스턴스 던전을 진행하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인스턴스 던전은 해당 레벨에 혼자 진행하는 것이 필드 정예 퀘스트보다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직접적인 파티 플레이의 강제가 발생한다. 필드 정예 퀘스트나 인스턴스 던전을 플레이하지 않고 솔로잉 퀘스트를 진행하는 게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디자인 된 레벨링 동선 자체에 이미 던전 플레이가 내포되어 있어, 던전 미진행 상태로는 경험치 구간에 이빠진 상태, 즉 현재 수행 가능한 퀘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느릿한 템포와 강도 높은 MMO성으로 인해 리테일과 틀래식은 판이하게 다른 플레이 경험을 갖게 되는데, 여기에 잘 적응할 수 있으면 15년 전 와우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처럼 흥미로운 아제로스 모험을 떠날 수 있는 것이고, 적응에 실패하면 게임 자체를 떠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특징들에 적응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위의 특징들이 갖는 직접적인 단점은 바로 "파티 플레이의 지나친 강제성"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다. 파티를 구한다는 건 일단 내가 필요로 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플레이어가 지금 이 순간 이 근처에 있을 거라는 보장을 하기 어렵다는 가장 근본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 심지어 그런 조건에 맞는 플레이어가 주변에 있더라도, "전혀 모르는 타인과 운명 공동체로 강하게 묶여 게임을 함께 진행하는 것" 자체에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거나 일단 다른 캐릭터에게 채팅 입력창을 열어 "저기요, 님" 하고 운을 떼는 것부터 어렵게 느끼는 플레이어들도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위에서 정리한 것처럼, 파티 플레이를 위한 조건 자체가 어려워 파티 플레이를 생략하고 솔로잉을 진행하게 되면, 경험치나 장비의 성장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정체되게 되고, 종종 퀘스트 없는 미아 상태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전투 자체가 느릿하고 다운 타임에 딱히 할 일도 없어 게임의 전체적인 인상이 크게 저하되기 마련이다. 이후의 업데이트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와우 개발팀에선 어떤 방법을 취했을까? 바로 "파티 플레이 강제성 완화, 즉 솔로잉 경험 개선"이 향후 십수년간 와우가 흘러온 큰 방향이다. 필드 정예 퀘스트를 필수 요소가 아니도록 동선과 보상을 수정하고, 일부 정예 등급 몬스터들은 일반 등급 몬스터로 난이도를 하향했다. 일반 퀘스트 진행만으로 대부분의 장비 슬롯을 교체 성장시킬 수 있도록 보상을 강화했으며, 성장 레벨 구간의 인스턴스 던전을 진행하지 않아도 이 빠진 구간이 없도록 퀘스트 동선을 촘촘하게 강화했다. 아울러 느릿한 전투 템포를 당겨 쿨다운, 캐스팅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으며, 대부분의 직업군에서 다운 타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투 시 소모되는 전투 자원의 비율을 완화시켰다. 다른 플레이어와의 인터랙션이 없이 오로지 게임이 제공하는 컨텐츠만 홀로 소비하면서 진행하더라도 덜 지루하도록 게임 진행에 따라 월드가 변화하는 위상 변화 시스템을 넣거나, 주요 서사를 강조하기 위한 캐릭터 스크립트 액팅, 컷씬, 시네마틱의 추가 등과 같은 전반적인 연출 시스템을 대폭적으로 강화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리테일 버전의 와우에서 우리가 느끼는 바로 지금의 플레이 감각이 됐다. 타인이라는 존재는 없어도 딱히 불편하지 않지만, 있다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것도 없다. 한 때는 호드와 얼라이언스라는 진영 간의 결투로 RvR을 열심히 풀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최근에는 "PvP 비활성화"라는 옵션 하나만 꺼주면 바로 옆에 있는 캐릭터가 적 진영이더라도 무엇 하나 달라지는 게 없다. 뭐.. 굳이 꼽자면 적 진영 캐릭터가 일반 몬스터를 선공하면, 나는 루팅을 못하고 처치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정도? (심지어 퀘스트 전용 몬스터나 정예 몬스터는 타 진영 선공이어도 루팅/퀘스트 권한이 있음) 전투 템포도 비약적으로 높아져 한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으며, 이동 역시 날탈을 타고 3차원 기동을 하면서 다른 누군가를 만날 기회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MMORPG에서, MM이 빠지고, 그냥 ORPG가 된 것이다. 이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과 결과였을까? 심지어 수많은 와우라이크형 MMORPG들도 선두주자인 와우를 따라 같은 방향으로 개발되어 왔지만, 와우는 장르 모두를 막다른 절벽으로 몰아간 것은 아니었을까?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도 말이다. If World 그렇다면 MMORPG에겐 어떤 대안이 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Post-WOW 라는 Next Step을 보여준 작품이 아레나넷에서 개발한 NCSOFT의 길드워 2Guild Wars 2가 아니었을까 싶다. 길드워2는 퀘스트와 인스턴스 던전으로 진행되던 와우의 선형 레벨링 동선을, "필드 퍼블릭 이벤트"라는 방식으로 다르게 접근했다. 퍼블릭 이벤트 방식은 길드워2에서 처음 시도됐던 건 아니기 때문에, 리프트Rift 라는 작품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리프트라는 필드 이벤트를 차용한 형태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저마다 같은 동선을 별도의 진도로 진행하게 되는 퀘스트 대신, 필드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실시간 이벤트들에 참여하게 된다. 각 구역마다 해야할 일들이 마치 퀘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게 배치되어 있어 고정된 상설 이벤트들을 진행하다보면, 특정 주기로 대규모 인원을 필요로 하는 이벤트가 발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플레이어들은 이벤트 지역으로 하나 둘 모여들게 된다. 이벤트는 발생하는 시점에 별도의 사전 조건 없이 그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플레이어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퀘스트 시스템이 갖는 가장 큰 난점인 "플레이어 간 서로 다른 진도"를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같은 지역에 머무는 모든 플레이어는 잠정적으로 같은 이벤트에 참가하게 될 미래의 동료이며, 이벤트 종료와 동시에 다시 흩어지게 될 부담없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정적인 파티 플레이는 참가도 불편하지만, 이탈 역시 불편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시스템이 알아서 매칭과 분산을 담당해주는 퍼블릭 이벤트 시스템이야말로 진일보한 파티 시스템의 단면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이 같은 이벤트 위주의 게임 설계인 Event Driven Design은, 이후 레드5 스튜디오의 MMOFPS, 파이어폴FireFall에서 한층 더 심화된 방식으로 전개해 많은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준 바 있으나, 아쉽게도 그 프로젝트는 현재 서비스가 종료되고 말았기 때문에 직접 체험해보는 건 어렵다. 혹시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참고해보면 좋을 것이다. [GDF] 파이어폴 단편적 소감 마치며 글을 짧게 쓰지 못하는 병이 있어서 글이 과도하게 길어졌지만 전체를 요약해보자면, 와우는 파티 플레이가 심하게 강제되는 걸 문제라고 생각해서 파티 플레이 필요성 자체를 도려내버렸지만, 사실은 그 반대로 더 쉽고 가볍게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을까? 파티 플레이가 문제라서 파티 플레이를 없앤다니, 마치 학교폭력이 문제이니 학교를 없애면 되겠군!이라는 익숙한 누군가의 사고방식과 닮아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분마저 들게 된다. 오랜 시간 사랑해 온 한 브랜드의 몰락은 팬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꽤나 힘겨운 시간들이다. 부디 지금부터라도 "잃어버리고 있던 바로 그 것"을 되찾고, 와우도, 블리자드도 다시 팬들과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로 보답해주는 시간이 오길 바란다.
  5. https://zerasion.postype.com/post/5389501 올해도 무사히 게임 연말정산을 마쳤습니다. 수상작은, 모바일 부문= 야생의 땅: 듀랑고 온라인 부문= 와우: 틀래식 오프라인 부문= 니어: 오토마 가 차지했습니다.
  6. SNS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다보니 글이 애매하게 길어져 포럼에 묶어 올립니다. 개인 공간에서 작성된 글이라 평어로 작성된 점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원문 스레드: https://twitter.com/zerasion/status/1197702574859702272 --------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229957 인생 최고의 명작으로 저니를 꼽고, 최근엔 오버워치와 와우 클래식을 즐기는 입장에서 이 기사를 보니 꽤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낯 선 공간에선 모두가 아기가 되고 학습해나가야 한다는 부분에서 "커뮤니티 문화의 구축"이 핵심 화두가 아닐까 싶었다. 저니는 인간의 악의를 발현할 빌미를 거의 완벽하게 잘라서 선의를 체험하고 행하는 것을 위해 설계된 작품이었기에 디자이너의 의도가 관계를 이끌 수 있지만, 옵치 와우는 그런 제약이 없어 각 플레이어들이 만든 문화에 커뮤니티가 끌려가 버린다. 옵치와 틀래식이 이 부분에서 굉장히 차이를 보이는데, 옵치는 비교적 젊은층이 많고 장기간 유지되는 부동적인 집단보다 개인 단위의 랜덤한 매칭이 짧은 주기로 이뤄져 관계 자체가 매우 가볍게 여겨진다. 만나는 개개인에게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고 폭언도 쉽게 벌어진다. 리테일 와우는 개인화를 거듭해 옵치와 비슷한 구석이 많아졌지만, 틀래식은 상술한 옵치의 특성이 거의 반대로 구성되어 만나는 개개인에게 크게 의미를 두게 된다. 우연히 만난 비슷한 레벨의 캐릭터는 성장 과정에서 높은 빈도로 자주 마주치고 상위 컨텐츠나 길드에 들어가면 빈도는 더 높아진다. 또한 틀래식의 특수성인 고연령 게이머층이 다수라는 점 덕분에, 모든 대화에서 느껴지는 조심스럽고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들이 그들과 면식이 없는 개인에게도 "이 세계의 문화"처럼 여겨져 자연스럽게 따르도록 권장하고 있다. 덕분에 통상적인 온라인 게임 채팅의 경박한 문장은 매우 보기 어렵다. 옵치 초기에, 텍스트 채팅이나 보이스 채팅에서 타인을 멸시하거나 희롱하는 등의 문제가 화두에 오르면서 이를 커뮤니티 자정에 맡길 것인지 처벌을 강화할 것인지 게임의 근본적인 규칙이 선의를 베풀도록 만들 것인지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오늘 이 기사를 보고 셋 다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지인 분의 답변에 문득 떠올랐는데, 최근 비동기식 멀티플레이 구성에서 저니에 가까운 선의를 의도하고, 그 의도대로 플레이라 발생하는 대표적인 작품 "데스 스트랜딩"에서 지금까지 이야기한 "관계성"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굉장히 의미있을 것 같다.
  7. 그러게요. 안그래도 보면서 "와 이런 걸로도 계속 유지할만큼 수익이 나오는걸까?"가 늘 궁금했는데, 역시 그만큼은 벌지 못하는거군요 ㅠㅠ 다음 세대의 새로운 과금 모델이 제시될 시점인가봅니다.
  8.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트위터에서 오버워치2의 서비스 방식에 대한 고찰 스레드가 있어 원작자의 동의를 구하고 번역한 내용을 GDF에 공유합니다. --- 원본 링크: https://twitter.com/ZhugeEX/status/1190385146287005696?s=20 오버워치2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큰 의문은 바로 "옵치2를 살 이유가?"인데. 옵치1에서 같은 영웅과 맵, 심지어 다른 옵치2 플레이어들과 오리지널 모드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데도? 시퀄을 위해 돈주고 업그레이드할 가치가 있는지? 나는 이걸 블리자드의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서비스로서의 게임(GaaS) 영역에서 운영하는 모든 회사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성공적인 후속작의 런칭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초기에 진짜 잘 출시된 AAA급 서비스형 게임(AAA GaaS Title) 타이틀이 몇 건 있었지만, 후속작들은 아니었다. 포트나이트 같은 F2P 게임은 (챕터2처럼) 게임을 전체적으로 리부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이슈가 많이 없지만, 모두가 새로운 경험으로 옮겨진다. 60달러짜리 AAA급 서비스형 게임 후속작이라면, 당신은 근본적으로 다시 시작하고 사람들은 낡은 게임에 남겨진다. 옵치2는 두 가지 방향 모두에서 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옵치2 플레이어는 새 컨텐츠와 모드를 얻고, 옵치1 플레이어들과 PvP 모드에서 같이 플레이할 수 있다. 옵치1 플레이어들은 새 영웅과 맵을 얻고 옵치2 플레이어들과 오리지널 PvP 모드를 같이 할 수 있다. 옵치2는 옵치1 플레이어들과 신규 플레이어들 모두에게 이것들(PvE, Story)을 구매하게 만들만한 충분한 변경점들과 컨텐츠들을 제공한다. 게임의 협동 임무(co-op) / PvE 요소는 구매자의 친구들에게도 같이 게임하도록 업그레이드를 권장한다. 하지만 이런 게 있다. 당신은 원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 옵치1에 남을건지 • 옵치2로 업그레이드할건지 옵치1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새 컨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고, 심지어 전리품 상자에 돈도 조금 쓸 거다. 옵치2 플레이어들은 먼저 선불로 내고, 위와 똑같은 걸 한다. 그래서, 블리자드의 목표는 너무 많은 기반을 분리하지 않고 양쪽 게임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면서 사람들을 오버워치 세계에 유입시키고 돈을 쓰도록 유지시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매력적인 컨텐츠나 친구들이 샀거나 + 다른 여러 이유들로 옵치2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끝으로. 옵치1 플레이어를 타겟팅하는 것 외에도 다음 내용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1. 이 게임은 현재 옵치1 플레이어 기반을 넘어서는 고객 확장을 목표로 한다. 2. 이 게임은 다음 세대의 기기(PC 및 콘솔)에서도 최적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 자체로 셀링 포인트가 될 것이다.
  9. 원 트윗 스레에도 말씀하신것처럼 "2편이 나온 마당에 루트박스 말고 배틀 패스 방식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니냐!" 는 의견이 달려있더라구요 ㅎㅎ 시즌 패스 방식이 기존 F2P 의 P2W 방식을 벗어난 모델 중에서, 그나마 꽤 매력적이고 건강한 모델이 아닌가 싶어요.
  10. 길드워2는 포스트 와우 중에서 가장 필드 디자인이 잘 갖춰진 것이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이동 과정을 생략하더라도 대신 각 필드의 포인트에 두루 플레이어가 분산될 수 있던 덕분에 리테일 와우만큼 인터랙션이 생략되는 일은 많이 없던 것 같아요. 반대로 와우에서도 길드워2를 밴치마크한 심증이 물씬 풍기는 필드 이벤트 퀘스트가 디아블로3의 현상금 사냥과 머지된 "전역 퀘스트"가 도입된 후에는 과정이 통째로 생략되고 각각의 포인트에 플레이어를 모으는 데 전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야외에서 호루라기 라는 걸 불면, 가장 가까운 비행 조련사 - 와이번/그리핀 탑승소 - 로 즉시 날아갑니다. 동선이라는 걸 통으로 삭제해버리더라구요..) 와우의 "이동 시간"은 사실 플레이 타임을 잡아 늘이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길게 잡힌 인상이 강한데요, 그러한 과도한 컨텐츠 잡아늘이기라는 목적 외에도 본문에서 언급한 "부차적인 이점"이 의도와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MMO함"에 닿게 되고, 리테일 업데이트 과정에서 저 코어가 날아가버린 부분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날탈이나 차원문은 그 자체로 적폐시되어야 할 것은 아니고, 편의 증진과 더불어 MMO라는 코어 플레이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 그 사이 어딘가를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 부분이 핵심이라는 것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D
  11.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소위 "틀래식"이라 불리는 클래식 와우를 간간히 플레이하다가 느낀 내용을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플레이 현황 제가 가진 게이밍 환경 상 한 번에 몰아치기로 n 시간 동안을 플레이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하루에 1~2 시간, 혹은 며칠에 한 번씩 아주 조금씩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23레벨) 리테일 서버에서는 오랫동안 호드로만 플레이해와서 항상 반쪽짜리 와우를 플레이하는 기분이 들어 늘 반대 진영인 얼라이언스 쪽 퀘스트를 훑어보고 싶었는데, 심지어 대격변으로 소실된 아제로스의 컨텐츠가 클래식 서버에서 복원되어 얼라이언스로 낯 선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게다가 별 생각 없이 멋져보여서 잠행 도적 특성을 찍었는데, 단검이 없어서(잠행 트리는 단검 의존도가 높지만 렙업 과정에서는 특정 유형의 무기만 고집하기 매우 어려움) 동렙 몬스터 조차 솔플하기가 버거운 현상이 지속되어 플레이 하지 않은 다른 대륙의 저레벨 필드로 거처를 옮겨 운기조식하며 1골드를 모아 특성을 초기화하고 머나먼 칼림도어에서 서식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다른 가치 - 시간과 공간 한참을 플레이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특징은, 틀래식은 게임 전반적으로 굉장히 지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요소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보자면, 지나치게 높은 탈 것의 가치 (높은 해금 레벨과 비용) 특정 허브를 중심으로 수행과 완료를 반복하며 같은 지역을 n회 왕복하도록 퀘스트 동선을 유도 이같은 특징 덕분에 플레이어는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필드를 뛰어다니는 것"에 할애하게 됩니다. 이를 일컬어 농담조로 "이봉주 온라인" 또는 "유사 채팅 프로그램" 이라고 칭할만큼, 자동 달리기 상태로 지역/길드 채팅을 하는 비중이 전체 플레이시간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전투형 퀘스트 디자인의 구성을 살펴보면, 사냥 x 드롭 루팅 방식이 보편화 퀘스트 아이템 드랍이 확률인 경우, 대부분의 퀘템 드랍율은 대단히 형편없음 이런 상태이기 때문에, 앞서 이동에 들어간 시간만큼, 사냥터에 머무는 시간까지 굉장히 긴 편입니다. 어느 정도냐면, 한 장소에서 사냥 경험치만으로 1~2 레벨을 올릴 동안 퀘스트 아이템을 다 모으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할 정도입니다. 이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틀래식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게임은 위치와 시간에 매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는 점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들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먼 곳과 가까운 곳"의 의미가 굉장히 크게 다가오게 되는데요. 최근까지의 와우는 확장팩들을 거듭하면서 위에서 열거한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동 자체를 간편하게 축약/생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지속해왔습니다. 덕분에 틀래식의 위치와 시간이 갖던 의미는 현재의 와우에서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필드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동 도중에 다른 플레이어를 만날 기회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동 중에 마주치거나, 사냥터에 머물다가 마주치거나, 특히 퀘스트 허브(대체로 마을의 형태)에서 퀘스트를 완료하거나 가방을 비우거나 전문 기술 숙련도를 올리는 등 정비를 하면서 가까운 레벨 구간의 플레이어들과 지속적으로 맞닿게 됩니다. 또한 전투 난이도 마저도 애초에 내 레벨과 같은 레벨의 사냥 퀘스트는 굳이 정예 퀘스트가 아니더라도 사냥터의 밀도와 리젠 속도가 높아 혼자서 편안하게 클리어하기란 대단히 어렵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펫을 대동한 사냥꾼, 흑마법사 등의 일부 사냥 특화 직업군 제외) 덕분에 같은 목적을 가진 2~3명이 모여서, 마치 과거 리니지2나 릴온라인 시절의 필드 사냥 MMORPG처럼, 자리를 잡고 사냥하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진행되게 됩니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이 갖는 가치가 크게 디자인 됨에 따라, 마치 현실에서 먼 곳을 가야하기 꺼려지는 것처럼 게임 안에서도 지리적 특성이 플레이어에게 직접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실에서 시골에 사는 사람이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싼 가격을 위해 멀리 있는 대도시까지 걸음하지 않고, 적당히 가까운 읍내에서 적당한 편의에 적당한 가격을 지불하며 타협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 기다려야 이동할 수 있는 대륙 횡단 운송 수단(열기구 또는 배)을 찾아가고 또한 배차 간격을 기다리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작은 마을 또는 제1 도시가 아닌 제2, 제3의 도시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해소하게 됩니다. 덕분에 디자인 의도를 갖고 배치된 각각의 기능 허브들의 분포가 제 역할을 수행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재미와 불편을 분리하기 위에서 느낀 점은, 이동에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단지 불편한 장애 요소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MMORPG라는 장르가 가져야 할 다른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늘려준다는 일종의 디자인 필라(Pillar, 축)였다는 점입니다. 주변에서 틀래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중에서 "15년된 낡은 인터페이스가 그간 얼마나 개선된 것인지 새삼 리테일 서버에게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는 내용이 적잖은 점으로 미뤄보아, 장르의 본질적인 재미를 살리면서, 원치않게 당시의 낡은 불편까지도 한꺼번에 복원된 점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랜 시간동안 조금씩 장르의 핵심 재미를 퇴색시켜가면서 확장된 최근의 게임 요소들 중에서,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불편을 제거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직접적으로는 와우, 간접적으로는 거시적인 MMORPG 라는 장르 자체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볼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을까요? 작은 예시로는, 몬스터의 선점 방식과 퀘스트 아이템의 글로벌화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틀래식에서는 파티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가 먼저 피해를 입힌 몬스터는 회색으로 표시되며, 공격-처치 시 경험치나 루팅 권한을 얻을 수 없습니다. 또한 같은 파티더라도, 해당 몬스터가 제공하는 퀘스트 아이템은 글로벌 루팅이기 때문에 파티원 A가 아이템을 가져가면 B는 아이템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선의를 가지고도 타인을 쉽게 돕지 못하는 굳이 의도되지 않은 불편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현재의 와우 리테일 버전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들을 다음과 같이 나이스하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같은 진영이 전투중인 몬스터는, 파티 상태가 아니어도 같이 공격하면 경험치와 루팅 권한을 획득 퀘스트 아이템은 개인화된 루팅으로 분리되어, 몬스터 처치 시 루팅 권한을 가진 모두에게 똑같이 지급 이런 기능들이 선별적으로 제공되게 된다면, 재미와 불편을 정제해서 불편만 도려내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밀고 있는 주장이지만, 저는 와우에서 필드 플레이 스킵이 가능한 대표적인 두 기능, "날탈(비행 탈것)" 과 "차원문"이 과잉 편의라고 해석하는 입장인데요. 이 두 가지 요소가 매우 직접적으로 필드 플레이를 생략하게 만들어 "타인과의 해후"라는 MMO 본질의 맛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다른 더 좋은 의견들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12. 리그도 보고 게임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지금의 2-2-2 고정은 결국 과도기적인 상황일 뿐이고, 장기적으로는 적당한 제한과 적당한 허용이 합일점을 찾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올려 본 방안은, 각 역할 별 1개, 즉 1-1-1 을 필수 역할군으로 고정하고, 나머지 3개의 자리에 FLEX(탄력적 역할)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라면 오버워치가 가진 유연한 조합 대응이라는 장점을 살리면서도 특정 조합에 매몰되지 않는 (또는 특정 역할군이 사라지지 않는) 최소한의 협의점이 갖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13.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보고 간단하게 의견 나누었던 "역할 구분을 갖는 랜덤 매칭 PvP의 한계(a.k.a 오버워치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먼저 제가 타임라인에서 읽었던 내용의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문 스레드 링크: 이 내용을 보고 제가 다시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문 스레드 링크: 혹시 다른 분들은 이같은 "역할 구분을 갖는 랜덤 매칭 PvP에서의 문제"를 해결할만한 좋은 방안을 가지고 계신가요? 만약 좋은 방안이 있다면 답글을 부탁 드립니다!
  14. http://www.inven.co.kr/board/overwatch/4677/15343 그리고 마침내, 2-2-2 역할 별 인원 제한을 정식 시스템으로 채택하게 된다고 합니다. 나쁘진 않은데, 최선은 아닌 거 같아서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 드네요.
  15. http://posty.pe/3vvas3 올해로 벌써 6회째를 맞이한 게이머 연말 정산을 마쳤습니다! 선정작은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2018년, 여러분의 GOTY는 무엇이었나요?"
  16. 조금 더 진행하고 플레이하게 된 보레아 영지 "광기의 축제"에 대한 감상을 추가로 공유 합니다. SNS에 업로드한 글이라 평어로 작성된 점은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17.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벌써 출시된 지 한 달쯤 지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새로운 게임을 각자 즐긴 소감 또는 디자인 분석을 같이 모여 이야기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SNS에 올렸던 로스트아크 관련된 감상 한 편을 포럼에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 로스트아크를 하다 보면 온갖 미디어에서 봤던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어서, 마치 예전 가이낙스의 패러디 애니메이션 "아베노바시 마법상점가"를 연상케 한다. < 아베노바시 마법☆상점가 (GAINAX/2002) > 원작이 뭔지 알고 있으면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가장 큰 차이라면 아베노는 유쾌한 개그물, 로아는 진지물이라는 것. 주변의 약 99.8% 사람들이 입을 모아 극찬한 영광의 벽 연출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기대가 높았던 탓인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 로스트아크 영광의 벽 연출 일부 > 디아블로 3막 철벽의 성채의 웅장한 전쟁 묘사와 리니지 이터널 지스타 시연 버전의 묵직한 성벽 스케일을 경험한 탓에 자극의 역치가 높아졌던 걸까 싶기도 하다. < 디아블로3의 3막 철벽의 성채 (상), 리니지 이터널 지스타 시연 빌드 공성전 연출 (하) > 최대한 많은 장면을 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서 카메라를 더 밖으로 멀리 빼 전경을 담아주는 부분이, 오히려 "미니어쳐 필름" 보는 것처럼 스케일감을 심하게 훼손하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성벽 높이를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은 것과 대조적으로 성벽이 되려 낮아보이게 됐다. < 반지의 제왕 미나스 모르굴 > 반면 실제 스케일은 더 작아도 더 큰 웅장감을 경험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다음에 플레이하게 되는 아크 던전인 "왕의 무덤"이었다. 무리하지 않고 적절한 카메라워크, 플레이와 분리되지 않고 플레이 그 자체가 되는 공간과 연출, 플레이어의 액션과 상호작용하는 보스 레벨 기믹까지. < 로스트아크의 아크던전, 왕의 무덤 풍경 > 맨 처음 말했던 것처럼 왕의 무덤도 오마쥬가 잔뜩 들어있는데, 대표적으로 D&D2 섀도 오버 미스타라의 타워, 레드 드래곤&씬 보스 전, 그리고 디아블로 2막 보스 벨리알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서로 다른 곳에서 차용된 디자인들이 한 데 어우러져 꽤 멋진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 D&D2 Shadow over Mystara의 타워 전투(상)와 레드 드래곤 전투(중), 디아블로3의 2막 보스 밸리앨 페이즈2 (하) > 개인적으로는 표절로도 결과물을 잘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편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오마쥬 콜라쥬로 이 정도의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높게 사는 편이다. 영벽처럼 무리하지 않고 왕의 무덤처럼 적당한 버무림이 앞으로 더 많이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18.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세간의 혹평을 받고 있는 와우의 최신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 그 중에서도 필드 컨텐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혹평을 받는 이유는 굉장히 많은데요, 매 확장팩 마다 새로움을 보여줬던 이전까지의 행보와 달리 직전 확장팩 "군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나 호드 진영의 새로운 대족장 실바나스 윈드러너의 파격적인 행보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당위성을 납득할만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거나, 새로 추가된 "군도 탐험", "격전지" 컨텐츠가 예상과 달리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내용 등, 조금만 찾아봐도 무궁무진한 평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 이 중에서도 특별히 필드 컨텐츠 디자인에 대해 집중해서 살펴봤습니다. 1. 전통적인 와우의 퀘스트와 필드 활용 전통적으로 와우는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글처럼, 퀘스트 디자인과 레벨 디자인이 긴밀하게 엮여있는 방식을 이어왔습니다. 이는 와우가 세운 "밀도 높은 퀘스트를 통한 컨텐츠 드리븐 레벨링 경험",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모든 컨텐츠의 목적이 되는 필드 구성"이라는 디자인을 오랫 동안 다듬어 온 와우만의 디자인 정수와도 같은 핵심 컨텐츠 중 하나였습니다. 2. 차세대 주자의 장점을 흡수한 드군의 퀘스트와 필드 활용 이토록 탄탄하게 구축된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건, 전전 확장팩인 90~100 레벨 컨텐츠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 부터였습니다. 완벽한 선형 구조에서, "이야기 진행"이라는 이름의 큰 단락만 제공하고 세부 하위 퀘스트는 각 지역에 흩어놓고 중간 이동에 의도된 퀘스트의 여백을 채워넣거나, 당시 와우 다음 세대로 진일보했다고 (특히 포럼의 Voosco 님께) 평가받던 길드워2의 획기적인 필드 컨텐츠 요소인 필드 이벤트 시스템을 흡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길드워2의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인 Vista 를 밴치마크한 것처럼 생각되는 "보물" 이라는 컨텐츠도 이 때 추가됐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선보인 보물 컨텐츠는 특정 NPC에게 각 지역별 "보물지도"를 사면, 전체 지도에 보물 위치가 아이콘으로 주루륵 보이는 방식이었습니다. 모든 보물을 수집한다는 직접적인 목표로 작동하는 상태였죠. 3.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군단의 퀘스트와 필드 활용 이 다음 군단으로 넘어와서는, 드레노어에서 다소 실험적이고 소극적으로 적용했던 비선형 퀘스트 동선과 보물 컨텐츠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지역별 이야기 진행은 유지하고, 그 위에 상위 퀘스트로 "대장정" 이라는 개념을 추가해 드군에서 다소 약했던 지역과 지역을 초월한 서사의 흐름을 보강하려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대장정은 주둔지의 개량 버전인 연맹 전당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직업별 에픽 퀘스트로 구성되어 있고, 대장정과 이야기 진행을 제외한 세부 지역의 동선 제어 자체를 파격적으로 내려놓습니다. 플레이어는 대신 지역의 각 지점마다 지도에 직접 표시되는 느낌표 아이콘을 찾아가 보다 국소적인 퀘스트 묶음을 수행하면서 필드 컨텐츠를 진행해 나갑니다. 이 경우 과거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던 "해보지 않고 지나치는 메인 스토리 퀘스트"가 발생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정밀하게 디자인 된 동선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상태로 제공되어 꽤 큰 혼란을 야기하지만, 어쨌든 이는 한 번 클리어하고 다시는 플레이하지 않을 일회성 퀘스트에만 해당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최고 레벨을 달성한 이후인 약 한 달 정도가 지나고 나선 새로 추가된 "전역 퀘스트"라는 디아블로3의 현상금 사냥 식 컨텐츠 도입에 잊혀지게 됩니다. 전역 퀘스트는 결과적으로 디아블로3의 현상금 사냥을 이식한 것에 가깝지만, 와우를 중심으로 변화를 따라가면 사실 드레노어에서 추가된 이벤트 시스템의 개량 버전으로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필드 이벤트가 군단에서도 별도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개념상 특정 지역에 입장하면 활성화되고 조건 달성 시 즉시 완료되는 퀘스트라는 점에서 전역 퀘스트는 필드 이벤트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 같은 동선 없이 특정 지점에 묶인 컨텐츠를 소화하고, 이후에는 전역 퀘스트 Unlock과 함께 모두에게 지급되는 "호루라기"라는 아이템을 통해 가장 가까운 비행조련사로 순간이동 해버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군단에서는 일단 만렙을 찍을 때 까지는 조금 피곤하지만, 어쨌든 만렙을 찍고 나면 와이번/그리핀을 통한 진입/이탈 방식 덕분에 "퀘스트 동선"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무의미한 지경까지 희미해집니다. 군단 확장팩부터 보물 시스템 또한 다른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일단 전체 지도에 표시되는 방식을 없애고, 대신 미니맵에 표시될만큼 가까운 거리의 보물만 미니맵에 아이콘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전체 지도를 보고 보물을 찾기 위해 행선지를 결정하는 방식이 아닌, 적당히 다른 컨텐츠를 플레이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발견으로 보물을 찾게 되는 방식으로 변합니다. 거기에 은색 용 모양의 테두리를 가진 "희귀 몬스터"를 별 표시로 보물처럼 미니맵에 표시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어떤 목적지까지 가는 중간 과정의 공백에 가끔씩 보물 상자와 희귀 몬스터를 만나는 환기성 이벤트를 겪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아직 변화의 폭이 적정한 수준으로 전통적인 방식과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유지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전통을 다시 쓰려 했던 격아의 퀘스트와 필드 활용 격아에서는 우선, 주둔지의 대체제였던 연맹 전당이 사라지면서, 대장정의 주체가 직업이 아닌 진영 전체를 중심으로 옮겨집니다. 그래서 이름도 "연맹 대장정"에서 "전쟁 대장정"으로 변경되었죠. 대장정은 군단 때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큰 분기로 가끔씩 목표를 주기 때문에 여전히 동선에 영향이 거의 없고, 지역별 챕터인 "이야기 진행" 역시 더 이상 순차진행이 아니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그야말로 완벽한 AAA 콘솔 오픈월드 게임과 흡사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부터 지도와 합쳐진 퀘스트 목록. 위에서부터 대장정, 이야기 진행, 퀘스트 목록 순서로 구성되어 있어 제작진이 의도한 각 컨텐츠의 중요도 순서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사실 이번 격아 확장팩의 가장 큰 변화는 레벨 디자인에 있다고 판단됩니다. 위 1.~3. 까지의 흐름상 레벨 디자인은 다음과 같이 조금씩 컨텐츠의 성격이 변해왔습니다. 이처럼 조금씩 레벨 디자인이 퀘스트와 완벽하게 엮이지 않고 조금씩 독립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는데, 이번 확장팩의 레벨링 과정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레벨 디자인이 자기 목소리를 굉장히 강하게 내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처럼요.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A 구역에서 퀘스트를 하고 B 구역으로 진행하는 와중에, 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한참을 뛰어가다가 근처에 표시되는 상자 또는 별을 보고 "가는 김에 잡고 가야지"하고 따라가면.. 거기서부터 악몽의 과자 줍기가 펼쳐집니다. 상자 하나를 열었는데, 조금 앞에 별이 보이고, 별몹을 잡았더니 다시 조금 앞에 상자가 보이고, 상자를 열었더니 또 별이 보이고... 상자, 별, 상자, 별, 상, 별, 상, 별, ㅅ, ㅂ, ㅅ..ㅂ........ ... 판사님 저는 욕을 한 것이 아닙니다. < 미니맵에 표시되는 보물상자와 희귀 몬스터 별 아이콘. 지도에서 주요 정보로 다루고 있으며, 미니맵 표시 범위 밖에 있으면 회색 화살표로 방향까지 지원해줍니다. > 아무튼 이렇게 끝도 없이 이어지는 필드 컨텐츠를 과자 줍듯 따라가다보면, 마치 새 덫에 들어간 참새처럼 원래 가려던 B 구역과 억만광년 떨어진 곳에 도착해버리고 맙니다. 이미 확장팩 도입부의 에픽한 전쟁 서사를 뒤로한 채 의문의 섬에 끌려온 트롤 노예... 아니 용사들은 여왕님의 명이니 이들을 돕긴 돕습니다만, 여긴 어디고 전 누구죠 상태가 되버리는 것도 모자라, 무언가에 홀린듯 섬 전체에 과자 부스러기처럼 흩뿌려진 필드 컨텐츠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고 미아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기존의 퀘스트 동선은 거점을 중심으로 퀘스트를 일괄 수령해서 거점을 떠나 수행하고, 다시 거점으로 돌아와 처리하고, 그리곤 거점을 옮기는 거점 기반 동선의 형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는 체질적으로 루팅할 물건이 많은 게임의 특성 상, 거점에 돌아갈 때까지 버틸 공간만 확보가 되면 거점에 돌아가서 퀘스트와 함께 가방을 정리해 플레이를 명시적으로 끊어서 진행할 수 있는, 일종의 체크포인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격아에서는, 심지어 거점과 다음 거점까지의 거리와 연결 시점이 굉장히 길게 벌어진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어디까지 하고 게임을 쉬어야 할 지, 터져나가는 인벤토리는 언제 정리할 수 있을 지 등을 고민하게 되면서 굉장히 복합적인 고통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5. 새 섬이 두 갠데, 진영 별로 반쪽만 쓰긴 아깝죠! 격아의 전쟁 대장정 위에서, 레벨링 과정의 퀘스트와 레벨의 디자인 전쟁에 플레이어 등 터지는 고통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격아의 필드 컨텐츠가 그렇게까지 절망적인가?하면 꼭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격아의 퀘스트 vs 레벨 디자인 대격돌에서 레벨 디자인의 승리로 끝난 이후, 퀘스트의 의존도 자체가 한없이 0에 가까워지는 만렙 이후의 플레이에서는 사실 이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됩니다. 플레이어는 최고 레벨을 달성하면, 전쟁 대장정과 함께 적 진영의 섬으로 무대를 옮기게 됩니다. <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추가된 새로운 두 지역. 호드는 잔달라 섬, 얼라이언스는 쿨 티라스 섬을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 호드 진영은 잔달라 섬, 얼라이언스 진영은 쿨 티라스 섬이 각 진영의 베이스가 되는데, 만렙이 되면 양 섬을 오가면서 전역 퀘스트와 전쟁 대장정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적 진영의 섬으로 가면 생각보다 많은 부분들의 경험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우선 퀘스트 자체가 초기 전초기지 건설을 끝으로, 연결이 종료되게 됩니다. 처음 상륙한 지점에서 가까운 기지를 구축하는 매우 짧은 퀘스트이므로 섬 전체 중에서 극히 일부의 공간만을 활용합니다. 그리고 전쟁 대장정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굉장히 먼 곳을 목적지로 알려주고 플레이어를 이동시키게 되는데, 이 때 완벽하게 퀘스트가 빈 공간을 보물과 별몹이 채워넣게 됩니다. 일단 적진에서 벌어지는 임무라는 환경이 주는 묘한 긴장감과, 룩앤필 자체가 극명하게 다른 두 섬의 환경 표현, 그리고 더 이상 동선의 혼란으로 고통받지 않고 그저 열심히 과자 부스러기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간결한 플로우까지. 레벨 디자인이 퀘스트 없이 혼자서도 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든 점이, 전쟁 대장정까지 가서야 겨우 의미를 갖게 됩니다. 6. 정리. 그래서 격아의 필드 왜 혼란한가? 진영 간 대격돌처럼 사람들을 낚아놓고 전란에서 억만광년 떨어진 외딴 섬으로 플레이어를 던져놓은 상황이나, 캐붕이라고 혹평받는 실바나스의 행보를 차치하면, 사실 독립적으로 퀘스트 디자인과 레벨 디자인을 평가했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은 디자인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일단 호드를 기준으로, 대륙의 전쟁과도 아직 관련이 없고, 왜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대 트롤 왕국에서 벌어지는 에픽한 대모험은 그 자체로 꽤 풍성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브원삼디(a.k.a V13D)라는 걸출한 신예 캐릭터의 등장은 가히 차세대 동력원을 얻었다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죠. < 죽음의 로아 브원삼디. 잔달라 섬에서 죽었을 때 영혼의 치유사 대신 무덤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스토리 전개 상 굉장히 무게감있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생김새나 역할이 데스노트의 류크와 흡사합니다. > 위의 5. 에서도 설명했듯, 레벨 디자인 자체도 독립적으로 떼어 놓고 보면 MMORPG에서 AAA 오픈월드를 모사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그 의도를 감안할 때, 굉장히 성공적으로 게임 안에서 구현해 낸 편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그렇듯, 특히나 여러 가지 요소가 한 데 어우러지는 MMORPG라는 장르에서 도드라지듯, 컨텐츠나 시스템은 실제로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수 많은 연계 속에서 다른 시스템/컨텐츠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동작할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위의 4. 에서 설명한 것처럼, 격아에서는 레벨 디자인을 극적으로 크게 다른 방식으로 설계/적용하는 과정에서 가장 긴밀하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퀘스트 디자인과의 "연계 디자인"을 놓쳤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와우가 서비스 된 지도 벌써 14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그 동안 무려 7 번의 확장팩이 발매되었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처럼 앞으로도 굳건히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만이 결코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나라엔 굉장히 상투적인 표현으로, "온고지신"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앎" 이라는 의미의 이 사자성어처럼,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게 와우를 지탱해준 근간 중에서, 어떤 것을 지키고 어떤 것을 보강해야 할 지 먼저 파악한 다음, 어떻게 새로운 것을 이 안에 잘 "연계시켜 녹여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격아 필드에서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종 업계 종사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팬으로서, 부디 와우가 지금까지 지켜온 MMORPG 종결자라는 아성에 걸맞은 꾸준함과 건재함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기원해봅니다.
  19. https://www.slideshare.net/ssuser052dd11/igc2018-120373753 올해 강연분의 슬라이드 셰어 링크입니다.
  20.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208937 어제 IGC에서 강연을 하고 왔습니다. 인벤 기사는 뒤로 밀리면 금새 잘 안보이기 때문에, 지망생 및 주니어 디자이너 분들이 좀 더 많이 보실 수 있게 포럼에도 남깁니다. 그리고 같이 보면 좋을 GDF 토픽들을 아래에 링크로 붙여봅니다. ========== 전체적인 강연의 주제 자체에 가장 큰 레퍼런스가 된 토픽입니다. 그리고 강연에서 언급한 "의도 - 디자인 - 경험의 연결 고리에 따른 디자인 케이스"도 스레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교를 통한 분석 예시 중, 카드 게임의 분석은 이 토픽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아래는 길드워즈2와 관련된 토픽들 모음입니다. 아래는 파이어폴 관련 토픽 입니다. 파이어폴은 국내에 정식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았고,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되어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드물게 이곳에서는 꽤 활발한 담론이 진행되었기에 꽤 유의미한 사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스티니 1편에 대한 토픽입니다. 아래는 지망생 분들을 위한 직군 소개 및 취업 가이드입니다. ========== 여기는 보너스. 2015년 발표 자료의 슬라이드 셰어와 영상 링크입니다. 모쪼록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21. 어제 IGC2018 에서 Q&A를 통해 추천된 파이어폴이니만큼, 좀 더 노출이 잘 되도록 끌올시켜봅니다. ㅋㅋㅋ (GDF는 새 스레드가 생기면 최상단 리스트로 갱신됨)
  2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새 파이어폴을 조금씩 하는 중입니다. 모모님이 '파이어폴 형편없음' 이라고 워낙이 광고를 해대서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생각보다는 재미있더군요. 자세한건 차차 해보면서 생각해야겠지만 일단 단편적으로나마 눈에 들어오는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흥미로운 자원탐지 방식 와우를 위시한 거의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자원은 노드node형태로 존재합니다. 자원이 위치한 일종의 ‘점’이 있고 이는 인게임에서나 탐지장치로나 확인이 가능합니다. 노드에 일정 거리 이내 (대체로 밀리사거리 정도의 거리) 로 접근하여 채집 액션을 취하면 채집할 수 있습니다. 파이어폴에서 자원은 일종의 영역 형태로 존재합니다. 전체적으로 봐서 ‘밀도’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원은 일정한 영역에 걸쳐 존재합니다. 집중적으로 밀도가 높은 곳이 있고, 이 곳에서 멀어질수록 자원의 밀도도 점차 떨어집니다. 자원의 밀도가 낮아지는 형태는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 제멋대로 생겨먹은 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거리가 멀어질수록 점차 자원의 밀도가 낮아지는 것은 맞습니다. 등고선을 연상하면 편할 것 같아서 그림을 가져와봤습니다. 그림에서 ‘삼각점’에 해당하는 곳이 자원의 밀도가 가장 높습니다. 등고선상으로 볼 때 고도가 낮아질수록 파이어폴에서는 자원의 밀도가 낮아진다고 보면 됩니다. 산의 고저가 어떤 산이냐에 따라 다르고, 이는 즉 삼각점의 높이 또한 달라진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모든 자원은 밀도가 높은 곳에서 ‘이정도’라고 정해지지 않으며,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해도 40% 정도인 곳이 있는가하면 또 다른 곳은 80% 정도이고 뭐 그런 방식인 듯 하더군요. 밀도가 높은 것과 낮은 것은 뭐가 다르냐면, 채취되는 자원의 양이 다릅니다. 단순화해서 밀도가 40% 인 곳에서는 해당하는 자원이 40개 나온다고 할 때, 밀도가 10% 인 곳에서는 자원이 10개만 나오는 형식입니다. 밀도를 알아내는 방법과 캐내는 방법도 꽤 독특합니다. 거대한 감지 망치 (정말 망치입니다 ;;) 로 땅을 치면 PC를 중심으로 전방을 향해 부채꼴 모양의 감지패턴이 생겨납니다. 이 감지패턴은 그 아래에 묻힌 자원의 밀도와 종류를 보여줍니다. 패턴은 곧 사라지지만, PC가 서있던 자리에는 ‘Scan Report’가 남습니다. 이는 다음번 망치를 사용할 때까지 남아 있습니다. 즉 망치로 여기저기 땅을 두들기며 자원의 밀도가 높은 곳을 알아냅니다. 한편 자원의 배치는 고정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즉 밀도가 언제나 조금씩 꾸준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당연한 조치겠죠. '자원지도' 한 번 만들어지면 언제나 같은 곳에만 사람들이 바글거릴테니. 2. 자원 채굴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자원의 밀도를 탐사하여 ‘어디를 파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이제 채굴기를 호출합니다. 상공에서 채굴기(?)가 강하해서 땅에 꽂힙니다. 그리고 일정 시간에 걸쳐 자원을 채집합니다. 이때 설정상 ‘채굴기의 소리를 듣고’ 몬스터들이 몰려옵니다. 일종의 오브젝트 지키기 미션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는데다가 이 지점이 지도상에서 다른 이들도 볼 수 있게 표시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채굴이 완료되고 채굴한 자원을 전투에 참여한 – 파티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 사람들이 공유합니다. 앞서 올렸던 독점 보상형태입니다. 채굴 중간에 중지할 수도 있으며, 이럴 경우에는 그때까지 파낸 자원만을 획득합니다. 채굴기가 몬스터들에 의해 터져나가면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 채굴기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업그레이드 할수록 같은 지점에서 얻는 자원의 양이 더 많아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신 몰려오는 몬스터들도 더 강합니다. (몬스터가 강해지는건 확인했는데 자원의 양이 늘어나는지는 명확하지 않네요. 근데 설마 보상도 없이 장애물만 더 강한걸 주지는 않겠죠) 파티용 채굴기도 따로 있습니다.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몬스터들이 무식하게 몰려오더군요 3. 조금 다른 일상의 플레이 일반적인 mmog에서 성장 구간의 일상적 플레이는 퀘스트로 메워집니다. 와우가 시도했고 도입한 이후 여러 다른 게임에 널리 전파된 게임 방식이죠. 파이어폴에서는 자원을 채집하는 것이 일상의 플레이를 메웁니다. 그렇다고 오로지 이것만 하면 지루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벌어집니다. 일단은 ARES mission 이라는게 있습니다.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 … 는 겁니다만 보통은 짐 나르기나 해킹된 전산시스템 복구하기 등이더군요. 미션의 종류는 3-4가지 정도 되는 듯 싶었습니다. 길드워즈2에서 볼 수 있는 월드 이벤트와 유사해보입니다. 근데 난이도가 ... 와우의 흔한 퀘스트보다는 높더군요 ;;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 거대 회오리 (이름이 정말 기억이 안나요 ㅋㅋㅋ) 도 있습니다. 정말 거어어어어어어대한 회오리인데 여기서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쏟아져나옵니다. 앞서 말한 ARES 미션이 등급이 낮은 경우에는 어떻게든 혼자서도 되는데 비해 이건 혼자서는 절대 감당 안되는 수준이더군요. 회오리를 다 처치하면 포탈이 열리고 포탈 내부로 진입해 들어갑니다. 포탈 내부는 아마도 다른 차원인 듯, 외부와의 연결도 끊기고 평소와는 전혀 다른 압도적인 수의 몬스터들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일정 시간동안 버티다보면 결국 죽고, 보상을 받습니다. 리프트의 월드 인베이전과 유사한 이벤트도 있습니다. 마을 또는 감시탑을 몬스터의 무리들이 쳐들어오는데 이걸 물리치는 겁니다. 월드 인베이전만큼 대규모는 아닙니다만 흥미로울 정도로 많은 몬스터들이 나오긴 합니다. 이것도 솔로잉으로는 살짝 버거우나 불가능한 지경은 아닌 수준. 이들 이벤트는 시작시 지도에서 표시됩니다. 즉 가까이 있는 플레이어들은 그리로 달려가서 흥겨운 이벤트 잔치를 벌입니다. 아래 지도에서 보시면 하늘색 이외의 보라색 및 빨간색이 현재 활성화 되어 있는 이벤트들의 위치입니다. 어떤건 위치 고정이고 어떤건 계속 움직이죠. 빨간색 놈들 중 일부는 가만 냅두면 마을을 점령하고 주변 지역을 자기들 영토로 만들기도 합니다. 리프트와 길드워즈2를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인상입니다. 자, 이렇게 자원 채굴과 각종 이벤트를 하다보면 다양한 보상들이 쌓입니다. 여러 종류의 광물도 있고 여러 종류의 2차 화폐도 있고, 경험치도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제작을 합니다. 파이어폴은 엄청난 가짓수와 종류의 크래프팅을 제공합니다. 다른 게임에서 크래프팅은 성장이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일종의 옵션입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파이어폴에서 크래프팅은 필수입니다. 크래프팅을 해야 장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그래야 실질적인 기능적 향상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레벨이 없습니다. 한편 파이어폴의 크래프팅은 다른 게임들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고 더 방대한데 비해 가이드는 많이 부족한 듯 합니다. 이건 특유의 SF용어들을 제가 잘 해석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 뭐 하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채팅창에 대고 한참 물어봐야해서 슬펐습니다 ㅜㅜ 4. 돋보이는 수직적 레벨 디자인 와우에서 지옥불 반도를 겪으며 감탄했던건 저 멀리 보이는 원경과 높다랗게 솟은 절벽들이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가 나오고나서 가장 마지막 구간에 들어가자 이런 수직적 레벨 디자인은 극에 달합니다. 지옥불 반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높이로 솟은 절벽들’만으로’ 구성된 레벨이 존재하고 여기에서 다양한 퀘스트들을 수행합니다. 블레이드 앤 소울의 그 …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경공을 배우던 맵도 우아하고 웅장한 멋을 풍깁니다. 근데 이 모든 멋진 수직지향적 맵들이, 사실은 그닥 의미가 없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충족감을 주는 요소에 불과합니다. 근데 파이어폴에서는 다릅니다. 이런 수직적 요소들이 꽤 영향을 미칩니다. 이유는 파이어폴이 mmorpg가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전형적인 rpg 스타일의 전투를 가진 와우와 블소에서는 전투가 벌어지기 위해서는 무조건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해야 합니다. 원거리 클래스라고 해도 이 사거리는 꽤 좁은 편입니다. 적어도 시야거리나 오브젝트 표현 거리와 비교하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파이어폴은 fps이고, 사거리라는 개념이 존재하긴 하지만 rpg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깁니다. 따라서 수직적 레벨 디자인을 활용할 여지가 꽤 많습니다. 일반적인 mmorpg와는 다른 훨씬 더 길고 높은 점프(?)가 가능한 부스터는 여기에 어울리는 장치입니다. 앞서 얘기한 자원 채취의 경우, 채굴기를 부르기 전에 일단 주변을 둘러봅니다. 높은 바위나 절벽 같은게 있는지 확인합니다. 일종의 저격지점(?)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괜찮은 자리가 눈에 띄면 채굴기를 불러놓고 멀찌감치 저격지점으로 올라갑니다. 몰려드는 몬스터들은 적절한 자리에서 저격질이나 해대는 저에게 밥입니다. (솔로용 채굴기의 경우 저격 안해도 밥이긴 하지만 ;;) ARES미션이나 거대 회오리, (가칭) 월드 인베이전 등에는 다수의 몬스터들이 한꺼번에 등장합니다. 몸을 드러내는 즉시 이곳저곳에서 총알이 빗발칩니다. 이때 곡사형 무기를 사용해서 적절히 은폐/엄폐한 후 적에 대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위험해집니다. 결국 파이어폴에서는 지형의 높낮이가 플레이 자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mmorpg들에서 일종의 눈요기였던 높다랗게 뻗은 수직절벽이나 거대한 암벽 등은 파이어폴에서는 기능적인 의미까지 강하게 내포하게 됩니다. 으례히 그렇듯 저는 이런 새로운 요소들에 남들보다 더 많은 호감을 품는 듯 하고, 따라서 여기에서 언급한 요소들이 이후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날 여지도 많습니다. 대체로 제가 내린 첫번째 판단은 이후에 신뢰도가 매우 낮은 걸로 드러나곤 하거든요.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위에 적어놓은 내용들 중 1번과 3번은 무척굉장히상당히매우많이 괜찮아보입니다. 단기적 수요를 충족시켜주면서도 장기적 비전과 흐름을 잘 다듬어주는 탄탄한 기본기랄까요. 비록 이 1번과 3번은 제가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이런거 해봐야지' 라고 맘먹고 있는 '라이프타임 그랜드 플랜'에 포함된 요소들이긴 하지만, 이런 사실은 제 냉철한 판단력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객관적인 견지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라고 하지만 역시 속이 좀 쓰리긴 하군요 ...
  23.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요즘 오버워치리그(이하 OWL)에 푹 빠져서 열심히 경기를 챙겨보고 있는데요. 주변에 같이 보는 분들이 없어서 혼자만 생각을 정리하다가 지난 주에 치러진 플레이오프 준결승 경기들을 리뷰해봤습니다. === OWL 플레이오프 준결승 리뷰 런던 스핏파이어 vs LA 발리언트 https://zerasion.postype.com/post/2217124 OWL 플레이오프 준결승 리뷰(2) 필라델피아 퓨전 vs 뉴욕 엑셀시어 https://zerasion.postype.com/post/2217204
  24.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200813 최근 오버워치의 업데이트 예고 소식입니다. 위에서 저희가 논의해봤던 여러가지 안건 중, 요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네요. 영웅 컨셉에 따라 DPS 군을 공격 영웅과 수비 영웅으로 나눴지만 매칭 그루핑 때문에 모두 공격 영웅으로 통일시켜 그야말로 탱딜힐 체제가 맞춰졌다는 점이 더더욱 기존까지의 롤 베이스 매칭 시스템으로 회귀하게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25. tistory는 외부 링크 접근을 정책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어요. 따라서 tophet 님께서 알려주신 팁에 따르면, 본 이미지가 업로드된 tistory 페이지를 한 번 들어갔다가 다시 이 페이지를 열면 이미지가 정상적으로 표시될 거에요. 일단 저도 Leinster님 블로그에 들어갔다 오니 이미지가 정상적으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D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