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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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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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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러스트 일기 : 비디오 게임의 구조를 놔버리기

2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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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ust Diaries: Letting go of structure in video games

모종의 이유로 인해 저는 서바이벌류 게임들에 관심이 많은데, 최근 핫한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역시 러스트(RUST)죠. 워낙 흥미롭고 특이한 게임이라 이 게임에 대한 글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마수트라에 이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기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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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amasutra.com/blogs/KrisGraft/20140212/210575/The_Rust_Diaries_Letting_go_of_structure_in_video_games.php?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utm_campaign=Feed%3A+GamasutraNews+(Gamasutra+News)

크리스 그래프트 (Kris Graft)는 가마수트라의 수석 편집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스트(Rust)에 몰입하지 못할 것이다. 서버에 접속하면 당신은 깨어난다 - 태어난 것이다. 실제로 - 아마도 돌과 약간의 응급치료용품, 횃불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러스트의  세계와 그 속의 무자비한 주민들은 당신을 기다려주거나, 편하게 느낄 여지를 주지 않는다. 꽉 막힌 교통정체 속으로 구겨넣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도로 한 귀퉁이에서 구겨진 채 발견될 것이다. 초보 운전자는 숙련된 운전자보다 더 자주 그런 구겨진 덩어리 속에서 발견될 것이다. 

죽음과 짜증, 쪽팔린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러스트의 무시무시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백만 장이 팔렸다.

게리 모드(Garry's Mod)의 게리 뉴먼(Garry Newman)과 그의 스튜디오 페이스펀치(Facepunch)가 만들어 얼리 억세스 알파 단계에 있는 러스트는 퀘스트, 스킬트리, 서사곡선, 레벨 디자인 등 미리 만들어진, 잘 디자인된 구조를 모두 창 밖으로 내다버렸다. 모든 것들이 직접적인 크래프팅 시스템과 러스트 섬에서 학습하고 살아남는 당신의 능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러스트가 제공하는 것은 기초적인 것들이다 - 크래프팅 시스템과 섬 - 플레이어들은 야생의 생존무대를 배경으로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경험을 쌓아 사교적 망을 구축해야 한다. 페이스펀치는 소규모의 개발팀이기에, 기본 구조를 구축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시스템과 끝나지 않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다. 러스트는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는 방식대로의 게임이고, 이는 개발팀의 개발 방식대로이기도 하다. 

"이런류"의 게임을 잘 하지 (또는 구입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말하자면, 러스트는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준 게임이다. 이 게임은 우리가 흔히 비디오 게임에 대해 기대하는 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썩 잘 돌아간다. 아래에 약간의 내 경험과, 이 게임에서 제거된, 그리고 앞으로도 결코 적용될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적어보았다. 

러스트 일기 발췌 #1
러스트 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없어진" 게임 요소 : 튜토리얼

깨어났다. 밤이고, 혼자이다. 옷도 없다. 흥미로운 일이다. 횃불에 불을 붙였다. 따끔거리는 풀숲을 가로질러 한동안 뛰었다. 나처럼 벌거벗은 낯선 이가 아마도 돌일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나를 몇 차례 후려치기 전에 칼로리는 거의 0에 가깝게 떨어져 있었다. 켁. 죽었다.

러스트에는 튜토리얼이 없다. 당신은 플레이를 하면서 배우며,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죽는다. 위의 내용에서 뭘 배웠는가? 아마도 칼로리를 보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근데 어떻게? 그리고 왜 누군가가 나를 돌로 내려친거지? 일단 사슴을 돌로 충분히 내려치면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러스트 일기 발췌 #5
노바지와 피해망상
"없어진" 게임 요소 :  바지

오늘은 바지를 만들었다. 행복하다. 낯선 이가 돌로 나를 죽였다. 별 이유도 없었다. 깨어났다. 바지는 사라졌다. 이제 바지는 없고 나는 피해망상이 생겼다. 누군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면, 우리는 서로 바라본다. 서로가 안전한 거리를 둘 때까지 옆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전 착해요. 저는 착해요" 우린 서로 이렇게 소리지른다. 때로 그 말이 살아서 듣는 마지막 말일 때도 있다.

이 시점에서부터, 이 게임에서 다른 이들을 믿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다른 이들 또한 여러분을 믿지 않을 것이다. 바지를 입었건 아니건. 

러스트 일기 발췌 #6
무장 경쟁
"없어진" 게임 요소 :  스스로가 강력하다는 부자연스러운 환상

내가 사냥한 사슴으로부터 옷가지를 얻었다. 목재와 더 많은 옷가지와, 심지어 약간의 돌도 모았다. 활과 화살을 만들었다. 누군가 나를 돌로 쳐죽였다.

러스트에서 일단 강력한 무기를 소유함으로써 좀더 강하고 다른 이들을 위압하게 되었다고 느낄 때 여기에 동반되는 것은 일종의 불안감이다. 활과 화살만큼이나 바위는 여전히 효율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화기를 가졌다고해도 이 무기가 나의 안전을 보장해주진 못한다. 사실상 샷건을 가지고 야외를 뛰어다니면 남들의 타겟이 되기가 더 쉬울 뿐이다. 따라서 처음으로 총을 만들어 스스로 "강력한 악당'이 되었다고 느끼더라도 자기 집에 틀어박히게 된다. 러스트에서는 무력하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그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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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번째 활

러스트 일기 발췌 #11
무장 경쟁
"없어진" 게임 요소 :  피아 식별 장치

이상한 날이었다. 창고에서 "텍사스"라는 이름을 가진 놈과 우연히 만났다. 우리 모두 무장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내게 돌을 버리라고 말했고, 나를 공격적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좋아 그렇게 하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자. 그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그를 따라 도로를 타고 갔다. 그러다가 라이플을 든 세 놈을 만났다. 그들은 우리에게 도로 옆으로 비키라고 말했다. "우린 죽었다. 저놈들이 우릴 죽이고 말거야" 라이플을 든 놈들이 갑자기 온갖 무기와 보급품을 우리에게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탄알이 없었던 것이다. 우릴 자기들 집으로 데려가서 15분쯤 가둬놓았다. 그들이 돌아와 문을 열었고, 내 옷을 벗겼다. 내 친구인 텍사스는 내 얼굴에 대고 총을 쏴 나를 죽였다. 오발이라고 한다.

이 경험은 내가 러스트에서 겪었던 사람들 사이의 실제 관계들 중 진짜로 있었던 "방금 뭔 일이야!!" 하는 첫 번째 순간이었다. 러스트에서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직후에 깨달았다. 바로 그 "뭔가" (무기 또는 방어구)는 당신에게 아무 것도 없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을 준다. 순진하게 굴지 말자. 당신은 힘있는 사람 편에 서려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우세한 경우에도 그렇다. 누가 친구이고 누가 표면적으로 보이는 관계에 실제로 몰입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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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와 그의 친구들. 무의식 중 (다 벗고 있어서 모자이크함)

러스트 일기 발췌 #25
친구 찾기
"없어진" 게임 요소 :  맵

내 친구 중 한 명이 러스트 섬에 살고 있다. 맵도 없고 좌표도 없다. 별들은 내게 지리에 대해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랜드마크를 이용해서 서로를 찾아냈다. 멋진 경험이었다

우린 다른 게임에서 흔히 미니맵이나, 심지어 게임 내의 화살표로 어디로 가야할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장치들을 사용한다. 커다란 가상 섬에서 친구를 찾아내는 것 (실제로 내 이웃사촌)은, 여러분이 실제로 그 장소에 익숙하지 않기에 더 값지다. 여러분은 전형적인 다른 게임의 편의 도구를 잃었지만, '만족감'이라는 느낌을 대신 갖게 된다. 

러스트 일기 발췌 #30
노숙자 쉼터
"없어진" 게임 요소 :  친구 목록

격납고 옆에 집을 가진 몇몇 친절한 이들은 방 하나짜리 작은 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노숙자 쉼터'라고 불렀다. 대장용구와 침낭, 캠프 파이어가 있는 집이었다. 우리는 이 집에 들락거리며 수다를 떨었다. 꽤 좋았다. 이 목재 노숙자 쉼터가 공격을 받기 전까지는

이들만이 실제로 다른이들에게 친절했던 것은 아니다. 수 차례 이상, 누군가 우리에게 보급품과 음식을 주곤 했다. 순수하게 도우려는 마음으로. 여러분이 이런 일을 한다면 이는 강력한 동료를 가질 수 있는 잠재적 기회로 연결된다. 난 사람들이 채팅으로 이렇게 묻는걸 좋아한다 "같이 다니는 사람 있어요?" 대체로 게임에 내장된 파티 시스템을 찾다가 묻곤 한다. 페이스펀치는 이런 시스템을 적어도 지금까지는 만들지 않았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같이 다닐 생각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을 돌로 처죽이거나 쏴죽이지 않기를 바래야 한다. 이는 순수하게 사교적이다. 가상의 "면대면 만남"

러스트 일기 발췌 #40
공격당하고 좌절하기
"없어진" 게임 요소 :  세이브 포인트

수집과 제작에 대해 알게되다. 나의 작은 집에는 아주 많은 보급품들이 있는데, 이를 모으고 만드는데 수 시간이 걸렸다. 한밤중에 옆 벽을 C4로 공격받았고, 대부분의 물건들을 잃었다

이 게임에는 안전한 장소란 없다. 죽었을 때 바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해봐야 당신이 침낭이나 침대를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서 깨어나는 일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들을 잃게되며, 자기 시체로 돌아갈 때까지 누군가가 물건들을 약탈하지 않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다. 나와 내 친구가 겪었던 이 일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 사건을 통해 내 친구는 러스트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 그는 러스트 섬에서의 "삶"에 대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바꾸었다. "모든 것을 잃는데 대해 내가 너무 초조해했던 것 같아. 이런 일들은 늘상 일어나는데 말이지. 지금부터는 그런 일들이야말로 이 게임의 본성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겠어. 가진걸 모두 잃더라도 괜찮아"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비디오 게임의 멋진 실체에 해당한다. 

러스트 일기 발췌 #60
"오줌싸는 독침"과 윤리적 딜레마
"없어진" 게임 요소 :  세이브 포인트

최근에 팀은 3층짜리 집에 사는 우리 옆집 사람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그는 "오줌싸는 독침"이라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었지만 우호적인 사람이었고, 우리는 식량과 보급품을 몇 차례 교환했는데 별다른 사고도 없었다. 오늘, 또 다른 우리 친구가 팀에게 어떤 집을 공격했다고 말하며, 아직 약탈할만한 보급품이 남았다고 전했다. 팀은 일행을 따라갔고, 공격받은 것이 바로 "오줌싸는 독침"의 집임을 알게 되었다. 팀은 그의 집에서 약탈을 하는게 옳지 못하다고 느꼈지만, 또 다른 '친구'는 "챙겨 챙겨!!"라고 말할 뿐이었다

이 게임에 윤리 시스템이 없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따라서 여러분은 실질적인 윤리적 딜레마를 만나게 된다. 팀은 약탈한 물건들을 "오줌싸는 독침"에게 돌려주고자 했지만, 우린 그 이후로 그를 본 적이 없다. 

러스트 일기 발췌 #68
미스터 제로(나)로부터의 선물
"없어진" 게임 요소 :  꾸며진 보복 스토리

밤시간. 몇몇 우호적이던 친구들이 적대적으로 변했고, 바위로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집 근처에서 죽었다. 팀이 그 지역에 있었고, 그에게 BigMatt이 나를 죽였다고 전했다. 팀은 그를 따라잡았고, 웃으며 "미스터 제로가 보내는 선물이다"라고 말하며 곡괭이로 그를 쳐죽였다.

팀은 테이큰의 니암 리슨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단순한 만나서-배신하고-복수하는 이야기는 엄청나게 만족스럽고 유쾌했다. (왜냐면 정말로, 벌거벗은 놈들이 돌로 나를 때려죽이는 일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불과 5분 이내에 시작되고 종결되었지만, 내가 러스트에서 최근에 겪었던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의 하나이다. 

러스트 일기 발췌 #81
본부 침공
"없어진" 게임 요소 :  레벨 디자인

팻이 나와 팀에게 합류했다. 요새 우리는 보급품이 넘쳐났고, 그를 돕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몇몇 적대적인 이들이 창고에서 팀을 공격했고 팻과 나는 따라갔다. 적들은 팀을 따라 본부로 들어갔다. 적을 집 앞쪽 방에 가두었지만, 그는 빠져나와 미로로 된 우리 집을 통과했고 팀을 두어번 죽인 후, 목재 문을 바위로 쳐 부수고, 따라오는 우리를 막기 위해 자기 뒤에 나무 보호막을 만들었다. 침입자는 우리 집의 지붕으로 올라갔고, 우릴 향해 웃으며 상자를 하나 만들더니 그걸 타고 마지막 보호막을 넘어갔다. 그는 소리지르며 웃었다 "고마워 친구들 ㅋㅋㅋㅋ" 그는 팀의 새 MP5를 들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쪽팔리면서도 동시에 웃겼다. 세 명의 꼭두각시들이 자기 집에 들어오려는 누군가를 막으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우리의 집이 방어하기에 괜찮게 디자인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그때 이후로 집을 개조했다. 

"찌꺼기"

러스트에 대해 생각하며 왜 이 게임이 그토록 기억에 남는 경험인지를 고민할 때면, 다른 야생 서바이벌 게임의 개발자가 남긴 말 한마디가 내 머릿 속에 떠오른다. 클레이 엔터테인먼트 (Klei Entertainment)가 만든 굶지마 (Don't Starve)의 개발자 케빈 포브스(Kevin Forbes)는 최근 아래와 같이 말했었다. 여러분을 위해 여기에도 적어둔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굶지마가] 기본적인 성장 모델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떠난다는 글을 읽은 적 있어요. 사람들은 수 시간동안 플레이한 후에 죽고, 그러면 게임에서 모은 모든 것을 잃죠." 포브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이게 뭐야? 내 시간을 이렇게나 들였는데 남는게 없잖아?' 글쎄, 그들은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경험을 얻었죠.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구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험 자체가 재미 없었다면, 어떤 디지털 매체도 그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는 없을 거에요. 우리가 지난 세대의 콘솔 게임에 덧붙여 온 많은 찌꺼기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즐거움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방해물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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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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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의 힘은 강력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컨벤션의 힘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십수년전 제가 담당하던 어떤 mmorpg에서 저는 '성별&외모 변경 기능'을 넣자고 주장했었습니다만,
개발팀 전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었습니다 ^^;; 
비단 기획팀 뿐 아니라 아트와 플밍쪽도 결사반대하더군요. 
플레이어가 자신을 투영하는 캐릭터는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며, 
이를 함부로 바꾸게 허락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캐릭터에 대한 애착 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게임에 크게 부정적인 반향을 낳을 것이라는 점이 주된 반대 사유였습니다. 

제 주장은 대략 
지금 캐릭터에 애착이 있는 사람은 바꾸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캐릭터의 생김새가 마음에 안들어 애착 형성이 저해받는 플레이어들은 어쩔건가?
라는 얘기였습니다만 먹히지 않았었습니다 ㅜㅜ 

지금 mmorpg에서 종족, 성별, 외모, 아이디 등을 바꾸는 기능은 부분유료화를 통해 잘 구현되어 있고,
누구도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죠 ... 


요새 종종 만나게 되는 비슷한 구도는 '영구적 죽음' 입니다. 이 요소는 쉬운 진행 일변도로 흘러가고 있는 mmorpg에 긴장감을 더해주면서, 지난 십수년간 mmorpg에서 화두가 되어 왔던 '컨텐츠의 부족' 이라는 측면을 돌파할 수 있을 가능성도 높은 장치입니다. 물론 기존재하는 mmorpg에 데스 패널티만 영구적 죽음으로 바꾼다고 간편하게 돌파 가능할거라는 순진한 생각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이를 중심으로 짜여져야 한다고 보긴 하지만요.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내놔도 '너무 과격하다' 라는 반응을 듣습니다 ^^;; 십수년전부터 그래왔고 그때마다 '아직은 때가 아닌가보다' 해왔지만 이제 세월이 이정도 흘러도 여전히 만나게 되는 반대의 벽은 '대체 때는 언제 오냐'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기존의 코어 유저들과 캐주얼 유저들의 벽을 없애기 위해 게임이 의도적으로 큰 폭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킨다' 라는 개념은 굉장히 급진적으로 보이죠. 코어 유저는 게임의 핵이고, 숫자는 적을지언정 게임 내 커뮤니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들인데, 결과적으로 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이런 조치는 아주 위험해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와우(WOW)가 매 확장팩마다 하고 있는 일입니다. 생각하는 것만큼 크리티컬한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아요. 

러스트의 디자인은 일견 과격해보이는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백만장이 넘게 팔아치웠다죠. 그런 얘기를 듣고보니 우리가 머릿 속에 가진 컨벤션은 분명 절대적인건 아닌데 꽤 과대평가 받는 놈들이 많구나 ... 하는 생각이 들어 끄적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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