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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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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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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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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오양삼씨가 2005년에 번역했던 글인데 오늘 하드를 뒤지다가 발견해서 올립니다. ---------- (갈무리해뒀던 어니스트 아담스의 글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만 대충 번역했다. 원문은 가마수트라) 론 길버트는 원숭이섬의 비밀에서 '우스꽝스러움'을 제시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생과 사를 넘나드는 투쟁에 깊게 몰입된게 아니니까. 하지만 메탈기어 같이 재난을 막으려는 게임에서 '그건 별로 중요치 않아'라고 계속 무선으로 주절댄다면 도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메탈기어 솔리드2 후반부의 대령과의 교신 이벤트를 말하는 것 같다. '당장 게임기의 전원을 꺼라, 라이덴!') 노 원 리브스 포레버에서 빈정대는건 이해해 주겠다. 하지만 메탈기어는 (스스로) 심각하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문득 3가지 몰입 형태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게임 업계에서 몰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을 정의하거나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려고는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내 생각에 최소한 3가지 종류의 몰입이 있고, 제각각 다른 방법에 의해 창조되거나 파괴된다. 전술적 몰입 전술적 몰입은 그때그때마다 빠져들게 되며, 일반적으로 빠른 액션 게임에서 발견된다. 그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즐거운 경험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물리적이고 즉각적이다. 전술적으로 게임에 몰입되어 있을 때 뇌의 상위 기능은 대부분 비활성되고 두 눈과 손가락만이 정보를 주고 받는다. 테트리스에 열중한 정신 상태가 이것이다. 전술적 몰입은 플레이어가 아주 단시간만에 풀 수 있는 단순한 도전거리를 제공받는데서 생겨난다. 조금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게 만들면 그 열중 상태를 부술지도 모른다. 전술적으로 몰입된 플레이어는 (생존 이외의) 큰 전략을 생각하지 않고 스토리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쩌다 게임이 큰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복적인 게임플레이를 통해 깨닫게 되면, 다음번의 플레이에서는 접근 방법을 바꿀 수도 있지만 몰입의 전술적 본질은 여전히 같다. 전술적 몰입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어에게 흠없고, 빠른 반응을 해주며, 직관적이면서도 무엇보다도 '믿을만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줘야 한다. 느리고 불편한 조작과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는 전술적 몰입에 빠질 수 없다. 전술적 몰입은 일반적으로 게임플레이 본질의 돌변, 유저인터페이스의 변형, 이전의 적들과 같은 식으로 죽일 수 없는 보스 캐릭터 등에 의해 훼손된다. 전략적 몰입 반면 전략적 몰입은 대뇌가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다. 승리할 방법을 찾거나 (최소한) 문제를 최적화 시키는 것이다. 전략적 몰입의 가장 높고, 추상적인 형태는 광대한 수의 가능성을 가진 것 중 맞는 길을 찾으려는데 집중하는 체스 마스터의 체험이다. 전략적으로 몰입되었다면 관찰하고, 계산하고, 추론한다. 그렇다고 게임이 턴베이스거나 투쟁에 관한 것이라는건 아니다. 심시티를 하며 새로운 길을 놓을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교통체증의 패턴을 골똘히 연구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전략적으로 게임이 몰입된 것이다. 전략적 몰입을 제공하기 위해, 게임은 즐거운 정신적 도전을 제공해줘야 한다. 전략적 몰입을 훼손시키는 것은 불편하거나 비논리적인 게임플레이다. 예로, 길을 찾지 못하는 유닛은 플레이어가 생각한 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몰입을 깨게 된다. 너무 큰 무작위성도 전략적 몰입을 훼손한다. 게임이 운에 너무 크게 의지한다면 플레이어가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기 힘들어질 것이다. 전략에 열중한 플레이어는 게임의 스토리에 신경쓰는 경우가 드물다. 체스 플레이어는 그 말이 중세 궁정에서 어떻게 불렸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느냐이다. 철저한 전략 플레이어는 종종 스토리를 방해물로 생각하고 완전히 무시하기도 한다. 이야기에 몰입 책이나 영화와 같다. 인물들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고 싶어한다. 이야기에 몰입된 플레이어는 어느 정도의 나쁜 전략/전술 게임플레이를 허용한다. 소수의 게임들만이 정말 후진 게임플레이를 참고 넘겨줄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빠져든 플레이어라면 약간의 불편한 인터페이스나 멍청한 AI를 눈감아줄 것이다. 어색한 대화, 멍청한 캐릭터, 비현실적인 플롯이 이야기에 몰입하는걸 막는다.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은 전략/전술적 몰입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과 다르기 때문에, 똑똑한 스튜디오는 외부의 전문 글쟁이를 고용해 스토리를 쓰게 한다. 여기서 다시 메탈기어로 돌아가겠다. 코지마는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좋아하건 말건 게임을 깨겠다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다.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나 전술적으로 게임에 몰입되어 자신의 이야기적 몰입이 무너져도 크게 신경쓰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코지마는 자기가 포스트모던한 기교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불행하게도 모든 플레이어가 그런 방법에 동기부여 받진 못했다. 일부는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파악하기 위해 플레이를 하지만 그들에게도 self-referential 한 MGS 본질은 짜증날 수 있다.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몰입의 종류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거나, 농담이 굉장히 가치있지 않다면 쓰지 않는게 좋다. 브라이언 모리어티가 말했다. "[suspension of disbelief] 는 완성하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다. 당신이 만들었던 세계를 부정하는 한가지 인용이 그 세계를 부술 수 있다." 메탈기어가 팔린 이유 중 하나인 강한 스토리라인인만큼, 그런 트릭이 사용자 일부를 짜증나게 할 여지가 있었고-실제로도 그랬다.
  2.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 요즘 북미 게임 업계가 존나 시끄럽죠. 거기에 대한 이야입니다. 밝은해님께서 게이머의 종말 – 비디오게임으로 무엇을 할까라는 글을 쓰셨다. 원문은 How to Do Things with Videogames라는 이언 보고스트의 책인데, 최근 북미 게임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관련된 것이다. 이는 말하자면 게이머들과 일부 게임 개발자들 사이의 충돌인데, 최근 여성 게임 개발자에 대한 혐오, 즉 조이 퀸(Zoe Quinn) 스캔들로 난리가 났던 사건의 연장선에서 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괴롭힘(harassment)으로 연결되더니 그리고 조이 퀸과 필 피시의 드랍박스 계정이 해킹당하는 사건, 게임비평가에게 살해 협박이 있는 등 온라인 상의 혐오가 현실의 생명 위협으로 나타난 흐름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이미 IGDA(국제게임개발자협회)에서 짧은 성명을 낸 것이 있지만 게이머들에게 별로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사실 너무 온건한 내용이었다고 본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조이 퀸과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eesian)이 던진 화두에 대한 게이머들의 여성 혐오가 깔려있다. 사키시안이 화두를 던졌던 곤경에 빠진 처녀(한국어 자막) 시리즈를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될듯 하겠다. 사실 게임 업계가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게임에서 여성의 묘사는 조력자이거나 성적 대상이거나 혹은 미미한 역할이거나 더 심각하게는 구출되는 대상인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심지어 여성이 주인공인 게임도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은 경우는 없다. 특히 한국의 게임들은 이 부분에서 여전히 근대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인츠로우"의 디렉터 스티브 제이로스(Steve Jaros)는 이런 내용에 대해 지적해오던 아니타 사키시안의 말이 옳다는 내용을 인터뷰에서 했다. 난 2008년에 This is Game이라는 매체에 비슷한 관점에서 글을 (익명으로) 썼던 적이 있다. 난 이런 게임 업계의 남성 편향이 남성 위주의 개발 환경에서 발생한다고 봤고, 여성 개발자가 많아지는 것이 이 문제의 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이런 편향은 사회 전체에 깔려있는게 더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거기까지 건드리기엔 좀 너무 컸고 해서 두루뭉슬하게 적당하게 타협했던 조잡하고 정리도 덜 된 투박한 글이었다. 어쨌거나, 당시 저 2008년에 박제된 댓글들이 난 (지금에 와서는) 참 재밌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북미 게임 업계의 논란이 게임계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게임 시장은 이미 여성이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게이머들의 시각은 남성 90%이던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어쩌나, 모바일 시장에서 이제 남성보다는 여성 게이머가 더 중요하게 되어가고 있는데. (결국 흐름은 자본을 따라갈 것이다.) 게임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킨다는 이야기는 결국 구라일지도 모른다. 아니, 적어도 북미의 게임 개발자들은 맞는 것 같다. - 역시 블로그에 쓴 글의 옮김.
  3.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트윗했다는 내용으로 [스팀과 인디게임 번들은 인디게임씬을 어떻게 붕괴시켰는가][1]라는 트윗타래가 올라와서 트위터에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확실히 정리를 할 것이라면, '인디'는 게임 업계에서 여전히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음악 쪽에서는 '외부의 자본이 투입되지 않(간섭 받지 않)'고 제작된 영화나 음악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의 경우는 인디를 표방하고 있으면서 퍼블리시를 하는 경우도 자주 있고, 투자를 받지 못해 인디(와 같은) 상태로 있는 경우, 애초에 받을 생각이 없는 경우가 혼재해 있다. 트윗타래에서 언급하는 '박리다매' 형태의 스팀 세일이나 험블 번들 이야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되던 이야기이다. RPS에서 Interview: Klei’s Anderson Talks Upside Of EA’s “Indies”(한국어 기사 번역)라는 인터뷰가 나왔던 시점에도 이미 번들링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했고 (인터뷰에서 앤더슨은 별로 나쁘게 말하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저 때 불이 붙어 계속 지속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는, '인디 게임'이라는 개념이 과연 언제부터 이렇게 대중적이 되었느냐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트윗타래의 저 개발자는 "2000년대 초반때만 해도 일반적인 피씨 패키지 게임은 $20에 팔렸다"고 말하고, 사실이지만, 판매량에서 지금 판매량의 1/10은 되었을까. 본문의 이야기처럼 $20이던 시절과 $10이던 시절을 이야기해도, 스팀이 없었다면 '인디 게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소비자가 대부분이 아닌가. 스팀이 초창기에 IGF 수상작들을 스팀에 올리던 시절만 해도, 대부분의 게이머는 인디 게임이 뭔지도 몰랐고 흥미로운 게임을 발견해도 어떻게 구매할지를 몰랐던 시절이었다. 스팀은 말하자면 인디 게임의 거의 유일한 제도권 판매 창구였다. GOG나 Gamersgate 같은 사이트에서 인디 게임이 올라왔을지도 모르지만, 아니면 또 어떤 창구들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시장 지배력이 다른데 판매량이 어땠겠나. (올라왔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아오안'이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지금은 아이폰 앱 시장이 열렸던 시절처럼 인디 게임 시장에서 '골드러시가 터진 한참 뒤 상황'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인디 게임에 환상을 가지고 달려들었고, 덕분에 새롭고 훌륭한 게임들도 나타났지만 또 반대로 그저 그런 게임들도 쏟아지고 있다.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해서 스팀에 등록이 되기만 하면 대박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달려들고는 있지만, 대형 퍼블리셔들의 AAA 게임들과 동일 선상에서 매대에 올려 있는 상황이면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은 무엇으로 경쟁을 해야하는가. 참신한 컨셉 & 아이디어, 퀄리티, 아니면 가격. 처음엔 앞의 것들이 메리트가 되겠지만 결국엔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다. 그리고 논란이 되는 90% 세일 이야기는 특히, 스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75% 세일의 경우 매출이 1470%가 증가한다, 5500%가 증가한다는 이야기는 뭐였을까. 트윗타래의 QC 비용에 대한 부분, 확인할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전화와 이메일 문의를 받아야하고 해결해줘야 하는지, 그 비용이 (시간 환산에 따르겠지만) 얼마나 되는지는 추정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인디 게임을 알아도 살 수가 없던 시절의 $20짜리 게임과 매일 400만~700만 명이 플레이하고 구매하는 시장에서 $1짜리 게임의 판매량이 단지 20배만 차이가 날까? 물론 $20에 만 장 팔아서 받는 전화보다는 $1에 20만 장 팔아서 받는 전화가 많겠지. 그런데 스팀에서 사 놓고 한 시간도 안하는 비율이 50%라는 통계는 어떻게 봐야할까. QC 업무량이 산술적으로 20배 증가했을까? 험블번들... 글쎄다. 험블 번들이 애초에 게임을 파는 창구였는지 난 잘 모르겠다. 게임도 팔고 기부도 하자는 취지 아니었나? 클레이처럼 EA에 엮여서 올라갔던게 아니면 험블번들에 올리는 건 특히나 선택인데, 왜 험블번들에서 팔면 "4만 장에 장당 10센트"라는 이야기를 징징댔을까 의문이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라고 말해야 했을까? * 원문은 [nairrti.com][2]에 올린 것으로 이 곳에는 소스 링크가 삭제된 채 올라왔습니다. [1]: https://storify.com/lostland/indiegame [2]: http://nairrti.com/2014/08/25/스팀은-인디-게임을-죽이고-있는가/
  4.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s://medium.com/@Belderone42/33c9474316b7 어제 이 글이 잠깐 돌았는데 (곧 게임개발자연대 페이스북에도 올라갈 겁니다) 부분유료에 대해 업계에서 생각을 좀 해보자 뭐 이런 정도의 화두로, 읽고나서 음...하고 넘어갔지요. 오늘 조프위키에 갔더니 http://jof4002.net/주절주절#ti1403606868 뭔가 한 차례 바람이 지나갔네요. 나온 쟁점을 정리하자면, 1. '양키'들이 생각의 수준이 높은가. 이건 좀 웃기는 이야기지만, 북미 애들이 페이스북>스마트폰 전환되던 즈음에 빨아먹는 기술을 어디까지 끌어올렸는지를 좀 알면 쟤들이 생각이 높아서 저런 소리를 하고 있다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단 A/B 테스트로 버튼 위치, 색깔 바꿔가면서 구매율을 0.1%씩 올리는 작업을 하는 건 기본이고, 이탈율 때문에 로딩 시간 줄이려고 별 짓을 다 하는 거나 개발사의 '매출 올리기 기술'을 이야기하자면 한국은 아직 배울게 많습니다. 2. LOL이 동접에 비해 돈을 못 번다고 비웃는 정신나간 개발자 는 순수하게 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비웃어도 할 말이 없긴 합니다만, 지금 게임 산업 전체(종사자와 관련 산업 등)가 유지되는데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점유율이 적당한 비율로 매출 환산이 되어야 하는 건 사실입니다. 이 선이 어디냐에 대해서는 좀 개개인이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3. "인앱 결재는 정말로 100% 자유의지인가?" 같은 질문 이건 뇌과학 쪽에서도 아주 관심있어 하는 주제인데요. 얼마 전 기사에는 없는 거 같다고 본 기억이... 4. "어린아이와 성인의 경계는 어디인가?" 같은 질문 문화권마다 다르죠. 성진국 일본의 경우 합법적인 성 관계 가능 나이, 투표권을 가지는 나이, 결혼이 가능한 나이 등 국가별 문화별로 다 다릅니다. 그래서 '어디인가?' 미국 가면 18세 한국에선 19세입니다, 고갱님. 5. 규제 때문에 이걸 말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동의하는 부분이구요. 문제는 규제라는게 근거와 방법이 중요한데, 과학적이지 않은 근거로 규제를 주장하는 것에는 반대를 해야죠. '부분유료로 인해서 부작용이 발생한다'라는 말도 사실은 좀 무리가 있는 것이, 규제론을 주장하는 보수 계층이 그렇게 신봉하는 자유시장경제에서는 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우린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법을 위반하고 있는게 아닌 한 소비자는 정상적인 소비 활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걸 규제라는 방법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면 저쪽은 이미 내부 논리 모순이 발생하는 거죠. 어쨌거나 (전 저쪽 입장은 아니니까) 자율 규제라는 것 혹은 다르게 말해서 사업자간 합의 정도의 형태로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방법 정도까지는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규제를 국가가 강제하는 방향이 옳은 방향이냐,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해 나가는 방향이 옳은 방향이냐... 전 후자를 지지하는 쪽이구요. 한국이 아직 이런 자율 규제에 대해서 제대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가 있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국가가 개입해서 규제를 들이대면 앞으로 20년이 지나도 자율규제를 해나갈 수는 없을 겁니다. 이건 계속 주장하고 싸우고 배우고 실패하면서 얻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게임개발자연대 후원 좀 해 주세요. http://t.co/WQCbv88agz 6. 문제를 개발자들이 제일 잘 안다 전 명백히 반대하는데요. 이건 학계와 업계에서 같이 연구를 해야될 부분입니다. 의학, 심리학, 사회학, 법학 등 여러 방향에서 문제를 뜯고씹고 연구를 해서 모색해야 하는 부분이지, 게임 개발자들이 부분유료의 문제에 대해서 잘 안다는 말은 택도 없죠. 모른다고 단언합니다. 자... 이제 떡밥을 던졌으니 반론 기대해 봅니다.
  5.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평면 상에서 거의 직진으로만 이동하는 기종을 조종하는 게임들이 이미 있다. 배틀필드나 플래닛사이드 같은 장비를 조종할 수 있는 FPS 게임들이 지프, 이륜차, 삼륜차 같은 조종할 수 있게 한 부분들인데. 직진과 좌우 회전만 있는 상태에서 시점이 계속 움직이게 되고 있기 때문에 즉 플레이어는 십자선(crosshair)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장비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게 상당히 어려워진다. (어느 정도의 개인차는 있겠지만, 적응이 쉬운 편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확장되면, 워썬더(공식적으로 오큘러스 리프트를 지원하고 있다) 같은 2차 대전 프로펠러 전투기만 해도, 시점과 진행 방향의 불일치라는 난이도가 엄청나게 올라가게 되고, 단지 직선 이동만 가능한 프롭기에서도 이런데 3차원 공간 상에서 상하좌우 이동을 하는 조종이 필요하게 되면 아주 소수의 플레이어를 제외하고는 이 조종을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겠다. 어쩌면 그래서 영화나 만화 등 기존 창작물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더라도 거의 직진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이동 수단을 묘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인간이 3차원 공간에서의 3차원 자유 이동을 적응할 수 있게 되기 까지는 많은 숙련 또는 진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면, 오큘러스 리프트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들의 한계가 어쩌면 명확해진다는 이야기다.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의 조작 체계에 준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하이퍼(hyper)'한 조작성을 가지는 게임을 만드는 건 오큘러스 리프트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 층에서도 상당히 소수만 가능하다는 뜻이 될듯 하다. 사실 이건 모든 게임 디자인에서 중요한 맥락 중의 하나다. 플레이어들은 기존에 익숙한 조작과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을 때 좀 더 쉽게 적응하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80%는 기존의 것에서 가져오고 20%만 새롭게 만든다(비율은 화자마다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는 방식이 유효한 것이기도 하고. 이런 배경에서 보면, (1) 플레이어가 자신의 몸체(또는 탑승체)를 움직이면서 + (2)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 (3) 적의 움직임을 예측/관찰도 해야하고 + (4) 무언가를 발사해 맞춘다로 분리를 해서 생각해볼 때, 오큘러스 리프트는 (2)를 2차원 공간에서 실제 3차원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기존에 이 요소들을 가진 게임들을 봐서는 아무래도 게이머가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 역시나 블로그에 쓴 글을 옮겼습니다.
  6.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2010년에 잠깐 나와서 사람들이 "우와 파판 온라인이야"라고 관심을 받다가 급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임이다. 그런데 그 게임을 2012년에 닫고 1년 동안 갈고 닦아서 새로 오픈한 것이 이 '되살아난 왕국(A Realm Reborn)' 버전. 국내에도 온라인 게임이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리뉴얼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파판14의 경우 들인 돈이 워낙 많아서 포기 못하겠다 싶었는지 아니면 파판 시리즈에 오명을 남길 수 없다는 생각이었는지 리뉴얼을 했다. (참고: 서비스 종료와 리뉴얼을 잇는 무비) 사실 이전 버전은 일본어로만 서비스를 했고, 한국에서 접속하는데 여러 제약이 있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으니, 현재 버전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걸로 하겠다.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시나리오 퀘스트(메인 퀘스트)의 진행에 따라서 게임 요소가 열리도록 되어 있어서 20레벨 퀘스트에 말(초코보)을 탈 수 있도록 되어 있기는 하지만, 플레이어가 20레벨이 되면 모두 짠~하고 말을 타는 것도 아니다. 20레벨이 되어 기능은 열렸어도, 말을 타기까지는 또 점수를 모아야 하는 등 엉성하다. 뭐 저건 아주 간단한 예일 뿐이고, 퀘스트의 설정이나 레벨 진행, 지역 설계 등 전체적으로 '전혀 정교함이 없다'. 최근 MMORPG의 흐름이라면 플레이어들이 어느 지역에서 몇 마리의 몹을 잡고 어떤 퀘스트를 해서 몇 레벨이 되고, 이 지역 퀘스트를 다 하면 다른 지역으로 가는 퀘스트를 주고 하는 식의 짜여진 플레이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인데, 파판14에는 그게 없다. 그냥 메인 퀘스트 따위 버려두고 레벨업하는 재미에 빠지면 평생 가도 말을 탈 수 없을 뿐 아니라 클래스 변경 같은 것도 할 수 없다. 심지어 클래스 퀘스트를 해야 얻을 수 있는 기술도 있다. 그런데 이 메인 퀘스트의 내용이 재미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 않고 이게 무슨 유치한 이야기인지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게다가 뻣뻣한 NPC들의 '연기'까지 너무 어설프다. 게다가 각 시작 마을은 클래스에 따라서 달라진다. 탱커(Marauder)+소환사(Arcanist) 마을, 탱커(Gladiator)+딜러(Pugilist)+딜러(Thaumaturge) 마을, 딜러(Lancer)+딜러(Arher)+힐러(Conjurer) 마을. 그래서 나중에라도 '크로스클래스(여러 클래스를 배워서 일부 기술을 다른 클래스에서 빌려 쓸 수 있음)'를 하려면, 다른 마을에 있는 클래스 길드로 뛰어가 배워야 한다. 10레벨 퀘스트를 하면 크로스클래스가 열리는데, 15레벨이 되어야 다른 마을을 방문하는 퀘스트를 준다. 월드 설정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다. 전사 마을, 힐러 마을 같은 설정이라니. 게임 플레이 부분은 갈수록 더 가관이다. 소위 '글로벌 쿨타임'이라는 것은 2.5초로 설정되어 있다. WOW의 경우 1.5초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긴 시간인데, 이렇게 설정된 이유는 캐릭터들의 애니메이션이 미친듯이 쓸데없이 길기 때문으로 보인다. 덕분에 탱커 플레이는 짜증이 폭발하는데, 어그로(enmity)를 당기는 기술은 연계기로 발동한다. 그냥 때리면 10데미지 연계로 때리면 20데미지가 나오는데, 어그로 = (데미지 * X)라는 걸 생각하면, 그냥 때리고 2.5초 후에 쎄게 도발할라냐 2.5초 마다 반 데미지씩 도발할라냐 선택이 된다. 광역도발에 이르러서는 이제 화가 난다, 발동 준비 동작이 1초다, 어그로가 튀었는데 광역 도발을 걸랬더니 힐러가 몹을 달고 거리 밖으로 나가버린다. 클래스들의 기술은 그냥 123-124-123-124를 반복한다. 탱커의 경우라면 12-12고, 딜러의 경우도 12-12면 다행, 측면이나 후면에 서서 1111하고 있으면 된다, 2.5초 마다. 이런 단조로운 기술 사용을 설계한 이유야 당연히 PS3와 PC를 동시에 지원한다는 이유 때문이겠지만, 이 게임을 PS3 혹은 패드로 한다면 글쎄다, 파티 플레이가 되기는 하나? 바닥에 광역 공격 표시 보고 피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지역 디자인은, 앞에 잠깐 말한 것처럼 동선 같은 것은 관심도 없었고, 갈 수 있는 곳과 못가는 곳을 명확하게 구분해 두었다. 웬만한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금지지만, 떨어져 죽을 것 같은 곳은 다 안되느냐 하면, 이게 어디서는 되고 어디서는 안된다. 플레이어로써는 이게 구분이 안되니 '여기서 저기로 뛰어 넘으면(내리면) 쉽게 가는데' 생각하고 뛰어보는 경우가 너무 많다. 남들 이러는 거 보라고 코메디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퀘스트 부분을 보자면, 앞에 이야기한 것 처럼 메인퀘스트만 하고 주변 퀘스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MMORPG의 경험대로 주는 퀘스트를 다 받아 하면서 레벨업을 했다면 20렙 메인 퀘스트를 25렙에 하게 되는 꼴이 발생한다. 이 갭은 초반에도 1~2레벨씩 벌어지다가 일찍 깨닫지 않으면 30렙에 26렙 퀘스트를 하고 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덕분에 26렙에 주는 퀘스트 보상이라는 건 그냥 잡템 만큼의 가치가 되고 만다. 퀘스트라는게 뭔지, 생각 좀 했어야 했다. '숙명(fate)'라고 부르는 필드 퀘스트는 균열(Rift)이나 길드워(Guild Wars 2) 같은 게임들과 비슷하다. 몹들이 잔뜩 나타나 마을을 공격하려 한다거나 그냥 잔뜩 생긴다거나 물건을 줏어 모아서 갖다 달라거나 하는 식을 보면 최근 길드워2의 것을 벤치마크했구나 싶기도 한데, 기왕 벤치마크를 할 것이면 퀘스트라든지 설정이라든지 하는 부분도 좀 신경을 쓰지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이템 제작은, 이 게임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구나 결론을 내게 된다. 생산직 클래스가 생산할 수 있는 아이템은 '모두' 상점에서 판매한다. 생산직을 선택해서 돈을 벌어보겠다 생각을 하려면 꿈일 뿐이고, 그나마 가끔 나오는 높은 등급(high quality) 아이템은 제작자 레벨 20이나 되어야 10렙에 쓸 수 있는 고퀄 아이템이 나오니, 내가 만들어 쓸 수는 없고, 그나마도 원자재부터 고퀄을 끌어모아야 겨우 하나 건질 수 있는 수준이라 확률이 너무 낮다. '제작 시스템' 자체는 뱅가드(Vanguard)와 유사하고 지루하지 않게 잘 만들었지만, 게임 기본적으로 '경제'에 개념이 없으니 이걸 어쩌랴.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MMORPG라는 걸 만들어본 적이 없는 (심지어 별로 플레이해본 적도 없어 보이는) 개발자를 데려다가 만든 게임으로 보인다. PS3와 PC 양 쪽을 모두 잡겠다는 생각과 전세계 서비스에 맞춰 4개 언어 자동 번역까지 탑재했지만, 기본적인 게임 구조에서 MMORPG라는 장르가 오랜 시간동안 검증하고 확립한 상식들을 싹 무시하고 자신만의 세계관에 자신만의 게임 방식으로 만들어 두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백만 카피가 판매되었다고 하고 덕분에 모든 서버 신규 캐릭 생성을 잠궜는데 (서버도 설계를 잘못해 개판인데다가) 이게 요즘 전세계적으로 할 MMORPG가 없어서 그런 덕분이지, 파이날판타지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빼면 이 게임이 과연 몇 달이나 유지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스퀘어가 각종 플랫폼으로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이야 굉장히 긍정적이지만, 해당 플랫폼이나 장르를 연구 좀 했으면 좋겠다. 이런 왕국 따위 되살리지 말았어야 했다. 뭐, 예의상으로 칭찬을 한 마디 덧붙이자면, 아트 디테일은 꼼꼼하게 잘 되어 있다. 게임 설계와 안 맞아서 그렇지. 아... 이렇게 되면 칭찬이 아닌가? --- 라고 블로그에 리뷰를 했더니 GDF에도 올려달라고 하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