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클래스 기반 fps 게임의 밸런스가 어려운 이유

Zerasion
By Zerasion in Blue Board,
logic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무병과 FPS 게임과 병과 FPS 게임 간의 비교를 통해,
병과 FPS 게임의 밸런스가 왜 더 어려운지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결론은 무지 허무하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무병과 FPS 게임의 보상 규칙 병과가 없는 전통적인 멀티플레이 FPS 게임에서는 (카스, 서든, 스포) 이런 보상 규칙이 있습니다.
[*]유저는 다른 유저들보다 더 많이 죽여야 높은 등수가 되고 높은 보상을 받는다.[/*:m]
[*]유저는 다른 유저들보다 더 적게 죽어야 높은 등수가 되고 높은 보상을 받는다.[/*:m][/list:o] 물론 CTF나 PTB의 경우 약간의 전략이 있긴 하지만, 기본은 TDM 룰위에 추가적인 승패 조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DM이나 FFA에 위 2가지 규칙이 100% 적용되죠. (FPS의 계보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이야기해 볼께요.) 아무튼, 위 두가지 보상 규칙으로 인해 FPS 게임에서 유저들의 플레이는 몇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무병과 FPS 게임에서 필연적인 유저들의 행위 첫번째 보상 규칙을 만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며,
[*]더 많이 죽이기 위해 좋은 무기를 구매하며,[/*:m]
[*]더 많이 죽이기 위해 맵을 외우고,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m]
[*]더 많이 죽이기 위해 좋은 디바이스를 사용하며, 컨트롤을 연습합니다.[/*:m][/list:o] 두번째 보상 규칙을 만족하기 위해 다름과 같은 행동을 합니다.
[*]더 적게 죽기 위해 HP를 높여주는 아이템을 (캐릭터나 방어구) 구매한다.[/*:m]
[*]더 적게 죽기 위해 잘 죽지 않는 위치를 선점한다. 캠핑이나 뒤치기가 유리한 곳.[/*:m]
[*]더 적게 죽기 위해 해킹툴을 사용한다.[/*:m][/list:o] 이런 행동이 균형을 이루면 문제가 없겠지만 통계적으로는 균형을 이루더라도, 실제 플레이어들은 전혀 균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 2개의 3번은 뺄게요. 어차피 알아도 어쩔 수 없으니까요.)
유저들이 정의한 룰 그렇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졌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은 자신들만의 룰을 만듭니다. 어떤 맵이 있는데, 유저들이 어떤 무기를 서로 금지시키고, A 창고 쪽으로만 모여서 싸우는 룰을 적용합니다. 개발자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유저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죠. 이런 것을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 게임 디자이너의 자질을 키울 수도 있고, 실제로 게임 기획자가 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이런 룰을 만드는 것이 꼭 밸런스 때문만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제목이 "술래잡기방" 라고 써있는 방이 있습니다. 다양한 변종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PTB 모드의 폭탄을 들고 도망다니는 테러리스트 유저를 대테러부대쪽 유저가 칼로만 사냥하는 유저들이 만든 모드입니다. 이건 밸런스와는 상관없이 전혀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케이스입니다.
유저들이 정의한 룰의 아이러니 유저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런 룰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무기 밸런스의 문제 : 내가 너무 쉽게 다른 유저들을 죽인다. [/*:m]
[*]맵 밸런스의 문제 : 숨을 곳이 많아서 내가 적들을 잘 죽인다.[/*:m][/list:o] 오히려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무기 밸런스의 문제 : 내가 너무 쉽게 죽는다. [/*:m]
[*]맵 밸런스의 문제 : 숨을 곳이 너무 많아서 자꾸 캠퍼나 뒤치기에 죽는다.[/*:m][/list:o] 그래서 적당히 죽는 무기와 적당히 숨을 곳이 없는, 적이 어디로 올지 뻔히 보이는 구역을 설정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무슨 아이러니가 있는가 하면, 덜 죽지 않는다는 점이 아이러니 한 겁니다. 저런 룰을 정의한 맵에서 한 라운드에 4:4로 플레이하면 그 결과는 4킬에서 7킬이 나옵니다.
저런 룰을 정의하지 않아도, 동일한 맵에서 한 라운드에 4:4로 플레이하면 그 결과는 4킬에서 7킬이 나옵니다. 이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죽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히 잘하는 한두 놈이 킬을 다 먹고, 나머지 6~7명이 적게 먹으니까 그런거지" 그런데 잘하는 놈이 우리편이라면, 잘 생각해보세요, 3명은 그냥 놀아도 승리하게 됩니다. 채팅하면서 놀아도 되고, 오히려 더 이득이 아닌가요? 그럼 불만을 가질 세력은 나머지 4명이겠지요. 반대자가 1/2로 줄었습니다. 그래도 유저들은 밸런스가 망가졌다고 말합니다. 개발자들이 팀밸런스 기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방은 자동으로 회전하고, 팀교체가 수시로 일어나며, 이전 판의 전적에 따라 팀이 재배치 됩니다. 이러면 공평하지 않나요? 그래도 유저들은 밸런스가 망가졌다고 말합니다. 통계는 문제가 없지만,  언제나 유저들은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형태의 문제들의 기원을 알려면, 뛰어난 수치 디자인이나 통계를 바탕으로 한 밸런스 조정이 아니라 유저들의 심리를 살펴봐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 한계가 있습니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뭐든지 뚫는 창과 뭐든지 막는 방패 창과 방패의 비유는 바로 FPS 게임의 유저 심리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저는 상대방을 더 죽이고 싶어하지만 덜 죽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자신이 더 잘 죽인다면, 상대방도 더 잘 죽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덜 죽는다면, 상대방도 덜 죽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당연히 대부분의 게임 유저들은 이런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개념이 병과가 있는 FPS로 넘어오면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병과 FPS 게임에서 유저 심리의 작용 병과 게임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는 각 병과의 특징을 이해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병과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 이유가 해당 병과가 사용하는 무기이든, 해당 병과의 특수 능력이든, 해당 병과의 코스튬 때문이든 간에 말이죠. 그후 유저는 무병과 FPS 게임처럼 플레이를 하며, 위에서 겪었던 고충을 그대로 또 겪게 됩니다.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별로 다를게 없거든요. 룰로 동일하고, 무기도 동일하고, 특수 능력이라고 조금 있지만 그것만 빼면, 그닦 새로운 요소는 없습니다. 결국 사용자는 무병과 FPS 게임에서와 같이 더 죽이고 덜 죽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무병과 FPS 게임의 케이스와 다른 점은 주로 자신이 선택한 병과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병과 FPS 게임에서 유저는 4개의 창과 방패가 있지만, 그 중 3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병과 시스템의 본질 아니라는 분도 있습니다만, FPS 게임에서 병과란 결국 가방 아닌가요?
로그아웃 해서 캐릭터를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죽으면 F1이나 F2를 눌러서 다른 병과를 고르면 되니까요. 경험치와 레벨은 계정에 종속되고, 게임 전적이나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병과 FPS 게임의 '병과 시스템'이란 것이 무병과 FPS 게임에서 유료화 모델로 사용하고 있는 '무기 교체' 시스템을 공짜로 3~5개 사용하게 해주었다는 것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병과 게임도 얼마든지 병과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클랜 별로 무기 제한을 하는 e-sport 대회처럼  말이죠. 이렇게 본다면, 오히려 병과 FPS 게임에서 하나의 병과만 선택해서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병과 FPS 게임의 밸런스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 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유저들에게 병과 개념이 있는 밀리터리 FPS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병과는 단지 가방이다'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죠. '원하는 병과를 골라봐! 너랑 딱 맞을거야! 그래서 정말 너한테 딱 맞는 병과를 찾아서 플레이하면 진짜 재밌을거야!'라고 말이죠. @끝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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