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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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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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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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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와우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초반 소감

11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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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도적으로 만렙을 찍었습니다. 플레이타임은 ...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생각보다는 금방이더군요. 아직 레이드니 뭐 이런건 못 가보고 인던이나 몇 번 돌아본 상태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소감은 간단하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일단 이 소감은 딱히 총체적 정리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기에, 얘기가 이리저리 튀고 산만할 수 있습니다. 부분부분별로 파편적인 소감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이 점에 유의해서 읽어주세용. 

주둔지

주둔지는 예상보다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일단 이런 종류의 - '하우징'이라고 말하기엔 스케일이 좀 달라서 아마도 '타우닝'이라고 해야할 것 같긴 하지만 그냥 하우징이라고 할게요 - 하우징 컨텐츠를 생각하면 대체로 가장 먼저 머릿 속에 떠오르는게 커스터마이징입니다. 내 집을 내 맘대로 꾸민다는 뭐 그런 방향성인데요, 와우의 하우징은 커스터마이징 개념은 크지 않습니다. 특히나 겉으로 드러나는 치장성 커스터마이징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차피 인스턴싱될 공간인데 치장해봐야 뭣하겠어 ... 라는건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아마도 와우 개발팀도 그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럼 커스터마이징이 아닌 뭐에 중심을 두느냐면, 당연히 치장성 커스터마이징의 반대인 기능성이겠죠. 레벨대에 맞는 퀘스트도 소개해주고, 각종 제작도 직접 하는 것보다 주둔지에서 하면 자원이 덜 들어갑니다. 기계공학 기초부품의 경우 직접 만들면 자원이 7개 필요한데 주둔지에서 만들면 자원이 2개면 되더군요. 대신 시간은 훠어어어얼씬 오래걸리지만요. 물론 주둔지에서만 가능한 컨텐츠들도 많습니다.

뭐 아직 전체상을 파악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태이긴 합니다. 캐릭터가 만렙을 찍었어도 아직 주둔지는 최고레벨인 3레벨로 올리지 못하고 있고, 부속된 다른 요소들 - 추종자라던가 다른 건물들의 레벨 - 도 한참 더 올려야하거든요. 바로 이 지점도 중요합니다. 치장성 vs 기능성으로 나누어 치장보다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는 것도 맞지만, 주둔지가 노리는 또 다른 재미는 주둔지 자체의 '성장'도 있습니다. 주둔지의 성장은 방금 말씀드린대로 캐릭터의 성장보다 더 깊이 들어가고, 폭도 더 넓습니다. 즉 더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이 가능합니다.

아직까지는 꽤 잘 짜여진 재밌는 컨텐츠라고 봅니다. 여전히 '주둔지의 성장이 끝으로 다가갈 경우' 어떨지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요. 사실 와우에서 캐릭터가 만렙을 찍어야 본게임 시작이라고하듯, 주둔지도 일종의 만렙을 찍어봐야 그때부터 제대로 된 국물이 나오지않을까 싶어서 당장 판단내리긴 어렵네요. 

스토리텔링
에 대해서는 일전에 페이스북에 적어둔 것이 있어 살짝 고쳐 옮겨옵니다. 

1. 스토리텔링 방법 개선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습니다. 전통적으로 와우는 '가라 리얼타임씬'을 사용하려 여러 노력을 많이 해왔는데, 그간은 이게 무척이나 어색해서 ... '노력했다' 정도의 의의말고는 없다고 여겨왔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그럭저럭 자연스러워서 봐줄만 한 정도까지는 된 듯 하네요. 잠깐 부연하자면 우선 이 분야에서 (개인적으로 보기에) 아직까지 탑은 구공온식의 초정교한+대물량의 컷씬으로 미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 성능만을 보자면 최절정이죠. 문제는 게임 플레이와 컷씬이 완전히 유리되어 있다는 것. 와우는 구공온과는 반대로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텔링을 어떻게든 하나로 묶어보고자 그간 꾸준히 노력해왔는데, 아직까진 '스토리텔링의 질'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여전히 구공온에는 딸린다고 봅니다. 그러나 판다리아를 통해서 NPC병사 한 20명 서있는데 '2천명의 대군'으로 이해해주는 '플레이어의 게임적 상상력'이 아주 많이 필요한 수준은 벗어난 듯 싶고, (다시말해 판다리아 이전의 와우가 보여주었던 스토리텔링은 게임적 상상력이 아주 많이 필요했고) 드군에선 심지어 꽤 볼만한 장면들도 여럿 나옵니다. 개인적으론 이러한 '군중씬'의 연출이 무척 자연스럽고 보기 좋아진게 중요한 지점이지 싶습니다. 드군 처음 진입해서 카드가&드렉타르 따라 서리늑대 부족에게 오기까지의 스토리가 말하자면 '드군의 튜토리얼'인데, 이 튜토리얼 구간에서 그런 부분들이 아주 크고 강하게 드러납니다.

2. 한편 와우는 스토리 자체도 좀 문제라고 봅니다. 구공온을 해보면 스토리가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전달하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스토리 유닛간의 관계가 굉장히 유기적이랄까 ... 근데 와우는 별로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일단 전체 스토리가 상당히 난잡해보이는게 한 가지가 있고, 스토리간의 관계에도 뭔가 문제가 있지싶더군요. 와우는 전체적으로 봐서 큰 사건들은 기억이 나지만 각각의 사건들간의 관계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제가 길을 기억하는거랑 비슷한 느낌인데, 저는 '거점'은 잘 기억하지만 거점들 사이를 연결하는 '길'을 잘 기억을 못합니다. 그래서 마느님이 맨날 길치라고 놀리죠 ㅜㅜ 와우의 스토리도 지금까지는 이거랑 비슷한 기분이었습니다. 멋지고 거대한 사건들 자체는 기억이 나는데, 얘들 사이의 관계가 어땠는지는 모호했죠 ... 사울팽X볼바르의 앙그라타르(정확하지 않습니다) 관문 패배사건은 기억나고, 언더시티 침공 사건도 기억이 나고, 얼음왕관 성채에서 사울팽이 다시 등장하는 것도, 리치킹을 잡고나서 등장하는 '새로운 리치킹'도 기억은 나는데, 얘들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더라? 하는 식입니다. (최근에 검색해보고나서야 알게되었네요) 이게 사실 다 연결된 '에피소드'들인데 개별 사건은 기억나지만 사건들 사이의 흐름은 모르겠는거에요. 왜 그런지 구체적인건 제가 게임 서사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구공온은 이런 현상이 없는데 와우는 있었다는거죠. 드군에선 이런 부분들이 그럭저럭 꽤 해소되었습니다. 일단 앞서 말한 '튜토리얼'에서 이번 확팩의 주적인 강철호드의 리더들을 뇌리에 강하게 심어준게, 그래서 스토리적인 흥미를 크게 올려놓은게 꽤 주효했지 싶긴해요. 

3. 마시니마로 만든 씬들도 대격변때의 그 어색했던 시도들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했습니다. 여기서 '마시니마'라는건 리얼타임에서 사용하는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등을 가져오되 프리렌더드 컷씬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세한건 여기로 가보시면 나오지만 영어 ... 입니다 ;; 암튼 대격변에서 볼바르X사울팽의 돌진씬이 특히 그랬는데, 유저들이 만든 마시니마와 퀄리티차이가 별로 없었죠. 듣기론 북미의 와우 팬 커뮤니티에서 아마추어 마시니마 제작자로 굉장히 유명한 사람을 데려다 만들라고 했다고 들었던가 그래요. 확실하진 않습니다만 그래서 그런지 아마추어티가 꽤 많이 났거든요. 근데 드군에서의 마시니마는 괴엥장히 보기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는데 전체적인 캐릭터들의 느낌이 오버워치랑 어딘가 굉장히 유사해보이기도 하구요. 아무튼 상당히 멋집니다. 이제 그냥 컷씬이라고해도 무방할 정도의 멋들어진 연출 - 특히 강철호드 리더들의 등장씬 ... - 이 최고에요. 

4. 강력한 적군. 새 호드의 새 악역'들'인 강철호드는 그간 와우에서 보아왔던 적들 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카리스마 넘치고 (일리단은 너무 찌질해보여서 전 별로더라구요) 활기가 약동하고 (리치킹은 너무 엄숙해서 좀 거시기했음) 무엇보다 팀 단위라서 왠지 좋습니다. 페북에서 아는 분이 써주신 얘기지만 딱 '락그룹'같은 포스를 넘실넘실 풍깁니다. 드군의 튜토리얼 구간에서 그들 하나하나를 모두 소개한 후에 나중에 모아서 한번 더 보여주는데, 이들의 등장씬이 완전 너무 멋져서 같은 편의 드렉타르&가나르&쓰랄&카드가 버리고 왠지 저쪽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 아무튼 악역이 멋져야 맞서 싸우는 나도 덩달아 멋져지는거라 몹시 흡족합니다. 아쉽다면 컷씬이라는 장치의 한계상 당연히 내 캐릭터가 나타나서 활약해야하는 걸 기대할 때 정작 내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다른 NPC들이 싸우는걸 봐야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걸까. 블랙핸드 vs 오그림 둠해머의 전투씬에서 그런게 아주무척매우많이 아쉽더군요. 

개인화

와우는 시작할 때부터 철저히 개인화된 MMO를 만들어왔죠. 드군에선 그게 절정이지 싶습니다. 저는 드군이 막 시작한 당일 00시부터 게임을 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넘쳐나는데도 별로 걸리적거리질 않아요. 사람이 이렇게 많다면 전같으면 퀘스트 몹이 부족해서 퀘스트 오브젝트가 부족해서 허덕거렸을텐데 전혀 그런게 없었습니다. 이는 편리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내 주위의 다른 플레이어들을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음 & 신경쓰이지 않음'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요 ... 이건 MMO로서는 별로 좋지 않은 덕목같은데 말이죠. 어쨌든 와우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방향으로 달려왔고, 지금 와서는 그걸 구현하는 수법들이 엄청 고도화되었습니다. 아주 쾌적한 싱글플레이 게임에 가까워진거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적대적이지 않은 모든 대상은 개인화되었습니다. 길바닥의 자원들도 개인화. 퀘스트 오브젝트는 물론 개인화. 대신 적대적 대상은 개인화를 하기가 어렵죠.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대고 칼질을 하는 모습은 보기 흉할테니까요. 하지만 몹들도 스폰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듯 싶어서 어쨌든 큰 문제는 없습니다. 개인별 인스턴싱은 이제 당대 최고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함께 말타고 옆에서 달리던 낯모르는 플레이어가 갑자기 여러분 옆에서 사라져도 놀라지마세요. 그는 그의 인스턴스로 나는 나의 인스턴스로 들어가는 바람에 서로 길이 갈린 것 뿐이니까요. 가끔 인스턴싱 되기 직전에 몹들이 우글거리던 지역이 가까워짐에 따라 잽싸게 샤샤샥하고 사라진 후 우호적 NPC들로 가득찬 지역이 되는 걸 보는 어색함만 무시할 수 있다면 대체로 많은 분들이 이런걸 좋아하니 이렇게 만든게 아니겠어요? 

와우의 개인화는 절정에 올랐습니다. 딱 한 가지만 보충하면 완전히 완벽해질거에요. 보충해야 할 한 가지는 게임이 MMO라는 점이죠. 이걸 빼면 존나 완벽 ... 은 농담이고, 이러한 개인화가 야기하는 약간의 부자연스러워보이는 여러 현상들, 즉 앞서 말한 '같이 달리던 사람이 사라지거나' 아니면 '언뜻본 걸로는 몹들로 가득했던 지역인데 도착해보니 우호적 NPC들이 가득한 지역들' 같은게 마지막 남은 고지이지 싶어요. 이게 자연스러워지면 ... 좋겠죠. 자연스러워진다고 뭐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 같진 않네요. 그래도 좋아지는거겠죠. 아울러 '필드 파티플레이에 대한 배려 전무'도 조금 ... 물론 필드에서 파티플레이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어졌다곤하지만, 전에는 '불편해도 가능은 한' 수준이었다면 드군에 와서는 '너무 불편해서 하고싶지 않아질' 수준이 아닌가 ... 싶습니다. 근데 해보진 않아서 여긴 확신은 못하겠네요.

레벨 디자인

드군에선 비행 탈 것이 삭제되었습니다. 만렙을 찍어도 여러분은 드군에서 날아다닐 수 없어요. 제한적으로나마 날 수 있는 요소들이 있긴 한데, 이 '제한'이 굉장히 크고 광범해서 우리가 날아다니던 시대는 이제 갔다고 보셔도 됩니다. 날 것을 삭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도 겹치는데, 레벨 디자인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어요. 이제 와우도 어느정도는 '모험하는 재미'를 좀 노려보려고 하나 싶습니다. 

본래 와우의 레벨 디자인은 편의성 위주였죠.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로 가기까지 대충 방향잡고 달리기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간단했구요. 중간중간 장애물이 있긴 하지만 큰 범위에서나 그렇고, 작은 범위에서는 그런거 없었습니다. 드군의 레벨 디자인은 좀 다릅니다. 디테일한 꼬불꼬불함에 신경을 써서, 종전처럼 단순히 방향잡고 직선으로 달린다고 도달하긴 어려워졌어요. 그러면 지형이 좀 복잡해졌으니 불편하냐면 그렇지는 않아요. 여기서 지도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와우의 지도는 철저히 기능적임.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해야 할 지형상의 특징을 전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는거죠. 따라서 지도를 보면 대략 어떻게 가야할지 경로가 그려집니다. 이전의 레벨 디자인이 전혀 복잡하지 않아서 길을 찾을 필요조차 없이 직선으로 달리기만 하면 됐다고 말씀드렸죠. 드군의 레벨 디자인은 적당히 복잡해서 길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지도가 충실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닥 어렵지 않고, 길을 '찾는' 과정은 충분히 재미있게 짜여져있음. 여기서 길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들에 약간의 수직적 레벨 디자인의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도 하구요. 요 난이도 조절을 꽤 잘 한 것 같아요. 길을 찾는게 너무 어려우면 짜증나고, 너무 쉬우면 재미없죠. 하지만 블리자드는 '균형'으로 먹고 사는 회사니까요.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서 너무 지루하지도, 너무 짜증나지도 않는 수준으로 맞춰놨습니다. 

레벨 디자인은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인데, 이제 막 만렙 찍은 상황에서는 아무튼 이정도의 소감인 걸로. 

날탈 삭제

방금도 말씀드린 날탈의 삭제에 대해 좀더 얘기해보자면... 날탈이라는게 위에서 설명한 이유 - 레벨 디자인이 모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 만이라면 기존처럼 레벨업 할 때는 걸어다니고 레벨업 끝나면 - 이제 길 찾을 필요가 별로 없어지면 - 날아다니셔도 됩니다 ... 로 해도 되지 않았을까싶기도 한데, 저는 지금처럼 날 탈을 아예 막는게 더 낫다는데 동의합니다. 이건 좀 모호한 얘기이고 저 혼자만의 생각에 가까울 수도 있는데 잠깐 소개해보자면 ... 와우에서 날탈은 게임의 추상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을 보신 분들은 거기에 나오는 간단한 예시를 떠올리시면 좋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그걸 사람의 얼굴로 인식해요. 사진은 추상성이 극히 배제된 아주 현실적인 대상이죠. 근데 한편으로 사람들은 ^_^같은 이모티콘을 보고도 이걸 사람의 얼굴로 인식해요. 이 이모티콘 ^_^은 고도로 추상화된, 현실성이 거의 배제된 대상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치 사진처럼, 이것도 사람의 얼굴로 인식하죠. 

'사람의 얼굴'로 인식하는 두 대상, 즉 사진과 이모티콘을 놓고보면, 어쨌든 인식은 하지만 둘 사이엔 큰 차이가 있어요. 하나는 추상적이고 하나는 현실적이죠. 이 둘은 일종의 제로썸 구도를 형성해요. 하나를 높이면 다른 하나는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추상성이 높아질수록 현실에서는 멀어지고, 현실에 가까워질수록 추상성은 증가하는거죠.

와우의 날탈이 와우라는 게임의 추상성을 높여준다는 얘기는, 날탈이 와우에 있어서 실제 사람의 얼굴 사진이 아니라 이모티콘과 같은 '표현법' 그리고 그러한 추상성을 '체감하는 방법'이라는 의미에요. 날탈의 움직임이 그래요. 만져보면 이건 짤탱이없이 가상이에요. 어떤 현실에서도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대상을 우리는 겪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반중력장치를 만들 수 있게 될 아주 먼 미래까지도 겪을 수 없을테고 말이죠. 겉보기엔 말이 되지만 겪어보면 가상임이 너무 선명한거죠. 와우의 날탈이 말이 된다는건 이모티콘을 사람의 얼굴로 인식하는 것과 같아요. 어쨌든 의미 자체는 성립하죠. 그러나 리얼한 사람 사진과의 차이는 배제할 수가 없어요. 물론 게임 내의 다른 부분들도 그렇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이 글의 초입에서 얘기한 '정리되지 않은 얘기임'을 인용하며 오늘은 넘어가기로 하시죠. ㅋㅋ 

한편 와우는 개인화를 지향하는 MMO죠. 따라서 '리얼월드'의 체감에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을 수 있어요. 따라서 이러한 '날탈의 추상성' 이야기는 언뜻 와우의 방향성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탠드 얼론 RPG에서도 '몰입'을 해요. 그 몰입은 당연히 세계의 디테일이 살아있고, 추상적이기보다 현실적인 요소들에 대해 이루어지죠. 따라서 MMO의 MMO함과는 별개로, 이 세계를 '살아있는' 것으로 느끼기 위해서도 여전히 이러한 추상성의 배제는 유효하지 않은가합니다. 

화심과 레이드의 변화

요 며칠 화심 이벤트라는걸 한다더군요. 만렙 (100렙) 찍고 화심가면 에픽머리와 심장부 사냥개 탈 것이 공짜 !! 그래서 가봤습니다. 화심을 전체적으로 아주 살짝 손봐서 1) 수치적으로 드군 만렙에 알맞게 2) 몇몇 괴팍한 구성 - 평판 올리고 퀘스트하고 물 퍼다가 불 끄기라던가 - 을 삭제 3) 몇몇 '초심자가 적응하기 어려울 공략' - 게돈의 살폭이라던가 등등 - 을 삭제하거나 약화해놨습니다. 덕분에 약 2시간 반정도 즐거웠네요. 사람들이 다들 예비군모드가 되서 '와 여기가 이렇게 바뀌다니 옛날엔 그랬지. 좋아졌네'라던가 '님들 제가 10년전에도 여기 탱하던 ...' 등등의 채팅을 남발하고 ... 전멸도 한 3-4번 했던 것 같아요. 

10년이 지난 후 화심을 '지대로' 다시 해보니 와우가 레이드 부분에서 이루어왔던 발전들이 새삼스레 체감되더군요. 당장 떠오르는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1. 레벨 디자인 다듬기 : 화심의 레벨 디자인은 광활해요. 너무 넓죠. 그 속에 몬스터들이 '마치' 무작위로 배치된 것처럼 자리잡고 있구요. 이 몬스터들 사이의 관계를 볼 수 있는건 주로 탱커들 뿐이에요. 탱커들은 어떤 몹이 어떤 코스를 언제 어떻게 로밍하는지, 무심한 듯 쉬크하게 멀찌감치 서있는 두 몬스터들이 서로 링크가 걸려있어서 한 마리를 풀링하면 다른 한 마리는 무조건 같이 온다든지하는걸 다 알고 있죠. 이러한 광활한 레벨 디자인은, 플레이어의 실수를 유발하는 측면이 커요. 풀링한 몬스터를 잡다가도 어찌저찌 무빙하다보면 풀링하지 않은 즉 얌전히 놀고 있던 몬스터가 애드되는 식이죠. 이런 일이 굉장히 흔했어요. 지금 레이드 디자인에는 이런 일은 거의 없죠. 애초에 의미없는 몬스터를 배치하지도 않구요. 화심에는 스킵해도 되는/그 자리에 있긴 하지만 딱히 잡지 않아도 되는, 그러나 애드되면 무조건 전멸을 초래하는 몬스터들이 굉장히 많은데 비해서요. 

2. '빠른 전멸'의 사라짐 : 앞서 말한 경로로 몹들이 한 무리가 더 애드됐다고 해보죠.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지만 대체로 정리하자면 이래요. 몬스터들은 플레이어를 하나씩 하나씩 잡아죽이고, 사람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도망가서 살 길을 모색해요. (어차피 다 죽을건데도 말이죠) 그리고 인원은 40명이나 되기에,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멀리 도망간 이들을 몬스터가 다 잡아죽이는데는 시간이 꽤 소요되요. 공대의 전멸은 이미 확정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이 하기에 따라서 전멸에 30초가 걸릴 수도, 5분이 걸릴 수도 있어요. 이때 '어차피 전멸인데 5분이 걸리는' 사태를 막기 위한 저 유명한 공대장의 오더가 '빠른 전멸'입니다. 공대장이 빠른 전멸 오더를 내리면 공대원들은 즉각 저항을 중지하고 (...) 얌전히 서서 죽어야해요. 요새 레이드에는 이런 구성을 찾아보기 드물죠. 어떤 사건이 있을 때 그 결과 (전멸)는 초장에 결정됐는데 시간 자체는 길게 소요되는 일이 없어요. 사건의 결과가 확정되면 그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금방이고 혼란을 초래할 (화심 빠전 상황인데 부활갔던 공대원이 무심코 던전 재입장하는 바람에 거의 제자리 찾아갔던 몹이 입구까지 다시 달려온다거나, 생각없던 회드가 탱을 전부했는데 몬스터가 다시 달려온다거나) 일도 없죠. 

3. 이건 화심 얘긴 아니고 검둥 (검은날개 둥지) 얘긴데, 이전의 레이드에는 '수치싸움'이 중심이 되는 구성도 많았어요. 삼룡이의 탱커간 어그로 연계나 벨라스트라즈의 그것은 어그로 미터가 있다면 도움은 좀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게임내에서 어떠한 '시각적인' 형태로도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죠. 숫자만 왔다갔다하고 여기에 상응하는 이펙트를 '선명하고 명쾌하게' 보여주지 않는 구성이 굉장히 많았어요. 지금은 다르죠. 어떤 장소에 무슨 일이 일어날라치면 실질적인 효과가 발동하기도 전에 크고 아름다운, 누가봐도 알아볼 수 밖에 없는 뭔가를 거기에 보여주니까요. 

뭐 어제 화심 두시간 반 돌면서 떠올렸던 생각들인데 두서가 없어서 별 도움은 안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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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만렙찍어보니 '적어도 만렙까지는' 재밌더라 ...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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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막 첫 지역의 서사를 끝낸 터라 한창 파악 중에 있지만, 분류 중에 "랜덤성"이 빠진 것 같아서 살짝 첨언해봅니다.

저는 이번 드군을 시작하고 가장 놀라웠던 점 중에 하나는, 기존까지 "고정된 보상"을 지급하던 퀘스트라인에서 "확률 보상"을 준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디아블로처럼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랜덤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고, 원래는 녹템 주는 퀘스트였는데 확률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수다!"라면서 파템을 준다거나, 원래는 파템 주는 퀘스트였는데 보라템(에픽)으로 올려주는 것이 무척 기분 좋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퀘스트 뿐만 아니라 주둔지의 임무 보상이나 필드에서 보물을 찾을 때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확률적 업그레이드"가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전까지의 에픽이 성장구간 레벨에서는 등장하지 않고 최고 레벨이 되었을 때 상위 아이템 레벨로 등장했기 때문에 "에픽 = 짱쎈거!"라는 공식이 성립했던데 반해, 드군의 에픽은 같은(또는 비슷한) 아이템 레벨에서 아이템 "등급만" 올려주는 방식이라 아주 약간의 수치 상향과 추가 옵션이 부여되는 정도라 실제 캐릭터 강화 면에서는 엄청난 버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에픽 먹었다!!"라는 긍정적인 심리적 피드백이 가능했다는 건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수치 압축까지 되서 레벨 차이가 더더욱 미비해진 아이템들과는 달리 추종자를 에픽으로 먹으면 옵션이 주렁주렁 달려서 꽤 많은 임무를 100% 수행할 수 있어서 이건 실제 효율도 짱짱 좋아지는 거 같았습니다. 에픽 추종자 짱짱맨....!!


사실 개인화 부분에서 개인적으로는 불특정 온라인 캐릭터와의 파티가 아닌 친구 또는 가족과 같은 오프라인 지인과 함께 플레이하는 파티 플레이마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뤄진 것이 다소 불만이긴 합니다만, "만렙까지의 와우는 튜토리얼이니까 혼자 해야 함"이라는 주변 분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터라 "아쉬우면 다른 게임을 해야지 와우에서 성장구간 파티플을 바라면 안되겠다"고 생각을 고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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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플레이하다 생각난 것 몇 가지를 추가로 적어봅니다.

1. 퀘스트 동선
대격변까지의 퀘스트는 굉장히 선형적이었고, 분기랄만한 부분도 별로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지역 단위의 퀘스트가 모두 끝나고 다음 지역으로 갈 때, 같은 권장 레벨의 지역이 복수 개일 경우에 한해 지역 개수 만큼의 퀘스트가 주어지는 정도였죠. 그리고 퀘스트를 주는 지역에서 퀘스트를 줄 때 한 번에 왕창 몰아주고, 그 몰아 받은 퀘스트들의 수행 지역도 대부분 같은 지역이거나 인접한 지역이었습니다. 따라서 동선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몰아서 받고, 몰아서 완료한다"는 식으로 플레이하다보면 퀘스트가 이끄는 대로 한 지역의 모든 구역을 낱낱히 탐험하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일단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선형 퀘스트 중간에 평판 구간을 삽입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습니다. 기존까지의 선형 퀘스트를 따라 쭉쭉 진행하다가, "당분간 우리 일 좀 도와주게"라는 식으로 해당 세력 평판을 일정 수준까지 달성하지 않으면 다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는 구간을 넣어두고, 평판을 달성하는 방식을 일일 퀘스트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컨텐츠 소비 속도를 효율적으로 제한하면서, 일일 퀘스트와 평판이라는 시스템을 성장 구간 중기에 경험해볼 수 있고, 무엇보다 동선을 선형에서 비선형으로(일퀘에 따라 랜덤한 어느 영역으로 자꾸 보내기 때문에) 바꾸는 등의 꽤 흥미로운 효과들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 다음 단계로 내달리고 싶어하는 전투 민족의 조급증"을 엄청나게 끌어올린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강하게 작용했지만요.
그리고 이번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이하 드군)에서는 퀘스트 수행 영역을 여기 저기로 흩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제가 경험한 서리 불꽃 뭐시기..라는 첫 지역 한정의 경험이지만, 이후로도 유효할 것 같습니다. 유경험자 분들의 피드백 기다립니다.)
그리고 흩뿌려진 퀘스트들을 따라가면, 각각의 지점에서 다시 여러 개의 퀘스트가 가지치듯 따라옵니다. 이는 글타래 본문에서 Voosco 님께서 말씀하신 "레벨 디자인" 부분의 길찾기라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면서 지금까지의 와우가 주지 못했던 새로운 선택을 플레이어에게 던져주게 됩니다. 이는 드군을 통해 새롭게 와우를 접한 사람보다는, 지금까지 와우를 해오던 와우저들에게 꽤나 큰 신선함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2. 퀘스트가 아닌 지역 이벤트

그리고 위에서 말한 이러한 동선의 변화는, 아마도 지금부터 설명하려는 "지역 이벤트"와 긴밀한 연결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퀘스트와 연관 없는 지역에 가끔씩 나타나는 "추가 임무"를 플레이어가 이동 중에 발견할 수 있도록 퀘스트 동선을 여기 저기로 분산시킨 것 같았거든요.
블루홀의 개발자이신 iyooha 님께서는 SNS를 통해 "길드워2의 영향을 받은 것이 흥미롭다"는 글을 남기신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 컨텐츠를 보시고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드군에서는 퀘스트와 무관하게 월드의 특정 지역에 확률적으로 칼과 방패 모양의 아이콘이 나타나고, 그 지역에 가면 "추가 임무"라고 불리는 컨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길드워2의 주황색 원으로 표시되는 퍼블릭 이벤트와 유사한 컨텐츠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확인해 본 결과는 그 보다는 고정된 지역의 임무인 하트 퀘스트에 가깝더군요. 퍼블릭 이벤트의 기본인, "나 외 다른 플레이어들의 결과도 임무 진행에 합산됨"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가 같은 지역에서 저 마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꽤 큰 보상을 안겨주는 추가 임무를 통해 여러 플레이어를 어떤 지역으로 몰아넣는 것은 성공한 것 같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인터랙션이 발생하지는 않아 다소 아쉽긴 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클리어 한 추가 임무를 다시 플레이하러 찾아오는 게 가능한 지, 가능하다면 얼마나 많이 다시 찾아 오는 지도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지나가는 단발성 컨텐츠 이상의 의미를 현재로썬 갖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 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확장해나갈 발판이 된 것 같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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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메인 캐릭터 한 기가 100 레벨에 도달했고, 어제는 드디어 성장 구간 퀘스트 라인의 서사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가로쉬 vs 스랄의 마시니마가 성장 구간 서사의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이하 드군)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리를 해볼까? 라고 마음을 먹어봤었는데 사실 아쉬란을 좀 맛봤다는 거 말곤 엔드 컨텐츠 쪽을 손도 안대서 본격적인 정리는 차일로 미루고, 약간의 감상을 이 글타래에 덧붙여볼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건너뛰신 것으로 알고 있는(..) 판다리아의 안개가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실험의 장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실험의 결과물들이 이번 드군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반영되었습니다. 그것들을 정리라기엔 그렇고, 언급?정도로 꺼내볼까 합니다.

1.거점의 변화

와우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구성을 매우 오랫동안 지속해왔습니다. 그 대도시가 아제로스에서 아웃랜드, 노스렌드, 아제로스, 판다리아로 그 때의 새로운 확장팩 주 무대에 맞게 옮겨갔을 뿐 "대도시에서 사람을 모은다"는 구조는 항상 같았습니다. (물론 드레노어에서도 아쉬란에 양 진영의 새로운 도시?가 추가되었지만 드군의 핵심인 자체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쉬란의 진영 도시는 상주하는 곳이 아닌 가끔 들르는 곳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려 주둔지라는 개인 공간으로 플레이어들을 밀어넣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주둔지에서 단지 "채팅 채널"을 통해 소통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기능적인 장치로서의 대도시가, 단지 그 접점을 만들어주기 위한 이유와 "대도시"라는 컨텐츠의 분위기를 위해서라고 하기엔 MMO의 필연적 숙명과도 같은 "PC가 빠글거리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성능적인 부정적 경험"이 꽤 큰 걸림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둔지는 그 걸림돌을, 개인화 된 공간에서 공개 채팅을 통한 제한된 교류로 소통하고 필요할 때에만 서로의 주둔지에 방문해 기능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아무리 각각의 주둔지 건물들이 대도시의 기능들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 한 명의 주둔지는 건물 슬롯(소형/중형/대형으로 나뉜 건물을 지을 제한된 장소)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건물을 다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내 주둔지에 없는 건물의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두 가지로 극복할 수 있는데, 하나는 부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주둔지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적으로 후자가 훨씬 용이하고요.

이같은 시스템의 변화는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태양노래 농장을 통해 이미 실험된 바 있습니다.
퍼시스턴트 월드에 배치된 위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입장하는 개인 인스턴스 공간.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자연에서 채집하는 방식이 아닌, 한 곳에서 스스로 생산하는 농작물. 바로 이러한 농장의 성격이 확장된 정규 컨텐츠가 주둔지라고 생각합니다.


2.강화된 서사 연출 도구

이 글타래의 본문에서 Voosco 님이 지적하신 "임팩트와 임팩트 사이에 도무지 각인되지 않는 중간 이야기"라는 부분에 대해, 저는 와우의 기본이 되는 "퀘스트 시스템의 텍스트를 통한 이야기 전달 방식"이 가지는 한계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대체로 단순히 퀘스트 수락/완료 텍스트를 통해 전달된 것이 아니라 퀘스트 플레이 자체를 통해 플레이어가 경험하면서 기억한 것들이고,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서 향상된 연출 기법들(위상변화라거나, 리얼타임 컷씬이라거나, 마시니마라거나)을 통해 전달된 것입니다.
이중에서 "플레이 자체를 통한 경험"을 강조하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는데, 대표적으로 탈라도르의 샤트라스 전투 이벤트와 나그란드의 가로쉬 전투 이벤트에 사용된 "네러티브 이벤트 시스템(가칭)"이 그것입니다.
이 네러티브 이벤트는 게임 화면 우측에 미니맵 아래 쪽에 나열되는 퀘스트 알리미들보다 위에, 퀘스트들과 구분된 다른 표시로 "1단계. ㅇㅇ하기, 2단계. ㅇㅇ하기"같은 진행 단계를 표시하면서 사건의 진행에 따른 상태의 변화와 다음 목표를 알려줍니다.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 시절 노스렌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NPC가 없어도 퀘스트가 완료되고 수락되는 시스템"이나, 위상변화를 통해 퀘스트NPC가 퀘스트를 처음 나한테 줬던 위치 말고 수행을 완료한 장소에 나타나 되돌아가는 동선을 없애는 방식들로 이루고자 했던 목표가 어쩌면 이 네러티브 이벤트의 경험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 이벤트 시스템은 새로운 시스템이라기엔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시나리오"라고 불리던 애매한 컨텐츠를 개량한 것에 가까워 보입니다.
시나리오라는 것은 처음 홈페이지에 소개됐던 바에 따르면 탱딜힐 클래스 구성에 얽메이지 않고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힘을 합쳐 특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멋진 경험을 줄 것이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만,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시나리오는 그냥 탱커나 힐러 없이 3딜러로 깰 수 있는 가벼운 인스턴스 던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I 키(지금은 Ctrl+I 키)로 열 수 있는 던전 도우미에 버젓이 던전/공격대 찾기와 함께 시나리오가 같은 분류로 배치되어있기까지 했습니다. 그냥 캐쥬얼 던전? 같은 형태였죠.
그런데 위에서 네러티브 이벤트라는 가칭을 붙인 드군의 서사 연출 도구가, 사실은 이 시나리오와 진행 방식과 인터페이스 표현이 90% 정도 동일합니다. 게다가 처음 시나리오를 소개했던 문구와 굉장히 흡사하게, 정말로 "퀘스트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어느새 근처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 있는 경험"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입장"이라는 개념도 없이 말이죠. 그리고 판다리아의 시나리오는 "굳이" 반복 플레이를 유도했습니다. 결국 던전이었으니까 다른 던전들과 똑같이 플레이되길 희망했던 건가 싶습니다. 던전 업적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시나리오 업적들이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드군의 시나리오는 1회성입니다. 짧고 강렬한 단 한 번의 서사적 경험을 전달한다! 라는 본래의 의도를 이제야 알맞게 찾은 느낌입니다.


3.일일퀘스트를 통한 서사 전달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정말 굉장히 실험적으로, 성장 구간 퀘스트 라인의 중간에 퀘스트를 딱 잘라버리고, 일일퀘스트와 평판 달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평판 수치에 도달하면 다시 퀘스트 라인을 재개해줘서 이야기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것 때문에 플레이어들 불만도 엄청났고 이탈율 또한 엄청났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와우는 퀘스트 쭉 하면서 만렙찍고 퀘스트 다 하면 다음 확장팩까지 쉬는 게임일테니까요. (웃음)
여기서는 직접적으로 플레이타임을 "날짜 단위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제작자 측의 굉장한 이점이자 플레이어 측의 굉장한 단점이 발생하는데요, 사실 저는 여기서 이 부분 보다는 좀 다른 쪽에 집중했었습니다.
바로 "일일퀘스트의 서사적 사용"이라는 점에서 저는 판다리아의 이 실험은 꽤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대격변까지의 일일퀘스트는 전적으로, 원래는 노란색 일반 퀘스트를 다 하면 받을 수 없는 시스템 보상을 받게 해주는, 하루 한 번씩 부여되는 파란 일일 퀘스트로 "일당을 챙겨받는 노동"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런데 판다리아의 저 실험은 그 노동에 서사적 당위성을 입혀서, "이방인인 너희가 우리에게 얼마나 우호적인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우리가 필요한 골치아픈 일들을 처리해주면 너네 하는 거 봐서 니가 해달라는 걸 알려주든지 말든지 할게"라면서 서사의 일부로 녹여냈습니다. 그리고 만렙 달성 이후에 "할 게 없으니까 이거라도 해볼까?"라거나 "보스가 드롭하는 확률 보상이 아닌 내 노력으로 얻는 고정 보상을 얻자!"라면서 시작하는 평판 작업을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핵심 요소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기여했습니다.

드군에서는 판다리아에서의 일일퀘스트가 플레이어들에게 거부감을 주던 그 강제성을 배제하면서, 서사적인 사용은 취하는 꽤 영리한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드레노어의 위협 요소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계속 된다"라며 끊임 없이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일일 퀘스트의 목표들을 설정했고, 그 덕분에 세계의 위기감이라는 긴장을 성장 퀘스트 라인 종료 이후에도 계속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개인 단위의 일일 퀘스트와 공격대 단위의 일일 퀘스트 두 개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취향에 맞게 한 쪽을 선택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파란색 느낌표를 전부 제거해서 보상을 챙겨야 했던 그야말로 "일퀘의 노예"로 살던 예전의 방식보다,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주어 스스로 선택한 것에 책임을 지게 하는 꽤 멋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외에도 아쉬란의 공식 개발 노트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영원의 섬 일일 퀘스트 지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야외 전장인 아쉬란을 만들 수 있었던 이야기 들도 있지만, 글을 짧게 쓰는 재주가 없어서 쓰다보니 이미 또 글이 길어진 것 같아 많은 분들에게 죄송스러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PvP / PvE 아이템 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지만 이는 따로 빼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결론은, "판다리아의 안개가 와우 서비스 역사에서 전혀 아무런 쓸모가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라는 점이고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도전적인 실험들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의 드군의 핵꿀잼이 가능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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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pat88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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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김에 저도 몇 개 적어 봅니다.


아이템 레벨

아이템 레벨이라는 게 생긴 뒤로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정리된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유저들끼리 숙련자라던가 업적을 통해 레이드 지원자들의 스펙을 점검했다면
요즘엔 대부분이 아이템레벨을 제시해달라고 하더군요.

아이템 레벨이 생기면서 어느 일정 수치까지는 상대적으로 매우 쉽게(?) 해당 컨텐츠들을 즐길 수 있었지만
어느 일정 수치가 지나면 갑자기 하드코어한 게이밍을 요구하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번 드군 확팩에서 그 수치 경계를 아이템 레벨 630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이걸 허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허들

만랩 컨텐츠인 레이드의 경우, 하루 한 두시간 투자해선 진입하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앞서 말한 아이템 레벨로 인해 여기서부터 라이트 유저들이나 미숙련 유저들에게 시련이 다가옵니다.
이 시련의 대부분은 630이라는 아이템 평균레벨을 조금 더 높히는 것이며
공대찾기를 통해 해당 레이드의 공략을 매주 접하면서 숙지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일 주일에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수량이 아닌 확률이 정해져 있게 되며
재수가 없다면 몇 달이 지나도 개인의 힘으로는 635의 경지에 이르기 힘들어 보입니다.

또한 635라는 수치는 공격대에 들어올 수 있는 적당한 가이드 라인이라고 다들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대부분이 635+ 라는 최저 조건을 설정해서 공대원들을 모집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는 정말 일처럼 게임을 하지 않으면 상위 단계로 올라가기 힘들더군요.


635의 경지

제 개인의 경험에 의해 만랩 캐릭터 4개가 각각 630에 도달하는 시간을 따져보니
만랩을 찍고 얼추 4~6시간 정도가 소모된거 같습니다.

그리고 630에서 635가 되기까지 약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더군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였습니다.
처음 키운 드루이드는 아직도 죽쑤고 있습니다 ㅜㅡ

 

정체구간

여기 재밌는 지표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템 레벨 분포도 및 플레이어당 만렙캐릭터 수][1]

이걸 보면 많은 수의 캐릭터들이 630~640 사이에 묶여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제 드루이드 같은 부류의 캐릭터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설반지 퀘스트, 제작아이템 한 두개 걸치면 대충 634~638이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그게 현재로선 독고다이로 하루에 한 두시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유저들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등급의 한계로 보입니다.

사실 북미 기준이라서 우리나라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열심히 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뉴비 시점에서
제 추측이 얼추 맞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와저씨의 푸념

판다리아는 모르겠지만 예전 와우는 누구나 노력 조금만 하면 일반적인 레이드를 갈 수 있는 난이도였고
해비 유저들은 시간만 좀 더 투자하면 최상위 아이템을 맞출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지금은 630의 허들을 넘어서 635로 일반 레이드를 진입하고 655아이템을 먹어서 영웅 난이도에 도전하고
영웅 난이도에 도전하여 665-670이 되면 신화난이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신화난이도에 도전하는 분들은 생활이 없는 와우저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에베레스트 산 같은 최상위 레이드 때문에...
이번에 계정 끝나면 슬슬접을까도 고민 중입니다.


  [1]: http://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896&l=1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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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hazard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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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냥 농담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대격변을 건너 뛴) 저는 지금이 무척 라이트하게 느껴지네요. 

와우 오리지날 때는 '직장은 돈 버는 곳, 진짜 직장은 정규 공대' 생활을 하지 않으면 레이드가고 템맞추기 어려웠던 거 같아요. 라이트 유저용 레이드라고 나온 줄구룹 조차도 정규 공대원들이 몇명 끼지 않으면 정말 고생하곤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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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허들

사실 modpat88 님께서 말씀하신 허들이라는 걸, 반드시 시스템의 난이도가 상승함에 따라 플레이어의 성장이 정체되는 구간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달았던 댓글에서도 적었다시피, 많은 이들에게 와우는 퀘스트 쭉 하면서 만렙찍고 퀘스트 다 하면 다음 확장팩까지 쉬는 게임일테니까요.

더 성장하고 싶은데 막혀있는 건지, 저기까지만 하고 와우를 쉬는 건지는 확인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로 퀘스트만 하고 멈췄다면 600~620 정도가 되어야 할텐데 그 이상의 수치인 638 정도가 가장 많은 것을 보면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진 플레이어 군이 형성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퀘스트만 다 하고 쉬는 층(~620)이나 30일 결제했는데 만렙찍고 퀘다해도 아직 계정 기간이 남아서 던전을 좀 더 돌아봤다거나(620~630), 영웅 던전하고 공격대 찾기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고 있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일반 공격대부터 참여하지 않고 있거나(630~640) 등으로 추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실 아래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아이템 레벨이 PvE만 연결된 것은 아니니까요. PvP 플레이어들의 PvP 장비도 함께 고려하셔야 할 것 같아요. 링크의 댓글에서도 나오다시피, 660 구간의 인구비가 갑자기 증가하는 건 660 에픽 투기템 영향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대격변 시절, 그 중에서도 마지막 레이드인 용의 영혼과 함께 추가된 "공격대 찾기"라는 시스템 덕분에 공격대 컨텐츠 자체에 대한 접근성이 무척이나 높아졌습니다. (접근성이 높아졌다 = 접근 난이도가 낮아졌다) 아울러 이번 드군에서 공격대 컨텐츠들의 구성을 공격대 찾기, 일반, 영웅, 신화로 구성하면서 사실상 일반 난이도 까지도 라이트 유저에게 오픈했습니다. (드군의 일반이 오그리마 공성전의 탄력 수준이고, 대격변의 일반은 드군의 영웅, 대격변의 영웅은 드군의 신화에 해당하기 떄문)

6.0.2 패치 노트 링크: http://kr.battle.net/wow/ko/blog/15682579/602-패치-강철-해일-패치-노트-10월-23일-업데이트-2014-10-23#raid_structure

2.아이템 레벨

사실 아이템 레벨에 대해 좀 의아한 부분들이 있는데요, 확고한 단 하나의 가치로 아이템들의 강함에 대한 기준을 세운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 되지만, 이를 통해 PvP 장비와 PvE 장비의 성격까지 통합해버렸다는 부분이 무척이나 애매합니다.

일단 컨텐츠에 따라 장비가 이원화 되었다는 것부터 합의를 좀 하고 가야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차치하고 이원화된 현 상태를 기준으로 PvP 장비의 변천사를 되짚어보겠습니다.

- 탄력도: PvP 아이템이 처음 등장한 불타는 성전과 직후의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까지는 "탄력도"라는 고유의 능력치로 PvP 아이템을 차별화 했습니다. 탄력도란 플레이어로부터 받는 피해량을 감소시켜주는 능력으로, 비슷한 수준의 아이템을 착용한 무탄력과 풀탄력 캐릭터를 공격하면 사망시킬 때까지 갑절 이상의 시간이 차이나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와우의 아이템 옵션 수치는 아이템 레벨에 따라 옵션의 총량 한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탄력도가 올라가는 만큼 일반 PvE 장비에 붙는 다른 옵션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PvP 장비와 PvE 장비가 완전히 분리되고, 각 장비는 다른 컨텐츠에 사용하기 몹시 부적격하게 됩니다. 영원히 죽지 않는 고탄력 탱커와 힐러 등 탄력도가 가져온 수많은 플레이 변화들이 있지만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 PvP 위력: 대격변 확장팩 도중 PvP 아이템의 고유 옵션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되던 탄력도라는 방어 능력 대신, PvP 위력이라는 공격 능력을 부여하는 방식이 도입됩니다. 낮은 레벨의 제작 PvP 장비에는 여전히 생존력을 높여주는 탄력도 옵션이 붙어 있었지만, PvP 화폐인 명예 점수나 정복 점수를 사용해 구입하는 고급 PvP 장비에는 탄력도 대신 PvP 위력이라는 능력이 붙게 됩니다. 즉, 생존 시간을 늘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몬스터가 아닌 플레이어를 공격할 때 공격력 보너스를 주는 방식으로 장비의 특성을 변경합니다. 그리고 이는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에서 탄력도는 레벨에 따라 공통으로 부여되는 패시브 스킬처럼 변경되면서 탄력 장비의 완전한 종말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PvP/PvE 플레이어들 간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던 부분이 바로 아이템 레벨과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장비의 능력치를 판가름하기 위한 참고 자료의 느낌이었던 아이템 레벨(아이템 레벨 비공개 시절 애드온으로 확인하던 기어 스코어)이 대격변 확장팩부터 게임 내에 정식으로 표현되게 되면서, PvE 컨텐츠의 입장 제한을 두는 실질적인 장벽으로 돌변하게 됩니다. 아이템 레벨이 낮아 영웅 던전이나 공격대 찾기 기능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플레이어들은 어떻게든 그 아이템 레벨만 맞추면 된다는 입장이 되어 자기 캐릭터에게 필요한 주 능력치가 아닌 장비를 임시로 착용한다거나, 상대적으로 아이템 레벨이 높았던 PvP 장비를 착용하고 PvE 컨텐츠에 입장하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같은 아이템 레벨이라도 PvE에 전혀 쓸모 없는 PvP 위력 및 탄력도라는 옵션이 붙어있어서 그만큼 다른 주 능력치가 낮은 PvP 장비를 착용하면 아이템레벨보다 터무니 없이 약한 PvE 능력을 갖게 됩니다. 덕분에 판다리아의 안개 공격대 컨텐츠들이 대거 추가되기 시작한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PvP 장비는 아이템 레벨이 낮게 책정되고 PvE 장비 아이템 레벨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PvP 아이템의 가치가 그야말로 곤두박질치게 됩니다. 왜냐면 아이템 레벨이 높은 장비는 기본적으로 공격력/방어력 등이 높기 때문에, 템렙 높은 PvE 플레이어(흔히 레게라고 부릅니다.. 레이드게이..가 아니고 레이드게이머의 약자입니다.)들이 투기장 고평점 장비를 두른 PvP 플레이어(흔히 투게라고 부릅니다. 투기장게이머의 약자에요)를 압살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거든요...
- 아이템 레벨 부스트: 이같은 악용을 피하기 위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에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PvP 장비의 가치를 정리하게 됩니다. 장비의 강함 척도는 "오직" 아이템 레벨을 통해 정리되고, PvP 장비는 기본 아이템 레벨의 가치에 맞는 능력치를 부여받습니다. 다만, 새로운 조건형 옵션이 붙게 되는데 "PvP 전투 시 아이템 레벨이 ㅇㅇㅇ로 적용됩니다."라는 레벨 부스트가 그것입니다. PvE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 PvP 템을 입더라도, 그 장비의 아이템 레벨 그대로의 PvE 성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PvP 장비의 활용도가 넓어졌다는 측면에서는 무척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는 한편 PvP에서의 PvE 아이템보다 강함이라는 기본 요구 조건도 레벨 부스트로 깔끔하게 정리되었고요.

여기까지만 보면 사실 드군의 레벨부스트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아쉽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그래서 텝렙이 ㅇㅇ가 되면, 내가 얼마나 더 세지는 건데?"를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탄력도와 PvP 위력의 경우, 별도의 옵션이었기 때문에 캐릭터창에서 "그래서 너는 x % 만큼 피해를 적게 입어" 또는 "피해를 크게 줘"라고 명시되어 있었고 "아 내가 이만큼 유리하구나"라는 걸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해, 레벨부스트는 그래서 그 레벨이 되면 지금보다 얼마나 더 세지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레벨이 강함의 척도고, 그 숫자가 커지니까 당연히 짱쎄지겠지 히히 라는 막연한 기대만 하게 됩니다.

위의 "강화된 능력에 대한 자세한 설명"만 갖춰진다면, 사실 아이템 레벨 부스트가 그렇게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템의 강함에 대한 척도가 "오직 템렙!" 으로 통일된 부분이, 아이템의 횡적 다양함을 너무 비약적으로 축소시켜버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꽤 강한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 좀 꺼림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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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pat88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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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사실 modpat88 님께서 말씀하신 허들이라는 걸, 반드시 시스템의 난이도가 상승함에 따라 플레이어의 성장이 정체되는 구간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제가 마지막으로 달았던 댓글에서도 적었다시피, 많은 이들에게 와우는 퀘스트 쭉 하면서 만렙찍고 퀘스트 다 하면 다음 확장팩까지 쉬는 게임일테니까요.

 

제가 정액제 사용자들의 기준을 상당히 높게 잡은 것 같습니다:) 
제가 게임해오던 관점에서 '적은 노력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라는 순간이 오면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고 정체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630-640 구간이 높은 지표의 딱! 그 부분만을 눈여겨 보고 나머지 구간의 플레이어 군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언급해주신 내용들을 정리해보면서 각 구간의 이탈자들이 어떤 사유로 인해서 쉬게 되는 것인지
혹은 복수의 캐릭터를 소유한 유저들이 쉽게 성장할 수 있는 부분까지 우선적으로 성장시켜놓고 Keep해둔건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인용

 

2.아이템 레벨

사실 아이템 레벨에 대해 좀 의아한 부분들이 있는데요, 확고한 단 하나의 가치로 아이템들의 강함에 대한 기준을 세운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 되지만, 이를 통해 PvP 장비와 PvE 장비의 성격까지 통합해버렸다는 부분이 무척이나 애매합니다.

일단 컨텐츠에 따라 장비가 이원화 되었다는 것부터 합의를 좀 하고 가야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차치하고 이원화된 현 상태를 기준으로 PvP 장비의 변천사를 되짚어보겠습니다.

 

 

탄력도와 PvP위력등 아이템의 변천사를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mile:

대격변 말기와 판다리아의 공백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불분명했는데 덕분에 많이 배워갑니다!

..기어 스코어.. 그 애드온 이름도 생각이 안 났는데 모집창에 '기코'라는 약칭으로 괴롭힘 당하던게 생각나네요 =_=;

시간내서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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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레벨 부스팅 시스템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더 들어서 이 곳에도 공유해 봅니다.

처음에 제가 Voosco 님께 들은 내용은 "필드에서는 부스팅이 안됨"이라 완전 멘붕할 뻔 했는데, 트위터의 모 님께서 "필드에서도 사람과 전투가 시작되면 캐릭터창에 정보가 정상적으로 부스팅된다"는 답변을 주셔서 안심했네요.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게 일종의 아이템 버프 같은 형태라 처음 예상과 달리 대상이 PC인지 NPC인지에 따라 다르게 효과가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적 진영 PC를 때려서 레벨부스팅 된 상태라면, 그동안에는 NPC를 때려도 부스팅된 성능을 적용받는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는 필드에서 정예/희귀 몬스터 사냥할 때 옆에 얼라가 있다면, 어떻게든 피해 덜 입게 광역 공격 안하고 막 그랬는데.. 오늘부터는 일부러 약한 공격 하나라도 넣어서 부스팅한 상태로 몬스터에게 극딜퍼부어야겠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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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hazard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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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레벨이 전투공식에 영향을 주는 건가요?
아니면, 부스트 될 때 스탯도 같이 늘어나나요?

저는 이게 그냥 템렙 수치만 변경되는 줄 알고, 큰 의미가 있나? 했는데...
(아니라면 그동안 팔아버린 명예템들을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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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지는 겁니다. 초 사이아인!! 우어아아아아아아앙!

그게 아니면 정말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옵션"이었을거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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