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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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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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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It's 'almost impossible' for people to play Wasteland 2 the same way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해 기사가 났기에 한 번 옮겨봅니다. 근데 사실 이걸 왜 옮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닥 큰 얘기도 없고 원래 다 알던거고 ... http://www.digitalspy.co.uk/gaming/news/a584016/its-almost-impossible-for-people-to-play-wasteland-2-the-same-way.html#~oK652P135soOyw 창작자인 브라이언 파고에 의하면, 웨이스트랜드2는 풍부한 선택지를 제공하기에 서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같은 경험을 하기가 "통계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포스트아포칼립스풍의 RPG로, 대화와 스토리의 선택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들에게 "자유 의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캐릭터가 대화를 할 때면 추천 키워드와 스킬을 사용하며, 오리지널과 유사한 수동 키보드 타이핑 입력 시스템이 존재하여 어떤 상황에서든 대화를 여러 갈래로 이끌어 가고 여러 선택지를 취할 수 있다. 예를들어 첫 장면에서 플레이어는 최근에 죽은 레인저의 시체를 다시 파낼 수 있으며, 그 결과 레인저의 리더인 바르가스 장군과의 총격전이 시작되며 게임이 즉시 끝난다. 또 다른 예로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파티에 참가할 수 있는 어떤 캐릭터는 바르가스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는데, 플레이어가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 바르가스에게 말을 걸면, 그녀는 그 즉시 강제로 게임을 떠나게 된다. "작은 순간이지만 의미있는 순간이죠" 파고가 디지털 스파이에게 한 말이다. "여러분의 생각의 결과에요. '이걸 해봐야지.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러면, 정말로 뭔가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이 게임에는 그런 순간들이 수천 개 있어요. 제가 보기에 ... 여러분이 이런 짓을 서너번 반복한다면, 그거야말로 여러분이 정말로 몰입한거에요. 뭔가가 자연스럽지 않다면, 그때가 몰입에서 깨어나 거슬리기 시작하는 지점이죠." 같은 철학이 게임의 엔딩에도 적용되기에, 게임은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해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예를들어 파티가 계속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면, 바르가스 장군은 플레이어를 배신자로 낙인찍고, 척살팀을 보내 게임내내 여러분을 따라다니게 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영구적으로 바뀌겠지만, 새로운 스토리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안티 히어로가 암살에서 살아남아 바르가스를 추적하는 것이다. 그의 적들을 규합하여 그를 물리치는 것 또한 다른 결과의 하나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juemg0G1UNg "우리는 실제로 게임에게 엔딩이 무슨 의미인가를 다시 논의하고 있습니다." 파고가 설명한다. "많은 게임들이 멀티엔딩을 가졌다고 얘기하지만, 대부분 게임의 끝에 가서야 벌어지는 사건들입니다. 여러분은 A, B 또는 C를 해냈습니다 ! - 그리고 그게 다죠." 삶이란 그렇게 동작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 당장 밖에 나가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내 삶의 엔딩은 아마도 지금 당장 감옥에 가는 것이 될 터이다. 80살이 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바로 이 자리에서 끝난다. "이 게임에도 엔딩이 있습니다. 다섯 시간짜리, 열 시간짜리, 20 시간짜리, 60시간 짜리 ... 게임을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파생되죠. 게임의 가장 마지막에 가서야 맞이하는 엔딩보다 이게 더 말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건 전에 본 적이 없는거죠. 꽤나 혁신적입니다." 그림 대규모의 팀이 넓게 펼쳐진 여러 갈래의 스토리를 작업 중인 이 게임에서, 심지어 파고 본인조차도 웨이스트랜드2가 제공하는 가능성을 모두 알지 못한다. "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너무 커져버렸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심지어 게임의 창작자인 저조차도 모든 가능성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그저 감성을 설정하고 팀을 갖추는 거죠. 퀘스트를 원해요. 이벤트를 원해요. 이만큼. 이렇게. 윤리 시스템은 이런거에요." 그리고나면 개발팀이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는거죠. 궤도에 오르고, 커져요. 우리도 우리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지만, 처음 보는 웃긴 일들을 계속해서 발견해요."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동일한 경험을 할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요." 킥스타터를 통해 웨이스트랜드2를 펀딩한 파고는 최근에 크라우드 펀딩이 아직 지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웨이스트랜드2는 8월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2. SNS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포럼으로 옮겨봅니다. 블로그 링크: https://zerasion.postype.com/post/1247361 ---------- 엔딩 볼때까지만 하는 오프라인 게임이 아닌 엔드리스 온라인 운영 게임이라면 역시 반복 플레이 컨텐츠의 도입은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최근 벽람하고 대항해의 길을 깔짝대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정론은 아니겠지만 개취로는 그 반복 행위가 납득 가능한 의미를 주느냐가 중요하게 생각된다. 벽람은 소전처럼 스테이지 난이도 허들에 걸리면 이전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레벨링과 파밍을 통해 허들을 넘어간다. 그리고 3성 달성 목표 자체가 같은 스테이지를 n번 반복할 수밖에 없는 적함대 격파 숫자로 설정되어 있어 반복 플레이가 디자인 의도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반복이 의도된 디자인이라는 단서를 주고는 있지만, 선형으로 진행되는 스테이지를 굳이 반복한다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어서 거부감이 든다. 모바일 ARPG류가 캠페인 반복 플레이로 경험치 올리는 거랑 비슷하지만, 사실 이 느낌은 디아블로1~2의 올드함이라 거부감이 크다. 반면 대항해의 길은 마치 PCMMO가 그러했듯, 30레벨이 될 때까지 메인 퀘스트를 책보듯 쭈욱- 따라가는 형태로 구성된다. 컨텐츠를 양산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이같은 일회성 컨텐츠를 선형으로 배치하는 것은 이미 십수년 간 검증된 디자인이니 특기할만한 점은 없었다. 하지만 30레벨이 되는 순간 플레이 패턴이 돌변하게 되는데, 처음 말하고자 했었던 "납득 가능한 의미 있는 반복"처럼 포장된 서브 퀘스트를 던져주기 시작한다. 소속된 국가에서 연안의 치안을 위해 함장들에게 지시하는 온갖 서브 퀘스트가 제법 그럴싸한 할일처럼 다가온다. 5년 쯤 전에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 중에, "온라인 게임에서 반복 플레이는 지루함을 주기 쉬운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라는 게 있었다. 당시에 나는 "마비노기의 아르바이트"를 예로 들면서, 애초에 현실 세계에서 납득할 수 있는 노동 자체로 정공법으로 돌파하는 방법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복 컨텐츠는 결국 일종의 "노동"과 같다는 건 개발자도 게이머도 이미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부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덮어두려하기 보다는, 차라리 좀 더 납득 가능한 형태로 "당신이 왜 일을 해야하는지"를 서사적으로 납득시켜주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3. 얼마 전 발매된 강령술사를 재미있게 플레이하다가 문득 생각난 디아블로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관통하는 블리자드의 스킬 트리 시스템의 흐름에 대해서 트위터에 재잘재잘 쓴 것을 한 곳에 모아봤습니다. ---------- 갑자기 생각난 블리자드의 스킬 트리 흐름. 디아블로2 시절엔 1레벨 당 1 스킬 포인트라는 획득처의 제한으로 얻기도 매우 귀했지만, 초기화가 매우 어려워 잘못 찍거나 메타가 바뀌면 캐삭을 해야하는 아주아주 무서운 요소였다. 그리고 캐릭터>아이템의 구도였던 디아블로1에서 캐릭터<아이템의 구도로 바뀐 2편이었기에, 나중에는 스킬 포인트의 추가 획득 자체를 아이템에서 소화하게 된다. "뫄뫄 스킬 레벨 +n" 같은 옵션이 아이템에 붙어버리게 된 것.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레벨업으로 획득한 포인트를 투자하고 나서, 부족분을 채우거나 몰빵한 부분을 한계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식으로 아이템에서 획득한 스킬 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서 캐릭터 빌딩을 하게 된다. 렙업과 파밍은 모두 노오력이 든다. 그리고 이를 계승-개선-발전시켰다고 평가되던 것이 와우의 특성 트리였다. 1레벨 당 1포인트 + 특성 당 누적 포인트를 달성해야 다음 행(row)을 투자할 수 있는 방식은 좀더 쉽고 직관적으로 보였다. 아랫 줄에 있을 수록 강하다는 것도 명료했고. 와우의 레벨업은 그 자체가 목적인 디아블로와 달리 만렙 달성 이후 엔드 컨텐츠에 사람을 몰아넣어야 하는 장르 특성상 디아블로에 비해 무척이나 쉬웠다. 때문에 특성 포인트의 습득도 쉬운 편이고, 심지어 돈은 들지만 초기화가 무제한이라(!) 부담도 없다. 오리지널 특성은 마치 디아2처럼 세 특성 중에서 조건만 맞으면 모든 특성을 동시에 찍을 수 있었다. 이는 와우가 확팩을 거듭하면서 아무거나 찍지 못하게 특성을 골라야 하는 선택지 형태로 점차 변화해갔다. 그리고 그 선택지가 다시 디아3로 넘어간다. 디아블로3의 스킬과 룬 시스템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한 개의 스킬이 룬이라는 옵션을 통해 성격이 다른 스킬로 분파하게 됐고, 그 스킬 자체는 총 6가지를 자유롭게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스킬/룬 전환에 드는 제약은 오직 "전투중이 아닐 것" 뿐. 이 덕분에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스킬과 룬의 조합을 바꿔가면서 여러 가지를 공격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었다. 무려 캐릭터를 삭제하지 않고도! 덕분에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많은 우버한 트리를 찾아냈고, 블리자드식 밸런싱으로 모난 부분은 깎여나갔다. 하지만 적당히 역할에 맞는 스킬셋을 맞추고, 그 다음은 필요한 스탯을 올리는 것에 주력하던 와우의 아이템 파밍과 달리, 디아블로의 아이템은 2편의 것처럼 스킬에 영향을 주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전설 아이템 옵션과 세트 아이템 효과가 그것이다. 디아블로3를 하다보면, 스킬과 룬을 자유롭게 교체한다는 것은 매우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6개의 스킬 슬롯과 스킬당 1 개의 룬이라는 제약이 생각보다 성가시게 느껴진다. 이는 마치 캐릭터가 반쪽짜리가 된 것 같은 찜찜함을 준다.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다량의 세트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이는 확실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 디아블로3의 스킬 구조는 의도된 반쪽짜리인 것이다. 그 부족분은 2편처럼 아이템 파밍을 통해 완전하게 채워내도록 설계되어 있던 것이다. 재미있는 건, 디아2 - 와우 - 디아3까지 이어진 흐름은, 다시 와우의 다음 확장팩으로 이어졌다. 직전의 드군과 최근의 군단은 디아블로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는데 특히 아이템 획득의 랜덤성과 아이템에 붙은 스킬 관련 옵션들이 대표적일 것이다. 하지만 와우는 디아블로처럼 랜덤한 파밍이 게임의 목적이 아니라, 빠르고 착실하게 상위 컨텐츠를 공략해 스탯을 쌓아올리고 더 쎈 컨텐츠를 깨부시는 것이라 랜덤 보상을 받쳐줄 확정 보상이 필요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유물력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디아블로2의 스킬 트리가 와우의 특성 트리가 됐고, 확팩을 거치며 선택지 형태로 변경된 특성 트리는 다시 디아블로3의 스킬 룬이 됐다는 구조적인 흐름이 한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바로 "트리의 완성에 드는 노력의 형태"다. 디아블로2와 3는 핵앤슬래시 파밍게임의 특성에 따라 확률 보상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의 성능으로 스킬 트리를 완성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와우는 엔드 컨텐츠가 다인이 필수이기 때문에 확률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 없고 확정 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확정 보상을 퍼줄 수는 없고, 정액제라 시간도 뽑아먹어야 되니, 마치 옛날 게임의 렙업에 드는 노오오력 처럼, 유물 무기의 유물력이라는 누가봐도 레벨업 경험치처럼 생긴 것을 모으는 노오오력으로 자신들이 버렸던 옛 특성 시스템을 되살리고 있다. 디아/와우에서 주어진 스킬과 특성을 완성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만렙만 찍으면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지만 기본 제공되는 스킬/특성셋은 반쪽짜리고, 템파밍 또는 유물력파밍이라는 노오력을 해야만 완성에 다다르게 만들어져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4. starofdark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s://gghf.itch.io/tot 촛불집회에서 시위하는 동안 만든 게임. Tragedy Of TV는 2월 25일(토) 광화문 집회, 3월 4일(토),5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면서 만든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2015년 국민총궐기, 2016년 겨울 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광화문 촛불 시위에 나오다가 한 미국인 아티스트의 제안으로 Itch.io에서 Indiecade와 IGDA, Devolver Digital와 함께 '저항'을 주제로 주최하는 #ResistJam 게임잼(즉흥으로 게임을 만드는 행사)을 알게됩니다 마침, 제가 참가했던 서울 집회의 주제와 여러모로 맞는것 같아, 위에 게임잼을 알려줬던친구와 함께 노트북을 들고 광화문 시위 한켠에서 게임개발을 합니다. 저는 코딩을 하고 아티스트 친구는 게임에 사용될 리소스를 사운드 직접 녹음하고 그리면서 만들었습니다. 광화문 바닥에서요! 하지만, 결과는 망(?!) 게임 자체를 짧은시간안에 완성하려다 보니 뭔가 요상한 액션이 되었습니다. ※ 이 게임의 내용은 현실과 무관한 모두 픽션입니다 1일차 아이디어를 짜야 했습니다. 일단 첫날 시위를 주제를 게임을 만들자 했고 미국,일본,한국 정치 현황에 대해 이야기 하다 제가 2015년 11월, 국정교과서 반대 관련 국민 총궐기 시위에서 최전방에 서있다는 이유로 전경 한명에게 방패로 맞은적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빡침(?!)을 기억도 나고 적폐 지도부에 대한 굉장한 분노심, 명령을 따랐을분이지만 과격 진압했었던 경찰에 대한 원시적 분노로 액션 장르로 만들자고 이야기가 되었고 경찰진압대가 먼저 공격하게 되면 반격 할수 있는 시스템을 넣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예전에 이런 비슷하게 짜놓온 로직도 있고 해서 게임 핵심 메커닉(핵심기법)은 '카운터 액션'이 되었습니다. 게임잼은 특성상 시간이 모자르기 때문에 개발속도가 굉좡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핵심 아이디어 평화시위인 광화문시위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일단 때려박게(?!) 되었습니다. 2일차 현장에서 직접 녹음을 땁니다. 죽는 소리, 치는 소리, 광장 소리(?!). 녹음부터 편집까지 스마트폰으로 모두 할수 있어 편했습니다. 광장 소리를 녹음할떄 아무말 안하고 녹음 기능 켜논채, 3-4분정도 광장 돌아다니면서 세월호뿐만 아니라 예전 박통 전통 군사 정권 시절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보면서 미국인 파트너가 그들의 마음을 태극기로 연출해보바라고 했지만.. 저의 기량 부족으로 넣지 못했습니다. 사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않았습니다.. 이날 기본적인 게임은 모두 완성 합니다. 버그가 많아서 버그 없애는 과정에 들어갔지요 게임개발에서는 이 디버깅 및 퀄리티 업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3일차 수십번 플레이하면서 버그들을 잡습니다. 2월 시위에 있던 사람들을 회상하며 엔딩에 사용될 일러스트를 그립니다. 엔딩은 독재자의 연설하는 거대 스크린을 터트리면 볼 수 있습니다. 완성 완성을 하고 해당 잼 사이트에 제출을 합니다 . 그후 1주일동안 믿을수 없지만 기부를 통한 수익금 4달러를 달성합니다 . 소액이라 할 수있지만 5천원 전액 모두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본부'에 기부합니다. 무료 다운로드수는 200 다운로드. 또한 이런 요상하고 러프한 게임이 디스이즈게임이나 다른 게임매체에서 기사로 나오게 되고 일본 인디 게임 전시쇼에 최종 합격 해서 전시할 수 있는 영광을 얻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촛불시위에서 만들었지만 전혀 핀트가 맞지않는 요상한 게임이 나와서 역시나, 국내 반응은 좋지 않습니다. "Candlelight vigil is peace demonstration! Inside this game, gamer kills the police. WTF? It's like a game made by a man who blames Candlelight vigil." 이런 점은 좀 수정하고 싶지만 게임잼 특성상, 한정된 기한에 완성해야 되는 이벤트인 만큼 한정된 시간동안 게임은 이런 모습으로 '완성'이 된 것이고. 다음 버전을 더 만들지 말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더 만들수 있게 된다면 비폭력 프레임을 좀더 보여줄수 있는 액션게임(?!)으로 만들고 만들고 싶네요. 이상 'Tragedy Of TV'에 대한 일화였습니다.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어딘가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매커니즘을 모두 밝히겠다'라며 장기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봤는데, 그 비슷한 개념으로 몇 가지 잘 알려진 매커니즘을 정리한 글이 있네요. http://www.looah.com/article/view/1120
  6. 개인 블로그에 작성한 번역 기사를 포럼에도 공유합니다. 블로그 포스팅: http://zerasionz.tistory.com/98 ---------- 게임스팟에 오버워치의 전신인 타이탄에 관련된 인터뷰가 올라왔기에, 팬심으로 번역해보았습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개발자들의 처절한 경험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은 핑계고 의역할 실력이 안돼서...) 최대한 직역해보았습니다. 원문 링크: Blizzard on Cancelled Titan MMO: "We Failed Horrifically" ---------- 블리자드의 디자이너 Jeff Kaplan은 World of Warcraft의 뒤를 잇는 스튜디오로 자리잡았다 취소된 MMO인 Titan의 업무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프로젝트는 2010년 12월에 정식으로 공개되었지만, 2014년 9월에 결국 취소될 때까지 비밀에 가려져있었습니다. 취소 발표 이후에 이에 대한 토론들이 종종 있었으며, 아직까지도 이어집니다. Kaplan은 GameSpot과의 인터뷰에서, Titan 개발팀은 “지독하게 실패”했으며, 그 경험은 이전까지 Blizzard의 가장 큰 타이틀을 만드는 데 공헌했던 개발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Titan을 작업하는 진짜 어메이징한 그룹이 있었죠.” “그들 개개인은 정말로 재능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우리는 모든 면에서 지독하게 실패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요. 정말로 처참했죠.” “이들은 예를 들면 World of Warcraft같은 아주 성공적인 게임들을 작업하던 사람들로, 다른 회사나 Blizzard 안의 다른 조직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완벽히 온전한 실패를 넘어서는 것은 성공을 경험해 오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어렵죠.” Titan의 붕괴 이후의 침묵 동안, 팀은 그들이 실패한 것(특히 Blizzard의 안정적인 성공작들에 합류할 강력한 프로젝트를)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압박감은 사방에서 다가왔습니다.” Kaplan은 말을 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누구도 우리를 압박하지 않았지만, 늘 잘해왔고 성공해왔기 때문에… 잘하지 못하는 순간을 갖는다는 게 아주 난처했습니다. StarCraft, Heroes of the Storm, Hearthstone, World of Warcraft처럼 굉장한 프로젝트들이 있는데, 취소된 프로젝트의 꽁초 더미 위에 앉아있는 겁니다.” “모두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라 뭐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내심 어색함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죠. ‘아냐, 우리가 Blizzard에 있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해야 돼. 우리는 회사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걸 만들 수 있어.’ 그 때는 노력하는 시기였고, 아주 큰 압박감이 있었습니다. 팀은 압박 받았지만 그 규모가 엄청나진 않았고, 이는 많은 방면으로 우리를 담금질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실패를 통해, Titan 개발팀은 마침내 어떤 혼을 찾는 방법을 발견했고, 마침내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새로운 것을 다시 만들기 위한 더 강한 추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봤어요. 우리는 자주 이 구절을 사용했어요. ‘게임개발자는 마지막 게임으로 말한다(Zerasion: 의역. 원문은 you're only as good as your last game.)’. 그러니까 너무 자만하지 말라고… 저의 가장 최근 작품은 개발이 취소된 Titan이라는 이름의 완전히 실패한 게임이었죠.” “[우리는 질문했습니다.] ‘그건 내가 아니야, 라고 증명하려면 다음에 내가 할 일은 뭐지?’ 그 정도 레벨로 자신감이 산산조각 나는 일을 겪는다는 건 아주 충격적이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이 그룹을 가장 강하게 응집시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건 일종의 자신감과 정체성의 위기였고, 스스로에게 자문하기 시작하는 때였습니다. ‘우리는 진 건가? 이제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는건가? 우리는 더 이상 멋진 게임을 만들 여력이 없는 건가?’”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기준으로 그 질문에 자문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Overwatch로 이동했을 때 팀은 매우 단단하게 뭉쳐졌고 ‘우리는 실패하지 않았고 진짜 재미있는 걸 만들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엄청난 굶주림이 있었습니다.” Overwatch는 고유한 스킬을 가진 영웅들의 개성 넘치는 그룹을 다루는 팀 기반의 멀티플레이어 슈터입니다. Overwatch는 PC, Xbox One, PS4 플랫폼으로 5월 24일 정식 출시됩니다. 진행중인 클로즈드 베타는 4월 25일 10시에 종료됩니다. 오픈 베타는 5월 5일 시작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GameSpot은 17년 만에 Blizzard가 선보인 새로운 IP, Overwatch의 개발 속에서 찾은 시리즈가 발행될 예정입니다. Danny O’Dwyer가 말하는 Overwatch의 시초에 대한 핵심 개발자, 실패한 Titan 프로젝트의 심화 탐구, 클래식 온라인 슈터에 팀이 어떻게 도전하게 됐는지에 대한 토론의 세 에피소드로 구성됩니다. 아래 영상을 통해 그 첫 번째 에피소드를 감상하시죠. (유튜브 영상 링크) http://www.gamespot.com/videos/embed/6431806/ 유튜브 영상의 한글 자막 버전이 공개되어 공유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ypaXrCUcGM 위에 링크한 한글 자막 영상의 2부 3부 기획 영상까지 전부 번역본이 있어 링크를 추가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pknPIZxRuE https://www.youtube.com/watch?v=s-CtZmRk3ks
  7.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Gamasutra에 모든 xx가 배워야할 7가지 xx 시리즈 최신판이 나와, 챙겨가기(Takeaway) 부분만 살짝 번역해봤습니다. (7가지 시리즈였는데 어느새 6가지 시리즈가 된 건 함정) 전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원문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www.gamasutra.com/view/news/289637/6_examples_of_UI_design_that_every_game_developer_should_study.php --- 1) Clash Royale – 표면화와 스크롤 챙겨가기: Clash Royale의 매끄러운 디자인에서 챙겨갈 핵심은, 정보는 겉으로 표시돼 가능한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만 하고, 아주 많은 개별 메뉴들을 로드하기 위해 기다려야만 하는 건 전혀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2) Half Life 2 – 동적임과 청각적 챙겨가기: Half Life 2는 HUD가 게임의 아트에서 주의를 돌리게 만드는 나중에 생각해야하거나 불가피한 것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대신, (아름답고) 확실하게 첨가될 수 있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 요소에만 오롯이 의존할 필요도 없다. 3) Hearthstone – 촉각과 명료함 챙겨가기: 화면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추가적인 레이어 대신 게임의 필수요소로 느껴지도록 HUD에 통합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중요한 것, 바로 게임플레이에 집중하게 만든다. 4) Overwatch – 압축과 중앙정렬 챙겨가기: 가독성을 유지하면서 작은 영역에 압축할 수 있는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5) Assassin’s Creed – 간결함이 더 아름답다(Less is more) 챙겨가기: 때로는 HUD가 전혀 없이도 얼마나 게임을 잘 플레이할 수 있는지가 강한 디자인 철학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6) Dead Space – 통합과 매력 챙겨가기: Dead Space는 다른 게임들이 정말 진부하고 부차적으로 취급하는 것들을 차세대 레벨디자인이 성공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HUD를 더 이상 HUD처럼 느껴지지 않게 잘 만들면, 게임 월드의 고유한 부분처럼 느껴진다.
  8.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Twitter의 칼보라Khalbora 님께서 작성하신 WoW의 사례로 살펴본 "캐릭터 중심의 게임 스토리텔링"에 대한 글을 공유 드립니다. 작성 시점은 군단 관련 정보가 막 공개되기 시작한 올해 5월 경이지만, 놀랍게도 현재 군단의 스토리텔링이 본문에서 제시된 해법을 따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원문에서 확인해보세요! http://khalbora.postype.com/post/177686/
  9.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군단 리뷰를 포럼에도 옮겨봅니다. 개인 블로그 링크: http://zerasionz.tistory.com/103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최신 확장팩, "군단"이 출시된 지도 벌써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각종 기사에서 다뤄졌듯, 왕년의 인기를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군단. 출시와 동시에 결제된 3개월도 끝났을 시간이니, (이미 늦은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쯤에서 한 번 군단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확장팩의 컨셉 > 와우의 각 확장팩은 매번 스토리뿐만 아니라 게임의 서비스 흐름 상 어떠한 컨셉을 가지고 출시되어왔다. 첫 번째 확장팩이었던 "불타는 성전"(이하, 불성)은 "세계의 확장"을 테마로 외계 행성(아웃랜드), 이동 수단(비행), 신 종족(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 고도화된 인스턴스 엔드 컨텐츠(영웅 던전과 레이드, 그리고 전장과 투기장) 등을 핵심 요소로 추가했다. 두 번째 확장팩이었던 "리치왕의 분노"(이하, 리분)는 워크래프트 사가의 간판 스타 "리치 왕 아서스"를 메인으로 "향상된 스토리 텔링"을 테마로 삼았다. 블리자드의 초대 친절한 수다왕으로 불리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리치왕의 설명"(2대는 디아블로3의 아즈모단), 스토리 진행 단계에 따라 배경이 달라지는 "위상 변화", 플레이 한 모든 것을 기념으로 남겨주며 앞으로 할 것들을 알려주는 "업적" 등이 핵심 요소로 추가됐다. 세 번째 확장팩이었던 "대격변"은, 말 그대로 모든 걸 뒤집어 엎는 "리팩토링"을 테마로 삼는다. 오리지널 컨텐츠였던 아제로스 필드 전체의 컨텐츠 리뉴얼, 클래스 재설계, 탱딜힐 매커니즘 재설계 등 앞서 두 확장팩이 무언가를 "추가"하는 개념에 가까웠다면, 대격변에서는 온라인 게임에서 흔히 "2.0 패치"라고 불릴 법한 큰 변화들을 가져왔다. 네 번째 확장팩이었던 "판다리아의 안개"는 "실험의 장"이라 불릴 수 있다. 전에 "드레노어에 남겨진 판다리아의 유산 (블로그 링크)"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흥행 성적도 저조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아 플레이어들에게 외면을 많이 받았지만, 이후 여기서의 실험의 성과가 다음 확장팩에서 결실을 맺는 등 여러 가지로 "실험대"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중국을 타겟으로 중국풍을 찍어낸다고 반드시 성공할 수는 없다는 교훈 또한 개발팀이 얻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애도) 다섯 번째 확장팩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들"(이하, 드군)은 "워크래프트2 녹여내기"를 테마로 워2키드들의 추억을 파고들었다. 일단 판다리아의 안개 마지막 보스였던 타락한 가로쉬 헬스크림이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가 역사를 바꾼다는 내용으로, 무려 워크래프트2의(정확히는 워2확장팩의) 배경인 드레노어를 게임 무대로 삼아버린다. 그리고 아웃랜드가 부서지기 전이라는 설정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올드비들에게 어필함과 동시에, 워크래프트2에 등장했던 각종 오크 영웅들을 무더기로 출현시키면서(그것도 멋진 소개 연출과 함께) 팬들의 팬심에 불을 지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섯 번째 확장팩인 "군단"의 컨셉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부르고 싶다. 1. 주적 우선 군단의 주적부터가 불성 때와 같은 "불타는 군단"이다. 드군의 마지막 보스였던 아키몬드전 엔딩씬에서 차원문을 통해 도망친 굴단이 불타는 군단을 이끌고 다시 아제로스를 침공한다는 설정이다. 이제껏 앞의 다섯 확장팩들을 거치는 동안, 같은 주적을 상대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불타는 군단 - 스커지 - 데스윙의 추종자 - 판다리아 고대 세력 - 강철 호드) 2. 일리단의 귀환 군단 이야기의 시작은, 일리단을 되살리려는 굴단의 음모를 저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돌아온 일리단이 "나는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소, 영웅이여"라고 할 것 같지만 기분 탓이다.) 그리고 군단의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일리단의 일생을 보여주는 전설 퀘스트 또한 진행할 수 있다. 일리단은 이처럼 이번 확장팩에서 매우 핵심적인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일리단이 자신의 추종자인 일리다리들에게 남기는 대사 "너흰 이제 준비가 됐다" 또한 매우 의미있다. 바로 불성에서 일리단의 가장 유명한 대사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의 카운터 멘트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군단 출시를 기념해 실시한 와우 3일 무료 체험 이벤트의 이름도 "일리단의 부름"이었다. 3. 신규 영웅 직업, 악마사냥꾼 일단 직업 컨셉부터가 일리단의 추종자 일리다리들이라는 컨셉이다. 리분에서 아서스를 메인으로 홍보하면서 그 아서스의 추종자였던 죽음의 기사를 신규 영웅직업으로 홍보했던 것과 거의 같은 매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 영웅 직업을 생성할 수 있는 조건 또한 절묘하다. 지금은 제한이 사라졌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의 죽음의 기사는 시작 레벨이 55레벨이기 때문에 해당 서버에 55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한 상태에서만 생성할 수 있었다. 굉장히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번 악마사냥꾼은, 해당 서버에 "70레벨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왜 하필 70레벨일까? 시작 레벨이 98레벨이면 죽음의 기사처럼 98레벨 이상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동등한 조건이 아닐까? 그것은 바로 불성 당시의 최고 레벨이 70레벨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렇게 생성한 영웅직업은 불성 간판 스타였던 일리단의 후예인 일리다리다. 이보다 더 노골적으로 "불성 와라버지, 아제로스로 돌아와요!"라고 외치는 컨셉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는 매우 제대로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 알려진 지표상으로도 굉장한 성공을 거둔 것도 그렇지만, 당장 내 주변의 불성 만렙 이후 와우를 접었던 친구도 지금 열심히 군단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만 봐도 컨셉의 성공이 피부로 와닿는다. < 군단의 새로운 컨텐츠 > 이번 군단은 굉장히 다양한 새 요소가 추가된 확장팩이다. 이전의 시스템을 다른 방식으로 개량한 것들도 있지만,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는 익숙할 수 있는, 하지만 와우에서는 매우 생소한 몇 가지 요소들이 추가된다는 소식에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군단의 새로운 컨텐츠에는 각각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짚어본다. 1. 악마사냥꾼 리분에서 아서스의 추종자였던 죽음의 기사(이하, 죽기)처럼, 일리단의 추종자인(였던?) 악마사냥꾼(이하, 악사)이 두 번째 영웅 직업으로 등장했다. 직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워크래프트3에서 일리단 타입의 영웅 유닛인 Demon Hunter를 그대로 계승한다. 우선 전문화를 보면, 독특하게도 복수(방어 담당. 탱)와 파멸(공격 담당. 딜)의 두 가지 전문화를 가지고 있다. 장착하는 방어구의 등급이 가죽인 것을 생각해보면, 가죽인데 탱/딜만 되는 직업은 처음 등장한 셈. 보통 탱/딜이 되는 직업은 전통적으로 전사 뿐이었으며, 죽기가 추가되면서 둘이 됐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판금 방어구를 착용하는 직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반대로 가죽 방어구 착용 직업 중에서는 퓨어 딜러(도적, 3개 전문화 모두 딜)가 아니면 아예 탱딜힐이 다 되는 하이브리드 직업(드루이드, 수도사)만 존재했다. 게다가 전문화가 두 개 뿐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앞서 이야기한 전사/죽기 처럼 탱/딜이 되는 직업이라도, 탱1/딜2로 한 직업이 갖는 전문화는 총 3개로 동일했다. 어쩌면 같은 가죽 직업인 드루이드가 탱/힐/근딜/원딜의 총 네 가지 전문화를 가져간 것에 영향을 받기라도 한 것일까. (나오지도 않은 악사의 전문화를 떼서 드루를 미리 줬다거나...) 개인적으로 악사는 딱 100레벨만 찍고 유물까지만 얻은 상태라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 경험했을 때를 기준으로 스킬 컨셉을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은 느낌이 든다. 오버워치 영웅 종합체. 물론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스킬들이 이런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이중도약 = 겐지의 이중도약이 곧바로 떠오른다. 활공 = 메르시의 활공.. 말이 필요 없다. 지옥돌진 = 이건 트레이서 점멸이냐 겐지 질풍참이냐 주변 지인들과 논란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반반이라고 본다. 이동 영역 전체에 데미지를 준다는 점은 질풍참, 이동 가능한 방향이 지면과 수평으로만 제한된다는 건 점멸. 조각난 영혼 = 리퍼의 영혼 수확. 적이 죽거나 특성에 따라 피해를 줄 때 일정 확률로 구슬(!!!)이 떨어진다. 접근하면 흡수되고 생명력이 회복된다. 안광 = 자리야의 입자포(기본 공격). 빔의 생김새도 유사하지만, 와우처럼 타게팅 기반의 게임에서 마우스를 꺾어 방향을 유지해줘야만 영역 데미지가 지속적으로 적중한다는 결과 자체가 매우 흡사하다. 어쨌든 결론은, "기본 이동의 손맛이 좋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인 손맛이 좋다고 하기에는 제이 윌슨의 유산(..)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군단에서의 근접 공격 타격감 개선"이 적용된 다른 근딜러들에 비해, "세게 때리는(뚜까패는) 맛"이 상당히 덜 느껴졌다. 피해량 발생 자체는 매우 큰 편이라고 생각되지만, 파멸 전문화의 스킬들이 대체로 허공을 가르는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 이동은 이중도약, 활공, 지옥돌진의 활용 덕분에 장난감이나 기계공학의 도움 없이 기본 기술만으로도 쾌적한 움직임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최소한 일리단의 팬이거나, 필드에서 탈 것 없이 돌아다닐 일이 많은 탐험가 플레이어라면 확실히 좋아할 직업인 것 같다. 2. 유물 무기 개인적으로 전역 퀘스트와 함께 군단의 두 핵심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유물 무기이다. 일단 이 유물 무기가 갖는 효과를 감성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으로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1) 감성적 - 서사적인 측면 워크래프트 세계관 안에서 유명하고 귀한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심지어 이 유물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앞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확장팩의 처음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선물받은 기분을 가진다. 대표적으로 파멸의 인도자(애쉬브링어라고 더 많이 알려진)나 둠해머를 모조품이 아닌 진품으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와우 세계관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한 각 유물마다 획득 과정에서 고유한 이야기가 담긴 퀘스트를 수행하게 된다. 물론 숫자가 많은 만큼 모든 이야기가 매력적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육성한 직업과 관련된 주요한 이야기들을 체험하고 끝내 값진 무기를 손에 넣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와우 서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모든 직업의 연맹 전당 이야기와 이 유물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직업 만렙, 아니 최소 102 레벨까지라도 도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받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12직업 캐릭터를 육성중이기도...) 왜 102 레벨이냐면, 첫 번째 유물을 선택한 다음, 나머지 유물까지 획득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이 102 레벨이기 때문. 1-2) 감성적 - 성취감 일단 확장팩 시작부터 힘세고 강한 아침..이 아니라 강한 무기를 들고 시작한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탁월하다. 일단 드군에서 획득 가능한 최고 수준의 무기보다 높은 시작 레벨을 갖기 때문에, 사실상 유물 무기가 군단의 핵심이자 필수 컨텐츠이기 때문에, 무기 교체는 확장팩에서 사실상 강제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외형과 강한 성능, 그리고 새로운 유물 기술의 획득 덕분에 그 강제가 전혀 기분나쁘지 않게 다가온다. 2-1) 기능적 - 새로운 기술 각 직업의 전문화마다 정해진 유물 무기를 손에 넣는 순간, 유물이 가지고 있는 기본 기술인 새로운 유물 기술(사용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유물력을 투자하면서 기존의 스킬들을 강화하는 속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새로운 지속 기술을 획득하기도 한다. 100 레벨에서 멈춰버린 특성 시스템의 상한을 생각하면, 사실상 100~110레벨에서 새로운 스킬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이 유물이다. 2-2) 유물력과 유물 속성 그리고 그 스킬들을 얻기 위한 방법이 직전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유물력이라는 자원을 모아 유물에 투자하고 유물이 성장하면서 발생한 포인트로 1 포인트씩 투자하는 방식인데, 말로 설명하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GUI를 보는 순간 대격변 이전에 와우를 해본 사람이라면 바로 "아!"할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바로, 옛 특성 트리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 유물 무기의 속성 화면(위)과 과거의 특성 화면(아래) > 그리고 매커니즘 또한 동일하다. 유물력을 경험치, 유물 레벨을 캐릭터 레벨, 속성 포인트를 특성 포인트로 대입시키면 "자원을 모아 레벨업하고, 발생한 포인트를 투자한다"는 구조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캐릭터 레벨을 성장시키는 경험치의 획득과 동시에, 무기의 성장을 위한 유물력을 획득해야 하게 되면서 와우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성장축 하나가 추가된 셈이다. 판다리아의 안개부터 새롭게 개편된 현재의 삼지선다 심플 특성 시스템이 탄생한 배경이 기존 특성 트리가 게임의 복잡도를 높여 플레이어에게는 장벽이 되고 개발자에게는 밸런스 난제를 안겨주기 때문에 변경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의외의 회귀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유물과 구 특성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를 깨닫게 되는데 바로 "기회비용"의 유무가 그것이다. 구 특성은 제한된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컨텐츠였다. 모든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물 속성은 다르다. 어떤 것을 먼저 투자할 지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유물력을 끊임없이 모으면 결국은 모든 속성에 포인트를 전부 투자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매 유물의 성장 시 마다 다음 성장까지 필요한 요구 유물력의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투자하가다는 낭패가 되기 십상이다. 물론 초기화에가 가능하긴 하지만, 필요한 유물력이 다음 레벨업까지 필요한 유물력과 똑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럽다. 정리해보면 지금까지 군단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유물 컨텐츠에 대한 감상은 다음과 같다. 1) 제작 공수 절감 무의미하게 양산되는 중간 레벨의 데이터가 사라지게 되면서, 제작해야 할 무기 아이템의 개수 자체가 혁신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덕분에 한정된 개체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일 수 있게 되면서 각각의 유물들이 더 멋진 외관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확보된다. 아트적인 공수 뿐만 아니라, 게임 디자인적으로도 효율적일 수 있다. 복잡한 유물 속성이 추가 됐지만, 대신 드랍 테이블에서 무기가 완전히 삭제되어버렸다. 무기는 이제 더 이상 사냥이나 퀘스트를 통해 습득하는 항목이 아니게 됐다. 대신 플레이어의 무기 선택에 대한 자유도는 상당 부분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 대표적으로 무기의 형상변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00레벨 이전까지의 무기는 다른 방어구와 동일하게 형상변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다. 하지만 유물이 별도의 아이템 등급으로 분리됨에 따라 일반 형상변환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신 유물 형상변환은 업적 등과 연결된 별도의 컨텐츠로 분리되고, 희소성 있는 형상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뽐낼 수 있는 성격으로 변경됐다. 2) 복수 전문화 육성의 어려움 같은 전문화 내에서 특성을 변경하는 건 (주문각인사가 제작하는 명료한 정신의 전쟁서라는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휴식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장소로 제한되지만, 다른 전문화로의 변경은 마치 이중특성처럼 비전투 상태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 이렇게만 보면 서로 다른 전문화의 전환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복수 전문화 육성이 이전보다 용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물력"이 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된다. 유물 레벨 상승에 따라 필요한 유물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기 때문에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거의 밑빠진 독에 물붓는 느낌으로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물론 효율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다른 유물을 육성하기 시작하면, 획득하는 유물력을 부스팅해주는 "유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나머지 유물의 초반 레벨을 쉽게 끌어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유물 연구는 결국 주 전문화에서 요구하는 유물력 상승폭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데다, 모든 포인트를 찍지 않으면 결국 심리적으로 모자란 속성만큼 강해지지 못했다는 미완의 느낌을 받기 때문에 과감하게 유물력 부여를 중단하고 다른 유물을 육성하는 건 꽤나 큰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힐러 부족의 심화" 현상이다. 역할 특성상 심적 부담이 높고 주역이 아닌 느낌에 선호받지 못하는 역할군인 회복 담당이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유물력의 제한 덕분에 이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된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보통 레벨업 과정에서는 딜특성으로 성장하고, 만렙 이후에 엔드 컨텐츠에 진입해서야 힐특으로 교체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어 왔다. 같이 레벨업 해줄 다른 플레이어가 있거나, 작정하고 레벨업 자체를 던전 플레이로 진행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레벨업 구간의 던전 입장은 힐러가 극심하게 부족해 매칭에 크나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오히려 탱커는 다루기도 쉬워진 편이고 필드 사냥 자체가 원활하기 때문에 전보다 늘어난 느낌이 들지만, "탱 1/1, 딜 3/3, 힐 0/1"의 상태로 매치 대기중인 상태를 매우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할 "컨텐츠 레벨 스케일링"을 도입한 덕분에 일반 난이도 던전은 100~110 레벨의 캐릭터가 뒤섞여 입장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적어도 레벨대가 한번 더 힐러를 부족하게 만들지는 않는 셈. 하지만 그 힐러들이 영웅 던전에 진입할 템렙을 맞추고 영던으로 넘어가버리면? 누군가가 힐로 부캐를 키우거나 저렙 친구를 도와주려고 파티 입장 하는 등의 이유로 다른 힐러의 입장을 기약 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3) 일단은 OK, 다음은? 위의 내용들을 종합해볼 때, 일단 아직까지는 유물이라는 컨텐츠가 개발사의 의도대로 잘 동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뭔가, "오늘만 사는 블리자드"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유물의 미래는 크게 두 가지 갈래를 가질 것이다. 하나는 현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전까지의 많은 컨텐츠들처럼, 이번 확장팩이 끝남과 동시에 매정하게 버려지는 것이다. 시스템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다음 확장팩의 아이템 레벨로 모든 플레이어들의 유물 수준을 일괄 상향시켜주면서 다시 새로이 유물력을 모으도록 만드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이 때에 플레이어들이 사용하게 될 유물은 지금 유물의 새로운 현상 등급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새로운 유물이 될 수도 있다. 버려지는 시나리오는 와우 역사에서 아주 흔한 방식이다. 가깝게는 드군 초반에 큰 재미를 줬던 주둔지의 현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원할 것 같던 주둔지도 차가운 드레노어의 눈 밭에 버려진 채 대체제인 연맹 전당에게 HUD 버튼까지 자리를 빼앗겨 버렸으니 말이다. (작성자는 호드 기준이기 때문에 주둔지에 눈 밭이라는 표현이 사용. 록타!) 3. 전투 레벨 스케일링 플레이어의 상황에 맞게 몬스터의 전투 수위를 조절하는 스케일링 기술이 군단 사전 패치인 군단의 침공 이벤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투 레벨 스케일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지어서 정리해볼 수 있다. 1) 일대일 스케일링 플레이어의 캐릭터 레벨에 맞춰 몬스터 난이도가 조정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표범 한 마리가 있는데 동일한 표범을 1레벨 캐릭터가 싸우면 1레벨 표범이 되고, 110레벨 캐릭터가 싸우면 110레벨 표범이 된다. 그리고 이는 서로 다른 레벨의 캐릭터가 동시에 같은 대상을 공격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같은 표범과 싸우고 있지만 1레벨 캐릭터에게는 1레벨로, 110레벨 캐릭터에게는 110레벨로 상대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캐릭터 레벨업의 중간 단계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전투에 기여하면 되기 때문이다. 2) 다대일 스케일링 파티 권장 몬스터, 필드 레이드처럼 다인 전투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들의 경우, 전투에 참여하는 인원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몬스터의 강도가 조절된다. 이는 마치 디아블로 시리즈의 방 인원에 따른 몬스터 강도의 증감과 유사하게 이해할 수 있다. 몬스터의 다른 능력치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건 최대 생명력과 현재 생명력이 전투 참여 인원에 비례해서 실시간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를 이용한 나쁜 케이스라면, 괜히 한 대 때려서 피는 늘려놓고 전투에 가담하지 않는 숟가락쟁이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처치하고 다른 할 일을 하러 가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게임 구조이기 때문에 많이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호전적인 일부 플레이어는 괜히 피통만 늘린다며 전투에 가담한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무참히 살해하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그냥 죽이고 싶은데 명분이 없어서 갖다 붙인 느낌이 많이 든다....) 위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군단에서는 캐릭터의 성장 부분에 있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일단 개발자 이야기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수 차례 홍보하곤 했던, "비선형적인 성장 동선"을 꼽을 수 있다. 이전까지의 와우는 각 지역마다 배정된 레벨 구간이 있었다. 예를 들어 캐릭터 생성 지점 근처 지역은 1~10레벨, 인접한 옆 지역은 10~15레벨과 같은 식이다. 하지만 군단의 배경인 부서진섬은, 만렙 지역으로 분리된 수라마르를 제외하면 나머지 스톰하임, 높은산, 발샤라, 아즈스나의 네 지역은 모두 100~110 레벨로 동일한 레벨 구간(사실상 전 구간)을 커버하게 된다. 지역에 설정된 레벨에 따라 어디부터 가야한다 그 다음은 어디를 가야한다라는 동선의 제약이 없이, 플레이어마다 원하는 지역에서 선택적으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아래에서 설명할 주요 만렙 컨텐츠인 "전역 퀘스트"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의 퀘스트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플레이해야만 한다. 순서만 다를 뿐 결국은 다 해야할 일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지역과 지역 사이의 동선 제약이 사라진 것은 한 지역 안에서 서사의 시작과 끝이 온전히 종결되기만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한 지역 내에서도 동선이 비교적 자유롭게 퍼뜨려진다는 점이다. 한 지역에 처음 입장할 때는 모두 똑같은 퀘스트를 부여받기 때문에 지역별 시작 위치는 동일하다. 하지만 시작 지점 근처의 임무를 종료하고 나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서로 다른 퀘스트 두 세개를 한꺼번에 제시한다. 아마도 그렇게 러프하게 다음 지역으로 안내하는 퀘스트를 던져놓은 다음, 이동 경로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가이드 없이 배치된 퀘스트를 만나면 수행하라는 것을 의도한 것 같지만, 실제 부서진 섬의 지형이 꽤나 "경로"라는 개념이 옅게 디자인된 부분과 맞물려 플레이어는 지금까지 와우가 일관되게 유지하던 "퀘스트를 따라가는 친절한 성장 동선"을 잃어버리게 되고, 느닷없이 부여된 자유라는 이름의 방관에 빠져 방황하기 쉽다. 대표적으로 경로 자체가 자주 끊어지고, 고저차가 심하고 실내/외 전환이 많은 덕분에 퀘스트 수행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고, "길" 표시가 있는 곳에 다수의 몬스터가 배치된 "발샤라" 지역에서는 지형과 관련된 불만이 공개창에 높은 빈도로 올라오곤 한다. 가끔은 가이드 퀘스트도 없고, 가이드 동선 안에 발견되게 위치하지도 않은 곳에서 뜬금없이 발생하는 퀘스트들이 있는데, 이런 퀘스트들은 나의 현재 위치와 상관 없이 (심지어 가보지 않은 곳도) 전체 지도에 노골적으로 느낌표 표시를 출력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떻게든 알려준다는 건 좋지만, 그 흐름이 너무나 부자연스럽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비선형적인 성장 동선 외에도, 게임의 근간에 대한 큰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레벨의 의미 변화"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와우에서 "레벨"이란 곧 "강함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캐릭터의 레벨, 스킬의 레벨, 심지어 아이템의 레벨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뿌리 격인 "캐릭터의 레벨"이 더 이상 강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대단히 놀랍고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내 레벨이 몇이든 몬스터가 내 레벨로 보인다는 것은, 이전처럼 내 레벨이 높다고 나보다 낮은 레벨의 캐릭터보다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좋게 보면 서로 다른 레벨의 플레이어가 자신들의 레벨과 상관 없이 동등한 조건으로 협력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보면 이전처럼 오버파워로 더 쉽게 컨텐츠를 돌파하거나, 아니면 타인에게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는 기쁨을 적어도 "레벨만으로는"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PvP에서 상대 캐릭터와의 직접적인 레벨 차이는 기존과 동일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필드 PvP 정도에서는 여전히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PvE에 있어서는, 캐릭터 레벨이란 어디까지나 컨텐츠 플레이 진도를 구분하는 지표일 뿐이며, 만렙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기 위한 중간 과정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이번이 이후로 진행될 어떤 큰 흐름의 첫 발걸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욱 이후의 행방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4. 직업(연맹) 전당 일단 명칭에 대한 불만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다. 홈페이지의 컨텐츠 소개, 업적의 카테고리명, NPC의 대사, 퀘스트의 요약 설명 등에서 지칭하는 같은 장소의 이름이 통일되지 않고 있다! 대체 이 컨텐츠의 공식 명칭은 직업 전당인가 연맹 전당인가! 멀록의 등지느러미 개수까지 관리한다던 블리자드의 컨텐츠 TF는 그 수장인 크리스 멧젠의 퇴사와 함께 증발하기라도 한 것일까? 여하튼, 군단에서는 직업 전당이라는 장소가 새롭게 추가됐다. 드군의 간판 컨텐츠라고 볼 수 있는 주둔지의 개량형 컨텐츠로 볼 수 있으며, 여러가지 면에서 주둔지의 대체제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니맵 좌하단에 추가됐던 주둔지 보고서가 직업 전당 보고서로 교체됐다. 보고서에 새로운 알림이 발생할 때 화면 중앙 하단에 나타나는 팝업 역시 주둔지의 것이 아닌 직업 전당의 것으로 교체됐다. (굿바이 주둔지) 주둔지와 비교해 직업 전당이 갖는 차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1) 개인 커스텀 요소 최소화 직업 전당은 주둔지에서 무거운 커스텀 요소를 많이 덜어냈다. 어떤 건물을 지을 지 선택지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던 꽤 많은 숫자의 건물들, 그리고 각 건물들마다 주둔지의 세 등급에 따라 바뀌는 외형, 그리고 각종 고유 기능 등을 고려해보면 주둔지는 생각보다 굉장히 거대한 시스템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래선지 이번에 새로 등장한 직업 전당은 개인의 커스텀 요소가 최소한으로 제약된다. (사실상 없다시피한 느낌) 전체 기능들이 직업 전당 퀘스트 진도에 따라 하나씩 개방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진도만 따라가면 모든 플레이어가 동일한 기능을 획득할 수 있다. 선택의 요소도 전당 연구라는 이지선다 옵션 선택지 정도로 극히 일부일 뿐이다. 2) 공용 공간화 드군 시절, 주둔지에 홀로 틀어박혀 주둔지 컨텐츠만 즐기면서 주둔지 공개 채널에서 수다만 떠는 사람들을 일컫는 재미있는 호칭이 있었다. "주키코모리"...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으면, 파티장의 주둔지에 입장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특별히 필요한 (주로 마법부여였지만) 기능이 있는 경우 종종 다른 플레이어를 주둔지에 초대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주둔지에 찾아가는 일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부분이고, 개인화된 인스턴스 공간이기 때문에 주둔지는 추종자 NPC들로 버글거리는 곳에 홀로 PC로서 존재해야하는 외로운 사령관의 고독 체험의 장이 되곤 했다. 경험적으로는 모든 플레이어가 사실은 주둔지라는 같은 공간에 있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하지만 혼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주둔지에 머무는 플레이어의 개수만큼 인스턴스를 생성해야 하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 물론 블리자드는 돈이 아주 많은 회사고 와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고작 주둔지의 인스턴스 때문에 서버 메모리에 부담이 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5명이 한 공간을 쓰는 던전보다 다섯 배는 더 많은 인스턴스를 생성해야한다는 부분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직업 전당은 "각 직업별로 공간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졌다. 심지어 진영별 분리도 아닌, 호드/얼라이언스 구분 없이 같은 직업의 모든 캐릭터들이 상주할 수 있는 사실상의 퍼시스턴트 필드로 제작되었다. 물론 해당 직업이 아니면 입장할 수 없도록 입구 트리거를 작동하는 조건 등으로 제약을 걸어둔 공간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 필드와 연결된 외부에 존재하는 직업 전당들이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사냥꾼의 직업 전당 같은 경우 군단 지역인 "높은 산"의 필드 어딘가에 있어서 우연히 진입한 플레이어가 사냥꾼이 아니라면 경고 메시지와 함께 내쫓기게 된다(...). (구경만 할게 구경만!) 3) 진영이 아닌 직업별 컨텐츠 이전의 주둔지가 매우 많은 기능들을 수행하는 큰 덩어리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호드/얼라이언스 양 진영에 각 한 개씩의 세트만 제공되는 것이 큰 틀이었다. 하지만 직업 전당은 위에서 설명했듯 진영 구분 없이 같은 직업의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가 됐지만, 반대로 모든 직업마다 별도의 컨셉을 가진 공간들이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각각의 건물들이 고유한 기능을 갖는 점이나, 등급에 따라 모든 건물이 총 세 종류의 에셋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주둔지와 비슷한 공수가 들었을까 싶지만, 적어도 컨셉이 다른 12개의 공간과 같은 기능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로 포장해야 하는 각종 내용들을 감안해보면 적잖은 노력이 들어갔으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덕분에 각각의 직업마다 고유한 서사를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유물 무기와 함께 플레이어의 입지를 서사적으로 크게 끌어올리는 데에 기여하는 요소로써 작동한다. 군단에 들어서면서 각각의 플레이어 직업들은 세계관 내에서 매우 대단한 존재로 격상되게 된다. 이 세계의 모든 네임드들이 인정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NPC들이 경례를 붙이는 "사령관"이라는 존재도 처음 나왔을 때 굉장한 호응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더 드높은 위상을 갖게 된다. 대표적으로 성기사의 경우, 티리온 폴드링을 대신해 은빛십자군 전체를 짊어지는 "대영주"가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그를 상징하는 "무기"와 함께, 존재에 걸맞은 "거처"에 머무름으로써 입지를 실감하게 된다. 이 또한 유물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어떤 존재가 되는지가 궁금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모든 직업을 플레이해보고 싶게 만드는 꽤 강한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5. 전역 퀘스트 이제 출시 전까지 "와우를 디아블로화 하려는 거냐!"라며 팬들에게 원성을 샀던, 하지만 출시 이후에 군단을 "갓단"이라고 부르게 했던, 실제 경험을 기준으로 극단적인 평가를 받은 전역 퀘스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현상금 사냥의 매커니즘 일단 디아블로3의 2.0 패치 이후로 "모험 모드"와 "현상금 사냥"이라는 컨텐츠를 경험해 본 게이머라면 전역 퀘스트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군단의 전역 퀘스트는 바로 그 현상금 사냥이 와우라이징(...)된 컨텐츠이다. 군단의 전 지역에 마치 현상금 사냥처럼 지도 이곳 저곳에 흩뿌려진 퀘스트를 찾아 수행하는 방식이며, 그 매커니즘과 심지어 UI 표현 방식까지도 현상금 사냥과 무척 닮아있다. 현상금 사냥의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축약할 수 있다. > - 지도에 컨텐츠 위치를 직접 표시 > - 표시된 위치로 이동해 컨텐츠 수행 > - 한 지역의 일정 컨텐츠를 모두 달성하면 추가 보상 제공 전역퀘스트 역시 동일한 매커니즘을 가진다. 전체 지도나 비행조련사를 이용할 때 나타나는 지도에 퀘스트 위치와 종류가 표시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가장 가까운 비행조련사 위치까지 이동해 전역 퀘스트를 수행한다. 디아블로의 막(Act) 별 묶음 보상이었던 호라드릭 큐브처럼, 매일 랜덤하게 지정되는 "사절" 세력의 전역 퀘스트를 네 종류 완수하면 사절로부터 상자를 받을 수 있다. 2) 일일퀘스트의 대체제 "샐러리 컨텐츠"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리고 와우를 일종의 노동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던 주역, 일일퀘스트가 군단에 와서 사라졌다. (이전까지 존재하던 일퀘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군단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전역 퀘스트다. 전역 퀘스트는 세력별로 어떤 그룹으로 묶여있고, 그 그룹들은 각각 초기화 시간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역 퀘스트는 한 주에 한 번씩만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전역 퀘스트는 2~3일에 한 번, 어떤 전역 퀘스트는 1일 이내의 몇 시간 내에 한 번 씩 수행할 수 있다. 각 세력 별로 주기가 등급별로 구분되는 것까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부지런한 성격이 되지 못해서 자세한 분석까지는 진행하지 않았다. 여튼 일일퀘스트가 매일 1회의 수행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하루 한 번씩만 접속해서 일감을 처리하면 됐던 것에 반해, 전역 퀘스트는 각 주기가 따로 돌아가기 때문에 언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세력의 전역 퀘스트가 발생하고 초기화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 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다소 까다롭게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군단 컴패니언 앱"이라는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현재 활성화 된 전역 퀘스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즉, 수시로 게임에 신경을 들이면서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게끔 플레이어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끌 수 있는 컨텐츠가 되었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일일퀘스트의 주요 기능이었던 만렙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인 보상 제공 및 세력 평판 작업이라는 기능을 온전히 넘겨받았다. 가끔씩 보너스처럼 획득할 수 있는 특정 세력 평판을 상승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제외하면, 전역퀘스트가 평판 작업의 메인 컨텐츠가 됐다. 3) PCG! 최근 게임업게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단어가 된 PCG(Procedural Content Generation). 전역퀘스트는 전형적인 PCG가 도입된 컨텐츠다. 가장 먼저 퀘스트의 종류와 보상이 각각 랜덤 x 랜덤으로 조합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일일퀘스트가 정해진 묶음 안에서 랜덤하게 택1되는 방식이었던 것처럼, 각 세력 별 전역 퀘스트 묶음 안에서 랜덤하게 전역 퀘스트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전역 퀘스트가 일일 퀘스트와 다른 점은 바로 보상이 랜덤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똑같이 퓨마 10 마리를 처치하는 퀘스트라고 해도, 어떤 날은 유물력 증가 아이템을, 어떤 날은 골드를, 어떤 날은 장비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는다. 또한 보상 등급이 플레이어 개개인의 보유 상태를 기준으로 책정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대표적으로 장비 아이템이 보상인 경우, 플레이어의 아이템 레벨을 기준으로 점차 보상 수준이 높아진다. 처음에는 780 레벨 정도를 줬다면, 나중에는 800, 820, 840 과 같은 식으로 점차 보상 수준이 높아진다. 물론 전역 퀘스트 보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장비 등급의 최대 상한은 엔드 컨텐츠 보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항상 유지된다. 그리고 엔드 컨텐츠 보상이 상향되면, 그에 따라 전역 퀘스트의 보상 상한도 함께 상향된다. 장비 아이템의 경우는 확실하게 수치로 보이기 때문에 상승하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그 외 골드 등의 보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향된다는 것 까지는 알겠지만 어떤 것을 기준으로 얼마만큼 증가하는지는 파악하기가 어려워 상향되는 보상의 종류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추가로 유물력 획득 아이템의 경우는, 직업 전당에서 유물 연구를 진행하면서 상향되는 획득 유물량 증가까지 더해져 무엇을 기준으로 상향된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6. 명예 시스템과 쐐기돌 신화 던전 엔드 컨텐츠의 두 축인 PvP와 PvE의 핵심 컨텐츠를 한 번에 묶어서 설명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저 군단의 엔드 컨텐츠를 이전처럼 열심히 플레이하지 않아 할 이야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의 문제가 아니라 게이머로서의 여건이 와우 엔드 컨텐츠를 심도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슬픈 어른의 사정같은 이야기이니 자세한 내용은 후략하기로 한다. 1) 명예 시스템 군단에서는 PvP 전투에서만 활성화되는 특성을 일반 특성으로부터 분리시켰다. 덕분에 특성을 고를 때마다 PvE와 PvP를 모두 고려해야하는 뼈를 깎는 고통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중특성이 사라지면서 기존의 이중특성을 이용하던 주 요인이었던 PvE 특, PvP 특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개발팀이 직접 언급했던 개발 의도 또한 상당 부분 제대로 동작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PvP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만드는 동기 부여를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에는 명예 특성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레벨업을 하게 되고(좋은 스킬이 대체로 뒷쪽에 배치되어 있음), 그 다음에는 매 레벨업 마다 획득하는 꽤 쏠쏠한 보상을 받기 위해 플레이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명성 등급을 통한 뱃지를 습득하기 위해 컨텐츠를 플레이하게 된다. 특히 이 중 뱃지의 경우,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큼직하게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뱃지가 보이면 "와 쟤는 싸움 좀 하는 애다"라는 인상을 빠르고 강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PvE에 영향을 주지 않는 PvP 밸런스 설계에 용이하다고 했는데, 실제로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PvP 밸런스 수정에 이점이 적극 활용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명예 레벨에 따라 하나씩 잠금 해제되는 명예 특성이, 일반 특성과 달리 세로로 하나씩 해제되게 되는데, 빠르게 복수의 특성을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존 특성의 문법을 깨뜨리면서까지 억지로 습득 구간을 쪼갠 것이 아닌가 하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그 외에 평점제 PvP 컨텐츠의 보상 같은 경우도 전역 퀘스트가 플레이어의 아이템 레벨에 기반하는 것처럼, 플레이어의 금주 최종 평점을 기반으로 보상 아이템 레벨이 결정되는 부분이 매우 직관적이라 좋은 인상을 받았다. 2) 쐐기돌 신화 던전 군단이 출시된 이래, 신화 던전을 플레이해본 건 지인 파티에 묻어서 간 것 딱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쐐기돌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컨텐츠 설명을 통해 "디아블로3의 대균열과 유사한 무언가"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 개인적으로 오래된, 그리고 깊은, 와우 시리즈의 팬이기도 하지만, 12년 된 늙은 게임이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늙은 느낌을 주지 않고 있다는 부분 하나와, 그리고 한 게임이 12년 동안이나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변화해 온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 또 하나 때문에, 와우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열일 제쳐두고 와우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덕분에 사놓고 플레이 해보지 못한, 또는 플레이 하다 중단된 수많은 스팀 게임과 PS4 게임들이 항상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라도 대략적으로나마 리뷰를 정리하고 나니 아주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사실 꽤 긴 리뷰지만 주로 새로운 요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보니 여기서 다뤄지지 않은 더 많은 군단의 요소들이 있지만, 이 이상의 정보는 관심이 있는 분들의 직접 경험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글을 마쳐볼까 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공식 사이트나 와우인벤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사이트: https://worldofwarcraft.com/ko-kr/ 와우 인벤: http://wow.inven.co.kr/
  10. 이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GDF에도 옮겨봅니다. 블로그 포스팅 링크: http://zerasionz.tistory.com/102 --- 얼마 전에 PS4로 먼저 선보인 절차적 생성으로 실제 우주 스케일을 구현한 No Man's Sky에 관한 글이 가마수트라에 공개되어 옮겨보았습니다. 직접 체험해보지 못한 게임에 대한 글을 옮기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게임과 다른 표현이 있을 수 있는 점은 미리 양해를 부탁 드리며, 그런 내용이 있을 경우 알려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마수트라에 올라온 원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first-impressions of No Man's Sky http://www.gamasutra.com/blogs/KrisGraft/20160810/278994/3_firstimpressions_of_No_Mans_Sky.php 첫째. 무관심한 우주 한참 Hello Games의 No Man’s Sky를 하면서 보낸 몇 시간 동안, 우주가 우리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끝내려 하지 않는 것, 더 정확하게는 전혀 신경도 안 쓰는 것, 그리고 그 둘 중에 실질적으로 더 무서운 건 후자라는 것에 대한 한 인용문이 머리 속을 몇 번 스쳐갔습니다. Carl Saga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주는 친절하지도 적대적이지도 않은, 단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인다” Stanley Kubrick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주에 대한 사실 중 가장 무서운 건 적대적이 아니라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무관심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죽음의 경계 안에서 인생의 도전에 응할 수 있다. 변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걸 만들 수도 있겠지만, 종으로서의 우리 존재는 진짜 의미와 실현을 가질 수 있다. 어마어마한 어둠에서도, 우리는 스스로 빛을 공급해야만 한다.” 요즘은 플레이어들을 환경과 그곳의 존재들에게 대항하게 하는 게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멋진 게임들도요. Don’t Starve, The Long Dark, The Forest 같은 몇몇 알려진 것들도 있습니다. 이런 게임들은 그 세계가 플레이어를 물리쳐야 할 낯선 대상처럼 위협한다는 확실한 적대감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그게 이런 게임들의 흥미로운 점이죠. 하지만 No Man’s Sky는 서바이벌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분명한 적대감이라곤 그저 여러분의 존재에 대한 우주의 무관심의 부산물일 뿐인 게임입니다. 이런 무의미한 느낌은 절차적 생성 기술이 자주 화제가 된 게임이기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게임의 범위에 따른 의도적인 결과입니다. No Man’s Sky의 기술은 여러분은 거대한 우주 한가운데의 돌멩이 위에 있는 먼지 입자일 뿐이며, 가상으로 혼자가 된다는 게임의 메인 테마를 훌륭하게 제공합니다. Hello Games는 게임에 1800경 개의 행성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커서 실질적으론 의미 없는 숫자죠. 한편, 여러분은 우주의 거대함 밖에는 다른 탐험가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깊은 어둠 너머 어딘가 여러분이 결코 만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은 낯선 행성들 사이에서 외롭고 갈 곳 잃은 느낌을 부각시킵니다. 사실 사이즈는, 경험하기에 아주 긴 시간이 요구되는, 흔히들 금전적인 면에서 본전은 뽑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컨텐츠라고 게임 개발자들이 홍보했습니다. No Man’s Sky에서는, 게임의 기술이 우주는 실질적으로 절대로 전부 볼 수 없을 만큼 무한하고, 만약 여러분이 죽더라도 우주는 스스로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될 거라는 서사의 바탕이 됩니다. 우주는 여러분을 환영하지도, 추방하지도 않습니다. 전혀 신경도 쓰지 않죠. 이것들은 여러분의 광석과 재료가 아니고, 여러분의 고대 외계 유적도 아니고, 빛나는 녹색 곰팡이나 다리 여섯 달린 털 난 기린 공룡도 여러분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긴 절대로 인류의 하늘이 아닙니다. 둘째. 여기서 할 수 있는 것 No Man’s Sky의 출시를 지켜보는 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우스꽝스런 day-one 패치의 드라마 외에는,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마케팅이었고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2013년 12월에 게임의 첫 번째 티저 트레일러가 발표된 이래, 사람들은 No Man’s Sky가 어떤 게임이고, 게임에서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프레스 투어 동안, Hello Games의 Sean Murray는 행성에서 행성으로 가는 데만 시간을 보내는 플레이어 유형에 대해 알아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물고기를 좀 스캔합니다. 광석도 좀 캡니다. 오 이런, 광석을 너무 많이 캐서 로봇 감시자를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상인이 될 수도 있고, 그저 은하 마켓에 재료를 거래만 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동굴 속에서만 살 수 있나요? No Man’s Sky의 차분한 성격과 약간의 서바이벌 식 게임플레이는 기대했던 것이나 고예산 AAA 멀티플레이어 슈터 페스티벌을 위해 전형적으로 아주 과장된 천문학적인 광고와는 달리, 같이 놓았을 때 잘 달라붙지 못합니다. 자본과 활용 자원이 많은 대형 회사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게임을 마케팅할 방법이 완벽했습니다. 청중들은 그것들이 잘 어울렸고, 이미 정의된 장르들이고,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기대하고 그런 게임에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 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게임들을 이해했습니다. 그런 종류의 이해는 No Man’s Sky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잠깐 동안, 저는 아마도 Hello Games가 No Man’s Sky의 전제가 계속 미스터리에 가려져 있기를 바랐고 그래서 고의로 이것을 모호하게 했을 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발사대 너머 알려지지 않은 다른 행성으로 가는 방법처럼요. 하지만 아닙니다. 저는 Hello Games가 이 모든 시간을 No Man’s Sky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뻔한 결론이지만, No Man’ Sky 같은 냉정하고 인공적인 우주 탐험 게임은 그냥, 마케팅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는 팬으로서 플레이를 끝까지 이어가고 있고, 마침내 미디어가 게임에 손을 댔습니다. 저는 이 게임이 극도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게임 마케팅의 애매함 때문에 이 게임이 극도로 폭넓은 기대 또한 받고 있다는 것만 알게 됐습니다. Murray 와 동료들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No Man’s Sky가 최고의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이것 하나만이 아닙니다), 최고의 순수 탐험 게임(죄송하지만, 아주 많은 서바이벌 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밖의 무엇이라도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저는 최종 결과물이 뭐가 될 지 무시함으로써 더할 나위 없이 아주 행복했고, 결과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이겼다고 생각했습니다. 트윗 작성자: Kris Graft. 가마수트라의 에디터 치프이자 원문의 작성자 트윗 내용: No Man's Sky는 절차적으로 생성된 The Long Dark의 차가운 Hipster-synth 우주 여행 버전이고, 아직까진 맘에 든다. 아마 (진부하지만)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건, 마케팅 중요 항목이 아니라 여러분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No Man’s Sky는 제작자들이 사람들이 사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자체로 아주 잘 팔렸습니다. 무한한 SF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거대하지만 간결한 컨셉으로, 게임은 스스로 마케팅하며 달려나갔고, 플레이어들은 때때로 게임을 구입해 자신들을 위해 무언가를 찾아 떠났습니다. 이 얼마나 이상적인 창작과 상업의 상황이란 말입니까. 셋째. 진지하게, 고마워요 절차적 생성 많은 사람들이 No Man’s Sky의 게임 시스템이 얼마나 좋은가에 대해 논의하거나 종합적인 경험의 장단점을 논의하게 될 동안, 대부분은 이것이 비디오 게임에서 절차적 생성의 막대한 가능성의 특별한 깨달음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입니다. Hello Games는 게임에 온전히 인식되면서 시각적으로 어울리는 세계를 수백만 개 생성하는 금전적인 성공이 예정된 방법을 이용해 유행이 지난(원문: beyond a buzzterm) “절차적 생성 컨텐츠”를 가져왔습니다. 그건 절차적 생성을 사용한 다른 성공한 게임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었고, No Man’s Sky의 범위, 스케일, 비주얼은 최근의 절차적 생성 게임들이 필적할 수 없습니다. 이건 특히 Hello Games의 작은 규모를 고려할 때, 엄청나게 인상 깊은 위업입니다. 게임의 절차적 아트에 대한 멋진 개요는 Hello Games의 아트 디렉터인 Grant Duncan의 GDC 2015 발표에서 비롯됐습니다. 스튜디오 내부에서 No Man’s Sky를 보는 관점이 기술적인 도전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도전으로도 바뀌어갔습니다. No Man’s Sky의 아름다운 절차적 세계는 절차적 생성의 모든 잠재적 이점에 있어 뻔한 결과가 아닙니다. 모든 면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아주 많은 가능성들이 있습니다. Duncan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건 절차적 생성의 일면일 뿐이에요. 그건 진짜 구린 아트를 만들기 엄청 좋고, 엄청 빠르기까지 해요. 이게 얼마나 빠른 지 믿을 수 없으실 거에요.”
  11.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Zerasion 입니다. 며칠 전 Gamasutra에 Inside 관련 글이 메인에 올라와 분량이 적당해보여서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부족한 언어 능력 탓에 오역이 많을 수 있으니 원문 독해가 가능하신 분들은 가급적 아래 링크의 원문을 추천드립니다. 잘못된 부분은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D Developers provide their [spoiler-free] take on Inside http://www.gamasutra.com/view/news/277645/Developers_provide_their_spoilerfree_take_on_Inside.php -------------------------------------------------------------------------------- 플레이어들과 리뷰어들은 하나같이 PlayDead의 분위기 있는 퍼즐 플랫폼 어드벤쳐 타이틀인Inside의 개발자 Danish에게 감명 받았습니다. 굉장한 성공을 거둔 그들의 퍼즐 플랫포머인 Limbo의 대망의 속편은 개발자들에게 주목 받았고, 많은 이들이 게임의 우아함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믿음을 뚜렷하게 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입니다. 이들 중 Bioshock 프랜차이즈의 디자이너인 Bill Gardner는, 지금은 The Deep End Game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이건 기술 자체로 놀라운 수준의 통제와 신뢰를 보여줘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플레이어들이 물건들을 찾아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예상되는 질문을 찾도록 내버려두는 배짱까지 보여줘요.” 우리는 몇몇 개발자들로부터 코멘트와 인사이트를 모아봤습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가장 일반적인 걸 제외하면,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 마저도 모두 벗겨냈습니다. 덕분에 여러분은 게임을 망칠 걱정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침묵이 말한다 “Inside의 이야기 진행은 제게 정말로 특별했어요.” Redlock Studio의 컨셉 아티스트인 Timothee Mathon은 말합니다. “이 게임은 Journey나 Monument Valley 같은 다른 분위기 있는 게임들을 많이 연상시켜요.” Limbo와 마찬가지로, Inside는 대화 없이 전개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우리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Mathon은 말합니다. “그 대신, 환경과 우리의 플레이가 단서를 줘요. 그건 상황과 배경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죠.” “신뢰는 전체 경험에 스며들어있어요.” Gardner는 말합니다. “퍼즐이 잘 조정된 만큼 플레이어에게 믿음을 줍니다.” 이것은 게임 오프닝의 아름다움에 설명을 더합니다. Playdead는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 스스로의 경험으로부터 각각의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모든 사람은 무언가를 다르게 이해하고 틀림없이 그들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보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인 선택이에요.”라고 Mathon은 말합니다. 훌륭하고 직설적인 미학 “각각의 방을 수행하면서, 모든 단계가 내 경험이 정확히 Playdead의 의도에 맞는다는 걸 확신하도록 공들여 만들어졌다고 느꼈어요.”라고 Gardner는 말합니다. “여기에는 제가 수 년 동안 퍼즐이나 플랫포머에서 본 적 없는 레벨 디자인의 정수가 담겨 있어요.” 많은 개발자들이 게임의 단색에 가까운 아트 스타일과 미니멀리스트에서 놀라운 풍부함을 발견합니다. “많은 게임들이 명백히 ‘생기를 불어넣어’요.” Bottle Rockets와 그 밖의 여러 게임의 개발자인 James Cox는 말합니다. “밝고 현란한 것들, 요란하고 과장된 소리들. Inside는 현혹될 정도로 매력적이에요. 타이틀이 조용히 플레이 속으로 사라지는 방법. 곡물 껍질에서 작게 꿀꿀거리는 소리와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캐릭터가 통나무 위에서 균형을 잡고, 선반에 올라가고, 움직이는 오브젝트들을 바라보는 방법들. Inside는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끓어오르지 않아요.”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제겐 단순화를 이루는 건 매우 어려워요.”라고 OhNoo Studio의 Piotr Ruszkowski는 말합니다. “저는 항상 디테일의 덫에 걸려서, 배경에 자꾸 자꾸 추가하는 걸 멈출 수 없어요. 저도 Inside가 완벽하게 해낸 것 같은 그런 절제를 갖고 싶어요.” 메뉴 마저 강렬하다 Inside는 끊임없이 절묘합니다. 심지어 게임의 시작 메뉴부터, 배경에 게임의 디테일을 유지합니다. “게임의 타이틀 전개가 플레이로 이어집니다.” Cox는 말합니다. “장면 선택은 즉시 사라지고 장면이 묘사됩니다. 보이는 대로 얻게 되죠. 더욱이, 메뉴는 극도로 작고 간단하게 유지되고, 게임은 불필요한 어떤 요소도 피하고 있어요. 아주 적은 것으로 아주 많은 걸 해내고 있어요.” 또한 Cox는 메뉴의 음향에 대해 극찬했습니다. 그는 “메뉴 화면은 스크롤하거나 무언가를 클릭하는 지에 따라 다른 소리를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게임의 다이제틱(diegetic)한 느낌과 딱 맞는 딱딱한 질감의 소리에요. 장면 선택 화면도 나름의 소리가 있어요. ‘resume’ 메뉴를 눌렀을 때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그저 플레이로 곧장 돌아갈 뿐이에요.” “정말 간단하면서도 멋지게 동작해요.” Cox는 강조합니다. “분명하게 들릴 거에요. 전 지금 게임 메뉴를 설명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아함(플레이를 벗어나지 않고 여러분의 이목을 끄는 메뉴)과 나태해 보임 사이에 아주 좋은 선이 있어요. Playdead는 게임을 보충하기 위해 이 모든 도움 요소들을 디자인했어요.” 식지 않는 긴장감 “Inside는 제가 해봤던 게임들 중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었어요.” Mathon은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너무나 멋지다고 느끼는 이유는 명확해요. 이 게임은 제 깊고 깊은 모든 공포들의 완벽한 집합체에요. 길 잃음, 침묵, 신체 손상, 깊은 물… 주사기들 같은 거요. 30분이 지났을 뿐인데, 저는 이미 제가 이걸 끝낼 수 있을 지 알 수 없어졌어요.” “공포 요소에 있어서, 게임은 온갖 종류의 끔찍한 상황들과 함께 아주 멋지게 돌아갑니다. 특히 개들이요.” Ruszkowski는 말합니다. Limbo에서처럼, 주인공은 어린아이입니다. 그리고 Playdead는 또다시 그 어린이를 실수가 곧 잔혹한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는 위험한 상황 속으로 몰아 넣어, 감성적인 플레이어들을 괴롭히는 위험을 무릅씁니다. “제가 실패할 때마다, 캐릭터가 죽는 방법에 정말로 충격을 느꼈어요.” Mathon은 말합니다. “대개 우리는 게임에서 어린이가 죽는 걸 지켜보도록 만들지 않는데, 일부 죽음들은 저를 매우 불편하게 해요.” “게임 속 최고의 긴장감은 서사 구축에서 비롯되죠.” Cox는 말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여러분이 물건을 줍거나, 모을 때인데, 쿵쿵거리는 소리가 다음 지역에서 오고 있는 걸 알고 있어요. 준비하고… 기다리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자 이제 갑니다.” “Inside는 공포 게임이 아니면서도, 긴장감을 만드는 핵심 요소를 가진 많은 공포 게임을 뛰어넘고 있어요.”라고 Gardner는 말합니다. 그는 플레이어들이 독특한(지극히 불쾌한) 크리쳐 하나를 찬찬히 소개하는 방법을 인용합니다. “완전 짜증나요. 카메라 뒤에서 이게 퍼덕거릴 때부터, 뭔가 낌새가 기다린다는 걸 알아요. 이후 20 여 분 동안 완전히 발가벗겨진 느낌을 받고, 거칠고 무시무시한 상상이 만들어져요.” “마침내 그 크리쳐를 대면할 때, 무서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호기심이 들어요.” Gardner가 말을 이어갑니다. “본능은 단순히 달려가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 어떤 아름다움이 있어요. 알아볼 법한 어떤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을 느끼게 되요.” “개발자로서, 계속되는 확정된 운명에서 가까스로 도망치는 와중이라면, 에픽함에 근접한 걸 약간이나마 만들어본다는 게 기쁠 거에요.” Gardner는 말합니다. “이런 것들이 오랫동안 컨트롤러를 내려놓았던 게이머들을 붙잡아줘요. 놀랍게도, Inside는 이런 완벽하게 조정된 굉장한 순간들을 쉽게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여요. 모든 점프들이 치명적이게 느껴지고, 뒤꿈치를 할퀴는 뭔가 끔찍한 것에 자주 쫓기죠.” -------------------------------------------------------------------------------- Inside의 Steam page: http://store.steampowered.com/app/304430/ 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에서도 동일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http://zerasionz.tistory.com/100
  12. mediahazard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원문 : https://www.filfre.net/2016/02/wasteland/ 우리는 '웨이스트랜드' 프로젝트가 정식으로 시작된 시점을, 인터플레이의 수장인 브라이언 파고가 그의 직원인 알란 파블리쉬와 함께 마이클 스택폴과의 미팅을 위해 아리조나로 날아갔던 1985년 12월의 그 날로 잡아볼 수 있겠군요, 만약 그 미팅에서 모든게 잘 풀렸다면 파블리쉬는 스택폴, 켄 세인트 앙드레와 함께 트리오를 이루어 그 게임을 릴리즈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세번째 멤버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역할은, 다른 두 동료와 비교하였을 때 매우 큰 차이점을 갖게 됩니다. 잘나가는 프로그래머 파블리쉬는 그때 갓 스무살이 된 상태였지만 이미 게임 업계에서는 수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인터플레이가 설립되기 전에, 그는 (인터플레이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분 코포레이션'에서 코모도어 VIC-20 게임들에 대한 작업을 프리랜서로 했었고, '디자이너 소프트웨어'라는 작은 회사를 위해 'Murder on the Zinderneuf' 같은 게임을 애플 II 및 코모도어 64로 포팅했습니다. 파블리쉬가 인터플레이에 풀-타임으로 근무하게 되었을 무렵, 처음에 브라이언 파고는 그가 전에 하던 일과 비슷한 일들을 맡겼습니다. 인터플레이에서 제작하지 않은 게임 'Hacker'를 액티비전의 의뢰에 따라 애플 II로 포팅해주는 일이었죠. (바즈 테일이 히트치기 이전의 이 시기에는, 브라이언 파고는 먹고 살기 위해 이런 시시한 일거리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파고는 파블리쉬의 재능을 높게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파고가 항상 조언을 구하는 에이스 프로그래머 '빌 헤인만'(역주 : 지금은 레베카 헤인만)이 바즈 테일 시리즈와 일련의 일러스트가 가미된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들의 개발에 발이 묶여있는 동안, 웨이스트랜드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때 파고는 주저하지 않고 파블리쉬를 이 힘들고 어려운 일에 투입시켜 버렸습니다. 그는 파블리쉬에게 중차대한 임무를 맡기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웨이스트랜드의 거대한 아이디어가, 쥐꼬리만한 64K 메모리의 8비트 애플 II와 코모도어 64 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생명을 부여하는 일이었죠. 그러나, 파고와 파블리쉬가 비행기 밖으로 나왔던 그날, 파블리쉬를 위한 웨이스트랜드 프로젝트는 진행될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세인트 앙드레와 달리 스택폴은 아주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납득할 만한 이유들이 있었죠. 그날까지 그가 겪어왔던 컴퓨터 게임 개발에 대한 경험은 별로 유쾌한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몇년간 그는 3개의 다른 프로젝트들에 채용되어 각각 중요한 일을 맡았고 어떤 식으로든 프로젝트가 다 망하는 걸 보게 되었죠. 폴 자퀘이스(Paul Jaquays)와 1980년 상반기에 콜레코의 비디오 게임-디자인(기획) 그룹을 이끌었던 다른 2명의 테이블탑RPG 베테랑들이 끼친 영향 덕분에, 그는 자칭 '가정용 컴퓨터 시장의 도전자'였던 콜레코 아담(Coleco Adam, 역주 : 콜레코의 가정용 컴퓨터 브랜드)을 위해 2개의 게임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둘이 더 흥미로웠던 점은, ‘터널& 트롤들(Tunnels & Trolls)’의 컴퓨터 게임화 프로젝트는 출시 전에 접혔고, 다른 하나였던 영화 ‘2010’(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속편)’ 컴퓨터 게임화 프로젝트는 콜레코 아담이 비참하게 실패한 뒤에 발매되었다는 것 입니다. 그 게임의 판매고가 어땠을 지는 뻔하죠. 그리고 나서 그는 SF 작가겸 게임 개발자였던 프레드 세이버헤건(Fred Saberhagen)으로 부터 컴퓨터 게임을 하나 기획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검들의 책(Book Of Swords)’ 3부작의 마지막 편의 세계를 배경으로 벌어진 에피소드를 다루는 것이었습니다만, (스택폴은 이미 플라잉 버팔로 게임 회사와 함께 세이버헤건의 ‘버서커’ 시리즈 의 세계관으로 보드 게임 하나를 만드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검들의 책’을 컴퓨터게임화 하는 프로젝트는 세이버헤건이 자신의 개발사 ‘버서커 워크 Inc’를 설립하면서 지원이 끊겨서 마무리하지 못하고 결국 중단되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스택폴이 듣도 보도 못한 소규모 개발사였던 인터플레이와 함께 다시 한 번 이 난장판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좀 설득이 필요했죠. 인터플레이에게는 운좋게도, 12월의 그날 그와 파고 그리고 파블리쉬 모두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파고와 파블리쉬는 스택폴에게 그들이 결정권을 공유할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웨이스트랜드-그리고 게임과 세계관이 가장 우선시되고, 프로그램 구현은 그 이후의 고려사항이 될 컴퓨터 게임-에 대한 그 자신의 새로운 비전을 수용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설득했습니다. 스택폴의 비전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이 비전은, 1980년대 중반에 일반적으로 게임이 제작되는 방식과 너무 많이 충돌하는 바람에 잘려나가기도 했지만, 마침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던 웨이스트랜드 프로젝트 및 그렇지 못하고 망한 프로젝트들 양쪽에 다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었습니다. 게임의 TRPG적 계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였는데, 파고의 계획에 따라 프로젝트 초기 부터 웨이스트랜드의 게임 룰들은 켄 세인트 안드레의 ‘터널&트롤들' 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스택폴의 ‘용병, 스파이 그리고 사립 탐정 TRPG’을 꽤 충실히 구현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켄 세인트 안드레가 ‘터널&트롤들'을 출시했던 1975년 부터 웨이스트랜드 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사이에 명확한 진화의 선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그 어떤 CRPG도. 웨이스트랜드 만큼 TRPG 플레이 경험을 컴퓨터 게임으로 가져오려는 진정한 시도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다음 해의 연초에, 스택폴과 세인트 안드레는 웨이스트랜드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나 진행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한 주 정도 인터플레이의 캘리포니아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세인트 안드레는 이미 망상을 담아낸 플롯을 하나 가지고 왔죠. 이 플롯은, 과격한 폭력 액션을 담은 영화 Red Dawn (역주 : 소련이 부분적 핵공격 후 미국 본토를 침략해 왔다는 대체 역사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미소년소녀 특공대가 여기에 맞서 게릴라 전을 벌인다는 1984년작 영화... 헉, 존 밀리어스 감독!!!이네요; 지옥의 묵시록 각본가 이며 코난 바바리언의 감독임)에서 표현주었던, ‘핵에 의한 상호 파괴 확증의 전쟁 억지력이 결국에는 그다지 상호 파괴적이지는 않았던 세계’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 소련은 전쟁에서도 이겼고 이제 미연방을 차지하려고 했죠.(역주 : 핵전쟁이 일어났지만 주요시설만 파괴되고, 점령할 땅과 자원이 남아있는 세계관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플레이어는 아이오와의 농경지 일대를 숨어서 돌아다니며 레지스탕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민병대 그룹을 조종하게 됩니다.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캘리포니아 사무실 방문 이후, 한달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옥수수밭의 지도를 그리고, 각각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될 무서운 농부들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데 보냈습니다.(이 작업 들의 일부는 웨이스트랜드 게임의 농경 센터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둘은 결국 고통스러운 진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 그들이 디자인하고 있던 게임은 지루한 것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내가 말했잖아. 이건 네가 본 중 가장 따분한 게임이 될거야" 세인트 안드레는 회고합니다. “왜냐면 말이지, 소련군은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을텐데,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처음에 허약한 상태로 시작해서 숨어서 돌아다니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리고 아주 천천히 천천히 성장하겠지" 세인트 앙드레는 게임의 무대를 미국 중서부 사막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가 태어나고 자라났던 아리조나와 흡사한 지역이었죠. 또한 그 지역은 원자 폭탄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어 주제와 공명하는 부분을 갖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어의 파티는 심지어 라스 베가스-사람들이 발코니에 앉아 원폭 실험의 버섯 구름을 바라보기도 했던-그 도시에 방문할 수도 있었죠. 세인트 안드레는 소련군을, “방사능에 오염된 황무지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 잔인한 괴물들, 강력한 위협에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부랑자 무리들"로 대체하는 것도 제안했습니다. 그 얘기는 그때까지 진행 했던 많은 양의 작업을 뒤집겠다는 의미였습니다만, 파고는 그게 흘려버리기에는 너무 괜찮은 제안이라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들 모두 이런 종류의 시행착오에 익숙해 지는 편이 좋을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순조롭게 흘러가거나 계획대로 진행되는 일은 아주 조금 밖에 없을 것이었거든요. 인터플레이에서 보냈던 첫 주 이후,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계획들을 내놓았고, 엄격한 재택근무로 게임을 기획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코드로 구현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사무실의 파블리쉬에게 찾아왔습니다 - 역시 1980년대 중반의 게임 개발에서는 흔하지 않은 방식이었습니다. 댄 번튼이나 시드 마이어 같은 거물급 게임 기획자들이 뛰어난 프로그래머이기도 했던 당시의 경향을 보자면요.(역주 : 기획한 사람이 바로 코딩하고 그랬기 때문에 기획과 코딩이 분업되는 방식은 당시로는 생소했다는 얘기) 하지만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자기네들 컴퓨터를 사용하곤 했어요 - 세인트 안드레는 코모도어 64를 썼고, 스택폴은 워드 프로세서를 실행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낡은 오스본(역주 : 5인치 모니터 달린 휴대형 컴퓨터. IBM 5100 비슷하게 생겼음)을 두들겼죠. , 컴퓨터 출력물과 손으로 직접 그린 대량의 지도들을 포함한 서류 뭉치들이 아리조나에서 캘리포니아를 향해 계속해서 배송되었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웨이스트랜드가 새로운 TRPG 모듈(Module, 역주 : TRPG에서 기본 시스템을 제외한 게임 시나리오 세팅 전반을 의미)로 계획된 것처럼 가정하고 그런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웨이스트랜드는, 아주 더럽게 큰 규모의 어드벤쳐 모듈이 되어야 했습니다. 곧 그 둘이서 해내기에는 엄청난 작업량이라는 것이 명확해졌죠. 매 사각 타일 하나 마다 그게 어떤 걸 담고 있으며 여기서 플레이어의 파티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를 지정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레벨 디자인 공정에 대해 말입니다. 세인트 안드레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브라이언 파고는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이 ‘플라잉 버팔로 Inc’ 시절의 동료였던 리즈 댄포스와 댄 카버를 데려와서 맵(역주 : 레벨)을 만들게 하고, 게임 기획팀이 그곳에서 성장하게 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 우리가 내놓은 작업물 들을 교정하고, 맵을 코딩하는 것을 도와주었던 이 친구들은, 레벨 디자인 자체에도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스택폴은 그렇게 회상하고 있습니다. “ 모두들 자기가 손수 만든 레벨이 있었으면 했어요. 게임에 자기 지문을 남기고 싶어했죠." 심지어 브라이언 파고-결정권을 쥐고 높은 자리에서 이 회사의 창작물에 관여해 손을 더럽히고 싶어하는 욕망을 결코 자제할 수 없어할 그 자신-조차도 직접 레벨 하나 만들고 싶다고 사정을 했습니다. “ 나도 맵 하나 만들고 싶어. 니들스(Needles)를 내가 맡게해줘" 세인트 안드레는 자신이 그 당시 이렇게 말했다고 회상합니다. “네 제가 말씀드리죠. 사장님이시니까요 브라이언, 사장님이 니들스를 맡으세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파고는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게임을 기획하는 것을 동시에 맡을 만한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니들스 도시는 다른 인터플레이 직원인 브루스 발포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다 합치니, 웨이스트랜드 매뉴얼의 크레딧에 ‘시나리오 디자인(역주 : 모듈의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게임의 컨텐츠 기획 전반을 의미함)' 항목에는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을 제외하고도 최소 8 명 이상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파블리쉬는 이 기획 문서의 홍수를 코딩하는 와중에도, 한 두개의 레벨을 직접 디자인 했어요. 웨이스트랜드는 컴퓨터 게임의 역사 상, 코딩 및 그래픽 작업한 사람들 보다 게임 기획과 시나리오 집필에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된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 입니다. 팀내에서 그 둘간의 비율은 서로 비슷하지도 않았어요 : 웨이스트랜드 팀에는 프로그래머는 정확하게 한 명(파블리쉬) 있었고 그래픽 아티스트도 딱 한 명(토드 J 카마스타 Todd J. Camasta ) 있었죠. 오직 집필과 게임 기획 작업에만 참여한 10명의 사람들이 이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게임 기획 프로세스에서 한 명의 역할이 간과되었는데요, 게임 매뉴얼의 크레딧에도 이름이 올라가지 못했던 죠 이바라(Joe Ybarra)였습니다. 그는 인터플레이와 당시 퍼블리셔였던 EA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맡았습니다. 그가 다른 많은 고전 게임들에서 그렇게 했던 것 처럼, 이바라는 재치있는 조언을 해주고 프로젝트가 제 궤도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배려해주었습니다. 세인트 안드레, 그리고 스택폴과 함께 개인적인 미팅을 하기 위해 기꺼이 멀고먼 아리조나 까지 날아가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그들이 직접 맵을 만드는 것 보다, (제법 규모가 있어진) 레벨 디자이너들의 작업 공정을 관리하는 것에 더 시간을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스택폴은 이렇게 말합니다: 스택폴은 이 오픈 월드의 모험이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 배치된 3개 가량의 맵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책임을 지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세인트 앙드레는 말합니다. 이 두 베테랑 TRPG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모든 기획들을 실제로 구현해내야하는 앨런 파블리쉬 사이의 관계가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세인트 안드레는 “우리가 맵 하나에 대한 문서들을 거기에 들어갈 요소들과 함께 다 작성하고 나면 앨런은 ‘나는 저건 못만들어요’라고 하죠. “ 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는 험난한 토론들이 이어집니다. 이 문제들은, 코모도어 64의 베이직 언어 였으면 자기가 쉽게 구현할 수 있다고 단정지어버리는 아마추어 프로그래머 세인트 안드레의 버릇때문에 더 험난해졌습니다. (스택폴은 이렇게 회고합니다 : 마치 에버러지 골프 코스의 아놀드 파머 앞에서 이렇게 떠들고 있는 얼간이 같았죠 ‘제가 20-foot 퍼트를 못할 거라는 게 무슨 뜻이죠? 저는 미니어쳐 골프 코스에서 20-foot 퍼트를 했었다구요!’) 한 연장전 토론은, 수류탄과 다른 “영역 범위 효과” 무기들에 대한 문제 제기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그 기능이 들어가기를 원했고 파블리쉬는 그게 너무 코딩하기 까다롭고 여러모로 불필요한 기능이라고 말햇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영웅, 조 이바라가 조용한 로비를 통해 브라이언 파고가 이 기능이 반드시 들어가도록 지시하는 쪽으로 유도하여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웨이스트랜드에서. 기술적 제한으로부터 기획을 분리시키려는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의 의지를 정말 잘 보여주는 한가지 모습이라면, 프로그래머들이 대개 선호하는 수 체계(즉, 애플 II와 코모도어 64의 제한된 메모리에 딱 들어맞는 2의 거듭 제곱 체계)를 대부분 따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파블리쉬는 본능 적으로 피스톨의 탄창에 대해 총알 16개와 32개가 들어가는 두 가지 타입이 되기를 원했어요. 하지만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7개와 18개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1024 타일의 정사각형 맵에서 증명되었 듯이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가끔 파블리쉬가 선호하는 숫자에 맞춰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로 총기류와 관련한 설정이 되면 그들은 완강하게 나왔어요(헛!) . “메모리 관리 측면에서는 우아하지 않겠죠” 스택폴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건 리얼리티 라구요." 전례없이 복잡한 게임 세계를 터무니 없이 작은 메모리 공간에 쑤셔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던 파블리쉬로에게, 이러한 로직은 그를 뚜껑 열리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끔씩 못참고 폭발해버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천천히 그는 기획자들로부터 나온 모든 아이디어에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워갔고, 기획자들도 모든 아이디어가 다 실현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을 배워갔습니다. 적절한 상황에서의 그런 암묵적 합의와 함께, 그들의 관계는 점점 발전되어 갔습니다. 프로젝트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의 기술적 이해도는, 그들의 기획 요구 사항들을 단순히 글로 묘사하는 것을 넘어 코드 형태로 전달하기에 충분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중 내성 굴림, 스킬과 능력치에 기반한 성공/실패 체크를 넣을 수 있었습니다" 세인트 안드레는 얘기합니다. “ 우리가 [던젼& 트롤]의 일인 플레이어용 던젼에서 시도했던 모든 것들이 웨이스트랜드의 마지막 몇몇 맵에 갑자기 들어가게 되었어요. 마이크와 내가 사실상 코딩 작업을 했기 때문이죠” 레벨 디자인 작업을 하지 않을 때의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특히,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주목을 받게 된 스택폴-은 웨이스트랜드의 스토리와 게임의 배경 시나리오 설정 텍스트 등을 담고 있는 패러그래프 책(역주 : 웨이스트랜드 게임 패키지에 동봉된 별도의 대사집)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했습니다. 그 패러그래프 책은 아주 옛날 방식의 리바이벌로서 그다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었죠. 1979년으로 돌아가 보자면, 마이크로컴퓨터용으로 최초의 CRPG중 하나였던 존 프리맨의 ‘템플 오브 압사이’ (Temple of Apshai, 역주 : Epyx에서 개발/퍼블리싱한 초창기 던젼 크롤 게임)가 패키지 안에 던전&드래곤의 모험 모듈을 연상케 하는 “각 방의 묘사" 부클릿을 끼워줬습니다. 이런 방식은 ‘템플 오브 압사이’가 개발된, 믿을 수 없을 만큼 제한된 사양의 환경에서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 개발 환경이었던 ‘래디오 색 TRS-80’(역주:Tandy에서 1977년 출시한 마이크로컴퓨터, 대량 생산된 초창기 PC중 한 모델)은 단지 16K의 메모리만 가지고 있었고 저장 장치는 카세트 테이프 레코더 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 8비트 CRPG의 황혼기로 들어서서, 게임 기획자들은 프리맨이 작업했던 TRS-80만큼이나 제한적인 환경의 애플 II와 코모도어 64같은 환경에서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TRS-80에 비해 애플 II나 코모도어 64는 4배의 메모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CRPG 기획의 야망은 최소한 같은 배수 이상으로 더 커졌던 거죠. 8비트 PC의 저장장치 관점에서 봤을 때 양도 많고 비싼 비용이 들었던 텍스트를 동봉한 책자로 되돌려 담는(역주 : 옛날에는 텍스트를 동봉 책자에 넣어서 읽게 했다가, 환경이 좋아지면서 어플리케이션 안에 넣었는데 다시 책자로 빼게 된 것을 의미하는 듯) 것은 자연스러운 해결책이었습니다. 이걸 애플 II와 코모도어 65로부터 조금 더 쥐어짜낼 수 있는 최후의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 보세요. 저 충직한 군마 같은 두 기종은 이미 그 누구도 예측 못할 정도로 오랜 세월 장수하면서 현역이었죠. 그리고 이건 그렇게 해가 되지도 않았어요. 물론 패러그래프 책을 동봉하는 것은 괜찮은 카피 프로텍션 중 하나였죠. (역주 : 게임만 카피해가면 중간에 막히게 되고, 패라그래프 책 복사하려면 분량이 많아서 복사비가 많이 듭니다. 물론 패러그래프 책까지 다 복사하기도 했는데, 그냥 디스크만 카피하면 되는 게임들에 비해서 방지 효과는 더 있었음). 웨이스트랜드의 패러그래프 책이 게임의 유니크한 특징이 되지는 못했지만,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이 ‘터널&트롤’의 일인 플레이어용 어드벤쳐를 만들면서 쌓인 경험들을 유용하게 쓰는 데에는 최적의 것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적인 텍스트의 단편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나의 인터렉티브한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는 지를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상황에 읽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읽어야 되는 부분까지 미리 처음부터 읽어버리는 치터들을 방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텍스트의 단편들을 어떻게 뒤섞어놓아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스택폴은, 플라잉 버팔로에서 작업할 때 부터 시작되었던 전통에 따라, 부클릿에 한 개 이상의 정교하게 꾸민 낚시용 가짜 스토리들을 만들어 넣었습니다. 속임수로 들어간 또다른 스토리의 전체 플롯은, 하필이면, 화성인의 지구 침략을 제대로 다룬 그 게임 만큼이나 난해해졌습니다. 모두 말하길, 웨이스트랜드의 패러그래프 책은 여러 가짜 이야기들을 진짜 처럼 착각하기 쉽게 만들 것이었습니다. 웨이스트랜드의 스크린 레이아웃은 바즈테일 시리즈의 것과 유사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최소한 바즈테일에서 약간의 코드를 갖다 쓰지 않았겠느냐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둘의 유사성은 상당히 피상적인 것일 뿐입니다. 세련된 게임성의 관점으로 보면 비교할 여지가 없죠. 웨이스트랜드는 제가 그렇게 사랑하는 게임이지는 읺습니다만 - 제가 곧 설명하게 될텐데요 - 이 게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출시되었던 1988년 당시의 CRPG 기획에 있어 최첨단을 대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애플II와 코모도어 64로 나오는 CRPG들 중에서 웨이스트랜드 보다 더 기교있는 게임이 나올 수는 없었어요. 이 플랫폼들의 제약을 감안한다면, 솔직히 어떻게 그들이 이걸 해낼 수 있었는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웨이스트랜드의 전례없는 세련됨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스킬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용병, 스파이 그리고 사립 탐정 TRPG’ 때 처럼, 플레이어는 제한적인 D&D식(터널&트롤들에서도 그런 문제가 있었죠) 클래스 타입에서 자유롭게 벗어난, 최대 4명의 캐릭터를 자신의 목적에 따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스킬이 커버하는 범주는 누가 보더라도 유용한 것들(탄창과 권총 다루기, 자물쇠 따기, 의료술)부터 완전 소수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금속공학, 관료제에 대한 지식, 손재주 트릭)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도서관 사서 경력도 있던 세인트 안드레는 도서관 사서 스킬도 필수로 포함 시켰습니다. 물론 이 스킬이 게임의 숭리 엔딩을 보는데 반드시 필요하게 만들었죠. ‘용병, 스파이 그리고 사립 탐정 TRPG’ 에서도, 모든 상황에서 캐릭터의 성공/실패 여부는 관련된 스킬 또는 관련된 능력치로 레벨에 추가 보너스를 받아 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캐릭터가 뭔가를 기어오르는(Climbing) 행동에 대해 성공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그 캐릭터의 등반 스킬(Climb skill)을 사용하면 게임 시스템은 캐릭터의 능력치 중에 민첩성(Agility)도 참고하게 됩니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만나는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책들을 허용합니다. 여러분이 자물쇠로 잠긴 문 앞에 도달했다고 합시다. 여러분의 파티에는 아마도 자물쇠 따기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가 있었을테고 그걸 사용하는 방식으로 시도해보겠죠. 그 방법이 실패하면, 폭파 전문가(Demolition) 스킬과 함께 작은 플라스틱 폭탄들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자기 방식대로 문을 날려버리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또는 완력이 쎈 캐릭터가 스킬들을 사용할 필요 없이 자신의 능력치 중 힘(Strength Attribute)을 사용해 문을 부딛혀 부쉬버리는 시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의 레벨 업 시스템에 의해 레벨 업 할 때마다 받는 포인트로 캐릭터의 스킬이나 능력치를 올릴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함으로 자연스럽게 스킬이 올라가는, ‘던전 마스터’(Dungeon Master, 역주 : 1987년에 아타리 ST, 아미가, 애플II GS 등으로 출시된 던전 RPG. 스킬이 사용할 수록 상승되는 시스템 외에 실시간 전투가 특징. 이후 SSI의 Eye Of Beholder 시리즈가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외에 기존의 어떤 CRPG에서도 볼 수 없었던 메카니즘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던전 마스터는 게임으로 가능한한 웨이스트랜드와는 차별점을 가지면서도 여전히 CRPG라고 불리울 수 있는 그런 게임이었죠. 이 스킬 시스템은, 발매 시기의 8비트 CRPG 시장에서 세련된 게임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대등한 라이벌이라 할 수 있었던 ‘울티마 V’와 비교하였을 때 매우 차별화된 게임플레이 경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인상적인 게임 내의 세계(역주 : 울티마 V는 1988년 출시 당시, 지금의 오픈 월드 게임 같은 스케쥴링된 NPC와 직접 탐험 가능한 방대한 세계를 본격적으로 선보여 플레이어가 판타지의 중세에 직접 살아가는 듯한 몰입감을 보였주었습니다)를 구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리차드 게리옷의 ‘흘린 빵부스러기를 쫒아오게 하는' 게임 기획 철학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플레이어가 정확히 어디에 가야하고 정확히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말해주는 길게 연결된 단서들을 조사하는 것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게 되죠. 그와는 대조적으로, 웨이스트랜드는 여러가지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잠긴 문이 있고 그 앞의 경비에게 말할 패스워드를 여러분이 찾지 못했다고 합시다. 여러분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총격전을 벌여서 돌파 하거나, 폭발물 같은 것으로 문을 날려버리거나, 뒷문의 자물쇠를 따고 몰래 숨어 들어가거나 말이죠. 아마도 웨이스트랜드는 그때까지 나온 CRPG 중 최초로, 플레이어가 자신의 개성대로 플레이하는 것을 시도하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주려는 게임이었을 겁니다. 여러분은 실질적으로 바즈테일의 포스트-아포칼립스 버전 정도로 생각하고 모든 지역에서 정면 공격으로 시작하여, 이게 선한 일인지 아니면 악한 일인지, 저들이 동료인지 아니면 적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없이 그곳에서 마주치는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을 쓸어버리려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렇게 플레이할 수도 있어요 (전자의 방식에 상대적으로 보자면) 지적인 해결 방식인데, 협상을 시도하고, 몰래 잠입하고, 약간 사기를 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거죠. 또는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그렇게 하듯 양쪽의 방식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싶은 기분이 들 때나 그럴 기회가 찾아왔을때 말입니다. 억지로 그런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면야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웨이스트랜드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게임의 진행이 막히게 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항상 가능성있는 다른 해결 방법들이 있거든요. 울티마 V 정도로 게임 플레이에 주제 의식을 담겠다는 야망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 울티마 시리즈와 달리, 웨이스트랜드는 순수한 현실도피적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 이하의 어떤 것도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 웨이스트랜드의 좀더 융통성 있고 플레이어에게 친화된 게임 기획은 더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울티마V가 계속 과거를 돌아보고 있었을 때 말이죠. 정말로, 웨이스트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매력의 거대한 부분으로 다가왔던 것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 해볼 수 있는가 그 숫자 였습니다. 인터플레이는 초기에 이러한 점을 캐취해냈고, 그래서 게임에 특이한 기능을 만들어 넣었습니다 : 그것은 정성들여 성장시킨 캐릭터들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전체 게임 세계의 설정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초기화시키는 기능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이런 식으로 (캐릭터를 이어서 새로 게임을 하는 식으로) 많이 플레이하다 보면, 캐릭터들은 말도 안되게 이상한 높은 수치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얻게 되는 계급의 이름도 이상하죠 : “1등급 파고" 라던가 “광자 정력맨"이라던가... 캐릭터가 183레벨이 되는 궁극의 도전을 달성하면 받게 되는 랭크 “최고 얼간이(Supreme Jerk)” 등등. 이 기능으로 베테랑 플레이어들은, 잘 육성된 캐릭터 하나 만으로 게임을 클리어 하는 것을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시작시 캐릭터 생성에서 너무 안좋게 만들어 만들어져서 너무 벅찬 전투를 겪게 되는 난관에 봉착하였을때 빠져나갈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파티를 유지한 채로 게임을 다시 시작하여 초반의 쉬운 전투를 통해 충분한 경험치를 얻어 실패를 만회하는 것이죠. 이 기능은, 게임의 꽤 깊은 부분까지 진행하기 전에는 어떤 스킬들이 (내 플레이 스타일에) 실제로 유용하게 쓰일지 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임 기획 상의 명백한 결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웨이스트랜드를 다시 플레이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게임 세계를 초기화해야 하는 기능이 바즈테일 류의 게임들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아는 한, 게임 내에서 변화한 모든 상태가 저장되는 정말로 완전히 지속되는 하나의 게임 세계를 갖고 있는 첫번째 CRPG는 1886년에 나온 ‘스타플라이트’(Starflight)였습니다. 하지만 그 게임은 1980년대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대형' 머신에서 돌아가는 거 였어요. IBM PC나 호환 기종은 최소한 256K의 메모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웨이스트랜드는 64K 내에서 해냈어요. 모든 하나하나의 지역들을 여러분이 플레이할 때 마다 다시 기록(Rewriting)하면서 그곳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를 반영했죠. 게임 초반에 니들즈 마을의 절반을 폭탄으로 날려버렸다면, 여러분이 훗날 니들즈를 다시 방문하더라도 파괴된 지역은 그대로 남아있을 겁니다. 이와 비교되는 부분인데, 캐릭터의 데이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 ‘바즈테일’ 시리즈에서는 여러분이 던젼 밖으로 나가면 잡았던 보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기 때문에 원하기만 한다면 같은 보스와 또 싸우고 또 싸우게 됩니다. 웨이스트랜드 게임 세계의 이러한 지속성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큰 그림을 그리는 측면에서 게임 속의 세계에 정말로 영향을 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특징은 릴리즈 되던 당시의 게임들에게서는 거의 들어보기 조차 힘든 것이었습니다. 브라이언 파고의 언급에 따르면 : 웨이스트랜드는 프로그래밍의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젊은 앨런 파블리쉬를 과감히 배치했던 브라이언 파고의 믿음이 결실을 맺은 것이었죠. 기술적인 한계 보다는 게임 기획 자체에 더 몰두했기 때문에 -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작업해준 파블리쉬의 공로 입니다 -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그게 돌아가는 하드웨어에서 해낼 수 있는 일에 비해 웨이스트랜드가 어떤 일을 해내고 있는지가 얼마나 경이로운가에 대해 완전히 감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왜 나는 웨이스트랜드를 플레이하는 것을 좀더 즐기지를 못하겠지?’라는 이유를 언급하는 것 보다는 그냥 플레이 합니다. 저는 게임에 관련된 제 개인적인 이슈로 부터 좀더 객관적인 문제로 느껴지는 것들을 분리해려고 노력하며 여기에서 조심스럽게 다루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공정성을 고려하는 것과 다 털어놓고 얘기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저는 솔직하게 후자의 쪽을 더 우선시 하고 싶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웨이스트랜드 게임 내의 글들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이 무엇을 추구하려 했는지는 알겠습니다 : 극단적이고 과장된 폭력 만화, 마치 당시의 십대 소년들이 선호하던 영화 ‘이블 데드’ 같은 시네마틱 기법 중 하나였죠. 그리고 그들의 작업은 꽤 잘되어 목표에 적중했습니다. 웨이스트랜드에서 여러분의 캐릭터는 적을 그냥 공격해 맞추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을 “짐승처럼 학대"합니다. 적들이 죽을 때 “피에 물든 소세지 처럼 폭발" 하며 “굵고 붉은 반죽으로“ 변해버리고 “죽음의 댄스"에 빠져버리고, 또는 “잘게 갈린 고깃덩이"가 되어버립니다. 예, 그리고 몇몇 시각적 이미지가 곁들여 집니다. 치료소에서 볼 수 있는 핏방울이 튄 옷을 입고 있는 외과의사의 이미지 처럼 말이죠. (역주 : 필자가 언급하고 첨부한 이미지는 IBM PC (MS-DOS) 버전에서 볼 수 있으며, 애플 II나 코모도어 64버전에서는 의사의 고어한 상징을 나타내는 핏방울 없이, 옷이 깔끔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디테일과 무관하게 원문에서 언급한대로 웨이스트랜드에는 고어한 폭력 표현이 다수 배치되어 있으며, 이후 정신적 후속작인 폴아웃 시리즈에서도 이런 고어/과도한 폭력적 표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웨이스트랜드의 충성도 높은 팬덤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런 문구와 이미지들 속에서 찾아낸 개인적인 어필을 통해 여러분이 웨이스트랜드를 전체적으로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맷 바턴(Matt Barton)은 게임에 대한 그의 비디오 리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역겨워하거나 아니면 아주 재밌어하게 될 겁니다.” 그래요, 제가 느끼는 감정이 상당부분 저런 이분법에 대한 반박이라고 말해야겠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접할 때 역겨움을 느끼는지 또는 격분하게 되는지 감정을 잘 관리하지 못합니다. 특히나 이후의 너무 많은 게임들과 비교하게 되면서 부터요. 그것들은 대부분 이미지 보다는 언어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웨이스트랜드에 들어갔던 것이든, 듀크 뉴켐에 들어갔던 것이든 전부 다 미학적 관점에서 재미 없고 따분한 것이라는 걸 찾아냈습니다. 대개의 경우, 저는 모든 것을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이는 위트를 발휘하기 보다는, 비윤리적인 행위에 바탕하고 있는 유머는 그냥 찾아내려 하지 않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다른 사람이고. 겪어온 일들도 서로 많이 다르겠죠. 하지만 우리가 각자의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여전히, 저는 웨이스트랜드에 담긴 글들에 다른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CRPG 애호가 블로그에 ‘체스터 볼링브로크’(Chester Bolingbroke)가 남긴 리뷰에 의하면, 웨이스트랜드는 스토리의 일관성이나 일치함에 그다지 신경 쓴 것 같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캐릭터가 게임에서 만나게 되는 핵전쟁으로 인한 멸망 이후는 1998년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웨이스트랜드가 출시된 1988년에서 겨우 10년 지난 시점이 됩니다. 하지만 작가들은 복제인간 부터 텔레파시로 정신 교감이 가능한 기술까지, 터무니 없는 첨단 기술들을 게임의 여기저기 흩어 놓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게임에 기여했던 다수의 게임 기획자들에 의해 게임 내 글쓰기의 기조 또한 대략 방향을 틀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웨이스트랜드의 컨텐츠는 이블데드 같은 만화적인 강한 폭력성을 띄고 있었지만, 때때로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서사적 심오함을 향해 달려가곤 합니다. 게임을 중반 이상 진행해야 비로소 메인 스토리라인으로 진지하게 들어가게 됩니다만, 얼마나 이 게임을 여러번 플레이 해보았건 간에 하드코어 웨이스트랜드 팬들 중 이런 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극소수라는 것은 바보같고 터무니 없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역주 : 웨이스트랜드의 문학적 저작의 스타일에 대한 부분은, 1980년대 헐리우드 B급 영화 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듯한 필자의 개인취향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제 사견입니다만, 고어한 폭력의 묘사와 일관성을 희생하는 플롯의 급격한 변화, 장르 컨벤션에 충실함과 그것을 전복하는 것이 번갈아 나오는 특징 등은 웨이스트랜드가 시작할 때 영감을 받았던 B급 영화와 펄프 픽션등의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로 보자면 웨이스트랜드는 당시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던 것으로 보아야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본문에서 필자도 웨이스트랜드가 Over-The-Top Comic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후의 부분에서는 마이크 스택폴의 소설가로서 커리어까지 들먹이면서 까고 있어서 ㅎㅎ; 펄프 픽션적 문화는 펄프 픽션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사족을 달아보았습니다.) 이후에 소설가로서 스택폴의 경력에 비추어보면 웨이스트랜드의 엉망진창인 플롯은 아이러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보면 큰 흠은 아니죠. 게임은 단순히 스토리를 합쳐놓은 것만은 아니니까요. 많은 훌륭한 게임들이 스토리가 부실하거나 스토리라고 말할 만한 게 아예 존재하지 않기도 합니다. 어떻든간에 쾌거 였어요. 웨이스트랜드는 스토리 보다는 게임 기획의 쾌거였고, 소설가 마이클 스택폴로 전향하기 전에 게임 기획자 마이클 스택폴로서 이룬 최후의 업적 중 하나였습니다. 그 스토리는, 대부분의 이른바 스토리-주도적 게임들의 스토리들 처럼, 웨이스트랜드의 탐색 가능한 영역들을 탐험시키기 위한 구실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탐색 가능한 공간은 매우 인상적이었죠. 이유는 이미 앞에서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구현 이슈들에 의해 (약간 모자라는 거였지만) 아직 덜 완성이 되었던 상태였습니다. 우아한 프로그램 구조 보다 우아한 게임 기획을 우선시하는 세인트 앙드레와 스택폴의 투지가 다시 문제를 일으켰어요. 웨이스트랜드의 게임 내에서 실제 구동되는 처리들은, 그 시대의 상황으로 보자면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들이었지만, 이런 구현들은 투박하고 우아하지 않은 인터페이스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제가 쓴 책에 의하면, 진정 훌륭한 게임은 플레이어가 수월하게 게임을 조종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줘야 해요, 그러나 웨이스트랜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모든 행동은 여러번 키를 눌러야 했어요. 미로처럼 꼬여있는 메뉴들을 살펴보는 데도 그렇게 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모든 알파벳 키를 다 쓰긴 했지만 키를 한 번만 누르는 커맨드(역주 : 그런데 사실 저때 나온 울티마 V도 한 행동을 위해 여러번 키를 눌러야 하는 인터랙션이 적지 않습니다...)였던 울티마의 올드-스쿨적 단순함과도 거리가 먼 것이었고, ‘던전 마스터'의 마우스-위주의 인터페이스 보다 직관성도 떨어졌어요. 웨이스트랜드의 일부 좋지 않은 게임 플레이감의 이슈들은 TRPG경험들을 컴퓨터 게임으로 과도하게 직역하려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용병, 스파이 그리고 사립 탐정 TRPG’ 의 장엄하면서도 심플함은 컴퓨터로 옮겨놓자 투박하고 혼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여러분이 지역을 탐험하게 되면, 여러분은 어디에서 적절한 스킬과 능력을 사용해야 하는지 추측하고, 직접 조작을 통해 시도해보게 됩니다. 여러분이 현재 탐험하는 레벨에 대해 계속 집중하면서 모든 파티원들이 제각각 보유한 스킬들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 않다면, 게임의 단서들을 놓치기 쉽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일 처음 갔던 지역에서 수수께끼의 기계장치를 발견했다고 합시다(역주 : 텍스트로 묘사됩니다). 여러분은 그걸 그냥 게임의 배경 무대장치로 지나쳐버리지 않거나, 나중에 좀더 뭔가 알아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누군가의 지적 능력(Intelligence)을 사용해서 이것이 여러분이 고칠 수 있던 식수 정화 장치라는 걸 알아내는 게 더 낫습니다. 반면에 다른 지역의 다른 사각타일에는 비슷한 묘사가 그저 게임의 배경 무대장치로 나옵니다. TRPG게임, 그러니까 던전마스터와 플레이어들 사이에 재치있는 대화가 계속 오가고, 감사하게도 던전마스터의 상상에 의해 게임 세계의 모든 것이 완성되어 있고, 한 플레이어가 4명의 파티 전체가 아니라, 자신이 익숙하게 다루는 한 명의 캐릭터만 조종하는 ‘용병, 스파이 그리고 사립 탐정 TRPG’ 같은 게임에서는 이런게 훌륭히 잘 돌아갑니다. 하지만 웨이스트랜드에서는 이게 ‘시도해보고 오류를 찾아내는’ 것. 반복하는 지겨운 기계적 절차처럼 느껴질 수 있었어요. 웨이스트랜드의 기타 부분들은 영웅적일 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지지만, 아마도 어긋난 시도로 보이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TRPG에서는 간단하고 직관적이었지만 컴퓨터 게임에 갖다 놓으면 극단적으로 플레이하기 까다로워지는 요소들인데, 그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디지털 영역으로 옮겨오려고 했습니다. ‘전속력으로 항진해! 망할놈의 어뢰들!’ 처럼 말이죠. (역주 : 남북전쟁때 북군의 해군 제독 데이빗 패러것David G. Farragut이 함대를 이끌고 가는 중 앞에 기뢰인지. 어뢰인지 깔려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그냥 밀어붙이고 전진해서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 했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어뢰? 좆까라고 그래, 전속력 항진!” 이 더 잘어울리는 해석일 것 같습니다... 암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서 리스크를 무시하고 일을 진행해야 할때 즐겨 인용되는 말이라고 함) 예를 들어, 여러분의 파티를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동시에 서로 다른 지역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좀 난해하고 혼란스러운 기능이 있습니다. 그 나름대로 인상적인 기능이고, 웨이스트랜드가 CRPG 역사상 최초로 시도한 또 하나의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만드는데 들였던 시간과 노력을, 좀더 정리되고 플레이하기에 쾌적한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문장의 구조 분석 기반 대화처리 엔진(역주 : 텍스트 입력 대화창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이 때때로 튀어나오는데, 이건 명백히 사람 던전 마스터 하고나 가능한 자유로운 형식의 대화를 컴퓨터와 해보려고 하는 시도인데. 실제로는 그냥 ‘내가 무슨 단어를 생각하고 있나 맞춰 보세요’하는 지루한 게임이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는 플레이어가 단서를 놓치기 너무 쉽죠. (역주 : 해당 기능을 DM과의 대화라기 보다는 텍스트 입력 어드벤쳐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가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 그리고 그들의 인터플레이 동료들이 CRPG 장르에 복잡성의 깊이를 더한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만, 컴퓨터 게임은 테이블탑 게임이 아닌 것이 사실이고, 마찬가지로 테이블탑 게임도 컴퓨터 게임과 다릅니다. 그리고 전투 시스템을 보면, 웨이스트랜드의 전투 관련 엔진의 기본은 아직 바즈 테일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고 있었습니다만, 인터플레이는 몇 가지를 더 추가하여 좀더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바즈 테일과는 달리 전투 중 플레이어의 파티와 적의 위치가 맵에 그래픽으로 표시되었습니다. (역주 : 앞에 설명된 했듯이, 보통은 위저드리식 메뉴 전투인데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탑뷰 화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바즈 테일은 전열 ~ 다음열 ~ 그다음열 등으로 그룹의 위치를 표현하던 다른 포스트-위저드리들과 달리 전투에 참여한 그룹들의 위치를 10 feet ~ 90 feet 내에서 표현해서 좀더 전술성의 요소를 높였는데, 웨이스트랜드의 전투 시스템도 바즈 테일의 시스템을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바즈 테일에서 각 그룹의 위치를 텍스트로만 표시했다면 웨이스트랜드에서는 탑뷰 그래픽으로도 보여주는 식이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공격”, “방어”, “기타 등등" 이었던 초기 바즈 테일의 메뉴에 추가하여, 여러분은 파티를 움직여 엄폐물을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더 나아가서 악당 몇놈을 근거리로 오도록 유인해서 총으로 쏘는 것 대신에 지렛대로 그놈들의 머리통을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웨이스트랜드의 전투는 여전히 재미없습니다. 이 획기적이면서도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CRPG는, ‘왜 CRPG 기획자들과 플레이어들의 주류가 여전히 판타지 세팅을 선호하는가’에 대한 논쟁에 기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한 일이죠. 중요한 무언가 라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 이게 문제의 본질일 수도 있습니다만, 마법을 쓰는 능력이 없다면 뭔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기분이라는 겁니다. 마법 유저 캐릭터가 레벨업 해서 새로 배운 마법을 시험해볼 때의 두근거림을 잃는 것뿐 아니라, ‘위저드리’나 ‘바즈 테일’ 같은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큰 도전 요소가 되기도 하는, 마나mana 관리의 전략성 또한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역주 : 위저드리...는 마나 라기 보다는 레벨 당 마법 사용 횟수 제한을 가지고 있고 여관에서 휴식하면 충전되는 식입니다. D&D의 메모라이즈를 좀더 단순화한 형태가 맞을 것 같습니다. 위저드리 6편에 가서는 한 주문당 여러 포인트를 사용하는 마나 식으로 바뀝니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웨이스트랜드에서 점점 더 강한 위력의 총을 획득하고 그 총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탄약 소지량을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판타지 게임에서 마법을 쓰기 위해 마나를 관리하는 요소를 대체해야 할텐데요, 실제로 그렇게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새로 총기를 얻는 것은 새로 마법을 배우는 것 만큼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웨이스트랜드에서 발견하게 되는 새로운 총기라는게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지요. 그리고 플레이어는 탄약 상점으로부터 그다지 멀리 떨어질 수도 없고,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여하간 탄약도 너무 많이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전투가 많아요.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이 애석하게도 CRPG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가지가 바로 이 배회하는 몬스터들(역주 : 랜덤 엔카운터를 의미하는 듯)을 애정으로 감싸준 것입니다. 웨이스트랜드의 (플레이 경험 중) 많은 부분은 “가죽옷 입은 얼간이"와 “Ozoners(역주 : 무슨 속어인지는 모르겠는데 게임 내의 모습은 샷건을 든 동네 건달 입니다)”를 상대하는 위험부담 없고 지루한 노가다 전투의 반복으로 채워집니다. 슬프게도 이 게임의 더 재미있고 혁신적인 부분과 동떨어진 경험입니다. 하지만 뭐 적어도 플레이 시간을 늘리는 데에는 기여를 했죠.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저는 웨이스트랜드에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덜 열광했습니다. 제겐 이 게임이 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이라기 보다는 CRPG 역사상 중요한 타이틀이라고 생각되었고, 게임 플레이 경험이 쾌적하기 보다는 호기심을 끌고 흥미로운 쪽이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 게 창피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기존의 한계에 도전하여 그것을 극복한 게임들이 필요했고, 웨이스트랜드가 확실히 해냈던 무언가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1988년에 정말 이런 혁신이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엄청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점입니다. 파고, 파블리쉬가 스택폴을 만났던 1985년 12월의 미팅과 미팅과 웨이스트랜드의 발매일 사이의 기간을 보면, 웨이스트랜드는 1980년대의 업계 표준에 비교하였을 때 유별나게 긴 개발 기간을 갖는 게임이 됩니다. 그리고 아마 여러분도 추측하셨겠지만, 이렇게 개발이 길게 걸리게 되는 것을 결코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인터플레이는 1986년 6월에 열린 ‘여름 컨슈머 일렉트로닉 쇼'에서 처음 웨이스트랜드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마치 그해 크리스마스에 게임을 사서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주면서 말이죠. 하지만 개발은 그 이후로 꼬박 2년을 더 썼습니다. 웨이스트랜드의 긴 제작 기간 덕분에, 1987년은 일반적으로 다작을 추구하던 인터플레이에게 매우 한산한 한 해가 되었습니다. 구작들의 포팅 작업이 계속 공개되는 동안, 회사는 그 해에 단 하나의 새로운 오리지널 타이틀도 내지 못했습니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이클 크랜포드의 결정에 따라 프로젝트 전반이 빌 하인만에게 넘어간 ‘바즈 테일 III’는 1987년 초반에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웨이스트랜드 처럼 작업이 길어져 1988년까지 이어졌습니다. (컴퓨터 게임 개발이라는 직업이 슬슬 좋아지기 시작한 스택폴은, 하인만의 기획을 돕기 위해 바즈 테일 III의 스토리라인과 텍스트도 썼습니다) 감사하게도, 바즈테일 I과 II가 잘 팔려서, 이 출시작이 부족한 시기를 별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웨이스트랜드의 늑장 출시가 있기 직전에, 세인트 안드레, 스택폴 그리고 파블리쉬는 그들과 함께 일했던 다른 사람들 한보따리를 데리고 패키지에 들어갈 홍보용 사진을 찍기 위해 소노란 사막(Sonoran Desert)으로 향했습니다. 모두들 동네의 가죽 옷파는 가게 및 자기 옷장속 어딘가 처박아둔 가방들을 뒤져서 이상한 소품들을 찾아냈고, 전문 분장사가 그들을 영화 ‘매드 맥스’에서 튀어나온 로드 워리어들처럼 바꾸어 놓기 위해 고용되었습니다. 열성적인 총기 수집가였던 빌 하인만이, 사진찍을 때 스탭들이 들고 있을 무기들을 제공해주었습니다. 그 중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은, 웨이스트랜드 패키지 속지를 장식했는데 나중에 패키지 표지의 아트 보다 더 게임을 상징하는 요소가 됩니다. 유니크한 비전으로 게임을 만든 이 유니크한 개발팀에 대한 적절한 헌사로서 말이죠. 여러 달의 개별 작업이 소요된 후, 웨이스트랜드와 바즈 테일III, 두 게임 모두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브라이언 파고가 EA에 이 기쁜 소식을 전하자, EA는 납기를 초과한 이 두 게임을 두달 간격 내에 같이 출시해버리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1988년 5월에는 웨이스트랜드를 출시, 1988년 7월에는 바즈 테일 III를 출시 - 브라이언 파고의 거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의 우려에는 타당한 근거가 있었습니다 : 새로 출시되는 이 두개의 CRPG 대작 게임이 어필할 수 있는 소비자들은 거의 같은 그룹이기 때문에, 한 게임이 다른 게임의 세일즈 깎아먹을(cannibalize)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당시의 인터플레이 처럼 긴 기간 동안 새제품 출시가 없었던 작은 회사로서는, 이 결정이 그저 단순 삽질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로 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판단으로 느끼지는 것이었습니다. 파고는 EA와 함께 하면서 불만이 점점 커져갔는데요, 인터플레이는 퍼블리싱 계약 때문에, 그들이 만들어준 히트 게임들에서 충분한 수익을 못가져오고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빨대 꽃히는 거야. 브라이언 파고가 그동한 심사숙고 하던 계획 - 인터플레이를 개발사일뿐 아니라 퍼블리싱도 하는 완전한 퍼블리셔로 전환하는 거야, 패키지 박스에 우리 회사 이름이 찍히고... 오직 우리 이름만 찍히는 거지 - 을 실행하기로 결심하면서, 웨이스트랜드와 바즈 테일 III는 인터플레이가 EA를 퍼블리셔로 출시하는 마지막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미 너무 정형화된 흥행의 패턴에 따라, 바즈 테일 III - 웨이스트랜드보다 좀더 전통적인 게임이고, 더 혁신이 적으며, 히트작의 후속작인 게임 -의 판매고가 훨씬 더 높았습니다. 웨이스트랜드의 흥행이 실패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바즈 테일 III처럼 완전 대박은 아니었죠. 의심할 여지 없이 이런 이유 때문에, 인터플레이나 EA 둘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웨이스트랜드를 (바즈 테일 시리즈 처럼) 여러 플랫폼으로 포팅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애플 II와 코모도어 64의 오리지널 버전이 나온 뒤 9달 지나서 1989년3월에 MS-DOS 버전으로 나온 것이 유일한 포팅이었습니다. 인터플레이의 프로그래머 마이클 쿠알스(Michael Quarles)가 작업 했고, 약간 개선된 그래픽과 그다지 사용하고 싶지는 않은 마우스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었어요. 원작을 플레이 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이게 그냥 8비트의 이식작 정도로 알고 있지만, 이 버전이 출시된 후 부터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DOS 버전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죠 : 8비트 버전처럼 디스크를 여러 개 갈아 끼우는 저글링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고, 모든 맵을 저장하고 로딩하는 시간 동안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거든요. CRPG 역사상 웨이스트랜드의 위치는, 게임의 판매량이 나타내는 것 보다 언제나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었습니다. 그건 브라이언 파고의 마음에서도 그랬죠. 하지만 불행하게도, 웨이스트랜드의 유산을 활용하여 뭔가 하려는 그의 능력은 EA와 갈라서면서 바로 태클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두 회사 간의 계약에 따르면, 바즈 테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웨이스트랜드의 제품명에 대한 권리도 퍼블리셔가 가지게 되어있었습니다. 따라서 잠재력을 지니고 있던 한 타이틀과 이미 잘 나가고 있단 한 타이틀은 갑자기 진행이 멈추게 되었습니다. EA는 어떤 방법으로도 아이디어를 노출하지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바즈 테일 IV를 개발하는 시도를 하며 시간을 까먹었습니다.(역주 : EA에서는 그 이후로 어떤 바즈 테일 게임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인터플레이는 기존에 바즈 테일 IV로 진행되던 프로젝트에서 시나리오 설정 및 시스템 등을 변경하고 웨이스트랜드의 스킬/능력치 굴림을 적용한 ‘드래곤 워즈Dragon Wars’를 출시합니다.) 상대적인 판매량을 고려해보자면 이상한 일인데, EA는 웨이스트랜드의 후속작 비슷한 거로는 결실을 냈습니다. 패키지에 웨이스트랜드 라는 이름을 감히 쓰지는 못했지만요. 패키지에 써진 설명글들을 보면 어떤 게임인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파운틴 오브 드림(Fountain of Dream, 1990년에 출시, 역주 : 저는 이 게임 헤봤습니다. 거의 웨이스트랜드 클론임)은 웨이스트랜드의 MS-DOS 버전에 쓰였던 마이클 쿠알스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별로 대단한 반응은 없었습니다. 작은 팡파레와 함께 스리슬쩍 출시되었고, 리뷰에서 혹평을 받고, 판매도 부진했고, 사랑받지 못한 게임이었고, 오늘날에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습니다. 웨이스트랜드라는 상품명에 대한 권리를 갖지 못했던 때, 파고는 개발팀을 활용하고, 오랜 기간 노력해서 만든 툴과 게임 엔진으로 웨이스트랜드의 게임 플레이와 비슷하지만 사실상 속편은 아닌 다른 게임 들을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에 이 프로젝트는 민타임(Meantime)으로 불리웠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스택폴이 시나리오를 쓰고 기획했는데, 웨이스트랜드와 유사한 점이 많았죠. 기본 컨셉은 웨이스트랜드 만큼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 시간 여행을 하는 게임인데 플레이어는 이 여행을 통해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게 됩니다.(때때로 전투를 벌이기도 합니다.) 시라노 드 베르즈라크부터 P.T. 바넘,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멜리아 에어하트 까지 다양했죠. 1989년 1월에 열린 겨울의 국제전자박람회(CES)에서 브라이언 파고는 ‘민타임’이 그해 여름에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말도 했죠 “저는 게임의 각 지역들을 테스트 해보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 말이죠.” 하지만 게임을 빛을 보지 못했어요. 결코 풀어내지 못한 기획적인 문제와, 무엇보다도 급격한 하드웨어의 기술 발전 때문이었죠. 웨이스트랜드에서 가져온 대부분의 개발 툴들은 애플 II와 코모도어 64에서 돌아갔는데, 이 플랫폼은 1989년에 단종되어 버렸어요. 인터플레이는 이 툴을 MS-DOS용으로 옮기는데 몇년을 소모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결국 지지부진하다가 폐기되었어요. 아마 좀더 중요한 다른 프로젝트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이 웨이스트랜드에 쏟아 부었던 열정을 보았을 때 다소 놀랍게도, 세인트 안드레와 스택폴은 컴퓨터 게임 기획 분야에 오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세인트 안드레는 다시 자신의 도서관 사서일로 돌아갔고 부업으로 TRPG 기획일을 했습니다. 수년이 지나서 브라이언 파고가 웨이스트랜드2 프로젝트를 위해 부르기 전까지는 전혀 컴퓨터 게임쪽 일을 하지 않았어요. 스택폴은 웨이스트랜드 이후 몇년 동안은 인터플레이에 머물면서 ‘민타임’과 다른 몇몇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플라잉 버팔로 시절부터 오랜 친구였던 리즈 댄포스와 함께 말입니다. 하지만 스택폴의 이름은 게임 크레딧에서 점점 사라져갔고 그와 비례해서 프랜차이즈 소설 표지에 더 많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첫 소설은, 배틀테크 세계관으로 한 것인데, 웨이스트랜드와 바즈 테일 III 출시와 비슷한 시기에 출판되었습니다.) 브라이언 파고는 자신의 열정이 담긴 프로젝트 중 항상 최고로 손꼽는 이 게임을 잊지 못하고 마침내 되살려 냅니다. 처음에는 정신적인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폴아웃(1997)’, ‘폴아웃2(1998)’를 통해서, 그리고는 킥스타터 펀딩을 받아 뒤늦게야 나올 수 있었던, 정신적 후속작일뿐 아니라 게임 이름도 후속작인 ‘웨이스트랜드2(2014)’를 통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한참 나중에 하기로 하죠. (참고 자료 출처 : PC Player of August 1989; Questbusters of Juy 1986, March 1988, April 1988, May 1988, July 1988, August 1988, October 1988, November 1988, January 1989, March 1989. On YouTube, Rebecca Heineman and Jennell Jaquays at the 2013 Portland Retro Gaming Expo; Matt Barton’s interview with Brian Fargo; Brian Fargo at Unity 2012. Other online sources include aMichael Stackpole article on RockPaperShotgun; Matt Barton’s interview with Rebecca Heinemanon Gamasutra; GTW64’s page on Meantime. 웨이스트랜드는 GOG.com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역주 : 스팀에서도 팔아여)
  1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옮겨왔습니다. 내용은 전혀 다른데가 없습니다. https://brunch.co.kr/@felkerkim/8#_=_ 퍼머데스란 Permanent Death의 약자인데요, 캐릭터가 한 번 죽으면 그걸로 끝. 부활이니 뭐니 그런 구차한게 없는걸 의미합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퍼머데스 시스템으로는 디아블로의 하드코어 모드가 있습니다. 저는 퍼머데스를 좋아합니다. 살아있는걸 느끼려면 죽음을 목격해야 하죠. 낮은 데가 보여야 높은곳이 높게 느껴지는 거고요. 퍼머데스는 아주 강력하고 위협적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에게 스트레스 주는걸 (어쩌면 과도하게) 꺼리는 요새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장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퍼머데스가 꼭 그렇게 강력하고 위협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당한 수준으로 적재적소에 잘만 쓴다면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아닌,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수준의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아주 좋은 장치이죠. 최근 플레이했던 몇몇 게임에서 ‘일종의’ 퍼머데스가 꽤 잘 쓰였다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정리해보려 합니다. 1. XCOM2: 쉬움 난이도 + 철인 모드 엑스컴은 흔히 어려운 게임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십수년전의 엑스-컴은 실로 매우 어려웠던 게임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엑스컴은 현대 유저들에 맞게 적당한 난이도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쉬움 난이도를 택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렵다기보다는 약간의 고민을 요구하는 수준입니다. 플레이어가 지금 한 선택이 일단은 잘못되었더라도 그 결정으로 입은 손해를 만회할 기회가 넉넉하게 제공되는 편이죠. 한편 엑스컴2에는 철인 모드라는게 있습니다. 철인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한 번 내린 결정을 돌이킬 수 없습니다. 흔히 이런 류의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세이브&로드 신공이 통하지 않아요. 쏜 총알은 쏜거고, 맞은 총알은 맞은거고, 죽은 대원은 죽어버립니다. 그렇습니다. 정말로 죽습니다. 철인 모드에서는 죽은 대원을 살릴 수가 없어요. 이게 바로 퍼머데스죠. 쉬움 난이도는, 말 그대로 쉽기 때문에, 긴장감이 풀어지기 쉽습니다. 안그래도 쉬운데 이걸 더 쉽게 만드는건, 위에서도 말한 세이브&로드입니다. 내가 내린 결정이 잘못되었을 경우 이를 돌이킬 수 있게 해주는 요소죠. 정찰하지않은 방에 대원을 잘못 들여보냈는데, 그 방은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곳이었습니다. 방에 들어간 대원은 결국 죽어버리죠. 철인 모드가 아니라면? 괜찮습니다. 세이브했던 파일을 다시 불러오면 되니까요. 하지만 철인 모드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 대원은 그냥 죽은걸로 처리됩니다. 물론 쉬움 난이도이기 때문에, 그렇게 전사한 대원의 빈 자리를 채우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 대원이 죽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게 ‘실수를 돌이키기’와 ‘실수를 만회하기’인데요, 대원이 한 번 죽었는데 그 대원을 죽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는게 ‘실수를 돌이키는’ 겁니다. 대원이 죽지 않았을 때 세이브했던 파일을 불러오는거죠. 실수를 만회하는건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 대원이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단지, 그 대원을 대신할 새로운 대원을 그만큼 키워내는게 실수를 만회하는거죠. 엑스컴의 쉬움 난이도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합니다. 난이도가 어려워질수록 실수를 만회하는건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쉬움 정도라면, 일반적인 플레이어에게도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어지간히 주어지는 편이죠. 한편 철인 모드는 실수를 돌이키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합니다. 따라서 쉬움 난이도 – 철인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실수를 돌이킬 수는 없지만 만회할 수는 있습니다. 퍼머데스의 핵심인 ‘한 번 내려진 결정은 퍼머넌트하다. (영구적이다.)’라는 점이 게임에 긴장감을 부여하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입은 손해를 만회할 수 있기에 가혹한 패널티와는 다소 차이가 생기는거죠. ‘실수로 인해 입은 손해를 만회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경우로는 디아블로 시리즈의 하드코어 모드가 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시간을 쏟아부어 키워낸 내 캐릭터와 장비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허무함은 확실히 지나치게 가혹해요. 그래서 어지간히 퍼머데스를 좋아하는 저도 잘 플레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엑스컴2의 쉬움 난이도 + 철인 모드 조합은, 죽음이 게임에 흥미를 더해줄지언정 지나치게 가혹하지는 않은, 꽤 괜찮은 조합이 아닌가 싶더군요. 2. 더 디비전의 다크존 먼저 다크존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다크존은 무법지대입니다. 디비전이라는 게임은 MMO와 비슷하게 꾸며진 멀티플레이어 게임인데, 다크존에서는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공격해서 죽여버리는게 가능해요. 일반 필드에서는 안되지만 다크존에 입장하면서부터 상호 공격이 가능해지는거죠. 대신 누군가를 먼저 공격한 사람은 일정 시간동안 ‘로그(Rogue) 상태’가 됩니다. 단순히 공격을 했을 뿐 상대가 죽지 않았다면 로그 상태는 불과 십수초간 지속될 뿐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죽여버렸다면 분단위를 넘어가는 시간동안 로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일수록, 더 긴 시간동안 로그 상태로 버텨야합니다. 몇 분 정도가 얼마나 대단하냐고 생각한다면, 로그가 되는 순간 자신의 위치가 주변의 모든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알려진다는 점을 고려해보셔야 할 겁니다. 누군가가 로그가 되면, 그 사람을 공격하는건 죄가 되지 않습니다. 공격을 받은 로그가 죽으면 경험치가 깍이고 돈을 바닥에 떨굽니다. 반대로 로그를 죽인 사람은 몹을 죽였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죠. 무엇보다도 흥미로운건, 로그의 가방에 든 아이템들이 바닥에 드랍된다는 점입니다. (모두는 아니고 일부만 드랍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더 자세히 설명할게요.) 지나가다가 로그가 보이면?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면 죽이는게 이익입니다. 경험치도, 돈도, 무엇보다 저 로그가 지금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좋은 아이템을 먹을 수도 있으니까요. 로그를 공격하는건 나에겐 어떠한 시스템적인 패널티도 없으니 이건 꽤 해볼만한 일입니다. 대신 로그를 공격하기 전에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상대를 확실히 죽일 수 있을지를 말이죠. 왜냐면, 로그이건 아니건 관계없이, 즉 상대가 로그이고 나는 로그가 아니라하더라도, 죽으면 경험치와 돈,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템을 떨구는건 같기 때문입니다. 경험치와 돈의 감소폭은 로그일 때보다는 적긴 하지만, 아이템을 드랍한다는건 굉장히 충격적이죠. 왠지 비슷한 뭔가가 떠오르나요? 리니지의 카오 시스템과 굉장히 비슷하죠. 심지어 리니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제조’가 디비전의 다크존에도 존재합니다. 누군가 몹을 잡느라 열심히 총을 쏘고 있는데, 내가 갑자기 그 사이에 끼어들어 상대의 총알을 맞는 겁니다. 상대는 그 즉시 로그가 됩니다. 제가 로그를 제조한거죠! 그리고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 팀원들이 빠르게 로그를 죽여버리고 아이템을 약탈합니다. 우리는 로그를 죽였을 뿐이니 아무런 부작용도 없습니다. 오히려 정의를 구현한 것으로 간주되죠. 다크존의 PvP 룰은, 리니지의 그것과 놀라울정도로 유사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리니지의 이런 시스템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줬었죠. 이 시스템이 야기하는 플레이어들에 대한 극도의 스트레스는 다양한 부작용들을 낳았던 바 있고, 결국 최신 MMORPG들은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근데 디비전은 왜 굳이 이런, 너무 험악해서 지금은 쓰이지 않는 시스템을 들고 나온걸까요? 그 가혹함이라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디비전은 부작용을 적절히 완화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이걸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다크존 인벤토리와 이송’ 등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 다크존에서 얻은 아이템들은 설정상 바이러스에 오염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두 가지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데요, 첫번째로 다크존에서 얻은 아이템들은 일단 다크존 전용 인벤에만 담을 수 있습니다. 이 인벤의 용량은 디폴트 상태로 8칸. 더 늘릴 수 있긴 하지만 그래봐야 두어칸 정도입니다. 다크존에서 아이템을 8개 먹으면 인벤토리가 가득차고, 더 이상 아이템을 담을 수 없게 됩니다. 두번째로, 다크존에서 얻은 아이템들은 반드시 세척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세척을하기 위해서는 다크존에 드나드는 헬기를 통해 바깥으로 이송을 보내야하죠. 헬기를 부를 수 있는 장소들은 정해져있습니다. 이송장에 가서 헬기를 부르면 1분 30초간 헬기가 도착하길 기다려야하고, 그 이후 헬기에서 늘어뜨린 줄에 다크존 인벤의 아이템들을 실어보냅니다. 이송까지 해두면 일단 안심이에요. 이송 이후에 내가 죽더라도 이미 보낸 아이템들은 그대로 내 아이템으로 남아있을테니까요. 따라서 대략적인 플레이 패턴은 이렇습니다. 다크존을 배회하며 몬스터를 – 또는 다른 사람들을 – 사냥하고 아이템을 노립니다. 괜찮은 아이템만 골라담아 8개가 가득 차면 헬기장으로 향합니다. 헬기를 불러놓고 1분 30초를 대기하다가, 헬기가 도착하면 거기에 8개의 아이템을 실어보냅니다. 내 다크존 인벤은 텅 비게되고, 플레이 세션은 리셋됩니다. 여기부터 다시 아이템 사냥을 반복합니다. 단순하고 지루해보이죠. 여기에 긴장감을 불어넣는게 ‘아이템의 드랍 가능성’ 입니다. 다크존에서는 죽으면, 내가 로그였든 아니든 상대가 몹이든 사람이든, 다크존 인벤의 모든 아이템을 그 자리에 떨구게 됩니다. 이렇게 떨어진 아이템은 ‘누구든’ 가져갈 수가 있구요.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장싸움이 많이 벌어지는 곳’을 예측할 수 있게 되죠. 헬기장입니다. 헬기장에서 헬기를 기다리는 이들은 뭐가 됐든 ‘실어보낼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내가 그를 공격해서 죽일 수 있다면,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몬스터 찾고 사냥할 필요없이 손쉽게 아이템을 가질 수 있겠죠. 로그가 되긴 하겠지만, 로그가 되더라도 내게 주어진 로그 타이머를 모두 클리어할만큼 오래 버틸 자신감이 있다면? 근처에 있는 틀어박혀서 방어하기 쉬운 지형을 알고 있다거나, 주변의 동료들이 든든하다거나. 한 번 걸어볼만한 도박이 됩니다. 다크존의 활동으로 얻은 아이템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송’이라는 위험한 상황을 겪어야만 합니다.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 죽는다면 – 다크존을 플레이하며 쌓은 가치 – 그간 모은 아이템 – 를 모두 잃게 될겁니다. 하지만 한 번 걸어볼만 할 수도 있는거죠. 어떤 결정을 하든 일단 ‘이송에 성공’한다면 그때부터 그건 무조건 내겁니다. 특별히 게임에 이상이 없다면 그 아이템들은 확정적으로 내 것이되고, 누구도 빼앗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보는 리니지의 카오 시스템과 다크존의 가장 큰 차이점은, 퍼머데스 플레이의 세션의 길이 입니다. 리니지에서 자기가 가진 아이템을 떨구는 등의 일은 게임을 시작했을 때부터 완전히 접을 때까지 이어집니다. 아주 잠깐 안전지대에서 쉴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다시 위험한 곳으로 나서야만해요. 그러나 다크존은 반대입니다. 안전한 플레이가 디폴트이며, 다크존이라는 위험 지역에서 하나의 플레이세션을 진행하여 아이템을 획득하면, 그건 완전히 안전한 아이템이 되는거죠. 그리고 다크존에서의 플레이의 세션 (아이템 8개를 수집하고, 이송하기까지) 은 일반적으로 길어봐야 보통 30분을 넘지 않습니다. 글의 첫 머리에서 저는 ‘일종의’ 퍼머데스라고 썼습니다. 다크존 시스템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퍼머데스와는 거리가 꽤 있습니다. 캐릭터가 죽는게 아니죠. 하지만 다크존에서 얻은 아이템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그간 모든 것들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잘만 한다면 그 모든걸 안전한 곳에서 완전히 안전하게 내 것으로 가질 수 있겠지만요. 중요한 것은, 한 번 내린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고정되어버린다는 점에서 퍼머데스가 플레이어에게 주는 경험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점입니다. 사실 다크존의 로그 시스템은 지금 썩 잘 돌아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건 로그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보상 시스템의 문제와 연결된것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주목하는 지점은 디비전의 다크존이 근래에 보기드문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를 제공한다는점, 그리고 여기에 ‘일종의’ 퍼머데스가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겠죠. 3. 다키스트 던전 다키스트 던전에는 칼 같은 퍼머데스가 적용됩니다. 플레이어는 4명의 영웅들로 이루어진 팀을 이끌고 던전을 탐험하게되는데, 이 과정에서 죽은 영웅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심지어 이 게임은 세이브&로드조차 불가능한, 디폴트로 퍼머데스가 적용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굉장히 재미있었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엑스컴2에서 저는 ‘실수를 돌이키는 것’과 ‘실수를 만회하는 것’사이의 차이점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퍼머데스에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게 해주는건 좋은 일이지만, 실수를 돌이킬 수 있어서는 안된다는 얘기였죠. 다키스트 던전은 바로 이 ‘실수를 만회’하는 부분에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던전은 크게 3가지 난이도로 나뉩니다. 어프렌티스, 베테랑, 챔피언입니다. 레벨 1, 2에서어프렌티스 던전을 돌고, 3, 4레벨에서 베테랑 던전을, 5, 6레벨에서 챔피언 던전을 다니게 됩니다. 저렙 영웅이 난이도 높은 던전에 가는건 가능합니다. 그러나 고렙 영웅이 낮은 난이도의 던전에 갈 수는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게임에서는 4명의 영웅을 하나의 팀으로 운용하게 됩니다. 보유 가능한 전체 영웅들의 숫자는 더 많지만 한 번에 출동 가능한건 무조건 4명이에요. 예를들어 제게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10명의 레벨 6 (최고레벨) 영웅이있다고 해보죠. 어느날 던전에 갔다가 제가 무심코 내린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현상금 사냥꾼 클래스의 영웅이 죽어버립니다. 손해를 감수하고 남은 영웅들에게 즉각 후퇴 명령을 내린 덕에 더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전 이제 고렙 현상금 사냥꾼이 없어졌어요. 새로운 현상금 사냥꾼을 키워야합니다. 인력 시장(…)에 가서 새현상금 사냥꾼을 고용합니다. 그러나 이 사냥꾼은 레벨 1입니다. 레벨 6까지 키워야겠죠. 여기까진 괜찮아요. 문제는, 이 현상금 사냥꾼 혼자만을 레벨 6까지 키울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다른 모든 영웅들은 이미 6레벨이에요. 어프렌티스 등급의 던전에 갈 수가 없습니다. 현상금 사냥꾼을 키우기 위해서는, 함께 저렙 던전을 돌 3명의 다른 저렙 영웅들을 추가로 고용해야 합니다. 이미 6레벨짜리가 있는데 추가로 그래야 한다는거죠. 엑스컴2에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저는 그냥 고렙들 사이에 끼워서 저렙 캐릭터 하나를 임무에 내보낼 수가 있습니다. 잘 보호하면 죽지 않고 레벨업시키는게 가능해요. 다키스트 던전에는 이게 어렵습니다. 레벨1 짜리가 챔피언 던전에 들어가면, 아차하는 것만으로도 일격사 당할 수 있어요. ‘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 거의 확실히 그렇게 죽어나갈거라고 봐야합니다. 결국 현상금 사냥꾼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 그닥 내키지 않은 다른 1레벨 영웅 3명을 함께 키워야한다는거죠. ‘결정을 만회’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큰 겁니다. 저는 다키스트 던전의 아주 많은 부분을 좋아하지만, 이건 좀 잘못된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퍼머데스 얘기를 하다보니 신이 나서 글이 엄청 길어져버렸는데, 정리하자면 1. ‘실수를 만회하기’와 ‘실수를 돌이키기’의 차이점 2. 퍼머데스는 위험할 정도로 지나친 패널티같지만, 사실 잘만 쓴다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재미를 더하는 정도에서 조절이 가능한 장치이다. '잘만 쓴다면'은 실수를 만회하는건 가능하지만 돌이키는건 불가능한 구조를 의미한다. 3. 플레이어의 결정의 결과가 영속적인 것이 당연시되는 온라인 게임에서는 '일종의, 넓은 범주의 퍼머데스'를 '짧은 플레이 세션' 단위로 적용함으로써 본격적인 퍼머데스의 과중함을 강요하기보다는 퍼머데스가 줄 수 있는 긴장감만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도의 얘기입니다.
  1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리고보니 벌써 몇 달을 달렸는데 데스티니에 대해서는 별로 쓴 게 없는 것 같아 짧게나마 요약해봅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옮겨옵니다. 1. FPS인가 액션 게임인가? 물론 FPS죠. 근데 은근하게나마 액션 게임의 느낌도 꽤 납니다. 전 사실 FPS에는 그닥 애착이 없어요. 재미난 것들도 있긴 했지만 제가 맹렬하게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죠. 그에 비해 액션 게임은 꽤 좋아해요. 근데 데스티니는, 물론 FPS이긴 한데, 액션 게임의 느낌이 꽤 가미되어 있거든요. 이 게임이 저를 매료시킨 부분에는 이런 점도 꽤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데스티니의 어떤 점 때문에 액션 게임의 맛이 은은하게 또는 은근하게 나는가하면, 크게 두 가지 요소 때문이라고 봐요. 1-1. 스킬들 다양한 유틸기들이 첫번째 이유. 눈뽕 수류탄(플레시뱅)이나 평범한 그레네이드 등 FPS에 흔히 있을법한 스킬 이외에도 점프해서 적을 향해 - 수퍼맨의 자세로 - 날아가 광역 데미지를 주는 스킬이라거나, 일시적이나마 투명해지는 은신, 나와 아군 모두를 보호하고 버프를 주는 광역 보호막, 다양한 특징들을 가진 서로 다른 밀리 스킬 등등의 여러가지 흥미로운 스킬들이 존재하고, 이들의 사용은 모두 액션 게임의 느낌을 줍니다. 1-2 조준 보정 두번째는 물론 조준 보정(aim assist)입니다. 장비에 자체적으로 조준 보정이 붙어서, 조준 보정이 높은 총을 쓰면 내 손이 고자라도 커서를 은근슬쩍 적의 머리통 위에 놔줍니다. 물론 어느정도의 조작이 필요한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다른 FPS들과는 꽤 다른 느낌이에요. 이건 사실 데스티니의 개발사인 번지의 전작이자 전설의 명작으로 이름높은 헤일로에서 온 것이죠. 다들 알고 있는 얘기겠지만 이쪽에 관심없는 분들을 위해 짤막하게 요약해보자면, 어느 시점까지 FPS게임들에게 콘솔은 난공불락의 플랫폼으로 여겨졌습니다. FPS라면 당연히 키마(키보드+마우스)로 플레이하는 것이고, 컨트롤러가 전혀 다른 콘솔에서 FPS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왔었죠. 실제로 조준 보정이 전혀 가해지지 않은 상태로 해보면 패드로 조준하는게 굉장히 어려워요. 데스티니에도 조준보정 개입이 제로인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데, 거의 게임하기 어려운 수준이더군요. 여기에 나타난 것이 번지의 헤일로(Halo)입니다. 헤일로는 패드로 조준해야하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조치를 취했는데, 첫번째가 몹들의 움직임. 이전의 FPS들이 보여주었던 몹들과는 달리 헤일로의 몹들은 자연스레 움직이는 듯 하지만 미묘하게 플레이어의 조준을 계산한 듯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러는가하면 그건 다른데서 찾아보시면 될 것 같고, 두번째가 조준 보정입니다. 조준 보정의 핵심은 물론 '자연스럽게'죠.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기가 조준하고 있다고 믿을만큼 자연스럽게, 인위적인 개입이 느껴지지 않게 하면서도 실제로는 보정을 해줘야합니다. PvE에서는 그나마 쉬운 편이에요. 몹들의 움직임과 겹쳐지면 어떻게든 만들어 낼 수준은 되니까요. 근데 PvP에서는 노답이죠. 플레이어 캐릭터의 움직임을 게임이 제어해버리면 안되니까 ... 아무튼 한동안 FPS로는 공략할 수 없는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콘솔 게임기에 헤일로라는 공성병기가 나타났고, 이 병기는 콘솔을 완전히 함락시켜버렸습니다. 요새 출시되는 FPS들은 대부분 콘솔을 베이스로하여 PC판에는 약간의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만 수정&추가해서 내는 것 같더라구요. 한때 난공불락의 플랫폼이던 콘솔이 이제는 FPS의 메인 플랫폼이 된 셈입니다. 사실 저는 이 분야에 과문한 편이라 헤일로나 데스티니의 조준 보정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느정도 완성도인지 가늠하긴 어려워요. 분명한건 제게 데스티니의 조준 보정은 아주 자연스럽고 - 즉 신경써서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는 게임이 개입하고 있다는걸 느끼기 어려울만큼 인위적인 부분은 느껴지지 않고 -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냥 FPS와는 꽤 다른, 제가 좋아하는 액션 게임쪽에 살짝 근접한 듯한 플레이 감각을 보여줍니다. 데스티니를 이렇게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감각을 제공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2. 커뮤니티 아웃소싱 데스티니는 일종의 mmo 게임입니다. '일종의'라고 쓴건 mmo스러운 부분이 가미되긴 했지만 완전히 mmo라고 하긴 어렵기 때문인데요,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마비노기 영웅전과 유사한 부분이 약간 있습니다. 마을/채널 등등의 구조는요.) 아무튼 이런 류의 게임에서는 커뮤니티가 중요하기 마련이죠. 특히 컨텐츠의 위계를 보면 그러해요. 순차적으로 나열해보자면 솔로잉 가능한 미션과 패트롤들 > 스트라이크 (3인 파티 필요. 난이도 중하) > 나이트폴 (3인 파티 필요. 난이도 중상) > 노멀 레이드 (6인 파티. 난이도 중하) > 하드 레이드 (6인 파티. 난이도 중상)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스트라이크까지는 자동 매치메이킹을 지원합니다. 근데 나이트폴부터는 아니에요. 매치메이킹 없이, 자기가 알아서 사람들 구해서 또는 사람들에게 낑겨서 3인을 만들어 플레이 해야합니다. 당연히 커뮤니티에 관련된 기능들이 필요해요. 낯선 이들이 만나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장치, 그렇게 친해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장치, 내가 플레이하려는 컨텐츠를 함께 할 수 있거나 하려는 이들을 서로 만나도록 도와주는 장치 등등. 놀랍게도 데스티니 내부에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처음에는 꽤 충격적이었어요. 이 게임엔 심지어 채팅조차 없단 말이죠. 음성 채팅이 가능하긴한데 그건 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하고, 특히나 모르는 사람들과 채팅 할 수 있는 경로는 전혀 없고요. 그런데도 어떻게든 사람들은 이 게임을 활발하게 플레이하고 있어요. 커뮤니티에 관련된 기능을 게임이 거의 제공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원하는 방법들을 찾아냈습니다. 여기를 보시면 흥미로운 사례들을 볼 수 있죠. 한국에서는 파티찾기가 거의 루리웹 데스티니 게시판으로 통일된 듯 하지만, 북미를 살펴보면 이것도 꽤 다양한 듯 보이구요. 이런 방식은 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아마도 번지에서 원해서 했다기보다는 콘솔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꿩이 없어서 닭을 택한 것 같긴 하지만, 어떻게든 동작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부분들이 꽤 있어요.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파티찾기 기능을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죠. 누군가는 루리웹에 글을 올려서 파티를 구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데스티니 단톡방을 쓰기도 하더군요. 제가 가입한 데스티니 단톡방에는 140명이 상주하며 한 시간만 안봐도 대화가 300건 이상 쌓일 정도로 활발하게 대화 중입니다. 저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네이버 밴드를 이용해서 비슷한 모임을 만든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희 클랜원들은 텔레그램에 방을 파서 여기서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고 있어요. 게임 내 클랜 대화창이 있고 이걸 다시 외부와 연동해서 게임 외부에서도 대화를 할 수 있게 (와우처럼) 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게임 외부에 대화 채널을 만든거죠. 게임 내부에는 그런 채널이 없거나 굉장히 불편해서 쓰이지 않고요. 좀 웃기긴한데, 아무튼 사람들은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다양한 대화채널들이 모두 '자동-즉시-함께 플레이' 기능을 갖췄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거죠. 요새 많은 웹 플랫폼에서 '페이스북 좋아요, 트위터에 올리기' 등등의 기능을 제공하잖아요? 그거랑 비슷한 기능이 있으면 이상적이겠죠. 루리웹에 누가 글을 올려서 파티를 찾는데, 지금은 거기에 올라온 아이디를 PSN에서 친구등록 한 뒤에 데스티니에서 게임에 합류해야하지만 그런 번거로운 절차없이 루리웹에 붙은 버튼만 누르면 바로 같은 파이어팀(파티)에 참여가 된다거나 ... 물론 굉장히 복잡하고 정신없는 절차들 (루리웹을 모바일로 보고 있다가 파티참여를 눌렀는데 PS4가 켜지면서 데스티니가 구동되고 자동으로 파티 가입??)이 수반되겠지만 그냥 철저히 유저 입장에서만 보면, 이런 희망을 가져봄직도 하잖아요? 물론 지금으로서는 이러한, 데스티니가 택한 커뮤니티 아웃소싱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커보이고 다른 유사한 게임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불편해보이긴 해요. 단지 여기서 드러나는 장점이 그간 유사장르에서 보여왔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부분이 많기에, 나중에라도 취할 수 있다면 취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3. 그 외 사실 그 외에도 컨텐츠의 배치라거나, 반복플레이성을 올리기 위해 취한 몇 가지 독특한 방법들에 눈이 가긴 했지만 제가 데스티니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아무래도 위에 적은 두 가지였습니다. 액션 게임의 느낌이 가미된 FPS. 그리고 커뮤니티 아웃소싱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일들. 사실 전자는 제가 처음으로 느꼈을 뿐, 그 자체로 새로운 일은 아니죠. 조만간 X-COM2가 나올테니 아마도 한동안은 데스티니에서 손을 놓게되지 싶은데, 그리고 3월에 나올 디비전이 만족스럽다면 아예 그쪽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지만, 몇달간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플4를 설치하면서 게임을 몇 가지 구입하긴 했는데 지금껏 다른 게임은 시동도 안해보고 오로지 데스티니만 했었으니까요. PvP 매치메이킹 시스템의 멍텅구리스러움만 어떻게 좀 고쳐주면 참 좋을텐데 ...
  15. sunmiver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F2P 윤리 문제에 관한 이상한 이중잣대 원문: The strange double-standards around F2P ethics discussions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빠르게 변화하는, 특히 모바일로 전환되는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개발자들 사이에 이루어진 몇몇 흥미로운 대화를 목격하거나 참여할 수 있었다. 이 변화의 바다에서,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일의 대가를 지불 받기를 원했으며, 대부분의 경우 어떻게 지불 받는가에 대해 윤리적인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내 자신을 윤리적인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내 윤리기준에 따라 절대로 도박게임을 개발하지 않는다. 나는 ‘10달러만 더 쓴다면 부자가 될 수도 있다’라는 헛된 환상이 사람의 삶을 망쳐놓는 것을 보아왔다. 그건 내 게임에서 주려 하는 ‘재미’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각기 다른 윤리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나와는 다른 종류의 게임을 개발할 것이다. 나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어가 큰 돈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F2P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건 괜찮고 좋은 일이다. 그리고 이 포스트의 논점도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윤리를 정의할 자유가 있다. 논점은 내가 관찰하거나 참여했던 F2P에 관한 논의에서 결제한도 없는 F2P가 악하다고 하는 개발자들이 그들의 도덕적 논쟁에서 몇 가지 모순과 이중잣대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것이 그들의 논쟁이나 윤리관이 잘못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모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 왜냐면 나는 그러한 모순을 갖는 사람들의 깊숙한 곳에 심지어 그들 스스로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의견들, 신념들, 그리고 공포가 숨어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F2P에 대한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려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나는 플레이어가 짧은 시간 동안 큰 돈을 쓰게 하는 게임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개발자들에게 질문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질문들을 생각하는 것은 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며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결제한도(no-Cap)’가 없는 게임이 자동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보지 못했던 이중잣대가 있다면 이에 대해 질문해 준다면 기쁠 것이다. F2P는 악하다, 하지만 광고는 그렇지 않다 no-cap F2P가 악하다고 생각하는 개발자 중에서는 인앱결제의 악함을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게임내 광고 구현을 선택하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수익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맥락을 둔다면 윤리적인 의미는 악하고 비윤리적이라 생각되는 행동을 지지하는 곳에서 나오는 수익을 피해야 하므로 바로 일관성이 사라진다. 요즘 뜨는 모바일 광고수익은 크고 성공한 효과적인 ‘악한’ 인앱결제 F2P게임에서 나온다. 광고 지원 게임을 개발할 경우 그 수익은 인앱결제를 한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몇 단계가 분리되어 있기에 플레이어에게서 직접 돈을 받진 않고 그 게임에 대한 광고로 돈을 받는다지만 그 때문에 윤리적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이 문제를 지적하면 보통 이러한 응답을 받는다: “내 게임은 매우 작아, 그리고 광고를 보여주는게 그 F2P 게임의 성공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아. 그들은 내가 하는 행동과 무관하게 그들의 사악한 방법으로 성공하는거야. 비슷하게 “나는 마약을 파는 게 비윤리적이라 생각해, 하지만 마약판매자는 매우 많고 내가 그들 중 일부를 지원하는 건 별 영향을 주지 않아. 그런걸 생각해보면 내 행동도 나름 윤리적이야” 라는 주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행동이 환경에 주는 영향의 크기는 행동이 윤리적인지 아닌지 와는 무관하다. 많은 윤리적인 개발자들이 인앱결제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게임 내 광고를 도입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나는 왜 게임내에서 다른 게임에나 상품을 소개하여 플레이어의 집중을 방해하는 거슬리고 몰입을 방해하는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주기적으로 보게 되는 게임의 일부로 넣든 보상을 받기 위해 거쳐야하기에 놓치지 않고 싶어하는 요소로 넣든 아무리 가장 좋은 형태로 구현된 광고라 할지라도 플레이어에겐 여전히 귀찮은 요소다. 왜 개발자들은 잠재적으로 자신의 게임을 사랑해 줄지도 모르는 플레이어들에게 무료로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고 가능하다면 돈을 쓰게 할 만한 게임을 제공하여 신뢰를 쌓는 대신에 이런 끔찍한 경로를 강요하는 걸까? 이러한 대화들 이후에 나는 일부 개발자들이 광고를 선택하는 이유가 다음과 같은 윤리적 관점에 있음을 확신했다: 플레이어에게 적은 돈을 뽑아내는 게 최선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살펴보겠다. 중독 논의의 선택적 적용 오래 전 어니스트 아담스의 조언에 반하여, 나는 비디오 게임이 중독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사람이 3일간 쉬지 않고 게임을 하다가 죽는다면 나는 그걸 달리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발생한 것은 아니며 매우 적은 사례만 존재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니 내 문제는 아니다’ 라는 게 내게는 그리 윤리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중독은 사람을 잘못된 행동으로 몰아갈 수 있다. 특히 취약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어떤 사람들은 게임에 중독될 수 있고 중독되어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F2P게임에서의 중독성은 최근 몇 년간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개발자들의 윤리에 대한 논의 대상이 되는 것도 이 종류의 게임들뿐이다. 개발자 커뮤니티 내에서 우리들은 대부분 non-F2P게임들이 윤리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 콘텐츠의 내용과 무관하게 말이다. 예를 들어 외부의 누군가가 폭력성이 10대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야기하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그들이 말하고 있는 케이스에 대해 살펴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마치 인간의 모든 심리를 알고 있는 것처럼 과거의 모든 연구들이 모든 개개인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폭력적인 게임이 누구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영향을 주더라도 그 책임은 다른 누군가에게 있을 것이며 그것이 폭력적인 게임을 만든 사람들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편으로 이와 같은 판단을 내리는 개발자들이 F2P게임이 몇몇 플레이어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례에 대해서는 빠르게 무기를 뽑아들 것이다. 여기 대표적인 아티클이 있다. 이 글은 저자가 인정했듯 F2P게임에 중독되어 나쁜 결정을 하여 그들의 삶을 망친 이례적인 (out of proportion) 사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자라면서 수십 년간 플레이 해 온 전통적인 게임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사례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어떠한가? F2P의 이 병적인 사례들과 유사한 상황을 가정하자. 선불로 구매하는 (pay up front) 게임을 하면서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례가 존재한다. 이 사람들은 콘솔과 PC게임에 매달 수천 달러를 쓴다. 이들은 너무 중독되어 그럴 여유가 없는데도 많은 게임을 사들여 경제적으로 그들의 삶을 망친다. 이들이 산 게임 중에는 당신의 게임도 있다. 질문: - 이러한 행동을 허용한 당신은 비윤리적인가? - 이와 같은 병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개발자에게 모든 종류의 지불되는게임 개발을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공정한가? 이를 거부한다면 비윤리적인가? - (당신이나 당신의 회사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다른 수천의 만족스러운 구매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사람을 찾아내어 환불하도록 할 것인가? - 이러한 중독 케이스를 피하기 위하여 게임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넣을 수 없는지 정하는 정부 규제 제정에 찬성할 것인가? 나는 모든 형태의 F2P에 반대하는 많은 윤리적인 개발자들에게 이 질문을 던졌고 많은 경우F2P를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했을 때와는 다른 대답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F2P는 중독적 행동에 의존하여 작동한다”라는 주장이 간혹 나오는데 이것은 어떠한 연구나 내가 보았던 실제 데이터나 혹은 내가 과소비자들과 만나서 한 대화들에 의해 뒷받침 되는 게 아니라 감정적으로 꾸며져 있다. 왜 F2P는 다르게 다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 중 더 합리적인 주장은 이것이였다: “나는 한 사람당 $60만 받는다. 그러므로 내 책임은 제한된다” 이것은 왜 많은 개발자가 F2P보다 광고를 더 윤리적으로 보는지에 대한 내 결론과 비슷하다. 패턴은 명확하다: 많은 윤리적 개발자들은 한명의 플레이어(Single Player)에 대해 게임에 큰 돈을 쓰도록 하는 것은 맥락에 관계없이 불쾌하고 비도덕적이다. 가치라는 규정하기 힘든 개념 대다수의 개발자와 많은 플레이어들, 특히 수십 년간 게임과 함께 해온 사람들은 게임에서의 가치 창출에 대해 매우 비슷하게 배워왔다. 우리의 뇌에 파고 들어 와 있는 구매게임(paid games)의 특성은 1. 사람은 게임에 흥미가 있거나 없을 것이다; 2.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게임 밖에서의 가치인 60달러와 비슷한 가치를 얻어야 할 것이다. r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게임이 그러한 가치가 있나 없나는 플레이 타임이나 스토리의 퀄러티나 리뷰어의 심리 상태 같은 모호한 기준(voodoo metrics)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어니스트 아담스는 게임의 가치는 이를 플레이하는 시간의 양만큼 이라는 매우 일반적인 인상을 드러냈다: 이렇게 보면 20분을 플레이 했다고 한다면 10분을 플레이 한 사람보다 두 배의 재미(즐거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많은 윤리적인 개발자들이 대부분의 성공한 F2P 게임이 그러듯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것을 허용하는데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 핵심이다. 내가 선호하는 이러한 사고방식의 예제는 오랜 시간 플레이한 게임에 나쁜 리뷰를 하는 플레이어를 조롱하는 개발자이다. 심지어 좋아하지 않는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 플레이어를 실시간으로 표시하여 쉽게 조롱하기 위한 목적의 사이트도 있다. 이 개발자들은 ‘긴 플레이타임 = 재미있고 전체 경험이 -예외 없이-가치 있다’ 라고 믿는다. 내게는 이상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건 괜찮다. 그들의 의견이니까. 그런데 같은 개발자들이 모바일 F2P에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고 있으며 전체 경험 중 나쁜 요소를 말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마찬가지로 이 글의 저자를 조롱할까? 그럴 거라 생각되진 않는다. 개발자들이 개인적으로 싫어하거나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는 게임을 이야기 할 때에는 이 모델 또한 편리하게 버려진다. 다른 개발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가치에 대한 흥미로운 혼동은 게임에 대해 플레이어가 느끼는 가치가 처음 게임을 만드는데 들어간 노력과 비례할 것이라는 보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AAA급 개발자들과 나눈 많은 대화에서 발견한 것이다. 필드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어(‘어떤’ 플레이어 라도)에게 GTA5가 캔디크러시사가 보다 더 큰 가치를 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왜냐면 엄청난 양의 콘텐츠, 엄청난 양의 스토리와 다양한 캐릭터들, 심지어 사람들이 수년에 걸쳐 만들어온 새로운 엔진이 있기 때문에. 이에 비해 캔디크러시사가는 비쥬얼드의 클론에 불과하므로 매우 만들기 쉬우며 그것보다 더 나은걸 플레이 해보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떠한 가치도 줄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이러한 유형의 혼동은 특히 흥미롭다. 나는 이것이 개발자들이 플레이어가 일정 한도를 넘어선 결제를 허용하지 않도록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고 이야기 해본 대부분의 경우 결제한도가 있는 F2P게임에서 한도를 만든 이유는 콘텐츠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게임이 개별 플레이어에게 일정 금액 이상을 지불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였다. 내가 이야기 해본 사람 중 여럿이 ‘윤리적인 F2P’의 이상적인 모델로 적은 사람이 많은 양의 돈을 쓰는 대신 모든 사람이 $5를 쓰는 것이라 하였다. 이 개발자들은 다른 AAA급 게임이나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작업했는지 등의 제멋대로인 기준으로 자신들의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이 형편없다고 여겨 게임의 최대 달러가치를 정하고 그들의 윤리관에 따라 다른 누구에게서도 그 가치 이상을 받아선 안 된다고 여긴 것이다. 이 개발자들은 짐작했던 바와 같이 결제한도가 없는 F2P게임은 부도덕하며 한명의 플레이어에게서 수천 달러를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어떤 개발자들의 일반적인 패턴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의 감각을 다른 이들에게 투영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게 x달러 만큼의 가치가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E. McNeil에서 비착취적 (non-exploitative) 게임 디자인 규칙을 “실재 가치(actual value)”의 개념을 사용하여 정의하려 시도했다. > 착취적 디자인 기법의 진짜 이슈는 (최선 고객의 선택(customer’s best self)이 판단해야 할)실제 가치에서 인지 가치(perceived value)를 분리시키는데 쓰인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 “실제 가치”는 기본적으로 그들이 인지하는 가치나 그들이 놓인 현재 환경에서 고려되는 가치를 의미한다. 이 글에선 대신 ‘최선 고객의 선택’으로 대처했다. ‘최선 고객의 선택’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지식, 의지력, 합리성, 판단력을 갖춘 [고객의] 가상적인 버전. 이렇게 결정에 영향을 줄 어떠한 취약점도 없는 고객이 당신이 제안한 가치교환을 고려하겠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은 판매해선 안 된다. 여기에 있는 선한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 정의는 ‘완벽한 가상적인 인간’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누가 판단해야 하는가 에서 무너져버린다. 이것은 판단장치가 되어 거만한 태도로 누군가의 가치에 대한 감각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데 쓰이게 된다. ‘진짜 가치’라는 개념이 사용되면서 나는 개발자들에게서 이런 선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클래시 오브 클랜에 돈을 쓰는 결정을 할 리가 없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그들은 나처럼 콘솔에 존재하는 다른 좋은 게임들을 해본 적이 없거나 의지력, 판단력 혹은 합리적 인지능력을 갖추지 못한 거야. 이런 게임에 돈을 쓰는 건 가치가 없어.” 나는 개발자들로부터 빈번하게 듣는 이런 말들과는 다르게, 상대에게 올바른 플레이를 강요하는 부끄러운 방법 보단 상대와 대화하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미지의 것, 가치와 같은 측정하기 어려운 양을 대할 때 구체적인 숫자가 주는 편안함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시간이나 게임의 제작에 들어간 비용은 실제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찾아내는 가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가치는 극도로 측정하기 어려우며 통제 불가능한 외부요인과 사람마다 각기 다른 광범위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Last of Us는 나에게 끔찍한 경험 이였다. 때문에 나는 다른 곳에서 내가 지불한 돈에 비해 나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만약 이것이 15시간이 아닌 영화 형태의 2시간의 경험 이였다면 나에겐 더 가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을 사랑해서 스페셜 에디션이나 다른 플랫폼에서도 또 구입하는 수많은 플레이어들도 있다. 절대적인 달러 량은 가치를 측정하는데 무의미하다, $60 조차 사람마다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맥락을 고려해보지도 않고 $1,000를 소비하게 하는 건 비윤리적이고 $60는 윤리적이라 여긴다. 내 관점에서 맥락은 중요하다. 가상적으로 중독된 사람이 $60를 소비하는 것을 허용하는 게 윤리적인지에 대해 나는 의문을 던질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것을 방지하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부유한 변호사가 내 게임을 즐기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1,000를 소비하려 한다면 나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부가적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무료로 플레이 할 수 있는 효과까지 얻을 것이다. 만약 이것이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다음의 질문을 고려하라: 어떤 부유한 사람이 수만개의 빈티지 비디오 게임이나 게임 콜렉션, 혹은 지하실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처럼 장식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지불한다고 할 때 같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가? 혹은 무엇이 실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당신의 정의를 설명하여 의견차를 해소하려 노력할 것인가? 윤리적인 개발자로서 나는 F2P 모델이 더 편안하고 양심을 다루기 쉽다고 느낀다. 이걸 고려하자: 앞서 내가 내가 제기한 질문을 가상적인 시나리오 ‘중독된 사람이 구매게임에 과소비하는 경우’에서 해보자: - (당신이나 당신의 회사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다른 수천의 만족스러운 구매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사람을 찾아내어 환불하도록 할 것인가? 내 개인적인 대답은 “그렇다” 이다. 구매게임이든 F2P 게임이든 관계없이. 하지만 내가 구매게임을 개발한다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아마 어떠한 ‘광범위한 산업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당연한 이유로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만. 같은 질문을 F2P게임에서의 과소비의 맥락에 두고 고려하자. 당신이 윤리적인 F2P 개발자라면 당신의 게임이 갖는 의미를 넘어서 과소비 하고 있는 플레이어를 찾아 환불하고 차단하는 것을 적은 비용 더 쉽게 할 수 있다. 나는 수익에 현저히 영향을 줄만한 상황에선 윤리적 비즈니스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지만 그것이 윤리적인 일이라면 나는 기꺼이 타격을 감수 할 것이다. F2P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어떤 형태로 개인적으로 F2P게임에 관한 윤리적 문제를 다루게 된다면, 나중에 포스트 하겠다.
  16.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가마수트라에 올라온 레벨 디자인 관련 포스팅을 번역해봤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원문 링크: http://gamasutra.com/blogs/TravisHoffstetter/20160107/263175/Traversal_Level_Design_Principles.php (Zerasion: 원문의 Traversal의 번역을 모두 "돌파" 또는 “돌파형”으로 통일했습니다. 더 알맞은 대체어가 있을 경우,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 2010년에 Crystal Dynamics에서 2013 Tomb Raider 리부트를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2 주 동안은 Assassin’s Creed 2를 작업했던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와 경쟁하면서 돌파형 레벨을 개조하기 위해 이틀이 주어진 “Thunderdome”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기간이 다 되고 나서 채택된 사람이 승자가 되고, 게임에 그의 레벨이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플레이어들이 직접 넘어설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점프 매커닉 이상을 사용하는 게임의 레벨을 한 번도 디자인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쉽게 저의 패배를 예상하셨겠지만, 그래도 복합적인 플레이어의 돌파형 매커닉을 사용한 레벨 배치의 복잡성에 대한 공부가 됐습니다. 이 글의 용도에 따라, 저는 돌파형 게임플레이(Traversal Gameplay)를 플레이어가 공간 이곳 저곳을 적극적으로 돌아다니는 게임플레이로 정의하겠습니다. 오르내리거나, 장애물을 넘거나, 덮어쓰거나, 등반하거나, 수영하는 것들은 모두 돌파형 게임플레이의 사례들입니다(물론 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원칙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이 원칙들이 적용된 돌파형 레벨 디자인의 종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이제, 이 글의 알짜배기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돌파형 레벨 디자인의 종류 선형 – 메인 루트가 오직 하나뿐인 구성. 이 설정은 액션이나 스토리를 보여줄 때가 될 수도 있고 레벨 강도의 연결에 있어 간단하게 힘을 주는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Uncharted 3에서 Nathan Drake가 비행기 뒤에 매달린 화물망을 기어오르는 장면이나 Far Cry 3나 4에서 송신탑을 기어 오르는 걸 생각해보세요. 오픈형 – 여러 갈래로 나뉜 경로를 가진 구성. 오픈형 구성은 플레이어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갈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합니다. Tomb Raider의 허브 또는 Assassin’s Creed 시리즈의 아무 대도시나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적 조우 돌파형 – 오픈형이나 선형은 각각의 돌파 경로에 적이 있습니다. 적들이 있을 때는, 적들의 정확한 행동 진행과 매끄럽고 유동적인 교전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특별 규칙들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Assassin’s Creed 시리즈의 현상금 사냥이나 암살 또는 수직 요소와 전투를 잔뜩 사용한 Tomb Raider와 Uncharted의 레벨을 생각해보세요. 일반적인 원칙 원칙은 위의 세 가지 유형 어디에나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3인칭과 1인칭 게임에 관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이드 스크롤 같은 종류의 게임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3D 공간 활용 Thunderdome 연습에서 졌을 때, 저의 큰 실수는 플레이어가 상하좌우로만 움직일 수 있는 등반 경로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훌륭한 돌파형 구성은 플레이어가 공간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공간 안으로 들어가거나, 공간 위나 아래로 들어갈 수 있게 합니다. 숲 속의 오두막을 떠올려보세요. “훌륭한” 돌파가 되려면, 외벽을 기어오를 수 있어야 하고, 오두막 안팎으로 들락거리거나 지붕 위로 올라가고, 심지어 건물 밑 개구멍을 통해 통과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모든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구성을 더 자연스럽다고 느끼게 하고, 선택을 제공하면서 반복성을 높여줍니다. 길이 선형일 경우라도 3D 공간의 활용은 게임플레이 경로를 새롭게 느껴지게 하면서 더 짜릿한 느낌을 줄 것입니다. 2. 다양성은 생활의 양념 최근의 돌파형 게임들은 대부분 다양한 돌파 매커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난간 매달리기, 맨손 등반, 배수관 타기, 기둥 돌기 등등 아주 많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마지막 모습은 큰 통 같은 걸 움직여 선택할 때 같은 동작을 계속해서 다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규칙은 한 흐름에 2~3 회 이상 같은 매커닉을 절대로 반복하지 않는 겁니다. 꼭 기억하세요, 이건 일반적인 룰입니다. 정글짐 같은 부류의 매커닉은 동작이 아주 빠르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의심이 될 때는 플레이 테스트로 확인해보세요. 또 다른 일반 규칙은 같은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가지 않는 겁니다. 다르게 생각해보죠. “내가 만든 레벨에서 플레이어는 같은 입력을 계속해서 누르도록 강요 받고 있나?” 플레이어가 매달려서 난간을 따라 가는 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 디자이너는 아래 그림처럼, 서둘러도 30초나 걸리는 길게 뻗은 난간을 배치했었습니다. 이러면 정말 따분해집니다. 난간을 끊고 계속하려면 플레이어를 위 아래로 움직이도록 양념을 첨가하세요.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처럼 난간을 끊고 난간과 맨손 등반 사이를 위 아래로 움직여 넘어가는 구간을 추가해볼 수도 있습니다. 여섯 가지의 서로 다른 액션 중 한 가지를 골라 끊어줌으로써, 경로에 더 다채롭고 재미있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오픈형 구성은 구조적인 필요에 의해 길게 뻗은 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ssassin’s Creed는 지역 전체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플레이어가 언제라도 흐름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동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이미지에서 플레이어가 지붕을 타는 동안은 긴 직선에 묶여있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모호한 돌파 기하학 금지 플레이어가 등반할 수 있거나 다른 돌파 움직임을 실행할 수 있다면, 이것이 돌파형 경로라는 걸 투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뭔가 돌파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플레이어는 시도해볼 겁니다.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할 수 없었다면, 좌절할 겁니다. 이런 점은 보통 레벨이 아트 작업으로 블록 매쉬가 되는 상황에서 문제가 됩니다. 계속 지켜보면서 플레이 테스트 하세요. 다른 게임들이 이런 부분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살펴보세요. Last of Us는 플레이어가 따라올 수 있게 돌파형 기물에 노란 색을 사용합니다. Uncharted는 맨손 등반을 위해 배치된 벽과 눈에 띄게 다른 특별한 블록을 배치합니다. 푸르스름한 회색 벽과 대조되는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붉은색 벽돌이 어떤 지 보세요. 같은 이유로 Tomb Raider에서 매달릴 수 있는 대부분의 난간은 흰색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Zerasion: 오픈 월드 레벨을 가진 또 다른 게임인 MadMax에서도 인터랙션할 수 있는 사물이나 지형에 노란색 페인트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4. 못하는 건 더 하고 싶다 돌파할만한 가장 멋진 장소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곳입니다. 요즘 경험할 수 있는 종류의 많은 게임에서 고층 건물에 기어오르는 이유는 재미있어서 입니다. 여러분의 레벨에 양념이 필요할 때, 플레이어가 갈 수 있는 위험한 느낌의 장소를 추가해보세요.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위해 별도의 게임 플레이를 더하지 않아도 됩니다. 플레이어가 의미 있고 즐겁게 느낄법한 장소이기만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Batman Arkham Knight의 레벨 중에는 플레이어가 활공해야만 갈 수 있는 열기구 위 장소가 있습니다. 열기구 위를 돌아다니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끝내주는 경치의 이 위험천만한 곳이 얼마나 멋진 지에 흠뻑 빠지는 데에만 십여 분을 썼습니다. 했던 일이라곤 그저 한 번의 활공과 그 위를 돌아다닌 것뿐이었지만, 제게는 끝내주는 돌파 구간들로 채워진 이 게임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또 다른 비슷한 사례로는 Assassin’s Creed 시리즈의 Synchronization Viewpoints가 있습니다. 도시의 다른 곳에서 하듯이 똑 같은 돌파 동작을 할 뿐이지만, 아주 높이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대단히 멋진 느낌을 줍니다. Naughty Dog은 절벽에 매달린 열차, 비행기 뒤에 매달리기, 움직이는 트럭이나 열차를 따라 올라타기 같은 이런 사례들의 대표주자입니다. 이런 것들은 여러분이 현실 세계라면 두려움을 느낄만한 곳으로 몰아넣기 때문에 굉장히 스펙타클합니다. 5. 의심되면, 해보세요. 동작 추가는 돌파 양상을 더 짜릿하게 만드는 멋진 방법입니다. 환경에 고정된 요소는 아주 약간의 움직임만으로 재미있는 구간이 될 수 있습니다. Uncharted 3는 대저택 안에서 플레이어가 앞뒤로 흔들 수 있는 두 샹들리에라는 멋진 예시가 있습니다. Assassin’s Creed Syndicate는 플레이어가 달리는 마차 위로 올라탈 수 있는 짱짱 재미있는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동작은 단순히 요소의 세트가 될 수도 있지만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무엇이 되기도 합니다. 6. 180도 회전은 좋지 않다. 플레이어가 돌파 경로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계속 경로를 따라가는 게 180도 돌지 않도록 정말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건 플레이어의 다음 경로가 플레이어 바로 뒤에 있게 돼서 비직관적입니다. 아주 많은 플레이어들이 다음 경로로 전방 180도만 바라봅니다. 또한, 유연하고 매끄러운 회전을 위해 더 큰 공간이 필요한 경우, 180도 회전은 작은 공간 안에서 끝나야 합니다. 아래 그림의 예시에서, 플레이어가 난간으로 점프해서 위로 올라갔다면, 다음 점프를 위해 완전히 돌아서지 않게 하세요. 7. 카메라를 위한 공간 남겨두기 카메라는 플레이어가 돌파하는 동안 모든 돌파 동작을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카메라와 관련된 문제는 카메라가 플레이어 뒤에서 따라가기 때문에 대부분 3인칭 게임에서 나타납니다. 카메라가 플레이어 뒤를 따라가기 때문에, 환경 속 지형물들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아래의 Shadow of Mordor 이미지에서 플레이어가 로프를 따라 돌아다니는 것처럼, 매끄러운 카메라 이동을 위해 카메라가 움직일만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 방법에 주목하세요. 적 조우의 특수 원칙 돌파형 레벨에 적이 있을 때는 이 원칙들이 명확합니다. 1. 빠른 길은 좋다 플레이어가 적들에게 공격받을 때는, 피해로부터 벗어날 빠른 돌파형 탈출구가 필요합니다. 빠른 길은 플레이어가 재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돌파 경로일 것입니다. 만약 전부 플레이어가 노출되는 긴 돌파형 길이라면, 플레이어는 너무 오랫동안 공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좌절할 것입니다. 모든 경로가 다 빠를 필요는 없지만, (전투 계획을 세우는) 플레이어가 판단하기에 빠르게 벗어나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합니다. Tomb Raider 9의 판자촌 레벨은 플레이어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빠른 돌파 경로가 아주 많은 좋은 사례입니다. 2. 적이 어디서든 공격하게 하라. 때때로 레벨을 만들거나 존재하는 레벨에 적을 추가할 때, 플레이어가 공격받지 않는 장소가 생기곤 합니다. 이건 적 AI를 멍청하게 보이게 만들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제 4의 벽(the 4th wall)을 깨뜨리게 하기 때문에 아주 안 좋습니다. 또한, 플레이어는 움직이지 않아도 됩니다. 판단 → 이동 → 공격의 기본 전투 루프를 깨뜨리고 말이죠. 이는 조우의 강도를 망가뜨립니다. (Zerasion: 제 4의 벽은 객석과 무대 사이를 나누는 개념적인 장치입니다. 제 4의 벽이 깨졌다는 것은 플레이어의 게임 속 몰입이 깨지고 현실 세계로 튕겨진다는 의미입니다.) (플레이어를 공격받지 않는 공간으로부터)끄집어내는 행동은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주거나 이동을 강제하는 무엇이라도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가장 쉬운 해결책은 플레이어가 안전 지점을 벗어나 전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이 수류탄을 던지거나 플레이어를 끌어낼 수 있는 행동을 수행할 만큼 충분히 기반을 수정하는 겁니다. 저는 Tomb Raider 9에서 특정한 적이 올라올 수 없도록 높여진 플랫폼이 있는 레벨을 넘겨받았는데, 이를 변경하기 위한 아트 사이클을 갖지 못했습니다. 만약 살아남은 마지막 적이 바로 그 특정한 타입이었다면, 적이 플레이어를 플랫폼 밖으로 나오게 할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정했을 겁니다. 규칙은 깨지라고 있는 겁니다. 여기의 모든 일반 규칙과 특수 케이스의 상황이나 매커닉들은 바뀔 수 있다는 걸 염두해주세요. 예를 들어, Batman 시리즈에서 활공과 잡기의 조합은 만들어진 것들 중 아주 재미있는 돌파형 조합 중 하나이며 자주 반복될 만큼 멋집니다. Spider Man의 거미줄 날아다니기도 마찬가집니다. 이 원칙들은 여러분 게임 대부분의 돌파 매커닉에 적용될 것이지만, 특수 케이스 시나리오에서 결정하기 위해서는 항상 기반을 통해 느끼고 플레이 테스터를 관찰해야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7.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워크래프트2에 대한 포스팅이 있어 번역해보았습니다. 원문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 http://www.eurogamer.net/articles/2014-11-09-warcraft-2-was-terrific-influential-and-absolutely-ridiculous ) ---------- Warcraft 2에 대한 대부분의 추억은 주로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애정 어림과 말도 안됨 사이의 어딘가로 빠져듭니다. (5분도 안 되는 액션 게임이나 스포츠 게임의 첫 승리를 빼면)이 게임은 제게 다른 사람과의 기나 긴 심리전에서 승리할 기회를 준 첫 번째 게임이었습니다. 90 년대 중반의 제대로 발달 하지도 않았던 가정용 네트워크 환경에서 말이죠. 우리에겐 CD가 한 장뿐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Warcraft 2는 멀티플레이어 목적으로 다른 사람과 카피를 공유하는 게 허락되어 있었습니다. Blizzard는 관대한 양반들이었어요. 이 게임은 유닛을 선택하거나 명령을 실행시키면 이상한 고함으로 반응한다고 소개하던 것이 기억나는 첫 번째 게임이었습니다. PC 게이머 전 세대는 여전히 많은 추억들을 가지고 있고 계속 해서 클릭을 하면 병사가 점점 더 화가 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머리 둘 달린 오우거는 싸우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저를 찌르고 계십니까?” 불만에 가득 찬 병사가 소리칩니다. “정말 멀미 나게 하는군,” 함선의 선장이 경고합니다. 여러분의 스피커로 비교적 그럴싸한 구토 소리가 들리기 전에 말입니다. 여러 분이 이해하셔야 할 것은 이게 구식이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날, “귀관의 사운드 카드는 완벽하게 작동합니다!(Your sound card works perfectly!)”라는 그 소박한 서술만큼이나 유명한 문구를 남겼습니다. (Zerasion: “요어 싸운드 카아드 워억스 퍼훽뜰리!”는 당시 DOS 환경에서 Warcraft 2의 사운드 셋업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사운드 카드를 테스팅 할 때 재생되던 소리입니다. 게임 내 휴먼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재생되며 굉장히 인상적이라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문구입니다.) 유사 사례로 게임에서 양을 반복적으로 클릭하면 양을 폭발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중립 유닛들이 맵을 돌아다니는 이유나 이들이 제공되는 목적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저 저처럼 유치한 청소년들의 즐거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았고, 우리는 이게 끝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림 1. 큰 전투를 운용하는 부분은 한 번에 최대 9 명의 유닛들만 선택할 수 있는 것 같은 약간의 성가심을 항상 갖고 있다. ] 우리가 이 게임을 끝내준다고 생각했던 건 Warcraft2가 시뮬레이팅과 유치함이 완벽하게 믹스된것이 필요한 청소년기였던 우리들이 상상해오던 바로 그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전략(RTS) 게임은 여전히 초창기에 있었고, 자원 수집과 부대 운용의 혼합은 새롭고 흥분됐고, 전쟁의 전투는 끊임 없이 시뮬레이션 됐습니다. 전장을 가로 질러 전투/비전투 유닛 사이를 오가며 카메라를 비추고, 새 건설 명령을 하달하고, 기지가 방어 됐는지 확인하고, 두꺼운 검은 베일같은 전장의 안개 너머로 병사들을 보내는 것은 마치 끊임없이 돌아가는 접시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은 이 시대의 RTS 게임들 모두가 가지고 있던 것들입니다. 여러분은 경제 학자이자 동시에 전략가입니다. 어느 한 역할이라도 실패한다면, 다른 쪽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와 동시에, 심지어 그 시절에도 우리는 뭔가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좁은 길에 놓인 위블(weebles)처럼 유닛이 다른 유닛을 가로막아, 아니나 다를까 최소 한 기의 궁수를 멀리 돌아가게 만들어 적에게 공격받게 만드는, 취한 것 같은 길 찾기 방식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적 본진을 가로지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일꾼 유닛이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는 대신에 금과 목재를 채집하기 위해 적군을 용감하게 몰아내려 하는 완강한 결정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웃기는 건 필연적인 병사와 건물의 대결입니다. 적군의 건물을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마침내 건물에 불이 붙고 폭발할 때까지 병사들이 검으로 베거나 화살을 퍼붓는 것입니다. 옛날 게이머들이 맹목적이고 너그러운 양반들이었을 거라고는 잠깐이라도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는 심지어 성을 찌르는 것도 바보 같아 보인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Zerasion: 검색해보니 Weeble 은 오뚝이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국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Weeble ) 이런 것들 스스로가 RTS의 기준을 확립했고 우리는 향후 수 년간 이를 벗어난 방식을 찾아낸 게임을 보면 환호했습니다만, 한동안 벙어리 유닛과 이상한 일들만 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임의 페이스가 너무 정신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더 많은 유닛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심지어 그들을 먹일 농장이나 필요한 만큼의 목재, 금, 기름조차 창고에 있기도 전에 그렇게 됩니다. 이것들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자연스럽게도 더 많은 일꾼 유닛들을 생산하는 것이지만 그건 또다시 더 많은 농장이 요구됩니다... 이 경제 사이클은 여러분의 통제 아래 돌아가는 엔진도 아닐 뿐만 아니라, 중대한 취약점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공습으로 농장 한 두 개를 잃으면, 병력을 확장시킬 능력을 잃게 됩니다. 전투 계획을 계속 밀어 붙여야 하는 동안에도 돈과 시간을 들여 잃은 농장을 다시 지어야만 합니다. 타격 받은 사람을 다시 공격하는 것은 거의 항상 재정적인 빠른 타격을 수반합니다. [ 그림 2. 유닛의 크기와 건물의 크기가 조금 밖에 차이 나지 않는 게… 재미있다. ] 언급했던 첫 승리는 계속 늘어나는 잘 키워진 궁수 부대를 그만큼의 부지런함이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에, 전략적 이라기 보다는 경제적인 승리였습니다. 상대를 무찌를 수 있었던 건 상대가 손에 넣은 금광의 남은 채굴 가능량을 계속 체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너무 바빴던 나머지 지나치게 많은 일꾼을 금광에 보내고 있었던 덕분에 휴먼의 체제를 효과적으로 만들어주게 됐습니다. 마지막 금괴를 토해내고 금광이 무너졌을 때, 그제서야 그는 피해 입은 자신의 기지를 복구할 방법과 전장으로 새 오크들을 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동안 맵 반대 편에서는 저의 또 다른 공격 병력이 느리지만 부지런히 구성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뻔한 결과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Warcraft 2는 각 유닛들마다 뚜렷한 능력이나 어떤 종류의 이점을 주거나 전략들의 조합을 중요하게 만들거나 주력으로 업그레이드된 투석기 부대에게 떨어져 있는 보병들이 격파되는 등의 훌륭한 일들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앞에서 말한 것들 외의 게임 속 대부분은 화염을 뿜어낼 때까지 맹렬히 찌르는 것처럼 쓸 데 없고 비싸기만 한 소모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요즘은 Warcraft 2가 거의 20 년 전 게임이라는 것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특별했던 그 게임의 결과를 지금까지도 아주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는 그 승리를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만약 내가 모든 접시들을 충분히 빠르고 오랫동안 돌아가게 할 수 있었다면 일어날 수 있었던 것들 같은 그 승리의 구석구석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게임을 다시 해봤는데, 불공평하게도 멋지게 숙성 됐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투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친숙한 특정 종류의 무언가가 있었고, 명확하고 또한 자랑스럽게 후대에 상속되어야만 할 많은 문법들과 매커닉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Warcraft3를 위한 정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많은 매커닉들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폭발하는 양과 같은 요소들은 World of Warcraft에서 재등장했습니다. 머리 둘 달린 오우거의 말다툼은 DOTA2의 영웅 안에서 살아 숨쉽니다. 우리가 뚜렷한 혈통을 추적할 수 있는 일도 흔치 않지만, 그게 지금까지 유지됐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입니다. 이제 저는 게임에서 승리했던 그 때보다 두 배나 더 나이 들었고, Blizzard는 세대를 넘어 뻗어나가기 시작한 여러 프랜차이즈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차이점이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Starcraft 2, Hearthstone, Diablo 3 등에서 첫 승리를 경험한 더 많은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확신컨대, 이들은 빛나는 무대 위에서 벌어진 더 부드럽고 더 영리하고 더 지능적으로 수행된 더 우아한 승리입니다. 우리가 성을 찔러 대던 시간들을 이들이 영영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애정 어리면서도 동시에 말도 안되는 자신들의 추억들을 만들어 갈 거라고 크게 확신합니다.
  18.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얼마 전 가마수트라에 올라온 절차적 생성 관련 포스팅을 번역해보았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원문 링크: http://www.gamasutra.com/view/news/262869/7_uses_of_procedural_generation_that_all_developers_should_study.php ---------- Diablo, Rogue, Spelunky, Daggerfall, Elite, Spore, 그리고 Football Manager 류와 같은 적절한 게임들의 절차적 생성 컨텐츠(Procedurally generated content, 이하 PGC)는 아주 신비롭습니다. PGC는 디자인을 향상시키고, 핵심 시스템 순환 구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합니다. 시간과 돈을 절약시켜주기도 하죠. PGC는 출시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Skyrim이나 Minecraft 같은 게임들이 계속 플레이하는 막대한 플레이어들 기반을 끌어들이고 유지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받는 Hello Games의 No Man’s Sky를 받치고 있는 중심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절차적 생성은 잘못 이해되거나 잘못 사용되기 쉬우며, 작동 중인 여러분의 게임에 많은 것들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디자인하는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똑똑한 개발자들과 상의해서 흥미롭거나 개성 있는 방식의 기술을 사용한 게임들의 리스트를 모아봤습니다. 아래의 게임들은 저마다 큰 효과를 위해 절차적 생성을 사용했고, 이들을 배우는 것은 알고리즘 생성을 통해 더 나은 게임을 개발하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 1) Crusader Kings II: 꼬인 족보는 생성된 인격에 역동성을 만든다 PGC는 주로 활용되는 환경이나 레벨 디자인만큼 캐릭터와 시스템에도 성공적으로 디테일과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PGC는 중세 시대 전략 게임 Crusader Kings II에서 컴퓨터가 조종하는 캐릭터의 인격을 부여하는 바로 그 도구입니다. 이 인격은 표면 아래에서 캐릭터의 결정에 밸런스를 바꾸는 간단한 숫자들(+1 음모나 -10 탐욕 같은 것들)로 다양한 특징들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관계와 행동들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중세 권력 구조의 중심에서 가족적인 연결에 대해 매혹적이면서 드라마틱한 방법으로 이 특징들을 결합시킵니다. Kitfox Game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Tanya Short는 e-mail을 통해 게임의 인기가 오래가는 방법과 그 주위에서 생겨난 깊은 포럼 토론들이 플레이어들은 기꺼이 감정적으로 숫자와 (보통은 단순하지만 같이 엮이면 복잡해질 수 있는) 결과적인 행동들을 쓴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거의 근접할 수 없는 하드코어 게임이 될 때까지는, 이건 거의 The Sims 같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개성과 그들의 정치적인 성향 등에 대한 내부 일관성을 설명하기 위해 서사가 드러나는 걸 좋아해요. 특히 중세 유럽처럼 본질적으로 흥미로운 정황인 경우에 더 그렇죠. 이런 이유로 Crusader Kings II 포럼의 ‘문맥을 벗어난’ 글타래들은 항상 인기가 좋아요.” 그녀는 들뜬 목소리로 예시를 설명하며 이 곳을 인용했습니다. 챙겨가기: 만약 절차적으로 생성된 AI 캐릭터나 관계들이 알려진 특징들로 한결 같이 예의에 맞게 행동한다면, 아마 내부의 숫자들이 투명하다면 더욱 더, 플레이어들은 절차적으로 생성된 AI 캐릭터나 관계에 감정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2) Shadow of Mordor의 더욱 맛깔 나는 적들 톨킨 풍 액션 RPG인 Shadow of Mordor 역시 일반적인 레벨과 맵의 PGC를 빗겨갔습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오크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컨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모든 오크는 유니크하다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네메시스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알고리즘에 의해, 모든 오크들은 이름이나 외형부터 말투나 다른 오크들과의 관계까지도 생성됩니다. 이 게임은 마치 레고 블록들처럼 캐릭터의 요소들을 끝없이 결합하고 재결합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만약 한 오크가 플레이어 캐릭터를 죽인다면, 그 오크는 사우론의 군대에서 더 높은 랭크로 승급합니다. 그리고 그 오크는 다시 만날 때 플레이어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크가 죽거나 다치면, 다시 되돌아가고 이제 새로운 능력, 해결할 큰 원한, 절차적으로 생성된 상처(예를 들어 눈을 찔렸다면 눈 위의 철판, 목이 베였다면 머리 위의 자루)를 자랑합니다. 이 시스템은 경쟁과 반목과 휴식 속에서 플레이어에게 개인적인 소득(일시적으로 어떤 오크를 상급자에게 대적하게 만든다거나)을 위해 오크들의 사회망을 활용할 더 많은 기회를 발생시킵니다. 대부분의 비디오 게임들의 상호작용은 나쁜 사람을 죽이는 것이 기본 모드지만, 이 시스템은 매우 희귀하게도 나쁜 사람이 되는 감정적인 관계로 여러분을 밀어 넣습니다. BioShock의 디렉터인 Ken Levine은 Shadow of Mordor를 “최초의 ‘오픈 서사’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어드벤쳐 북의 선택처럼 그저 가지치기 하는 것보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성실하게 적응하는 전통적인 게임 서사의 생성에 있어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챙겨가기: 적의 특성과 전투 후 상처를 절차적으로 생성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이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이 만나는 같은 스크립트로 짜여진 서브 보스가 아닌, 특별하고 유일한 맞수와 싸우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Spelunky의 예측할 수 없는 레벨과 역학적인 숙달 Derek Yu의 Spelunky보다 절차적 생성에 밀접한 건 아마 Rouge와 Diablo 정도밖에 없을 것입니다. 플랫포머로서의 탁월함은 매커닉과 기본 시스템의 숙달보다는 (여러분이 플레이 하기 직전에 모든 레벨이 생성되는 것처럼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레벨을 암기하는 것을 강요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뉴욕 대학교의 부교수(이자 이 분야의 연구원)인 Julian Togelius는 (레벨부터 규칙 세트까지의 숙달에 주안점을 둔) 이 같은 근본적인 변화가 의미 있는 방법으로 절차적 생성이 사용된 최고의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Julian은 말합니다. “다음에 올 도전들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없다는 건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그리고 그게 바로 레벨 디자인이 정말 중요하다는 이유이기도 하죠.” 실제로, 전형적인 Spelunky 플레이어는 레벨들을 수천 수만 번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오직 매우 적은 비율만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16 레벨과 최종 보스를 한 번의 플레이로 돌파하는, 게임의 승리 버전을 달성했을 뿐입니다. (다른 엔딩들로 이어지는 숨겨진 레벨들도 있습니다.) 레벨들을 계획에 따라 조립하는 것에 주목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적, 상인, 아이템, 동굴 벽, 다른 요소들의 배치에 대한 의사 난수(pseudo-random) 속에 정확한 방법이 있습니다. 2008 년에 오리지널 Spelunky가 출시된 이래 셀 수 없이 많은 모조품들이 튀어나왔지만, 아무도 저작과 무작위성과, 고상함의 똑같은 조합은 거머쥘 수 없었습니다. 챙겨가기: 간단한 공식에 따라 실시간으로 레벨을 생성함으로써, Spelunky는 플레이어가 게임의 기하학적 구조보다 규칙과 시스템을 숙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Zerasion: 검색해보니 '의사 난수'는 실제 난수와 달리 난수"처럼" 보이도록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난수를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4) Dwarf Fortress의 상호 연결된 알고리즘 시스템 배우는 데에만 몇 개월이 걸리는 Dwarf Fortress는 가차 없는 복잡도와 야망에 길을 잃기 쉽습니다. 처음에 모든 세계는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자세한 드워프의 혈통을 생성합니다. 저에겐 한 때 매일 같이 이리 저리 퍼져 나가는 왕조와 산맥 옆에 만들어진 강력한 요새의 이야기를 향유하게 해주는 동료가 있었습니다. 동료는 제게 사랑, 상실, 배신, 재난, 모험, 기근, 화마, 살인, 코미디, 지각을 가진 미친 닭, 그 밖의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줬습니다. Tanya Short에게, Tarn과 Zach Adams의 에픽한 드워프 생활 시뮬레이터에 대해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은 기저에 깔린 수십 가지가 상호 연결된 알고리즘 시스템의 간단함입니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Dwarf Fortress를 어떤 창조론자의 천재적 공학의 산물로 보지만, 이 게임은 연소 기관보다는 섬세한 밀푀유(mille-feuille)에 가까워요.”라고 말합니다. “각 요소는 각자의 규칙들을 가지고 있고, 그 밖의 모든 것들의 규칙을 따르지만, 거의 무한대로 포개져 그 상호 작용에서 우주에 가까운 복잡성이 만들어져요. 보이는 건 줄이고, 진화는 더하는 거죠.” 챙겨가기: Dwarf Fortress는 명백한 복잡성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단순한 요소들이 플레이어들이 마주칠 모든 절차적으로 생성된 것들과 겹쳐지는 방식에 주목할 만합니다. 모든 세션의 플레이어는 새로운 유니크하고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드워프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Zerasion: "보이는 건 줄이고, 진화는 더하고"의 원문은 "Less vision, more evolution" 입니다. 뭔가의 패러디 같은 굉장히 멋진 표현 같은데 잘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TT^TT) 5) RymdResa: 적대적인 외계 은하의 사색적인 광대함 로그라이크는 최근 북적거리는 인디 바닥에서 발에 차일만큼 넘치지만, RymdResa 만큼 깊이 있게 절차적 생성을 다루는 건 거의 없습니다. Elite나 아직 개발중인 No Man’s Sky처럼, 이 게임은 누구도 방문해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행성과 우주 쓰레기들로 가득한 광대한 우주를 절차적으로 생성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직 하나의 목적을 위한 것입니다. 바로 플레이어를 외롭게 만드는 것이죠. 플레이어는 가끔 다양한 부유 인공물이나 다른 우주선들, 천체들이 가로지르거나 플레이어가 명백히 안전 지점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재해가 갑자기 나타나는, 적대적이고 어두운 무의 세계 사이를 표류합니다. RymdResa의 멋진 부분은 플레이어의 우주선 내부 한 켠에 있는 비행사의 시 토막 입니다. 세계를 만드는 알고리즘에서 전체적으로 위험하고, 쓸쓸하고, 평화롭고, 광대한 어조나 느낌이 드러납니다. 이런 미학적 요소들은 보통 손으로 만든 레벨 디자인의 영역이지만, 여기서는 여러분이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우주를 만드는 절차적 생성 알고리즘의 낯설고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더욱 향상됐습니다. 챙겨가기: 절차적 생성의 초자연적인 경향은 플레이어의 분위기를 설정하기 위한 어조나 주제의 퀄리티를 두드러지게 하거나 레벨 디자인을 위한 낯설거나 위험한 감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6) Civilization의 탐험을 조장하는 새로움 Civilization 시리즈에서 오직 손으로 만든 고정된 맵 만으로 어떻게든 플레이 해보려는 시도는, 이내 지겨워지고 맙니다. 이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일련의 흥미로운 상황의 선택에 대한 좋은 디자인이 되는 Sid Meier의 격언은, 어디에 누가 있고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제대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Togelius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맵에서 플레이 하는 것은 전체 게임의 초반 절반 동안을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기틀이나 만나게 될 문명들을 탐험하는 게임 플레이 경험에 절대적으로 중요해요.”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Civilization 같은 게임들(또는 실시간 전략을 사용하는 Age of Empires)이 오직 손으로 만든 맵 만으로 비슷한 상호 작용 시스템을 가진 다른 많은 게임들이 번창하는 동안에 성공하려면 절차적 생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절차적으로 생성된 맵은 탐험심을 고취시키지만,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과 전략들에서 밸런스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2013년에 Togelius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멀티플레이어에 집중된 RTS인 Blizzard의 StarCraft의 절차적 생성 맵을 테스트하는 팀의 일원이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우리는 게이머 커뮤니티의 경멸을 받았어요. 맵이 100% 대칭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챙겨가기: 만약 발견이 핵심 게임 플레이 루프가 아니라면, 절차적 생성 없이 더 나은 멀티 플레이어 밸런스를 얻을 수 있지만, 절차적 생성은 플레이어들이 탐험하고 실험하게 하기 위해 로그인 할 때마다 새로운 맵을 만들 수 있습니다. 7) 실험적인 절차적 생성 게임들이 제공하는 어려운 문제에 집중된 창의적인 해결책 PGC의 가장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부분은 영리 목적의 게임 개발보다 학술 연구에서 비롯됩니다. 최근의 Georgia Tech 프로젝트는 유튜브 비디오를 보고 배운 알고리즘을 이용해 Super Mario Bros의 자동 레벨 생성기를 만들었습니다. 또다른 Georgia Tech 프로젝트는 상호 작용되는 간단한 서사를 생성합니다. 그리고 ANGELINA라고 불리는 게임 생성 AI는 (소재 단어와 같은)자연어 입력으로 매커닉까지 아우르는 게임 전체를 절차적으로 생성합니다. 또한 디자이너인 Michael Cook은 2014년에 많은 다른 흥미로운 것들 가운데 절차적 살인 미스터리 게임을 만들면서, Procedural Generation Jam을 운영합니다. 챙겨가기: 학문적이고 실험적인 인디 개발 분야는, 가끔씩 어려운 컨텐츠 문제에 대한 새롭고 생산적인 해법들을 제시하는 것처럼, 계속 시도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들에 어울리도록 게임의 디자인을 적응시킬 시스템 개발을 지원할 때에 특히 유용합니다. 단순한 컨텐츠 공장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게임들이나 다른 절차적 생성 사례들에서 배우신 것처럼, 이들이 문제를 해결할 도구라는 걸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절차적 생성을 끝 없는 환경과 수 많은 레벨을 얻거나 모두 다르게 보이고 행동하는 적을 디자인 할 랜덤 요소를 추가하도록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손으로 만들 경우 아주 어렵고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짜고 테스트하는 건 그 자체로 이미 막대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것들이 다른 시스템들과 서로 상호작용할 경우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더 많은 다양성이 항상 더 나은 게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관점을 절대 잃지 마세요. 절차적 생성이 단지 컨텐츠 생산 도구인 것만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대부분의 게임들, 그 중에서 특히 RymdResa는 절차적 생성을 미학적인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낯섦 또는 미지의 감각을 더하거나, 디자인에 자연스러운 색깔을 내기 위해서요. PGC는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어떤 목적에도 부합할 수 있습니다. Spore 같은 적응형 애니메이션 시스템이나, Diablo나 로그풍 던전 기반, 무한한 레벨, 진화하는 도시, 외계 지형, 무한한 반복성, 공감할 수 있는 시스템, 적응형 음악, 그 밖에 무엇이든지요. 절차적 생성을 사용한다는 건 모두 이 간단한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여러분의 게임이 여러분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잘 정의된 알고리즘이나 알고리즘 세트의 요소는 무엇인가요?
  19.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얼마 전 가마수트라에 올라온 UI/UX 관련 포스팅을 번역해보았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원문 링크: http://gamasutra.com/blogs/BrianOppenlander/20151223/262574/Game_UI_design.php ( Zerasion: 글에서 사용된 Iterate를 모두 “반복 작업”으로 번역해두었습니다. 적당한 다른 표현이 있다면 대체하겠습니다.) ---------- 멋진 디자인은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기대가 더 높았던 적은 없습니다. 만족도와 매출 증가를 이끌어낼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이야기 할 UI 디자인 팁을 활용하세요. 이 팁들은 일반적으로 여느 전자 제품들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빨리 낚아채기 플레이어를 몰입시킬 시간은 매우 적습니다. 플레이어의 주의를 끌어 멋진 게임 속으로 재빨리 낚아채세요. 여러분의 게임은 이상적으로 그 즉시 시작되거나 한 발짝 멀어질 것입니다. 주목은 황금 같은 가치가 있으니 낭비하지 마세요! 가볍게 유지하기 UI에 뭔가를 추가할 때는 가벼움과 심플함을 유지하는데 매우 엄격해야 합니다. 각각의 추가 요소는 시각적인 잡음을 늘리고 이는 다시 사용자에게 인식의 부하를 더합니다. 목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좀 더 즐기게 하는 것이지 UI의 늪을 헤쳐나가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게임의 스토리가 무거운 게 아니라면, 대다수는 읽지 않을 거라는 걸 염두 하세요. 게임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플레이 하는 지 이해하는데 매뉴얼이 필요하게 하면 안됩니다. 다국어 지원까지 생각하면 글자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튜토리얼 구워내기 학습을 게임 안에 구워내 게임을 가능한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노력하세요. iOS 게임인 Furdemption의 튜토리얼은 오직 첫 번째 레벨에서 아래 그림처럼 플레이어가 스와이프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학습을 위한 엄청난 종류의 매커닉들이 생겨난 이래로, 레벨 디자인은 플레이를 통해 플레이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악랄하지 않게 가이드 하기 디자인은 윤리적으로 사용하면 사용자를 가이드 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잘못된 버튼을 누르도록 함정에 빠져본 적은 다들 있을 텐데요, 이런 것들은 근본적으로 신뢰를 잃게 합니다. 플레이어를 존중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존중 받고 신뢰를 얻으세요. IAP를 결제하거나 광고를 누르도록 플레이어를 유도하지 마세요. 단기적으로는 소득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것들을 잃게 됩니다. UI 요소의 테마 잡기 테마는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의 느낌과 일관되지 않은 테마의 UI는 혼란을 줍니다. 가능한 한 많은 경험에 플레이어를 몰두시키세요. 여기 좋은 예제가 있습니다. 바로 슈퍼마리오의 레벨 선택 화면입니다. 컨텐츠에 집중하기 플레이어는 UI 앞에 앉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게임의 노른자 부위와 상호작용하는 걸 원합니다. 플레이어 앞에 UI 요소들을 밀어 넣는 매 순간마다 플레이 경험이 아닌 지루한 UI와 마주하게 만들어 플레이어를 잃어갈 뿐입니다. 변화에 적응하기 끔찍한 UI를 가진 게임을 보는 것보다 나쁜 건 없으며 이는 게임의 경험을 손상시킵니다. 이런 일들은 인터랙션 디자인이 다른 더 중요한 일들에 밀려 뒷자리로 밀려날 때 자주 벌어집니다. 게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찾아왔을 때, UI 디자인에 갱신이 필요해질 거라는 걸 파악해야 합니다. 스케치 & 와이어프레임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스케치는 시간을 절약해줍니다. 자신의 디자인이 스케치 됐을 때 색이나 버튼 같은 요소들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쉽게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튼튼한 기반을 구축하고 싶다면, 스케치가 자연스럽게 잡음들을 걸러줍니다. 만약 여러분의 디자인이 한치의 오점도 없이 완벽하길 바란다면, 코드를 시작하기 전에 디자인을 목업(mock up) 하세요. 와이어프레임 상태에서 반복 작업 하는 쪽이 코드를 반복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저는 Sketch를 추천합니다. 기본 형태부터 더 높은 성능의 작업까지 가능합니다. 체계 규정하기 위의 굵은 제목은 자연스럽게 먼저 읽히는데, 그건 굵은 글씨가 주의를 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 요소들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을 바라지 않을 겁니다. 사용자의 눈이 어떤 순서로 어떤 것들을 볼 지 잘 가이드해주는 멋진 흐름을 바라죠. 익숙함 발휘하기 우리 게임은 여러분이 게임보이를 쥐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가장 잘 플레이 됐습니다. 게임을 테스트할 때, 우리는 “one tap 문화”를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탭 제스쳐를 이해합니다. 더 복잡한 제스쳐 종류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혼란 때문에 사용자를 잃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습된 습성을 즉시 따라갈 수 있도록 복잡한 고급 제스쳐를 최소한으로 사용하세요. iPhone에서 뒤로 돌아가는 버튼의 익숙한 위치는 어디인가요? 그렇죠, 좌측 상단입니다. 이미 학습된 문법을 어지럽히지 마세요. 그건 좌절감을 줍니다. 영감 얻기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손해 볼 일이 없습니다. 잘 디자인 됐다고 느껴지는 종류의 App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만약 그것들이 당신의 경험에 어떤 감을 줬다면, 무엇을 했고 무엇을 모사 했는지에 집중하세요. pttrns 나 gameinspiration 에서 UI 디자인 패턴을 찾아보세요. 하드웨어와 OS 이해하기 사용자가 iPad를 잡고 있을 때 아래 쪽 코너의 버튼은 감춰질 수 있습니다. iOS에서 화면 모서리를 스와이프하면 의도치 않게 컨트롤 센터나 알림판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저지른 단 하나의 실수였던 화면 아래 쪽 코너에 일시 정지 버튼을 배치한 것은 플레이어들이 플레이 도중에 원치 않게 버튼을 누르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용자 테스팅 사용자가 우리 게임을 테스트하는 걸 지켜보지 않으면, 우리가 저지른 실수들을 절대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사용자는 매우 빠르게 스스로를 탓합니다. 보통 실제로는 나쁜 디자인 때문이었다 하더라도요. 게임을 자주 테스트하고, 테스터들에게 AppStore에서 다운로드 한 게임처럼 플레이 해달라고 부탁하세요. 비효율적이거나 우물쭈물 망설이는 것들이 있는 지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사용성 이슈를 정제하기 위해 반복 작업하세요. 흐름 유지하기 흐름의 상태를 유지시켜 플레이어가 게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게 만드세요. 거슬리는 UI 요소로 좋은 흐름의 상태가 방해 받는 걸 원치는 않을 겁니다. 그 열쇠는 바로 좌절과 지루함 사이의 꿀지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제 다른 글 “게임의 흐름 디자인하기”를 확인해주세요. 일관성 만들기 이 부분은 이것만으로도 하나의 글을 따로 쓸 수 있을 만큼 매우 큰 부분입니다. 스타일, 네비게이션, 버튼 사이즈 등에서 일관성을 가지세요. 이 부분은 위에서 다뤘던 익숙함 부분과 묶여있습니다. 디자인 패턴과 색상 패턴을 만들고 여기에 붙이세요. 피드백 하기 내가 뭘 샀던가? 내가 뭘 했던가?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올바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이 같은 질문이나 혼란들을 피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많은 피드백이 필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가 업그레이드에서 그저 줄에 색상을 채워 넣기만 한 것처럼요. Yukon Warrior의 이 UI에서, 플레이어는 뭔가를 샀는지, 특정 업그레이드를 최고 단계로 만들려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약간의 색상과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구매할 때, 푸른색 막대가 왼쪽부터 차오르는 것으로 말이죠. 미리 계획하기 만약 당신이 나중에 다른 기능이 추가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면, 이를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연스레 변화를 거부합니다. Facebook의 디자인 변화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흥분했는지를 기억하세요. 여기 블리자드가 하스스톤에서 했던 흥미로운 부분에 주목하세요. 선술집 난투 기능이 들어가기 전에, 빈 공간을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20. 안녕하세요, Zerasion 입니다. 며칠 전 가마수트라에 제목과 같은 흥미로운 글이 올라와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전문 번역을 해봤습니다. 잘못된 번역이 매우 많을 수 있으니 양해를 부탁 드리며, 더 나은 경험을 위해 원문을 확인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 주소를 통해 해당 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문 링크: http://www.gamasutra.com/view/news/261698/7_combat_systems_that_every_game_designer_should_study.php ---------- 추억의 오락실 격투 게임의 하도우켄부터 3D 액션 게임의 적들을 썰어 넘기기까지, 잘 설계된 전투 시스템은 게임을 대단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게임들에 대량의 콤보나 복잡한 애니메이션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최고의 게임들 중 어떤 작품은 오직 하나의 단순한 점프 매커닉만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게임의 전투를 설명할 때 “우아한”, “만족스러운”, “투박한” 같은 말들이 자주 사용되지만, 구체적으로 왜 이것이 다른 시스템들과 다르다고 느껴지는 지를 잘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이제 전투 디자인 전문가들을 통해 이 부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게임들을 짚어보겠습니다. God of War God of War는 스트리트 파이터와 함께 자란 격투 게임 플레이어들이 만들었습니다. 게임 디자이너이자 저자, 그리고 전략 기반의 격투 게임 Fantasy Strike를 만들고 있는 David Sirlin은 말합니다. “제작진은 전투를 매우 만족스럽게 느끼게 할 정확한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대개는 불공정하기 때문에 격투 게임에서는 잘 쓰이지 않을 요소들이지만,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어 게임이기 때문에 당신이 굉장히 강력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전투 요소들 중에는 동작을 취소하고 다음 동작으로 부드럽게 이어주는, 무적 구르기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애니메이션 블렌딩을 잘 사용하기도 하지만, 동작을 취소하고 다른 동작을 실행하더라도 괜찮아 보이도록 합니다. 또 하나의 주목할 부분은 타격 정지(hit pause)입니다. 격투 게임에서 공격이 적에게 닿는 순간 극적인 전개를 위해 게임이 잠깐 멈추는 걸 말하는데요.” 대부분의 게임은 타격 정지를 10 프레임 정도로 사용하지만, God of War는 훨씬 깁니다. “사실 3D에서는 속도를 늦춰 액션을 늘어뜨리는 게 2D에서처럼 정말로 멈추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어쨌든 제작진은 God of War에서 매우 긴 타격 정지(아니면 음.. 타격 서행)를 사용하는데, 결과적으로 굉장하게 다가옵니다.” Devil May Cry 3 “God of War가 아주 쉬운 플레이를 의도했다면, Devil May Cry의 조작은 좀 더 복잡하고 약간 도전적인 걸 의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선 God of War에서는 볼 수 없던 타게팅 방식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새로운 조작들이 가능해집니다. (버튼을 누른 상태로) 적을 타게팅 하면 적 정면을 계속 바라보거나 멀어지는 등 평소와 다른 동작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플레이어는 아주 많은 동작들을 할 수 있고, 복잡한 콤보 시스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큰 콤보로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점에서 Tony Hawk와 많이 비슷합니다.” (* Zerasion: 토니 호크를 찾아봤는데 미국의 배우 겸 스케이트 보더이고, 그를 주인공으로 한 스케이트 보딩 게임 시리즈가 있는 것 같습니다.) Street Fighter 시리즈 (성공과 유익한 실패에 대하여) “제 기준은 언제나 Super Street Fighter 2 Turbo 였어요.” 격투 게임 커뮤니티 멤버이자 PC 전용 격투 게임 Rising Thunder의 프로듀서인 Seth Killian은 말합니다. “저는 그 게임이 세심하고 아름다운 밸런스를 가졌다고는 절대 말하고 싶지 않지만, 이건 원래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어요.” “게임을 최고로 흥미롭게 만드는 많은 것들은 매우 위험한 게임들이었습니다. 상대가 고수라면 순식간에 죽을 수도 있죠. 이건 매우 빨랐고, 심지어 전쟁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줄 정도로 매우 위험했습니다. 아주 조금씩의 자리를 다투면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러다 마침내 누군가 게임 상으로 약 10 cm 정도의 그 위치에 도달하면 당신은 이미 죽어있습니다. 저는 그 긴장감을 좋아합니다. 이건 마치 고공 줄타기 같아요.” Sirlin은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프랜차이즈가 “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도 준다고 말합니다. “Street Fighter 3:3rd Strike는 전투 시스템이 어떻게 잘못 작동하는 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Sirlin은 말합니다. “준비 동작 없는 상쇄공격(Parry)은 발사체(Projectile)와 게임 내 대부분의 공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간을 무시하고 근접해서 싸울 뿐입니다. 이 중 최고는, 이 게임이 제가 아는 격투 게임 중에 최악의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팬들에게는 사랑 받았지만, 디자인적으로는 재앙에 가깝습니다.” Bayonetta Aztez의 개발자인 Ben Ruiz의 말에 따르면, Beyonetta는 “이제껏 만들어진 것들 중 가장 좋은 전투 엔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기본 동작 매커닉이 흠잡을 데 없습니다” Ruiz가 말합니다. “베요네타는 아름답고도 기능적으로 달리고, 점프하고, 피하는데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모든 무기들의 모든 공격들이 저마다 환상적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빠르고 무자비하면서도 완벽하게 가속/감속 곡선을 그립니다.” “적들을 때리는 느낌도 충분히 좋지만, 죽일 때의 감각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공격 이펙트는 간결하지만 강렬하고, 이성을 넘어선 뉘앙스를 줍니다. 다른 파티클과 스크린 이펙트의 깜짝 놀랄만한 배열이 동시에 일어나고 그것들이 어떻게든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그리고 모든 무기들이 그렇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게임의 모든 매커닉은(이미 회피 중일 때만 제외하면) 회피와 점프로 취소됩니다. “이 부분이 게임의 반응성과 조작성이 엄청나다고 느껴지게 만듭니다.” Guilty Gear 시리즈 “최신작 Guilty Gear Xrd를 포함해, Guilty Gear 시리즈는 역대 최고의 디자인을 가진 격투 게임으로 쉽게 꼽을 수 있습니다.” Sirlin이 말합니다. “Guilty Gear의 캐릭터들은 굉장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캐릭터가 다룰 수 있도록 보장된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초록색 막기(a.k.a. 완전 방어), 흰색 막기(a.k.a. 즉시 막기), 알파 카운터(a.k.a. 사각 공격), 프로그레시브 그래비티, 히트런 디케이, 가드 미터, 버스트, 그리고 f+p 무적기 등으로 불리는 유니버셜 디펜스 옵션과 세이프 가드입니다. (* Zerasion: 길티기어 시리즈를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대부분의 시스템 명칭들을 음차한 부분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TT^TT) “이 중 버스트는 특별히 언급될 필요가 있습니다. 제작진은 진지하지 않은 격투 게임인 Killer Instinct로부터 ‘콤보 브레이커’라고 불리는 장난스러운 요소를 가져와 라운드 마다 한 번씩은 사용할만한 환상적인 ‘탈옥 카드’를 만들어냈습니다만, 생각이 깊은 상대방에게는 오히려 미끼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버스트가 없는 다른 격투 게임들이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Guilty Gear의 좋은 부분 입니다.” Soul Calibur “이 게임의 8방향 이동 시스템은 정말 환상적이죠.” Sirlin은 말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플레이어를 가르치기 위해 제가 찾은 게임들 중에서 정말로 가장 쉬운 격투 게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 안쪽으로 움직이려면 위로, 스크린 밖으로 움직이려면 아래로, 등의 조작은 매우 직관적입니다. 또한 다양한 세트의 이동을 복잡한 커맨드 없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전체적인 전투 시스템은 Virtua Fighter의 간소화된 유형이지만 매우 직관적이고 제가 굉장히 선호하는 좋은 부분입니다.” Batman: Arkham Asylum Killian의 말에 따르면, 이 게임은 반격 시스템으로 아주 재미있는 것들을 한다고 합니다. Arkham Asylum에서 반격하기 버튼을 눌렀을 때, 판정 시간이 약 40~50 프레임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깁니다. 이건 격투 게임에서는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이 게임은 정말 긴 반격 시간을 가집니다.” Killian은 말합니다. “이를 통해 게임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뿐만 아니라 굉장히 영리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40~50 프레임은 여러분이 버튼을 눌렀을 때와 반격이 스크린에 벌어질 때의 사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건 빠릿빠릿한 액션의 속도감을 잊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버튼을 누를 때, 배트맨은 망토를 휘두르며 스크린 앞에 갑자기 나타납니다. 진짜 배트맨처럼요. 이건 정말 굉장합니다. 일단 이 시스템은 여러분이 배트맨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실제 배트맨처럼 빙글빙글 움직일 뿐만 아니라 화면 가득히 펼쳐지거든요. 여러분은 망토를 펄럭이면서 Baddie McGee가 배트맨을 때릴 때까지 기다리는 걸 지켜보지 않아도 됩니다. 반격을 하고 싶은데 그의 주먹이 여러분의 캐릭터 모델에 직접 닿을 때라면, 판정 시간이 부족해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보통은 성공적인 반격이 가능한 판정 시간이 정말 구리게도 말도 안되게 짧아서, 플레이어들은 매번 실패하게 됩니다. 아니면 버튼을 누른 다음 액션이 나타날 때까지 큰 딜레이를 둬서 플레이어에게 전자와는 다른 나쁜 경험을 주곤 합니다. 그리고 이건 마치 손이 묶인 것 같은 기분을 주죠. 망토 휘두르기는 캐쥬얼 플레이어에게 어필할 수도 있고, 조작감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줍니다. 게임이 사실상 여러분의 손을 묶어두었음에도, 쩌는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1. (블로그에 올린 글을 포럼으로도 옮겨봅니다.) http://zerasionz.tistory.com/91 최근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굉장히 오랜 만에 게임 하나를 알알이 뽑아먹은(?) 행복한 경험을 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라인이나 SNS 등을 통해 틈틈히 주변에 홍보했던 "매드 맥스Mad Max"가 바로 그 게임입니다. 비단 최근의 유행이라면 유행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아니면서 현실감 있는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게이머의, 아니 인류의 열망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지금의 오픈 월드라 불리는 장르처럼 흘러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오픈 월드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제작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죠. 오픈 월드라고 부를만한 정도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월드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야 한다는 게이머의 기대가 있는 데다가, 그 큰 규모를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고, 또한 그 큰 월드를 매끄럽게 돌아다니고 그 안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하려면 기술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어디 이 뿐인가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일종의 놀이터에 가까운 "마인크래프트"라도 만들 게 아니라면 그 큰 월드를 채울 무수히 많은 컨텐츠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시간과 노력을 짜내어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들인 공만큼 재미가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많은 할 일들이 온갖 곳에 존재하게 되면서 플레이어는 굉장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시스템이 가이드 수준을 넘어 플레이 자체를 간섭하게 되기 쉽고,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오픈 월드"라고 부르는 장르의 특징적인 장점인 자유로운 행동이라는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충돌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오픈 월드라는 형식은 일단 만들기도 어려운데, 잘 만들기는 더더욱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부터 설명할 매드 맥스는 제목으로도 적은 것처럼, 무척이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오픈 월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아트 리소스 제작 게임 제작의 많은 부분이 정량적으로 작업물을 측정하기 어려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번뜩이는 디자인 아이디어나 획기적인 알고리즘 등은 단지 시간을 들인다고 무조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상대적으로 아트 리소스들은 상당히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게 만들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초안 단계의 획기적인 무언가는 정성적이지만 그 이후의 제작에 들어가는 피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정량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아티스트 분들의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매드 맥스의 비주얼은 굉장합니다. 주변에서는 드라이브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는 것이야말로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가치라고 반 농담을 던질 정도로 굉장히 볼만한 화면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게임의 무대가 되는 지역의 크기에 비해, 아트 리소스들이 차지하고 있는 "밀도"가 굉장히 낮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스카이림의 숲과 이브온라인의 우주를 비교해보자면, 스카이림의 숲은 생태를 구성하는 풀들도 여러 종류고 여기 저기 흩어진 돌들도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숲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나무들의 모양도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스카이림도 역시 효율적인 레벨 구성을 위해 기술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일단 그 재료가 되는 아트 리소스들은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건 맞는 거니까요. 그리고 환경만 있을 수 없죠. 숲에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 소형 중형 대형 동물들이나 각종 인물들, 그리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도구나 머무는 건물들.. 필요한 리소스들이 어마어마합니다. < Skyrim의 게임 화면 > 이와 극단적으로 반대편에 있는 이브온라인의 우주는 어떤가요? 배경을 표현하는 우주 이미지 하나와 적당히 떠다닐 우주 쓰레기나 우주 정거장, 그리고 적 기체 정도면 끝납니다! 세상에! 배경을 "우주 이미지 하나"로 끝내버릴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함이란! 하지만 누구도 이브온라인의 배경을 저급이라고 폄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우주는 무의 공간"이니까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당연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 Eve Online의 게임 화면 > 매드 맥스의 세계도 비슷합니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이기 때문에 물도 거의 없고 생명도 거의 없는 고도의 사막화가 진행된 곳입니다. 때문에 기초가 되는 "지형"적인 기반만 충실하게 표현되고 나면, 그 위를 채울 요소들의 가지 수는 비약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덕분에 아트 리소스의 제작 비용이 굉장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기술적인 구동 사양 역시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 최소 사양이 얼마나 되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렌더링할 개체 자체가 적기 떄문에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은혜로운 배경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Mad Max의 게임 화면 > 이처럼 넓은 대부분의 필드를 표현할 노력이 줄어든 덕분에, 반대로 노력을 집중해야 할 국소적인 부분들에는 더더욱 힘을 줄 수 있게 됩니다. 이 게임의 월드는 랜덤 구성도 아니고 모두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게임 전체에 몇 개 안되는 적들의 본부와도 같은 캠프들이나 일부 랜드마크가 될법한 대형 구조물들, 또는 시나리오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몇몇 지역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후반 지역이자 매우 좁은 영토인 The Dump는 매립지라는 컨셉이라 나름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 캠프의 모습 > 그리고 가장 파격적인 디자인은 바로 The Dunes 이라는 지역인데요, 맵 전체가 거대한 사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그나마 황무지 정도의 느낌인데 The Dunes은 그야말로 모래밭입니다..! 지도 상에 길로 표시되는 아스팔트 영역도 애초에 적은데, 그마저도 반절 이상이 모래에 묻혀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겉보기와 달리 오히려 굉장히 꽉찬 지역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장치들이 존재하는데요.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두 세 군데 정도에 "이 광활한 모래 벌판은 사실 도시였고 그 도시는 모래 밑에 가라앉아 있단다"라는 힌트들이 등장합니다. NPC가 알려준 정보를 따라 벌판 한 가운데에 도착하면 그냥 평범한 지하 벙커같은 입구가 있는데 들어가보면 거대한 교회가 있다던가, 지하철 역이 있다던가, 굉장히 평범한 2층 가정집이 있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스토리상 중요한 장소인 The Dunes의 핵심 장소는 "공항"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각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실제로 꽤 커다란 도시였다는 것을 플레이어는 현실의 정보를 대입해 추측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폐허가 된 교회 내부, 폐허가 된 집 내부, 폐허가 된 지하철 역 일부 정도일 뿐인데도 말이죠. 이처럼 연관성 없이 제한적으로 주어진 정보들을 머릿 속으로 조합해 연결시키는 것을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 또는 아포페니아 심리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저도 몇 년 전에 GDF의 한 번역글(http://gdf.inven.co.kr/t/topic/225/8)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인데 정말 알찬 정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이처럼 굉장히 효율적으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The Dunes의 모습 > 또한 유사 장르의 다른 타이틀들인 GTA5나 툼레이더처럼 이야기의 진행에 필요한 연출의 요소를 굉장히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 내 모든 대사는 풀 보이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모든 미션은 길든 짧든 컷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미션에 컷씬이 존재하며 풀 보이스를 지원한다!만 놓고 보면 여느 대작 게임들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 미션의 숫자 자체가 굉장히 적습니다. 미션은 굉장히 긴 구간마다 한 번씩 "이제 다음 영토로 넘어가렴" 정도의 동선 가이드 정도로만 동작하고 그 큰 공백을 메우는 것은 오픈 월드형 컨텐츠인 지역 기반 컨텐츠들을 플레이 하면서 발생하는 플레이어 서사일 뿐입니다. 물론 일정 기점을 넘어가면 꽤 빼곡하게 미션으로 스토리텔링을 끌고 가지만 그야말로 후반의 후반에 해당하는 내용이기 떄문에 게임 전반에 걸쳐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은 숫자의 연출이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는 전체 게임의 구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게임 컨텐츠를 다룰 때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오프닝 컷씬 모습 > 2. 세계관 전달 여타 다른 많은 게임들도 메인 시나리오의 전달만큼 세계관의 전달에 비용을 들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매드 맥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연출을 통한 메인 시나리오의 스토리텔링 빈도가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큰 공수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오프닝에서 매우매우 간략하게 "세계 경제가 몰락하고, 핵전쟁이 일어나고, 그래서 사막화가 되었다." 정도로만 영상으로 보여줄 뿐이며, 이는 여느 판타지 배경 게임의 "만 년 전, 대륙에는 마왕과 용사가 있었다."만큼이나 평이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큰 공수를 들이지 않고 이 세계의 시대 설정이나 이전 시대에 대한 배경, 그리고 이전과 현재를 잇는 시대의 흐름까지 플레이어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전달하고 있는 방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바로 "역사 유물(History Relics)"이라는 수집 요소를 통해 이 같은 전달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역사 유물 중 사진의 모습 > 게임에서 유물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집 요소"에 그칠 뿐이며,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요소는 1도 없습니다(딱 한 장의 숨겨진 파츠를 찾을 수 있는 힌트를 주는 사진이 있는데, 정말로 딱 한 장 뿐인 예외 사항). 종류는 사진과 메모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사진은 뒷면에 메모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지역 기반 컨텐츠"의 "달성 여부"를 체크할 때 같이 포함되기 때문에 굳이 모으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찾기 어렵게 꼭꼭 숨겨져 있는 편도 아니라 기본 동선 내에서 발견하기도 쉽고요. 일부러 안 모아봤자 나중에 전체 지도를 볼 때 괜히 하다 만 컨텐츠 같은 찜찜한 표시들만 가득할 겁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전혀 부담감이나 압박감 없이 그냥 길가다가 줍는 느낌으로 모을 수 있는 요소일 뿐입니다. 사진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굉장히 일상적인 것들이거나, 대공황이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폭동이나 참극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뒷면의 메모는 주로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 누가 누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단편적으로 당시의 생활이나 시대상을 담게 되는데 이 유물의 양이 모두 103 개나 됩니다. (IGN Wiki Page: http://www.ign.com/wikis/mad-max/History_Relics) 따라서 처음에는 익숙한 현실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과 게임 내 황량한 풍경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게임 세계의 비극을 강하게 전달하게 되고(사진을 본 맥스의 독백이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라 대비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수집한 유물의 양이 늘어날 수록 단편적인 정보들이 모여 현실의 일상에서 매드 맥스의 세계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매드 맥스의 사막화 된 풍경이나 인물들의 외관 및 성격, 그리고 주인공인 맥스가 개 사료나 지나가는 도마뱀, 심지어 시체에 생긴 구더기들을 식량으로 섭취하는 광경을 창 너머로 구경하는 분리된 이야기가 아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느끼게 되면서 그 세계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수집 요소와 같은 사이드 컨텐츠로 세계관을 전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째는 스토리텔링의 비용이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절감됩니다. 컷씬이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만들어 설명한다거나, 하다 못해 퀘스트 등의 컨텐츠라도 만들어서 전달하려고 하면 잘 전달하기도 힘들지만 일단 제작 비용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둘째는 주요 컨텐츠 또는 필수 컨텐츠가 아닌 방식으로 접근해 강제성을 덜어냄으로서, 능동적인 플레이어들에 선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게이머 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효율 중심의 플레이어 타입에겐 이 같은 세계관을 전달하려는 컨텐츠는 단지 매우 귀찮게 대사가 많은 무언가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마치 수동적으로도 볼 수 있는 TV와 능동적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책의 차이처럼, 굳이 적극적으로 사이드 컨텐츠를 소비하려는 플레이어, 즉 세계관이 궁금해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플레이어들에게 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유사 사례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스카이림에서 볼 수 있는 "서적 컨텐츠"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드 맥스의 유물은 텍스트의 양 자체가 그 두 게임들보다도 적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죠. 이처럼 위에서 The Dunes의 사례에서 잠깐 언급했던 아포페니아를 세계관 전달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굳이 전체를 서술하지 않아도 마치 "이어 그리기"를 하듯 사건과 사건들을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연결짓도록 만드는 방법은 매우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작년에 GOTY에서 수상하기도 했던 인디 게임 "This War of Mine"에서도 이같은 비유와 상징을 통한 암시적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시간이 없어 초반 부분만 잠깐 해봤는데 매드 맥스의 유물과 비슷하게 "편지" 형식으로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위기와 시대 배경 전달에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도 직접 체감하게 됐었고요. < This War of Mine의 게임 화면 > 3. 간소화 된 조작 매드 맥스는 여러 면에서 간소하게 압축된 게임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리소스도 아껴쓰고 그만큼 컨텐츠의 숫자 자체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컨텐츠들의 깊이도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전투와 전투와 전투로 점철된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데, 심지어 그 전투마저도 굉장히 간소화된 입력 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게임의 전체적인 호오가 갈리게 되는데 가벼운 접근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쪽과 게임의 깊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확실하게 평을 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의 판단이니 무어라 단정지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어쨌든 유사 장르들과 조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액션 면을 비교해보자면,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멋진 액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니악한 액션 플레이어가 아닌 층에게 꽤나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공격"과 "반격"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화려한 배트맨의 근접 격투술을 감상하듯이 즐길 수 있는 부분과 비슷합니다. 일단 아캄 시리즈의 전투를 계승/발전 시켰다고 불리는 "Middle Earth:Shadow of Mordor(이하 모르도르)"의 경우는 앞서 설명한 "간편한 공격/반격 조작과 화려한 근접 전투"를 충실하게 계승시키고, 그 위에 Kill Streak 이라는 콤보 개념을 얹어 몇 콤보 이상 성공하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액션 게임으로서의 조작"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 때의 필살기들은 기본적으로 PS4의 듀얼 쇼크 기준으로 서로 다른 두 개의 버튼을 조합해 누르는 것으로 각각의 기술 입력을 구분지어 두었습니다. 반면에 매드맥스는 일단 스킬의 개수 자체가 모르도르에 비해 적은 까닭도 있겠지만, 같은 입력이라도 서로 다른 전투 "상황"에 따라 다른 스킬이 발동되도록, "Contextual Interface"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황적 조작은 "블레이드 & 소울"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E나 F 또는 Space Bar 등의 같은 입력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스킬로 매칭시켜주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Space Bar는 점프지만 전방의 적이 다운 상태라면 다운 공격기로 바뀐다거나, 내가 적의 공격을 막아낸 상태라면 반격기로 바뀐다거나 하는 방식이죠. 매드 맥스의 전투 조작은 기본적으로 마우스 좌클릭이 공격, 우클릭이 반격이라는 부분은 공통적이지만 여기에 특수 만능키인 E키를 더해 총 세 가지 입력을 기본적으로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좌클릭과 E 키 입력은 다시 짧게 누름과 길게 누름으로 구분해 4 가지로 나누고, 좌클릭 길게 누름과 E, E 길게 누름의 세 입력은 현재 맥스의 전투 상황에 맞춰 각각 다른 스킬들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좌클릭을 길게 누르면 보통은 강공격을 사용하지만 분노 상태라면 Fury Chain Finisher라는 기술로 바뀌고, 적이 벽을 등지고 있다면 Wall FInisher 라는 기술로 바뀝니다. 그리고 만능인 E 키는 기절 상태의 적에게는 단검 마무리, 적이 나를 포박한 경우에는 즉시 포박을 풀고 단검 마무리, 맥스가 분노 상태라면 Fury Grould Finisher, 맥스가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다면 Melee Weapon Finisher, 내가 공격한 적이 방패로 막았다면 Shield Crasher로 각각 바뀌게 됩니다. 마우스 좌클릭과 E키, 단 두 가지 입력 만으로 이처럼 굉장하고 다이나믹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도 마치 액션 게임의 초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장점이니까요. 만능 입력인 E 키는 전투 외에도 매우 다양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기본적으로 대화, 수집, 도구의 사용에 E 키를 누르고 있는 조작이 사용됩니다. 그야말로 기본 Interaction 입력인 셈입니다. 그리고 빠루(..)라는 전문 용어로 잘 알려진 쇠지렛대(Crowbar)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때에는 Mash Button 이라는 표시가 나타나면서 E 키를 두다다다다 연속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갓오브워나 툼레이더에서 무거운 문을 열거나 잠긴 틈을 벌릴 때 사용하던 익숙한 입력 방식이죠. 익숙하면서도 몰입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상 전투의 모습 > 원거리 공격 부분은 모르도르의 경우 Focus 라는 일종의 스테미너 또는 마나 같은 별도의 자원을 소모해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활을 조준하면 자동으로 포커스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거의 정지한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덕분에 게임 패드를 기준으로 오른쪽 스틱을 사용해 조준해야 하는 것이 익숙치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꽤나 어려운 조작이라는 것을 꽤나 부드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포커스가 다 떨어지면 시간이 원래대로 흐르고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지만요. 매드 맥스는 맥스의 직접 전투의 원거리 공격에 대해서는 슬로우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다룰 차량 액션에서는 모든 원거리 공격에 슬로우가 기본 적용되는 친절함을 베풀지만, 맥스의 전투까지 적용하지는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원거리 공격이 어려운가? 라고 한다면 대답은 No 입니다. 슬로우를 적용하는 대신, 퀵 타겟이라는 보다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사실 저는 마우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써본 적이 별로 없지만 원거리 무기를 조준한 상태에서 시점 이동을 하지 않고 있다면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또는 맥스에게 가장 가까운, 또는 정해진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대상에게 자동으로 조준 표시(하얀 외곽선 표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르면 조준점을 향해 공격하는 좌클릭과 달리, 자동 타게팅된 대상을 향해 알아서 공격하게 됩니다. 아마도 게임 패드를 사용할 때라면 꽤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기능일 것 같지만 직접 써보질 못해서 평가를 하기는 어렵겠네요. 하지만 원거리 공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황량한 세계에서 총과 탄약은 매우 희귀한 자원이거든요. 따라서 맥스에게 있어 샷건이란 그야말로 궁극의 필살 무기 같은 존재가 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간혹 등장하는 기름통에 불을 붙이고 집어 던지는 일이라거나, 적들의 물건을 빼앗아 사용하는 폭발 작살 같은 것들도 있지만 이 또한 자주 사용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맥스는 주먹으로 말하는 사나이니까요. (사실은 차를 타고 다닐 때가 더 많은 것 같지만요.) 그리고 매드 맥스라는 세계의 상징인 자동차, 그리고 그 자동차로 벌이는 액션 부분이야말로 이 게임의 차별점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라면 GTA 시리즈나 와치독스, 그리고 배트모빌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캄나이트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GTA와 와치독스는 자동차를 적극적인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작 자체도 전진, 후진, 좌우회전, (핸드)브레이크 정도로만 제공됩니다. 그리고 전투를 위한 존재인 아캄나이트의 배트모빌은 차량 모드와 전투 모드가 분리되어 있고, 차라기보다는 바퀴달린 로봇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기 떄문에 조금 별도로 취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드 맥스의 차량 기본 조작은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전진/후진/좌우회전/핸드브레이크 정도가 제공되지만, 직접적인 기본 공격 커맨드가 있습니다. 바로 측면 들이받기 인데요, 영화에서 차량 추격 씬이 나오면 차를 옆으로 밀어붙여 다른 차량을 공격하거나 들이받는 것처럼 마우스 휠 버튼을 누른 상태로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하면 그 방향으로 마치 어깨치기를 하듯이 빠르게 방향을 돌렸다가 다시 핸들을 복구시킵니다. 그리고 차량의 앞은 범퍼 파츠를 강화해 방어력을 높일 수 있지만, 후면이나 측면은 강화 효과가 약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치 월드 오브 탱크의 플레이처럼 옆구리를 잡으려고 적과 나의 차량이 서로 빙빙 도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들어집니다. 정면 들이받기는 마치 산양의 뿔 들이받기 처럼 니트로 부스트를 이용해 피해를 극대화 시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문 명칭이 Ramming 이더라고요. 아니면 타이어 휠에 날붙이를 달아 그라인딩 데미지를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 차량 전투의 모습 > 그리고 자동차라는 점의 기본 동작을 이용한 위의 공격 수단들 외에도, 보다 직접적인 공격 수단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일단 차량 탑승 상태에서도 운전자 맥스의 샷건을 사용할 수 있으며 차량에서는 지상과 달리 조준 시 슬로우가 적용됩니다. 또한 근거리 대상일 경우, 공격할 수 있는 각각의 "파츠"가 별도로 표시되어 조준 사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를 쏘면 타이어가 터져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게 되고, 차량 후미에 달린 가스통을 쏘면 피해량에 따라 가스가 폭발해 차량을 파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살총(Harpoon)을 매우 높은 빈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짐칸에 동승하는 Chum Bucket(이하 첨) 이라는 NPC가 있는데요, 작살은 첨이 사용합니다. 덕분에 운전자라는 상황 때문에 사각에 제한이 있는 샷건과 달리 발사각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마찬가지로 우클릭을 눌러 조준 상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슬로우 상태가 되며, 가벼운 물체는 즉시 좌클릭을 눌러 작살을 회수해 잡아당길 수 있고 무거운 물체는 작살총을 꽂아 둔 상태로 차량을 이동해 잡아당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캄나이트의 작살총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에요. 작살총도 샷건처럼 조준사격을 할 수 있고 바퀴를 잡아 뽑는다거나 운전자만 뽑아내 차량을 무용지물로 만든다거나, 장갑판을 떼어 내고 다른 수단으로 공격하는 등 활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차량 외에는 들이 받기(Ramming) 면역인 문짝을 뜯어낸다거나 위협 요소인 거대 허수아비 같은 걸 쓰러뜨릴 때 주로 사용하게 되고요. 발사형 무기의 최강자는 작살총의 강화판인, 번개창(Thunderpoon)입니다. 영화 매드맥스를 보면 시타델의 워보이들이 작살 끝에 터지는 무언가를 달아서 차에 집어던지는 씬이 많이 나오잖아요? 바로 그 무기입니다(로망이 한 가득)! 발사와 발사 사이의 쿨다운이 길긴 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개창은 샷건이나 작살총과 달리 파츠 조준 사격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차량을 통채로 대상으로 지정하며 맞으면 어지간한 소형 중형 차량을 즉시 폭발합니다. 하지만 번개창은 개수 자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황야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틈나는대로 번개창을 모아야만 한다는, 매우 강력한 효과만큼 강력한 제한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 3종의 발사형 무기와 조금 다른 형태의 또다른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화염방사기(Flamethrower)입니다. 조준 방식이 아니라 슬로우 처리는 없지만, 차량의 진행 방향과 수직이 되는 양 옆으로 강력한 불줄기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좌클릭을 유지하고 있기만 하면 됩니다. 꽤나 강력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차량의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가 매애애애애애애우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효과는 그만큼 강력하지만요. 자연스럽게 사용 전 연료 잔량을 체크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공격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각각 용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가스통이 달린 차량은 샷건으로, 운전석이 노출된 차량은 작살총으로, 둘다 여의치 않으면 화염방사기로, 긴급상황이라면 필살의 번개창으로 타입별 적들을 상대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샷건, 작살총, 번개창, 화염방사기의 각 무기를 전환하는 조작은 마우스 휠을 스크롤하는 것으로 매우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전체적으로 왼손은 이동인 WASD와 부스트인 Space Bar에, 그리고 오른손은 마우스의 좌우클릭과 휠클릭 또는 스크롤에서 벗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조작이 매우 간결하고 불편이 한없이 0에 수렴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차량 액션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차량 액션의 정수가 담긴 컨텐츠는 수송단(Convoy)이라는 위협 요소를 상대할 때인데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여기서는 자세하게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화염방사기를 사용하는 모습 > 4. 잘 시각화된 컨텐츠 매드 맥스는 매우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분위기와 전달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GUI를 제공합니다. 이는 정보 전달에 있어 텍스트 의존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보다 즉각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으며, 추가적으로 타 언어 사용자들에게도 게임의 목표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복잡하지 않은 GUI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GUI 때문에 게임의 인상이 나빠질 부분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의 컨텐츠는 크게 미션형과 지역 기반형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빠른 설명을 위해 각각을 표로 나타내보면 아래처럼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일단 매드 맥스에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일단 전체 지도(TAB)를 열면 반 이상은 해결됩니다. 표에서도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주된 컨텐츠는 각 지역의 위협 요소(Threaten)를 해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각 영토들의 위협 수치를 낮추는 것이 게임의 핵심 플레이입니다. 따라서 지도를 보고 아직 못 가본 곳을 간다거나, 가야할 곳을 간다거나, 어디로 갈 지를 정한다거나 등의 결정을 내린 뒤, 차를 몰고 달리면 됩니다. 와우 이후로 크게 유행한 퀘스트 중심의 플레이가 사실은 어디가서 뭘해라 라는 지역 기반의 플레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시작과 끝을 특정한 인물에 귀속시켜 퀘스트라는 "포장"을 해둔 것과 달리, 매드 맥스는 날 것 그대로 "여기서 이걸 해"라고 직접적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 전체 지도의 모습 >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각각의 지역별 잔존 위협 요소는 붉은색에서 주황색 - 노란색 - 녹색으로 변하는 색상 정보로 표현됩니다. 또한 각각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은 각각의 상징화된 아이콘으로 위치와 종류를 직접적으로 표시해줍니다. 진행중인 정보는 위 지도에서 오른쪽 상단에 표시되는 텍스트 박스 내부처럼 표현됩니다. 항목마다 분수 형태로 1/4 처럼 나타내고 모두 달성했다면 녹색 체크 박스로 교체됩니다. 완료 여부를 표시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 요소라면 아이콘을 삭제하고, 기능의 종류가 변경된다면 녹색 체크 박스를 붙입니다. "했다" 라는 피드백을 시각적으로 강하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길드워2를 처음 보고 느꼈던 "지도에 표시되는 수많은 할 일들"과 이와 같이 표시되는 "달성율"이라는 디자인이 굉장히 성취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매드 맥스의 지역 기반형 컨텐츠와 지도 표현이 이를 충실히 재현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길드워2의 지도와 달성률의 모습 > 5. 집중된 컨텐츠 간 연계 사실 매드 맥스를 플레이하면서, 그리고 하고 나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이 바로 지금부터 설명할 "컨텐츠 연계" 부분입니다. 컨텐츠가 제한적인 미니 게임 형식의 게임들에서는 발생하지 않지만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지는 MMORPG나 액션 및 어드벤쳐류의 대작 게임들은 각각의 컨텐츠들은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지지만 그 컨텐츠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 따로 동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자유도와 방대한 스케일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오픈 월드식 게임에서도 이같은 컨텐츠 연계 단절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은데요, 컨텐츠들의 종류가 많아질 수록 연계 디자인 자체의 난이도도 높아지지만, 사실 절묘하게 잘 연계시켰다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연계 단절만큼이나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매드 맥스는 전체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컨텐츠 별 복잡도가 높지 않고, 명료한 컨텐츠들의 목적성도 분명하게 연계되고 있는 것을 플레이어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만큼 한 지점으로 집중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우선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클리어 입니다. 그리고 클리어에 필요한 것은 성장입니다. 여기서 성장은 파츠 강화와 지속 효과의 습득으로 나뉘어집니다. 파츠 강화는 맥스와 차량의 각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컨텐츠입니다. 지속 효과는 맥스의 기본 스탯이나 수집품들의 양을 늘려주는 총 열 가지의 항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맥스의 강화 화면 > 우선 파츠 강화 부분입니다. 강화에 필요한 것은 크게 자원 습득과 제한 조건 해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자원 부분은 게임 내 유일한 화폐 자원인 고철 더미인 스크랩(Scrap)을 모으는 것이며, 이 고철들은 게임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경로로 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고철 수집에 특화된 컨텐츠는 약탈 구역(Scavenging Location)이며, 이는 지도에서 미리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를 향해 이동하다가 발견해야 합니다. (- 덧붙임. 요새(Stronghold)에 구축할 수 있는 시설(Project) 중에 조사단(Survey Crew)이라는 시설을 설치하면 영토(Territory) 내 약탈 구역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요새의 시설 부분은 플레이를 지속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기도 하며 시설 부품이 대부분 약탈 구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일부러 약탈 구역을 밝히기 위해 약탈 구역에서 조사단 시설 부품을 찾아 다니는 것은 역설이 되기도 합니다.) 제한 조건의 해제 부분은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합니다. 특정 미션을 클리어하는 조건과 특정 영토의 위협 수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감소시키는 조건입니다. 미션 조건은 스토리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해나가면 되고, 황무지 미션이라면 스토리 미션을 하면서 발생한 시점에, 개별적으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위의 표에서 게임의 주된 컨텐츠라고 설명한 “영토의 위협 수치 감소”는 감시 초소(Vantage Outpost)라고 적힌 열기구 지점으로 가면 영토 내 위협 요소들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되기 때문에 아이콘을 따라 이동해 각 요소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여기서 위협 요소와 요소 사이를 이동하는 중간에 자연스럽게 약탈 구역을 발견하게 되고 플레이어는 동선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눈 앞에 보이는 포인트들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지역 기반형 컨텐츠들을 달성해나가게 됩니다. < 챌린지, 명성 및 지속 효과 화면 > 다음은 지속 효과 부분입니다. 지속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리파 토큰(Griffa Token)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포인트 입니다. 그리파는 게임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넝마주이 NPC인데요, 신출귀몰하게 어느 골짜기 같은 곳에 나타나며 맥스가 찾아가면 알 수 없는 대사를 하곤 환각제 같은 걸 불어넣어 줍니다. 그리고 환각 상태에 빠진 맥스에게서 잠재된 어떤 능력치를 끌어올린다는 컨셉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리파 토큰을 얻는 주된 방법은 챌린지라는 과제를 달성하고 보상으로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챌린지는 전투와 수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토큰과 챌린지를 목적으로 플레이한다기보다 플레이 도중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편입니다. 챌린지를 달성할 때마다 여느 RPG의 레벨과 같은 맥스의 명성(Legend)이 한 단계씩 높아지게 되는데요, 누적 챌린지 달성 횟수와 습득한 토큰의 숫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뿐 명성 자체가 RPG의 레벨처럼 강함을 증명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물론 많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숙련도도 높아지고 일단은 토큰으로 지속 효과를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명성 단계 자체가 다시 파츠 강화의 조건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강함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리고 챌린지 외로는 간혹 조우(Encounter) 이벤트에서 보상으로 토큰을 받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토큰만 받고 명성은 오르지 않았던 것 같지만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네요. 그리고 위의 각 컨텐츠들은 앞서 설명한 정돈된 시각화와 함께 시너지를 일으켜 강력한 "자이가닉 효과(Zeigarnik effect)"를 만들어냅니다. 자이가닉 효과는 쉽게 설명해 완료되지 않은 것을 완료시키고 싶어하는 심리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와우의 퀘스트 디자인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하면… 여기까지만 하면…”을 반복하다 보면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퀘스트 배치 덕분에 어느새 최고 레벨까지 달성하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지요. 미시적으로 보자면 한 약탈 구역 안에서 수집할 요소들이나 한 캠프 안에서 달성해야 할 임무들이 X 키를 누르면 화면에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어렵지 않게 한 지역의 완전한 달성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 X 키는 정보 보기 토글이며 기본 HUD 대신 현재 보유한 고철의 양, 영토의 위협 수치, 남은 위협 요소들, 수집 요소들 등을 표시)그리고 각각의 거점을 종료한 이후에는 다른 거점으로 가기 위해 전체 지도를 열게 되고, 전체 지도에 나타나는 그 지역(Region)의 잔존 위협 요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단계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지역의 위협 요소를 모두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 지역을 묶는 영토 단위의 위협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한 영토의 위협 수치를 0으로 완전히 제거한 다음에는 다음 영토로 이동해 다시 거점-지역-영토 단위의 완료를 자연스럽게 목표로 설정하게 됩니다. < 플레이 중 X 키를 누른 모습 > 정리해보자면, 플레이어는 지도에 보이는 요소들을 따라서 마치 빵 조각을 따라 덫을 향해 걸어가는 새들처럼 큰 고민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를 하면서 마찬가지로 큰 고민 없이 성장 조건들을 충족하게 되고, 성장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할 힘을 얻고 게임의 결말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컨텐츠가 결말이라는 목표를 향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드 맥스의 거시적인 컨텐츠 연계 디자인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듭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마치 무책임하거나 무계획한 듯이 흩뿌려진 컨텐츠들의 구성을 본 첫인상과는 매우 대조적인 감상을 마지막에는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강한 몰입과 만족을 만들어준 게임 요소는 특정한 무엇이 아닌, 위에서 1. 부터 5. 까지 설명한 그야말로 모든 요소들의 더하거나 부족함 없는 밸런스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별첨. 함께 볼만한 다른 게임들 위의 본문에서도 잠깐씩 언급되었지만, 오픈 월드라는 장르의 공통점이나 각각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매드 맥스가 그들 사이에서 가지고 있는 위치 등을 살펴보기 좋을 것 같은 타이틀들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2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옛날 게임에는 지도가 없었죠. 시스템이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봤던 지역을 하나하나, 모눈종이에 연필로 그려가며 플레이하던 시절이 있었죠. MMORPG로 보자면 마지막으로 제가 봤던 '지도 없는 게임'은 Dark Age of Camelot이었던 것 같네요. 유저들이 발로 뛰어 밝혀낸 지도들을 짜깁기해서 웹상에서 자기들끼리 공유했고, 플레이어는 /loc 같은 명령어로 자기 좌표 찍어보고, 그걸 자기가 가진 지도에 대입해서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를 계산해내야 했습니다. 여기까진 괜찮습니다. 근데 '좌표 33458-98142 교전!!'같은 얘기가 길드창에 올라오면 그때부턴... 단순 계산이지만 게임하면서 그런 것까지 하려면 엄청 짜증스러웠습니다. 그것도 나름 재미는 있었어요. 컴퓨터 게임이 나오기 전에 술래잡기하던 식으로요. 지금은 술래잡기하고 싶으면 잠입 액션 게임을 하는 편이죠. 저는 잠입 액션 게임이 훨씬 더 재미있어요. 따라서 그때로 돌아가서 그 재미를 다시 느끼자고 주장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아무튼, 그랬던 지도는 서서히 거의 모든 게임에 필수적인 요소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MMORPG에도 그랬죠. 그러나 사람들은 단순히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어요. 지도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았고 더 편해보였거든요. 그래서 지도는 점차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MMORPG에서 지도의 변화는 와우의 확장팩을 꿰어가다 보면 쉽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와우의 지도는 그냥 지도뿐이었습니다. 거기에 나와 파티원들의 위치를 표시해주는 정도였죠.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지도를 더 유용하게 쓸 방법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방법들 중에서 중요한 한 가지 변화는 퀘스트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거죠. 오리지널 와우에서 퀘스트 수행 장소를 찾기 위해서는 오로지 텍스트로만 구성된 내용을 참조해야만 했습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야트막한 둔덕이 있는데 그 근처의 늑대들을 잡아서 가죽을 벗겨 와' 같은 거죠. 그러나 여기엔 많은 불분명한 내용들이 있어요. 서쪽으로 가려니까 정서쪽으로 쭉 가면 절벽이 나오네요? 그럼 여기서부터 서쪽이 정서쪽인지 아니면 아주 약간 남서 또는 북서인지 헷갈리죠. 시작 지점에서 각도가 조금만 틀어지면 갈수록 차이가 점점 더 벌어져서 혼란에 빠지기 쉬워요. '야트막한' 이란 또 어느 정도 일까요? 등판각 15도 정도면 야트막하다고 할 수 있나? 근데 이건 직접 눈으로 보면 꽤 높아 보이는데 너무 가파른 건 아닐까? 늑대는 또 어떤가요? 그냥 늑대라면 모르지만 근처에 가봤더니 붉은 갈기 늑대들과 푸른 수염 늑대들이 있어요. 어느 쪽일까요?? 플레이어들은 애드온을 통해서 이런 난점들을 해결했습니다. 지도 위에 정확한 퀘스트 수행 장소를 표시해주는 거죠. 복잡하게 텍스트를 읽고 정서쪽인지 약간 남서쪽인지 고민할 필요 없이, 야트막한 언덕이 어느 정도로 야트막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지도를 펴보면 어딘지가 다 나옵니다. 거기까지 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더라도 어디로 우회하면 되는지도 보여주죠. 이런 애드온들이 아주 널리 쓰이게 되자 와우는 그냥 이 기능을 게임 내 HUD로 가져와버립니다. 별도의 애드온 없이도 퀘스트 수행 장소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죠. 한편 와우가 소개한 퀘스트가 널리 쓰이던 와중에 이런 퀘스트 시스템에 식상한 이들은 필드 이벤트 중심의 게임을 꿈꾸기 시작했고, 길드워 2는 그중에서도 꽤 완성도 높은 형태로 '필드 이벤트 중심의 게임'을 실현해냈습니다. 길드워 2에 오면 지도의 쓰임새는 더더욱 중요해집니다. 지도를 펴봐야만 근처의 필드 이벤트 상황을 알 수가 있거든요. 그 외에도 활성화시킨 텔레포트 포인트, 근처의 볼거리 포인트 등도 모두 보여주죠. 한편으로 길드워 2의 지도는 와우의 지도와는 미묘하게 성격이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와우의 지도는 철저히 가용/비가용 면적을 중심으로 보여줍니다. 어디가 갈 수 있는 곳이고 어디가 갈 수 없는 곳인지, 어디에서 어느 쪽으로 일방통행 (절벽 등,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는 낙하를 통해 이동이 가능하지만 반대로는 이동이 불가능한 지역) 인지, 어디에 마을이 있는지 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와우의 지도는 '이동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어요. 한편 길드워 2에는 와우에는 없는 일종의 '길 찾기 퍼즐' 같은 게 있습니다. 목표 지점을 주고, 거기까지 가는 길을 적당히 꼬아놓고, 길을 찾아서 가보라는거죠. (듣기론 짜증날 수 있지만 직접 해보면 길찾는 과정이 꽤 재미있기도 해요.) 따라서 지도가 와우같이 구성되면 길 찾기 퍼즐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와우식의 지도에서는, 지도만 보면 다 알 수 있는데 굳이 길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이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길드워 2의 지도는 고의적으로 다소간 모호하게 꾸며진 부분이 있습니다. 길드워 2는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현재까지 '가장 진보된 MMORPG'입니다. 나온지 꽤 오래된 게임이 '가장 진보된'이라니 이상하지만, 요새는 MMORPG들 자체가 별로 나오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요. 물론 제가 아직 해보지 못한 MMORPG들 중에서 더 진보된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가장 진보된' 게임이기에, 지도 시스템도 나름 꽤 최첨단이에요. 게임의 중심인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들'의 정보를 쉽고 편하게 잘 전달해주죠. 그런데, 지도에 한해서라면 이보다 더 앞섰다고 보는 게임이 있습니다. MMORPG는 아니고 MMOFPS인데요, 일단 게임 자체는 거의 폭망 확정이라고 보지만 눈여겨 볼만한 지점은 꽤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지도 및 지도와 맞물린 게임의 시스템이고요. 파이어폴이라는 게임입니다. 파이어폴은 퀘스트가 아예 없고 실시간 필드 이벤트만으로 구성된 게임입니다. 방금 소개드린 길드워 2와 굉장히 비슷하죠. 그리고 이런 게임에서 지도는 굉장히 중요해요. 플레이어들에게 할 일이 있는지, 어디로 가면 그걸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 하거든요. 퀘스트도 물론 마찬가지지만 퀘스트는 고정적이죠. 그러나 필드 이벤트 중심 게임들은 이런 게 실시간으로 변동하기 때문에 지도가 한층 더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파이어폴에는 길드워 2에는 없는 '지역 침공'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몬스터들이 어떤 지역으로 대거 쳐들어오는데, 이걸 막지 못하면 그 지역의 '레이더가 OFF'됩니다. 지도를 보여주는 주체는 게임 내에서 레이더로 상정되어 있고, 이 레이더가 OFF 된다는 것은 즉 그 지역의 지도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의미죠. 파이어폴의 지도 스크린샷입니다. 파란색 레이더 아이콘들이 보이죠. 여기는 레이더가 살아있는 지역들이에요. 이 지역에서 어떤 이벤트가 벌어질 경우 레이더를 통해 감지하여 플레이어들의 지도에 표시해줍니다. 그러면 플레이어들은 그 지역으로 달려가 이벤트에 참여하는 거죠. 중앙 하단의, 레이더가 붉은 빛으로 점멸하는 듯한 지역이 보이나요? 여기는 현재 이 지역이 몬스터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빨리 달려가서 침공을 저지하지 않으면, 바로 오른쪽의 두 지역처럼 레이더가 아예 꺼져버립니다. 그러면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어요. 게임의 시스템이 지도와 연동 (지도의 주체 = 레이더 = 게임 내에 실존하는 오브젝트) 되어 있고, 그것이 게임 플레이와도 연계되는 거죠. 레이더 탑을 방어해내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게 되는 거예요. 그 페널티는 지도가 무쓸모 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요. 지금까지 MMORPG의 지도의 사용에 대해 제가 아는 데까지 설명하긴 했는데, 사실 저는 지도를 계속해서 폈다 접었다 하는 게 너무 귀찮아서요. 지도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좀 더 인게임스러운 뭔가가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지도의 기능은 점점 강력해지고 확장되어 왔죠. 그러나 지도는 엄연히 HUD의 하나이고, HUD가 간략해지면 그에 따라 재미있어지는 부분들도 있으니까요. 대전 격투 게임을 할 때 화면 상단의 체력 게이지를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상대 캐릭터의 숨소리나 자세를 보고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면 더 재밌지 않겠어요?
  2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글로벌 서버에서 간신히 만렙 하나 찍은 후 버렸던 파판14를 한국 서버가 재개통한다하여 다시 해보았습니다. 이번엔 좀 길게 오래 해보려고 작정하고 괜찮은 길드에 들어가서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고 … 하면서 보내는 중. 뭐 여전히 지독하게 구린 컨텐츠의 동선이라거나 해괴한 UI 등등 납득 안가는 부분이 무척 많긴 하지만, 그건 오래전에 글로벌 서버 할 때 어느정도 정리해두었으니 이번에는 눈에 들어오는 장점을 좀 정리해볼까합니다. 굉장히 러프한 얘기니까 엄정하게 봐서 뭔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들은 꼭 지적해주십사 … 1. 컨텐츠가 존나 많음. 이건 컨텐츠의 동선이 구린 것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뭔가 할꺼리가 엄청 많아요. 토벌 수첩, 퀘스트, 돌발임무 (필드 이벤트), 각종 의로, 마물 사냥, 던전 등등 디게 많습니다. 런칭후 세월이 좀 지난터라 아무래도 컨텐츠가 쌓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이런걸 노리고 만든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이게 흥미로운 지점은 ‘일종의’ 오픈월드식으로 느껴진다는거죠. 오픈월드식 게임은 아차하는 순간 동선이 난해해지기 쉽잖아요? 파판의 컨텐츠 동선이 구린 것도 그런 측면이 꽤 있지 않나 싶어요. 물론 실수를 된통했다고 봐야겠지만 … 아 장점만 말한다면서 자꾸 단점 쪽으로 얘기가 … ㅋㅋㅋ 아무튼, 오픈월드식 게임의 장점은 그때그때 자기가 흥미를 느끼는 컨텐츠를 골라서 내키는대로 할 수가 있다는거죠. 파판을 보면 레벨업을 하는 경우 대체로 메인 퀘스트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메인 퀘스트만 해도 레벨업 진도가 얼추 맞춰진다는 점이 우선 눈에 들어옵니다. 즉 메인 퀘스트의 양이 엄청많은거죠. 그러다 지겨워지면 일반 퀘스트를 두어개 같이 해요. 근데 퀘스트하러 돌아다니다보면 돌발임무가 얻어걸리거든요. 그럼 또 그걸 해요. 그러다 둘러보면 머리 위에 이상한 아이콘이 떠있는 몹들이 있네? 그건 토벌 수첩입니다. 일종의 몬스터 도감 같은건데 이것도 경험치 꽤 쏠쏠하게 주니까 그냥 넘기긴 아까우니 좀 해보죠. 혼자서만 너무 오래 해서 지겨우면 인던 신청해놓고 돌발 뛰다보면 들어가서 파티플레이도 좀 해요. 이거 다 사냥 아니냐고 묻는다면 대체로 그래요. 어차피 다 전투 하라고 만들어놓은거죠. 근데 잘 생각해보면 와우의 레벨업 과정에서 우리가 해야하는 퀘스트들도 대체로 전투가 엄청 많이 들어가거든요. 그래도 어지간히 재미있어요. 못해서 토나올 정도는 아니라는거죠. 메이플2처럼 같은 몹 200마리 잡으라는 퀘스트를 연달아 5개씩 해야하지는 않는다는거에요. 'K몹 200마리 잡아라'와 'A몹 50마리, B몹 50마리 ,C몹 50마리, D몹 50마리 잡아라'는 확실히 다르게 체감되는 부분이 좀 있으니까요. 자 그렇게해서 만렙을 하나 키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럼 이제 만렙 기본템 갖추고 본격적인 엔드 컨텐츠로 돌입 … 하려는데, 보통 여기서 많이들 막히죠. 엔드 컨텐츠라는게 진입장벽이 의외로 쎄서 쉽게 시작하게 되지가 않거든요. 이럴때 게임에서 이탈하는 사람들도 꽤 되구요. 2. 엔드 컨텐츠의 얇은 진입장벽 만렙이 되었으니 던전 파밍 시작하세요. 일반 던전은 공략 뭐 그런거 안보고 냅다 가도 무리없이 클리어 가능하죠. 일반 던전 파밍 끝내고 레이드 가야하는데 아무래도 택틱이나 이런 부분에서 익숙하지가 못하니까 주저되나요? 그럼 뭐 굳이 꼭 그거 하러 갈 필요 없어요. 혼자서도 '현존 최강급’ 장비를 맞추는게 가능하니까요. 부담없이 도전 가능한 일반 던전에서 석판 모으고 이걸로 '현존 최강급’ 방어구 맞춰요. '현존 최강급’ 무기는 일반 던전에선 안나오죠. 괜찮아요. '고대의 무기'라는게 있으니까. 레이드같은거 안가도 무기를 얻을 수 있죠. 단지 그걸 위해 해야하는 일이 '현존 최강급 노가다'라는 점이 … ㅋㅋㅋㅋ 근데 그래도 앞서 설명했던 '비록 노가다여도 다양'하다는 점 때문에 생각보다는 현저히 덜 지루해요. 수직적 노가다를 엄청 높이 쌓아올리는 대신, 수평적으로 다양한 노가다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고대의 무기 만들기의 경우엔 어차피 다 해야한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수직적이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노가다를 내가 원할 때 골라서’ 할 수는 있다는거죠. 자, 그렇게, 레이드 한 번 안가고 '현존 최강급’ 장비를 모두 맞췄습니다. 이 장비들로는 '현존 최고난이도’ 던전도 도전이 가능해요. 중간 파밍없이 바로 된다는거죠. 적어도 장비 면에서는 손색이 전혀 없습니다. 유튜브에서 공략 동영상 몇 번 찾아보고 시도할 수 있어요. 사실 이건 글로벌 서버와의 버전 갭을 뛰어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긴 하지만, 그것보다도 제가 주목하는건 … 이게 가능한 이유는, 파판14의 레이드가 모두 '보스몹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죠. 한 번 시작하면 2-3시간씩 걸리는 레이드가 없어요. 용건만 간단히. 여러분은 보스몹의 아이템을 가지러 왔으니, 입장하면 바로 보스와 싸우세요. 정말로 입장하면 눈 앞에 바로 보스가 서있어요. 아울러 전투 시간은 길어도 한 판에 10분 정도를 넘지 않아요. 10분만에 첫 도전에 실패했어요? 괜찮으니 원하는만큼 더 도전하세요. 와우에도 최근 확팩에서 도입한거지만, 보상은 일주일에 한 번만 얻을 수 있되 도전 자체는 무제한이에요. 그렇다고 메이플2처럼 던전에 '도전하는데 이미 댓가(열쇠)가 필요'하게 되어 있지도 않아요. 무제한의 도전을 통해 능숙해질 때까지 연습이 가능해요. 실제로 공략도 안읽은 쌩판 초짜 길드원 두 명 데리고 가서 계속 실패하면서 '오로지 채팅으로만’ 설명하며 레이드 하나를 2시간만에 클리어 한 적도 있구요. '보상은 제한적, 도전은 무제한'을 통해 엔드 컨텐츠 진입 장벽을 꽤 얇게 만들어놨어요. 물론 이런 게임 디자인적 측면만이 아니라 글로벌 서버에서 수입된, 전형적인 한국MMO보다 훨씬 느슨하고 타인에게 관대한 문화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고보지만 아무튼 시스템적으로도 편하다는 얘기. 자, 그렇게 첫 클래스가 '현존 최강급 장비'를 지니고 '현존 최고 난이도의 레이드'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보통 여기부터 플레이어들의 '컨텐츠가 없다징징'이 시작되고 개발팀은 쫓기는 마음으로 야근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게되죠. 근데 파판14는 그걸 완충하는 꽤 괜찮은 장치를 가지고 있어요. 3. 다중 성장 첫 클래스로는 이제 뭐 할 일이 없어요. 다른 MMO에서라면 다음 업데이트때까지 징징거릴 일만 남은 셈이죠. 파판14에선 아직도 더 할 일이 남았습니다. '다른 클래스 키우기'죠. 이 게임에서는 캐릭터 하나로 '모든’ 클래스의 만렙을 찍을 수가 있어요. 첫 캐릭이 딜러였으니 이번엔 탱커를 한 번 해볼까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손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저렙 탱커 키우는데 누가 인던 가자고 해요? 좋아요. 그 자리에서 바로 현존 최강급 장비를 가진 만렙 딜러로 변신해서 바로 인던에 가면 되요. 그리고 던전 런이 끝나면? 다시 저렙 탱커 키우는거죠. '전 클래스 만렙을 찍는 경험치'를 수직으로 쌓아놨다면 안드로메다의 노가다가 되었을거에요. 근데 파판14에선 그렇지 않죠. 오래전 소개했던 다중 성장에서 말씀드렸던대로, 일정한 구간에서 완결된 보상 - 이 경우엔 완전히 성장한 하나의 클래스 - 을 주고 다음 노가다로 가는거에요. 그리고 그 '다음 노가다'가 무엇이 될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있어요. 여러 클래스를 골고루 동시에 키우는 것도 물론 가능하구요. 단점이 있다면, 보통 요새 MMOG들은 본캐 처음 키울 때는 굉장히 긴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부캐 키울 때는 고속으로 버스를 통해 키울 수 있게 하잖아요? 근데 파판엔 그런게 없어요. 부캐 키울 때도 본캐만큼이나 긴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긴 합니다. 4. 언제나 할거리가 있다는 장점. 그래서 이 게임에선 '할 꺼리가 없다'라는 느낌이 현저히 적어요. 물론 어딜 돌아봐도 모두 '대체로 노가다에 가까운’ 짓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당연히 낫고, 어떤 노가다를 할지가 완전히 내 선택에 달려있으며 - 즉 그때그때 재밌어보이는 노가다를 하면 되며 - 무엇보다 그 모든 노가다들이 확실한 보상 - 성장을 보장하거든요.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매우 전형적인 한국인 MMO 플레이어, 오로지 '캐릭터가 더 강해지는 것'말고는 딱히 관심도 없는, 제작이나 하우징 등은 거들떠도 안보는 플레이어입니다. 그런 제게 파판14의 방대하고 다양한 노가다들은 확실한 강점이에요. 어느쪽 노가다든 제 캐릭터가 강해지는게 명확하게 보여요. 그렇다면 제작/하우징은? 파판14의 제작은 지금껏 제가 해왔던 어떤 MMO들보다도 방대한 노가다 컨텐츠를 가지고 있어요. 하우징은 … 애매한 구석이 많긴 하지만 길드원들 중에 신나서 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5. 그래서 … 흔히 '프로젝트 뒤집는다'라고 하죠. 그때까지의 결과물 모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새로 쌓아올리는 … 솔직히 제가 다니는 회사도 이거 엄청 유명하고, 요새 모바일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넷마블도 이런 짓 지독하게 한다고 들었어요. 개발 실무자들 갈려나가는, 번아웃 촉진제같은 뭐 그런 …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런 프로젝트 뒤집기가, 필요할 때가 분명 있다고 보거든요. 뚜렷한 장점도 존재하구요. 특히 강력한 장점 중 하나라면, 게임을 만드는 사이에 변화한 시장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죠. A트렌드 게임이 유행하기에 A트렌드 게임 열심히 만들어왔어요. 근데 출시하기도 전에 A트렌드는 확 죽어버렸고, B트렌드가 엄청난 바람을 타기 시작해요. 이러면 회사 윗쪽에선 갈등을 느끼죠. 저 트렌드 따라가야하는데 … 이때 이미 실무진은 출시하진 않았으되 프로젝트 하나를 함께 진행하며 팀웍이 얼추 맞아들어간 상황이라, 같은 작업을 새로 시작해서 한다면 좀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결국 경영진은 결정하죠. '뒤집자’ 그리고 고생의 시작 … 처음부터 다시 … 실무자들은 '그간 우리가 해 온건 무엇이었나 …’ 좌절과 허탈 등등. 이건 물론 실무자 입장에선 결코 환영하기 어려운 방식이지만, 불가피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게 그간 제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파판14를 해보니 좀 생각이 달라지더라구요. 파판14의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이나 디자인의 기반은 최신과 고전이 뒤죽박죽이에요. 왼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오른 손으로는 구석기 시대 돌도끼 휘두르는 느낌을 주죠. 근데 묘하게 여전히 할만해요. 앞서 얘기한 '언제나 할거리가 있다는 장점'이 생각보다 굉장히 강력하기 때문에요. 앞서 언급한 예의 A트렌드 게임을, 굳이 B트렌드 쪽으로 완전히 뜯어고치려하기보다는 적당히 끼워넣으려고 시도한 구석이 많아보여요. 구석기 돌도끼 휘두르는 게임을 만들다가, 시장이 스마트폰을 원하는 쪽으로 변화하니 그럼 뭐 그것도 넣지. 이왕이면 서로 좀 잘 어울리는 쪽으로다가 … 보통 이런 경우는 대실패가 나오기 마련인데, 파판14의 경우는 대실패는 피한게 확실해요. 게다가 A트렌드 게임 만들 때 쌓아뒀던 컨텐츠는 B트렌드쪽으로 전환하면서도 버리지 않았기에, ‘할거리가 엄청 많아요.’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도 들어요. '프로젝트 뒤집을 시간에 적당히 타협하고, 대신 컨텐츠를 더, 더더, 더더더더더더더 많이 만들면 …?’ 파판은 앞서 언급한 ‘구조적인’ 측면에서 노가다 활용이 용이한 부분도 있지만, 절대적인 양 자체도 굉장히 많은게 사실이거든요. 물론 이건 파판14가 MMORPG라는 발전 속도가 꽤 더딘 장르의 게임이라 그런 걸 수도 있죠. 수년에 걸쳐 하나 나올까말까하고, 디자인 상의 발전은 최신 모바일 장르에 비하면 말도 안될정도로 느려터진. 뭐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개발 중인 게임이 최신 모바일 게임이 아니라면 좀 느려도 괜찮지 않겠어요? 컨텐츠가 많다는 것의 장점은 생각보다 엄청 크더라구요.
  2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는 유명한 엔드 컨텐츠인 "전장"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승리 규칙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전장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알터랙 계곡(이하 알방)"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작년에 Rules of Play가 번역된 "게임 디자인 원론"이라는 책으로 소규모 세미나를 하던 와중에 "게임 이론" 이라는 부분을 공부할 때였는데요, 바로 그 게임 이론의 적절한 예시가 국내 알방의 전략 변화 흐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미나에서 간략하게 이야기했던 내용을 포럼에서 좀 더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게임 이론 경제학에는 "게임 이론"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내용을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정리해볼 수 있는데요. 사전적 정의라 매우 딱딱하니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둘 이상의 개인이나 집단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선택하게 되는 지를,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되는 지를 예측하는 이론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시로는 매우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이론의 한 예시일 뿐이고, 게임 이론을 찾아보면 그 형태와 유형에 따라 매우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궁금하신 분은 별도로 찾아보시면 재미있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2. 와우의 전장 이미 MMOG에서 일반적인 컨텐츠라 다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와우의 전장 컨텐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전장은 공통적으로 퍼시스턴트 필드가 아닌 별도의 인스턴스 존에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양 진영 플레이어들을 매칭 시켜서 진행하는 PvP 컨텐츠입니다. 각 전장은 슈터 장르가 가진 모드들처럼 맵 마다 각각의 승리 규칙이 정해져 있고, 이긴 진영에게는 보상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승리 보상 외에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들의 조건 달성 또는 PvP 컨텐츠인 만큼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처치했을 때마다 약간씩의 보상들을 추가로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전장 컨텐츠의 보상으로는, 강력한 PvP 장비를 얻을 수 있는데요, 결국 전장 컨텐츠를 플레이하는 첫 번째 목적은 PvP 장비의 획득이고, 두 번째는 각종 전장 관련 업적들의 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전장 플레이 자체의 즐거움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알터랙 계곡 알터랙 계곡은 인스턴스 전장 중 가장 대규모인 40 vs 40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입니다. 참여 인원에 비례해서, 실제 지역 자체도 굉장히 거대하게 만들어져 있고요. 그리고 이 지역의 컨셉은 (사실 잘은 모르지만) 마치 미식축구? 럭비? 처럼 전선을 상대 진영 쪽으로 밀어내면서 하나씩 하나씩 거점들을 점령해나가는 거대한 전쟁 서사를 의도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인 판단을 생략한 간략한 정석 진행 흐름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지만 전장이 처음 등장했던 시절부터, 알방 외에도 전쟁노래협곡, 아라시 분지까지 총 세 개의 전장이 공개되었고 각기 다른 스타일의 재미를 제공하고는 있었지만 위의 2. 와우의 전장 에서 정리한 것처럼 장비 획득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제공되다 보니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보상 효율을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큰 규모만큼이나 막대한 플레이 타임이 소요되는 알방은 심지어 한 게임이 1박 2일 동안 유지되는 일이 종종 발생할 정도로 가성비 면에서 최악으로 평가되게 되었습니다. 다만 초기의 와우 PvP 장비는 각 전장별로 승리 보상을 나눠두고 모든 전장의 일정 이상 승리를 달성하도록 강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좋든 싫든 알방을 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4. 첫 번째 전략 변화 - 룰방 알방이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으면서, 정작 시간 대비 습득 보상의 효율은 굉장히 낮은 것에 불만이었던 양 진영의 플레이어들은 담합을 시도하게 됩니다. 진영이나 종족이 다르면 말이 통하지 않는 와우의 특성상 직접 대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제의 정신 지배를 이용한 감정 표현을 통해서, 또는 게임 바깥 커뮤니티 창구를 통해서 암묵적인 게임의 룰을 정하게 되고 그 규칙은 대강 이렇습니다. 룰방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알방의 위상은 180도 돌변하게 됩니다. 본디 대규모 전장이었던 덕분에 다른 두 전장에 비해 보상의 가치가 높게 책정된 알방이었는데, 룰방으로 빠르게 달리니 세 전장 중에 거꾸로 가장 빠르게 끝나는 전장이 되면서 가성비가 정점으로 치솟게 된 것입니다. 각 전장별 보상을 채우고 난 다음 어디든 상관 없이 획득할 수 있는 명예 점수를 모으기 위해서 거의 대부분의 전장 플레이어들이 알방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굉장히 많은 숫자의 검투사 의복 세트가 보급되었고 알방에서 달성한 검투사 세트를 입은 사람들을 일컬어 "알투사"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 였으니까요. 사태가 어느 정도였냐면, 가끔씩 GM 들이 알방에 들어와 "룰방을 하면 모두 부정/악용 플레이어로 간주하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엄포한다는 소문도 돌 정도 였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요. 5. 두 번째 전략 변화 - 룰 브레이크 사실 룰방은 약간 불공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비대칭적 레벨디자인 덕분에 시작 지점에서 적 수장 까지의 얼라이언스 진영 동선이 미묘하게 짧아 타임 어택이 불공정하다는 것이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호드가 강세인 북미 서버의 상황에 맞춰 얼라이언스에게 약간의 어드벤티지를 주기 위해 패치된 내용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얼라이언스는 진영 인구 비율 때문에 전장 컨텐츠에서 유리한 지점을 지키고 있었는데, 레벨디자인 상 실질적인 이득까지 얻게되면서 승리의 부익부 빈인빈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처음과 달리 룰방은 양 진영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드에게는 손해가 된다는 인식이 호드 진영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패배 보상을 받더라도(판다리아의 안개 까지의 와우 전장은 패배 시 승리 전용 추가 보상은 받을 수 없지만 소량의 보상을 획득) 빨리 끝나니까 손해는 아니라는 의견과 양립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채택된 전략이 바로 "룰 브레이크"입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룰방처럼 전원 수장 방으로 달리는 얼라이언스를 방해해 수장 처치 시간을 늦추고, 그 틈에 호드는 빠르게 얼라이언스의 수장을 처치하는 그야말로 배신의 전략입니다. 게임 초반에는 얼라이언스가 의심하지 않도록 룰방처럼 행동하다가, 얼라이언스가 수장을 처치하기 위해 전투를 시작할 때 소수의 방어 담당 호드 플레이어가 개입해 직접적으로 전투를 방해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탱커나 힐러 같은 공략에 핵심이 되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를 처치하거나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 수장NPC가 탱커를 죽이게 만든다거나, 공포나 밀쳐내기 등으로 탱커를 건물 밖으로 밀어내 전투를 초기화 시켜 수장NPC의 HP를 100%로 만드는 등 얼라이언스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빡침이 밀려올 법한 일들을 저지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라이언스가 이 같은 수장 테러에 대처하는 법이 갖춰지자 호드는 다른 방법을 물색하게 됩니다. 이같은 알방의 특성을 이용해서, 호드는 본진의 경비탑 2 개를 은신 클래스로 구성된 별동대를 파견해 지속적으로 복구시키게 됩니다. 경비탑이 파괴되지 않으면 전투사령관이 남아있어 수장은 강력해지고, 강력한 수장을 그대로 공략하는 건 당시의 플레이어 능력치로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수장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경비탑의 파괴가 선행되야 합니다. 그리고 호드의 지속적인 경비탑 복구는 수장 공략 시간의 지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래도 룰방이 효율이 좋지!"라던 호드들조차 조금씩 "테러는 승리의 공식!"이라는 인식에 물들기 시작하면서, 호드 진영 전체에 알방의 테러=승리 라는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그렇게 기울었던 승리의 불균형도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6. 세 번째 전략 변화 - 공멸(共滅) 사실 얼라이언스 진영 플레이어들도 일찌감치 호드의 룰브레이킹을 알아차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끔씩 보복성 맞불 테러를 자행하는 일도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빈도로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얼라이언스가 룰 브레이킹에 미온하게 대응한 이유는 실질적인 체감 피해가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진영 불균형으로 인한 얼라이언스의 매칭 이점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얼라이언스는 매칭 대기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습니다. 따라서 룰방 당시의 호드 플레이어들이 그랬듯, 빨리 지고 패배 보상 먹고 다시 다음 방을 가면 되기 때문에 굳이 긴 시간을 들여 테러에 대응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방이 테러 방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다음 방이 룰방일 수도 있는 거고, 룰방이 아니더라도 또 그 다음 방에 빨리 들어가면 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호드의 룰 브레이킹 빈도가 높아지자, 얼라이언스들도 연속된 패배의 리트라이가 달갑잖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상 룰방이 사라지다시피 한 시점까지 다다르자, 얼라이언스는 결국 맞대응을 선택하게 됩니다. 얼라이언스는 빠른 매칭으로 보상 습득을 더 빨리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호드 진영보다 PvP 장비의 등급이 더 높은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작정하고 맞부딪히면, 사실 호드 입장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매우 오랜 시간 룰방이 지속되어 왔고, 그 뒤에 호드의 테러가 유행처럼 지나가고 난 뒤였기 때문에 사실 정석적인 알방의 전략 싸움이란 태초부터 1박 2일 동안 알방을 플레이하던 와재(...)나 와석(...) 들이나 겨우 기억을 할까 말까한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특별한 우회 전략 없이 순수하게 맵 전체에 전선을 형성하며 힘싸움으로 부딪히기 일쑤였고, 덕분에 호드 진영에서 "테러를 했는데도 졌다."는 의견들이 나타나거나, 양 진영 공통적으로 "알토방이 되살아났다"는 의견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알토방: 알터랙 계곡의 토나오게 오래 걸리는 방의 약어) 7. 네 번째 전략 변화 - 룰방의 귀환 무의미한 알토방의 재림으로 수많은 알투사들이 고통받기 시작하자, 양 진영에서는 룰방을 되살리자는 협상의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승패는 나중의 문제고, 한 번의 게임에서 최대한의 보상을 수확하는 방식으로 조금 개선된 규칙이 제안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알터랙 전장에 새로운 규칙이 적용되게 되었는데 바로 전체 게임 시간을 제어할 수 있는 "군사력"이라는 요소가 추가된 것입니다. 양 진영은 태초의 룰방에 가깝게 부대장을 교환하고 경비탑을 두 개씩 교환한 다음, 전과 다르게 룰 브레이킹의 본진 경비탑 싸움을 룰의 일부로 흡수해 누가 더 빨리 경비탑을 파괴하고 수장 처치에 성공하는 지의 타임 어택으로 새로운 룰을 협상합니다. 덕분에 여전히 최대한의 보상 포인트를 나눠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지형의 불평등도 은신클래스의 탑복구, 탑테러로 극복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협상이 결렬되서 토방 양상으로 치닫게 되더라도, 이미 부대장과 경비탑 2 개의 파괴로 260 점의 군사력이 서로 감소해 340 킬만 서로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되게 되어 최소한 "토방"은 만들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8. 전략의 순환 고리 군사력의 도입 이후에도, 사실 룰방 - 룰 브레이크 - 공멸의 전략 변화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인구 불균형으로 인한 근본적인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호드는 매칭이 느리기 때문에 한 번 매칭됐을 때 최대한 승리를 획득하고 싶은 심리가 강합니다. 그래서 룰 브레이크를 승리 전략으로 선택하기 쉽습니다. 룰 브레이크는 다시 상대 진영의 보복을 부르고, 공멸 구도로 흘러가게 되고요. 공멸에 지친 양 진영을 다시금 협상을 제안하게 되는 끊이지 않는 순환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같은 알방의 흐름은 마치 게임 이론의 여러 가지 내용 중, "반복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와 매우 유사합니다. 일반적인 죄수의 딜레마가 상대방의 선택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반복 가능한 죄수의 딜레마는 이전 선택을 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반복 가능한 게임에서는 팃 포 탯(tit for tat)이라고 불리는 필승의 전략이 있습니다. 이는 AI 대전에서 실제로 필승의 전략으로 검증된 이론으로서 다음과 같은 간단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팃 포 탯의 관점에서 바라본 알방의 전략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협력이 완전한 공평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얼라이언스 쪽에게 조금씩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부분과, 게임의 바깥에서 인구비로 인한 불평등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나 배신은 호드의 몫이고 따라서 팃포탯에 의해 항상 불리한 결과를 안게 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 ---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제법 어렵게 느껴지는 이론들도, 실제 일상에서의 사례들을 보면 친근하게 느껴지고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선택들이, 거시적으로 게임 이론을 증명하고 있는 알방의 사례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재미있으면서, 또한 되새겨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25. 얼마 전 한국어판으로 발매된 GUST 사의 아틀리에 시리즈 신작,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를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중입니다. 이제 진행이 막바지에 달했는데, 얼추 연금술에 대해 큰 그림 정도는 정리가 된 것 같아 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 1. 연금술의 개요 이 작품에서 연금술은 아래와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1-1. 개요: 레시피 확보 레시피를 확보하는 방법은 오직 "참고서를 구해서 읽는다"라는 한 가지 방법으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참고서를 구하는 방법이 실제 레시피 입수 방법이 됩니다. 참고서를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점 구매: "분기"라고 부르는 게임의 진행 단계에 따라 상점에 물건이 추가됩니다. 새 분기가 시작되면 상점에 들러서 새로 들어온 참고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사냥: 강한 몬스터들을 쓰러뜨리면 때때로 귀한 참고서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 과제 보너스: 분기마다 제시되는 목표인 과제를 일정 이상 달성하면, 보너스 형식으로 참고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이벤트: 다른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통해 참고서를 얻기도 합니다. 1-2. 개요: 재료 수집 플레이어 일행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연금술 재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수집 방법은 크게 채집과 사냥으로 나뉘는데, 채집은 필드에 표시된 채집 포인트에서 조사를 통해 실행합니다. 사냥은 필드를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을 퇴치해 전리품으로 연금술 재료를 얻는 방법입니다. 아틀리에에서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이 두 가지 뿐입니다. 아주 가끔 정해진 이벤트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강제적인 경우가 많고, 상시 발생하는 행동은 채집과 사냥 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 개요: 재료 선택 [ 재료 선택 화면 ] 아틀리에로 돌아오면 레시피에 따라 수집한 재료를 넣고 연금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마법사가 되는 방법"이라는 매우 오래된 고전 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에서처럼 재료를 빻거나 굽거나 말리거나 하는 가공법까지 레시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아틀리에 시리즈는 모르겠지만 일단 에스카&로지 에서는) 매우 간단하게 "필요한 재료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재료는 주로 "카테고리"로 표시하지만, 간혹 "특정 재료"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예시 이미지에서 연마제와 축전지는 특정 재료를, 광석과 중화제는 카테고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이템마다 최대 4 개 까지의 카테고리를 가질 수 있으며, 카테고리는 포함 관계가 없이 모두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판타지 세계관이다보니 카테고리의 분류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연료>> 라는 카테고리에는 "치즈 롤케이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열량이 있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야생의 땅:듀랑고의 가죽 장화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그리고 <<조미료>> 카테고리에는 무려 "페어리 더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음식 조미료로 요정 가루를 사용하나 봅니다. /공포 1-4. 개요: 재료 합성 합성은 컨셉에 따라 연금술과 연성으로 나뉘는데, 두 주인공 중 배경 마을 토박이인 에스카(여)는 가마솥을 사용한 연금술을, 중앙 도시 출신인 로지(남)는 연성기를 사용한 연성을 합니다. 연성은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 때 사용하며, 가마솥 연금술은 그 외 모든 조합을 담당합니다. (실로 굉장한 가마솥...) 하지만 이 둘은 분류의 의미만 있을 뿐, 기능상으로 완전히 동일하게 동작합니다. 연금술이나 연성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선택한 재료들을 어떤 순서로 투입할 지, 그리고 투입한 효과를 이용해 어떤 연금 스킬을 사용할 지를 꽤 복잡하게 수행하게 됩니다. 세부 과정은 아래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일단 이 재료 합성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속성별 효과는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템의 옵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옵션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재료 선택 만큼이나 합성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1-5. 개요: 잠재력 선택 조합이 완성되고 나면, 합성 과정에서 축적시킨 속성치로 제품 고유의 잠재력을 발현시키거나, 원재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계승시킬 수 있습니다. 즉 재료 합성으로 주 옵션인 효과를 결정했다면, 잠재력이라는 보조 옵션을 플레이어가 선택해 부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잠재력은 아틀리에의 연금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므로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2. 아이템의 속성 우선 아이템의 종류는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오직 시나리오 진행만을 위해 별도로 구분된 키 아이템 종류는 제외했습니다.) - 소재 아이템: 자연에서 채집과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원재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상점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입수해야 한다. - 사용 아이템: 연금술로 만들 수 있으며,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다. 다시 공격 계열과 회복 계열로 나뉜다. - 조합 아이템: 원재료는 아닌데 그 자체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는 중간 단계의 결과물. 연금술로 다른 무언가를 만들 때 사용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악세사리도 장비 아이템에 가깝지만, 연성이 아니라서 조합 아이템으로 분류되어 있다. - 장비 아이템: 연성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들. 무기는 캐릭터마다 고유하게 정해진 한 종류 씩을 장착할 수 있고, 방어구는 와우의 천/가죽/사슬/판금처럼 캐릭터마다 착용할 수 있는 종류의 범위가 정해진다. [ 아이템 정보 화면 ] 아이템의 "능력"은 장비와 악세서리에만 존재하는 속성입니다. RPG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인 공격력/방어력/민첩성/HP/MP/속성내성의 증감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속성 정보"는 화/수/풍/토의 4 가지 종류가 있으며, 속성치를 갖습니다. "카테고리"는 1-3. 개요: 재료 선택 에서 설명한 일종의 태그 입니다. 아이템 당 최대 4 개까지 부여됩니다. "특성"은 속성 코스트를 n 배 해주거나, 잠재력 또는 효력을 증가시켜주는 각 아이템들의 고유한 속성입니다. 아이템 당 최대 2 개까지 부여됩니다. 위의 속성 정보, 카테고리, 특성 세 속성은 플레이어가 연금술로 변형시킬 수 없는 고유한 요소들입니다. 반면에 아래에서 설명할 "효과"와 "잠재력"은 기본 제공 항목 이외에도 플레이어가 변경할 수 있는 요소이며, 이 효과와 잠재력을 구성하는 것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의 핵심 요소가 됩니다. 특성과 잠재력은 실제 재료 합성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합성 부분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 3. 재료 합성 합성 과정은 간단하게 압축해보자면, 로 이뤄집니다. 3-1. 재료 투입 레시피를 통해 선택한 재료가 화면에 표시되고, 플레이어는 투입 순서를 고르게 됩니다. 투입 순서에 따라 아래에서 설명할 연금 스킬의 사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입하는 순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각각의 아이템은 CP라는 요구치를 갖고 있으며 이는 Cost Point의 약자입니다. 플레이어의 연금 레벨과 연구 등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CP의 양이 정해지며, CP를 넘는 재료는 투입은 되지만 투입 효과인 속성치와 속성 코스트를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투입 단계에서는 연금 스킬에 사용할 속성 코스트의 획득과 CP 관리가 중요합니다. 3-2. 속성치, 속성 코스트, 그리고 연금 스킬 [ 조합 화면 ] 재료를 투입하면 재료가 가진 속성 종류가 속성치만큼 누적됩니다. 그리고 속성별 게이지에 표시된 표시까지 속성치를 쌓으면 "효과"가 발현됩니다. 그리고 다섯 개의 블록으로 표시되는 속성 코스트가 함께 발생하는데, 재료에 "속성 코스트 x n " 같은 특성이 있다면 한 번에 다량의 코스트가 발생합니다. 이 속성 코스트를 소비해 "연금 스킬"을 사용하게 되며 연금 스킬은 속성별로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 화속성 스킬: CP 회복(현재 CP를 증가), 능력주입(선택한 재료의 속성치 증가), 잠재력 각성(속성치 없이도 잠재력 레벨을 증가) - 수속성 스킬: 속성변환(화/수/풍/토 중 원하는 속성 코스트로 교체. 사실 수속성 교체는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능률향상(선택한 재료의 CP를 감소) - 풍속성 스킬: 분열(선택한 재료를 복제 투입), 압축조합(제작 소요 일수나 장착 공간을 축소), 속성 초기화(선택한 속성치를 0으로 만들어 나머지 세 속성치로 분배), 속성치 환원(전체 속성치 일부를 효력으로 전환) - 토속성 스킬: 효력증강(완성품 효력치 증가), 갯수증가(완성품의 수량이나 사용횟수를 증가) - 전속성 스킬: 전력주입(전체 속성치와 효력을 증가), 소재강화(선택한 아이템의 속성치와 효력 증가) (전속성 스킬은 모든 속성 코스트를 동시에 사용) 플레이어마다 운용법이 다르겠지만, 제가 가장 자주 활용하는 조합 순서를 예로 적어 보겠습니다. 사실 중후반까지 진행하면 속성 코스트만 잘 운용해도, 그 과정에서 재료가 복수로 투입되기 때문에 속성치와 잠재력 발현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단계가 되긴 합니다. 어쨌든 앞서 말했듯이 이 합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속성치를 잘 쌓아서 많은 효과를 발견하고 효력과 개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게임 플레이 전체 중에서 플레이어의 미시적인 전략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4. 잠재력 선택 연금술의 마지막 단계인 잠재력은 "발현", "합성", "계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발현: 속성치의 총량에 따라 아이템 고유의 잠재력이 단계별로 발현됩니다. 예를 들어 총량이 10이면 1단계의 잠재력이, 20이면 2단계의 잠재력이 발현되어 추가됩니다. 발현된 잠재력은 합성 이후에 리스트로 나타나며, 최대 3 개의 잠재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하지 않은 잠재력은 모두 소멸됩니다. (추가로 재료 투입 시 제한이 되는 CP처럼 잠재력도 PP라는 요구/제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PP는 Potential Point의 약어입니다.) - 합성: 합성할 수 있는 두 잠재력이 발현되면, 자동으로 합쳐쳐 상위 잠재력으로 강화됩니다. 얼핏 보면 효과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최대 3 개의 잠재력만 선택할 수 있는 제한을 생각하면 1 개로 압축된 것 자체가 굉장한 이득입니다. 또한 합성의 합성까지 감안하면 최종적으로는 그야말로 핵이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잠재력 합성 예시 표 ] - 계승: 완성품이 원래 가지고 있는 발현될 수 있는 잠재력 외에, 투입된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추가로 계승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잠재력 계승이야말로 아틀리에의 핵심이자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계승이라는 요소로 인해 발현과 합성을 모두 고려해 최초의 원재료 입수 단계부터 계획적으로 선택해야합니다. 또한 투입된 모든 재료의 잠재력이 계승되는 것은 아니며, 공격/회복/보조/무기/방어구/장식품과 같은 아이템 유형에 따른 승계 조건을 만족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파괴력 증가"라는 잠재력은 오직 무기를 만들 때만 계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제품을 제작할 때는 잠재력 리스트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앞서 연금 스킬 부분이 플레이어의 미시적인 전략을 요구했던 것과 반대로, 잠재력 계승은 플레이어의 거시적인 전략을 요구하게 됩니다. [ 잠재력 계승을 위한 아이템 유형 ] ---------- 5. 인터페이스 아틀리에의 연금술 인터페이스는 한 화면에 표시되는 구성이나 각각의 GUD가 담고 있는 정보의 표현이 가독성 좋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액션에 대한 이펙트나 사운드의 리액션도 좋고요. 하지만 가장 특기할만한 부분은 재료 부족 시의 플로우라고 생각합니다. 연금술로 제작하려는 제품의 재료가 부족할 때 레시피 보유 여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부족한 재료의 레시피가 없다면: 제작 불가.. - 부족한 재료의 레시피가 있다면: 해당 재료의 제작으로 바로 전환. 재료 제작이 완료되면 이전 제작 메뉴로 복귀해 바로 제작이 가능. [ 레시피가 있는 재료 부족분을 제작하는 화면 ] 이 부분은 마치 모바일 게임들에서 주류로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 플로우"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안그래도 신경쓸 요소가 많고 연계가 복잡한 아틀리에의 연금술 파트에서 이런 플로우의 편의성은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 6. (부록) 듀랑고와 비교 해보기 초반에 카테고리 설명에서 가죽장화를 먹는 "야생의 땅:듀랑고"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 김에, 듀랑고의 크래프팅과 아틀리에의 연금술을 살짝 비교해보겠습니다. 우선, 공개된 정보까지를 종합해보면 듀랑고의 아이템 태그 및 제작 시스템과 아틀리에의 카테고리 및 잠재력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6-1. 유사점 아틀리에는 잠재력의 계승으로 인한 합성이 잘 모를 때는 우연성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오히려 제어가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플레이어의 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바뀌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듀랑고의 태그 역시 제작을 거듭하면서 잠재된 요소가 우연히 발현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있다면 거시적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단지 중간 과정을 얼마나 표시해주느냐 정도의 차이만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6-2. 차이점 듀랑고의 태그와 아틀리에의 잠재력은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집니다. - 듀랑고: 원재료부터 발생한 모든 태그가 제작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계속 유지된다. - 아틀리에: 매 제품의 제작 단계에서 남겨둘 세 개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소멸된다. 두 케이스 모두 공통적으로 거시적으로 통제 가능한, 미시적인 창발이라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모든 속성을 계승하기 위한 고민에 대해서, 아틀리에는 선택과 소멸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영리하게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선정 외에도, 중간 과정의 가공과 결과물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제작 컨텐츠의 즐거움을 상당히 배가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단지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제작하는 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템의 성능 자체를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연금술이 가지고 있는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플레이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14: 렐름 리본의 제작 시스템도 단순히 플레이어가 채집한 재료를 소비해 물건을 제작하는 형태가 아니라, 중간에 "가공"이라는 과정을 통해 결과물의 성능을 재량껏 향상시킬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제작 클래스를 플레이하는 재미가 여느 MMORPG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밴치마크하면 보다 향상된 제작 시스템의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