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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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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asion

[아카이브] (WoW) 군단 되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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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군단 리뷰를 포럼에도 옮겨봅니다.

개인 블로그 링크: http://zerasionz.tistory.com/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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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최신 확장팩, "군단"이 출시된 지도 벌써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각종 기사에서 다뤄졌듯, 왕년의 인기를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군단.

출시와 동시에 결제된 3개월도 끝났을 시간이니, (이미 늦은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쯤에서 한 번 군단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확장팩의 컨셉 >
 

와우의 각 확장팩은 매번 스토리뿐만 아니라 게임의 서비스 흐름 상 어떠한 컨셉을 가지고 출시되어왔다.

첫 번째 확장팩이었던 "불타는 성전"(이하, 불성)은 "세계의 확장"을 테마로 외계 행성(아웃랜드), 이동 수단(비행), 신 종족(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 고도화된 인스턴스 엔드 컨텐츠(영웅 던전과 레이드, 그리고 전장과 투기장) 등을 핵심 요소로 추가했다.

두 번째 확장팩이었던 "리치왕의 분노"(이하, 리분)는 워크래프트 사가의 간판 스타 "리치 왕 아서스"를 메인으로 "향상된 스토리 텔링"을 테마로 삼았다. 블리자드의 초대 친절한 수다왕으로 불리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리치왕의 설명"(2대는 디아블로3의 아즈모단), 스토리 진행 단계에 따라 배경이 달라지는 "위상 변화", 플레이 한 모든 것을 기념으로 남겨주며 앞으로 할 것들을 알려주는 "업적" 등이 핵심 요소로 추가됐다.

세 번째 확장팩이었던 "대격변"은, 말 그대로 모든 걸 뒤집어 엎는 "리팩토링"을 테마로 삼는다. 오리지널 컨텐츠였던 아제로스 필드 전체의 컨텐츠 리뉴얼, 클래스 재설계, 탱딜힐 매커니즘 재설계 등 앞서 두 확장팩이 무언가를 "추가"하는 개념에 가까웠다면, 대격변에서는 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2.0 패치"라고 불릴 법한 큰 변화들을 가져왔다.

네 번째 확장팩이었던 "판다리아의 안개"는 "실험의 장"이라 불릴 수 있다. 전에 "드레노어에 남겨진 판다리아의 유산 (블로그 링크)"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흥행 성적도 저조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아 플레이어들에게 외면을 많이 받았지만, 이후 여기서의 실험의 성과가 다음 확장팩에서 결실을 맺는 등 여러 가지로 "실험대"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중국을 타겟으로 중국풍을 찍어낸다고 반드시 성공할 수는 없다는 교훈 또한 개발팀이 얻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애도)

다섯 번째 확장팩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이하, 드군)은 "워크래프트2 녹여내기"를 테마로 워2키드들의 추억을 파고들었다. 일단 판다리아의 안개 마지막 보스였던 타락한 가로쉬 헬스크림이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가 역사를 바꾼다는 내용으로, 무려 워크래프트2의(정확히는 워2확장팩의) 배경인 드레노어를 게임 무대로 삼아버린다. 그리고 아웃랜드가 부서지기 전이라는 설정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올드비들에게 어필함과 동시에, 워크래프트2에 등장했던 각종 오크 영웅들을 무더기로 출현시키면서(그것도 멋진 소개 연출과 함께) 팬들의 팬심에 불을 지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섯 번째 확장팩인 "군단"의 컨셉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르고 싶다.

인용

불타는 성전 Again.

 

1. 주적
 

우선 군단의 주적부터가 불성 때와 같은 "불타는 군단"이다. 드군의 마지막 보스였던 아키몬드전 엔딩씬에서 차원문을 통해 도망친 굴단이 불타는 군단을 이끌고 다시 아제로스를 침공한다는 설정이다. 이제껏 앞의 다섯 확장팩들을 거치는 동안, 같은 주적을 상대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불타는 군단 - 스커지 - 데스윙의 추종자 - 판다리아 고대 세력 - 강철 호드)

 

2. 일리단의 귀환

군단 이야기의 시작은, 일리단을 되살리려는 굴단의 음모를 저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돌아온 일리단이 "나는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소, 영웅이여"라고 할 것 같지만 기분 탓이다.) 그리고 군단의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일리단의 일생을 보여주는 전설 퀘스트 또한 진행할 수 있다. 일리단은 이처럼 이번 확장팩에서 매우 핵심적인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일리단이 자신의 추종자인 일리다리들에게 남기는 대사 "너흰 이제 준비가 됐다" 또한 매우 의미있다. 바로 불성에서 일리단의 가장 유명한 대사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의 카운터 멘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군단 출시를 기념해 실시한 와우 3일 무료 체험 이벤트의 이름도 "일리단의 부름"이었다.

 

3. 신규 영웅 직업, 악마사냥꾼

일단 직업 컨셉부터가 일리단의 추종자 일리다리들이라는 컨셉이다. 리분에서 아서스를 메인으로 홍보하면서 그 아서스의 추종자였던 죽음의 기사를 신규 영웅직업으로 홍보했던 것과 거의 같은 매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 영웅 직업을 생성할 수 있는 조건 또한 절묘하다. 지금은 제한이 사라졌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의 죽음의 기사는 시작 레벨이 55레벨이기 때문에 해당 서버에 55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한 상태에서만 생성할 수 있었다. 굉장히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번 악마사냥꾼은, 해당 서버에 "70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왜 하필 70레벨일까? 시작 레벨이 98레벨이면 죽음의 기사처럼 98레벨 이상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동등한 조건이 아닐까?

그것은 바로 불성 당시의 최고 레벨이 70레벨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렇게 생성한 영웅직업은 불성 간판 스타였던 일리단의 후예인 일리다리다.

이보다 더 노골적으로 "불성 와라버지, 아제로스로 돌아와요!"라고 외치는 컨셉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는 매우 제대로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 알려진 지표상으로도 굉장한 성공을 거둔 것도 그렇지만, 당장 내 주변의 불성 만렙 이후 와우를 접었던 친구도 지금 열심히 군단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만 봐도 컨셉의 성공이 피부로 와닿는다.


 

< 군단의 새로운 컨텐츠 >

이번 군단은 굉장히 다양한 새 요소가 추가된 확장팩이다. 이전의 시스템을 다른 방식으로 개량한 것들도 있지만,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는 익숙할 수 있는, 하지만 와우에서는 매우 생소한 몇 가지 요소들이 추가된다는 소식에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군단의 새로운 컨텐츠에는 각각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짚어본다.

 

1. 악마사냥꾼

리분에서 아서스의 추종자였던 죽음의 기사(이하, 죽기)처럼, 일리단의 추종자인(였던?) 악마사냥꾼(이하, 악사)이 두 번째 영웅 직업으로 등장했다. 직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워크래프트3에서 일리단 타입의 영웅 유닛인 Demon Hunter를 그대로 계승한다.

우선 전문화를 보면, 독특하게도 복수(방어 담당. 탱)와 파멸(공격 담당. 딜)의 두 가지 전문화를 가지고 있다. 장착하는 방어구의 등급이 가죽인 것을 생각해보면, 가죽인데 탱/딜만 되는 직업은 처음 등장한 셈. 보통 탱/딜이 되는 직업은 전통적으로 전사 뿐이었으며, 죽기가 추가되면서 둘이 됐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판금 방어구를 착용하는 직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반대로 가죽 방어구 착용 직업 중에서는 퓨어 딜러(도적, 3개 전문화 모두 딜)가 아니면 아예 탱딜힐이 다 되는 하이브리드 직업(드루이드, 수도사)만 존재했다.

게다가 전문화가 두 개 뿐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앞서 이야기한 전사/죽기 처럼 탱/딜이 되는 직업이라도, 탱1/딜2로 한 직업이 갖는 전문화는 총 3개로 동일했다. 어쩌면 같은 가죽 직업인 드루이드가 탱/힐/근딜/원딜의 총 네 가지 전문화를 가져간 것에 영향을 받기라도 한 것일까. (나오지도 않은 악사의 전문화를 떼서 드루를 미리 줬다거나...)

개인적으로 악사는 딱 100레벨만 찍고 유물까지만 얻은 상태라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 경험했을 때를 기준으로 스킬 컨셉을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은 느낌이 든다.

오버워치 영웅 종합체.

물론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스킬들이 이런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 이중도약 = 겐지의 이중도약이 곧바로 떠오른다.
  • 활공 = 메르시의 활공.. 말이 필요 없다.
  • 지옥돌진 = 이건 트레이서 점멸이냐 겐지 질풍참이냐 주변 지인들과 논란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반반이라고 본다. 이동 영역 전체에 데미지를 준다는 점은 질풍참, 이동 가능한 방향이 지면과 수평으로만 제한된다는 건 점멸.
  • 조각난 영혼 = 리퍼의 영혼 수확. 적이 죽거나 특성에 따라 피해를 줄 때 일정 확률로 구슬(!!!)이 떨어진다. 접근하면 흡수되고 생명력이 회복된다.
  • 안광 = 자리야의 입자포(기본 공격). 빔의 생김새도 유사하지만, 와우처럼 타게팅 기반의 게임에서 마우스를 꺾어 방향을 유지해줘야만 영역 데미지가 지속적으로 적중한다는 결과 자체가 매우 흡사하다.

어쨌든 결론은, "기본 이동의 손맛이 좋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인 손맛이 좋다고 하기에는 제이 윌슨의 유산(..)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군단에서의 근접 공격 타격감 개선"이 적용된 다른 근딜러들에 비해, "세게 때리는(뚜까패는) 맛"이 상당히 덜 느껴졌다. 피해량 발생 자체는 매우 큰 편이라고 생각되지만, 파멸 전문화의 스킬들이 대체로 허공을 가르는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 이동은 이중도약, 활공, 지옥돌진의 활용 덕분에 장난감이나 기계공학의 도움 없이 기본 기술만으로도 쾌적한 움직임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최소한 일리단의 팬이거나, 필드에서 탈 것 없이 돌아다닐 일이 많은 탐험가 플레이어라면 확실히 좋아할 직업인 것 같다.

 

2. 유물 무기
 

개인적으로 전역 퀘스트와 함께 군단의 두 핵심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유물 무기이다.

일단 이 유물 무기가 갖는 효과를 감성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으로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1) 감성적 - 서사적인 측면

워크래프트 세계관 안에서 유명하고 귀한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심지어 이 유물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앞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확장팩의 처음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선물받은 기분을 가진다. 대표적으로 파멸의 인도자(애쉬브링어라고 더 많이 알려진)나 둠해머를 모조품이 아닌 진품으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와우 세계관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각 유물마다 획득 과정에서 고유한 이야기가 담긴 퀘스트를 수행하게 된다. 물론 숫자가 많은 만큼 모든 이야기가 매력적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육성한 직업과 관련된 주요한 이야기들을 체험하고 끝내 값진 무기를 손에 넣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와우 서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모든 직업의 연맹 전당 이야기와 이 유물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직업 만렙, 아니 최소 102 레벨까지라도 도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받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12직업 캐릭터를 육성중이기도...) 왜 102 레벨이냐면, 첫 번째 유물을 선택한 다음, 나머지 유물까지 획득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 102 레벨이기 때문.

1-2) 감성적 - 성취감

일단 확장팩 시작부터 힘세고 강한 아침..이 아니라 강한 무기를 들고 시작한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탁월하다. 일단 드군에서 획득 가능한 최고 수준의 무기보다 높은 시작 레벨을 갖기 때문에, 사실상 유물 무기가 군단의 핵심이자 필수 컨텐츠이기 때문에, 무기 교체는 확장팩에서 사실상 강제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외형과 강한 성능, 그리고 새로운 유물 기술의 획득 덕분에 그 강제가 전혀 기분나쁘지 않게 다가온다.

 

2-1) 기능적 - 새로운 기술

각 직업의 전문화마다 정해진 유물 무기를 손에 넣는 순간, 유물이 가지고 있는 기본 기술인 새로운 유물 기술(사용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유물력을 투자하면서 기존의 스킬들을 강화하는 속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새로운 지속 기술을 획득하기도 한다. 100 레벨에서 멈춰버린 특성 시스템의 상한을 생각하면, 사실상 100~110레벨에서 새로운 스킬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이 유물이다.

2-2) 유물력과 유물 속성

그리고 그 스킬들을 얻기 위한 방법이 직전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유물력이라는 자원을 모아 유물에 투자하고 유물이 성장하면서 발생한 포인트로 1 포인트씩 투자하는 방식인데, 말로 설명하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GUI를 보는 순간 대격변 이전에 와우를 해본 사람이라면 바로 "아!"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바로, 옛 특성 트리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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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 무기의 속성 화면(위)과 과거의 특성 화면(아래) >

그리고 매커니즘 또한 동일하다. 유물력을 경험치, 유물 레벨을 캐릭터 레벨, 속성 포인트를 특성 포인트로 대입시키면 "자원을 모아 레벨업하고, 발생한 포인트를 투자한다"는 구조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캐릭터 레벨을 성장시키는 경험치의 획득과 동시에, 무기의 성장을 위한 유물력을 획득해야 하게 되면서 와우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성장축 하나가 추가된 셈이다.

판다리아의 안개부터 새롭게 개편된 현재의 삼지선다 심플 특성 시스템이 탄생한 배경이 기존 특성 트리가 게임의 복잡도를 높여 플레이어에게는 장벽이 되고 개발자에게는 밸런스 난제를 안겨주기 때문에 변경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의 회귀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유물과 구 특성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를 깨닫게 되는데 바로 "기회비용"의 유무가 그것이다.

구 특성은 제한된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컨텐츠였다. 모든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물 속성은 다르다. 어떤 것을 먼저 투자할 지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유물력을 끊임없이 모으면 결국은 모든 속성에 포인트를 전부 투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매 유물의 성장 시 마다 다음 성장까지 필요한 요구 유물력의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투자하가다는 낭패가 되기 십상이다. 물론 초기화에가 가능하긴 하지만, 필요한 유물력이 다음 레벨업까지 필요한 유물력과 똑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럽다.

정리해보면 지금까지 군단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유물 컨텐츠에 대한 감상은 다음과 같다.

 

1) 제작 공수 절감

무의미하게 양산되는 중간 레벨의 데이터가 사라지게 되면서, 제작해야 할 무기 아이템의 개수 자체가 혁신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덕분에 한정된 개체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일 수 있게 되면서 각각의 유물들이 더 멋진 외관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확보된다. 아트적인 공수 뿐만 아니라, 게임 디자인적으로도 효율적일 수 있다. 복잡한 유물 속성이 추가 됐지만, 대신 드랍 테이블에서 무기가 완전히 삭제되어버렸다. 무기는 이제 더 이상 사냥이나 퀘스트를 통해 습득하는 항목이 아니게 됐다.

대신 플레이어의 무기 선택에 대한 자유도는 상당 부분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 대표적으로 무기의 형상변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00레벨 이전까지의 무기는 다른 방어구와 동일하게 형상변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하지만 유물이 별도의 아이템 등급으로 분리됨에 따라 일반 형상변환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신 유물 형상변환은 업적 등과 연결된 별도의 컨텐츠로 분리되고, 희소성 있는 형상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뽐낼 수 있는 성격으로 변경됐다.

 

2) 복수 전문화 육성의 어려움

같은 전문화 내에서 특성을 변경하는 건 (주문각인사가 제작하는 명료한 정신의 전쟁서라는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휴식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장소로 제한되지만, 다른 전문화로의 변경은 마치 이중특성처럼 비전투 상태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이렇게만 보면 서로 다른 전문화의 전환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복수 전문화 육성이 이전보다 용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물력"이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된다. 유물 레벨 상승에 따라 필요한 유물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에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거의 밑빠진 독에 물붓는 느낌으로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물론 효율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다른 유물을 육성하기 시작하면, 획득하는 유물력을 부스팅해주는 "유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나머지 유물의 초반 레벨을 쉽게 끌어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유물 연구는 결국 주 전문화에서 요구하는 유물력 상승폭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데다, 모든 포인트를 찍지 않으면 결국 심리적으로 모자란 속성만큼 강해지지 못했다는 미완의 느낌을 받기 때문에 과감하게 유물력 부여를 중단하고 다른 유물을 육성하는 건 꽤나 큰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힐러 부족의 심화" 현상이다. 역할 특성상 심적 부담이 높고 주역이 아닌 느낌에 선호받지 못하는 역할군인 회복 담당이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유물력의 제한 덕분에 이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된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보통 레벨업 과정에서는 딜특성으로 성장하고, 만렙 이후에 엔드 컨텐츠에 진입해서야 힐특으로 교체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어 왔다. 같이 레벨업 해줄 다른 플레이어가 있거나, 작정하고 레벨업 자체를 던전 플레이로 진행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레벨업 구간의 던전 입장은 힐러가 극심하게 부족해 매칭에 크나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오히려 탱커는 다루기도 쉬워진 편이고 필드 사냥 자체가 원활하기 때문에 전보다 늘어난 느낌이 들지만, "탱 1/1, 딜 3/3, 힐 0/1"의 상태로 매치 대기중인 상태를 매우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할 "컨텐츠 레벨 스케일링"을 도입한 덕분에 일반 난이도 던전은 100~110 레벨의 캐릭터가 뒤섞여 입장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적어도 레벨대가 한번 더 힐러를 부족하게 만들지는 않는 셈. 하지만 그 힐러들이 영웅 던전에 진입할 템렙을 맞추고 영던으로 넘어가버리면? 누군가가 힐로 부캐를 키우거나 저렙 친구를 도와주려고 파티 입장 하는 등의 이유로 다른 힐러의 입장을 기약 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 일단은 OK, 다음은?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볼 때, 일단 아직까지는 유물이라는 컨텐츠가 개발사의 의도대로 잘 동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뭔가, "오늘만 사는 블리자드"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유물의 미래는 크게 두 가지 갈래를 가질 것이다. 하나는 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전까지의 많은 컨텐츠들처럼, 이번 확장팩이 끝남과 동시에 매정하게 버려지는 것이다.

시스템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다음 확장팩의 아이템 레벨로 모든 플레이어들의 유물 수준을 일괄 상향시켜주면서 다시 새로이 유물력을 모으도록 만드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이 때에 플레이어들이 사용하게 될 유물은 지금 유물의 새로운 현상 등급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새로운 유물이 될 수도 있다.

버려지는 시나리오는 와우 역사에서 아주 흔한 방식이다. 가깝게는 드군 초반에 큰 재미를 줬던 주둔지의 현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원할 것 같던 주둔지도 차가운 드레노어의 눈 밭에 버려진 채 대체제인 연맹 전당에게 HUD 버튼까지 자리를 빼앗겨 버렸으니 말이다. (작성자는 호드 기준이기 때문에 주둔지에 눈 밭이라는 표현이 사용. 록타!)

 

 

3. 전투 레벨 스케일링
 

플레이어의 상황에 맞게 몬스터의 전투 수위를 조절하는 스케일링 기술이 군단 사전 패치인 군단의 침공 이벤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투 레벨 스케일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지어서 정리해볼 수 있다.

1) 일대일 스케일링

플레이어의 캐릭터 레벨에 맞춰 몬스터 난이도가 조정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표범 한 마리가 있는데 동일한 표범을 1레벨 캐릭터가 싸우면 1레벨 표범이 되고, 110레벨 캐릭터가 싸우면 110레벨 표범이 된다. 그리고 이는 서로 다른 레벨의 캐릭터가 동시에 같은 대상을 공격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같은 표범과 싸우고 있지만 1레벨 캐릭터에게는 1레벨로, 110레벨 캐릭터에게는 110레벨로 상대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캐릭터 레벨업의 중간 단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전투에 기여하면 되기 때문이다.

2) 다대일 스케일링

파티 권장 몬스터, 필드 레이드처럼 다인 전투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들의 경우, 전투에 참여하는 인원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몬스터의 강도가 조절된다. 이는 마치 디아블로 시리즈의 방 인원에 따른 몬스터 강도의 증감과 유사하게 이해할 수 있다. 몬스터의 다른 능력치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건 최대 생명력과 현재 생명력이 전투 참여 인원에 비례해서 실시간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한 나쁜 케이스라면, 괜히 한 대 때려서 피는 늘려놓고 전투에 가담하지 않는 숟가락쟁이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처치하고 다른 할 일을 하러 가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게임 구조이기 때문에 많이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호전적인 일부 플레이어는 괜히 피통만 늘린다며 전투에 가담한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무참히 살해하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그냥 죽이고 싶은데 명분이 없어서 갖다 붙인 느낌이 많이 든다....)

위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군단에서는 캐릭터의 성장 부분에 있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일단 개발자 이야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수 차례 홍보하곤 했던, "비선형적인 성장 동선"을 꼽을 수 있다. 이전까지의 와우는 각 지역마다 배정된 레벨 구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생성 지점 근처 지역은 1~10레벨, 인접한 옆 지역은 10~15레벨과 같은 식이다. 하지만 군단의 배경인 부서진섬은, 만렙 지역으로 분리된 수라마르를 제외하면 나머지 스톰하임, 높은산, 발샤라, 아즈스나의 네 지역은 모두 100~110 레벨로 동일한 레벨 구간(사실상 전 구간)을 커버하게 된다. 지역에 설정된 레벨에 따라 어디부터 가야한다 그 다음은 어디를 가야한다라는 동선의 제약이 없이, 플레이어마다 원하는 지역에서 선택적으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아래에서 설명할 주요 만렙 컨텐츠인 "전역 퀘스트"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의 퀘스트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플레이해야만 한다. 순서만 다를 뿐 결국은 다 해야할 일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지역과 지역 사이의 동선 제약이 사라진 것은 한 지역 안에서 서사의 시작과 끝이 온전히 종결되기만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한 지역 내에서도 동선이 비교적 자유롭게 퍼뜨려진다는 점이다. 한 지역에 처음 입장할 때는 모두 똑같은 퀘스트를 부여받기 때문에 지역별 시작 위치는 동일하다. 하지만 시작 지점 근처의 임무를 종료하고 나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서로 다른 퀘스트 두 세개를 한꺼번에 제시한다. 아마도 그렇게 러프하게 다음 지역으로 안내하는 퀘스트를 던져놓은 다음, 이동 경로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가이드 없이 배치된 퀘스트를 만나면 수행하라는 것을 의도한 것 같지만, 실제 부서진 섬의 지형이 꽤나 "경로"라는 개념이 옅게 디자인된 부분과 맞물려 플레이어는 지금까지 와우가 일관되게 유지하던 "퀘스트를 따라가는 친절한 성장 동선"을 잃어버리게 되고, 느닷없이 부여된 자유라는 이름의 방관에 빠져 방황하기 쉽다. 대표적으로 경로 자체가 자주 끊어지고, 고저차가 심하고 실내/외 전환이 많은 덕분에 퀘스트 수행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고, "길" 표시가 있는 곳에 다수의 몬스터가 배치된 "발샤라" 지역에서는 지형과 관련된 불만이 공개창에 높은 빈도로 올라오곤 한다. 가끔은 가이드 퀘스트도 없고, 가이드 동선 안에 발견되게 위치하지도 않은 곳에서 뜬금없이 발생하는 퀘스트들이 있는데, 이런 퀘스트들은 나의 현재 위치와 상관 없이 (심지어 가보지 않은 곳도) 전체 지도에 노골적으로 느낌표 표시를 출력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떻게든 알려준다는 건 좋지만, 그 흐름이 너무나 부자연스럽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비선형적인 성장 동선 외에도, 게임의 근간에 대한 큰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레벨의 의미 변화"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와우에서 "레벨"이란 곧 "강함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릭터의 레벨, 스킬의 레벨, 심지어 아이템의 레벨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뿌리 격인 "캐릭터의 레벨"이 더 이상 강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대단히 놀랍고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내 레벨이 몇이든 몬스터가 내 레벨로 보인다는 것은, 이전처럼 내 레벨이 높다고 나보다 낮은 레벨의 캐릭터보다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좋게 보면 서로 다른 레벨의 플레이어가 자신들의 레벨과 상관 없이 동등한 조건으로 협력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보면 이전처럼 오버파워로 더 쉽게 컨텐츠를 돌파하거나, 아니면 타인에게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는 기쁨을 적어도 "레벨만으로는"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PvP에서 상대 캐릭터와의 직접적인 레벨 차이는 기존과 동일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필드 PvP 정도에서는 여전히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PvE에 있어서는, 캐릭터 레벨이란 어디까지나 컨텐츠 플레이 진도를 구분하는 지표일 뿐이며, 만렙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기 위한 중간 과정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번이 이후로 진행될 어떤 큰 흐름의 첫 발걸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욱 이후의 행방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4. 직업(연맹) 전당
 

일단 명칭에 대한 불만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다. 홈페이지의 컨텐츠 소개, 업적의 카테고리명, NPC의 대사, 퀘스트의 요약 설명 등에서 지칭하는 같은 장소의 이름이 통일되지 않고 있다! 대체 이 컨텐츠의 공식 명칭은 직업 전당인가 연맹 전당인가! 멀록의 등지느러미 개수까지 관리한다던 블리자드의 컨텐츠 TF는 그 수장인 크리스 멧젠의 퇴사와 함께 증발하기라도 한 것일까?

여하튼, 군단에서는 직업 전당이라는 장소가 새롭게 추가됐다. 드군의 간판 컨텐츠라고 볼 수 있는 주둔지의 개량형 컨텐츠로 볼 수 있으며, 여러가지 면에서 주둔지의 대체제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니맵 좌하단에 추가됐던 주둔지 보고서가 직업 전당 보고서로 교체됐다. 보고서에 새로운 알림이 발생할 때 화면 중앙 하단에 나타나는 팝업 역시 주둔지의 것이 아닌 직업 전당의 것으로 교체됐다. (굿바이 주둔지) 주둔지와 비교해 직업 전당이 갖는 차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1) 개인 커스텀 요소 최소화

직업 전당은 주둔지에서 무거운 커스텀 요소를 많이 덜어냈다. 어떤 건물을 지을 지 선택지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던 꽤 많은 숫자의 건물들, 그리고 각 건물들마다 주둔지의 세 등급에 따라 바뀌는 외형, 그리고 각종 고유 기능 등을 고려해보면 주둔지는 생각보다 굉장히 거대한 시스템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래선지 이번에 새로 등장한 직업 전당은 개인의 커스텀 요소가 최소한으로 제약된다. (사실상 없다시피한 느낌) 전체 기능들이 직업 전당 퀘스트 진도에 따라 하나씩 개방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진도만 따라가면 모든 플레이어가 동일한 기능을 획득할 수 있다. 선택의 요소도 전당 연구라는 이지선다 옵션 선택지 정도로 극히 일부일 뿐이다.

2) 공용 공간화

드군 시절, 주둔지에 홀로 틀어박혀 주둔지 컨텐츠만 즐기면서 주둔지 공개 채널에서 수다만 떠는 사람들을 일컫는 재미있는 호칭이 있었다. "주키코모리"...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으면, 파티장의 주둔지에 입장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특별히 필요한 (주로 마법부여였지만) 기능이 있는 경우 종종 다른 플레이어를 주둔지에 초대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주둔지에 찾아가는 일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부분이고, 개인화된 인스턴스 공간이기 때문에 주둔지는 추종자 NPC들로 버글거리는 곳에 홀로 PC로서 존재해야하는 외로운 사령관의 고독 체험의 장이 되곤 했다. 경험적으로는 모든 플레이어가 사실은 주둔지라는 같은 공간에 있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지만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주둔지에 머무는 플레이어의 개수만큼 인스턴스를 생성해야 하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 물론 블리자드는 돈이 아주 많은 회사고 와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고작 주둔지의 인스턴스 때문에 서버 메모리에 부담이 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5명이 한 공간을 쓰는 던전보다 다섯 배는 더 많은 인스턴스를 생성해야한다는 부분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직업 전당은 "각 직업별로 공간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졌다. 심지어 진영별 분리도 아닌, 호드/얼라이언스 구분 없이 같은 직업의 모든 캐릭터들이 상주할 수 있는 사실상의 퍼시스턴트 필드로 제작되었다. 물론 해당 직업이 아니면 입장할 수 없도록 입구 트리거를 작동하는 조건 등으로 제약을 걸어둔 공간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 필드와 연결된 외부에 존재하는 직업 전당들이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사냥꾼의 직업 전당 같은 경우 군단 지역인 "높은 산"의 필드 어딘가에 있어서 우연히 진입한 플레이어가 사냥꾼이 아니라면 경고 메시지와 함께 내쫓기게 된다(...). (구경만 할게 구경만!)

3) 진영이 아닌 직업별 컨텐츠

이전의 주둔지가 매우 많은 기능들을 수행하는 큰 덩어리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호드/얼라이언스 양 진영에 각 한 개씩의 세트만 제공되는 것이 큰 틀이었다. 하지만 직업 전당은 위에서 설명했듯 진영 구분 없이 같은 직업의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됐지만, 반대로 모든 직업마다 별도의 컨셉을 가진 공간들이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각각의 건물들이 고유한 기능을 갖는 점이나, 등급에 따라 모든 건물이 총 세 종류의 에셋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주둔지와 비슷한 공수가 들었을까 싶지만, 적어도 컨셉이 다른 12개의 공간과 같은 기능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로 포장해야 하는 각종 내용들을 감안해보면 적잖은 노력이 들어갔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덕분에 각각의 직업마다 고유한 서사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유물 무기와 함께 플레이어의 입지를 서사적으로 크게 끌어올리는 데에 기여하는 요소로써 작동한다. 군단에 들어서면서 각각의 플레이어 직업들은 세계관 내에서 매우 대단한 존재로 격상되게 된다. 이 세계의 모든 네임드들이 인정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NPC들이 경례를 붙이는 "사령관"이라는 존재도 처음 나왔을 때 굉장한 호응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더 드높은 위상을 갖게 된다. 대표적으로 성기사의 경우, 티리온 폴드링을 대신해 은빛십자군 전체를 짊어지는 "대영주"가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그를 상징하는 "무기"와 함께, 존재에 걸맞은 "거처"에 머무름으로써 입지를 실감하게 된다. 이 또한 유물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어떤 존재가 되는지가 궁금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모든 직업을 플레이해보고 싶게 만드는 꽤 강한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5. 전역 퀘스트
 

이제 출시 전까지 "와우를 디아블로화 하려는 거냐!"라며 팬들에게 원성을 샀던, 하지만 출시 이후에 군단을 "갓단"이라고 부르게 했던, 실제 경험을 기준으로 극단적인 평가를 받은 전역 퀘스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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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상금 사냥의 매커니즘

일단 디아블로3의 2.0 패치 이후로 "모험 모드"와 "현상금 사냥"이라는 컨텐츠를 경험해 본 게이머라면 전역 퀘스트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군단의 전역 퀘스트는 바로 그 현상금 사냥이 와우라이징(...)된 컨텐츠이다. 군단의 전 지역에 마치 현상금 사냥처럼 지도 이곳 저곳에 흩뿌려진 퀘스트를 찾아 수행하는 방식이며, 그 매커니즘과 심지어 UI 표현 방식까지도 현상금 사냥과 무척 닮아있다.

현상금 사냥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축약할 수 있다.

> - 지도에 컨텐츠 위치를 직접 표시

> - 표시된 위치로 이동해 컨텐츠 수행

> - 한 지역의 일정 컨텐츠를 모두 달성하면 추가 보상 제공

전역퀘스트 역시 동일한 매커니즘을 가진다.

전체 지도나 비행조련사를 이용할 때 나타나는 지도에 퀘스트 위치와 종류가 표시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가장 가까운 비행조련사 위치까지 이동해 전역 퀘스트를 수행한다.

디아블로의 막(Act) 별 묶음 보상이었던 호라드릭 큐브처럼, 매일 랜덤하게 지정되는 "사절" 세력의 전역 퀘스트를 네 종류 완수하면 사절로부터 상자를 받을 수 있다.

2) 일일퀘스트의 대체제

"샐러리 컨텐츠"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리고 와우를 일종의 노동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던 주역, 일일퀘스트가 군단에 와서 사라졌다. (이전까지 존재하던 일퀘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군단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전역 퀘스트다. 전역 퀘스트는 세력별로 어떤 그룹으로 묶여있고, 그 그룹들은 각각 초기화 시간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역 퀘스트는 한 주에 한 번씩만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전역 퀘스트는 2~3일에 한 번, 어떤 전역 퀘스트는 1일 이내의 몇 시간 내에 한 번 씩 수행할 수 있다. 각 세력 별로 주기가 등급별로 구분되는 것까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부지런한 성격이 되지 못해서 자세한 분석까지는 진행하지 않았다. 여튼 일일퀘스트가 매일 1회의 수행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하루 한 번씩만 접속해서 일감을 처리하면 됐던 것에 반해, 전역 퀘스트는 각 주기가 따로 돌아가기 때문에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세력의 전역 퀘스트가 발생하고 초기화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 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다소 까다롭게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군단 컴패니언 앱"이라는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현재 활성화 된 전역 퀘스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즉, 수시로 게임에 신경을 들이면서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게끔 플레이어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끌 수 있는 컨텐츠가 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일일퀘스트의 주요 기능이었던 만렙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인 보상 제공 및 세력 평판 작업이라는 기능을 온전히 넘겨받았다. 가끔씩 보너스처럼 획득할 수 있는 특정 세력 평판을 상승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제외하면, 전역퀘스트가 평판 작업의 메인 컨텐츠가 됐다.

3) PCG!

최근 게임업게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단어가 된 PCG(Procedural Content Generation). 전역퀘스트는 전형적인 PCG가 도입된 컨텐츠다. 가장 먼저 퀘스트의 종류와 보상이 각각 랜덤 x 랜덤으로 조합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일일퀘스트가 정해진 묶음 안에서 랜덤하게 택1되는 방식이었던 것처럼, 각 세력 별 전역 퀘스트 묶음 안에서 랜덤하게 전역 퀘스트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전역 퀘스트가 일일 퀘스트와 다른 점은 바로 보상이 랜덤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똑같이 퓨마 10 마리를 처치하는 퀘스트라고 해도, 어떤 날은 유물력 증가 아이템을, 어떤 날은 골드를, 어떤 날은 장비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는다.

또한 보상 등급이 플레이어 개개인의 보유 상태를 기준으로 책정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대표적으로 장비 아이템이 보상인 경우, 플레이어의 아이템 레벨을 기준으로 점차 보상 수준이 높아진다. 처음에는 780 레벨 정도를 줬다면, 나중에는 800, 820, 840 과 같은 식으로 점차 보상 수준이 높아진다. 물론 전역 퀘스트 보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장비 등급의 최대 상한은 엔드 컨텐츠 보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항상 유지된다. 그리고 엔드 컨텐츠 보상이 상향되면, 그에 따라 전역 퀘스트의 보상 상한도 함께 상향된다.

장비 아이템의 경우는 확실하게 수치로 보이기 때문에 상승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그 외 골드 등의 보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향된다는 것 까지는 알겠지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얼마만큼 증가하는지는 파악하기가 어려워 상향되는 보상의 종류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추가로 유물력 획득 아이템의 경우는, 직업 전당에서 유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상향되는 획득 유물량 증가까지 더해져 무엇을 기준으로 상향된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6. 명예 시스템과 쐐기돌 신화 던전
 

엔드 컨텐츠의 두 축인 PvP와 PvE의 핵심 컨텐츠를 한 번에 묶어서 설명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저 군단의 엔드 컨텐츠를 이전처럼 열심히 플레이하지 않아 할 이야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의 문제가 아니라 게이머로서의 여건이 와우 엔드 컨텐츠를 심도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슬픈 어른의 사정같은 이야기이니 자세한 내용은 후략하기로 한다.

1) 명예 시스템

군단에서는 PvP 전투에서만 활성화되는 특성을 일반 특성으로부터 분리시켰다. 덕분에 특성을 고를 때마다 PvE와 PvP를 모두 고려해야하는 뼈를 깎는 고통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중특성이 사라지면서 기존의 이중특성을 이용하던 주 요인이었던 PvE 특, PvP 특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개발팀이 직접 언급했던 개발 의도 또한 상당 부분 제대로 동작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PvP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만드는 동기 부여를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에는 명예 특성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레벨업을 하게 되고(좋은 스킬이 대체로 뒷쪽에 배치되어 있음), 그 다음에는 매 레벨업 마다 획득하는 꽤 쏠쏠한 보상을 받기 위해 플레이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명성 등급을 통한 뱃지를 습득하기 위해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된다. 특히 이 중 뱃지의 경우,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큼직하게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뱃지가 보이면 "와 쟤는 싸움 좀 하는 애다"라는 인상을 빠르고 강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PvE에 영향을 주지 않는 PvP 밸런스 설계에 용이하다고 했는데, 실제로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PvP 밸런스 수정에 이점이 적극 활용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명예 레벨에 따라 하나씩 잠금 해제되는 명예 특성이, 일반 특성과 달리 세로로 하나씩 해제되게 되는데, 빠르게 복수의 특성을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존 특성의 문법을 깨뜨리면서까지 억지로 습득 구간을 쪼갠 것이 아닌가 하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그 외에 평점제 PvP 컨텐츠의 보상 같은 경우도 전역 퀘스트가 플레이어의 아이템 레벨에 기반하는 것처럼, 플레이어의 금주 최종 평점을 기반으로 보상 아이템 레벨이 결정되는 부분이 매우 직관적이라 좋은 인상을 받았다.

2) 쐐기돌 신화 던전

군단이 출시된 이래, 신화 던전을 플레이해본 건 지인 파티에 묻어서 간 것 딱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쐐기돌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컨텐츠 설명을 통해 "디아블로3의 대균열과 유사한 무언가"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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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오래된, 그리고 깊은, 와우 시리즈의 팬이기도 하지만, 12년 된 늙은 게임이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늙은 느낌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부분 하나와, 그리고 한 게임이 12년 동안이나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변화해 온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 또 하나 때문에, 와우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열일 제쳐두고 와우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덕분에 사놓고 플레이 해보지 못한, 또는 플레이 하다 중단된 수많은 스팀 게임과 PS4 게임들이 항상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라도 대략적으로나마 리뷰를 정리하고 나니 아주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사실 꽤 긴 리뷰지만 주로 새로운 요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보니 여기서 다뤄지지 않은 더 많은 군단의 요소들이 있지만, 이 이상의 정보는 관심이 있는 분들의 직접 경험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글을 마쳐볼까 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공식 사이트나 와우인벤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사이트: https://worldofwarcraft.com/ko-kr/

와우 인벤: http://wow.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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