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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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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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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MMOG에서 커뮤니티의 장치들. 파트3 : 파티

3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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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흔히 ‘파티’ 라고 부르는 장치를 북미에서는 주로 ‘그룹’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파티라는 말을 아예 안쓰는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파티를 그룹으로 부르는 빈도만큼이나 적게 쓰이는 듯 하더군요. 아무튼. 파티라는건 mmog의 초창기에는 없었습니다. 리니지1이나 울온같은 게임들이요. 이때 누군가와 어울린다는건 ‘그냥 몰려다니는’ 일이었죠. 종종 Friendly Fire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구요.
 
파티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mmog에 박아넣은건 역시 에버퀘스트입니다. 여기에는 탱딜힐의 역할분화와 어그로 시스템의 도입이라는 게임 디자인의 혁신이 있었구요. EQ 이전에 파티 또는 그룹이라함은 ‘이미 알던 사람들끼리’ 라는 개념이 전제되었습니다. 길드원이든, 오프라인 친구이든, 게임 하다 우연찮게 만나 친분을 쌓은 사람이든, 어쨌든 ‘이미 알던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던가 파티라는 시스템을 이용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EQ 이후로 파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장치’로도 기능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그런 목적으로 사용한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는거죠.
 
EQ의 파티 시스템이 불러온 이 변화는 꽤 중요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이 파티 시스템 이전에 같은 mmog를 같은 서버에서 하는 사람들이 서로 알게되고 친근해지는 경로는 전적으로 우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그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좋겠다, 또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이후에 우리가 조치를 취해주겠다. (친구 리스트, 길드 결성 등) 는 입장이었는데, EQ부터는 낯선 사람들을 서로 묶어주는 강력한 장치가 생겨난 셈이거든요. 물론 이런 식으로 커뮤니티가 게임의 다른 기능적 요소와 강하게 묶이는 경우에 부작용으로는 기능이 커뮤니티를 압살해버리는 일들이 있겠죠. 사실 이런 유형의 파티 플레이 모델 후기에는 그런 일들이 빈번하기도 했구요. 이건 나중에 좀더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고 ... 초창기인 EQ에서는 파티를 통해 누군가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는 일들이 꽤 비일비재했습니다. 여기에는 일전에도 이 포럼에서 언급했던 ‘캠핑 타입’과 ‘클리어 타입’의 플레이 패턴 상의 차이점도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캠핑 타입에서 플레이어들은 한 자리에 죽치고 앉아 그 자리에서 스폰되는 몬스터들을 잡아죽입니다. EQ 이전 세대의 소위 ‘닥사’ 형 노가다를 파티로 한다는 것 외에는 그닥 차이가 없어요. 반복되는 사냥은 짧은 시간 내에 파티원들을 익숙해지게 만들고 그럼 이제 손이 놀기 시작하죠. 노는 손으로는 채팅을 하고, 그렇게 파티원들과 친해져갑니다. 그러나 클리어형에서는 그럴 시간이 없어요.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면서 던전을 클리어해나가야 하거든요. 손이 놀 시간이 없다는건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도 불러옵니다. 결국 캠핑 타입은 ‘게임이 주는 재미’는 좀 덜하고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갈 여지 (커뮤니티의 재미가 생겨난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가 생기는데 비해서, 클리어 타입에서는 ‘게임이 주는 재미’가 큰 대신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버립니다.
 
이런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버리는’ 현상은 고전적 파티모델의 후기형이라 볼 수 있는 와우에 들어서면 선명하게 느껴지죠. 앞서 말했던 ‘커뮤니티가 게임의 다른 기능적 요소와 강하게 묶이는 경우에, 부작용으로 커뮤니티에 묶인 기능에 의해 커뮤니티가 압살된다’ 라는 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던전을 돌며 몬스터를 탱킹하고 딜하고 힐하느라 바빠 서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어져요. mmog를 표방하고 나왔으나 mmog스러운 색이 많이 희석된 와우라는 게임의 특징은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나는거라고 봅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일종의 ‘도구’ 취급하는 경향도 생겨나요. 커뮤니티성의 탈색이죠. SNG 게임이 흥행하면서 사람들은 흔히 이 종류의 게임이 다른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게임 내 자원’으로 대한다고 비판하곤 하는데요, 이와 유사한 구도로 실질적으로 와우의 막공에서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은 그저 나 대신 탱하는 사람, 나 대신 딜하는 사람, 나 대신 힐하는 사람이지, 어떤 대화를 나눌만한 가치를 지닌 ‘개인’으로부터는 거리가 좀 멀어져 있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EQ가 가졌던 커뮤니티의 가능성이 다른 요소에 의해 대체되고 나니 결국 큰 범주에서 SNG와 와우 사이에 일련의 공통점이 형성되기 시작하는거죠.
 
그래서 이런 사라진 커뮤니티의 가능성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고전적 파티플레이의 대체 모델들이 모색되기 시작 ... 한건 아닙니다 물론 ^^;; 커뮤니티적인 측면보다는 역할분담이 플레이어들에게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고전적 파티플레이 모델의 대안이 모색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EQ할 때 파티원의 최대수는 8인이었고, 이 인원을 모두 모으는데 짧아도 10-20분, 길면 2시간까지도 시간이 소요되곤 했습니다. 빠진 포지션을 적절한 장비와 레벨의 플레이어를 찾아 메우는 시간이 그정도죠. 하루에 1-2시간쯤 게임 하는 플레이어들은 ‘이제 파티원이 다 모였으니 출발해보자구~’ 하는 순간 접속 종료해야하는 상황. 여기에는 각 클래스별 파티내에서의 역할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부분 – 대체요원을 찾기 어려워져요 - 과, 필요 파티원의 숫자 자체가 너무 많다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와우는 이런 단점들을 해결하려고 크게 두 가지 조치를 취합니다. 첫번째는 파티원의 최대수를 5명으로 줄였습니다. 8명이던 EQ보다 사람 구하기가 더 쉬워지죠. 두번째는 모든 클래스의 하이브리드화 입니다. 즉 클래스 하나로 두 개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아예 클래스를 짜넣은거죠. 경직된 클래스-파티역할 간의 관계에 유연성을 불어넣음으로써 사람 구하기를 좀더 쉽게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EQ에 비해 파티 구하기가 훨씬 용이해진 것이 체감되는 수준이었죠. 이후에는 아예 던전 파인더를 만들어넣어서 크로스서버 구조의 자동 파티매칭까지 들어갔구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세요. 

게임 플레이의 관점에서 이게 발전적인 방향인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관점에서 이게 긍정적인 방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상 파티의 형태나 구조보다는 파티를 둘러싼 컨텐츠에 기인하는 측면이 좀더 크긴 하지만요. 앞서도 말씀드렸듯 EQ의 파티를 받아 개선한 와우의 파티는 파티 자체의 형태도 형태지만 파티플레이의 중심이 되는 컨텐츠의 구성에 있어서 캠핑보다 클리어 위주로 짜여졌기에 수다떨 시간이 없어지는 슬픔이 있었던거죠. 

사실상 와우 이후의 게임들은 파티를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만 주목하고, 커뮤니티를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부분으로는 많이 잊혀졌다고 봅니다. 대부분 파티플레이의 기능적 측면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지, 파티가 가지는 한시적인 커뮤니티로서의 입장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 듯 보이거든요. 

이후 리프트 등에서 보였던 public group과 같은 과도적 파티형태를 거쳐 요새 길드워즈2나 파이어폴 등을 보면 일종의 open group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서 그 방향을 어림짐작해보자면, EQ의 파티가 좁고 깊은 형태였다면, 요새의 파티는 넓고 얕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굳이 파티라는 시스템으로 묶지 않는데다가 의식하지 않아도 파티 플레이가 이루어지기에 넓어졌다면, 그로인해 파티로 묶을 때의 대화랄지 친밀감? 같은건 그닥 찾아보기 어려워진 상황이죠. 물론 EQ에서 시작된 파티를 사용할 수도 있긴 합니다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플레이에 크게 지장없이 만들어주니까요. 


 

 
전체적으로 파티는, 특히 EQ의 혁신과 더불어, 전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커뮤니티의 다른 장치들에 비해 변화 시도랄지 발전 속도가 좀더 빠른 편입니다. 덕분에 글의 양이 꽤 많아졌지만, 일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다들 아실 법한 내용의 정리에 불과하다보니 뭔가 실속은 좀 없는 느낌이군요 ;;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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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이런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버리는’ 현상은 고전적 파티모델의 후기형이라 볼 수 있는 와우에 들어서면 선명하게 느껴지죠. 앞서 말했던 ‘커뮤니티가 게임의 다른 기능적 요소와 강하게 묶이는 경우에, 부작용으로 커뮤니티에 묶인 기능에 의해 커뮤니티가 압살된다’ 라는 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던전을 돌며 몬스터를 탱킹하고 딜하고 힐하느라 바빠 서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어져요. mmog를 표방하고 나왔으나 mmog스러운 색이 많이 희석된 와우라는 게임의 특징은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나는거라고 봅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일종의 ‘도구’ 취급하는 경향도 생겨나요. 커뮤니티성의 탈색이죠. SNG 게임이 흥행하면서 사람들은 흔히 이 종류의 게임이 다른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게임 내 자원’으로 대한다고 비판하곤 하는데요, 이와 유사한 구도로 실질적으로 와우의 막공에서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은 그저 나 대신 탱하는 사람, 나 대신 딜하는 사람, 나 대신 힐하는 사람이지, 어떤 대화를 나눌만한 가치를 지닌 ‘개인’으로부터는 거리가 좀 멀어져 있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EQ가 가졌던 커뮤니티의 가능성이 다른 요소에 의해 대체되고 나니 결국 큰 범주에서 SNG와 와우 사이에 일련의 공통점이 형성되기 시작하는거죠.

(중략)

게임 플레이의 관점에서 이게 발전적인 방향인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관점에서 이게 긍정적인 방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상 파티의 형태나 구조보다는 파티를 둘러싼 컨텐츠에 기인하는 측면이 좀더 크긴 하지만요. 앞서도 말씀드렸듯 EQ의 파티를 받아 개선한 와우의 파티는 파티 자체의 형태도 형태지만 파티플레이의 중심이 되는 컨텐츠의 구성에 있어서 캠핑보다 클리어 위주로 짜여졌기에 수다떨 시간이 없어지는 슬픔이 있었던거죠. 

 


 

와우의 던전 찾기 도구가 가져온 여러가지 병폐 중 하나가 말씀하신 "인간 관계의 도구화"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이후에 공격대 찾기 도구에서 개선되는 것이 아닌 오히려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보다 확실시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데 이런 동료의 도구화는 매칭 시스템 도입 이후에 생겨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전에는 여러가지 앞서 말씀하신 불편한 사항들 때문에 "그래도 애써 모았으니 어떻게든 데리고 (클리어 이후 차단리스트에 추가할 지언정) 클리어까지는 해봐야지." 라는 느낌이었고 덕분에 좋든 싫든 파티 내 구멍을 커버하기 위해 다른 플레이어들이 활동 영역을 넓혀 멀티플레이를 하든, 구멍에게 던전 공략법을 알려주기를 하든, 뭔가 인터랙션의 여지라는 게 분명히 존재했었습니다.

게다가 태초의 와우가 클리어형이기 때문에 여유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라이트/캐쥬얼! 을 표방한 리치왕의 분노 시절의 "닥치고 광역" 사냥 시절부터 여유가 사라졌습니다. 엠탐 피탐이 없어도 클리어가 됐을 뿐더러, 부캐 육성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일 던전이라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시간당 할당 업무량"을 부과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이 바빠졌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는 엠탐/피탐 동안 앉아서 물빵을 먹는 일종의 쉬는 시간이 간간히 존재했고, 그동안 던전 리드가 공략법을 설명해주거나, 아니면 캐릭터 육성과 장비에 대한 수다, 아니면 그냥 일상 잡담 등과 같은 "대화"가 존재했었고요.

추측컨데 대격변에서 리치왕의 분노 때 자신들이 깎아먹은 여러가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캐스터(특히 힐러)의 마나 수급량을 극악하게 낮춰 던전 페이스를 조절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현실은 "리분때는 걍 달려가도 됐었는데 지금은 안된다 성가시다"라는 불평만 늘어났을 뿐이었죠.. (덕분에 추후 패치를 통해 마나 수급량이 일정 수준 회복됐다는 건 후새드하죠..)

그리고 저는 이러한 방향성이 커뮤니티만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 플레이 자체에도 문제가 됐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MMO 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수의 플레이어가 곧 컨텐츠의 근간이 되고 재미의 씨앗이 된다는 의미인데, 그러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가 휘발적이 된다는 건 거시적인 게임 플레이 자체에서도 상당히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전에 길드워2에 대한 글에서 Voosco님께서 사람을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시스템에 대해 호평하셨던 적이 있는데요, 그 이면에는 그렇게 만난 사람과의 "만남을 지속시켜 줄 장치의 부재"라는 부분이 아쉬운 부분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온라인 쪽의 게임 트렌드가 인스턴트한 까닭일 수도 있겠지만, 많이 양보해서 "기억에 남는 어떤 장면" 까지는 아직 남아있을 순 있어도 "기억에 남는 누군가"가 거의 사라져버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서 길드도 파티도 아닌 상태로 친구리스트에 차곡 차곡 플레이어 이름이 쌓여가는 것이야말로 MMO가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 아닐까요.


길지 않은 시간 살아오면서 느낀 건, 편의 기능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게을러지고 들이는 노력이 적어지면서 그 것에 부여하는 가치가 적어진다는 점 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람 사이의 연결 수단의 편의를 극대화 시키면서 결국에는 사람의 가치마저도 도구 수준으로 전락해버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비용은 스스로 부여하는 가치"라는 입장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참고 정도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S. 사실 캠핑형 게임에 대해 가마소프트의 릴 온라인 파티 시스템을 신나게 빨아보려고 했지만 글의 방향이 초기 의도와 다르게 전개되어 생략되었습니다.. 흑흑.. 릴 온라인 짱이었다등.. 김대일 대표님 팬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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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쓰려고 했던, 이번에 와우에 추가될 "탄력적 공격대" 라는 걸 까맣게 잊고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갔네요..;;
아마도 파티의 기능성 보다는 커뮤니티 영향도 쪽에 포커스를 맞춘 본문의 방향을 따르다보니 기능성 위주의 이야기라 쓰다가 빼먹은 것 같네요. ㅎㅎ

우선 탄력적 공격대는 아래와 같은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인용


1. 공격대원의 수에 맞춰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정
- 10명 이상 25명 이하로 구성 가능
- 난이도는 각 우두머리 전투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수에 기반해 자동으로 조정되며, 그 범위는 공격대 찾기 난이도와 일반 난이도 사이

2. 공격대 찾기(자동 레이드 매치) 미지원
- 미리 공격대를 구성해야 하지만, 아이템 레벨 요구조건이나 역할 제한은 없음.
- BattleTag 친구와 실명 ID 친구 모두 참여 가능

3. 공대찾기와 일반레이드 사이의 전리품 수준 제공
- 공격대 찾기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인별로 전리품을 따로 획득
- 전리품 전문화, 보너스 주사위도 적용

4. 일반 및 영웅 난이도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격대 업적을 달성 가능

5. 공격대 던전 귀속은 공격대 찾기 및 일반 난이도와 따로 돌아감


출처: http://kr.battle.net/wow/ko/blog/10210617/54_패치_공개_테스트_서버_오픈_7월_31일_업데이트-2013_07_31

이걸 보면, 아마 개발팀에서도 랜덤하게 플레이어를 연결시켜주는 것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접 사람을 모아 공격대를 구성할 수 있는 컨텐츠를 별도로 제공하려고 하는 것 같고, 그에 따라 편의가 희생된 자리를 "타 서버 친구 초대 가능""역할과 인원 무관"으로 채우려고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기존의 공찾/일반 레이드 이용자들에게도 "추가 컨텐츠"로 보이게 할 수 있으면서, 그로 인해 택1의 선택지가 아닌 확장의 개념으로 가져가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붉은 색으로 표시한 "귀속 분리"를 채택한 것 같고요.

위에 언급한 순기능들에 대해서는 본문에서도 언급했던 대로 "파티(또는 상위 그룹)의 커뮤니티 형성 기여도"에 대해 고려된 것 같긴 하지만, 온라인 게임(특히 와우)의 지속 컨텐츠의 실정 상 "해야할 일 하나 더 늘어남"의 역기능도 나타난다는 생각도 드네요.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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