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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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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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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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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용

     

    6) 효과의 분류

    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MTG에는 명시적으로 분류되는 효과 구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패시브 인스턴스 등의 스펠 제외) 하스스톤은 세 가지로 압축되어 명시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 전투의 함성/죽음의 메아리/미분류 가 바로 그것입니다.전투의 함성은 하수인이 전장에 등장할 때 1회 적용되는 효과. 죽음의 메아리는 하수인이 죽을 때 1회 적용되는 효과. 미분류는 카드에 적힌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룹을 다시 다른 효과에 응용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죽음의 메아리를 가진 하수인이 등장할 때마다 공격력 1 증가 등)하지만 MTG와 마비노기 듀얼은 딱히 시스템적으로 이를 구분지어 그룹화 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여기서 설명을 카드 가득히 상세하게 표현한 MTG의 경우에 비해 공간 제약이 심해 문장을 압축한 마비노기 듀얼의 효과 설명이 굉장히 애매하거나 부족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문장만 봤을 때 이 효과가 한시적인건지 지속적인건지 또는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 지가 모호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물론 하스스톤의 효과 분류 방식은 반대로 이야기해서, 게임이 가질 수 있는 효과의 종류를 제한하는 역기능이 되기도 합니다. (웃음)

     

     

    다시 읽다보니  설명이 모호한 것 같아서 이 부분에 대해 첨언합니다.

    하스스톤의 효과 분류에서 주문이 발동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장의 함성과 죽음의 메아리만 "분류"로 언급했지만, 사실 그 외에도 굵은 글씨로 써진 많은 종류의 효과들이 사전에 약속되고 정의된 형태로 표현을 "압축"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은신"이나 "천상의 보호막"같은 효과 또는 "도발"과 같은 효과들은 해당 효과 자체를 카드에 설명하지 않고 굵은 글씨로만 표시하면서, 카드 정보를 볼 때 "은신", "천상의 보호막", "도발" 등의 효과가 어떤 것인지 카드 옆에 추가로 툴팁처럼 설명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카드의 주문 설명 칸의 공간을 훨씬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스스톤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는 확실히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0

  2.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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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G의 경우, 마법은 대상을 지정할 수 있고 소환물들은 그냥 돌격 앞으로.

    방어하는 쪽에서 어느 놈을 누구로 막을지 지정할 수 있습죠. 한 유닛을 여러 유닛으로 막을 순 있지만 한 유닛이 여러 유닛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공격에 참가한 유닛은 특별한 능력이 없는 한 방어에 사용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원돌격 -> 몸빵으로 버틴 뒤 -> 다음턴에 나야 말로 전원돌격! 뭐 이런 것도 가능하지요.

    동시 공격이 기본인데 선빵 능력이 있는 소환물도 있구요.

    자원은 기본적으로 마나를 사용하는데, 마나는 한 턴에 한장씩 깔 수 있는 (손에 있다면) 대지에서 뽑아쓰죠. 각 대지 타입별로 뽑혀나오는 마나가 정해져있습니다. 그래서 대지가 말리면 정말 피눈물 나지요.

    0


  3.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어제 공개된 데브캣 스튜디오의 신작, "마비노기 듀얼"을 너무 재미있게 즐긴 나머지 관련된 글을 써보고자 하는 마음에 출시 만 하루도 안 된 시점에 성급하게 타자를 두들겨 봅니다.

    우선 접근하려는 방식은 제가 이해한 범위 내의 규칙에 대해서 매직 더 개더링(이하 MTG), 하스스톤, 그리고 마비노기 듀얼을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이 세 게임 모두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MTG의 경우 특히 경험이 부족해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발견하시면 이 스레드를 통해 정정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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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사 게임과 규칙 비교하기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세 개임의 규칙들을 비교해 본 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tumblr_nppnj6Xcbe1rk9x1vo1_1280.png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그래서 마비노기 듀얼은 어떤 효과를 얻었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승리 조건
    유사 장르에서 게임의 근간이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세 개임 모두 똑같은 조건을 승리 규칙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TCG에서 파생된 CCG의 경우에도 대부분 플레이어 또는 영웅으로 불리는 카드 외 함락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특기할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2) 트레이드
    아마도 TCG라는 장르의 기본에 충실한, T(Trading)를 지킨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상 크게 "카드 게임"의 범주에 들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하스스톤은 트레이딩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CCG(Collecting Card Game)으로 분류됩니다.
    근거리 통신을 이용한 소울링크로 카드 교환을 하는 시스템 등을 보면, 사람과 사람이 맞닿아 게임을 나누는 부분에 대한 재미에 대해 가치를 크게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소모 자원
    MTG의 덱에 구성할 수 있는 소모 자원의 종류 제한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습니다. (눈물) 하스스톤에서는 이를 마나스톤이라는 단 한 가지의 자원으로 압축해 굉장히 파격적인 접근성을 제공했는데요, 마비노기 듀얼은 최대 세 종류의 자원을 같은 덱에 구성할 수 있게 제공함으로써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깊이를 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부분은 자원에 대한 이해와 운용에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 다수의 초반 플레이어들에겐 복잡한 요소로 여겨질 수 있고 게임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무덤
    하스스톤은 명시적인 무덤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사용한 카드는 기본적으로 소멸하는 것으로 취급합니다. 간혹 일부 카드의 "부활 효과를 가진 주문"을 통해서만 죽은 하수인을 되살릴 수 있고요.
    MTG는 기본적으로 물질계(..)의 카드를 쌓아놓고 하는 게임이며 명시적인 무덤이라는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록 마음대로는 아니지만 무덤에서 카드들을 다시 가져오는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여기서 마비노기 듀얼은 이를 계승한 것 뿐만 아니라 기본 시스템 안에 녹여내는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1의 행동력과 영웅의 체력 일부를 소모하는 대신 무덤의 모든 카드를 다시 손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는 아래에서 이야기할 마비노기 듀얼만의 드로우(카드 뽑기) 없는 시스템과 최대 12 장으로 구성되는 덱의 제한 때문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이 끝나기 전에 손에 든 모든 카드를 사용하는 상황이 매우 많을 테니까요.

    5) 방어력
    하스스톤은 매우 여러모로 간단한 규칙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방어력의 경우도 오직 영웅에게만 존재하는 개념이고 방어력을 무시하고 직접 체력을 깎는 특정 공격 방식이 아니고서야 방어력 수치 1은 체력 1과 똑같이 취급하기 때문이죠. 방어력이란 오직 체력보다 먼저 감소되는 개념이라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비노기 듀얼의 방어력은 생각보다 복잡한 규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직접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도무지 어떤 규칙으로 감소하는 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가,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던 중 다른 플레이어의 공략을 보고서야 처음으로 이해했습니다.
    [헝그리앱] 마비노기 듀얼 방어력과 체력의 관계에 대해서
    방어력이 있어서 방어자에게 유리하다는 건 확실히 알겠지만, 그래서 몇의 공격을 맞았을 때 각각 얼마 얼마씩 깎이는 지, 그래서 더 압축해서 이걸 맞았을 때 이 소환수가 사는 지 죽는 지 판단하기가 초보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6) 효과의 분류
    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MTG에는 명시적으로 분류되는 효과 구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패시브 인스턴스 등의 스펠 제외) 하스스톤은 세 가지로 압축되어 명시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인데, 전투의 함성/죽음의 메아리/미분류 가 바로 그것입니다.
    전투의 함성은 하수인이 전장에 등장할 때 1회 적용되는 효과. 죽음의 메아리는 하수인이 죽을 때 1회 적용되는 효과. 미분류는 카드에 적힌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룹을 다시 다른 효과에 응용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죽음의 메아리를 가진 하수인이 등장할 때마다 공격력 1 증가 등)
    하지만 MTG와 마비노기 듀얼은 딱히 시스템적으로 이를 구분지어 그룹화 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여기서 설명을 카드 가득히 상세하게 표현한 MTG의 경우에 비해 공간 제약이 심해 문장을 압축한 마비노기 듀얼의 효과 설명이 굉장히 애매하거나 부족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문장만 봤을 때 이 효과가 한시적인건지 지속적인건지 또는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 지가 모호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아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하스스톤의 효과 분류 방식은 반대로 이야기해서, 게임이 가질 수 있는 효과의 종류를 제한하는 역기능이 되기도 합니다. (웃음)

    7) 턴과 페이즈
    매직은 한 턴이 전투 선언, 공격자 선언, 방어자 선언, 전투 피해, 전투 종료 등 여러 개의 페이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를 가로로 놓는 탭 방식을 사용해서, 사용하지 않은(언탭) 카드는 비용만 충분하다면 한 턴 내에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스스톤은 페이즈를 삭제하고 턴 내에서 비용 제한 내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점을 열어두었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한 턴에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비노기 듀얼도 턴은 유지하고 페이즈를 삭제한 부분까지를 보면 하스스톤처럼 간소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행동력"이라는 강한 제약을 추가했습니다. 내 손에 카드도 충분하고 자원도 충분하더라도, 한 턴에 할 수 있는 행동의 횟수는 아래에서 다룰 레벨에 따라 강하게 제약됩니다.

    8) 소환수 중간 계산
    MTG는 한 턴 안에 사망시키지 못한 소환수는 다음 턴에 모든 체력이 회복됩니다. 이는 전장 상황을 따로 적지 않는 이상 게임을 계속하는 동안 기억만으로는 제대로 게임을 진행시키기 어려운 오프라인 게임이라는 물리적인 제약 때문일텐데요, 하스스톤과 마찬가지로 마비노기 듀얼도 소환수들의 중간 결과를 턴이 끝나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이니 만큼, 기계가 인간의 계산을 대신해서 화면에 표시해줄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부분은 현대 게이머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튼튼한 원류가 되는 게임을 각색하는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탄탄한 규칙을 흔드는 일이라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감행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9) 되살리기
    되살리기는 사실 위의 4) 무덤에서 무덤의 존재 여부만 언급하고 행동력을 소비해 모두 가져오는 시스템을 다루기 위해 분리했지만 위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10) 드로우(카드 뽑기)
    일반 포커나 화투처럼 뒤집힌 카드를 뽑아 어떤 카드가 나오는 지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는 운의 요소를 MTG나 하스스톤은 그대로 따릅니다. 하지만 마비노기 듀얼은 이 같은 운의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플레이어의 실력으로 대부분의 상황을 조절할 수 있도록 드로우라는 요소를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의 상황에 보다 전략적인 대응과 운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장점이 되지만, 반대로 선택 하나 하나의 무게가 커지기 때문에 게임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 게임에 운이 개입하는 것은 잘하는 사람도 실력과 무관하게 승리에서 멀어질 수 있고, 반대로 잘 못하는 사람도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승패의 결과에 대한 플레이어의 책임이 다소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지만, 마비노기 듀얼은 이를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으로 두는 것 같습니다.

    11) 자원 추가
    자원을 추가하는 방법은 세 게임이 모두 다릅니다. MTG는 플레이어가 미리 덱에 포함시켜둔 대지 카드를 매 턴 마다 1장씩 사용해 자원을 축적해나가는 방식이고, 하스스톤은 아예 시스템이 정한 "턴 마다 최대 마나스톤 1 추가"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매 턴마다 자신이 보유한 모든 종류의 자원이 1씩 추가되는 것이 기본적인 자원 추가 방법이지만, 여기에 추가 자원 획득이라는 변수를 넣어 두었습니다. 턴 내에 행동할 수 있는 횟수인 행동력을 1 소비해서, 내가 사용하는 자원들 중 랜덤한 한 종류를 1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사실 운의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드로우를 제거한 방식과 꽤나 상반되는 개념처럼 보이는데, 행동력 1의 가치가 굉장한 게임에서 그런 행동력을 소비하고 습득하는 자원이 랜덤하다는 부분은 꽤나 운의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를 활용해 단일 자원 덱 같은 것을 구성하는 것도 메타게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지만, 꽤나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12) 기본 공격 대상
    MTG의 소환수들은 특별히 방어자가 지정되지 않는 한 영웅을 대상으로 합니다. 하스스톤은 기본 공격 대상이라는 개념이 없이 아예 모든 대상을 수동으로 설정하며, 다만 상대편이 전장에 소환한 "도발" 효과를 가진 하수인이 있다면 반드시 이 대상을 먼저 처치해야만 하는 규칙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이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식으로 공격 대상을 결정합니다. 게임에는 플레이어마다 정해진 다섯 개의 슬롯(자리)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각 슬롯에 소환된 소환수는, 바로 앞 슬롯의 대상을 공격하게 됩니다. 앞 슬롯에 소환수가 있다면 그 소환수를, 빈 칸이라면 영웅을 공격하게 됩니다.
    간혹 카드의 조건에 "ㅇㅇㅇ한 대상을 공격"이라고 적혀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굉장히 명료한 규칙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 편,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는 다른 카드 게임들과 달리 "판"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드 게임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막지 않으면 영웅을 때리겠다"는 것은 MTG의 향기가 많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13) 공격 방식
    MTG와 하스스톤은 모두 동시 판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격력이 2 이고 체력이 1 인 두 대상이 공격을 주고 받으면 둘 다 사망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마비노기 듀얼은 공격자가 일방적으로 때리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공격력이 강한 대상을 앞에 두고 상대방의 공격을 저지하는 장기나 체스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적의 공격력이 얼마가 됐든, 내 공격력이 적의 체력보다 크기만 하면 내 소환수의 사망 없이 적을 처치할 수 있다는 점은 게임의 성격을 다른 두 게임과 크게 가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4) 레벨
    게임 도중 레벨업한다는 점이 굉장히 DOTA like로 불리는 MOBA라는 장르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밖에서 플레이를 반복하면 직업별로 경험치를 누적하는 하스스톤의 레벨 개념이 아니라, 실제 대전 도중에 영웅이 레벨업을 하는 개념은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레벨업의 효과가 굉장한데, 앞서 계속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한 턴 당 사용할 수 있는 행동력이 1씩 증가하고(레벨 = 행동력), 각각의 카드들이 영웅 레벨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 부분이 조금 애매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위의 8) 소환수 중간 계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컴퓨터 게이밍이니 만큼 레벨업으로 변화된 카드들의 효과는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레벨업 하기 전에는 레벨업을 했을 때 어떤 변화들이 있을 지 플레이어가 사전에 파악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레벨업을 할 지 말 지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영웅의 레벨에 따른 카드의 성능 변화는 각 카드들을 확대한 상태에서 "도움말"을 보면 표시가 되긴 하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번거롭고 페이스가 흐트러지는 데다 그만큼 직관성도 떨어집니다.
    물론 레벨업은 할 수 있는 한 빨리 하는 게 대체로 유리하긴 하지만, 그렇다면 경험치를 빨리 얻을 수 있는 방법 같은 게 있는 건지, 아니면 왜 자동으로 레벨업 시켜주지 않는 건지 등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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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후에 UI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이미 글의 양도 지나치게 길어졌고 점심 시간이 다해버려서 2부로 쪼개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의 소감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인용

    "Hard to Master"인 것은 확실히 알겠습니다만, "Easy to Learn"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SNS에서도 썼다시피, 가장 중요한 건 "재미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비노기 듀얼 정말 재밌네요...! 헉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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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요즘 출퇴근 시 간간히 몬스터헌터4G를 즐기고 있는데요, 이번 시리즈에서 새로 나온 "차지 엑스"라는 무기를 사용하면서 든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평어로 쓴 글을 복사하였으며,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블로그 링크: http://zerasionz.tistory.com/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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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몬스터헌터 4G를 하면서 신형 무기인 차지 엑스를 쓰는 중인데, 차지 엑스는 얼핏 보면 포터블 3rd의 신형 무기인 슬래시 엑스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써보면 두 모드 사이의 균형이 깨진 느낌이 든다.  

    슬래시 엑스는 도끼로 차지하고 검일 때 피해량도 공격 각도도 좋아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검으로 만드는 게 기본이 되고, 도끼일 때의 전용 액션들로 선택지 정도를 제공하는 느낌이다. 이는 쌍검의 귀인화가 어떻게든 귀인화가 되면 좋지만 귀인화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것과 비슷하다.  

    반면 차지 엑스는 한손검과 방패 상태일 때만 차지할 수 있고 도끼일 땐 소모만 할 수 있고 차지를 할 수 없는데, 도끼의 특정 기술(A 또는 A+X)에서만 차지된 병을 소모한다. 그런데 그 특정 기술은 한손검 상태에서 특정 콤보를 통해 도끼 단계를 건너 뛰고 바로 사용할 수 있어 도끼 단계를 유지하는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차지된 힘을 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장전"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데 이 장전은 한손검 상태에서밖에 할 수 없고, 위에서 말한 도끼 스킵 콤보도 장전 동작에서 이어지는 콤보가 있어 더더욱 도끼 상태를 유지할 일이 사라진다.  

    도끼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한손검 상태보다 기본 피해량이 높고 공격 각도가 대검처럼 크게 종/횡 베기라 부위 파괴에 유리하다는 정도인데 피해량은 병 소모 기술이 훨씬 크고 공격 각도 또한 도끼와 유사해서 부위 파괴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지 않고서야 도끼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도끼 모드의 단점인 "가드 불가"와 "기본 이동속도 느려짐"만 더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슬래시 엑스와는 다르다 슬래시 엑스와는!"이라는 느낌으로 굳이 "다르기 위한 다름"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닌가 하는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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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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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oughts on Alien: Isolation and Horror Simulation 

    원문 주소: http://frictionalgames.blogspot.kr/2014/10/thoughts-on-alien-isolation-and-horror.html

    공포 게임은 꽤 흥미로운 장르이지만 암만봐도 대박을 칠 것 같지는 않은 장르이기도 하죠. 거칠게 말해보자면 '태생적으로 마이너하다'라는건데, 그래서인지 관심가지는 분들도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잘 못본 듯. 그렇다면 사실 호러 게임에 대해 설명하는 이렇게나 긴 글을 물어올 이유는 별로 없는건데, 읽어보니 그냥 재밌더라구요. 굉장히 쉬우면서도 편하게 호러 게임을 소개해주고 있기도 하구요. 글을 옮기는 제 솜씨가 변변찮아서 이 재미를 다 전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은 했습니다.

    - 제가 해보지 않은 게임이 많기에 (사실 대부분 못해봄;;) 게임 내용에 대해서 몇 가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적해주시면 수정해보겠습니다. 
    - 게임 제목도 아마 일본 제목과 북미 제목(레지던트 이블 vs 바이오 해저드)이 다를 수 있는데, 이 부분도 지적해주시면 수정해보겠습니다. 
    - 발매년도가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면 그것도 아마 일본 출시일과 북미 출시일이 달라서 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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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흥미로운 게임이다. 내가 호러 시뮬레이션이라 부르는 장르의 가장 최신작이기도 하다. 긴장감을 조성하며 수년간의 다른 성공작들이 쌓아올린 지식의 많은 부분을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멋지다. 그러나 이 게임이 특정한 종류의 게임플레이를 명확히 정조준하고 있기에 다수의 문제점들이 도출되었으며 노리고 있는 게임플레이 이외의 다른 요소들은 더 나빠진 부분도 있다. 다양한 측면에서 이 게임은 훌륭하며 진심으로 매우 대단하지만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이는 즉, 적어도 나에게는, 크나큰 단점이다: 핵심적인 부분에서 영화 에일리언의 충실한 재현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게임에 대해 적절히 논하기 전에 우선 비디오 게임의 역사와 디자인 이론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하려한다. 역사 속에는 두 가지의 호러 게임 문파가 존재해왔다. 하나는 일반적인 게임플레이 위에 호러의 포장을 덧씌운 문파(호러 포장)이고, 다른 하나는 호러 영화/소설에서 생기는 일들을 게임에서 재창조하려는 문파(호러 시뮬레이션)이다. 전자는 숨어있는 공포(Lurking Horror: 1987) 등으로 시작되어 잘 알려졌다. 매커니즘적으로 이들 게임은 다른 동시대의 어드벤처 게임과 유사하지만, 플레이어를 놀래키기 위한 이벤트들과 무서운 배경설정 등이 덧씌워져있다. 후자는 정확하게 포착하기가 다소 어려운데, 개인적으로는 3D 몬스터 미로(3D Monster Maze: 1982)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하겠다. 이 게임은 제목이 게임 자체를 잘 설명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미로에 갇혀서 한 마리의 몬스터로부터 달아나야 한다. (이 경우에는 도트로 표현된 T-Rex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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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간 호러 포장 게임의 디자인은 번창하여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 1995, 어드벤처 게임), 7번째 손님(7th Guest: 1993, 퍼즐), 바이오해저드(Resident Evil: 1996, 액션 슈터) 등과 게임들의 주춧돌이 되었다. 그러나 호러 시뮬레이션은 훨씬 드물었다. 3D 몬스터 미로 이후로 이 부류에 어느정도라도 적합한 게임은 클락 타워(Clock Tower: 1995)이다. 

    자, 이제 이 두 종류의 디자인에 대해 좀더 깊이 들어가 볼 차례이다. 클락 타워가 바이오 해저드와 구분되는 지점은, 그 핵심 매커니즘이 플레이어를 즐겁게 만드는게 아니라 호러 스토리 속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 있다. 클락 타워는 단 하나의 몬스터(거대한 가위를 든 작은 남자)가 몇몇 장면에서 플레이어를 사냥하게 만듦으로써 이를 이루어낸다. 플레이어는 벽장에 또는 침대 아래에 숨어서 이 몬스터가 자신을 발견하여 죽이지 못하길 바라게 된다. 이를 바이오 해저드의 핵심 매커니즘과 비교해보면, 바이오 해저드에서는 플레이어가 탄약, 무기, 그리고 체력 물약을 모아 맞닥뜨리는 몬스터들과 싸운다. 클락 타워는 오로지 공포스러운 경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바이오 해저드의 게임플레이는 어떤 종류의 설정과 분위기에서도 잘 동작하는 것이다. 바이오 해저드가 두려움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부족한 탄약, 인벤토리 관리, 제한된 세이브 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무엇도 두드러지게 공포스러운 상황을 자아내지는 않는다; 여전히 바이오 해저드는 다양한 적들을 쏴넘기며 전진하는 게임인 것이다. 바이오 해저드의 아주 적은 몇몇 구역들만이 호러 무비나 소설에 들어맞을 것이다. 그러나 클락 타워는 호러 무비나 소설에 적합한 순간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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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클락 타워가 호러 영화에 어울리는 상당량의 동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침대 아래 숨기, 거울 속을 들여다보기, 도망치기, 몬스터 밀기 등등. 플레이어는 게임을 해나감에 따라 단순히 게임플레이의 규칙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무서운 장면들을 재현하게 된다. 바이오 해저드는 별로 그렇지 않으며, 게임은 전형적인 전략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기에 몇몇 두려운 요소들이 덧붙여진 정도이다. 

    클락 타워는 호러 시뮬레이터이자 일반론적인 의미에서의 진정한 호러 게임이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첫째로 게임플레이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꽤나 전형적인 어드벤처 게임의 그것이었다. 둘째로, 실질적인 추격장면은 플레이하기에 많이 투박하고 짜증스러웠으며, 적절한 두려움이나 공포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이러한 호러 시뮬레이터로서는 꽤나 커다란 결점에도 불구하고 클락 타워는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 단점들에서 눈을 돌려보면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플레이 가능한 형태의 호러 요소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와 유사한 게임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그들 중 한 가지인 헬 나이트(Hell Night: aka Dark Messiah, 1998)는 하나의 몬스터로부터 도망친다거나 등 뒤를 돌아보는 버튼, 동료를 신중하게 택해야 하는 등의 멋진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 또한 다양한 문제들로 몸살을 앓았으며, 이는 종종 매우 짜증스러운 경험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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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사일런트 힐(Silent Hill, 1999)과 같은 고전명작 조차도 호러 시뮬레이터적인 비중은 적은 편이다. 이 게임의 대부분은 퍼즐을 풀고 적들과 싸우는 것(때로 도망가는게 나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전투를 통해 적을 물리치는게 가장 좋다.)에 기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포스러운 순간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시뮬레이트하기보다는 플레이어의 통제 바깥에 배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들어 사일런트 힐 2(Silent Hill 2, 2001)에서 주인공이 벽장 속에 숨는 장면은 컷씬으로 처리된다. 클락 타워에서는 거의 동일한 장면이 플레이를 통해 진행되었음을 상기하자. 사일런트 힐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진행하는 부분을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이들 중 일부만이 우리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는 장면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유사한 상황 속에서 합리적인 개인이 할법한 행동과 부합하는 부분은 많지 않다. 물론 어떤 관점에서 봐도 이런 요소들이 이 게임을 나쁜 것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핵심적인 개념인 것은 분명하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의 근본적인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 전형적인, 때로 서사적 관점에서 넓게 봤을 때는 말이 되지 않는 게임플레이에 크게 기대고 있다. 

    클락 타워 다음으로 호러 시뮬레이션의 경험을 적절히 전달하는 게임은 사이렌(Siren, 2003)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행동은 실제로 꽤 말이 될 법하게 짜여져있다. 예를들어 지도는 주지만 현재 플레이어의 위치는 알려주지 않는다. 아울러 세계를 몬스터의 눈으로 바라보게 허락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요소들은 내가 호러 스토리의 가운데에 서있다는 느낌을 한층 더 강화시켜 준다. 그러나 사이렌의 문제는, 클락 타워와 유사하게, 이런 요소들이 매우 짜증스러운 경험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짜증스러운 경험은 점차적으로 전체 몰입과 두려움을 간단하게 감소시킨다. 한번 더 말하자면, 이런 종류의 디자인은 어떠한 유인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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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내가 "멘탈 모델링"이라 부르는 디자인 개념에 대해 간략하게 논하려한다. 멘탈 모델링은 호러 포장과 호러 시뮬레이션 사이의 차이에 꽤 근접하게 관련된 개념이다. 우리가 바이오 해저드같은 게임을 할 때, 적과의 모든 조우는 아주 전술적이고 정확한 결정을 필요로 한다. 마주한 적이 어떤 종류인지를 확인하고, 자기가 어떤 무기를 가졌는지, 탄약은 충분한지, 체력은 괜찮은지 등등을 확인하게 된다. 우리 머릿 속의 모델은 적의 외형에 집중하기보다는 순수하게 숫자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는 매우 스트레스가 큰 일이며, 호러라는 소재와 결합되어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무서운 경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상력과 서사적 직관의 몫은 아주 조금만 남게 된다. 그러나 사이렌과 같은 게임에서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에 더 많이 집중하며, 우리의 마음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스스로를 환경의 일부로 간주하게 만드는 맵 시스템과, 추측을 통해서만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적이라는 요소가 맞물리면 이는 훨씬 더 강렬하고 호러스러운 멘탈 모델을 구축한다. 문제는 바이오 해저드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수치적 확신이 없기에, 이 게임에서는 전술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런 류의 게임이 짜증으로 번지기 쉬운 부분이다. 사이렌이 제공하는 멘탈 모델링이 호러 게임에 더 잘 부합하는 것은 명백하지만, 넓게 봐서 게임 플레이 전반에 걸쳐 잘 동작하지는 않는 것이다. 

    자, 다시 게임 역사로 돌아가보자. 사이렌의 출시는 내가 호러의 황금기라 부르는 시대의 종언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 우리는 바이오 해저드, 사일런트 힐, 페이탈 프레임(Fatal Frame, 2001) 등 호러의 새로운 바람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이후로는 그 모든게 말라붙어 버리고 액션 기반의 게임들이 증가했다. 바이오 해저드 4(Resident Evil 4, 2005)가 이런 유행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 중 하나는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판매량과 제작 비용의 증가를 들 수 있다. 또다른 중요한 - 그리고 앞의 이유와 연관된 - 이유는 이 장르에 발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많은 거대 게임들이 비교적 평범한 게임플레이에 호러의 포장을 덧씌운 식이었다. 이런 식의 포장만으로는 뭘 대단히 바꾸는게 어렵고, 플레이어가 포장 속의 매커니즘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호러는 빠르게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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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뭔가가 다시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우리 회사가 나오는 곳이다. 페넘브라: 검은 역병(Penumbra: Black Plague, 2008)을 출시하며, 우리는 아무런 무기도 없는 게임을 만들려 시도했다.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게임 세계에 대한 플레이어의 인식을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정은 우리가 페넘브라: 서곡(Penumbra: Overture, 2007)에서 배운 교훈들을 토대로, 위에서 언급한 혈통의 게임들을 통해 내려졌다. 이후 몇년간 전투가 없는 호러 게임들의 출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일런트 힐: 조각난 기억들(Silent Hill: Shattered Memories, 2009)은 호러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지나치게 짜증나는 경험 또한 어느정도 가지고 있었다. 한편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Amnesia: The Dark Descent, 2010)의 출시에 대해 내가 특히 자랑스러워하는게 한 가지 있다. 게임의 기본적 시스템만을 이용해서 플레이어가 벽장에 숨어있는동안 몬스터가 지나쳐가는 것을 숨막힐 듯한 공포 속에 지켜보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사일런트 힐2의 벽장 컷씬을 그대로 게임 플레이로 재창조해낸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클락 타워의 중심 매커니즘들 중 하나를 멋지게 시뮬레이트 해 낸 것이다. 물론 나는 공포 게임 일반의 견지에서 이런 요소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거론하기엔 너무 편향되어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우리가 호러 장르에 미친 가장 큰 기여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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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후, 슬렌더(Slender, 2012)라는 짧은 무료 게임이 새로 나왔고 나는 이 게임이 호러 시뮬레이션 장르의 진정한 시동을 걸었다고 생각한다. 슬렌더는 평범한 게임플레이 요소는 거의 없는 단순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넓게 트였지만 약간 미로스러운 배경을 돌아다니며 몇 개의 노트를 모아야 한다. 이 게임이 몰입을 자아내는 지점은 호러를 시뮬레이트하는 방법에 있다. 플레이어는 슬렌더 맨을 볼 수 없으며, 주의깊게 움직여야 하고, 플래시는 너무 많이 쓸 수 없으며, 으시시한 소리로부터 멀리 떨어져야하고 ... 등등. 이 모든 게임플레이 요소들은 아주 모호하며, 이들이 조합되어 강력한 멘탈 모델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로 거의 아무것도 아닌 대상으로부터 강렬한 공포 경험을 할 수 있다. 슬렌더에는 아주 적은 스토리만 있을 뿐이며 대단한 목표도 없음을 기억하자. 특정한 가상의 공간 내에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이 게임의 거의 모든 것이 날 것 그대로의 호러 시뮬레이션이며, 그 외의 요소들은 많지 않다. 하이드(Hide, 2011)와 같은 또 다른 인디 게임도 과거에 비슷한 일을 해냈지만, 슬렌더는 그것이 게임 제작의 방법으로서 성공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우리가 게임 내 요소들을 충분히 모호하게 표현하기만 한다면, 그래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그러한 모호함에 기반하여 플레이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순수한 호러 시뮬레이션을 가진, 깊이 몰입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몇몇 관점에서 슬렌더는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 또는 울펜슈타인 3D의 호러 게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장르의 동작 원리를 증류하여 가장 순수한 형태로 정제해 낸 것이다. 

    그 이후 많은 유사한 게임들이 뒤를 이었다. 그들 중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아웃라스트(Outlast, 2013)가 있다. 아웃라스트의 스토리는 종이처럼 얇다. 한 저널리스트가 모종의 실험이 실행되었다는 소문이 있는 오래된 정신병원에 들어간다. 이 장소는 들끓고 있고, 그는 탈출해야 한다. 퍼즐도 없고 전형적인 게임플레이도 없다. 그저 미쳐버린 수감자들로부터 숨거나 도망가야하는 다수의 맵이 있을 뿐이다. 맵들 중에는 쉬어가기 위해 마련된 곳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그저 걸어가면서 (또는 다음 목적지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으스스한 배경물들 사이를 지나게 된다. 주변에 흩어진 단서들에는 배경 이야기가 적혀있지만 그걸 읽어봐야 알 수 있는건 매우 제한적이다. 이런 단서들을 모두 무시하고 지나가도 여전히 일관된 서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사로잡는 것은 플레이어가 놓여지는 상황 그 자체이다. 몬스터들을 피해 라커로 숨고, 중얼거리는 그들 뒤로 숨어서 지나가고, 이상하게 생긴 생물들이 여러분을 향해 점프할지 아닐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을 지나쳐 가며, 흐릿하게 보이는 야간 투시경을 이용해 위험을 피해야 하고, 등등등. 게임플레이의 모든 장면들이 그 즉시 호러 영화 또는 소설의 한 장면으로 바뀔 수 있다. 아웃라스트는 순수한 호러 시뮬레이터이며, 게임이 여러분에게 제시하는 상황 그 자체로부터 서사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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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드디어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다. 호러 시뮬레이션의 가장 최신 핏줄이자 아주 성공적인 작품이다. 이 게임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언제 나타날 지 모르는 단 하나의 몬스터를 상대한다는 것이다. 게임 전체가 몬스터가 어디있는지를 알아내고 피하는 과정을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기에, 많은 측면에서 3D 몬스터 미로의 2014년 버전이라 할만하다. 물론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당연하게도 3D 몬스터 미로보다 월등히 복잡하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들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이 게임에는 많은 요소들이 있고, 이들 모두는 다함께 동작하여 멘탈 모델을 구축하게하며,이 멘탈 모델은 게임과 완벽하게 들어맞아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을 정말로 무섭게 만들어준다. 첫째로, 다른 호러 게임들처럼, 사운드가 매우 중요하여 플레이어들은 계속해서 사운드를 통해 단서를 찾아야 한다. 소리들은 다른 생존자들(플레이어에게는 적대적), 고장난 안드로이드, 또는 에일리언 자신이 내는 것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훌륭한 앰비언트 사운드일 뿐 아니라, 게임의 진행에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여러분은 스스로의 행동이 내는 소리에 대해서도 의식해야 한다. 게임은 시끄러운 삑소리를 내는 동작 감지기를 다른 사람들 너무 가까이에서 사용하면 상대가 여러분을 볼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그 이후 여러분은 자신이 내는 소리에 대해서도 편집증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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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세이브를 하는데 필요한 세이브 스테이션이 또렷하지만 미약한 소리를 낸다. 주변은 어둡고 스테이션은 위치를 알아내기 어려운 곳에 자리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 이 게임의 난이도는 꽤 혹독해서 아주 작은 실수도 급사로 이어질 수 있고, 그렇기에 게임을 하는 내내 언제나 세이브가 하고 싶어진다. 따라서 마지막 세이브에서 멀어질수록 점점 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갑작스러운 소리에 취약해진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짤막한 영상들 중 주의를 기울여 화면을 보거나 듣게 만들어놓고 갑작스레 깜짝 놀라게하는 것들을 기억하는가? 바로 그런 종류의 느낌이다. 그러나 그 직후의 짜증스러움은 없다. 에일리언이 게임 내의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는 점과 앞서 설명한 이 게임의 플레이어에게 형성되는 멘탈 모델을 더하면, 플레이어는 아주 사소한 소리에도 진지하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에일리언이 언제 어디서든 무작위적으로 나타나는 듯 느껴지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하는지를 알기 어렵다. 마인드 모델은 모호해지고, 상상에 대해 편집증적이 되기 쉬워진다. 당연히 이런 현상들은 호러 게임에는 아주 멋진 것이고, 여기에 여러분이 막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 에일리언에게 포착된다는 것이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이 더해진다. 도망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가운데 플레이어는 스스로의 움직임에, 에일리언이 있을 수도 있는 위치에, 그리고 - 당연하게도 - 그들이 낼 지도 모르는 소리와 내가 낼 지도 모르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런 측면들은 아이템(조음기, 섬광탄, 권총 등)에도 적용되어 서로 다른 종류의 적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작용에서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갖는다. (예컨대 섬광탄은 어둠을 밝혀주지만 주의를 끌 가능성도 있다.) 예를들어 적대적 인간들이 있는 방이 있다면, 여기에 조음기를 던져넣어 에일리언을 유인하고, 에일리언으로 하여금 그들을 죽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방안에 있는 인간들보다 더 위험한 에일리언을 여러분이 있는 곳 가까이 불러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시스템이 모호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도 이러한 상시적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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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측면은 에일리언이 여러분을 살금살금 움직이게 만드는 방식이다. 잠입액션 게임에서 숨어 기다리다가 이동 중인 적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일은 흔하다. 이러한 전술은 또한 숨어서 움직인다는 개념상 나은 선택지이자 서사적인 측면으로도 더 말이 된다. 그러나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에서 여러분은 절대 경보를 울릴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그저 언제까지고 숨어만 있는 것이 나은 선택지로 여겨진다. 그리고 바로 그때문에, 여러분이 만나게 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좀더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흐릿한 외곽선만을 보게되며, 멀찌감치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이럴 경우 가까이서 관찰할 경우 종종 눈에 띄는, 그들이 사람이 아니라 NPC임을 일깨워주는 멍청한 행동들을 보지 않게되고, 따라서 여러분은 스스로의 머릿 속에 좀더 생생한 형태로 다른 이들을 그리게 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마인드 모델과 이러한 행동들이 겹쳐져, 게임플레이 공간은 보다 적절하게 공포(호러)를 시뮬레이션하게 된다. 때로 스크립트되지 않은 공포스러운 장면이 플레이어의 눈 앞에서 펼쳐지기도 한다. 예를들어 라커 속에 숨은 상태로 일단의 생존자들이 에일리언에 의해 붙잡혀 살육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후, 이 괴물이 다음에는 자신을 잡으러 오는 식이다. 아울러 아웃캐스트와 비슷하게, 플레이 중의 어떤 장면이든 호러 영화 또는 소설의 한 대목이 될 수 있을 법 하다. 여러분의 플레이에 따라 호러 스토리가 펼쳐지며, 이 스토리는 여러분의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 2008) 등의 호러 포장에 기반한 유사한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여러분이 하는 행동은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스크랩 모으기나 세이브 스테이션 등의 좀더 게임스러운 매커니즘을 별개로 한다면, 여러분은 같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 속의 인물이 했음직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호러 시뮬레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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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런 식으로 호러 시뮬레이션의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게임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면 몇 가지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들어 동일 장르의 좀더 오래된 게임들처럼,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또한 매우 짜증스럽다. 마지막 세이브로부터 20분이 지나도록 쌓아올린 긴장감이, 너무 느닷없이 죽음으로써 분노와 짜증으로 탈바꿈하는 식이다. 게임이 모호하긴 하지만, (그리고 이러한 모호함은 전술한 멘탈 모델을 만들어내는데 핵심적이긴 하지만) 이 게임은 스스로가 충분히 주의하고 영리하게 행동한다면 여하한 위협도 어지간히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는 리뷰 점수를 통해서, 그리고 나 자신이 게임을 하며 때때로 느꼈던 극도의 짜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게임을 원활하게 풀어나가는 데에 편리한 일종의 헛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너무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빈번히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소 소극적으로, 안정된 템포로 그저 죽음을 피하기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며 진행하면 게임은 꽤 쉬워진다. (즉, 게임 클리어에 최적화된 진행 템포는 게임이 제공하는 최상의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템포보다 느리다.- voosco) 이를 고칠 수 있는 방법으로 에일리언의 AI가 플레이어의 스타일을 더 잘 흡수하고 이를 자신의 행동에 적용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플레이어가 라커에 너무 자주 숨는다면 빠르게 뒤로 물러나 줌으로써 게임의 진행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다. 개발팀이 플레이어들을 특정한 사고방식으로 유도하는데에만 신경쓰지 않고 이런 헛점을 이용하는, 그리하여 좋은 경험을 하기에는 너무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이들을 위해 난이도를 낮춰주는 요소를 배치했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이런 짜증과 나쁜 템포가 확실히 문제이긴 하지만, 나는 이 문제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다고 본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하면 비교적 고치기 쉽다고 보기 때문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 시스템이 매우 단순한 서사와 어울려 생기는 일들이다. 첫 번째 문제는 세이브 스테이션이다. 게임에는 긴장감을 유지하고 여러분의 사고방식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할 게임적 장치가 필요하다. 세이브 스테이션이 딱 그런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다. 세이브 스테이션이 플레이어로서 여러분의 가장 큰 목표가 되는 것이다. 게임이 제시하는 목표인 파워 스테이션의 활성화는, 실제 플레이어들에게는 다음 세이브 장소를 찾는 것만큼 중요한 목표가 되지 못한다. 이는 즉 여러분의 개인적인 내러티브가 단순화되어, 그저 루팅하고 세이브하는 플레이로 귀결된다는 의미이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게임의 서사 위에서 고차원적인 의미를 갖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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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에 관련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문제로, 이 모든 것들이 어떠한 흥미로운 서사적 중요성도 가지지 못한 채 극단적으로 단순화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게임이 그저 파워업하고 키카드를 찾는 일이 되어버린다. 이는 얄팍한 서사의 도금을 입힌 고전 게임들의 미션 디자인과 다름없다. 이런 류의 지루한 목표 제시가 게임에서 꽤 흔한 일이긴 해도,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 여기에서 벗어나기는 꽤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면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염두에 둬야하는 정보(세이브 스테이션, 동작 감지기, 에일리언의 흔적, 루팅, 자원, 등등)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가운데 그 이상으로 복잡한 목표를 떠올리긴 어렵다. 플레이어는 언제나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길을 잃으면 멘탈 모델이 붕괴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나 적절한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 박사가 돌아다녔던 방들을 확인하고, 그의 시체로부터 키카드를 찾으세요.) 결국 게임은 언제나 플레이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알려줘야하고, 경험이 대체로 단순해져버린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짜증스러워질 수 있다. 아웃라스트에서도 비슷한 미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아웃라스트에서도 더 개선할만한 구석은 없다. 같은 문제에서 파생된 디자인 상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연관된 다른 문제로 게임 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오디오 로그와 노트들이 그다지 적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컨텐츠 측면에서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 월등히 더 흥미로움에도 아웃라스트와 유사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접속 터미널에 접근하는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에, 정보를 너무 많이 가지게 되는 일은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이 계속해서 플레이어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변 상황이나 배경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긴 매우 어렵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의 이런 단점들을 잘 살펴보면, 이 게임이 정말로 순수한 호러 시뮬레이션임이 점점 더 명백해진다. 마치 슬렌더나 3D 몬스터 미로처럼 말이다. 그저 플레이할 공간이 더 많을 뿐이다. 이 게임의 목적은 길다란 호러 스토리를 들려주는게 아니다. 적대적 인간 생존자나 끔찍한 안드로이드, 또는 에일리언이 포함된 다양한 시나리오 속에 플레이어를 놓아두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어떻게 플레이되는가에 따라 흥미로운 서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실 이 게임에는 "이 지옥같은 곳에서 벗어나시오" 말고는 어떠한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고차원적 스토리도 없다. 이건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고, 게임의 기본적인 부분들도 그런거 없이 잘 돌아간다. 그러나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의 문제는 이런 단순한 스토리를 너무 길게 가져간다는 점에 있다. 플레이어가 (나처럼) 일종의 더 깊은 서사적 경험을 원해서 게임을 플레이 할 경우, 불과 수 시간만에 소모되어버린다. 전체 플레이타임이 최소 15시간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건 안좋은 부분이다. 아웃라스트는 클리어에 5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쪽이 게임 플레이에 좀더 걸맞는 길이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또다른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 이 게임이 영화 시리즈의 1편을 차용한 게임일거라 기대하고 시작한다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이 게임이 영화 시리즈 중의 하나를 게임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본다면, 게임의 원작은 1편보다는 3편이나 4편에 더 가깝다. 1편은 영화 전체에 걸쳐 괴물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최후의 순간에 그 괴물과 대립하는 내용이었다. 일종의 숨겨진 러프크래프트적 공포를 발견하는 전개이지, 이미 완성된 괴물로부터 사람들이 살아남으려 달아나는 얘기는 아니었다. 게임은 어떤가?;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몰래 이동하며 영화의 작은 부분을 전달하는 것은 영화의 경험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개발자들을 욕하긴 어렵다. 유사한 내러티브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도 에일리언에 대해 꽤 많이 생각하고, 아마도 원재료에서 약간의 분기를 취했을 것이다.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셀링포인트가 괴물 그 자체라는 점에서 아마도 세가와 20세기 폭스사는 싫진 않았겠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영화의 구성을 게임으로 모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의 게임플레이가 어디서 왔는지를 거슬러 올라가 몬스터 미로를 살펴보자. 몬스터 미로의 게임 플레이와 영화를 훌륭한 매체로 만들어주는 이유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하긴 어렵다. 이 게임은 미리 설정된 상황 속에 플레이어를 데려다 놓고 그 속에서 무엇이든 플레이가 진행되도록 하는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 장르의 강력한 장점은 플레이어에게 쫓긴다는 짜릿함을 제공하는 것이고, 거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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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원본을 더 나은 모습으로 재현하기 위해 일정한 노력을 했다. 예를들어 우리는 영화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유기된 우주선을 향해 원정길에 나선다. 그러나 이는 내게 그저 평이할 뿐이다. 에일리언의 알들, 페이스 허거, 이 모든 것들이 이미 너무나도 완성되어 있어서 결코 어떤 신비한 느낌도 주지 못한다. 그보다 더 안좋은 것은 이런 요소들이 영화와는 달리 전혀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게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세이브 스테이션을 찾아나서고 남은 자원에 주의하고 특정한 소리를 잘 듣도록 훈련시킨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영화가 주었던 임팩트는 모두 사라져버린다. 

    나는 호러 시뮬레이션이라는게, 우리가 호러 게임을 만들때 바라는 일종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어가 그저 게임을 플레이할 뿐인데도 영화나 소설 속의 한 장면에 들어맞을 법한 경험을 하며 무서워하는게 가능하기에 좋아한다. 이게 내가 게임에서 바라는 류의 스토리텔링이며, 따라서 호러를 그저 포장으로만 사용하는 쪽으로 후퇴하는건 좋은 생각이 못된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에는 꽤나 크고 명백한 문제가 있다. 지금 상태로의 호러 시뮬레이션은 그 속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적이며, 더 고차원적인 서사를 풀어나가는 것이 어렵다.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에서 우리는 유사한 문제를 만났었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그저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며 퍼즐을 풀고 몬스터를 피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배경스토리를 읽으면서 사막의 무덤이 열리고, 브레넨버그 성(Brennenburg castle)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며, 그 이상의 여러 일들이 벌어진다. 이런 순간들이야말로 플레이어가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며 겪어야 하는 이상적인 순간들이다. 단순히 일기장 쪼가리나 읽는게 아니라. 

    문제는 그저 이런 장면들만을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거기에 알맞는 경험을 만드는데 있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에서 볼 수 있듯, 행성으로의 여행은 숨어서 돌아다니는 것만큼의 몰입을 제공하지 못한다. 에일리언을 피해 숨으려 노력하는 순간 플레이어의 멘탈 모델은 당장 지금 일어나는 일에 맞추어지며, 주인공이라면 했음직한 일들을 하게 한다. 그러나 유기된 우주선을 방문하는 순간에는 그저 컷씬을 보고있을 뿐이다. 괜찮은 호러 시뮬레이션에 있음직한 종류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뭔가가 더 필요하다. 

    첫번째로, 나는 기초적인 게임플레이의 사용에 제한이 더 주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웃라스트의 플레이 타임은 5시간 밖에 되지 않지만 신선한 느낌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 내게 이 게임 후반부의 1/3 정도는 억지로 한 감이 있다. 암네시아 또한 이런 문제를 겪었다. 게임의 절반이 지난 후부터는 적과의 조우가 충분히 예측할만하며 무섭지가 않았다. 정확히 언제부터 게임의 몰입이 깨진 느낌이 드는가는 아주 주관적인 문제이지만, 최소한 적과 만나는 일이 줄어들수록 우리가 느끼는 긴장감이 높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호러 게임에서 몬스터는 아껴쓰는게 좋다. 

    두번째. 적절한 멘탈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 난이도에 의존하는 일은 가급적 없어야 한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나 사이렌과 같은 게임들이 사용한 방법은 긴장감이 높다. 그러나 이 방법을 통해 게임의 범위를 크게 좁히는 댓가를 치르기도 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런 방법을 쓰면 플레이어들이 즐길만한 다른 경험을 제공하기가 어렵다. 아울러 난이도를 높이는데 사용된 장애물들 중 뭐라도 하나 (세이브 스테이션 같은 거) 빠지면 긴장감도 함께 사라진다. 호러 게임들이 지향해야하는 것은 지고 있다는 스트레스의 감각과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함께 엮어내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이 느끼고 있는 긴장감을 눈 앞의 공포스러운 시각 및 청각적 대상에게 투영하는 심리학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이렇게만 구축된 구조는 깨지기가 매우 쉽다. 플레이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게임적 장치를 노출해야만하고, 이는 즉 호러 시나리오로부터의 몰입 이탈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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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은 게임플레이 장치 자체에 내재된, 일종의 '결과의 불확실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가 "지금까지 한거 다 다시 해야되면 어쩌지?"라는데 두려움을 느끼기보다, "내 행동이 이 세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어쩌지?"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는 보다 광범한 요소들에 적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이다. 실제로 적용된 가장 좋은 예는 아마도 워킹 데드(Walking Dead, 2012) 시리즈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순수하게 불확실한 결과에 기반하여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을 다양하게 보게된다. 예를들어 누가 플레이어의 신뢰를 얻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가 있다. 이럴 경우 게임플레이 상의 가장 분명한 문제는 분기를 타야한다는 것이겠지만, 생각만큼 큰 부담은 아니다. 워킹 데드도 실제로 약간의 분기를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분기의 존재를 알고 있다해도 선택은 여전히 긴장감을 부여한다. 몰입적인 느낌을 주며 결정에 신경을 쓸만큼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워킹 데드는 호러 시뮬레이션과는 동작 원리가 꽤 다른 게임이다. 호러 시뮬레이션에서 플레이어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게임을 통제할 수 있어야하며 컷씬은 최소화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커니즘을 떼어내서 그대로 붙여 적용하는게 불가능하다. 우리가 재고해야 할 것은 어떻게 선택을 부여할 것이며 그 효과는 어떨까하는 지점이다. 

    우리는 암네시아: 다크 디센트의 꽤 초기에 이런 부분들을 테스트한 적이 있다. 이 테스트를 암네시아: 저스틴(Amnesia: Justine, 2011)이라는 이름의 무료 DLC에 담았다. 다크 디센트에는 명확하게 선택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없지만 결과적인 실패라고 할만한 것은 존재한다. 플레이어가 몬스터에게 죽음을 당하면 월드가 미묘하게 바뀌는 것이다. 이를통해 지금까지 얻은 것을 잃는다는 공포감만큼의 긴장감을 주진 못하지만, 일종의 공포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준의 불확실성은 부여한다. 저스틴에는 필수적이진 않은 퍼즐들이 있는데, 하다가 실패하면 죽는다. 이 또한 꽤 잘 동작했다. 이 - 게임플레이 본편의 요소들과는 분리되어 있는 -  퍼즐들이 호러 시뮬레이션의 느낌을 전달(다소간이나마 영화 쏘우에서와 같은 장면을 재창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작은 부분일 뿐이다. 진짜 큰 문제는 이들을 더 큰 규모의 게임에 더 부드럽게 일관된 방식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발자국은 일반적인 잠입액션의 게임플레이에서 데스 패널티를 빼면서도 같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이하의 세 가지 큰 과제들을 해내야한다. 첫째. "지금까지 해놓은 것을 잃는다는 공포"와 연관된 내재적 짜증을 제거하여, 몰입을 깰 위험이 있는 부분들을 덜어내는 것이다. 둘째. 난이도에 의존한 반복플레이 디자인 (죽으면 했던 곳을 또 하고 또 하고 ... - voosco)을 제거하여 탐험 요소와 복잡한 목표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셋째. 이런 절차들을 통해 어떻게하면 호러 시뮬레이션을 확장하여 몬스터로부터 숨고 몰래 이동하는 것 이상을 노릴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음으로 내가 희망하는 것은 오리지널 에일리언 영화의 경험을 재창조하는 괜찮은 호러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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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우리 회사가 곧 출시할 SOMA를 통해 실험 중인 것이다. 스포일러를 하긴 싫으니 우리의 접근법을 너무 깊이 파고들긴 어렵겠지만, 개괄적인 부분들은 설명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개념은, 플레이어들이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게되고, 이러한 변화를 다루는 방식에 의해 서사가 풀려나간다는 것이다. 이런 선택들은 단순히 어떤 오브젝트와 인터랙션을 하느냐 마느냐하는 것, 또는 예를들어 특정한 생물에게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식으로 더 모호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서사의 효과는 어떤 식으로든 엄청난 분기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이후에 가게 될 장소가 좀더 무섭게 변한다(예: 조명이 사라짐)던가, 여러분이 만나는 사람을 죽인다던가, 플레이어가 특정한 캐릭터를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킨다거나, 심지어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식이다. 우리의 희망은 이런 식으로 자신의 결정을 게임 월드에 필수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이를 내면화하고 그들 자신의 마인드 모델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마치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에서 다음 세이브 스테이션을 찾아 헤맬 때의 긴장처럼, 일련의 행동들이 야기할 결과에 대해 숙고함으로써 긴장감을 느낄 것이다. 

    이는 작은 발자국일 뿐이며, 게임이 릴리즈되기 전까지는 우리가 의도한 바가 제대로 동작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가 지금까지 내가 말해온 바에 대해 생각해보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몬스터에 쫓기기" 시나리오 너머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2000년대 중반 호러가 그저 포장 용도로만 쓰였기에 호러 게임이 침체기에 들어갔던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다른 게임들이 잘못됐다는건 아니지만 여기에만 머무르는건 바보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호러 장르에는 여전히 많은 잠재력이 있다. 그리고 최근 호러 시뮬레이션들의 성공은 비디오 게임이 이 잠재력을 잘 다룰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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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좋은 글 옮김 감사 드립니다!
    예전에도 비슷하게 FF14와 WoW의 비교 논쟁에서 Woojin Do 님의 혜안에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골팟(골드 파티 또는 골드 레이드)과 관련한 이야기였는데 생각난 김에 이쪽도 허락을 받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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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팟 엔하위키 링크](아카이버 주: 엔하위키 링크는 나무 위키로 대체합니다.) 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골팟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올분팟은 올분하고, 손님팟은 손님 받고...
    어차피 세기말쯤 되면 모두가 졸업자라 손님이라도 안 데려가면 분배금이 아예 안 나오고, 그 손님도 보통 이미 졸업캐릭 여러개인 사람의 부캐인 경우가 대부분인게 요즘의 골팟.
    소소한 템렙 유저들끼리 헤딩하며 가는 골팟도 있고, 정해진 시간 안에 확실하게 밀어주는 확고 골팟도 있고... 파티마다 다른데 요즘 골팟 예전 골팟을 논하는 건 좀 동의하기 어렵다.
    제가 오리 불성 판다 드군 현역이라 당시와의 비교도 잘 할 수 있고, 가장 최근까지 골팟 없는 서버에서 1년쯤 레이드도 뛰어봐서 룻방식별 장단도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는 편입니다만, 요즘 골팟의 폐해 그런 거 별로 없습니다.
    현실 일 등의 이유로 잠깐 레이드 쉬다 와서 다시 하려 할 때, 주팟에서 현역템 따라가려면 진짜 피똥싸는데, 골팟이면 그냥 싼 템들 기본가에 주워가면서 템렙 빨리 맞출 수도 있고... 비싼 템은 남들 다 먹고 싸지면 천천히 먹어도 되고...
    오히려 세월이 흐르면서 레이드 시스템이 개선된 터라 지금의 레이드가 훨씬 라이트합니다. 주둔지에서 상위레이드 템도 주고, 제작템으로 레이드급 템 제작도 되고, 다른 사람들이 레이드에서 얻은 착귀템을 경매장에서 살 수도 있고...
    예전엔 레이드 입장 템렙 맞추려면 영던 뺑뺑이하다가 정신병 걸릴 거 같았는데 (심지어 그마저도 평작을 해야 입장이 됐는데!) 지금은 도전모드다 주둔지침략이다 추종자임무다 PVP다(심지어 pvp템도 레이드에서 쓸 수 있으니...) 등등 많죠.
    가장 크리티컬한 건 역시 공찾 시스템일테고, 공찾 아니더라도 일반/영웅 난이도를 글로벌로 구할 수 있고 글로벌 파티찾기 채널과 파티찾기 UI가 시스템에서 지원되면서 기본적인 난이도 자체가 훨씬 내려가기도 했죠.
    비싼 골팟은 비싼 돈을 주고 템을 빨리 맞출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고, 그 사람들은 라이트 유저랑 별 관계 없어요. 애초에 라이트 유저 입장에선 처음부터 다른 동네 이야기인데 그걸 전체로 일반화하는 건 좀 무리수란 느낌.
    템 하나 가격이 몇만골 몇십만골씩 하는 건 확실히 예전 물가 감각으로 보면 미쳤다 소리가 나오긴 합니다만, 사실 현금 시세로 환전하면 큰 차이도 없거니와, 분배금도 그만큼 나옵니다.
    분배금 못 받는 경우가 있긴 한데 카게후미팟처럼 유명한 대기업형 막공 아니면 대부분 걍 올분이고, 올분팟에서 분제될 정도면 예전 같았으면 레이드 취직도 못했죠.
    사실 예전 물가로 지금의 와우를 보면 곤란한게, 요즘은 레이드 하루 좀 트라이하면 수리비가 몇천골씩 나오고, 빠른날탈 배우는데 4500골 들고, 주둔지 올리는데 5천골씩 드는 세상입니다. 천골마 천골하던 시절이 아님.
    물가가 올라서 돈벌기가 힘들다고는 하지만, 경매장이나 분배금 통해서 벌 수 있는 돈도 그만큼 커졌단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소모비용으로 인한 고통은 예전 레이드가 훨씬 심했죠. 요즘은 수리비나 물약 영약값 해봐야 어차피 분배금이 훨씬 커서 무의미.
    애초에 예전이랑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레이드 한번 가기 위해 필요한 준비와 비용입니다. 요즘은 레이드 가기 위해서 따로 준비할 게 거의 없고, 그나마 소모품 자급자족한다 쳐도 매일 5~10분씩만 접속하면 충분한 정도라 훨씬 라이트하죠.
    평작하고 쪼렙 던전 뺑뺑이하면서 화저셋 자저셋 맞추는 것도 고통이었지만, 티탄 화보 일치 일마 혈장술 화주 잔자 노래꽃 저땅버프 등등 레이드 준비하는 것만 해도 한세월이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이 훨씬 더 양반인 걸로...
    꿈풀 뜯고 악숲에서 무랑 멜론 캐던 시절 생각하면 지금은 진짜 레이드 편하게 가죠. 요즘은 주 4~6시간만 써도 현역 최신 레이드를 따라갈 수 있는데,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할 이야기.
    오리시절 물약값 대러 풀 뜯고, 정공 터져서 취직자리 구하느라 바빴던 뉴비 돚거가 서버에서 진도 제일 많이 뽑는 하드 공대 공장이 될 만큼 시간이 흐르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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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리고 FF14와의 비교 트윗 원문은 논란이 많아 삭제하셨을 수도 있지만, 작성자 분께서 원래 주기적으로 지난 트윗들을 삭제하시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삭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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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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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트위터에서 와우와 레이드와 FF14의 레이드를 간략하게 비교하는 글이 잠깐 올라왔었는데, 이견이 많아서 원트윗은 지워진 모양이더군요. 여기에 대해 오랜기간 와우를 플레이해오신 https://twitter.com/_doss 님이 의견을 주셨는데, 평소 제가 생각해오던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옮겨봅니다. 

    아래의 글은 트윗을 그대로 옮긴거라 여러개의 단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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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와우의 레이드는 이렇다' 라고 하기엔 와우가 너무 오래 된 게임이고 컨텐츠 양도 많아서 같은 확팩 안에서도 너무나도 다른 레이드가 많아서 딱 하나의 스타일로 정의내리는 건 어렵다고 생각.

    와우엔 전투시간이 16분씩 되는 네임드도 있고, 4분 넘으면 전멸이라 3분 안에 잡아야 하는 네임드도 있다. 이게 여러 확팩도 아니고 같은 던전 5넴 7넴에서도 이런 차이가 있으니 어지간히 일반론적인 게 아니면 와우의 레이드를 설명하긴 어렵다고 본다.

    와우 레이드는 이렇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탱딜힐의 존재' 정도...?

    심지어 탱딜힐 개인이 각자 해야할 역할 자체도 확팩마다 달라지고, 레이드 참가 인원도 확팩마다 다르기 때문에 와우의 레이드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하기엔 너무나도 다른 경험. 물론 오래 하다보면 결국 큰 맥락은 비슷하긴 하니 감은 잡지만...

    탱커는 적을 탱킹하고, 딜러가 적을 잡는 동안, 그때까지 아군을 버티게 해주는 게 힐러의 역할... 여기까진 당연하긴 하지만 각 개인이 주로 해야하는 세부적인 활동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바뀌어왔다.

    탱커부터 보면, 예전의 탱커는 몹과 싸우긴 하지만 주로 해야 하는 건 어그로 싸움이었다. 딜러가 딜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어그로를 확보하는 게 주 역할. 물론 급사하지 않을만한 몸빵력은 중요하지만 그게 주력은 아니었다.

    즉 탱커를 살리는 건 힐러의 역할이지 탱커 본인의 역량이 아니었단 이야기. 대신 딜러보다 강한 어그로를 먹으면서 탱 인계가 필요할 때 탱을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어그로를 조절하는 게 탱커의 플레이였다. 그땐 심지어 보스들이 도발 면역이었으니..

    하지만 최근 확팩의 탱커의 역할은 좀 다른데, 일단 어그로는 더이상 탱커에게 크게 신경 써야할 수치가 아니게 되었다. 원버튼으로 즉시 최고 어글을 가져올 수 있고, 딜러에게 어글이 튀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수준으로 어그로 관리가 쉬워졌다.

    대신 탱커는 본인의 방어스킬들을 이용해서 능동적으로 생존력을 확보하는 게 메인 플레이가 되었다. 이전엔 잘하는 탱이나 못하는 탱이나 템이 좋으면 튼튼했다면, 지금은 그렇진 않단 이야기. 적극적으로 스킬들을 활용해야 녹지 않을 튼튼함을 보장받는다.

    이런 식으로 해당 직군에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진 걸 잘 보여주는 사례가 게임에서 쓰이는 용어의 변화. 예전엔 탱이 여럿 필요해도 어그로 핑퐁할 일이 별로 없고 쫄탱을 한다던가 식이어서 메인탱 외의 탱을 세컨탱이나 서브탱으로 불렀는데

    요즘엔 어그로를 원버튼으로 가져가다보니 어그로 인계는 거의 모든 네임드에서 탱이 해야하는 기본기가 되어버렸고, 메인 서브를 따로 두는 게 아니라서 메인탱/오프탱이라고 부르거나 보스탱/쫄탱 같은 용어를 더 많이 쓰게 된다.

    탱 뿐 아니라 다른 직군도 굉장히 큰 변화를 겪은 건 마찬가지. 예전엔 캐스터 마나 떨어지면 법봉질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법봉도 사라지고 비법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딜러들은 자원(마나 기력 등)이 무한해서 마나 관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던가

    힐러의 경우, 판다 말에는 마나가 무한이라 레이드 끝까지 강력한 힐을 퍼부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보스도 그만큼 막강했는데, 어느 정도냐면 뎀감기 안에 있는 공대원 전체 피를 50%씩 깎는 공격을 2~3초마다 쓰는 걸 25중첩 될 때까지 공대를 살릴 정도

    하지만 다른 확팩들에서 힐러는 마나 효율이 좋지 않지만 강력한(많이 차거나, 빨리 나가거나 등등) 힐과, 마나 효율이 좋은 대신 일반적인 힐 스킬을 잘 배분하면서 전투시간 안에 최대한 효과적으로 마나를 사용하도록 비율을 조절하는 직군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똑같은 탱딜힐이라 해도 어느 시기에 레이드를 했냐에 따라 코어가 되는 플레이 경험 자체가 아예 다르니 와우의 레이드 경험을 일반화 시키기란 꽤 어려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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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위의 의견에 제 생각을 살짝 보태보자면, 오래전 레이드 탱킹의 전형으로 검은날개 둥지의 삼룡이 (이름이 기억 안나고 별명만 ;;)와 밸라스트라자를 들고 싶습니다. 둘 모두 복수의 탱커가 탱을 서로 인계해가며 싸워야하는 패턴이었죠. 

    문제는 어그로 게이지라는게 게임 내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아니었고, 지원을 하더라도 이걸 시각적으로 인게임에서 보여주기가 어려워요. HUD를 통해서 주로 전달되는 정보죠. 즉 애매한 정보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이걸 가지고 서로 주거니받거니한다는건 생각보다 어려운 기술이에요. 그러다보니 바람직한 그림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반면에 생존기라는건, 일단 탱커 혼자 신경쓰면 되거든요. 더 크게 확장해봐야 힐러가 알면 좋은 정도죠.

    즉 애매한 정보를 둘러싸고 여러 탱커들이 협력해야하는 상황이란걸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았고, 따라서 이런 플레이의 비중을 점차 줄여가며 다른쪽 (생존기 중심)으로 변화해나간게 아닌가 ... 마 그런 짐작입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생각" 입니다. 레이드 탱은 저도 중간에 쉰 구간이 꽤 있고 해서 그 기저의 의도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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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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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양삼씨가 2005년에 번역했던 글인데 오늘 하드를 뒤지다가 발견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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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무리해뒀던 어니스트 아담스의 글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만 대충 번역했다. 원문은 가마수트라)
     
    론 길버트는 원숭이섬의 비밀에서 '우스꽝스러움'을 제시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생과 사를 넘나드는 투쟁에 깊게 몰입된게 아니니까. 하지만 메탈기어 같이 재난을 막으려는 게임에서 '그건 별로 중요치 않아'라고 계속 무선으로 주절댄다면 도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메탈기어 솔리드2 후반부의 대령과의 교신 이벤트를 말하는 것 같다. '당장 게임기의 전원을 꺼라, 라이덴!')
     
    노 원 리브스 포레버에서 빈정대는건 이해해 주겠다. 하지만 메탈기어는 (스스로) 심각하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문득 3가지 몰입 형태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게임 업계에서 몰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을 정의하거나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려고는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내 생각에 최소한 3가지 종류의 몰입이 있고, 제각각 다른 방법에 의해 창조되거나 파괴된다.
     
    전술적 몰입
     
    전술적 몰입은 그때그때마다 빠져들게 되며, 일반적으로 빠른 액션 게임에서 발견된다. 그 상태에서는 사람들이 즐거운 경험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물리적이고 즉각적이다. 전술적으로 게임에 몰입되어 있을 때 뇌의 상위 기능은 대부분 비활성되고 두 눈과 손가락만이 정보를 주고 받는다. 테트리스에 열중한 정신 상태가 이것이다.
     
    전술적 몰입은 플레이어가 아주 단시간만에 풀 수 있는 단순한 도전거리를 제공받는데서 생겨난다. 조금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게 만들면 그 열중 상태를 부술지도 모른다. 전술적으로 몰입된 플레이어는 (생존 이외의) 큰 전략을 생각하지 않고 스토리에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쩌다 게임이 큰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복적인 게임플레이를 통해 깨닫게 되면, 다음번의 플레이에서는 접근 방법을 바꿀 수도 있지만 몰입의 전술적 본질은 여전히 같다.
     
    전술적 몰입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어에게 흠없고, 빠른 반응을 해주며, 직관적이면서도 무엇보다도 '믿을만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줘야 한다. 느리고 불편한 조작과 싸우고 있는 플레이어는 전술적 몰입에 빠질 수 없다. 전술적 몰입은 일반적으로 게임플레이 본질의 돌변, 유저인터페이스의 변형, 이전의 적들과 같은 식으로 죽일 수 없는 보스 캐릭터 등에 의해 훼손된다.
     
    전략적 몰입
     
    반면 전략적 몰입은 대뇌가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다. 승리할 방법을 찾거나 (최소한) 문제를 최적화 시키는 것이다. 전략적 몰입의 가장 높고, 추상적인 형태는 광대한 수의 가능성을 가진 것 중 맞는 길을 찾으려는데 집중하는 체스 마스터의 체험이다. 전략적으로 몰입되었다면 관찰하고, 계산하고, 추론한다. 그렇다고 게임이 턴베이스거나 투쟁에 관한 것이라는건 아니다. 심시티를 하며 새로운 길을 놓을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교통체증의 패턴을 골똘히 연구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전략적으로 게임이 몰입된 것이다.
     
    전략적 몰입을 제공하기 위해, 게임은 즐거운 정신적 도전을 제공해줘야 한다. 전략적 몰입을 훼손시키는 것은 불편하거나 비논리적인 게임플레이다. 예로, 길을 찾지 못하는 유닛은 플레이어가 생각한 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몰입을 깨게 된다. 너무 큰 무작위성도 전략적 몰입을 훼손한다. 게임이 운에 너무 크게 의지한다면 플레이어가 효과적인 전략을 세우기 힘들어질 것이다.
     
    전략에 열중한 플레이어는 게임의 스토리에 신경쓰는 경우가 드물다. 체스 플레이어는 그 말이 중세 궁정에서 어떻게 불렸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느냐이다. 철저한 전략 플레이어는 종종 스토리를 방해물로 생각하고 완전히 무시하기도 한다.
     
    이야기에 몰입
     
    책이나 영화와 같다. 인물들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고 싶어한다. 이야기에 몰입된 플레이어는 어느 정도의 나쁜 전략/전술 게임플레이를 허용한다. 소수의 게임들만이 정말 후진 게임플레이를 참고 넘겨줄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빠져든 플레이어라면 약간의 불편한 인터페이스나 멍청한 AI를 눈감아줄 것이다.
     
    어색한 대화, 멍청한 캐릭터, 비현실적인 플롯이 이야기에 몰입하는걸 막는다.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은 전략/전술적 몰입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과 다르기 때문에, 똑똑한 스튜디오는 외부의 전문 글쟁이를 고용해 스토리를 쓰게 한다.
     
    여기서 다시 메탈기어로 돌아가겠다. 코지마는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좋아하건 말건 게임을 깨겠다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다.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나 전술적으로 게임에 몰입되어 자신의 이야기적 몰입이 무너져도 크게 신경쓰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코지마는 자기가 포스트모던한 기교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불행하게도 모든 플레이어가 그런 방법에 동기부여 받진 못했다. 일부는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지 파악하기 위해 플레이를 하지만 그들에게도 self-referential 한 MGS 본질은 짜증날 수 있다.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몰입의 종류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거나, 농담이 굉장히 가치있지 않다면 쓰지 않는게 좋다. 브라이언 모리어티가 말했다. "[suspension of disbelief] 는 완성하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다. 당신이 만들었던 세계를 부정하는 한가지 인용이 그 세계를 부술 수 있다." 메탈기어가 팔린 이유 중 하나인 강한 스토리라인인만큼, 그런 트릭이 사용자 일부를 짜증나게 할 여지가 있었고-실제로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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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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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to Reduce Visual Confusion in Your Game

    http://gamasutra.com/blogs/PeterAngstadt/20150312/238446/How_to_Reduce_Visual_Confusion_in_Your_Game.php

    플레이어들이 화면에 나타난 중요한 게임플레이 요소를 놓치나요? 타이밍이 너무 늦을 때까지 적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는 않나요? 플레이어들이 여러분의 게임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시성을 강화하는 기법이 여기 있습니다. 

    스크린샷을 찍으세요. 그리고 채도를 낮추세요. 그런 후에도 그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색상을 지워버리면 밸류가 드러납니다. 밸류란 이미지의 밝고 어두운 그림자들을 의미합니다. 적절히 사용하면 이 밸류는 깊이와 모양과 형태, 그리고 여러분이 플레이어에게 주목해주었으면하고 바라는 지역을 나타낼 수 있죠. 

    도타2의 스크린샷을 밸류에 의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dotavalues.png

    이 이미지는 색상값을 제거해도 여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지면은 히어로나 유닛보다 더 짙은 색을 사용하여 구분됩니다. 히어로와 유닛들은 보다 밝고 콘트라스트가 더 높은 영역을 사용하죠. 지면의 디테일은 살아있지만 그 음영값의 편차는 적습니다. 따라서 주의를 덜 끌죠. (도타2의 아트 스타일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여기를 참조하세요.)

    이러한 밸류 개념은 미술분야로부터 빌려온 것입니다. 화가들이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하는 고전적 원칙들 중 하나이자, 혼동을 줄이고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여러분이 집중해주길 바라는 곳에 주의를 집중하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밸류값이 엉망이라면, 정리해야합니다. 제 친구 맥스Max와 제가 작업 중인 작은 취미 게임 딕하드(DIGHARD)를 살펴보죠.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지구의 중심을 향해 땅을 파고 들어가며 그 과정에서 공룡들과 싸워야 합니다. 

    스크린샷의 밸류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포토샵에서 새 레이어를 만들어 이 레이어를 가장 상단에 놓은 후 검은 색으로 채우고 채도 모드(Saturation mode)로 놓았습니다. 이제 이 레이어를 보이게 했다 안보이게 했다 하면 그에 따라 밸류값도 보이다가 안보이게 됩니다. 여기 초기 개발 중일 때의 스크린샷이 있습니다. 

    12bffc4252f5368a.png
    형태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음영대조도, 캐릭터와 지면과 배경의 구분도 없습니다.

    도타2와는 다르게, 딕하드는 색상을 제거하니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이래서는 게임플레이가 한참 바쁘게 돌아갈 때 힐끔 보고 게임플레이 요소들을 구분하는게 아주 어렵습니다. 배경, 적, 그리고 걸어다닐 수 있는 표면들이 모두 같은 밸류를 가지고 있고, 음영의 정도가 비슷합니다. 주인공의 윤곽선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죠. 

    우리는 밸류를 정리하는데 좀더 시간을 쓰기로 했습니다. 배경은 더 어둡게 하고 걸어다닐 수 있는 표면은 좀더 밝게, 캐릭터의 밝기는 약간 더 올렸죠. 

    4a994b2aa4729479.png

    물론 작업을 더 해야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제 적과 주인공, 그리고 걸어다닐 수 있는 표면을 구분하기가 훨씬 쉬워졌죠. 모든게 배경에 비해서 좀더 구분되니까요. 

    그렇다고 음영대조에 너무 집착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너무 많은 곳에 음영대조를 너무 많이 써도 혼란스러워지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런식의 대조는 주의를 끌고, 모든게 주의를 끈다면 아무것도 주의를 끌지 못하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면내의 밸류값을 계획적으로 체계화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게임은 자신들의 밸류값을 체계화하는 서로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림보에서는 배경으로 밝은 계열을, 전경으로 어두운 계열을  사용하며며 이는 딕하드나 도타2와는 다른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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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에는 가벼운 계열, 게임플레이 요소는 어두운 계열

    지금까지 설명한건 밸류값의 이용에 있어서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고전 미술 기법에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플레이어의 눈을 인도하고 중요한 요소들에 주의를 끌 수 있는 방법들이 엄청 많습니다. 

    밸류값을 분석하여 색상이 없어도 여러분의 게임을 시각적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드세요. 여러분 스스로가 본인을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적용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이니까요. 

    재밌었다면 블로그에 놀러 오시거나 제 트위터를 팔로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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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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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협동플레이는 4인일까?” 싱글플레이 파티는 다양한 숫자가 있었지만, 멀티플레이가 되면서 사람수 = 2의 n승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굳어졌을 뿐, 4인 파티플레이가 3, 5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초창기의 RPG는 파티플레이에 인원 제한을 제각각 두고 있었다. 던전 RPG들은 후대에 레이아웃 배치 등으로 4인이 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6인이었고, 울티마의 경우도 4명이었다가 6명으로 늘어났다. 사실 판타지 세계관의 원류인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에서 반지 원정대는 처음 9명이었다.

    싱글플레이 RPG에서 파티의 인원은 말 그대로 '정하기 나름'이었고, TRPG 쪽의 영향으로 대체로 3~6인 이내의 마스터를 제외한 참여 인원에서 참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멀티플레이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대전형인 Quake와 Dune 2, Warcraft가 25핀 병렬 케이블을 통한 2인 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DOOM이 본격적인 IPX 네트워크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의 참가 인원 수는 4인이 되었다.

    이후 네트워크의 참가 인원은 8, 16, 32, 64...(2의 n승)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어떤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당대의 네트워크 전송 속도(패킷 크기에 민감해진다)와 계산 속도(서버가 클라이언트들의 데이터를 받아 처리해야 한다)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도 당시 네트워크를 전공했던 분들께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보강해주시겠고.)

    이런 과정 안에서, 협동 게임의 파티플레이의 인원이 4인으로 굳어지는 것은 당시 네트워크의 한계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다. 4인 플레이냐 5~8인 플레이냐의 선택에서 5~8인 플레이를 선택한다면 게임이 요구할 컴퓨터의 사양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 될테니까, 최대값인 4를 정한 거다.

    하지만 MMORPG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파티 구성원의 숫자에는 제약이 없어졌다. 4인인 게임도 있고, 5인인 게임도 있고, 6인인 게임도 있다. 레이드의 경우는 4인 x 2파티, 4x4, 4x8, 5x4, 5x6, 6x4, 6x8의 형태로 구성되기도 한다. 최근의 데스티니는 3x2로 레이드를 진행한다.

    멀티플레이에서 파티의 구성은 게임의 클래스에 의해 설정되는 경우도 있다. 탱커-딜러-힐러, 탱커-딜러-딜러-힐러, 탱커-딜러-딜러-힐러-버퍼 등 게임이 몇 종류의 클래스를 가지고 있고, 어떤 형태의 파티플레이를 요구하며, 또 클래스가 서버에 랜덤하게 분포되어있을 때 인구를 적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숫자를 고려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레포데(Left 4 Dead) 등의 협동 게임에서 파티원의 숫자가 4로 고정된 것은 관습적으로 굳어졌을 뿐이지 어떤 명확한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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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하게 쓰면서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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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hanmaru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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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자체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왜 대다수의 협동 플레이 게임에서 4인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예를 들 수 있는 것들이야 많지만, 옛날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들 뿐만 아니라, 레프트 4 데드나 콜 오브 듀티 같은 최근 게임들에서도 왜 4인지가 궁금하다는 말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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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bbyury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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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적의 협동 플레이 인원 수는 몇 명이다 라는 건 아무 의미 없는 뜬구름 잡는 얘기인 거 같고

    레벨의 크기나 동선, 플레이어의 역할, 온라인 환경 등을 우선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많은 게임들이 협동 플레이의 매직 넘버를 4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4인 협동 플레이로 재미 봤던 게임이나 미션이 있다면, 그 원인은 플레이어 숫자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부터 찾으셔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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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myogoon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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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웃게임 요소로 기기, 시공간적 제약등과 함께
    인게임 요소로  AI, 경쟁구도, 구역배분, 게임의 복잡성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처럼 협동플레이의 인원이 4인으로 굳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숙련자와(expert) 비숙련자(newbie)의 구분을 들고 싶습니다.

    2명의 숙련자가 1명의 비숙련자를 도와주거나
    1명의 숙련자가 2명의 비숙련자를 이끄는 것보다,
    2명의 숙련자가 2명의 비숙련자를 맨투맨 마크하는 상황이
    다른 인원구성에 비해 효율적이여서 그런게 아닐까요?

    에버퀘스트 등 MMORPG에서의 5인 파티 같은 경우는 탱/딜/힐 개념과 함께 
    복잡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별개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 협동 플레이는 2인이 최적이라고 생각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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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logic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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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이나 경쟁이냐의 문제는 일단 넘어가고 게임 자체의 참가인원수가 정해진 게임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보드게임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1. 적정 참가인원 설
    몇명이 참가해야 게임 룰이 파괴되지 않으면서 참가자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가, 예를 들어 바둑이나 장기는 2명이 적정인원이고, 3명이 참가한다면? (첫글의 3번, 커뮤니케이션하기 좋은 수에 해당하겠네요.)

    2. 대기시간 절약설
    블루마블은 참가인원수가 유동적이지만 블루마블을 하자고 했을 때, 한번에 동일 시간에 동일한 장소에 모일 수 있는 사람의 수에 한계가 있을 것 입니다. 그래서 TRPG 까페에서 팀소개에 "오프모임을 하면 보통 3.5명 정도가 참가합니다"라는 소개도 있는 거라 생각됩니다.

    3. 최적 매출설
    4명이 되어야 매출이 가장 높다. 라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보드 게임의 경우 테이블 단위로 게임을 하게되는데, 한 테이블에 2명씩 게임을 하는것보다 한 테이블에 4명을 꽉 채우는 쪽이, 음료수 매출도 올라가고, 게임도 좀 더 오래하고 그러지 않을까요? 그런 식으로 게임내 부분 유료 아이템이 있을 경우 그게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유저가 적다면 아이템 사용에 대한 압박이 크고, 8명이라면 아이템 사용에 대한 압박이 적을 수 있다고...

    여기까지 증명된 적은 없는 가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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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gidol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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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기계 때문이었다! 에 한표 던집니다.

    처음에는 1인용으로 만들다가 컨트롤러 공간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으니 2인용이 나오고,
    (당시 오락실 기기나 콘솔 기기가 컨트롤러 2개 = 2인용이었죠)
    2인용에서 더 늘릴 방법을 찾다가 기계를 2개 붙여서 2*2=4를 만드는 방법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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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hanmaru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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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가입하고 처음으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반갑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요즘 들어 여러 연유로 인해 온라인 FPS를 필두로 여러 게임들의 협동 PVE 모드를 플레이하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협동 플레이는 4인일까?'

    1. 짝수라서
    밸런스를 맞추기 가장 좋은 숫자가 짝수이기 때문일까요? 이 생각이 맞다고 하기에는 아머드 워리어즈나 원탁의 기사 등 캡콤의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들에서 3인 플레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반드시 짝수 인원이 정석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어 타당성이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2. UI 디자인적으로 보았을 때 밸런스가 맞아서
    이건 대부분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들의 경우가 대부분이겠습니다만, 예로 던전&드래곤: 쉐도우 오버 미스타라의 예를 들자면 4인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시각적으로 허전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이미 다른 플레이어들을 위한 UI 베이스가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3.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좋은 수라서
    5명은 너무 많이 떠들기 때문에? 대화를 나누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힘들어서 일까요?

    4. 전통적인 방식의 고수
    앞에 나열했던 레트로 게임들처럼, 4인 플레이가 전통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에 아케이드라는 재미를 표방하고, 그 정통성을 이어받기 위해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말 그대로 '따라하기' 가 된 경우가 아닐까요?

    사실 배틀필드처럼 64인 전투가 가능한 온라인 게임들에 비해 1번과 2번은 레트로 게임들에서 보기 쉬운 경우이기 때문에 당시의 기술적 한계 때문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고, 그저 4인 플레이를 많이 권장하니까 나도 그렇게 디자인해보자 라고 하기에 자존심이 허락하지도 않거니와, 이렇게 수긍하기에 4라는 숫자는 너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도 온라인 게임에서의 협동 PVE 모드에서는 4인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이나, 역전 온라인, 크로스파이어 등에서 예외로 8명이 동시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 게임에서도 보다 많은 모드에 4인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들이 레트로 게임들에 비해 기술력이 딸리는 건 당연히 아닌 일인데도 말입니다. (심지어는 가장 최신작인 타이탄 폴이나, 콜 오브 듀티 AW에서도 4인 플레이를 권장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왜 대부분의 협동 플레이에 4인 플레이가 권장되었다고들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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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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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4 전용 게임이고, 전 캡쳐할 장비도 없거니와 굳이 캡쳐하는 수고를 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미지는 없습니다.)

    디 오더는 꽤 오랜 시간동안 기다려온 게임입니다. 1인칭(3인칭) 슈팅, 빅토리아 시대의 그 독특한 분위기, 대체역사, 스팀 펑크.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들이 다 녹아든 게임이었거든요. PS4를 구입한 이유도 절반 이상은 독점작인 디 오더를 플레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벗뜨. 게임이 출시되기 직전부터 볼륨에 대한 문제가 터져나오더군요. $60짜리 AAA급 타이틀 치고는 플레이타임이 짧다는 것인데, 크게 신경쓰진 않았습니다. 콘솔 스펙이 올라갈수록 제작비가 기하급수로 올라가는데 비해 $60이라는 가격은 이전 세대의 것이라, 가격을 올리지 않는 한 볼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어차피 한번 깨고 마는 것이 콘솔 게임인데, 재미만 있다면 뭐 좀 짧아도 나쁘지는 않다고 봐요. 

    그래서 최근엔 게임을 영화에 비유하지 말고 스테이크에 비유하자는 이야기도 있지요. 얼마전 분당에서 먹은 스테이크 300g이 약 4만원이었는데, 사실 4만원이면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많습니다. 더 싼 스테이크도 있고 더 비싼 스테이크도 있지요. 혹자는 더 싼 스테이크에 만족하고 더 나은 스테이크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기 꺼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차라리 10만원 내고 훨씬 더 맛난 스테이크를 먹고자할 수도 있지요. 결국은 개인의 만족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하튼, 그래서 볼륨에 대한 악평은 무시하고, 설을 맞아 한국에 간 김에 한카피 구입하긴 해서 클리어했습니다. 볼륨이 짧다는 건 사실 큰 문제가 아니더군요. 왜냐하면 다른 모든 요소들이 하나같이 허접하거든요. 
    일 단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부터 봅시다. 배경이 어떻든, 그래픽이 어떻든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3인칭 슈팅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 3인칭 시점에서 이동하고 총 쏘는 것 부터가 구립니다. 그래픽은 좋은데 명암 대비가 매우 강합니다. 그래서 게임 내내 상당히 많은 요소들이 그림자 속에 묻혀서 잘 안보여요. 길이든, 적이든 뭐든지 간에요. 게다가 레터박스가 화면 위아래를 잘라먹고 있지요. 레터박스 때문에 잘리거나 너무 어두워서 그림자에 묻혀서 발 아래쪽이 잘 안보입니다. 발이 물체에 걸려서 움직이질 못하는데 왜 움직이질 못하는지 플레이어가 알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3인칭 슈팅은 기본적으로 엄폐를 기본으로 하는데, 엄폐에 붙고 떨어지는 동작이 상당히 느릿하고 끈덕지며 뻣뻣합니다. 그래서 조작감이 상당히 짜증나지요. 게다가 어떤 물체는 타고 넘을 수 있고 어떤 물체는 그게 안되는데 어떤 물체가 되고 어떤 물체가 안되는지도 상당히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이동하는 경험 자체가 매우 구려요.

    전투씬은 그나마 낫습니다. 전투 없이 그냥 이동만 하면서 스토리를 전달하는 씬이 전체 플레이타임의 약 30%를 차지하는데, 이때는 움직임 속도 마저도 느립니다. 아주 느릿 느릿 양반 걸음으로 걷지요. 당연히 뜀박질은 불가능하구요. 특히 첫번째 원탁 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빠져나올 땐 정말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출구는 원탁 서쪽에 있고 플레이어는 원탁 남쪽에 있는데 서남쪽에 NPC들이 통로를 틀어막아서 그 느릿한 걸음으로 동쪽 - 북쪽을 거쳐서 서쪽으로 빠져나가야 했거든요. WTF!

    AI 와의 총격전도 참 더럽게 만들어뒀습니다. 엄폐를 기반으로 한 3인칭 슈팅의 황금률은 쏘려면 몸을 노출해야한다는 것인데, 몹들이 잦은 빈도로 엄폐물 뒤에 숨어서 팔 뻗어 총만 내놓고 냅다 갈겨대요. 정작 플레이어는 그 손이라도 조준해서 쏘려면 몸을 노출해야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또 이 팔만 뻗고 쏘는게 플레이어의 조준 사격보다 더 정확합니다.

    HALO 이후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1/3인칭 슈팅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조준을 도와주는 기능이 들어가있지요. 이 게임도 예외는 아니구요. 그런데 디 오더에선 이 조준 도움 기능이 거의 동작하지 않습니다. 다른 게임이면 머리를 맞출 수 있었을 상황에서 여지없이 빗나가요. 그런데 손만 내놓고 쏘는 AI는 훨씬 정확하죠. 그래서 안맞고 쏜다는 긴장감 보다는 그냥 맞으면서 쏜다는 개념으로 게임이 돌아갑니다.

    전반적으로 이 게임의 총격전은 뭔가 현대 게임 답지 않게 굉장히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스나이퍼들은 깜빡이는 빛으로 자기 위치를 노출하긴 하는데요, 그 빛 보고 쏘려고 몸 일으켜서 조준하는 순간 한방 맞습니다. 보통은 상대가 쏘기 전에 먼저 맞히는 쪽으로 진행되는데, 이 게임에서 스나이퍼 상대하려면 일단 한방 맞은 뒤에 다음 방 맞기 전에 쏴 죽여야 해요.

    뭐 총을 많이 맞아도 쓰러져서 블랙워터 한모금 빨고 잠깐 있으면 풀로 회복이 되니까 그렇게 맞아가며 쏴 죽이는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철뚜껑 쓴 샷건 맨 만나기 전엔 말이죠. 샷건은 한방 맞으면 바로 위의 빈사 상태가 되는데 블랙워터 빨기 전에 바로 다음 방이 날아오거든요. 그럼 그냥 죽는 거죠 뭐. 게다가 저 철뚜껑 쓴 애는 약점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높은데다가 머리는 헬멧으로 보호되고 있거든요. 보더랜드2 처럼 헬멧을 날려서 머리를 노출시킨다거나 그런거 없습니다. 쟤는 그냥 쎕니다. 딱 두방에 플레이어를 죽일 수 있는 샷건을 들고 있는데 헤드샷은 안통하고 30발짜리 탄창을 모두 쏟아부어야 죽을 정도로 맷집이 쎄요. 솔직히 마지막 보스보다 저 헬멧 쓴 샷건맨이 10만배쯤 더 무섭습니다.

    그 리고 전투씬들의 구성이 매우 단순하다는 것 또한 지적해야겠죠. 일단 AI의 종류가 매우 적습니다. 외관상으로 봐도 반란군 병사, 통합인도회사 경비원, 그리고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조직 이렇게 세종류인데 헬멧 쓴 애와 안쓴 애 이정도가 다에요. 뭐 헬멧 안쓴 애들은 나름대로 다양한 무기를 들고 나오긴 하는데 딱히 차이는 없습니다. 다들 그냥 엄폐물 뒤에 숨어서 쏘는게 다에요.

    슈 팅 게임의 AI라는게 전부 사람 마냥 아주 조직적이고 영리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쪽을 강조하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몹들에게 다양한 행동 양식, 강점, 약점을 줘서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제공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디 오더는 둘 다 아닙니다. 그냥 커버 가운데 두고 참호전을 벌이는데 딱히 적에게 개성은 없어요. 쉽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전투가 굉장히 불공평하니까요. 그런데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가끔씩 벽에 붙어서 조준을 했더니 내 뒤통수가 화면을 가려서 오히려 총을 쏠 수 없었던 경험은 뭐 그냥 애교로 넘어가자구요.

    게임의 가장 중요한 매력포인트인 설정과 스토리도 사실 문제가 많습니다. 일단 설정부터 이야기하자면요, 이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 전혀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1886년이고 런던인 건 알겠어요. 그런데 그래서 그 영국은 어떤 영국인가요? 혼종(half breed)랑 싸우는데, 얘네랑은 왜 싸우는 걸까요? 통합 인도 회사가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왜 동인도회사가 아니라 통합 인도 회사일까요? 영국이 인도와 완전히 통합한 상태인가요? 주인공 동료 중엔 라파예트 라는 친구가 있단 말이죠. 맨날 무슈 마드무아젤 그러고 있는데 도대체 이 프랑스인은 왜 이 영국의 기사단에 와있는 걸까요? 혹시 다아시 경의 모험처럼 영국과 프랑스가 하나로 합쳐진 걸까요? 반란군이라는 조직은 도대체 누구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건가요? 아니 그 이전에, 기사단(The Order)란 무엇인가요? 이들은 누구의 지휘를 받는 건가요? 언제 설립되었죠? 

    게임은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떠한 답도 해주지 않습니다. 그냥 기사단이 있고, 혼종이 있고 싸워요. 통합 인도 회사라는게 그냥 있어요. 반란군은 반란군이구요. 유일한 예외는 목에 걸고 있다가 골로 가겠다 싶으면 빨아먹는 액체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것도 중반부에 가야 그게 뭔지 나오죠. 스포일러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게다가 스토리는 더 막장스러워요. 각 씬이 있긴 한데 이 씬들의 연결이 전혀 말이 안됩니다. 예를 들자면 말이죠.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두리뭉실하게 이야기 합니다.) 주인공은 A라는 동네를 비밀리에 정찰하는 임무를 받아요. 그런데 그냥 밑도 끝도 없이 A라는 동네에 있는 B라는 장소로 이동하라는 미션이 되죠. B로 가는 동안 반란군의 매복을 만나요. 여기서부터는 그냥 쫓겨서 이리 저리 마구 이동해요. 그러다 보면 B 앞에 와있어요. 그런데 B는 이미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단 말이죠. 아니 이미 경찰이 포위하고 있는 동네에 다녀오는 게 왜 비밀 임무가 된단 말입니까. 그리고 저 경찰들은 뭐 땅에서 뿅 하고 솟아난 건가요? 그냥 저들이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었나요?

    그런데 그 뒤가 더 웃기는 게, 경찰은 이상한 소리가 나서 출동은 했는데 진입하진 못했다고 하고 주인공은 거기서 늑대인간들을 발견해요. 그리고 공중 지원을 통해 늑대인간을 쫓아내는 공격을 먼저 하고 안으로 뛰어들기로 하죠. 이때 일행이 4명 중 주인공을 포함한 2명은 지하를 통해 B로 진입하기로 하고 2명은 밖을 담당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B 안에서 누구랑 싸우냐면, 늑대인간이에요. 아까 공중 공격한 건 어떻게 된 걸까요? 분명히 다른 늑대인간들은 다 도망쳤는데 말이죠. 그런데 주인공은 여기에 어떤 의문도 표하지 않아요.
    한편 B 안에서 다시 2명이 서로 찢어지는데 다른 동료가 자기가 뭔가를 발견했다며, 주인공더러 직접 확인하라고 해요. 동료가 말한 그 방에 가보면 단서들이 있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옆에 있는 방 안에 있어요. 그런데 그 방의 문은 잠겨있어서 주인공이 자물쇠를 따야하죠. 그렇다면 주인공의 동료는 그 방 안을 먼저 뒤져본 뒤에 굳이 문을 잠근 건가요? 아님 그 방은 동료가 살펴보지 못한 방이었던 걸까요? 그리고 B 현관으로 나오면 밖을 담당하기로 2명 중 한명이 현관을 등지고 놀고 있어요. 다른 한명은 아예 저 멀리서 경찰도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과 담소중이구요. 아니 안에서 총질하고 난리가 났는데 뛰어들진 못하더라도 뭔가 경계는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문 제는 모든 스토리라인이 이따위 방식으로 흘러간단 말이죠. 이렇게 초지일관 앞뒤 안맞고 개연성 없이 흘러가는 스토리는 참으로 오래간만이에요. 꼴에 반전이랍시고 2개를 박아넣은 것이 있는데, 그조차도 너무 뻔해서  - 물론 복선이나 떡밥 따위 없습니다 - 정말로 이따위를 반전이라고 넣어뒀다는 사실 자체가 반전이었어요.
    설정을 굳이 스토리에서 썰로 풀지 않고 사물들을 통해 전달하는 것도 요즘 추세죠. 툼레이더 리부트라거나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 보면 물건 주워서 살펴보면 백그라운드 스토리 흘러나오는 것 처럼요. 이 게임에도 그렇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물들이 존재하긴 합니다. 신문이라거나 사진이라거나 모형이라거나 또 녹음기 테이프라거나. 그런데 얘들이 위에서 말한 역할을 전혀 해주질 않습니다. 사진은 그냥 사진이에요. 아무런 내용이 없어요. 좌우로 돌려보고 뒤집어보는 기능은 있는데 딱히 뒤집어서 뭔가 이야기가 나온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심지어 뭔가 새로운 정보를 얻어내는 그런 장면도 단 한번도 없어요. 다른 사물들도 마찬가지구요. 이 방면에서 가장 쓸모있을 녹음기 역시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뭔가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출시 얼마 안남기고 사장이 넣으래서 그냥 넣는 시늉만 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에요.

    레 벨 디자인 또한 아주 개판이죠. 뭔가 목표는 주어지는데 그래서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방향 지시 마커 같은 건 없어요. 게다가 앞서 말한 것 처럼 명암 대비가 강해서 잘 안보이는 구석도 많구요. 그래서 이 게임에서 길을 찾는 가장 좋은 전략은 걸려서 움직이지 못할 때 까지 전진하는 겁니다. 걸리면 좌우 둘러보고 안막힌 쪽으로 이동 -> 그러다가 걸리면 다시 좌우 둘러보기... 애초에 하프라이프 / 콜 오브 듀티 이후로 게임이 직선으로 구성되기 시작한 것이 쉽게 쉽게 직관적으로 술술 진행하라는 것인데, 이렇게까지 길찾기가 더럽고 불편하고 불쾌한 게임은 정말 근 10년동안 처음이었어요. (죄송합니다. 듀크 뉴켐 포에버는 아직 안해봤어요)

    그 외에 가만히 보면 잘나가는, 다른 게임에 있는 요소들이 대부분 빠짐없이 들어가있긴 합니다. 이를테면 QTE 라거나 잠입 미션이라거나 말이죠. 그런데 사실 QTE도 빈도는 잦은데 사실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고 - QTE라는 것 자체가 원래 뽀대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것인데 말이죠 - 어렵지도 않고. 잠입은 이게 웃기는게, 뒤에서 적을 죽이려면 접근해서 QTE가 발동되어요. 타이밍 맞춰서 △을 누르지 못하면 무조건 실패입니다. 적 바로 뒤에 붙어도 말이죠. 그런데 일반 배틀에선 거리만 붙이면 정면에서도 △ 눌러서 근접 공격으로 죽일 수 있거든요? 왜 정면에선 그냥 누르기만 하면 쓱싹 하고 베어죽일 수 있는데 뒤에서 살금살금 따라붙었을 땐 꼭 굳이 타이밍을 맞춰야 할까요?

    이런 불만들을 견디고 견뎌서 간신히 엔딩을 보고 나자 이 게임이 뭘 노린 건지는 알겠더군요. 슈팅 게임, 빅토리아 시대, 대체역사, 스팀펑크, 흡혈귀, 늑대인간, 아더왕, QTE 등등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든 요소들을 잘 버무려 아주 맛난 비빔밥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게 하나같이 완성도가 떨어져서 만들고 났더니 꿀꿀이죽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런 점에서 볼륨이 작은 건 차라리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었어요. 

    뭐 그래도 그래픽은 좋습니다. 게임 플레이 화면이든 컷씬이든 간에 이정도면 3D 애니메이션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아주 좋아요. 그런데 그렇게 때깔이 좋으면 뭘합니까. 그래봤자 꿀꿀이죽인 걸요.

    $60은 솔직히 터무니 없고, 한 $10 정도라면 돈이 아깝진 않을 것 같네요. 시간은 아까워두요.

    아 이 게임 하고 나니까 라이즈가 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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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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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kest Dung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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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gamasutra.com/view/news/237092/Darkest_Dungeon_Designing_for_despair_and_kicking_you_when_youre_down.php?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3A+GamasutraNews+(Gamasutra+News)

    다키스트 던전은 2월 초엽에 스팀 얼리 억세스에 런칭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암울하고 피폐한 모험가들과는 달리, 이 게임은 스팀 차트의 정상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얼리 억세스 게임들이 기대보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에서 이는 대단한 일이다. 게임의 개발사인 레드 훅 스튜디오(Red Hook Studio)는 성공적인 킥스타터를 통해 30만 달러를 펀딩한 이후 알파라기보다는 최종 버전에 가까운 게임을 선보이며 얼리 억세스의 최근 분위기와는 상반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은 두드러진 아트 스타일과 강력한 컨셉을 선보였다; 다키스트 던전에서 여러분은 용맹한 모험가들을 지휘하여 절차적으로 생성된 던전을 통과하며 소름끼치는 적들과 마주하게되고, 이 과정에서 단순히 모험가들의 체력에만 신경쓰는 것 이상의 일들을 해내야 한다. 그들은 뭔가 잘못되어 갈 때마다 점차 스트레스에 찌들어가고, 결국 무너져버리거나 - 피학적이 되거나 또는 편집증과 같은 부정적 특성에 물들거나 - 또는 튼튼함, 영웅적, 그 외 전투가 한창일 경우 여러분이 만날 법한 모든 종류의 행동들을 하게된다. 

    이는 매우 독특하며 성공적인 매커니즘이며 게임의 핵심 순환 구조에 탄탄하게 엮여 있다: 모험가들을 던전에 처넣었다가, 다시 매음굴에서 매력적인 여자와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풀게 하고 결국 그들을 살아남게 한다. 이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무자비하다. 

    레드 훅의 리드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크리스 보라사(Chris Bourassa)및 *다키스트 던전*의 디자이너이자 프로듀서인 타일러 사인먼(Tyler SIgnman)과 함께 우리는 이 게임의 난이도가 유저층을 제한하지는 않는지, 아울러 스트레스 매커니즘이 게임 개발 중의 크런치에 대한 메타포는 아닌지 등에 대해 논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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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히 성공적인 킥스타터에 이어서 상당한 수준까지 완성된 느낌을 주는 게임을 런칭함으로써 아주 성공적인 얼리 억세스를 해냈습니다. 꽤 이례적인 일인데요, 얼리 억세스에 런칭하기 전에 게임의 프로덕션이 지금과 같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는게 원래 의도했던 것인가요?

    크리스: 모두 저희의 전략이었다고 생각해요; 뭔가를 대중에게 공개할 때는 가능한한 잘 만들어서 그렇게 하자는거죠. 타일러와 제가 언제나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해왔던 거에요. 킥스타터를 할 때 우린 시간을 들여 주의깊게 조사를 하고 가능한한 준비된 상태로 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죠. 우리가 어느정도로 성공할지를 몰랐기 때문에 무엇도 장담하지 않았었어요. 얼리 억세스에 대해서도 그런 자세는 같았죠. 단순히 게임이 돌아가는 수준으로 만들기보다는,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받고 데이터를 모아 게임을 좀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였죠. 

    타일러: 얼리 억세스의 반응을 지켜보는건 꽤 재밌었어요. 게임은 아직 덜 만들어졌고 넣어야 할 것들이 한참 남았는데도 사람들이 "이 게임 다 만든거 같은데?"하고 말하는걸 들으면, 그건 최고의 칭찬으로 느껴지죠. 내부적으로, 우리가 앞으로 뭘 해야할지를 알고 있기에 여전히 다 만들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절대 질낮은 게임처럼 느껴지길 바라지 않으니까요. 

    첫인상을 줄 기회는 한 번 뿐이라는 옛말도 있지만, 첫번째 트레일러부터 킥스타터, 얼리억세스, 그리고 아마도 1.0 릴리즈까지 개발의 모든 단계들 중 어떤 단계에서도 나쁜 인상을 주게될 가능성은 있어요. 각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우리에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긴 하지만, 매 단계마다 사람들이 우리가 만든 걸 보고 행복해하는지 확인하는게 중요하죠. 

    크리스: 우리도 이 게임 사랑해요. 한 걸음 한 걸음에 최선을 다하자는게 우리 전략이긴 하지만, 매 걸음마다 우리가 하는걸 보고 많은 이들이 성원을 보내주는건 큰 도움이 되며 많은 격려가 되죠. 

    타일러: 지금까진 운좋게도 제 시간에 맞출 수 있었지만, 첫 트레일러 발표는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늦었었고, 킥스타터때도 그랬어요. 얼리 억세스에 간 것도 여전히 예상보다 살짝 늦었었죠. 그때마다 매번 우리에겐 선택이 주어졌어요. "준비됐나? 지금 런칭해도 되려나?" 우린 언제나 확실하게 준비하려 노력했죠. 심지어 릴리즈가 늦어지더라도요. 

    다키스트 던전의 가장 큰 특징은 모험가들의 물리적 안위만큼이나 정신적인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거죠. 저는 바로 이 부분이 킥스타터와 얼리 억세스가 그렇게 성공적이었던 이유라고 보는데요, 두 분은 이런 셀링 포인트가 그정도로 강력할 줄 알고 계셨던건가요?

    크리스: 그 아이디어는 우리가 뭉쳐서 달리게 만들었던 열정의 근원이었죠. 그래서 어느정도 비중이 있을거라고 확신했어요. 단지 그게 당연할거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았었죠; 많은 사람들이 많은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린 굉장히 많은 노력을 들여 초기 아이디어를 다듬으려고 애썼어요. 아이디어 자체의 강점에만 기대어 편하게 가고 싶진 않았거든요. 

    타일러: 다른 것들도 몇 가지 시도했었어요. 우린 다른 프로젝트들로부터 많은걸 배웠죠. 잘 된 킥스타터만큼이나 잘 안된 프로젝트들로부터도요. 한편으로 그렇게 배운 것들 속에서도 우린 우리만의 유니크한 관점을 유지하려 노력했어요. 

    우리가 킥스타터 런칭을 하려할 때 대세는 개발자가 나와서 유저들에게 팀을 소개하고, 유대감을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우리가 최선을 다할거라고 믿게 만드는 식이었어요.  그러나 우리는 완전히 그 반대로 갔죠. 저희 킥스타터 비디오에는 개발진 소개조차 없었어요. 게임 자체만을 다루었죠. 우리의 경우에는 오로지 게임만이 관건이 될거라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었어요. 

    이 게임은 게임 자체를 인정받아야 했어요. 만에 하나 개발팀에 관심이 있다면 스크롤 내려보면 되는거죠. 우리가 게임을 만들어봤고 이번이 결코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여러분이 펀딩해 준 돈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아주 약간의 믿음을 가질 수 있는거죠. 우린 다른 사람들이 하는걸 보고 많은걸 배웠지만, 그 속에 우리만의 것을 심어넣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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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다키스트 던전 플레이를 시작했을 때 저를 놀라게 했던 것은 스트레스 매커니즘이 게임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었지만, 저를 게임에 몰입하게 만든건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모험가의 위치와 적들의 위치가 자아내는 깊이와 전략이었습니다. 아트 스타일 및 전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개발 중인 게임임에도 딱히 빈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많은 얼리 억세스 프로젝트들과 크게 달라보였죠. 앞서 말씀하신 '아이디어 자체의 강점에만 기대어 편하게 가고 싶진 않았다'라는 말씀은, 실제로 여러분이 공격적으로 추구했던 요소인가요?

    크리스: 전투 시스템이 모든걸 지탱해 줄 중심축이 되어야했기 때문에 엄청 많은 반복개발과 테스트를 거쳤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게임이라는게 밴드와 굉장히 비슷하다는걸 언제나 인식하고 있으려고 노력했어요. 모든 요소들을 리드 기타리스트로 만들려고 하면 모든게 망가져버리는거죠.

    이 게임의 모든 부분들이 동등하게 개발되지 않았고, 모두 동등하게 개발될 필요도 없죠. 재미와 도전에는 분명히 위계가 존재해요. 전투 시스템이 영속적 스트레스라는 메타 전략에 연결되는 식의 구조가 있고, 이를 통해 여러분이 전투에서 모험가들을 배치하는 법과 전투 후의 스트레스 감소 시설에 모험가들을 배치하는 방법이 딱 맞아들어가는거죠. 따라서 당연하게도 게임의 모든 부분들을 동등하게 개발하기보다는, 디자인에 의해서 개발하죠; 강점을 취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 시간을 투자하는 겁니다. 

    타일러: 내부적으로 여기에 대한 논의가 굉장히 많았어요. 스트레스와 고통 시스템은 케익의 최상단에 놓인 체리와 같아요. 단순히 체리라기보다는 음식 전체의 풍미를 더하는 비밀 소스와 같죠. 그러나 우린 어쨌든 RPG를 구축해야하는거에요. 다른 요소들이 더해지긴 하지만 기본은 RPG이기 때문에, 이 게임 전체가 동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비밀 소스가 아닌 다른 부분들에도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걸 여러차례에 걸쳐 깨달으며 개발했어요. 꽤 재미있었죠. 게임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요소를 더하기 전에 일단 탄탄한 RPG를 구축하기 위한, 스트레스 시스템과 관련없는 것들을 만드는데에도 투자를 해야만 했어요. 

    한가지 더 흥미로운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스트레스 매커니즘을 넣기 전에 기반이 되는 RPG를 구축해놔야 한다면, 그 이후에 이미 구축한 것만큼이나 복잡한 스트레스 시스템을 넣는 과정이 밸런싱의 악몽이 되지는 않았나요?

    타일러: 열쇠는 모듈화라고 생각해요. 전투만을 아주 단순한 버드아이 뷰로 살펴보면서 지금이 딱 맞게 밸런싱되었다고 말하긴 쉽죠. 근데 누군가 와서 이렇게 말하는거에요. "자 이제, 가끔 모험가들은 미쳐버리거나 여러분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힐을 해주려면 거절하고, 파티원을 공격하거나 다른 파티원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겁니다." 이런걸 염두에 두지 않으면, 스트레스 시스템 때문에 뭔가 잘못되지 않는 이상 딱 맞게 밸런싱된 전투를 만들려는 유혹이 생겨요. 다른 시스템의 개입을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걸 염두에 두는 것 자체가 해야 할 일인거죠. 

    우린 운이 좋았어요. 스트레스 시스템이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줄은 저희도 몰랐죠.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이 시스템이 반드시 핵심 게임 플레이에 연계되어야 한다는 점은 느끼고 있었어요. 크리스가 처음에 캐릭터들을 옆에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우리는 그가 제안한 방식으로 동작하는 클래식 RPG를 구상하면서 여기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했죠. 어쨌든 우리 모두는 전투가 그 자체만으로 재밌을 수 있다면 여기에 고통 시스템을 더할 경우 좀더 특별해지리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우리의 목표였죠. 시스템이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어야 하겠지만 다른걸 더하여 더 특별해지는 것. 이렇게 말만하는건 해보는 것보다 쉽기에 우린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더 낫게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긴 해요. 단지 많은 분들이 좋게 받아들여주시는게 기쁠 뿐이죠. 
    (고통 시스템 - affliction system: 게임 내 시스템의 하나로, 스트레스 수치가 최고치가 되면 캐릭터에게 생기는 효과.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대부분 부정적임-voo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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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하신 내용에 더불어, 여러분이 얼리 억세스에 런칭하자마자 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호응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유명 BJ들에서부터 광범한 개인에 이르기까지요. 그렇게 폭넓은 플랫폼에게 방송되고 호응을 얻는게 개발자로서 어땠나요?
    ('유명BJ'로 번역한 내용의 원문은 'big streamers' 입니다. 이하의 내용에서도 streamer는 모두 BJ로 옮기겠습니다. -voosco)

    크리스: 말로 표현하기 어렵네요. 인정받아서 아주아주 기쁘긴 하지만요. 안정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걸 다 하긴 하지만 엄청난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있기에 어떤 결과를 얻을지는 결코 알 수가 없죠. 

    언론 매체의 보도를 보거나 BJ들의 반응을 보거나 그들이 방송하는 모습을 지켜보는건 우리에게 믿기 어려우리만치 큰 보상이자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줘요. 그리고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게임을 좀더 실질적인 것으로 느끼게 해주죠. 오랜 기간동안 문제들을 해결하고 컨텐츠 작업을 하다보면, 이게 플레이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 게임이라는 시각을 잃을 때가 있거든요. 일로서만 접하게 되는거에요. 그러다가 어느날 자리에 앉아서 내가 의도해서 그렇게 만들어 놓은 감성적 경험을 누군가 겪어나가는걸 보면, 당연히 엄청나게 기쁘죠. 

    한편 반대 상황도 고려해야하지 않나요? 다키스트 던전은 굉장히 시스템 의존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뭔가 헛점이 있거나 버그가 있을 경우 그게 방송을 타면 모든게 다 날아가버린다거나?

    크리스: 완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얼리 억세스가 우리에게 가치를 갖는거에요. 그런걸 보면서 "아 저봐. 스턴-락이 게임의 긴장감을 흐려놓고 있어."하고 알 수 있거든요. X 장신구가 너무 강하다거나 또는 너무 약하다는 등의 피드백을 엄청 많이 받고 있고, 실제로 확인해보면 정말 그런 경우가 많아요. 결국 우리는 굉장히 넓은 관점으로 게임을 보게되는거고, 거칠게 마무리 된 부분을 지적받으면 그곳을 부드럽게 다듬는 식으로 일하고 있기도 하죠. 이건 결국 나쁜 지점이 좋은 결과를 낳는거에요. 
    (스턴-락: 원래 이 게임에서는 비전투중 힐이 불가능한데, 직전 전투의 마지막 몹에게 무한 스턴을 걸면서 힐을 하는 방식으로 그걸 회피하는 헛점. 최근 스턴 적중율에 점감을 걸어서 이 문제를 해결했음. -voosco)

    그런 식으로 소프트 런칭하는게 얼리 억세스의 장점이기도 하죠.

    크리스: 맞아요. AI가 동작하지 않는다거나 UI가 헷갈린다는 등의 리포트를 받고 싶진 않거든요. 그보다는 시간을 더 써서 플레이테스트 데이터를 살펴보고 게임을 개선하는 쪽이 낫죠. 바로 그게 우리가 홍수가 몰려오는 수문을 열기 전에 비교적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게임을 탄탄하게 다듬으려고 시간을 오래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나래이션이 다키스트 던전에 부여하는 개성이랄지 강점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많이 들었는데요. 나래이터에 대한 이러한 호의적 반응은 의도하신 건가요? 몇몇은 같은 나래이터가 도타2의 아나운서 팩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도 하던데, 고려 중이신가요?
    (도타2에서는 장내 해설 - "XXX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등 - 목소리를 바꿀 수 있습니다.)

    타일러: 안그래도 아나운서 팩을 준비 중이라고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어요. 

    크리스: 오늘 이런걸 물어봐주시다니 타이밍이 딱 좋네요. 

    타일러: 그리고 맞아요. 우리 모두 우리 게임의 나래이션을 사랑해요. 몇달 전에 스팀과 계약 관련해서 협의 중일 때는 '도타2 아나운서 팩은 어떻게 만드나?'하고 물어보기도 했었죠. 게임이 잘 된다면 도타2에 아나운서 팩을 넣는게 꽤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얼리 억세스 런칭 즉시 그런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어요. 환상적이었죠. 우리는 첫 트레일러에 웨인(Wayne-June)의 목소리를 넣어보고 바로 사랑에 빠졌어요.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트레일러에 너무 잘 맞았기에 크리스와 저는 즉시 그를 본 게임에도 써야겠다고 말했죠. 트레일러에만 쓸 수는 없었어요. 전체 게임에 그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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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면 게임에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이 있는 것 같거든요. 스트레스 시스템의 매커니즘부터해서 전투의 아트 스타일이라거나 나래이터, 조명효과 등등요. 근데 이 모든게 합쳐져서 하나의 불쾌한,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이 연출되요. 이런걸 구축하기가 어려웠나요?

    크리스: 어려웠는지 말하긴 어렵지만 계속해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부분인 건 맞아요. 우리 게임의 장점들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타일러와 제가 일할 때 최소한 게임이 어때야 한다는 합의를 하고, 그런 분위기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걸 맞춰나가죠. 

    적의 크리티컬에서 아트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들이 "맞아요. 여러분은 약하죠. 약점이 있고, 적들은 거길 노리고 있으니 주의깊게 생각해요. 정말정말 무섭고 어려운 일이에요."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설계되었어요.

    그리고 이 모든게 나래이터에 의해 표현되요. 그의 탈육체적이고 유령같은 목소리는 플레이어가 성공하면 비웃고 실패하면 그럴 줄 알았다는듯 고개를 가로젓도록 게임에 맞춰 짜넣어져있죠. 그게 런칭할 때 우리가 보여주려는 게임 스토리의 일부에요. 아주 재밌을거에요. 

    타일러: 여러 테이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 - 때로 같은 대사를 나래이터가 여러번 읽고, 우리가 그 여러 버전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에서도 그랬어요. 그는 우리에게 다양성을 부여하기에 훌륭하지만, 여러 테이크들 중 하나를 선택함에 있어 일관되게 우리가 전하려는 느낌을 강화하는게 무엇인지를 고민해야만 했죠. 스트레스를 증폭시키는 방향이요. 거기에 비추어 맞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거에요. 

    말씀하신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저는 실제로 랜덤한 숫자가 저에게 불리하게 나올 때마다 쉽게 짜증이 나더군요. 도타를 할 때는 뭔가 내가 조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없는데 그래서 저는 바스티온의 아나운서를 써요. 가장 차분하거든요. 근데 다키스트 던전에서는 뭔가 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 나래이터가 나를 진흙바닥에 짓누르는 기분이 들어서 더 언짢아지죠. 모든 요소들을 조합함에 있어 이런 부분들도 고려하신건가요?

    크리스: 절대로 고려했죠. 나래이터는 대부분의 경우 랜덤하게 말을 하지만, 우린 그의 목소리 톤이 우리가 개발자로서 플레이어들이 느끼길 원하는 것을 전하도록 조율했어요. 보이스 디렉팅은 "잘했군 쪼그만 개미놈들. 상으로 가서 테이블 위의 빵조가리나 주워가."하는 식으로 기대치 않았던 당황스런 커멘트를 던지는 방향으로 이루어졌죠. 

    반대로 플레이어의 패배는 필연적인 것처럼 다루어져요. 그러다 플레이어가 학살을 시작하고 뭔가 큰 걸 이루어냈을 때만 진짜로 발끈하죠. 그리고나선 좀더 비디오 게임스러운 말들을 하기 시작하구요. 우린 이런 컨셉을 유지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적을 원샷에 죽이거나 하면 웨인은 정말로 짜증을 내고 플레이어들은 그걸 멋지다고 느끼게되죠. 웨인이 여러분에게 안좋은 말을 쏟아낼 때면, 그를 짜증나게 할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버텨나가게 되는거에요. 

    플레이어들을 너무 짜증나게 해서 그들이 게임을 완전히 접어버릴까 걱정하지는 않았나요?

    타일러: 그런 일이 일어날거라는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는 우리에게 개발기간 내내 효과적이었던건, 이런 생각을 꾸준히 유지하긴 어렵지만, 솔직히 이 게임이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죠. 우리가 프로젝트를 막 시작했을 때는 더 어두운 것들도 있었어요. 플레이하는 동안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이 희망을 잃고, 피학적이 되고, 욕을 하게되고, 편집적이 되어갔죠. 그게 이 게임의 DNA에요. 엄청 힘들다는거죠. 공정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난수 생성기가 원래 그런거니까요. 한가지는 우리가 의도한게 맞아요. 여러분이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다는 거죠. 

    크리스: 그게 진짜 핵심이에요. 

    타일러: 따라서 누군가 "게임 좆같네. 나랑은 안맞음"하고 말하더라도, 냉철하게 봐서 우린 괜찮아요. 

    몇몇은 게임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게임이 여러분들이 원한대로 동작한 결과라는 뜻이군요?

    크리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서로 다른 게임을 서로 다른 분위기에서 해요. 우리에게 이 게임은 언제나 나쁜,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내용이에요. 여러분은 최대 체력과 최저 스트레스를 가진 멤버들로 가득한 파티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갑자기 전투가 안좋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거죠. 그게 이 게임이에요. 십여년에 걸친 경험과 최상의 장비를 가지고 등산을 해온 사람도 불운한 사고로 산을 타다가 다리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거죠. 우리는 그런 불운의 순간이 닥쳤을 때 플레이어들의 생각하는 능력을 시험하는거에요. 모든 이들이 이런 상황에서 즐거움을 얻지는 못하겠죠. 

    그게 나래이터가 지금과 같이 말하는 이유인거죠? 말씀하신 측면들을 강화하기 위해서?

    크리스: 맞아요. 그렇습니다. 

    타일러: 제 생각엔 좀 어려운 부분인데, 현실주의자의 관점에서 "아 ... 너무 어렵거나, 너무 이렇거나, 너무 저렇거나 해서 게임이 반 밖에 안팔리면 어쩌지."하고 말할 수 있죠. 그러나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가 하려는 일에 더 집중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이들에게 게임이 어필할 수 있다고 봐요. 

    이렇게 말하는게 공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기에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보다 더 잘 된 부분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건 사실이죠. 게임이 명확한 목표를 가짐으로써 더 도움이 된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좋은 게임들이 엄청 많죠. 경쟁도 굉장히 치열하구요. 그런 가운데 자기가 가진 독특한 부분들을 모두 내다버린다면, 그건 반대로 자기 게임이 가진 명확한 컨셉이나 목표를 포기하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거에요. 다행히도 우리에겐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요. 우리가 너무 평범하게 어필하려 노력한다면 오히려 더 적게 팔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죠. 

    지금과 같이 실시간 게임 방송이 보편적이 된 문화에서, 다키스트 던전은 특히 더 방송을 잘 타고 있는데요. 게임 방송의 속성상 BJ가 성공해봐야 자기가 얻을건 없기에, 반대로 BJ가 실패하면 유쾌해하는 부분이 있죠. 그리고 다키스트 던전에서는 BJ들이 죽어나가고요. 이것도 사전에 의도했던 부분인가요? 방송에서 인기있으리라는 것을 알았나요?

    크리스: 모르겠어요. 아마도 타일러는 그런 상황을 예견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놀랐어요. 게임이 다양한 방향으로 잘못될 수 있다보니 플레이를 하다보면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제공할거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그게 게임의 굉장히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이기에 우리가 그걸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도 맞지만, 그게 게임 방송에 매력적인 부분이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꽤 멋진 일이에요.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며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만들어가고 채팅을 통해 거기에 참여하는 일은 근사하죠. 부분적으로는 시기가 좋았어요. 게임 방송이 뜨고 있으니까요. 다른 일부는 우리가 플레이어 서사가 주도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한 때문이기도 해요. 

    타일러: 우리 게임의 강점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펜&페이퍼 때의 감성을 환기시킨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펜&페이퍼 게임은 흔히 미쳐돌아가곤 했죠: "와 그때 세션 기억나냐? 이런 미친 일이 있었고 그런 일도 벌어졌고 그리고 또 우리는 그런 것도 했고 ..." 자유형식이었기에 던전 마스터에 따라서 여러가지 멋진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어요. 

    우리 게임이 아이디어에 불과하던 시절 이 게임의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그들이 주로 기대했던건 그런 플레이어 서사적 경험이었어요. 저는 이 부분은 확실히 BJ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거라 생각했었죠; 사람들의 레이더에 포착되고 게임을 제대로 전달하는게 관건이었을 뿐이에요. 

    아울러 사회적 측면도 있죠. 작년에 PAX에 출전했을 때 부스에서 매우 강한 사회적 측면을 보았어요. 사람들은 와서 대보스와의 전투를 목격하며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걸 보는데, 최악의 순간에 전염병 의사가 영웅적이 되거나 모조리 전멸해버리는거죠. 모여있던 군중들은 몰입했어요. 그런 강한 반작용은 확실히 우리에게 주어진 큰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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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릴리즈까지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해야 할 일들이 많나요? 얼리 억세스 커뮤니티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이신가요?

    크리스: 아직 작업해야 할 스토리와 컨텐츠가 많아요. 스토리의 실마리를 풀어줄 The Cove와 The Darkest Dungeon라는 두 개의 던전이 있죠. 5개의 클래스를 더 추가할거고, 보스의 숫자를 두 배로 늘릴거에요; 이게 다 킥스타터 확장 목표죠. 따라서 컨텐츠가 부족할 일은 없다고 봐요. 특히 클래스의 숫자를 감안한다면 파티 조합도 엄청 많이 생길거구요. 폭넓은 다양성과 도전을 다루기 위한 진짜로 흥미로운 전략들이 많이 나올 겁니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말하자면, 이미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어요. 스팀 포럼이나 방송을 보고 채팅을 읽고 폭넓은 반응을 관찰하며 게임의 어디가 잘 됐고 어디가 잘못 됐는지를 어떤 장신구가 제대로 동작하고 어떤 장신구가 그렇지 않은가 등의 좀더 구체적인 수준에서 확인하고 있죠. 우리의 최상위 목표를 현실에 타협하여 깍아나가지 않고도 게임을 잘 다듬을 수 있는 많은 도구를 갖게 될거라고 봅니다. 

    타일러: 비현실적이에요. 그 모든 호응들이요. 언론 매체와 플레이어들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우리 게임을 좋아하는지를 듣는건,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기분이죠. 그게 우리가 이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우리 자신들이 게임을 통해 겪어 온 경험들, 즉 사람들에게 기억될만한 경험을 주는 일을 이제는 우리가 하려 하고있어요. 그 과정에서 생계도 꾸려나가고요. 이 모든 일들이 동시에 일어난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볼을 꼬집어보곤 해요. 우리가 게임을 통해 전하려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하고자하는 모든 것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하게 되는거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게 굉장히 다행이라고 느껴요. 

    여러분이 만든 모험가들과는 정반대로군요.

    크리스: 맞아요. 게임을 만드는건 게임 속에서 살아가는거랑 꽤 비슷한 느낌이에요. 두말할 나위없이요. 

    타일러: 팀 내에서 그런 농담을 하곤 해요.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올라가면 "어어어 ... 자, 자, 이제 고통 오나요 !!" 우리는 정확히 같은 논의를 우리 스스로 그리고 팀원들끼리 하곤 했어요. 사람들이 행동하는 경위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니까요. 누군가와 얘기를 하다가, 다른 어떤 사람이 자기 본래 성격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곤 한다고 얘기했던게 기억나요. 그들은 그가 명백히 '고통' 상태라고 말했었죠. 

    크리스: 그런 상태로는 일주일 정도 버티는게 전부죠. 그리고 나선 선술집에서 술마시는 등의 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낮춰야 해요. 

    타일러: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거죠. "보통 이 사람은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러나 일단 욕을 하기 시작하면 팀에겐 매우 안좋죠." 

    이 게임이 게임 개발에 대한 메타포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크리스: 하하. 맞아요. 개발하는 내내 의식하고 있었어요. 마감이 사람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 수 있죠. 몇몇은 집중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들고 일어나요. 다른 사람들은 압박감에 위축되기도 하죠. 우리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법을 '게임화(gamify)'할 때 이런 부분들이 분명히 영향을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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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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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어보이는 글이 있어 링크를 물어왔습니다. 

    문제 제기

    모바일 앱이 많아지면서 유저의 재방문을 높이기 위해 푸시 메시지를 사용하는 서비스가 많다. 문제는 유저를 고려하지 않는 푸시 메시지인데, 스팸으로 취급될 뿐더러 서비스 이탈을 가속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푸시 메시지 자체의 비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푸시 메시지의 진짜 비용은 메시지 송신에 들어가는 물리 비용이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매체 피로감이다. 고객이 마케팅 채널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서비스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다. 만약 유저의 접속 패턴을 고려해서 적당한 푸시 타이밍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과도한 푸시 메시지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더 읽으시려면 http://boxnwhis.kr/2015/02/27/right_timing_to_push_messag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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