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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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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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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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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

     

    클래스의 구분이 없이 모두가 평등하던 울티마 온라인이 그랬고, 또한 한국의 울온이라고 불리는 마비노기에서도 검증된 것처럼, 충분한 바탕을 구성하고 오히려 제약을 없애게 되면 오히려 플레이어들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RP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따라서 너무 세세하게 규정된 RPG의 Role이, 오히려 플레이어의 RP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게 이 글의 요지였습니다.

     


    이게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참 멋진 부분이기는 한데,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또 별로 그렇지가 않기도 합니다.

    일단 플레이어의 성향의 문제가 있는데요.

    1. 경쟁적인 성향의 플레이어: 시스템 안에서 효율과 합리를 추구하며 호승심이 강함
    2.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플레이어: 남들이 뭐라거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함
    3. 그냥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좋은 플레이어: 싱글플레이 하듯 캐릭터 렙업만 한다거나, 채팅만 한다거나 등

    이런 분류는 개인 성향에 대한 분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꽤 문화적인 특성을 갖기도 하지요.

    특히 최근 한국의 게임들에서 나타나는 플레이어들의 경향성은 1에 많이 치우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다리를 여러 개 만들어서 각자 원하는 사다리에 알아서 매달리게 만들어주는 식의 '자유도'를 주고 있습니다만, 결국 기본은 사다리를 올라간다는 걸 별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마비노기의 경우를 돌아보면, 소위 자유도가 높은(=클래스가 없는, 스킬 시스템의) 게임에서는 이 양상이 '표준화'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가장 효율적인 기술들만 선택되고 쓸모 없는(활용도가 낮은) 기술들은 버려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마비노기는 유행 빌드 같은 게 만들어져서 한 동안 던전에서 대다수의 플레이어가 던전에서 윈드밀만 돌기도 하고, 오토디펜스 같은 것들이 도입되었을 때는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마법 F 정도는 무조건 배워야하는 시절도 있었지요.

    울티마온라인도 딱히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98~00년 시절에는 이런 경쟁적 성향이 극명하게 발현되지는 않은 시기라 플레이어들이 거지 역할을 선택하기도 하고 전투기술 전혀 없이 나뭇꾼이나 테이머 같은 역할들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주류는 전투의 효율로 갔던 것으로 기억하고 그래서 전투 좀 한다 하면 모두가 플레이트를 입고 마법저항(magic resistance)을 100으로 만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말하자면,

    게임이 플레이어의 게임 내 역할을 정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은 각 플레이어들의 성향에 따라서 당연스레 역할을 분담합니다. 

    이걸 오히려 게임이 플레이어들의 경향에 따라서 역할을 규정지어주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보는게 맞는듯 합니다.

    카스(Counter Strike) 같은 초창기 FPS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애써 돌격병이니 전투병이니 저격병이니 나누지 않았음에도, 플레이어들은 무기(SMG, Rifle, Sniper Rifle)로 자신들의 역할을 분류하고 있었고, 오히려 후대의 FPS들이 이걸 좀 더 강조해서 역할로 만들어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는 쪽입니다.

    결국 플레이어들은 플레이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관념과 성향을 게임에 투영하는 것이고, 이는 역할을 게임이 나눠놓든 아니든 스스로 규정한다는 말입니다.

    Zerasion님이 예로 드신, 마인크래프트나 러스트 같은 게임에서 관찰하신 '성향'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요소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행동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한두 선택을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관념에 끼워 맞춰 스스로를 정의하고 이걸 클래스(역할)로 정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이런 '끼워 맞춤'은 이를테면 '난 궁수가 되겠어'라고 정의한 플레이어라면 거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개의 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끼워 맞춘 뒤에 게임에 요구하는 경우도 자주 발견할 수 있고, 설혹 시스템적으로 충족되지 않더라도 자기만족적 플레이를 지속하는 경우도 관찰할 수 있더라는 것입니다.

    0

  2.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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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TRPG라고 부르는 Pen & Pager RPG 혹은 Tabletop RPG에서 Role이라고 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팀 내 역할(최초 D&D의 경우로 보자면 Fighter, Elf, Rogue, Mage, Cleric 등)을 미리 나누어 놓은 것

    이죠, 하지만 이 역할이 나누어지는 이유는, 그 캐릭터를 연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게임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각 클래스들은 이런 취향, 이미지들을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Fighter: 싸움 잘 함. 파티를 지킴. 나서기 좋아함. 성격 더러움 등
    Mage: 파티의 브레인. 침착함. 팀의 브레이크. 절묘한 순간에 미리 준비한 적절한 마법 한 방.
    Cleric: 파티원들을 치료함. 싸움도 잘함. 맏형 같은 느낌. 파티원들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느낌.
    Rogue: 전투 못함. 평소에 할 일 없음. 

    사실 D&D의 로그는 별로 끌리는 역할이 아니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던전에서 함정을 찾고 해체하는 정도 밖에 없습니다. 일단 로그는 Hit Dice가 4라서 HP가 진짜 한주먹 꺼리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앞서서 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은신+백스탭이 있었느냐 하면 이것도 초판에는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 

    말하자면 TRPG팀 안에서 제일 의욕이 낮고 게임 플레이의 의지가 낮은 플레이어가 억지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제들 하고 싶은거 다 고르고 나면 뒤늦게 할 수 밖에 없어서) 선택을 하는 경우가 꽤 많지요. 일단 특히 Mage는 하고 싶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클래스가 아니었거든요. 오늘 진행하는 시나리오를 대충 머리에 그려보고는 게임 플레이상 아침마다 오늘 쓸 마법을 미리 외워야하는데다가, D&D 룰과 크리처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마법책은 가능하면 외우고 있는 쪽이 좋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마스터 경험이 있다거나 경험 많은 플레이어가 하는 쪽이 많습니다.

    그런데 각 클래스는 자신의 명확한 역할이 필요한 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투면 전투, 치료면 치료, 던전에서 문제 해결이라면 또 적극적인 플레이어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겠고요. 로그는 이 중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평소에는 가장 쓸모 없는 능력(함정 찾기, 함정 해체)을 준 클래스입니다.

    앞서 언급을 한 것처럼, 게임 플레이에 가장 열의가 적은 플레이어에게 강제 참여를 유도하기에 딱 적절한 클래스죠. 

    "지금이 바로 네가 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때야!"

    라면서 등을 밀어주고, 파티에 치명적이 될 수 있는 함정을 해체함으로 으쓱댈만한 요소를 주는 거죠. 동기부여와 보상입니다.

    현대 컴퓨터 RPG에서 역할이라는 개념이 각 클래스를 균등하게 밸런스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D&D에서 클래스(역할)라는 개념은 이런 컨셉으로 만들어졌고, 각 플레이어들이 자기 역할을 나눠서 플레이한다는게 roleplay라는 단어의 뜻이었습니다.

    이게 점점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활용하던 연기(play)와 주객이 전도되면서 역할이 먼저냐 연기가 먼저냐는 논란이 RPGer에게 계속 있어왔습니다만, 사실 TRPG에서 캐릭터의 연기(play)는 그냥 양념일 뿐이지 본채요리가 아닙니다. 있으면 더 재미있어지지만, 없다고 또 맛을 못느끼는 것은 아니거든요.

    물론 이게 나중에는 '연기'를 강조하는 뜻으로 다시 활용되어서, MMORPG들이 RP server라는 것을 도입하기도 하지요. 이 서버는 RP만을 위한 서버로 RP를 안하는 플레이어는 게임에 낄 수가 없게 되기도 합니다. 영어를 잘 못할 경우에는 "나 인간 말 몰라"를 반복하는 멍청이 트롤 같은 캐릭터를 하면 재밌습니다. :-) 

    컴퓨터 RPG에서의 역할 분담

    현대 컴퓨터 RPG는 이런 역할의 내용을 또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까 생기는 부작용들도 있고 이제 그렇습니다. 힐러와 탱커, 딜러(근딜+원딜) 정도로 클래스의 골격이 갖춰지고, 여기에 힐러와 탱커의 팀 내 비중이라든지 각 클래스들끼리 PVP를 하게 한다든지 하는 경우들이 특히 그렇겠습니다.

    - 틀에 꽉 짜여진 역할 분담은 결국 각 역할들의 무게감이 서로 다르게 형성되었고, 
    - PVP는 본래 의도하지 않은 클래스들끼리의 경쟁을 만들게 됩니다. 이게 본래 거슬러 올라가면 '전사랑 법사랑 싸우면...'의 초딩 싸움이 되는데... CRPG에서 실제로 일어나버린 거죠.
    - 게다가 MMO의 형태가 되면서는 클래스들이 '원래 팀원인 사람들이 나눠가진 것'이 아니라 '취직을 해야하는' 부작용도 생겼죠.

    이루 말로 하기 어려울 만큼 클래스 시스템이 MMO로 옮겨오면서 생긴 부작용이 많은데, 클래스 시스템이 없던 게임에서도 사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역할을 미리 설정하고 플레이하는 걸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울티마온라인이라든지, 마비노기라든지 아무도 정해주지 않았는데 본인이 스스로 '나는 바드'라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정하고, 자신은 마법사라면서 플레이트 입어도 되는데 궂이 천때기만 입고 다니고...

    일종의 관성이기도 하고 게임플레이에서 누적된, 플레이어들이 갖게된 고정관념이기도 합니다.
    이게 아마도 Zerasion님이 두 번째 글에서 쓰신, 플레이어들의 역할 분담에 대한 부분이 될듯 합니다. 

    원점으로 돌아와서,

    TRPG가 가진 특성들을 현대 CRPG에 적용할 수 있나 혹은 그런 것들을 시스템화해서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 고민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사실 최근의 추세로 보면 MMORPG에 다양한 요소들이 첨가되고 있고, 특히 WOW의 온갖 미니 게임 퀘스트들을 보면서 감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MMORPG라는 것은 기존 TRPG와 동일선상에 놓고 고민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이고,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플레이어가 낄낄대며 할 수 있던 요소를 MMORPG 같은 대중(massive)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일단은 여기가지 하고, Zerasion님의 아이디어를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

    저는 그냥 꼰대 선비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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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nzk777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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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전 코멘트라 두서가 없습니다. 칼날같은 비판보다는 주니어 기획자의 패기라 생각해주시고 읽어주세요  :lol: 

    기존의 RPG 게임들은 핵앤슬래쉬를 표방하지 않는 이상 전투 시의 역할 분담을 기초로 플레이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 만큼은 과거의 게임들이 주로 해당될 것 같네요. D&D룰을 따르는 여러 게임들이라던가...

    여기서 두 가지 갈래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RPG 라고 부르는 게임들은 대부분 게임 내 시스템에서 각 역할군을 제어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컨텐츠화 시킨다.
    1.1. 전투를 설계하고 역할군을 설정한 후 각 역할군에 특화된 전투 클래스를 만드는 것이 주요.
    1.2. 온라인 게임의 탱딜힐이 여기 속함. 십수년에 걸쳐 현재에 와서는 약화되고 있는 추세.
    1.3. 게임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플레이 난이도를 어렵게 한다는 리스크가 있음. - MMO에서의 역할 강요가 소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 때문

    2. 샌드박스 라는 어휘가 사용되는 게임들에서의 역할 분담은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찾아낸 역할군으로 구성된다.
    2.2. 자의적인 역할 분담은 개인 심리의 요인과 집단 심리의 능률적 요인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는 시스템이 제어하기 어렵다. - 실질적으로는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지성 유닛으로 구성되어 활동하는 형태가 되고 있다. 
    2.3. 다시 말하자면 일손이 부족하여 나눠서 하는 분담일 뿐 역할 자체에 재미가 있는건 아님.

    글의 주제가 "RP가 뭐냐" 이기 때문에 위 내용으로 말미암아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칭하는 것이 RPG의 롤이라면 "전투에서의 역할" 이 맞다. - 경험적 사유에 의한 판단
    2. Role Play 의 사전적 의미 해석이라면 "내가 할 일을 부여받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일".
    3. 게임 속 캐릭터에 몰입하여 게임 내의 세계에 속해 캐릭터의 역할을 총체적으로 수행. - 원전에 의한 해석
     * 3의 원전에 의한 해석이라 함은 책상을 앞에 두고 말빨로 게임을 진행하던 시절을 수반하는 것.


    마지막으로, RP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란이 된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모두 RP를 하고 있다."
    심지어 애니팡을 하더라도 "나는 이 녀석들을 주물러서 점수를 올려야 해" 라는 목적을 가진 플레이어로써 존재하는거죠.

    온라인 상에 가상의 인격을 소환하느냐, 현재의 나 자신을 투영하느냐, 이야기 속에 매료되어 세계관과 설정 속에 녹아든 캐릭터를 "연기" 하느냐의 차이는 사실 RP 라는 거대하고 포괄적인 표현 속에서는 미약한 구분일 뿐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어떤 게임을 디자인할 때 "RP를 녹여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기 전에 "유저가 어떤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떤 재미를 느끼게 해줄까?" 라는 더 중요한 목표가 설정된 후에 다뤄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0

  4. 개인적으로 최근 주목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는 RUST를 볼 때 떠올렸던 몇 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 이 대화의 끝에서 관련된 내용이 머릿 속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 된 것 같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떠올린 생각의 가장 큰 주제는 바로, "RPG가 오히려 RP를 해친다"는 것입니다.

    1 세대 온라인 게임들이 보여줬던 가상 세계형 구조, 그 중에서도 얼마 전 포럼에도 올라왔던 시뮬레이션의 꿈과 같은 내용들의 공통점은 바로 "큰 규칙의 틀을 제공하되 제약을 강하게 두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본문의 대화 도중에 RP의 R(Role)이 의미하는 것이 "캐릭터"냐 아니면 그 캐릭터가 지금 위치한 "포지션"이냐 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그 포지션과 같은 세부 규칙들이 점차 세분화되면서 오히려 플레이어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로 인해 역할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아닌 등떠밀려서 숙제하듯 강제받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에 Voosco 님과 함께 neoocean 님께 들었던 마인크래프트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화라거나, 요즘 modpat88 님께서 들려주시는 러스트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세계의 기본 규칙만 존재하고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강제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더 활발하게 RP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례들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용

     

    예전에 마인크래프트에서 크리에이티브 모드가 아닌 서바이벌 모드로 커다란 환경을 재현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규모가 컸기 때문에 다수의 인력이 동원되야했는데, 업무 분담을 위해 자연스럽게 세 부류로 구분이 됐다.

    1. 건설자 군: 의도된 건물이나 지형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사람들

    2. 노동자 군: 건설자들이 건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 채집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

    3. 도로관리자 군: 노동자들이 채집한 자원이 건설 현장까지 운반될 수 있도록 선로를 만들어서 카트에 담아 이동하게 되는데, 그 도로가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사람들

    이 중 나는 노동자 군에 해당됐었는데, 가끔 카트에 직접타고 현장을 빙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었다.

     

    인용

     

    사례 #1.

    러스트를 하다보면 유저들을 크게 두 분류, 좀 더 나누면 네 분류로 나눌 수 있음.

    1. 농부/목공 - 하나하나 재료수집하고 집지어서 자신의 재산과 영토를 지키려는 부류

    2. 커뮤니케이터 - 무조건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하며 처음 시작한다고 하면 자신들의 아지트로 오라고해서 세력을 불려나가는 사람, 진짜 무서운 인간들

    3. 밴딧 - 한탕을 노리는 인간들, 자고 있는 플레이어나 어둠속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사람들을 사냥하고 그들이 모아둔 모든걸 가로챔

    대망의 4번, 사이코패스 - 조커같은 스타일, 계속 서버를 옮겨 다니면서 뒷통수에 뒷통수를 계속 치고 그룹이고 뭐고 필요없이 모두 혼자 독차지하려고 함

    4번이 진짜 무서운게... 이 부류들은 1~3번인척 연기를 계속 하다가 사람들이 안심하는 그 순간 뒷통수를 침, 그렇다고 그걸 지가 쌓아서 재산화 하는게 아니라 그냥 파괴함. 그냥 남들이 괴로워하는걸 즐기는 부류

     

    인용

     

    사례 #2.

    어제 레알 진기한 현상을 봄.

    생판모르는 사람들 끼리 총이랑 바지 하나 입혀서 들판에 세워놨는데 자기들끼리 그룹을 이루고 자기들 재산 지키려고 거대한 창고 만들고...

    자기들끼리 컨트롤이랑 과시를 위해 콜로세움을 건설하고 토너먼트하고 거기서 이긴사람한태 제일 부유하고 강한 놈이 상품 주고 수상소감 발표하고...

    이 모든 게 15명 있는 서버에서 10명이 벌인 일.

    그럼 5명이 뭐했느냐.
    그 사람들 토너먼트한다고 할 때 몰래 걔들 집 털러가서 다 털어옴. 오늘 출근하기 전에 들어가보니 싹 다 털렸다고 범인들 찾고있는데...

    내 예상엔 20명 최대인원인 서버에서 진영나눠서 전쟁일어날거 같음

    꼭 기획자라서가 아니라 이런 현상에 관심이 많아서 기대하는 중임. 참고로 몇몇 서버는 물물거래를 초월한 주식/투자/부동산땅투기/조폭짓 까지함  ... 북미서버는 투표도한다고 하고.. 또 투표한다고 사람들 irc 채팅하고 있는데 어떤 놈들이 제일 견고한 요새를 그 사이에 점령(무장봉기)ㅋㅋㅋ

    울티마하던 사람들은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위 사례들에서 보시다시피, 시스템이 어떤 롤을 강제하지 않고 룰만 쥐어주는 샌드박스 쪽이, 오히려 세세한 규칙들과 미리 준비된 역할이 마련된 RPG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이 RP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듯, 그야말로 "코스프레"와 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개념의 RP가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행하는 그 자체가 바로 RP가 되는 쪽이 더 강력한 RP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의 구분이 없이 모두가 평등하던 울티마 온라인이 그랬고, 또한 한국의 울온이라고 불리는 마비노기에서도 검증된 것처럼, 충분한 바탕을 구성하고 오히려 제약을 없애게 되면 오히려 플레이어들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RP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따라서 너무 세세하게 규정된 RPG의 Role이, 오히려 플레이어의 RP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게 이 글의 요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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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RPG의 재미를 MMORPG로 가져올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진행된 트위터상의 대화를 옮겨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살포시 기대해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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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erasion: "MMO함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는, 수년 전 KGC에서 송재경 님, 김태곤 님 등 많은 분들이 예견했던 "가상 세계로의 회귀"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성적으로 사회성+유희추구성을 내포한 인류이기에, 진정한 MMOG는 없어질 수가 없다고 생각.

    그리고 MMOG에 있어 지금 시기는 단지, 와우가 시작한 테마파크 붐 덕분에 개발자와 플레이어 모두가 잠시 길을 잃어 원류를 놓친 뒤,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데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Jolgame: 온라인판 테이블 게임이 나오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Zerasion: 예전부터 종종 나오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뭔가 센세이션 같은 걸 일으킬만큼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 ㅎㅎ

    Jolgame: 뭐 일단 장르 자체가 워낙 마이너하기도 하고.. 근데 이 마이너 하다는게 또 언제 주류를 이루기도 하고 그러니까요.(몇달전의 국내 한글판 번역 룰북 펀딩 성공사례 등등)

    Zerasion: 시대는 돌고 도니까, 칼끝을 예리하게 벼러두면 언젠간 빛을 볼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니 그 전에 굶어죽지 않아야 하는 게 급선무라고 봐요 ㅋㅋ


    =====================================================================================

    Jolgame: TRPG를 온라인화 해서 수만가지의 상황을 모두 GM쪽에 입력한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onzk777: TRPG는 상황에 녹아드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하는 롤플레잉이 핵심인데 온라인 게임에서는 경쟁을 통한 욕구 자극이 상품성의 주가 되기 때문에 영 진도가 안나갈 것 같습니다.

    Zerasion: 딱 말씀하신 부분만 떼어놓고 봤을 때, TRPG는 코옵, ORPG는 경쟁이 주제인 것으로 구분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잘 양분해서 공존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 같고요.

    onzk777: 제가 약 4회 정도 TR을 해본 경험에 의하면 TRPG는 마스터가 가이드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캐릭터 시트를 제반삼아 "연기" 를 하는 것이 주 플레이라서 ORPG랑은 재미요소부터가 달라요. 온라인에서 연기를...!

    Zerasion: 그렇다면 역시, 늘 제가 영업하던대로 "RP"를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훗.

    onzk777: 그리고 RP를 좋아하는 유저들을 타겟으로 잡는 순간 투자자들이 떠나기 시작하고... 핳핳.

    Zerasion: ㄴㄴ. RP를 하던 애들을 타겟으로 삼는 게 아니라, 대중이 RP를 하고싶게 만드는 게 소임인거죠. 그리고 그런 "가이드"는 게임 디자이너의 숙제이기도 하고요! onzk777 님을 채찍질 합니다! 찰싹찰싹!

    onzk777: 솔직히 왜 유저들을 "RP를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하나" 부터 전 공감을 못하므로 채찍을 회피하겠습니다.

    Zerasion: 그래야 TRPG의 즐거움을 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죠.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할 전초 작업  같은 거요.

    onzk777: 저는 TRPG가 "Massive"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재미를 추구할 수 있었다고 보는 입장이라서 MMO에서 TRPG를 모사하는건 딱히 매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Zerasion: RP함을 메시브하게 가져가자는 건 아니고, 아까 말한대로 둘을 공존시킬 토대를 마련해보자는거죠. ㅎㅎ 매시브한 재미는 이미 1세대 MMOG에서 거의 다 시도했으니까요.

    onzk777: TRPG에서 롤이라는 것은 상황 속 "인물" 이었고 MMO에서는 내면의 진짜 자신을 가상세계에 돋보이는 것이 목적에 있으니 서로 상충합니다. 실제로 현재 MMO들에서도 유저들은 "가상세계의 자신" 을 RP 중이예요.

    Zerasion: 마지막 멘트가 이미 상충하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던가요? 근데 뭔가 이야기가 길어지니 포럼으로 전장을 옮겨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onzk777: 단지 그 RP의 대상이 "술을 좋아하는 무식한 뚱뚱보 드워프" 같은게 아니라 "만렙 힘기사" 같은거라서 TRPG의 로망이나 플레이 형태가 안나오는거죠. 그러므로 RP를 장려하자 라는건 조금 다른 얘기같아요.

    Jolgame: 연기가 필요하다면 이런건 어떨까요. 어차피 TRPG나 그걸 묘사함에 있어서나 결과론적으로는 주사위 굴림에 대한 상황을 설명해 내는거니까 그럴듯한 설명을 키보드나 음성으로 대체하고 진행하는 방식.

    onzk777: 연기라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찾느냐, 혹은 내가 연기할 대상이 더 짱짱맨이 되도록 만드는 것에서 재미를 찾느냐 라는 것이 현 상태에서의 차이라고 보고 있어요.

    tophet: 사실 연기는 그닥 중요하지 않은데 말입니다... =_=;;;;

    Zerasion: 그.. "연기를 해서 재밌다"가 아니라 "그 캐릭터와 동화되는 즐거움을 느낀다"가 RP의 목적입니다. RP에 대한 인식 접근법이 상이해서 이야기가 어긋났던 것 같아요. ㅋ

    onzk777: 연기는 방법에 지나지 않으므로 목적은 당연히 아니죠. 동화되기 위해서는 그 캐릭터가 되어야 하니까 캐릭터를 연기하고 감정을 이입하는거고요. 제 생각엔 RP에 대한 인식보다는 "캐릭터" 에 대한 인식이 먼저인 듯 해요.

    Zerasion: 그걸 인지하고 억지로 하는 순간 "자연스럽게"에서 탈락이라고 봅니다.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 주입시키는 게 게임 디자이너의 몫이라고 보고요, RP따위 전혀 몰라도 호드vs얼라 진영에 이입하는 와우가 좋은 예죠

    onzk777: 스토리에 공감하고 감정을 이입하는 모든 것이 한 편의 RP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는 이미 모두 아는 게임의 일부 몰입 요소에 포함되는데 TRPG를 거론하면서 새로운 재미로 여길 필요는 없어보여요.

    Zerasion: TRPG의 재미를 "새로운 요소"로 봤다기보다, 기존까지의 감정이입 몰입의 업그레이드 판이라고 여기는 입장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스탠리 패러블 한 판 때려주시죠! ㅋㅋ 장르를 규정짓긴 힘들지만, RPG가 무엇인지 리마인드시켜주는 좋은 기능을 하고 있음엔 틀림없습니다 ㅋ

    onzk777: 그 놈의 테라리아 때문에 다른 게임을 하나도 못했네요 요즘 ㅡ.,ㅡ
    그렇다면 TRPG를 모사하면 안될 것 같고 기존 요소를 강화하는게 좋아보여요. NWN같은게 안좋은 예인데, 캐릭터 배경스토리를 쓰고 외우게 만들어놓고 당장 월드 진입하면 하나도 반영이 안되거든요. 몰입불가ㅡ .,ㅡ

    Zerasion: 에.. 그건 그냥 잘못된 활용 예 같은데요... orz

    onzk777: TRPG에서 캐릭터 시트 쓸 때 보면 아시겠지만 캐릭터 설정이 초반 재미의 대부분을 차지해서요. 그런거 뺄거면 TRPG 얘기는 안하는게 낫죠.

    Zerasion: 음.. 애초부터 저는 "RP"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만... TRPG는 "코옵"으로 이야기를 끝낸 지 오래입니다 ;ㅁ;

    onzk777: 애초에 토킹 게임인데 각자 상대 캐릭터의 깊이도 없고 하면 얘기거리도 없고 그저 주사위굴리고 던전크롤링하는게 다일건데 그건 이미 기존 게임에서 다 해먹었고요.
    멘션 추적해보시면 전 TRPG 라는 키워드를 보고 접근했어요 -_-; RP의 원류이기도 하지만 RP라는 말 자체는 재해석이 되고 있는 모양이라 전 별로 논할게 없고요.
    제 얘기는 그냥 한 마디로 끝나요. "테이블에서 말쌈하는 게임을 MMO로 가져와봤자 될게 없다."

    Zerasion: 그.. 저 역시 마찬가지로 스레드를 참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만, 접근하신 직후에 제가 RP로 선회시켰습니다..

    onzk777: 그건 오해하신건데 전 졸가메님 트윗에 단독멘션을 한건데 뒤에 추가로 저한테 멘션을 하신걸로 알고 있어서요. 그 전에 하시던 얘기들은 안읽어서 모르겠...

    tophet: 실제 TRPG에 가장 근접한 경험이라면 차라리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이나 MUD가 아닐까 싶지만 사실 그도 TRPG 같지는 않지요...

    onzk777: 전 사실 컴퓨터게임에서는 잘 못느끼고 OR하자면서 모인 사람들이 어떻게 파티를 안좋게 깨트렸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면 한계가 보이더군요 ㅡ.,ㅡ

    tophet: 팀은 보통 RP 하겠다고 나서면 깨집니다. 일단 그 RP가 RPG의 RP가 아님은 둘째치고, RP하느라 G를 깨트리거든요.

    onzk777: 술집에서 의뢰를 받자마자 두 양극성향의 캐릭터가 말쌈을 시작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어지는 채팅을 읽다가 지쳐서 "저녁 먹으러 갈께요" 라던가... ㅡ.,ㅡ  뭐 그랬습니다 저희는[...]

    tophet: 그게 바로 전형적인 RP하다가 G 깨먹는 사례지요. 그런데 사실 TRPG에서 RP는 캐릭터 연기가 아니라 성직자, 전사 등의 역할 수행인데 말입니다. =_=

    Zerasion: 스레드초반에 TRPG와 ORPG로 구분지어서 썼었는데요, 저는 T 와 RP 와 G가 세 가지 요소로 존재한다고 봅니다. 거기서 T가 O로 대체되고 지금은 희미한 RP 를 살리잔 게 취지였어요.

    onzk777: 고금아님 얘기 듣고 생각난건데 영화같은 게임인데 플레이는 죠낸 재미없는 몇몇 게임이 G를 깨트린 경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애매한 용어는 사용하기가 참 어렵네요.

    tophet: 하지만 그 RP는 본질적인 RP가 아니라는게 포인트지요. 캐릭터 코스프레가 아니라 역할 분담이고, 이는 사실 에버퀘스트-와우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어요.

    Zerasion: RP에 말씀하신 역할 "수행"도 있지만, 전 약간의 액팅도 가미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받아들이는 재미의 폭이 달라지거든요. ㅎㅎ 나는 캐릭터인가 모니터 뒤에 앉은 플레이어인가? 같은거요
    그리고 사실 이 정도의 RP는 적당한 몰입 증대 효과를 주고, MMO하게 스케일이 커져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onzk777: 캐릭터 연기가 아니다, 는 좀 비약 아닌가요? 클래스와 전투로 일관된 플레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 캐릭터성을 살리고 언변에 의한 플레이가 이루어지도록 각종 룰도 마련돼있는걸로 아는데...
    오히려 Role이 전투 시의 역할로 편협화된건 CRPG 와서가 아니었던가요?

    tophet: D&D는 처음부터 잘나고 못난 부분이 섞인 캐릭터들이 뭉쳐서 서로 단점을 보완하면서 난관을 헤쳐나간다는 컨셉이었고, 던전 탐험과 전투가 주가 됩니다.
    그래서 RPG에서의 Role Playing 은 전사는 몸빵, 사제는 치료, 법사는 매스 컨트롤, 도적은 함정탐지 등과 같은 역할 수행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RPG의 중요한 특질 중 하나인 1인 1캐릭터와 성장이 맞물리면서 캐릭터의 연기 또한 재미 중 하나로 편입되지만, 이게 본질적이고 치명적인 재미는 아니죠.

    Raoul: Zerasion 님께서 액팅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전투에서의 탱딜힐 롤과는 구분되는(하지만 그 정도의 중요도를 가지는) social role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요?

    Zerasion: 음... 이를테면 "길드장", "공대장" , "파티장" 같은 걸까요?

    Raoul: 음. '범죄자'일 수도 있고 '네고셰이터'일 수도 있고 '용팔이'일 수도 있고 '왕'일 수도 있고...뭐 그런거 아닐까요? 세계는 가상이지만 인간 관계만은 진실인 그런.

    Zerasion: 시스템적인 구분, 전투 할당 역할 외의 말씀 그대로 사회적 지위? 같은 거군요 ㅎㅎ

    tophet: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역할 수행을 전혀 못하는데 - 함정/비밀문 체크를 계속 까먹는 도적, 치료 주문이 없는 사제, 허약한 전사 - 연기가 뛰어난 사람이 있고 반대로 연기는 못하는데 역할수행이 끝내주는 사람. 둘 중 누구와 게임 하면 재미있냐면 당연히 후자입니다. 전자는 팀 뽀개져요.

    onzk777: 연기를 졸라 못해도 팀 바로 뽀개집니다... 팀 캐미를 해치고 순식간에 내 위치를 동굴 안이 아닌 컴터 앞으로 보내버리거든요. 물론 못해도 최대한 주변 눈치보면서 하면 진행은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이스 굴리는거 말곤 말 한 마디도 안해요. 그리고 어느날부터 안나옴...

    Zerasion: 음.. "달성"이 목표였다면 불쾌한 경험이겠지만, 전자의 경우 "그냥 모여서 논다"였으면 충분히 재밌지 않을까요? 가끔 지인들끼리 모여서 보드게임하면 대체로 그런 분위기인지라..

    tophet: 코스프레랑 TRPG는 다르니까요.

    Raoul: 캐릭터 코스프레가 아니라, 그 social role을 실제로 수행할 때 오는 감정과 책임감을 대리 체험 한다는게 핵심일 것 같은데요.

    Zerasion: 코스프레와는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D
    이를테면, 어떤 단체에 참가해서 오리엔테이션? 워크샵? 같은 거 가면 상황극 같은 걸 하잖아요? 사장/관리자/직원 같은 거요. 그 소셜 롤을 체험한다는 건 이쪽이 아닐까요?

    tophet: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캐릭터 연기, RP가 실은 캐릭터 코스프레니까요.

    Zerasion: 음.. 광의적으로 사용되는 일코 덕코 같은 의미의 "~인 체 하다"라면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코스프레를 너무 국한지어 생각했었나보네요 ㅎㅎ

    onzk777: 제가 rp라는 말을 보고 떠올리는건 확실히 말씀하신 내용이네요. 전사! 라도 클래스가 아니라 그냥 직업이 모험가인 칼쟁이 "나" 인 것이고...

    tophet: RP란 무엇이냐는 참으로 오래된 화두이긴 하지요 ㅋㅋㅋ

    onzk777: 제가 명확하지 않은 말은 경기를 일으켜서 ㅋㅋ 이런 말은 아예 안쓰려고 하는데 주제가 떠억하니 알피! 다 보니 본의아니게 쓸데없는 얘기를 섞었네요 ㅡ..ㅡ

    Zerasion: 그래도 덕분에 각자의 RP에 대해 리마인드도 하고, 실장님의 소셜 롤이라는 새로운 화두도 나오고 그러지 않았나 싶은데요? ㅎㅎ 오전 시간 즐거웠습니다 ㅎ

    Voosco: 아무튼 알피가 연기로 가면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적어도 "나는" 절대로 못하겠 ...

    onzk777: 우리나라엔 양반이 많아서 다들 어색해하실걸요 ㅋㅋ 거기다 mmo면...

    Zerasion: 그럴리가요.. 제가 아는 한, 제 주변의 가장 완벽한 RP 플레이어신데..

    onzk777: 님 연기 쩌네요 라는 뜻인가요.

    Zerasion: 무용담 들을 들어본 결과, "룰 브레이커"라는 롤을 완벽하게 플레이하십니다. ㅋㅋ

    Voosco: 룰브레이커라뇨 그게뭐죠 저는 철저한 준법시민입니다!!

    tophet: 준법시민인 척 하는 룰브레이커 RP가 훌륭합니다.

    Voosco: 아니라고 !! 진짜라고 !!

    Nairrti: 일단 중간 정리를 하면, RP는 역할의 연기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 쪽이 맞습니다. 연기는 양념이죠.

    tophet: 덧붙여서 예시를 들자면 '내 캐릭터는 호기심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뛰어들어요'라기 보다는 '내 캐릭터는 도적이니까 우선 함정을 체크해요'가 우선이라는 거지요.

    Zerasion: 우선관계와 주부관계를 뒤집을 생각은 없습니다. Raoul 님께서 말씀해주신 소셜롤의 이야기에 가까웠다고 생각해요 ㅎㅎ 부차적이지만 안중요하지는 않은.

    tophet: 전 Raoul 님께서 언급하신 소셜롤은 탱딜힐 외의 역할수행을 MMORPG에서 찾자면 그런 쪽으로도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쪽으로 이해했습니다.

    Nairrti: 그런데 가능하면, 이 이야기는 엄~청 길고 복잡하기 때문에, 다른 곳 이를테면 GDF 같은 곳에서 하는게 어떨까 합니다.

    tophet: 동의합니다.

    Zerasion: 일단 스레드를 옮겨놓은 뒤에 약간 첨언해서 포스팅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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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evilma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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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irrti님이 꼽아주신것중에  7.8번은 상당히 민감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좀 과격한 표현을 빌리자면 기득권을 뺏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나마 예전같이 몰아새우자니 찝찝하고 자신이 몰상식한 사람으로 보일듯하여 자제했던 움직임들이 10~12번까지의 사건이겠죠. 불편하다는건 꽤 정곡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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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그러니까 말씀하신대로 "남성이 다수", "젠더 문제 따위는 관심도 없음", "젠더 문제 언감생심"이라는 부분에서 남성향과 여성향에 대한 무관심을 읽을 수는 있는데요, 그로부터 혐오까지 가는 중간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서 본 글 만으로는 그 흐름을 파악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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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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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게임계 젠더의 문제는 매우 복잡하게 엮여 있다고 보는 쪽인데요.
    (좀 거칠게 씁니다.)

    1) 미국도 결국 공돌이가 게임 업계를 만듬
    2) 개발자도 공돌이 게이머도 공돌이... 에서 게이머는 이제 일반 남성의 대다수가 된 상황.
    3) 여기에 여성 게이머들이 점차 증가

    4) 개발자-게이머가 모두 남성이니 게임도 그냥 본인들 취향, 게다가 젠더 문제 따위는 관심도 없음
    5) 사회적으로도 젠더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문제인데 게임계에서는 언감생심

    6) 여성(페미니즘) 게이머들이 반발해서 '그래 어쩔래 나 게임하는 여자다'라는 사이트들이 생김
    7) 페미니즘 발언들이 폭이 넓어지기 시작
    8) 여성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발언들이 자주 나옴 (사키시안은 그 맨 앞)
    9) 불편함

    10) 조이퀸이 나왔는데 마침 까기 좋은 '썅년' + '헤픈 년'
    11) 너 잘 걸렸다
    12) 사키시안 너도 일루와 퍽퍽

    13) IGDA: '그만 자중해달라'

    이게 현재 상황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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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글타래를 보면서 드는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남성향이 강하다와 그래서 여성을 혐오한다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지 않나요?
    2. Nairrti 님 페이스북에서 댓글 스레를 봤는데, 장문의 댓글을 쓰신 분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 파이상으로 여성 게이머의 비율이 45%에 육박한다는 것과 그들이 과거 남성중심 시절에 그들이 보여준 열정적인 지지만큼을 기대해도 되는 대상일 것인가?라는 부분 사이에도 큰 간극이 있지 않을까요?

    2번 같은 경우에는 매출 자료에서 여성의 지출이 크다는 통계적인 자료가 있겠지만, 그러한 현재의 팩트가 많은 남성향 게임 제작사(또는 제작자)에게까지 확산되었는가?에 대한 확신은 갖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게임업계가 과거의 남성지배적 시장에 얽메여있다기보다, "그래도 아직 그들이라면 기대한 피드백을 보여주겠지" 하는 다소 안일한 의사결정 과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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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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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누가 트위터에서 저분 영상을 주르륵 알티하는 덕에 한 네다섯건 정도 유투브에서 본 결과

    자기 보고싶은 면만 보고 말하는 케이스다 라고 확정지었습니다. 링크하신 인벤 베플에도 그렇게 써있더군요. 

    이야기해볼만한 주제이긴 하지만 화자가 주제의 신뢰성을 깍아먹는달까요.

    인터넷 상에서의 각종 혐오라고 해도 딱히 무슨 사건에 연류되지 않는이상 까거나 무의미하게 까는 사람의 수는 적으니 말이죠

    저런 협박범이 있다! 이게 문제아닌가? 라기보다

    사람이 많으면 정신병자도 많고 뭐 그런 차원 아닐련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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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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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자체에 대한 젠더 이슈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만, (여캐는 없거나, 있어도 비중이 낮거나, 비중이 높아도 결국 남캐의 도움을 받는 역할로만 등장한다거나 등등)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둘러싼 갈등은 북미와 한국에서 양상이 좀 다르지 싶습니다. 북미에서 여성 개발자 또는 게임 업계의 전면에 나서고자하는 여성을 대하는 노골적 적대행위는 상당히 보편적이고 그 정도도 극렬(?)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가를 생각해보면 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물론 같은 성차별의 표현형태가 다를 뿐이지 않은가 ...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어쨌든 '게임을 둘러싼 커뮤니티에서 여성에 대한 적대성'은 좀 아리까리한 부분이 없지 않아요. 

    물론 그 와중에도 김치녀니 X빨이니 해대며 게임 업계를 건장한 남성들만의 것으로 영위해나가야 한다고 부르짖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없진 않겠지만, 그건 사회 일반의 것이지 게임'만의' 것은 아니라고 보니까요. 당연히 사회일반이 그러하니 우린 손놔도 됨. 하는 의미는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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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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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미 게임 업계가 존나 시끄럽죠. 거기에 대한 이야입니다.

    밝은해님께서 게이머의 종말 – 비디오게임으로 무엇을 할까라는 글을 쓰셨다. 원문은 How to Do Things with Videogames라는 이언 보고스트의 책인데, 최근 북미 게임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관련된 것이다.

    이는 말하자면 게이머들과 일부 게임 개발자들 사이의 충돌인데, 최근 여성 게임 개발자에 대한 혐오, 즉 조이 퀸(Zoe Quinn) 스캔들로 난리가 났던 사건의 연장선에서 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괴롭힘(harassment)으로 연결되더니 그리고 조이 퀸과 필 피시의 드랍박스 계정이 해킹당하는 사건, 게임비평가에게 살해 협박이 있는 등 온라인 상의 혐오가 현실의 생명 위협으로 나타난 흐름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이미 IGDA(국제게임개발자협회)에서 짧은 성명을 낸 것이 있지만 게이머들에게 별로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사실 너무 온건한 내용이었다고 본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조이 퀸과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eesian)이 던진 화두에 대한 게이머들의 여성 혐오가 깔려있다. 사키시안이 화두를 던졌던 곤경에 빠진 처녀(한국어 자막) 시리즈를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될듯 하겠다.

    사실 게임 업계가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게임에서 여성의 묘사는 조력자이거나 성적 대상이거나 혹은 미미한 역할이거나 더 심각하게는 구출되는 대상인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심지어 여성이 주인공인 게임도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은 경우는 없다. 특히 한국의 게임들은 이 부분에서 여전히 근대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인츠로우"의 디렉터 스티브 제이로스(Steve Jaros)는 이런 내용에 대해 지적해오던 아니타 사키시안의 말이 옳다는 내용을 인터뷰에서 했다.

    인용

    Speaking to The Escapist, Jaros said, "I actually think [Tropes vs. Women creator Anita Sarkeesian's] right in this case." He went on to say that he believes the Saints Row series developer has improved in its treatment of women over years but said they still have room to grow.


    2008년에 This is Game이라는 매체에 비슷한 관점에서 글을 (익명으로) 썼던 적이 있다. 난 이런 게임 업계의 남성 편향이 남성 위주의 개발 환경에서 발생한다고 봤고, 여성 개발자가 많아지는 것이 이 문제의 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이런 편향은 사회 전체에 깔려있는게 더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거기까지 건드리기엔 좀 너무 컸고 해서 두루뭉슬하게 적당하게 타협했던 조잡하고 정리도 덜 된 투박한 글이었다.

    어쨌거나, 당시 저 2008년에 박제된 댓글들이 난 (지금에 와서는) 참 재밌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북미 게임 업계의 논란이 게임계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게임 시장은 이미 여성이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게이머들의 시각은 남성 90%이던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어쩌나, 모바일 시장에서 이제 남성보다는 여성 게이머가 더 중요하게 되어가고 있는데. (결국 흐름은 자본을 따라갈 것이다.)

    게임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킨다는 이야기는 결국 구라일지도 모른다. 아니, 적어도 북미의 게임 개발자들은 맞는 것 같다.

    - 역시 블로그에 쓴 글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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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modpat88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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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지금은 리뉴얼로 사라졌지만 얼라이언스의 사우스쇼어 지역 퀘스트 중에 무덤에서 부활한 언데드 npc를 죽이는 임무가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멀록잡으러 가던 저는 그걸 보고 '핫! 동족이 공격당하고 있어!'라며 선빵을 쳤고
    그 뒤에 사쇼 -> 스트롬가드 -> 아라시로 이어지는 괴롭힘으로 한때 접을 뻔 했으나
    그 뒤로도 호드/얼라 비율이 1.2:1.0이었던 카라잔은..

    가덤, 타나리스, 여명, 돌발톱, 아즈샤라 가릴 것 없이 사방에서 필드 공격대가 생겨났고 
    그때 이를 갈며 성장한 덕에 카라잔 호드나 얼라들은 어딘가에서 쪼랩이 당하고 있다고 하면
    만랩들이 수십명씩 달려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끝은 항상 스톰윈드 정복이었던거 같네요.

    일주일에 한 두번은 꼭 있었어요 ㅎㅎ


    근데 요즘은 오그리마가 까이건말건 내 주둔지만 건사하길 바라는 못된 사령노예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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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modpat88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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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금 사라진 카라잔이라는 서버에서 즐겼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아즈샤라도 같은 전장군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때 레이드는 부패의 씨앗이라는 스킬을 사용하는 고흑들이 판을 치는 정신나간 세상(?)이었고 이는 전장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용개횽의 6번째인가 7번째 영상이 나오기 전까지 파흑들도 별로 없고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서큐버스랑 어격날리는 무시무시한 횽아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더군요.

    그 뒤, 제 기억이 맞다면 곧이어 부트네라는 냉기법사가 한 바탕 휩쓸고 지나갔고...

    원래라면 알터렉 전장에서 법사랑 흑마는 뒤에서 불의 비나 블리자드나 매크로처럼 돌리던 존재였는데
    언제부턴가 도적과 함께 무법자가 되가지고 혼자 필드고 전장이고 말타고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대로 시비를 걸던게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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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주로 힐스브레드 구릉지에서 필드쟁을 했습니다 ㅎㅎ
    다들 가시덤불골짜기를 많이 언급하지만 아라시와 힐스브레드라는 핫스팟이 있어서 몇 달을 서로 본진 파괴하며 놀았는지...
    아직도 그때 숙적들이 생각나네요..

    [피의 광란자.][1]

    업적 점수를 보건데 이 사람이 아마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인것 같네요.

    저는 얼회로 샤우스쇼어 한복판에서 싸움의 시작을 알렸고
    저 사람은 타렌밀농장에서 몇 시간이고 죽치고 저렙(20~25)유저들과 npc들을 학살하고 다녔습니다

    그때가 그립군요!


      [1]: http://kr.battle.net/wow/ko/character/헬스크림/피의광란자/si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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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아 서버통합도 비슷한 이슈가 있었네요 ㅋ
    우리가 직접 작업했던 SUN의 경험들도 있고, 제가 개인적으로 플레이하던 WoW의 경험도 있고요. ㅋ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을 겪었던 게 인상깊어 소개를 잠깐 할까 합니다.

    사내 교육 과정 중에 "갈등 관리"라는 교육을 들었는데, 과정 중에 있었던 내용입니다.

    - 조별로 규칙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그 규칙대로 카드 게임을 합니다.
    - 한 두 차례 연습을 하고 규칙이 익숙해지면 "말을 하지 않고" 게임을 합니다.
    - 그리고 약 20~30% 정도의 인원이 다른 테이블로 이동합니다.
    - 인원이 섞인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말 없이 게임을 합니다.

    여기서부터 혼란이 발생하더군요.
    말은 못하고 바디랭귀지로 뭐라뭐라 말하는데, 내용이 뭔가 이상한겁니다.
    근데 이동한 사람이 소수고, 원래 토박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수적으로 우세한 토박이들의 룰대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게임이 한 두 차례 진행될 때 즈음, 다시 20~30% 정도의 인원이 테이블을 또 옮깁니다.

    그러면 대략 수적 우세라는 게 무의미한 혼재된 인원 상태가 만들어지고, 그 상태에서 게임을 하면 그야말로 가관이 되더군요.

    알고봤더니 처음에 테이블마다 나눠줬던 규칙이 서로 다 달랐던 겁니다.
    "내가 아는 규칙은 이건데?"
    "아냐 여긴 이게 맞아"
    "그래? 아닌데...."
    라는 식의 무언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어느 쪽으로 결정되는 지에 대한 흐름이 굉장히 재미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되네요.
    어린 시절 마당에서 친구들끼리 하고 놀던 필드게임(..)들의 경우가 대체로 이렇죠.

    "야, 이게 원래 맞아"
    "아냐 이게 원래 맞아"
    "우리 동네에선 이렇게 해"
    "너네 동네가 이상한거야"
    "쟤한테 물어볼래? 내기할까?"

    이런 경험은 다들 있으실거라고 생각해요. 이 케이스는 무척이나 익숙한 풍경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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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AngSo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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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어떤 게임이든 서버 통합하면 그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 들이 충돌해서 분쟁이 일어나는... 
    합침'당한' 서버 사람들을 이민자 취급하는 서버가 있고, 그것에 반발하는 이민자(?)들이 있는 서버도 있고
    큰 분쟁없이 공존하는 서버도 있고... 이래저래 보고있거나 들어보면 재밌는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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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처음에는 트윗 스레드로만 써도 괜찮을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글이 길어져서 결국 포스팅으로 정리해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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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굴단 서버의 호드였기 때문에 통합전장군 중에 "징벌의 전장"에 속해 있었기에 전장에 가면 같은 전장군에 속한 다른 서버 형들(전장에서는 상호 호칭이 형이었다)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다른 서버의 플레이어들과 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신기했었고, 이제까지의 필드쟁이 아닌 공식 컨텐츠로서의 대규모 PvP를 처음으로 접해보던 것이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흥분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당시에는 왜그런지 몰랐는데, 어느 전장을 가나 "아즈샤라 서버" 형들은 무척이나 강했었다. 그리고 대체로 퉁명스러웠고 다른 호드들을 못마땅해했다.
    지금에야 그게 용개(DrakeDog)의 여러가지 영향 때문에 만들어진 성격이라는 걸 알게됐지만.
    특히나 소규모로 구성되고 전투 의존도가 무지막지하게 높은 전쟁노래협곡(노래방)의 깃발전에서는, 판금탱커 클래스가 아니더라도 "아즈형들이라면 기수를 할 수 있어"가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졌고, 실제로 마법사나 흑마법사처럼 방어력이 약한 천클래스도 기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아즈샤라 호드야 지금도 자긍심 높고 전투력 높으니 후략하기로 하고, 다른 인상적인 동네 형들이 있었다면, 역시 "노르간논 형제들"이 생각난다.
    호칭에서부터 형들 아니고 형제들인 것이 큰 특징인데, 이들은 개인전력도 좋지만 조직력이 뛰어났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노르간논 서버는 당시 최고 수준의 정규 및 막 공격대를 운용하던 곳이었고, 그들이 전장을 뛰던건지 아니면 서버 문화가 그런건지 팀 단위로 동시 신청(지금은 안되지만)해서 아라시나 알터랙 전장에 자주 출몰했다.
    덕분에 주위를 둘러봤을 때, "노르간논 멤버가 다섯 이상이라면 그 판은 승률이 90%에 육박한다"라는 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한 파티가 별동대처럼 적소에 나타나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개중에는 뛰어난 지휘관이 판 전체를 움직이기도 했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처럼 "어느 서버 출신"이라는 태그가 플레이어 네러티브에서 유의미하게 동작할 수 있다는 걸 실제로 경험했다는 부분 때문이다.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라는 게, 가상 공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더란 옛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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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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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 5 design debates ignored in 2014

    http://www.lostgarden.com/2014/12/top-5-design-debates-i-ignored-in-2014.html

    소위 '순환떡밥'이라는게 있죠. 쿨타임되면 수면 위로 올라와서 화제를 뿌리고 논쟁을 벌이게되는 뭐 그런 여러 이슈들 ... 게임 업계에도 그런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사실 변변한 게임 디자인 커뮤니티가 없기에 그런걸 볼 수 있는 장소조차 없는 셈이긴 하지만, 북미에선 이런게 이슈가 되었다더라 ... 하는 관점에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약하나마 우리나라에서도 그런걸 찾아보려면 '게임 기획자가 되려면 뭘 공부해야하나요?' '게임 회사에 입사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건 게임 디자인에 직결된 논의도 아니고 또 결론이 나지 않은 이슈도 아니라서 ...)

    한편 이 사람은 바로 위에 링크한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게임 디자인 이론들을 개발하고 전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니엘 쿡이 고안해낸 여러 개념들을 미리 알고 있다면 아래 내용을 좀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데 뭐, 몰라도 크게 지장이 있진 않지 싶어서 소개해봅니다. 

    근데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번역이 완전 개판이네요. 양해를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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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업계의 어설픈 실무자들이 커뮤니티에서 게임 디자인을 둘러싸고 대화를 시작하던 80년대와 90년대를 되돌아보면, 몇 가지 양극화된 주제들이 계속해서 반복되곤 했다. 여러분도 아래 내용들을 알아보실거라 믿는다. 

    • '게임'의 올바른 정의
    • 내러티브 vs 매커니즘
    • 랜덤 vs 솜씨
    • 리얼리즘의 중요성
    • 캐주얼 vs 하드코어

    많은 내용들은 그저 플레이어들이 어떤 게임들을 집어드는지 알 수 없어 짜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사적 스위치를 뒤집어보면, 플레이어들이 디자이너가 되어 보편적 게임 디자인의 진리를 찾고자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의견이란 당연히 각자 다르기 마련이고, 따라서 의견들이 갖는 입지란 데이터를 통해 보강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다행히도, 우린 이제 성장했다. 시간이 흘러 수천 가지의 게임들을 출시하며, 숙련된 게임 제작자들은 게임 디자인이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통찰을 지니게 되었다. 미묘한 차이에 의해 생겨날 수 있는 수많은 다양성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흑백논리와 닳고 닳은 이야기들을 무시할 수 있을만한 성숙미도 갖추게 되었다. 솔직히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고대의 디자인 정책을 두고 논쟁하기보다는 훌륭한 게임들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발전지향적인 디자이너가 되자는 각오아래, 내가 2014년부터 무시하려하는 5가지 디자인 쟁점을 아래에 적어본다. 

    1. 게임의 올바른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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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년간에 걸쳐 나는 게임을 정의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을 보아왔고, 나 자신도 해보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내가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보려는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게임은 다양하고 광범하다. 게임을 단일한 무언가로 정의해버리면, 아래 내용들 중 하나에 걸려들게 된다. 

    • 지나치게 광범함 : 따라서 이 정의가 어떠한 방향성이나 가이드도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 지나치게 협소함 : 이럴 경우 시스템이나 아이디어, 아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들과 영향력을 삭제해버릴 위험이 있다. 
    • 지나치게 꼬여버림 : 이럴 경우 이 정의는 게임을 만드는 일보다는 극단적인 경우들에 주로 관심을 보일 법률가들에게나 유용할 것이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나는 유용한 디자인 도구를 찾아보고 시험해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망치와 못의 존재를 만족시키기 위해 목공을 정의내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게임에도 마찬가지 구도가 적용된다. 나는 비계와 루팅 드랍 테이블, 그리고 내부 경제에 더 관심이 많다. 

    영리한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작업물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일반화된 도구를 발견하여 적절한 맥락 위에서 사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그닥 보편적이지 않으며, 하나만 만들면 어디에나 적용될 필요는 없다. 작업 공구들처럼, 솜씨에 따라서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가 있는 부분에 적용하여 수정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종의 패턴이 아니다. 

    추천 : 여러분들만의 유연한 디자인 공구상자를 만들어보자. 이 공구상자를 연습하자. 적절한 곳에 사용해보자. '게임'을 정의하는데 집착하지 말자. 

    2. 내러티브 vs 매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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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은 한때 인간의 행동이 온전히 유전적인 것인지 아니면 온전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하는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적이 있다. 이후 이 문제는 광범하고 복잡하며 상호연결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영향 및 피드백 루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순진한 생각이었음이 밝혀졌다. 

    내러티브와 매커니즘 또한 유사한 구도로 상호연결되어 있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결국 인간의 두뇌는 순수하게 시스템적이거나 내러티브적으로만 세계를 이해하지는 않는 것이다. 기억, 학습, 감정의 방아쇠, 인과 등은 모두 우리의 두뇌가 우리를 둘러싼 매커니즘을 받아들이는데, 그리고 이를 다시 사회적 응답으로 표현해내는데 반영된다. 

    따라서 내러티브 vs 매커니즘이라는 갈등 구조는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어떤 'vs'도 없는 것이다. 

    이 논쟁의 발생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들이 존재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구닥다리 선형 미디어에 속한 거만한 종족들이 게임 제작자들이라는 고립된 부족과 충돌하였고, 둘은 멍텅구리한 싸움을 통해 권력과 지위를 획득하려 노력하였으나 어느쪽도 게임 만드는데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더라 ... 하는 것이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최근의 논의는 아래 사항들을 포함해야 한다. 

    • 내 게임이 유발하는 것은 기존 게임 스키마들 중 어떤 것인가?
    • 학습과 비계 구조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 게임 구조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극 형태들의 영향력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우리 게임의 인과를 언제 바짝 조이거나 다소 느슨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 시스템의 속도조절이란 무엇인가?
    • 내러티브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어떻게하면 이를 고취시키기 위해 인간의 시스템에 접촉할 수 있을까?

    인터랙션 루프나 감성 엔지니어링과 같은 이론들은 서사와 매커니즘을 통합한다. 훌륭한 상호작용 경험을 구축하는 대신 게임에 취해있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러티브와 매커니즘을 분리하여 실전에서 각기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볼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스토리와 세계관 구축, 그리고 시스템적 테크닉들을 종합하여 어떻게 상호작용 시스템에 녹여낼 지를 고민할 때다. 

    추천 : 기존의 매커니즘에서 발생하는 내러티브를 고민하자. 주제가 기존의 멘탈 스키마를 활성화하는 매커니즘을 조명하게 하자. 우리는 전체적인, 통합된 모델이 필요하다. 적대적 이분법은 버리자. 

     

    3. 랜덤 vs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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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워게이머들의 불평이 다시 번지고 있다. 랜덤이 순수한 솜씨의존형 게임에 비해 덜 전략적이며 솜씨와 무관하다고 비웃는 내용이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랜덤은 또 하나의 디자인 도구일 뿐이다. 솜씨와 함께 사용된다면 랜덤은 굉장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주기적으로 우리는 문명, MMO게임, 매치3나 온갖 종류의 카드 게임들에 대한 애정을 표하곤 한다. 퍼즐에서 전략 게임까지, 랜덤은 이미 현실의 일부이며 이는 정당한 일이다. 

    • 랜덤 시스템은 솜씨와 함께 이미 온갖 분야에 존재한다. '랜덤함'이란 학습 곡선이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선택지의 관리 측면에서 숙련의 강점을 제공한다. 심지어 슬롯머신조차 (아깝게 빗나가는 경우 등을 통해) 숙련도를 견줄 수 있게 만들어진다. 게임 디자인에서 주사위란 이미 포함된 요소인 것이다. 
    • 순환 구조가 도입된 게임들. 고립된 상태에서는 랜덤한 결과가 일어나기 어려우며, 랜덤함은 내부 경제의 일부이다. 랜덤이란 때로 전략적 다양성과 맥락을 만들어내는데 핵심적인 도구이다. 
    • 다르지만 서로 동등하게 타당한 플레이스타일들이 있다. 모든 이들이 철저하게 지성적이며 오로지 정신적 솜씨에 의존하는 게임들을 완벽하게 지배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몇몇은 쉬려고, 몇몇은 사교를 위해 게임을 즐기며 누군가는 물리적인 숙련을 위해, 누군가는 하나의 목적을 공유하는 느낌을 원하기에 게임을 한다. 랜덤은 이런 플레이어들을 위한 게임을 디자인할 때 유익한 도구일 수 있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 어떤 게임들이 흥미로운 방법으로 랜덤을 이용하는가?
    • 여러분의 게임은 랜덤을 어떻게 솜씨로 연결시키는가?
    • 랜덤과 노이즈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 다른 노이즈 생성장치에는 무엇이 있는가? 복잡성 노이즈, 사회적 노이즈, 피드백 노이즈 등등
    •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사람들이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드는가?

    추천 : 랜덤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연습. 공간을 탐험하기. 숙련을 다루는 랜덤한 게임 만들기. 지성적 엄격함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라고 치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보기. 여러분의 휴머니티를 확장하기. 

     

    4.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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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미래예견가들은 게임이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워질거라는 전망을 표하곤 했다. 우리는 이런 전망을 통해 마케팅을 해왔고 이제 이는 일종의 도그마가 되었다. 여러분은 새로운 콘솔과 비디오카드, 컴퓨터를 구입하며 이러한 꿈에 도달하려한다. 1080p가 영광의 홀로덱을 위해 싸우는 성전사라고 주장한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대부분의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그래픽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한 리얼리즘은 더이상 주된 목표가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요소들은 더이상 게임의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더 먼 미래에도 누군가는 마인크래프트나 퍼즐&드래곤과 같은, 리얼리즘을 무시하는 게임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 것이다. 

    • 리얼리즘은 틈새 시장이다. 지난 십수년간에 걸친 마케팅을 통해 우리가 적응하도록 훈련된, 그러나 실제로는 하나의 하위문화가 갖는 미학적 선택에 불과하다. 만화나 글, 그 외 다른 고유의 형식들 또한 이러한 시장의 표현 방법들일 뿐이다. 
    • 리얼리즘은 불필요하게 비싸다. 우린 때로 구체적으로 어떤 자극이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도 모르면서 리얼리티를 통째로 게임에 옮겨놓곤 한다. 이는 마치 샷건과 같은 접근법으로, 뭔가 재밌는게 있길 바라면서 많은 노력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 게임 개발에 드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개발비의 상당 부분은 리얼리즘을 쫓기 위해 쓰여진다. 
    • 시뮬레이션은 디자인의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시뮬레이션을 구축하는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시뮬레이션은 또한 그 자체로 감성적인 만족을 주지도 않는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려 하면서도 동시에 매커니즘적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것은 실패한 디자인만 남기는 경향이 있다. 
    • 각 게임에는 그 게임만의 내재적 가치체계가 존재한다. 흥미로운 내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다.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은 현실 세계와의 접점이 없이도 엄청난 가치를 갖는다. 
    • 플레이어들이 리얼리즘을 요구한다해도, 종종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건 리얼리즘이 아닐 수 있다. 리얼리즘은 때로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재하는 멘탈 스키마를 적용하면서 배워나가는 과정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리얼리즘을 요구하는 것은 아마도: 새로운 플레이어가 추상적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메타포를 요구하는 것이거나, 숙련된 플레이어가 불필요하도록 극단적인 경우를 지적하는 것이다. 양쪽 모두 거창한 리얼리즘 이외의 해법들이 존재한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 여러분의 게임 수요층에게 가장 적절한 아트 스타일은 무엇인가?
    • 아트 스타일과 프로덕션 과정 및 예산 사이에서 균형점은 어디인가?
    • 현실 세계에서 그들의 생김새와는 분리된 흥미로운 시스템이나 규칙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게임같기도하고 만화같기도 한, 풍성한 정보를 담은 초현실적 가상 리얼리티 게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추천 : 여러분의 게임이 정말 필요로하는 실용적 피드백은 무엇인가 고민하기. 여러분의 아트 리소스를 그런 지점들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투자하기. 풍성한 게임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어느정도의 시스템을 모델링 해야할지 고민하기. 디자인 리소스를 깊이를 가진 단순한 규칙들로 만드는데 투자하기. 영리하게. 검소하게. 누군가 리얼리즘을 주장한다면,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알아보기. 

     

    5. 캐주얼 vs 하드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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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주얼 게이머와 하드코어 게이머의 행동은 다르다는, 스테레오 타입화된 인식이 존재한다. 놀라울정도로 많은 디자인 상의 결정들이 이러한 스테레오 타입에 기반하여 내려진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캐주얼과 하드코어의 스테레오타입은 스테레오 타입이 가지는 진부함 때문에 문제가 많다. 
    이들은 잘못된 디자인상의 결정으로 이어지는 지나친 단순화이다. 

    • 많은 스테레오타입들은 그냥 잘못되었다. 평균 플레이타임이 가장 긴 플랫폼은? 콘솔 또는 PC가 아닌, 휴대용 게임기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용' 닌텐도 게임들이 게임 세션(1회 플레이시 플레이타임 ...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하네요 -voosco)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매일매일의 주기적인 게임 플레이는 콘솔보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캐주얼' 혹은 '하드코어' 스테레오타입들 중 맞는건 극소수이다. 그리고 그런 경우엔 광범한 예외가 존재한다. 
    • 어떤 게임의 변종은 다양하다. 적절한 복잡도를 가진 어떤 게임에서든 6가지 또는 그 이상의 서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플레이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게임은 많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와 같다* 단순한 평균치는 여러분에게 자신의 게임을 어떻게 발전시켜야할지에 대해 아주 약간 말해줄 수 있을 뿐이다. 
    •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서비스 기반의 게임들은 플레이의 양을 늘려 리텐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성들의 유입도 늘고 있다. 콘솔 게이머들은 나이를 먹어 점차 느려지는 중이다. 인구학적 근거와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여러 오래된 가르침들은 이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 '캐주얼' 또는 '하드코어'라는 개념은 '게이머'와 '스키너 상자' 등의 딱지붙이기로 오염된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스테레오 타입들은 인지그룹을 강요하기 위해 무기화된다. 요즘의 디자인 (또는 마케팅) 논의에서 건설적으로 쓰이기 어려운 개념들이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 실존하지 않는 시장을 타겟으로 이익을 챙겨보려는 공룡과도 같은 싸구려 스테레오 타입을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을까?
    • 서로 다른 그룹들이 여러분의 게임에 어떤 독특한 반응을 보여줄까? (힌트 : 우리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 서로 다른 그룹들이 여러분의 게임에 어떻게 동기부여가 될까?
    • 다수의 열정적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매력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가?
    • 실시간 커뮤니티 반응과 반복작업을 통해 명확한 목표를 가진 틈새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대체로 '캐주얼'하게 보이는 게임을 만든다. 그러나 내 게임들은 끝없는 튜토리얼과 컷씬, 그리고 퀵타임 이벤트로 길들여진, 스스로를 '하드코어'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두뇌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하를 준다. 반면 몇몇 최고의 플레이어들은 30~40세의 여성들로, 논리, 계획, 그리고 창의적 사고와 같은 활동에 능한 정신적 힘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어려운 게임도 잘 즐긴다. 내 게임의 시장은 '캐주얼/하드코어'의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백만 종의 다양한 게임들 중에는 즐겁게 플레이할만한 게임들이 많다. 

    추천 : 누구도 실질적으로 '하드코어' 또는 '캐주얼'한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기존 시장과 유저군, 그리고 배급망을 통해 잘해봐야 플레이어의 마음에 가닿을 잠재적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이후엔 일이 좀 복잡해진다. 여러분의 플레이어들이 가진 복잡한 측면들을 포용하라. 그들이 진짜로 누구인지를 파악하라. 다양한 종류의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아한 솔루션을 만들자. 

        2015년의 생각들

    여러분이 이런 5가지 주제들과 맞닥뜨린다면: 피해라. 우리 삶이 가진 창의력은 제한적이다. 좀더 건설적인 일에 그 시간을 퍼부어라. 

    • 이 논의를 전파하는 선생님들에게. 최신 게임 디자인 도구들을 가르치는 것을 고려해보자. 잘못된 도그마를 도태시키자.
    • 이런 개념들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이제 나이브한 이론 만들기는 집어치우고 실무 디자이너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참조하자. 
    • 이런 개념들에 사로잡힌 게임 디자인 학생들에게. 고대의 화제를 댓글란에 적어넣는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분이 직접 겪은 실험들을 토대로 대화에 임하자. 더 많이 더 빠르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열화된 디자인 개념에 대한 대화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플레이어들과 그들로부터 파생되어나온 무수한 존재들 (팬 커뮤니티, 포럼 워리어, 문화 비평가등등)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 계속 얘기를 나눌 것이다. 누군가는 재미를 위해, 누군가는 인정을 받기 위해, 누군가는 사업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들이 게임으로부터 받은 정신적 감정적 경험을 처리하기 위해. 이런 다양한 목적들에는, 상황을 단순하게 양극화하는 것은 깊이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좀더 매력적이다. 

    결국 이런 무의미한 디자인적 관점들이 사실상 전통 또는 적어도 장난스런 의식이 되어버렸다. 마치 텔레비전에 나오는 미식축구 경기를 보며 소리를 지르는 것, 아니면 멍텅구리를 보고 비웃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플레이어들이 건설적인 게임제작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이들의 대화는 일종의 문화적 공연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디자이너 여러분들은 그래서는 안된다. 여러분이 유니폼을 입은 플레이어나 교복을 입은 학생처럼 행동하고 있을 때, 그 사실을 자각해야만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사실에 사로잡혀있기보다, 다른 실무 디자이너들과 대화하려 노력하자. 함께 도구와 지식을 쌓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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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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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요즘 NBA 2K15 캐리어모드를 하면서 리바운드왕이 되고 있는데요, 스크린(뛰어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먼저인 건 맞습니다. 

    요는 포지셔닝이죠. 

    포지셔닝 --> 스크린 --> 볼을 잡는 것

    여러가지 중의적인 뜻이 있을 거 같은 건 착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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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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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가지 요인이나 요구사항이 얽혀있어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 땐 가장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체크해보는 것도 중요하지요.

    "뛰어오르지 못하는 것이 먼저. 볼을 잡는 것은 그 다음"

    그런데 사실 여기서 볼을 잡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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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비록 직접 콜옵온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이 글은 모든 일에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익숙한 이야기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도 그렇고 신작 개발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개발자와 게이머 간 소통은 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소통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확 좁아지는 것 같아요.

    흔히 대표적으로 "유저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개발자들"같은 케이스를 떠올리기 쉽지만,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유저의 의견만으로 흘러가는 업데이트" 역시 그리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없었습니다. 전자 뿐 아니라 후자의 일방적 수용 역시 올바른 소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안들어도 안되지만, 너무 듣기만 해서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유저들이 원하는 바와 클라이언트(또는 결정권자)가 만들고 싶은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둘을 비교하면서 절충점을 찾아가는 것이 게임 디자이너들의 숙명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서의 절충점은 반드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모두가 만족할만한 선택은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케이스에 대한 적절한 문구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확고한 어떤 기준에 의거해 어느 한쪽을 쳐내거나 전혀 다른 대안을 찾아내는 등의 "길찾기" 과정이 가장 어려우면서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대체로 이러한 길찾기는 오랜 시간 서비스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개인의 경험을 맹신할 수도 없기 때문에 경력이 길찾기 능력의 온전한 바로미터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경험 이외에도 어떤 경로를 통해 이런 길찾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만, 선인들의 지혜를 간접경험한다라는 것 외에는 딱히 뾰족한 방도가 떠오르지 않아 진척이 별로 없습니다. ㅎㅎ 뭐 일단은 이 포럼을 통해 국내외 선배 님들의 혜안을 엿보는 것으로 근근히 연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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