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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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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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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우왕 이런 좋은 글이 있었군요. http://m.inven.co.kr/powerbbs/powerbbs.php?come_idx=3891&l=32 글을 쓰신 분이 누구인지 궁금해지는 내용이네요. PvE에 대해 다루는 분은 없으시려나.
  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Dynamic Narrative in 'The Hit' ** 이하의 내용에서 '자동생성된'은 procedural generation을 옮긴 단어입니다. http://www.gamedev.net/page/resources/_/creative/game-design/dynamic-narrative-in-the-hit-r3706 나는 20여년간 플레이어 주도적 동적서사 시스템을 꿈꿔왔으며, 최근 5년간은 운용 가능한 디장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The Hit'은 이를 처음으로 공개 출시하는 게임이다. 따라서 가능한한 많은 유저 피드백과 플레이어 매트릭스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작부터 흥미롭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물론 이 게임은 동적서사 시스템의 뼈대 위에 구축된다. 일단 게임이 출시되면 보다 많은 동적 시스템과, 더 깊고 풍부한 서사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추가할 것이다.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이 시스템에서 유용하게 쓰일만한 부분을 발견해낸다면 좋긴 하겠지만, 나는 동적서사 시스템을 기존의 FPS나 RPG에 이식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동적서사 시스템을 중심으로 게임을 구축함으로써 'The Hit'에서 여러 디자인과 매커니즘이 줄기를 뻗어나간다면 좋겠다. 이하는 동적서사 시스템의 동작에 대한 개괄이다. 레벨 0 : '보행자'와 '도시' 가장 단순한 층위에서, '도시'는 보행자들로 가득하다. 각각의 보행자들은 NPC스타일 [게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치를 통해 캐릭터의 생김새를 묘사하는 요소들]과 폐쇄 순환 경로 - 계속해서 걷는 길 - 을 가지고 있다. 보행자들은 매우 단순하며 프로세서 시간의 관점에서 매우 값싸다. 따라서 한 장면에서 수천명이 등장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동기화되어 다른 플레이어들도 정확히 같은 거리에서 정확히 같은 보행자들을 볼 수 있다. '도시' 자체는 섹션 (대략 반 블럭정도 크기) 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섹션은 지정된 보행자 갯수를 갖는다. 도시에 속한 각 섹션별 생성 규칙은 서로 다른 종류의 NPC (정장, 캐주얼 등등) 비율을 결정하며, 이에 따라 섹션별로 NPC들이 생성된다. 아래 그림이 지금의 상태이다. 현재 나는 'The Hit'을 온전히 플레이 가능하며 잘 마무리된 초기 버전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부터 레벨 1 시스템을 게임에 구축하기 시작할 것이다. 레벨 1 : NPC들과 '클라우드' 플레이어가 보행자와 인터랙션을 하면 (기본요소로는 그들에게 말걸기, 사진찍기, 또는 일정한 시간동안 따라가기) 일련의 자동생성된 정보가 보행자에게 추가되어 보행자는 NPC가 된다. NPC는 이름과 직업, 그리고 둘 또는 그 이상의 목적지 (보통은 집이나 직장. 종종 차를 가지고 있어서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운전을 할 수도 있음) 를 갖는다. 앞서 부여되었던 단순한 폐쇄 순환경로는 시작점과 끝지점을 갖게되며, 이를 통해 이 NPC를 따르는 사람들이 NPC가 좀더 현실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게된다. NPC를 만드는데 필요한 데이터는 클라우드에서 가져온다. 클라우드는 영속적이며 지속적으로 바뀌는 정보의 모음이며, 게임플레이의 모든 측면을 다룬다. 클라우드는 근본적으로 사전 생성된 정보의 비축분이며, 따라서 필요할 때 언제든 적용될 수 있다. 게임플레이 내내 상당한 시간동안 클라우드는 새로운 정보 모음을 만들어내며, 여기에는 NPC데이터는 물론 자동생성되는 포스터, 이정표, 간판, 그래피티, 벽화 등등이 있다. 만약 NPC데이터가 사용되지 않으면 (플레이어가 NPC와 대화를 시작했지만 그들의 이름을 묻지는 않거나 어디 사는지 어디서 일하는지 등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경우) 이 정보는 완전히 폐기되거나 클라우드로 돌아간다. 그리고 NPC는 다시 보행자로 돌아간다. 이를 통해 도시에 존재하는 모든 보행자의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가 없어지며,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를 훨씬 더 유용한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지점이 GDC에서 켄 레빈 (Ken Levine)이 묘사한 시스템을 내가 다소 애매하다고 보는 부분이다. 플레이어의 경험이 충분히 리얼하다면, 게임월드 내의 모든 요소들을 시뮬레이션 할 필요는 없다. 더 많은 신호, 더 적은 노이즈. 창발적 컨텐츠의 왕으로 군림하는 드워프 포트리스조차도 사실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서사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그저 충분한 '노이즈'를 만들어 내되, 플레이어가 그 속에서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을만큼 구체적인 노이즈를 제공할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그 모든 노이즈들을 걸러내어 흥미로운 서사를 만들 정도로 인내심이 깊지는 않다. 보행자들은 도시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흐름을 프로그램으로 애니메이션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애니메이션이 충분히 설득력 있다면, NPC를 가까이 살펴봤을 때 그럴싸해보인다면,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전환이 너무 노골적이지만 않다면, 플레이어에게는 그 세계 전체가 시뮬레이션 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레벨 2 : 캐릭터들과 감독 NPC는 아직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렵다. 캐릭터는 둘 중 한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 우선 플레이어가 NPC 근처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낸 경우. NPC는 클라우드에 캐릭터 데이터를 요청한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감독'을 통해서이다. 레프트 4 데드 시리즈의 감독 AI와 유사한 목적으로, 감독은 플레이어를 계속해서 지켜보다가 플레이 중에 다양한 서사 분기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클라우드로부터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끌어와서, NPC에게 붙인다. 캐릭터들은 '특징'을 갖는데, 여기에는 배제 규칙이 적용되어 있어서 서로 상충하는 특징이 같은 캐릭터에 할당되지 않는다. '특징'들은 모듈화되어 있으며, 보통, 희귀, 유니크로 나뉜다. 대부분의 유니크 특징들은 스토리 (아래에서 추가 설명)를 포함한다. 특징의 예시 : 귀가 어두움, 남부 액센트, 종교적, 비사교적, 열광적, 미친듯한 질투심, 친척이 특별한 캐릭터임, 죽음에 대한 열망, 연쇄 살인자 ... 추상적 시스템을 만드는데 있어서 작지만 중요한 부분은, 이 시스템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잘 되어야만 유저들인 컨텐츠를 빠르게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내 목표들 중 하나는 'The Hit'의 시스템을 스토리 디자이너에게 열린 형태로 만들어, 스토리 디자이너가 특징들을 캐릭터에게 쉽게 부여하거나 이 캐릭터를 위한 배경설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마치 차크라 시스템, 또는 카발라 시스템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디자이너는 캐릭터의 전체 또는 부분을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모듈 시스템은 디자이너가 빠르게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The Hit'의 경우에, 나는 당분간 언어를 통한 대화 시스템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 이를 통해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를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스토리 게임 감독은 근본적으로 플레이어들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되 몇 가지 규칙에 의해 동작한다. 감독은 가장 최신의 실마리 사건(plot-beats. 다른 사건에 연관된 사건)가 언제 일어났는지를 기억한다. 그리고 해당 이벤트가 정기적으로 일어나도록 보장하며, 간간히 독립적인 사건들과 함께 발생하게 한다. 감독은 또한 플레이어가 메이저 및 마이너 스토리 라인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 부분은 좀 복잡하다. 아마도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방법은 카드게임의 비유를 사용하는 것일 듯 싶다. 스토리는 별개의 사건들로 구성된다. 또한 독립적인 사건들이나 사건들의 연쇄, 스토리 라인으로 존재할 수 있다. 연쇄사건이나 스토리라인의 길이는 무제한이며, 어떤 스토리는 더 큰 스토리라인의 내부에 자리잡을 수도 있다. 각 사건들은 해당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들의 모음인 발생 조건을 가지고 있다. 조건은 친분 (또는 특징), 오브젝트, 아니면 정보일 수 있고, 플레이어의 손에 든 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감독은 사건들의 목록을 지속적으로 분류하여 바람직한 순서로 유지한다. 플레이어가 재밌는 사건의 발생을 카드 딱 하나가 부족해서 놓치게되면, 감독은 아마도 해당 카드를 더 작은 사건이라는 형태로 '강제로' 플레이어의 손에 밀어넣는다. 이벤트1의 예시 (서부극 장르) : 플레이어는 가족 농장에 숨어있는 자코비 갱단을 추적해왔다. 은신과 전략을 통해 플레이어는 갱단을 하나씩 죽여나간다. 그러다가 18살짜리 래리 자코비만 남자, 래리는 싸우는 대신 총을 바닥에 던지면서 어떤 정보를 줄테니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이 이벤트는 어떤 캐릭터 (반드시 래리 자신일 필요는 없다), 또는 어떤 아이템이나 정보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기 위해 강제된 것일 수 있다. 플레이어가 래리 자코비를 살려주든 아니든, 이 사건은 이어지는 또 다른 흥미롭고 놀라운 스토리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벤트 2의 예시 (환타지 장르) : 플레이어는 마법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며, 강력한 특별 캐릭터와 친한 사이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진 마법 아이템이 엄청나게 위험하며, 한 강력하고도 악한 특별 캐릭터가 이를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플레이어와 친한 특별 캐릭터는 이 아이템을 파괴할 수 있는 곳으로 가져가야하며, 이를 위해 플레이어를 도울 동료들을 모아야 한다고 결정한다. 이는 웅장한 스토리라인의 시작이거나, 단순히 많은 캐릭터들을 한꺼번에 소개하는 기회일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많다 : 개발이 빠르며, 유연성과 게임의 다양성을 지켜주고, 디자이너로 하여금 모든 것을 처음부터 디자인하는 대신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사건들을 만들거나 대체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한 가지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건은 가능한한 플레이어를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감독은 플레이어 주변에 계속해서 사건을 설정해놓는다. 그러나 감독이 사건을 무조건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한,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사건의 발생조건들을 놓치고 지나갈 수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감독은 플레이어 주변에 동시에 여러 사건들을 배치하고 그 숫자를 늘려나가며,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아무런 사건도 겪지 않은 시간이 늘어날수록 실마리 사건이 발동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해야한다. 일단 플레이어가 어떤 사건을 발동시키면, 주변에 배치되었던 다른 사건의 조건들은 다시 필요해질 때까지 모두 제거되어야 한다. 일시적 사건들만 남기고. 우리는 플레이어들이 여러 스토리들이 겹쳐서 혼란스러워하길 바라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이는 동적서사가 기존 RPG의 퀘스트 시스템에 비해 강점을 갖는 부분이다. 동적서사는 디자이너들이 스토리의 전개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주며, 따라서 플레이어들이 한 장소에 가기전에 그 장소에서 수행할 수 있는 모든 미션들을 쌓아놨다가 한꺼번에 완료하여 경험치를 왕창 얻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는 'The Hit'의 시작부터 구축되어있다. 따라서 기존 서사적 게임들에 비해 적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왜냐면 캐릭터와 사건들을 게임마다 새로이 생성되며,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각 플레이어들의 게임마다 서로 다른 상태로 같은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문제를 마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플레이어들이 서로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동안 그들 사이에 캐릭터가 공유될 수 있지만, 각 플레이어가 세션에서 퇴장함과 동시에 해당 캐릭터들은 사라진다. 멀티플레이어가 게임플레이에 있어 보일 가장 주된 효과는 감독이 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스토리를 개선하고 사건들을 만들어낼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결론 서두에서 말했듯, 지금 당장 내가 집중하고 있는 작업은 'The Hit'를 재미있고 몰입적인 경험을 가지도록 만들어 올해말에 내놓고, 그 이후에는 유저 편집툴을 출시하는 것이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첫번째 동적서사 컨텐츠는 2015년이 끝나기 전에 시장에 나타날 것이다. http://www.TheHitGame.co.uk 'The Hit' 킥스타터 페이지 ---------------------------- 노 맨즈 스카이 관련 기사를 보며 '이거 다 싱글이니까 되는거지 ...' 싶은 생각을 좀 했었는데, 그래서 멀티플레이에 관련된 내용을 찾다보니 이런게 있더군요. 일단 게임이 아직 나오질 않았으니 얼마나 유용한 내용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서도, 기본 얼개 정도는 흥미롭게 볼만한 부분이 있지 싶어서 퍼와봅니다.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 본문에도 링크된 이 글의 전작에서는 '축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추상화'가 더 어울리다 싶어 이번에는 '추상화'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둘 모두 abstraction을 옮긴 단어입니다. Following the Spread of RPG Mechanics in Game Design http://www.gamasutra.com/blogs/JoshBycer/20140612/219168/Following_the_Spread_of_RPG_Mechanics_in_Game_Design.php?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GamasutraNews(GamasutraNews) RPG는 분석할만한 매력이 있는 장르이다: RPG는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장르들 중 하나이며, 플랫폼의 구속을 받지 않고, 아주 많은 변종 디자인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내가 흥미를 느낀 지점은, 이 장르의 매커니즘과 시스템이 어떻게 퍼져나가 전혀 상관없는 다른 장르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는가하는 점이다. 오딘 스피어를 플레이하는 동안, 셀 수 없을만큼 많이 물어왔던 질문이 내 머릿 속에 떠올랐다: "RPG란 무엇인가?" 아마도 여러분들 중 많은 이들이 즉각적으로 대답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좀더 생각해 볼 꺼리들이 있다. 액션 vs 추상화 80년대에서 90년대의 주류에 이르기까지, 액션과 RPG는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얼마나 많은 실질적인 조작을 하는가에 의해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 추상화의 정의는 우리가 무엇을 논하고자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비디오 게임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추상화 : 복잡한 행동들을 좀더 표현이 쉬운 사건들로 분해하는 것 여러분이 발더스 게이트와 같은 RPG를 플레이할 때, 여러분이 실제로 입력하는 것은 캐릭터의 행동 측면에서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 화살표 키를 누름으로써 캐릭터가 재빠르게 몸을 돌려 날아오는 칼날을 피하게 만들거나 정확한 타이밍에 방패를 치켜들게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대신 캐릭터의 스탯치와 방어력이 관건이 되어 추상화된 전투의 결과가 도출된다. 한편으로 데빌 메이 크라이와 같은 액션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추상화되는 부분이 매우 적다. 여러분은 단테의 공격과 방어를 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다: DMC에는 주사위 굴림도, 여러분의 승패를 좌지할 스탯도 없다.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장르별로 분할된 디자인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00년대 초반부터 벽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RPG를 특정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오딘 스피어로 돌아가서, 플레이어는 액션 게임에서처럼 공격과 회피를 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의 HP와 공격력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추상화된 레벨 시스템에 의해 적용된다. 이런 식으로 추상화와 액션을 조합하는 시스템은 액션RPG 또는 ARPG라는 서브 장르의 기반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RPG란 무엇인가? 아마도 여러분 대부분은 추상화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어떤 게임들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 얘기가 맞다면, 아래와 같은 미친 얘기도 가능하다. 갓 오브 워와 콜 오브 듀티는 드래곤 에이지나 스카이림만큼이나 RPG장르의 일부이다. RPG디자인의 전파 내 글 : 게임 디자인에서 스킬의 축약 (한글판은 여기로)에서, 나는 최근 십년간 게임 시스템에서 추상화의 정도가 어떻게 액션 게임을 RPG스럽게, 그리고 RPG게임을 액션스럽게 만들어왔는지에 대해서 논한 바 있다. 보더랜드와 같은 FPS 게임이 RPG스러운 추상화된 레벨과 무기 체계를 가지고 있다거나, 다크소울이 RPG의 추상화된 스탯의 영향을 받음에도 플레이어의 조작에 의해 이동하거나 공격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자. 장르 컨벤션과 디자인의 변화로 인해, 우리는 RPG장르의 정의와 추상화를 새로이 정의할 수 있다. RPG: 플레이어의 영향을 받는 추상화된 시스템 위에 구축된 게임 "플레이어의 영향을 받는"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이유는, 이 단어가 게임 디자인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간 만들어졌던 모든 게임들이 각기 서로 다른 수준에서 추상화된 내용들을 가지고 있기에, 단순히 '추상화된'이라고만 말하는 것은 우리가 필요로하는만큼 구체적이지 못하다. 누구도 마리오가 왜 그렇게 높이 점프하는지, 나단 드레이크가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무기들을 정확하게 사용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게임에 매력을 더하기 위해 이러한 요소들을 추상화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플레이어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은,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의 선택과 행동에 기반하여 추상화된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TRPG에서, 디자이너들은 레벨업이라는 행위를 훈련과 꾸준한 활용을 통해 더 나아지는 것으로 묘사한다. 다른 말로, 검사는 검을 휘두르는데 점점 더 편해지고, 좀더 강하게 휘두를 수 있게됨에 따라 더 나아지는 것이다. 레벨업을 함에 따라 그들의 검이 자동적으로 강해져서 더 강한 데미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갓 오브 워로 돌아가보면, 플레이어들은 레드 오브를 모아 이를 크레토스의 여러가지 스킬에 배분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플레이어는 크레토스의 혼돈의 검으로 더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는데, 이는 플레이어가 버튼을 더 강하게 눌러서가 아니라, 추상화된 무기의 레벨업 때문이다. 아울러 '플레이어의 영향을 받는 추상화'라는 단어의 사용을 통해 우리는 몇몇 게임들을 배제할 수 있다. 팀 포트리스2의 모자와 무기 같은 아이템을 고려하면, 어떤 측면에서도 RPG라고 볼 수 없다. 이 게임에는 다양한 추상화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플레이어들이 이러한 추상화된 요소를 통제할 수가 없다. 내 헤비는 아이템이 없이도 같은 데미지를 주며, 다른 이들의 헤비와 같은 크리티컬 확률을 갖는다. 또 다른 예는 Binding of Isaac이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의 경험에 광범하게 영향을 미치는 많은 아이템들을 제공하지만, 그들 중 무엇도 플레이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업그레이드/다운그레이드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장르에 기반하여 추상화를 더하거나 덜하는 것이 "완벽한 게임"을 만들지는 못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경험치 노가다를 싫어하는 액션 게이머의 숫자는 많고, 승리하기 위해 버튼을 연타하고 싶어하지 않는 게이머들 또한 많다. RPG 매커니즘의 확산은 흥미로운 일이며, 이를 제대로 활용함으로써 게임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로운 매커니즘을 정제하고 구축해 나가는 많은 RPG들이 있다. RPG디자이너들이 더 많은 장르들로부터 여러 요소들을 차용함에 따라 JRPG와 CRPG사이에 있던 간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RPG의 정의를 확장하는 더 많은 게임들로 나타난다면, 나는 이에 완전히 찬성이다.
  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기고칼럼] NDC2014를 통해 예측해 본 넥슨과 김정주 회장의 세계관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12326 어떻게들 보시는지 궁금해서 의견을 나누고자 링크를 물어왔습니다. 일단 제 생각은, (자세한 얘기까지 쓰기는 알아보고 찾아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그러기는 귀찮으니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 넥슨은 수년간 게임 외적으로 다양한 사업 및 활동들을 벌여왔죠. 물론 온라인 게임 기반의 회사이므로 주로 온라인에 관련된 활동들이 많았던건 사실입니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 회사'가 아니라 '온라인 회사'로 발돋움하려는 노력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잘 보면 최근 몇년간 벌여온 일련의 사업들이 온라인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특정한 방향으로 포커싱되고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지 싶기도 합니다. 즉 '온라인' 전체는 넥슨 규모의 회사가 통째로 특화해서 사업을 벌이기엔 '너무 큰' 단위라고 봅니다. 그런거 하려면 아마존이나 구글급이 되어도 될까말까하다고 보는데, 넥슨이 크다고는 해도 아직 그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일단 한국내에서' 그정도를 노리는 거냐면, 그렇게 보기에도 부적절한 부분들이 많구요. 정리하자면, '온라인' 중에서도 어떤 방향성이 있어야, 이 글이 주장하는 논지를 좀더 긍정할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이와는 별개로 이번 NDC가 최근 수년간 개발사보다는 퍼블리셔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더 강하게 보여줘왔다는 시각에 대해 '개발사로의 회귀'를 표방한다는 점까지는 십분 공감합니다. 과거의 멤버들을 대거 등장시켜서 (정상원 부사장님은 다들 널리 아실테지만, 각자 자기 세션을 진행하셨던 김상범 전-이사님, 문대경씨 등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 넥슨에서 나름 중추적 역할을 하던 분들입니다.) 넥슨이 '개발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지녔던 과거를 보여주었다면, 듀랑고는 넥슨이 앞으로 가려는 방향의 예시로 보여주는 것이었죠.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Why Game Developers Keep Getting Laid Off * 국내 사정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국제이직 (...)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 글인 듯 하여 옮겨와봅니다 ... 원문주소 : http://kotaku.com/why-game-developers-keep-getting-laid-off-1583192249?utm_campaign=Socialflow_Kotaku_Facebook&utm_source=Kotaku_Facebook&utm_medium=Socialflow --------------------------------------------------------------------------------- 2년전 5월 아침 로드 아일랜드. 야구 선수 커트 실링이 세운 게임 회사 38 스튜디오 앞에 프로비던스 저널의 한 기자가 서 있었다. 사원들이 출근하자, 기자는 그들의 월급이 왜 체불되고 있는지 아냐고 물었다. 몇몇 38 스튜디오의 직원들에게, 이는 새로운 소식이었다. 우리 월급이 체불되고 있다고? 정말? 뭔가 실수가 있었던거 아냐? 사무직원이 실수를 했다거나? 세상의 종말이 오고 있다거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바로 그 다음주, 실링은 그의 직원들에게 더이상 일하러 오지 않아도 되며, 그달 말까지 38 스튜디오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모두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했으며, 낙담하고 파산한 실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이와 비슷한 우울한 이야기들의 메들리를 들어왔다. THQ는 파산했고 디즈니는 루카스아츠의 문을 닫았으며, 이래셔널 (바이오쇼크), 정션 포인트 (에픽 미키) 그리고 팀 본디 (LA느와르) 등의 메이저한 스튜디오들도 문을 닫았다. 크고 작은 독립 개발사들에도 정리해고의 물결이 출렁였다. EA나 액티비전같은 거대 퍼블리셔들 또한 정기적으로 몸집을 줄인다. 스튜디오를 문 닫거나 정리해고를 하는 것은 주기적인 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EA의 인원수는 2013년 3월 9,300명에서 2014년 3월에는 8,300명으로 줄었다. 지난 수년간 그들이 몇 명은 고용하고 몇 명을 해고했는지는 모르지만,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암울하다. 이런 일들이 늘상 일어난다. 지난 주만해도 록밴드의 개발사 하모닉스가 정리해고를 했고,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개발사로 오랜동안 유지되어 온 미씩 스튜디오는 완전히 폐쇄되었다. 오늘은 이브의 개발사인 CCP의 정리해고가 있었다. 마치 매일매일 게임 회사들이 직원들을 자르는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나는 듯 하다. 웹사이트인 게임잡워치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2013년에만 3,400명의 정리해고가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해고를 빼고만도 그렇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비디오 게임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ESA (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에 따르면 작년에 미국인들은 2억1530만 달러를 게임 및 하드웨어 구입에 사용했으며, PS4와 엑박원 같은 새 세대의 콘솔 판매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초과했다. 그런데도 왜 정리해고는 이렇게 흔한 일이 된걸까? 왜 이렇게 많은 비디오 게임 스튜디오들이 문을 닫을까? 왜 우리는 이렇게나 많은 정리해고 이야기와 가장 성공적인 개발자들조차 "구조조정"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걸까? 왜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이들은 언제나 불안한 느낌을 받는걸까? "정리해고는 단순히 직장을 잃는 일 이상이에요; 엄청난 불안감과 스트레스, 재정적 우려를 떠안는 일이죠." 어떤 개발자가 내게 말했다. "지난 16년간 저는 제 가족들과 7차례 이상 이사를 해야 했어요. 나라 전체에 걸쳐 북부에서 남부로, 동부에서 서부로 말이죠. 짐싸는데 지쳐서 이젠 최소한의 살림만을 가지고 사는데 익숙해졌어요. 보다시피 이런 식의 이사는 인간관계에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줘요.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말이죠. 가까운 친구들 자체가 이사를 할 때마다 제로로 돌아가죠." 또 다른 개발자는 이렇게 말했다. "취업한 이래 당연시 해왔던 가스비, 월세, 식료품비 등을 어떻게 내야할지, 느닷없이 아무 방법이 없어지는게 어떤 느낌인지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워요." "전반적으로 이 업계에 좀더 직업 안정성이 있으면 좋겠어요. 직원들이 실질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세 번째 개발자가 이메일을 통해 이렇게 전해왔다.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팀원 거의 모두를 정리해고 하는 것은 삶을 완전 망가뜨리는 일이죠." 왜 이런 일이 이렇게 자주 벌어지는가? 당신이 비디오 게임 스튜디오에서 일한다고 해보자. 당신과 당신의 팀은 이제 막 새 게임을 출시했다. 그리고 당신은 스스로가 한 일이 무척 자랑스럽다. 완벽하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당신은 주어진 예산과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으며, 이제는 긴 휴가를 기대하는 중이다. 어느날, 회의에 들어오라는 연락이 온다. 회사는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으며, "인원 감축"을 할 거라 한다. 당신 - 과 20명의 다른 사람들 - 은 해고되었다. 이는 당신이 무능해서도, 게을러서도, 그 외 당신이 해 온 어떤 일과도 관련이 없다. 당신은 잘못이 없는 것이다. 그저 당신의 이름이 좋지 못한 시기에 좋지 못한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에서 함께 일해왔던 누군가와 술을 마시며 당신은 어떤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정리해고는 일상이라는 거다. 정리해고를 추적하는 웹사이트 게임잡워치를 운영하는 홀든 링크는 이렇게 말했다. "거대 회사에서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가 돌아가며 필요한 사람들이 그때그때 필요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거죠. 매번 게임 하나가 출시될 때마다 다음 프로젝트는 '사람을 늘리는' 거에요. '한시적 정리해고'는 이런 주기가 계획한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벌어져요. 어떤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아니면 그냥 연기될 수도 있죠. 계획 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든 이는 정리해고로 이어질 수 있어요." 재정적 원조를 받지 않는 독립 스튜디오들의 경우, 계획을 잘못 세웠거나 그저 운이 안좋았을 뿐인데, 회사의 책임자들이 직원들에게 급료를 주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레디앳던 (Ready At Dawn)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4 용 게임 디 오더 : 1886 (The Order : 1886)을 작업 중이다. 이 회사에서 일했던 이에 따르면, PSP용 게임 갓 오브 워 등 몇몇 성공적인 게임들을 만들어냈음에도 레디앳던은 퍼블리셔에게 차기작 프로토타입을 놓고 투자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7월에 이 스튜디오가 갓 오브 워 : 고스트 오브 스파르타를 마무리하고 디 오더를 준비 중일 때, 레디앳던은 13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했다. 그리고 불과 6개월 후에 같은 자리에 사람을 다시 구했다. (레디앳던은 이에 대해 커멘트를 거부했다) 이런 생각은 멍청해보일 수도 있다 - 불과 몇 달 후에 다시 채워넣을 개발자들을 왜 빼는거지? - 그러나 이런 일들은 흔히 벌어진다. 전 직원에 따르면 이에 대한 설명도 간단하다. 정리해고했던 사람들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 - 게임의 기본 개념과 디자인을 만드는 기간 - 에서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퍼블리셔인 소니는 이 사람들에 대해 급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소니는 이 이야기에 대한 커멘트를 거절했다) 필요없는 개발자들에 대한 급료 지불을 거절하는 것은 퍼블리셔들에게 흔한 일이다. 레디앳던의 전 직원에 따르면 위의 경우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소니의 돈이 없이는, 레디앳던은 프리 프로덕션 기간에 이 사람들에 대한 급료를 지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수개월 후 디 오더 : 1886가 풀 프로덕션에 돌입할 때에야 소니의 예산은 레디앳던이 같은 자리에 다시 사람을 구하는 것을 허용했다. 링크는 "특정한 보직의 사람들이 정리해고되었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듣는건 이상하리만치 흔한 일이에요. - 이런 식이죠. 해고되었다가, 다시 뽑고, 다시 해고되고하는 일이 2-3년간 반복되는 거에요. 보통은 그 사이에 다른 일자리도 없죠." 라고 말했다."이런 류의 정리해고를 아주 잘 보여주는 시나리오에요. - 회사가 이들을 몇달간 필요로 하지 않죠. 그러다가 그들이 다시 필요하다고 결정내려요. 뭔가 다른게 잘못되지 않는 한은요." 몇몇 개발자들은 퍼블리셔의 이런 방식에 분개한다. 레디앳던의 전 직원 중 하나는 "퍼블리셔들에겐 그저 사업일 뿐이죠"라고 말했다. "굉장히 비인간적이에요. 프리 프로덕션에 가격표를 붙이고 싶을 뿐이죠. 프로젝트가 끝나도 같은 일이 벌어져요. 컨셉 아티스트들이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두려워하는 모습은 언제나 볼 수 있어요. 'DLC 계약은 언제 하나요 ...?'" 마감이 다가온다 게임 업계에서, 정리해고는 둘 중 하나의 경우에 찾아온다. A) 프로젝트가 끝난 경우 B) 프로젝트가 취소된 경우. B는 최소한 논리적으로 맞는 것처럼 보이기나 한다: 회사가 게임을 만들 돈이 없다면, 그 게임을 작업 중이던 이들에게 급료를 줄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 개발이 종료되었고 모두가 축하해야 할 때조차 왜 많은 스튜디오들이 정리해고를 하는 것일까? 개발자들에 따르면 거대예산 게임 개발이 포화상태인 것이 문제이다. 판매를 극대화하려면 퍼블리셔는 때로 게임의 출시일을 빡빡하게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모든 마감을 지켜 일정대로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개발 스튜디오는 때로 가능한한 많은 인원들을 고용한다. 일단 게임이 마무리되고 나면, 스튜디오는 자신들이 유지 가능한 것보다 더 많은 인원을 뽑았음을 깨닫게 된다. 여러 메이저 퍼블리셔에서 일했던 누군가는 "콘솔 업계에서는 매 해가 크리스마스 시즌 또는 다른 출시일을 위한 전쟁터죠."라고 말했다.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인만큼, 이를 확실히 지키기 위해서 언제나 과다고용이 일어나요." 큰 회사들은 어떤가? EA나 액티비전과 같은, 엄청난 규모의 예산으로 회사를 사고 파는 메이저 퍼블리셔들조차도 주기적으로 정리해고를 한다. 공개기업의 최우선 과제는 주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고, 이는 매 분기마다 수익보고서에 커다란 숫자를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스프레드시트가 안좋아보이기 시작하면, 퍼블리셔는 그들의 가장 큰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자금을 절약할 수 있다 : 인건비가 그것이다. (가마수트라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 게임 개발자들의 평균 연봉은 8만 4천달러이다. 이는 거대 퍼블리셔들이 열 명을 해고하면, 다른 비용들을 계산하지 않아도 연간 84만 달러를 아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절차는 종종 무자비한 업계 용어인 "자원 이전"과 "비용 절감" 등의 용어와 쌍을 이룬다. 대규모 정리해고 중 EA 스튜디오들 중 하나에서 일했던 어떤 사람은 EA의 재무보고에서 이런 용어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전 EA 직원은"아마 내가 겪었던 일들 중 가장 가슴 아픈 경험이었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EA의 CFO인 블레이크 요르겐슨이 연례 재무보고에 나와서 말하길 '콘솔 기종 전환이 포함된 업계의 지각변동이 있었던 한 해를 거치며 우리는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며, 경영상 현금 흐름을 두 배로, 새 제품과 미래를 위한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라고 했죠. 운영 비용 절감이라는 말이 회사 PR담당자가 스튜디오와 직원들을 해고하며 했던 말이었기에, 역겨웠어요." 퍼블리셔를 거대한 냉혈한들로 간주하기 쉽지만, 몇몇 전 EA직원들은 정리해고된 이들에게 보직 변경 기회와 새로운 자리를 주기 위해 회사가 노력했다는 점도 알아달라고 한다. "누군가의 직업을 100% 탈없이 끝내버리는 방법은 없겠죠." EA에서 일했던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EA가 나가는 직원들을 돕기 위해 그들이 해야하는 것 이상으로 노력했다고 믿어요." 전직 EA직원은 회사가 퇴작자에게 "업계 표준 이상"의 편의를 제공했으며, 다른 스튜디오에서 일자리를 제공하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또다른 전 EA직원은 "일반적으로 전 직원들에게 산하의 다른 스튜디오 또는 다른 곳에서라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진심어린 노력을 했죠."라고 말했다. EA는 이에 대한 커멘트를 거부했다. 콜 오브 듀티와 스카이랜더의 퍼블리셔인 액티비전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3년까지 인원수가 6,700명에서 6,900명으로 200명이 증가했다. 이런 증가는 다른 스튜디오들 중에서도 액티비전이 소유한 트레이아크의 정리해고에고 불구하고 이루어진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 찾기 개발자 고용이 코타쿠의 헤드라인을 채우는 일은 별로 없지만, 게임 스튜디오들이 새로 고용을 한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정리해고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할 것이다. 개발 스튜디오의 웹사이트들은 언제나 다양한 종류와 배경을 요하는 일자리로 가득하고, 언제나 다음 대규모 게임을 위한 개발진을 모집하고 있는 듯 보인다. 올해 초 테이크투가 보스턴에 기반한 이래셔널 게임즈를 폐쇄하자, 예를 들면 채용 박람회가 열린 것 같았다. 전국 각지로부터 새로운 인재를 찾으려는 채용 담당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래셔널의 전 직원들은 블리자드 (캘리포이나 어바인,) 343 (워싱턴주 시애틀), 아케인 (텍사스 오스틴) 그리고 세계 각지의 다양한 다른 개발회사들에 일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많은 개발자들에게, 계속해서 이사를 다녀야하는 삶이란 그닥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 - 특히 가족이 있는 이들 - 이 그들 위의 누군가가 정리해고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는 순간 매번 전국 이곳저곳으로 이사를 다녀야만 하는걸까? 지난 몇년간, 많은 개발자들이 짐을 싸서 전국으로 이사다니는 삶, 또는 '일상적인' 정리해고 이후 새로운 기회를 찾아다녀야 하는 수개월간의 힘든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몇몇에게는, 비디오 게임을 만든다는 자신의 꿈을 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말할 게 있어요" 이제는 직업을 바꾼 전직 AAA게임 개발자가 말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일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게 집에 돌아가 실업 급여를 받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죠" 물론 직업을 바꾼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이직을 통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두 개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했던 전직 QA 테스터는 이제 성인 사이트의 컨텐츠를 리뷰하는 일을 하는데, 그 일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제가 하고픈 일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다른 QA게임 테스터들도 있어요. 우린 12년이 넘는 게임 QA경력을 가졌지만 지금은 하루종일 포르노만 보죠" 메이저 퍼블리셔의 고위직에 있는 어떤 이는 스튜디오 관리 시스템과 퍼블리셔의 기대에 일종의 기적적인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현상태가 바뀌지 않을 거라 말한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어떤 점에서는, 스튜디오 수장과 심지어 퍼블리셔조차도 지금의 고급스럽게 포장된 개발 모델 - 첨단 기술의 군비 경쟁을 통해 경쟁자들과 교전하며, 창의성을 희생할수록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사실이 명확한 - 이 게임이 출시된 이후 필연적인 정리해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게 이유죠."라고 말했다. "워낙 큰 자금이 연관되어 있기에, 적절한 시기에 무사히 출시를 마치고 투자를 재유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이는 크런칭의 필요성으로 연결되고, 다시 여러 장애물들을 야기하죠." 직원을 과잉고용하고 다시 정리해고하는 이런 싸이클은 단지 그 대상이 되는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에게만 해로운 것은 아니다. 당신이 게임 개발자라고 상상해보자. 당신은 크런칭 모드에 돌입했고, - 하루에 14시간에서 16시간을 일한다 - 게임이 출시되면 스튜디오가 당신을 해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과연 최선을 다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는가? 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둘지 말지 정말로 신경쓸까? 당신 머리 위를 오락가락하는 정리해고의 구름 아래에서도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스튜디오가 메가히트작을 만들어냈더라도 정리해고를 해야하는 지금의 상황은 용납할 수 없죠. 그런데 이런 일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에요" 앞서 언급한 메이저 퍼블리셔의 고위 임직원의 말이다. "독립 개발이 몇몇 사람들이 믿듯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해도, 이들은 위대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보다 손쉬운 도구와 잘 다듬어진 요소들을 이용하여 좀더 실용적인 접근법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적어도 매번 맨땅에서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낫죠" 몇몇 스튜디오들의 다른 접근법 지난 수년간, 몇몇 게임 회사들은 이런 이런 주기적 정리해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왔다. Ubisoft 몬트리올의 한 직원은 내게 연락해, 지난 10년간 한 번도 정리해고를 본 적이 없다고 전해왔다. (그는 이 스튜디오의 직원이 대략 2,700명 정도로 엄청나게 큰데, 이는 Ubisoft의 기준으로 대략 3개의 게임을 만들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다른 회사들은 자신들의 고용유지를 강조하고 싶어했다. 5th Cell 스튜디오의 대표는 직원들을 "평생" 고용한다고 자랑했다. 문명시리즈의 개발사 파이락시스 게임즈와 같은 몇몇 스튜디오들의 직원은, 자신들이 다니는 회사 또한 정리해고의 물결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파이락시스의 모회사인 테이크 투의 2010년 발표문은 앞서의 예들과 같이 무자비하다: "파이락시스는 개발자원을 재배치했으며, 이는 개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스튜디오 전체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들의 현재 회사에서의 경험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만을 했다. 한 가지 큰 예외는 닌텐도이다. - 마리오와 젤다의 개발사인 닌텐도는 결코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다. CEO인 이와타 사토루의 2013년 Q&A에서의 설명을 보면, 왜 다른 회사들이 닌텐도의 예를 따르지 않는지 궁금해 질 것이다. (이하의 내용에서 강조한 부분은 내가 표시한 것이다) 업데이트 (2014/06/06) 안타깝게도 이 원고가 게재된 지 하루만에 닌텐도는 독일 사무소에서 130명을 정리해고하고 사무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기에 대한 얘기 몇몇 회사들은 정리해고를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게임 개발사들에게 정리해고란 비참한 것이다. 2007년 런던의 한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은 술집으로 모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 술집에서, 정리해고가 진행 중이며 해당자는 일주일 이내에 알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졌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의 말에 따르면,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그들은 모든 컴퓨터에 어떤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외부 USB가 접근할 경우 IT담당 부서로 연락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전 직원의 말에 따르면 "제 생각엔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이 자기들 코드와 리소스를 빼돌려 인터넷에 뿌릴까 염려했던 것 같아요. 그건 사실 당시의 리소스를 포트폴리오로도 쓰지 말라는 의미였죠." (이는 일반적인 이직의 경우와는 다른 것이다) 그리고 고자질쟁이 전화 사건도 있다. 몇년 전, 전 게임 퍼블리셔였던 THQ는 자사가 내놓은 게임 태블릿 uDraw를 지원하느라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쳤다. THQ는 전 세계에 걸쳐 자사의 스튜디오들을 감축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어떤 스튜디오에서, 해당 스튜디오에서 일했던 이의 말에 따르면, THQ의 보스인 대니 빌슨이 날아와 모든 이들을 회의에 불렀다. 빌슨은 THQ가 정리해고를 하고 있으며, 해당자는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때, 방안의 스마트폰들이 울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서 회사 메일을 받도록 설정해놓은 사람들이 해고 통보를 받은거죠." THQ의 전 직원의 말이다. "엉망이 됐어요." 난 이런 잔혹한 디테일이 포함된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들어왔다. 전 직원의 말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루카스아츠의 정리해고에서 몇몇 경우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건물 바깥으로 안내받기까지 했다. 문닫은 퍼블리셔 미드웨어에서는 몇몇 직원들이 컨퍼런스룸으로 불려가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해고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미드웨이 전 직원의 전언이다. 이들 게임 스튜디오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정리해고가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모두 나가서 술을 마신다. 몇몇은 자기 자리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지속 가능한가? 이 기사를 위해 내게 연락을 준 몇몇 개발자들은 이런 주기적 정리해고에 신물이 나며, 그래서 게임 업계 자체를 떠나버렸다고도 말했다. 몇몇은 끝없는 재배치와 비합리적인 업무시간에 대해 얘기하고, 새로 옮겨간 분야에서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받는다는 점을 자랑하기도 했다. 많은 업계인들이 이 한 가지에 동의한다: 이런 정기적인 정리해고가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와, 뮤지션과, 테스터와, 시나리오 작가들과,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모든 이들에게 해롭다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몇 년을 주기로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도록 강요받는 상황을 바란다. 비디오 게임 업계에 지쳐서 이탈하는 이들에 대한 간단한 통계는 없지만, 재능있는 개발자들이 단체로 떠나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믿는다. 게임잡워치의 홀든 링크는 "개발자와 그들의 가족들에게 계속해서 이사를 하라고 주문하는건 불공평해요. 그리고 회사들에게도 매년 사람을 해고하고 재고용하는 비용을 대는게 좋은 일은 아니죠."라고 말했다. "감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모두에게 지속 가능하지 않아요" 그러나 이런 관습에 맞서 싸우기란 어렵다. 어떻게 수천만 달러의 산업에게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사기를 생각하라고 설득할 것인가? 몇몇은 게임 개발자들이 노조를 만들어야한다고 제안했고 누군가는 프로젝트 단위로만 계약하는 영화업계의 관행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모든 이들이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는 여전히 문제인 것이다. - 최소한 당신이 콜 오브 듀티나 데이우스 엑스와 같은, 높은 프로덕션 밸류를 가진 거대 예산의 콘솔 또는 PC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말이다. 이런 정리해고가 주기적으로 계속해서 일어난다면, 우리가 즉각적으로 그 영향력을 느끼지는 못할지언정 재능있는 이들은 좀더 안정적 직업을 찾아 게임 업계를 떠날 것이다. 내가 수개월, 수년간 얘기해봤던 많은 개발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지쳐버린 개발자들의 이탈이 게이머 및 게이머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까? 비록 게임의 질이라는 것이 주관적이고 측정이 불가능하긴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더 행복하고 안정적인 개발자들이 더 나은 게임을 만들 것이다. 누구도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 스튜디오가 문닫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윤리적인 관점에 있어서도, 우리가 플레이하는 게임이 잘 대우받고 만족스러워하는 이들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알게 된다면 기쁠 것이다. 결과적으로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거대 예산의 게임에서 이탈하게 되면 우리는 더 작지만 독창적인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고, 이는 많은 비디오 게이머들에게 좋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우린 계속해서 게임업계의 정리해고 소식을 다룰 것이다. 공유하고픈 얘기가 있다면 우리에게 연락 ( jason@kotaku.com )을 주시라. 모든 내용은 익명으로 다루어 질 것이다.
  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SEVEN DEADLY SINS OF ADVENTURE GAMES 좀 깨지는 그림들이 몇 개 있습니다만, 수정이 까다로워 나중에 ... 내용 이해에 필수적인 그림들은 아닙니다 ;; 원문주소 : http://www.theastronauts.com/2014/04/seven-deadly-sins-adventure-games/ 우린 어드벤처 게임이 왜 죽었는지 알고 있다. 또는, 좀더 정확히 말해보자면, 언제 어떻게 자살했는지 알고 있다. 물론 게임 디자인 분야의 최근 발견들 (존재, 몰입, 참여의 3위 일체, 놀이와 서사의 불협화음, PENS - The Player Experience of Need Satisfaction - 모델 등등) 은 어드벤처 게임 창작자들에게 살아남을 길을 보여주었고, 최신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은 이전에 비해 훨씬 나은 방법이다. 그렇지 않은가?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 딱 한 가지 예외가 있긴 한데, 이 포스팅의 말미에서 거기에 대해 얘기하겠다. 어쨌든 어드벤처 장르는 죽은 채로 지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 보인다. 어드벤처 장르 좀비화의 최신 예에 대해 논하기 전에, 내 배경에 대해 짧게 설명하려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페인킬러/불릿스톰을 통해서 알고 있을테고 이는 좋은 일이지만, 난 사실 FPS보다는 어드벤처 게임을 더 많이 만들었다. 내 최초의 게임은 ZX 스펙트럼으로 출시되었고, 전형적인 책 ("비밀 일기")과 어드벤처 북 ("스타쉽 트레블러")을 각색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아마도 내 초기 세 개의 상업용 게임이 좀더 알아듣기 쉬울 것이다. 1993 : 조각품의 비밀 - The Mystery of the Statuette (PC, 폴리싱만) 1995 : 사춘기요원 - Teenagent (PC, 폴리싱과 영어 릴리즈) 1998 : 왕자와 겁쟁이 - The Prince and the Coward (PC, 폴리싱과 독일어 릴리즈) 내가 이런걸 언급하는 이유는, 내가 어드벤처 게임을 그냥 사랑하는게 아니라, 어드벤처 게임의 창작에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바칠만큼 사랑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내가 여기에 쓰는 내용은 내 두뇌뿐 아니라 심장으로부터 나온 얘기이기도 하다. 좀 돌아왔으니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자. 여러분은 제인 젠슨이라는 사람을 아는가? 아마도 그럴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을 위해 부연하자면, 그녀는 전설적인 게임 가브리엘 나이트 시리즈의 창작자이며, 그 외 다른 많은 멋진 어드벤처 게임을 작업했다. 난 가브리엘 나이트 (이번에 새로 나올 리메이크작)가 현재의 기준으로도 좋은 게임일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1편이 처음 출시된 1993년에 굉장한 게임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나는 이 게임이 무척 황홀했는데, 몇 년이 지난 후 내 자신의 게임을 위한 계약에 서명하기 위해 독일의 뮌헨에 갔을 때 가브리엘의 눈을 통해서 보았던 광경들은 현실에서 방문했었던 경험은 최고였다. 며칠전, 제인 젠슨의 새로운 게임이 릴리즈 되었다 : 뫼비우스 : 떠오르는 제국이 그것이다. 딱 몇 명만 좋은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가브리엘 나이트 시리즈의 창작자는 반드시 그 안에 들어갈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슬프게도, 또 틀렸다. 이 점은 명확히 하고 싶다. 이는 이런저런 창작자라는 특정한 개인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어드벤처 게임 창작자들의 99.99%가 사용하는, 그러나 그러지 말아야 할, 플레이어의 경험을 망쳐버리는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이다. 뫼비우스의 초반 7분간을 살펴봄으로써 어드벤처 게임의 7대 죄악을 알아보자. 첫번째 죄악 : 영화 워너비 뫼비우스는 영화스러운 크레딧과 함께 시작한다. 영화들은 이런 요소들을 한참 전에 버렸다 (예 : 놀런의 영화는 타이틀과 같은 요소를 더이상 쓰지 않는다) 가장 안좋은 것은, 영화에서는 적어도 뭔가 흥미로운 일이 크레딧이 나오는 동안 벌어진다 : 아니면 뭔가 스토리에 연관된, 또는 굉장히 스펙터클한 장면이. (예 :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오프닝) 뫼비우스의 경우에 시작시의 크레딧은 그저 알 수 없는 시각효과와 이름들의 지루한 나열일 뿐이다. 이는 무려 3분이 넘게 계속된다. 그렇다. 당신으로 하여금 뫼비우스를 '영화적인 게임' - 그게 무슨 의미이건간에 - 으로 믿게 만들려 노력하는 영상을 3분에 걸쳐 노려보게 만들면서 게임이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이게 어드벤처 게임만의 죄악은 아니다. 오프닝에서 크레딧을 보게 만드는 게임을 꽤 많이 언급할 수도 있다. 개발자들이여 : 누구도 그딴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신경쓰는 이들이 있다면, 유튜브 아니면 모비게임즈(Mobygames -비디오 게임의 카탈로그를 정리해두는 사이트)에 가면 된다. 물론 비디오 게임 업계에 종종 퍼지곤 하는 "영화 만들기는 내가 잘 못하니까 대신 내 게임을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 증후군은 크레딧만은 아니다. 아울러 한편으로 "영화적인" 이라는 단어 자체에는 어떤 나쁜 요소도 없다. (워킹 데드나 언차티드는 "영화적"이지만 괜찮다) 단지 너무 많은 어드벤처 게임들이, 이런 기법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게임의 인트로에 크레딧을 보여주는 것이 그 좋은 사례이다. 두번째 죄악 : 무원칙 작법 주인공이 출장에서 돌아와 비서에게 얘기한다. 주인공 : "그래서, 다음 일정은 뭐지?" 비서 : "지금 막 도착했잖아요! 아직 당신의 펜트하우스에도 안들렀죠?" 이는 주인공이 펜트하우스를 가지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내가 가볼 수 있는 펜트하우스 말이다. 비서의 대사는 게임에 대한 힌트를 아주 살짝 노출하는 듯 하다. : 일단 펜트하우스로 가라. 거기서 게임이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는, 펜트하우스는 없다. (적어도 이 게임의 이 챕터에서는 없다) 당신은 거기에 갈 수도, 출장갈 때 가져갔던 짐가방을 풀 일도 없다. 이는 단지 한 가지 예일 뿐이다; 이 게임에는 이런 식의, 대화 중 오해를 사기에 쉬운 헷갈리는 요소들이 아주 많다. 다른 수백개의 어드벤처 게임들 또한 그렇다. 세번째 죄악 : 내적 논리의 부재 주인공은 짐가방을 자신의 골동품점에 놓아두고 어떤 남자를 만나러 간다. 주인공이 어떤 남자가 제안한 일을 수락했을 때, 그는 곧바로 공항으로 가서 베니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짐가방 없이. 더 나쁜 것은, 주인공은 사실 유럽으로 떠나기 전에 골동품점으로 돌아가서 비서에게 굿바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때 당신은 아프리카 출장에서 가져온 짐가방이 거기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랙션은 불가능하다. 왜 주인공은 이 짐가방이 필요가 없는거지? 아무도 모른다. 사소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드벤처 게임을 망치거나 성공시키는건 바로 이런 디테일에 쏠리는 주의력이다. 일정 정도의 자유도를 느끼길 즐기며 실험을 - 특히 그 실험이 말이 되는 경우에 -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은 언제나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만약 내가 해외여행으로부터 돌아왔고, 짐가방은 아직 풀지 않았고, 다시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야해서, 짐가방을 가져가려는데, 게임이 그 짐가방은 중요치 않다고 말해버리면 ... 이건 내가 줄에 매달린 인형에 불과하며,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얘기 밖에 안된다. 언제나처럼, 이는 한 가지 예에 불과하다. 이 게임은 다른 다양한 부분에서도 내적 논리의 부재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집어들 이유가 없는" 아이템이라면, 아무리 그게 그 자리에 놓여 있어도 집어들 수가 없다. 이는 끔찍하게 비일관적인 것은 물론이고 (예를 들어 시작시 내가 짐가방으로부터 여권을 꺼낼 수 있더라면? 비록 그 여권이 아무데도 쓸모가 없더라도 말이다) 다양한 역추적을 가능케 할 수도 있다. (일단 그 아이템들의 "용도"가 발견된다면.) 내가 비판하는 것이 '논리의 부재'가 아니라 '내적 논리' 즉 게임 세계 내의 규칙에 적용되는 논리임을 주지하길. 물론 게임의 추상성이 덜 할수록 게임의 '내적 논리'는 사실상 '현실의 논리'를 닮아가긴 하지만 말이다. 네번째 죄악 : 쓸모없는 유사-분기 앞서 나는 주인공이 어떤 남자로부터 미션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현실에서, 당신은 그 일을 거절할 수도 있다. 의문의 남자로부터 의문의 목적지로 가라는 의문의 미션이 의문의 이유로 주어지다니, 거절하는 것은 사실상 꽤 합리적인 결정이다. 특히 당신이 그것 말고도 흥미롭고 합법적인 두 개의 다른 미션을 더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물론 미션을 거절한다면 그건 한 가지를 의미할 뿐이다 :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으며, "예스"라고 말할 때까지 의미없는 행동들의 무한루프에 갇히는 것이다. 따라서 결국 거절하는 선택지는 그저 당신이 게임 내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 밖에 안된다. 어드벤처 게임에서의 분기는 그 자체로 굉장히 큰 이슈이므로 이건 넘어가고, 요점은 너무 많은 어드벤처들이 결국에는 의미없는 선택지를 제공하며, 이는 게임의 경험에 보탬이 안되는건 물론이거니와 경험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섯번째 죄악 : 외적 보상 인간은 숫자가 올라가는걸 보기를 좋아한다. 몇몇 사람들은 게임이 재밌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울러 우리는 많은 부분유료화 게임들이 플레이어를 중독시키기 위해 이런 장치를 활용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뫼비우스는 - 빈번하게 사용되는 메뉴에서 이런 요소를 노출함으로써 - 676점의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에게 상기시킨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무엇이든 점수로 보상이 주어지는데, 이는 주의를 크게 분산시키며 몰입을 파괴한다. 왜? "증가하는 숫자"는 많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스토리상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 두뇌가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을 방해하며, 왠지 점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걸 클릭해보고 시도해봐야 할 것처럼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언차티드의 보물과 좀 비슷한 것이기도 하다. "OCD"가 개입하는 순간, 게임은 멍청해진다. (여러분은 친구가 납치되어 위험에 처한 상태라도 잠시 멈춰서 보물을 살피게 된다) 어떤 지역을 떠날 때 보물을 일단 살펴보지 않은 상태라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다. 점수나 업적과 같은 외적 보상은 당의를 입힌 악이다. 몇몇 개발자들은 이기적인 이유에서 이를 추가하기도 하고, 또 다른 몇몇은 핵심 게임플레이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넣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이들이 게임 플레이 경험을 강화해줄 수 있다고 믿기에 넣기도 하는데, 이는 특히나 현실로부터의 이탈이 모든 것이 되어야하는 장르에서는 특히나 슬프고 잘못된 일이다. 여섯번째 죄악 : 나쁜 작법 평이하며 단순하다. 나쁜 작법은 나쁘다. 아래의 컷씬을 보라. 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뫼비우스는 명백히 저예산 게임이고, 따라서 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저질 작법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필요가 없다. 이 영상은 신뢰성과 몰입을 총알이 비눗방울 터뜨리는 것보다 더 빠르게 파괴해버린다. 유튜브 영상 링크 몇년 전, 얏찌 (Yahtzee)는 고전 어드벤처 게임들이 "일시정지 버튼이 달린 스토리들"이라고 제대로 밝혀내며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리 멍청한 스토리라한들 게임플레이 (총질)가 핵심 경험인 FPS게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알고 있다. 따라서, 어드벤처 게임은 그 반대이며, 애매한 게임플레이에 스토리와 캐릭터가 비중을 높게 갖는다면, 스토리와 캐릭터가 엉망일 경우에 대체 누가 그 게임이 성공할거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일곱번째 죄악 : 추측 어떤 어드벤처 게임에서든 최악의 순간은 여러분이 게임 내 세계와 선택지들에 대해 생각하며 해결책을 찾는게 아니라, 게임 디자이너의 입장이 되어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 그림은 뭔가 이유가 있으니 여기 놨겠지. 아니면 왜 이 벽에 걸려있겠어?", "내 인벤에 있는 이 아이템은 분명 어딘가 쓸모가 있으니 얻은 걸거야" 등등. 뫼비우스에서는 게임을 시작하고 첫 한 시간 내에, 베네치아 운하 바닥에 "매우 중요한 아이템임"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아이템이 거기에 놓여있는 상황이 철저히 멍청해보인다는 점 (범죄 현장이고 희생자는 아주 유명한 사람인데도 경찰이 저 아이템을 발견을 못했단 말이지?)은 뒤로하더라도, 문제가 되는 것은 당신이 그 아이템을 뻔히 볼 수 있는데도 무릎 깊이의 운하에서 (아니면 다이빙이라도 하던가) 그걸 주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반드시 노를 찾아내야만 한다. 아, 잠깐. 근데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화초 접착제도 찾아야 한다. 그리고나서 노에 접착제를 발라야만이, "매우 중요한 아이템임"을 건져낼 수가 있다. 이는 가브리엘 나이트3의 "고양이 털 콧수염을 메이플 시럽으로 입술에 붙여야함" 또는 사일런트 힐2의 "해치에서 왁스를 퍼다가 그걸 편자에 붙여 손잡이를 만들어야 함"과 같은 장치이다. 더 나쁜 것은, 이게 정말로 괜찮은 방법이라 믿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나는 가마수트라의 이런 게임 칭찬해주세요 하는 글과 댓글들을 읽고 거의 폭발할 뻔 했다. 어드벤처 장르를 죽여버린 단 하나의 요소만을 꼽으라면, 그건 정확히 디자이너의 의도를 추측하게 만들기가 될 것이다. *** 솔직히 말하자면 어드벤처 게임은 이 일곱 가지의 죄악 이외에도 많은 문제점들로 신음한다. 따라서 이들을 확정적 목록이기보다는 일곱 가지의 죄악의 예시로 봐주길 바란다. 뫼비우스를 살펴보면, 지루한 행동의 과부하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게임 내의 단 하나의 방에서 인터랙션 가능한 오브젝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 모든 서술들이 평이하고 생기가 없다. ("낡은 캐비넷. 내게도 비슷하게 생긴 것이 하나 있다.) 이 게임은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이고, 따라서 당연하게도 이들 중 뭔가는 이후의 진행에 필수적일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확인해봐야만 한다. *** 뫼비우스의 나쁜 작법과, 내적 논리의 부재 (이 작은 세계에서조차, 약간이나마 추장화된 규칙 속에서도, 사물들이 논리적이지 못하다), 낮은 생산 가치, 나쁜 UI, 등등등 ... 그러나 이들이 진정 어드벤처 게임이 죽어버린 (정확히 말해서 메인스트림에서 도태되어버린) 이유는 아니다. 여러분이 사랑했던 고전 어드벤처 게임들을 떠올려보자. 그 게임들은 영리하고, 웃기며, - 적어도 당시에는 - 죽도록 멋진 시각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안그런가? 문제는: 어드벤처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이란 이전에도 이후에도 재미가 아닌 다른거라는 점이다. 인벤토리 관리, 선택지의 고갈 (다른 말로 "내가 안해본게 뭐가 있지?"), 역추적, 대화 반복, 픽셀 헌팅 ... 이들 중 대체 뭐가 여러분에게 "재미"를 역설하고 있는가? 우리가 고전 어드벤처를 좋아했던 이유는 매커니즘이 멋져서가 아니라, 몇몇 사람들이 멋진 스토리텔링과 그래픽으로 이를 가려주고, 보이지 않게 하고, 심지어는 쓸모 있게 만들어주기까지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더 말하지만, 어드벤처의 핵심 매커니즘은, 꽤나 좋지 않다. 매커니즘을 압도하는 아티스트의 스킨(예 : 월드 클래스 퍼즐, 스토리, 그리고 그래픽)을 입히지 않은 상태로는, 어드벤처의 골격 자체는 고대의 뼉다귀들을 모아둔 썩은 뭉텅이에 불과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것이 워킹 데드에 남아 있는 고전 어드벤처의 일부가 진정코 흥미로운 게임플레이를 제공하기보다는 그저 팔레트를 씻어내는 정도로만 쓰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이것이 바로 문제다. 어드벤처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이러한 매커니즘을 극복하고 훌륭한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극소수' 뿐이다. 실제로 바로 지금 단 한 명만이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데, 그건 바로 Wadjet Eye Games의 주인이자 루카스 아츠의 어드벤처 황금기 이후 유일하게 위대한 어드벤처 게임 Blackwell 시리즈의 창작자인 데이브 길버트(Dave Gilbert)이다. 나는 지금 막 Blackwell Epiphany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끝냈다. 이 게임은 진정한 재능이 어떻게 매커니즘의 약점을 커버하는데서 나아가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이다. 그러나 몇 안되는 창작자들만이 몰입을 파괴하는 매커니즘을 스펙터클한 어드벤처로 바꿔놓을 수 있다면, 우리는 과연 이런 디자인 모델을 지속 가능하다고 봐도 될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이미 지치고 늙어버린 해법에만 매달린다면, 어드벤처는 결코 틈새 게임 이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평범한 영화도 재미있을 수 있다. 평범한 FPS도 플레이어를 흥분시킬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기존의 매커니즘을 이용해 "적절한" 어드벤처 게임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믿기 어려울정도로 어렵다. 데이브 길버트가 블랙웰(Blackwell)로 이룬 업적은, 내게는, 세계의 결함과도 같다. 어차피 길버트와 같은 대단한 재능을 타고난 창작자는, 무엇으로든 굉장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마치 위대한 화가가 한 장의 화장지와 립스틱만으로도 당신을 놀래킬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화장지와 립스틱을 '훌륭한 미술도구'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올드스쿨 어드벤처의 죽음을 애석해 할 필요는 없다고 믿는다. 극복 불가능한 매커니즘의 문제로 인해, 어드벤처 게임은 애초에 그닥 대단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우리가 이런 사실을 인정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우린 이제 올드스쿨 어드벤처를 교차로에 놓인 공중전화처럼 다루어야만 한다. 당대에는 유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물 가서 쓸모가 없다. 노스탤지어를 잠겨들기 위해서가 아닌 이상은 말이다. 포인트 앤 클릭은 아마도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비교적 하기 쉬우며, 적지만 충성스러운 팬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젠장, 블랙웰은 나로 하여금 나 자신을 위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를 하나 만들고 싶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게 다이다. 틈새취미. 많은 개발자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만들고 있는게 바로 그것이면서도 "어드벤처"라는 단어를 피하게 만드는 취미. 그러나, 여기가 바로 이 글에서 "우리가 모든걸 잃은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지점이다. 사실, 앞서 내가 "어쨌든 어드벤처 장르는 죽은 채로 지내기를 간절히 바라는 듯 보인다."라고 말했을 때, 나는 거짓말을 조금 했었다. 진실은, 우리가 어드벤처 게임에 둘러싸여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더이상 "어드벤처"라고 불리우지 않을 뿐이다. 곤 홈(Gone Home)은 어드벤처가 아니지만, "스토리가 폭발하는 비디오 게임"이다. 헤비 레인(Heavy Rain)은 "인터랙티브 드라마"이다. 워킹 데드(Walking Dead)는 "텔테일 (Telltale - 개발사 이름) 게임 시리즈"이고, 피닉스 라이트(Phoenix Wright)는 "비주얼 노벨"이다. 에단 카터의 실종(The Vanishing of Ethan Carter)은 "이상한 호러 픽션"이다. 사실 이들 모두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그들은 더이상 방해가 되는 매커니즘에 의지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 경험을 지원하고 있다. 어드벤처 게임은 죽지 않았으며, 형태를 바꾼 채로 다양하게 살아있다. 표면적으로, 블랙웰의 창작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듯 보인다. 내가 이 말에 모두 동의하는건 아니지만 (나는 영화, 책, 텔레비전이 변질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매체들의 태동기를 살펴보면 말이다) 그 핵심으로 파고들어가면 우리는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어드벤처 장르에는 다양한 측면들이 있고, 이는 크게 영감을 주는 멋진 일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게임을 잠재적으로 가장 강력한 스토리텔링 매체라고 말했던 것처럼, 나는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우리는 최고의 시기에, 과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을 토대로 어드벤처를 재창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관점을 확인하시라) 이후 몇 년간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몹시 기대된다. 나는 왜 핵심 매커니즘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디자인된 저질 어드벤처 게임들에 대해 자비도, 인내심도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을 통해 내가 경험했던 스토리에 대한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강해져갈 뿐이며, 다른 창작자들 또한 그러하리라 믿는다. 어드벤처는 죽었다. 어드벤처 만세 !!
  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10 insightful playtest questions 원문에 달려있는 댓글에 따르면 원작자는 현재 멀티플레이어 PvP 게임을 작업하고 있는 관계로, 이 글 또한 그런 부분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WesleyRockholz/20140418/215819/10_Insightful_Playtest_Questions.php 플레이테스트는 게임의 현상태를 확인하는 가치있는 방법이다. 이때 그 결과를 제대로 읽고 맞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객관적이고 가치있는 피드백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현재 게임 디자인 및 클래스 개발을 TA하고 있는데, 이는 유사한 여러 게임들을 정기적으로 플레이테스트하는 일이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여러 질문자들로부터 얄팍한 질문들이 반복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깨달았다. "재미있었나요?" "규칙을 이해했나요?" "게임이 공정한 것 같나요?"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쉽지는 않은가요?"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는 솔직하고 객관적인 대답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여러분 자신에게도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미있었나요?" "네 재밌었어요!" 그럼 다음엔 뭐? 게임이 완벽하니까 이제 출시해도 되나? "게임 엿같아요"라는 대답이 나오면 게임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이런 상황에 대한 사전 대책은 플레이테스트로부터 이런 질문들을 제거하고, 대답을 '아니오'로 가정하는 것이다. 플레이테스터들에게 질문을 하는 목적은, 숙련된 개발자인 여러분 스스로의 관점으로는 볼 수 없는, 게임의 상태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이다. 개발과 디자인의 방향 수정에 대해 새로우면서도 좀더 알기 쉬운 관점과 통찰을 자극하기 위한 몇 가지 질문들을 브레인스토밍해보았다. 1. 이 게임을 얼마나 오래 플레이 한 것 같은가? 이 질문은 간단하게 '이 게임 재밌나요?'라는 질문을 대체한다. 만약 여러분이 만든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이 정말로 재미있는지를 진정으로 알고 싶다면, 이 질문은 단순히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즐겼는지 아닌지 묻는 것보다 더 정확한 답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얼마나 오래 플레이했는지를 추적하고, 이들이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느낀다면, 그들은 실제로 게임을 재밌게 즐긴 것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다고 느낀다면, 그들은 아마도 짜증이 좀 나 있거나 불편하다고 느꼈거나 혼란스러워 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전해지는 바와 같이, "멋진 여성과 데이트 할 때는 한 시간이 1초처럼 느껴지지만, 뜨거운 난로 위에 앉아 있으면 1초가 한 시간처럼 느껴진다. 이게 바로 상대성이다" 2. 다른 플레이어들과 친해지고 있다고 느꼈는가, 적대적이 되고 있다고 느꼈는가? 물론 멀티플레이 게임에만 해당되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러분의 게임이 만들어내고 있는 사교적 환경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서로 적대적이라면, 플레이어들의 대답은 그러한 적대성을 반영할 것이다. 한편으로 여러분의 게임이 협력을 토대로 해야하지만 플레이어들은 서로 적대적이라고 느낄 경우, 이 게임의 메커니즘은 여러분이 제공하려했던 사교적 분위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어떤 사교적 환경을 겨냥하고 있지 않을 경우, 서로 친해지고 있다고 느낀다는 대답은 언제나 긍정적인 신호이다. 3. 규칙을 다시 보지 않고 다시 플레이 할 수 있는가? 이는 때로 불가능하다. 광범하게 복잡한 테이블토크 RPG 등에서는 언제나 메뉴얼이 필요하다. 그러나 게임의 반본적인 진행 순서 등을 당신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이해할 수 있다면 (카드 내고, 주사위 굴리고, 말 옮기고, 카드 플레이하고) 당신 게임의 규칙은 잘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 질문을 여러분 각자의 게임에 맞게 조정해야 하긴 한다. 그러나 언제나 물어볼만한 가치는 있다. 매 턴마다 플레이어들이 메뉴얼을 뒤적거려야 한다면, 규칙을 좀더 단순화하거나 보다 명확하게 다듬거나, 좀더 기억하기 쉬운 방법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4. 당신의 전략은 무엇이었는가? 플레이테스트 후의 질문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게임 플레이 전략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의 사고 과정을 분석하게 하면, 당신은 어디가 잘못 되었으며, 어떤 부분이 게임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용이한지를 알 수 있다. 어떤 플레이테스터들은 딱히 전략이 없었다고 말할텐데, 이에 대한 타당한 반응은 당신의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딱 보면 명확한 전략을 전달하거나 플레이어들이 스스로의 전략을 짜도록 만드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5. 적의 전략을 몇 수 앞까지 예측할 수 있었는가? 이는 4번 질문과 유사하게, 플레이어들이 당신의 게임에서 필요로 하는 전략을 필요한만큼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질문은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느정도나 복잡한 전략을 허용하는지와 더불어,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한 플레이 시간동안 얼마나 깊이까지 게임을 살펴보았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만약 상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면, 이는 당신의 게임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익숙해져가야만 하는 게임임을 의미한다. 만약 상대를 예측하는게 너무 쉽다면, 이는 게임이 너무 쉬우며 따라서 단순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되면 틱택토 효과를 낳을 수 있는데, 게임이 시작되는 양상을 보면 곧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되거나, 언제나 무승부로 끝나는 게임이라는 의미이다. 6. 상대의 수에 대해 어느정도까지 반응했는가? 5번 질문의 연장선에서, 이 질문은 당신이 만든 게임의 전략수립 페이스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준다. 당신이 만든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상대의 수를 예측할 수 있지만 상대의 전략이 바뀌더라도 딱히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이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은 진정 의미있는 인터랙션을 하고 있는걸까? 상대로 하여금 특정한 수를 선택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가위바위보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다시 게임플레이에 반영되는 의미있는 상호 작용은 어떻게 창출되고 있는가? 7. 승리한 플레이어가 왜 이겼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어떤 측면에서 4번~6번까지의 질문이 제시하는 전략적 사고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은 또한 다른 목적에도 부합한다. 만약 당신의 플레이어가 이 질문에 성공적으로 대답할 수 있다면, 이는 전략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점 뿐 아니라, 상대에게 카운터를 먹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플레이어에게 주어진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당신 게임의 플레이어는 때로 어떻게 그리고 언제 카운터를 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지만, 상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도 있다. (워포그, 히든카드, 지나친 랜덤 요소 등) 플레이어가 자기 전략이 구렸다는걸 깨닫거나 운이 나빠서 졌다는걸 깨달을 수 있다면, 당신 또한 그들이 주어진 정보에 의거한 결정을 내렸는지 아니면 그냥 동전을 던져 결정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8. 게임의 결과에 대해 어느정도까지나 자신이 통제했다고 느꼈는가? 당신이 어느정도까지나 플레이어가 스스로 게임을 통제했다고 느끼길 바라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밸런스가 좋은 게임의 경우 그 결과는 언제나 그 게임에서 가장 최적화된 결정을 내린 플레이어들에 의해 결정된다. 플레이어가 실수를 하면 패널티를 받고 기타등등. 플레이어가 게임이 너무 운에 의해 좌우된다고 느끼거나 상대가 자기보다 더 잘했다고 느낀다면, 디자이너로서 당신은 어떤 플레이어의 의사 결정이 그 게임의 결과에 어느정도까지 임팩트를 미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떤 플레이어의 눈덩이가 너무 커져버려서 나중에는 다른 어떤 플레이어들도 따라잡을 수 없게 되어버리진 않았는가? 게임이 너무 주사위, 카드 뽑기 등의 운에 의지하지는 않는가? 또는, 극단적인 경우에, 충분한 무작위 요소가 들어있지 않은건 아닌가? 9. 전략이나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는가? 상대편의 한 수 또는 카운터가 어떤 플레이어의 전략에 필요한 수를 방해했는가? 특정한 플레이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리소스가 부족해서 적절한 수를 내지 못했는가? 어떤 플레이어가 게임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완벽한 한 수를 위한 모든 카드를 가지고 있었지만 딱 하나가 부족했는가? 답변은 게임의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야 하겠지만, 같은 불평을 반복적으로 듣는 상황은 뭔가 위험한 신호이다. 자원 생성 매커니즘이 모순되거나 부족한 것일지 모른다. 주사위 굴림이나 카드를 가져오는 랜덤 매커니즘이 전략을 좀더 포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선택지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10. 당신이 플레이테스트한 게임과 가장 유사한 다른 게임을 든다면? 단순한 질문이고, 잘 모르는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은 무시해도 될 지 모른다. 그러나 때로 당신의 게임 디자인은 당신이 노리고 있는 타겟 유저들과는 동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플레이어들이 당신의 게임과 흡사한 다른 게임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당신이 노리고 있는 시장에 들어맞음을 확인함과 동시에, 플레이어들이 직관적으로 조작계를 익히고, 명령을 내리고, 핵심 매커니즘을 배우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왔을 때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에 기반하여 설명하기 위한 대상을 찾아낼 수도 있다.
  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아직 뭐 그렇게 많이 해본게 아니라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을거라 생각하긴 합니다만, 그냥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1. 난이도 조절 장치의 경이로운 동작 디아블로3는 실시간 난이도 스케일링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도 있었던거긴 하지만 확장팩을 통해 좀더 정교해진 기분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놀랍게 보고 있는 점은, 난이도 조절에 개입하는 팩터가 세 가지나 되는데도 무난하게 잘 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릭터의 레벨에 따라 몬스터의 세기가 달라집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한 난이도에 의해서도 그렇고, 파티원의 수에 의해서도 또한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이 세 가지 팩터를 모두 사용하면서도 실시간으로 난이도 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무척 경이롭습니다. 단순히 선형적인, 또는 한 가지 요소만을 조작하는 방식으로는 어려울 듯 보이는데 ... 블리자드 밸런싱 공학의 절정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 신기하네요. 2. 난이도를 체감시키는 친절한 방법 한편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몬스터들의 공격력이나 개체수도 증가하지만, 무엇보다 체감되는건 적의 체력 또는 방어 요소의 강화입니다. 사람이 늘거나 난이도가 높아지면 몹의 공격력 증가도 어느정도 체감되긴 하지만 무엇보다 몹을 잡는데 걸리는 시간 (TTK)이 늘어나는게 뚜렷하게 느껴져요. 단순히 이것만으로는 뭐 심상한 부분입니다만, 그 결과가 좀 흥미롭습니다. 저는 주캐가 바바리안이고, 확팩 이전의 2.0 때에는 고행1을 주로 돌았습니다. 고행2는 안되냐면, 되긴 되요. 죽지도 않으면서 정예고 뭐고 다 잡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거기에 드는 '시간' 이었죠. 같은 코스를 돌아도 고행2를 돌면 30분이 걸리는데 고행1은 10분이면 되거든요. 말하자면 '비용'이 3배가 되는 겁니다. (물론 정확하진 않아요) 근데 기대보상은 2배에 불과하죠. 그렇다면 '효율'을 따져봤을 때 고행1이 더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행1을 주로 돌았었구요. 지금도 비슷해요. 고행1은 돌 수 있긴 하지만 주로 도는건 달인입니다. 완전히 같은 이유에서 그렇죠. 고행1도 충분히 돌 수 있지만, 드는 시간이 달인에 비해 너무 길고, 그에 비해 기대되는 보상은 '그렇게까지' 강렬하게 높진 않습니다. 혹시나 저만 그런가, 또는 바바만 그런건가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고행1을 도는 사람에게 '고행2 왜 안함?') 대부분 유사한 대답이 나옵니다. '너무 오래걸려서' 요게 미묘한 이유는, 난이도를 '체감'시키는 장치로서 괜찮지 않나 싶어서요. 달인을 돌고 있는 저에게 한 단계 위인 고행1은 일종의 경고인거죠. 그 이상 올라가면 정말 어려워질거라는. 예전 불지옥 때처럼 정예를 보자마자 순삭당하는 상황을 크게 완화시키고 있습니다. 즉 난이도를 체감하는 방식으로 플레이어를 '좌절'시키는게 아니라, '할 수는 있지만 봐준다' 라는 여지를 남겨줘요. 이거 왠지 무난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나 난이도 조절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일종의 절차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게임에서는 꽤 유용할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그 이전에 1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난이도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밸런싱 공학이 수반되어야 하겠습니다만 ... 3. 성장세를 어떻게 지속케 할 것인가? 확팩이 나오기 전, 아이템 2.0 시즌에 다시 시작한 저로서는 이전에 비해서 엄청나게 떨어지는 아이템들이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 '언제까지 이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끝도없이 뻥튀기되는 아이템들의 수치는, 그걸 만들어내고 밸런싱하는 어려움을 떠나서, 같은 패턴으로 지속될 경우 식상해버리는 문제도 있거든요. 개괄적으로 말해보자면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패턴을 파악해버리면서 흥미를 잃는거죠. 지금 가진 것보다 더 강한 아이템을 얻게 되어도 그 기쁨보다는 '그래봐야 이 위의 아이템이 또 있을텐데 뭐' 하는 기분이 들어버리진 않을까 ... 하는 부분이 제가 걱정했던 지점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우였던 것 같아요.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디아블로3의 아이템들은 이제 수직적 성장이 둔화되면서 수평적 다양성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내 캐릭터의 트리가 적중시 생명력 회복 중심인가 스킬 사용시 코스트에 비례한 생명력 회복 전략을 택하고 있느냐에 따라 갖춰야 할 아이템들도 달라집니다. 공속 중심의 공격을 지향하는가 크리 중심의 공격을 지향하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지구요. 특히나 주목할만한 부분은 아이템들에 붙어 있는 '스킬 데미지 %증가' 또는 '속성 데미지 %증가'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다양한 스킬들을 여러가지 조합으로 바꿔가며 플레이하고, 그 중에서 내게 맞는 조합은 무엇인지, 내가 주로 가는 사냥터와 주로 잡는 몬스터에 적합한 것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디아블로3의 새로 개편된 아이템 시스템은 바로 그런 재미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방금 언급한 '스킬 데미지 %증가' 그리고 '속성 데미지 %증가' 옵션을 통해서 그렇게 하는거죠. '니가 지금 쓰는 스킬 조합도 나쁘진 않은데, 새로운 아이템을 얻었으니 다른걸 시도해보면 그것도 꽤 좋을거야' 단지, 원하는 스킬을 원하는만큼 시도해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건 컨텐츠의 지나치게 빠른 고갈을 불러오니 바람직하다고 보지도 않구요) 왜냐면 필요한 장비를 갖추기가 어려울테니까요.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많은 다양한 가능성들을 제공하고 이를 실제로 잘 보여주지만, 그걸 써보고 체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뭔가가 필요합니다. '장비'가 그것이죠. 이건 퍼즐 앤 드래곤을 하면서 제가 감탄했던 수평적 확장의 개념과도 유사한 측면인 것 같아요. 퍼드에서 그러한 수평적 확장을 이루어내기 위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 '과금'이었다면, 디아블로3에는 그런 방법은 없고 (도와주는 수단은 몇 가지 존재하죠. 마부와 제작템 등. 그러나 다소 간접적인 부분입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쓰긴 해야합니다. 아직 많이 플레이 해보진 못했지만 아직까진 꽤 만족스러운 확장팩이지 싶어요. 좆망했던 디아3가 확팩으로 되살아나는 광경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드물 정도로 놀랍네요. 가까운 유사 케이스라고 하면 FF14 렐름 리본 정도가 떠오르는데, 이것도 서버 닫아놓고 수년간에 걸쳐 리뉴얼한 것이니 디아3와는 다른 부분이 좀 있구요. 어찌보면 디아3가 실질적으로 온라인 게임이되 패키지 게임의 '형식'을 띄고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같았으면 같은 경우에 이런 정도의 변화를 시도하긴 쉽지 않았을거에요. 적을지언정 이미 존재하는 유저군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쇄신에 대한 필요를 압도했을테니까요.
  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The Rust Diaries: Letting go of structure in video games 모종의 이유로 인해 저는 서바이벌류 게임들에 관심이 많은데, 최근 핫한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역시 러스트(RUST)죠. 워낙 흥미롭고 특이한 게임이라 이 게임에 대한 글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마수트라에 이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기에 옮겨봅니다. ------------------------------------------------------------------------ http://www.gamasutra.com/blogs/KrisGraft/20140212/210575/The_Rust_Diaries_Letting_go_of_structure_in_video_games.php?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utm_campaign=Feed%3A+GamasutraNews+(Gamasutra+News) 크리스 그래프트 (Kris Graft)는 가마수트라의 수석 편집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러스트(Rust)에 몰입하지 못할 것이다. 서버에 접속하면 당신은 깨어난다 - 태어난 것이다. 실제로 - 아마도 돌과 약간의 응급치료용품, 횃불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러스트의 세계와 그 속의 무자비한 주민들은 당신을 기다려주거나, 편하게 느낄 여지를 주지 않는다. 꽉 막힌 교통정체 속으로 구겨넣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잘못된 선택을 하면, 도로 한 귀퉁이에서 구겨진 채 발견될 것이다. 초보 운전자는 숙련된 운전자보다 더 자주 그런 구겨진 덩어리 속에서 발견될 것이다. 죽음과 짜증, 쪽팔린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러스트의 무시무시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백만 장이 팔렸다. 게리 모드(Garry's Mod)의 게리 뉴먼(Garry Newman)과 그의 스튜디오 페이스펀치(Facepunch)가 만들어 얼리 억세스 알파 단계에 있는 러스트는 퀘스트, 스킬트리, 서사곡선, 레벨 디자인 등 미리 만들어진, 잘 디자인된 구조를 모두 창 밖으로 내다버렸다. 모든 것들이 직접적인 크래프팅 시스템과 러스트 섬에서 학습하고 살아남는 당신의 능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러스트가 제공하는 것은 기초적인 것들이다 - 크래프팅 시스템과 섬 - 플레이어들은 야생의 생존무대를 배경으로 다른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경험을 쌓아 사교적 망을 구축해야 한다. 페이스펀치는 소규모의 개발팀이기에, 기본 구조를 구축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시스템과 끝나지 않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다. 러스트는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는 방식대로의 게임이고, 이는 개발팀의 개발 방식대로이기도 하다. "이런류"의 게임을 잘 하지 (또는 구입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말하자면, 러스트는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준 게임이다. 이 게임은 우리가 흔히 비디오 게임에 대해 기대하는 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썩 잘 돌아간다. 아래에 약간의 내 경험과, 이 게임에서 제거된, 그리고 앞으로도 결코 적용될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적어보았다. 러스트 일기 발췌 #1 러스트 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없어진" 게임 요소 : 튜토리얼 깨어났다. 밤이고, 혼자이다. 옷도 없다. 흥미로운 일이다. 횃불에 불을 붙였다. 따끔거리는 풀숲을 가로질러 한동안 뛰었다. 나처럼 벌거벗은 낯선 이가 아마도 돌일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나를 몇 차례 후려치기 전에 칼로리는 거의 0에 가깝게 떨어져 있었다. 켁. 죽었다. 러스트에는 튜토리얼이 없다. 당신은 플레이를 하면서 배우며,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죽는다. 위의 내용에서 뭘 배웠는가? 아마도 칼로리를 보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근데 어떻게? 그리고 왜 누군가가 나를 돌로 내려친거지? 일단 사슴을 돌로 충분히 내려치면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러스트 일기 발췌 #5 노바지와 피해망상 "없어진" 게임 요소 : 바지 오늘은 바지를 만들었다. 행복하다. 낯선 이가 돌로 나를 죽였다. 별 이유도 없었다. 깨어났다. 바지는 사라졌다. 이제 바지는 없고 나는 피해망상이 생겼다. 누군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면, 우리는 서로 바라본다. 서로가 안전한 거리를 둘 때까지 옆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전 착해요. 저는 착해요" 우린 서로 이렇게 소리지른다. 때로 그 말이 살아서 듣는 마지막 말일 때도 있다. 이 시점에서부터, 이 게임에서 다른 이들을 믿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다른 이들 또한 여러분을 믿지 않을 것이다. 바지를 입었건 아니건. 러스트 일기 발췌 #6 무장 경쟁 "없어진" 게임 요소 : 스스로가 강력하다는 부자연스러운 환상 내가 사냥한 사슴으로부터 옷가지를 얻었다. 목재와 더 많은 옷가지와, 심지어 약간의 돌도 모았다. 활과 화살을 만들었다. 누군가 나를 돌로 쳐죽였다. 러스트에서 일단 강력한 무기를 소유함으로써 좀더 강하고 다른 이들을 위압하게 되었다고 느낄 때 여기에 동반되는 것은 일종의 불안감이다. 활과 화살만큼이나 바위는 여전히 효율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화기를 가졌다고해도 이 무기가 나의 안전을 보장해주진 못한다. 사실상 샷건을 가지고 야외를 뛰어다니면 남들의 타겟이 되기가 더 쉬울 뿐이다. 따라서 처음으로 총을 만들어 스스로 "강력한 악당'이 되었다고 느끼더라도 자기 집에 틀어박히게 된다. 러스트에서는 무력하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그래도 괜찮다. 내 첫번째 활 러스트 일기 발췌 #11 무장 경쟁 "없어진" 게임 요소 : 피아 식별 장치 이상한 날이었다. 창고에서 "텍사스"라는 이름을 가진 놈과 우연히 만났다. 우리 모두 무장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내게 돌을 버리라고 말했고, 나를 공격적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좋아 그렇게 하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자. 그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그를 따라 도로를 타고 갔다. 그러다가 라이플을 든 세 놈을 만났다. 그들은 우리에게 도로 옆으로 비키라고 말했다. "우린 죽었다. 저놈들이 우릴 죽이고 말거야" 라이플을 든 놈들이 갑자기 온갖 무기와 보급품을 우리에게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탄알이 없었던 것이다. 우릴 자기들 집으로 데려가서 15분쯤 가둬놓았다. 그들이 돌아와 문을 열었고, 내 옷을 벗겼다. 내 친구인 텍사스는 내 얼굴에 대고 총을 쏴 나를 죽였다. 오발이라고 한다. 이 경험은 내가 러스트에서 겪었던 사람들 사이의 실제 관계들 중 진짜로 있었던 "방금 뭔 일이야!!" 하는 첫 번째 순간이었다. 러스트에서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직후에 깨달았다. 바로 그 "뭔가" (무기 또는 방어구)는 당신에게 아무 것도 없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을 준다. 순진하게 굴지 말자. 당신은 힘있는 사람 편에 서려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우세한 경우에도 그렇다. 누가 친구이고 누가 표면적으로 보이는 관계에 실제로 몰입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텍사스와 그의 친구들. 무의식 중 (다 벗고 있어서 모자이크함) 러스트 일기 발췌 #25 친구 찾기 "없어진" 게임 요소 : 맵 내 친구 중 한 명이 러스트 섬에 살고 있다. 맵도 없고 좌표도 없다. 별들은 내게 지리에 대해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랜드마크를 이용해서 서로를 찾아냈다. 멋진 경험이었다 우린 다른 게임에서 흔히 미니맵이나, 심지어 게임 내의 화살표로 어디로 가야할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장치들을 사용한다. 커다란 가상 섬에서 친구를 찾아내는 것 (실제로 내 이웃사촌)은, 여러분이 실제로 그 장소에 익숙하지 않기에 더 값지다. 여러분은 전형적인 다른 게임의 편의 도구를 잃었지만, '만족감'이라는 느낌을 대신 갖게 된다. 러스트 일기 발췌 #30 노숙자 쉼터 "없어진" 게임 요소 : 친구 목록 격납고 옆에 집을 가진 몇몇 친절한 이들은 방 하나짜리 작은 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노숙자 쉼터'라고 불렀다. 대장용구와 침낭, 캠프 파이어가 있는 집이었다. 우리는 이 집에 들락거리며 수다를 떨었다. 꽤 좋았다. 이 목재 노숙자 쉼터가 공격을 받기 전까지는 이들만이 실제로 다른이들에게 친절했던 것은 아니다. 수 차례 이상, 누군가 우리에게 보급품과 음식을 주곤 했다. 순수하게 도우려는 마음으로. 여러분이 이런 일을 한다면 이는 강력한 동료를 가질 수 있는 잠재적 기회로 연결된다. 난 사람들이 채팅으로 이렇게 묻는걸 좋아한다 "같이 다니는 사람 있어요?" 대체로 게임에 내장된 파티 시스템을 찾다가 묻곤 한다. 페이스펀치는 이런 시스템을 적어도 지금까지는 만들지 않았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다가가 같이 다닐 생각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당신을 돌로 처죽이거나 쏴죽이지 않기를 바래야 한다. 이는 순수하게 사교적이다. 가상의 "면대면 만남" 러스트 일기 발췌 #40 공격당하고 좌절하기 "없어진" 게임 요소 : 세이브 포인트 수집과 제작에 대해 알게되다. 나의 작은 집에는 아주 많은 보급품들이 있는데, 이를 모으고 만드는데 수 시간이 걸렸다. 한밤중에 옆 벽을 C4로 공격받았고, 대부분의 물건들을 잃었다 이 게임에는 안전한 장소란 없다. 죽었을 때 바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해봐야 당신이 침낭이나 침대를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서 깨어나는 일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들을 잃게되며, 자기 시체로 돌아갈 때까지 누군가가 물건들을 약탈하지 않았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다. 나와 내 친구가 겪었던 이 일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 사건을 통해 내 친구는 러스트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기 때문이다. - 그는 러스트 섬에서의 "삶"에 대한 생각을 의도적으로 바꾸었다. "모든 것을 잃는데 대해 내가 너무 초조해했던 것 같아. 이런 일들은 늘상 일어나는데 말이지. 지금부터는 그런 일들이야말로 이 게임의 본성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겠어. 가진걸 모두 잃더라도 괜찮아"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비디오 게임의 멋진 실체에 해당한다. 러스트 일기 발췌 #60 "오줌싸는 독침"과 윤리적 딜레마 "없어진" 게임 요소 : 세이브 포인트 최근에 팀은 3층짜리 집에 사는 우리 옆집 사람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그는 "오줌싸는 독침"이라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었지만 우호적인 사람이었고, 우리는 식량과 보급품을 몇 차례 교환했는데 별다른 사고도 없었다. 오늘, 또 다른 우리 친구가 팀에게 어떤 집을 공격했다고 말하며, 아직 약탈할만한 보급품이 남았다고 전했다. 팀은 일행을 따라갔고, 공격받은 것이 바로 "오줌싸는 독침"의 집임을 알게 되었다. 팀은 그의 집에서 약탈을 하는게 옳지 못하다고 느꼈지만, 또 다른 '친구'는 "챙겨 챙겨!!"라고 말할 뿐이었다 이 게임에 윤리 시스템이 없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따라서 여러분은 실질적인 윤리적 딜레마를 만나게 된다. 팀은 약탈한 물건들을 "오줌싸는 독침"에게 돌려주고자 했지만, 우린 그 이후로 그를 본 적이 없다. 러스트 일기 발췌 #68 미스터 제로(나)로부터의 선물 "없어진" 게임 요소 : 꾸며진 보복 스토리 밤시간. 몇몇 우호적이던 친구들이 적대적으로 변했고, 바위로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집 근처에서 죽었다. 팀이 그 지역에 있었고, 그에게 BigMatt이 나를 죽였다고 전했다. 팀은 그를 따라잡았고, 웃으며 "미스터 제로가 보내는 선물이다"라고 말하며 곡괭이로 그를 쳐죽였다. 팀은 테이큰의 니암 리슨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단순한 만나서-배신하고-복수하는 이야기는 엄청나게 만족스럽고 유쾌했다. (왜냐면 정말로, 벌거벗은 놈들이 돌로 나를 때려죽이는 일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은 불과 5분 이내에 시작되고 종결되었지만, 내가 러스트에서 최근에 겪었던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의 하나이다. 러스트 일기 발췌 #81 본부 침공 "없어진" 게임 요소 : 레벨 디자인 팻이 나와 팀에게 합류했다. 요새 우리는 보급품이 넘쳐났고, 그를 돕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몇몇 적대적인 이들이 창고에서 팀을 공격했고 팻과 나는 따라갔다. 적들은 팀을 따라 본부로 들어갔다. 적을 집 앞쪽 방에 가두었지만, 그는 빠져나와 미로로 된 우리 집을 통과했고 팀을 두어번 죽인 후, 목재 문을 바위로 쳐 부수고, 따라오는 우리를 막기 위해 자기 뒤에 나무 보호막을 만들었다. 침입자는 우리 집의 지붕으로 올라갔고, 우릴 향해 웃으며 상자를 하나 만들더니 그걸 타고 마지막 보호막을 넘어갔다. 그는 소리지르며 웃었다 "고마워 친구들 ㅋㅋㅋㅋ" 그는 팀의 새 MP5를 들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쪽팔리면서도 동시에 웃겼다. 세 명의 꼭두각시들이 자기 집에 들어오려는 누군가를 막으려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우리의 집이 방어하기에 괜찮게 디자인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그때 이후로 집을 개조했다. "찌꺼기" 러스트에 대해 생각하며 왜 이 게임이 그토록 기억에 남는 경험인지를 고민할 때면, 다른 야생 서바이벌 게임의 개발자가 남긴 말 한마디가 내 머릿 속에 떠오른다. 클레이 엔터테인먼트 (Klei Entertainment)가 만든 굶지마 (Don't Starve)의 개발자 케빈 포브스(Kevin Forbes)는 최근 아래와 같이 말했었다. 여러분을 위해 여기에도 적어둔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굶지마가] 기본적인 성장 모델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떠난다는 글을 읽은 적 있어요. 사람들은 수 시간동안 플레이한 후에 죽고, 그러면 게임에서 모은 모든 것을 잃죠." 포브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이게 뭐야? 내 시간을 이렇게나 들였는데 남는게 없잖아?' 글쎄, 그들은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경험을 얻었죠.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구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험 자체가 재미 없었다면, 어떤 디지털 매체도 그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는 없을 거에요. 우리가 지난 세대의 콘솔 게임에 덧붙여 온 많은 찌꺼기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즐거움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방해물일 뿐이에요."
  1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스팀이 태그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유저들은 각 게임들에 대해 간단한 단어들을 빌어 그 게임에 태그를 붙일 수 있고, 특정한 태그가 여러차례 중복되면 얘들이 검색에서 힘을 발휘하는 시스템입니다. 게임을 찍어서 그 게임에 붙은 태그를 볼 수 있는가 하면, 태그를 찍어서 그 태그가 붙은 다른 게임을 볼 수도 있습니다. 스카이림을 클릭해서 'RPG'라는 태그를 확인하고, 스카이림의 'RPG'라는 태그를 찍어서 이 태그가 붙은 다른 게임들을 확인하고 뭐 그런 식이죠. 태그는 모두 유저들이 직접 붙이고, 대신 간단한 단어들의 조합만 가능한 듯 하더군요. 코타쿠에서 태그 도입 첫날 풍경을 잠깐 써놨는데 ... http://kotaku.com/the-first-day-of-steam-tags-will-make-you-laugh-and-cr-1522262945 1. (대체로) 무난한 경우 - 스카이림에 'RPG' 태그를 붙인 경우 2. 딱 봐도 이상한 케이스 - 다크소울에 '캐주얼 게임'을 붙인 경우 3. 특정 게임을 싫어하는 이들이 집중적으로 욕을 하는 경우 - 콜옵 고스트에 붙은 태그들. garbage, fish AI, bad, poor quality, dog, crap, joke, dodge, noobgame 등등 ... 4. 그럼 'garbage'태그가 붙은 다른 게임들은? 아래 그림대로 5. 유명하고 재미있다고 평가받지만 개발자의 싹퉁머리 때문에 욕을 많이 먹는 게임 Fez의 경우 6. 일부 개발자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이 시스템에 대한 불만족을 토로했는데, 태그가 공정하지 않을 경우 특정한 게임을 엿먹이기 쉽고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괴로움을 겪을 거라는 이유. 대표적인 사례는 gone home의 경우 (이 게임이 다루고 있는 이슈는 정치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많기에, 보수적인 게이머들은 적대적 의견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bad, walking simulator (걸어다니기 시뮬레이터 : 별다른 인터랙션이 없다는 평가), overrate(과대평가됨), 페미니스트 등 7. 태그 시스템을 통해 스포일러를 하는 경우도 있음 : 파판7의 핵심 스토리 중 하나가 태그를 통해 노출되는 케이스 그 아래로도 사례가 너무 많아 다 소개하긴 그렇고, 링크한 페이지에 가서 직접 보시길 권합니다. 내용이 심플해서 영어에 알러지가 있는 분들도 부작용없이 보실만합니다. 예전에 일하던 프로젝트에서 SNS라는걸 제안했던 적이 있는데 (ㅋ)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라 Social Naming System의 약자였습니다. 자세한걸 소개하긴 좀 그렇지만, 스팀이 도입한 태그 시스템과 꽤 유사한 개념으로 출발하는 ... 당시엔 기각(...)당한 아이디어였습니다만 이렇게 재미난게 많이 생길 줄 알았으면 좀더 강하게 밀어볼걸 하는 아쉬움이 ... ㅋㅋㅋ
  1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What The Elder Scrolls Online can teach us about tutorials in the age of free-to-play ------------------------------------------------------------------------------- 지난 주말 제니맥스 온라인은 영속적이고 멀티플레이어 환경을 갖춘 탐리엘 - 스카이림과 모로윈드, 그리고 오블리비언의 배경인 그곳으로 저널리스트들을 초대했다. 그닥 좋지 못했다. VG247의 리뷰어는 "그정도로 지겨울 줄은 몰랐다 - 그런데 그랬다"라고 말했다. 가위바위샷건(Rock Paper Shotgun)의 존 워커(John Walker) 또한 매우 지루한 경험을 했다. 그는 한편으로 엘더스크롤 온라인의 가격모델 (50파운드를 먼저 내고, 이후 매월 15파운드의 월정액제)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단지, 한번 더 강조하자면, 시작 부분의 몇 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시간이다. 플레이어들은 바로 그 몇 시간을 플레이하며, 왜 베데스다가 게임을 시작하는데만 선불로 50파운드를 요구했는지 그 이유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베데스다는 정액제 가입을 요구하기 전에 좀더 실용적인 시작은-무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지갑을 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당신이 오십 파운드나 되는 돈을 지불했다면, 아마도 뭔가 더 있기를 바라며 게임을 철저히 뒤적거리게 될 것만은 분명하다" 부분유료화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내게 있어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문제는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 아니다. 회사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과금을 하기 마련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MMO들 중 두 게임은 모두 월정액제이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유저들로 하여금 소액결제와 게임 내 화폐를 가지고 다양한 가격 모델을 통해 엄청난 돈을 쓸 수 있게 해놓았기도 하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문제는 부분유료화가 바꿔놓은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영화가 아닌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AAA게임 개발사들은 수년간 편하게 살아왔다. 그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자기 게임의 장점을 불과 시작 부분의 수시간내에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케팅 부서는 선전문구의 약속만으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을 구입하라고 설득해왔다. 게이머들은 40파운드 이상을 지불해야만 게임에 참여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들은 초반 수 시간을 지루하고 따분한 기본기들을 가르치며 보낼 수 있었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초반이 너무 지루해서 게임을 아예 접어버리는 최악의 일이 생기더라도, 상업적으로 이는 재앙이 아니다. 프로페셔널의 자존심은 찌그러질 수도 있다. 리뷰 스코어는 낮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냉혹한 진실은, 이 디자이너들이 이미 플레이어의 돈을 가져갔다는 점이다. 이런 일들은 부분유료화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마케팅이 쓰는 돈과 맺은 약속이 부분유료화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운로드하도록 만드는게 전부이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해봤는데 멍청하다면, 그들은 돈을 쓰지 않고 떠나버린다. 해봤는데 지루하다면 불과 수 분만에 좀더 재미있고 신나보이는 다른 게임으로 가버리며, 여기에 드는 비용도 낮다. AAA게임은 자기들 게임이 재미있어 보이도록 만드는데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부분유료화 게임들은 그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 게임이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플레이어들을 설득해야만 한다. - 재밌고, 보람있으며, 유쾌하고, 만족스럽고, 등등등. 그리고 그런 설득은 불과 30초내에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영화 감독을 떠올려보자. 영화 팬들은 극장으로 몰려온다. 표를 구입하고, 팝콘을 사서 자리에 앉아 2시간동안의 재미를 기대한다. 이런 영화팬들은 영화 시작후 20분만에 오프닝이 지루하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영화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TV 드라마의 PD를 보면, 그들은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한다. 시청자들은 버튼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채널을 돌려버릴 것이다. 지루하거나 따분한 도입부는 성공적인 TV드라마의 가장 치명적인 적이다.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영화 감독들이 TV드라마의 기법을 도입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들은 관객들을 사로잡아 이 영화가 볼만하다는 것을 설득하려 노력한다. 엘더스크롤 온라인은 우리를 이전 세대로 취급한다 베데스다는 도입부를 괜찮지만 지루하게 만들었다. 나는 종종 부분유료화 게임의 디자인 원칙이라는 글에 의거해서 말하길 좋아한다. 11번 원칙은 "튜토리얼을 없애라"이다. 이의 반례로 내가 가장 잘 드는 예는 폴아웃3 (이 게임이 부분유료화가 아니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이다. 나는 내가 좋아할만한 게임인지 알아보려고 이 게임을 친구에게 빌렸다. 초반 45분간 나를 지루하고 평이한 스토리로 끌고 가면서도 이후에 뭘 보여줄지 힌트조차 주지 않는 게임에 욕을 하며 보냈다. 게임 디자이너는 이 게임의 핵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여주지 않고 나를 아무렇게나 다루며 기뻤겠지. 이때의 기억은 내게 가장 덜 재미있는 유저-첫경험으로 남아 있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에 대한 비평은 이 게임의 초기 경험이 플레이어들에게 '왜 이 게임을 계속해야하는지' 설득하지 않는 지점에 성립한다. 그들은 당신이 당연하게도 게임을 계속 할 것이라 가정한다. 이 게임은 당신의 사랑과 존중을 구하려하지 않는다. 그걸 가정할 뿐이다. 무제한적 선택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게임 시작후 수 분 이내에 왜 이 게임이 쩌는지를 보여주려는 부분유료화의 시대에, 엘더 스크롤 온라인의 접근법은 제니맥스에게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1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게임에서의 관객 효과 Twitching and Choking: The Audience Effect in Games http://www.psychologyofgames.com/2014/01/twitching-and-choking-the-audience-effect-in-games/ 다들 트위치TV(Twitch.tv 한국의 아프리카같은,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 아프리카처럼 게임 방송이 많음 - vsc)를 알 것이다. 아닌가? 여러분이 내놓는 대답을 실제로 들을 수는 없으니,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 약간의 설명을 하겠다. 트위치TV는 웹사이트로, 여러분이 하는 게임을 아주 쉽게 인터넷으로 스트리밍 할 수 있으며, 트위치TV의 시청자들은 이를 손쉽게 볼 수 있다. PC게이머들은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 있고 약간의 소프트웨어 설정만 손보면, 그리고 여러분의 웃는 모습을 화면 속 화면으로 보여주고 싶다면 웹캠만 구비되어 있다면 가능하다. 좀더 잘 아는 유저들은 콘솔 게임 또한 오래전부터 스트리밍 해왔으며, 플레이스테이션4는 아예 트위치 스트리밍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엑스박스 One 또한 올해 말에 이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따라서 트위치TV의 사용은 점차 저변을 넓혀가는 중이다. 나도 트위치 채널을 하나 만들까 생각했었지만 관두기로 한 이유들 중 하나는, 나는 누가 보는 앞에서는 게임을 죽쑤는 편이다. DotA2나 스트리트 파이터2 같은 하드코어한 PvP 게임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게임이든 내 캐릭터가 그저 벽을 향해 걸어가는 중에 웹캠에 대고 '중얼중얼 젠장!"하고 말하는 일이 두려운 것이다. 내가 이걸 걱정해야하는걸까? 당신을 바라보는 관객이 존재하다는 사실이 당신의 게임 실력에 영향을 미칠까? 연구자들은 말하길 ... 그렇습니다 !! 아울러 아니오!! 라고도 말한다. 왜냐면, 경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적 조장"에 대한 연구가 1900년대 초반에 크게 유행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싸이클이나 낚시 등 다른 이들과 경쟁하는 환경에서의 퍼포먼스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한 바 없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경쟁하는 가운데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멋져 보이고자하는 향상된 동기부여, 또는 다른 이들의 성적에 대한 정보를 접함으로써 자기는 어느정도나 더 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등등 때문에. 그저 봐주기만 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솔로 퍼포먼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한 결과 - "관객 효과"라고 부른다 - 초기의 연구들은 적은 수의 관객조차도 난이도가 낮은 수학문제 풀기나 간단한 눈-손 협응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 의하면, 의미없는 단어들의 목록을 기억하는 등의 어려운 작업에 있어서는 퍼포먼스가 더 안좋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슨 일일까? 현재의 가장 올바른 설명은 "집중-갈등 이론"으로, 일리노이 대학 (University of Illinois)의 연구자인 로버트 바론(Robert Baron)과 글렌 샌더스(Glenn Sanders)가 제안했다. 이들에 따르면 관객들은 다양한 이유로 우리의 집중을 방해하며, 이는 피실험자가 관객에 대해 '저들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에 대해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어떤 일을 수행하려는 우리의 의도와, 우리의 퍼포먼스에 대해 관객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보고 싶다(아니면 그저 생각만이라도)는 의도 사이에 갈등을 야기한다. 간단한 일 또는 우리가 이미 매우 익숙한 일의 경우에 우리는 여유분의 정신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왜냐면 이 일들은 우리의 인지적 능력을 조금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객에 쏠리는 주의력을 관리할 수 있으며, 일에 집중하여 퍼포먼스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관객들이 모두 못된 놈들이라 우리에게 소리를 질러대거나, 수행해야 하는 일이 아주 어렵거나 전혀 안해봤던 일이라면, 이 경우에 요구되는 우리의 주의력과 정신력이 아주 높아서, 퍼포먼스는 저하된다. 샌더스와 바론이 밝힌 바로는 심지어 이러한 주의분산을 제거하더라도 정신적 자원의 고갈은 한동안 퍼포먼스가 저하된 채로 유지되게 만든다. 이것이 PvP 게임에서 상대에 대한 욕설이 종종 먹혀드는 이유이다. 여러분은 상대의 주의를 분산시키며, 때로 그들이 게임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정신력을 여러분이 줄기차게 쏟아내는 '당신 어머님 ...' 운운하는 농담으로 돌리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연구들에 의하면 관객이 적대적이거나 좋지 않게 보고 있다고 여겨질 경우 관객 효과는 강화된다. 제임스 무어(James Moore)와 조이 브릴린스키(Jody Brylinsky)는 1993년에 이 이론을 실험할 특이한 기회를 잡았다. 그들은 1988년부터 1989년까지 북대서양 연맹 시즌의 농구 경기 데이터를 파던 중, 홍역 발생으로 인해 한 팀의 경기가 격리된 채 - 즉 관객이 없이 - 로 치러져야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코트에서 양 팀이 서로만을 마주보며 경기를 해야하는 것이다. 불과 몇 주전 있었던 양 팀 사이의, 울부짖는 관객들 앞에서의 기록과 비교함으로써, 연구자들은 복잡하면서도 부담이 큰 농구 경기의 플레이에 있어 관객의 부재가 탁월한 퍼포먼스 향상을 야기함을 보였다. 다른 말로 하자면, 덜 말아먹은 것이다. 비디오 게임에서의 관객 효과와 사회적 조장 이론에 대한 연구는 그닥 많지 않은 가운데, 니콜라스 바우먼(Nocholas Bowman)과 그의 동료들이 최근의 사례를 제공했다. 이 연구에서 그들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FPS인 퀘이크3 : 아레나를 각기 높은 난이도와 낮은 난이도로 플레이하게 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소수의 관객 앞에서, 그리고 혼자 하게 했다. 눈-손 협응이나 3차원 공간 능력 등의 특정한 측면을 통제하고 난 후에도, 연구자들은 최소한 낮은 난이도에서는 관객이 있는 쪽이 더 퍼포먼스가 좋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나는 복잡하고 어려운 피파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을 트위치TV로 방송하며 플레이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았다. 채팅창이나 시청자수에 눈길을 주지 않더라도 여러분은 아마 관객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를 떠올릴테고, 이는 게임에 소요되는 정신력에 차질을 줄 것이다. 그러나 마인크래프트나 최신 레고 게임과 같은 쉬운 게임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며 돌아다닌다면, 관객 앞에서 여러분의 퍼포먼스는 향상될 것이다.
  1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oksong.tistory.com/m/post/view/id/57 아름답군요. 특히 "색, 채도 :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가 맘에 들어요.
  1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닌텐도의 문제는 이와타 사토루가 아니다. 미야모토 시게루이다. Iwata isn't Nintendo's problem. It's Miyamoto http://www.eurogamer.net/articles/2014-01-25-iwata-isnt-nintendos-problem-its-miyamoto ---------------------------------------------------------------------------------- 이와타 사토루의 자리가 위태롭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자신의 발언 때문이기도 하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2002년 이래 닌텐도의 사장이자 대표이사인 이와타는, 회사를 이끌어 DS와 Wii의 성공을 일구고, 터치와 모션 컨트롤 분야의 혁신을 일으켰으며, 새로운 시장을 탐험하고, 거대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와 같은 회사들을 제치기도 했다. 스마트폰은 잊어라 - 닌텐도가 지금 필요로 하는건 바로 이런거다 그러나 닌텐도는 지금 2000년 초기에 비해서도 더 좋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3DS는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으며, Wii U는 망했고, 회사는 3년 연속 적자를 보이며 주가는 주저앉아 있다. 사람들은 닌텐도의 돈키호테식 전략, 빛바랜 써드파티와의 관계, 그리고 비효율적 마케팅을 들어 이와타를 잘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도 - 상상하기 어려운 것을 상상해 보자면 - 닌텐도의 발전을 지체시키고 있는 유명인이 하나 더 있다. 수십년에 걸쳐 닌텐도의 가장 가치있는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람이다. 바로 마리오의 창조자이자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 유명한 EAD 개발팀의 총책임자인 미야모토 시게루이다. 최근에 그는 스스로의 일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 닌텐도를 둘러싼 많은 수식어들이 저지르고 있는 실수들 중 하나는, 교토에 자리한 이 회사를 소니나 마이크로 소프트와 같은 플랫폼 회사로 다룬다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플랫폼 회사로서의 닌텐도는 그 자신의 진면모에 따른 부산물일 뿐이다. 닌텐도는 게임 회사이다. 닌텐도에게는 게임을 판매하는 것 - 주로 그 자신의 게임들 - 이외에는 콘솔 사업을 유지해야만하는 어떤 필수적 이유가 없다. 닌텐도는 실제로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이며,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게임 상표이다. 마치 블리자드나 락스타처럼 말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의 일부로 콘솔을 만들었을 뿐이다. 왜냐면, 내가 보기에 닌텐도는 사업적으로나 철학적인 측면으로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분리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닌텐도가 다른 플랫폼으로도 게임을 개발해야한다는 주장을 묵살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물론 그래준다면 혹하긴 하겠다) 아니면 이런거 따라서 닌텐도의 현상황을 기술회사로서의 관점이 아니라 게임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본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닌텐도의 개발분야 수장이다. 닌텐도의 내부작업은 극비리에 이루어지기로 유명하지만, 미야모토가 프로젝트에 광범하게 관여하며 종종 디자이너이자 프로듀서로 게임에 직접 관여하는 가운데, 긴 시간동안 그의 조력자로 일해왔던 테츠카 타카시가 모든 게임 프로젝트의 관리상의 책임을 맡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전해지는 바로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61살의 젊은이처럼 보이는 미야모토는, 날카롭고 분석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까다로운 보스로 자기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고 화도 잘 낸다. 그는 닌텐도 최고의 홍보 자산이기도 하다 - 가장 널리 알려졌으며 가장 존경받는 게임 개발자 중의 한 명이며, 닌텐도의 가치를 확고한 것으로 만든 사람이자, 지구상에서 최고로 사랑받고 최고로 많이 팔린 게임으로 비할 데 없는 기록을 가진 게임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지금, 게임 개발사로서의 닌텐도는 뻔해 빠졌다. 말도 안돼. 라고 아마 생각할 것이다. 수퍼마리오 3D 월드에 10/10점을 주고 2013년 최고의 게임으로 뽑았잖아? 지난 12개월간 3DS에서의 수작들은 어쩌고? 닌텐도는 여전히 위대한 게임들을 만들어낸다고 ! 물론 그렇다. 만들어내는 게임들이 적지 않음에도 그들 하나하나의 품질에 쏟는 닌텐도의 노력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문제점을 모호하게 만든다. 아트웍은 최고로 매력적이며 잘 다듬어져 있다. 디자인은 잘 정제되어 있으며 독창적이다. 기술적으로도, 게임 기술 분야에서의 최첨단에 대한 닌텐도의 기준이 다른 회사들과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또한 훌륭하다. Digital Foundry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녹색 선이 숫자 60아래로 절대 내려가지 않고 있으며, 이는 수퍼마리오 3D 월드가 작년에 만들어진 기술적으로 최고의 게임임을 보여준다. 리뷰 점수는 날아다닌다. (그리고 나는 우리 비평가들이, 닌텐도 게임을 사랑하고 그들의 게임을 그들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판단하도록 효과적으로 훈련해왔음을 흔쾌히 인정한다. 우리들 중 많은 이들이 유년기때부터 이 문제의 일부이다) 아니면 이거 그러나 이걸 한 번 생각해보자 : 2013년에 닌텐도가 내놓은 멋진 게임들 하나하나가 어떤 형태로든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수퍼마리오 3D 월드는 작은 게임 플레이 아이디어들이 줄지어 반짝거리는 게임이지만, 큰 아이디어를 담은 게임은 수년째 볼 수 없다. - 3DS와 Wii U 양쪽 모두에서 마찬가지이다. 재탕과 후속작의 목록이다. 닌텐도의 가장 마지막 새 타이틀은 위 스포츠(Wii Sports)였고, 이는 2006년으로 돌아간다. 위 스포츠는 이를 보여주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사례이다. 이 게임이 닌텐도에서 내놓은 최고로 정교한 게임은 아닐지언정, 가장 정교한 게임들 중 하나이긴 하다. 닌텐도는 개발사이자 퍼블리셔로서 그런 정교한 게임들은 반다스 (dozen) 정도 내놓았다. 수퍼마리오 시리즈, 테트리스, 포켓몬, 그리고 브레인 트레이닝까지. 자기들의 콘솔에 이런 게임들을 내놓고 수천만장을 팔아치웠다. 이 게임들은 단순히 Wii의 킬러 게임만이 아니었다. 그 자체가 바로 Wii 였다. 마리오 카트 Wii와 같은 후속작들의 성공은 바로 여기에 기대고 있다. 1981년으로 돌아가 돈키콩 오락실 게임기를 보면, 닌텐도는 자기들 앞을 가로막은 장애물을 계속해서 격파하고 심지어 그 자신만을 위한 시장을 만들어내면서 지금까지 왔다. 인수합병이나 마케팅, 명민한 사업 전략이나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바로 킬러 게임들을 통해서. 그렇기 때문에 미야모토의 얘기가 나온다. 닌텐도 게임 개발의 주요 인물로서, 3DS에서 - 그리고 좀더 급하게는 Wii U에서 - 이런 게임들, 즉 새로운 게임들을 발견해내는 것은 바로 미야모토의 책임이다. 만약 그가 해낼 수 없다면 - 그리고 61이라는 나이와, 그간 돈키콩으로부터 위 스포츠까지 자신이 만들어왔던 시대를 규정했던 게임들을 고려할 때 이제는 좀 기운이 빠질만도 하다는 점에 비추어 - 그는 이를 해낼 수 있는 좀더 재능있는 이를 키워내 그들로 하여금 닌텐도가 언제나 그래왔듯 자신의 전통에 맞는 강력하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도록 지원했어야 한다. 아니면 이거 미야모토는 여러 인터뷰에서 이런 부분이 최근들어 자신이 주력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한 가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재능있는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EAD의 도쿄 지부가 그것이다. 헌데 그들은 지금 무얼 하고있는가? 수퍼마리오 게임을 만들고 있다. 미야모토의 유산을 다듬고있는 것이다. Wii와 DS를 통해 유입된 캐주얼 유저층은 아마도 닌텐도의 팬으로 머무르지는 않을테고 그럼에도 전통적인 팬층 - 특히 일본의 - 을 붙잡을 필요는 있었기에, 닌텐도는 최근 몇년간 자신의 유명 프랜차이즈와 잘 알려진 게임들에 점점 더 강하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닌텐도가 내놓은 게임들은 점점 자기복제적이 되어가고 있으며, 거의 포스트모던할 지경이다. Wii에서 Wii Sports가 이루었던 히트를 Wii U에서 재현해주었어야했던 닌텐도 랜드(Nintendo Land)는 과거의 영광을 모은 놀이공원이자 향수 어린 회전목마였다. 수년 내 가장 독창적인 젤다 게임이었던 "젤다의 전설 : 신들의 트라이포스2 (The Legend of Zelda : A Link Between Worlds)"는 22년된 고전 게임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을 쓰지만 않았더라면 아주 신선한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2013년 닌텐도 다이렉트는 어울리지 않는 회상들의 조합이자 콜라보레이션 범벅이었다. 닌텐도의 캐릭터들, 그 중에서도 몇몇은 잘 알려지지도 않은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게임의 세계를 침범하거나 무쌍 시리즈 또는 소닉 더 헷지혹과 이종교배했다. 명망있는 퍼즐 게임의 리메이크에서는 루이지의 얼굴이 마리오의 위를 지나가고, 새로운 게임인 패미컴 리믹스 (NES Remix)는 아주 오래된 게임들의 조각을 모아 만들어졌다. 닌텐도는 앞을 보고 있지 않다. 그들은 거울을 보고 있으며, 그 거울 속에는 좀더 젊은 자신의 모습이 비춰질 뿐이다. 아니면 이거 8자리 숫자의 히트를 기록할 새로운 아이디어만이 회사 전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은 닌텐도의 역사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작년에 나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프로듀서이자 미야모토가 가장 신뢰하는 부서장들 중 한 명인 에이지 아오누마에게 닌텐도가 새로운 게임 시리즈를 필요로 한다고 보는지 물었다. 그는 새로운 IP를 육성하고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는 일과 닌텐도 게임 팬들의 애정을 관리하는 일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이 의견에 공감한다. 그러나 이제는 첫번째가 두번째보다 더 시급한 시기가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미야모토 본인이 이런 상황을 모를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혁신가로서 그 자신의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아마도 여러 후속작과 파생게임, 그리고 레트로한 수집품의 개발에 ok사인을 내면서 팬들을 기분좋게 하고 판매량을 쌓아나가며 닌텐도의 다음 마법탄환이 장전되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는 도쿄 A팀으로 Wii U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작업하고 있다고하며, 아마도 이 프로젝트가 내가 말하는 그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하는 작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소식이 바로 전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내 의견이 틀렸음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그렇다고해도, 예를들어 닌텐도의 벽 안에서 미야모토가 회사의 생존 본능보다 더 보수적인 본능과 싸우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의 풍성하게 빛나는 전설이 그의 밑에서 일하고 있는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지표가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일지도 모른다. 그는 누구도 능가할 수 없는 스타이며, 그의 오리지널 창작품들은 그의 후계자들에 의해 서비스 될 필요가 있다. 후계자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도록 영감을 주기보다는 말이다. 나는 이 위대한 인물이 내 의견에 동의한다고해도 놀라지 않겠다. 그에겐 '적절한 때'라는 것이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야모토의 후계자들은 언제나 '준비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미야모토가 물러나기 전에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는, 그들은, 그리고 우리는, 그저 그렇게 두어야만 할지도 모른다.
  1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트위터에서 sequia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오픈월드와 샌드박스는 다른 거라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무심코 엇비슷하게 쓰고 있던 이 두 용어를 제가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는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장차 sequia님이 두 게임의 차이점에 대해 좋은 글을 써주시겠지만, (아니면 이 글에 약간의 보충설명을 해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이리저리 뒤적거려보다가 … 위키피디아에 나온 얘기가 그나마 일반론으로서의 설명은 그럭저럭 잘 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어 살짝 옮겨봅니다. 한글 페이지도 살펴봤는데 달랑 2줄로만 설명되어 있는데다가 영문 페이지에서 구분해주는 오픈 월드와 샌드 박스를 구분하지 않고 있어서 … 아쉽지만 이하의 내용에서 출처표기 및 어지간한 링크들은 생략합니다. 양이 너무 많고 번거로워서 ;; 혹시나 링크가 들어가 있다면 해당 항목의 영문 위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원문 주소 : http://en.wikipedia.org/wiki/Open_world 오픈 월드는 비디오 게임 레벨 디자인의 한 종류이다. 오픈 월드 레벨 디자인에서 플레이어는 가상 세계를 자유 배회 (free roam) 하며, 목적에 언제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 상당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여기서 자유 배회란 샌드박스에서도 쓰이는 단어이다. “오픈 월드”와 “자유 배회”는 직선형 레벨 디자인에서 보편적인 보이지 않는 벽 또는 로딩 화면과 같은 인위적 장벽이 없음을 의미한다. “오픈 월드” 게임이 반드시 샌드박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샌드박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세계 그 자체를 조정하고 스스로 어떻게 게임을 플레이할지 결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오픈 월드 게임들이 게임내의 환경에서 절대적인 기술적 한계 또는 게임의 선형성이 갖는 내적인 한계 (지역 해제 등) 로 인해 어느정도의 제한을 갖기는 한다. 게임 플레이와 디자인 오픈 월드란 비선형적인 레벨(맵 구조) 또는 게임 디자인이며, 대상에 도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는 광대하고 열린 공간이다. 어떤 게임들은 전통적이면서도 오픈된 월드로 디자인된다. 오픈 월드는 작은 레벨들의 연속 또는 좀더 선형적인 장애물들로 이루어 진 레벨에 비해 더 큰 모험을 가능케한다. 리뷰어들은 오픈 월드 게임에 대해 평가할 때 플레이어가 메인 시나리오를 무시하더라도 더 넓은 레벨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방법들이 존재하는지에 기반하여 판단해왔다. 몇몇 게임들은 뉴욕시와 같은 실제 배경을 오픈 월드 게임의 모델로 사용하기도 한다. 주된 디자인 상의 장애물은 드라마틱한 스토리 구조와 오픈 월드의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디자이너가 예상치 못했던 행동을 취하곤 하므로, 게임의 시나리오 작가는 플레이어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스토리라인에 몰입시키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따라서 오픈 월드가 포함된 게임은 때로 게임의 스토리를 미션들의 연쇄로 쪼개거나, 훨씬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갖곤 한다. 그 외의 게임들은 메인 스토리라인을 방해하지 않는 사이드 미션들을 대신 제공한다. 대부분의 오픈 월드 게임들은 캐릭터를 백지 상태로 만들어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투영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랜드스토커 : 놀 왕의 보물 (Landstalker : The Treasure of King Nole) 과 같은 게임들은 좀더 디테일한 캐릭터와 대화를 제공하기도 한다. 2005년에 데이빗 브라벤 (David Braben)이 서술한 바에 의하면 현세대 비디오 게임의 서사 구조는 “1920년대 해롤드 로이드 (Harold Lloyd) 영화들의 이야기와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며, 진정한 열린 결말을 가진 이야기는 “제 5세대 인공지능 게이밍에서나 찾을 수 있을 성배”라고 한다. 오픈 월드 게임들은 흔히 플레이어에게 초기 생명력 개수 또는 컨티뉴 횟수를 주지만, 블래스터 마스터와 같은 게임은 플레이어가 너무 많이 죽을 경우 강제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한다. 오픈 월드 게임에는 또한 플레이어가 월드를 탐험하다가 길을 잃을 위험이 있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때로 오픈 월드를 감당 가능한 작은 섹션들로 나누기도 한다. 절차적 생성과 창발성 절차적 생성이란 수작업이 아닌 알고리즘에 의해 만들어진 컨텐츠를 의미하며, 종종 게임 레벨 또는 그 외의 컨텐츠들을 만들어내는데 쓰인다. 절차적 생성이 게임 또는 레벨의 연쇄를 비선형적이게 해준다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게임 개발 시간을 줄이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더 적은 자원을 사용해서 즉시적 (on the fly) 으로 더 넓고 큰 심리스 게임 월드를 만들어내는 뚜렷한 길을 열었다. 일반화된 규칙을 이용한 그럴듯한 월드를 만드는 이런 방식의 절차적 생성은 ‘월드빌딩’ 이라고도 불리운다. 대부분의 4X게임 그리고 로그라이그 류 게임은 일정한 규모를 지닌 게임 레벨을 만들기 위해 절차적 생성을 이용한다. 스피드 트리는 엘더스크롤 4 : 오블리비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쓰인 개발자 지향적 도구의 예이며, 레벨 디자인 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절차적 생성은 또한 개발자들이 Elite와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을 가능케 하기도 했다. 데이빗 브라벤과 이언 벨은 전체 게임 – 수천개의 행성과 수십개의 교역물자, 복수의 우주선 종류와 그럴듯한 경제 시스템을 포함한 게임 전체 – 을 22킬로바이트 이하의 메모리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창발성 (emergence) 은 비교적 단순한 게임 매커니즘의 상호작용 속에서 (예상했건 그렇지 않았건) 떠오르는 복잡한 상황을 의미한다. 피터 몰리뉴에 의하면 창발적 게임플레이는 게임이 좋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갖추었고 따라서 플레이어들이 게임 월드를 플레이하면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사실적으로 반응할 때 나타난다. 이는 심시티나 심즈와 같은 게임들이 플레이어를 끌어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사하게, 그랜드 테프트 오토와 같은 게임에서 도시 거주민들과 자유로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시리즈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해준다. 최근 수년간 게임 디자이너들은 플레이어들에게 그들 자신의 행동을 통해 게임을 확장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창발적 플레이를 북돋우려 노력해왔다. 이브 온라인의 게임 내 웹브라우저와 매트릭스 온라인 (The Matrix Online)의 XML 통합 도구, 그리고 세컨드 라이프의 프로그래밍 언어, 엔트로피아 유니버스의 환율 변동, 스크리블너츠에서 퍼즐을 풀기 위해 사용하는 복잡한 대상-문법 시스템 등이 그 예이다. 창발의 다른 예로는 물리학과 인공지능 사이의 상호작용이 있다. 이 분야에 남은 도전 과제로는 창발적 기술만을 사용하면서 어떻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BBC News에서 Elite의 공통 개발자인 데비잇 브라벤은 진정한 열린 결말을 가진 게임 디자인은 현대 비디오 게임의 “성배”라고 말하며, 이런 방향으로의 초기 시도로 Elite와 그랜드 테프트 오토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피터 몰리뉴 또한 창발성 (또는 창발적 게임 플레이) 이야말로 미래의 게임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랙 앤 화이트와 페이블 등 자신의 몇몇 게임에서 부분적이나마 큰 규모로 오픈 월드 게임 플레이를 도입하려 시도해왔다. 역사 1981년에 리처드 게리엇이 만들고 오리진 시스템즈에서 출시한 울티마 1 : 어둠의 첫 세기 (Ultima 1 : The First Age of Darkness) 가 아마도 처음이자 진정한 오픈 월드 컴퓨터 게임일 것이다. 동 시리즈의 세 번째 게임인 울티마 3 : 엑소더스는 오리지널의 오픈 월드 컨셉을 더 깊이 확장했고, 샌드 박스 게임 플레이의 초기 사례로 간주될만한 다른 종류의 이동 수단인 말 또는 보트 등을 도입했다. 우주 시뮬레이터 엘리트 (Elite)는 1984년에 오픈 월드 게임의 개념을 개척한 것으로 일컬어진다. 이외에 다양한 지상 탈 것을 통해 오픈 월드를 탐험하는 능력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몇몇 초기 게임들이 있다. Turbo Esprit은 1986년에 출시된, 도시를 자유롭게 배회하는 3D 게임이었으며, 이후에 그랜드 테프트 오토 시리즈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일컬어진다. 헌터 (Hunter)는 최초의 풀3D 샌드박스이자 3인칭 그래픽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플레이 프로덕션즈에서 1988년에 출시한 웨이스트랜드 (Wasteland) 또한 오픈 월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개척자이다. 이 게임은 거대한 오픈 월드를 배경으로 하며, 플레이어들의 행동은 영구적이며 영속적인 효과를 갖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특정한 지역을 떠나도 그 지역은 플레이어가 떠날 때의 상황 그대로 유지된다. 비선형적 게임 플레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시부터 월드의 상당한 부분을 탐험하며 자기가 원하는 순서대로 퀘스트와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이 퀘스트들은 때로 복수의 해결 방법을 갖는다. 플레이어는 또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로프나 삽 등 월드와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갖는다. ; 이는 진정한 샌드박스 스타일 게임 플레이의 초기 사례이다. 1994년 출시된 쿼런틴의 맵은 다양한 장소에서 미션을 고를 수 있으며, 차를 타고 지나가며 옆 창문으로 Uzi를 쏴대는 전략을 대중화시켰다. 닌텐도의 수퍼 마리오 64 (1996) 은 아날로그 스틱 및 카메라 조작과 더불어 당시 3D게임으로는 드물었던 자유로이 배회하며 즐기는 게임으로 혁명적으로 평가받았다. 다른 3D 게임에서의 초기 사례로는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1998), 마조라의 가면 (2000), DMA 디자인 (락스타 노스) 게임인 육체 수확 (Body Harvest), 엔젤 스튜디오 (락스타 샌디에고)의 미드타운 매드니스 (1999) 그리고 미드나잇 클럽 : 스트리트 레이싱, 리플렉션 인터랙티브 (Ubisoft Reflections) 게임인 드라이버 (1999) 등이 있다. 21 세기 세가의 야심찬 어드벤처 게임인 쉔무 (1999)는 3D 오픈 월드 게임 플레이로의 중요한 발자국이며, 오픈 월드의 서브장르인 ‘오픈 씨티’의 창시자로 간주된다. “FREE” (Full Reactive Eyes Entertainment) 를 내세운 이 게임은 비교가 불가능한 플레이어의 자유를 제공하며, 그 자신만의 밤낮 주기와 변화하는 날씨, 풀보이스 더빙된 NPC들이 자기만의 일상생활을 영유하는 광활한 샌드박스 도시를 탐험하는 전적인 자유를 준다. 이 게임이 가진 폭넓은 상호작용적 환경과 풍부한 선택지, 디테일의 수준과 샌드박스 타입으로 모험 가능한 도심의 풍경은 이후의 샌드박스 게임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3 및 그 이후의 후속작들, 세가 자신의 야쿠자 시리즈, 폴아웃3, 그리고 죽음의 예감과 비교된다. GSC Game World가 2009년 출시한 스토커 : 체르노빌의 그림자는 시대적으로 그 전과 후를 다룬 두 개의 후속작을 가지고 있으며, 자유 맵 스타일의 존은 섹터와 비슷한 커다란 맵으로 나뉘고 플레이어들은 한 섹터에서 다른 섹터로 자기 마음대로 또는 요구되는 퀘스트에 따라 이동할 수 있다. 커다란 문화적 충격을 가져온 시리즈로 1억 2500만 장이 팔린 그랜드 테프트 오토가 있다. GTA3는 앞선 게임들의 요소를 받아들이고 한데 녹여 새로이 몰입적인 경험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라디오 방송국은 세가의 아웃런이나 맥시스의 심콥터에서 볼 수 있으며 샌드박스 환경에서 택시를 운영하는 열린 결말 타입의 미션은 세가의 크레이지 택시의 기반이었고, NPC를 죽이거나 공격하는 기능은 포르토피아, 하이드라이드, 파이널 판타지 어드벤처 그리고 다양한 건콘 게임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플레이어가 보행자를 치어서 경찰에게 쫓기는 부분은 팩맨에 비교될 수 있다. GTA3의 출시 이후 3D 오픈 월드를 사용한 많은 게임들이 GTA3 클론이라 불리웠으며 이는 때로 비난이기도 했다. 이는 초기 많은 FPS 게임들이 ‘둠 클론’이라 불리워진 것과 유사하다. 또 다른 널리 알려진 오픈 월드 게임은 PC, 맥, 리눅스에서 천만장이 넘게 팔린 마인크래프트이다. 여기에 더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양한 지상 탈 것을 운전하며 오픈 월드를 탐험하게 해주는 몇몇 초기 게임들이 있었다. Turbo Esprit은 1986년에 출시된, 도시를 자유롭게 배회하는 3D 게임이었으며, 이후에 그랜드 테프트 오토 시리즈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일컬어진다. TX-1 (1983), The Battle-Road (1984), 그리고 아웃런 (1986)은 비선형적 운전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복수의 다른 길을 관통하는 다른 코스를 거쳐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2010년까지 출시된 많은 (시뮬레이션과는 반대 의미의) 아케이드 스타일 레이싱 게임 시리즈들 또한 오픈 월드 게임을 구현하고 있다. ‘같이 보면 좋은 것들’ 항목 및 ‘레퍼런스’ 항목은 생략합니다. ----------------------------------------------------------------------------------------------------------- 개인적으로 제가 원하는 샌드박스 게임에 필요하다고 여기는 요소들 중 몇몇 까다로운 부분들을 만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를 오랜시간 고민해왔고 그 답은 위에 언급된 절차적 생성 밖에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오픈 월드 페이지에서 무려 독립된 개별 항목으로 이걸 보게되니 왠지 ‘역시 내가 맞았어!!’ 라는 기쁨이 … 한편으로 (매번 반복하는 거지만) 아직 나의 수준은 현인들이 극히 공개된 장소에 적어놓은 몹시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구나 … 라는 아쉬움도 … 간추려보면 대충 오픈 월드는 레벨 디자인의 한 형태정도로 볼 수 있고 샌드박스는 오픈 월드 개념보다 좀더 정교한 매커니즘들이 개입하는 것 같은데 맞는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오픈 월드 또한 심시티나 심즈 같은 유형과 GTA는 다른 기분이 들지만 시간도 늦었고 비어 있는 부분들은 다른 분들이 메꿔주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만 자러갑니다.
  1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위저드리의 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글을 제가 아는 분이 번역하셨기에 퍼와봅니다. Making Wizadry 옮겨주신 mediahazard님께 캄사합니다.
  1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SNS에서 가끔 특정한 성향의 플레이어이자 개발자인 분을 보곤 합니다. 이 분들이 선호하는 게임들은 이렇습니다. 1. 비디오 게임을 선호함 2. 온라인 게임은 유해하며 시간 낭비라고 믿음 * 여기서 2번은 약간의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성인에게는 굳이 말리지 않겠지만 아이들에게 온라인 게임을 권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식의 예외죠. * 1번에서 언급하는 비디오 게임은 콘솔 및 PC게임을 통틀어 말합니다. 물론 대놓고 이런 말을 하는건 아니지만, 오랜동안 보면 이런 관점들이 조금씩 드러나곤 하더군요. 사실 10여년 전에는 이런 분들을 꽤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땐 아직 비디오 게임을 주로 즐기며 성장한 이들이 자라서 개발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고, (저 자신도 그런 케이스) 따라서 꽤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배경을 지닌 분들이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했고, 이제 이런 성향을 지닌 분들의 비중은 줄어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게임이건 비디오 게임이건 우열을 가리는데 있어 크게 의미있는 차이를 두지 않는 편입니다. 유해/무해 유익/무익보다는 각 게임 플랫폼의 장르로 이해하는 편이죠. 비디오 게임에는 그 고유의 맛이, 온라인 게임 또한 그 나름의 맛이 있다고 말이죠. 근데 앞서 언급한 몇몇 분들은 명확하게 우열을 가릅니다. 비디오 게임은 온라인 게임에 비해 우월하며, 온라인 게임은 비디오 게임에 비해 열등하다고 말이죠. 물론 저는 이분들의 의견이 '잘못되었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거라 믿죠. 저는 단지 궁금한거죠. 왜 그렇게들 생각하시는지. 그 '나름의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Ico designer Fumito Ueda on emotion, missing deadlines and parting ways with Sony 원문주소 : http://www.edge-online.com/features/ico-designer-fumito-ueda-on-emotion-missing-deadlines-and-parting-ways-with-sony/ 후미토 우에다는 라스트 가디언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다. 이 부분은 그의 계약사항에 명시되어 있다. 후미토는 2011년 12월에 SCE Japan 스튜디오를 떠났다. 그리고 자신의 게임을 마무리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돌아왔다. 그가 이 프로젝트에서 행한 창조적 작업들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다 - 이 말은 알아서 해석하자 - 따라서 이코(Ico)와 완다와 거상(Shadow of the Colossus : SOTC)의 디자이너는 감성적 상호작용과 완다와 거상의 맵 모양에 대해 우리와 인터뷰를 할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언제이든 예술로서의 게임이 거론될 때면 당신의 게임은 가장 첫번째로 언급되곤 합니다. 사람들이 왜 당신의 게임을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고 보시나요? 아마도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보편적 주제를 선택해서, 진심으로 우리 스스로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대단히 신중하게 만들어 냅니다. 진심으로 들리는게 중요합니다.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려면 감동적인 시나리오 이상의, 감동적이면서도 믿음이 가는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어려운 부분이 바로 거기였습니다. 믿음을 주기 위해서,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모두 제거해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게임들이 그토록 최소한의 것들로만 이루어진 듯 보이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포괄적으로 말해보자면, 저는 우리 게임들이 다른 게임들보다 덜 주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적 관점에서 예술적 가치는 제품의 수명을 늘려주는 요소이죠.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비디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통해 끝없는 예술적 표현이 가능하다해도, 대중에 대한 어필이 없다면 게임 개발은 사업으로서 유지되지 못하겠죠. 당신으로 하여금 감성정 공명을 주제로 게임을 디자인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코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감성적인 게임을 만들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이코가 그런 게임이 된 것은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죠. 제가 뭔가를 감성적으로 만들려고 했건 아니건,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거에요. 저는 화면에 나타난 캐릭터들이 서로를 상대로 싸우고 있지 않은, 그보다는 서로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를 마음 속에 담아두고, 당시의 하드웨어 사양이나 우리팀의 능력을 고려할 때, 최적의 방법은 두 캐릭터가 서로 손을 잡고 다닌다는 아이디어였죠. 우리팀의 능력이 향상되어감에 따라, 저는 손을 잡고 다닌다는 개념의 연장선으로 완다와 거상의 '매달리기' 개념을 떠올렸어요. 그리고나선,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기보다는 그간 우리가 해왔던 메커니즘을 사용해서 라스트 가디언을 개발하기 시작했죠. 손을 잡거나 거대한 존재에 매달려서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기술과 메커니즘, 그리고 디자인을 가능한한 잘 어울리도록 융합해야 했어요. 여전히 더 개선하고 싶은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아마도 정말로 개선하려하다간 끝이 없겠죠.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당시에는 제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점이었어요. 완다와 거상의 경우, 8번째 거상의 위치로 당신이 계획했던 위치는 어디였나요? 완다와 거상의 맵은 16개의 거상을 배치할 수 있게 디자인했어요. 다르게 말하자면 16개의 거상이 맵의 모양을 결정한거죠. 따라서 우리가 24개의 거상을 배치했더라면 맵의 모양이 완전히 달라졌을거에요. 우리의 의도는 16개의 최고의 거상을 선택하고 이를 좀더 낫게 만드는 거였어요. 숫자를 줄이기로 결정한건 프로젝트가 반쯤 진행되었을 때였죠. 아, 만들다 만 테스트 데이터와 반쯤 작업한 지역들도 있어요. 그러나 슈퍼마리오의 마이너스 월드 (Minus World)와 비슷하죠. 자세히 알면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게임의 감성을 해칠테니 모르는게 좋다고 봐요. 현실적으로 주어진 스튜디오의 예산과 데드라인에 비해 자신의 야망이 너무 크다고 느꼈던 적은 없나요? 저 자신의 야망보다는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을까를 상상하려 노력하죠. 물론 프로젝트에 주어진 제한이라는게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제한들이 내가 플레이어라면? 하고 상상했던 것을 이루려는 목표를 단념시키진 못해요. 지금까지 저의 게임 개발 과정이 균형을 이루어 왔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언제나 플레이어로서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해왔다고는 생각해요. 저의 그런 참을성 없는 부분들이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는거죠.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저는 결과를 빨리 보고싶어해요. 장기 프로젝트에서, 누군가의 야망이 시시때때로 오락가락하는 일은 필연적이죠. 이런 경우 저는 걸작들을 봅니다. - 영화나, 게임, 뭐 그런 것들이요 - 예술의 경이로움을 상기하고 스스로의 탄력을 회복하기 위해서죠. 우에다는 라스트 가디언의 출시연기에 대해 "무척이나 죄송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야심이 팀의 능력 이상을 요구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예를 들어줄 수 있을까요? 최근에 영감을 준 게임으로는 비욘드 : 투 소울즈와 라스트 오브 어스가 있네요. 영화로 보자면 특정한 영화보다는 극장에 관객들이 모여들고, 영화의 분위기가 극장과 어우러지는 순간, 그리고 재미를 찾는 일군의 사람들에 속해 있다는 것 - 뭐 그런 것들이 재미의 프로듀서에게는 큰 자극이 되는거죠. 어떤 엔터테인먼트가 사람들의 일상에 감동을 주는 체험은 꽤 고무적이에요. 최근 몇년간은 게임보다는 영화나 미술에서 더 큰 영감을 찾아내고 있죠. (앞서 말한) '참을 성 없는' 부분에 대해서 말인데, 크리에이터로서 당신에게 지난 8년간의 부담은 어느정도인가요? 단기적 결과는 제쳐놓고, 어떤 이유에서든 그렇게나 오랜 시간동안 팬들을 기다리게 한 점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5년 또는 그 이상의 프로젝트 싸이클에서 당신의 팀의 사기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나요? 사기를 관리한다는건 멋진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취미나 술이 일시적으로는 당신을 리프레시시켜줄 수 있을지 몰라도, 창의력을 자극해주진 않거든요. 또한 오리지널 이코와 완다와 거상 멤버들은 저만큼이나 디테일에 대해 안달하는 스타일들이에요. 전 언제나 빨리 만들고 싶어하죠. 그리고 생산성을 높이고 싶어하구요. 라스트 가디언의 경우, 제가 맡은 창의적 작업은 오래전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완료될까하는 문제는 제 통제를 벗어난 분야죠. 데드라인은 당신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드나요 쉽게 만드나요? 쉽게요 그렇다면 왜 이코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되지 못했으며 라스트 가디언도 이코와 유사하게 플레이스테이션3로 출시되지 못한거죠? 노코멘트 새턴용 에너지 제로는 당신에게도 어려운 프로젝트였죠. 그때의 경험으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었나요? 돌이켜보면, 에너미 제로의 개발기간은 9개월이었어요. 그것도 사양낮은 PC에서였죠. 하루에 최대 캐릭터 3개의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3D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했었고, 여기에는 페이셜 애니메이션도 포함되었었죠. 라이팅과 카메라 워킹도 제가 작업해야 했구요. 저는 스스로 작업을 서두를수록 최종 작업물 또한 그에 비례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몇 살때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결정했나요? 게임을 만들고 싶게 한 두 가지의 사건이 있었어요. 첫번째는 '비디오 백그라운드' - 이게 기술 이름이었어요 - 를 가진 애니메이션을 본 일이었죠. 이 애니메이션이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그리고나선, 13살때 저는 MSX컴퓨터를 샀죠. 그러나 그 즉시 좌절했어요. 그 이후에는, 꽤 늦은 나이인 26살에 와프(Warp)에 입사했고, 그것이 제게는 이코로 이르는 길이 되었죠. 저는 에리히 샤이(Eric Chahi), 미야모토 시게루, 스즈키 유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어요. 저와 같은 세대가 비디오 게임을 하며 자라났다면 이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건 불가능하죠. 비디오 게임이 예술이 되려면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까요? 어려운 질문이군요. 저는 '예술'이라는게, 예술가가 만들어낸 제품 또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품으로써는 주류 소비층에게는 그닥 매력적이지 못하더라도 그 매력이 오래가죠. 예술은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마치 F1 자동차처럼요. 예술의 정의는 애매하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저는 그걸 만들어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예술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한편으로 저는 저 자신을 예술가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디자이너죠. 왜 프리랜서가 되기로 하셨나요?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저 자신의 내적으로 많은 위기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게 뭔지 정확하게 말하긴 힘들어요. 제 자신의 성장과 커리어 등등이라고 해두죠. 거대 퍼블리셔와 일하면서 기술적으로 또는 창조적으로 장애물이 많았나요? SCE에 특정해서 말하는게 아니라 제가 일해봤던 회사들에서, 누가 이 장르를 만들라고 한다던가 저 게임을 만들라고 한다던가 뭐 그런 일은 없었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제안할 수 있었죠. 사용 가능한 예산을 제외한다면 이런 점에서는 인디 히사와 그닥 차이가 없어요. 우에다가 미래에 이루고픈 꿈들 중 하나는 좀비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좀비를 단순히 "쏴죽이기에 편한 적"이상의 무언가로 묘사할 방법을 찾아냈을 때의 얘기이다 프리랜서가 되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나요? 지금으로서는 크게 바뀐게 없어요. 그러나 불필요한 회의로 제 시간을 빼앗기는 일이 줄었고, 따라서 창의적 작업에 좀더 집중할 수 있죠 그토록 오래 일해왔던 회사를 떠나는건 어떤 느낌인가요? SCE에서 일할 때 저는 연단위로 계약을 했었죠. 그래서 제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변화는 없어요. 최근에 저는 재택근무를 하거나 SCE의 도쿄 시나가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죠. SCE의 반응은 어땠나요? 쉽진 않았어요. 아직은 자세한 부분을 밝히기가 좀 곤란하네요. 나중에 언젠가 라스트 가디언의 포스트모템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아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세대 플랫폼에서 개발 프로세스가 크게 바뀔거라 보시나요? 비디오게임과 기술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아마 향후 몇년간은 그렇지 싶습니다. 초기와 비교해보면, 게임 엔진과 에디팅 툴을 만드는 것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에게 큰 권한을 주는 것이었죠. 아주 섬세한 디테일까지 만질 수 있으니까요. 아울러 저는 이터레이션 속도가 높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디 개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산을 고려하여 표현 방법을 택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즉 예산효율을 가장 잘 판단하는 사람이 최고의 결과물을 얻게 된다는거죠. 플레이어들이 개발비가 많이 들어간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지금은 무슨 게임을 플레이하고 계신가요? 최근에 엔딩을 본 건 라스트 오브 어스네요. 그러나 가끔씩 하곤하는 다른 게임들도 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서 이걸 지원하는 게임들도 하구요. 당연히 공부해야되요 !! 아마도 2002년무렵부터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용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었는데요, 당신 게임의 매커니즘과 주제를 개선하기 위해 가상 현실을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가요? 저는 게임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매체보다 우월한 점이 여러가지라고 보는데, 그 중에서도 몰입의 정도 측면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가상현실보다 더 몰입적인 감각을 제공할 수 있는 다른게 뭐가 있겠어요? 매커니즘의 측면에서 얘기해보자면, 제 생각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보다는 제한적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쪽이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이코를 끝낸 직후 저는 그 당시의 상급자에게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용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이를 위해 연구 중이구요. 아울러,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언젠가 좀비를 주제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터치패드에 기반한 진입장벽이 낮은 하드웨어로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거기에 걸맞는 아이디어가 떠오를때 얘기죠. 다른 것들도 많아요. 하지만 비밀이죠. 좀비 게임은 넘쳐나는데도 좀비를 가지고 해볼만한게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좀비를 소재로, AI나 모션 테크놀러지, 그리고 플레이어 캐릭터의 조작성 측면에서 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들은 모두 게임 내 표현에 알맞죠. 특히 좀비를 단순히 쏴죽이기 좋은 적이 아니라, 캐릭터를 서정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다룰 수 있다면 말이죠. 언제나 가능성은 있는 법이니까요.
  1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Levels of Abstraction in Game Design 게시판 사정상 그림 사이즈를 좀 줄였습니다. 자세히 보고싶으신 분은 아래의 '원문주소'링크를 따라가 그림을 클릭하시면 큰 사이즈로 나옵니다 원문주소 : http://blog.sergeymohov.com/levels-of-abstraction-in-game-design/ 게임 디자인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종종 아이디어에 의해 주도되는 분야로 인식되곤 한다. 아울러 많은 이들이 게임 디자인을 순수하게 창의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함정에 빠져 기술적 측면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디어를 갖는다는건 멋지고 유용한 일이지만, 모든 이들이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아이디어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도 없음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의 적용이다. 컨셉 문서를 쓰거나 게임을 구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건 어떤 프로젝트에서든 게임 디자이너가 해야하는 실질적인 업무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아이디어, 컨셉, 팀 브레인스토밍과 창의력에 대해서는 더 깊이 파고들지 않겠다. 이들은 각기 새로운 포스팅이 하나씩 필요할 정도로 광범한 주제들이다. 이 포스팅에서는 게임 디자인의 기술적 측면들과, 다양한 상황들에 적용될 수 있으며 게임 디자이너가 더 적은 노력으로도 더 정확하게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줄 다양한 프로덕션 테크닉들에 대해 다룰 것이다. 진정한 게임 디자인 작업은 개발팀 (심지어 1인 팀이라고 해도)이 컨셉에 동의한 이후에 시작되기 마련이며, 그렇다해도 여전히 프로덕션 테크닉을 수박 겉핥기 하고 있는 정도이다. 당신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게임 디자인 레시피와 파편적 의견들, 포스트모템을 계속해서 찾아 헤매왔을 것이다. 아울러 제시 쉘(Jesse Schell), 브렌다 로메로 (브레쓰웨이트)(Brenda Romero(Brathwaite)), 이안 슈라이버 (Ian Schreiber), 대니얼 쿡 (Daniel Cook) 및 그 외 많은 이들의 놀라운 업적과 친숙할 것이다. 이런 짤막한 블로그 아티클에서 게임 디자인을 재고하려 노력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금 다루려는 주제는 이런 대단한 업적들과 충분히 병립할 수 있으며, 시작부터 이미 그런 업적들에 의존하고 있는 요소이다. 나는 이 지면에서 내가 수년간에 걸쳐 쌓아 온 방법론적 측면의 몇몇 생각들을 공유하려는 것이다. 나는 이들을 한데 묶어 단일한 이론틀로 정리했으며, 추상화 단계 (Levels of Abstraction : LOA)라 부르려 한다. LOA에 가장 가까운 비유는 아마도 나와 내 팀동료들이 파라디스 페르두스 (Paradis Perdus)를 작업하며 매일 보아왔던 유튜브 영상일 것이다. 이 영상은 인터넷의 어떤 측면을 반쯤 비웃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인데, '큐일 이론'에 따라 큐일 (현실에서의 추상화의 단계)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텍스트가 점점 더 추상적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http://www.youtube.com/watch?v=nfdEdE96En0 단순하게 보자면, LOA란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분석기법을 가능한한 유용하게 쓸 수 있게 해주는 프레임웍이다. 추상화란 게임 시스템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밸런싱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서로 다른 상황들은 서로 다른 추상화 단계를 필요로 한다. 게임 디자이너는 어떤 순간에든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추상화 단계를 선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자기 업무의 효율을 담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단한 스케치를 그려보이는 것이며, 이를 필요로 하는 특정한 팀원에게 보여주면 된다. 이때 최고의 방법으로 쓰인 것은 스케치이지만, 스케치는 때로 스프레드시트가 될 수도, 글로 쓰인 메모가 될 수도, 순서도나 프로그래밍 코드가 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LOA 수준은 팀, 예산, 개발 스케쥴, 개발 단계, 게임의 종류와 그 외에도 십여가지의 요소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각각의 LOA는 게임 디자이너로 하여금 게임 시스템을 더 나은 방식으로 공식화하거나 커뮤니케이션하게 해주는 도구이며, 따라서 공식화와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 다루게 해준다. 나는 독립 작업, 또는 협력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만났던 5 가지의 LOA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참고로 같은 프로젝트, 때로는 같은 매커니즘을 대상으로도 복수의 LOA가 사용될 수 있음 (또는 사용되어야함) 을 기억하길 바란다. 이에 대해 더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이 목록에 추가할 것이 있거나 여기에서 소개하는 LOA에 대해 말할거리가 있다면 메일을 주거나 댓글을 다는데 주저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이 포스팅을 이후에도 자주 인용할 것이므로, 필요하다면 언제나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개선할 것이다. 단계 1 : 실증적 그 자체로서 평이한 언어적 표현이 그대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추상화 단계이다. 아마도 게임 매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법이자, 때로 게임 디자인 문서나 웹사이트의 의 서두에 사용되며, 팀 동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자주 쓰이는 방법일 것이다. 이런 방식의 설명은 종종 게임 매커니즘의 동작을 보여주는 간단한 그림을 곁들이게 되는데, 이를 통해 설명은 좀더 명확해진다. 이때 사용되는 그림들에는 디테일이 별로 없으며 많은 경우 게임의 특정한 장면을 묘사하는 단순한 모형에 설명을 위한 몇몇 그림을 추가한 수준이다. LOA1은 어떤 공식이나 값도 포함하지 않으며 뭔가를 써서 표현해야 할 상황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게임 디자이너는 이후에 다시 찾아보기 위해 뭔가를 기록해두거나, 어떤 기술적 정보도 포함하지 않는 단순한 용어들로 매커니즘을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OA1이 어떤 게임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이용된다면, 나중에 게임 디자이너가 돌아왔을 때를 위해 실제로 그 매커니즘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정의하고, 맞는 공식과 더미값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하는 것은 프로그래머이다. 이 방법으로 일을 진행하면 종종 재반복(reiteration)이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의 멤버들이 게임의 여러 분야에 손을 대야하는 작은 팀 (또는 일인 팀)의 경우에는 그럼에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큰 팀의 경우에는 재반복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인해 문제가 될 수 있다. 단계 2 : 도식적 이 단계는 좀더 나아가서 게임 매커니즘이나 게임플레이를 표나 그래프로 표현하게 된다. 따라서 추상화의 단계는 높아지고 게임 플레이는 보다 공식적으로 서술된다. 어떤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LOA1과 병행해서 흔히 쓰인다. 어떤 매커니즘 또는 게임적 상황은 2단계를 통해 더 잘 묘사될 수 있으며, LOA1이 전혀 필요치 않은 경우도 있다. 이는 또한 어떤 3D모델링도 없이 작은 지역(미션) 또는 전체 지역(월드)의 레벨 디자인을 묘사하는 흔한 방법이기도 하다. 한편 수치가 적용되는 행동과 스킬을, 적용된 공식을 바꾸지 않고 밸런싱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실증적 추상화 단계로 써내려가거나 설명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 걸릴만한 큰 데이터를 비교하거나 보여주기 위해 LOA2를 사용하는 것은 괜찮은 생각이다. LOA1과 마찬가지로 LOA2 또한 게임 디자이너가 만든 공식을 사용하여 게임 매커니즘을 직접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공식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보여주거나 계산하는데에는 사용할 수 있다. 단계 3 : 수학적 수치가 사용된다는 점에서는 LOA2와 유사하지만, LOA3에서는 디자이너가 자신의 공식을 사용하여 게임 매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다. 더 높은 추상화 단계를 사용함으로써 디자이너는 더 높은 단계의 통제가 가능해지고 더 나은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이 단계의 추상화는 적용되기 전에 대규모의 테스트가 필요하다. 종이에 써서든 디지털 프로토타입이든, 실시간으로 공식을 바꾸거나 값을 변경할 수 있는 종류의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게임 디자이너라 이런 방법으로 매커니즘을 묘사해봄으로써 정확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더 정밀한 미세조절과 정확한 밸런싱이 가능하다. 한편 단점은 매커니즘의 적용이 시작되기 전에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를 해봐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가 실제로 이를 코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LOA3 는 수학만이 문제가 되는 분야에 사용하기에 좋다 : 논리적 퍼즐, 롤플레잉 요소 등 게임플레이에 심각한 변화를 주지 않고 종이에 쓰면서 쉽게 프로토타입이 가능한 경우가 이에 속한다. 점프, 이동, 또는 그 외 속도나 가독, 물리적 변수들이 개입되는 여러 요소에 쓰기에도 괜찮을 것이다. 단계 4 : 알고리즘적 4번째 추상화 단계에서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 매커니즘을 순서도, 의사코드 (pseudocode), 또는 명확한 안내가 기재된 동작의 순서를 통해 공식화한다. 이 LOA를 밸런싱에 사용하기는 어려운데, 이는 데이터 표현에 내재된 기본적 속성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매커니즘 동작의 논리적 구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동작이 순서에 맞게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기에는 좋다. 복잡한 게임 시스템에서 이런 문제들이 초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이후에는 아주 곤란한 지경에 처할 수 있으며, 그때가서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LOA4는 특정한 값이나 공식을 찍어낼 수 있다. 물론 디자이너가 그렇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LOA4의 사용에 있어 한 가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LOA4를 사용하려는 이유가 어떤 매커니즘을 실제 게임에 적용되었을 때와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종이 위에서 테스트하려는 것이라면, 실제 변수와 공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이 경우 플레이메이커 (Playmaker)와 같은 유니티를 위한 자동화 제한상태머신 툴이라면 아마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LOA4를 특정한 매커니즘에 기반한 로직이 제대로 동작할지 확인하거나 잘못된 처리 순서에 의해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할거라면, 각각의 상태에 대해 지나치게 자세한 곳까지 들어가지 않고도 간단한 순서도나 순차적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해볼 수 있다. 내 경험상, 큰 프로젝트든 작은 프로젝트든 LOA4를 사용함으로써 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한 시스템을 이런 알고리즘으로 공식화하여 써내려가는 데는 긴 시간이 소요되므로 디자이너들은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단계 5 : 프로그램 코드 때로 어떤 매커니즘 (또는 매커니즘의 일부)를 LOA4를 지나쳐 직접 코드로 써내려가는 것이 좋은 생각일 수도 있다. 복잡한 시스템을 알고리즘적 구조로 공식화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그 자체로서 최종적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 불필요한 일이 될 수도 있어서이다. 코드로 직접 쓴다면 쉽게 표현될 수 있으며 더 적은 공간을 차지하고 디버깅에 소요되는 노력도 더 적은, 단순하고 작은 동작들이 굉장히 많이 포함된 알고리즘의 경우에 특히 그렇다. 아래의 이미지는 때로 한 줄의 코드가 제한상태머신의 여러 동작을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매우 특정한, 또는 매우 독립적인 매커니즘을 이런 방식으로 써내려가는 것은 꽤 괜찮은 일이다. 게임 디자이너가 직접 코딩을 하는게 아니라면 이 방법은 매커니즘과 그에 대한 설명을 그 자체로 실제 적용할 사람들, 즉 프로그래머에게 제시하는 일이 될 것이다. 물론, 게임 디자이너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게 가장 쉬운 길이라 여길 때는 말이다. 아, 그나저나 이런 말 혹시 들어보았는가? 게임 디자이너는 코딩하는 법을 알아야만 한다.
  2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The 5 trends that defined the game industry in 2013 본문에도 명시되어 있지만 가마수트라 편집장의 글이라 당연히 북미 얘기입니다. 혹시나 흥미갖는 분들이 계실까봐 옮겨봅니다. 원문주소 : http://www.gamasutra.com/view/news/207021/The_5_trends_that_defined_the_game_industry_in_2013.php 가마수트라 편집장인 크리스 그래프트(Kris Graft)가 2013년의 큰 그림을 돌아보다 우리는 2013년을 과도기적 해로 얘기하려는 경향이 있다. 주된 이유는 2개의 새로운 콘솔이 발매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콘솔들의 발매조차 올해 게임 업계의 중대한 트렌드에 있어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과도기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2013년, 우리는 다양한 플랫폼과 시스템에 걸쳐 공유하고,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게임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을 목격했다. 이하의 내용들이 바로 올해를 규정한, 그리고 이후의 게임 개발과 사업에 영향을 줄 트렌드들이다. 비디오 게임 관음증 실시간 게임 방송 (livestreaming games - 아프리카나 트위치TV 등 게임 플레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이를 중심으로 모여 노는 것-vsc)과 게임 플레이 영상 공유는 2013년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이런 요소들이 실제로 재미를 유발하고 주류 유저들의 수용과 사용성을 지향하게 된 것은 바로 올해였다. 트위치는 이러한 흐름의 선두에 있다.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SCE)부터 모장(Mojang)을 거쳐 CCP와 다른 게임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게임을 실시간 방송하기 쉽도록 트위치와 융합하는 업데이트를 했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컨트롤러는 "공유"버튼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게임플레이를 끊김없이 간단하게 방송할 수 있다. 엑스박스원은 트위치 실시간 방송에는 약간 뒤처져있지만, 업로드 스튜디오(Upload Studio)와 '엑박, 녹화해!'라고 외치는 능력만 있으면 게임 플레이를 녹화하여 이후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은 여전히 조금이나마 차세대의 기적에 속한다. 좀더 내다보자면, 우선 실시간 방송 기능과 비디오 공유 기능을 통합하는 것은 게임과 플랫폼의 표준이 되어갈 것이다. 다음 단계는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을 디자인함에 있어 시작부터 관전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가상 현실이 현실이 되다 2012년 여름 오큘러스 리프트의 크라우드 펀딩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부터, 가상 현실의 흥분이 주는 새로운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2013년에는 수천개의 오큘러스 리프트 개발자킷이 출시되면서 이 하드웨어가 갖느 잠재력이 실체화되기 시작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개발사는 일전에 새로운 종류의 상호작용 경험을 시험하고 가상현실 고글의 잠재력을 이끌어 낼 주체는 인디일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바로 그 일이 올해 일어났다. 개발자들은 리프트를 통해 홀로덱 스타일의 경험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들은 유저에게 목이 잘려나가는 느낌을 주고, 호러 게임 내에 호러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이정도인 것이다. 여기에 점차 가속도가 붙고있다. 오큘러스VR팀은 이미 많은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전 id의 기술부문 수장이던 존 카맥을 그 구성원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가상현실과 게임의 결합은 오큘러스VR뿐만이 아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VR을 개발중이라는 소문이 있다. 전 밸브 엔지니어들이 모인 테크니컬 일루전(Technical Illusion)사의 증강/가상 현실 CastAR 시스템과 같은 다른 스타트업들 또한 차후에 가상현실 기기를 주류 시장에서 상업화할 길을 모색 할 것이다. 메이저 콘솔 개발사들이 인디의 환심을 사려하다 올해 우리는 메이저 비디오 게임 콘솔 개발사들이 작은 인디 개발자들에게 이전 어느때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았다. 특히 올해 있었던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의 발표에서, 퍼블리싱 정책과 작은 개발사들에 대한 전체적 태도에서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개발사들이 벽으로 둘러쳐진 콘솔의 정원으로 들어가길 간청하는 대신, 콘솔 개발사들이 인디의 환심을 사고 그들을 초대함으로써 콘솔 라인업을 키워주길 원했다. 이 트렌드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는 콘솔에서 자가 퍼블리싱을 가능케하는 능력이었다. 자가 퍼블리싱에 대한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의 전략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게임 개발자들의 원성에 주의를 기울여 자가 퍼블리싱 정책을 더 낫게 바꾼 바 있다) 콘솔 게임 시장은 마케팅 의존도가 크고, 상품 인지도 또한 그에 좌우받는 시장이다. 따라서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 별도의 퍼블리싱 파트너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3사의 자가 퍼블리싱 정책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음에도 그 핵심은 이러한 별도의 퍼블리싱 파트너가 필요치 않도록 가려한다는 점이다. 이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그리고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게임을 완성하기 전에 팔기 알파 펀딩 - 플레이어들이 아직 개발중인, 따라서 만들어지지도 않은 게임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것 - 이 올해들어 점점 더 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모장의 마인크래프트는 이 분야의 초기 사례이다. 그러나 2013년 알파 펀딩계의 비중있는 변화는 밸브의 스팀이 도입한 얼리 억세스였다. 케발 우주 프로그램 (Kerbal Space Program), 행성 전멸 (Planetary Annihilation), 자연선택 2(Natural Selection 2), 프로젝트 좀보이드 (Project Zomboid) 등 알파 펀딩 게임들의 목록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개발자들은, 게임이 개발 중에 있는지를 투명하게 밝히기만 한다면 플레이어들은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을 경험하기 위해 돈을 낼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파 펀딩은 또한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 과정에 유저들의 커뮤니티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계속해서 현대의 비디오 게임이 만들어지는 방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디의 현실을 확인하기 인디는 수년간 큰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 시장이 성숙해져감에 따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는 그 이전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나는 어떤 특정한 플랫폼, 구체적으로 모바일이 얼마나 더 확장되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말할 수도 있다. 거대 회사의 소수의 게임들이 어떻게 차트의 최상위권을 지배하는지에 대해서도, 유료 게임들이 어떻게 지표 주도적 부분유료화 게임들로 바뀌었는지도, 프로덕션 퀄리티가 어떤지, 따라서 "인디 친화적인" 플랫폼에서 비용이 얼마나 치솟아 올랐는지도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아직 절정에 달하지 않았음을, 12월인데 이미 십여개의 스팀 게임들이 출시되었음을, 그리고 이러한 격동은 점점 더 격심해 질 것임을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신, 스프라이 폭스에서 만든 트리플 타운이라는 게임의 리드 게임 디자이너인 대니얼 쿡이 최근에 가마수트라에 달아준 멋진 댓글을 링크하겠다. 이 댓글이 2013년에 대한 몇 가지 관점과 이후에 대한 현실적 기대들을 전해줄 것이다. ------------------------------------------------------------------------------------------ 좋은 내용이라고 봅니다만 아무래도 북미 시장과 우리나라 시장은 차이가 좀 있다보니 애매하군요. 전 가끔 이런 것들이 헷갈리더라구요 - 북미나 일본에서 야단인데 우리나라에서 잠잠한 듯. 근데 정말 잠잠한가? -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는 듯 한데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잠잠한 듯. 근데 정말 잠잠한가? 등등등 ...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도 조만간 gdf에서도 뭐 이런거 좀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연말이기도 하고. - 올해의 5대 이슈 - 올해의 게임 5선 등등 순위 매기기라던가 ... 아 하지만 이 순위매기기는 참여율 저조로 폭망할 ... ㅋㅋㅋㅋㅋ
  2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The meaning of "Doom" 둠 20주년을 맞아 여기저기서 이를 언급하는 글들이 나오네요. 일단 짤막한 놈으로 하나 물어왔습니다. http://www.economist.com/blogs/babbage/2013/12/video-games 20년전 오늘, id Software라는 텍사스의 작은 회사가 위스콘신-메디슨 대학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의 FTP 서버에 파일 하나를 업로드했다. 이 파일은 거의 모든 사람이 들어보았을 몇 안되는 비디오게임, "둠(Doom)" 이었다. 둠은 백만장이 팔렸고, 가능한한 모든 하드웨어로 이식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자랑한다. 이는 비디오 게임처럼 개별 작품의 수명이 아주 짧은 분야에서는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둠은 왜 그토록 특별한가? 흔한 대답으로 최소한 그 당시에는 엄청났던 그래픽이 있다. "둠"은 플레이어를 현실적인 3차원 세계에 데려다 놓는다. 이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당시의 하드웨어에서 그런 성취가 준 충격을 설명하기는 무척 힘든 일일 것이다. "둠"은 인텔의 386CPU에 4메가의 램에서 돌아갔다. 이는 현대의 최신 핸드폰 카메라가 찍는 사진 몇 장의 용량과 같다. 게임 플레이 - 타이트하고, 빠르며, 군살이 없는 - 또한 종종 언급된다. 비교적 간단한 멀티플레이어 모드를 통해 두 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컴퓨터를 연결하여 게임 내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런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대의 게이머들에게 그 충격을 전달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가상 현실"은 당시 거대한 유행어였으며, 둠은 바로 그런 가상현실을 책상 위로 끌고와 친구와 공유하게 했던 것이다. (물론 이런 가상현실을 통해 그들은 서로에게 원자무기를 쏘아대곤 했다.) 컨텐츠는 논쟁적인 부분이 있었다. 게임은 악마적 이미지와 가득한 피로 유명했으며, 이는 비디오 게임이 청소년들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사건의 가해자들은 둠의 팬들이었다)의 정신 건강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초기의 윤리적 공포에 불을 당겼다. 둠이 1인칭 시점을 제공하는 최초의 게임은 아니었지만 (id Software가 둠보다 먼저 출시한 울펜슈타인 3D 또한 같은 시점을 사용하고 있었다) 1인칭을 먼저 도입한 게임들 중 하나였다. 현재 1인칭 슈팅 게임은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높은 엔터테인먼트 제품들 중 하나이다. 필자에게는 기쁘게도, "둠"이 일으킨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절묘한 것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비디오 게임은 주로 수동적인 엔터테인먼트 제품으로, 상호작용적인 텔레비전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사람들은 게임을 하나 사서 엔딩을 볼 때까지 또는 지겨워질 때까지 플레이한다. 그러나 "둠"은 너무나도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유저들을 더 파고들게 만들었다. 그들은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자기자신만을 위한 스테이지를 만들어냈다. 기초적인 CAD 프로그램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낸 세계에서 뛰어노는 것은 놀랍고도 자유로운 경험이었다.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필자의 첫번째 커스텀 스테이지는 자신의 집을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 그 자체를 가지고 놀게 만들었다. 무기의 작동 방식이나 몬스터의 행동을 바꿔보면서. 컴퓨터를 좋아하지만 컴퓨터의 동작에 대해서는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는 12살 먹은 이에게 이런 방식으로 컴퓨터를 다뤄보는 것은 내부의 매커니즘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것이었다. 둠을 여기저기 고쳐보면서 노는 것은 컴퓨터라는 기계와 거기에 담긴 프로그램들의 신비에 대해 배우는 멋진 방법이었다. id는 이런 인가받지 못한 개조를 멈추려고 하는 대신 끌어안았다. is의 다음 게임인 "퀘이크(Quake)"는 이런 일들을 독려하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둠과 퀘이크가 불을 당긴 이러한 개조, 또는 "모딩(modding)" 활동은 게임 산업의 성장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필자는 다른 이들의 창조물을 재조립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게임 업계에 뛰어든 인물들을 알고 있다. (id의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팀 윌리츠(Tim Willits) 또한 집에서 혼자 만든 "둠"의 맵을 회사에서 인정받아 채용되었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상업적 제품들 - 때로 특정한 게임 장르 전체 - 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보면, 게임에 매료되어 자신의 침실에서 신나하는 10대 소년 (때로는, 드물긴 하지만, 소녀)을 만나볼 수 있다. 둠은 개인적 차원에서도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일개 매체 소비자에 불과했던 플레이어를 맘먹기에 따라 프로듀서도 될 수 있는 존재로 바꿔놓았으며, 이는 다른 매체에서 찾아보기는 무척 힘든 경우이다. 아마추어 영화제작자가 자신의 열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값비싼 장비들과 출연진이 필요하다. 악기 연주에 숙련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연습이 필요하며, 밴드를 꾸리려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필요하다. 소설을 쓰는 것은 좀더 쉬워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자기만의 둠 모드를 만드는 것은 하루나 이틀만 배우면 될 정도로 쉬웠다. 약간의 연습만 거치면 프로급의 결과물을 양산하는 것도 가능했다. "유저생성 컨텐츠"는 수년전에 떠오른 유행어이지만, 그 시작은 이미 둠이 점유하고 있다. 냉소적인 사람들이라면 둠을 그저 일개 비디오 게임으로만 취급할 것이다. 아마 그게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둠이 허락한 개조의 자유는 컴퓨터 문화의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진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의 초창기에 컴퓨터란 단지 다른 이들의 제품을 소비만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컴퓨터는 사용자의 창의력에 의해서만 제한을 갖는 기계이자, 정보화세대를 위한 생산 수단이었다. 데스크탑 컴퓨터는 해방을 위한 것이었으며, 보통 사람들에게 그들 자신의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도구였다. (오늘날 3D 프린터가 시사하는 바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둠의 코드를 작성한 기술 거장 존 카맥은 그 자신이 고전적 의미의 해커였으며, 오픈 소스 및 실험 실천에 참여했었다. 컴퓨터 게임의 내부를 가지고 노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이런 세계로 향하는 첫번째 발자국이었다.
  2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경매장은 엿같은가? http://www.raphkoster.com/2012/03/20/do-auction-houses-suck/ 아주 오래전, 경제가 아주 중요한 SF설정의 게임이 있었다. 근데 Eve라는 게임은 아니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자기들이 하고자 한다면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할 수 있다. 건물을 상점용도로 만들 수 있다. NPC를 그 건물에 세워둘 수 있다. NPC가 팔 물건들을 설정할 수 있다. 각 아이템의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NPC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상점 홍보를 위해 광고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자기 맘에 드는대로 상점을 장식할 수 있다. [/list:u] 이 기본적인 기능들을 통해 몰입적 게임 플레이는 크래프팅 시스템과 연계되었다. 이는 상점을 운영하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공급의 연쇄고리를 만들고, 안정적 상품망을 만들고, 단골 손님을 개발하고, 마케팅 캠페인을 구축하고, 좀더 일반적으로는 뒷마당 가판대를 보편화시켰다. (뒷마당 가판대 얘기는 제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등지에서 아이들이 용돈벌이 겸, 사업의 개념을 익힐 겸 자기들이 직접 만든 상품을 행인에게 판매하는 레모네이드 가판대가 좀더 포괄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의미로 이해했기에 적당히 이렇게 옮겨봅니다 –vsc) 그 결과로, 피크때 스타워즈 갤럭시즈 플레이어의 절반이 상점을 운영했었다. 지금은 이런 식의 시스템에 연계되는 플레이어 대부분이 얄팍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보다 좀더 발전된 형태의 상업 능력들은, 기반이 되는 RPG스타일 자체가 발전해야만 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상업활동을 해야만 상인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그래야만 좀더 나은 광고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식이다. 그러나 어쨌든 장난삼아 조금 하는거라고는 해도, 작은 사업을 운영해 볼 수는 있다. 발전된 플레이어들은 경제 시스템에 주력해서 플레이하곤 한다. 혼자서 하건, 고도로 조직화된 길드에서 유전을 관리해 석유를 캐고, 공장마을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쇼핑센터를 차리건 말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의 경제는 그 성격이 크게 다르다. 각 서버의 최대동접은 비교해볼만 하겠지만, 전체 인구에 있어서 와우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정액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와우의 경제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시세차익과 이를 위한 타이밍 맞추기 뿐이다. 두 게임의 경제를 극단적으로 다르게 만드는 몇몇 기능들은 다음과 같다. [*]와우에서 최상위 장비들은 모두 전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SWG (스타워즈 갤럭시즈 : Star Wars Galaxies) 에서 최상위 장비들은 모두 플레이어가 제작하는 것들이다. [/*:m] [*]와우에서는 어떤 아이템도 부서지지 않는다. 단지 플레이어의 능력치가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의미가 없어질 뿐이다. 오리지널 SWG에서 모든 장비는 소모된다. [/*:m] [*]와우에서 상당수의 가치있는 요소들은 실제로는 아이템 그 자체가 아니다 – 가치있는 것은 멋진 옷에 달린 버프 또는 스킬들이다. 이 요소들은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할 수 없다. SWG에는 귀속 개념이 없으며, 무엇이든 거래하거나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다. [/*:m][/list:u]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에 대한 접근법 자체가 달랐던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알다시피 SWG에서는 경제 또한 게임의 일부이며 결코 게임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디자인되지 않았다. 부분적이긴 하나 상인 클래스는 스스로의 사업을 운영해나간다는 환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 게임에는 상점을 장식하는 기능이 존재하며, 이는 그것이 – 와토의 고물상이나 무역연합 (둘 모두 스타워즈의 설정에 존재하는 요소들 –vsc) 에서 볼 수 있듯 - 이 게임의 세계관이 제공하는 상점 주인의 환타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모든 요소를 차지하고서라도, SWG에는 한 가지가 없다 : 경매장이 그것이다. 게임에서 사업을 하려 한다면, 그것이 재미있기 위해 뭐가 필요할지 생각해보라. 게임 문법에 의하면 플레이어들은 아마도 이를 비동기화된 평행 게임으로 간주하고 플레이할 것이다. 이는 즉 당신은 공동의 적을 대상으로 싸우는데 있어서 다른 플레이어의 진도와 스스로의 진도를 비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여기서 공동의 적은 무엇인가? 시장의 가격으로 표현되는 수요와 공급의 변동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 하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행동은 간접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게임은 일련의 테두리 내에서 통계적으로 변화하는 장애물을 제공한다. – 만약 이런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이를 게임이 아닌 퍼즐이라 부른다. 이 때문에 우리는 SWG에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제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투자했다. [*]SWG의 모든 자원은 마스터 타입으로부터 랜덤하게 생성된다. – 우리는 “철”을 정의하고 여기에 일련의 통계적 범위를 지정한다. 다양한 종류의 철이 다양한 이름으로 스폰될 것이다. 그러나 이 철들은 모든 레시피에서 철로서 기능한다. 이는 당신이 발견한 철광맥의 질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m] [*]여기에 더해서, 고품질의 철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몇몇 용처들이 존재한다.[/*:m] [*]자원의 종류는 유한하다. 당신은 스스로 발견한 고품질의 철을 말 그대로 몽땅 채굴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철은 그냥 고갈되어버릴 것이다. 나중에 언젠가는 새로운 철이 스폰될 것이다. (때로는, 정말로 ‘나중에’) 그러나 물론, 품질이 다른 철이 나타난다.[/*:m] [*]하지만 다른 장소에서 나타난다. 자원은 펄린 노이즈 (Perlin Noise) 맵에 의해서 매번 새로 배치된다. [/*:m] [*]아이템 제작자들은 자원으로 도박을 한다. 제작되는 아이템의 질은 자원의 질과 레시피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는다. [/*:m] [*]제작자들이 특정한 설계도로부터 같은 제품을 계속해서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되는 자원이 유한하므로, 결국 같은 설계도로 계속해서 같은 제품을 찍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m][/list:u] 위의 사항들을 종합하면, 상인들은 최고의 아이템 또는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을 보유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없다. (사실은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은 여러 측면에서 존재할 수 있긴 한다. 고객들이 어떤 광선총을 선호하느냐가 매번 달라져서 그렇지) 희귀 광맥의 위치에 대한 소문들이 다양한 경로로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희귀 자원을 놓고 전투를 벌인다. 유저들은 언젠가 인기가 좋아지면 팔려고 광물을 비축하기도 한다. 그리고 당연히 지금은 사라졌지만 SWGCraft.com과 같은 사이트를 만들기도 한다. 이 사이트는 각종 데이터의 변동을 모니터링해서 깔끔하게 정리하여 다른 사이트에 전해주기도 하고, 하드코어 상업 플레이어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사업 운영을 게임으로 플레이하는 이들에게 블룸버그 터미널 (미국에서 금융 정보 취합 및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시스템 –vsc) 과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비록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알다시피 이 시스템의 핵심은 NPC로 운영되는 상점들이 이 과정에 간섭할 수 없게, 그리고 스폰 시스템이 고품질의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플레이어가 최고로 멋진 무기를 갖고 싶다면, 골동품 애호가가 상점가를 돌 듯 다른 플레이어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을 돌아야만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시스템의 결과는, 알다시피 전체 교역경제의 형태를 알아보기가 아주아주 어려운 경제였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사고 싶다면, 반드시 직접 찾아나서 사냥하듯 상점가를 뒤져야만 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광선총 하나 사기를 원할 뿐인 누군가에게는 아주 불편할 수도 있다. 한편 우리는 ‘현지 가격’이라고도 불리우는 요소를 전면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작은 사업을 운영한다는 환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사업 운영에 아주 익숙하진 못해도 다른 이들을 그럭저럭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완전 정보 경제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정보의 차등이 없어지는 경제. 용팔이가 없는 경제 – vsc) 에 빠르게 접근해가고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상품의 다양한 가격 정보를 즉각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내게 가장 낮은 가격 (상품 가격, 배송비, 도착까지의 시간, 물리적 위치, 제품의 질 등을 고려한) 을 결정하고, 내가 원한 바로 그것을 정확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는 구매자에게 최적화된 세계이다. 그러나 판매자의 경험은 승자독식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닥 좋지 못하다. 거물들은 누구보다 낮은 가격으로 후려쳐 시장을 독점한다. 그들은 가시적인 시장을 지배하고, 좀더 규모가 작거나 독특한 제안을 하는 판매자들을 모두 몰아내버린다. 이런 종류의 세계에서는 멋진 장식으로 꾸민 펑키한 중고서점은 모두 죽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 상점의 주인이 아기자기한 장식을 꾸미며 얼마나 재미를 보았는지는 문제시되지 않는다. SWG 또한 와우에 대응하기 위해 서버전체를 아우르는 경매장을 내놓긴 했다. 구매자들은 행복해졌다. 그러나 이는 완전 정보 경제를 만들어냈고, 구식 시장이 보여주던 복잡함과 다양함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작은 상점의 주인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이런 일이 게임에서 당신에게 일어난다면, 당신은 다른 뭔가를 찾아볼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냥 게임을 떠나버린다. 자, 그러면 경매장은 엿같은가? 아니다. 당신의 게임이 무언가를 얻어나가는 형태라면, 엿같지 않다. 뭔가를 얻어나가는 데 관심이 많은 게이머에게 경매장은 더 나은 경험이다. 그러나 상점을 운영하거나 비즈니스 타이쿤류의 환타지를 가진 사람에게, 게임은 단순히 뭔가를 얻어나가는 것만이 아니다. 그들에게 게임은 관계성과, 제국과, 기름이 잘 쳐진 기계를 유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은 뭔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겉만 번드르한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오르는 것이 아니다. 그 피라미드는 점수를 얻는 방법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신은 게임의 이름으로 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다. SWG는 뭔가를 얻어나가는 게임이 아니었다. 다른걸 다 제외하더라도 SWG에서 플레이어가 얻는 모든 것은 결과적으로 수명이 제한되어 있었다. SWG는 유지하는 게임이었다. 상점을 유지하고, 마을을 유지하고, 공급 연쇄망을 유지하고, 단골 고객들을 유지하고, 크랩트 드래곤 해골 또는 미니어처 플러시 반타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사모아 유지하는 게임이었다. 이랬던 SWG의 상업거래망에 변화가 생기자, 상인들은 떠나버렸다. ‘얻는 것’은 중독적이다. 대중 소비 시장에서, 더 높은 이익과 더 큰 것을 받아들이는 길은 괜찮을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펑키한 중고서점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 또한 아마존에서 자주 물건을 구입한다는 점도 인정해야만 한다. 그게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어떤 플레이어에게 더 나은 컨텐츠가 다른 플레이어에겐 더 나쁜 컨텐츠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당신이 게임 디자인 상의 어떤 결정을 내릴 때마다, 당신은 열고 있는 문만큼이나 많은 문을 닫고 있기도 하다. 특히 당신은 스스로에게 아래의 질문을 해봐야 한다. 작은 상점의 주인들; 에버퀘스트의 부두에서 배를 기다리는 5분동안 당신에게 말을 걸어 줄 사교적인 사람들; 남을 돕기 위해 사는 플레이어들, 그러나 모든 아이템이 귀속되기에 당신에게 아이템을 줌으로써 도움을 줄 수 없는 이들, 모든 전투가 파티 단위의 인스턴스에서 진행되기에 도와줄 수가 없는 이들, 사전에 쓰여있는 대사 덕분에 자신들이 원하는 캐릭터를 롤플레이 할 수 없는 이들, 텔레포트를 통해 넘어갈 수도 있었던 산을 직접 걸어넘음으로써 그 산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알게된, 그리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들, 숲 속에서 길을 잃고 싶었지만 미니맵 덕분에 그럴 수 없었던 이들 … 모든 불편함은 도전이며, 게임은 도전으로 구성된다. 이는 즉 당신의 게임 디자인에 존재하는 모든 불편함들은 누군가에게는 게임이다.
  2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게임 디자인 방법론이나 개발 방법론은 찾아보면 그럭저럭 있는데, ‘게임을 분석하고 비평적으로 바라보는’ 분야에 대한 글은 왠지 본 기억이 드물다는걸 떠올렸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아닌 게임 디자이너로서 게임을 뜯어보는 자세에 대한 글이요. 내친 김에 (사실은 필요가 생겨서 …) 제가 한 번 써볼까하고 끄적거려봅니다. 일단은 제 생각을 좀 정리해보자는 차원에서, 다음으로는 이상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을 청하고자, 마지막으로는 혹시나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이 글로부터 누군가 도움을 (반면교사로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아래 내용은 전적으로 제 생각이자 주장이며, 일반화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동료인 게임 디자인 실무자분들은 ‘지나치게 일반화한다’며 노여워하지 마시기를, 게임 디자이너가 되고자하는 분들은 이 글의 내용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게임 디자이너로서의 게임 분석은 왜 중요한가 게임 디자이너란 이런 포괄적이고 광범하며 자유롭게 정의되어야 할 개념을 애써 좁히고 구체화하려는 시도는 시간과 바이트의 낭비이자 저와 읽는 분들의 정신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됩니다. 따라서 생략합니다. 게임 디자이너의 두 가지의 소양 게임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능력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보는 편입니다. 첫번째는 게임 디자인 자체에 대한 지식과 정보입니다. 이는 게임을 구성하는 게임 디자인 자체에 대한 지식을 의미합니다. 게임을 모르고 게임을 만드는건, 예술적인 측면에서 독창성을 추구하려는 의도라면 그럴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무를 하는 게임 디자이너로서는 곤란한 일입니다. 게임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이 분야의 지식과 정보에는 다양한 분야들이 있겠죠. 게임의 어떤 매커니즘이 플레이어의 어떤 행동을 유발하게 될지, 어떤 느낌을 전달하는지, 하나의 게임에 포함된 여러 매커니즘들이 각기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등에서부터 최신 게임 트렌드에 이르기까지요.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를 해보자면, 트렌드를 아는 것은 단순히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현재 플레이어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울티마 온라인은 멋진 게임이었지만 현대의 mmorpg 플레이어들은 울온을 뱉어내고 말거에요.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동향을 파악하는게 트렌드로도 연결되죠. 두번째는 개발 과정에 대한 지식과 정보, 요령입니다. 게임 개발은 팀 작업입니다. 물론 혼자서 모든걸 다 하시는 멋진 분들도 계시지만 대체로는 팀 작업으로 진행되죠. 따라서 팀 작업에 필요한 다양한 스킬들을 필요로 합니다. 리소스 관리 시스템 사용 법에서부터 다른 사람들과 스케쥴을 맞추는 방법, 프로그래머나 아티스트 등 다른 파트원과 협업하는 방법,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필요한 모든 내용을 명료하게 담은 문서 작성법에 이르기까지, 게임 디자이너는 여러가지 것들을 알아야합니다. 이 글의 이하 부분은 아마도 첫 번째 소양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하게 될 겁니다. 이유는 물론 게임을 분석해야하는 이유가 첫 번째 소양과 높은 관련이 있다고 제가 믿고 있기 때문이죠. 직접 경험 ‘게임 디자인 자체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익히는 방법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나눠보자면 두 가지 입니다. 사실 이 방법은 딱히 ‘게임 디자인에 대한~’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배울 수 있는 ‘분야에 적용될 수도 있겠지만요. 첫번째는 직접 경험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게임을 자기가 직접 플레이하면서 게임을 분석하는 방법이죠. 지금 제가 설명하려는 ‘플레이의 분석’ 이 여기에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직접 경험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들인 시간에 비해 얻는 것이 훨씬 적을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아예 없지는 않겠죠. 그러나 ‘들인 시간’에 비해서 배운 것은 적다는 얘깁니다. 게임을 통해 자신이 얻은 경험을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생각하려는 노력이 없을 때 특히 더 그렇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온전한 직접 경험을 갖는다는건 꽤 어려운 일입니다. 스탠드 얼론 게임 (stand-alone game) 들은 그나마 좀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그 중에서도 mmo로 갈수록, 게임의 전체 형태와 형상, 그 게임이 제공하는 모든 경험 제반을 다 겪어 보려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공부도 해야하고 일도 연애도 해야하죠. 시간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모든걸 직접 경험하려는 시도는, 야심차긴 하지만, 성공적으로 해내기에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울러 그 모든 직접 경험을 ‘정제’하여 자기만의 DB로 만든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테구요. 한편 직접 경험은 장점도 물론 큽니다. 스스로 체감하므로 개별 요소들이 크게 기억에 남고, 깊은 곳까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자기만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부분 또한 장점입니다. 직접 경험이 아닌 간접 경험만을 통해 게임 디자인을 배운다면, 이는 결국 그 간접 경험을 전해준 누군가의 생각을 차용하는 일이 됩니다. 물론 그런 여러 간접 경험들을 엮어서 자기만의 게임에 대한 관점을 만들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건 아주 방대하고 많은 지식과 정보들이 모였을 때나 가까스로 가능할 수도 있는, 반대로 말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직접 경험이 많은 이들은 이런 부분이 좀더 쉽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이를 통해 자기만의 ‘게임관’을 형성할 수 있는거죠. 간접 경험 두번째 방법은 물론 간접 경험입니다. 다양한 책과 리뷰, 아티클을 통해 ‘게임 디자인 자체에 대한 지식과 정보’라는 소양을 쌓는거죠. 그 중에서도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은 간접 경험의 정수를 모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접 경험의 장점은 배우는 효율이 아주 좋다는 것. 짧은 시간 내에 필요한 내용들을 비교적 빠르고 쉽게 익히는 것이 가능합니다. 자기보다 나은, 또는 나와는 의견이 다르기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다른 이들이 생각한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들만을 뽑아 빠르게 익힌다는건, 길고 어려운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은게 얼마 없는 경험을 해 본 이들에게 특히 더 행복한 일이 될 겁니다. 그러나 간접 경험 또한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해보지 않은 게임에 대한 간접 경험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깁니다. 게임 디자인은 암기과목보다는 운동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책만 본다고 되는게 아니라 연습을 많이 해야한다는거죠.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는 잘하는 이들을 보고 공부할 수도 있구요. 그러나 음악과 운동을 배우는데 있어서 이미 능숙한 경지에 이른 선생님의 글이나 강의를 듣는건, 물론 배울 점이 많은 경험이긴 하겠지만,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줄 수는 없습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중심으로 섬세한 리듬과 박자를 타고 고조되는 이 곡의 클라이막스는 청자에게 슬픔의 형태로 다가오지만 그 안에 숨겨진 희망을 느끼게 한다’ 라는 글만을 읽어서 곡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과 비슷합니다. 직접 경험이 중요한 이유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에 대한 설명을 통해 어느정도 느껴졌겠지만, 이 둘은 서로에게 강하게 의존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입니다. 직접 경험이 있다면 간접 경험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아주 쉽고 편리합니다. 반대로 간접 경험을 기반으로 직접 경험을 쌓는다면 직접 경험만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은 상호 보완적이며, 둘 모두 중요합니다. 둘 중 하나만 해서는 절름발이가 되기 때문에, 균형을 잡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균형을 잡는’ 부분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둘 사이의 진입 장벽의 차이 때문입니다. 간접 경험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습니다. 물론 궁극의 진입 장벽인 ‘자신의 의지’ 문제는 피해가는게 불가피합니다. 하기 싫은데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마음만 있다면 세간에 나온 여러 책들을 읽어보고 그들 중에서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러나 직접 경험은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습니다. 앞서 설명드린대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여기까지 들으면 의아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게임 디자인을 배우려는 이들은 대체로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고,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은 당연하게도 게임을 많이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직접 경험이 진입 장벽이 높다고? 네. 그래도 여전히 높습니다. 왜냐면 직접 경험의 ‘편향’은 아주 광범하고 다양하게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게임보다는 하고싶은 게임을 주로 하게 되는게 인지상정이라는거죠.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해 본 사람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Aeon of Strife”를 해 본 사람은? aos 또는 moba 장르의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장르의 초기 형태가 어떠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이 장르의 가장 큰 히트작인 리그 오브 레전드가 나왔는지를 알아두는건 중요합니다. Aeon of strife가 DOTA와 Chaos를 거쳐 league of legends가 되는 과정을 이해해야만, 이 게임의 초기 단계에서 확립된 요소가 무엇이며, 중간에 배제된 요소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왜인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aos를 해 본 사람은 굉장히 드뭅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의 게임에 대해서조차 그렇습니다. 다른 장르에 대해서 이런 현상이 더 크고 광범하리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죠. (물론 aos는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져온 사례이고, aos라는 게임을 해보지 않았다고해서 무조건 이 장르에 대한 조예가 낮다고 평가하긴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직접 경험은 중요합니다. 직접 경험은,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쌓아두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무협지 식으로 말하자면 내공과도 같습니다. 물론 간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다양한 실전 초식들이 여기에 섞여들어가야만 완성도가 높아지는건 물론이지만요. 게임 디자이너로서 게임 분석하기 지금까지 게임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소양은 무엇인지, 그 중에서도 ‘게임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쌓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시 그 중에서도 ‘직접 경험을 통해 게임 디자인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쌓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직접 경험으로부터 게임 디자인의 소양을 정제해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려합니다. 단,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나름대로는) 최소한의 객관성을 가진 내용이었다면,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에는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됩니다. 즉 이는 제 개인의 의견이며, 제가 저에게 알맞다고 생각한 방법을 추려낸 것입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고, 여러분 각자가 스스로에게 맞는 분석방법을 찾아보시는 것도 꽤 의미있는 일일거라 생각합니다. 게임의 경험을 기억하기 저는 우선 ‘분석적인 자세’로 게임을 플레이하려고 노력합니다. 여기서 분석적인 자세란 게임의 모든 부분을 세세히 뜯어보고 관찰하고 주시하고 해부하려는 자세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전적으로 ‘유저의 입장과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플레이합니다. 단, 명심해야 할 것은 ‘가능한한 모든 것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할 것’ 입니다. 그리고 그 게임을 어느정도 해봤다고 판단될 때, 초기의 경험을 더 이상 기억하는게 어려울 정도로 많이 해봤을 때, 아니면 엔딩을 보고나서, 가장 이상적으로는 ‘이 게임을 더 하고 싶지 않아졌을 때’ 분석을 시작합니다. 게임 디자이너로서 또는 게임 개발자로서 게임을 플레이하려 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들 중 하나가, ‘유저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mmorpg의 경험치 테이블을 작성해보는 등의 행동이 그런 겁니다. 보통 유저는 다음 레벨까지 필요한 경험치의 양을 매 레벨업마다 기록하고 그 변동폭을 주시하지 않습니다. 몬스터들의 레벨대별 분포와 리스폰 타임을 체크하지 않습니다. 각 레벨대별로 주어진 지역의 가용면적을 계산해보거나, 레벨업의 흐름에 따른 보상과 성장의 폭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보통 유저’는 그러지 않습니다. 이유는, 그런 행동들은 ‘재미와는 크게 관계가 없기 때문’ 입니다. 유저들은 당연하게도 재미있는 것을 따라갑니다. 숫자를 뽑아내고 면적을 계산하고 뽑아낸 데이터들을 비교대조하는 행동은 그닥 재미있는 일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유저들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수 유저들이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전혀 다른 동기를 가지고 있죠. 다른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싶다거나, 자신이 알아낸 정보를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등의. 그러나 그런 동기는 ‘게임이 제공하려는’ 동기는 아닙니다. 스스로 가진 동기이죠. 따라서 게임의 자연스러운 흐름과는 다소간의 거리가 있습니다. 이는 ‘게임이 유저에게 제공하려는 경험’이 아닙니다. 게임 디자인은 ‘경험’을 만들어내고 설계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분석의 대상이 되는 게임이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 주시하는게 게임을 분석하려는 입장에서 가장 비중을 두어야하는 일입니다. 그 경험을 순수하게 겪어보고 체험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개발자의 시각으로만 게임을 플레이해서는 그런 ‘경험’을 느끼는 것이 어렵습니다. 와우를 하면서 만렙 도적에게 한시간에도 수십번씩 죽어나가면서 반격조차 해볼 수 없었던 저렙 주술사의 억울함은, 개발자가 살펴본 클래스 밸런스 테이블에서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소수의 호드가 끈끈하게 뭉쳐 다수의 얼라이언스를 상태로 결코 지지않고 굳건하게 버텨냈을 때 나오는 자부심과 긍지, 소속감 또한 개발자의 로그나 DB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게임을 하면서는, 전적으로 유저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려 노력하는게 중요합니다. 대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얻은 ‘경험’을 잘 기억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다음 레벨까지 필요한 경험치의 양을 기록하기보다는 특별히 지루하게 느껴졌던 레벨대를 기억하는게 좋습니다. 세세한 개별 수치들보다는 특별히 더 어렵게 느껴졌던 레벨대, 더 쉽게 느껴졌던 레벨대를 기억하는게 중요합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레벨업이 느려진다고 느끼는 페이스 자체를 기억하는게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게임을 ‘플레이’함에 있어 당부드리고 싶은 부분은, ‘가능하다면’ 게임의 가장 뒷부분까지 모두 경험해보시라는 겁니다. 소설이나 영화를 예로 들었을 때, 이 두 매체는 대체로 서사적인 측면이 강하고, 따라서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승전결에서 기승까지만 경험하고 이 영화나 소설이 제공하는 경험을 모두 확인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다면’ 끝까지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단, 너무 재미가 없어서, 또는 시간이나 여건이 허락치 않아서 그럴 수 없다면, ‘자신의 경험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해보지 못했다면, 그 경험이 갖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만,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고 코끼리의 모든 것을 알아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막을 수 있습니다. 게임 디자인의 의도읽기 앞서의 과정을 통해 여러분은 어떤 게임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여기에서 생겨난 경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기억하려고 노력한 것 이외에는 딱히 게임 디자이너스러운 활동이 없었습니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으로 ‘게임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에 들어갈 때입니다. 자신의 경험 속에서 ‘게임 디자인의 의도’를 찾으려고 노력하세요.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게임의 이런 측면을 통해 무얼 의도한걸까? 저런 장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이걸 만들었을까?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를 생각하려 노력하세요. LOL을 한다고 해보죠. 레벨 디자인부터 살펴볼까요? 왜 레인은 크게 세 갈래일까요? 정글은 무엇 때문에 있을까요? 곳곳에 놓인 풀숲에는 왜 저런 기능을 부여했으며, 드래곤과 남작의 위치는 왜 하필 저곳이며, 타워의 간격은 왜 이렇게 배치되어 있고, 북서/남동에 각 팀의 기지가 있는게 아니라 남서/북동으로 배치된 이유는 뭘까요? 캐릭터로 와도 살펴볼 것은 아주 많습니다. 미니언은 왜 원거리와 근거리로 나뉘어 있을까요? 근거리 미니언의 체력이 445인 것과 수퍼 미니언의 체력이 1500인 것은 왜일까요? 챔피언은 왜 여러 스펠들 중 두 개만을 사용할 수 있는걸까요? 각각의 스펠이 담은 디자이너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새로운 챔피언이 가진 스킬들은 이 챔피언을 어떤 캐릭터로 규정하고 있나요? 게임 디자이너는 왜 이 타이밍에 이러한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까요? 물론 게임에 담은 모든 부분의 모든 의도를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주 어려운 일일겁니다. 장편 소설의 모든 문장을 하나하나 다 작가의 의도를 고려해가며 읽기는 어렵듯이요. 그러나 여러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의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게임을 분석하는데 있어 필수적입니다. 그 자체로 여러분의 게임에 적용할 수 있을 뿐더러, 의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와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그리고 각 의도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서도 게임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한편, 게임 디자이너가 이 게임의 구석구석에 새겨넣은 모든 ‘의도’들을 짐작함에 있어, 확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직접 디자이너에게 꼬치꼬치 캐물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만한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겠죠. 따라서 일종의 ‘검산’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짐작해 낸 게임 디자인의 의도가 맞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한 번 더 확인하려는 노력이죠. 물론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는 주로 ‘유일성’을 중심으로 이를 확인하는 편입니다. 유일성이란 (내가 짐작해 낸) 게임 디자인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게임에 적용된 방법이 ‘유일한 것이었나?’를 생각해보는 겁니다. 대안은 없었는지, 꼭 이렇게 해야만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 이 질문에 대해 언제나 명확한 답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 자신이 짐작한 ‘디자인 의도’가 어느정도 정확한지에 대해 포괄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수월해집니다. 아울러 게임 분석의 이 과정에서는 앞서 설명한 ‘개발자처럼 플레이하는 행동’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mmorpg를 하는데 30레벨에서 35레벨까지가 무척 지루했다고 해보죠. 이 구간에 퀘스트가 별로 없어서 그랬을까요? 파티가 잘 잡히지 않아서? 아니면, 그냥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이 구간에 급격하게 증가해서? 이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경험치 테이블을 만들어보고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다른 레벨대에 비해서 전체 퀘스트의 숫자가 적지는 않은지, 아니면 이 레벨 구간부터 다른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감소했기에 파티를 잡는게 어려웠던건 아닌지. 그러나 그 바탕에는 언제나 ‘30레벨에서 35레벨까지가 무척 지루했다’ 라는 플레이어로서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온전한 유저로서의 경험을 건져내는게 먼저이고, 그 다음이 게임 디자이너로서의 분석적 시각을 적용할 때라는거죠. 의도와 결과를 비교해보기 한편, 디자이너의 의도와 그 결과가 언제나 일치하리라는 법은 결코 없습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세상은 참 아름다웠겠죠. 영화 감독의 의도는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게 전달되고, 소설가의 의도는 독자에게 모두 전달되고, 여러분이 짝사랑하는 분을 향한 마음과 의도가 그 분에게 모두 순수하게 그대로 다 전달된다면 정말 멋질 겁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자이너가 게임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려했던 경험이 온전하게 플레이어에게 전달되리라는 보장은 결코 없습니다. 여기에서, 크게 네 가지의 일이 파생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디자이너의 의도가 게임에 의해 잘 발현되고, 플레이어는 그걸 재미있고 의미있는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경우죠. 바람직하며,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경우입니다. 두번째는 디자이너의 의도가 게임에 잘 발현되었지만, 플레이어는 그걸 의미있거나 재미있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애초의 의도 자체가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던거죠. 세번째는 디자이너의 의도가 플레이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그 결과 플레이어가 의미있거나 재미있는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경우. 마지막 네 번째는, 디자이너가 의도한 것은 아닌데 플레이어는 의미와 재미가 담긴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인 플레이어는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를 짐작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임 플레이가 주는 경험이라는 결과물을 두고 그것이 만족스러웠는가 아닌가만 생각하면 됩니다. 플레이어의 사고는 거기에서 종료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로서 게임을 분석할 때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합니다. 결과물이 만족스럽든 아니든 왜 그런 결과물이 나왔는지를 확인해야한다는 것이죠. 이때 우리가 앞 단락에서 짐작해 낸 ‘의도’가 개입합니다. 게임이 주는 경험이 만족스러운가요? 그렇다면 이 만족스러운 경험은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른 것인가요 아닌가요? 맞다면 왜 그렇고 틀리다면 왜 그런가요? 반대로 그 게임의 경험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것은 디자이너의 의도가 잘못 전달되었기 때문인가요?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는, 제대로 전달되었음에도 그닥 감흥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 왜인가요? 어떤 게임을 두고 여러분이 스스로에게 묻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여러분에게 교훈이 됩니다. 의도와 결과가 일치하는가 아닌가를 가르는 그 ‘이유’들이 말이죠. 참고로 그 이유들을 찾아내는 과정은, 전에 설명한 ‘간접 경험’ 에서 배운 내용들이 크게 작용합니다. 이미 머리에 들어 있는 이론을 끄집어내어 실제 사례에 적용함으로써 빠르고 쉽게 이해가 가능한거죠. 결국 지금까지 제가 설명해 온 길다란 얘기들은 모두 이 순간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이 만족스러운가하는 질문에 대해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와 플레이어의 경험이라는 기준을 통해 답변을 시도해보고, 그 답이 나온 이유를 되새겨보면서 도움이 되는 뭔가를 알 수 있게 되는거죠. 한 가지 더, 드물긴 하지만 디자이너가 의도치 않았던 어떤 요소가 플레이어에게 만족감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흔하고 명백한 예로는 인터넷에 많은 다양한 ‘웃긴 버그 영상’이 있겠죠. http://www.youtube.com/watch?v=exhMLCeP9Pc 버그는 게임 디자이너가 의도하지 않은 요소임이 명백합니다. 그러나 어떤 버그들은 웃음을 주죠. 한편 꼭 버그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의도치 않게 재미를 주는 요소들은 무척 다양합니다. 그럼 이들은 의도와는 무관하므로 버려야할까요? 물론 아닙니다. 왜 재미있는지, 유용한지, 의미가 있는지는 여전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내용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IMC 게임즈에서 개발한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한 명의 플레이어가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장치를 만든 이유로 개발자인 김학규씨는 ‘유저들이 mmorpg를 플레이하며 멀티클라이언트를 자주 사용하는 데에서 영감을 얻었다’라고 말하고 있죠. 멀티클라이언트를 사용하여 게임을 진행하는건 그 게임을 디자인 한 디자이너의 의도로 보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어들은 많이들 그렇게 하고 있었고, 김학규씨는 이것을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어쨌든 유저들이 재미있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플레이행동’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반영한 것이죠. 게임은 유기적 매체 게임 디자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게임 플레이가 주는 실제 경험이라는 결과와 나란히 살펴보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우리는 게임의 어떤 한 가지 요소를 단순히 게이머로서 플레이할 때보다는 좀더 깊이 있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게임에 담긴 아주 중요한 요소를 딱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건 아주 좋은 일이겠지만,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이를 위한 힌트는 게임이 꽤 유기적인 매체라는 겁니다. 게임의 모든 요소들은 서로 다른 요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관계들은 게임 자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며, 전체 경험의 형성에 중대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게임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고픈 욕심이 난다면, 스스로 알아낸 그 게임의 여러 요소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예를 들어 파티플레이를 보죠. 파티플레이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저 파티를 맺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파티플레이를 통해서만 클리어 가능한 던전이 존재하고, 파티용 버프를 뿌리거나, 지도 상에서 다른 파티원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등의 장치는 모두 파티플레이 중심으로 짜여진 요소들이죠. 그렇다면 파티 플레이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봄과 동시에 던전의 구성과 버프의 체계, UI상의 특정한 장치들 또한 함께 살펴본다면, 게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이런 게임 내 요소들간의 관계는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요소가 다른 요소와 충돌하며 서로간의 의도를 상쇄하거나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죠. 방금 예로 들었던 파티플레이를 볼까요? 간단하게 와우만 봐도 그렇죠. 보스 몬스터를 잡고 나온 아이템을 ‘누가 갖느냐’하는 문제는 여러 분쟁의 씨앗이 되었고, ‘닌자’라는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파티플레이를 하지 않는 경우 닌자 문제나 전리품 획득을 둘러싼 분쟁은 생겨나지 않죠. 게임의 전리품 획득 규칙과 파티플레이 간에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겁니다. 파티플레이를 통해 쌓인 즐거운 경험이 전리품 분배 과정에서의 다툼으로 인해 안좋게 끝나거나, 이 다툼이 (약간일지언정) 파티플레이의 동기부여를 약화시키기도 하는 경우들이 그렇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게임은 유기적인 매체입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 일면, 단면만 봐서는 전체를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게임도 마찬가지로 여러 측면들을 살펴보고, 각각의 측면들이 다른 요소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속에서 어떤 일들이 생겨나고 있는지를 잘 관찰하여 게임을 유기적인 매체로서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는건, 게임 디자인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게임’들’을 이해하기 많은 게임에서 체력을 표시하기 위해 빨간색을, 마나를 표시하기 위해 파란색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디자인 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답은 ‘다른 게임들도 모두 그렇게 하니까’ 입니다. 단순히 이렇게만 대답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좀더 부연해보자면, 체력을 빨간색으로, 마나를 파란색으로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게임에 있어서의 ‘관습’ 입니다. 이 관습은 게임 개발자들 뿐 아니라 게이머들에게도 광범하게 공유되고 있죠. 따라서 체력을 파란색으로, 마나를 빨간색으로 표현하면 게이머들은 무척 혼란스러워 할 겁니다. UI는 ‘기능적인 필요를 충족’ 시키는 것이 중요한 분야이고, 따라서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필요가 없으므로 많이들 이런 관습을 따릅니다. 한편 이 관습은, 그 게임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그 게임 내적으로는 의도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관습을 형성한 것은 그 게임이 개발되기 전에 있었던 다양한 많은 게임들이거든요. 따라서 좀더 시야를 넓혀야만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변화합니다. 발전과 변화의 토대는 당연히 이전 세대의 게임입니다. 와우의 PvE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전세대의 게임인 에버퀘스트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죠. 파티플레이를 예로 들면 그 존재에서부터 탱딜힐의 구성, 이에 맞서는 몬스터의 어그로 개념까지요. 그럼 와우는 적어도 파티플레이에 있어서는 에버퀘스트의 표절작일까요? 그건 너무 가혹한 평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와우는 에버퀘스트를 차용하되 이를 좀더 적극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입니다. 에버퀘스트에서 최대 8인까지 가능하던 파티구성원의 숫자는 와우에서 5인으로 줄었습니다. 클래스별 역할의 구분이 칼같이 명확했던 에버퀘스트와는 달리 와우의 많은 클래스들은 사실상 (에버퀘스트에 비하면) 하이브리드라고 봐야합니다. 이런 ‘변경’의 의도는 뭘까요? 저는 그 의도를 에버퀘스트가 가지고 있던 파티결성과 운영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파티장 혼자서 7명을 더 모아야 하는 경우보다는 4명만 더 모으면 되는 구조가 파티를 모으는데 드는 수고를 좀더 덜어줄 수 있겠죠. 탱커를 할 수 있는 몇몇 클래스가 정해져있는 것보다는, 누구든 유연하게 탱커를 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파티를 모으는데 드는 수고가 줄어들 겁니다. 즉 와우는 에버퀘스트의 파티플레이가 가지고 있던 몇몇 어려운 점들을 능동적으로 개선해냈고, 그 결과가 5인 기준 파티와 (거의) 전 클래스의 하이브리드화 입니다. 와우’만’을 해 본 사람은 아마도 와우의 파티플레이가 왜 5인 기준인지, 왜 많은 클래스가 하이브리드의 형태를 띄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즉,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를 찾아내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에버퀘스트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게임의 많은 요소들은 그 게임 외부의 다른 게임들과 생각보다 많은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게임들을 파악하지 못하면 그들 중 상당수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것이 게임을 분석함에 있어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더 넓은 시야는 다양한 게임들을 깊이 있게 플레이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양한 게임들을 꾸준히 오래, ‘게임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내공’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하나의 게임에 ‘전적으로 그 게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요소’는 의외로 드뭅니다. 이를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그 게임과 유사한 다른 게임들을 오랫동안 플레이 해 온 사람이라면, 하나의 게임을 살펴보는데 있어 큰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는 얘기도 됩니다. 그 게임만이 가진 독특한 부분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족하거든요. 따라서 오랜 세월동안 ‘게임 디자이너로서의 관점’으로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어느 시점 이후로는 게임 하나를 플레이하고 분석하는데 드는 노력은 생각보다 적어집니다. 다른 게임들과 겹치는 부분들은 최소한의 확인 만으로도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정리 게임을 플레이할 때 전적으로 유저의 입장에서, 게임이 전달하는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이도록 노력하세요. 대신 가능한한 많은 것을 기억하는게 중요합니다. 일단 게임이 지겨워지면 이제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할 때입니다. 자신의 경험 뒤에 있는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를 짐작해보세요. 이 과정에서 ‘유일성’을 중심으로하면 어느정도 정확한 의도를 감지해내는게 가능합니다. 물론 100% 정확하게 찍어내는건 불가능하겠지만요. 게임 디자이너의 의도가 짐작이 되면 이제 그 의도와 결과 사이의 관계 및 이유를 고민해보세요. 잘된건 왜? 안된건 왜? 그리고 우연찮게 잘 된건 왜? 게임의 어떤 요소들을 이런 식으로 분석하고나면, 게임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하세요. 게임은 유기적 매체이며, 독립된 부분들 사이의 관계망을 그려보는건 게임의 전체 모습을 확인하는데 아주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관심있는 분야의 여러 게임들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이런 과정들을 반복하다보면 이후의 게임들을 분석하는데 들어가는 노력은 점점 줄어들고 효율은 보다 좋아집니다. 주로 어느정도의 유사성을 공유하는 다양한 게임들 – 흔히 장르라고 부르죠 - 을 장기간에 걸쳐 이런 방식으로 플레이 해본다면 자기만의 체계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겠죠. 어디가서 잘난 척을 하기에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것 못지않게 간접 경험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제가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시기에는 게임에 대한 독립된 글은 거의 접하기가 어려웠고, 책은 그 내용이 허술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양질의 간접 경험을 하기도 힘들었죠. 요즘은 다릅니다. 서점에 깔린 게임 디자인에 관련한 서적들 중 상당수는 풍부한 실전 경험과 깊은 사색을 거친 대가들의 저작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경험을 통해야만 완성될 수 있긴 하지만, 다양한 간접 경험들은 여러분이 알고자하는 내용의 정수만을 뽑아 이해하기 좋도록 다듬어 놓은 것임을 잊지 마세요.
  2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혹시나 필요로하는 분이 계실까봐 소개합니다. http://www.pgrer.net/pb/pb.php?id=free2&no=51784
  2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in defence of data-driven design 제목은 데이터 주도 디자인을 옹호하려는 듯 지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전통적 게임 디자인 방법론과 징가를 필두로 한 소셜 게임 개발사들이 주창하는 과격한 데이터 주도 디자인 사이의 절충점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찾아본건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최근 이 사이트에서 데이터 주도 디자인 vs 전통적 게임 디자인 사이의 논쟁이 있었던가봅니다. 이건 2012년 말경에 잠잠해졌던 걸로 알았는데 이곳저곳의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산발적인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듯. 아니면 그저 패잔병 처리 과정이거나요. 원문주소 : http://www.gamesindustry.biz/articles/2013-11-15-in-defence-of-data-driven-design 데이터는 결코 천재적인 디자인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보완할 수 있을 뿐이다. 언제나 (최소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동안) 온라인에 접속해 있을 수 있는 기기의 출현은 지난 십년간 게임이 만들어지고 팔려나가는 구조 속에서 일어난 단일한 일로는 가장 큰 변화였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게임 플레이와 인터랙션의 새로운 방법을,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지불하는 새로운 방법을 가능케 했다. 이는 심지어 게임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 또한 만들어냈다. 플레이어들로부터 개발자에게 이르는 정보의 흐름은 고객들이 게임에서 실제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개발자들이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을 최초로 제시했으니, 이 새로운 가능성에 감사할 일이다. 나는 이 모든 것들이 개발할 가치가 있으며 긍정적이라고 믿긴 하지만, 여러 험난한 요소들이 놓인 길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도, 이들 중 몇몇은 다른 경우보다 더 문제적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새로운 배급망은 게임샵을 배제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몇몇 인구학적 계층들 또한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모든 게임에서 부분적으로라도 만나게 되는 맹목적으로 멀티플레이어와 소셜 요소들에 집착하는 측면들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끔찍한 결정들을 야기할 수도 있다. 분명히 부정적인 부분들이 존재한다. 다르게 말해보자면, 이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측면에 가려진다. – 새로운 종류의 게임, 새로운 상호작용, 창의적인 팀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기회와, 이전에 게임을 접해본 적 없던 거대한 새 유저층. 이 모든 측면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게임의 데이터가 개발자에게 보고됨으로써 개발 과정에서 얻게 될 이익은 이견의 여지없이 명백한 개선점이라고 바보처럼 믿었었다. 이전의 모델에서 개발자는 게임을 디스크에 담아 시장이라는 야생에 내어놓고 나면 그 이후에는 돌아보지 않는다. 게임의 어떤 요소가 잘 동작했고 어떤 요소가 그렇지 않았는지는 단편적인 일화와 전문적인 리뷰어들의 사색, 또는 동료와 같은 업계인들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다. 심지어 많은 훌륭한 스튜디오에서 채택한 포스트모템을 통해서조차, 이전 게임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내부 프로덕션의 관점에서만 파악할 수 있을 뿐 실제 유저 경험의 관점에서 무엇이 잘되고 잘못되었는지를 온전히 파악하기란 어려웠다. 새로운 모델은, 적절한 리포팅 시스템을 갖출 능력이 있는 경우에,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에 대한 자세한 통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많은 경우 출시 이후에도 디자인상의 약점을 밸런싱하고, 고치고, 개선하게 해준다. 이는 반론의 여지없이 더 나은 점이다. 이제 나는 내 책상 너머의 공간에 “인터넷에서 절대 ‘반론의 여지없이’ 라고 말하지 말 것”이라는 중요한 슬로건이 쓰인 포스터를 붙여놓고 싶다. 또는 학술 논문에서. 아니면,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곳에서. 그건 분쟁으로의 초대이자, 인터넷 상의 논증이라는 변덕스러운 신에게 엉덩이를 까보이고 혀를 내밀어 도발하는 것 (아마도 이 둘을 동시에 하긴 어렵겠지만)과 같다. 지난 몇 주간은 게임 디자인에서 ‘지표 (metrics)’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항하여 형성된 반발로 가득했다. 이 사이트 및 다른 사이트에서도, 게임 개발에 지표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플레이어의 신뢰를 심리학적 잔재주를 통해 악용하고 남용하려는 시도이자, 냉소적이며 진정성이 결여된 노력이고, 창의력과 열정에 대한 반대항으로 다루어졌다. 이러한 주장의 문제점은, 적어도 나의 관점에서는, 이들이 말하는 지표의 사용은 내가 보기에도 말도 안되는 것이며, 재능있는 게임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이런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무시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을 적용하면, 개발 스튜디오는 지표를 광범하게 이용하여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며 게임 디자인은 배제한 채 메마르고 수학적인 접근법만을 이용하여 단순반복적 과정을 통해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을 맞춰서 최적화된 수익만을 위해 질주고, 그 절정에서는 게임의 복잡한 방정식들이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면서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내어 썩은 동태 눈으로 클릭질만 계속하는 유저부대의 지갑에서 자발적인 지출을 뽑아낸다. 이런 디스토피아적 비전은 흥미로운 SF스토리이거나 포럼에서 캔디 크러시 사가를 두고 호통을 쳐대는 부류의 몹시도 진부한 소리에 불과하다. 결코 어떠한 종류의 객관적 현실을 반영한 얘기일 수가 없다. 아마도 어딘가에는 데이터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회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애초에 쭈글쭈글한 똥덩어리를 수많은 통계적 퇴행으로 아무리 닦아본들 결코 반짝거리게 만들 수 없듯이, 그런 회사가 성공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이 논쟁의 기저에 깔린 전제이다. 애초에 어떤 스프레드 시트의 마법사라도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창의력의 경이와 매력적 게임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스파크를 결여한 게임을 가져다가 아주 작은 차이라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바로 이런 스파크야 말로 메마르고 알기쉬운 지표를 게임을 발전시키는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지표는 게임 디자인을 대체할 수 없다. 지표는 그저 알려줄 뿐이다. 이건 강조할 가치가 있다. 지표는 게임 디자인을 대체할 수 없다. 하지 못한다. 지표가 할 수 있는, 멋지게 할 수 있는 일이란, 재능있고 통찰력있으며 창의적인 게임 디자이너에게 어디에서부터 작업에 착수해야 할 지에 대한 탄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표 데이터는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특정한 부분에서 막혀 있는지를, 또는 특정한 행동이 의도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지를, 아니면 디자이너가 의도한 핵심 전략을 놓치고 있는지를 말해줄 수 있다. 지표 데이터는 게임 디자인 팀에서 게임의 어떤 서브 시스템이 무시되고 있지나 않은지, 게임의 어떤 요소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을 완전히 포기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어떤 거래 시스템 (현금이든 가상화폐이든)의 밸런스가 무너져 있으며 동작하지 않는지를 알려줄 수도 있다. 한편으로 지표 데이터가 할 수 없는 일은, 디자이너에게 이들 문제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지표는 당신에게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다. – 예를 들어 이전에 우리는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엔딩을 보지 않은 채 플레이를 중단한다는 것까지만 알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에서 플레이어들이 포기하며, 가로막힌 장애물을 통과하려고 플레이어들이 어떤 시도를 하다가 실패했는지도 알 수 있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이 문제에 대한 당신의 이해가 어디에 기반하는가 (레벨 디자인의 문제인가? 좀더 근본적인 밸런스 상의 문제를 시사하는가? 몬스터들이 문제인가? 아이템이? 물리엔진이?)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보스 몬스터의 체력을 낮출 필요가 있는가? 승리 조건의 난이도는 그대로 두되 좀더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들은 여전히 창의력과 숙련된 게임 디자이너의 영역에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다. 스프레드시트는 어떤 해답도 제시할 수 없다 – 스프레드 시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올바른 질문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일이며, 이는 어둠 속에서 주위를 더듬거리다가 제대로 찍었기를 기대하며 작업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아울러 지표는 당신의 해결책이 제대로 동작하는가를 확인해 줄 수도 있다 – 그것이 바로 반복 테스트의 기능이다. 해결책을 적용하고, 테스트하고,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한다. 잘 동작하지 않으면, 뭔가 새로운걸 생각해낸다. 여기에 다양한 멋진 방법론적 용어를 갖다 붙일 수 있을 것이다. (다음번 파티에서 베이지언 학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보자. 꽤 재미있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방법론은 반드시 지표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과 연계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나면 당신이 적용한 새로운 케이스들을 테스트하고, 뭔가가 제대로 동작할 때까지 반복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이는 비교적 냉철한 기계적인 작업이다 – 그러나 기계적이라고는 해도 이 과정에 고전적인 게임 디자인의 재능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데이터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내는, 매 반복 테스트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디자인해서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말이다. 지표로 할 수 있는 이런 작업들 –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지표가 게임 디자이너들을 단순히 스프레드시트나 만지작거리는 작업자로 위축시켜왔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설명이다. (동시에 고전적인 게임 디자인이 꾸준한 스프레드시트 작업과 함께할 때 최고의 효율을 발휘해왔음을 상기한다면, 고전적 게임 디자인을 무시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으로부터 지표를 수집하는 능력은 강력하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들은 지표의 강력함과 중요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듯 보인다. 지표는 훌륭한 디자이너의 분석과 통찰력이 없이는 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데이터 덩어리에 불과하며, 지표가 보여주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한 해결책과 그걸 떠올릴 수 있는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없이는 전적으로 무의미하다. 나는 지표의 비판론자들이 그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듯이 지표의 가장 열광적인 몇몇 지지자들 또한 실수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데이터를 남용하려 시도하고, 게임 디자인에 있어서의 창의력, 통찰력, 그리고 영감을 인정하고 우선순위에 놓는데 실패했다. 심지어는 끄적댄 낙서를 반복적 A/B테스트를 통해 셰익스피어로 진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불순한 죄를 저지른 것인지도 모른다. 이는 당연하게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실수들이 게임 디자인과 지표의 더 큰 그림을 대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임 개발에 있어서 데이터 분석과 피드백이 가진 환상적인 잠재력을 몇 가지 실수 (그리고 데이터 주도 디자인은 부분유료화와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부분유료화가 싫으므로 데이터 주도 디자인도 싫다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에 비판하는 것은, 깜짝 놀라 울고 있는 아기를 빠르게 식어가는 목욕물 속에 버려두고 떠나는 것과 같다. 데이터 주도 디자인에 대한 반발은 부당하다. 지표는 게임 디자인에 있어 훌륭한 개발 도구이며, 프로 개발자에게 핵심적인 능력이자 게임이라는 매체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