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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Purple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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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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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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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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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시뮬레이션의 꿈

7 posts in this topic

paparang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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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수트라 블로그에서 흥미롭게 본 글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The Simulation Dream
 


매우 대충 요약


  • [*]시뮬레이션의 꿈은 개발자들의 오래된 로망이지만 희망대로 잘 풀리지들 않더라 (울온, 바쇽 등) [/*:m]
    [*]모든 것을 시뮬레이션 하려 하지 마라. 플레이어는 이해 못한다. [/*:m]
    [*]'플레이어 모델' (플레이어가 머리속으로 상상하는 작동 모형)에 인지 안되는 '게임 모델' (게임의 작동 모형)은 쓸모 없다. [/*:m]
    [*]플레이어 모델의 힘은 막강. 의미없는 현상들 속에서 사람의 뇌는 아포페니아(apophenia) 효과로 스토리를 만들어 냄. [/*:m]
    [*]아포페니아(apophenia)를 일으키려면 

    • [*]현실이나 픽션에서 익숙한 전형적 구조를 차용 [/*:m]
      [*]플레이어가 자기 자신을 게임에 투영하기 좋게 [/*:m]
      [*]인간에게 관련된 가치가 오가는 시뮬레이션으로 (삶과 죽음, 혼자와 함께, 부와 가난 등). 
      지적으로 흥미롭지만 건조한 시뮬 말고. [/*:m]
      [*]단순, 순수, 원초적 감정이 연관되게[/*:m][/list:u][/*:m]
      [*]스토리의 풍성함(Story-Richness)를 만들어라 - 전체 인터랙션 중 플레이어에게 흥미로운 인터랙션의 비율 [/*:m]
      [*]모든 것을 시뮬레이션한, 초 복잡한 시스템은 지루하다. 중간계(반지의 제왕)나 실제 전쟁도 99%는 지루한 일상일 뿐. [/*:m]
      [*]만들려는 스토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대표 재료들만 뽑아 모델화할 것 

      • [*]예: 음식 - 16세기 신대륙 식민지 개척게임이라면 식량이 중요. 다양한 음식의 모델화가 유의미 [/*:m]
        [*]그러나 교도소 탈출 게임이라면 다양한 음식은 시뮬레이션에 고려 안해도 됨[/*:m][/list:u][/*:m]
        [*]풍미를 돋구는 앙념(flavor) 표현은 큰 비용없이 만들수 있으니 잘 써먹을 것. 

        • [*]예: 심즈에서 심들이 서로 대화할때 말풍선 안에 있는 그림. 게임엔 영향이 없지만 플레이어의 상상을 일으킴. [/*:m]
          [*](역주 - TCG 같은데서 카드 아래쪽에 써있는 풍취를 돋구는 글을 flavor text 라고 합니다. 와우 아이템 설명 같은데도 있는.)[/*:m][/list:u][/*:m]
          [*]글쓴이가 디자인한 게임에서의 사례: 농작물 수확 

          • [*]우주에 조난한 플레이어가 식민지 짓고 생존하는 게임인데 [/*:m]
            [*]농작물의 성장과 공기의 관계 모델링 때문에 고민. [/*:m]
            [*]여러가지 안을 고민 끝에 게임 모델도 단순하게 괜찮고 플레이어 모델에 투영도 잘 되는 대안을 선택함.[/*:m][/list:u][/*:m][/list:u]

결론부 (대충 의역)

시뮬레이션의 꿈은 죽은 것 같다. 
매우 매우 복잡한 세계를 그대로 시뮬레이션 한다면 플레이어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로 시뮬레이션 해낸다 해도, 지루한 결과물이 될 것이다. 
심지어 중간계 같은 곳 조차도, 그 사소한 일상은 스토리가 풍성한 곳이 아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의 꿈은 이어진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면 된다. 
무턱대고 모든 것을 시뮬레이션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것이 지루하고, 사람들은 과잉 복잡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응축된 게임 시스템을 주의깊게 만들어서, 
단순하고, 이해가능한 힌트를 주어 
플레이어들의 감정과 의미를 일으킬 아포페니아를 자극해야 한다.

이런 게임 시스템이 '플레이어 모델'에 잘 투영되는지 확실히 해야하며 
그로 인해 정서적으로 건조한 숫자의 나열이 아닌, 강력하고, 원초적인 인간의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을 잘 해낸다면, 시뮬레이션의 꿈은 우리 손이 닿는 곳에 있다.

 

 

이 글 댓글에 라프 코스터 형님이 친히 난입해서 자기 블로그의 글을 몇 개 링크해주었는데, 링크된 글들을 읽어보면 아주 일품입니다. 울티마 온라인의 자원시스템에 대한 설명인데, 시대를 앞서간 탁월한 디자인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비록 95년도에는 현실적 한계로 이루지 못한 꿈이었지만, 지금 정도면 이룰수 있는 꿈 아닐까? 싶은.

인용

 

Awesome article!

 For the sake of providing a detailed cautionary example: Ironically, UO tried very hard to be this simple behind the scenes -- its sim was very simple! But of course, sheer number of actors led it into the complexity trap, and I wrote three articles about it:

http://www.raphkoster.com/2006/06/03/uos-resource-system/
http://www.raphkoster.com/2006/06/04/uos-resource-system-part-2/
http://www.raphkoster.com/2006/06/05/uos-resource-system-part-3/

 Part three goes into exactly the problems you describe here.

 But many of the most successful elements of the game, which did build on the above to some extent, were pure apophenia designs; see this piece:

http://www.raphkoster.com/2006/06/09/why-dont-our-npcs/

 

요약이 아닌 원문 전체와, 라프 형님의 링크 글들도 모두 제 주변 친구들이 번역해둔게 있는데, 이 분들도 포럼에 가입할 수 있으면 글을 올려 공유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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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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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아포페니아(apophenia)를 일으키려면 


  • [*]현실이나 픽션에서 익숙한 전형적 구조를 차용 [/*:m]
    [*]플레이어가 자기 자신을 게임에 투영하기 좋게 [/*:m]
    [*]인간에게 관련된 가치가 오가는 시뮬레이션으로 (삶과 죽음, 혼자와 함께, 부와 가난 등). 
    지적으로 흥미롭지만 건조한 시뮬 말고. [/*:m]
    [*]단순, 순수, 원초적 감정이 연관되게[/*:m][/list:u]

좀 다른 얘기지만, 저널리즘에서 엄격한 팩트 전달에만 치중하던 기사들이 인기를 잃어가자 나름 저널리즘의 기준 안에서 독자들의 흥미를 돋워보기위해 쓰던 방법들과 아포페니아를 일으키는 구조 사이에 꽤 공통점이 많은 것 같네요. 

최근에 심-내러티브(?) 라는 개념에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심시티에서 플레이어가 건물들과 도로를 - 일종의 - 키워나가는 플레이를 한다면, 심-내러티브에서는 다양한 서사들을 엮어나가면서 자기 맘대로 키우기도 하고 다른 것과 연결짓기도 하는 개념입니다. 아주 오래된 전통적인 RPG의 개념과 맞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deadly dungeon이라는 블로그의 주인장인 껍질인간님의 의견이 흥미로워 보여서 관심을 갖게 된 분야인데, 소개해주신 시뮬레이션의 꿈과 연결되는 지점들이 있을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할지 좀더 생각해보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프형님의 번역된 글도 볼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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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인지 가능한 영역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유효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역에 대한 공수는 무의미하다는 부분에 큰 공감이 됩니다.

일단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애써 해봤자 티도 안나고 효과도 없는 어떤 작업에 큰 공수를 들이는 부분 자체가 상당히 맥빠지는 일일 겁니다. 행위의 결과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무의미한 일의 파장은 다른 글타래에서 댓글로 언급드렸던 이 동영상(링크: http://www.ted.com/talks/lang/ko/dan_ariely_what_makes_us_feel_good_about_our_work.html )에서도 잘 설명되고 있습니다. 

일전에 포럼의 다른 글타래인 "클래스 기반 FPS 게임의 밸런스가 어려운 이유"에서 댓글에 잠시 언급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무언가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철저하게 외면받게 되는 무언가가 존재합니다. 마치 빛과 그림자 처럼요.

이에 따라 플레이어 입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실제로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들 이외에도 인지되지만 기피하고 싶은 부분들도 존재할거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전에 아케이드식 모 축구 게임을 액션 장르로 만든 걸 해본 적이 있었는데, 중요도의 문제를 떠나서 플레이어들의 선택에서 대체로 외면받는 골키퍼를 아예 NPC로 대체해버린 파격적인 디자인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RTS를 유닛 하나하나가 플레이어와 대치되는 형태의 FPS와 퓨전되는 장르를 구상하고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네츄럴 셀렉션이라는 독보적인 장르 선구자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RTS 초반의 자원수집과 보급책 확보의 따분함까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불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위 본문에서도

인용

중간계(반지의 제왕)나 실제 전쟁도 99%는 지루한 일상일 뿐

이라고 설명되어 있어 허튼 고민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그리고 커맨더가 어떤 테크 트리를 타서 A라는 유닛을 생산해야 하는데 그 유닛이 컨트롤도 어렵고 잘 죽어서 플레이어들이 잘 안하려고 해 파일럿 공급이 없는 경우에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에 대해 고민하다가 트레이닝 타임 동안 파일럿을 써칭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써칭이 안되면 그냥 NPC로 스폰시켜 버리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습니다.

불필요한 시뮬레이션 영역을 생략해 플레이어에게 쾌적한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부분은, Entertainment와 Education 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기술적인 난이도 상승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만약 일부 학과에서 교재로도 사용된 바 있는 심시티나 거상/군주 시리즈가 각각 경영과 경제라는 핵심 시뮬레이션 요소 외에도 여러가지 현실적인 요소들을 반영했다면, 그 건 아마도 게임이라고 부를 수 없는 학술적 시뮬레이션 툴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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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tbysho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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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의 꿈" 전체 번역입니다.
번역이 이상한 부분은 원문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원문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TynanSylvester/20130602/193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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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의 꿈

게임디자인에는 오랜 꿈이 하나 있다. 이 꿈은 심시티, 드워프 포트리스, 트로피코, 심즈, 프리즌 아키텍트 같은 게임의 디자인을 이끌어냈다. 나는 이것을 ‘시뮬레이션의 꿈’이라 부르고 싶다. 1996년에 울티마 온라인의 부제작자인 스타르 롱은 게임 출시 전에 게임에 대해 이렇게 말했었다. 

“월드의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풀에서 고블린까지, 그저 일회용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집니다. ‘가상 생태계’는 게임 세계의 거의 모든 면에 영향을 줍니다. 정말 작은 부분에서 아주 큰 부분까지요. 토끼 개체수가 갑자기 감소하면(어떤 열정적인 모험가가 새로 얻은 철퇴를 시험했다고 해봅시다), 늑대는 사슴 같은 다른 먹잇감을 찾아야만 할 겁니다. 그 결과로 사슴의 개체수가 감소하면, 그 지역의 드래곤이 익숙한 먹이를 찾을 수 없게 되어 지역 마을을 공격하게 되는 거죠. 이 모든 게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이것들은 어마어마한 모험의 가능성을 만들 겁니다.”

저것이 바로 시뮬레이션의 꿈이다. – 스토리 월드의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스스로에 대해서 쓸 수 있을 만큼 강렬하고 매혹적이고 창발적인 스토리를 만든다. 이 아이디어에는 잠재성이 넘쳤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나타났다. 초기 개발 당시에 바이오쇼크는 생태계를 갖고 있었다. 생태계는 세 부분이었다. 스플라이서는 개더러를 사냥한다. 스플라이서와 개더러는 프로텍터에게 교대로 보호받는다. 플레이어는 살아남기 위해 이 생태계와 상호작용하고 생태계를 조작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 꿈들은 산산조각 났다. 게임 출시 후에 리처드 개리엇은 울티마 온라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게 환상적일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일어난 일은 모든 플레이어가 게임에 들어가 모든 것을 죽이는 일뿐이었습니다. 이게 너무 빨라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기는커녕 시뮬레이션을 시작할 수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시간을 엄청 들인 것들을 말 그대로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결국 그걸 게임에서 빼버렸습니다.”

똑같은 일이 바이오쇼크에서도 일어났다. 바이오쇼크는 시뮬레이션이 많았던 초기버전의 흔적을 몇 가지 유지하고 있었지만, 출시버전은 정말 꽉 짜인 이야기 전개를 갖고 있었다. 더 이상 어떤 조직적인 생태계도 없었다. 게임으로서 아주 멋지게 동작했지만 깊은 수준의 시뮬레이션은 아니었다.

학문적 의미에서의 문제는 동적인 부분 여럿으로 구성된 시뮬레이션은 급속히 복잡해진다는 데 있다. 게임을 쉽게 이해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고, 플레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호작용 조각이 너무 많다. 게임 내에서 재미있는 것들은 모두 인간 플레이어의 이해로는 접근할 수 없는, 프로세서 안에서의 일에 그치고 만다.

복잡하게 시뮬레이션 된 이벤트를 인간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게 진정한 핵심이다. 이것은 우리를 괴짜스러운 아이디어로 이끈다. 나는 그것을 ‘플레이어 모델 원칙’이라고 부르고 싶다.


플레이어 모델 원칙

플레이어 모델 원칙은 이런 것이다:

게임의 전체 가치는 플레이어의 마음으로 투영되는 정신적인 모델에 있다.

우리는 컴퓨터 코드로 시뮬레이션 한다. 그것은 상황들의 컴퓨터 모델이다. – 드워프들의 요새, 감옥 등등. 그러나 그것이 디자이너가 걱정해야 할 상황의 유일한 모델은 아니다. 요새나 감옥의 다른 모델이 있다. – 바로 게임을 하는 동안 플레이어가 만들어내는 플레이어 마음 속의 정신적인 모델이다. 디자이너는 컴퓨터 코드를 벗어나서 게임 모델을 만든다. 반면에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관찰하고, 실행하고, 추론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플레이어 모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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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중에, 게임 모델은 관련이 없다. 플레이어는 그것을 바로 인지할 수 없다. 플레이어들은 마음 속의 플레이어 모델만 인지할 수 있다. 그곳이 바로 스토리가 이야기되는 곳이다. 그곳이 바로 딜레마가 해결되는 곳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만든 게임 모델은 단지 플레이어의 마음 속에 플레이어 모델을 만드는 경로일 뿐이다.

플레이어 모델 원칙은 리스크의 원천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플레이어 모델로 복제되지 않는다면, 게임 모델의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이것이 바로 울티마 온라인바이오쇼크의 생태계에 일어난 일이다. 그들은 플레이어 모델로 들어가지 않았으며 그저 잡음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완전히 확실한 리스크이며, 게임 디자인에 있어서 흔한 일이다. 모든 디자이너들은 그들 게임의 일부를 플레이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아 왔다. 

그러나 플레이어 모델 원칙은 또한 흥미로운 기회를 나타낸다. 만약 게임 모델 내에서 실행하는 것 없이 플레이어 모델에 뭔가를 넣을 수 있다면? 만약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이벤트나 관계 혹은 의미를 플레이어가 인지하게끔 만들 수 있다면?

이로운 점들은 명백하다. 우리는 그것을 만들거나 테스트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게임에 복잡도 부담을 조금도 더할 필요도 없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것을 아포페니아라고 부른다. 

아포페니아는 무작위적이거나 의미 없는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보는 일이다. 예를 들면, 벽에 있는 콘센트를 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얼굴! 그냥 얼굴이 아니다. 혼란스러운 얼굴, 아마도 아파하는 얼굴이다. 왜 그렇게 보는 걸까? 여기에는 그런 인격이 전혀 없지만, 우리는 모두 이걸 인격으로 인지한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우리가 얼마나 이상한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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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과 의도를 인지하는 이 능력은 인간의 기본 능력이다. 이것은 의식의 아랫부분에서 일어난다. 당신이 방을 본 다음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3차원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당신이 방에 대해 아는 건 오로지 당신 망막에 2차원으로 투영된 것 뿐이다. 그러나 당신 두뇌 속의 조용한 프로세서가 3차원 환경의 인식을 만들어낸다. 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정신이나 의도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인지한다. 이것이 바로 원시인들이 바위나 물, 해나 달에서 영혼이 있다고 인지한 이유이다.

아포페니아는 강력하고 다양하다. 여기 20세기 중반에 발견자의 이름을 딴
미쇼트의 실험을 보라.

http://cogweb.ucla.edu/Discourse/Narrative/michotte-demo.swf

미쇼트는 이 실험에서 많은 변형실험을 수행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지도 않은 걸 읽어내는지 정말 놀랍다. 우리는 공들에서 지배, 성, 의도 같은 인간 같은 관계를 인지하다. 몇몇 설명은 어처구니없이 복합적이다. 예를 들면, “작은 공이 큰 공과 놀려고 합니다, 그런데 큰 공은 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작은 공으로부터 도망 다닙니다. 그런데 작은 공은 끈질깁니다. 큰 공을 계속 괴롭혀요. 끝내, 큰 공이 미쳐버리고 떠나버립니다.” 플레이어 모델 외에 아무 감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포페니아(실재하지 않는 인격과 의도를 인지하는 것)는 게임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핵심이다. 우리는 프로세서로 좋은 스토리의 감정적 핵심을 시뮬레이션 할 수 없다. 컴퓨터는 지능, 의도, 감정을 일반화하는 처리에 능숙하지 않지만, 이것들을 시뮬레이션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그저 움직이는 공과 같은 것을 시뮬레이션해서 보여주고 플레이어가 감성적 인식의 층을 만들도록 하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은 플레이어와 함께 스토리를 함께 써내려 간다. 플레이어가 의미와 파토스를 더하는 동안에, 시뮬레이션은 병참업무를 수행하고 무작위적인 결과를 몇 개 만든다.


심즈3에 나타난 아포페니아의 사례

여기 누군가 심즈3로 만든 스토리가 있다. 그는 본인과 룸메이트의 심을 만들었다. 이윽고 귀여운 빨간머리가 그들의 인생에 들어왔다. 그리고 빨간머리는 곧장 룸메이트에게 향하고, 주인공에게 좌절감, 분노, 질투, 그리고 외로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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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임 내에는 이런 감정들 아무 것도 없다. 심즈3에는 매우 간단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컴퓨터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실제로는 질투나 분노 같은 깊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포페니아를 통해 이런 감정을 인지한다. 우리가 큰 공으로부터 도망 다니는 작은 공을 인지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제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좌지우지한다. 플레이어는 싸구려 가스레인지와 형편없는 요리 스킬과 목재 의자를 준비해 불을 지르려는 사악한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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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획이 실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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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토리는 플레이어와 게임의 공동 작품이다. 시뮬레이션에 실제로는 아무 감정도 없음에도 게임이 간단한 이벤트(빨간머리와 룸메이트의 끌림)를 몇 개 시뮬레이션하고, 플레이어가 거기에 의미(질투와 좌절)를 부여한다. 미쇼트의 공 실험에서 사람들이 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플레이어가 용의주도하게 살인을 꾸밀 때, 스토리의 다음 부분이 정해진다. 게임은 화재로 인한 죽음의 과정을 시뮬레이션한다. 비통한 감정과 복수심은 완전히 플레이어가 만든 것이다. 이 스토리의 대부분은 아포페니아다. 플레이어 모델에는 나타나지만, 게임모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아포페니아 만들기

실제 게임에는 없지만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의미를 만드는 분명한 방법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품을 조사하는 것으로 그 방법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면 패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생활과 허구로부터 원형을 빌려오라.
질투 스토리의 원형을 이용하라. 나쁜 계모, 훌륭한 왕, 고풍스러운 영웅 등등. 플레이어들이 이미 이런 캐릭터나 당신이 암시하는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설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방법은 빠져 있는 디테일을 플레이어가 채우기 쉽게 만든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그 자신을 투사하게 하라.
가상 캐릭터가 당신 이름을 가지면, 당신과 관련있는 동기를 가진 캐릭터에 빠져들기 쉽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친구, 집 등을 투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심즈는 이로부터 크게 얻었다.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인간 관련 가치를 가진 불확실한 상황을 만들어라.
이건 스토리텔링의 기초지만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다. 시뮬레이션은 스토리라 불릴만한 가치가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뭔가 중요한 것은 불안정 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고, 그 결과는 불확실해야만 한다는 걸 의미한다. 인간 가치는 위태로워야 한다.
인간 가치란 삶/죽음, 홀로/같이, 부/빈곤 같은 것들이다. 게임은 교통 네트워크나 생산 라인 시뮬레이션 같이 건조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인간 가치에 영향을 미칠만한 것들을 다뤄야 한다.

단순하고, 순수하고, 근원적인 감정을 표현하거나 암시하라.
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짜증은 분노보다 흥미롭지 않다. 힙스터의 실존적인 슬픔은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보다 대중적이지 않다. 죽은 아이에 대한 슬픔이 좀 더 단순하며 많은 사람들과 연관시킬 수 있고, 보다 근원적인 슬픔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이런 감정을 느낄 기회가 없으면, 괜찮은 아포페니아적 스토리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스토리는 근원적인 감정으로 만들고, 시뮬레이션의 주제는 캐릭터가 근원적인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 만들어야 한다.


복잡성에 빠지는 일

우리는 아포페니아의 장점을 살펴봤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울티마 온라인과 바이오쇼크의 생태를 죽여버린 문제를 풀지 못했다. 어떻게 복잡함을 다뤄야 할까? 아포페니아가 작동하려면, 플레이어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는 걸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 방법으로 플레이어들이 복잡성에 빠지더라도 쉽게 막아낼 수 있다.

궤도를 도는 행성 같은 간단한 시스템을 생각해보자. 각 행성은 궤도의 중심인 태양하고만 관계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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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행성에 대한 스토리를 말하고자 하면, 매우 쉽다. 하나의 관계만 보고 그것에 대해 말하면 된다. 지구는 궤도를 돈다, 또 다른 행성도 궤도를 돈다, 또 다른 행성도 궤도를 돈다 어쩌구 저쩌구. 이 경우의 문제는 스토리가 보기도 말하기도 쉬운데 반해 다소 따분하다는 점이다(플레이어 모델 원칙을 만족할 때). 우리는 좀 더 많은 상호작용과 변형, 예측불가능성을 바란다. 우리는 좀 더 복잡하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가 마을을 시뮬레이션한다고 생각해보자. 마을사람 수백 명은 저마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아빠, 친구, 적, 애인 혹은 그냥 아는 사람. 마을사람은 저마다 낚시터에서, 시장에서, 들판에서, 방앗간에서 일할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각각 술집, 잠자리, 옥외변소에서 자신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 물이 들판으로 넘칠 수도 있다. 옥외변소는 시장으로 넘쳐흘러 오염시켜 질병의 원인이 되고, 병원에 환자가 넘치고, 의사가 일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어, 의사를 이혼하게 할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시뮬레이션의 꿈같이 들린다. 그러나 이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관계들은 전체 시스템이 거대한 복잡성의 털뭉치로 보일 때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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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스템은 몇몇 매우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뒷받침할 수 있다. 나는 방금 그 중에 하나를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런 관계들이 지속적으로 플레이어 모델 원칙을 파괴할 것이라는 점이다. 관계가 너무 많으면, 플레이어가 시스템에서 원인과 결과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그런 스토리는 마침내 묻혀버려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이렇게 거대한 털뭉치보다 작고 간단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궤도를 도는 행성같이 단순한 시스템보다는 좀 더 재미있고 관계를 알기 쉬운 시스템이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건 복잡한 시스템이 아니라 바로 스토리가 풍부한 시스템이다. 스토리-풍부함은 이 글에서 내가 만든 말이다. 이 개념은 시뮬레이션 디자인을 하는 내내 내 머릿속에 있던 개념이다. 이 개념은 단순하고 괴짜 같이 수학적으로 정의된다.

스토리-풍부함: 게임 내 모든 상호작용 중에 플레이어들이 재미를 느끼는 상호작용의 비율. 게임 내 모든 상호작용을 따져보자. 모든 작물 수확, 모든 이동 경로, 캐릭터들이 말하는 모든 작업. 게임 내에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 중에, 과연 몇 퍼센트나 감정적으로 의미 있는 스토리일까? 성공적인 게임에서는 이 비율이 높다. 당신이 보는 대부분의 것들은 스토리의 일부가 될 것이다. 재미 없는 게임에서는 이 비율이 낮다.

흥미롭게도 실생활과 허구 세계 대부분은 스토리가 풍부하지 않다! 지구나 중간계의 사람들 대부분에게 대부분의 날들은 아주 평범할 뿐이다. 운명의 산에 반지를 던져야만 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호빗 마을에서 무작위로 호빗 하나를 따라다닌다면 이내 지루해질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오래된 전쟁 시뮬레이션 MMO를 상기시켰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때때로 최전방까지 가기 위해 한 시간 동안 운전만 해야 했다. 맞다, 우리는 전쟁이 공포의 순간 사이에 배치된 99%의 지루함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전쟁에 관한 게임은 그래서는 안 된다.

이것은 시뮬레이션 게임은 그 주제를 충실히 시뮬레이션하는 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마을, 요새, 감옥의 이야기를 응축되고 한층 강화한 버전이어야 한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게임의 원재료가 진짜가 아니어도 진짜 같이 보여야만 한다. 시뮬레이션의 꿈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스토리-풍부함 만들기

아포페니아 같은, 스토리-풍부함의 근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패턴이 몇 개 있다. 기본 원칙은 재미없는 이벤트를 피하고 좀 더 재미있는 걸 만드는 것이다.

만들고자 하는 스토리 종류에 맞는 최소한의 표현을 선택하라

이건 내가 예를 들어 설명하려고 하는 조언의 복잡한 부분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상상하고, 그 게임 내에서 음식을 어떻게 모델링 할지 결정하려 한다고 해보자. 음식을 몇 종류나 넣어야 할까?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선택방안이 있는 걸까?

•이들 모두! 치즈, 사슴고기, 소고기, 닭고기, 브로콜리, 보리, 옥수수, 맥주, 물, 주스 등등. 수백 가지 선택방안은 각각 조금씩 다르게 동작한다.
•종류로 범주화하기: 고기, 채소, 액체
•등급으로 범주화하기: 상, 중, 하
•하나: 음식은 음식일 뿐이다.
•없음: 음식을 모델링 하지 않으며 누구도 먹지 않는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만들고자 하는 스토리 종류에 맞는 최소한의 표현을 선택하라. 위 문장은 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좀 더 설명하겠다.

당신 게임에서 만들고자 하는 스토리 종류를 따져보자. 음식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나 되나? 1550 년의 신대륙 식민지를 시뮬레이션하는 걸 만든다고 하면, 음식은 중요할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기아는 스토리 대부분의 핵심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어떻게든 기아의 위협이 스토리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음식의 미묘한 차이를 넣고 싶을 것이다. 이런 게임에서, 바다표범 지방과 채소의 차이는 중요할 수 있다. 겨울 동안 바다표범 지방만 먹으면 괴혈병에 걸릴 수 있고, 괴혈병으로 인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 가치는 위태롭다!

그런데 감옥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든다면, 음식 시뮬레이션이 없거나 가능한 가장 간단해도 훌륭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감옥 스토리는 일반적으로 음식에 대한 스토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즈나 쇼생크탈출을 보라. 이야기 중에 누가 맛있는 베이컨을 먹었고 누가 싸구려 쌀을 먹었는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런 게임에서 복잡한 음식 시뮬레이션은 플레이어가 관심을 가지는 스토리에 어떤 부분도 기여하지 않으면서 시스템에 노이즈만 더한다. 갱단 맴버십, 도검 전투 혹은 우정 같은 형태로 시스템에 복잡성을 더하는 것이 낫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쪽에 기대라.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시뮬레이션 할 필요가 없다. 게임은 스토리의 저자가 아니라 공동집필자일 뿐이다. 어떻게 돌아가는 지만 암시하는 정도면 된다. 그러면 플레이어의 아포페니아가 세부 사항을 채울 것이다.

값싼 허구의 풍취를 위해 머리카락-복잡성을 사용하라

머리카락-복잡성은 그 자신 외에 어떤 것에도 영향을 못 미치는 시뮬레이션의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만든 말이다.

당신 머리에 붙어있는 머리카락 같이, 피드백 없이는 관계의 중심점에서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이것을 머리카락-복잡성이라고 부른다. 이런 머리카락-복잡성은 그것을 다루고 싶어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무시될 수 있다. 반면에 좀 더 재미를 느끼거나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풍취를 완전히 느낄 수 있다. 마치 카드 게임에서의 풍취문구과 같다.

예:
•드워프 포트리스에서, 각 드워프들은 외모가 다 다르다. 이들의 외모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마음속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프리즌 아키텍트에서, 죄수들은 범죄 이력을 갖고 있다. 범죄 이력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당신이 특정 죄수를 보는 경우 풍취를 더해준다.
•심즈에서, 심들은 말풍선에 이미지로 나타나는 주제의 대화를 한다. 이런 주제는 아무것도 아니다. 심들은 항해나 스포츠에 대해 말할 수 있는데, 이것들은 아무 차이도 없다. 중요한 건 그들이 말하고 있다는 것과 관계 점수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원하면 이미지의 흐름을 볼 수 있고, 대화가 돈에서 차로 또 그들이 공유하는 친구로 옮겨가는 걸 상상할 수 있다.
•누군가 컨퍼런스에서 나에게 말하길, 아이러니하게도 툼레이더의 머리카락 시뮬레이션(엘라스틴 시뮬레이션)은 머리카락-복잡성이라 했다. 머리카락 시뮬레이션은 게임 내 어떤 것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ㅋㅋ 

머리카락-복잡성은 싸게 디자인할 수 있다. 그리고 상위 게임 시스템에 피드백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복잡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 단지 인터페이스에 약간 짐이 될 뿐이다.


이클립스 콜로니 디자인 사례 연구: 작물 성장

연습으로 들어가서 내 게임인 이클립스 콜로니로부터 단순한 시스템 디자인 문제의 작은 사례를 살펴보자. 나는 2013년 5월 초에 이 문제를 맞닥뜨렸다. 디자인 상의 괴짜스러움에 대비하라. 우리는 단순한 문제로 보이는 것에 대해 막 심각한 분석을 하려는 중이다.

과제: 현재, 작물은 타이머에 따라 자라고 타이머가 다 되면 수확할 수 있다. 그런데 작물들이 진공에 노출되든 말든 상관없이 같은 수확률을 갖는다는 게 이상하다. 나는 농부가 작물이 자라는데 도움을 주고 좀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다는 개념을 좋아한다. 이 문제를 고쳐보자.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 전에 디자인 후보를 몇 개 적어봤다. 

선택 0 – 없던 걸로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작물들은 지금과 같이 어디서든 같은 타이머에 따라 똑같이 자란다.
분석: 선택0 은 언제나 있어야만 한다.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언제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는 좀 더 나은 우정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고, 동물이나 새로운 무기, 야생 식물을 더할 수도 있다. 우리는 월드 생성을 개선할 수도 있고, 문화를 차별화할 수도 있으며, 종교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고, 전투 모델에 미묘한 차이점을 추가할 수도 있다. 당신은 당신이 하려는 일이 할일 우선순위목록에서 상위에 있는지 확실히 해야만 한다. 시야가 좁아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나는 작물 성장관련 과제를 작업할 만 하다고 판단했다. 기아는 가상 우주 식민지 삶의 큰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누락된 동작은 플레이 테스트 기간 동안 나를 직접적으로 괴롭혀왔다. 몹시 해법이 필요한 문제였다.

선택 1- 생산율 변수
•각 식물은 생산율 변수를 갖는다.
•식물을 수확할 때, 얻는 음식의 양은 생산율에 기반한다.
•농부가 식물을 돌볼 때 마다 생산율은 증가한다. 일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식물을 다시 돌볼 수 없다.
•식물이 피해를 입으면 생산율이 낮아진다.
•진공에 방치되면 생산율이 낮아진다.
분석: 나는 처음에 이 시스템을 좋아했다. 가상의 삶을 잘 반영하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위협이 있었다. 새로운 생산율 변수는 원치 않는 복잡성이었다. 또한, 자연이나 미래에 미성숙한 식물에서 생산율이 어떻게 동작할지, 그들이 그 변수를 갖기는 할지, 일반적인 피해를 넘어 불이나 폭발과는 어떻게 상호작용 해야 할 지, 식물도 생명력 변수도 가지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있었다. 복잡성이 더해지고, 극단적인 경우에서 모호해지자 이 선택이 나빠 보였다.

선택2 – 성장 타이머 사용
식물은 이미 타이머를 갖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 타이머는 성장이 끝날 때까지 돌아간다.
•식물 돌볼 때마다 식물이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식물이 피해를 입으면 성장을 되돌린다.
•진공에 방치되면 식물의 성장 속도가 감소한다.
분석: 다른 새로운 변수가 필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 선택은 단순해서 괜찮았다. 그러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진짜 식물은 농부가 돌보지 않았거나 피해를 입었을 때 성장이 느려지지 않는다. 식물은 흉작이 들어도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운다. 이 시스템은 작물이 작은 피해를 지속적으로 입으면 절대 수확할 수 없는 얼토당토않은 상황을 야기할 수 있었다. 아니면 식물을 잘 돌보면 이상하리만큼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었다.

선택 3 – 생명력 변수 다시 사용하기
•식물은 표준화된 생명력 변수를 갖는다.
•최종 수확물의 양은 식물의 생명력에 비례한다.
•식물의 생명력은 언제나 지속적으로 감소한다(해충 등의 원인으로).
•식물은 진공이나 불 같은 일반 데미지에 피해를 입는다.
•식물을 돌보면 본래 생명력을 복원한다.
분석: 새로운 변수와 인터페이스는 없다는 게 좋은 점이었다. 게다가 아이디어의 정수를 충분히 잘 잡아냈다. 다 자란 다음에 시간이 많이 지나면 식물이 생명력을 잃기 때문에, 다 자란 식물이 썩는 것을 표현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주제를 잡아내고 내가 플레이어와 함께 써 내려가고 싶은 게임의 스토리를 지원하는 최소한의 표현 같아 보였다.
나는 마침내 생명력 변수 다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방법도 좀 더 테스트한 다음에야 게임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의 꿈은 다시 태어났다

마치 우리가 시뮬레이션의 꿈을 죽여버린 것 같아 보인다. 플레이어가 그걸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엄청 복잡한 세계를 시뮬레이션 할 수 없을 뿐이다. 그리고 중간계는 스토리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매우 지루할 것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의 꿈은 여전히 살아 있다. 우리는 막 이 접근을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맹목적으로 모든 것을 시뮬레이션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은 지루할 것이고, 어쨌든 사람들이 너무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간소하고 이해 가능하며 플레이어의 아모페니아에 암시가 되는 응축된 시스템을 신중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포페니아는 감정과 의미를 만들어내는 어려운 일을 한다. 우리는 반드시 플레이어 모델에 잘 투사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이 병참적인 세부사항이 아니라 강력하고 근원적인 인간의 감정을 다루게 만들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걸 모두 해낸다면, 시뮬레이션의 꿈은 여전히 우리 우리 손에 닿는 곳에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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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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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가지 생각나는 점이 있어 적어봅니다. 

1. 
트위터에도 적었던거지만, 여기에서 소개하는 '게이머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게임의 규칙을 머릿 속에서 재구성하는 멘탈 모델의 개념'은 꽤 오랜동안에 걸쳐 널리 알려져왔음에도, 제 개인적으로는 그 효용이랄지 쓰임새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해서 이론과 실전 사이에 거리감이 좀 있었거든요. 이 글을 통해서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접하다보니, 특히 심즈의 사례 같은 것들이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게 너무 자연스럽다보니 오히려 그걸 추출(?)해서 이해하는게 더 어려운 기분도 드네요. 

2.
저는 게임의 세계관이랄지 설정과 같은 요소들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기 위한 컨텐츠에 앞서서 '컨텐츠를 만드는 게임 디자이너들을 위한 일종의 원화'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요소 (플레이어들에게 직접 제공되는 부분들) 의 이면에 그들 모두를 조율하고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가 있을 때와 없을 때에, 이면의 장치는 실제로 가려져 있긴 하지만 그 표현형(?)을 접하는 이들은 일관성이랄지 내적 정합성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특히나 이런 부분들은 게임의 규모가 크고 플레이타임이 길수록 강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mmog쯤 되면 직접 게임에 들어가지 않을 세계관이나 설정에도 여러모로 신경을 쓰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단편소설에서 세계관이나 설정은 중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음과 불의 노래 또는 반지의 제왕쯤 되는 길고 웅대한 이야기에서, 소설이 직접 거론하지 않는다 해도 세계관이나 설정은 필수적인 것과 비슷한 구도죠. 

그리고 이런 구도를 멘탈 모델에 연결지어서 생각하곤 했었습니다. 내재적 규칙이나 일관성 - 세계관이나 설정 - 이 존재한다면, 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어들은 그것을 감지할 수 있고, 이것이 멘탈 모델의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거죠. 

하지만 아포페니아의 개념은 주로 실재하지 않는 '인격과 의도'만을 의미하는 듯 하니 내가 생각해왔던 구조는 틀린걸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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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페니아라는 개념을 보고 머릿 속에 떠오른 이미지는 이런 그림이었습니다.

[attachment=0]<!-- ia0 -->BlackBox.png<!-- ia0 -->[/attachment]

즉, 내부가 어떻게 생겼던지는 중요한 바가 아니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연결고리를 유추할 수 있게 "여지를 제공하는 형태"가 구현된다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전지식을 이용해 이를 연결지을 수 있다는 내용이 주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지나치게 많은 시뮬레이션 복잡성은 내부의 복잡도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인지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의 부하를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 시 된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PS. 이미지 출력 사이즈 고정하고 스크롤되는 게 새 기능인가요? 혹시나 싶어 모바일로 접속해봤는데 아이폰으로도 스크롤 잘 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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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uska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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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페니아 관련으로(처음 접한 개념이지만) 가볍게 다뤄봅니다.

사실 저게 뭔지는 잘 모르고요, 몇가지 화두나 좀 던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인류보편성
 - 인류는 보편성을 가집니다. 최근의 진화심리학이나 집단심리학이 이를 뒷받침하는데요, 이를테면 부모-자식간의 정, (조상을 포함한)특정한 종교적 리츄얼, 숭고한 희생, 뭐 기타등등 기타등등인데요, 스테판핑커의 빈 서판의 마지막페이지에 정리되어있는 내용을 보자면, 이러한 내용은 세계 어느 언어에서도 공통되기 나타나는 개념이라고 말 하고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2. 공통된 기반DB
 - 이걸 말하고 싶었는데, 아즈마 히로키의 연구에서 보자면 [오타쿠들의 공통DB]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확정된 건 아니고 이를테면 '츤데레'나 '모에' 라는 것의 구성 요소를 뜯어서 쳐 넣어둔 건데, '안경에 단발머리, 흔히 말하는 쿨뷰티계 캐릭터다'라는 문장만으로 인물 소개를 끝마쳐 버릴 수 있게 하는 바로 그 DB입니다. 특정 인종들에게 통하는, 혹은 새로이 만들어진 인류보편성(웃음)과 동일하게 작동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지도요? 거기에다가

3. 상상의 동물
 - 시마모토 카즈히코라는 작가가 그린 원더비트라는 만화에 보면 '클라이막스가 좋아'라는 단편이 있습니다. 그 안에 보면, 인간은 어느 특정 장면을 보고 나면, 그 장면에 가장 어울리는 스토리를 자기 스스로 상상해서 채워 넣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게 예고편을 보고 나서 영화를 보면 재미 없는 이유다..라고 설명합니다만 어쨌든, 인간은 누구든 그렇게 상상을 하지요. 이걸 대충 섞어서 설명하자면

4. 패턴 기억
 - 제가 퀘스트를 자동으로 제네레이트하는 시도를 죽을만큼 해 봤는데 말이죠;;;; 인간의 기억은 패턴으로 이루어진다는게 문제입니다. 여우를 죽여 털을 50개 모아오게와 소를 잡아 소 뿔을 30개 모아오게는 동일한 퀘스트로 인지한단거죠. (사실 이렇게 따지면 퀘스트라는 것은 이동-획득(사냥, 채집, 조합, 구매) 외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됩니다만) 어쨌든 퀘스트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고, 인간은 패턴으로 기억을 한다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5. 빈 틈을 채우는 상상
 - 그래서 사람은, 어느 특정 관계에 대한 화두가 있으면 자기 스스로 그 빈 틈을 메우려는 노력을 합니다. 대표적인 게 위에서 언급된 심즈이고, 그 외의 사생아로 일루젼의(이왕 버린 몸) 인공소녀 시리즈(인공학원 포함)를 들 수 있습니다. 대화 패턴이나 이벤트 패턴이 매우 단적임에도 불구하고(성격 하나당 대사가 50개가 채 안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얘는 귀여운 얘" "얘는 쿨데레"라는 식으로 '자신의 DB에서 끌어낸 상상'을 '해당 캐릭터'에게 덧씌우고, 이를 즐깁니다. 인공학원같은 경우, 일부러 공략하기 힘든 캐릭터를 만들어서 반에 넣고, 그 애와 연인 사이를 줄타기하고, 그러면서 주인공을 좋아하지만 암울한 성격 캐릭터를 넣어서 칼에 찔려죽을지, 연인관계를 유지할지, 공략하기 힘든 캐릭터를 공략할지 등을 가지고 즐기기도 해요. 각각 엔딩 한번씩 보고 세이브파일을 로드하기도 하죠. (이 부분은 게임적 리얼리즘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세이브]란 행위는 내러티브의 분기성이나 루프물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참 잘 써져 있음)

6. 더 나아가서 연tothe성
 - 그래서 사람들은 빈 틈이 있는 내용에 자신을 투영하고, 혹은 자신이 상상한 스토리를 낑궈넣으며 즐깁니다. 이 경우 심즈는 그 결과를 랜덤값과 주위환경을 통해 보여주는 하나의 툴이 되며, 만약 그 툴이 보여주는 미래가 마음에 안 든다면, 사람들은 확장팩을 깔지요. (인공OO시리즈라면 새 캐릭터를 넣을겁니다) 이 확장팩은, 플레이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오타쿠DB로 이루어집니다. 말하자면 이런 거에요. 난 쿨데레라면 단발에 안경이라고 생각해 vs 쿨데레라면 당연히 검은 긴 흑발에 여동생이지! 를 두 개의 다른 확장팩으로 내는거죠. 그리고 이를 이용해서 상상을 펼칩니다. 뛰어난 클라이막스에서 중간 전개를 상상하는 것 -> 쓸만 한 재료에서 클라이막스를 상상하는 것. 이 사이에 흐르는 강은 그리 넓지 않죠. 이를 넘어간 사람들은 재료와 세계 등을 만드는 귀찮은 부분은 패스한 채, 클라이막스만을 상상합니다. 이 클라이막스에서 등장했으면 하는 특정 패턴의 DB를 개인별로 가지고, 이게 최애캐를 구성하는 요건이 되는거죠. 사실 글쓸때 재미 없는 순서가, 전개->발단->결말->위기->절정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전개는 뛰어넘고(혹은 원작에서 빌리고) 발단도 패스하고 결말도 없이 절정만 달랑 그릴 수 있는 게 바로 연성물(캐릭터단위 동인지)이죠. 좋잖아요?

7. 아포페니아
 - 빈 틈을 주어 거기에 개인의 상상을 끼워넣게끔, 그로 인해 일반 캐릭을 자캐에 가깝게 집착/동일시 하게 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완벽해선 안된다 - 라는 건 동의합니다. 빈 틈이 있어야 이게 발동을 하니까요. 그런데, 건담 시드가 스토리가 그렇게 헐렁했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윙건담? 나름 좋잖아요. 세라문? 이야기는 잔뜩 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야기나 스토리가 헐렁하다/완벽하다가 아니라, 인물을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뽑아먹어선 안된단겁니다. 대표적으로는 나우시카를 들겠네요. 캐릭터나 세계관을 통해 따라가는 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를 전개시키기 위해 장치로서 사용되는 인물의 경우, 이러한 상상이 발동되기 힘듭니다. 왜냐면 이들은 도구거든요. 설명하기 좀 힘들긴 한데, 자코 중간보스의 동인지는 어지간해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걸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단락은 좀 자신 없네요.

아직 마감 안끝났지만 하나쯤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남겨봅니다. 개발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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