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nouncements

    • Zerasion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Purple Board
      Green/Blue 에서 관리자가 추천하는 게시물이 옮겨진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Purple Panel(관리자)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작성할 수 없습니다. Blue Board
      관리자에 의해 승급된 Blue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Blue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Green Board
      회원 가입 후 인증이 완료된 Green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Green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Free Board
      잡담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Panel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To GDF  운영진에게 부탁하고 싶은 내용, 궁금한 점, 건의 사항 등을 여기에 적어주세요.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의 의도와 관계없는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적당한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지거나 삭제될 수 있습니다.   2. 게시판 예절을 지켜주세요.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이 포럼은 가장 최근에 댓글이 달린 게시물을 자동으로 최상단에 올려줍니다.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이 글을 팔로우하기  
팔로워 0
Zerasion

[아카이브] 脫 f2p를 엿보다 - 타운십

2 posts in this topic

블로그에 포스팅한 타운십 리뷰를 포럼에 옮겨봅니다.

블로그 원문 주소: http://zerasionz.tistory.com/72

======================================================================================


images?q=tbn:ANd9GcR7S_akcJHtm-zh4VB9Vei

요즘 출퇴근길에 짬짬이 즐기는 스마트 게임인 타운십Township에 대해 짤막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첫인상

우선 타운십의 장르는 일반적으로 팜 게임Farm Game이라 불리는, 무언가를 재배하고 수확하면서 경영하는 것을 핵심으로 디자인된 게임입니다.

사실 처음 이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실행하게 만들었던 원동력은, 제가 좋아하는 타운즈맨Townsmen이라는 다른 게임과 유사한 화풍 때문이었습니다. SNS 등에서 순전히 개인적인 추천욕구 때문에 종종 추천하곤 했었는데요(전문용어로는 이를 영업이라고 하죠?), 타운즈맨의 가장 큰 흥미 요소는 마치 고전게임인 새틀러처럼 내가 내린 명령을 수행하는 NPC들의 꼬물꼬물 거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새틀러와 타운즈맨과 이 타운십은 단순히 화풍만 비슷했던 것이 아니라 그러한 NPC의 꼬물꼬물거리는 반응들이 주는 느낌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화면 안에 작은 세계가 재현되는 느낌이죠. 중세 배경인 타운즈맨을 현대판으로 재해석한 느낌이 타운십의 첫인상이었습니다.


Rh2JJEIrK03zR1a74Mbhl_YiXwmqpx1h7LfD2bzv

조작

 튜토리얼에서 알려주는 타운십의 기본 조작은 터치와 스와이프(또는 페닝) 입니다. 작업할 곳을 터치한 다음, 대부분의 작업을 버튼 터치가 아닌 직접 화면에서 해당 객체들을 문지르는 것으로 조작합니다. 수많은 버튼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팜 게임들과는 이런 기본적인 차이가 있어 게임에 몰입하기가 편하더군요. 예를 들어 2개 이상의 밭에 작물을 심을 때는, 빈 밭을 터치하면 하단에 나타나는 작물들의 종류 중에서 원하는 작물을 터치한 상태로, 심고자 하는 밭들에 쭉 문지르면(마우스의 드래그와 유사합니다) 한 번에 같은 작물을 여러 밭에 심을 수 있습니다. 수확도 마찬가지로 재배가 완료된 밭을 터치하면 낫 아이콘이 화면 아래쪽에 나타나는데, 그 낫을 누른 상태로 재배 완료된 작물들 위로 손가락을 문지르면 한꺼번에 수확할 수 있습니다. 밭 뿐만이 아니라 사료공장, 양계장, 빵집 등 여러 생산 건물에서 이 조작 방식을 공통적으로 사용합니다.


친구팔이(?)의 부재

그리고 팜 게임들은 대체로 소셜네트워킹 요소를 강조한 SNG라는 형태의 모델인 경우가 많은데요, 타운십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혼자 플레이하기에 적당한 템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뭔갈 할 때마다 "친구의 도움을 받으세요!"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x 명의 친구를 당신의 마을에 초대하세요!"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친구팔이에 시달리지 않고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즐기기에 적당하다는 점도 참 매력적입니다.


images?q=tbn:ANd9GcQVtJyHsV_pHrmfxJF9dIv

자원의 순환

타운십의 자원 순환 고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용

1) "밭에서 재배"

2) "공장에서 가공(1차~n차)"

3) "생산품을 소비"

4) "소비된 생산품은 다른 자원(골드와 경험치 또는 다른 물자)으로 환원"

5) "레벨업을 통한 가용 생산 시설의 추가 확보"

6) "시설을 배치할 공간이 필요"

7)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돈과 인구 수가 필요"

8) "인구 수 확보를 위해 공공 시설이 필요"

9) "공공 시설 건설을 위해 건설 자재(자체 생산 안됨)가 필요"

10) "건설 자재를 위해서는 생산품이 필요"

< 다시 1) 로 돌아가기 >

타운십은 기본적으로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생산의 시작은 밭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밭에서 밀, 옥수수, 사탕수수, 목화 등을 재배한 다음, 그걸로 사료나 빵, 또는 옷감 같은 것을 만들고, 다시 그렇게 1차 가공된 것들로 케잌, 의류, 치즈 같은 2차 가공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생산할 수록 경험치가 쌓이게 되고, 경험치가 쌓이면 마을의 레벨이 오릅니다. 마을의 레벨이 오르면 게임 경험이 있는 플레이어들이라면 쉽게 떠올릴 수 있듯이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열리고요(흔히 해금, 또는 Unlock이라고 하는 방식). 컨텐츠가 확장되면 더 많은 시설을 사용할 수 있고, 더 많은 시설을 사용하기 위한 토지가 점점 많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 토지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다시 일정 이상의 인구 수가 필요하게 되고, 인구 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공공 시설을 건설해야만 합니다.

생산한 물건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습니다(순환표의 4) 단계). 하나는 마을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물품을 제공하는 "주문"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마을(다른 친구의 마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시스템이 가져갑니다.)로 "기차"에 실어 보내는 것입니다. 생산품들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 곳간(일반적으로 창고라고 불리는 것)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은 MMORPG에서 NPC상점에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처럼 사실상 버리기에 가깝기 때문에 소비처로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생산품들을 소비할 때는, 기본적으로 유료 결제를 하지 않는다면 곳간(저장공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매번 요구하는 물건들을 그때 그때 생산해야 합니다. 마침 내가 잔뜩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요구하는 주문이나 기차가 떠준다면 그야말로 땡큐베리감사를 외치면서 즉시 주문/기차 완료를 누르면 되지만 그런 일은 생각만큼 자주 일어나지 않더군요. 따라서 요구하는 물건들의 종류와 수량에 따라 하나 하나 처리하는데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vorgFaJykRilpJhOvp83YuYeyNFogR3TJi7RE1_C


"주문"은 보상 주기 면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주요한 돈과 경험치 획득 수단입니다. 대략 1 가지에서 4 가지 사이의 물건들을 요청하는데, 완료하기 버튼을 누르면 헬기가 해당 주민의 위치까지 물건을 싣고 날아갔다가 돌아옵니다. 요구하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헬기가 돌아올 때까지 다른 주문을 완료할 수 없습니다. 헬기가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이 주문의 쿨다운 시간(재사용 대기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대략 20초 내외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게다가 한 번에 발생하는 주문의 총 개수는 항상 7 개씩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매 주문을 완료할 때마다 즉시 새로운 주문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진행하고 싶지 않은 주문(터무니없는 수량을 요구하는 주제에 보상이 별로라거나)는 거절할 수 있고, 그 경우에는 19분 뒤에 새로운 주문이 추가됩니다. 무분별한 걸러받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죠.

"기차"는 대략 1 시간 이상의 쿨다운 시간이 존재하는 제한된 컨텐츠지만,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마을에서 직접 생산할 수 없는 물건을 얻을 수 있는 핵심 수단"입니다(순환표의 10) 단계). 마을에서 생산할 수 없는 물건의 종류는 모두 건설자재들이고, 건설자재는 이름 그대로 건물을 짓는데에 필요한 물건들입니다. 생산건물들을 짓는 데 필요한 자원은 오직 게임머니 뿐이지만, 마을 확장에 요구되는 인구증가를 가능하게 해주는 공공 건물(극장, 세탁소, 까페 등 실제 플레이어가 조작하지는 않는 건물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게임머니 외에도 많은 숫자의 건설자재가 필요합니다. 플레이어가 기차로 할 수 있는 일은, 기차마다 각각 요구하는 이 마을에서 생산한 물건들을 먼 마을로 실어 보내고, 그 마을들로부터 답례로 건설자재를 받는 것 입니다. (물자를 실어보낸 기차가 건설 자재를 싣고 돌아올 때까지의 부분에서 보낸 마을의 위치에 따라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니까 공들여 생산한 생산품들을 주문에 쓸 지 기차에 쓸 지를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타운십에서 자원 순환 구조에서 플레이어들이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됩니다 ("시장"을 짓고 나면 건설자재를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기지만, 이 때 요구하는 자원은 캐시포인트이므로 부차적인 경로로 판단했습니다.)

Post F2P?

앞서 타운십의 구조에 대해 짤막하게 알아보았습니다만, 그렇다면 대체 제목에 쓰여있는 탈(脫, Post) 부분유료화(F2P; Free to Play)라는 건 어느 부분에서 나타나는가?는 여전히 알 수 없으실 겁니다.

F2P라고 불리는 부분유료화 모델에서 지금까지 핵심적인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플레이어들에게 유료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는데에는 돈이 들지 않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현금을 요구하는 방식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왔지만 대체로 "돈을 내지 않으면 제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강한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곤 합니다. 의도적으로 불편을 주고, 돈을 내면 그 불편을 제거해주겠다는 방식이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는 마치 겪지 않아도 되는 불편을 강요당하는 일종의 심리적인 폭력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어떤 플레이어는 "동네 건달 형님들이 노점상에서 자리세를 걷어가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든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이 방식은 편의 기능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었지만, 편의 기능은 대체로 고가로 판매되는 상품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고가로 판매되는 상품들은 플레이어의 성능을 직접적으로 향상시켜주는 것들이고, 이것은 편의 기능 판매와는 또다른 불만을 발생시킵니다. 바로 "공정성이 무너진다"는 느낌을 주게 되는 점이죠. 업계에서는 Pay to Win(이하 P2W), 그러니까 승리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면 된다는 방식을 일종의 공식처럼 사용하고 있는데요, 기존에 다른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해 온 "게임은 실력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야 한다"는 가치가 굳게 자리잡은 게이머들일 수록 그 가치와 반대되는 P2W 방식에 강하게 거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캐시 안쓰고도 이만큼이나 할 수 있다"는 일종의 도전 욕구마저 자극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해 단순히 가격 면에서가 아니라 소재 자체에서 구매 저항이 상당히 높게 발생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과금 방식을 극복한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월드 오브 탱크 같은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패배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서 돈을 써서 승리한 자와 돈에 패배한 자 모두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고, 덕분에 세간에서 F2P 2.0 으로까지 칭송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프레임(Frame)이라는 단어를 빌려보자면, 기존 F2P 과금 방식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이 한계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때문에 저는 타운십에서 사용한 수익 모델을 F2P 2.0 또는 3.0이라는 방식으로 부르는 대신, Post F2P라고 불러볼까 합니다.

타운십에도 이같은 유료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긴 한데요, 사실 게이머 입장에서 봤을 때 이게 얼마나 잘 팔릴 지는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플레이하는 데 큰 불편이 없거든요. (물론 곳간의 저장 공간 부족 문제는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곳간..! 곳간..!!!) 다만 주문 부분에서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평소와 같이 타운십을 켰던 어느 날, 주문 화면에 못 보던 황금 테두리의 주문이 있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보상도 무려 1 캐시포인트 더군요. 딱히 어떤 생산품을 요구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주문 완료 버튼이 원래는 "전송"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는 곳이었는데, 특이하게도 "보기"라고 떠있더군요. 소중한 1 캐시포인트를 받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보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오오... 동영상 광고가 나오더군요. 크래시 오브 클랜, 붐 비치와 같은 기존 해외 유명 작품들의 광고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게임 오브 워 같은 최신작들의 광고까지 보여주곤 합니다. 대략 15초? 20초 정도의 시간이 흘러간 것 같은데, 특이한 점은 다른 웹 서비스들의 광고 영상들과는 달리 건너뛰기(Skip)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한번 "보기"를 누르면 1 캐시포인트를 인질로 삼고(?) 광고가 끝날 때까지 중단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시간이 다른 주문들을 완료하러 헬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좀 짧은 느낌이 있어 별로 신경쓰이지 않더군요. 게다가 소중한 생산품을 갖다 바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하면 1 캐시를 주는 거였습니다! 묘하게 기쁘더라고요. 처음 생긴 것부터 황금 테두리라 특별해보이더니, 그냥 광고만 보면 1 캐시를 준다는 게 전혀 기분나쁘지 않고, 나쁘기는 커녕 오히려 즐겁더군요. 몇 번 반복하고 났더니 이제는 광고가 다시 나와주기를 기다리는 지경까지 됐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에서는 플레이어에게 돈을 쓰는 일이 즐겁도록 만든 것이 대단히 뛰어난 F2P 전략이었다면, 타운십에서는 플레이어가 돈을 쓰는 일 없이 광고비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플레이어에게 반갑긴 하지만, 그 광고 역시 다른 게임들의 배너 방식처럼 여전히 짜증과 불편을 유발하는 게임 외적인 장치가 아니라 게임 안으로 끌어들여 오히려 고급스러운 컨텐츠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이 뛰어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게임 안에 광고를 넣는 것에 대한 움직임은 계속 있었습니다. 제가 S.U.N.을 미주 대륙과 유럽 지역에 서비스하는 업무를 하던 때에도,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그저 게임에 새로 업데이트된 컨텐츠를 소개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던 마을 게시판에 외부 사이트 광고를 유료로 실어주곤 했습니다. 그 전부터도 웹젠에서는 회사 차원으로 (비록 게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헉슬리나 파르페스테이션 등의 마을에 광고를 넣을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시도됐었거든요. 하지만 이런 방법들도 여전히 게임의 한 요소로 광고를 끌어 안는 것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대략 5초~7초? 정도 광고를 강제로 재생하고 그 뒤에는 건너뛰기가 가능하도록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다른 일 하느라 건너뛰기를 하지 않고 광고를 그냥 둔 적이 있었는데 준비된 영상은 TV 기준 15초보다 훨씬 긴 30초 정도가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광고마다 총 길이는 다 달랐던 것 같지만요. 만약 제가 광고주의 입장이라면, 30초 동안 재생될 것을 기대하고 돈을 들여 영상을 만들고 다시 돈을 들여 광고를 걸었는데, 확정적으로 고객들에게 노출되는 시간이 고작 5초뿐이라면 굉장히 손해보는 기분이 들 것 같았습니다. 집에서 IPTV로 VOD를 보더라도 1~2 개의 광고가 건너뛰기 불가능한 상태로 보여지는데 말이죠.

타운십에서 광고 자체만 놓고 봤을 때, 1) 광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여준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가 광고를 긍정적으로(심지어 기쁘게!) 대한다. 라는 부분이 굉장히 멋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것을 게임 내 요소 일부로 가져온 것도 훌륭했고요. 그리고 만약 주 수입원이 유료 상품 판매가 아닌 광고 수익이 될 수만 있다면, 요즘 F2P 게임들이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상태를 벗어나 돈을 요구하지 않고도 플레이어들에게 더 나은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그로 인해 플레이어의 모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광고가 노출될 대상도 늘어날 것이므로 다시 광고 수익이 늘어날 것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리

시골에서 보내던 어린 시절, 인삼 농사를 지으시는 동네 어르신께 "인삼을 재배한 밭은 1~2년 동안 다른 작물을 심을 수가 없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삼이 토양의 양분을 과도하게 빨아먹어서 다시 토양이 재생될 때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뒤, 학교에서 사회 시간에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을 배우게 됐습니다. 요약하자면, 환경을 파괴하면서 급격한 발전을 추구하면 오래도록 존속할 수 없으니, 환경을 지키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형태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지금 당장의 수익을 위해 지금까지의 F2P가 고수하던 다소 과격한 과금 방식을 남용하다보면, 장기적으로는 환경에 해당하는 "게임 시장"이 말라버리게 되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습이 흔히 말하는 "황금 알을 낳는 오리 배를 가르는 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도 다른 글의 말미에서도 말한 적이 있듯이, 개인적으로는 게이머와 개발자, 개발자와 게이머가 서로 다른 꿈을 꾸지 않고 같은 꿈을 꾸는 "게임을 사랑하는 동료"가 되는 날을 꿈꿔봅니다. 그리고 그런 방법 중에, 타운십에서 사용한 광고 수익을 통한 서비스 무료화라는 방식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굉장히 매력적인 모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타운십 링크]

애플 앱스토어: https://itunes.apple.com/kr/app/kkum-ui-ma-eul-township/id638689075?mt=8

구글 플레이: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playrix.township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도 최근에 가끔 트위터에서 보던 디스코 주 라는 게임을 했었는데

게임 내에 필요한 캐쉬 대신 일일 광고 보기 횟수만큼 광고를 보면 캐쉬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해뒀더라구요.

물론 광고 영상은 언급하신대로 한 십초 가량이구요. 일일 횟수가 다 차면 그 광고 메뉴를 이용할 수 없지만

다음날이 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어서 정말 광고가 기다려집니다. 다른 UI에 들어가는 광고는 전무했습니다. 오직 그 광고로만 타 게임의 광고를 볼 수 있어서 거부감이 들지 않아요.

강제적인 광고보다 유저가 원해서 광고를 보는 시스템이 이곳저곳에서 쓰이나봅니다.

논외로는 겜은 너무 단순해서 금방 질렸지만요 ㅋ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이 글을 팔로우하기  
팔로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