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nouncements

    • Zerasion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Purple Board
      Green/Blue 에서 관리자가 추천하는 게시물이 옮겨진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Purple Panel(관리자)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작성할 수 없습니다. Blue Board
      관리자에 의해 승급된 Blue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Blue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Green Board
      회원 가입 후 인증이 완료된 Green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Green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Free Board
      잡담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Panel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To GDF  운영진에게 부탁하고 싶은 내용, 궁금한 점, 건의 사항 등을 여기에 적어주세요.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의 의도와 관계없는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적당한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지거나 삭제될 수 있습니다.   2. 게시판 예절을 지켜주세요.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이 포럼은 가장 최근에 댓글이 달린 게시물을 자동으로 최상단에 올려줍니다.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Zerasion

Purple
  • 콘텐츠 갯수

    1,439
  • 가입일

  • 마지막 활동

지금까지 작성한 Posts


  1. 인용

     

    저도 부분유료화보다는 이쪽에 좀더 관심이 갑니다. 

    사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최근들어 대두되고 있는 북미의 인디게임 흐름에 비교되며 실제 이상으로 욕먹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얼마전 애니팡2를 보니 ...

     

    패스트 팔로워 비즈니스 전략이 무엇인가 했더니...
    소위 삼성의 "2등 전략"이라고 불리우는 그것이군요. 콜럼버스가 달걀을 깨면 재빨리 따라서 달걀을 더 많이 깨서 선구자를 따라잡는..

    어떤 장르의 시초와 양산으로 흐르는 하나의 트렌드라고 보면 어느 정도 용인은 되지만, 패스트 팔로워 비즈니스 전략이라는 것의 정의가 정확히 그런 흐름을 따라가는 것을 통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언급하신 애니팡2처럼 거의 복붙 수준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인지 확인하지 못해 언급하기가 애매하네요 ㅎ

    패스트 팔로워 비즈니스 전략은 이 스레드와는 다른 주제인 것 같아 그 쪽으로 스레드가 새로 파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ㅋ

    0

  2.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사실 패키지 구매 방식(본문의 리테일 방식)과 F2P가 가지는 가장 큰 차이가,
    사실은 인지부조화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미 돈주고 사서 무를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재미를 뽑아내려는 마음가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종종 리테일 게임과 F2P 게임의 가장 큰 차이로 드는 부분이 바로 이거죠. 게임이 좀 불친절하거나 설명이 부족하거나 복잡해도 리테일 게임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어차피 돈은 이미 지불했으니 유저가 돈을 버리고 싶지 않으면 배워야하죠. 하지만 F2P 게임은 '뭐야 몰라 무서워' 이후 광속 삭제 크리..

    그리고 나름 특색있으나 망한 리테일 게임의 커뮤니티 가보면 참 재미납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걸작들이 다 모여있지요 ㅎ

    0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좀 더 이야기를 확장해 본다면, 패스트 팔로워 비즈니스 전략을 가진 게임의 범람과 일부의 성공이 진짜로 게임 산업을 망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군요.

    저도 부분유료화보다는 이쪽에 좀더 관심이 갑니다. 

    사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최근들어 대두되고 있는 북미의 인디게임 흐름에 비교되며 실제 이상으로 욕먹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얼마전 애니팡2를 보니 ...

    0

  4. 사실 패키지 구매 방식(본문의 리테일 방식)과 F2P가 가지는 가장 큰 차이가,
    사실은 인지부조화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미 돈주고 사서 무를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재미를 뽑아내려는 마음가짐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패키지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패키지 구매 방식은 정액요금방식으로 치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리테일이라는 명칭이 패키지 구매와 정액 구매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적절한 단어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직까지는 F2P에서 리테일 게임들 만큼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작품을 본 적이 없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F2P는 똥이야!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오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분에게 드린 적이 있었는데, 저는 F2P의 가장 큰 효과는 바로 부담없는 유저풀 확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쓰지 않아도 게임을 할 수(는) 있다"는 점 때문에 리테일들에 비해 유저 확보가 용이하니까요. 온라인 게임들의 오픈베타 특수 & 베타족의 존재가 시사하는 바도 이와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탠드얼론 게임 기준에서는 어쩌면 리테일이 F2P보다 훨씬 좋은 유저 경험을 준다는 건 저도 심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다수의 플레이어와 인터랙션하는 MO/MMO로 넘어가게 되면, 충분한 유저 모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F2P라는 모델은 충분히 가치있는 비지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부터도 F2P를 대하는 자세가, "공짜로 이만큼이나 즐길 수 있게 해주면 감사하지 뭐"라는 입장으로 플레이하고 있기도 하고요. =)

    0

  5.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이런 관점도 있을듯 합니다.

    과거(리테일 시대)에는 똥을 접하기도 쉽지 않았죠, $60을 내고 패키지를 사야만 똥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무료로 다운 받아서 똥인 걸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게임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뜻이죠.

    그래서 과거보다 게임들이 전반적으로 똥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잘 만든 재밌는 게임을 찾기도 힘들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죠. 물론 사실은 과거나 지금이나 똥의 비율은 일정한데 말입니다.

    0

  6. 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오늘도 비전공자가 좋은 글 보고 리플달아봅니다.

    본문에 적나라한 표현과 이해가 쉬운 표현이 많아서 좋네요. 똥이라던가 똥같은..
    기이하게도 롤러코스터 타이쿤의 운영방식은 언급된 내용들과 비슷한 면이 있네요.
    유저는 세가지 과금방식을 정하게 됩니다. 

    1. 자유이용권 시스템을 차용하거나(위에 언급된 선지급식)
    2. 입장료 따로 기기비용 따로(선지급 + DLC ?)
    3. 입장 자유 기기비용 따로(F2P)

    1번의 경우는 놀이동산이 점점 커질수록 가격을 올려도 사용자들은 태클을 걸지 않습니다. 놀게 많기 때문이지요.(뭐 이건 게임 내의 이야기지만요)
    2번과 3번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기별 이용 적정가가 점점 낮아집니다.

    3번에는 그냥 들어왔다 나가는 손님도 있죠.

    그러다 보면 적자를 보게되고 플레이어는 점점 입장료 자체를 받으려 하게 되죠. 적자를 보면 안되니까요. 3번으로 운영하는 놀이동산은 다른 방법들보다 더 많은 새로운 놀이기구를 도입해야합니다. 기존 것들은 점점 인기가 떨어지거든요.

    -------------------------

    부분 유료 시스템이 가져온 시장 확대는 태클걸게 하나 없는 이미 지난 과거의 사실이지요.
    물론 그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있는것도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에 과금유도가 심각하면 당연히 시장에서 도태되고 욕이나 먹겠죠. 
    한때 퍼드가 잘만든 과금 시스템 이라 칭송받으며 기사가 쭉 쭉 나오던게 기억나네요.

    이게 제가 나이에 비해 고전적인 게임들을 더 즐겨서일지.. 는 모르겠지만 고전 게임들을 어릴때부터 즐겨온 사람들 이라면
    본문 내용처럼 현재 주류 과금방식인 F2P를 좋아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DLC도 마찬가지로요. 
    사고나면 그게 혹 똥겜일 수 있지만 결제 후에 더 돈이 필요하진 않았으니까요. 사전 정보 습득으로 똥겜을 가려내는건
    요즘 있는 게임 리뷰 보고 구매 결정하는것과 다를 바 없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F2P도 예전에 트윗에서 본대로 
    "무과금으로 즐기는 가이드" 같은게 있는 정도의 게임이라면 
    과금해도 나쁘지 않은 게임 이라 보고 플레이도 자주 하는 편 입니다.

    근래에는 무료 게임보다는 유료 게임을 주로 스팀 구매를 통해 하게 되었네요. 아이패드가 있어도 무료보다는 유료 게임들에 더 애착이 갑니다. 맘이 편하고 조급해지지 않아서 려나요~

    0

  7.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뭐 사실 이 포럼에서까지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어쨌든 일단 블로그에 글을 쓴 김에 같이 올립니다.

    ---------------------------------------------------------------------------------------

    트위터에서 '인앱 구매가 어떻게 게임 산업을 망치는가'라는 번역문을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무료 다운로드 + 인앱 구매'라는 구조는 사실상 게임이 아닌 사기이며, 개발자들은 이 끔찍한 모델을 거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용

    우리는 모바일 게임을 이제 더 이상 게임이라고 부를 수 없는 포인트까지 와버렸다. 게임을 한다는 것은 당신이 재미를 쫓는다는 얘기와 같다. 게임을 한다는건 자리에 앉아 게임이 당신을 짜증나게 하길 오래도록 기다리다가 결국엔 신용카드로 게임 진행 속도를 올려버리는걸 뜻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나처럼 1990년대, 게임의 영광스러운 나날들을 기억하는 나이든 괴짜들에게 그건 봐주길 힘들 정도다.

     

    인용

     

        그건 사기다. 그것도 삶에 남은거라곤 이기적인 탐욕밖에 없는 정신병자가 치는 사기다. 그들은 사기꾼으로 감옥에 들어가야하고, 앱 스토어에서 Editor’s Choice로 각광받아선 안된다.

        이건 무도한 일이다.

        당신과 나는 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의무가 있다. 이건 우리가 바라는 미래가 아니다. 이건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내가 글을 시작할때 말했다시피, 나는 이 글을 긍정적인 말과 건설적인 해결책으로 끝내고 싶다. 하지만 여기에 해결책은 없다. 이걸 멈추는 방법 말고는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당신,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에게 나는 단순히 이렇게 요구하고 싶다. 가까운 욕실에 가서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추어 봐라. 거울에 비친 모습이 좋은가? 그 모습이 당신이 다른 이들에게 기억되길 원하는 모습인가? Bullfrog처럼 플레이할만한 가치가 있는 진짜 게임을 만들었기에 모든이들이 사랑한 게임 개발자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은가?

     

    물론 원문에서 예시로 든 던전키퍼 모바일의 유료화 모델은 끔찍합니다. 한 블럭을 파내기 위해 4시간 24시간이라뇨. 아마도 F2P 게임 역사상 최악의 병크 중 하나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병크 하나만을 놓고 인앱구매 모델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다. 이건 마치 음주 운전 사고를 보고 대한민국에서 술과 자동차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것과 같은 레벨이지요.

    저자는 무려 짧은 만화까지 그렸습니다. 뉴욕까지 가야하는 한 아가씨가 있는데, 택시 기사가 공짜로 태워주겠다고 합니다. 아가씨가 타자 택시 기사는 5분 뒤에 차를 세우고 24시간 동안 기다릴 거라고 하지요. 만일 지금 출발하고 싶다면 돈을 내라고 합니다. 아가씨는 짜증을 내고 차에서 내립니다. 이 만화를 통해 저자는 인앱 결제가 이런 사기와 같다고 비판합니다만, 사실 이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스스로 그려놓고도 놓치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리면 된다는 거지요.

    실제로 사용자가 결제를 하기 전까지 플레이어는 단 한푼도 지불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약간의 네트워크 비용과 시간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이 게임을 계속 플레이 할지, 그리고 그를 위해 지불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던전키퍼와 같이 과금 모델이 전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나쁘다고 하더라도, 지불을 해서라도 즐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지불하고 계속 진행하는 겁니다. 혹은 재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과금 모델이 지나치게 가혹한데 그 재미가 비용을 정당화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그냥 게임을 관두면 그만이죠. 아니면 돈을 내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요.

    인용

        업데이트: 나는 진짜 문제를 보여주기 위해서 짧은 웹툰을 만들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게 아니다. 문제는 게임 개발자들이 우리가 공짜로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약속한게 거짓말이라는데 있다. 기다리는 것은 게임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저자는 '기다림'에 기반한 유료화 모델을 거짓말이고 사기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이 '기다림'이야말로 현재까지는 가장 공정한 모델입니다. 돈을 내고 스테이지를 스킵하거나, 킹왕짱 아이템을 갖거나, 점수가 더블 트리플이 되어서 순위표 꼭대기에 올릴 수 있는 아이템들에 비해 게임플레이나 밸런스에 끼치는 악영향이 없거나 현저히 떨어지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 이상으로 플레이하고자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과금합니다. 기본 플레이로 만족하는 사람들은 돈을 낼 필요가 없지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해야 성립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플레이어는 적당히 만족할만한 선에서 기본 플레이를 제한합니다.

    기본 게임이 재미있어야 함은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 기본 플레이를 어느정도로 제공하고 어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전적으로 개발사가 결정할 사안입니다. 그리고 게임을 지불하면서 플레이할지, 지불하지 않고 플레이할지, 그냥 플레이하지 않을지는 플레이어의 몫이죠. 수요-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유저 풀과 매출액이 결정됩니다.

    던전키퍼처럼 터무니없이 기본 플레이를 강제한다면 수요층이 줄어들고 매출액도 함께 줄 것입니다. 또는 LOL처럼 기본 플레이를 너무 후하게 제공해서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떨어진다면 매출 효율이 떨어질테죠. 던전키퍼 모바일은 병크가 맞지만 이는 시장에서 알아서 응징해줍니다. 실제로 던전키퍼 모바일은 2014년 2월 4일 오전 6시 북미 앱스토어 기준으로 매출액 164위에 올라와있네요. IP + 탑 페이지 노출을 생각하면 참 안쓰러운 성적이죠.

    인용

     

        그리고 만약 당신이 여전히 (인앱 구매 쓰레기 없이) 진짜 게임을 만드는 몇 안되는 개발자 중 하나라면, 나는 당신에게 경의를 표하겠다. 당신은 나의 영웅이다.

        Oceanhorn, Minecraft, XCOM, 그리고 여타 다른 게임들처럼 말이다. 당신들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빛이 난다. 그리고 당신이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에,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

     

    저자는 위와 같이 인앱 구매가 없는 리테일 게임1의 개발자들을 영웅이라고 칭송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저는 인앱 구매보다는 리테일 게임이야말로 진정한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F2P 모델은 최소한 유저가 플레이를 어느정도 해본 뒤에 구매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돈을 낼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따져본 뒤에 결제하죠. 하지만 리테일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해보지도 않은 게임을 위해 미리 돈을 지불해야합니다.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말이죠. 막상 구매했는데 듀크 뉴켐 포에버처럼 재미가 아주 똥망이라거나, 전설의 빅 릭스 처럼 도저히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버그투성이라도 환불은 없습니다. 아직 한푼도 쓰지 않은 상태가 사기라면 이렇게 이미 $60을 지불한 뒤의 좌절은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할까요? 저자는 90년대를 '영광스러운 나날'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사실 그 영광스러운 나날에도 똥같은 게임은 숱하게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돈 내고 이 똥들을 산 뒤에 좌절했습니다. 다만 기억에서 잊혀졌을 뿐이죠.

    어찌보면 모든 것은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리테일 게임의 세계에서 게임은 뷔페입니다. 이미 비용을 선불로 지불했으니 당연히 모든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어야죠. 무료 게임은 무료 뷔페 입장권이고 따라서 당연히 돈은 지불하지 않았지만 모든 컨텐츠는 무료로 무제한으로 즐길 것을 기대합니다. 이 관점에선 원문에서 인용한, 아스팔트에서 모든 자동차를 언락하기 위해선 $3,500을 지불해야한다는 사례는 당연히 분노해야할 사안이죠. 뷔페 입장만 무료일 뿐, 안의 메뉴들은 추가 요금을 받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F2P의 세계에서 게임은 서비스입니다. 한마디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 공원인거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뿐 자유이용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선 돈을 내야죠. 아무도 $3,500을 내고 모든 자동차를 언락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일 뿐이죠. 물론 그렇다고 정말 돈을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즐길 수 없다면 사람들은 이 공원을 찾지 않을테고 결국 파산할 겁니다. 그러니 퍼레이드도 하고 화단도 가꾸는 거 아니겠습니까?

    인 앱 결제가 게임 산업을 망친다는 것은 부분유료화 모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오해입니다. 실제로 부분유료화 모델은 아시아의 게임 시장과 전세계적인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전보다 수백배 수천배로 키워줬지요.

    0

  8. evilma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RP를 자유롭게 하기위해서 현재 진행되는 여러 제약과 설정들을 최소한으로 간략화 하는경우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TRPG를 할때부터도 많은 문재를 겪었던 일입니다만. 아무리 여러가지 제약과 설정으로 진행하려 해도 그런 설정과 진행을 교묘히 이용/회피 하여 캠페인을 붕괴시키게 되는 플레이어가 언제나 내제되어 있습니다.

    고작 다섯명이서 진행하는 캠페인도 이런지경이었는데, MMO에서 실시할경우 각 유저들끼리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강력한 네거티브가 발생하게 되어 게임자체가 엎어질 우려가 다분합니다.

    0

  9. 인용

     

    일단 제가 언급한 '개인화된' 서사는 구공온처럼 미리 정의된 거대한 서사시라기 보다는, 개인의 선택이 반영되고 각자가 고유한 경험을 가지는 서사를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플레이어A의 캐릭터는 (가)왕국에서 레드 드래곤의 공격을 막아낸 적이 있는데 플레이어B의 캐릭터는 (가)왕국의 군사들이 레드 드래곤을 막는데 집중되어 치안이 무너졌던 (1) 마을을 산적들로부터 지켜낸 적이 있다거나 하는 식이죠.

    즉, 개개인이 킹왕짱이 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이라기 보다는, 개개인이 유니크한 스토리를 지닌다는 점에서 '개인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MMO라면 이 개인적 경험들이 서로 연결 지점을 갖는다면 더 좋겠죠.

     

     

    연결점을 갖는 플레이어 각각의 네러티브라는 말씀이셨군요. 막대한 코스트가 들어가지 않도록 적절한 제작 효율만 낼 수 있다면 충분히 멋진 경험일 것 같습니다 ㅎㅎ

    인용

     

    Zerasion님의 의견은 룰이나 시스템이 플레이어를 강하게 제약해서 플레이어 /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받는데, 이를 느슨하게 풀어주면 플레이어들의 사회 작용이 더 잘 일어나고 그로 인해 집단서사가 잘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걸로 정리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혼란스러운 것은 시스템의 제약이 집단 서사를 방해하는 요인인지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Zerasion님이 사용하시는 'RP'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과는 다소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TRPG에서 온 것도 아니고(TRPG는 기본적으로 개인 혹은 4~6명의 소집단 서사니까요), 캐릭터 자체에 관한 '연기'도 아니고, 게임적 행위에서의 '역할 수행'도 아닙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집단 서사의 일원으로써의 참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부분은 오히려 제 의견을 저보다 더 잘 정리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ㅁ;
    혼란을 야기한(어찌보면 이 스레드를 열게된 키워드 같기도 한..) 제 주관적인 RP관에서 RP라는 오용의 소지가 있는 단어를 다른 단어로 대체해야할 것 같습니다.

    멋진 정리 감사합니다. ㅎㅎ

    0

  10.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일단 제가 언급한 '개인화된' 서사는 구공온처럼 미리 정의된 거대한 서사시라기 보다는, 개인의 선택이 반영되고 각자가 고유한 경험을 가지는 서사를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플레이어A의 캐릭터는 (가)왕국에서 레드 드래곤의 공격을 막아낸 적이 있는데 플레이어B의 캐릭터는 (가)왕국의 군사들이 레드 드래곤을 막는데 집중되어 치안이 무너졌던 (1) 마을을 산적들로부터 지켜낸 적이 있다거나 하는 식이죠.

    즉, 개개인이 킹왕짱이 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이라기 보다는, 개개인이 유니크한 스토리를 지닌다는 점에서 '개인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MMO라면 이 개인적 경험들이 서로 연결 지점을 갖는다면 더 좋겠죠.

    물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잘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은 무한 컨텐츠 공급 시스템 보다는 집단 서사가 잘 어울릴 겁니다. MMORPG니까 더욱 그렇겠죠.

    Zerasion님의 의견은 룰이나 시스템이 플레이어를 강하게 제약해서 플레이어 /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받는데, 이를 느슨하게 풀어주면 플레이어들의 사회 작용이 더 잘 일어나고 그로 인해 집단서사가 잘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걸로 정리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혼란스러운 것은 시스템의 제약이 집단 서사를 방해하는 요인인지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Zerasion님이 사용하시는 'RP'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과는 다소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TRPG에서 온 것도 아니고(TRPG는 기본적으로 개인 혹은 4~6명의 소집단 서사니까요), 캐릭터 자체에 관한 '연기'도 아니고, 게임적 행위에서의 '역할 수행'도 아닙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집단 서사의 일원으로써의 참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0

  11. AngSo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러면 왠지
    만화 유레카의 [로스트 사가] 나
    .hack 시리즈의 [더 월드] 같은 게임에선 어느정도 RP를 수행?한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원채 글을 길게 쓰는 것에 익숙하진않아서
    눈팅만... 하다가 갑자기 보다가 떠올라 불쑥 끼어들어봅니다.

    0

  12. 제가 말씀드리고 있는 RP에 대해 첨언하자면, 이영도 작가의 장편 판타지 소설 드래곤라자의 관계론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래곤 라자에 소개되는 관계에 대한 제 블로그 포스팅 "드래곤라자에서 찾는 '관계의 의미'"를 보시면 독자들 사이에서 유명하게 퍼진 "나는 단수가 아니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를 본 스레드의 내용에 맞게 설명하자면,

    인용

    "디케이셔스(제 와우 캐릭터입니다..)"는 클래스로서의 흑마법사, 아제로스 모험가연맹의 길드마스터, 커플런트의 전우, 스모킹클럽의 동맹, 커스메이지의 추종자, 오그리마의 시민, 태양노래숲의 인도자, 얼라이언스의 학살자이자 피학살자, 그리고 아제로스라는 세계의 구성원. 이 모든 관계가 모여서 디케이셔스라는 인자를 형성한다.

    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

  13. 오오!
    다시 원래 이야기의 메인스트림으로 돌아온 것 같아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간결하게 답변부터 드리자면,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RP는 스레드 중간 어디쯤에 언급했던 부분이 있는데요..

    인용

     

    우선 제가 RP라는 단어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의 핵심은 "캐릭터 전체의 역할 수행"이었습니다. tophet 님과 Nairrti 님께서 말씀해주셨던 TRPG에서 RP가 의미하던 "포지션"의 핵심 의미와 더불어, onzk777 님께서 "연기"로 지칭하셨던 의미, 그리고 Raoul 님의 "소셜 롤"을 모두 포함하는 더 큰 의미의 상위 개념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즉, 전투 역할과 직업, 성격, 지위 등을 모두 아우르는 캐릭터 그 자체에 대한 몰입을 RP라고 불러보고자 했습니다.

     

    요것이 아마 직접적인 답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ㅎㅎ
    그리고 추가로 요런 포스팅도 있었죠.


    그리고 MMORPG에 TRPG의 서사적 재미를 넣어보자는 의견은, 시스템이 제공하는 직접적인 서사에 집중하자는 쪽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의 집단서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혹시나 잊으셨거나 아직 못보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드리자면 대략 포럼에서는 이러한 스레드들이 있었습니다.

    MMO는 단순한 플랫폼이나 멀티플레이 스케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대규모 인력을 통해서 재미를 창출한다"는 쪽으로 게임 디자인이 집중되는 별도의 장르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본 스레드에서도 MMORPG가 창궐하기 이전에 만들어진 고전적 게임론에서는 직접적으로 다루기 어렵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MMO"라는 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방법으로 위에 말씀드린 "자연스러운 역할 몰입을 도와주는 RP"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지나치게 개인화된 서사구조의 병폐는, (와우의 위상변화와 같은 플레이어의 고립화 문제를 차치하고) 내가 킹왕짱 영웅인 것처럼 잔뜩 바람잡아놓더니 결국은 우주의 한 점 티끌과도 같은 무의미한 존재라는 진실을 깨닫게 해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주는 스타워즈 구공화국 온라인에서 잘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lllorz

    왜 플레이어는 반드시 모두가 영웅이어야만 할까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으면 스탠드얼론 게임을 하면 되는 거잖아요? 영웅들이 아주 많이 모여있으면, 그건 영웅이 아니라 그냥 범인이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웅이라는 건 절대적인 위치가 아닌, 상대적인 위치라고 생각하거든요. ㅎㅎ

    그래서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니지2의 영웅 시스템이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영웅이 될 순 없는, 또 한 번 영웅이 영원한 영웅이란 법이 없는 구조라는 게 상당히 마음에 들더라고요.

    0

  14.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다시 컨텐츠로 환원할 수 있다' 보다는 '게임 내의 세계에서 유의미한 형태로 피드백을 받는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컨텐츠로 환원은 피드백의 방법 중 하나이구요. 테트리스에서 하이스코어 이름을 세기는 것은 자원으로의 환원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물론 이를 격파하는 것은 또다른 컨텐츠가 되긴 하지만요)

    '마법은 인간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Magic exists to serve man, and never to rule over him.' 드래곤 에이지의 유명한 대사죠. 게임에서의 난관이나 제약은 재미있게 플레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 재미가 없다면 무의미합니다.

    그동안 MMORPG에서 탱-딜-힐 역할 분담, 플레이어 간의 과열 경쟁을 방지하는 인던 등의 시스템은 분명히 유저들의 협력 플레이를 유도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만 불균등한 클래스 분포 등과 같은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최근의 MMORPG들은 협력을 전제로 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량해오고 있고, 일부는 매우 성공적인 것도 사실이지요.

    인용

    재미를 위한 제약조건들이 오히려 재미를 해치기 시작한다면, 여러가지 해법들이 도출되어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하며, 그 방법들 중 하나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는 "세부 규칙의 완화"는 여전히 유효한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처음 말씀드렸던 "자발적인 참여와 그로인한 무의식적인 RP"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사실 세부 규칙의 완화가 인간 본성을 신뢰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좀 의문입니다. 길드워2에서의 자원 채집이나 필드 이벤트 보상 등을 보면 이득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고 자연스럽게 협동하도록 구성되어있거든요. 언급하신 RUST의 경우는 게임으로써라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제약과 욕구가 협동(과 반목)을 유도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만,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게임은 그냥 게임으로써의 규칙을 갖는 편을 선호합니다. 이 사람이 내 뒷통수를 칠까 아닐까 고민하는 건 현실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다만 여기서 계속 궁금한 것은 그래서 Zerasion님이 꾸준히 언급하시는 'RP'란 무엇인가 입니다. 죽 이어지는 흐름을 봤을 땐 게임 수행을 전제로 한 역할 분담도 아니고, 캐릭터 연기도 아니고. 굳이 정리하자면 가상 세계에서의 생활 영위 정도가 되려나요?

    0

  15. "게임은 목표로 가기 위해 난관이 존재하고, 여기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플레이어의 노력과 게임 내 일정 부분의 비용이 발생하고, 성취 후에 얻게 되는 재화를 다시 컨텐츠에 환원할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맞을까요? ㅎㅎ

    말씀해주신 관점에 의거하면 오히려 제가 너무 게임과 놀이 사이의 어디쯤인가에서 헤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

    그런데 아직 해소되지 않은 골치아픈 부분이 있는데요.

    말미에 말씀해주신 "최적화된 전략이 존재하고 플레이어들이 암묵적으로 이 전략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라는 게, 저는 너무 많은 시스템적인 제약들이 복합적으로 소거법처럼 작용해 만들어 낸 "답정너(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하기만 하면 돼)에 가까울 정도로 눈에 뻔히 보이는 정답"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극단적인 예들만 들다보니 시스템 부정론자처럼 비춰졌을까 싶어 첨언을 하자면, 고전적 게임론에 입각한 목표와 난관과 극복을 통한 재미 창출이라는 본성 자체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시스템이 개입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단 RPG 뿐만이 아닌 현대의 MMOG들이 다수의 유저들이 한 데 어우러져 플레이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설계한 각종 제약 시스템들은, 고전적 게임론에 입각한 난관이 아닌 제약만을 위한 제약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제정된 각종 법률들이, 너무 많아지다보니 그 틈을 악용하는 일부 어뷰저 국민(..)들에게만 이롭게 동작하고 오히려 다수의 국민들에게 불합리하게 동작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비슷해 보인달까요..

    재미를 위한 제약조건들이 오히려 재미를 해치기 시작한다면, 여러가지 해법들이 도출되어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하며, 그 방법들 중 하나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는 "세부 규칙의 완화"는 여전히 유효한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처음 말씀드렸던 "자발적인 참여와 그로인한 무의식적인 RP"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게임이 다른 미디어에 비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 "능동성"과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재미를 위해 덕지덕지 쌓아올려졌던 각종 시스템들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이런 능동성을 해치고 있다면, 충분히 타파하는 것을 고려해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0

  16.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네버엔딩 MMORPG 게임들의 다수가 개별적인 컨텐츠에서는 "목표"가 존재하기 때문에 말씀하신 게임으로서의 정의가 들어맞긴 하지만, 거시적으로 "전체적인 게임의 목표"가 제공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그 부분에서 "그 캐릭터가 되어 그 세계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주는 목표라고 생각해서, 그렇다면 만렙이나 레이드 클리어 같은 특정 컨텐츠 목표에 얽메이기 보다 "그 캐릭터의 삶에 더 집중하는 쪽"이 오히려 거시적인 목표 추구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닌가하는 쪽으로 접근해보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포괄적인 개념의 RP에 대해 언급하게 되었고요.

     

     

    '최종 목표가 존재하지 않는' MMORPG의 구조는 고전적 게임론으로 해석하기 힘듭니다. MMORPG가 등장하기 이전에 정립된 것이거든요. 하지만 조금 넓게 해석한다면 얼마든지 해석이 가능하지요.

    기본적으로 고전적 게임론의 핵심은 '거시적 최종 목표가 존재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난관을 극복해야 하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선 게임 내부의 자원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의사결정이 존재하며 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놀이와 게임을 구분짓는 중요한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레이드는 아이템을 얻는다는 목표가 있고, 보스와 던전이라는 난관이 있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어떻게 성장시켜서 어떤 아이템과 스킬을 갖추어야 하는지, 그리고 HP와 MP 등의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PVP나 렐름 전쟁 (길드워2의 서버전쟁 포함) 등 역시 포인트와 같은 형식으로 목표와 난관이 존재하지요.

    이 목표와 심시티 / 마인크래프트 / 레고에서 유저가 가지는 목표와의 차이점은 이 목표가 게임 내부에서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뒷받침 되어있고, 또한 그 결과가 게임 내부에서 의미를 가지는 다른 자원으로 다시 환원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레이드에 성공하면 아이템을 얻고, PVP에서 이기면 특정 인던을 아군이 독점한다거나 포인트를 얻어서 다시 이 포인트로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거나 하는 등의 게임적 자원으로 돌아옵니다.

    결론적으로 MMORPG는 '거시적 목표가 없는' 게임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목표가 존재하는' 게임이라고 봐야 타당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급하신  "그 캐릭터가 되어 그 세계를 살아가는 것 자체"는 성공/실패를 판가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기준이 없으니 게임 내부에서 어떤 의미로 환원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는 '의도'는 될 수 있을 지언정 게임 자체의 '목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내부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고 이 요소들 사이에서 각자 올바른 선택을 찾아간다는 것 자체는 고전적 게임론에서의 핵심재미입니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불필요한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발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가장 다루기 힘든 부위이지만 그래서 축구는 재미있습니다. 농구는 반드시 볼을 바닥에 튀기면서 이동할 것을 요구하지요. 전 그래서 역할 수행을 전제로 한 클래스의 능력 제한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제한 요소라고 긍정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은 게임적 완성도라기 보다는 재미, 정확히는 플레이어들의 즐거움이고 이 역할 수행이 즐거움까지 제한하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된다고도 봅니다. 탱딜힐 모델은 분명 역할 수행 자체는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특정 클래스 - 주로 힐러 - 의 재미가 보편적인 플레이어들의 성향과는 잘 맞지 않고 그로 인해 클래스 편중이 일어나 전체적인 재미를 저해하는 요소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길드워2나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과 같이 이런 제한을 돌파해나가는 시도가 의미가 있지요.

    언급하시는 문제들은 이와는 별개로, 최적화된 전략이 존재하고 플레이어들이 암묵적으로 이 전략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와 관계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RP론부터 시작해서 고전적 게임론까지... 여러가지 의미로 추억 돋는 스레드네요. ㅎㅎ

    0

  17.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

    그러면 반대 부분에서도 질문을 드려볼게요.

    인용

    주어진 정보를 통해 게임 내의 토큰을 통해 시스템과 상호작용하여 난관을 돌파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게임

    이라고 하셨는데요,

    네버엔딩 MMORPG 게임들의 다수가 개별적인 컨텐츠에서는 "목표"가 존재하기 때문에 말씀하신 게임으로서의 정의가 들어맞긴 하지만, 거시적으로 "전체적인 게임의 목표"가 제공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는 이 부분이 아직 잘 정리되질 않아서요 ㅎㅎ

    저는 그 부분에서 "그 캐릭터가 되어 그 세계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주는 목표라고 생각해서, 그렇다면 만렙이나 레이드 클리어 같은 특정 컨텐츠 목표에 얽메이기 보다 "그 캐릭터의 삶에 더 집중하는 쪽"이 오히려 거시적인 목표 추구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닌가하는 쪽으로 접근해보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포괄적인 개념의 RP에 대해 언급하게 되었고요.

    0

  18.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25 분 전에, Zerasion said:
    인용

    반면 Zerasion님께서는 게임적인 제약이나 보상이 배제되면 자유로운 'RP'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질문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는 게임적인 행위라기 보다는 자기만족 또는 사회적 행위에 더 가깝지 않냐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는 인지가 됐지만 좀 더 세부적인 이해를 위해 한 가지를 더 여쭤봐도 될까요?

    말씀하신 "게임적인 행위"라는 것이 시스템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는 것을 유도하거나 권장하고, 플레이어는 그 행위의 달성을 통해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계시는 거라면...

    상당히 모호한 개념인 "마인크래프트를 한다"라는 것은 게임적인 행위가 아닌, 자기만족 또는 사회적 행위인 걸까요?
    이를 조금 더 확장해보면,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이라기보다 하나의 시뮬레이션 툴에 가까운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한 tophet 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주어진 정보를 통해 게임 내의 토큰을 통해 시스템과 상호작용하여 난관을 돌파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게임이라는 고전적 게임론에 입각하여, 마인크래프트 자체는 심시티와 마찬가지로 게임이라기 보다는 놀이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합니다. 레고와도 같은 거죠.

    하지만 개인이 어떤 목표를 세우고 - 이를테면 성을 짓겠다 -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 이는 게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놀이 소프트웨어이지 게임은 아니라는 말이 곧 이게 재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0

  19. 인용

    반면 Zerasion님께서는 게임적인 제약이나 보상이 배제되면 자유로운 'RP'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질문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는 게임적인 행위라기 보다는 자기만족 또는 사회적 행위에 더 가깝지 않냐는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는 인지가 됐지만 좀 더 세부적인 이해를 위해 한 가지를 더 여쭤봐도 될까요?

    말씀하신 "게임적인 행위"라는 것이 시스템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는 것을 유도하거나 권장하고, 플레이어는 그 행위의 달성을 통해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계시는 거라면...

    상당히 모호한 개념인 "마인크래프트를 한다"라는 것은 게임적인 행위가 아닌, 자기만족 또는 사회적 행위인 걸까요?
    이를 조금 더 확장해보면,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이라기보다 하나의 시뮬레이션 툴에 가까운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한 tophet 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0

  20.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이 부분에서는 RP에 대한 이야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꺼내놓아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보상 역시 마찬가지로 "보상을 받는 행위가 재미있기 때문에" 컨텐츠의 달성 시 보상이 지급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컨텐츠의 달성보다 보상 자체가 목적이 되게 되는 경우로 주객이 전도되어 갔다는 부분에서 현재의 보상 체계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결함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tophet 님 인용부분에서 설명해주신 부분은, 시스템 상의 보상이 존재하고 플레이어는 그와 같은 보상을 따라 움직이게 되면서 role-play가 발생하게 된다고 이해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플레이어의 자발적인 동기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예로는, 예쁜 블러드 엘프 마법사를 하고 싶었던 와우 플레이어가 있었지만 그는 굉장히 효율추구적인 플레이어였고, 때문에 "가속 +1%"라는 종족특성의 유용함 때문에 울면서 억지로 고블린 마법사를 선택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상은 게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사실 제가 예로 들었던 보너스 등과 같은 부분은 보상 그 자체라기 보다는 게임적인 의미에 기반한 역할 분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시스템 상에서 게임적인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건 게임이 아니라 '놀이'에 가까울 거라는 이야기죠.

    앞서 RP는 대부분의 경우 게임 내부로 통섭되지 못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실 RP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바로 World Of Darkness(이하 WOD) 시리즈인데,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중 하나인 'Vampire : the Masquerade"가 2000년대 초반 PC게임으로 두번 출시되기도 했지요. ('Vampire : the Masquerade - redemption'과 'Vampire : the Masquerade - Bloodlines' ) 최근엔 World Of Darkness 시리즈 이브 온라인을 만든 CCP에서 차기작으로 이 WOD를 MMORPG로 제작중이기도 합니다.

    WOD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각자의 성격을 지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것도 성격의 본질과 표현으로 나누어서요. 예를 들어 어떤 캐릭터의 성격을 본질 - '위험추구' / 표현 - '협상가'라고 정의한다고 칩시다. 이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겨내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협상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중재하는 것을 즐깁니다. 만화 '용오'의 주인공과 같은 성격이 되겠죠. 

    중요한 것은 각 성격과 이 성격이 취해야 할 행동들이 시스템에 정의되어있고, 이 성격대로 행동했을 때 게임 내에서 소모하는 자원인 '의지력'을 1점씩 회복한다는 겁니다. (의지력은 데미지 페널티를 무시하거나, 공격/방어 등 모든 종류의 주사위 굴림에서 크리티컬 실패를 방지하고 성공 효과를 키우는데 사용됩니다.)

     D&D에서는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나타내는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습니다. 가치관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이것이 캐릭터의 성격을 개성적으로 정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종의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할 뿐 이를 활용한 시스템 자체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WOD에선 위 캐릭터는 굉장히 구체적인 성격이 생성되고, 이 성격대로 행동할 때 마다 게임 내에서 의미있는 보상을 받게 되지요.

    WOD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위와 같이 시스템을 통해 게임적으로 의미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 재미는 게임적 재미라기 보다는 그 외적 재미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Zerasion님께서는 게임적인 제약이나 보상이 배제되면 자유로운 'RP'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질문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는 게임적인 행위라기 보다는 자기만족 또는 사회적 행위에 더 가깝지 않냐는 것이죠.

    0

  21. 제가 생각한 RP에 대해 정의해보기 이전에, 좀 더 하이 레벨 단계의 주제를 잠깐 꺼내볼까 합니다.

    저는 (비디오 게임에 국한되지 않는) 모든 종류의 게임이 가지는 목적은 "재미 추구"라고 생각합니다.

    PC방에서 친구들과 LoL을 할 때,
    방에서 PC로 와우를 할 때,
    거실에서 부모님과 키넥트 어드벤쳐를 할 때,
    동네 골목에서 고무줄 놀이를 할 때,
    놀이터에서 숨바꼭질을 할 때.

    모두 마찬가지로 "재미있으려고" 게임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문적으로 자본을 투자해서 더 큰 자본으로 불리려고 리니지 등을 하는 생활형 프로게이머들의 경우는 특수 케이스니 여기서 제외하고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RP 이야기에서 호모 루덴스("인간은 유희적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지칭하는 인류)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어떤 놀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하면서 재미의 원류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해 리마인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선 제가 RP라는 단어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의 핵심은 "캐릭터 전체의 역할 수행"이었습니다. tophet 님과 Nairrti 님께서 말씀해주셨던 TRPG에서 RP가 의미하던 "포지션"의 핵심 의미와 더불어, onzk777 님께서 "연기"로 지칭하셨던 의미, 그리고 Raoul 님의 "소셜 롤"을 모두 포함하는 더 큰 의미의 상위 개념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즉, 전투 역할과 직업, 성격, 지위 등을 모두 아우르는 캐릭터 그 자체에 대한 몰입을 RP라고 불러보고자 했습니다.

    최초의 TRPG가 창궐한 시점에서, 플레이어들이 RPG라는 놀이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tophet 님과 Nairrti 님께서 설명해주신 원류로서의 "역할 분담을 통한 이야기 진행"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그것이 규모가 적어서 재미있었는데 지금의 MMORPG는 규모가 커져서 재미가 없다 또는 재미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 아니라 "더 이상 역할 분담만으로는 재미를 주기 어려운 시기가 됐다"는 쪽으로 접근해보고자 했습니다.

    인용

    애초에 토킹 게임인데 각자 상대 캐릭터의 깊이도 없고 하면 얘기거리도 없고 그저 주사위굴리고 던전크롤링하는게 다일건데 그건 이미 기존 게임에서 다 해먹었고요.

    저는 본문의 대화 내용 중 onzk777 님께서 말씀해주신 저 부분이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역할 분담을 통한 게임 진행 자체는 이미 충분히 식상하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기존 TRPG의 핵심 재미였던 역할 분담은 현재까지 고스란히 잘 계승되어 왔지만, 그 과정에서 유실된 다른 재미 요소들을 현대의 MMOG(반드시 RPG일 필요는 없습니다)로 가져오려면 어떤 것을 해볼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해본 결과, 개인적으로는 현대에 와서 "캐릭터 연기"로 분류되던 RP를 원 뜻과 재해석된 뜻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형태로 녹여내는 것은 어떨까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화록 아래 추가로 포스팅한 댓글의 내용이었던 "RPG가 플레이어의 RP를 해친다"는 의미는, 와우의 일일퀘스트가 매일 매일 퀘스트를 생성해주는 "흥미로운 컨텐츠"에서 순식간에 일일 필수 로동 할당량처럼 꺼려지지만 억지로 해야하는 "일감"으로 전락한 것과 매우 흡사한.. "강제받는 순간 재미는 급감한다"는 이치에서 출발한 내용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거라 생각하는데요,

    이제 막 공부하려고 컴퓨터를 종료하고 있는데 방문을 열고 들어 온 엄마가 "넌 맨날 컴퓨터만 하니? 그만하고 공부 좀 해!" 라고 하면 공부하기 싫어지는 경험. 입니다.

    인용

    Zerasion님의 RP를 시스템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플레이어들이 자율적으로 상호작용 - 특히 협력 - 하는 행위라고 해석한다면 그게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Zerasion님의 아이디어는 '시스템에 의해 빡빡하게 능력을 제한하고 반 강제로 협력을 유도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그냥 내버려두면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서로 협력하고 반목하면서 재미있게 잘 놀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걸로 보인다는 거지요.

    tophet 님께서 정리해주신 많은 부분이 제 의도에 부합하긴 하지만, 반드시 협력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TRPG를 "코옵"이라고 분류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다보니 그렇게 되긴 했지만... 마크와 RUST의 사례에서 제가 주목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였는데, 바로 "협력"과 "대립" 입니다. 자발적인 분업을 통한 협력이 강제하지 않아도 저절로 분류되는 일종의 클래스라고 생각했고, 또 하나는 시스템이 따로 제공하지 않아도 벌어지는 분란 행위에 주목했습니다.

    일반적인 OnlineRPG에서 시스템이 정해주는 클래스와 적에 대한 정의를, PvE/PvP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자유롭고 자발적인 규칙들이 매우 합리적으로 생성/동작한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취졌기 때문입니다.

    인용

    만일 예로 드신 마인크래프트에서 실제로 플레이어가 건물이나 지형을 만들 때 보너스를 받는 건설자, 자원을 채집할 때 보너스를 받는 노동자, 수리에 보너스를 받는 관리자 이 셋 중 하나의 클래스를 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TRPG에서 말하는 Role Playing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니죠.

    이 부분에서는 RP에 대한 이야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꺼내놓아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보상 역시 마찬가지로 "보상을 받는 행위가 재미있기 때문에" 컨텐츠의 달성 시 보상이 지급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컨텐츠의 달성보다 보상 자체가 목적이 되게 되는 경우로 주객이 전도되어 갔다는 부분에서 현재의 보상 체계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결함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나쁘게 발전된 예로는, 컨텐츠는 플레이어로부터 시간을 뺏는 도구이며, 그와 같은 일종의 시련을 극복한 뒤에 얻는 보상만이 유일한 재미(실제로는 이조차도 단순한 일감으로 여겨지는)로 인지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tophet 님 인용부분에서 설명해주신 부분은, 시스템 상의 보상이 존재하고 플레이어는 그와 같은 보상을 따라 움직이게 되면서 role-play가 발생하게 된다고 이해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플레이어의 자발적인 동기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예로는, 예쁜 블러드 엘프 마법사를 하고 싶었던 와우 플레이어가 있었지만 그는 굉장히 효율추구적인 플레이어였고, 때문에 "가속 +1%"라는 종족특성의 유용함 때문에 울면서 억지로 고블린 마법사를 선택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썩 마음에 드는 예시는 아니지만 LoL의 예를 들어 보면, 애초에 수많은 영웅들에게게 부여된 클래스라는 것은 없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운용하는 탑/미드/바텀/정글/서폿이라는 롤이 존재할 뿐이며, 이 조차도 플레이어의 운용력에 따라 영웅의 제약을 초월해 사용하거나, 축구/농구 등에서 유동적으로 포지션/포메이션이 바뀌는 것처럼 상황에 맞게 그 롤을 스위칭하거나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포럼과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드렸던 리니지 이야기 "땅 위의 왕, 땅 아래의 왕"의 사례에서도 보면, 클래스로 제공되는 기사, 요정, 군주 등의 구분 외에도 플레이어들은 상황에 따라 용병, 문지기, 호위병 등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 부분이 Raoul 님께서 말씀하셨던 소셜 룰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확신은 들지 않습니다.. ㅠ)


    제가 본래 샌드박스형 또는 자유도형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와우에서 방어형 공격형 회복형의 구분이 없던 오리지널 시절(탱딜힐의 명확한 시스템 상의 구분은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에서 랜덤 파티 매칭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생김. 그 이전에는 플레이어들의 개념 상에서만 존재) 특성도 어중간하고 클래스 구성도 어중간한 파티원들이 모여서 실패도 하고 토론과 궁리도 하면서 "함께" (누가 혼자 시켜서 끌고가는 것이 아닌 진정한 함께)클리어해나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이 스킬을 쓰라고 해서, 남들이 이 특성을 찍으라고 해서, 남들이 이 클래스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해서 하는 게임이 재미있을 리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을, 우리는 보통 게임이라는 말 대신 "일"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으로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운용할 때에, 비로소 몰입이 가능하고, 그 순간 억지로 인지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연스럽게 RP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0

  22.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그리고 훨씬 많이 TRPG를 해오신 선배님들도 여럿 눈팅하고 계실텐데 TRPG를 논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어쨌든 TRPG에서의 Role Playing 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부연 설명하고자 합니다.


    Role Playing Game은 RP Game이 아니다.

    TRPG에 관한 오해 중 하나는 게임을 '연기'를 통해 풀어간다는 것일 겁니다. 두 손을 모아서 옆구리에 붙이고 "황혼보다도 어두운 자 피의 흐름보다 붉은 자 시간의 흐름에 파묻힌 위대한 그대의 이름을 걸고 나 여기서 어둠에 맹세한다 우리 앞을 가로막은 모든 어리석은 자에게 나와 그대가 힘을 합쳐 다 같이 파멸을 부여할 것을!!!!" 이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통 상상하시겠습니다만...

    그런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요.

    기본적으로 RPG는 즉흥극이 아니라 시스템 위에서 돌아가는 게임입니다. 캐릭터가 드래곤 슬레이브라는 주문을 사용할 수 없더라도, 위와 같은 주문을 외울 수는 있습니다. 물론 아무런 효과가 없겠지요. 하지만 위와 같은 주문을 외우지 않더라도 드래곤 슬레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드래곤 슬레이브를 사용합니다'라고 선언한다면 마법 시전 성공/실패, 데미지 판정, 저항 판정 등의 시스템이 동작하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데미지를 주는 등의 게임 시스템이 발동됩니다.

    즉, 게임의 기본 단위는 연기가 아니라 선언이며, 연기 따위 전혀 없이 선언 만으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연기가 선언에 대해서 영향을 끼치지도 않지요. 당연히 플레이어도 마스터도 인간이기 때문에 오글거림을 알고,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저렇게 연기만으로 게임을 끌어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분위기를 띄우거나,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재미있거나 할 때 마스터나 플레이어가 이런 연기를 곁들일 수는 있습니다만 필수는 아닙니다.


    Role Playing Game은 Role Playing으로 진행하는 Game이다.

    사실 탱-딜-힐의 역할 수행은 이미 MMORPG에서 훌륭하게 잘 구현되어있지요. 오프라인에서 정해진 사람들과 반드시 모여야 하는 TRPG와 달리 접속만 하면 언제나 사람들이 있고, 모르는 사람과도 즐길 수 있고, 화려한 연출도 있는 등 '역할 수행'에 집중한다면 사실 굳이 MMORPG를 두고 TRPG를 따로 플레이 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그러고보면 '연기'가 TRPG의 참 재미이고 진리이며 MMORPG가 아직 구현하지 못한 마지막 조각인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연기'가 없어도 게임은 굴러갑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굴러갈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D&D로 NPC 한명 없이 서로 대사 한마디 없이 그냥 4인 파티로 던전만 파도 재미는 있습니다. TRPG의 가장 핵심적인 재미는 '연기'가 아니라 컨텐츠가 말로 구술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라는 형태로 표현된 것 이외의 컨텐츠를 소화할 수 없는 RPG보다 훨씬 많고 풍성한 컨텐츠를 제공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MMORPG에서의 RP란?

    사실 화두가 된 Zerasion 님의 글에서 RP는 굉장히 모호한 개념입니다. 딱히 마비노기나 RUST나 마인크래프트에서 캐릭터의 연기가 주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Role Playing으로 보자면 일단 시스템적으로 그리고 게임적으로 Role이 나눠져있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이 이를 받쳐주는 것도 아닙니다.

    만일 예로 드신 마인크래프트에서 실제로 플레이어가 건물이나 지형을 만들 때 보너스를 받는 건설자, 자원을 채집할 때 보너스를 받는 노동자, 수리에 보너스를 받는 관리자 이 셋 중 하나의 클래스를 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TRPG에서 말하는 Role Playing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니죠.

    Zerasion님의 RP를 시스템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플레이어들이 자율적으로 상호작용 - 특히 협력 - 하는 행위라고 해석한다면 그게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Zerasion님의 아이디어는 '시스템에 의해 빡빡하게 능력을 제한하고 반 강제로 협력을 유도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그냥 내버려두면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서로 협력하고 반목하면서 재미있게 잘 놀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걸로 보인다는 거지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