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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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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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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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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Distilling Game Design 너무 개괄적이고 다분히 이상적인 환경을 상정하고 있는 글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좀 으음 ... 스럽긴 합니다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 가장 아래 '참고' 항목에 보면 총 5가지 중 가장 첫번째와 마지막은 책이라서 좀 거시기한데, 중간의 3 가지는 웹상의 아티클이라 시간 되시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바틀꺼야 뭐 워낙 유명하니 다들 아시겠지만 이걸 수정 보완한 버전 (Bart Stewart. Personality and Play Stiles: A Unified Model)도 있고 뭐 ... 기타등등. http://www.gamedev.net/page/resources/_/creative/game-design/distilling-game-design-r3805 --------------------------------- 난 화학이 싫다. 학교 화학실험실에서 시계가 째깍대는걸 지켜보면서,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닌텐도64를 떠올리며 보낸 시간을 경멸한다. 말할 필요도 없이 난 화학에는 젬병이다. 근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화학의 단순한 어떤 개념이 게임 디자인에 아무런 손색없이, 아주 조화롭게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깜짝 놀랐다. 이 글에서 여러분은 '게임 디자인 증류'가 무엇인지, 게임 디자이너는 증류를 게임 디자인 프로세스에 어떻게 적용해야하는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언제나 '느낌'으로부터 시작하라 게임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자기 자신에게 반드시 물어봐야 할 질문은 "내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는가"이다. 그들의 손이 두려움에 떨기를 바라는가? 짜증스럽다고 느끼길 바라는가? 플레이어 자신들의 윤리의식이 도전받고 있다고 느끼길 바라는가? 론 길버트(Ron Gilbert)가 원숭이섬의 비밀을 만들 때 그가 플레이어들을 겁먹게 만들려는 의도였다고는 믿지 않는다. 또는, 플루크두드(FlukeDude)가 불가능한 게임(The Impossible Game)을 만들면서 플레이어들이 편히 쉬길 바랬을 거라고도 믿지 않는다. (이 게임은 애초에 이름부터 짜증나고 스트레스 만땅이며 도전적이다.) 게임의 이런저런 부분들을 짜맞추기 전에, 멋지고 복잡한 세기말 스토리를 구상하기도 전에, 심지어 첫번째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도 전에, 플레이어들이 여러분의 게임을 플레이할 때 무엇을 느끼길 바라는지 적어내려가보자. 이렇게 적은 내용은 여러분의 개발 기간 내내 여러분이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을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아 근데, 반드시 단순해야만 한다. 감정은 인간 행동의 가장 복잡한 영역들 중 하나이다. 우린 언제나 뭔가를 느끼고 있다. 심지어 우리 자신이 뭔가를 느끼고 있다는걸 모르는 순간에도 말이다. 많은 경우 우리는 잘못된 원인으로 인해 뭔가를 느낀다; 사실 잘못된 원인으로 인해 뭔가를 느끼는 것은 게임 디자이너가 플레이어에게 자신들이 의도한 바를 느끼게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스탠리 샤크터(Stanley Schachter)와 제롬 싱어 (Jerome E. Singer)는 감정의 2요인 이론(2factor theory of emotion)이라는 것을 주창했는데, 이는 모든 감정이 생리적 자극과 인지적 표상이라는 두 가지 요인에 기반한다는 내용이다. 누군가 어떤 감정을 느낄 때, 생리적 반응 (심박수의 증가, 손에 나는 땀)이 발생한다 - 그리고 대부분의 느낌들은 같은 생리적 반응을 공유한다. 사랑을 느끼는 것과 공포를 느끼는 것 사이의 차이는 맥락에 의해 달라질 뿐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이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잇을 때, 우리의 뇌는 생리적 자극을 인지적 표상에 연결한다. 만약 여러분의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고 손에 땀이 나는데 여러분이 우리에 갇힌 채 눈앞에 배고프고 화가 나 보이는 호랑이를 보고 있다면, 여러분의 생리적 반응은 공포와 연결된다. 그러나 신체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누군가 중요한 이와 저녁을 함께 들고 있다면, 여러분의 뇌는 여러분이 사랑에 빠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감정의 2요인 이론에 의하면 여러분이 여러분의 플레이어가 느끼길 바라는 그 느낌을 갖게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적절한 도전(물리적, 윤리적, 또는 정신적)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여러분의 게임이 적절한 맥락을 갖추도록 주변 환경을 올바르게 배치하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의 가장 어려운 일들 중 하나는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동작하며 이를 어떻게 의도대로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로서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해 나는 타이난 실베스터(Tynan Sylvester)의 책 "게임 디자인하기; 경험 공학 안내서'를 추천한다. 증류된 게임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이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픈 감정이 여러분이 디자인하는 게임이 노리는 총체적 기반이 된다면,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이제 증류된 게임 디자인이 나설 차례이다. 증류된 게임 디자인이란 다른게 아니라, 여러분 게임의 가장 정수를 의미한다. 여러분이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려는 감성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절대로 없어서는 안되는 한 가지 (또는 둘이나 세 가지)를 말한다. 예를들어 여러분이 플레이어에게 짜증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굉장한 그래픽과 사운드는 제거해버리고 잘 밸런싱된 매커니즘과 그 진행만 남겨도 여전히 플레이어로 하여금 짜증나는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우스꽝스러움을 전하고 싶다면 어려운 매커니즘은 배제할 수 있겠지만 웃긴 그래픽과 특수효과, 그리고 맥락에 맞는 웃긴 스토리를 빼버리긴 어렵다. 아울러 모든 게임에는 그에 맞는 게이머들이 있기 마련이고, 여러분의 게임의 핵심적인 목표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계속해서 흥미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임을 기억하자. 이 분야에 대해서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ály Csikszentmihály)의 플로우(Flow) 이론과 그의 책 '플로우: 최적경험의 심리학' 및 알렉산드레 만드리카(Alexandre Mandryka)의 글 '재미와 불확실성'을 추천한다. 게임 디자이너로서 여러분이 게임을 디자인하기 전, 여러분은 자기만의 화학실험실에 들어가 증류과정을 세팅해놓고 적절한 양의 잘 밸런싱된 핵심 매커니즘, 멋진 스토리, 최첨단 사운드와 굉장한 그래픽을 넣어 여러분이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려는 경험이 나올 때까지 저어준다. 이를 통해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게임의 가장 순수한 상태를 얻게 된다. 초기 피드백 ----- 다음 단계는 증류한 게임과 매커니즘에 대한 피드백과 반복 과정이다. 증류한 프로토타입을 플레이어에게 주고 맛보게 한 다음, 여러분의 게임의 맛이 어떤지 답하게 한다. 짜증맛인가? 공포맛? 행복맛? 아니면 분노맛? 플레이어들에게 직접 묻는게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맛에 반응하는 모습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 아주 매운 음식을 먹는다면, 그들의 얼굴이 빨개지고 물을 달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음식의 맛이 매운지를 확인하기위해 그들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러분이 플레이어에게 전해준 맛에 대해 명확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전달하려는 맛을 그들이 명확하게 표현할 때까지 밸런스를 다시 잡고 프로토타입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은 여러분이 전하려는 게임이 가장 순수하게 증류된 상태로, 다른 요소들을 첨가하기 전에는 그 맛이 강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게임 디자이너인 내 친구의 경고의 말 한마디. 여러분은 테스터를 고를 때 현명하게 해야한다. 리처드 바틀(Richard Bartle)의 에세이 "하트, 크로바, 다이어몬드, 스페이드: MUD에 어울리는 플레이어 유형"과 바트 스튜어트(Bart Steward)의 글 "성격과 플레이 스타일 : 통합 모델"을 읽어보면 게이머의 유형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여러분은 테스터들이 여러분이 타겟으로 하는 유형의 게이머와 맞는지 명확하게 해야한다. 테스터들을 알되, 너무 잘 알지는 말 것. 여러분이 자기가 만든 게임을 여러분의 어머니나 친구에게 테스트 시킨다면, 여러분은 아마도 그들이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테스터가 느끼는 것을 그들의 얼굴과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제 뭘 해야할까? 게임 디자인을 도출한 후에는 여러가지 첨가물을 넣어야 한다. 예르들어 여러분의 증류된 게임 디자인이 공포맛이라면, 이 맛을 꾸미기 위한 여러가지 양념들을 추가해야 한다. 본래의 맛을 손상시키는 양념을 넣는 실수를 하지말자. 예를들어 여러분이 케이크를 만들고 있고 단 맛이 나길 바란다면, 소금을 약간 넣는건 괜찮겠지만 너무 많이 (때에 따라 적절한 양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더) 넣으면 여러분이 의도한 맛을 망쳐놓아 단 맛이 아니라 짠 맛이 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이 공포 게임을 디자인하는 중이고 여기에 약간의 유머를 넣고 싶다면, 증류된 게임 디자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의 게임은 플레이어를 겁먹게 해야하며, 그것이 애초에 그 게임을 만든 이유였다. 따라서 아주 미묘한 양의 유머는 넣어도 되겠지만, 버려진 도시가 화면을 비추는 가운데 광대처럼 차려입고 아이처럼 노래하며 걸어다니는 만화를 만든 후 플레이어에게 소름끼치는 좀비가 어둠 속 어디선가 지금 당장이라도 튀어나올거라 기대하길 바란다면, 뭔가 분위기 연출이 잘못된 것이다. 이는 명료한 예시였다. 그러나 균형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게임에 만화스럽게 생긴 광대를 넣거나 배경을 너무 밝거나 어둡게 만들면 여러분의 게임이 가진 고유의 향취를 잃게 만들 수 있다. 균형은 좋은 게임에서 큰 효과를 드러내며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따라서 고유의 향취가 손상되지 않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하다. 뭔가를 이제 그만 추가해야한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는, 여러분 게임이 증류된 게임 디자인과는 다른 맛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게임을 다 만든 후에 (또는 만드는 과정 중에) 여러분은 테스터들에게 현재 상태의 게임과 증류된 게임 디자인을 각기 한 병씩 건내고, 둘이 같은 맛이 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테스터들이 증류된 게임 디자인과 현재 버전에서 정확히 같은 기본적 감정을 느낀다면, 여러분은 게임을 최초에 떠올렸던 때의 감정을 잘 발전시켜 온 것이고 아마도 굉장한 게임을 만들어 낸 것일테다. 결론 - 여러분이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 앞서 말한 경험을 전달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플레이어의 반응에서 여러분이 기대하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날 때까지 반복 과정을 거친다. - 플레이어를 현명하게 선택하라. 증류된 게임을 아무에게나 테스트시키지 마라. - 플레이어의 느낌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요소들을 추가하라. - 게임을 더 많이 테스트하면서 증류된 버전과 같은 맛이 나는지를 확인해나가라. 참고 Tynan Sylvester. Designing Games: A Guide to Engineering experiences. Alexandre Mandryka. Fun and Uncertainty. Bart Stewart. Personality and Play Stiles: A Unified Model. Richard Bartle: "Hearts, Clubs, Diamonds, Spades: Players Who Suit MUDs" Mihaly Csikszentmihalyi, Flow: The Psychology of Optimal Experience
  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Branching Conversation Systems and the Working Writer, Part 2: Design Considerations 전편은 '소개'라서 좀 뭐랄까 그 ... 정말 도움이 되는게 맞는건가 싶은 부분이 살짝 있었는데 이번편은 뭐라도 좀 손에 잡히는게 있긴 하군요. 하지만 너무 길어서 힘들었음 ㅜㅜ http://www.gamasutra.com/blogs/AlexanderFreed/20140909/225281/Branching_Conversation_Systems_and_the_Working_Writer_Part_2_Design_Considerations.php ----------------------------------------------------------- 이 글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다루는 여러편의 글들 중 두 번째이다. 첫 편을 보려면 여기로 자, 이제 여러분은 여러분의 게임에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이 최선이라고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전문 작가와 프로그래머를 고용했고, 도입과 테스팅을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그러나 여러분의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해야하는걸까? 여러분은 상위 개념의 목표는 알지만, 지금은 이를 정제할 때이다. 이 글에서 우리는 실제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려야 할 가장 큰 디자인상의 결정들에 대해 논할 것이다. 더빙 또는 안더빙? 풀보이스 더빙은 최신 "AAA"게임들에는 흔한 것이다. 그러나 텍스트 또한 일정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인디와 모바일 게임에 기대되는 바는 또한 다른 것이다. 이하의 사항들을 고려해보자. 예산. 디자인상의 고려이전에, 작은 프로젝트는 아마도 성우를 고용하기엔 예산이 부족할 것이다. 특히 가지치기 대화형 게임에서는 대사들이 직선형 시나리오에 비해 월등히 많기에 그렇다. 복수의 플레이어 캐릭터 음성 (예를들어 플레이어 캐릭터가 남성인 경우, 여성인 경우 등) 이 필요한 경우는 상황이 더욱 안좋아진다. 바이오웨어의 매스 이펙트 3 는 40,000 줄의 대사가 녹음되었다고 하며, 이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전반적인 모바일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표현. 더빙의 문제점은 예산만이 아니다. 더빙을 사용하는 게임은 반드시 표현상의 리얼리즘 문제와 씨름하게 되어 있다. 대화 중간의 일시정지 - 플레이어가 대화상의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 고민하는 경우 등 - 는 주의를 분산시킨다; 대화를 대화이게 하는 흐름을 저해하는 어떤 요소들 - 단순 허브 모델에서의 느닷없는 화제 변경이라던가 - 은 잠재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더빙은 또한 순수한 텍스트에 비해 플레이어의 시간을 더 많이 빠앗는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들은 성우들이 말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텍스트를 읽으며, 몇몇은 영화를 제작된 상태 그대로 보기보다 자막을 켜놓고 좀더 빨리 돌리는게 더 우월한 경험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배우들이 대사에 걸맞는 적절한 시각적 연기를 곁들이는 영화의 경우이고, 게임은 아직 그러기 어렵다. 더빙을 사용하는 게임들은 반드시 플레이어가 앉아서 녹음을 끝까지 들어야 하는 혹할만한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잘 만들어진 컷씬은 이런 요소를 고려할 때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 고정된 화면에 움직이지 않는 캐릭터의 초상화와 텍스트만 보여주면서 더빙된 내용이 흐르는 것은 많은 게이머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는 고품질의 리소스를 사용한다해도 그렇다. (아울러 우리는 성우의 연기가 좋은 경우만을 가정하는 것이다. 나쁜 연기보다는 차라리 더빙이 없는게 거의 언제나 더 낫다.) 반대로,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매력적인 대화장면을 연출하긴 어렵다. 풀렌더링된 캐릭터가 해당 장면에 나타나 감정을 표현하되 말은 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고 부자연스러워보인다. 리얼한 장면연출이 프로젝트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거나 엔진의 강점이라면, 더빙은 언제나 해야한다고 본다. 장면 연출의 양식화가 강할수록, 더빙은 덜 필요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내레이션. 대화와 내레이션을 섞으면 (랄프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 개가 그리워") 최고의 대화장면도 견주기 어려운 수준의 복잡한 디테일을 전달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내레이션은 더빙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소서리!는 1980년대의 게임북을 모바일 기기로 옮긴 것이다. (적어도 적절한 디자인 변경을 고려하지 않은 한에는) 풀 더빙감은 아니다. 텍스트 조작. 더빙을 해버리면 텍스트에 적절한 변경을 가하기가 어렵다. 예를들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주인공의 성별을 결정한다면, NPC의 대사는 이를 적당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그녀>가 돌아오고 싶어한다고? 응?")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환경에서 개별 단어를 "토큰화"하여 여러 변수에 따라 바꿔 쓸 수 있게 하는 유동성은 더빙과 함께 다루기는 어렵다. 녹음. 더빙 대본을 만드는데 있어 필요한 것은 작가가 일정한 제한 사항아래 엉성한 구조를 피하도록 쓰는 것뿐만이 아니다. 성우와 감독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녹음실에서 애매하지만 이해가 되는 톤의 대사를 표현할 방법이 있는가? 이런 형태에 익숙한 또는 게임이라는 매체가 갖는 뉘앙스에 대해 이해하는 감독이 있는가? 215번째 줄의 대사가 별도의 다른 우울한 대사와 이어질 수 있으니 214번째 대사를 너무 열정적이지 않게 연기해달라고 말할 방법은? 익숙함. 그리고 물론, 성우를 위한 대본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아는 작가가 없다면 이런건 문제가 될 수조차 없다. 녹음용 대사는 녹음용이 아닌 대사와는 다르게 쓰여져야 한다. 텍스트로 볼 때는 흥미로운 독백이 발음해보면 부적절하고 멍청해보일 수 있다. 캐릭터의 "음성"은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을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 (이는 상호작용적 대사를 넘어서는, 따라서 우리가 여기서 다루지 않을 주제이다. 그러나 기억하고 있으면 좋을 것이다.) 말없는 주인공. 2000년대 초중반에 걸쳐, 텍스트의 비중이 큰 롤플레잉 게임들은 풀보이스와 컷씬으로 변화해왔다. 이때 NPC는 풀보이스를 갖지만 플레이어 캐릭터는 말이 없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리잡았다. (바이오웨어의 구공화국의 기사단) 예산을 절약하는 것 말고도, 일련의 인터페이스 문제들 (아래에 나오는 "선택 인터페이스와 선택지" 참조)을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깊이 개입하여 만든 주인공의 목소리를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 부적절하거나 좋지 않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음성이 경험에 끼칠 수 있는 해악을 고려한다면 결코 의미없는 잇점만은 아니다. 요새는, 가지치기 대화의 더빙 연기에서 말없는 주인공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컷씬들의 디테일과 리얼함이 놀랍도록 증가하면서, 다른 모든 캐릭터들이 음성으로 대사를 전달하는 가운데 특정한 한 인물 - 심지어 그게 주인공이다! - 말 아무 말도 하지 않는게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말하는 주변 캐릭터들이 스타가 되는동안 주인공은 자기 자신의 스토리에서 수동적인 구경꾼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나는 "말없는 주인공, 풀보이스 NPC"를 많은 경우에 추천하지 않는다. 컷씬 대화가 있는 게임의 경우 이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받는 주목을 앗아가버린다. 컷씬 대화가 없는 게임에서는 어떤 음성 연기도 어거지로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기 마련이지만, 말없는 주인공이 과거에 남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허브 & 스포크 또는 폭포수? 가지치기 대화에는 근본적으로 두 가지 구조가 있다: 허브 & 스포크 구조와 폭포수 구조가 그것이다. 이 둘은 섞어 쓰거나 따로 쓰거나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일관성을 지키는게 가장 중요하다 - 순수한 폭포수 구조를 쓰는 게임은 모든 대화에서 이 구조를 사용하며, 둘을 섞어서 쓰는 게임에서는 허브를 주로 특정한 방법으로만 사용한다. 기본 대화 구조는 대화 그 자체와 대화 인터페이스 양쪽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 따라서 개발 초기부터, 주의를 기울여 고려해야 한다. 이후에 이 구조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이때 우리는 플레이어가 아닌 게임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래의 정의를 사용하도록 하자. 허브 & 스포크. 허브 & 스포크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중심이 되는 "허브"로부터 뻗어나온 대화 선택지들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특정한 선택지가 선택되면, 이 선택은 일련의 고유한 대사와 추가적인 답변 선택지들로 이어진다. 모든 고유 대사와 추가 답변들을 다 선택해보고나면 플레이어는 허브로 돌아와 다른 선택지를 고른다. 이는 다시 앞서와 마찬가지의 가지들로 이어진다. 대화는 대략 이런 식이 된다. NPC: 뭘 알고싶소? 플레이어 선택 1: 허브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2: 폭포수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3: 육식공룡군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가 선택지 1을 선택] NPC: 허브는 쓸만하지. 그러나 그다지 자연스럽지는 않소. NPC: 허브를 사용하는 게임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였지?"라고 하는 말을 들어봤소? 플레이어 선택 1: 들어봤어요. 플레이어 선택 2: 자연스러운게 다는 아니죠. 플레이어 선택 3: 뭔지 알겠네요. [플레이어가 선택지 2를 선택] NPC: 내 생각에 ... NPC: 이정도면 된 것 같소. 뭐 다른거 알고싶은거 있소? 플레이어 선택 1: 허브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2: 폭포수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3: 육식공룡군에 대해 말해주세요. 허브 구조에서는 일단 플레이어가 택했던 선택지는 이후에 가리는 경우도 있다. 플레이어가 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또는 플레이어의 선택 갯수를 제한 (허브에서 제시하는 4가지 중 3가지를 선택하면 대화가 끝나게 하려할 때) 함으로써 우선순위 부여를 강제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가지(스포크)들은 대화를 종료시키거나 새로운 선택지를 허브에 추가하게 할 수 있다. 한 허브는 다른 허브에 속한 스포크 속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두 구조를 섞어 쓰는 게임으로, 거대한 허브를 사용함에 주저함이 없다. (스크린샷은 Jasyfa 제공) 허브는 플레이어가 모든 가능한 대화를 보거나 듣고 싶어하지 않을 때, 또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뭔가를 조사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게 중요할 때 유용하다. 잘 사용할 경우 허브는 플레이어가 현재 조사중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책임 하에 스스로 선택하고 고르게 만듦으로써 본인이 똑똑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경우 허브는 NPC를 정보 자판기로 만들고, 플레이어는 모든 버튼을 다 눌러보고 모든 사소한 정보도 다 수집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런 대화는 어떤 종류의 자연스러운 흐름도 자아내지 못한다; 흐름은 중단되고 성우의 연기는 느닷없이 바뀐 톤으로 인해 그럴싸해보이지 않는다. 폭포수. 폭포수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뒤로 돌아갈 수가 없다. 선택지를 택해 답하는 행위는 반복될 수가 없다. 대화는 사전 정의된 어떤 결론(또는 사전 정의된 여러 결론들 중 하나)에 도달할 때까지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플레이어의 선택은 대화를 계속해서 가지쳐나가게 만들고, 가지들은 재결합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음 편에서 이 구조에 대해 좀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그리고 선택되지 못한 선택지들은 영원히 사라진다. 폭포수 모델은 좀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연출한다. 플레이어와 NPC는 대화 방향에 대한 통제를 주고받으며, 캐릭터들은 하나의 대화주제에서 다음 대화주제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잘 쓰여진 폭포수 구조의 가지치기 대화는 잘 쓰여진 일직선형 대화처럼 보일 수 있고 보여야 한다 -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든 말이다. 물론 폭포수 구조로 작업하는 작가는 모든 필요한 정보들이 모든 가능한 선택 경로에서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확실히 해야한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선택되지 않은 선택지에 담겨있던 핵심 힌트는 "묻혀"버리기 쉽다. 대화의 "반드시 봐야하는"요소는 그 대화의 "필수 경로"에 포함되어 있어야하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후의 글을 통해 다룰 것이다. 혼합. 많은 게임들이 허브 & 스포크 구조와 폭포수 구조를 함께 사용한다. 종종 디폴트로 폭포수를 사용하는 게임들이 대화의 핵심 요소들이 전달되고나면 허브 & 스포크 구조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매스 이펙트 시리즈에서는 폭포수형 대화를 하다가 곁가지로 빠져 "조사" 서브메뉴로 갈 수 있는데, 이 메뉴는 허브 & 스포크 구조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배경 설정에 대한 부가적 정보들을 알 수 있게 하고있다. 혼합 구조의 유용함은 이미 증명되었지만, 내 생각에 허브 & 스포크 구조의 존재는 폭포수 구조를 통해 제공되는 리얼함을 크게 감소시킨다; 대화가 "게임스러워" 지고, 게임을 진짜처럼 믿으려는 마음은 긴장해서 딱딱해진다. 원래의 대화가 리얼했다면 이러한 긴장감은 더 많이 딱딱해진다 - 음성녹음이 없는 순수 텍스트에서는 대화의 주제가 바뀌어도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음성과 표정 연기가 있는 경우 이 두 요소의 자연스럽지 못한 변화는 더 두드러지게 느껴진다. 물론 그렇다고 혼합 구조를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하거나, 시청각 요소가 강한 게임에서는 사용해선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시청각 요소가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내줄 것이라거나, 부정적 효과가 전혀 없을거라고 가정하면 안된다는 의미이다. 선택 인터페이스와 선택지 플레이어가 대화의 선택지를 선택하는 방법은 대화의 구조나 음성사용 여부만큼이나 강하게 감정과 몰입에 영향을 끼친다. 아래에 선택 인터페이스 구축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적었다. 표현.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여러분은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선택지를 보여주고 있는가? 대사의 메뉴를 보여주고 플레이어가 메뉴에서 고르도록 하는가? 아이콘이나 짧은 묘사를 대신 보여주는가? ("하트" 아이콘으로 '동정하는' 선택지 표현하거나, '화가 나서 거절' 이라는 짧은 문장을 메뉴에 넣는 등) 문학적인 전체 문장을, 축약되거나 더 쉬운 표현으로 바뀐 버전으로 제시하는가? ("도와주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캐릭터는 "너 스스로 처리해야 할거야. 나는 여기선 손 떼겠어."라고 대답하는 식으로) 아니면 이들의 조합 (아이콘과 쉬운 표현) 또는 인터페이스의 "층위" (디폴트로는 아이콘을 사용하지만 마우스 오버하면 전체 문장이 나오는 식) 를 쓰는가? 대부분의 게임에서 여러분은 아마도 플레이어가 선택지를 가능한 빠르게 이해할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 한 줌의 아이콘이 전체 대사보다는 더 빠르게 이해가 가능하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각 아이콘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 오히려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느라 시간을 더 소요하는 (그리고 짜증나는) 장치가 된다. 드래곤 에이지2는 아이콘과 축약 표현을 꽤 일관된 포맷으로 사용한다. (가장 위에는 "영웅적", 가장 아래는 "공격적", 특별 선택지는 좌측에 표시) 플레이어가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갖길 원하는지를 생각해보자. 놀랍게도 통제권이 늘어날수록 줄어든다. 전문을 다 보여주는 문학적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함을 의미하고, 따라서 우연히 의도치 않았던 선택을 하는 경우는 줄어든다. ("나는 하트가 '분노'를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나 이는 또한 플레이어들이 예기치 않았던 삶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경우 또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분노" 선택지를 택하고, 느긋하게 앉아 여러분의 캐릭터가 놀라우면서도 적절하게 분노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무척 재밌는 일이다. 또한 답변의 결과에 대해서도 고려해보자. - 플레이어의 매번의 선택이 언제나 걷잡을 수 없이 뻗어나간다면, 자신이 내리려는 선택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좀더 중요해진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넓은 범주에서 (언제나 그런건 아니어도) 약간은 "겉치레"에 불과하고 장기적인 결과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플레이어들은 선택지가 약간 헷갈려도 어느정도 이해해 줄 것이다. (결정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이를 명확하게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문학적 메뉴를 음성녹음과 함께 사용할 경우 대체로 잘 안되는 경향이 있다 - 내가 선택한 문장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건 그다지 재밌는 일은 아니다. 캐릭터가 말하고 있는 문장을 플레이어는 이미 읽었고, 따라서 음성이 재생되는동안 눈으로는 다른 메뉴를 살펴보게 된다. 표현상의 일관성은 어느정도까지나 원하는가? 같은 태도를 의미하는 선택지가 언제나 같은 자리에 표시되길 바라는가? (예: "악행" 선택지는 언제나 가장 아래에, "선행" 선택지는 언제나 가장 위에) 일관성은 빠른 이해를 돕지만, 다른 접근법에도 이유는 있는 법이다. 일관성이 언제나 효율적일 필요는 없음을 주지하자. 스타워즈: 구공화국 에서 우리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클래스에 따라 다른 선택지들을 배치했는데, 각 클래스의 원형(고전 스타워즈 캐릭터)에 가까운 선택지를 언제나 첫번째로 보여주었다. 밀수업자 클래스는 언제나 "한 솔로"라면 했을 법한 행동이 가장 위에 나오게 함으로써, 모든 선택지를 다 읽기 싫어하는 플레이어들도 고전 캐릭터의 번안된 버전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표현의 영역은 "혁신"을 만들어내기에 가장 용이한 부분이다. ("우리 게임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머리 위로 말풍선이 서서히 떠오르는데, 캐릭터가 본능적으로 어떻게 대답하길 원하는지 표시하는 거에요; 플레이어가 말풍선을 빨리 클릭할수록, 자신감 포인트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죠!") 그러나 끔찍하게 잘못되기도 무척 쉽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되 - 우린 계속 발전해나가야 하니까 - 단순화하여 이미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검증된 지점으로 돌아오길 주저하지 말자. 또한 경쟁작의 표현방식에 너무 가까이 갔을 경우 지적 재산권 문제에 유의하자. (예를들어 *매스 이펙트*의 대화 휠에 대한 특허를 보라) 플레이어에게 강제로 주어지는 대사. 플레이어 캐릭터가 뭔가 말을 할 때마다 매번 플레이어는 선택을 해야할까? 아니면 선택의 기회는 결정적 순간을 위해 아껴두고 플레이어 캐릭터는 기본 성격 또는 플레이어가 이전에 내린 선택에 기반하여 가끔 "자기 스스로" 말을 해도 되는걸까?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에 대해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갖는가? 또는 플레이어는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원할까? 대화가 자연스럽길 바랄수록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강제로 대사를 주입하길 원하게 된다. - 실제 대화란 주거니 받거니하는 과정을 수반하며 따라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스스로 말하게 하지 않으면 이상스러울 정도로 일방적인 대화 또는 수십 번에 걸친 본론에서 벗어난 대답을 통해 플레이어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대화가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들은 자기 캐릭터가 약간의 간단한 추임새("네가 밥이야?", "계속해", "그녀가 뭐라그랬다구?")를 넣거나 이미 내려진 결정에 기반한 대답 (처음 한 답변이 따지기 좋아하는 것이었다면, 이후에도 NPC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언쟁하는 경우)을 하는 데에 큰 거부감이 없다. 한편 강제로 주어지는 대사가 지나칠 경우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자기 캐릭터와 유리되었다고 느끼거나, 자기가 캐릭터를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빼앗겼다고 느끼거나, 자기가 상상해 온 캐릭터에 들어맞지 않는 대사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쉽다. 이는 모든 *강제로 주어진 대사*에 해당하는 위험 요소이며, 계속해서 유의해야하는 지점이다. 덜 자연스러운 대화의 경우 - 여러분이 음성녹음을 사용하지 않고 허브 & 스포크 구조를 사용하는 등등의 경우라면 - 강제로 주어지는 대사는 그닥 필요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거의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대화에서 하는 말이 적을수록, 플레이어 캐릭터는 덜 진짜같고, 삶과 감정을 가진 능동적인 캐릭터로 느껴지지 않으며, 스스로의 의견을 별로 가지지 않는, 그저 플레이어 자신을 나타내는 인터페이스 장치로 여겨지게 된다. 허브 & 스포크 구조에, 텍스트로만 이루어져있고, 강제 대사가 전혀 없는 대화 시스템이라해도 물론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정의보다는 플레이어 에이전시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고, 따라서 게임의 다른 부분들 및 서사는 이에 따라 잘 디자인되어야 한다. 선택지의 갯수. 플레이어에게 한 번에 몇 가지나 되는 선택지를 제시할 것인가? 이는 물론 표현 방법(그리고, 당연히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에도 맞춰야 한다)과 관계가 있다. 그러나 그 자체로도 고민을 해야한다. 플레이어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시할수록, 이는 플레이어가 자기 캐릭터를 다루는 방법과 개성에 더 많은 통제권과 개별적 대상을 주는 것이 된다. 그러나 모든 선택지들은 또한 플레이어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하고 결정의 핵심적 요소들을 명확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선택지의 갯수는 플레이어에게 허락된 개성의 "디폴트" 타입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항목에서 이에 대해 좀더 다루겠지만, 여러분의 게임에서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선택하게 될 캐릭터를 떠올려보자. 하이환타지 게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넓게 보아 스테레오 타입인 귀족적 영웅, 저돌적인 폭력배, 영리하고 위트넘치는 도둑, 사려깊은 탐색가 등이 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기본 사항들을 다루기 위해서 - 또는 플레이어가 상상하는 캐릭터의 이미지와 배치되지 않는 선택지를 찾아낼 정도의 - 선택지의 갯수가 최소한 일정량만큼 필요하다. 대화에 비중을 두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3-4가지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 2가지는 너무 제한이 크고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감이 있고, 4가지를 넘을 경우에는 게임의 진행이 느려지고 플레이어들이 소화하기 어렵기 떄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여러분이 게임 전반에 걸쳐 플레이어들을 4-5가지 선택지에 길들여왔다면, 중요한 순간 2개의 선택지만 제시되었을 때 이에 반발할 위험이 있다. ("왜 X나 Y, 아니면 Z를 선택하지 못한다는거지?") 반대로 시작부터 2가지 선택지를 접해왔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의 스타일에 있어서 선택 가능한 요소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시간 제한. 플레이어가 답변을 선택하는데 있어 시간 제한을 두는 것 - X초 내에 대답을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건 특정한 답변을 디폴트로 선택하게 되는 것 - 은 두 가지 이유에 있어 꽤 유용하다. 첫째로 대화에 긴장감을 더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즉시" 그리고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캐릭터의 입장에서" 선택하게 독려할 수 있다. 둘째로, 음성이 들어간 대화의 경우 플레이어가 생각하느라 조작을 중단하여 대화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어색하게 끊기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의 큰 단점은 물론 플레이어들이 자기가 원하는게 뭔지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과 아마도 그래서 짜증을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시간 제한을 넣고 싶다면, 모든 선택지들이 (그 자체, 그리고 표현 형식의 양측면에서 모두) 명료하고 각기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뭘 고를지 고민하는게 아니라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고민하느라 귀중한 수 초를 낭비하게 하지 말라. 끼어들기. 답변 선택지가 NPC가 자기 말을 다 했을 때만 나타나는가? 아니면 플레이어들이 NPC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 수도 있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끼어들기는 다른 "일반적인" 선택지들과 다른가? 이는 비교적 드문 매커니즘인데 - 매스 이펙트 시리즈가 제한된 상황 하에서 이를 시도했었고, 꽤 재밌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만약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음성녹음이 들어간 게임의 대화에 강한 자발적 느낌을 부여할 수 있다. 매커니즘의 관점. 마지막이지만 결코 덜 중요하지는 않은 것: 여러분의 선택지와 대화는 게임 내에서 뭐가 됐든 어떤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가? 예를들어, 플레이어 캐릭터는 RPG 스타일의 스킬을 가지고 있는가? 플레이어가 특정한 전제조건을 달성하기까지 어떤 대화 선택지가 "잠겨" 있는가? 그렇다면 이 선택지는 회색으로 처리되어 보이지만 선택할 수 없는가, 아예 보여주지도 않는가? 특정한 조건을 달성해야만 선택 가능한 선택지들은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가? (예: *뱀파이어 매스커레이드 - 블러드라인* 에서 '과학'을 100 달성해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옆에는 작은 비이커 아이콘이 붙어있다; '유혹' 스킬에 기반한 선택들은 꽃무늬 폰트로 나타난다) 전제조건이 붙은 선택지의 선택에 실패할 경우 이를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알려주는가? 플레이어들이 전제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른 게임 화면이나 인터페이스를 불러와서 대화를 잠시 중단시킨 후 조정하거나, "버프"같은걸 통해 일시적으로 뻥튀기를 해서 넘어갈 수 있는가? 아니면 그냥 대화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요소들을 알아서 조정해둬야하는가? 대화를 통해 플레이어 캐릭터에 관련된 수치가 바뀔 수 있는가? 예를들어, 플레이어의 선한 선택과 악한 선택을 반영하는 "도덕심 게이지"나, 열 네가지 "악덕"과 "덕" 게이지, 또는 플레이어와 다른 개인 또는 진영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평판" 수치를 가지고 있는가? 대화 중에 나타나는 선택지는 이러한 수치들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가? 아니면 선택을 하고난 후에만 수치의 변화를 알려주는가? 아니면 그냥 수치를 보여주지 않는가? 플레이어는 대화 중 NPC의 태도에 대한 매커니즘적 피드백을 받는가? (예를들어 웨스트우드의 어드벤처 블레이드 런너에서는 플레이어가 거짓말 탐지기와 비슷한 "보이트-캄프"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이는 어떻게 표현되는가? 데이우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에서는 플레이어가 대화 중 가장 적절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주어진다. 내 취향에는 조금 이상했지만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대화 인터페이스에 매커니즘을 도입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게임과 접하는 방식을 좋게든 나쁘게든 크게 바꾸어놓는다. 잘못된다면 플레이어는 서사에서 주의를 돌려 숫자에 주목하게 된다. 잘 된다면, 기본적인 대화가 제공할 수 없는 액자식 서사와 결말의 느낌을 줄 수 있다. 이 글은 대화 속의 매커니즘에 대해 깊이 논하기엔 적절치 못하다 - 여기에 대해 논하려면 게임과 서사에 전반에 걸친 보다 방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 그러나 대화의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다루느냐하는 문제는 이런 요소를 게임에 어떻게 녹여넣는가 하는 문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여러분 게임의 대화는 서사적 결말이 담긴 미니게임이되 매커니즘으로서의 영향력은 전무한가? 아니면 대화는 게임의 다른 요소들과 중대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가? 이 시리즈는 일정한 가지치기 대화의 "디폴트" 인터페이스를 전제한다. 특히 내 디폴트 전제는 여러분 게임의 시스템이 a) 한 줄 또는 그 이상의 NPC대사를 보여주고 2)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보여주고, c) 이 선택지들 사이에서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여기에 시간 제한이 포함될 수도 있으며 d) 이에 대한 NPC의 대답을 보여준다. 어떤 "추가적인" (끼어들기, 대사 단순화 등) 도 장식적 요소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 인터페이스가 내가 말한 '디폴트'와 같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시스템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지만 시간 제한과 끼어들기를 가질 수도, 끼어들지 않는다면 대화가 계속 흘러가 한 번에 하나씩의 선택지만 보여줄 수도 있다. 대화 중간에 앞으로든 뒤로든 자유로이 가볼 수 있게 허락할 수도 있으며, "빨리감기" 또는 "뒤로감기" 등을 통해 플레이어가 자기 마음대로 대화를 구성하게 할 수도 있다. 인터플레이의 폴아웃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에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직접 키워드를 타이핑해넣을 수 있는 장치를 별도의 인터페이스로 합쳐넣었고, 키워드를 통한 대화를 거친 후에 대화의 중심 주제로 돌아갔을 때에만 NPC가 답변해주는 요소를 적용했다. 여러분의 시스템이 디폴트 인터페이스와 다르면 다를수록, 보편적인 상호작용 대화 작법 요령(이에 대해서는 이후의 글을 통해 좀더 설명하겠다)을 더 많이 재고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보편적 시스템에 대한 요령들이 잘 적용되겠지만 - 몇몇은 그렇지 못할테고, 여기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있다. 이건 전혀 나쁜 일이 아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트와 게임 디자인, 그리고 대화 참여를 (훨씬 더 짧은 글을 통해) 다룰 것이다. 어떻게 해야 대화 트리가 이해 불가능하고, 관리 불가능하며, 수정 불가능한 쓰레기 더미가 되는걸 막을 수 있을까? 어떤 툴이 최적이며 최선일까? 뭔가 잘못되었을 때 (또는 시네마틱 디자이너나 스크립터가 새로 배치되어 새 동료에게 여러분이 만든 분기의 미로를 설명해야 할 때) 그걸 수정할 수 없다면, 여러분의 문장이 얼마나 대단하건 의미가 없어진다.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Branching Conversation Systems and the Working Writer, Part 1: Introduction 우리나라에서는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스럽기도 합니다만 ... 뭐 언제부터 꼭 도움이 되는 것만 골라왔다고 ... 하하하. http://www.gamasutra.com/blogs/AlexanderFreed/20140902/224609/Branching_Conversation_Systems_and_the_Working_Writer_Part_1_Introduction.php --------------------------------------------------------- 이 글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다루는 여러편의 글들 중 첫 번째이다. 각 파트의 개괄적인 내용을 보려면 "시리즈 소개"(아래)를 확인하라; 숙련된 게임 라이터라면 첫 부분의 내용은 대강 넘어가고 이후에 추가될 후속 시리즈들을 곧바로 봐도 된다. 비디오 게임은 대화를 다루는데 서투르다. 특히 상호작용적 대화를 다루는 법이 서툴다. 대부분의 고전 게임들이 대화보다는 매커니즘이나 세계관을 통해 기억되는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대화는 이 매체의 주된 장점은 아니다. 그러나 대화 자체는 강력하고 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도구이기도 하다 - 대화는 캐릭터를 구성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텍스트 속에 서브 텍스트를 넣고, 장면장면에 리듬과 페이스를 부여한다. 키워드의 "색인"과 서사의 구절들을 만들어낸다. 적막한 순간에도 드라마를 전달하고 ... 기타등등. 이러한 대화의 특징들은 비디오 게임이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의 종류를 엄청나게 제한한다. 현명하게 판단한다면 게임이라는 매체의 강점에 대화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쓰지 않는게 맞겠지만, 앞서 말한 특징들을 포기할 수 없기에 게임의 태동기부터 스토리는 사용되어왔다. 기본적인 비상호작용적 대화는 쉽다. 텍스트가 쓰여진 화면 또는 목소리로 읊어지는 대사는 전달이 단순하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방법들은 플레이어 (게임 내의 플레이어 캐릭터와 대비되는, 스크린 밖의 플레이어)를 수동적 컨텐츠의 소비자로 만들어버린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 많은 경우에 이걸로 충분하다. 그러나 상호작용성은 이 매체의 강점들 중 하나이다. 따라서 진정한 상호작용적 대화의 꿈은 플레이어가 NPC와 주거니받거니하는 매력적인 대화에 몰입하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에따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으며 그 와중에도 여전히 상황에 걸맞는 위트와 드라마가 넘치는 것이다. 우린 게임의 태동기에서부터 이런 상호작용적 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새로운 기교들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매스 이펙트나 워킹 데드 같은 대부분의 경우는 이미 1980년대에 개척한 기법들과 놀랄만큼 유사하다. 1992년의 멋진 액션/어드벤처/전략 게임 스타 컨트롤2의 대화 화면 가지치기 대화는 여전히 어설프고, 저작이 어려우며 비현실적이다. 나는 가지치기 대화를 사랑하는 플레이어들 중 한 명이자 작가이다. 가지치기 대화는 우리가 가진 최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소개 앞서 "저작이 어렵다"고 했을 때, 나는 문자 그대로를 의미한 것이다. 아래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비디오 게임을 위한 작법은 일반적으로 게임이라는 특정한 매체를 위한 훈련과 솜씨를 필요로 한다; 가지치기 대화는 매체 속의 매체이며, 숙련을 위해서는 기존의 작법과는 완전히 다른 요령들을 필요로 한다. 게임의 서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강력한 가지치기 대화를 쓸 수는 없으며, 연습과 경험이 없이는 게임의 서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게임 업계에서 진정 제대로 된 훌륭한 가지치기 대화를 쓸 수 있는 작가의 수가 수십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나는 오랜 시간을 가지치기 대화를 작업하며 보냈다 - 가지치기 대화를 쓰고, 편집하고, 주니어 작가들을 훈련시키며. 아울러 내가 말한대로, 나는 가지치기 대화가 들어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잘 된 것들을 좋아한다. (그냥 그런게 들어있기만 해도 좋아한다 - 이들은 요새는 상대적으로 드문 유형의 게임이다.) 아마도 이 시리즈가 도움이 될 것이다. 내 목표는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어떤 종류의 게임에 어떤 시스템을 써야하는가하는 상위의 개념에서부터 실전 대화 작법 요령까지 두 가지를 모두 다루는 것이다. 이 시리즈가 이 이상하고 이상한 예술을 위한 탄탄한 소개 메뉴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 당장으로서는 시리즈를 아래와 같은 다섯 편으로 쪼개려고 한다. 파트 1 : 여러분이 지금 읽고 있는 글이다. "가지치기 대화"의 정의, 어떤 게임에서 써야하고 써지 말아야하는지, 몇몇 핵심적인 주의사항들. 파트 2 :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 디자인의 기본. 인터페이스에서 더빙 선택까지 vs 비대화적 게임 매커니즘과 글귀의 통합. 파트 3 : 구조의 기본 - 이해하고 관리하기 쉬운 대화 트리를 구축하는 법 파트 4 : 가지치기 대화 작법의 상위 원칙들. 예를들어 씬(scene)의 초점을 플레이어에게 맞춰라, 선택이 "의미를 갖도록" 만들라, 그리고 플레이어가 서사에 흥미를 잃는 경우를 다루는 법 등. 파트 5 : 플레이어의 대답 문구를 줄단위에서부터 차별화하여 가치지기를 다루는 팁, 가지들 전체에 걸친 더빙 연기를 관리하는 법 등등.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여기에 질문이나 커멘트를 달아주길 권장한다. 아니면 내 이메일 로 보내도 된다.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보이면 아마도 여섯 번째 파트를 추가하여 그 문제를 다룰지도 모르겠다. 2000년에 출시된 발더스 게이트2. 스타 컨트롤2보다 8년이나 늦게 나왔지만 여전히 매우 유사하다. (이 화면은 "인핸스드 에디션"에서 가져옴) 한 가지 내가 다루지 않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매체에 걸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작법 팁이다. 캐릭터 목소리 차별화, 씬의 움직임을 기분 좋게 유지하기, 배우를 위한 작법 vs 특정한 페이지를 위한 작법 등등 ... 이는 중요한 요소들이긴 하지만 픽션 작법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는 "~하는 법" 가이드류는 수백 종이 넘는다. 우리는 오로지 상호작용적 매체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출 것이다. 정의와 예시 "가지치기 대화" 또는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말할 때 나는 뭘 말하고 싶은걸까? 플레이어 캐릭터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NPC가 아래와 같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몰입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a) NPC가 뭔가를 말한다 b) 플레이어는 대답의 방향을 결정하는 제한된 가짓수의 선택지를 제시받는다. c) 플레이어가 선택한 대답이 대화의 대사가 아닐 경우 (예: 아이콘 등의 상징을 통해 선택지를 제시받는 경우), 플레이어가 고른 대답은 대사형식의 결과로 나타난다. 선택지가 대화의 대사 형식으로 제시되는 경우 이 과정은 생략할 수 있다. d) NPC는 플레이어가 고른 선택지에 대답한다. (플레이어가 내린 결정에 따른 대화의 "가치치기") e) 플레이어는 이전의 선택지들과는 다른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받고, 이를 통해 다시 대답한다. (특정한 경우 대답의 선택지가 반복될 수 있다.) 많은 다양한 버전과 복잡성의 층위가 여기에 덧칠되긴 하지만,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정의하는 핵심 루프는 이와 같다. 이 글의 본 목적은 이러한 대화방식의 역사를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다른 기회에 다룰 수 있을 것이다 - 혹시 여러분이 이러한 대화 트리를 사용한 1990년대 이전 게임들의 사례를 가지고 있다면 내게 연락하거나 댓글에 언급해주길 바란다!)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몇 가지 사례는 다음과 같다. - Space Rogue, Origin Systems, 1989 - The Secret of Monkey Island, Lucasfilm Games, 1990 - Star Control 2, Toys for Bob, 1992 - Wing Commander III, Origin Systems, 1994 - Fallout, Interplay Entertainment, 1997 - The Longest Journey, Funcom, 1999 - Deus Ex, Ion Storm, 2000 - Knights of the Old Republic, BioWare, 2003 - The Witcher, CD Projekt RED, 2007 - Alpha Protocol, Obsidian Entertainment, 2010 - The Walking Dead, Telltale Games, 2012 - The Banner Saga, Stoic, 2014 이 게임들은 롤플레잉 또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거나, 액션 또는 전략이라해도 RPG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간주된다. (윙 커맨더 III는 일반적으로 "순수한" 우주 전투 게임으로 일컬어지고 이게 위 목록에서 가장 큰 예외이다.) 이들 중 많은 게임들이 당시 비평적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서사적 관점에서 애정어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주지하자. 대화 트리를 가진 게임들은 지구력이 있다. 왜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사용하는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득을 볼 수 있는 게임의 종류와 게임 서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괄적으로 보자면, 가지치기 대화 트리는 아래와 같은 장점을 갖는다: 캐릭터 강조. 대화의 비중이 큰 어떤 게임들은 방대한 캐릭터 구축의 기회를 가지며 또한 상호작용적 대화는 플레이어의 텍스트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NPC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깊이 생각케, 그리고 NPC와 플레이어 캐릭터의 개성을 게임플레이의 일부로 이해하게 강제한다. 2014년 출시된 워킹 데드 시즌 2. 주인공 - 어린 소녀 - 은 어느정도 사전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배경 설정을 제외한 부분들에서는 플레이어가 그녀의 개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말을 함으로써,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은 더할나위 없는 에이전시와 플레이어에 의한 플레이어 캐릭터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주인공에게 좀더 밀착되어 있으며 흥미를 갖게 되곤 한다. 서사 분기(가지치기). 가지치기 대화는 게임의 전체 스토리라인을 가지치기하는 명료하고 단순한 도구이다. 분기형 서사를 사용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면, 가지치기 대화를 도입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이다. (반대로도 또한 동일하다.) 복잡한 스토리라인. 플레이어의 주목을 끌면서 NPC의 배경 설정을 알아가고 정보를 캐내기에,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은 복잡하고 디테일이 주도하는 플롯에 도움이 된다. 스토리를 밝혀나가는 과정은 게임 플레이의 결과이기보다는 게임 플레이의 일부로 여겨지게 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새로운 정보를 자기 자신의 페이스에 의해 흡수할 수 있다. (이는 또한 교실 수업에서 실습이 갖는 강점이기도 하다.) 왜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사용하지 않는가 한편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이 잘 들어맞는 않는 게임들이 있다. 개괄적으로 말해보자면 이하의 경우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사전 정의된 플레이어 캐릭터. 플레이어 캐릭터가 명확하고 주의깊게 정의된 개성을 가지고 있는가? 플레이어 캐릭터가 특정한 감정의 파고를 경험하도록 의도되어 있는가? (예: 구원받는 이야기 등) 가지치기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정의할 수 있도록 풍부한 제어 장치들을 제공하며, 플레이어의 선택지는 시스템에 의해 제한되어 있기에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선택지에서 플레이어가 재밌거나 애국적이거나 뭐가 됐든 여러분이 원하는대로 끌고 가는 것이 가능하긴 하다.) 몇몇 전통적인 퍼즐 기반의 어드벤처 게임들은 가지치기 대화를 사용하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정신적 영역 또는 개성을 제어할 수 없게 한다; 이 경우에 가지치기는 캐릭터 구축보다는 퍼즐 풀기 및 정보 획득에 초점이 맞춰진다. 퍼즐에서의 가지치기 대화 트리는 이 시리즈에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이러한 접근법이 있다는 것은 기억해둘만 하다. 사전 정의된 스토리라인과 퀘스트. 플레이어의 대화 선택지가 전체 스토리라인 및 대화 바깥의 게임 플레이에 아무런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면, 이 시스템의 효과는 허탈할 것이다. 가지치기 대화는 복수의 스토리와 결말을 제공하는 서사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순수하게 게임플레이에 집중하는 게임. 가지치기 대화의 연속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필요가 없고 빠른 속도의 게임에 잘 들어맞기에, 플레이어를 다른 게임 요소들의 흐름으로부터 유리시킬 가능성이 있다. 가지치기 대화가 테트리스에 서사를 더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의 전체 경험으로부터는 주의를 딴데로 돌리게 될 것이다. 위험한 곳들과 주의해야 할 사항들 여러분의 게임이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과 딱 들어맞는다고 해보자. 그럼에도 여전히 진도를 나가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다. 높은 수준의 숙련된 솜씨가 필요함. 앞서 강조했던 바와 같이, 가지치기 대화는 잘 쓰기가 아주 어렵다. 여러분의 팀이 가지치기 대화라는 매체에 익숙하지 않다면, 여러분은 아마도 많은 예상치 않았던 문제를 만나 결국 최선을 취하지 못하고 차선을 노려야만 하게 될 수도 있다. 툴이 필요함. 좋은 가지치기 대화는 작법을 위한 전용 툴 및 오디오, 컷씬, 그리고 다른 요소들의 적용을 위한 별도의 툴을 필요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나 엑셀로는 충분치 못하다. 몇몇 상용 툴셋이 있긴 하지만 여러분의 요구사항에 딱 들어맞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그래밍 파트의 충분한 지원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라! 이후의 포스트에서 사용 가능한 툴의 예시에 대해 좀더 다룰 것이다. 공식 툴셋 위키에서 가져온 드래곤 에이지 툴셋의 "녹음을 위한 대화 준비하기" 소개 부분. 가지치기로 편해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용. 툴 프로그래밍과 작법 비용외에도, 가지들을 적용 (작가가 하든, 프로그래머가 하든, 스크립터가 하든) 하고, 각 가지에 속한 컨텐츠들을 테스트하고, 더빙하는데 따른 추가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컷씬은 특히나 개발 기간을 엄청나게 잡아먹을 것이다. 더 진도가 나가기 전에 모든 분야에서 가지치기 대화를 도입하는데 따른 비용을 분석해야 한다. 대안 시스템들 잠재적으로 가지치기 대신 쓸 수 있는 대안적 시스템들은 여기에 다 정리하기엔 엄청나게 많지만, 이하의 몇 가지들은 공통점으로 볼 수 있다. 비상호작용적 대화. 순수한 비상호작용적 - 텍스트와 컷씬과 더빙된 목소리 또는 다른 방법를 통해 전달되는 - 대화는 대부분의 최신 게임들에 적용되어 있다. 시스템의 하나로서 이는 별로 흥미롭지 못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서사에 특화된 요령을 이해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긴 하지만 올바르게만 사용된다면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컨텐츠가 될 수 있다. 선택 단순화. 완전 가지치게 대화 트리 대신, 현재 대화에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복수의 "단순한 선택" (예: "위협" 또는 "회유") 을 제공하고 그 결과만 보여주는 경우이다. 이런 류의 대화는 때로 전략 게임이나 스토리를 강조하지 않는 롤플레잉 게임에서 볼 수 있다. 일정한 수준의 플레이어 통제를 제공하면서 전체 대화를 단어별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내레이션을 통해 대화를 요약해 준다) 잘 다듬어진 시나리오를 전달한다. 단순 허브. 단순한 대화 허브를 통해 플레이어가 일련의 대화주제(주로 질문들) 리스트들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NPC들이 대답을 한다. 그러나 대화는 가지를 치거나 더 파고들 "깊이"를 갖지는 않는다 - 플레이어 입장에서 이런 단순 허브를 사용하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은 모든 대화주제들을 순서대로 선택하여 모든 답변을 듣는 것이다. - 새로운 대화주제가 (다른 NPC와의 상호작용, 키보드를 통핸 대화주제 수동입력 등을 통해) 얼마나 추가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 허브는 플레이어들에게 특정한 대상 또는 수수께끼에 대해 조사해나가는 느낌을 전달한다. 다음 편에서는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법과 여러분의 게임에 어떤 것이 적합할 지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여기에는 더빙, 인터페이스, 그리고 "폭포수" 대 "허브" 등이 포함된다. (대화 작법의 핵심에 빨리 다가가고 싶어 미치겠다해도 내가 권할 수 있는건 참을성 뿐이다. 언젠가는 다루게 될 것이다 ...)
  4.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포럼으로 옮깁니다. 포럼에서는 전과 달리 일부 텍스트 서식이 지원되지 않아 서로 다른 형식이 되어 살짝 아쉽네요 ㅎㅎ 블로그 원문 주소: http://zerasionz.tistory.com/76 ---------- 최근 TGS(Tokyo Game Show, 동경게임쇼)를 겨냥한 듯한 한 티저 무비가 공개되어 많은 게임 팬들을 설레게 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페르소나5" 였습니다. [페르소나5 티저 무비][1] 게이머들이라면 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어느덧 다섯 번째 편이 개발중인 이 페르소나 시리즈는 아틀러스 사의 유명 RPG인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 같은 작품입니다. 진여신전생은 꽤 무거운 주제와 배경으로 심도 있는 턴제 전투와 악마 수집을 기반한 정통 JRPG(스토리를 따라 진행하는 일본식 RPG) 장르입니다. 여기서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전투와 수집 시스템을 승계하고 밝은 배경과 동성 또는 이성의 동료들 사이의 감정선에 주목하도록 만든 작품이 바로 페르소나 시리즈 입니다. 저는 본편과 페르소나 시리즈 중에서 "진여신전생3 녹턴(이하 녹턴)", "페르소나3 포터블(이하 P3P)", "페르소나4 더 골든(이하 P4G)"의 세 작품을 플레이했으며 이 중 녹턴은 이런 저런 이유들로 클리어하지 못했지만 P3P와 P4G는 노멀 클리어까지는 달성했습니다. 그 중 P3P에서 P4G로 넘어가면서 변경된 게임 디자인 요소들이 꽤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페르소나 신작이 공개도 되었으니 이참에 그 두 작품을 서로 비교해볼까 합니다. ※ 덧붙이기: 이 글은 페르소나라는 단일 타이틀에 대한 디자인 또는 재미 유발 부분에 대한 분석이 아닌 P3P와 P4G라는 두 작품 사이의 차이점에 대한 비교를 다룰 예정입니다. 따라서 페르소나가 어떤 게임인 지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remarkablue 님의 블로그 글 "[\[PSP\] 페르소나 3 포터블][2]" 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PS2판 페르소나3와 PSP판 페르소나3포터블이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한 부분도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1. 진여신전생과 페르소나 앞서 소개하는 부분에서 페르소나 시리즈는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승계 작품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뿌리부터 정리하는 차원에서 게임 디자인 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조금만 더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계승된 부분입니다. 시스템 상으로는 전투 규칙 전반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았으며 컨텐츠 상으로는 등장하는 악마(몬스터 또는 동료)와 PC 또는 악마가 사용하는 스킬들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커다란 두 요소가 전투와 커뮤니티라는 것을 감안할 때, 전투에 해당하는 요소들은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리고 원작과 다른 부분은, 전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들입니다. 심지어 장르마저 다릅니다. 거시적으로 RPG라고 묶을 수도 있겠지만 페르소나는 RPG라고 보기도 연애시뮬레이션이라고 보기도 애매한 중도적인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2. 페르소나의 재미 그렇다면 페르소나가 추구하는 재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페르소나라는 게임의 핵심은 "게임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청소년기의 불안한 자아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제목부터 페르소나라고 지었듯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마을에 전학 온 고교생 체험 놀이"라는 주제 자체가 페르소나의 핵심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형식을 빌다"라는 부분을 위해 페르소나가 선택한 게임 요소로는 앞서 언급한 전투와 커뮤니티라는 두 개의 큰 요소가 존재하는데요, 먼저 각각의 요소들은 전투의 경우 턴제 JRPG의 정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커뮤니티의 경우 연애시뮬레이션 장르의 정통을 계승하고 있어 각 요소들이 모두 심도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두 가지의 요소가 서로 긴밀하게 맞물리는 콜라보레이션이 페르소나라는 게임이 다른 게임들과 차별점을 두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 3. P3P vs P4G: 게임 디자인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페르소나 시리즈의 정체성은 점점 고유한 색을 찾아갔고, 주제와 요소들은 단단해졌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페르소나의 재미를 구현하기 위해 P3P와 P4G는 각각 어떤 방법들을 선택했고 그 둘은 어떻게 다른 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게임 디자인 요소 입니다. (1) 배경 마을 P3P에서는 전투 공간을 제외하면 모두 2차원 이미지로 된 공간에서 커서 포인터만 옮겨서 돌아다니고 행동을 취합니다. PSP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포인터를 옮길 수 있으며 특정 버튼(아마도 X 버튼이었나)을 누른 채 이동하면 포인터를 아주 빠르게 옮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동할 수 있는 이미지 영역에 포인터가 위치하면 그에 해당하는 메뉴가 나타나 빠르게 포인터로 이미지를 훑다가도 행동 영역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마을 광장컷이 한 장의 그림으로 표시되고 포인터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지나가는 사람 위에 올려놓으면 화면 모퉁이에 "대화하기(O)" 메뉴가 나타나는 식입니다. 배경 그림은 스크롤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한 화면 안에 표시해야 하는 사이즈의 제약은 없습니다. 반면 P4G에서는 비전투 공간까지 모두 3차원으로 모델링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이하 PC)가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물론이고, 심지어 조작할 수 없는 단순 연출을 위한 공간까지도 모두 3차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3차원 공간의 퀄리티는 마치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 시절 초창기에 출시되던 여느 3D 게임들의 배경 수준에 그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게임의 분위기를 해친다고 생각마저 듭니다. PC가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서 NPC들의 로밍 등을 통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플레이어에게 현장감을 더 크게 제공하기 위해서였나?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런 의도로 보기엔 오히려 P3P의 방식보다 불필요한 이동 소요 시간도 길어지고 공간감도 오히려 해치는(그림보다 투박한 모델링이라서) 느낌이었기 때문에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최근에 remarkablue 님의 리뷰를 보고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본래 PS2의 페르소나3도 P4G처럼 3차원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PSP의 사양에 맞춰 배경을 이미지화했던 것이기 때문에, PSP에서 비타로 기기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본래의 3차원 공간을 그저 되살렸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전투 속성의 깊이 본래 P3P에서는 물리 속성이 참격, 타격, 관통의 세 가지 타입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동료 캐릭터들의 기본 공격 속성도 좀 더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고, 악마들과 아군 페르소나들의 내성도 세분화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참격과 관통은 무효이며 타격은 반사하는 식으로 설정되기도 했었죠. 그런데 P4G에서는 이같은 물리 속성이 "물리"라는 한 가지 속성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분명 전투 요소 간소화라는 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각됩니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여전히 P3P처럼 각각의 공격 타입에서는 참격과 타격과 관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는 점입니다. 분명 기술 아이콘은 참격/타격/관통이 구분되어 있지만 실제 내성 시스템이 "물리무효/물리반사" 등으로 통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아무런 구분의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게다가 동료들의 기본 공격 속성에서도 참격/타격/관통이 구분된 것처럼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모두 똑같은 물리계였기 때문에 주된 특징이 상쇄되었고, 이를 기본 스킬 구성을 다르게 가져가는 식의 서브 타입 차별화로 무마하려 했지만 P3P 때와 마찬가지로 "특정 역할에 최적화된 동료"가 존재했기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았습니다. (3) 던전의 다양화 P3P의 던전 플레이는 타르타로스라고 불리는, 일반인들에게는 시계탑처럼 보이는 곳 내부를 끝없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스토리 상에서 등장하는 특수한 몇 번의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전투는 타르타로스에서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매번 층에 입장할 때마다 길이 매번 바뀌는 랜덤 던전 생성 방식을 사용하긴 했지만, 전투 공간이 항상 똑같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단조로운 인상을 주고 쉽게 질리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난이도에서 중반 무렵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전투 패턴마저 단조로워지기 때문에 전투의 지루함은 배가되게 됩니다. 반면에 P4G는 컨텐츠 구성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무척 다양한 테마의 던전을 여러 개로 구성합니다. 마을, 고성, 사우나, 비밀 군사 기지, 레트로 게임 던전(...), 천계(..;), 마계화된 마을(;;;;;) 등으로 무척이나 각양각색입니다. 그리고 P3P와 마찬가지로 각 층에 입장할 때마다 구성이 바뀌는 랜덤 생성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요. 그리고 스토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 던전의 끝에서는 동료를 만나게 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동료의 특징과 맞는 테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납득할만한 명분을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게임 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차 다음 단계의 던전이 개방되는 방식으로 컨텐츠 소비를 조절하고 있는데요, P3P의 경우 단일 던전이기 때문에 새로운 던전을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올라가는 길을 막아두었다가 해당 날짜가 되면 상층부를 단계별로 열어주는 방식으로 조절하고, P4G의 경우는 한 던전을 클리어한 뒤 해당 날짜가 되면 새 던전을 오픈해주는 방식으로 조절합니다. 양쪽 모두 이미 플레이했던 던전을 다시 플레이하는 것은 가능하며, 심지어 퀘스트 등으로 권장하기도 합니다. (4) 전투의 강제성 P3P에서 동료를 만나는 방식은 전투와 관계 없이 특정한 날짜가 되면 강제 이벤트를 통해 진행됩니다. 스토리를 감상한다는 느낌으로 여유롭게 이벤트를 감상하면 됩니다. 반면에 직접적으로 플레이어가 개입해 자발적으로 동료를 찾아나선다거나 하는 느낌은 덜하게 됩니다. P3P에서 동료를 만나는 건 마치 지나가다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일종의 해프닝같은 느낌을 줍니다. 전투를 해야하는 당위성은 중간 중간 등장하는 허들 같은 이벤트 전투에서 승리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이며, 이벤트 전투에서 패배하면 Game Over가 됩니다. 이벤트 전투에 실패하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PC 파티를 성장시켜두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큰 압박감 등을 조장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P4G는 마을의 누군가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PC일행이 던전으로 찾아가 동료가 될 인물을 구출해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앞서 던전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던전의 플레이 목적 자체가 새로운 동료의 영입에 있으며 심지어 마감 기한이 있기 때문에 지정된 날까지 동료를 구해내지 못하면 게임 진행이 실패하게 됩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이걸 해내야만 한다!"라는 조건 자체가 굉장한 압박감으로 작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방학숙제를 주는 모양새가 되어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줍니다. 페르소나는 도입부에서 설명드린대로 전투와 커뮤니티가 게임을 이루는 두 축이기 때문에 여타 고전적인 JRPG처럼 전투에만 모든 노력을 할애할 수 없고, 그 경우 재미가 많이 감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전투의 강도 높은 강제라는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전투 컨텐츠 위주로 플레이하려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무척이나 곤란한 상황을 자주 불러옵니다. 다만 이같은 전투 강제를 위해 추가적으로 조치한 부분이 있다면 피로도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3P에서는 하루 동안 전투할 수 있는 권장 시간이 존재합니다. MO 또는 MMO 게임들에서 익히 보아온 피로도 시스템과 무척이나 유사한데요, 그 시간을 넘겨 타르타로스에서 전투를 지속하게 되면 PC가 "피로" 상태에 빠집니다. 피로 상태에 빠진 PC는 피로회복제를 마시지 않는 이상 며칠 동안 아무런 방과 후 이벤트를 플레이할 수 없게 되어 커뮤니티 관리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P4G에서는 오퍼레이터가 "너무 무리하지 마"라고 알려주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피로도같은 개념이 없기 때문에 HP/MP 회복제만 충분하다면 처음 입장하자마자 클리어까지 주파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도 이를 활용해 새 던전이 열리면 최단 회수 안에 어떻게든 클리어를 먼저해놓고, 다음 던전이 열릴 때까지 여유롭게 커뮤니티 플레이를 하면서 진행했습니다. 마치 방학 시작과 동시에 숙제를 미리 다 끝내고 마음 편하게 방학 생활을 즐기는 패턴처럼요. (5) 아이템의 처리 P3P에서는 비교적 무쓸모한 잡템이라는 존재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사용 효과를 가진 아이템이 아닌 경우, 무기 제련 재료이거나 퀘스트 아이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리고 새로운 아이템의 입수는 경찰서에서(..) 주기적으로 새 품목이 나오면 그걸 돈 주고 사서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간소하고 고전적인 아이템 처리 방식을 사용했다고 생각됩니다. P4G에서는 도무지 어디에 쓰는 지 알 수 없는 무쓸모한 잡템이 대거 등장하게 됐는데요, 이 잡템들의 사용처는 다름 아닌 대장장이에게 주고 레시피를 얻는 것입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시간이 지났다고 상인이 갑자기 "새 물건이 들어왔어!"라면서 팔기 시작하는 대신, 새로운 던전에서 구해온 재료들을 통해 대장장이가 "이 재료라면 이런 걸 만들 수 있어!"라면서 레시피를 열어주는 식입니다. 이 부분이 묘하게 몬스터 헌터의 오마주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내 플레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컨텐츠가 추가되는 기분이라 상당히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6) 비동기식 간접 멀티플레이 P4G에서 새롭게 등장한 시스템이며 제목은 임의로 붙인 가칭이고요, 통칭 "헬프기능"으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아틀러스 사의 이전 작품 "캐서린"을 보면, 온라인 연결 시 같은 선택지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 지 통계 그래프를 보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P4G에서는 이와 유사하게,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할 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예를 들면 휴일이라거나, 평일 방과 후 라거나)이 왔을 때 비타의 화면을 터치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 순간 어떤 행동을 선택했는 지가 화면에 말풍선으로 표시됩니다. 이는 데몬즈 소울에서 구현한 혈흔과 메시지 같은 방식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간접적인 비동기식 멀티플레이와 몹시 흡사한 경험을 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언제 어느 순간에 말풍선을 확인하더라도 "마리와 대화한다"가 1/4 쯤 항상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뭐지 이 마리성애자들은!"하고 생각했었는데, 클리어하고 났더니 초반에 마리 커뮤니티를 진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성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마리라는 신 캐릭터 자체가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한 까닭도 분명 있을 테고요. (7) 부가 컨텐츠 P3P의 부가 컨텐츠는 아르바이트 말고 뭐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요소가 별로 없습니다. 반면에 P4G는 낚시, 곤충채집, 원예활동 등 제법 구색을 갖춘 미니 게임형 부가 컨텐츠들이 존재합니다. P3P에도 존재하던 영화보기와 같은 이벤트성 컨텐츠도 물론 존재하지만, 전투와 성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쓴 커피 마시기(스킬 카드를 얻는 용도)같은 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에 구석구석 꽤 다양한 컨텐츠가 마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이크를 타고 수 차례 돌아다니다보면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이 조금씩 추가되는 것도 꽤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되고요. 추측컨데 PSP와 비타라는 기기 자체의 성능 차이, 그리고 저장 매체의 용량 차이 때문에 비롯된 두 작품의 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4. P3P vs P4G: 시나리오 시나리오 비중이 높은 게임인 만큼, 다른 게임 디자인 요소와는 별도로 두 작품의 시나리오에 대한 내용을 가급적 스포일링 하지 않는 선에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페르소나의 사용 P3P에서는 주인공보다도 먼저 페르소나를 구사하는 전문 조직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페르소나 구사 가능자이기만 하면 비교적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인간형 캐릭터로는 PC가 홀로 전투에 참가하고 자기가 가진 다른 악마들을 동료로 소환해서 싸우던 진여신전생 시리즈와 달리 페르소나 시리즈는 시스템상으로 여러 인간형 동료들과 함께 전투에 참가하며 동료들의 페르소나(진여신전생의 악마와 같은)가 고정되어 있고 교체가 되지 않아 대신 PC 자신이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소지하고 교체하면서 전투를 벌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복수의 페르소나 사용자"라는 것을 PC가 갖는 다른 동료들과의 차별성이라고 시나리오에서 직접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P3P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4G에서는 주인공이 가장 먼저 페르소나라는 능력에 눈을 뜹니다. 그리고 페르소나라는 주제를 좀 더 캐릭터와 밀접하게 연결지어 "내적갈등을 극복한 캐릭터는 페르소나를 얻는다"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P4G의 모든 동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내적 갈등을 가진 상태로 등장하는데요, 내적 갈등으로 인해 캐릭터별 던전의 테마가 구성되고 그 끝에선 PC 일행의 도움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페르소나를 얻어 새로운 동료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동료들의 페르소나 각성이라는 이야기를 좀 더 몰입감 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는 점은 P4G의 장점이라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주인공 본인의 페르소나 습득 경로와 복수의 페르소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은 게임 내에서 설명해주지도 않고 동료들이 전혀 언급하지도 않는다는 점은 P3P에 비해 다소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2) 전투 배경 P3P에서 PC 일행이 전투를 벌이는 배경은 매일 자정 열리는 "시간의 틈"입니다. 시간의 틈이 열리면 페르소나 구사자와 쉐도(적) 그리고 쉐도에게 포획될 시민들만 깨어있는 상태로 돌아다닐 수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시민은 시간의 틈이 열릴 때 있던 곳에 세워진 관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시간의 틈이 열렸을 때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낮이나 저녁에는 사람들이 서 있던 장소에 관이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의 틈에서 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깨어있는 일반 시민은 쉐도에게 사로잡혀 타르타로스(시계탑)에 갇히게 되는데 이 때 붙잡힌 것은 시민의 영혼과 같은 존재고 실제 육체는 시간의 틈이 열렸을 때의 장소에 남아 넋이 나간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이를 "좀비화"라고 부르며 전국적으로 이상한 현상이 확산되는 것을 매스컴에서 기사화 합니다. 사실 시간의 틈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것들을 설명하기가 편해지는데요, 주인공 일행의 활약을 주변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점이라거나, 주인공 일행이 한참을 전투해도 실제 시간이 흐르지 않아 현실 세계에서 동떨어진 시간차를 갖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이 이 설정의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P4G에서 PC 일행이 전투를 벌이는 배경은 브라운관을 통해 입장하는 "TV 속 세계"입니다. 안개가 자주 끼는 시골 마을에서 비오는 날 자정에 TV를 보면 누군가 희미하게 보인다는 괴담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안개낀 날 안테나에서 시신이 발견되는 일련의 살인 사건이 어떤 연관점이 있다는 전개가 펼쳐지고, 사망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비오는 날 심야 TV에 나타난다는 것을 PC 일행이 알아차리면서 PC가 우연히 TV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P3P의 페르소나 구사자들은 선천적으로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설정이 배경에 깔려있었던 데 반해, P4G에서 어떤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인물들이 TV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사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데 대부분 몰라서 안하는 건지가 명쾌하게 설명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PC 일행이 TV 속에 들어간 순간에도 현실 세계의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만큼 현실 세계에서는 그 인물이 실종되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실제로 사건 피해자들 또는 동료가 되는 인물들도 실종 사고가 먼저 벌어진다는 것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 그리고 TV를 통해 출입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위험성 등이 거칠게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P4G의 "TV 터널"이라는 개념이 우주 과학에서 "웜홀"로 이어지는 평행 우주의 존재와 거의 흡사한 개념으로 다뤄지기 때문에 각각의 TV 브라운관과 연결된 통로가 TV 속 세상 곳곳에 있어서 같은 TV로 들어와야만 같은 장소로 들어올 수 있다는 설정이 꽤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TV라는 소재를 인터페이스 디자인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UI 디자인에 있어서만큼은 감각적이고 심미적인 부분도 훌륭하지만 네러티브 전달을 충실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디자인 요소로 꼽고 싶습니다. 특히 인게임 밖에서 다루는 OST, 특전 영상, 번외 퀴즈 게임 등과 같은 요소들을 본편 게임과 함께 "TV 편성표"로 표현했다는 점이 굉장히 멋지게 느껴집니다. (3) 결말의 스케일 결말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한 스포일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네요. 그래도 최대한 덜 들춰내는 쪽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P3P는 타츠미포트 아일랜드라는 특수시설같은 어떤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마치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 "소용돌이"처럼 각각의 요소가 커다란 흐름을 갖고 결말까지 이어지는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츠미포트 아일랜드라는 배경과 중세로 치면 영주 쯤 될 법한 섬의 대부호 가문과 페르소나의 능력과 쉐도의 정체와 전투의 배경이 되는 타르타로스와 이야기 중후반 부에 동료로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의 존재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스케일로 결말이 짜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마을에 우뚝 솟은 시계탑과 자정마다 열리는 타르타로스는 인간의 그릇된 욕심에서 만들어진 바벨탑을 상징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결말 부분에서 연결되게 되고요. 또한 PC와 가까운 주요 동료 캐릭터들에게 결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반전 요소들이 있어 캐릭터와 극의 전개가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P4G에서는 각각의 요소들과 결말로 흐르는 실제 이야기의 흐름과 다소 연결 고리가 약하게 느껴집니다. 결과적으로 인류 전체의 욕망을 다뤘던 P3P와는 달리, P4G에서는 어떤 한 인물의 그릇된 가치관과 사사로운 욕망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말부에 가서는 판타지 설정에서 쓰이는 대마왕 같은 절대적인 이계의 존재가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의 연결이 인과 관계를 갖고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원래 벌어질 일이었는데 마침 얘 때문에 지금 일어났다"는 다소 헤프닝에 가까운 전개로 이어지는데요. 반지의 제왕 세계에서 드워프들이 실수로 발록을 깨운 것처럼 인간의 실수로 절대적인 존재가 세상에 나타나는 P3P의 방식보다는 인과 부분에서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를 뒤집는 어떤 반전 요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A인 줄 알았는데 B인가? B인 줄 알았는데 C인가? 아니면 범인이 누구지? 같은 인물에 대한 반전이 들어있어 사실 반전이라기보다는 탐정물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실제로 동료 중에 "탐정"이 존재하기도 하고요. 스케일과 인과 관계에 있어서는 P4G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대신(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후반부의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엔딩의 분기가 존재합니다. 흔히 말하는 해피 엔딩/베드 엔딩 또는 진 엔딩과 같은 것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 5. 마치며 다 써놓고 돌아보니 "본격 P4G 까는 글"처럼 된 것 같아 기분이 묘합니다만, 사실 P4G가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P3P를 기대했던 제게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구석이 있다는 것이고 P4G 자체는 정통 페르소나 시리즈의 최신작에 걸맞은 퀄리티와 재미를 보장하는 작품입니다. 고교 시절의 추억이 있거나 아니면 한국과 일본 만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학원물을 좋아하거나 턴제 전투와 수집을 좋아하는 JRPG의 팬이라면, 분명 많은 분들이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사실 P3P에서 P4G로 변화된 가장 큰 흐름은 "캐쥬얼화" 입니다. 이야기의 배경과 전개나 클래식한 전투 요소와 같은 여러모로 어둡고 다소 마이너 또는 매니악할 수 있던 P3P의 것들을 많이 덜어내고 축약하고 밝게 가꾼 모습이 P4G라고 생각됩니다. 매직 더 개더링 시리즈의 깊이 있는 게임 플레이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법하게 경량화한 블리자드의 카드 게임 하스스톤과 디자인의 흐름을 같이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실제로 위에 쓰인 표현들 대부분이 객관적인 분석 보다는 제 경험을 추적한 감상적인 표현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의 성향과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둘을 모두 플레이해보지 못한 플레이어들에게 "아 두 게임은 이런 차이가 있구나" 정도의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사실 그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혹시라도 아직 플레이 못 해보신 분들께 페르소나 시리즈를 꼭 한 번 플레이 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야기를 맺을까 합니다. 그럼 모두들, Let's PERSONA!! [1]: http://tvpot.daum.net/v/vadbdU65e6noFhBg5nFh6in [2]: http://blog.naver.com/bfdan/40107539990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Constraining The Space of Possibility http://www.roguesnail.com/constraining-the-space-of-possibility/ 이번 주에는 플레이어의 선택을 영리하게 제한하는 법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일단 장애물이 포함된 가능성 공간에 대해 짧게 살펴보고, 여러 게임으로부터 좋은 예와 나쁜 예를 보이려 한다. 제한이란 좋은 것이다 게임 디자인이란 주로 선택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은 플레이어들에게 흥미로운 선택의 연쇄를 제공함으로써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다. - 체스나 매직: 더 개더링과 같은 턴제 게임에서 결정의 순간은 불연속적이기에 이는 알기 쉬운 개념이지만, 실시간 게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던전랜드Dungeonland를 플레이하며, 부근의 동맹을 부활하기 위해 공격을 멈춰야할까? 특수 물약을 지금 써야할까 아니면 나중을 위해 아껴둬야 할까? 오른쪽으로 굴러서 회피를 해야할까 아니면 계속 적을 공격해야할까? 디자인의 근본적인 요소들 중 하나는, "가능성 공간"이다. 몇년 전 나는 이에 대한 글을 쓴 바 있고, 따라서 이 글에서는 깊이 다루지 않겠다. 간단히 요약해서 일반적으로 가능성 공간이란 특정한 순간에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모든 선택지들을 의미한다. 더 적은 선택지는 더 작은 가능성 공간에, 더 많은 선택지는 더 큰 가능성 공간에 해당한다. 단순하게 보면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드물다. 문명4의 디자이너인 소렌 존슨Soren Johnson은 작년에 이에 대한 글을 쓴 바 있다. 플레이어에게 너무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면, 그들은 무작위로 고르거나 이전에 시도했던 선택지를 다시 선택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그렇게 흥미로운 플레이로 보긴 어렵다. 나는 "레이저 조준" 게임 디자인 - 필수적인 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 "불필요한" 부분은 모두 잘라내는 - 을 옹호해왔다. 던전랜드는 대부분 이런 사고방식 하에 디자인되었다. 난 여전히 이런 제한을 무겁게 가하는 접근법이 게임을 디자인하는 맞는 접근법이라 생각하지만, 좀더 균형잡힌 방법론에 대해서도 고려해왔다. 제한이란 나쁜 것이다 자 그럼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들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편집실에 놓아두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단순함/복잡함과 얄팍함/깊이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세계가 단순하지만 엄청나게 깊이있는 게임과 복잡하지만 엄청나게 얄팍한 게임들의 예시로 가득한 가운데,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게임이란 쉽게 도달하기 어렵다. 모든 것은 여러분이 매커니즘을 어떻게 통합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탄탄하게 짜여진 게임은 매번 사뭇 다르게 플레이 될 것이고, 초기 설정의 아주 작은 변화조차도 색다른 상황들을 야기할 것이다. 내가 게임을 디자인 할 때면 내 개인적인 도전목표는 언제나 "가능한한 가장 단순한 시스템으로 가장 깊은 게임을 디자인하기"이다. 굉장히 어렵다. 정말 어렵다. 던전랜드의 전투 시스템에서 내가 이루어 낸 것들이 무척 자랑스럽긴 하지만, 이 시스템은 결단코 내가 목표한 것만큼 깊이있지는 못했다. 그리고 여기서 질문이 떠오른다: 매우 단순한 매커니즘으로부터 괜찮은 깊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여러분의 게임은 충분한 깊이를 가지고 있는가? 던전랜드는 추가적인 깊이를 좀더 끌어낼 수 있었고, 난 이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건 커다란 창발의 가능성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여 우릴 놀래주고, 매번의 플레이마다 새로운 게임플레이 스토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때로 여러분은 무심코 가한 제한을 통해 게임 디자인을 한 가지 음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좀더 세련된 제한을 가하기 나는 현재 크로마 스쿼드Chroma Squad라는, 턴제 전략 전투를 가진 게임을 디자인하고 있다. 이 장르는 복수의 서로 다른 스킬과 능력치를 가진 유닛들을, 서로 다른 종류의 지형과 장애물인가 뭔가 위에서 다루는 게임이며, 특히 가능성 공간을 영리하게 제한하는 접근법을 통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이다. 우린 이 장르에 속한 게임들 중 유닛과 이동과 위치선정에서 흔한 방법을 통해 제한을 가하는 두 가지 좋은 예를 살펴볼 것이다.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XCOM: Enemy Unknown과 웨즈노스 전투Battle for Wesnoth가 그것이다. 두 게임의 디자이너들은 모두 같은 요소를 인식한 듯 하다: 모든 선택지를 제한하는 대신 "유연한" 제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게임 모두 플레이어가 자기들이 원하는 어디로든 유닛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각 턴을 "읽어내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에서, 각 장소는 3가지의 "엄격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비은폐, 반은폐, 완전은폐이다. 유닛을 완전히 개활된 (비은폐) 곳에 놓아두는 것은 아주 좋지 않은 일이며,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거의 언제나 유닛을 완전은폐 (또는 최소한 반은폐)된 장소에 두려고 한다. 잘 짜여진 레벨 디자인을 통해, 이런 경향은 플레이어가 유닛을 이동시키려 할 때 그 가능성 공간에 세련된 제한을 가한다: 플레이어는 상황이 허락한다면 가끔씩은 안전하지 못한 지역에 유닛을 놓아둘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몇 안되는 "실제" 선택지만을 갖게 된다. 측면 기습, 사격 시야 및 범위 등 이동에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다른 요소들은 많지만, 플레이어들은 절대적으로 가장 먼저 은폐 여부를 통해 이러한 선택지들을 "필터링"하는 것이다. 웨즈노스 전투(훌륭한 오픈소스 전략 게임으로, 안해봤다면 꼭 해보길 권한다)는 파이어 엠블렘Fire Emblem 시리즈와 유사한 지형 시스템을 도입했다. - 지형 종류별로 "방어" 퍼센트값이 있어 적의 공격이 빗나갈 확률을 올려준다. 유닛별로 이 지형의 방어값을 다르게 적용받는다. 엘프 유닛은 숲에서 추가 보너스를 받고, 드워프들은 언덕에서 더 많이 보호받는다. 이는 엑스컴의 시스템과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 유닛을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지만, 일단 지형의 방어값을 고려하여 가능한 이동범위를 필터링하는 것이다. 제한의 제거 이제 엑스컴에 은폐 시스템이 없었거나, 지금만큼 유닛들의 은폐여부가 유닛의 생존 여부에 중요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플레이어들은 유닛들의 사거리, 사격 시야, 측면 기습 등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2-3턴 앞을 내다보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워진다. 게임은 덜 "타이트"하게 느껴질 것이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한 턴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다. 아울러 웨즈노스 전투의 지형이 평평해더라면 유사한 효과가 생길 것이다: 적들의 움직임은 거의 예측 불가능해지고, 효과적인 이동을 위해 이동에 수반되는 결과를 예측하는 분석에는 수 분이 더 소요될 것이다. - 다른 말로, 이동에 주의를 덜 기울이고 그게 최선이 되길 바라며 아무데로나 움직일 것이다. 게임의 앞을 내다보기는 더 어려워지고, 전체적으로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인 분석 불능analysis paralysis (정보가 너무 많아 분석이 불가능하게 됨 -voosco)이 될 수 있다. - 진정한 선택은 결코 일어나지 않게되고, 플레이어는 무작위로 선택하게 된다. 제한의 강화 그러나 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보자: 엑스컴에서 플레이어가 유닛을 오로지 은폐된 곳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면? 제5 셀의 FPS 게임 하이브리드에서처럼, 은폐되지 않은 곳으로의 이동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여러가지 경우에 엑스컴의 경험은 놀라울정도로 멀쩡해보이겠지만, 많은 창발적 잠재력을 잃게 될 것이다. 나는 몇몇 경우 개활지를 전력 질주한 병사를 통해 큰 곤경에서 벗어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경험은 파이락시스가 방금 언급한 제한을 가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제한을 이정도로까지 강화할 가치가 있는가? 내 변변치 못한 의견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많은 경우에 전략적 층위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렇다: 가장 기본적인 선택지들만 남게되고, 최종 결과는 신선하지 않게 된다. 엑스컴의 지상 전투 미션에서만 가능한 멋진 스토리들을 듣기가 힘든데, 이는 오리지널 엑스컴이 남긴 풍성한 창발의 유산을 고려한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측면에서 이런 "너무 제한된" 접근법은 내가 던전랜드에서 취한 것이기도 하고, 지나고보니 플레이어들이 잘 가보지 않은 곳도 탐험하게 해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을 알게되었다.
  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ow Blizzard makes games like Diablo III 좀 ... 흔한 인터뷰용 멘트들이 있어서 저에겐 거시기했습니다만 혹시나 흥미 가지실 분이 있을까 싶어서 ... 이게 사실 흔한 인터뷰용 멘트라고는 하지만 진리이긴 하겠죠. 단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흔한 인터뷰용 멘트가 될 뿐 ... '수능 수석 어케했어요?' '교과서 위주로 복습 중심으로 별도의 사교육 없이 ...' -------------------- http://gamasutra.com/view/news/222778/How_Blizzard_makes_games_like_Diablo_III.php 블리자드는 자사 게임의 퀄리티를 어떻게 유지하는걸까? 타협을 거부하고 "코어"와 "캐주얼"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두 가지 요소가 아니라 같은 스펙트럼의 양 끝단이라는 것을 이해함으로써이다. 디아블로3: 리퍼 오브 소울즈 - 얼티밋 이블 에디션의 리드 콘솔 디자이너와 부 프로듀서인 조이 이버트Jonny Ebbert와 티파니 와트Tiffany Wat에 따르면 그렇다. 이 게임은 곧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원으로 출시될 것이며, 수년 전 출시된 오리지널 PC버전으로부터 일련의 정제(그리고 1개의 확장팩)을 거쳤다. 정제, 확장, 그리고 유저를 가르치기 개발자로서, 유저층을 가려내는 것은 이론의 여지없이 가장 중요한 일이자 가장 어려운 일이다. 블리자드에게 이 작업은 단순히 "코어" 또는 "캐주얼"이라는 분류를 통해 묵인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 그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고파하는 게임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또한 유저들이 성장할 공간을 두는 일이기도 했다: "언제나 가능한한 배우기 쉽게 만들어요" 이버트의 말이다. "게임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사람들은 복잡한 것들도 미친듯이 배울 거에요. 그만큼 몰입한다면 말이죠." "당의가 적절히 입혀져있다면, 그게 삶이 돌아가는 방식이죠"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처음엔 아주 단순하게 시작해요. 연습을 거듭할수록, 모든 측면에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거죠." 블리자드의 역할은 "이 차이를 매울만큼 매력적인 다리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건너오게 하는 것" 이라는게 와트의 말이다. 캐주얼 유저와 코어 유저 사이에 구분이 있다는 잠재적 가정은? "현실적으로, 그냥 사실이 아닌거죠." 와트는 말을 이어간다. "그 사이에도 분명한 공간이 있어요." 이는 실제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와우는 뉴비를 하드코어한 공대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기계이다. 이버트는 "가까스로 게임을 플레이하던 이들이 뉴비UI에서 레이드UI로 바꿔가는 장면을 보아왔죠. 저도 이 UI를 봤지만 '와 난 못하겠다'싶던데요" 라며 웃는다. "'배우긴 쉽고 숙련은 어렵게'가 블리자드의 영원한 마법주문인 셈이죠" 와트의 말이다. 디아블로3에 대해서는 "꽤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요. 적어도 뭘 해야하는지는 말이죠."라며 그녀가 말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 게임은 최고의 가성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하드코어 게이머부터 게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누군가에게 이르기까지 "모두를 위해 짜여진 경험"을 제공한다. 이버트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들의 "계단 한 단 높이를 올라갈 수 있게 50발자국짜리 경사로를 만드는 (지나치게 친절한)" 경향은 실질적인 방해가 된다. "때로 플레이어들이 장애물에 부딪치게 만들어야해요." 이버트는 이어서 "계속해서 확인해야하는거죠"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의 내부 회의를 떠올린다: "컨텐츠를 하나 소개하고나선, '플레이어가 이걸 어떻게 알아내죠?'"라고 묻자 어떤 개발자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자기 컴퓨터의 BIOS를 어떻게 재설정했었는지에 대해 소리높여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멀리까지 갈 필요 없어요. 플레이어들은 영리하니까" 이버트의 말이다. "플레이어들을 좀 믿어줄 필요가 있어요." 블리자드에서 일한다는 '엄청난 압박감' 이버트의 말에 따르면 블리자드라는 이름 밑에서 일한다는건 "엄청난 양의 중압감"이 따른다. "블리자드 팬들의 기준이 아주 높기 때문에 우리 또한 아주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어요." (아울러 상업적 기대감도 있다: 새 콘솔 버전이 출시되기 전, 디아블로3와 그 확장팩은 이미 - 중국을 제외하고도 - 2천만장을 팔아치웠다.) 블리자드는 콘솔 버전의 디아블로3 개발에 임하며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버트에 따르면 블리자드에서는 "흔한")을 견지했다. "아주 어려울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죠. 블리자드에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처음 들어갈 때, 우린 '절대 통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점점 깊이 들어가면서, 그제서야 뭔가 할 수 있겠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단순 이식이 되길 원하지 않았어요. 모든 측면을 다 살펴봤죠. 여러분이 이 게임을 막 집어든 새 플레이어라면 어떻게 느껴질까요? 뭐라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면, 고쳐야만 했죠." 와트의 말이다. 블리자드의 게임을 그다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콘솔 플레이어들조차 블리자드의 명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PC에서 시작되었으나 디아블로3는 콘솔에서도 제대로 만들어진 느낌을 내야했고 퀄리티 기준에 부합해야 했다. 이식은 조작면(간접적인 이동에서 직접적인 캐릭터 조작까지)에서 및 카메라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점검을 의미했고, 스킬 시스템 또한 개선되어야 했다. "같은 게임에 입력된 사항에 대해 서로 다른 기대치를 갖죠" 이버트는 말을 이어갔다. "컨트롤러가 전혀 다른 게임으로 만들었어요." 블리자드 퀄리티를 유지하기 콘솔 버전 개발팀은 오리지널 디아블로3팀 외부에서 왔고, 몇몇은 콘솔 개발 경험 - 이버트의 말에 따르면 그 모든걸 밝혀내는 일종의 "치트키"와 같은 - 을 가지고 있었다. "신선한 눈과 관점을 가지고 있었죠. 신규 플레이어의 눈으로 게임을 볼 수 있게 된거에요." 이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피드백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은 블리자드가 자신들의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였다. "실제로 내부 플레이테스트는 가장 혹독하죠. 때로 게시판이 좀 험악할 수도 있겠는걸 싶으면, 내부 피드백은 예상보다 훨씬 더 잔인했어요." 이버트가 웃으며 말한다. "우리는 자신들의 작업물에 대해 매우 엄격해요." "솔직한 피드백을 보내면 - 플레이테스트를 해보니 게임의 경험이 정말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 이 의견에 대해 솔직한 것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거에요." 와트의 말이다. "게임의 경험이 어떤지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면 그게 바로 우리들 스스로에게 가장 피해를 주는 일이죠." 피드백이 객관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결국 가장 중요한건, 게임은 경험이기에, 여러분이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지 않을 경우 최고의 퀄리티를 가진 게임을 만든다는 우리의 일에 소홀해지는거에요." 와트의 말이다. 프로젝트에 접근하며 "적절한 디자인 가치를 가져야해요."라는 것이 이버트의 말이다. 블리자드는 자신들의 핵심 가치를 널리 홍보해왔고, 자기들 게임을 이 디자인 가치에 비추어 정기적으로 감정한다. "우리가 팀의 피드백을 통과한다면, 이는 일련의 필터들을 통과해나가는거죠." 라고 이버트가 말한다. 그리고나선, "모든 프로젝트의 마지막에 포스트모템을 해요. 스스로의 게임을 평가하는거죠. 디자인 가치에 비추어서요. 스스로에게 꽤 엄격해요; 몽땅 A를 주진 않죠."라고 이버트가 말한다. 그러나 디아블로2는 2000년에 출시되었다. 블리자드는 단순히 자신들의 창조적 원칙에 의해서뿐 아니라, 노스탤지어 - 단순히 사람들이 플레이했던 게임이 아니라, 그들의 머리와 가슴에 아직도 살아있는 - 에 의해서 평가받기도 한다. "기준이 굉장히 높아요." 라고 이버트가 인정한다. 이는 또한 움직이는 타겟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진 가치가 계속해서 진화하는거죠." 블리자드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다지면서 동시에 과거의 게임들을 돌아본다. 그러나 여기에 맹목적으로 집착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게임들은 "그때 우리가 가진 가치가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는 타임캡슐"같은거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때로, 개발자들은 이런 깨달음에 도달하기도 한다: "오늘날의 기준에 비추어 본다면 성공하지 못할걸. 게임은 점점 더 지나치게 정제되고 있어." 이를 통과하는 유일한 길은 회사의 현재 가치에 비추어 판단하고 거기서부터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 뿐이다.
  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Game Design Deep Dive: Amnesia's 'Sanity Meter' 가마수트라에 이 딥다이브(심층 탐구) 시리즈 언제 생긴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번편은 꽤 재밌네요. 초기의 컨셉이 이터레이션을 거듭해가며 최종버전으로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게임 디자인의 관점으로 이런저런 의사결정들을 내리는 모습이 뭔가 쾌감을 주는 ... 오래전 게임 잡지 등지에서 유행했던 온라인 게임 여행기 ... 인데 '바로 내가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의 여행기'를 읽는거랑 비슷한 기분. 말미에 살짝 자아도취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인 것 같고요.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223931/game_design_deep_dive_amnesias_.php ----- 누가 : 프릭셔널 게임즈Frictional Game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그립Thomas Grip 나는 토마스 그립이며, 어드벤처 게임 시리즈 페넘브라Penumbra, 암네시아: 더 다크 디쎈트Amnesia: The Dark Descent를 만들었고 곧 소마Soma를 출시할 프릭셔널 게임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뭘 : 제정신 미터 이 글은 암네시아: 더 다크 디쎈트의 제정신 계흑기를 설명하기 위해 쓰여졌다. 그러나 이 계측기 자체를 설명하기전에, 어둠darkness 매커니즘을 좀더 얘기하겠다. 어둠 매커니즘과 제정신 계측기는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암네시아의 개발 초기, 우리가 노르딕 게임즈Nordic Games로부터 투자 유치를 시도할 즈음에, 우리는 너무 많은 자금과 자원을 쓰지 않고 게임을 개발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몬스터를 모두 없애버리면 어떄?" 물리적 몬스터의 존재를 넣기보다는 어둠 그 자체를 적으로 두는 것이다. 여러분은 적으로부터 도망가는게 아니라, 특정한 암흑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가진 제한된 자원에 알맞아 보였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사람은 세 명 뿐이었고, 여기에는 당시의 유일한 아티스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정신의 단계 - 최종 버전 이제 문제는 플레이어가 어둠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우리는 종이에 디자인 작업을 하며, 플레이어가 빛과 어둠의 확산을 제어하기 위해 창문과 촛불과 거울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어갔다. 어둠 속에 너무 오래 있으면 플레이어의 체력은 내려가고, 따라서 플레이어는 환경을 조작하여 그림자로부터 멀리 가야만 한다. 이를 기초로, 우리는 몇 개의 맵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혀 안먹힌다는게 밝혀졌다. 문제는 애초에 미학적으로 의미있게 배치된 - 호러 게임에서의 조명과 그림자처럼 - 뭔가를 게임 매커니즘을 통해 플레이어가 조작하기 시작하면서, 의미있었던 미학과 분위기가 망쳐진다는 점이었다. 호러 게임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조명은 모두 개판이 되고 화면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적절한 게임플레이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 방은 무수한 거울들로 도배되고 말도 안되는 크기의 가구가 배치되어야 했으며 터무니없는 구도가 필요했다. 그저 이상할 뿐이었다. 이때가 우리가 최초로 제정신 계측기를 떠올린 시점이었다. 어둠이 플레이어의 체력이 직접 영향을 끼치기보다, 플레이어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게 훨씬 말이 된다. 이는 또한 우리로 하여금 실제적인 몬스터를 추가하고 다른 종류의 (어둠과 관계없는) 퍼즐들 또한 추가하기로 결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일부 콜 오브 크툴루Call of Cthulhu나 이터널 다크니스Eternal Darkness와 같은 게임의 영향을 받아, 그리고 일부는 우리가 만든 페넘브라Penumbra의 영향을 받아, 제정신 시스템이 태어났다. 제정신이 아니라는 개념은 우리 게임에 끼워넣기가 훨씬 쉬웠다. 플레이어는 몬스터를 보거나 무서운 사건을 목격하거나, 그리고 물론 어둠 속에 있으면 제정신을 조금씩 잃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최초 핵심 매커니즘 - 어둠의 공포 - 는 보다 중요한 제정신 시스템의 일부로 격하되었다. 이 시스템은 또한 서사적 관점에서도 훨씬 잘 동작했다. 시나리오가 고조되어감에 따라 게임의 배경은 점점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되는 가운데 주인공이 어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서사적으로 완벽하게 동작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스템을 통해 우리가 배경을 압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좋은 호러 게임은 때로 밀실공포증적 공간과 낮은 가시성으로부터 나온다. 오리지널 어둠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이 살아남기 위한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넓은 공간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제정신 시스템은 비좁은 공간에서도 제대로 동작했다. 이는 또한 우리가 묘사하려는 분위기에서 점프 높이나 속도와 같은 여러가지 플레이어 캐릭터의 스탯값에도 훨씬 더 잘 들어맞았다. 옆구리노트 : 초기의 매커니즘이 공간과 캐릭터에 끼치는 영향력도 충분히 흥미로우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발 초기에 우리는 기어으로기, 다리 연장, 플랫폼 사이를 점프하기 등 격하게 움직이는 게임을 기반으로 하려했었는데, 어둠 매커니즘을 통해 우리는 이런 게임 매커니즘이 스토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어멍 더 슬립Among the Sleep 은 딱 이런 게임플레이를 가지고 있으며 꽤 괜찮게 동작한다.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았던게 이 게임에는 어울리는 이유는 게임의 주인공과 세계관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비록 비중이 낮아지긴 했지만 어둠은 여전히 핵심적인 요소들 중 하나였는데, 제정신 시스템이 자리잡은 직후 추가된 아이템들이 그 증거이다. 플레이어는 어둠을 피하기 위해 램프 기름을 찾아 랜턴을 계속 켜거나, 부싯돌을 찾아 게임 내 곳곳에 존재하는 광원 (예: 스토브나 초 등) 에 불을 밝히고 다녀야 한다. 물론 게임에는 플레이어의 제정신도를 충전해주는 포션이나 체력을 늘려주는 특수 포션도 존재한다. 이는 우리에게 꽤 괜찮은 게임 내 역학구도를 만들 수 있게 해주었다. 플레이어는 빛을 간수하여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템들을 잘 관리해야한다. 낮은 제정신도는 플레이어의 체력 또한 낮추기 때문에, 체력 포션은 제정신 매커니즘에도 연결이 되어 있다. 아이템의 획득과 관리 시스템은 이렇게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이 된다. 우리는 이런 모든 면들이 합쳐져서 우리는 이 시스템이 꽤 긴장감있으며 플레이어들은 제정신으로 (그리고 살아있는 채로) 있기 위해 상당히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단계의 개발에서 우리는 이 게임이 우리의 전작인 어드벤처 게임 페넘브라Penumbra시리즈와 비교적 다르며, 좀더 매커니즘과 레벨 기반의 게임이 되길 원했다. 실제로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암네시아는 수퍼 마리오 64의 허브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으며, 제정신 시스템과 체력 수준은 레벨에 의해 제한된다. 이는 역학을 중심으로 한 기반 게임플레이 구성과 이의 조정을 손쉽게 해주었다. 이 제정신 시스템에는 엄청난 '게임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현재 체력과 제정신도는 숫자로 찍혀나오며, 일정량의 아이템을 얻으면 팝업이 뜨는 등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수치들을 명확하게 노출하고 있었고, 따라서 게임플레이는 굉장히 시스템 중심적이었다. 그러나 2009년 8월경,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자금은 부족해지고 있었지만 게임은 여전히 뭔가 잘못되어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부분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건 게임을 어드벤처 스타일로 만들되 매커니즘에 둔 초점을 거둬들이고, 서사와 환경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었다. 제정신 시스템도 더이상 숫자로 이루어진 추상화된 수준에서 머무를 수가 없었다. 제정신도가 낮아지면 플레이어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직접적인 숫자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야 했다. 우리는 이를 두 가지 방법을 통해 풀어냈다. 첫째로, 우리는 현재 제정신도를 인벤토리 화면을 열었을 때만 볼 수 있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통해 덜 명확하게 보여주기로 했다. 이는 초기 바이오 해저드나 사일런트 힐 시리즈에서와 유사한 방식이다. 플레이어에게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약간의 차이가 있는 정보를 전해주게 되고, 이를 통해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최종적인 제정신 시스템은 초기의 구상에 비해 보다 모호하다 보다 액션에 기반하는 게임에서는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게 좋은 게임 플레이 역학을 위해서도,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대전 격투 게임에서 한 쪽 플레이어의 체력게이지가 0에 가까울 때 얼마나 긴장감이 넘치는지를 생각해보라) 그러나 호러 게임은 느린 페이스의 게임이다. 정보에 기반하여 정확한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어둠 속에서 팔다리를 마구 휘저으며 무슨 일인가 일어났을 때 기겁을 하는 쪽에 가깝다. 제정신 계측기와 같은 요소는 딱 이런 종류의 플레이에 알맞은 피드백을 제공한다. 느리게 썩어가는 뇌의 모습은 주인공의 현상태를 묘사하는 텍스트와 더불어 플레이어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 그러나 이를 통해 전략을 더 가다듬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게임의 현상태를 보여주는 게임 내 요소가 필요했다. 이는 두 가지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우선은 광기의 침잠이라는 일반적인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다음은 플레이어를 짜증스럽게 해서 이런 상태를 벗어나고 싶게 만들되, 게임을 그만 둘 정도로 짜증나지는 않게 하는 것이다. 짜증나되 너무 짜증나지는 않은 시각적 절충점을 찾아가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딱 맞는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며칠간 앉아서 이를 위한 시각요소만을 튜닝하기도 했다. - 때로 치밀어오르는 욕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오랜동안 쉬어야하기도 했다. - 결과적으로 우리는 최선이라 여겨지는 것에서 살짝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아파하는 것을 확실하게 막기 위해서였다. 호러 게임에서 여러분은 플레이어에게 일정 수준의 실질적 불편함을 가할 수는 있겠지만, 지나치게 불편하게 만들어버리면 몰입을 깨게 된다. 무엇보다도 공포란 상상에 기반하는 것이다; 뭔가가 완전히 진짜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즐거움은 그 지점에서 멈춘다. (애초에 호러 게임이란게 즐거운게 아니라고 주장할 사람들도 좀 있겠지만 ...) 호러는 실제처럼 느껴져야하는거지, 실제여서는 안된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는 제정신이 빠져나갈 때 이를 알려주는 약간의 장치를 더해야 했다. 제정신도가 높을 때의 시각 효과는 매우 미묘하다. 즉 제정신도가 좀 낮아지더라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플레이어가 진짜 위험한 곳에 갔을 때 이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표는 "여기서 나가고 싶어!!"하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제정신도가 낮아지는 일은 종종 짧은 기간동안에만 생기기 때문에, 우리는 '제정신도'보다는 '불쾌감'의 관점에서 이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제정신도가 낮아지는건 플레이어를 꽤 괴롭힌다. 우리는 여기에 마이크 앞에서 달걀을 깨뜨리는 오디오 효과를 적용했고, 이는 화면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효과와 함께 재생된다. 이 이펙트는 정말정말 오싹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감성적 충격을 준다. 암네시아에는 특별히 이를 없애기 위한 모드(mod)까지 존재한다. 플레이어의 제정신도가 낮은채로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점점 더 끔찍해지는 효과였다. 다크니스 폴 우리가 제정신 시스템에 추가한 또 다른 요소는 제정신도를 확 떨구는 급작스런 사건이다. 예를들어 게임 초기에 문이 예상치 못하게 슬그머니 열리면서, 화면이 흔들리는 이펙트와 함께 "제정신도 하락 이벤트"를 알리는 특정한 사운드가 재생된다. 우린 이 장치가 제대로 동작할지 정말로 확신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는 플레이어에게 "우왁!! 이제 겁먹을 시간이에요!!"하고 말하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 필요했는데, 플레이어가 제정신도에 주목하는 가운데 상황을 고조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요소가 게임의 역학을 크게 도와준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이를 그대로 유지한 이유였다. 플레이테스트 결과 몇몇은 우리가 의도한대로의 반응을 보여주었고, 따라서 유지한다는 정책은 최종 버전까지 유지되었다. 제정신 시스템은 점점 다듬어져갔고, 플레이테스트 결과는 이 시스템이 정확히 우리가 의도한대로의 효과를 보여준다는걸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장시간 플레이 테스트를 시작하자 한 가지 문제가 발견되었다: 밸런스가 엉망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게임의 방향을 바꿀 때, 게임은 수퍼 마리오스러운 서로 단절된 레벨 디자인에서 게임 월드간에 서로 연결된 형태로 바뀌었다. 레벨들은 이제 우리의 이전작들 또는 사일런트 힐이나 바이오 해저드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었다. 이는 즉 우리가 레벨들 사이를 이동할 때 제정신도를 손쉽게 리셋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출시 반년 정도 전에 이런 점들이 심각한 밸런스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가까스로 제정신도를 유지하며 나아가는 멋진 경험을 한다 - 딱 우리가 바라는 대로이다. 문제는 이런 케이스가 플레이어들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어떤 플레이어들은 제정신 시스템의 존재 자체를 인식조차 못한채로 게임을 했다. 또 다른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거의 대부분을 짜증나는 수준의 제정신도를 유지하면서 진행했다. 다시말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에게 제정신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고, 더 안좋은 것은 상당수의 플레이어들에게는 게임을 거의 플레이 불가능할 정도로 만들어버린다는 점. 처음에 우리는 잽싼 튜닝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곧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임 진행 중 제정신도의 변화는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그들이 얼마나 주의깊게 주변을 탐색하는지, 길찾기에 얼마나 능한지, 부싯돌을 얼마나 많이 이용하는지 등등. 심지어 모니터 밝기 상의 미묘한 차이조차 문제시되었다. 수 시간 동안의 게임플레이 내내 지속되는 시스템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든 주기적으로 제정신도를 리셋하기로 했다. 플레이어가 어떤 퍼즐을 해결하고나면 제정신도를 어느정도 채워주는 식이었다. 이 추가사항은 일종의 주기적인 리셋으로 꽤 잘 먹혀들었지만,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플레이어들은 퍼즐들 사이에서 짜증나는 상황에 빠져들곤했고, 우리는 제정신도를 완전히 리셋하지도, 시스템이 우리가 원하는 느낌을 주게 만들지도 못했다. 마침내 우리는 제정신도와 관련된 모든 장애물을 삭제했다. 그리자 제정신도는 게임플레이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는 그저그런 요소들 중 하나가 되었다. 만약 누군가 게임 전체에 걸쳐 제정신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진행하더라도, 심지어 계속해서 떨어지게 냅두더라도, 여전히 게임은 할 수 있다. 대신 우리는 추가적인 시청각적 요소들을 도입하여 사람들이 제정신도를 적절히 관리하는데 흥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이는 애초에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동작했다. 우린 제정신도에 얽힌 여러가지 요소들을 조합하여 훨씬 더 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예를들어 우리는 플레이어가 지나온 길과 현재의 상태에 기반하여 램프 기름의 양을 조절할 수 있었다. (어둠은 제정신도에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기억하자) 이게 만약 경쟁형 게임이었다면 이는 플레이어의 계획을 망쳐놓아 그/그녀를 화나게 했을테니 옳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런 조절장치를 삭제했고, 따라서 게임 전체에 걸쳐 제정신도의 높아지고 낮아지는 빈도에 비추어 플레이어가 어느정도의 제정신도를 가지고 있을거라 특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 누구도 램프 오일에 신경쓰지 않았고, 이전보다 훨씬 더 제정신도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이 시스템의 모호함과 무작위성 덕분에 플레이어들은 이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자기들만의 이론을 만들었으며, 정보의 부족은 그들을 훨씬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제정신도 시스템의 디자인 히스토리에 대한 마지막 노트: 개발의 마지막 약 4개월간, 게임에는 특별 제정신 포션이 도입되었다. 우리는 5월에 특별 프리뷰 버전을 출시했고 프리뷰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이 포션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프리뷰 참여자들은 이 포션이 게임에 잘 들어맞지 않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으며, 우리도 이런 의견에 동감했다. 우리는 이 포션을 제거할 것을 한동안 고려했으나, 워낙 오래된 요소였기 때문에 좀 망설였다. 하지만 프리뷰에서 받은 피드백은 이 요소의 제거에 마지막 쐐기였고 우린 제정신 포션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포션을 제거함으로써 게임 전반에 걸친 제정신 시스템을 모두 다시 튜닝한다는건 두려운 일이었지만 결국 이 조치는 멋졌으며 그럴 가치가 있는 일임이 드러났다. 제정신 시스템은 개발기간 내내 대단한 여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 팀 규모의 제한으로 인해 - 몬스터를 대신할 요소로 시작되었고, 마리오의 장신구 수집 시스템에 크게 영향을 받은 시스템이 되었다가, 게임 자체의 시스템이 되었으나, 결국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살려주는 주변부 배경 시스템이 되었다. 우린 왜 이런 길을 걸어왔나? ----- 우리가 제정신 시스템의 디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던 즈음에, 게임 내의 모든 요소가 반드시 성패가 분명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내겐 점점 분명하게 다가왔다. 때로 뭔가를 너무 게임스럽게 만드는건, 오히려 여러분이 하려는 일들을 망쳐놓을 수가 있다. 예를들면 "재미"에 초점을 맞추는게 종종 게임의 특정한 측면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 등, 이전에도 이 주제에 대해 몇 개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었다. 그러나 나로 하여금 이 사실을 분명하게 만든 것은, 테일 오브 테일즈Tale of Tales의 미카엘 사민Michael Samyn이 쓴 이 글이었다. 지금 읽어보니 별로 대단할 것 없이 보이지만 당시에 내게는 정말로 자극이 되었다. 이 글은 내 마음 속을 떠다니던 몇 가지 생각들을 명확하게 정제할 수 있게 해주었다. 흔히 쓰이는 게임플레이 요소를 버림으로써 다른 무언가에 좀더 포커싱하는 게임에 대한 개념을 떠올려주었다. 요새 이런 구도는 매우 흔하지만 4년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미카엘의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나 또한 여기에 생각들을 블로그에 쓸 수 있게 용기를 얻었고, 여기서 읽을 수 있다. 몇몇 용어들과 결론들은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이 글은 당시 내 생각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 여기에 적은 내 생각들은 암네시아개발 막바지 반년간의 작업을 통해 제기되었던 여러 디자인 상의 이슈들에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제정신 시스템은 그들 중 하나이다. 당시에 "비(非)게임notgames"의 시대정신이 싹트지 않았더라면, 디자인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결정은 매우 명백한 것이었으며 당시로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조금만 달랐더라면 나는 이 작업이 완료되었을거라 생각하기 어렵다. 나는 이 일이 게임 디자인의 방향이라는게 주변의 개별 여건에 따라 얼마나 크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개념에 열린 마음을 갖고 기존 게임의 덫에 갇히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도 생각한다. 초점은 언제나 특정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되어야하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 몸에 밴 규칙들을 깨부숴도 괜찮다. 결과 ----- 결과적으로 나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동작했고, 특히 이 시스템의 이면에 있는 히스토리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애초에 이 시스템이 동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전체 과정을 돌이켜보며 나는 세 가지 문제를 더 해결하고 싶다. - 아이템의 사용 면에서 밸런스가 잡혀있지 않다. 플레이어가 엄청난 양의 램프 기름을 모으는 등. 이를 회피하기 위한 매커니즘과 적절한 제한이 주어진다면 보다 나았을 것이다. - 몇몇 플레이어에게 제정신 시스템은 안좋은 방향으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주변적 요소이긴 하지만 몇몇은 이에 대해 시스템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했고, 이럴 경우 게임의 다른 경험들은 별로 몰입적이지 못하게 된다. 소수의 플레이어들에게만 해당되긴 하지만 이게 필요악이었는지는 좀더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 (만약 "수정"되었다면 이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이다) 좀더 살펴보고 싶은 부분이다. - 게임이 너무 아이템을 모으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다시 한다면 온 사방에 흩어져있는 수 백개의 부싯돌통과 같은 게임스러운 아이템에 덜 의존적인 시스템으로 해보고 싶다. 좀더 특화된 아이템에 포커싱된, 매커니즘도 그에 맞춰진 게임으로 만들 것이다. (그러나 이 솔루션은 제한된 개발 투자금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우리는 다음 게임인 소마Soma에서도 제정신 시스템과 유사한 것을 시도해보려한다. 그러나 우리가 해보고 싶은것은 제정신/어둠 매커니즘과 같은 것을, 배경시스템의 보조를 받는 추상적 시스템의 도움 없이도 해보는 것이다. 기본 개념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일정한 방식으로 레벨을 디자인하는 대신, 제정신 시스템과 유사하게, 서사적 관점에서 플레이어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방식대로 하는 것이다. 엄격하고 단순한 시스템의 주도를 받지 않는다면 플레이어의 상상력은 자유로이 배회할테고, 이때의 경험은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게임 플레이 속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특정한 심리적 상태를 조성하는 일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린 여전히 이 아이디어로 작업 중이다.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면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겠지. 어떻게 될런지 지켜보자.
  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level-design.org/wiki/index.php?title=Main_Page 자세히는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기엔 규모가 너무 ...) 언뜻 보기엔 엄청 대단해보이는게 굉장히 많네요 !! 간략한 소개는 아래 링크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level-design.org/wiki/index.php?title=LDWiki:About 이 사이트의 글이 가마수트라에 올라왔기에 가봤더니 뭔가 커보이는 곳이네요. 아직 별로 많이 둘러보지 못해서 내용 자체를 평가하긴 좀 어렵긴 하지만 혹시나 참고가 될까하여 주워왔습니다. 이후에 이 사이트의 글 중에서 괜찮은 내용이 있다면 저자에게 허락받아서 간간히 gdf에 올려볼까 ... 하는 '생각만' 우선 해봤구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올해 후반기엔 제가 꽤 바빠질 예정이라 ... ㅜㅜ
  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밝은해님이 발췌번역해주신 글입니다. http://perplexingsun.wordpress.com/2014/08/27/언레스트/
  10.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가마수트라에 아주 알기 쉽게 잘 풀이한 포스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BobbyRoss/20140720/221342/The_Visual_Guide_to_Multiplayer_Level_Design.php 그나저나 저자가 구공온의 월드 디자이너이자 파이어폴의 월드 빌더라고 나오는데.. 잘 아는 양반이 파이어폴은 왜...
  11.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트윗했다는 내용으로 [스팀과 인디게임 번들은 인디게임씬을 어떻게 붕괴시켰는가][1]라는 트윗타래가 올라와서 트위터에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확실히 정리를 할 것이라면, '인디'는 게임 업계에서 여전히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음악 쪽에서는 '외부의 자본이 투입되지 않(간섭 받지 않)'고 제작된 영화나 음악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의 경우는 인디를 표방하고 있으면서 퍼블리시를 하는 경우도 자주 있고, 투자를 받지 못해 인디(와 같은) 상태로 있는 경우, 애초에 받을 생각이 없는 경우가 혼재해 있다. 트윗타래에서 언급하는 '박리다매' 형태의 스팀 세일이나 험블 번들 이야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되던 이야기이다. RPS에서 Interview: Klei’s Anderson Talks Upside Of EA’s “Indies”(한국어 기사 번역)라는 인터뷰가 나왔던 시점에도 이미 번들링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했고 (인터뷰에서 앤더슨은 별로 나쁘게 말하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저 때 불이 붙어 계속 지속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는, '인디 게임'이라는 개념이 과연 언제부터 이렇게 대중적이 되었느냐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트윗타래의 저 개발자는 "2000년대 초반때만 해도 일반적인 피씨 패키지 게임은 $20에 팔렸다"고 말하고, 사실이지만, 판매량에서 지금 판매량의 1/10은 되었을까. 본문의 이야기처럼 $20이던 시절과 $10이던 시절을 이야기해도, 스팀이 없었다면 '인디 게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소비자가 대부분이 아닌가. 스팀이 초창기에 IGF 수상작들을 스팀에 올리던 시절만 해도, 대부분의 게이머는 인디 게임이 뭔지도 몰랐고 흥미로운 게임을 발견해도 어떻게 구매할지를 몰랐던 시절이었다. 스팀은 말하자면 인디 게임의 거의 유일한 제도권 판매 창구였다. GOG나 Gamersgate 같은 사이트에서 인디 게임이 올라왔을지도 모르지만, 아니면 또 어떤 창구들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시장 지배력이 다른데 판매량이 어땠겠나. (올라왔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아오안'이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지금은 아이폰 앱 시장이 열렸던 시절처럼 인디 게임 시장에서 '골드러시가 터진 한참 뒤 상황'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인디 게임에 환상을 가지고 달려들었고, 덕분에 새롭고 훌륭한 게임들도 나타났지만 또 반대로 그저 그런 게임들도 쏟아지고 있다.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해서 스팀에 등록이 되기만 하면 대박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달려들고는 있지만, 대형 퍼블리셔들의 AAA 게임들과 동일 선상에서 매대에 올려 있는 상황이면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은 무엇으로 경쟁을 해야하는가. 참신한 컨셉 & 아이디어, 퀄리티, 아니면 가격. 처음엔 앞의 것들이 메리트가 되겠지만 결국엔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다. 그리고 논란이 되는 90% 세일 이야기는 특히, 스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75% 세일의 경우 매출이 1470%가 증가한다, 5500%가 증가한다는 이야기는 뭐였을까. 트윗타래의 QC 비용에 대한 부분, 확인할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전화와 이메일 문의를 받아야하고 해결해줘야 하는지, 그 비용이 (시간 환산에 따르겠지만) 얼마나 되는지는 추정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인디 게임을 알아도 살 수가 없던 시절의 $20짜리 게임과 매일 400만~700만 명이 플레이하고 구매하는 시장에서 $1짜리 게임의 판매량이 단지 20배만 차이가 날까? 물론 $20에 만 장 팔아서 받는 전화보다는 $1에 20만 장 팔아서 받는 전화가 많겠지. 그런데 스팀에서 사 놓고 한 시간도 안하는 비율이 50%라는 통계는 어떻게 봐야할까. QC 업무량이 산술적으로 20배 증가했을까? 험블번들... 글쎄다. 험블 번들이 애초에 게임을 파는 창구였는지 난 잘 모르겠다. 게임도 팔고 기부도 하자는 취지 아니었나? 클레이처럼 EA에 엮여서 올라갔던게 아니면 험블번들에 올리는 건 특히나 선택인데, 왜 험블번들에서 팔면 "4만 장에 장당 10센트"라는 이야기를 징징댔을까 의문이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라고 말해야 했을까? * 원문은 [nairrti.com][2]에 올린 것으로 이 곳에는 소스 링크가 삭제된 채 올라왔습니다. [1]: https://storify.com/lostland/indiegame [2]: http://nairrti.com/2014/08/25/스팀은-인디-게임을-죽이고-있는가/
  12. hwangmaru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현재 모바일게임은 은근히 많은 여성 유저가 있는데, 사실 이 유저들을 어떻게 미들코어로 이끌어오느냐가 다음 화두일 듯 한데.. 과거에 여성 유저에게 성공한 미들코어게임이 과연 있냐.. 라고 회상해보면, <동숲> 정도밖에 없는 것 같아요. ( 또 있으면 제보 부탁!!) 근데 왜 동숲은 모바일로 안만들까요? 뭐 지엄하신 닌텐도야 모바일 안한다고 했으니 정식 넘버링이 안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우리의 기민한 복사고양이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는데.. 왤까요?
  13.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간밤에 Twitter에서 나누었던 온라인 RPG의 컨텐츠 소모에 대한 이야기를 포럼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 lolkain: 개인적으로 morpg의 던전은 경쾌한 플레이를 선호하는 편. 뭔가 쓸데없이 왔다갔다 시킨다거나 하는건 감각적으로도 영... ---------- tophet: 사실 같은 던전에 밀어넣는 이유는 한가지죠. 컨텐츠는 없는데 플레이 시간은 늘려야겠고, 기왕 만든 던전 한번만 플레이시키긴 아깝다... MMORPG라면 주워오기 / 몇마리 잡기 등으로 뿔릴 수 있는데 MORPG는 얄짤없음.. ---------- lolkain: 개인적으로는 놀이 방법에 대한 접근을 새로 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a ---------- tophet: 사실 저는 근본적으로 왜 꼭 컨텐츠를 소모하도록 게임이 구성되어야하는지가 의문이거든요. WOW가 퀘스트로 성장구간을 이끌어가는 모델을 제시했다고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흥신소 직원 된 느낌이라 한번도 만렙을 못찍었어요. ---------- lolkain: 순전히 게이머로서의 시각만 놓고 이야기 하자면 전 wow식 퀘스트 성장 시스템을 별로 좋아하진 못하겠더라구요. 스토리는 좋은건 알겠는데 그래서 내가 지금 재미있는거 같지 않다. 라는 인식을 가진 적이 꽤 되서요. ---------- tophet: 하지만 퀘스트 성장 시스템의 끝판왕인 스타워즈 구공화국을 해보신다면....? ---------- zerasion: 두 이슈가 혼재된 것 같습니다. 하나는, 심부름꾼처럼 된 건 퀘스트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그 컨텐츠가 허드렛일로 채워지고 대우가 그런 것이니까요. ㅎ 반대쪽에 말씀하신 구공온이 있을 거고요. 다른 하나는, 소모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하게 할 것인가?에서 저는 생산과 파괴 정도밖어 떠오르질 않습니다. UCC와 UDC 외에 특별히 염두하시고 말씀하신 플레이 모델이 있으신가요? ---------- tophet: 안알랴줌 ---------- zerasion: ㅂㄷㅂㄷ!! ---------- tophet: 은 농담이구요. 일단 개발자 입장에선, 소모되는 컨텐츠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것 같아 꺼려집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선, 그렇게 자원 때려박는 것에 비해 퀄러티가 몰입할만큼 높지 않다는 거지요. 구공온 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풀 음성이 안나오면 그냥 자동적으로 스킵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와일드스타에 전혀 몰입을...) 그런데 디아블로나 마아블로 같은 게임들을 보면 퀘스트라는게 의미가 없지요. ---------- zerasion: 마아블로는 잘 모르겠지만, 디삼은 아이템 파밍, 정복자 렙업과 같은 장기적이고 맹목적인 모티베이션과 랜덤 퀘스트 기반의 피라미드식 현상금-차원균열-대균열 시리즈가 있을텐데 후자도 결국은 소모의 효율증대 아닌가요? ---------- tophet: 루팅 게임이긴 합니다만, 사실 그 이전에 불확실성이 강하게 깔려있거든요. 대충은 알아도 정확하게는 알 수 없는 미묘한 불확실성이 퀘스트 따위 없어도 긴장감 있는 탐험을 제공하지요. 루팅 게임이니까 같은 컨텐츠 뺑뻉이 돌려도 괜찮다고 한다면 그건 유저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라는 거죠. 같은 던전을 몇번을 돌아도 언제 어디서 어떤 정예가 튀어나오고 보스가 어디있는지는 예측할 수 없지요. ---------- zerasion: 그런데 그 경우는, 불확실성들 사이의 패턴 인지가 결국 한계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긴장감의 완급조절이 없이 그 나물에 그 밥인 경우가 많아 랜덤성 자체가 희석되어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소모이긴 하지만 고효율인. ---------- tophet: 그래서 제가 주장하는 건 쌈마이는 아예 쌈마이로 대량으로 만들어 랜덤하게 뿌려버리자는 거지요. 아무리 긴장감 있게 만들어도 어차피 부캐 키울 때 되면 지겹잖아요. ---------- zerasion: 오오.. 그 부분은 제 컨텐츠 배치 기조와도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맨밥에 공들이지 말고 메인 디쉬를 정해서 힘을 주자는 주의거든요. ㅎㅎ 기성 컨텐츠라는 게 아예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tophet: 길드워2가 거기에 대해 아주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했죠. 잡퀘는 아예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잡퀘. 메인퀘는 굵직한데다가 선택지도 있어서 여러번 플레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요. ---------- zerasion: 저는 스테이지 1 시절의 파이어폴 이벤트 테이블이요. 랜덤 아레시 미션은 그냥 산발적으로 뿌려버리고, 주기적으로 토네이도와 초즌 침공으로 환기 시키는 게 꽤 잘 동작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lolkain 님의 "새로운 접근 방식의 놀이 방법"이 궁금해지는 것입니다..! ---------- lolkain: 전 주로 FPS의 레벨/모드에서 오는 플레이의 경험적인 부분을 접근하는 경향이라서요a 최근 작업하는걸 기준으로 이야기 하면 핵심 플레이를 하게 하고 그 플레이를 하면서 하는 여러 행동들이 영향을 미치게 하는 쪽.. ---------- sequoia: WOW는 누가 옆에서 퀘스트를 방해하진 않을지, 옆에서 같은 퀘스트를 하는 사람이 파티원이될 지 경쟁자가 될 지 등의 미묘한 불확실성이 있긴 합니다. 폄하할 수는 있지만 그게 의외로 커요. ---------- tophet: 누가 옆에서 퀘스트를 방해하는 건 그냥 짜증나는 요소지 그게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불확실성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PVP도 아닌 PVE 플레이하는데 굳이 다른 사람 눈치를 봐야하나 생각하면 전 좀 짜증이 나더라구요. 그런 점에선 마아블로나 길드워2가 취향이죠. 그냥 같이 있으면 같이 노나먹고 친구~ ---------- zerasion: 그런데 사실 "다른 사람이라는 변수"는 온라인 게임의 근간에 깔린 핵심 재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고 OG, MOG, MMOG가 생겨난 거니까요. 반대로 여기에서 뒤에 오는 기존 오프라인 싱글 게임들의 장르문법을 고수하면 거기서 디자인 충돌이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sequoia 님 말씀에서 방해인이 아군이 아닌 상대진영이라면 훌륭한 컨텐츠니까요. ---------- sequoia: 물론 짜증나는 경우가 더 많고 길드워2 방식이 더 모던한 방식이긴 하죠. 그러나 모였을 때 손해볼 일이 없는 길드워2 방식보다 WOW방식에서 더 다양한 인터랙션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 tophet: 인터랙션의 빈도와 농도만으로 따지자면 아예 사냥터 놓고 현피까지 하던 리니지나 뮤가 훨씬 더 우수한 시스템이 아닐까요? (웃음) ---------- zerasion: 저는 궁서체로 리니지의 시스템은 웰메이드라고 생각합니다. =) ---------- tophet: 물론 웰메이드죠 ---------- sequoia: 우수하다기보단 너무 긍정적인 인터랙션만 유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게 꼭 옳은 것인가에 대해 잠시 반골적인 생각을 해보았어요. :-) ---------- zerasion: 이것은 뭔가 "플레이어의 선의를 강제하기만 하는 져니의 디자인은 무조건 옳은 것인가?"와 비슷한 관점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 sequoia: 근데 원래 트윗과 관계없는 얘기로 제가 가지를 친 것 같아서 민망하네요 ㅎㅎ;; 게임이 컨텐츠를 소모하는 방향으로 만들기 쉬운 건 대중이 <쉬운 게임>을 원하는 것도 큰 것 같아요. ---------- tophet: 부정이고 경쟁적인 인터랙션도 필요하긴 한데, 한적한 PVE에선 서로 오손도손 도와가며 사는 목가적인 모습이 낫지 않냐는 거죠.. 그러다가 PVP 들어가면 캐삭빵! ---------- lolkain: 포지티브 인터렉션을 조성해 줘도 네거티브한 인터렉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니 차라리 네거티브를 일부러 조정하기 보단 자연스럽게 두는게 낫다고 보는 쪽입니다<< ---------- tophet: 저는 분란이 발생할 수 있는 요소는 최대한 거세해버리자는 주의라서요. BFO 4년이 기획자를 파시스트로.... ---------- lolkain: 납득할 사유라서 눈물이 앞을... 물론 어느정도 네거티브가 발생할 여지는 최소화 하는게 좋지요. ---------- tophet: 그쵸.. BFO 4년 하면서 제가 얻은 깨달음이란. 1.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은 트롤링 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 2. 트롤러를 사후 제제해봤자 떠한 피해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 두가지라.. ---------- lolkain: 그 트롤링 제가 사내 테스트 할 떄 가끔 시전합니다() 그리고 고치기 위한 방법을 생성해 내는...(퍽 ---------- zerasion: 셀프 예방 접종! ---------- sequoia: 그 경험을 제가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트롤링과 유저 간 분쟁은 좀 다른 면이 있지 않을까요? 트위터 140자가 너무 짧다면 GDF에라도 공유해주시면 성실하게 댓글 달겠습니다... ---------- tophet: 주제가 좀 복합적인 곳으로 흘러오고 있는데 말이죠 ㅎㅎ 경쟁을 전제로 한 게임플레이에서 발생하는 유저간 대립은 권장해야하는데. 협력을 전제로 한 게임플레이에서 의도치 않은 경쟁이나 방해가 필요한가 사실 트롤링이라는게 그냥 부모님 안부를 묻는게 아니라 결국은 게임이 기반하고, 플레이어가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터랙션 해서 혼자 재미있는 거잖아요. 그런 불확실성이 좀 더 다양한 상황을 만들 수 있냐? 당연히 있지요. 그럼 더 재미있느냐?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 가능성만 보고 열어두기엔 인간은 굉장히 사악하다는 걸 경험한거죠. ---------- zerasion: 개인적으로 둘을 구분짓는 가장 큰 기준은 행동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이익 추구가 상충하면 갈등 또는 분쟁이지만, 의도적으로 방해 그 자체가 목적이되면 어뷰징 또는 트롤링이라고 생각합니다.ㅎ ---------- tophet: 문제는 게임을 잘해서 상대방의 이익을 갉아먹어서 괴롭히는 건 어려운데. 못하거나 악의적으로 플레이해서 아군 괴롭히는 건 쉽단 말이죠 ㅋㅋㅋㅋ 여하튼 게임 디자인 적으로 이야기를 돌리자면. 인간에서 오는 불확실성이 온라인의 재미인 건 맞는데, 이게 악의적으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배제해도 되고, 사실 배제해야하지 않나 서로 협력하는 걸로 오는 재미도 충분하지 않냐는게 제 의견인거죠. 그리고 온라인에서 처음 만났고 두번 볼 일 없는 사람들끼리 처음 만나서 합 맞추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구요. 그리고 트롤러는 업체가 계정 파지 않을 걸 아니까 더더욱 트롤링하고, 설령 계정 파도 부캐로 다시 트롤링하니까. 사후 제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공격적 방어로 원천차단해야한다..는게 제 소견입니다. ---------- sequoia: 뭔가 트위터에서 논하기보단 술이라도 한 잔 사드려야 할 것 같은 곳으로 이야기가 빠진 것 같네요 ㅎㅎ;; 나중에 기회될 때 더 깊은 얘기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romuska: 내 퀘스트 방해받는건 짜증이지만 남 퀘스트 방해하는건 재밌다능 ---------- zerasion: 으윽... 그건 확실히 그렇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 ㅋㅋㅋ ---------- lolkain: 저쪽 멘션 스레에 붙이기 뭐해서 남기자면.. 최근 테스트 중 의도적 트롤링에 대한 테스트를 해봤는데 마치 해적과도 같은 플레이가 가능한 테스트였음. 재미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원성이 있었다는게 함정 이지만 플레이가 회전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었음. 문제는 트롤링이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도 그것을 받아들일 플레이어들(아군/적군)은 과연 트롤링을 플레이의 요소로 받아들일 것인지. 감성적으로 네거티브하기에 거부반응을 보일지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가지는건 자명한 일인듯.
  1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Digging down to business: Shovel Knight Planning and Sales - 미국 시장 얘기라서 국내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웃기길래 옮겨봅니다. - 게임 이름이 쇼벨나이트라서 여러번 나오는데, 매번 쇼벨나이트라고 치기는 글자가 너무 길어서 삽질기사로 임의로 줄였 ... 습니다. 그래봐야 한 글자 차이지만 20번 나오면 무려 20글자 절약이거든요! http://www.gamasutra.com/blogs/DavidDAngelo/20140805/222585/Digging_down_to_business_Shovel_Knight_Planning_and_Sales.php ---------------------------------- 삽질기사는 현재 미국에서는 Wii U와 3DS용으로, 글로벌로는 스팀을 통해 (영어만 지원) 한달 이상 판매되고 있다. 우리의 병아리같던 킥스타터가 이렇게까지 커서 자생하게 되다니 정말 멋진 일이다. 믿거나 말거나, 멋진 게임을 만들고싶다는 욕구 외에도 우리팀이 안전하고 탄탄한 회사들을 떠나 인디로 오고 싶었던 이유들 중 하나는, 개발 프로세스를 좀더 대중들에게 공개하고 싶다는 것도 있었다. - 따라서 여러분도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성공을 어떻게 측정해야하는지를 좀더 잘 알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게 오늘 여기서 우리가 할 일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판매량 기대치나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허락받지 못하거나 그럴 생각이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아니다. 우리가 여기에 공개하는 내용이 다른 개발자들, 저널리스트들, 광팬들, 그리고 늪할매(게임 내에 등장하는 npc - vsc)가 가진 작은 정보 무더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여러분 모두가 이 게임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는 이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모든 세세한 부분들을 여러분에게 알려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분이 우리와 비슷한 짓을 한 다른 개발자들을 알고 있다면, 그런 자료를 찾는 다른 분들을 위해 댓글란에 써주시라. 좋다. 이제 시작해보자. 킥스타터를 꿈꾸던 때로부터 출시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짚어갈 것이며, 여기에 판매량 자료를 살짝 뿌리고 6월 25일부터 7월 26일까지의 통계자료도 좀 넣을 것이다. 유의할 것은, **이하에서 우리가 공유할 수치들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몇몇 이유들로 인해 이 숫자들은 확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 킥스타터와 함께 시작되다 우리의 현재 판매량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기 위해 일단 우리가 언제 시작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2013년 4월 13일에 우리는 킥스타터 캠페인을 종료했다. 우리의 충성스럽고 멋진 14,749명의 후원자들이 총 311,502$를 투자해줬다. 우린 동시에 페이팔 기부도 운영했는데, 935명이 17,180 달러를 즐거이 쾌척해줬다. 캠페인이 마무리되자 우리는 후원자들에게 어떤 플랫폼용 게임을 원하는지 물었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놀랍게도 닌텐도 후원자는 전체의 1/3가량이었다. 우린 닌텐도 플랫폼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했었기에 내심 이 숫자가 좀더 높길 바랬었는데 ... 비관론자들이 맞았던건가; 닌텐도에서는 인디 게임은 잘 안팔리나? 이후에 전체 판매량에 대해 다룰 때 이 부분에 대해 다시 논할 것이다. 일단 지금 당장으로서는 킥스타터가 PC 지배적 플랫폼이라고 말해둬야 할 것 같다. 자 그래서 이후의 개발기간에 대해 총 328,682달러를 손에 쥐고 우리는 삽질기사의 풀 프로덕션 과정에 돌입했다. (유의할 것은 이 328K 달러에 세금, 킥스타터의 몫, 수수료, 지불을 취소한 후원자 등은 아직 계산하지 않은 액수라는 점) 이 자체로는 큰 액수였지만, 게임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그닥 크지도 않다! 놀랄지 모르지만 작은 다운로드용 게임들을 개발할 때조차 때로 백만달러 이상이 들곤 한다. 우린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 다섯 명 (제이크Jake까지 포함하면 여섯 명)으로 이 년간 (여기에는 게임을 위한 1년, 그리고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 - stretch goal content - 를 위한 1년이 포함된다.)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328K 달러로 이런 게임을 만드는건 그냥 불가능하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개발비 게임은 보통 얼마나 드나? 그걸 어떻게 파악하지? 글쎄, 솔직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꽤 표준적인 지표로는 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쓰는지 결정하고 여기에 개발 기간을 곱하면 된다. 이게 그렇게 정확하지는 못한데, 게임 개발계에서 우리는 범죄에 가까울 정도로 각 요소들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흔히 이를 시간/월급/양적 요소를 약간씩 과대평가함으로써 상쇄하곤 한다. 자 이제 삽질기사를 계산해보자 ! 요새는 대부분의 스튜디오들이 팀 내 개발자 한 명당 한달에 대략 10,000달러 전후의 비용을 책정한다. 요약해보자면 개발자 한 명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는 한달에 10,000 달러, 일년에 120,000 달러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물론 팀내의 모든 개발자들이 그만큼의 돈을 받는건 아니고, 잦은 빈도로 **누구도** 그정도로 받지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왜 이렇게 되냐면 이 한달에 10K달러라는 액수는 단순히 직원들의 급료만 계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돈으로 그 직원을 고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돈을 다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는 해당 직원 개인을 위한 월급, 건강보험 등 뿐만 아니라 회사가 치러야 할 사무실 임대료, 전기세, 물세, 음료&탕비 비용, 편의시설, 컴퓨터와 각종 부가장비,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변호사비, 세금, 개발킷 사용료 등등 ... 목록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렇게 많은 항목들을 포괄해서, 우리는 전체 게임에 들어갈 비용을 산출해내는 것이다. 아울러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누군가는 프로젝트 내내 일을 하지만 누군가는 몇 개월만 일하는 경우도 있음을 기억하자. 게임에 따라 이 맨먼스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무튼 삽질기사에서 우리는 게임을 마무리하기까지 144 맨먼스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이제, 여러분도 게임 예산을 계산할 수 있는 힘을 손에 넣었다. 그냥 곱하면 된다. 예를 들어 50명짜리 팀이 2년간 일해야 한다면? 12,000,000 달러가 든다. 천 이백만 달러다! 게임 예산이 어떻게 커져가는지 이제 여러분도 알 수 있다! 이 숫자를 머릿 속에서 굴리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너희들 삽질기사를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까지 포함해서 2년 내에 만들어서 출시할거라 했지? 삽질기사 개발에는 여섯 명의 핵심 멤버들이 참여했다. 우리가 방금 설정한 표준 규칙에 의하면, 삽질기사를 2년에 걸쳐 만드는 비용은 1,440,000 달러가 든다! 못만들겠네?? 자 그럼 예산의 어디를 까야할까? 일단 우리는 제이크 카우프먼Jake Kaufman의 월급을 공식에서 제외했다. - 그는 관대하기 그지 없어서 출시이후에 월급을 몰아받기로 합의해줬고, 부지런하기 그지없어서 대부분의 사운드와 음악을 매우 짧은 시간내에 완성해주었다. 이렇게 예산을 줄이니까, 우린 이제 1,200,000 달러만 있으면 된다 ... 별로 도움이 안되는군?? 그리고나서는, 맞다. 이건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까지 포함해서 2년이었다. 그러나 추가 컨텐츠들을 제외하고 1년내에 완성한 후, 출시 후에 벌어들이는 돈을 써서 무료 업데이트 형식으로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를 내놓으면 되겠군. 혹시라도 궁금해 할 분들을 위해서, 킥스타터에서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가 출시 이후에 제공될거라고 언급한 부분은 바로 이런 지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우린 이만큼이나 멀리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오키. 이러면 예산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겠어. 이제 600K달러까지 내려왔다. 가까워지고 있군. 불행히도 이제 선택지가 별로 없다. 유일하게 남은 한 가지는 각자에게 할당된 월급을 반으로 줄이는 것 뿐이다. 그럼 이제 우리는 1인당 한달에 5000달러를 책정할 수 있다. - 극단적으로 낮은 금액이다. 인당 연봉이 6만달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회사 유지 비용과 세금 기타등등 현실적 요인들 덕분에 1년간 연봉은 3만달러 근처가 된다 ... 심지어 세전에. 이 시점에서 여러분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3만달러에서 세금을 뺀 연봉이라니 ... 게다가 살인적인 업무 강도 ... (일일 12-18시간 작업, 주 7일 근무) 그런데도 안정성이나 뭐 이런건 없고 ... 친구야 왜??? 슈패미 게임은 안팔려. 80년대는 갔어. 시대를 좀 따라잡으라구! 쿨한 애들은 다 트리플에이급 폭발액션게임 후속작을 한다구. 해낼 수가 없어 !! 왜인가 친구여 전혀 나쁜 질문은 아니다. 아까의 공식에 우리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 단순히 삽질기사의 개발을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더해보자.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과, 마케팅과, 퍼블리싱과, 판매와, 지원과 그 외 게임의 모든 것들을 맡아야 했기에 깨어있는 시간을 모두 게임에 투자해야 했다. 우리는 삽질기사를 마무리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모두 간신히 붙어있을 거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삽질기사를 먹고 삽질기사를 꿈꾸며 창문도 없는 사무실에서 지내다보면 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잊어버릴 거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엄청나게 끔찍할 것이다. 안전망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우리가 이런 처절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삽질기사를 만들고 싶었던 명백한 이유는 우리가 이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린 믿었던 것이다! 열정 프로젝트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킥스타터를 통해 이 프로젝트를 하는동안 우리처럼 믿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세계가 삽질기사를 원했고, 우리는 그걸 개발해야만 했고, 우리 자신을 희생해야한들 신경쓰지 않았다. 우린 마케팅에서 개발까지 모든 부분을 직접 만지고 싶었고, 이들 중 무엇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이런 우리의 생각은 물론 킥스타터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러나 확실하지 못했던 것은 우린 삽질기사가 성공할거라는걸 알았다는 점이다. 우린 수년간의 예산수립과 게임개발 (그리고 자기 삶을 희생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한 점의 의구심도 없었다. 우리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수치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계획을 세우며 이후 킥스타터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을거라고 확신했다. 우리가 언급하는 탄탄한 수치란 킥스타터 캠페인동안 우리를 후원해 준 15,684명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다른 개발사들은 일반적으로 첫 주 예약구매자를 이 수치의 200%~400% 정도로 잡는다. 이는 삽질기사가 첫 주에 15,684명의 후원자들의 2배에서 4배 가량에게 팔릴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말로, 첫주 예상 판매량이 3만에서 6만장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우리에겐 미친 소리처럼 들렸다.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성공적인 게임들은 대체로 5만장정도가 팔렸다. 그러나 이런 수치를 가지고 싸울 수는 없었다. 어느정도의 안정감을 느꼈기에, 이후의 12개월간 벌어질 힘든 싸움에 대비했다. 이건 즉 계획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우린 자신감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목표를 잃었다. - 출시 일정을 3월 31일까지 연기했던걸 기억하는가? 그렇다. 이 시점은 또한 예산을 모두 써버리고 예비자금도 바닥나기 시작했던 시기이다. - 다른말로 "돈 다 씀"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이렇게 된 시점은 3월 1일이었다) 우리는 게임 및 킥스타터에 필수적인걸 빼고는 지출을 멈췄다. 이미 예산을 초과했고 킥스타터 보상 비용과 같은 큰 지출꺼리들만 남아있었고, 그날그날 간신히 살아갈 뿐이었다. 전기? 필요하다. 인터넷? 이것도 필요하다. 흙편지봉투? (원문은 Drit Letter Envelopes인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네요 - vsc) 시켜. 생활비? 음 그건 ... 우리 팀은 5개월간 아무런 돈이나 월급없이 운영되었다. 힘든 시기였다. 우리들 중 몇몇은 카드 사용이 정지되어 계산원 앞에 어색하게 서있어야했고, 가능한 모든 계좌에서 돈을 끌어왔으며, 친구와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야만 했다. 그러나 우린 마침내 해내고야 말았다! 첫 달 판매 마침내 6월 26일, 우린 게임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모두가 기다려왔죠? 게임이 얼마나 실제로 팔렸을까? 바로 들어가보자. 첫 주의 킥스타터 사전판매에서 우리는 7만 5천장을 팔았다!! 완전 미친거다 !! 2배에서 4배 정도일거라는 사전판매 기대치를 날려버렸다!! 우리의 판매량 예측치가 실제로는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드러날 거라 생각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다. 한 가지는 우리는 킥스타터였다! 이는 사전예약과는 다르다. 킥스타터에서는 제한된 시간동안만 사전예약을 할 수 있었고, 따라서 실제로 사전예약을 하고자했던 사람들이 100% 사전예약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울러 킥스타터가 PC기반이기 때문에, 실제로 출시된 후에는 아마도 닌텐도 플랫폼에서 좀더 높은 판매를 기대할 수 있을거라 보았다. 닌텐도 유저들은 킥스타터 사전예약보다는 판매 첫날 게임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전예약 예측치는 확고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대치의 가이드라인에 가깝다. 우리는 컨벤션 및 매체 사이트에서 일년동안 우리 자신에 대해 계속해서 광고하고 마케팅을 해왔기에, 사람들이 이에대해 일종의 호응을 해준거라고 보고 있다! 닌텐도 또한 그들의 샵과 자체 마케팅 채널을 통해 엄청난 지원을 해주었다. 기대치를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차트의 순위권에도 올랐다! 우리는 게임을 소문내기위해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하긴 했지만, 모두의 열광없이 이런 일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각각의 모든 긍정적 평들과, 공략 비디오와, 스트리밍과, 트윗과, 팬아트와, 추천과, 비평적 댓글들과, 이메일과, 투표와 리뷰들이 이를 가능케 했다! 위에서 볼 수 있듯, 삽질기사는 3DS에서 1위를 했고, 위유에서 2위를, 그리고 비록 이 그림에는 나오지 않지만 (증거로 캡처한 그림을 찾을 수가 없었음) 스팀에서도 탑10 게임에 들었다. 혹시 우리가 완전 멍청하게도 밸브의 조언 전체에 반대해서, 우리의 경쟁자들이 주력 세일을 하는 스팀 여름세일기간동안 런칭했다고 얘기 했었나? 그렇다. 우린 미쳤다! 그래도 우린 탑10에 들었다! 잘은 몰라도 2달러에 스팀 월드 딕(Steam World Dig)이라니 나쁘지 않게 들리지 않는가? 아울러 우린 위유 스토어에서 2위를 차지했는데, 마리오 카트 8 프로모션용으로 뿌려진 일군의 무료 게임들과 경쟁하여 이룬 성과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개별 유저들이 eShop에서 무료 게임을 고를 수 있고 그 속에 포함된 2백만장이나 팔린 게임을 이길 거라곤 생각지 못했었는데! 우린 감히 젤다의 전설 : 바람의 택트에 가까이 갈 수 있었던 점이 무척 자랑스럽다. 엄청난 첫 주였다. 그러나 물론, 판매량은 일반적으로 출시 직후에 급강하하곤 한다. 이제 한달이 지난 후에는 어떨까? 아래는 7월 26일까지의 전체 상태이다. 참고 : 여기에는 리뷰 카피 및 킥스타터 카피가 포함되어 있음 개괄적으로 우리는 이 판매량이 엄청나게 행복하다. 비교를 위한 다른 디지털 게임들의 판매량 자료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회사 - 우리 여섯 명의 회사 - 로서는 엄청 잘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현재의 작업을 계속 진행하여 회사 문을 닫을 공포에 떨거나 추가 투자를 찾을 필요 없이도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꿈을 계속 이어 우리의 멋진 팬들(그리고 곧 팬이 될 이들)을 위한 굉장한 게임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 게임을 출시할 다른 시장들도 남아있다. - 호주, 유럽, 일본 ... 비록 이들 시장은 보통 미국에 비하면 좀 덜하긴 하지만, 우리의 다음 행보에 기여할거라 확신한다. 초과 후원 달성기념 추가 컨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이 또한 각각이 출시될 때 판매량에 도움을 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킥스타터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우린 모두 판매목표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 대부분이 합의한 숫자는 ... 다 해서 총 15만장이 팔렸다. 우리의 최고치이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저희를 도와주신 분들과 삽질기사가 불과 첫달만에 이를 달성하게 해주신 분들. 우린 날아갈 것 같아요! 미친듯한 여정이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린 이 게임을 사랑받고, 널리 플레이되고, 불티나게 팔리도록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우리의 새로운 목표는 백만장 판매이며, 최신 플래티넘 고전 게임으로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위유 게임 또는 닌텐도 플랫폼에서 디지털 게임이 팔릴 것인지를 의심하는 분들에게, 좋은 게임은 콘솔을 막론하고 마케팅만 잘 된다면 팔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길 바래요. 모두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게 다가 아니에요! 목요일엔 (이 글은 2014년 8월 5일에 올라왔습니다 -vsc)는 이 수치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어요. 스팀 버전의 지역별 판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게임을 클리어했는지,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았는지 등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이상의 수치나 그 외 이 내용에 질문이 있으시다면 기꺼이 다음 포스팅에서 답변해드리죠. 채널 고정! -------------------------- 어조에서 꽤 흥분되고 신난 느낌이 엄청 느껴져서 아무런 상관없는 저까지 신나네요. (나도 삽질기사나 한 번 해볼까 ...) 앞으로도 잘 되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케이스가 나오길 ...
  15. 저는 어제 SNS에 이런 글을 남겼었습니다. 스레드에서 많은 분들이 의견을 피력해주셨지만 신비주의라거나 거창하고 엄청난 아이디어라서 말씀을 안드린 건 아니고 단지 제가 어제 마감을 치느라 자정까지 혹독한 일감을 치러내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말씀을 못드렸던 것이니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달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흑흑) 사실 shotbyshot 님과는 개인적으로 이 방안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고, 당시에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만.. (훌쩍) 생각했던 내용을 온전히 전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다른 내용들을 더 보강해 보았고 그 내용을 지금부터 풀어내볼까 합니다. 우선 두 가지 방식으로 이 건에 대해 접근해 보았습니다. 첫째, 시스템 구조적인 접근. 논리적으로 자원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둘째, 사용자 경험적인 접근. 심리적으로 사용자의 자원을 회수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먼저 듀랑고의 자원 구조에 대해 NDC 2014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듀랑고의 자원은 "에너지"라는 단위로 크게 묶여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위 "닫힌 계"라고 불리는 완전한 순환을 지향하는 에너지 순환 구조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시스템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자원을 축적시키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플레이어에게 제공되었던 자원은 다시 시스템에게 반납되야하는 대상으로 취급됩니다.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경제 체제를 도입한 많은 온라인 게임들에서 사용하는 "경제 하수구"라는 개념과는 그 목적이 유사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대체 자원을 회수하는 것이 아닌, 발급한 자원 자체를 다시 회수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되는데요. 첫째, 시스템 구조적인 접근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가 키워드로 사용하고 싶었던 것은, 위 인용구의 원문 링크 스레드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어음 발행'입니다. 하지만 어음 발행에 대해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가 정확치 않을 수도 있으니, 그냥 참고 정도만 해두시길 바라며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목표는 이렇습니다. - 자원이 쌓이지 않고 계속 순환되게 한다. - 접속 중이 아닌 플레이어의 자원도 회수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제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 자원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정보는, 클라이언트에서 처리하기 위험할 수 있다. (변조 위조 등의 이유) - 따라서 이 정보는 서버와 DB를 통해 관리될 필요가 있다. - 접속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데이터를 직접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또는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 부분을 타개해보고자 했습니다. 1. 자원 생성(시스템이 플레이어에게 넘겨주는) 시점에 소멸(시스템이 플레이어로부터 돌려 받는) 시점을 함께 발급한다. 듀랑고의 자원 생성은 순수한 Create가 아니라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플레이어에게 넘겨주는, 일종의 소유권 이전과 같다는 해석을 했었습니다. 이 해석은 저의 다른 글인 [가죽 장화를 통해 추리해 본 듀랑고식 아이템과 가공]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레시피라는 가공 방식을 생성 시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에, 이같은 정보를 태그해두는 것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생각됩니다. - 한 번 발급받은 소멸 시점은, 재가공 시 또는 직접적인 해당 자원의 연장을 통해 갱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템의 가공 단계와 무관하게 최초 원재료가 생성된 시점에 이후의 자원 생명이 연계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활성화 된 자원을 파악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갱신을 시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소멸 시점을 갱신하지 않은 상태로 소멸 시점이 도래하면, 해당 자원은 "회수 대상"으로 판단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큰 따옴표로 구분한 "회수 대상으로 판단한다"는 표현입니다. 이 부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태 모두의 플레이어에게 유효하게 대응하기 위한 핵심 방안입니다. 먼저, 온라인 플레이어의 경우는 이미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접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즉시 자원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이미 다른 많은 게임들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깊게 논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경우는 온라인의 경우처럼 즉시 회수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전제했던 조건들 중 세 번째인 "접속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데이터를 직접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또는 위험)이 따른다."라는 부분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경우는 즉시 회수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스템 입장에서 "회수 대상"으로 분류하고, "잠정적 회수 자원"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회수할 시점은 해당 플레이어가 게임에 접속하는 순간이며, 소멸되는 아이템을 가진 많은 F2P 게임들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깊게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 회수 대상으로 판단되는 자원은 그 즉시 시스템에 자원을 돌려준다. 사실 돌려준다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플레이어에게 마이너스(-)한 자원량만큼, 시스템에게 플러스(+)한다라고 나누어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역시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자원 때문인데요. 온라인 플레이어는 플레이어에게서 빼고, 시스템에 더하는 것을 즉시 수행할 수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자원은, 위 3.번 과정에서 "즉시 빼지 않을거다"라고 정했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회수 대상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어차피 그 것은 돌려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시스템에 자원을 더한다"는 점입니다. 이 방식은 시스템이 플레이어에게 받을 자원을 담보로 일종의.... 자원 가불 또는 대출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창고에 막대한 자원을 쌓아두고 사라져버린 휴면 플레이어 때문에 시스템이 자원 총 량이 묶이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 창고에 자원이 있건 없건, 소멸 시점이 지나 회수 대상으로 분류됐다면 시스템의 자원량은 회복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할 부분은, "그래서 그 창고지기가 실제로 게임에 접속해서 자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실제 게임 내 자원 총 량은 초과 상태이다"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전체 자원량을 계산하지 않고, "가용 자원"만을 계산한다면, 회수 대상 자원은 이미 가용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자원의 융통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예상보다 말이 몹시 길어진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역시 글을 짧게 쓰는 재주는 일단 제 것은 아닌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흑흑) 다음으로 사용자 경험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우려되는 부분은, 많은 분들도 예상하시겠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게임이 내 자원을 뺏어간다."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미 많은 플레이어들이 기존의 다른 게임들로부터, "캐릭터와 장비는 영구 자산이다"라는 RPG의 문법이 학습되어 있기 때문일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플레이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의 인식을 어디로 바꿀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한 제 해법은 이렇습니다. "(듀랑고의)장비는 원래 소모품입니다, 고객님." 이에 대해 몇 가지 다른 게임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1. EVE Online 제가 순환과 자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게임이 있지요. 네, EVE 온라인 입니다. 이 게임의 굉장한 매력 중 하나가 바로 플레이어에게 기존 문법을 새 문법으로 교정시키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 있는데요. 바로 "당신이 가진 모든 것(부품, 함선, 심지어 캐릭터조차도)은 소모품입니다."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보통 RPG 게임에서 PvP 컨텐츠를 플레이하려면,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야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장비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겠죠. 하지만 EVE 온라인에서는 "전투에 나가면 모두 소비될 것이다"라는 걸 이미 플레이어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소비되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규모(그 규모는 각자의 재정력에 따라 다르겠지만)의 부품과 함선들로 전투에 참가합니다. 부수적으로는 이와 같은 이유로 낮은 등급의 자원들에서도 끊임없이 수요/공급의 순환이 이뤄진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 스레드에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2. Minecraft 그리고 로그라이크인듯 로그라이크아닌듯 로그라이크같은 썸을 타는 게임이 하나가 있는데요, 세계적으로 인디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그것입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캐릭터가 사망하면 아이템을 모두 바닥에 떨어뜨리고 경험치가 전부 날아가는 그야말로 로그라이크같은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마인크래프트에 경험치가 있었다고?같은 소소한 발견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경험치를 뭐에 쓰는 지는 저로선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그라이크가 아닌듯한 냄새는 "마인크래프트에서 중요한 건 레벨과 자원이지 캐릭터나 장비가 아니잖아?"라는 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들 아시겠지만, 마인크래프트의 장비(전투 장비 말고 채집 장비요)는 모두가 소모품이죠. 그래서 서바이벌 모드에서 삽질을하고 곡괭이질을 하는 모든 행위를 할 때, 많은 분들이 한 번에 여러 벌의 도구들을 만들어서 인벤에 담고 작업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때 장비 내구도가 다해서 소모되었다고 해서 "시스템이 내 자원을 뺏어갔어!"라고 느끼는 분은.. 없다곤 못해도 많진 않으시겠죠? (물론 캐릭터나 장비는 소모품으로 인지될 수 있지만, 앞서 말한 레벨과 자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인장 괴물 같은 게 내 피와 땀으로 빚어낸 소중한 건축물을 파괴시키면.. 음... 네. 애도해드려야죠.) 3. Diablo lll (Hardcore) 현 세대에서 로그라이크란 꽤 매니악하고 클래식한 취향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한 로그라이크 게임이 로그라이크가 성행하던 레트로(..?) 시절에 비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지의 메이저 개발사 블리자드에서 로그라이크"만"을 제공하진 않았지만, 로그라이크"도" 제공해준 게임이 있었으니, 다들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 디아블로 시리즈가 그것입니다. 2편부터 3편까지 이어진 이 "하드코어 캐릭터"라는 모드는 캐릭터에게 유일성의 생명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이 덕분에 영원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고통받는(?) 스탠다드 캐릭터에 질린 매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은 하드코어 캐릭터를 열심히 육성하고 있지만, 사실 3편 오리지널까지만 해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쉽게 진도를 나가진 못했습니다. (오리지널 당시에는 일반-악몽 난이도를 클리어하는 정도에서 멈췄지만, 확장팩 적용 이후에는 최고레벨 캐릭터를 두 개 육성했습니다.) 하지만 2.0 패치와 확장팩 컨텐츠를 통해 이같은 죽음에 대한 완화 장치들을 다수 마련해놓았고, 캐릭터의 "재육성"에 대한 부분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덕분에 용기를 내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큰 심리 저항 완화 장치는 아무래도 "정복자 시스템"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전에는 각 캐릭터마다 별도의 정복자 레벨이 적용되면서, 단지 60레벨 이후의 추가 성장이라는 "더 깊은 육성 요소"로만 동작했었습니다. 덕분에 높은 정복자 레벨의 캐릭터일 수록, 사망 시의 충격 또한 컸고요. 하지만 개편된 정복자 2.0 시스템은 계정 내 같은 모드(스탠다드/하드코어)의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계정 성장 요소"가 됨으로써 캐릭터가 사망해도 유의미하게 남길 수 있는 요소와, 재육성 시 직접적으로 부스트해주는 요소로 멋지게 동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시절부터 유지되는 공유 요소로는, 창고와 장인 레벨이 공유되기 때문에 완전히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정도까지 플레이어를 내던지지는 않습니다. 디아블로3의 하드코어 모드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연계 흐름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저의 다른 글인 [디아블로3의 완성, 2.0 패치 살펴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의 세 게임들을 예시로 꼽으면서, 제가 정리한 "플레이어의 인지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목표: 플레이어로부터 "장비는 소모품"이라는 인지 변화를 이끌어낸다. - 방법1: 손쉬운 복구를 지원한다. 예를들어, 이브온라인의 경우는 플레이어 본인이 쉽게 복구할 수 있는 정도의 자원만 소비하는 형태로 우선 제어가 됩니다. 그리고 일단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 자체는 앞서 설명드린대로 낮은 단계의 물건들도 수요/공급 순환이 꾸준하기 때문에 본인이 자본만 있다면 복구하는 절차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레벨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변화를 "손쉽게 도와주는 것"이 도구일 뿐이지 도구가 없다고 전혀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맨손으로 흙도 파고 나무도 베고 돌도 캘 "수는" 있으니까요. 그리고 설치된 작업대와 약간의 재료만 있다면, 얼마든지 나무나 돌로 된 도구들은 복구할 수 있어 부담이 적기도 합니다. 디아블로의 경우도, 계정 간 승계되는 정복자 포인트라는 성장 포인트와 창고를 통해 사용 가능한 고단계 보석 등을 통해 생짜 1레벨 캐릭터보다 훨씬 강력한 캐릭터를 세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높은 난이도의 플레이를 통해 빠른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듀랑고에서도 회수된 자원을 다시 복구하는(완전히는 아니고 어느 정도까지는) 과정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게임이 제공하고 있다면, 방법1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방법2: 소멸하지 않는 것을 분리한다. 이브온라인은 아바타 클론이 없다면 그야말로 태초의 상태로까지 돌아갈 수 있는 잔인한(..) 시스템이므로 소멸하지 않는 무언가는 생각나지 않아 제외하겠습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도 결국은 모든 것이 소멸 가능한 것들이긴 하지만(뎀! 선인장 괴물!), 장비와 캐릭터가 소멸된다고 해도 내가 변화시켜둔 레벨은 레벨에 어떤 변화가 가해지지 않는 이상 캐릭터의 사망과는 전혀 별개의 요소로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망과 장비의 소멸이 별로 신경쓰이는 요소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디아블로3의 정복자 포인트 때문에 이 항목을 언급했다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가령 예를 들어서 듀랑고에서 퍼머데스(Permanent Death;영원한 죽음)를 적용한다 할 지라도 계정 단위의 어떤 누적 성장 요소가 있다거나, 하우징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보존된다거나 하는 장치가 구비되어 있다면, 더 중요한 요소가 존속된다는 안도감으로 덜 중요한 요소가 소멸되는 것에 플레이어의 관심이 쏠리지 않게 이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써놓고보니 이건 러스트(Rust)에서 좀 더 투박한 형태로 지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네요.(역시 폴리곤 마인크래프트!)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흔한 RPG 게이머들이, 인벤토리에 물약을 200개 쯤 쌓아놨다가 보스 전투 중에 몽땅 다 써버렸다고해도, 모든 걸 잃은 것처럼 허망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약은 원래 쓰라고 있는 소모품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을테니까요. 소모품이 소비되어 없어지는 것을 전혀 이상하지 않게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비는 왜 영원 불변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심지어 리니지 시리즈에서는 강화에 실패해 소멸되는 장비가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백 기에 달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분노하게 될까요? 저는 이 부분은, "그 게임 사회가 바라보는 장비의 가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자주 소비된다고 해서 그것을 소비되는 것이 당연한 소모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점이 개발자로부터 의도된 그리고 부여된 아이템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리니지 시리즈의 경우는, 그런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처음부터 의도된 게임이기 때문에 숱하게 소비되는 장비라 할 지라도 항상 소멸될 때마다 슬퍼하거나 분노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장비가 소모품이니까 낮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당연히 귀하고 높은 가치를 지닌 장비가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랑고에서)장비라는 것은 소모품이다"라고 인지될 수 있는 일종의 정책적인 밸런싱 기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모두 상합니다. 어떤 방법들을 통해서 좀 더 오랫동안 상하지 않게 처리할 수도 있죠. 그리고 개중에는 값비싼 음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값비싼 음식이라고 해서, 영원히 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듀랑고의 장비에게도,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시켜보면 성공적으로 저항감 낮게 자원을 회수할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글이 길어졌지만, 그럼에도 염치불구하고 여러분의 많은 스레드 참여를 부탁드리면서 또 기대해 봅니다. (꾸벅)
  1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ARE MMO QUEST CHAINS DEAD? http://www.ign.com/articles/2014/08/01/are-mmo-quest-chains-dead ----------------------- 최근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깊이 플레이하느라 시간을 상당히 쏟았다. 그리고 내가 발견한 것은 와우라는 짐승이 내가 사랑에 빠져들었던 10년전과는 다른 게임이 되어있더라는 것이다. 보이는게 비슷하고 들리는게 비슷하지만, 전설적인 인물 그 자체가 아니라 유명인의 옷을 입은 연기자가 바쁘게 돌아다니는걸 보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던전 찾기나 게임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추가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접어두자; 나는 MMO에서 이차 연쇄 퀘스트의 개념 변화 및 그들이 전체적으로 이 장르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와우는 비록 그 규모는 줄었으되 여전히 이들을 재미나게 만들어놓았다. 내가 본 것들은 내가 수년간에 걸쳐 블리자드의 이 짐승에게 돌아오고 또 돌아오는 이유를 상기시켜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다시보기 극장 에버퀘스트(EverQuest)가 확립한 고전 MMORPG의 연쇄 퀘스트는 대략 이렇게 진행된다 :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NPC가 여러분에게 어떤 임무를 맡긴다. 보통은 그닥 대단치 않아보이는 듯 "저 으스스한 지하실 좀 살펴봐 주세요"같은 대사로 시작된다. 일은 빠르게 점점 커지고, 처음에는 그냥 저거 좀 죽여줘나 저거 좀 갖다줘로 보였던 일이 전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부적을 찾는 일이 되어버린다. 때로 여러분들로 하여금 친구를 데리고 던전에 가서 이 모든 일의 원흉과 맞서게 만들기도 한다. 성공하면 퀘스트는 여러분을 향후 수 레벨간 유용할 경험치와 희귀 아이템으로 샤워를 시켜준다. 이는 어느정도 남들에게 으스댈 수 있는 일이 되며, 그들은 자기들도 이 연쇄 퀘스트를 하고싶어 안달하게 된다. 최고의 연쇄 퀘스트들은 종종 게임의 중심 서사와는 그닥 연관이 없으며, 여러분을 유일한 영웅으로 꼽아주는 일도 드물다. 파티가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좋은 시스템이고, 2004년에 와우가 처음 게임샵의 매대 (맞다. 진짜 매대를 말한다)에 올랐을 때 이뤄냈던 것이기도 하다. 와우의 매력들 중 상당부분은 우리가 이미 전략 게임 워크래프트를 통해 아는 인물들이 "실제로 나"온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건, 기나긴 연쇄 퀘스트의 끝에서 그늘숲의 누더기 골렘을 무릎꿇게하거나 얼라이언스의 친구들을 모아 동부역병지대의 나타노스 브라이트콜러를 쓰러트린 것과 같은 기억들이 끝없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상당히 잘 먹혀들었고, 와우의 경쟁작인 다른 MMO들도 시작부터 이러한 모델을 거의 전폭적으로 수용했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 리프트, (그리고 아마도 가장 유명하게는) 스타워즈 : 구공화국이 그렇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 : 산적들의 소굴 습격을 플레이해보자 '다른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임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퀘스트 대사같은건 별로 많지 않았다. (위대한 MMO의 특징은 게임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스토리를 만들게 한다는 점이다.) 당시에 연쇄 퀘스트를 돌아가게 만들었던 사교적 상호작용은 오늘날에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에 맞닿아있다; 여러분이 친구에게 어디서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지 (때로 뜬금없는 NPC인 경우가 있다) 묻고, 친구는 퀘스트 중간에 있는 강력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여러분을 도우며, 만약 던전에 가야하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친구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등이다. 사람이 핵심이다 - 그렇게해서 여러분이 멋진 아이템을 얻고나면, 이런저런 다른 사람들이 "그 멋진 것"을 어디서 났는지 묻는다. 그럼 싸이클이 다시 시작된다. 때로 일반 몬스터도 꽤 어렵기에 주변 사람들과 파티를 해야하며, 이 과정은 그렇게 맺어진 파티원들과 친구가 될 가능성을 만들어준다. MMO 장르의 태동기에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을 매혹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상호작용과 실질적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는 부분이었다; MMO에 이런게 없었다면 우린 그저 모로윈드를 오프라인으로 플레이하며 더 나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최근 몇년간 이런 모델로부터 확연하게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단언컨대 이런 움직임은 좋지 않다. 새로운 MMO들은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이 이 장르의 기저에 깔려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들은 서로를 얼굴없는 살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메인 스토리 이외의 연쇄 퀘스트가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이들은 일반적으로 옆에 있는 다른 플레이어의 이름조차 볼 필요가 없는 그룹 이벤트에 비해서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 길드워즈2가 이런 컨셉을 극단으로 밀어붙인 사례로, 메인 스토리 이외에는 퀘스트가 존재하지조차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동안 플레이어들은 떼지어 다니며 시간대별로 나오는 보스를 공격할 뿐이다; 파이널 판타지 XIV: 렐름 리본의 FATE 또한 유사하게 극단적인 구도를 취하고 있다. (적어도 이들은 어딘가에 부가 연쇄 퀘스트를 둠으로써 이런 현상을 완화하려 하고있긴 하다.) 그리고 FF14의 길드리브는 단순반복적 노가다에 가까운 뭔가가 됨으로써 한 번 밖에 할 수 없기에 나오는 재미를 대체하고 있다. 이들 컨텐츠들은 출시 직후에는 놀라운 것이었다; 모험가들의 커뮤니티를 공통의 목적을 위해 다같이 번창하게 만들거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 패기는 무척 매력적이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어,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는 줄을 무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잠깐동안의 즐거움이었다. 경고 신호는 최초로 리프트에서 나왔다. 이름뿐인 균열이 생기고 여기저기를 마구 휘저어도, 누구도 이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채, 균열은 심지어 외로워보였다. 정도가 덜하긴 하지만 길드워즈2와 FF14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 길드워즈2 - 드래곤의 영역 파트1 트레일러 실망스럽게도 MMORPG의 연쇄 퀘스트가 과거의 영광된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자신이 보여준 슬픈 사실은, 플레이어들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게임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여러분의 기억을 끄집어내보자 - 새 확장팩이 나오면, 이전의 연쇄 퀘스트는 더이상 할 수가 없다. 전체 유저층 자체가 새로운 대륙에서 새로운 광경들을 탐험하러 다니느라 옛 연쇄 퀘스트에서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안좋은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마법적 재미가 이미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짜증을 내기가 더 쉽다. 슬프게도, MMO를 탄생케했던 던전 & 드래곤의 정신을 가장 잘 포착한 것은 고전적인 연쇄 퀘스트였다. 그리고 레이드를 제외한다면 그 정신을 여전히 가장 잘 전달하고 있는 장치 또한 연쇄 퀘스트이다. 실제로 초기에는 이런 식으로 만난 친구들과 엔드 게임 레이드를 하게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에피소드는 아직 죽지 않았다 - 와일드스타는 부가적 연쇄 퀘스트를 적용했다. 그리고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근본적으로 아이템 보상을 제외한다면 연쇄 퀘스트들의 모음집 같은 게임이다. - 그러나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레벨업 과정에서의 싱글 플레이 컨텐츠에 초점을 맞추며 그 개성의 상당부분을 상실했다. 혼자서라면 그런 대단한 모험조차도 때로 평범한 일로 느껴진다. 스타워즈: 구공화국 - 헛 카르텔의 부상 파트1 그러나 지난 수년간 이루어져왔던 셀 수 없을만큼의 혁신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인 연쇄 퀘스트를 경험하고자하는 욕구는 여전히 살아있다. 아마도 개발자들은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플레이했던 시간 때문만이 아니라, 어떤 성기사가 있는 파티에서 스랄과 카드가가 다크 포탈을 닫는 스크립팅된 이벤트를 하려는데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내게 물었을 때다. "왜?" 내가 물었다. "쉽잖아요" "걍 재밌으니까요" 그가 대답했다. 그가 맞았다. 정말 그랬다. ---------------- 왜 연쇄퀘스트가 사라졌는지, 어떻게 하면 그 핵심적 요소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지 등등에 대해서도 짚어줬으면 좀더 좋았겠지만 말이죠.
  17.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redblobgames.com/articles/probability/damage-rolls.html 난수를 통해 데미지를 결정시키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직접 주사위를 굴리는 TRPG 쪽에 좀 더 유용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유용할 것 같아 공유합니다. 번역은.. 뭐 능력과 시간이 되시는 분이 해주시겠죠.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Dishonored's Party Level Rewrote The Rules Of Stealth Games http://kotaku.com/dishonoreds-party-level-rewrote-the-rules-of-stealth-ga-1613011624?utm_campaign=Socialflow_Kotaku_Facebook&utm_source=Kotaku_Facebook&utm_medium=Socialflow 미션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비록 힘들긴 했지만 당신은 여기까지 해냈다. 순찰하던 가드가 노려보던 몇몇 움찔한 상황을 뚫어냈다. 당신은 이제 막 적의 기지에 잠입했고 - 이제 누군가를 암살할 시간이다. 당신은 아마도 덤불이나 코너 귀퉁이에 숨어서 기다리 ... 쾅. 경비가 당신을 포착했다. 경보음. 세계가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화면에 팝업 메세지가 뜬다. "잡혔습니다. 다시 시작하세요." 한 번이라도 잠입 게임을 해봤다면, 여러분이 이런 경험을 해봤을 가능성은 높다. 운이 좋다면 경보음이 시끄럽게 울리는동안 어딘가 다른 숨을 곳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봐야 경비병들이 안심하면 다시 나타나게 되겠지만. 여러분은 잠입 장르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내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입 게임이란 플레이어들이 남들에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게 목표에 도달하는 것" 정도에 동의할거라 생각한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비살상(아무도 죽이지 않고)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말할테고, 다른 누군가는 맵 상의 모든 이들을 죽이면서 자부심을 느낄테지만 적어도 들키지 않은 채로 그럴 것이다. 잠입 장르의 광적인 팬들은 그들이 '유령처럼' 맵을 지나 자신들이 여기 왔었다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을 방법에 대해 자랑스레 말할 것이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말라." 최근까지 이것이 이 장르의 진리였고, 몇몇은 종이상자 말고 다른걸 해보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히트맨은 변장 매커니즘을 통해 이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모든 잠입 게임들이 더든 덜이든 1981년도의 캐슬 울펜슈타인 이래 유사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디스아너드가 그 뒤를 잇고, 여기에 '보일 부인의 마지막 파티(Lady Boyle's Last Party)'가 나온다. 디스아너드를 플레이해보지 못한 분들을 위한 간단 요약 : 시프(Thief)가 하프라이프2(Half-Life 2)를 만난 듯한 게임이다. 여러분은 여제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경호원이다. 아웃사이더라 불리우는 미지의 캐릭터로부터 다양한 초능력을 받았고, 목표는 여제의 살해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면서 동시에 여러분을 억울하게 몰아간 놈들을 말살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레이드 마크인 마스크를 쓴다 - 이 마스크는 이후에 중요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미션은 무척 간단하게 시작된다: 사공인 사무엘은 여러분을 파티로 데려가는데, 그동안 대략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알려준다. (이 경우 보일 부인을 제거해야 한다.) 배를 대면 여러분은 미션을 자유로이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에서 원래 나는 '뭘 해야할지 말해준다'라고 썼었다. 그러나 이건 디스아너드이다 - 다른 많은 잠입 게임들처럼 여러분에게 뭘 해야할지 말해주는 대신, 디스아너드는 여러분에게 목표를 지정해줄 뿐, 어떤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지는 여러분이 결정하게 해준다. 일단 여러분이 수로를 빠져나오면, 보일 맨션이 여러분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혹시 하프라이프2의 개발자 커멘터리 모드를 해봤다면, 밸브가 직선형 통로를 통해 어떻게 플레이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지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기차역의 문을 나서면 여러분은 성채를 만나게 된다 - 비단 그것만이 아니라, 그 장면의 모든 선이 성채를 가르킨다. 골목길에서부터 전력선을 거쳐 빌딩들의 실루엣까지도. 모든 것이 여러분의 주의를 끈다. 그리고 하프라이프2는 이런 연출을 게임내내 여러차례에 걸쳐 반복하며 건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디스아너드는 이를 뭔가 전혀 다른 방법으로 해낸다. 수로에서 빠져나와 그 맵의 "지상층"에 해당하는 곳으로 가려면 올라야하는 계단은,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을 맨션으로 직접 인도하지 않는다. 대신, 맨션의 밝은 조명과 명멸하는 색깔들 - 이 맵의 어둡고 쓸쓸한 다른 지역들과는 선명하게 대비되는 - 은 여러분의 주의를 확실하게 잡아 끈다. 앞서 말한 것들이 주의를 잡아끌지 못한다면 팡팡 터져나가는 불꽃놀이라도 그렇게 하겠지. 이는 대부분의 전통적인 잠입 게임들과는 구분되는 흥미로운 차이점이다. 일반적인 잠입 게임에서는 조용한 맵에서 때때로 경비들의 뽀시락거리만 들려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듣기의 요소를 갖는다 - 게임의 사운드들이 배경으로 조용히 잦아들면서 플레이어는 접근 중인 경비병의 선명한 발소리를 듣게되는 것이다. 디스아너드는 이러한 전통을 넘어선다. 이 게임의 맨션은 "여기, 나 좀 바줘 !! 여기와서 나 좀 봐봐!!"하고 소리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맨션이 보일 부인의 것일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자 이제 여러분은 어디로 가야할 지를 안다. 어떻게 들어갈지는 여러분에게 달렸다. 맨션을 둘러싼 벽은 기어오르거나 텔레포트 하기에는 너무 높다. 그러면 여러분에겐 두 가지 선택 밖에 없게 된다. 맨션의 우측으로 잠입해들어가거나, 좌측에 있는 정문을 통과해 당당히 걸어들어가던가. 일단, 우측의 좀더 전통적인 경로에 대해 얘기해보자. 꽤 직설적이다 - 눈에 띄지 말고,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창문을 열고, 건물들 사이를 건너뛰어, 열쇠를 찾은 후, 문을 열고, 상자와 체인을 좀 기어올라 정원으로 뛰어내린다 ... 그러면 몇몇 경비들과 귀족이 기다리고 있다. 경비병은, 그 쓰임새가 무엇이든, 여러분이 주변에 있다는데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보인다. 그보다는 오히려 친절할 지경이다. 잠깐, 버그가 아니다. 여러분은 지금 가장 무도회에 잠입한 것이다. 경비에게 가면을 쓴 사내가 서성거리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왜냐면, 뭐, 다들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 사람들을 쏘는 등의 뭔가 수상쩍은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경비병은 당신이 뭘 하든 신경쓰지 않는다. 게임의 사이드 미션들 중 하나는 편지를배달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편지를 전달해야하는 대상은 방금 말한 그 귀족이다. 그에게 편지를 건내면, 그는 그걸 읽고, 편지가 사실은 결투를 신청하는 도전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축하드립니다. 방금 완벽하게 합법적인 총격전에 참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이겼다고 치면 여러분은 방금 경비병이 정면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한 남자를 죽였지만, 그래도 경비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는 모든 현대적인 잠입 게임들은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누가 보는 앞에서, 특히 여러분의 진짜 목적이 뭔지를 이해할만큼 똑똑하지 못한 목격자 앞에서 그랬기 때문이다. 이 순간, 장르의 모든 것이 바뀐다. 게임의 형태가 변화했다. 그러나 기능, 즉 여러분이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점만은 여전히 같다. 뒤로 돌아가보자. 이제 왼쪽으로 간다고 해보자. 담장을 뛰어넘으면 일군의 귀족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전처럼 귀족들은 여러분을 공격하는데는 아무런 흥미가 없다. 파티에 대해 얘기하며 입장을 기다리느라 너무 바쁘다. 바람이 불어와 초대장이 날리고 여러분은 그걸 잡아챌 기회를 얻게된다. 이를 보여주면 경비병들은 여러분은 파티로 안내한다. 맨션을 향해 정문으로 들어가면, 들어왔다. 명확히 하기 위해 말하자면 맨션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꽤 많다. 우측 발코니를 찾아서 침실로 들어갈 수 있다. 뒷문? 물론이다 왜 안되겠는가? 정문? 당연히 된다. 보일 맨션에는 입구가 엄청 많고, 여러분이 원한다면 언제든 가볼 수 있다. 그러나 정문으로 들어가는게 멋진 점은, 디스아너드가 여러분에게 가장 덜 잠입스러운 행동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결투에서 상대 면전에 총을 쏘는 것보다도 덜 잠입스러울 것이다. 이 독특한 잠입 게임은 그저 여러분에게 정문 앞에서 왈츠를 출 기회를 줄 뿐 아니라 방명록에 서명도 요구한다. 진짜로 여러분은 방명록에 여러분의 캐릭터 이름인 코르보 아타노(Corvo Attano)로 서명을 할 수가 있다. 모든 손님들은 여러분이 유쾌하게도 어두운 취향을 가진 사람 - 나라에서 가장 원하는 사람의 가면을 쓰기로 결정한 어떤 귀족 - 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보일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세 명의 후보가 있고 각기 독특한 색깔의 코스츔을 입고 있다. 여러분은 물론 누구의 시야에도 걸리지 않고 위층으로 몰래 숨어들어가는 전통적인 잠입행동을 해서 누구를 죽여야하는지 알려줄 단서를 찾을 때까지 침실을 뒤적거릴 수 있다. 또는 파티의 손님들에게 말을 걸어볼 수도 있다. 다시한번, 디스아너드는 이 장르의 전통을 완벽하게 무시하고 자기 의견대로 동작한다. 변장은 한 번 했던 적이 있다 - 히트맨 시리즈를 확인해보라 - 그러나 실제 파티의 손님이 되는건? 내가 아는한, 이 게임이 처음이다. 손님들은 여러분의 가면에 대해 몇 마디 하고, 마실 것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위층으로 가야한다는 강한 힌트를 준다. 이 스테이지에 약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계속해서 여러분을 위층으로 보내려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 게임을 플레이테스트하며 아케인 스튜디오는 불행히도 플레이어들이 위층으로 가길 거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유는 간단히 경비병들 - 악당들 - 이 가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게임은 상당히 많이 "위층으로 가라고!"하고 소리를 지른다. 몇몇 게임들은 "타겟부터 찾으시오" 루트를 취한 바 있었다. 그러나 누가 타겟인가를 일종의 수사를 통해 찾아낼 것을 요구하는 게임은 떠올리기 어렵다. 그 자체로도 과거 십여년간의 잠입 게임들 중 가장 독창적으로 영리하며 재밌는 반전이다. 일단 여러분이 맞는 보일 부인을 찾았으면, 이제 그녀를 해치울 차례이다. 아마 그냥 쏴버리길 택할 수 있다. 아니면 쥐떼를 소환해서 공격할 수도. 여러분이 원한다면 아무도 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칼로 찌르고 제 갈 길을 가도 된다. 그녀에게 그녀의 방으로 가라고 말을 하는 것도 잘 먹힌다.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살상 선택지일 것이다. 일반적인 현재의 잠입 게임들은 비살상 플레이를 마치 최고의 플레이처럼 취급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솜씨 뿐 아니라 - 충분히 납득 가능한 - 윤리적인 이유에서, 살인은 사람이 가담할 수 있는 가장 안좋은 행위이다. 불행히도 이는 일종의 제한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모든 다른 플레이에 우선해 가장 큰 동기를 부여받고, 이런 식으로 특정한 플레이에 더 많은 동기가 부여되는 것은 여러 해결책들이 모두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할 잠입 게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디스아너드에서 이는 또 다른 영리한 반전인데, 비살상 플레이가 가장 나쁜 해결책처럼 보인다. 여러분은 보일 부인을 납치하여 보트에 있는 사람에게 데려갈 수 있고, 그는 그녀를 다른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디스아너드에서도 다른 목표들에 대해서 비살상 선택지가 존재하고 이런 선택지들은 여러분이 멈추려는 악당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망가뜨리겠지만, 보일 부인의 운명은 그보다 훨씬 더 최악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디스아너드에서의 비살상 선택지는, 최소한 이 경우에는, 더욱 명예스럽지 못한 선택지인 것이다. 한번 더 말하자면, 이는 여러분에게 주어진 많은 선택들 가운데 한 가지이다. 디스아너드의 출시 이전에 이 게임의 창작자는 한 플레이테스터에 대해 말한 일이 있다. 이 테스터는 쥐에게 폭탄을 매달고, 쥐에 빙의한 다음, 경비병들의 방으로 가서 그걸 폭발시켜 경비들을 죽였다. 내가 좋아하는 전술 중 하나는 싸움을 시작하고, 총알이 날아오면, 시간을 멈춘 후, 누군가에게 빙의하여, 그를 총알 앞으로 데려가 세워놓는 것이다. 보일 부인은 칼을 맞을 수도, 총을 맞을 수도, 강에 빠져 익사하거나 쥐에게 먹힐 수도, 강한 힘으로 벽으로 밀쳐져 죽을 수도 있다. 모두 여러분이 어떻게 플레이하길 원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여러분이 비살상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시라. 그러나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비살상에 추가 경험치같은 특별 보상이 걸린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바로 모든 선택들을 "맞는" 선택으로 만든다. 비살상은 그저 많은 선택들 중 한 가지일 뿐이고, 이 점이 바로 디스아너드를 쿨하게 만드는 것이다. 디스아너드는 나로 하여금 잠입 매니아들과 게임 디자이너들이 이 장르를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게 만들었다. 내가 본 거의 모든 잠입 게임들은 비살상의, 들키지 않는 은신을 강하게 옹호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잠입 게임이 일종의 독특한 퍼즐이라고 생각한다. 포탈2와 같은 일반적인 퍼즐 게임에는 문제 하나에 답이 하나 있다. 퍼즐을 하나 풀고, 다음 퍼즐로 이동. 반복. 잠입 게임은 그러는 대신 여러분에게 목표를 보여준다. "이 놈을 죽여라" 또는 "저걸 훔쳐" 아니면 "이 장소로 가" 하는 식이다. 그리고 게임은 여러분에게 한 줌의 도구들을 주고, 장애물 - 풀어야 할 문제 - 가 나타나 "좋아,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싶어?"하고 말한다. 같은 기본 공식이다. 그러나 다른 점은 해결책이 단일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맞는 방법으로 풀어보라며 게임으로 초대한다는 점이다. 잠입 장르는 놀이터이다. 플레이어의 창의력을 위한 무대인 것이다. 앞서서 나는 스테이지를 유령처럼 돌아다닌다 - 들키거나 기타등등 없이 플레이 - 는 개념에 대해 언급했었다. 유령질은 바로 그러한 목적 위에 세워진 장르로부터 창의적인 이익을 얻는 또 다른 방법이다. 창작자들은 게임을 만들 때 유령질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수 있지만, 유령질을 가능케하는 도구들이 거기에 있기에 가능해 진 것이다. 창의적인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솜씨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령질을 활용한다. 불행히도, 비살상 플레이 또는 유령질은 잠입 게임을 플레이하는 보편적인 방법이 되었다. 어쌔신스 크리드는 잡히면 재시작을 강제한다. 데이우스 엑스 : 휴먼 레볼루션는 비살상 플레이에 대해 일반 플레이보다 훨씬 많은 경험치를 준다. 잠입 게임 매니아들을 위한 잡지인 스니키 바스타드(Sneaky Bastards)는 잠입 장르란 없으며, 잠입이 포함된 액션 게임만이 존재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잠입 장르의 이상에 합당한 게임이 없기 때문이다. (링크한 글에 달린 저스틴 키번Justin Keverne의 반론 댓글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 잠입 게임은 동질성의 위험에 처해있는데, 사람들이 마치 유일한 단 하나의 '참된' 답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장르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기가 한 종류만 있는 FPS게임은 지속될 수 없고, 한 종류의 공격만을 가진 액션 게임도 살아남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유령질이나 비살상 플레이만으로는 잠입 장르가 유지될 수 없다. 디스아너드는 잠입 장르의 '올바르게' 플레이하는 법이라 알려진 것을 거절했기에 제대로 동작할 수 있었다. 이 장르는 도구에 대한 게임, 선택에 대한 게임이다. 이 장르는 여러분을 찬양한다. 디스아너드는 잠입을 물리적 인지의 문제보다는 동기의 문제로 풀어냈다. 비디오 게임의 본질은 상호작용성이기에, 최고의 게임이란 플레이어들에게 최고의 선택지들을 주는 게임인 것이다. 그리고 디스아너드는 선택지에 대한 게임이다. 여러분의 진짜 목적을 숨기고, 할당된 목표를 해치우고, 떠나라. 방명록에 여러분의 흔적을 남겨 "내가 왔노라"하고 말하는 것은 자유다. --------- 본문에서 언급된, 잠입 게임이 가져야 하는 '다양한 선택지들'과는 좀 거리가 있는 얘깁니다만 ... mmorpg의 몇몇 던전과 같은 환경에서는, 몬스터들의 로밍 루트와 그룹여부를 확인하는게 중요한 구간이 있습니다. (뭐 요새는 이런 장치는 좀 덜해지긴 했지만 한때 그랬었다는거죠.) 예컨대 파티가 최대 4마리의 몬스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뒤쪽 좀 먼 곳에 두 마리의 몬스터가 서있습니다. 한편 플레이어들 앞에는 3마리짜리 그룹 몬스터들이 로밍을 하죠. 뒤에 있는 놈들을 먼저 풀링하려하면 반드시 로밍 몬스터 (3마리)들에게 걸리기 때문에, 일단 로밍 몬스터들을 먼저 풀링해서 처리한 후에 뒷쪽의 2마리를 마저 처리하는게 맞는 순서입니다. 단, 이때 풀링 위치가 안좋으면 로밍 몬스터를 풀링함과 동시에 뒷쪽의 2마리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러면 총 5마리가 오게되죠. 그리고 이는 파티가 동시에 처리 가능한 용량인 4마리를 넘어섭니다. 다행히 1마리 정도는 쿨기 좀 써주면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까딱하면 전멸도 이상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로밍하는 3마리를 풀링할 때 이들의 위치를 잘 눈여겨봐야하는 것이죠. 물론 이런 정보는 탱커와 일부 돚거들만 숙지할 뿐, 힐러마마님과 대다수의 딜러들은 크게 관심두지 않지만요. (내가 이 구역의 탱부심마스터다!!) 그리고 이런 매커니즘은, 잠입 게임의 기본기와 꽤 비슷하지 않나요? 물론 본격적으로 잠입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좀 어설프긴 하지만 기본기는 말이죠.
  1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Nintendo loses one of its few known forces for positive change http://www.polygon.com/2014/8/4/5967795/nintendo-adelman-quit 독립 개발자들과 일한다는 것은 전방위적인 것이라서, 관계를 조율하는 능력 및 다양한 팀들과 그들의 즉각적인 요쳥들을 적절히 다루는 유연성이 필수적이다. 이는 플랫폼 생태계를 탄탄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필요한 규칙들을 지켜나가는 작업이 필수적인 것과 유사하다. 쉬운 일이 아니며, 공개리에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닌텐도 아메리카의 인디 프로그램 수장인 댄 아델만(Dan Adelman)이 닌텐도를 떠났다. 그의 트위터는 닌텐도가 최근의 게임개발계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을 모두 말해준다. 아델만의 닌텐도에서의 역사는 이 회사가 변화하는 게임 개발 업계에 보여주고 있는 격에 맞지 않는 반응들을 보여주는 긴 리스트이다. 그리고 아델만의 이탈은 마리오 카트8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닌텐도가 최근 발표한 9천 7백만 달러의 분기 적자와 더불어 이들이 최근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의 마지막 조각이다. 이제 닌텐도를 내부에서부터 변화시키는게 어떤 일인지에 대해 논할 시기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 "닌텐도 인디 정책의 수장인 댄 아델만은 우리와 대화하도록 허락을 받지 못했어요." 브랜던 쉐필드는 닌텐도에 대한 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정책은 닌텐도가 서드파티와는 일을 잘 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확고하게 하고, 시장이 좀더 공개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대해 마지못해 대응하고 있다는 상징같은거죠. 인디 개발자로서 제겐 이런게 큰 문제에요." 이 글은 닌텐도가 최신의 비디오 게임계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좀더 자세히 다룬다. "개인을 특별하게 대해주지 않는게 닌텐도의 정책이에요.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회사의 입장으로 메세지를 발한다는 정책이죠. 내부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런 정책은 일본 사무소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요. 최근의 접근법과는 다르죠. 이런 부분들이 닌텐도가 서드파티 개발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뒤쳐져있는지,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보여주죠: 닌텐도의 최고 책임자가 말해왔듯이, 혁신과 새로운 아이디어에 끌려가기보다는 모두를 확인하라." 닌텐도는 자사의 인디 관계자로 하여금 트위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회사다. 강제로. 보아하니 SNS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건 리스크가 너무 커보였기 때문이다. 아델만은, 그의 말에 따르면, 닌텐도를 뒤에서 붙잡고 있는 몇몇 정책들을 고쳐보려 노력했다. 이런 정책들 중 하나로 개발자들이 반드시 자기 사무실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 있다. 만약 여러분이 집에서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라면? 닌텐도와는 일할 수 없다. 아델만에 따르면 이 규칙은 엄격하게 지켜졌다. "미쳤어요. 구글 맵에서 특정한 주소를 찾아 그게 집인지 사무실 건물인지 확인하는게 업무인 사람도 있어요. 조금이라도 주거용으로 보이면, 사진을 요청하는 거죠." 아델만이 코타쿠에 한 말이다. "사진을 보고 누군가의 사무실에 있는 소파가 업무목적이 맞는지 아니면 거기서 누가 주거하는게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말 그대로 십수번의 메일이 오갈뻔 했었어요. 감사하게도 그 정책은 이제 사라졌죠." 아델만의 지휘하에 이루어진 개선은 이뿐만이 아니다. "또다른 큰 껀수는 퍼포먼스 기준선이었죠. 위웨어(WiiWare) 동안 개발자들은 매출 쉐어를 맞추기 위해 최저 몇 개씩을 팔아야만 했어요. 의도는 멋진 것이었죠." 라고 그가 말한다. "무료로 퍼주는 합본소프트웨어들 (원문은 shovelware입니다 -vsc) 을 막기 위한 것이었어요. 근데 안타깝게도 개발의 리스크를 졌으나 고객층을 찾지 못한 이들은 패널티를 받은 셈이 되었죠. DSiWare와 eShop에서도 퇴출되었어요." 아델만은 닌텐도가 입을 막기 전, 이러한 몇몇 개선에 대해 폴리곤과 대화를 나누었다. "하루라도 이런 일이 없는 날이 없었어요. '아, 저도 닌텐도 콘솔에 게임을 출시하고 싶어요. 근데 저는 집에서 일하거든요. 그리고 닌텐도는 사무실이 없으면 안되잖아요?' 그럼 제가 말하죠. '사실 우리 그 정책 없앴어요.' 그럼 다들 크게 놀라는거죠." 라고 아델만은 말했다. "아니면 누가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고 있는거에요. 그리고 이런 말을 하죠. '제가 듣기론 유니티로 게임 만들어서 콘솔에 출시하려면 돈이 수만달러 든다던데요.' 근데 우린 사실 유니티랑 협약을 맺어서, 우리 플랫폼에서의 모든 라이센스 비용을 우리가 대거든요. 따라서 우리 콘솔에서 게임을 내는 비용은 공짜인거에요." 이런 개선들이 지속될 수도 있다. 그 여부는,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누구든 아델만의 뒤를 이은 사람이 자신들의 할 일인 개발사를 지원함에 있어 공개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닌텐도의 분기보고는 붉게 피를 흘리고 있고, 회사는 경쟁자들이 콘솔과 플랫폼을 자유로이 종횡무진하는 동안 한참 뒤쳐져있다. 위유는 자체의 파워로나 서드파티의 지원 또는 온라인 적용에 있어서도 상대가 안된다. 아델만의 이탈은 심각한 일이다. 그는 닌텐도의 내부 정책에 짜증난 플레이어들을 위로해왔다. 그는 *바인딩 오브 아이작(The Binding of Isaac)*과 같은 게임의 개발을 닌텐도 플랫폼이 얼마나 환영하는지에 대해 말했었다. 그는 회사의 내부로부터 변화를 위해 싸웠었고, 그의 승리는 닌텐도 플랫폼의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었다. 그에 대한 보상은 회사에 의해 밝힐 수 없게 되었고, 그는 회사를 떠난 후에나 공개적으로 프로그램의 혁신에 대해 언론과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측면에서 그는 회사에서 급료를 받을 때보다 오히려 지금 닌텐도에게 더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회사와 개인들 - 내가 언론인으로서 접근하여 대화하는게 허락되지 않은 - 에 대해 말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고, 계속해서 본인의 작업을 이어갈 것이다. 닌텐도는 변화할 필요가 있다. 더 열심히 일 할 필요가 있다. 언론과 고객들에게 겁먹지 말고, 자신들의 콘솔 운영을 더 현대화 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삼류라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러나 닌텐도가 자신의 현위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는 그닥 많지 않다. 댄 아델만은 인디로 돌아가 자신의 일을 훌륭해 해낼 것이다. 슬픈 것은 닌텐도야말로 궁극적으로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질병의 또다른 증상일 뿐이다. 그저 치명적인 것이 아니기만을 바란다. * 이 글의 논조나 작가의 생각은 폴리곤과는 다를 수 있음.
  2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Good News: Online Games Are Getting Less Obnoxious http://kotaku.com/good-news-online-games-are-getting-less-obnoxious-1614098267?utm_campaign=Socialflow_Kotaku_Facebook&utm_source=Kotaku_Facebook&utm_medium=Socialflow 게임을 온라인으로 플레이하지 말라. 사람들의 말이다. 온라인으로 게임을 꼭 해야한다면, 채팅은 꺼라. 채팅을 켤거라면, 친구 리스트에 등록된 사람들로 한정하라. 예전에는 온라인 게임의 쓰레기를 피하고 싶다면 이런 것들이 가이드라인이었다. 이제 이런 점들이 변화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많은 이들이 온라인 게임이 점점 흉물스러워질 거라 생각했고, 익명의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불쾌한 일들이 현대의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치러야하는, 일종의 피할 수 없는 댓가라고 생각하며 묵인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점점 더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다면 온라인으로 해야만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데스티니(Destiny)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까지 가장 인기있는 게임들 중 상당수가 온라인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게임들도 온라인 플레이를 해야만 누릴 수 있는 좋은 점들이 많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플레이어들이, 2000년대 후반에 온라인 플레이를 하려면 입버릇 더러운 십대 인종주의자들과 어울려야만 할거라는 점 때문에 멋진 새 온라인 미래에 대해 시큰둥하다. FPS가 조용해지다 ---- 올해 두 개의 가장 커다란 FPS 게임인 타이탄폴(Titanfall)과 데스티니(Destiny) 는 모두 온라인 전용 게임이다. 들 모두 일종의 격렬한 PvP 멀티플레이 매치 게임인데, 이는 역사적으로 난폭한 십대들에게 고초를 겪어 온 장르이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막상 들어가서 게임을 해보면, 이들 게임의 선구자 격인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나 헤일로(Halo)보다 조용한 것을 느낄 수 있다. 3월에 나온 *타이탄폴*에서 플레이어는 폐쇄 채팅을 이용하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폐쇄 채팅은 사람들의 보이스 챗을 그들의 온라인 파티에게만 전달한다. 각각의 매치에는 공개 채널이 있고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모르는 사람이 소리를 지르거나 다른 이들의 이름을 부르는걸 들을 수 있어야 한다 - 그러나 놀랍게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를 사용한다. 특히 PC나 엑박원의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채팅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은 전반적으로 합의가 되어 있다. 파티챗이 보편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몇몇은 PC와 엑박원의 플레이어들이 대체로 나이가 든 편이고, 나이가 있는 플레이어들은 친구들끼리 파티를 맺고 대화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주장한다. 딱 내가 플레이하는 패턴이며, 특히 정기적으로 게임을 할 때 그렇다. 뿐만 아니라 엑박원에는 파티에 들어가는 순간 디폴트로 파티챗이 켜진다. 파티는 다음 판 그리고 그 다음 판으로도 계속 이어지고, 이는 즉 사람들이 온라인 플레이를 하는 동안 같은 파티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데스티니*는 *타이탄폴*보다도 더 조용하다 - 공개 베타 테스트에서는 어떤 공개 채널도 없었고, 다른 누군가가 말하는걸 들을 수 있는건 삼인조 공격팀에 있는 이들 뿐이었다. 이는 협동 캠페인 모드와 PvP 대결 모드에서 모두 적용되었다. 완성 버전이 나오면 어떤 채팅 옵션이 설정될지는 불명확하지만, 베타 내내 데스매치에서 덕덕구스(duck-duck-goose)에 이르기까지 확연히 채팅이 없었다. 더 많은 PC게임들이 공개 채팅을 버리다 ---- 한편 점점 더 적은 수의 PC게임들만이 전체 공개 글로벌 채팅을 디폴트로 놓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팀은 이런 류의 실험을 한지 오래됐으며, 게임에서 팀간 채팅을 디폴트로 꺼놓는 단순한 조치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최초의 사례들 중 하나이다. 플레이어들은 이를 다시 켤 수 있으나, 플레이어와 채팅에 이런 작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라이엇은 게임 내 괴롭힘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딱 지난주에 라이엇은 나쁜 행동을 하는 플레이어들을 밴(ban)하는 또 다른 새 시스템을 시작했으며, 게임에 나쁜 행동을 퍼뜨리는 이들에게 빠르고 오래가는 정의를 실현했다. 블리자드의 인기 카드게임 하스스톤(hearthstone)은 게임 중에 만난 모르는 사람과 내장 감정표현 시스템 이외의 채팅을 완전히 금지하고 있다. 이는 낯선 이와 겨루면서 인종차별적 발언(N-word)이나 죽여버리겠다는 "농담"을 들을 걱정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방탄 시스템이 아니다 - 플레이어들은 게임이 종료된 후 상대에게 메세지를 보낼 수 있다. 여러분이 그걸 선택한다면 말이다.) 디비니티 : 오리지널 씬(Divinity : original Sin)이 개새끼들을 조용히 만들기 위해 글로벌 챗을 삭제하다 인기있는 시작 PC게임 디비니티 : 오리지널 씬(Divinity : original Sin)는 한때 글로벌 채팅 UI를 공개했었으나, 게임이 출시된 직후 개발팀에서는 글로벌 채팅을 없애버렸다. 왜? 사람들이 전투에 들어가는 순간 "지옥의 댐이 열린듯 보였"기 때문이다. 게임의 창작자들 중 한 명이 ]한 말이다. 마리오카트보다 더 상대에게 악담을 하고싶어지는 게임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리오 카트8의 온라인 플레이에도 채팅은 없다. 이는 즉 막판 스퍼트를 올리려는 찰나 거북 껍데기를 보내 나를 엿먹인 놈에게 소리를 질러줄 수 없다는 것이다. 코타쿠의 야닉 르쟈크(Yannick LeJacq)가 지적했듯, 마리오 카트를 악담없이 플레이하는건 좀 이상하게 느껴지며, 그러나 한번 더 강조하자면 우리는 게임 내에서 거의 친구나 룸메이트 등과 그런 대화를 나누었었다. *마리오 카트8*에서 악담을 퍼부을 수 없다는건 좀 낯설다 온라인으로 게임을 가져와서 무작위로 선정된 일단의 사람들에게 이를 공개했을 때, 게임의 채팅은 그 즉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가버린다. 일종의 친구전용 채팅이 괜찮긴 하겠지만, 닌텐도처럼 보수적인 걸로 악명높은 회사가 이런 측면에 대해 실수를 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모두가 행복한건 아니다 ---- 온라인 채팅을 제한하는 것은 몇몇 게이머들에게는 너무 값비싼 것이다. 그들은 이런 조치가 간접적으로 - 때로는 직접적으로 - 게임플레이를 손상시킨다고 말한다. 최근의 타이탄폴 기사에서 어떤 댓글러는 "파티 채팅이 멀티플레이를 부숴버렸어요." 라고 말한다. "지금 막 엑박원과 PS4를 시작한 사람들을 생각해보세요. 그들이 누구와 '파티 채팅'을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지금 파티 채팅을 하는 상대들은 '일반 채팅'이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잘 동작하던 시절에 만난 이들이거든요." 데스티니를 플레이하는 많은 이들은 이 게임이 서로간의 소통을 위한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제한된 채팅 옵션을 커버하기 위한 감정표현 장치들은 그닥 좋지 못하다. 데스티니 베타의 흔한 피드백들 중 한 가지는, 공개 채팅 또는 근접 채팅이 없기에 게임기의 D패드에 각기 설정되어 있는 네 가지 캐릭터 감정표현은 좀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춤추기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최고겠지만 말이다.) 채팅은 정말로 팀웍을 증진시키는가? ---- 채팅은 보통 게임을 온라인으로 플레이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단순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적을 도발할 수 있어서만이 아니라, 채팅을 통해서 사람들이 팀원들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이론적으로는, 플레이를 더 잘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그런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적어도 매번 그렇지는 않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포럼에서 한 유저는 채팅 제한이 그 또는 그녀의 팀의 퍼포먼스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지 물었다. 라이엇의 리드 소셜 시스템 디자이너인 제프리 린(Jeffrey Lin)은 채팅을 쓰지 않는 유저들과 "스마트 핑" 시스템 - '위험해'와 '가는 중' 등의 메세지를 사전 정의된 명령으로 사용하는 시스템 - 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설명하고, 때로 이 시스템이 채팅보다 더 낫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유저들은 채팅 제한을 통해 오히려 승률이 높아졌습니다." 라고 린은 써내려갔다. "팀원들에게 언어적인 가혹행위를 하는 것은 팀 전체의 퍼포먼스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거든요." 게임 제작자들이 결정할 것이다. ---- 이 모든 것들이 두 가지로 귀결된다 : 선택지(옵션)과 디폴트이다. 게임 개발자들이 플레이어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게임의 시각적인 부분, 플레이, 사운드에 대한 더 많은 선택지. 그리고 우리가 서로와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한 선택지. 데스티니는 당연히 더 유연한 보이스챗 시스템의 장점을 취할 것이다. 아울러 더 많은 다양한 감정표현도 제공할 것이고, 이를 통해 채팅이 싫은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소통에 대해 다른 선택지를 갖게 된다. 플레이어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질수록, 게임의 창작자들에게는 어떤 선택지를 디폴트로 설정할지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엇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통해 배운 것처럼, 팀간 채팅을 - 완전히 삭제하는 대신 - 꺼놓는 걸 디폴트로 놓는 단순한 조치만으로 매 게임마다 일어나던 부정적 채팅과 괴롭힘의 양이 크게 줄어들었다. 블리자드는 하스스톤에서 진 또는 이긴 상대에게 보내는 메세지를 통해 여전히 도발을 가능하게 조치하고 있지만, 경기 중에는 이런 일을 막아놓음으로써 도발과 괴롭힘을 현저히 줄였다.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으면서도, 디폴트 세팅을 통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좀더 편하게 게임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게임을 보는건 멋진 일이다. 괴롭힘은 특히 여성들에게 계속해서 온라인 게임의 문제로 남을테고 부정적 채팅은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은 플레이어들을 계속해서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는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분이 2014년에 온라인 게임을 새로 시작한다면, 첫 접속에서 낯선 이의 화나고 위협적인 목소리보다는 게임 그 자체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졌다.
  2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Why game testers should be integrated into the development teams 아래에 나오는 '복잡한 시스템'은 원문에서 complex system 즉 '복잡계'를 의미하며 실제로도 그런 뜻으로 쓰인 듯 합니다만, 이 용어게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 그냥 '복잡한 시스템'이라고 써도 의미가 통할 것 같고 왠지 더 쉬워보여서 그냥 '복잡한 시스템'이라고 옮겼습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JohanHoberg/20140725/221868/Why_game_testers_should_be_integrated_into_the_development_teams.php ------------------------------------ 제프 서덜랜드(Jeff Sutherland)는 최근 애자일이란 분리된 테스트팀을 없애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툴 개발이 테스터를 개발팀에 통합함으로써 어떻게 30000개였던 버그가 3000개로 줄어들었는지에 대해 얘기한다.[1] 물론 테스트팀이 분리되어야만 하는 예, 또는 최소한 분리되어도 괜찮은 예를 언제든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필수 합격 판정 테스트 (mandatory customer acceptance test) 또는 확인 테스트가 그 예이다. 로컬라이징 테스트도 또다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이런 경우는 다루지 않겠다. 자 그럼 왜 테스터는 분리된 팀으로 존재해서는 안될까? 왜 거의 모든 게임 테스터들이 개발팀으로 통합되거나 최소한 개발 과정의 일부가 되어야 할까? 짧은 답은 "복잡성"과 "조합 확산(combinatorial explosion)" 때문이다. 적어도 이 주제에 대한 내 의견은 그렇다. 거대한 게임 월드, 멀티플레이, AI, 예측불가능한 유저들, 그리고 그 외 많은 요소들이 게임의 복잡성을 더하며, 이는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게임은 예측불가능하며 때로 아무런 이유없이 무작위로 동작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뭔가를 바꿨을 때 그 영향과는 아무 관계 없어보이는 분야 또는 요소에서 버그가 발견되곤 한다. 복잡한 시스템 (complex system)[2] 이기 때문이다. 게임 테스터들이 분리된 팀에 앉아 있으며 개발 과정에서 능동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그들이 게임이라는 복잡계가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한 적은 통찰만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들에게 이 복잡한 시스템은 더더욱 예측불가능하고 무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여기에 게임 테스터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분야의 테스터들에 비해 덜 명확한 요구사항을 전달받는 점이 더해진다.[3] 즉 뭔가 바뀔 경우 게임 테스터들이 아무것도 잘못된게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회귀 테스트해야한다는 말이 된다. 대부분의 최신 게임들이 점점 더 커지고 점점 더 다른 소프트웨어와 연계되어 가면서, 경우의 수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뭔가가 바뀔 때마다 해야하는 테스트는 조합확산[4]으로 증가한다. 테스트팀이 분리되어 있을 경우 이는 그들이 테스트해야하는 일의 가짓수가 게임 컨텐츠의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심지어 선형적이지도 않게) 커진다는 의미이다. 이는 다시 테스트팀 자체가 커져야하며, 선행기간 또한 증가하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테스트하지는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분리된 테스트팀이 다루는 것이 복잡한 시스템이기에 그들은 무엇을 테스트해야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확신도 갖기 어려우며, 무엇을 테스트하지 않아도 되는지 모른 나머지 치명적 버그를 방치하게 될 수도 있다. 선행기간의 증가 또는 팀이 계속해서 확장되는건 선택가능한 사항이 아니기에, 일을 진행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테스트할 부분들을 더 나은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 시스템 전문가(게임 개발자와 시스템 아키텍트)와의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이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더 나은 이해가 그것이다. 이를 통해서 예측불가능성과 무작위적으로 느껴지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쯤되면 다들 아시겠지만 이에 대한 내 의견은 테스트팀을 개발팀에 통합함으로써 전술한 조건들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친구와 여기에 대해 얘기하던 중, 친구는 '그렇다면 각각의 테스터들이 각 개발팀에 흩어져있다면 전체 시스템의 테스트는 누가 하는건가? 각기 다른 개발팀에서 만든 변경점들이 모두 함께 잘 동작하는지는 누가 확인하는가? 전체 게임이 실제로 동작하는지를 확인할 시스템 테스트팀이 필요하지 않은가?'하는 질문을 던졌다. 내 대답은, 시스템 테스트의 필요성과 시스템 테스트 팀의 필요성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스템 테스트는 아마도 가장 복잡한 테스트일테고, 나는 여기에 대한 답이 게임 테스터들로 하여금 개발팀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게임이라는 시스템의 복잡성에 대한 더 낮은 통찰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증가하는 복잡성과 조합확산으로 인해 우리는 테스트를 더 영리하고 효율적으로 해야만 한다. 이런 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이 게임 테스터들을 개발 과정에서 더 멀리 떨어뜨리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적어도 내 의견은 그렇다. References [1] Agile means get rid of test teams http://scrum.jeffsutherland.com/2014/07/agile-means-get-rid-of-test-teams.html [2] Wikipedia: Complex system http://en.wikipedia.org/wiki/Complex_system [3] Cowboys, Ankle Sprains, and Keepers of Quality: How is Video Game Development Different form Software Development http://research.microsoft.com/pubs/210047/murphyhill-icse-2014.pdf [4]Wikipedia: Combinatorial explosion http://en.wikipedia.org/wiki/Combinatorial_explosion
  22.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207779/ethical_freetoplay_game_design_.php?page=4 'F2P 게임들은 대체로 1년 이상 지속되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만. 전반적으로 F2P 게임을 디자인할 때의 원칙에 대해선 나름 잘 정리해뒀다고 생각합니다. 원론적인 이야기라 실무적인 테크닉은 전혀 배제되어있습니다만, 한번쯤 읽어봐서 나쁠 건 없을 것 같네요. 시간 되면 번역하든지 하겠습니다. 참고로 I have no mouth but I must design의 그렉 코스티겐 선생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2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Grinding and the Burden of Optimal Play 다크넷이라는 오큘러스 리프트용 해킹 게임(인지 아닌지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대략 8초쯤^^;;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내린 결론입니다)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가 쓴 글입니다. ------- http://www.darknetgame.com/#!Grinding-and-the-Burden-of-Optimal-Play/c24e2/B0400E6E-7151-436D-AD92-7EEE05C106D3 다크넷(홈페이지)에 발표하기 직전, 나는 폴리곤지의 벤 쿠체라(Ben Kuchera)에게 프리뷰 빌드를 보냈다. 그 결과는 이 기사이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한 가지 부정적 묘사가 눈에 들어온다. "노가다라는 소리로 들린다." 나쁜 신호다. (혹시나 노가다라는 단어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게임에서 아무 생각없이 반복적인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노가다를 싫어한다. 나는 본질적으로 노가다에 반대하며, 내 게임에서 노가다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벤이 맞았다. 어떤 의미로든 내 게임에는 계속해서 같은 일(해킹 퍼즐을 풀기)을 반복하는 부분이 들어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걸까? 노가다 문제는 내가 다크넷의 디자인을 시작한 매우 초기에 내린 결정에 기인한다. 해킹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나는 플레이어가 상호연결된 많은 노드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해킹하길 원했다. 플레이어는 개별적인 노드들을 포획하여 좀더 넓은 네트워크에 영향을 끼치게 되며, 이는 흥미로운 전략적 역학의 강력한 기반을 제공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또한 이 게임이 다양한 난이도(뉴비부터 전문가까지)를 제공하길 바랬는데, 여러가지 이유들로 인해서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난이도를 고를 수 있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결정들이 합쳐져서, 의도치 않았던 결과를 낳았다. 첫째로 게임에서의 주된 행동이 노드를 포획하는 것이 되었으며, 이는 그 자체로 반복적인 측면을 갖는다. 둘째로, 플레이어는 어떤 난이도의 노드를 노릴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가능한한 쉬운 노드부터 목표로 삼는 것에 동기를 부여하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 지겹도록 말이다. 노가다다. 으 ... 잠깐 줌아웃해보자. 여러분은 아마도 이렇게 물을 것이다 : 플레이어들이 반드시 노가다스러운 선택을 할 것인가? 재미가 없다면 왜? 내 생각에 여기에 대한 답은 '최적화의 부담'이라 불리우는 개념 속에 들어있다. 이는 디아블로3에 대한 멋진 GDC 세션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강연자인 웨잇 쳉(Wyatt Cheng)은 이를 "플레이어가 강해지고자 한다면, 강해지는 방법이 꼭 재밌어야만 하는건 아니라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 플레이어는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플레이어에게 어떤 목표를 제시하면, 그들은 가능한 한 효율이 좋은 방법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만약 승리하기 위한 가장 효율이 좋은 방법이 (즉 최적화 플레이) 똥꼬에 가시를 넣는 것이라면, 우리는 플레이어에게 '이기게 해줄테니 힘들어도 참아라'고 말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물론 이는 플레이어를 다루는 방법으로는 아주 쓰레기같은 것이다. (강연에는 다른 디테일이 많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최적화의 부담에 대한 가장 단순한 개념에 집중해보자.) 최적화의 부담 플레이는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 플레이어가 재밌어하길 원한다면, 이기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가장 재미있어야 한다. 플레이를 잘 한다면 결코 나쁜 경험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다크넷의 노가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주었다 : 노가다가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 반복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님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최고의 게임들도 어떤 점에서는 반복적인 부분들이 있다.) 그보다는, 문제가 '아무 생각 없는' 반복이라는 점이다. 다크넷의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가장 쉬운 퍼즐을 찾아내는데 대해 동기를 부여하고 있고, 그것이 결코 흥미로운 도전이 아니라는 점에 있었다. 다크넷의 모든 해킹 퍼즐은 무작위로 생성되며, 각각의 네트워크는 가장 어려운 것부터 가장 쉬운 것까지 다양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쉬운 네트워크보다 더 어려운 네트워크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를 머릿 속에 기억하고, 각 난이도의 퍼즐을 클리어하는데 대한 보상을 극적으로 올리고 시간 제한을 두었다. (이는 벤이 폴리곤의 기사에서 지적했듯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이런 여러 매커니즘들이 플레이어들로 그들이 풀 수 있는 가장 어려운 퍼즐에 도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별 가치도 없는 퍼즐에 시간을 덜 낭비하게 만들었다. 최적화 플레이는 이제 플레이어들에게 노가다의 부담을 강요하기보다는 흥미로운 도전을 극복하게 만든다. 그러나 신규 플레이어와 소통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처음 다크넷에 들어오면, 플레이어는 퍼즐의 난이도와 잠재적 보상을 엮어서 판단하는 법을 모른다. 그리고 더 공격적인 전략이 대체로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즉시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그들이 아는 것은 그저 어떤 퍼즐들은 거의 불가능해보이고, 쉬운 퍼즐들은 (비록 느리긴 하지만) 어쨌든 조금씩 진도를 나가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런 지나치게 신중한 전략을 따라가다보면, 신규 플레이어는 결국 이 게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노가다라는 결론에 쉽게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내가 게임의 매커니즘 부분에서는 노가다를 잘 다루었다고 보지만, 여전히 심각한 소통의 문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물론 이 게임은 노가다스럽게 플레이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플레이어들에게 이 점을 지적해주지 못하는 이상, 그런 의도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나는 다크넷의 디자인이 가진 자유도에 높은 가치를 두고, 그러니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플레이하라고 말을 하는 등의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든 다크넷의 좋은 경험들이 나쁜 경험보다 좀더 접근하기 좋게 만들 필요가 있다. ------------------------------ 꽤 보편적인 아이디어죠. 플레이어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언제나 '확실히 안정적으로 클리어 가능한 목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손실회피 경향은 무서운거라서 큰 도전을 했다가 실패하여 큰 패널티를 받는 리스크를 지기보다는, 기대되는 성과가 조금이라해도 보다 안정적으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택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패널티와 리스크를 '합리적인' 비율로 밸런싱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스크가 큰 쪽을 버립니다. 그리고 안정적 선택지를 택하죠. 근데 안정적 선택지는 스릴을 주지 못합니다. 당연히 쉽게 질려버리죠. 그럼에도 여전히 큰 리스크를 지는건 싫어해요. 그보다는 '노가다가 심한 게임이다'라고 떠드는 쪽을 택합니다. (물론 현실은 이렇게 만들어진 노가다 케이스보다는 그냥 컨텐츠 메꾸기 어려워 양만 늘린 노가다쪽이 훨씬 더 쉽고 흔하게 발견되지만요 ㅋㅋ) 그렇다고 리스크가 높을수록 리스크 대비 보상의 기대값을 올려주면 되냐면 그게 또 쉽지가 않은게, 이러면 뒤로 갈수록 점점 더 포지티브 피드백을 받아 보상의 상승폭이 커지게 되거든요. 싱글 게임에서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이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공식을 보는 순간 밸런스 디자이너들은 '왜인지는 몰라도' 공포를 느낄거에요. 뱀을 보면 아무 이유없이 - 심지어 그 뱀이 유해하지 않다는걸 알아도 - 막연하지만 뚜렷한 공포감을 가지듯이 ㅋㅋㅋ 적절한 선이라는게 있긴 하겠지만 찾기가 결코 쉽진 않죠. 이번에 소개한 글에서는 용케도 찾아낸 모양이지만 ... (사실 이 글의 서두를 읽으며 '그래서 어떻게 처리한거야? 구체적인 방법은?' 같은게 궁금했는데 역시나 그런건 없군요)
  24.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perplexingsun.wordpress.com/2014/07/22/비욘드-골드/ 오랜만에 번역을 올렸습니다. 디비니티 저널도 재미있지만 디벨로퍼스 컷에 들어있는 문서를 보면 재밌는 내용이 많아요. 문서를 이렇게 그냥 공개하는 게 대단하기도 하고, 기록도 잘 해놨구나 싶기도 하군요.
  2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몬헌을 안하는지라 몬스터 이름들을 잘 몰라서 ... 게다가 북미판이랑 일본판의 이름이 어떻게 다른지도 몰라서, 일단 기사에 쓰인걸 음차하고 괄호 안에 영어로 쓰인 이름을 적어두었 ... 다가, Zerasion님과 트위터의 @Wandering wolf님의 제보를 받아 적당한 이름으로 수정했습니다. (원문의 이름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http://www.kotaku.co.uk/2014/07/15/monster-hunters-monsters-awesome ------------------------ 사람들이 몬스터 헌터를 플레이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몬스터 헌터에는 도전이 있다 - 폭발성 슬라임을 바르고 침을 질질 흘리는 라기아크루스(Brachydios)를 한 시간이 넘는 시도 끝에 쓰러뜨린 경험을 주는 게임은 많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도 노가다가 주는 위안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죽은 몬스터들로부터 모은 재료로 흉갑과 검과 보우건과 헬멧을 만들어 거대한 콜렉션을 만드는 재미. 일본에서는, 많은 이들이 사교적 수단으로 플레이한다. - 고등학교 학생들, 통근자들, 형제와 자매들,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들. 나? 나는 몬스터들 때문에 플레이한다. 몬스터 헌터의 짐승들은 문자 그대로 멋지다 : 무서울 정도로 공격적인 티가렉스(Tigerex)나, 구불구불하고 잔혹한 눈을 가진 라기아크루스(Lagiacrus), 또는 어둡고 위협적인 나루가크루가(Nargacuga) 등을 처음 볼 때면, 숨을 들이켜고, 눈이 커지며, 심지어 위장이 경련하기도 한다. 이들은 거대하며, 당당하고, 무엇보다 위험하다. 여러분이 몬스터 헌터의 새로운 적과 처음 몇 번의 전투에서, 그들은 아마도 거의 확실하게 40초 내에 여러분을 쓰러뜨릴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는 환경의 주인이며, 최상위 포식자이고, 거기에 당신이 있다. 터무니없는 칼을 들고 몬스터의 한 조각으로 만든 갑옷을 입고, 그들의 뒤꿈치를 자른다. 아름답고 위험한 뭔가를 목격하고 그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결국 물리치는건 스릴 넘치는 일이다. (게다가 경이로운 멸종 위기종을 사냥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고도 트로피까지 만들 수 있다니 비디오 게임 만세다) 그러나 몬스터 헌터의 몬스터들이 놀라운 진짜 이유는, 그들의 개성 때문이다 - 그들의 본성은 그들의 움직임과 공격 하나하나를 통해 스스로를 증거한다. 바바콩가(Congalala)는 거대한 핑크색 고릴라로, 화가 나서 당신을 후려치는 사이사이 우쭐해하고 방귀를 뀌며 엉덩이를 씰룩거린다. 베리오스(Barioth)는 솟아오른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와 믹스된 겨울 드래곤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최상위 포식자의 흉포함을 지녔다. 라기아크루스(Lagiacrus)는 물에서는 공포스럽지만 뭍에서는 느릿느릿하고, 비열하며 무자비하다. 이들은 몇몇 공격 패턴과 멋진 그래픽 디자인만으로 이루어져있지 않다; 이들은 살아있는 생물에 걸맞는 모양과 느낌을 지녔다. 난 이런 몬스터들 - 이들을 디자인하는 프로세스 - 가 어디서 나온건지 언제나 궁금했었다. 몬헌의 지휘자이자 PS2시절의 실험으로부터 지난 십년이 넘는 기간동안의 빅히트 시리즈를 인도해 온 료조 츠지모토는, 팀의 여러 멤버들이 각자 고유의 몬스터에 특화되어 있다고 말한다 : 몇몇은 드래곤을 전담하고, 다른 누군가는 포유류를 선호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곤충에 특화되는 식이다. "각 몬스터에는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공격하고 행동할지를 결정하는 별도의 기획팀이 있고, 여러분은 이들의 개성이 배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죠" 츠지모토의 말이다. "모든 몬스터들은 자신들을 만든 팀에 따라 서로 조금씩 다르게 행동해요.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 뿐 아니라 게임플레이 디자인에서도 그렇죠." 몬스터 헌터의 디자이너들에게, 이 모든 것은 게임플레이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처음 하는 일은 전체 게임과 구조를 살피고, 그 모든 것들이 어떻게 서로 어울려 맞아들어갈지를 고민하고, 그 다음에 부분부분을 보기 시작하는거죠 - 특정한 지점에서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어떤 종류의 몬스터 또는 개성이 그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지 등등이요"라고 츠지모토는 말한다. "쉽게 하자면 그냥 모든 몬스터들을 멋지고 강해보이게 만들면 될거에요.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플레이어의 흥미를 끌지 못하죠 - 빠르게 지루해지거든요.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요 : 게임 시작시에 볼 놈들, 중간에 볼 놈들, 엔딩으로 가면서 보게 될 놈들, 그리고 추가로 '특별' 카테고리가 있죠." "그래서 이런 카테고리를 채우는 일부터 시작하죠 -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아주 강력해보이는 몬스터가 나와서 손쉽게 격퇴당하는걸 원하진 않을테니까요. 따라서 초반부에는 맞거나 그럴 때 비틀거리거나 오버하는 등의 좀 웃기는 요소들도 넣고, 이를 통해 시작부터 너무 강해보이는 몬스터들이 나와서 끝없는 싸움을 하는 느낌은 들지 않게 하는거죠." '추가' 카테고리는 아마도 '이벤트' 사냥을 의미하는 것 같다 - 말도 안되게 거대한 지엔 모란(Jhen Mohran)이나 나발데우스(Caedeus) 등. 위에 있는 몬스터 헌터 크기표 (클릭하면 커짐)은 게임 내의 모든 생물들을 포함하는 생태계를 보여준다 : 작고 하찮은 랩터에서부터 거대하고 전설적인 유일 몬스터까지. 모든 몬스터들이 맞서 싸워보면 서로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가 염두에 두었던 다른 한 가지는 생물학적 타당성이었죠." 츠지모토가 부연한다.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곳이 어딘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 이런 지역에서 나온다면 실제 몬스터들의 위장색처럼 얘들의 색깔은 이래야하겠지. 여기 사는 실제 동물들이라면 이런식의 몸을 가졌을테고. 우리는 각각의 생물들이 모두 자기의 서식지에 실제로 살고 있을 법하게 느껴지길 바랬어요." 츠지모토는 곧 출시될 몬스터 헌터 4의 한 가지 몬스터를 예로 들며 내게 디자인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 (아마도 조만간 더 영국스러운 이름을 갖게 될) 테츠카브라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갑옷을 두른, 극히 공격적인 개구리이다. "많은 경우에 먼저 게임플레이 요소를 생각하죠. 그러면 시각적 디자인 요소는 자연스럽게 가지를 쳐서 나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테츠카브라의 예를 보면, 우리는 이 놈이 직접적으로 공격하기보다는 간접적인 수단으로 공격하길 바랬어요. 바위를 던진다거나. 그래서 저 어금니가 생긴거죠 - 바위를 들어올리려면 어금니가 커야하거든요. 대부분의 경우 (몬스터)는 일단 게임플레이 아이디어에서부터 나와요. 그리고나서 시각과 디자인이 뒤를 따르는거죠." "테츠카브라는 게임의 비교적 초기에 동굴 지역에서 만나게 되는 적이에요. - 동굴 지역의 몬스터들은 대부분 그렇게 강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우린 이 녀석이 두드러지길 원했죠. 우리가 표현하고 싶었던건 완강함이었어요 : 두터운 가죽과 딱딱한 갑옷, 강력한 의지. 거대한 어금니는 녀석을 다른 적들과 차별화한다. 진지한 적이기에 플레이어들은 언제 놈을 만나러 가야할지 알고 있다. 심지어 테츠카바라라는 이름조차 중요하다 - "테츠"는 일본어로 완고함을 의미한다. 이름조차로 녀석의 본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몬스터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플레이어들이 놈과 싸우는 곳이 동굴이기에 이런 환경을 어떤 식으로든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입니다. - 덕분에 우리는 녀석이 바위나 돌조각을 집어들고 이를 이용해 공격이나 방어하는걸 볼 수 있는거죠. 전에는 이런걸 해본 적이 없었기에, 몬스터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요소를 도입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봤습니다." 나는 캡콤의 벽이 아직 몬스터 헌터에 도입되지 않은 환상적인 몬스터들로 뒤덮혀있는 광경을 상상해왔지만, 실제 프로세스는 그보다 훨씬 타이트하다 - 아티스트들이 먼저 몬스터를 만들어놓고 여기에 디자이너들이 게임 아이디어를 덧붙이기보다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는 쪽이 목표에 더 잘 들어맞는다. 츠지모토는 낭비되는 부분이 우리의 예상보다는 훨씬 조금이라고 말한다. "물론 부적합 판단을 받은 나쁜 디자인들이 쌓여있죠."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게임에서는 잘 동작하지 않을 법한 디자인들이 있더라도, 다른 환경을 가진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에는 갑자기 이 아이디어가 맞아들어간다는 겁니다. 우린 그 무엇도 쓰레기통에 완전히 넣어버렸던 적이 없어요." 나는 몬스터 헌터가 내게 보여주는 모든 종류의 생물들에 끊임없이 놀라게 된다. 이것이 내가 이 게임을 계속해서 플레이하는 이유이다. 종종 비슷한 공격 패턴을 공유하거나 계통적 유사성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몬스터 헌터의 모든 개별 몬스터들은 각기 고유의 도전적 면모들, 독자적이고 그럴싸한 시각적 특징들과 행동상의 특징, 그리고 개성을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달라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유사한 100 종류의 적들 대신, 나는 금색과 파란색의 사자같은 진 오우가(Zinogre)에 맞서 전기 라이플을 그 털가죽에 쏘아대며 싸웠고, 눈이 멀었지만 독성을 띄고 역겹게 생긴, 나보다 수천배는 더 큰 아름다운 바다생물 기기네브라(Gigginox)의 희끄무레한 모습은 기억 속에서 여전히 나를 전율케 한다. 내가 이 전투들을 기억하는 것은 내가 그 몬스터들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는 내게 언제나 뭔가 다른 전투를 요구했다. 이들이 바로 몬스터 헌터의 전투를 그 자체로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