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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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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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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경매장은 엿같은가?

14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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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장은 엿같은가? 

http://www.raphkoster.com/2012/03/20/do-auction-houses-suck/

아주 오래전, 경제가 아주 중요한 SF설정의 게임이 있었다. 근데 Eve라는 게임은 아니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자기들이 하고자 한다면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할 수 있다. 

  • 건물을 상점용도로 만들 수 있다.
    NPC를 그 건물에 세워둘 수 있다. 
    NPC가 팔 물건들을 설정할 수 있다. 
    각 아이템의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NPC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상점 홍보를 위해 광고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자기 맘에 드는대로 상점을 장식할 수 있다. [/list:u]
    이 기본적인 기능들을 통해 몰입적 게임 플레이는 크래프팅 시스템과 연계되었다. 이는 상점을 운영하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공급의 연쇄고리를 만들고, 안정적 상품망을 만들고, 단골 손님을 개발하고, 마케팅 캠페인을 구축하고, 좀더 일반적으로는 뒷마당 가판대를 보편화시켰다. (뒷마당 가판대 얘기는 제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등지에서 아이들이 용돈벌이 겸, 사업의 개념을 익힐 겸 자기들이 직접 만든 상품을 행인에게 판매하는 레모네이드 가판대가 좀더 포괄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의미로 이해했기에 적당히 이렇게 옮겨봅니다 –vsc) 

그 결과로, 피크때 스타워즈 갤럭시즈 플레이어의 절반이 상점을 운영했었다. 

지금은 이런 식의 시스템에 연계되는 플레이어 대부분이 얄팍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보다 좀더 발전된 형태의 상업 능력들은, 기반이 되는 RPG스타일 자체가 발전해야만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상업활동을 해야만 상인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만 좀더 나은 광고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식이다. 그러나 어쨌든 장난삼아 조금 하는거라고는 해도, 작은 사업을 운영해 볼 수는 있다. 

발전된 플레이어들은 경제 시스템에 주력해서 플레이하곤 한다. 혼자서 하건, 고도로 조직화된 길드에서 유전을 관리해 석유를 캐고, 공장마을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쇼핑센터를 차리건 말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의 경제는 그 성격이 크게 다르다. 각 서버의 최대동접은 비교해볼만 하겠지만, 전체 인구에 있어서 와우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정액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와우의 경제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시세차익과 이를 위한 타이밍 맞추기 뿐이다. 

두 게임의 경제를 극단적으로 다르게 만드는 몇몇 기능들은 다음과 같다. 

  • [*]와우에서 최상위 장비들은 모두 전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SWG (스타워즈 갤럭시즈 : Star Wars Galaxies) 에서 최상위 장비들은 모두 플레이어가 제작하는 것들이다. [/*:m]
    [*]와우에서는 어떤 아이템도 부서지지 않는다. 단지 플레이어의 능력치가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의미가 없어질 뿐이다. 오리지널 SWG에서 모든 장비는 소모된다. [/*:m]
    [*]와우에서 상당수의 가치있는 요소들은 실제로는 아이템 그 자체가 아니다 – 가치있는 것은 멋진 옷에 달린 버프 또는 스킬들이다. 이 요소들은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할 수 없다. SWG에는 귀속 개념이 없으며, 무엇이든 거래하거나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다. [/*:m][/list:u]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에 대한 접근법 자체가 달랐던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알다시피 SWG에서는 경제 또한 게임의 일부이며 결코 게임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디자인되지 않았다. 부분적이긴 하나
상인 클래스는 스스로의 사업을 운영해나간다는 환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 게임에는 상점을 장식하는 기능이 존재하며, 이는 그것이 – 와토의 고물상이나 무역연합 (둘 모두 스타워즈의 설정에 존재하는 요소들 –vsc) 에서 볼 수 있듯 - 이 게임의 세계관이 제공하는 상점 주인의 환타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모든 요소를 차지하고서라도, SWG에는 한 가지가 없다 : 경매장이 그것이다.

게임에서 사업을 하려 한다면, 그것이 재미있기 위해 뭐가 필요할지 생각해보라. 게임 문법에 의하면 플레이어들은 아마도 이를 비동기화된 평행 게임으로 간주하고 플레이할 것이다. 이는 즉 당신은 공동의 적을 대상으로 싸우는데 있어서 다른 플레이어의 진도와 스스로의 진도를 비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여기서 공동의 적은 무엇인가? 시장의 가격으로 표현되는 수요와 공급의 변동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 하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행동은 간접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게임은 일련의 테두리 내에서 통계적으로 변화하는 장애물을 제공한다. – 만약 이런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이를 게임이 아닌 퍼즐이라 부른다. 이 때문에 우리는 SWG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제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투자했다. 

  • [*]
SWG의 모든 자원은 마스터 타입으로부터 랜덤하게 생성된다. – 우리는 “철”을 정의하고 여기에 일련의 통계적 범위를 지정한다. 다양한 종류의 철이 다양한 이름으로 스폰될 것이다. 그러나 이 철들은 모든 레시피에서 철로서 기능한다. 이는 당신이 발견한 철광맥의 질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m]
[*]여기에 더해서, 고품질의 철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몇몇 용처들이 존재한다.[/*:m]
[*]자원의 종류는 유한하다. 당신은 스스로 발견한 고품질의 철을 말 그대로 몽땅 채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철은 그냥 고갈되어버릴 것이다. 나중에 언젠가는 새로운 철이 스폰될 것이다. (때로는, 정말로 ‘나중에’) 그러나 물론, 품질이 다른 철이 나타난다.[/*:m]
[*]하지만 다른 장소에서 나타난다. 자원은 펄린 노이즈 (Perlin Noise) 맵에 의해서 매번 새로 배치된다. [/*:m]
[*]아이템 제작자들은 자원으로 도박을 한다. 제작되는 아이템의 질은 자원의 질과 레시피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는다. [/*:m]
[*]제작자들이 특정한 설계도로부터 같은 제품을 계속해서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되는 자원이 유한하므로, 결국 같은 설계도로 계속해서 같은 제품을 찍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m][/list:u]
위의 사항들을 종합하면, 상인들은 최고의 아이템 또는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을 보유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없다. (사실은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은 여러 측면에서 존재할 수 있긴 한다. 고객들이 어떤 광선총을 선호하느냐가 매번 달라져서 그렇지) 희귀 광맥의 위치에 대한 소문들이 다양한 경로로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희귀 자원을 놓고 전투를 벌인다. 유저들은 언젠가 인기가 좋아지면 팔려고 광물을 비축하기도 한다. 그리고 당연히 지금은 사라졌지만 SWGCraft.com과 같은 사이트를 만들기도 한다. 이 사이트는 각종 데이터의 변동을 모니터링해서 깔끔하게 정리하여 다른 사이트에 전해주기도 하고, 하드코어 상업 플레이어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사업 운영을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이들에게 블룸버그 터미널 (미국에서 금융 정보 취합 및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시스템 –vsc) 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비록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알다시피 이 시스템의 핵심은 NPC로 운영되는 상점들이 이 과정에 간섭할 수 없게, 그리고 스폰 시스템이 고품질의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플레이어가 최고로 멋진 무기를 갖고 싶다면, 골동품 애호가가 상점가를 돌 듯 다른 플레이어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을 돌아야만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시스템의 결과는, 알다시피 전체 교역경제의 형태를 알아보기가 아주아주 어려운 경제였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사고 싶다면, 반드시 직접 찾아나서 사냥하듯 상점가를 뒤져야만 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광선총 하나 사기를 원할 뿐인 누군가에게는 아주 불편할 수도 있다. 

한편 우리는 ‘현지 가격’이라고도 불리우는 요소를 전면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작은 사업을 운영한다는 환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사업 운영에 아주 익숙하진 못해도 다른 이들을 그럭저럭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완전 정보 경제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정보의 차등이 없어지는 경제. 용팔이가 없는 경제 – vsc) 에 빠르게 접근해가고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상품의 다양한 가격 정보를 즉각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내게 가장 낮은 가격 (상품 가격, 배송비, 도착까지의 시간, 물리적 위치, 제품의 질 등을 고려한) 을 결정하고, 내가 원한 바로 그것을 정확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는 구매자에게 최적화된 세계이다. 

그러나 판매자의 경험은 승자독식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닥 좋지 못하다. 거물들은 누구보다 낮은 가격으로 후려쳐 시장을 독점한다. 그들은 가시적인 시장을 지배하고, 좀더 규모가 작거나 독특한 제안을 하는 판매자들을 모두 몰아내버린다. 이런 종류의 세계에서는 멋진 장식으로 꾸민 펑키한 중고서점은 모두 죽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 상점의 주인이 아기자기한 장식을 꾸미며 얼마나 재미를 보았는지는 문제시되지 않는다. 

SWG 또한 와우에 대응하기 위해 서버전체를 아우르는 경매장을 내놓긴 했다. 구매자들은 행복해졌다. 그러나 이는 완전 정보 경제를 만들어냈고, 구식 시장이 보여주던 복잡함과 다양함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작은 상점의 주인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이런 일이 게임에서 당신에게 일어난다면, 당신은 다른 뭔가를 찾아볼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냥 게임을 떠나버린다. 

자, 그러면 경매장은 엿같은가? 아니다. 당신의 게임이 무언가를 얻어나가는 형태라면, 엿같지 않다. 뭔가를 얻어나가는 데 관심이 많은 게이머에게 경매장은 더 나은 경험이다. 

그러나 상점을 운영하거나 비즈니스 타이쿤류의 환타지를 가진 사람에게, 게임은 단순히 뭔가를 얻어나가는 것만이 아니다. 그들에게 게임은 관계성과, 제국과, 기름이 잘 쳐진 기계를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은 뭔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겉만 번드르한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오르는 것이 아니다. 그 피라미드는 점수를 얻는 방법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신은 게임의 이름으로 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다. 

SWG는 뭔가를 얻어나가는 게임이 아니었다. 다른걸 다 제외하더라도 SWG에서 플레이어가 얻는 모든 것은 결과적으로 수명이 제한되어 있었다. SWG는 유지하는 게임이었다. 상점을 유지하고, 마을을 유지하고, 공급 연쇄망을 유지하고, 단골 고객들을 유지하고, 크랩트 드래곤 해골 또는 미니어처 플러시 반타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사모아 유지하는 게임이었다. 

이랬던 SWG의 상업거래망에 변화가 생기자, 상인들은 떠나버렸다. 

‘얻는 것’은 중독적이다. 대중 소비 시장에서, 더 높은 이익과 더 큰 것을 받아들이는 길은 괜찮을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펑키한 중고서점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 또한 아마존에서 자주 물건을 구입한다는 점도 인정해야만 한다. 그게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어떤 플레이어에게 더 나은 컨텐츠가 다른 플레이어에겐 더 나쁜 컨텐츠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당신이 게임 디자인 상의 어떤 결정을 내릴 때마다, 당신은 열고 있는 문만큼이나 많은 문을 닫고 있기도 하다. 특히 당신은 스스로에게 아래의 질문을 해봐야 한다. 

인용

나는 플레이어 편의를 위해 이 요소를 추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불편함을 게임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몇 명인가?


작은 상점의 주인들; 에버퀘스트의 부두에서 배를 기다리는 5분동안 당신에게 말을 걸어 줄 사교적인 사람들; 남을 돕기 위해 사는 플레이어들, 그러나 모든 아이템이 귀속되기에 당신에게 아이템을 줌으로써 도움을 줄 수 없는 이들, 모든 전투가 파티 단위의 인스턴스에서 진행되기에 도와줄 수가 없는 이들, 사전에 쓰여있는 대사 덕분에 자신들이 원하는 캐릭터를 롤플레이 할 수 없는 이들, 텔레포트를 통해 넘어갈 수도 있었던 산을 직접 걸어넘음으로써 그 산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알게된, 그리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들, 숲 속에서 길을 잃고 싶었지만 미니맵 덕분에 그럴 수 없었던 이들 …

모든 불편함은 도전이며, 게임은 도전으로 구성된다. 이는 즉 당신의 게임 디자인에 존재하는 모든 불편함들은 누군가에게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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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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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모든 불편함은 도전이며, 게임은 도전으로 구성된다. 이는 즉 당신의 게임 디자인에 존재하는 모든 불편함들은 누군가에게는 게임이다.

며칠전 갑자기 비슷한 화두가 떠올랐습니다. 유저의 편의성이 게임 디자인과 배치될 경우 어느 쪽을 우선해야하냐는 것이었죠.

뭐 라프 코스터도 절대적으로 디자인이 우선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저같은 경우는 편의성을 우선으로 하고 게임 디자인은 다른 방향으로 보완해야하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유저 편의에 대한 부분은 절대적으로 역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예를 들자면, 일전에 인던용 파티 매칭 시스템 시스템은 당장 인던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을 찾는 수고를 줄였지만 반대 급부로 MMORPG의 존재 의의라고 할 수 있는 유저간의 인터렉션에서 오는 재미가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큐에 걸어놓고 자기 할 일 하다가 자기 차례 오면 인던 들어가는 데 익숙해진 사람에게 파티 매칭이 없어서 광장에서 혹은 대화 채널에서 열심히 LFG LFM 외치라고 하면 사실 답답하고 불편하지요. 유저간의 인터랙션에서 오는 재미건 나발이건 당장 불편하고 짜증난다면 그 인터랙션에서 오는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이탈해버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게임이 그 하나 뿐만은 아닐테고, 다른 게임들은 그런 편의를 제공하니까요.

파티 매칭을 없앰으로써 유저간 인터랙션이 줄었다면, 다른 쪽에서 그 잃어버린 인터랙션을 다른 장치들로 보충할 일이지 파티 매칭을 없애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본문에 따르면 SWG은 처음부터 경제 주체들이 서로 비대칭적인 정보를 가지고 거래하는 것을 전제로, 전체 경제를 구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별다른 보완 없이 경매장을 더하는 것은 전체 게임을 와해시키는 결정이었겠죠. 유저들이 꾸준히 플레이하게 하기 위해선 역시 성장 개념이 필요하다며 '만인은 총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전제로 구성한 PvP FPS게임에 갑자기 레벨이 오르면 HP가 오르고 공격력이 높아지는 식의 수직적인 성장을 도입한 것 처럼요.

하지만 성장이 반드시 수직적일 필요는 없지요. 각 유저별로 몇개씩의 PERK(간단한 패시브 버프)를 장착할 수 있게 하되, 레벨이 오르면 그 PERK의 풀이 넓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수평적인 성장을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 게임의 전제를 흔들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래서 저는 게임의 본질적인 '도전'에 해당하는 레벨의 불편함이 아니라면, 그 불편함을 게임으로 즐기는 유저에겐 다른 게임 요소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인용

게임은 도전으로 구성되지만 모든 불편함이 흥미로운 도전은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게임으로 즐기는 불편함이 모든 사람에게 게임은 아니다.

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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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경매장 이야기라고 해서 최근 그와 관련한 핫이슈를 가진 디아블로3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SWG 이야기였군요. ㅎㅎ

저도 tophet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불편함이 누군가에겐 게임인 것이 아니라, "그저 편리하기만한 무언가"를 대체할 수 있을만한, "나름의 재미를 가진 다른 방식의 시스템"이 게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편리함과 재미의 상관 관계에는 "솜씨의 반영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편리함이라는 것은 불편한 디자인에서 오는 솜씨가 낮은 플레이어들의 손해를 보완해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이미 그 디자인에 익숙해졌거나 혹은 솜씨가 좋은 플레이어들은 불편 자체에 대한 체감율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적응하지 못했거나 솜씨가 좋지 못한 플레이어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편의성을 강조한 개편을 감행할 경우 그들 사이의 편차가 0에 수렴하게 됩니다. 이 때 기존 디자인에서 손해를 보던 측은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 되지만, 기존 디자인에서 상대적 이득을 보던 측은 그들의 이점이 사라지게 되는 상대적 손실감을 맛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불편함 자체가 누군가에겐 게임"이 아니라, "불편함이 일종의 허들로 작용해 누군가에겐 이점"이었다는 것이고, 허들이 사라지면서 상향 평준화 되는 것이 못마땅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본문에서 이야기한 "디자인 자체의 재미가 사라지는 부분"과는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저는 편의를 보완해 어느 정도 불편을 해소시켜주기만 해서는 안되고, 스스로 불편(고생?)을 자처하는 솜씨 플레이어들에게 이점을 분명하게 유지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테면 디아블로1~2 시절에는 인벤토리를 정리하는 기술이 플레이어의 솜씨를 요하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지원해주는 아무런 기능이 없었지만, 거기에 자동정렬 버튼만 추가해 "완벽하지 않지만 어느정도 정리"를 해주는 기능을 지원하고, 수동으로 정리하는 것보다는 조금 덜 효율적이게 기능을 제한한다면 정리 솜씨가 낮은 플레이어와 높은 플레이어를 모두 만족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매장도 마찬가지로 거시적으로는 상거래 디자인 자체의 재미를 저해하게 됐다는 답이 나오기도 하지만, "물건을 더 잘 사거나, 더 잘 파는 솜씨의 반영이 삭제"되었다는 데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자동차 게임을 할 때 Manual로 하면 다소 불편하지만 더 좋은 가속을 가질 수 있고, Auto로 하면 기어 변환을 안해도 되서 매우 편리하지만, 그만큼 가속에서는 Manual 보다는 다소 밀리는 디자인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었습니다. 현실에서의 Auto는 기름을 많이 먹거나 엔진 브레이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나름의 Trade-off가 있기도 했다고 들었지만 어릴 적이라 정확한 건 모르겠네요. ㅎㅎ
하지만 요즘의 Auto 주행 방식이 연비도 좋아지고 엔진 브레이크도 잘 동작하고 하는 등의 성능 상향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스틱 주행이 가지는 메리트라는 건 그저 누군가의 취향에 의한 "손 맛"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런 "손 맛"과 같은 부분들이 게임을 구성하는 재미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를 위해 현실적인 효율을 포기하라고 플레이어에게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지부조화를 플레이어에게 대놓고 강요하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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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quoia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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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번역 감사합니다. 제가 SWG를 하던 시절엔 대도시마다 Bazaar 터미널이 있었는데 제 기억엔 그게 게임 시작부터 있던걸로 기억해서 라프 코스터가 얘기한 '결국 생긴 경매장'이 이걸 말하는 건지 좀 헷갈리네요. 제가 나름 콜렉터스 에디션을 사서 했었는데......

Bazaar 터미널은 아직 드로이드(상인NPC)를 사거나 상업용 건물을 지을 돈이 없는 뉴비 크래프터들이 아이템을 팔기 좋은 상인의 입문 같은 거였는데, 도시나 행성마다 별개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옆 도시나 옆 행성에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검색되어도 직접 가지 않으면 살 수 없었죠. 그래서 지역 시세라는 게 유지되었는데 사실 이브 온라인과 같은 시스템이네요. ;)

게다가 Bazaar는 가격 제한이 있고 수수료가 비싸서 결국 크래프터들이 일정 레벨 이상이 되면 자기 상점을 열고 싶어하는데, 대도시에는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길드에서 만든 도시에 껴서 지었던 것 같습니다. 길드에서 만든 도시는 대도시처럼 미션터미널도 있고 술집도 있고 병원도 있고 해서 유동인구가 혼자 허허벌판에 짓는 것 보다는 많았겠죠.

문제는, 이게 게임플레이로 오면서부터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생긴다는 거죠. 안 그래도 서버 당 몇천명밖에(?) 못 받는 작은 경제에서 고품질의 자원을 조합해서 만드는 아이템을 팔아서 경쟁한다면 고품질의 자원을 독식하는 사람 내지는 길드가 생기게 마련이고... 서버 내에 경쟁자는 정말 한두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독과점 현상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자원의 성능 리젠을 랜덤하게 바꾼다고 하지만 결국 부지런히 플레이하는 사람,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경쟁이니까요. 오래되어 가물가물한데 SWG의 자원채취는 로컬맥시멈을 찾아 힐클라이밍하는 방식의 플레이였고(자원채취를 누르면 주변의 자원 성능을 알려줘서 더 높은 성능 가진 쪽에서 한 번 더 눌러보는 식) 일반적인 게이머와 리젠 양상/성능 범위를 알고 있는 하드코어 게이머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뭐 이런 것도 재미있는 게임플레이의 일종이고 당시엔 옆에서 보기만 해도 참 재미있는 플레이이긴 합니다만 라프 코스터의 글에서 말하는 "승자독식 해소"와는 거리가 있는 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멋진 장식으로 꾸민 펑키한 중고상점들이 아니라 길드에서 좋은 자원 밀어주는 하드코어 크래프터 한두명이 거의 모든 시장을 잠식하게 마련이니까요. 제가 본 건 한국인 길드의 한 분이 서버를 장악하고 있는 크래프터로부터 "나랑 동업하지 않을래?"라는 메일을 받은 사건이었는데 아 이 게임은 이렇게 과점이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었죠.

완전정보시장이 아닌 경우 일어나는 문제는 정보의 불균형이 빈부격차를 불러오고 경쟁에서 도태시키기 쉽다는 거 같습니다. 정보를 알아내는 게 게임플레이의 일부라고 해도 이미 사람들은 한 게임에 그 정도로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지요. 그래서 "편의성"을 앞세워 이 불균형을 해소시켜주는 게 대세가 된 거고요.

이 문제의 타협점을 찾는 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상인 판타지를 채우기 위해 게임을 하는 사람도 드물고, 그런 사람이 충분히 많다고 해도 경제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숫자가 일정 숫자 이상이 되지 않으면 승자독식을 막기는 어려운데, 그 정도의 플레이어 규모를 유치할 수 있는 게임은 거의 전부가 경매장을 도입할 정도로 편의성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이죠. 아니면 그정도로 편의성에 신경을 써야 플레이어를 유치할 수 있거나... 이브 온라인 정도가 전세계의 모든 유저를 한 서버에 모아서 그 정도 규모를 만드는 데 성공한 예일까요.

저는 이 "상인 판타지"에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면에 상인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상인의 몇배수 이상의 소비자가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상인 판타지를 핵심 게임 플레이로 놓는 게임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많은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탐색을 해보고 싶은 주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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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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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라프 코스터도 절대적으로 디자인이 우선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저같은 경우는 편의성을 우선으로 하고 게임 디자인은 다른 방향으로 보완해야하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유저 편의에 대한 부분은 절대적으로 역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공감합니다. 단지 어떤 게임에 존재하는 일련의 유저들이, 다른 게임에서 이미 돌파된 어떤 불편함, 그러나 그 게임에는 아직 남아있는 불편함을 중심으로 뭔가를 즐기고 있을 경우에는, 불편함을 돌파해줄 편의시설을 도입하는데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나 …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를 들어 SWG는 도입시 경매장이 없었고, 그 덕분에 일종의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요소를 즐기는 유저들이 꽤 있었다고 할 때 – 아래에서 언급된 sequoia 님의 말씀에 따르면 딱히 그 규모가 컸던 것 같지는 않지만 규모에 대한 고려는 여기서 잠시 접어두고 – 이미 그걸 즐기는 유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파괴할 것이 자명한, 와우와 같은 전서버 대상의 경매장 도입에는 좀더 주의를 기울였어야하는게 아닌가 … 하는 얘기죠. 도입해선 안된다! 수준은 아니고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듯 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는 당연하게도 이건 논의의 대상이 되기 어렵지 않나 싶구요.

인용

결국 "불편함 자체가 누군가에겐 게임"이 아니라, "불편함이 일종의 허들로 작용해 누군가에겐 이점"이었다는 것이고, 허들이 사라지면서 상향 평준화 되는 것이 못마땅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건 아주 멋진 관점인 것 같습니다. 도입 여부의 기준을 잡기에도 편리한 기준점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구요. 단지, 혹시 이 관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요소는 없는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긴 합니다, 지금 당장은 적당한 예가 떠오르지 않네요.

인용

Bazaar 터미널은 아직 드로이드(상인NPC)를 사거나 상업용 건물을 지을 돈이 없는 뉴비 크래프터들이 아이템을 팔기 좋은 상인의 입문 같은 거였는데, 도시나 행성마다 별개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옆 도시나 옆 행성에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검색되어도 직접 가지 않으면 살 수 없었죠. 그래서 지역 시세라는 게 유지되었는데 사실 이브 온라인과 같은 시스템이네요. 


글 중간 즈음에 보시면 “한편 우리는 ‘현지 가격’이라고도 불리우는 요소를 전면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작은 사업을 운영한다는 환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사업 운영에 아주 익숙하진 못해도 다른 이들을 그럭저럭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서 현지 가격의 원문은 local price인데 아마 이게 세콰이아님이 말씀하신 바자를 설명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과는 별개로 이 글에서 논하는 경매장은 서버 전체에 동시적으로 적용되는 경매장을 의미하는 듯 하구요. 

사실 저도 어느정도의 절충안으로 지역별 경매장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서버 전체에 동기화된 경매장이 아니라 지역별로 별개로 운영되는 경매장이요. 여기서 서버 전체를 동기화한 경매장을 이용하려면 비용을 엄청나게 문다던가 하는 식으로 … 근데 이건 요새 보편화된, 세계의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는데 길어야 수시간이면 가능한 구조에서는 역시 도입이 어렵겠죠. 이런걸 떠올린 요소는 역시 ‘무역’ 이라는 개념은 상업 자체보다는 좀더 보편적으로 즐기려는 유저들이 많지 않나 … 하는 마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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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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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도전으로 구성되지만 모든 불편함이 흥미로운 도전은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게임으로 즐기는 불편함이 모든 사람에게 게임은 아니다.

 

불편함이 게임이 아니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은 게임 디자인의 발전 과정이 불편한 것을 개선하고, 개선된 것에 익숙해지면 더 개선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더 불편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와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즉, 플레이어에게 게임 안에서 불편함을 제공하고 그것을 더 편한 과정의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게 심지어는 아이템 구매나 현질이라고 하더라도) 이 게임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매장은 요약하면 어디에서나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관련 내용을 전에 대충 정리한 게 있었는데 http://nairrti.com/143 이 이야기에서 별로 다르지 않은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경매장은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플레이어들이 구매를 너무 쉽게할 수 있고 경제 시스템에서 변화의 싹을 잘라버린다는 단점으로 본문을 이해하면 될듯 합니다.

하지만 SWG의 방식이 좋았다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여행을 하던 도중에 발견한 상점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들이 많아 위치를 표시해 놓고, 다른 활동들을 하다가 다시 물건을 사러 오기까지 너무나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거든요. 그것도 게임의 과정이고 경제 시스템의 다양성이라고 하자면야 너무 미화되는 것이구요. 

전 이 절충안이라고 하는 걸 생각해봤을 때, 요즘 한국의 온라인 장터(지마켓이나 옥션 등) 같은 것들을 떠올려 봤습니다. 상점이 있고 플레이어들이 각자 개설해 놓은 진열 공간을 브라우징하는 것이죠. 단골 매장이 생겼을 때는 북마크의 형태로 접근할 수 있다거나 하는 편의도 제공할 수 있고, 개별적인 가격을 설정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과는 또 다르게 다른 트렌드는 이브온라인이나 FF14에서 한 것 같은 판매자-구매자의  (주식 거래와 같은) 가격 중앙선을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최고 구매가와 최저 판매가의 중앙에서 플레이어들이 만나는 방식이죠.

이 경매장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보면, 편의로 계속 발전해 나가는 방향과 그 안에서 다양한 거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라고 봅니다. 정답은 없겠습니다만, 경매장이 엿같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죠, 또 아니라기에도 경매장으로 몰아져서 전부 가지치기 당해버린 거래 방법들이 없어진 부분은 인정해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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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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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얘긴 아니지만 딴소리로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2D&sid1=101&sid2=263&oid=015&aid=0002958556

이런 것도 ... '이미 편리함을 맛 본 플레이어들이 굳이 약간의 다른 장점을 취하려고 불편했던 과거로 돌아갈 리 없다' 라는 점을 떠올려서 뭔가 오묘한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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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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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취향에 근거해서 쓰는 리플]

갠적으로 개인상점 시스템 + 개인상점 리스트 검색시스템을 게임에 넣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캐릭터 세워둘 필요 없는 개인상점 으로 한정해서 말이죠(마비노기같은)

경매장 시스템의 경우 진짜 편리하지만 시세가 너무 빨리 변한다거나 조작질에 취약한 느낌이 듭니다.

거래에 걸리는 시간은 비약적으로 짧아지게 하고 뭐 그렇긴 한데

시장바닥같은 느낌이 안난달까요 롤 플레잉에서 좀 벗어나는 느낌? 이라 해야하나.. 

라그나로크나 마비노기, 씰온라인 등의 거래 시스템이 좋았어요.

뭐 던파/라그에 있는 0사기 같은것도 솔까 넘어가는 측이

기회비용 계산에 실패하고 낚인거라 생각하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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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바닥같은 느낌이 안난달까요 롤 플레잉에서 좀 벗어나는 느낌? 이라 해야하나.. 


 

저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MMOG에 컨텐츠를 인터페이스화 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일전에 트위터 상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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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에서 작동하던 어떤 기능들이 기본 UI에 흡수되면서 NPC들이 사라지는 현상은 마치, 현실 세계에서 시설 자동화가 진행됨에 따라 생산직 장인/노동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처럼 보여서 묘하게  착찹한 기분이 든다..

https://twitter.com/zerasion/status/400149620191277056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대규모 플레이어 간 교접지점을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말씀하신 "시장바닥"같은 부분이 상당히 유용한 빌미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의 게임들에서도 이런 부분들은 편의성 때문에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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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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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벗어나는 의미로 라그/거상이 있는데 던전 근처에도 상점을 열 수 있어서 던전 근처의 개인상점에서 파는 회복 아이템들은 큰 마을에서 파는 값의 몇퍼센트 더 받고 팔고 뭐 그런게 있죠.

소소한 재미라고 해야하나 장사의 재미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게 좋았었어요.

고구마 팝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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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벗어나는 의미로 라그/거상이 있는데 던전 근처에도 상점을 열 수 있어서 던전 근처의 개인상점에서 파는 회복 아이템들은 큰 마을에서 파는 값의 몇퍼센트 더 받고 팔고 뭐 그런게 있죠.

소소한 재미라고 해야하나 장사의 재미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게 좋았었어요.

고구마 팝니다. [뭐]

 

마을에서만 개인상점을 열 수 있었던, 경매장으로 넘어가기 이전 개인상점의 세기말 시절에는 불가능했던 일이지만, 개인상점의 태고의 모습은 여기저기서 가판을 여는 모습이 여러 게임에서 보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아마 이후에 각종 어뷰징, 시스템 적인 제약 등이 따라서 마을로 국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등산을 하다보면 해발고도가 높아질 수록 물 값이 비싸지는 현상과 비슷한 경제논리도 나타나고 그랬던 재미있는 기억이 있네요 ㅎㅎ
이게 조금 더 발전되면 무역으로까지 승화될 수가 있을텐데.. 애석하게도 무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보다는, 별도의 컨텐츠로 분리되는 형태가 이후에 나타난 것은 다소 아쉽게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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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kain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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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언급하신 부분에서 잠깐 생각이 난 점이 있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제 경우에는 꽤 뒤떨어지는 시스템(...)을 가지고 mmo를 해본 기억이 꽤 됩니다.

그런데 다수의 유저들이 직접적인 수단으로 대면하고 거래를 하는. 현실에서의 복작거리는 시장의 느낌을 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분위기 측면에서는 납득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유저가 한 공간에 존재함으로 인해 발생되는 렉에 대해서는 좋은 게임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안좋은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거래 시스템의 인터페이스화를 통해서 얻어진 것중에는 '내가 원하는 것의 필터링'과 '유저들의 밀집으로 인해 발생되는 렉'의 해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경매장이 있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수단으로서의 거래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쪽이구요.

리플에 다른 분들이 언급해 주신 분들의 의견을 저도 괜찮게 생각은 하지만... 렉으로 인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라는 점도 떠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RPG의 경우 복작거리는 시장의 느낌은 버릴 수가 없는 포인트 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UX적으로 개인상점=렉 의 기억을 가진 유저도 무시하진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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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kain 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한 해소라기엔 뭣하지만, "마을 한복판에 빼곡하게 들어차서 땅을 클릭하기조차 힘든 짜증스러운 경험"의 이후 세대에서는 개인 상점의 개설 가능 영역을 "모든 퍼시스턴트 월드 -> 마을"로 국한됐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간, "마을 전역 -> 마을의 특정 영역"으로 국한시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사실 영역 입장 시 강제적 옵션 변경이나 LOD 설정 등으로 어떻게든 완화하려는 움직임은 많이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까지 분산시키는 방법이 이후에 등장하더라구요.

"시장=렉"이라는 공식은 여전히 성립했지만, 다만 이 부분에서는 "마을만 가면 렉" 대신 굳이 시장에 볼일이 있는 사람들만 그 렉을 감수하는 것으로 불편의 대상이 축소됐다는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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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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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kain 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에 대한 해소라기엔 뭣하지만, "마을 한복판에 빼곡하게 들어차서 땅을 클릭하기조차 힘든 짜증스러운 경험"의 이후 세대에서는 개인 상점의 개설 가능 영역을 "모든 퍼시스턴트 월드 -> 마을"로 국한됐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간, "마을 전역 -> 마을의 특정 영역"으로 국한시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사실 영역 입장 시 강제적 옵션 변경이나 LOD 설정 등으로 어떻게든 완화하려는 움직임은 많이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까지 분산시키는 방법이 이후에 등장하더라구요.

"시장=렉"이라는 공식은 여전히 성립했지만, 다만 이 부분에서는 "마을만 가면 렉" 대신 굳이 시장에 볼일이 있는 사람들만 그 렉을 감수하는 것으로 불편의 대상이 축소됐다는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나중가서는 그런 게임들 조차 다시 경매장 시스템을 혼용하기도 하더라구요.
마을 렉 같은 경우는 캐릭터의 간소화 옵션등으로 해결하는것들도 있고..(엘소드,마영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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