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mmo의 연쇄 퀘스트는 죽었는가

Zerasion
By Zerasion,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ARE MMO QUEST CHAINS DEAD? http://www.ign.com/articles/2014/08/01/are-mmo-quest-chains-dead -----------------------
최근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깊이 플레이하느라 시간을 상당히 쏟았다. 그리고 내가 발견한 것은 와우라는 짐승이 내가 사랑에 빠져들었던 10년전과는 다른 게임이 되어있더라는 것이다. 보이는게 비슷하고 들리는게 비슷하지만, 전설적인 인물 그 자체가 아니라 유명인의 옷을 입은 연기자가 바쁘게 돌아다니는걸 보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던전 찾기나 게임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추가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접어두자; 나는 MMO에서 이차 연쇄 퀘스트의 개념 변화 및 그들이 전체적으로 이 장르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와우는 비록 그 규모는 줄었으되 여전히 이들을 재미나게 만들어놓았다. 내가 본 것들은 내가 수년간에 걸쳐 블리자드의 이 짐승에게 돌아오고 또 돌아오는 이유를 상기시켜준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다시보기 극장 에버퀘스트(EverQuest)가 확립한 고전 MMORPG의 연쇄 퀘스트는 대략 이렇게 진행된다 :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NPC가 여러분에게 어떤 임무를 맡긴다. 보통은 그닥 대단치 않아보이는 듯 "저 으스스한 지하실 좀 살펴봐 주세요"같은 대사로 시작된다. 일은 빠르게 점점 커지고, 처음에는 그냥 저거 좀 죽여줘나 저거 좀 갖다줘로 보였던 일이 전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부적을 찾는 일이 되어버린다. 때로 여러분들로 하여금 친구를 데리고 던전에 가서 이 모든 일의 원흉과 맞서게 만들기도 한다. 성공하면 퀘스트는 여러분을 향후 수 레벨간 유용할 경험치와 희귀 아이템으로 샤워를 시켜준다. 이는 어느정도 남들에게 으스댈 수 있는 일이 되며, 그들은 자기들도 이 연쇄 퀘스트를 하고싶어 안달하게 된다. 최고의 연쇄 퀘스트들은 종종 게임의 중심 서사와는 그닥 연관이 없으며, 여러분을 유일한 영웅으로 꼽아주는 일도 드물다. 파티가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좋은 시스템이고, 2004년에 와우가 처음 게임샵의 매대 (맞다. 진짜 매대를 말한다)에 올랐을 때 이뤄냈던 것이기도 하다. 와우의 매력들 중 상당부분은 우리가 이미 전략 게임 워크래프트를 통해 아는 인물들이 "실제로 나"온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건, 기나긴 연쇄 퀘스트의 끝에서 그늘숲의 누더기 골렘을 무릎꿇게하거나 얼라이언스의 친구들을 모아 동부역병지대의 나타노스 브라이트콜러를 쓰러트린 것과 같은 기억들이 끝없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상당히 잘 먹혀들었고, 와우의 경쟁작인 다른 MMO들도 시작부터 이러한 모델을 거의 전폭적으로 수용했다. 반지의 제왕 온라인, 리프트, (그리고 아마도 가장 유명하게는) 스타워즈 : 구공화국이 그렇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 : 산적들의 소굴 습격을 플레이해보자 '다른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었던 이유임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퀘스트 대사같은건 별로 많지 않았다. (위대한 MMO의 특징은 게임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스토리를 만들게 한다는 점이다.) 당시에 연쇄 퀘스트를 돌아가게 만들었던 사교적 상호작용은 오늘날에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에 맞닿아있다; 여러분이 친구에게 어디서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지 (때로 뜬금없는 NPC인 경우가 있다) 묻고, 친구는 퀘스트 중간에 있는 강력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여러분을 도우며, 만약 던전에 가야하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친구의 도움이 필요해지는 등이다. 사람이 핵심이다 - 그렇게해서 여러분이 멋진 아이템을 얻고나면, 이런저런 다른 사람들이 "그 멋진 것"을 어디서 났는지 묻는다. 그럼 싸이클이 다시 시작된다. 때로 일반 몬스터도 꽤 어렵기에 주변 사람들과 파티를 해야하며, 이 과정은 그렇게 맺어진 파티원들과 친구가 될 가능성을 만들어준다. MMO 장르의 태동기에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을 매혹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상호작용과 실질적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는 부분이었다; MMO에 이런게 없었다면 우린 그저 모로윈드를 오프라인으로 플레이하며 더 나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최근 몇년간 이런 모델로부터 확연하게 멀어지고 있다. 그리고 단언컨대 이런 움직임은 좋지 않다. 새로운 MMO들은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이 이 장르의 기저에 깔려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들은 서로를 얼굴없는 살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메인 스토리 이외의 연쇄 퀘스트가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이들은 일반적으로 옆에 있는 다른 플레이어의 이름조차 볼 필요가 없는 그룹 이벤트에 비해서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 길드워즈2가 이런 컨셉을 극단으로 밀어붙인 사례로, 메인 스토리 이외에는 퀘스트가 존재하지조차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동안 플레이어들은 떼지어 다니며 시간대별로 나오는 보스를 공격할 뿐이다; 파이널 판타지 XIV: 렐름 리본의 FATE 또한 유사하게 극단적인 구도를 취하고 있다. (적어도 이들은 어딘가에 부가 연쇄 퀘스트를 둠으로써 이런 현상을 완화하려 하고있긴 하다.) 그리고 FF14의 길드리브는 단순반복적 노가다에 가까운 뭔가가 됨으로써 한 번 밖에 할 수 없기에 나오는 재미를 대체하고 있다.  이들 컨텐츠들은 출시 직후에는 놀라운 것이었다; 모험가들의 커뮤니티를 공통의 목적을 위해 다같이 번창하게 만들거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 패기는 무척 매력적이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어, 꼭두각시 인형을 조종하는 줄을 무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잠깐동안의 즐거움이었다. 경고 신호는 최초로 리프트에서 나왔다. 이름뿐인 균열이 생기고 여기저기를 마구 휘저어도, 누구도 이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채, 균열은 심지어 외로워보였다. 정도가 덜하긴 하지만 길드워즈2와 FF14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기다리고 있다.  길드워즈2 - 드래곤의 영역 파트1 트레일러 실망스럽게도 MMORPG의 연쇄 퀘스트가 과거의 영광된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자신이 보여준 슬픈 사실은, 플레이어들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게임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여러분의 기억을 끄집어내보자 - 새 확장팩이 나오면, 이전의 연쇄 퀘스트는 더이상 할 수가 없다. 전체 유저층 자체가 새로운 대륙에서 새로운 광경들을 탐험하러 다니느라 옛 연쇄 퀘스트에서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안좋은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마법적 재미가 이미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짜증을 내기가 더 쉽다.  슬프게도, MMO를 탄생케했던 던전 & 드래곤의 정신을 가장 잘 포착한 것은 고전적인 연쇄 퀘스트였다. 그리고 레이드를 제외한다면 그 정신을 여전히 가장 잘 전달하고 있는 장치 또한 연쇄 퀘스트이다. 실제로 초기에는 이런 식으로 만난 친구들과 엔드 게임 레이드를 하게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에피소드는 아직 죽지 않았다 - 와일드스타는 부가적 연쇄 퀘스트를 적용했다. 그리고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근본적으로 아이템 보상을 제외한다면 연쇄 퀘스트들의 모음집 같은 게임이다. - 그러나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레벨업 과정에서의 싱글 플레이 컨텐츠에 초점을 맞추며 그 개성의 상당부분을 상실했다. 혼자서라면 그런 대단한 모험조차도 때로 평범한 일로 느껴진다.  스타워즈: 구공화국 - 헛 카르텔의 부상 파트1 그러나 지난 수년간 이루어져왔던 셀 수 없을만큼의 혁신에도 불구하고 고전적인 연쇄 퀘스트를 경험하고자하는 욕구는 여전히 살아있다. 아마도 개발자들은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플레이했던 시간 때문만이 아니라, 어떤 성기사가 있는 파티에서 스랄과 카드가가 다크 포탈을 닫는 스크립팅된 이벤트를 하려는데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내게 물었을 때다.  "왜?" 내가 물었다. "쉽잖아요" "걍 재밌으니까요" 그가 대답했다.  그가 맞았다. 정말 그랬다.  ---------------- 왜 연쇄퀘스트가 사라졌는지, 어떻게 하면 그 핵심적 요소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지 등등에 대해서도 짚어줬으면 좀더 좋았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