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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Purple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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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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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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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perplexingsun.wordpress.com/2014/07/22/비욘드-골드/ 오랜만에 번역을 올렸습니다. 디비니티 저널도 재미있지만 디벨로퍼스 컷에 들어있는 문서를 보면 재밌는 내용이 많아요. 문서를 이렇게 그냥 공개하는 게 대단하기도 하고, 기록도 잘 해놨구나 싶기도 하군요.
  2.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얼마 전 코나미를 나온 악마성 제작자 이가라시 코지의 폴리곤 인터뷰 중: “게임이 더욱 하드코어할 수록 캐주얼 시장에 대한 적합성은 떨어진다…안타깝지만 저는 코어 게임을 만드는 걸 잘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만든 게임은 소셜 시장 치고는 너무 하드코어했습니다. 그래서 취소되었지요. 다시 도전했지만 또 취소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했는데 또 취소되었어요. 그런 일이 몇 번 일어났습니다. 제 본질적인 스타일이 하드코어 게임에 더 기울어 있으니까요. 제 창작 스타일, 제가 잘 만드는 게임 경험은 그런 트렌드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 ‘도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작은 당혹감이 있었습니다. 그런 도약을 해내지 못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에 당황했습니다. 그 시기에 팬들은 계속 ‘더 많은 2D 메트로이드바니아를 원한다’고 하는데, 이런 트렌드를 쫓아가야 하는 저로서는 그 팬들을 기쁘게 해줄 수 없다는 점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전환을 이룰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계속 만들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실망감이 있었습니다. [...] 저는 단순한 욕구를 가진 단순한 인간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내놓고 팬들이 내가 만든 것에 기뻐하는 과정, 그걸 하고 싶습니다. 지난 2년 동안은 여러 이유로 그 과정을 완수하지 못했어요. 완수할 수 있다면 저는 정말로 행복할 겁니다. 이게 바로 제 스튜디오로 하고 싶은 일입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임을 내놓는 것.” 회사를 나온지 며칠 안 되어 구체적인 계획도 새 회사 이름도 없지만, 자신이 만들고 싶고 팬들도 바라는 하드코어한 게임을 만들 거라고. 크라우드펀딩도 염두에 두고 아마네 미치루와 코지마 아야미가 함께 할 수도 있다고. ==== ...라고 블로그에 올린 걸 가져왔습니다.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이가라시에게 제안을 던지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팬덤도 있는 만큼 킥스타터도 잘 준비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군요.. 한 편에선 소셜과 모바일의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한 편에서는 인디와 스팀, 킥스타터, 알파 펀딩 같은 다양한 형태로 만들고 싶은 게임들, 틈새 하드코어 장르들이 살아갈 길이 생긴다는 게 요즘 게임계가 볼만한 일이네요..
  3.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gamesindustry.biz/articles/2014-02-14-gaynor-on-gone-home-reception-and-steam-sales ===== [...] "짧지요." 게이너는 인정했다. "어떻게 탐험하느냐에 따라 둘에서 세 시간 정도 됩니다. 그리고 20달러죠. 어떤 사람들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아무렴요. 저희는 스팀 세일을 고려해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기에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라면 객관적으로 정당한 가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서 출시 몇 달 뒤에는 10달러가 되었죠. 연휴 세일 동안에는 5달러 정도 됐습니다. 그게 지금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의 현실입니다. 상대적으로 말해서 그리 많은 사람이 정가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아요." 한 배급 채널에서 시행하는 계절 프로모션이 게임의 가격처럼 중대한 요인을 좌우한다는 게 이상하게 들리는 만큼이나 게이너는 그게 지금 인디 개발자들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그걸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격을 책정하기 전에 스팀 세일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겁니다. 스팀에 들어가서 게임을 팔기 시작하면 판매의 75퍼센트 이상은 스팀에서 옵니다. 이건 모두들 알죠. 특히 스팀 세일에서요." 게이너는 말했다. "거기서 많이 팔리니까요...10년 후면 스팀 세일 같은 건 생각할 필요도 없을지 모르죠. 5년, 6년, 7년 전만 해도 앱은 별 거 아니었잖아요. 이젠 모바일로 뭔가 만든다고 하면 아이튠즈로 가서 거기서 어떻게 팔까 생각해야 하죠. 어떻게 거기 맞춰 홍보하고 가격을 책정할까 생각하죠. 저는 스팀이 굉장히 긍정적인 존재라고 봅니다. 아마 지난 10년 인디 게임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일지도 몰라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팔 수 있게 되었으니 그 플랫폼 안에서 다가갈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거지요." [...]
  4.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gamesindustry.biz/articles/2014-02-12-retention-is-not-the-same-as-happiness 번역 제목은 좀 이상하지만 그냥 봐주시고요(..) ===== SOE 프리 렐름스의 전 크리에이티브 리드 라랄린 맥윌리엄스는 F2P 개발사들이 게임의 로드맵을 세울 때 측정을 기반으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해왔다. 데이터는 게임의 많은 부분을 나타내 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시아 외의 시장에서 F2P 사업 모델 성장에 관해 맥윌리엄스는 노련한 베테랑이다. 프리 렐름스의 크리에이티브 리드로서 그녀는 당시 서양에서 시도된 가장 야심 찬 F2P 게임 중 하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거의 10년 동안 F2P 모델을 생각하고 만들고 보니, 그녀는 게임 디자인을 측정이 지배하는 경향에 대해 어떤 결론에 도달했다. 근본적으로 측정은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의 정서적 애착을 나타낼 수 없고, 어떤 경우에는 오도한다. "사랑을 측정할 수단은 없죠. 수량화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그녀는 캐주얼 커넥트 유럽의 한 세션에서 이야기했다. "유지[리텐션]는 행복과 같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경험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약해진 이후에도 계속 참여하는 경우는 모든 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진행이 지루해지더라도 TV 쇼를 계속 본다. 오래 전에 정점을 지난 소설 시리즈를 읽는다. 흥미를 잃고, 심지어 원망하기 시작한 게임이라도 플레이한다. 맥윌리엄스는 측정이 이런 과정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기, 동기는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한다고 본다. 그녀는 겉보기에 효과적이지만 온라인 게임의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성질 때문에 혼동을 일으키기 쉬운 기법의 한 예로 A/B 테스트를 들었다. A/B 테스트는 통제된 환경에서 시행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게임 디자인에 대한 주요한 결정이 그 결과로부터 직접 영향을 받는다. "정말 몇 달이 지나면 게임의 모든 플레이어가 지금까지 해놓은 A/B 테스트와 업데이트의 프랑켄슈타인이 됩니다." 그녀는 말했다. "한 A/B 테스트로부터 내린 결정이 반드시 게임 전반에 있어 좋은 결정은 아닙니다." 맥윌리엄스에 따르면, 통제감과 확신감을 부여해주는 측정의 세세한 디테일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라이브 환경에서 게임 운영의 현실은 높은 암벽면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땅에 서서 계획할 수 없는 것이다. 직접 올라가서 다음에 손을 뻗을 곳을 찾아볼 수 밖에 없고, 여기서 강렬한 본능은 지형 측정 만큼이나 유용할 수 있다. "요는 저희가 게임 디자이너로서 논리와 정서를 결합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녀는 말했다. "그게 절대 측정만으로 디자인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맥윌리엄스 자신이 플레이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해답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그것이 열린 주제이고 깊고 세세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가지 만큼은 보다 확신에 차 말했다. 모바일 플랫폼의 평균 플레이어 수명을 보여주는 (시간에 따라 급격하게 감소하는) 한 도표를 꺼내며 그녀는 말했다. "저는 이게 미친 헛소리라고 봅니다." 그녀는 너무도 많은 개발자들이 기본적으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높은 이탈율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플레이어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한 게임의 예로 에버퀘스트를 들었다. 이어진 Q&A 시간에는 유비소프트의 수석 온라인 게임 슈퍼바이저 토이트 바이데만이 맥윌리엄스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사람들은 저희가 하는 게 온라인 게임 사업이라는 점을 잊습니다." 그는 말했다. "사람들은 측정을 보고 수익화만을 생각하죠. 유비소프트에서 저희는 플레이어를 '팬'이라고 부릅니다. 전혀 다르게 생각하게 해주지요."
  5.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디스이즈게임에 연재하는 가마수트라 골라보기가 5개월 만에 돌아왔슴다. 이번에는 그렉 코스티키안의 "윤리적인 부분유료화 게임 설계"입니다. 윤리적인 부분유료화 설계가 게임의 장기적인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합니다.. http://www.thisisgame.com/webzine/series/nboard/212/?n=52851 다음 가마수트라 골라보기 번역도 준비중입니다..
  6.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design-play-textcube.blogspot.kr/2013/11/blog-post.html 오랜만에 디자인과 플레이 번역소에 새 번역글을 올렸습니다. ETC 프레스에서 낸 보드 게임 디자인 책에 리처드 가필드가 쓴 글입니다. 고전이면서 현대에도 많은 이들이 즐기는 카드 게임(들)인 포커에서 게임 디자이너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이야기하고 역사적 게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가필드 글은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번역도 하나 대기하고 있습니다. 매직 더 게더링 잡지에 실린 거라 허락은 못 받으니 디플에는 못 싣고; 번역 등등 이상한 부분, 잘못된 부분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리차드 개리엇이 만드는 새로운 RPG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의 하우징 시스템에 대한 폴리곤 기사를 번역했습니다.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는...음...울티마 4 같은 퀘스트, 울티마 7 같은 세계 상호작용, 울티마 온라인 같은 MMO 가상 세계 등 울티마 시리즈의 모든 장점을 모아 만든다는 RPG입니다. 킥스타터 이후 3개월 동안 개발한 버전을 보여주는 게임플레이 영상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본문에서 언급되는 스타 롱은 울티마 온라인 오리지널의 디렉터이기도 했습니다. (이 번역은 개인 블로그에도 함께 올렸습니다.) ===== "랜드 러쉬(land rush)가 있겠죠. 땅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있을 겁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의 후원자인 티나 스와포드(Fireangel)의 말이다. 그녀는 개발사(포탈라리움)가 게임 속 판타지 세계에서 정착할 수 있는 대지를 플레이어에게 유한하게 배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게임의 디자이너 리처드 개리엇(로드 브리티쉬)은 또 다른 디자이너 스타 롱과 함께 증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게임 속 거주지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온갖 예기치 못한 귀결을 불러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옛 미국 서부에서 팔렸던 것과 비슷하게 이 증서에는 특정한 대지를 명시하지 않고 정착할 권리만 담고 있다. 미리 지정한 날에 개리엇이 땅을 개방하면 플레이어들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동산을 찾아 나서게 된다. 말 그대로 캐릭터들이 달려가서 좋은 땅에 말뚝을 박는 것이다. 나팔을 요란하게 울리면서 마차가 줄지어 달리고 부머들이 모자를 휘날리며 넘실거리는 구릉을 달려 좋은 땅을 찾았던 낭만과 혼돈의 옛 미국 서부 랜드 러쉬와 같다. 이것은 어쩌다 나타난 공통점이 아니다. 개리엇과 롱은 게임을 디자인하면서 오클라호마 랜드 러쉬 같은 사건을 연구했다. 개리엇의 게임들을 오랫동안 플레이해온 스와포드는 1889년에 5만 명의 정착민들이 2백만 에이커의 지역을 둘러쌌던 바로 그 오클라호마 주에 산다. 당시 낙원의 한 구획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지정된 날(4월 22일 정오)이 오기 전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이 난 가족들은 미 육군 장교들에게 제지를 당했었다. 스와포드는 가상 세계 속 땅과 건물이 하는 역할도 아는 사람이다. 스와포드가 속해 있던 《울티마 온라인》의 불타는 심장 길드가 UO 안에 자기들 마을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은 새롭게 얻은 땅에 건물을 지음으로써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적대적인 환경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고, 끼리끼리 모여서 살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공동체와 바깥 세상을 분리하는 미국적인 욕망을 표출했다. 메노나이트 유토피아부터 울타리로 둘러싸인 사유지까지, 뉴 잉글랜드 창설자들의 빛나는 이상부터 문화와 인종, 경제성을 알아볼 수 있는 현대적 동네의 만화경까지, 짓는다는 행위는 미국 역사 전반에 걸쳐 집단을 분리하고 기념했으며 그것이 곧 식민의 역사이다. 욕망은 보편적이다. 하지만 미국적 욕망은 정착민들이 손수 얻었던 땅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처럼 각별한 포상에서 비롯되었다. 귀중한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거기서 얻은 역사의 교훈은 플레이어가 거주할 가상의 숲과 초원을 직접 만드는 이 게임 디자이너들도 잊지 않았다. 롱과 개리엇은 울티마 온라인》의 훌륭한 부분, 플레이어가 샌드박스에서 직접 개인 재산을 소유하고 지을 수 있는 점을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에서 되돌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두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플레이어 건축은 별개의 다른 세계, 미니 게임 같은 방식이 아니라 게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최대의 가치를, 그에 따라 욕망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땅의 공급은 유한해야 한다. "《울티마 온라인》, 그리고 어쩌면 《스타 워즈 갤럭시》 이후로는 거의 모든 플레이어 하우징이 인스턴스화되어서 공간의 공급이 무한이었죠." 롱은 말했다. "그래서 하우징은 연속된 게임 공간에서 분리되었고 사회적 경험이라는 그 목적이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사실상 다른 지도에 있는 거니까요." 그는 플레이어들이 땅을 소유하고,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낚시를 하고, 흙을 뒤집도록 해 멀티플레이어 세계의 가장 바람직한 특성인 '경제'를 만들고자 한다. 땅에는 세금이 붙으니 플레이어가 그 환경과 상호작용하도록 격려한다. 플레이어는 (공식적으로는) 게임 내 화폐로만 재산과 땅을 타인에게 팔 수 있지만, 포탈라리움이 취하게 될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금 암시장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포탈라리움은 땅을 현금으로 판매하면서 개발비를 모으고 있다. 킥스타터에서 450달러 이상을 낸 고액 후원자는 큰 몫의 땅을 얻을 수 있고 때로 물가에 인접하는 등의 특별한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 내년에 출시될 이 게임의 플레이어가 될 사람들을은 150달러에 증서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 같은 게임(그 안에 거주할 수 있는 게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가상 재산의 가치를 인지하고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사람들이 가치와 애착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롱이 말했다. "우리는 번영하는 경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집과 사업이 사람이 많은 곳에 위치하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에는 제작 시스템 역시 들어간다. 인공물과 상품을 구입하고 팔고 교환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모든 멀티플레이어 커뮤니티처럼 개인의 세력 확대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온갖 가구가 포함된 장기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싶다면 큰 도시의 좋은 땅덩이를 찾아야 마땅하다. 로리 트렐리번(Dame Lori)은 자칭 개리엇 팬이자 오랜 시간 울티마 플레이어이고,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의 후원자이자 팬 사이트 블로거이다. 그녀는 짓는 걸 좋아하는 플레이어기도 하다. "저는 하우징을 좋아합니다." 그녀는 말했다. "울티마 온라인에서 정말 재미있게 했었죠. 물건을 파는 가게를 만들 것 같으니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좋은 모양으로 만들어야죠." 그녀는 물가에 인접한 증서를 가지고 있다. "뒤쪽에서 낚시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1898년의 정착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계획 있는 행동이 현명하다. 스와포드는 캐릭터를 정말로 성장시키기 전에 전 세계를 발로 여행하면서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그와 비슷하게 트렐리번은 베타를 이용해서 가장 좋은 정착지를 찾아볼 생각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한다. 오클라호마 랜드 러쉬 당시 좋은 땅에 도착했더니 지정된 날짜 전에 당국을 피해 비겁하게 숨어 들어온 부패한 관리나 "수너"(sooner)가 있었다는 상황이 드물지 않았다. 비록 개리엇의 대체 자아인 로드 브리티쉬의 불 같은 시선 아래서 치팅은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상황은 혼돈이 될 것이다. "베타가 시작되면 모두들 최고의 땅을 찾아 다니겠죠." 트렐리번이 말했다. "울티마 온라인의 땅이 열렸을 때 이미 목격한 일입니다. 언제나 광적인 러쉬가 있어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그런 상황을 펼칠 준비가 되어있겠죠. 저도 그럴 겁니다. 계획을 세우고 앞서서 전부 차지해야지요. 그게 다 재미입니다." 롱은 질서를 위해서 땅에 정착할 수 있는 시간을 다르게 해 일찍 더 많은 돈을 후원한 사람들이 가장 좋은 땅을 고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물론 늦게 들어온 사람들은 집이 없어 실망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게임은 그저 정착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는 옛날식 의미로 RPG이며 플레이어가 온갖 활동에 빠져들 수 있는 오픈 월드다.) "1차 증서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정착할 수 있고 그 다음이 순서대로 가게 되죠." 커뮤니티의 활동적인 멤버이자 디자이너들과 게임 세계의 발전 방향을 의논하기도 하는 스와포드가 말했다. "먼저 잡는 사람이 잡는 겁니다." "플레이어가 충분히 모인다면 에피소드 1에서는 땅이 다 사라지겠지요." 롱이 말했다. "더는 남은 게 없을 겁니다. 그 시점에서 플레이어끼리 거래하는 2차 시장이 활기를 띌 거라고 생각합니다." 뒤이은 에피소드의 계획도 있다. 당연히 새로운 땅도 열리고 다시 랜드 러쉬가 펼쳐질 것이다. (역주: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는 총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계획되어 있고 에피소드 별로 새로운 지역과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롱이 옛 서부의 랜드 러쉬를 연구한 것은 그가 그리는 계획의 "완벽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서부 확장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새로운 땅이 발견되고 거래되는 그런 행동들이 저희는 보고 싶은 겁니다. 물론 게임 안에서는 다르고 까다로운 일입니다만, 플레이어들에게 더욱 흥미로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 영향으로 저마다 의지를 지닌 커뮤니티가 모일 거라고 말했다. 울티마 온라인 시절 붙타는 심장 길드는 자신들의 영토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모으려고 열심히 일했다. 스와포드가 회상하길 그들이 그랬던 이유는 즐거웠기 때문, 그리고 약자를 괴롭히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그리퍼(griefer)를 막는 것이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정착민이든 폭력으로부터의 보호는 가장 큰 관심사였다. "저희는 인접한 땅에서도 사람들이 직접 그룹을 형성할 거라고 믿습니다." 롱이 말했다. "시간이 흘러 어떤 마을은 특정한 성격으로 자신들을 규정하기 시작할 겁니다. 어떤 집단은 게임 세계의 자연, 근방의 자원에 영향을 받겠지요. 하지만 어떤 집단은 모험이나 정원, 상업 같은 공통된 플레이 패턴으로 규정될 겁니다. 여기서 정말로 흥미로운 것은 PvP나 민맥싱(min-maxing), 롤플레잉처럼 대립되는 이념을 가지고 형성되는 집단이 있을까 하는 겁니다." 현실 세계처럼 플레이어들은 이념에 따라 공동체를 형성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쉬라우드 오브 아바타》는 새로운 땅에 모인 미국 공동체 같은 모습을 취하기 시작하고 있다.
  8.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thisisgame.com/webzine/series/nboard/212/?series=12&n=48636 데헤 베테랑 게임 개발자 더그 처치가 1999년 게임 디벨로퍼 매거진에 기고한 "형식적 추상 디자인 도구"의 번역이 TIG 연재 코너에 실렸습니다. 20년 동안 가마수트라와 게임 디벨로퍼 매거진에 실렸던 좋은 글 앞으로 하나하나 번역해나가려고 합니다. 오역이나 잘못된 표현 있으면 알려주시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 디자이너 분들을 위한 번역이니 즐겁게, 유익하게 읽으시면 좋겠고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나눌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 아, 그리고 번역하면 좋을 글도 추천해주시면 좋습니다 :twisted:
  9.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80년대 컴퓨터 게임 초기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GDC의 창립자인 크리스 크로포드가 1986년에 쓴 책 《밸런스 오브 파워》에서 발췌했습니다. 크로포드가 만든 동명의 게임을 디자인한 과정을 다룬 책인데요. 디자인과 플레이 번역소에 조금씩 연재했(다가 갑자기 중단되었)던 걸 읽어본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래 발췌한 내용은 책의 1장에서 크로포드가 게임 디자인의 사실성에 대해 역설하는 부분입니다. 게임에 있어 사실성이란 무엇인가, 게임이 어느 정도의 사실성을 취해야 하나, 어떤 종류의 사실성을 취해야 하나...86년에 쓰였지만 정말 훌륭한 글입니다. :ugeek: 책 자체는 예전에 디자인과 플레이에서 연재했던 부분까지 해서 절반 정도 번역되어 있는데, 다 번역해서 매끈한 전자책으로 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언젠가 8-) 일단 되는 대로 좀 다듬긴 했지만 기본은 몇 년 전의 번역이라 오역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 《밸런스 오브 파워》는 핵무기 시대의 지정학에 대한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미국의 대통령이나 소련의 서기장 역할 중 하나를 선택하면, 컴퓨터는 상대편 지도자의 역할을 맡는다. 게임의 목표는 플레이어가 이끄는 국가의 위신을 높이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 위신이란 국가가 세계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호의와 존중을 받는 정도를 나타내며, 국가의 군사력에 좌우된다. 플레이어는 최대한 많은 강대국을 우호국으로 만들고 적대국은 적게 만들되 가능한 약소국이어야 한다. 게임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전세계를 지정학적 무대로 한다. 어떤 곳에서는 내란이 일어나 국가의 안정을 위협하고, 어떤 곳에서는 반란이 일어나 정부에 도전하는 군사적 행동으로 전개되며, 또 다른 곳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나 정부 지도자를 내려 앉히고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선다. 초강대국이 약소국을 외교적으로 위협하면 약소국이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호의적인 자세를 취하는 핀란드화도 나타난다. 플레이어는 이 모든 종류의 사건을 국가의 위신을 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플레이어와 우호적이지 않은 정부가 반군 게릴라들을 상대로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경우 그 반군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모험을 좋아한다면 반군('자유의 투사들'?)을 도울 군사를 파병해 상황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 반군이 정부를 전복하는 데 성공한다면 새 정권은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플레이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것이다. 플레이어와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가 불안정해지기 쉬운 상태라면, CIA의 적절한 압력을 통해 기존 정부 지도자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우호적인 지도자를 앉힐 수도 있다. 아니면 그저 외교적 위협을 가해서 겁을 주어 핀란드화하도록 할 수도 있다. 물론, 상대 지도자 역시 플레이어의 우호국을 상대로 똑같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우호국을 보호하려면 대책을 취해야 하는데, 먼저 우호적인 정부에 무기를 주거나 부대를 파견(특히 반란을 일으킨 자들을 상대로 유용하다)해 도와줄 수 있다. 또 경제적 지원을 통해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면 발생 가능한 쿠데타를 방지할 수도 있다. 아니면 어쨌든 그냥 위협해도 된다. 그렇게 하면 상대편 지도자의 위협에 대한 우호국의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다. 물론, 상대에게 어떤 의도가 있을지 모르니 조약은 준수해야 한다. 플레이어는 세계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에 자유롭게 관여할 수 있고, 상대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상대방의 묵인을 조건으로 한다. 상대방이 플레이어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할 여지를 남겨 놓는다면, 그 쪽에선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는 게임의 가장 극적인 순간인 '위기'로 이어진다. 플레이어는 그 요구에 둘 중 한 가지 방법으로 응할 수 있다. 요구를 받아들여 한 발짝 물러나 행동을 철회하거나, 단호하게 요구를 거절해 위기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공은 상대편으로 넘어간다. 이번엔 상대편에서 물러설 것인지, 아니면 그 결정에 장단을 맞춰 위기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지 결정한다. 위기 수준의 상승과 하강의 과정은 어느 한 쪽이 물러서거나 위기가 '데프콘 1'의 수준으로 상승할 때까지 이어진다. 어느 한 쪽이 물러선다면 그 국가는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상당한 위신을 잃게 되고, 말만 크게 하고 꽁무니를 빼는 나라가 되어 버린다. 만약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고 데프콘 1에 달한다면 핵미사일이 발사되고 세계는 핵의 불바다 속에서 자멸하게 된다. 모두 지는 것이다. 때문에 《밸런스 오브 파워》는 판단의 게임이다. 초강대국의 지도자인 플레이어는 자신이 취하는 행동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의 깊게 가늠해야 한다. 세계 정세를 잘 살펴보면서 상대방이 어느 부분에서 물러서지 않을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기회주의적 행동이나 허세 속에서 그런 중대한 문제를 골라낼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플레이어의 노력을 돕고자, 《밸런스 오브 파워》는 세계의 국가들에 대해 엄청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 맵' 시스템을 통해 세계 각 국가의 반란, 지역적 불만, 외교적 관계 등 많은 변수를 그래픽으로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잠비아에 얼마나 많은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는지 알고 싶다면, 표시되는 숫자를 보면 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건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다. 그 풍부한 디테일은 실제로 있을법한 매력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실제로 있을 법한 인상과 현실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게임이 지정학적 과정의 역동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본떴을까? 그 질문에 대한 완전한 답은 제5장에서 나올 것이다. 1장에서는 《밸런스 오브 파워》의 사실성 문제에 대해 서론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 도입부를 읽고 나면 뒤이은 내용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1. 게임과 시뮬레이션 많은 사람들은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차이를 혼동하며 둘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어떤 단어의 진정한 의미는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지 안에서 정의되므로, 나에게 '게임'이라는 단어의 궁극적이며 진실하고 최종적인 정의를 내릴 권한은 없다. 하지만, 그 의미가 너무 넓으면 활용하기 곤란하니 좀 더 정확하게 바로잡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모호한 단어가 혼동을 부른다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이유는 충분하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은 그것이 현실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그 디자이너(설계자)의 의도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시뮬레이션은 그 분야에 가장 해박한 전문가가 인정할 정도의 사실성으로 시스템의 작동을 표현하려는 진지한 시도다. 시뮬레이션은 흔히 다른 수단으로는 알 수 없는 특정한 상황 하 시스템의 작용을 예측하려고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항공기 설계자들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자신들의 구상을 시험해 본다. 항공기를 만들고 추락하는 걸 본 다음에야 고치러 가는 것보다는 컴퓨터에서 항공기의 작용을 모의해보는 것이 더 값싸다. 핵무기 설계자들도 설계를 다듬는 데 시뮬레이션에 크게 의존한다. 새로 만든 20메가톤 수소폭탄을 어떤 도시에 시험해 볼 수 있겠는가. 그래서 컴퓨터로 시험을 해 본다. 시뮬레이션의 또 다른 흔한 용도는 훈련이다. 군대는 1830년대 프로이센 이래로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오고 있다. 커다란 테이블에 군부대를 나타내는 표지들을 놓고 지휘관들은 가상의 전투에서 군대를 움직이는 세부 규정들을 의논한다. 시뮬레이션 훈련의 가치는 1866년과 1870년, 프로이센군이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치고 프랑스군을 치기 전까지는 다른 군의 조롱거리였다. 다른 국가들은 그 뒤에야 재빨리 군사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 (...) 시뮬레이션은 업무 훈련에도 사용된다. 야심 있는 경영자라면 시뮬레이션 속에서 값싼 실수를 해볼 수 있다.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세워 연구, 개발, 제조에 투자하는 자금의 양을 바꾸어도 보고, 모의된 회사가 경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늠해 본다. 시뮬레이션은 어떤 사업에서든 복잡한 상호관계성을 명료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조직 안에서 생각을 나누는 데 필요한 공통의 원칙도 제공한다. 만약 회사의 모든 경영진이 같은 시뮬레이션을 경험해본다면 서로 생각을 나누기 더 쉬울 것이다. 이 모든 사례를 볼 때 분명한 사실은 시뮬레이션의 이용 가치란 세부적인 사실성에 있다는 것이다. 항공기의 시뮬레이션은 반드시 새 항공기의 이륙을 정밀하게 예측해야 한다. 잘못된다면 항공사고로 이어진다. 만약 핵무기 시뮬레이션이 수소폭탄의 중성자 공급을 잘못 계산한다면 전투에서 폭발하지 않아 설계자에게는 낭패가 될 것이다. 만약 사업 시뮬레이션이 경영자에게 광고 예산을 잘못 판단하게 한다면, 그 회사는 업계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 모든 경우 시뮬레이션은 수많은 세부사항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세부사항은 수량적인 개념으로 구성된다. 게임의 의도는 그것과 전혀 다르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관계는 그림과 설계도의 관계와 같다. 집을 그린 그림은 집에 대한 정서적인 인상을 주지만, 집의 설계도는 목수가 창턱을 정확히 어디에 달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게임은 시뮬레이션과 유사하면서 품질이 낮춰진 형태가 아니다. 게임은 더 넓고, 덜 수량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그림이 집을 짓기 위한 기초로 사용될 수도 없고, 설계도로 어린 시절을 보낸 집에 대한 감정을 전할 수도 없다. 그 차이는 부드러운 개념과 단단한 개념의 차이에 있다. 측정할 수 없는 것과 측정할 수 있는 것의 차이다. 시뮬레이션과 게임은 전혀 다른 메시지로 소통하려 한다. 시뮬레이션은 기술적 정보로 소통하고, 게임은 예술적 메시지에 가까운 어떤 것으로 소통한다. 복잡성 실제 사례로 오면 시뮬레이션과 게임의 "정보 대 예술" 구분이 여러 이유로 불분명해진다. 가령 저가의 오락용 비행 시뮬레이터는 일반적인 소형컴퓨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으로 연산한다는 점은 수백만 달러의 전문 시뮬레이터와 다르지 않다. 일반 소비자용 비행 시뮬레이터조차도 양력, 고도, 대기 속도 같은 것을 연산한다. 그렇다면, 그것이 전문가용 비행 시뮬레이터와 다른 점이 뭘까? 그 답은 앞서 말했던 "세부적인 그럴 듯함"에 있다. 시뮬레이트된 항공기가 30도의 뱅크각에 180노트의 대기속도에서 8,000피트 상공으로 올라가도, 소형컴퓨터용 비행 시뮬레이터는 그 결과인 양력을 아주 정확하게 계산할 의무가 없다. 근사치를 만들어내거나 몇 가지를 생략해도 화를 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대로, 전문 비행 시뮬레이터는 양력을 보다 정밀하게 계산해야 한다. 그게 유일한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만약 조종사가 시뮬레이터의 결점 때문에 부정확한 반응을 보이는 시뮬레이터로 훈련한다면 실제 비행에서도 실수를 반복해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이것이 오락용 비행 시뮬레이터가 작은 힘을 가진 소형컴퓨터에서 실행되는 반면, 전문 비행 시뮬레이터는 대량의 램을 가진 강력한 컴퓨터를 요구하는 이유다. 작고 세세한 사항들을 모두 정확하게 연산하려면 엄청난 연산력을 필요로 한다. 소형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시뮬레이션은 여러 부분을 생략해야 한다. 가정용 비행 시뮬레이터 역시 다른 면에서 만족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가정용 비행 시뮬레이터는 실질적인 정확성보다는 그 환영을 만들어내야 한다. 시각적이고 정신적인 암시들을 조정해서 사용자의 불신을 없애줄 '정밀도'라는 이름의 환상을 만들어 내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사용자는 어느 정도 정서적인 수준에서는 자기가 컴퓨터 키보드 앞에 앉아있는 게 아니라 항공기를 운전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요구사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플레이어가 비행기를 급강하시키면 가속해야 한다. 하지만, 가속율의 정확설은 사용자에게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종석에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리고 속도계가 올라가며 엔진이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디자이너에게 그런 것은 부차적이며 가속의 정확성에 더욱 집중한다. 하지만 게임 디자이너는 환영을 만드는 데 피땀을 흘린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또 다른 차이점은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명료한 대립을 기대한다는 점이다. 실제 세계에서 대립은 다양한 사회적 제어에 의해 완화된다. 대립은 인간의 활동에서 피할 수 없지만, 도덕관과 심리적 억압의 복잡한 조합이 대립을 약화시켜 생산적인 결과로 전환한다. 그래서 단순히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되는 간단하고 직접적인 대립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갈망이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 상업적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면 대립을 강조하고, 피를 보고 싶은 욕망을 좌절시키는 억압은 제거하라. 모든 게임이 피가 튀는 슈팅 게임이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대립의 성질을 뚜렷하게 강조하고, 실제 세계의 대립에서는 보기 힘든 감정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해결법을 제공해야 한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차이를 만드는 세 번째 요인은 게임의 접근성이다. 시뮬레이션은 사용자가 긴 문서를 읽거나 장황한 준비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반면, 게임은 즉시 그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별 득도 없는 길고 지루한 설명서를 가진 게임에 관대하지 않다. 그런데 《밸런스 오브 파워》는 게임 시장에서 가장 지나치게 요구 사항이 많은 게임 중 하나로, 두터운 설명서가 게임의 필수 구성 요소이다. 2. 지정학을 모델링하는 게임의 함축 지금까지 논했던 것들을 이해했다면 다음 질문의 답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밸런스 오브 파워》는 얼마나 사실적인가?" 이 게임이 반드시 근본적으로 부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건 현실을 표현한 게임이다. 하지만, 동시에 필연적으로 현실을 왜곡해야 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은 지정학적에서도 대립을 더 두드러지게 만들었고,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한 관점으로 나타냈다. 현실을 왜곡했다고 해서 이 게임이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아니다. 좋은 초상화가는 대상의 얼굴에서 성격을 드러내는 특징들을 강조하고 그 특징을 단순화한 표현으로 절충한다. 이 과정에서 화가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현실을 왜곡하지만, 현실을 부인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생각해보자. 게임 상에 얼마나 많은 국가가 표현되어야 할까? 언뜻 생각해 보면 세계의 모든 국가를 포함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분명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답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지정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게임이다. 문제는 모든 국가를 포함하는 것이 과연 지정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표현의 명료함을 높이느냐, 낮추느냐다. 세계 150여 개 국가 중 대부분은 어떤 사건이 터져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전까지는 수십 년을 평화 속에서 지낸다. 얼마나 많은 미국인이 미국이 침공하기 전의 그레나다를 알고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미국인이 카빈다, 안도라, 샌 마리오, 오맨, 부룬디, 기니비사우, 가봉 같은 국가들을 들어보기나 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리타니아와 모리셔스의 차이를 알고 있을까? 거대한 지정학적 힘의 작용을 이해할 때 이 작은 국가들을 모두 포함한다면, 주의가 분산되지 않을까? 지정학의 체계는 두 개의 초권력, 십 여 개의 주류 권력, 수십 여 개의 비주류 권력, 그리고 수많은 무(無)권력 국가로 이루어져 있다. 무권력 국가들이 지정학적 무대에서 맡는 역할이란 체스에서 졸이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게임이든 지정학적 과정의 본질을 밝히겠다면 먼저 초권력에 집중해야 한다. 초권력이 싸움에 이용할 졸도 분명 있어야겠지만, 그 역할은 항상 부차적이다. 나는 《밸런스 오브 파워》를 디자인하면서 무권력 국가들을 너무 많이 포함하면 게임에 해가 되리라 판단했다. 만약 시뮬레이션이라면 그것이 긍정적인 요소가 되더라도 말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62개 국가만을 포함했다. 사실성을 높여주는 디테일은 시뮬레이션에는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 무권력 국가를 너무 많이 넣으면 혼란을 일으킬 뿐이다. 《밸런스 오브 파워》에 작은 국가를 필요 이상으로 넣는 것은 말 그대로 쓸데없는 일이며, 책상을 어지럽히는 것이고, 머리만 복잡하게 할 뿐이다. 상대적 사실주의 이 게임의 사실성에 대해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사실주의의 개념이 항상 관찰자의 지각에 의해 상대적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정치학 교수와 12살 아이가 이 게임을 보는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게임이 정밀한 정도는 반드시 그 게임을 할 법한 사람들의 지적 배경에 맞추어야 한다. 내가 초기에 매킨토시를 플랫폼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나는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지적으로 성숙한 그룹일 것이라 예상했다. '밸런스 오브 파워'처럼 복잡한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지적 노력을 요구한다. 게임 디자이너는 반드시 게임의 청중에 적절한 수준의 사실주의를 목표로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 청중보다 더 교육 받은 이들은 비웃음을, 그 청중보다 덜 교육 받은 이들은 이해 부족을 보일 것이다. 사람들의 교육 수준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대부분 게임 디자이너들은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게임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대학 수준의 교육을 요하는 게임을 만드는 디자이너에게는 강한 (한 편집자가 말하길, "광적이고 완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밸런스 오브 파워'는 약간 많이 높은 곳을 노려야 했다. 나는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지정학적 이슈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어렵다고 했을 것이다. 이것이 나를 향한 실망과 당혹감의 근원이었다. '과정으로서의 사실주의'와 '자료로서의 사실주의' 사실주의에 관해서 또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과정'[프로세스, process]의 사실주의와 그에 반대되는 '자료'[데이터, data]의 사실주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료의 관점에서 사실주의를 생각한다. 국민총생산(GNP)이 제대로 표시되어 있는지, 혹은 이 나라에 있는 군부대의 수가 정확한지 따진다. 그러나 사실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료가 아니라, 과정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그의 작품 <월든>에서 잘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원리다. 사례가 아니다. 그리고 원리란 과정이다. 가나의 GNP가 실제로 얼마인지는 덜 중요하다. 지정학을 다루는 게임이라면 GNP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니카라과가 워싱턴과의 외교적 관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덜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니카라과와 워싱턴이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다. '사실'과는 상호작용할 수 없다. 사실이란 죽은 물고기와 같다. 그저 놓여있을 뿐이다. 하지만 '과정'과는 상호작용할 수 있다. 형태를 다듬고 매개변수를 바꾸어서 그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과정은 학습할 수 있다. 사실이란 책과 같은 고정적인 매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다. 컴퓨터는 처리를 동반하는 문제에 가장 잘 어울린다. 컴퓨터를 대변하는 말인 '데이터 처리 장치'[data processor]에서 처리가 뒤에 오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과정이 진짜 세계다. 만약 우리가 살아서 100년 뒤를 본다면 후손은 니카라과와의 실랑이가 별 의미 없는 일이었다 회고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니카라과와의 관계를 좌우하는 원리, 그 과정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2,000년도 더 전에,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펠레폰네소스 전쟁에 대해 쓰면서,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아테네의 성장과 이를 두려워한 스파르타였다"고 말했다. "아테네"를 "미국"으로, "스파르타"를 "러시아"로 바꿔보면 판단이 설 것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라는 사실은 먼지 같이 사라졌지만, 그 원리는 바뀌지 않았다. 내가 '처리 강도'[process intensity]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원리이다. 이 책의 각 장은 내가 게임에서 강조한 네 가지 지정학적 상호작용의 과정(폭동, 쿠데타, 핀란드화, 위기)을 다루고 있다. 그 안에 가볍게 사실을 불어넣었지만, 사실이란 일시적이다. 반면 과정은 영구적인 진실이다. (...) 3. 사실주의와 학습 게임의 사실주의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의 전문성에 상대적이라면, 게임을 학습하는 과정 자체는 게임의 사실성을 떨어트린다. 즉, '밸런스 오브 파워'를 처음 시작하는 플레이어가 게임이 대단히 사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게임을 진행하고 그 뒤에 숨은 원리들을 학습하며 지정학적 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디자인 상의 결점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자연스러우며 또한 예측 가능한 현상이다. 그리고 사실 게임의 성공을 가늠하는 가장 좋은 척도이다. 플레이어를 변화시키지 못 한 게임은 실패한 것이다. 게임은 플레이어를 더 높은 이해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그 과정에서 게임과 나란히 서 있던 플레이어를 그 어깨 위에 서게 해야 한다.
  10.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의 리드였고 레드 5를 창립해 파이어폴을 만들고 있는 마크 컨이 MMORPG.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mmorpg.com/showFeature.cfm/feature/7540/Mark-Kern-Have-MMOs-Become-Too-Easy.html ----- MMO가 너무 쉬워지고 있지 않나요? 요즘 모든 MMO에 스며들어 있는 캐주얼함을 보셨나요? 언제 마지막으로 시작 지역에서 죽어봤나요? 40인 레이드는 어쩌다 5인 레이드로 줄었을까요? 엔드게임까지 가면서 어떤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엔드게임 만이 유일한 성취인가요? EQ와 울티마 시절에는 틈새에 해드코어 게임이었던 MMO가 접근성 높은 장르로 변한 원인부터 짚고 넘어가 봅시다. 제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팀을 이끌 때 접근성은 진언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반복을 거치면서 장르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쉽고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플레이어를 이끌어주는 수많은 퀘스트를 만들며서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WoW 인구가 늘어나고 더 많은 캐주얼 게이머에게 다가가면서 새로운 확장팩들은 더욱 더 정제를 거쳤습니다. 퀘스트 트래커가 들어갔고, 옛 콘텐츠를 빠르게 지나 확장팩의 "새로운 것"에 다가갈 수 있도록 주는 경험치도 늘렸습니다. 새로운 확장팩의 첫 퀘스트에서 얻는 장비가 이전 확장팩의 레이드 장비를 우습게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만렙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레벨업 속도는 더욱 더 빨라졌고 그 중간 과정은 모두 버려졌습니다. 그렇게 빨리 레벨을 올릴 수 있는데 밤에 로그아웃하기도 전에 쓸모없어질 레벨 20 장비를 신경 쓸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이게 통했습니다. 수백 만 명의 플레이어가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대가를 치렀을까요? 가끔 저는 WoW를 바라보며 "우리가 무슨 짓을 했나" 생각합니다. 무슨 짓인지 압니다. 장르를 죽였습니다.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한둘이 아닙니다만 특히 한 가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바로 난이도 곡선입니다. 난이도 곡선을 내리면서 가장 크게 잃어버린 것은 성취감입니다. 장벽이 낮아져서 누구든 빠르게 만렙에 도달할 수 있다면 만렙 도달만이 게임에서 유일한 성취가 됩니다. 그 사이에 있는 여정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 자체로도 재미있고 보람 있어야 할 여정 말입니다. 누구도 멈춰 서서 풍경의 아름다움을 음미하거나 이야기나 역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방 호스로 분출되는 쉽고 간편한 퀘스트는 어서 해치우고 싶은 생각만 들고, 한 곳에 머물러 주변을 둘러싼 놀라운 세계를 인식할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퀘스트에 질렸습니다. 다음 퀘스트를 받아먹을 때까지 그저 완료를 향하는 퀘스트 트래커 숫자만 쳐다보는 것들 말입니다. 전혀 도전적이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해도 만족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렇게 너무 쉽고 빠르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풍부한 퀘스트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쓸 동기도 없습니다. 눈 깜빡할 새 완료되고 버려질 뿐이니까요. 개발자들은 거의 모든 퀘스트를 깊이나 스토리가 없고 최소한의 작업으로 만들 수 있는 쥐 열 마리 죽이기, 배달하기, 호위하기 같은 것으로 만듭니다. 그 이상을 해봐야 가치가 없습니다. 이것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성취감이 없을 뿐 아니라 더욱 단순하고 판에 박힌 퀘스트를 즐길 이유가 더욱 줄어듭니다. 순간 순간의 게임플레이는 고통스럽습니다. MMO를 깊은 곤경에 빠트리는 것은 바로 이 쓰고 버리는 퀘스트 콘텐츠입니다. 더 넓은 시장에 닿으려고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면서, 어느 시점에서는 그것이 다시 시장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똑같이 계속 반복되는 공식이 지루해 졌습니다. 이건 세상을 탐험하는 게 아닙니다. 기나긴 목록을 따라가도록 주입 받을 뿐입니다. 선형적이고 이상적인 경로를 숟가락으로 떠 먹여주기 때문에 생각이 필요 없고 이렇다 할 선택도 없습니다. (오픈 월드 MMO가 선형적인 퀘스트 잔치로 변했으니 아이러니죠.) 몇 시간 편안하게 재미를 느끼기에는 좋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지루해 하는 MMO 플레이어들이 무수하게 많아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WoW 공식을 따라가는 모든 MMO가 틀과 관습에 얽매여 여정의 즐거움을 의미 없는 과제의 연속과 맞바꾸었습니다. 우리는 그 경주의 결승점에서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엔드게임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엔드게임이 아닙니다. 여정입니다. 아름답게 만들어진 하나의 세계 속에서 일생의 경험을 음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순간 순간의 게임플레이에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무한한 퀘스트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세계를 선사함으로써 그 안에서 일생을 살 수 있을 듯한 느낌을 줘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렙으로 키우는 경쟁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친구들과 오래 할 수 있는 취미가 되어야 합니다. 저희 게임 파이어폴은 끝이 아닌 여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에 맞춘 역동적인 이벤트가 일어나므로 어떤 지역도 완전히 정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게임의 퀘스트와 미션은 역동적입니다. 우리는 이벤트가 하기에 재미있도록 시간을 들이고 있고, 충분히 도전적인 이벤트는 여러분이 원하는 만큼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게임의 전투는 솜씨와 순간 순간의 재미에 맞춰져 있으며, 손재주와 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나 스스로를 갈고 닦을 수 있습니다. 최대화하려면 손이 많이 가는 정교한 성장 시스템도 있습니다. 우리의 제조와 자원 시스템은 어떤 MMO 중에서도 가장 깊이 있고 복잡하여, 요즘 MMO의 단순화된 제조 시스템보다는 오리지널 스타 워즈 갤럭시에서 사랑 받았던 제조 시스템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파이어폴은 증류한 MMO가 아닙니다. 난이도와 깊이를 약간 더하니 게임의 재미도 더해졌습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우리 업계는 그동안 너무 쉬운 게임을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11.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전통적인 형태의 대형 MMO들이 속속 실패하는 가운데, 최근 MMO스럽지만 MMO라고 하기 어려운 (혹은 개발사들이 MMO라고 불러주지 않기를 바라는 -_-;) 게임들이 나오는 경향을 다룬 유로게이머 기사입니다. http://www.eurogamer.net/articles/2013-07-04-have-traditional-mmos-had-their-time ---------- 전통적인 MMO는 유행이 지났다. 이전에는 모든 게임 브랜드가 MMO라는 흥미진진한 가능성을 점쳤고 모든 퍼블리셔가 안정적인 MMO를 갖고 싶어했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말미암은 골드 러쉬에서 실제로 출토된 귀금속은 아주 적었고 많은 퍼블리셔(특히 스타 워즈: 구공화국을 내놓은 EA)가 그 과정에서 화를 입었다. 한편으로는 더 디비전과 데스티니 같은 새로운 종류의 게임을 논할 때 많은 면에서 대규모 멀티플레이어에 온라인임에도 "MMO"라는 단어는 금기시된다. 이제 퍼블리셔들이 서둘러 포트폴리오에 채워 넣는 것은 MMO가 아니라 "세계를 공유하는 슈터"와 MOBA다. 모두들 월드 오브 탱크와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거대한 돈 파이에서 한 조각이라도 떼먹고 싶은 데다가, 굽는 데 돈이 그리 많이 들어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전통적인 MMO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확실히 전통적인 MMO는 때가 지났습니다." 라그나 톤키스트가 내게 말했다. 그가 펀컴에서 만든 전통적인 MMO 시크릿 월드는 작년에 런칭해서 다른 모든 MMO와 똑같은 운명에 몸부림쳤다. 게임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못했고 결국 회사에 커다란 문제를 안겨 주었다. 현재 톤키스트는 펀컴을 떠나 시크릿 월드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 전통적인 MMO에 별 기회가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한 데 모아 놓은 게임은 분명 계속 존재할 겁니다. 어떤 것의 하위 분류로 존재하는 거지요. 저는 그런 게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말했다. "분명 더이상 대형 정액제 MMO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건 죽었습니다." (데스티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나온 이래 가장 치열한 경쟁자인 길드 워 2는 기존의 관습에 도전해 월정액 요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는 전통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수백만 달러 규모와 접근법, 비전에 있어서는 전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길드 워 2는 500만 장 가까이 팔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연하게도 WoW는 그 역사상 가장 낮은 가입자 수로 추락했다. "세상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길드 워 2의 리드 콘텐츠 디자이너 마이크 자도로즈니가 말했다. "하지만 업계 지형은 분명 변화하고 있지요." "전통적인 MMO는 만들기 비싸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일종의 리스크, 도박인데, 만들려는 게임 유형과 과금 구조, 개발이 들이는 시간에 따라 많이 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두들 어떻게 즐겁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또 이건 사업이니까, 동시에 수익이 나는 방식으로 팬들과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 방식을 찾았습니다. 팬들은 저희가 취하는 전략에 정말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이 업계의 일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이 항상 변하지요. 어떤 사람들은 전통적인 시장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여전히 수익을 낼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다음에는 뭐가 크게 올지, 그걸 어떻게 자기들이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을지 항상 살펴봅니다." 전통적 MMO 시장에서 다음에 오는 큰 물건은 엘더 스크롤 온라인이다. 6년 동안 개발하면서 돈이 많이 들어간 거대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미 버스는 떠난 뒤 아닐까? 지난 E3에서 PC는 물론 PS4와 엑스박스 원으로도 출시할 거라는 소식과 함께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받은 반응은 미덥지 못하다. "굉장히 강력한 IP죠." 톤키스트는 말했다. "굉장히 견고한 세계고, 만약 MMO 장르에 조금이라도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그 게임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걱정입니다. 저는 거대 MMO 하나가 스튜디오에 미치는 영향을 봤습니다. 너무 늦지 않았는지도 걱정입니다. 지켜볼 일이겠지만요." "지켜보고 있습니다." 길드 워 2의 자도르즈니가 말했다. "하지만 저희는 저희가 이루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있으니, 그것 때문에 계획이 크게 바뀔 일은 없습니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와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요금에 더해서 또 월정액 요금을 받을까? 아직 모른다. 그러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 엔씨소프트 같은 퍼블리셔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업 모델의 문제를 인지하고 대응하면서 개발자들은 게임 디자인의 근간부터 새로운 접근 방법을 취하기 시작했다. 액티비전과 번지의 데스티니는 최근 화제의 신인 중 한 명으로, "MMO"가 아닌 "세계를 공유하는 슈터"로 불러주길 바라고 있다. 시작 지역, 배달 퀘스트, 레이드 같은 게 있는 전통적인 MMO는 아니지만 영속적[퍼시스턴트]이고 항상 온라인에 접속해야 한다. 싱글 플레이어 경험부터 협동 멀티플레이어, 보이지 않는 매치 메이킹까지 한 번에 담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더 디비전은 여러 면에서 콘솔의 옷을 입은 MMO이며, 리스폰의 타이탄폴은 항시 온라인에 영속적인 요소들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PC에서는 데이지 같은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있다. 좀비가 있는 하드코어 생존 RPG 데이지는 아르마 2의 모드였을 때 4개월 만에 플레이어 수가 100만 명 넘게 치솟았다. 현재 스탠드얼론 버전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규모로 세계적 현상이 된 마인크래프트도 PC에서 태어났다. 커뮤니티가 호스트하는 수없이 많은 월드/서버가 올라와 있고 어떤 공동 프로젝트들은 규모만 봐도 아찔해질 정도다. 데이지와 마인크래프트는 무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둘 다 한 사람이 단기간에 저렴하게 만든 산물이다. 둘 다 새롭고, 위험한 시도였으며, 그 창작자들보다는 플레이어의 창조력과 참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꽃을 피웠다. 아주 빈 칸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만족하게 노력하는 테마파크 MMO와 달리 획일적이지 않다. 두 게임은 많은 수의 플레이어가 세계를 공유하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탄탄하게 집중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을 받아들인 새로운 게임들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500만 달러 예산의 킥스타터 MMO 카멜롯 언체인드는 하드코어 PvP 게임을 원하는 틈새 인구에 확실하게 집중했다. 어떤 면에서는 위험하지만 그와 비슷한 다른 게임들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MOBA가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지배하는 장르지만 밸브의 도타 2가 끼어든 자리, 어쩌면 블리자드 올스타가 끼어들 자리가 있다. (더 디비전) 모두 이런 현상들을 지켜보고 있다. 아레나넷이나 블리자드는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벙커에 숨어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블리자드는 타이탄을 다시 초기화했다. 한편, 아레나넷에서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인기 게임들을 모두 플레이해보며, 그런 게임들에서 영향 받는다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다른 회사들이 하는 방식과 저희가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영감을 얻지요." 자도로즈니는 당당하게 말했다. "어떻게 봐도 길드 워 2를 MOBA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활동이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변화구를 원합니다. 새롭고 신나는 것들, 동시에 플레이어의 캐릭터 유형에도 친숙한 것을 만들어서 전달하고 싶습니다." 막대한 판매량이나 소액 결제, 정액 요금으로 투자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전통적인 대형 MMO 프로젝트는 도도새의 길을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MMO라는 개념은 다르다. 변하는 세월에 맞춰 모습을 바꾼다 해도 그 개념은 계속 될 것이다. 전 블리자드 개발자 마크 컨은 자신이 개발을 도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MMO 장르를 죽였다는 블로그 포스트를 올렸다. 그는 이렇게 썼다. "가끔 저는 WoW를 바라보며 '우리가 무슨 짓을 했나' 생각합니다. 무슨 짓인지 압니다. 장르를 죽였습니다." 물론 컨이 하는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다. 지난 10년 역사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흉내내다 쓰러진 MMO의 사체가 널려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말일지도 모른다. 많은 퍼블리셔들이 WoW가 아닌 무언가를 충분히 살펴보지 못한 건 컨의 탓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E3에서 보았듯 많은 게임 제작자들이 그 너머로 향하고 있고, 그 노력의 결실은 이제 거의 수확을 앞두고 있다. 물론 그 중 어떤 게임도 MMO라 불리지는 않는다. 컨이 어느 정도까지는 맞았는지도 모른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장르를 죽였다. 하지만 죽인 건 이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