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a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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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의 단점을 꼽아볼까 하며 처음에 글을 쓰다 주 초에 Heroes of Storm (이하 HOS)을 봐버렸습니다. LOL에 비해 정 반대의 물건이 나왔더군요.
제가 평가중인 AOS게임들의 특색을 비교하자면
LOL: DOTA를 좀 더 캐주얼하게 설계
DOTA2: 기존 DOTA 시리즈의 정통성에 초점을 맞춤
HOS: LOL에서 더 간략하게.
입니다.
1.박리다매
지금 있는 회사에서 개발하는 것도 MOBA류 게임입니다. HOS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모드가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각각 모드가 다양하지만 게임플레이가 그렇게 복잡하게 되어있지 않죠.
LOL이 DOTA에 비해 캐주얼하다 평가한 이유는 라인전을 가져왔지만 denying 과 같은 '라인전보다 더 학습하기 어려운' 부분을 없앴다는 것 때문입니다. HOS의 경우 LOL에는 없는, '맵의 특정 오브젝트를 활용하는' 기능들이 공개된 맵들에 들어가있습니다. LOL의 경우 3개의 라인을 유지하지만 '도타보다는 쉽게!' 정도의 수준입니다. HOS의 경우는 LOL의 라인전을 더 줄이려 했다고 봅니다.
LOL만큼 깊은 학습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데, 심지어 모드의 수도 다양합니다! 복잡한 게임성을 가볍게 하는 대신 물량으로 커버한다는 느낌입니다. 맵이 최소 2개는 더 나올거라더군요
2. 특성을 ingame play로.
사이퍼즈의 경우 아이템을 세팅해서 인게임에서 플레이합니다. 이런 경우 아웃게임에서 캐릭터의 유형별로 보통 최대효율을 내는 세팅을 합니다. 반면 HOS의 경우 아이템을 배제했습니다. 대신 특성을 넣었죠. 특성에 따라 탱커의 플레이를 할 수 있고, 혹은 탱커에서 갑자기 딜러로 변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이퍼즈 하면서 답답했던 점은 내가 예상한 아이템세팅에서 인게임에서 임기웅변식의 변화를 못준다는 것이었거든요.
아이템이 삭제된 또다른 의의는 바로 유저가 다른 유저에게 비난을 할 여지를 없앤다는 점입니다. 마법사 캐릭터를 골랐는데 정작 든 아이템은 물리 공격력을 올려주는 롱소드! 라는 상황이면 보통 LOL에선 '어휴 트롤러' 라며 가끔 부모님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아이템을 없앤다는 건 그런 여지를 줄인다는 것이죠.
또다른 특이한 점: 상황에 따라 궁극기를 선택할 수 있다.
궁극기의 경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인데, 기존과는 다른 기획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아이템을 배제한다는 선택을 더 강화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이템을 빼더라도 아이템의 역할을 할 것이 필요하다 -> 그렇지만 좀 더 가볍게 기획해보자 라는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 막타도, CS도 없고, 킬카운트도 없다.
LOL에서 보통 팀원이 같은 팀원에게 욕을 하는 이유는 내가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 보상을 가로챈다고 느낄 때입니다. 막타를 치면 경험치가 들어오고, 돈도 들어옵니다. 어시스트도 들어오지만 직접 킬을 했을 때보다 보상이 덜하죠. LOL과의 차별화라는 느낌에서라면 긍정적인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잡으면 경험치도 모든 캐릭터가 고르게 나누어 갖는다는 것도 '킬 경쟁'을 완화시키려는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 레벨 좀 낮다고 욕 먹을 일 없고
막타 못했다고 욕 먹을 일 없고
아이템 제대로 못맞췄다고 욕 먹을 일 없고
적 영웅 많이 못잡았다고 욕 먹을 일 없네요
좋다!"
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을 테니까요.
4. 결론
분명히 아이템을 빼더라도 유저는 이런저런 메인트렌드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특성 xxx로 갔네 어휴 저런 초보' 라는 말은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상황을 최소화 하려 했다 라는 점에서는 블리자드의 선택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4.1 캐릭터 vs 맵
라인전은 꽤 하드한 스킬입니다. 이걸 최소화 해버리고 각각의 맵이 가진 게임성들로 커버한다는 것은 LOL처럼 한 맵에 모든걸 걸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컴x스의 '미니게임천국' 같은 느낌의 미니게임 같은 MOBA를 만들어보겠다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LOL이 챔피언 위주로 개발을 하는 것은 신규모드의 비용이 비싸고, 챔피언을 만드는 것이 더 저렴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엇과 블리자드의 개발에서의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게임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MOBA 개발에서는 어떤 쪽에 더 중점을 두게 될까요?
* 사실 '블리자드라서 많은 맵을 넣을 수 있는거 같다.' 라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으로 글을 써봤는데, 생각을 정리하고 고르고 고른 게 이정도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