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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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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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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듀랑고의 자원 회수에 대한 고민

4 posts in this topic

저는 어제 SNS에 이런 글을 남겼었습니다.

인용

 "듀랑고의 자원 회수" 건에 대해 신묘하고 확고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프로그래밍 지식이 부족해 창피를 당할까 염려도 되고 트위터 여백도 부족하니 적지 않기로 한다.
(원문링크: https://twitter.com/zerasion/status/494380401666703360)


스레드에서 많은 분들이 의견을 피력해주셨지만 신비주의라거나 거창하고 엄청난 아이디어라서 말씀을 안드린 건 아니고 단지 제가 어제 마감을 치느라 자정까지 혹독한 일감을 치러내야했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말씀을 못드렸던 것이니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달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흑흑)

사실 shotbyshot 님과는 개인적으로 이 방안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고, 당시에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만.. (훌쩍) 생각했던 내용을 온전히 전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다른 내용들을 더 보강해 보았고 그 내용을 지금부터 풀어내볼까 합니다.

우선 두 가지 방식으로 이 건에 대해 접근해 보았습니다.

첫째, 시스템 구조적인 접근.

논리적으로 자원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둘째, 사용자 경험적인 접근.

심리적으로 사용자의 자원을 회수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먼저 듀랑고의 자원 구조에 대해 NDC 2014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듀랑고의 자원은 "에너지"라는 단위로 크게 묶여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위 "닫힌 계"라고 불리는 완전한 순환을 지향하는 에너지 순환 구조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시스템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자원을 축적시키는 것을 원천봉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플레이어에게 제공되었던 자원은 다시 시스템에게 반납되야하는 대상으로 취급됩니다.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경제 체제를 도입한 많은 온라인 게임들에서 사용하는 "경제 하수구"라는 개념과는 그 목적이 유사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대체 자원을 회수하는 것이 아닌, 발급한 자원 자체를 다시 회수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되는데요.

첫째, 시스템 구조적인 접근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가 키워드로 사용하고 싶었던 것은, 위 인용구의 원문 링크 스레드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어음 발행'입니다. 하지만 어음 발행에 대해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가 정확치 않을 수도 있으니, 그냥 참고 정도만 해두시길 바라며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목표는 이렇습니다.

 - 자원이 쌓이지 않고 계속 순환되게 한다.
 - 접속 중이 아닌 플레이어의 자원도 회수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전제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 자원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정보는, 클라이언트에서 처리하기 위험할 수 있다. (변조 위조 등의 이유)
- 따라서 이 정보는 서버와 DB를 통해 관리될 필요가 있다.
- 접속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데이터를 직접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또는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 부분을 타개해보고자 했습니다.

1. 자원 생성(시스템이 플레이어에게 넘겨주는) 시점에 소멸(시스템이 플레이어로부터 돌려 받는) 시점을 함께 발급한다.
듀랑고의 자원 생성은 순수한 Create가 아니라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플레이어에게 넘겨주는, 일종의 소유권 이전과 같다는 해석을 했었습니다. 이 해석은 저의 다른 글인 [가죽 장화를 통해 추리해 본 듀랑고식 아이템과 가공]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레시피라는 가공 방식을 생성 시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에, 이같은 정보를 태그해두는 것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생각됩니다.

- 한 번 발급받은 소멸 시점은, 재가공 시 또는 직접적인 해당 자원의 연장을 통해 갱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템의 가공 단계와 무관하게 최초 원재료가 생성된 시점에 이후의 자원 생명이 연계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활성화 된 자원을 파악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갱신을 시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소멸 시점을 갱신하지 않은 상태로 소멸 시점이 도래하면, 해당 자원은 "회수 대상"으로 판단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큰 따옴표로 구분한 "회수 대상으로 판단한다"는 표현입니다. 이 부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태 모두의 플레이어에게 유효하게 대응하기 위한 핵심 방안입니다.
먼저, 온라인 플레이어의 경우는 이미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접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즉시 자원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이미 다른 많은 게임들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깊게 논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경우는 온라인의 경우처럼 즉시 회수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전제했던 조건들 중 세 번째인 "접속하지 않은 플레이어의 데이터를 직접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움(또는 위험)이 따른다."라는 부분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경우는 즉시 회수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스템 입장에서 "회수 대상"으로 분류하고, "잠정적 회수 자원"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회수할 시점은 해당 플레이어가 게임에 접속하는 순간이며, 소멸되는 아이템을 가진 많은 F2P 게임들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깊게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 회수 대상으로 판단되는 자원은 그 즉시 시스템에 자원을 돌려준다.

사실 돌려준다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플레이어에게 마이너스(-)한 자원량만큼, 시스템에게 플러스(+)한다라고 나누어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역시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자원 때문인데요. 온라인 플레이어는 플레이어에게서 빼고, 시스템에 더하는 것을 즉시 수행할 수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플레이어의 자원은, 위 3.번 과정에서 "즉시 빼지 않을거다"라고 정했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회수 대상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어차피 그 것은 돌려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시스템에 자원을 더한다"는 점입니다. 이 방식은 시스템이 플레이어에게 받을 자원을 담보로 일종의.... 자원 가불 또는 대출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창고에 막대한 자원을 쌓아두고 사라져버린 휴면 플레이어 때문에 시스템이 자원 총 량이 묶이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 창고에 자원이 있건 없건, 소멸 시점이 지나 회수 대상으로 분류됐다면 시스템의 자원량은 회복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할 부분은, "그래서 그 창고지기가 실제로 게임에 접속해서 자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실제 게임 내 자원 총 량은 초과 상태이다"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전체 자원량을 계산하지 않고, "가용 자원"만을 계산한다면, 회수 대상 자원은 이미 가용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자원의 융통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예상보다 말이 몹시 길어진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역시 글을 짧게 쓰는 재주는 일단 제 것은 아닌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흑흑)

다음으로 사용자 경험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우려되는 부분은, 많은 분들도 예상하시겠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게임이 내 자원을 뺏어간다."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미 많은 플레이어들이 기존의 다른 게임들로부터, "캐릭터와 장비는 영구 자산이다"라는 RPG의 문법이 학습되어 있기 때문일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플레이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의 인식을 어디로 바꿀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한 제 해법은 이렇습니다.

"(듀랑고의)장비는 원래 소모품입니다, 고객님."

이에 대해 몇 가지 다른 게임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1. EVE Online
제가 순환과 자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게임이 있지요. 네, EVE 온라인 입니다. 이 게임의 굉장한 매력 중 하나가 바로 플레이어에게 기존 문법을 새 문법으로 교정시키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 있는데요. 바로 "당신이 가진 모든 것(부품, 함선, 심지어 캐릭터조차도)은 소모품입니다."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보통 RPG 게임에서 PvP 컨텐츠를 플레이하려면,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해야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장비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겠죠. 하지만 EVE 온라인에서는 "전투에 나가면 모두 소비될 것이다"라는 걸 이미 플레이어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소비되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규모(그 규모는 각자의 재정력에 따라 다르겠지만)의 부품과 함선들로 전투에 참가합니다. 부수적으로는 이와 같은 이유로 낮은 등급의 자원들에서도 끊임없이 수요/공급의 순환이 이뤄진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 스레드에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2. Minecraft
그리고 로그라이크인듯 로그라이크아닌듯 로그라이크같은 썸을 타는 게임이 하나가 있는데요, 세계적으로 인디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그것입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캐릭터가 사망하면 아이템을 모두 바닥에 떨어뜨리고 경험치가 전부 날아가는 그야말로 로그라이크같은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마인크래프트에 경험치가 있었다고?같은 소소한 발견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경험치를 뭐에 쓰는 지는 저로선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그라이크가 아닌듯한 냄새는 "마인크래프트에서 중요한 건 레벨과 자원이지 캐릭터나 장비가 아니잖아?"라는 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들 아시겠지만, 마인크래프트의 장비(전투 장비 말고 채집 장비요)는 모두가 소모품이죠. 그래서 서바이벌 모드에서 삽질을하고 곡괭이질을 하는 모든 행위를 할 때, 많은 분들이 한 번에 여러 벌의 도구들을 만들어서 인벤에 담고 작업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때 장비 내구도가 다해서 소모되었다고 해서 "시스템이 내 자원을 뺏어갔어!"라고 느끼는 분은.. 없다곤 못해도 많진 않으시겠죠?
(물론 캐릭터나 장비는 소모품으로 인지될 수 있지만, 앞서 말한 레벨과 자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인장 괴물 같은 게 내 피와 땀으로 빚어낸 소중한 건축물을 파괴시키면.. 음... 네. 애도해드려야죠.)

3. Diablo lll (Hardcore)
현 세대에서 로그라이크란 꽤 매니악하고 클래식한 취향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한 로그라이크 게임이 로그라이크가 성행하던 레트로(..?) 시절에 비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지의 메이저 개발사 블리자드에서 로그라이크"만"을 제공하진 않았지만, 로그라이크"도" 제공해준 게임이 있었으니, 다들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 디아블로 시리즈가 그것입니다. 2편부터 3편까지 이어진 이 "하드코어 캐릭터"라는 모드는 캐릭터에게 유일성의 생명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이 덕분에 영원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고통받는(?) 스탠다드 캐릭터에 질린 매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은 하드코어 캐릭터를 열심히 육성하고 있지만, 사실 3편 오리지널까지만 해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쉽게 진도를 나가진 못했습니다. (오리지널 당시에는 일반-악몽 난이도를 클리어하는 정도에서 멈췄지만, 확장팩 적용 이후에는 최고레벨 캐릭터를 두 개 육성했습니다.) 하지만 2.0 패치와 확장팩 컨텐츠를 통해 이같은 죽음에 대한 완화 장치들을 다수 마련해놓았고, 캐릭터의 "재육성"에 대한 부분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덕분에 용기를 내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큰 심리 저항 완화 장치는 아무래도 "정복자 시스템"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전에는 각 캐릭터마다 별도의 정복자 레벨이 적용되면서, 단지 60레벨 이후의 추가 성장이라는 "더 깊은 육성 요소"로만 동작했었습니다. 덕분에 높은 정복자 레벨의 캐릭터일 수록, 사망 시의 충격 또한 컸고요. 하지만 개편된 정복자 2.0 시스템은 계정 내 같은 모드(스탠다드/하드코어)의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계정 성장 요소"가 됨으로써 캐릭터가 사망해도 유의미하게 남길 수 있는 요소와, 재육성 시 직접적으로 부스트해주는 요소로 멋지게 동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지널 시절부터 유지되는 공유 요소로는, 창고와 장인 레벨이 공유되기 때문에 완전히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정도까지 플레이어를 내던지지는 않습니다.
디아블로3의 하드코어 모드로 이어지는 시스템의 연계 흐름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저의 다른 글인 [디아블로3의 완성, 2.0 패치 살펴보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의 세 게임들을 예시로 꼽으면서, 제가 정리한 "플레이어의 인지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목표: 플레이어로부터 "장비는 소모품"이라는 인지 변화를 이끌어낸다.
- 방법1: 손쉬운 복구를 지원한다.
예를들어, 이브온라인의 경우는 플레이어 본인이 쉽게 복구할 수 있는 정도의 자원만 소비하는 형태로 우선 제어가 됩니다. 그리고 일단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 자체는 앞서 설명드린대로 낮은 단계의 물건들도 수요/공급 순환이 꾸준하기 때문에 본인이 자본만 있다면 복구하는 절차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레벨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변화를 "손쉽게 도와주는 것"이 도구일 뿐이지 도구가 없다고 전혀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맨손으로 흙도 파고 나무도 베고 돌도 캘 "수는" 있으니까요. 그리고 설치된 작업대와 약간의 재료만 있다면, 얼마든지 나무나 돌로 된 도구들은 복구할 수 있어 부담이 적기도 합니다.
디아블로의 경우도, 계정 간 승계되는 정복자 포인트라는 성장 포인트와 창고를 통해 사용 가능한 고단계 보석 등을 통해 생짜 1레벨 캐릭터보다 훨씬 강력한 캐릭터를 세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높은 난이도의 플레이를 통해 빠른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듀랑고에서도 회수된 자원을 다시 복구하는(완전히는 아니고 어느 정도까지는) 과정이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게임이 제공하고 있다면, 방법1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방법2: 소멸하지 않는 것을 분리한다.
이브온라인은 아바타 클론이 없다면 그야말로 태초의 상태로까지 돌아갈 수 있는 잔인한(..) 시스템이므로 소멸하지 않는 무언가는 생각나지 않아 제외하겠습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도 결국은 모든 것이 소멸 가능한 것들이긴 하지만(뎀! 선인장 괴물!), 장비와 캐릭터가 소멸된다고 해도 내가 변화시켜둔 레벨은 레벨에 어떤 변화가 가해지지 않는 이상 캐릭터의 사망과는 전혀 별개의 요소로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사망과 장비의 소멸이 별로 신경쓰이는 요소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디아블로3의 정복자 포인트 때문에 이 항목을 언급했다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가령 예를 들어서 듀랑고에서 퍼머데스(Permanent Death;영원한 죽음)를 적용한다 할 지라도 계정 단위의 어떤 누적 성장 요소가 있다거나, 하우징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보존된다거나 하는 장치가 구비되어 있다면, 더 중요한 요소가 존속된다는 안도감으로 덜 중요한 요소가 소멸되는 것에 플레이어의 관심이 쏠리지 않게 이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써놓고보니 이건 러스트(Rust)에서 좀 더 투박한 형태로 지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네요.(역시 폴리곤 마인크래프트!)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흔한 RPG 게이머들이, 인벤토리에 물약을 200개 쯤 쌓아놨다가 보스 전투 중에 몽땅 다 써버렸다고해도, 모든 걸 잃은 것처럼 허망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약은 원래 쓰라고 있는 소모품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을테니까요. 소모품이 소비되어 없어지는 것을 전혀 이상하지 않게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비는 왜 영원 불변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심지어 리니지 시리즈에서는 강화에 실패해 소멸되는 장비가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백 기에 달할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분노하게 될까요?
저는 이 부분은, "그 게임 사회가 바라보는 장비의 가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자주 소비된다고 해서 그것을 소비되는 것이 당연한 소모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점이 개발자로부터 의도된 그리고 부여된 아이템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리니지 시리즈의 경우는, 그런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처음부터 의도된 게임이기 때문에 숱하게 소비되는 장비라 할 지라도 항상 소멸될 때마다 슬퍼하거나 분노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장비가 소모품이니까 낮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당연히 귀하고 높은 가치를 지닌 장비가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랑고에서)장비라는 것은 소모품이다"라고 인지될 수 있는 일종의 정책적인 밸런싱 기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모두 상합니다.
어떤 방법들을 통해서 좀 더 오랫동안 상하지 않게 처리할 수도 있죠.
그리고 개중에는 값비싼 음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값비싼 음식이라고 해서, 영원히 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듀랑고의 장비에게도,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시켜보면 성공적으로 저항감 낮게 자원을 회수할 수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글이 길어졌지만, 그럼에도 염치불구하고 여러분의 많은 스레드 참여를 부탁드리면서 또 기대해 봅니다. (꾸벅)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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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hazard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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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뭉뚱그려서 정리해보면, '자원 아이템에 유통기간을 두자'라는 아이디어 같은데요.(맞나요?;)
* 자원 아이템에 유통기간이 있다는 것만 잘 표시하면 유저 반발이 크지는 않을 것 같아요.(장비도 없애려면 장비는 유통기간을 좀 길게 둔다던가 아니면 몇회 제한을 둬서 캐쉬로 유통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해준다던가)
* 유통기간은 최소 1일 이상으로 단위를 두는 게 좋을 것 같고, 상위 재료로 가공을 거치면 (그 가공된 재료에 설정된 기간으로) 유통 기간이 갱신되고, 하위 재료 보다 상위 재료가 더 유통기간이 길어진다면 유저에게 가공 작업을 권하는 형태가 되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 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공비 같은 다른 자원 회수도 할 수 있고)


그리고 뭐 이건 제가 컴맹이라 대충 무식하게 상상한 건데,
* 자원 개개별로 생성에 대한 타임스탬프? 같은 것을 발급해주고, 로그인 시점에 인벤토리 불러오면서 한 번 체크해서 기간 초과가 되는 것을 없애버리는 식으로 하면 제일 깔끔할 것 같기는 한데(로그오프한 유저의 자원을 체크하는 문제도 해결되구요) 
* 그런데 이렇게 하면 Stackable한 자원 아이템들이 타임스탬프가 제각각일때 어떻게 하느냐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겠네요. 그냥 자기가 보관하고 있는 거라면 뭐 개개별로 기간 지난거 없애버리고 에러 메세지만 잘 띄우면 되는데, 유저간 거래할 때가 문제가 될 거 같아요. 사과 한묶음에 곧 상할 녀석이랑 새거랑 섞이는데... 한묶음의 유통기간을 표시할 방법이 난감하니까
 

 

요 아래로 계속 좋은 의견들이 달리기를 기대하면서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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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아아!!!
Stackable Items!!!!!!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그 처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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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chu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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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래전에 플레이 해서 정확히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Don't Starve에선 Stackable Item을 합쳐놓으면 자동으로 계산되어져서 유통기한이 갱신되는 형태를 띄웁니다.(정확한 공식은 유저로만 즐겨서 검증해보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유통기한을 기준으로 그날 입수한 동일한 Item은 Stack되고, 강제로 기존 Item(유통기한이 다른)에 Stack 하려고 하면 이런 식으로 계산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 상태로 가공을 하면, 유통기한이 새로 부여되는데... 완전히 자유롭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버젼마다 처리 방식이 달라서.. 처음엔 가공하면 이전 상태의 유통기한에 영향없이 일괄적으로 새로운 유통기한을 부여받았는데... 버젼 업데이트 되면서 지속적으로 난이도(?)가 증가하면서 가공을 해도 손해보는 경향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다시 확인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Don't Starve 식으로 하면 고민하던 부분이 많이 해결될 것 같은데, 유저간의 거래 부분은 Don't Starve가 멀티를 지원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거기까진 고민을 해보지 못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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