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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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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가지치기(분기형)대화 시스템 및 실전 작법, 파트2: 디자인 고려사항들

6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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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ching Conversation Systems and the Working Writer, Part 2: Design Considerations

전편은 '소개'라서 좀 뭐랄까 그 ... 정말 도움이 되는게 맞는건가 싶은 부분이 살짝 있었는데 이번편은 뭐라도 좀 손에 잡히는게 있긴 하군요. 하지만 너무 길어서 힘들었음 ㅜㅜ 

http://www.gamasutra.com/blogs/AlexanderFreed/20140909/225281/Branching_Conversation_Systems_and_the_Working_Writer_Part_2_Design_Considerations.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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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다루는 여러편의 글들 중 두 번째이다. 첫 편을 보려면 여기

자, 이제 여러분은 여러분의 게임에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이 최선이라고 결정했다. 이를 위해 전문 작가와 프로그래머를 고용했고, 도입과 테스팅을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그러나 여러분의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해야하는걸까? 여러분은 상위 개념의 목표는 알지만, 지금은 이를 정제할 때이다. 

이 글에서 우리는 실제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려야 할 가장 큰 디자인상의 결정들에 대해 논할 것이다. 

 

더빙 또는 안더빙?
 

풀보이스 더빙은 최신 "AAA"게임들에는 흔한 것이다. 그러나 텍스트 또한 일정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인디와 모바일 게임에 기대되는 바는 또한 다른 것이다. 이하의 사항들을 고려해보자. 

예산. 디자인상의 고려이전에, 작은 프로젝트는 아마도 성우를 고용하기엔 예산이 부족할 것이다. 특히 가지치기 대화형 게임에서는 대사들이 직선형 시나리오에 비해 월등히 많기에 그렇다. 복수의 플레이어 캐릭터 음성 (예를들어 플레이어 캐릭터가 남성인 경우, 여성인 경우 등) 이 필요한 경우는 상황이 더욱 안좋아진다. 바이오웨어의 매스 이펙트 3 는 40,000 줄의 대사가 녹음되었다고 하며, 이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전반적인 모바일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다. 

표현. 더빙의 문제점은 예산만이 아니다. 더빙을 사용하는 게임은 반드시 표현상의 리얼리즘 문제와 씨름하게 되어 있다. 대화 중간의 일시정지 - 플레이어가 대화상의 선택지를 고르기 위해 고민하는 경우 등 - 는 주의를 분산시킨다; 대화를 대화이게 하는 흐름을 저해하는 어떤 요소들 - 단순 허브 모델에서의 느닷없는 화제 변경이라던가 - 은 잠재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더빙은 또한 순수한 텍스트에 비해 플레이어의 시간을 더 많이 빠앗는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들은 성우들이 말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텍스트를 읽으며, 몇몇은 영화를 제작된 상태 그대로 보기보다 자막을 켜놓고 좀더 빨리 돌리는게 더 우월한 경험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배우들이 대사에 걸맞는 적절한 시각적 연기를 곁들이는 영화의 경우이고, 게임은 아직 그러기 어렵다. 더빙을 사용하는 게임들은 반드시 플레이어가 앉아서 녹음을 끝까지 들어야 하는 혹할만한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잘 만들어진 컷씬은 이런 요소를 고려할 때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 고정된 화면에 움직이지 않는 캐릭터의 초상화와 텍스트만 보여주면서 더빙된 내용이 흐르는 것은 많은 게이머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는 고품질의 리소스를 사용한다해도 그렇다. (아울러 우리는 성우의 연기가 좋은 경우만을 가정하는 것이다. 나쁜 연기보다는 차라리 더빙이 없는게 거의 언제나 더 낫다.)

반대로,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매력적인 대화장면을 연출하긴 어렵다. 풀렌더링된 캐릭터가 해당 장면에 나타나 감정을 표현하되 말은 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고 부자연스러워보인다. 리얼한 장면연출이 프로젝트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거나 엔진의 강점이라면, 더빙은 언제나 해야한다고 본다. 장면 연출의 양식화가 강할수록, 더빙은 덜 필요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내레이션. 대화와 내레이션을 섞으면 (랄프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 개가 그리워") 최고의 대화장면도 견주기 어려운 수준의 복잡한 디테일을 전달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내레이션은 더빙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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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리!는 1980년대의 게임북을 모바일 기기로 옮긴 것이다. (적어도 적절한 디자인 변경을 고려하지 않은 한에는) 풀 더빙감은 아니다.

텍스트 조작. 더빙을 해버리면 텍스트에 적절한 변경을 가하기가 어렵다. 예를들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주인공의 성별을 결정한다면, NPC의 대사는 이를 적당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그녀>가 돌아오고 싶어한다고? 응?")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환경에서 개별 단어를 "토큰화"하여 여러 변수에 따라 바꿔 쓸 수 있게 하는 유동성은 더빙과 함께 다루기는 어렵다. 

녹음. 더빙 대본을 만드는데 있어 필요한 것은 작가가 일정한 제한 사항아래 엉성한 구조를 피하도록 쓰는 것뿐만이 아니다. 성우와 감독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녹음실에서 애매하지만 이해가 되는 톤의 대사를 표현할 방법이 있는가? 이런 형태에 익숙한 또는 게임이라는 매체가 갖는 뉘앙스에 대해 이해하는 감독이 있는가? 215번째 줄의 대사가 별도의 다른 우울한 대사와 이어질 수 있으니 214번째 대사를 너무 열정적이지 않게 연기해달라고 말할 방법은?

익숙함. 그리고 물론, 성우를 위한 대본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아는 작가가 없다면 이런건 문제가 될 수조차 없다. 녹음용 대사는 녹음용이 아닌 대사와는 다르게 쓰여져야 한다. 텍스트로 볼 때는 흥미로운 독백이 발음해보면 부적절하고 멍청해보일 수 있다. 캐릭터의 "음성"은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을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 (이는 상호작용적 대사를 넘어서는, 따라서 우리가 여기서 다루지 않을 주제이다. 그러나 기억하고 있으면 좋을 것이다.) 

말없는 주인공. 2000년대 초중반에 걸쳐, 텍스트의 비중이 큰 롤플레잉 게임들은 풀보이스와 컷씬으로 변화해왔다. 이때 NPC는 풀보이스를 갖지만 플레이어 캐릭터는 말이 없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리잡았다. (바이오웨어의 구공화국의 기사단) 예산을 절약하는 것 말고도, 일련의 인터페이스 문제들 (아래에 나오는 "선택 인터페이스와 선택지" 참조)을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깊이 개입하여 만든 주인공의 목소리를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 부적절하거나 좋지 않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음성이 경험에 끼칠 수 있는 해악을 고려한다면 결코 의미없는 잇점만은 아니다. 

요새는, 가지치기 대화의 더빙 연기에서 말없는 주인공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컷씬들의 디테일과 리얼함이 놀랍도록 증가하면서, 다른 모든 캐릭터들이 음성으로 대사를 전달하는 가운데 특정한 한 인물 - 심지어 그게 주인공이다! - 말 아무 말도 하지 않는게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말하는 주변 캐릭터들이 스타가 되는동안 주인공은 자기 자신의 스토리에서 수동적인 구경꾼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나는 "말없는 주인공, 풀보이스 NPC"를 많은 경우에 추천하지 않는다. 컷씬 대화가 있는 게임의 경우 이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받는 주목을 앗아가버린다. 컷씬 대화가 없는 게임에서는 어떤 음성 연기도 어거지로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기 마련이지만, 말없는 주인공이 과거에 남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허브 & 스포크 또는 폭포수?
 

가지치기 대화에는 근본적으로 두 가지 구조가 있다: 허브 & 스포크 구조와 폭포수 구조가 그것이다. 이 둘은 섞어 쓰거나 따로 쓰거나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일관성을 지키는게 가장 중요하다 - 순수한 폭포수 구조를 쓰는 게임은 모든 대화에서 이 구조를 사용하며, 둘을 섞어서 쓰는 게임에서는 허브를 주로 특정한 방법으로만 사용한다. 기본 대화 구조는 대화 그 자체와 대화 인터페이스 양쪽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 따라서 개발 초기부터, 주의를 기울여 고려해야 한다. 

이후에 이 구조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이때 우리는 플레이어가 아닌 게임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아래의 정의를 사용하도록 하자. 

허브 & 스포크. 허브 & 스포크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중심이 되는 "허브"로부터 뻗어나온 대화 선택지들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특정한 선택지가 선택되면, 이 선택은 일련의 고유한 대사와 추가적인 답변 선택지들로 이어진다. 모든 고유 대사와 추가 답변들을 다 선택해보고나면 플레이어는 허브로 돌아와 다른 선택지를 고른다. 이는 다시 앞서와 마찬가지의 가지들로 이어진다. 

대화는 대략 이런 식이 된다.

NPC: 뭘 알고싶소?
플레이어 선택 1: 허브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2: 폭포수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3: 육식공룡군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가 선택지 1을 선택]
NPC: 허브는 쓸만하지. 그러나 그다지 자연스럽지는 않소.
NPC: 허브를 사용하는 게임에 대해 "자연스러운 대화였지?"라고 하는 말을 들어봤소?
플레이어 선택 1: 들어봤어요.
플레이어 선택 2: 자연스러운게 다는 아니죠.
플레이어 선택 3: 뭔지 알겠네요.

[플레이어가 선택지 2를 선택]
NPC: 내 생각에 ...
NPC: 이정도면 된 것 같소. 뭐 다른거 알고싶은거 있소?
플레이어 선택 1: 허브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2: 폭포수에 대해 말해주세요.
플레이어 선택 3: 육식공룡군에 대해 말해주세요.

허브 구조에서는 일단 플레이어가 택했던 선택지는 이후에 가리는 경우도 있다. 플레이어가 같은 대화를 반복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또는 플레이어의 선택 갯수를 제한 (허브에서 제시하는 4가지 중 3가지를 선택하면 대화가 끝나게 하려할 때) 함으로써 우선순위 부여를 강제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가지(스포크)들은 대화를 종료시키거나 새로운 선택지를 허브에 추가하게 할 수 있다. 한 허브는 다른 허브에 속한 스포크 속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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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두 구조를 섞어 쓰는 게임으로, 거대한 허브를 사용함에 주저함이 없다. (스크린샷은 Jasyfa 제공)

허브는 플레이어가 모든 가능한 대화를 보거나 듣고 싶어하지 않을 때, 또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뭔가를 조사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게 중요할 때 유용하다. 잘 사용할 경우 허브는 플레이어가 현재 조사중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책임 하에 스스로 선택하고 고르게 만듦으로써 본인이 똑똑하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경우 허브는 NPC를 정보 자판기로 만들고, 플레이어는 모든 버튼을 다 눌러보고 모든 사소한 정보도 다 수집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런 대화는 어떤 종류의 자연스러운 흐름도 자아내지 못한다; 흐름은 중단되고 성우의 연기는 느닷없이 바뀐 톤으로 인해 그럴싸해보이지 않는다. 

폭포수. 폭포수 구조에서, 플레이어는 뒤로 돌아갈 수가 없다. 선택지를 택해 답하는 행위는 반복될 수가 없다. 대화는 사전 정의된 어떤 결론(또는 사전 정의된 여러 결론들 중 하나)에 도달할 때까지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플레이어의 선택은 대화를 계속해서 가지쳐나가게 만들고, 가지들은 재결합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음 편에서 이 구조에 대해 좀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그리고 선택되지 못한 선택지들은 영원히 사라진다. 

폭포수 모델은 좀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연출한다. 플레이어와 NPC는 대화 방향에 대한 통제를 주고받으며, 캐릭터들은 하나의 대화주제에서 다음 대화주제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잘 쓰여진 폭포수 구조의 가지치기 대화는 잘 쓰여진 일직선형 대화처럼 보일 수 있고 보여야 한다 -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든 말이다. 

물론 폭포수 구조로 작업하는 작가는 모든 필요한 정보들이 모든 가능한 선택 경로에서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확실히 해야한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선택되지 않은 선택지에 담겨있던 핵심 힌트는 "묻혀"버리기 쉽다. 대화의 "반드시 봐야하는"요소는 그 대화의 "필수 경로"에 포함되어 있어야하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후의 글을 통해 다룰 것이다. 

혼합. 많은 게임들이 허브 & 스포크 구조와 폭포수 구조를 함께 사용한다. 종종 디폴트로 폭포수를 사용하는 게임들이 대화의 핵심 요소들이 전달되고나면 허브 & 스포크 구조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매스 이펙트 시리즈에서는 폭포수형 대화를 하다가 곁가지로 빠져 "조사" 서브메뉴로 갈 수 있는데, 이 메뉴는 허브 & 스포크 구조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배경 설정에 대한 부가적 정보들을 알 수 있게 하고있다. 

혼합 구조의 유용함은 이미 증명되었지만, 내 생각에 허브 & 스포크 구조의 존재는 폭포수 구조를 통해 제공되는 리얼함을 크게 감소시킨다; 대화가 "게임스러워" 지고, 게임을 진짜처럼 믿으려는 마음은 긴장해서 딱딱해진다. 원래의 대화가 리얼했다면 이러한 긴장감은 더 많이 딱딱해진다 - 음성녹음이 없는 순수 텍스트에서는 대화의 주제가 바뀌어도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음성과 표정 연기가 있는 경우 이 두 요소의 자연스럽지 못한 변화는 더 두드러지게 느껴진다. 

물론 그렇다고 혼합 구조를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하거나, 시청각 요소가 강한 게임에서는 사용해선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시청각 요소가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내줄 것이라거나, 부정적 효과가 전혀 없을거라고 가정하면 안된다는 의미이다. 

 

선택 인터페이스와 선택지
 

플레이어가 대화의 선택지를 선택하는 방법은 대화의 구조나 음성사용 여부만큼이나 강하게 감정과 몰입에 영향을 끼친다. 아래에 선택 인터페이스 구축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적었다. 

표현.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여러분은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선택지를 보여주고 있는가? 대사의 메뉴를 보여주고 플레이어가 메뉴에서 고르도록 하는가? 아이콘이나 짧은 묘사를 대신 보여주는가? ("하트" 아이콘으로 '동정하는' 선택지 표현하거나, '화가 나서 거절' 이라는 짧은 문장을 메뉴에 넣는 등) 문학적인 전체 문장을, 축약되거나 더 쉬운 표현으로 바뀐 버전으로 제시하는가? ("도와주지 않는다"를 선택하면 캐릭터는 "너 스스로 처리해야 할거야. 나는 여기선 손 떼겠어."라고 대답하는 식으로) 아니면 이들의 조합 (아이콘과 쉬운 표현) 또는 인터페이스의 "층위" (디폴트로는 아이콘을 사용하지만 마우스 오버하면 전체 문장이 나오는 식) 를 쓰는가? 

대부분의 게임에서 여러분은 아마도 플레이어가 선택지를 가능한 빠르게 이해할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 한 줌의 아이콘이 전체 대사보다는 더 빠르게 이해가 가능하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각 아이콘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 오히려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느라 시간을 더 소요하는 (그리고 짜증나는) 장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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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에이지2는 아이콘과 축약 표현을 꽤 일관된 포맷으로 사용한다. (가장 위에는 "영웅적", 가장 아래는 "공격적", 특별 선택지는 좌측에 표시)

플레이어가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갖길 원하는지를 생각해보자. 놀랍게도 통제권이 늘어날수록 줄어든다. 전문을 다 보여주는 문학적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함을 의미하고, 따라서 우연히 의도치 않았던 선택을 하는 경우는 줄어든다. ("나는 하트가 '분노'를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나 이는 또한 플레이어들이 예기치 않았던 삶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경우 또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분노" 선택지를 택하고, 느긋하게 앉아 여러분의 캐릭터가 놀라우면서도 적절하게 분노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무척 재밌는 일이다. 또한 답변의 결과에 대해서도 고려해보자. - 플레이어의 매번의 선택이 언제나 걷잡을 수 없이 뻗어나간다면, 자신이 내리려는 선택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좀더 중요해진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넓은 범주에서 (언제나 그런건 아니어도) 약간은 "겉치레"에 불과하고 장기적인 결과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플레이어들은 선택지가 약간 헷갈려도 어느정도 이해해 줄 것이다. (결정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이를 명확하게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문학적 메뉴를 음성녹음과 함께 사용할 경우 대체로 잘 안되는 경향이 있다 - 내가 선택한 문장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건 그다지 재밌는 일은 아니다. 캐릭터가 말하고 있는 문장을 플레이어는 이미 읽었고, 따라서 음성이 재생되는동안 눈으로는 다른 메뉴를 살펴보게 된다. 

표현상의 일관성은 어느정도까지나 원하는가? 같은 태도를 의미하는 선택지가 언제나 같은 자리에 표시되길 바라는가? (예: "악행" 선택지는 언제나 가장 아래에, "선행" 선택지는 언제나 가장 위에) 일관성은 빠른 이해를 돕지만, 다른 접근법에도 이유는 있는 법이다. 

일관성이 언제나 효율적일 필요는 없음을 주지하자. 스타워즈: 구공화국 에서 우리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클래스에 따라 다른 선택지들을 배치했는데, 각 클래스의 원형(고전 스타워즈 캐릭터)에 가까운 선택지를 언제나 첫번째로 보여주었다. 밀수업자 클래스는 언제나 "한 솔로"라면 했을 법한 행동이 가장 위에 나오게 함으로써, 모든 선택지를 다 읽기 싫어하는 플레이어들도 고전 캐릭터의 번안된 버전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표현의 영역은 "혁신"을 만들어내기에 가장 용이한 부분이다. ("우리 게임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머리 위로 말풍선이 서서히 떠오르는데, 캐릭터가 본능적으로 어떻게 대답하길 원하는지 표시하는 거에요; 플레이어가 말풍선을 빨리 클릭할수록, 자신감 포인트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죠!") 그러나 끔찍하게 잘못되기도 무척 쉽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되 - 우린 계속 발전해나가야 하니까 - 단순화하여 이미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검증된 지점으로 돌아오길 주저하지 말자. 또한 경쟁작의 표현방식에 너무 가까이 갔을 경우 지적 재산권 문제에 유의하자. (예를들어 *매스 이펙트*의 대화 휠에 대한 특허를 보라)

플레이어에게 강제로 주어지는 대사.

플레이어 캐릭터가 뭔가 말을 할 때마다 매번 플레이어는 선택을 해야할까? 아니면 선택의 기회는 결정적 순간을 위해 아껴두고 플레이어 캐릭터는 기본 성격 또는 플레이어가 이전에 내린 선택에 기반하여 가끔 "자기 스스로" 말을 해도 되는걸까?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에 대해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갖는가? 또는 플레이어는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원할까?

대화가 자연스럽길 바랄수록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강제로 대사를 주입하길 원하게 된다. - 실제 대화란 주거니 받거니하는 과정을 수반하며 따라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스스로 말하게 하지 않으면 이상스러울 정도로 일방적인 대화 또는 수십 번에 걸친 본론에서 벗어난 대답을 통해 플레이어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대화가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들은 자기 캐릭터가 약간의 간단한 추임새("네가 밥이야?", "계속해", "그녀가 뭐라그랬다구?")를 넣거나 이미 내려진 결정에 기반한 대답 (처음 한 답변이 따지기 좋아하는 것이었다면, 이후에도 NPC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언쟁하는 경우)을 하는 데에 큰 거부감이 없다. 

한편 강제로 주어지는 대사가 지나칠 경우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자기 캐릭터와 유리되었다고 느끼거나, 자기가 캐릭터를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빼앗겼다고 느끼거나, 자기가 상상해 온 캐릭터에 들어맞지 않는 대사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쉽다. 이는 모든 *강제로 주어진 대사*에 해당하는 위험 요소이며, 계속해서 유의해야하는 지점이다. 

덜 자연스러운 대화의 경우 - 여러분이 음성녹음을 사용하지 않고 허브 & 스포크 구조를 사용하는 등등의 경우라면 - 강제로 주어지는 대사는 그닥 필요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거의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대화에서 하는 말이 적을수록, 플레이어 캐릭터는 덜 진짜같고, 삶과 감정을 가진 능동적인 캐릭터로 느껴지지 않으며, 스스로의 의견을 별로 가지지 않는, 그저 플레이어 자신을 나타내는 인터페이스 장치로 여겨지게 된다. 

허브 & 스포크 구조에, 텍스트로만 이루어져있고, 강제 대사가 전혀 없는 대화 시스템이라해도 물론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정의보다는 플레이어 에이전시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고, 따라서 게임의 다른 부분들 및 서사는 이에 따라 잘 디자인되어야 한다. 

선택지의 갯수. 플레이어에게 한 번에 몇 가지나 되는 선택지를 제시할 것인가? 이는 물론 표현 방법(그리고, 당연히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에도 맞춰야 한다)과 관계가 있다. 그러나 그 자체로도 고민을 해야한다. 플레이어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시할수록, 이는 플레이어가 자기 캐릭터를 다루는 방법과 개성에 더 많은 통제권과 개별적 대상을 주는 것이 된다. 그러나 모든 선택지들은 또한 플레이어의 진행 속도를 느리게하고 결정의 핵심적 요소들을 명확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선택지의 갯수는 플레이어에게 허락된 개성의 "디폴트" 타입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항목에서 이에 대해 좀더 다루겠지만, 여러분의 게임에서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선택하게 될 캐릭터를 떠올려보자. 하이환타지 게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넓게 보아 스테레오 타입인 귀족적 영웅, 저돌적인 폭력배, 영리하고 위트넘치는 도둑, 사려깊은 탐색가 등이 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기본 사항들을 다루기 위해서 - 또는 플레이어가 상상하는 캐릭터의 이미지와 배치되지 않는 선택지를 찾아낼 정도의 - 선택지의 갯수가 최소한 일정량만큼 필요하다. 

대화에 비중을 두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3-4가지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 2가지는 너무 제한이 크고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감이 있고, 4가지를 넘을 경우에는 게임의 진행이 느려지고 플레이어들이 소화하기 어렵기 떄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여러분이 게임 전반에 걸쳐 플레이어들을 4-5가지 선택지에 길들여왔다면, 중요한 순간 2개의 선택지만 제시되었을 때 이에 반발할 위험이 있다. ("왜 X나 Y, 아니면 Z를 선택하지 못한다는거지?") 반대로 시작부터 2가지 선택지를 접해왔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의 스타일에 있어서 선택 가능한 요소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시간 제한. 플레이어가 답변을 선택하는데 있어 시간 제한을 두는 것 - X초 내에 대답을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건 특정한 답변을 디폴트로 선택하게 되는 것 - 은 두 가지 이유에 있어 꽤 유용하다. 첫째로 대화에 긴장감을 더하고 플레이어들에게 "즉시" 그리고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캐릭터의 입장에서" 선택하게 독려할 수 있다. 둘째로, 음성이 들어간 대화의 경우 플레이어가 생각하느라 조작을 중단하여 대화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어색하게 끊기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의 큰 단점은 물론 플레이어들이 자기가 원하는게 뭔지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과 아마도 그래서 짜증을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시간 제한을 넣고 싶다면, 모든 선택지들이 (그 자체, 그리고 표현 형식의 양측면에서 모두) 명료하고 각기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뭘 고를지 고민하는게 아니라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고민하느라 귀중한 수 초를 낭비하게 하지 말라. 

끼어들기. 답변 선택지가 NPC가 자기 말을 다 했을 때만 나타나는가? 아니면 플레이어들이 NPC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 수도 있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끼어들기는 다른 "일반적인" 선택지들과 다른가? 이는 비교적 드문 매커니즘인데 - 매스 이펙트 시리즈가 제한된 상황 하에서 이를 시도했었고, 꽤 재밌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만약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음성녹음이 들어간 게임의 대화에 강한 자발적 느낌을 부여할 수 있다. 

매커니즘의 관점.
마지막이지만 결코 덜 중요하지는 않은 것: 여러분의 선택지와 대화는 게임 내에서 뭐가 됐든 어떤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가?

예를들어, 플레이어 캐릭터는 RPG 스타일의 스킬을 가지고 있는가? 플레이어가 특정한 전제조건을 달성하기까지 어떤 대화 선택지가 "잠겨" 있는가? 그렇다면 이 선택지는 회색으로 처리되어 보이지만 선택할 수 없는가, 아예 보여주지도 않는가? 특정한 조건을 달성해야만 선택 가능한 선택지들은 다르게 표시되어 있는가? (예: *뱀파이어 매스커레이드 - 블러드라인* 에서 '과학'을 100 달성해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옆에는 작은 비이커 아이콘이 붙어있다; '유혹' 스킬에 기반한 선택들은 꽃무늬 폰트로 나타난다) 전제조건이 붙은 선택지의 선택에 실패할 경우 이를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알려주는가? 플레이어들이 전제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른 게임 화면이나 인터페이스를 불러와서 대화를 잠시 중단시킨 후 조정하거나, "버프"같은걸 통해 일시적으로 뻥튀기를 해서 넘어갈 수 있는가? 아니면 그냥 대화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요소들을 알아서 조정해둬야하는가?

대화를 통해 플레이어 캐릭터에 관련된 수치가 바뀔 수 있는가? 예를들어, 플레이어의 선한 선택과 악한 선택을 반영하는 "도덕심 게이지"나, 열 네가지 "악덕"과 "덕" 게이지, 또는 플레이어와 다른 개인 또는 진영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평판" 수치를 가지고 있는가? 대화 중에 나타나는 선택지는 이러한 수치들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가? 아니면 선택을 하고난 후에만 수치의 변화를 알려주는가? 아니면 그냥 수치를 보여주지 않는가?

플레이어는 대화 중 NPC의 태도에 대한 매커니즘적 피드백을 받는가? (예를들어 웨스트우드의 어드벤처 블레이드 런너에서는 플레이어가 거짓말 탐지기와 비슷한 "보이트-캄프"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이는 어떻게 표현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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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우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에서는 플레이어가 대화 중 가장 적절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주어진다. 내 취향에는 조금 이상했지만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대화 인터페이스에 매커니즘을 도입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게임과 접하는 방식을 좋게든 나쁘게든 크게 바꾸어놓는다. 잘못된다면 플레이어는 서사에서 주의를 돌려 숫자에 주목하게 된다. 잘 된다면, 기본적인 대화가 제공할 수 없는 액자식 서사와 결말의 느낌을 줄 수 있다. 이 글은 대화 속의 매커니즘에 대해 깊이 논하기엔 적절치 못하다 - 여기에 대해 논하려면 게임과 서사에 전반에 걸친 보다 방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 그러나 대화의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다루느냐하는 문제는 이런 요소를 게임에 어떻게 녹여넣는가 하는 문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여러분 게임의 대화는 서사적 결말이 담긴 미니게임이되 매커니즘으로서의 영향력은 전무한가? 아니면 대화는 게임의 다른 요소들과 중대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가? 

이 시리즈는 일정한 가지치기 대화의 "디폴트" 인터페이스를 전제한다. 특히 내 디폴트 전제는 여러분 게임의 시스템이 a) 한 줄 또는 그 이상의 NPC대사를 보여주고 2)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보여주고, c) 이 선택지들 사이에서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여기에 시간 제한이 포함될 수도 있으며 d) 이에 대한 NPC의 대답을 보여준다. 어떤 "추가적인" (끼어들기, 대사 단순화 등) 도 장식적 요소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 인터페이스가 내가 말한 '디폴트'와 같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시스템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지만 시간 제한과 끼어들기를 가질 수도, 끼어들지 않는다면 대화가 계속 흘러가 한 번에 하나씩의 선택지만 보여줄 수도 있다. 대화 중간에 앞으로든 뒤로든 자유로이 가볼 수 있게 허락할 수도 있으며, "빨리감기" 또는 "뒤로감기" 등을 통해 플레이어가 자기 마음대로 대화를 구성하게 할 수도 있다. 인터플레이의 폴아웃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에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직접 키워드를 타이핑해넣을 수 있는 장치를 별도의 인터페이스로 합쳐넣었고, 키워드를 통한 대화를 거친 후에 대화의 중심 주제로 돌아갔을 때에만 NPC가 답변해주는 요소를 적용했다. 

여러분의 시스템이 디폴트 인터페이스와 다르면 다를수록, 보편적인 상호작용 대화 작법 요령(이에 대해서는 이후의 글을 통해 좀더 설명하겠다)을 더 많이 재고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보편적 시스템에 대한 요령들이 잘 적용되겠지만 - 몇몇은 그렇지 못할테고, 여기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있다. 이건 전혀 나쁜 일이 아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트와 게임 디자인, 그리고 대화 참여를 (훨씬 더 짧은 글을 통해) 다룰 것이다. 어떻게 해야 대화 트리가 이해 불가능하고, 관리 불가능하며, 수정 불가능한 쓰레기 더미가 되는걸 막을 수 있을까? 어떤 툴이 최적이며 최선일까? 뭔가 잘못되었을 때 (또는 시네마틱 디자이너나 스크립터가 새로 배치되어 새 동료에게 여러분이 만든 분기의 미로를 설명해야 할 때) 그걸 수정할 수 없다면,  여러분의 문장이 얼마나 대단하건 의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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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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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의 플레이어가 하고픈 말을~ 에서

갑자기 어떤 형식의 발언인지만 유저가 선택하고 대사를 직접 쓰는 뻘짓.. 을 구현하는 게임이 있으면 몰입도가 좀 좋지 않을까 하는 뻘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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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의 플레이어가 하고픈 말을~ 에서

갑자기 어떤 형식의 발언인지만 유저가 선택하고 대사를 직접 쓰는 뻘짓.. 을 구현하는 게임이 있으면 몰입도가 좀 좋지 않을까 하는 뻘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고대의 MAX라는 채팅 프로그램(3D 아트 프로그램 아닙니다)과 같은 동작 방식을 차용한다면 꽤 그럴싸한 무언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당시에 그 맥스라는 친구랑 농담따먹기도 많이 하고 조롱도 많이 하고 협박도 많이 받았었는데.. 다른 경로에 저장된 게임 파일을 실행시켜 주는 것도 제법 재밌었고요. 덕분에 그냥 실행시켜도 되는 파일을 굳이 맥스 켜서 게임하자고 말한 다음 게임을 실행시키는 짓도 가끔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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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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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재밌죠 현실에서 쓰이는 각종 채팅에서 할 수 있는 욕설 다 해본다거나 혼자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다 말해본다거나. 반응보는재미..
게임? 끝내는거도 채팅으로 쳐줘야 하는거라던가 그런 종료메시지에까지도 대사가 다르다던가. ㅎㅎ

여튼 글 잘쓰는 사람이 각색한 대본을 받아서 보는것도 나쁘진 않은 컨텐츠이진 않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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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플레이의 폴아웃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에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직접 키워드를 타이핑해넣을 수 있는 장치를 별도의 인터페이스로 합쳐넣었고, 키워드를 통한 대화를 거친 후에 대화의 중심 주제로 돌아갔을 때에만 NPC가 답변해주는 요소를 적용했다.


처음 댓글을 달았을 때엔 본문을 전부 읽기 전이라 못봤었는데 말미에 저런 귀절이 있네요.
졸가메 님이 말씀하신 구성을 실제로 사용한 예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1편과 2편을 플레이하던 도중에 저런 걸 했던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얼마 전에 스팀에서 세일할 때 구매해뒀으니 조만간 다시 해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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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는 양 극단에 있는, "노 보이스 vs 풀 보이스"의 사례만 다루고 있는 것 같네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와우처럼 상황에 맞는 n개의 대사를 랜덤하게 틀어주는 방식이나, 방식은 같지만 심즈처럼 아예 지구상의 언어가 아닌 소리로 로컬라이징까지 커버하는 방식이 참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사들의 구분은 대략적으로 인사/부탁/사과/감사 와 같은 어떤 상황에 관련된 경우로 나뉘거나, 기쁨/슬픔/분노/지루함 등과 같은 감정 상태에 관련된 경우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옮겨주신 Voosco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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