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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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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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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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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비디오 게임을 예술로 만드는 여정 - Journey

3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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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소 즐겨보는 (…) 뉴요커지 (The New Yorker) 는 종종 게임에 관한 아티클도 싣곤 합니다. 뉴요커에 실리는 게임 관련 기사들이 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대체로 게임에 대해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울 내용을 게임에 대한 문외한도 이해할 법한 글로 써내기에 평소 ‘신기하다, 본받고 싶다’ …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건 그렇게 깊이있는 내용은 아닙니다만, 저니 Journey의 개발자인 제노바 첸 인터뷰 및 가벼운 게임-예술론(?)이 올라왔기에 옮겨와봅니다.

원문주소 : http://www.newyorker.com/online/blogs/elements/2013/08/a-journey-to-make-video-games-into-art.html


비평가 로저 이버트는 한때 비디오 게임과 예술 사이의 결정적 경계를 도출해 낸 바 있다: 그는 비디오 게임의 궁극적 목표는 – 책이나 영화, 시와는 다르게 – 고득점을 올리거나, 블록을 사라지게 만들고, 공주를 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술은, 그의 주장에 의하면, 승리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작년 봄에 출시된 저니(Journey)는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다. 당신은 얼굴이 없는, 망토를 뒤집어 쓴 인물을 플레이하여 지평선에 걸쳐있는 산을 향해 광대한 사막을 활공해간다. 그 길에서 당신은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에서 뽑힌, 독특한 아바타를 플레이하는 두 번째 플레이어를 만나게 된다. 두 플레이어는 서로에게 익명이 유지된다 – 유저네임도, 어떤 확인 가능한 세부사항도 없다 – 커뮤니케이션은 단조로운 짹짹임을 몇 가지 조합한 것으로 제한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중 어떤 단어도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 두 시간짜리 게임의 기본 개념은 한 쌍의 플레이어들이 위에서 말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서로 도와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퍼즐을 풀고 잊혀진 문명의 잔재를 탐험한다. 

이런 종류의 순수한 형태는 대부분의 동시대 게임에게 이상한 것이다. 게임 산업이 검증된 블록블럭버스터 프랜차이즈를 좇으며 점점 더 헐리웃과 닮아감에 따라, 판매량 차트를 지배하는 게임들이 – FPS와 스포츠 게임들 – 사색과 자아성찰을 환기하여 일종의 현실 도피를 자극하기 위해 디자인되는 경우는 드물다. 소수의 게임들은 익숙한 영역을 벗어나려 노력하지만, 그보다 더 소수의 게임들만이 성공할 뿐이다. 흔하지 않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만든 이 이상한 게임 저니는 비평가들을 기쁘게 함과 동시에 판매기록을 강타하면서 손쉽게 양자를 모두 거머쥔 몇 안되는 게임들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

저니를 만들어 낸 인디 스튜디오 Thatgamecompany (이하 TGC)는 캘리포니아 교외의 방 하나짜리 사무실에서 14명이 일하는 작은 회사이다. 

TGC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Jenova Chen (제노바 첸) 은 업계가 수여한 각종 트로피와 상들이 놓인 선반 옆, 앞문의 의자에 앉아있다. 현재 31살인 첸은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nia의 School of Cinematic Arts를 다니던 마지막 해인 2006년, Kellee Santiago와 함께 TGC를 창립했다. 산티아고가 떠난 2012년 이해 첸은 회사의 리더이자, 아이디어맨, 그리고 회사를 대변하는 인물이 되었다. 그는 TGC가 ‘게임계의 픽사’라고 믿는다: 첸은 “지금은 대부분의 게임들이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느껴져요. 폭발이 난무하고 형편없는 대화들이 나오죠” 라고 말한다. “업계의 대부분은 아직도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들에게 뭔가 새로운걸 전해줄 수 있는지 모르고 있어요. 그게 바로 제가 하고싶은거죠.”

게임에 있어서 '감독'이라는 개념은 비교적 새로운 것이다. 이 칭호는 오로지 소수의 개발자들만이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미야모토 시게루, 히데오 코지마, 워렌 스펙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첸은 스스로를, 자신의 역할이 ‘진짜 예술’ – 이버트가 논했던 바로 그런 의미의 예술 – 을 최대한 상업적인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여기는, 상업적 예술가로 간주한다. 그는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이 유니폼처럼 여기는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이 아니라 수트 차림으로 일한다. 아울러 그는 스스로를 완벽주의자로 묘사한다: TGC가 2009년 출시한 게임 Flower가 충분히 출시할만 하다고 확신하게 될 때까지 그는 12차례의 재디자인을 거쳤다. 심지어 그의 이름조차 디자인된 것이다: 그는 ‘Jenova’ 라는 이름을 그가 고등학교때 플레이했던 가장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인 파이날 판타지 7의 악역 이름에서 따왔다. (그의 실명은 ‘Xinghan’으로, 은하수를 의미한다.)

게임 업계 언론들은 종종 TGC의 게임을 “실험적”이라 묘사하곤 한다. 이 스튜디오가 Sony Computer Entertainment America와의 독점 계약에 의해 PlayStation Network로 출시한 이전의 3개 게임들은 어떤 대화도, 전형적인 주인공도 없다. 2007년에 출시한 Flow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일련의 2차원 수중 평면에서 미생물을 안내하기를 요구한다; Flower에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환경들을 가로질러 한 장의 꽃잎을 안내해야 한다. 2012년 봄에 출시된 저니는 TGC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었다. 출시 직후 이 게임은 북미와 유럽에서 PlayStation Store에서 가장 빠르게 팔리는 게임이 되었다. (소니는 게임이 정확히 몇 장 팔렸는지 언급한 바 없으며, 이 게임이 판매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만 언급했었다.)

판매 첫 주, TGC는 이 게임이 가진 이타심을 일깨우는 능력에 감탄한 게이머들로부터 300장이 넘는 이메일과 편지를 받았다. 동시에 비평가들은 저니를 게임에서 문화적 변화 – 시사적이고, 의미깊은 경험이 미디어의 경계를 확장하는 새 시대의 시작 - 의 증거로 지목하기도 했다. 올해, 저니는 거의 모든 유명한 ‘올해의 게임상’ 후보에 올랐으며, 거대 예산으로 개발된 게임들이 빛을 잃게 만들었다. 하룻밤 사이에 TGC는 게임 업계의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2013 DICE 서밋에서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후 있었던 키노트 발표에서, 첸은 스튜디오가 게임을 만드는 동안 돈을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

TGC는 2009년부터 저니의 개발을 시작했다. 소니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빠듯한 예산은 회사의 여러 디자인적 요소들을 결정해버렸다: 첸은 이 게임을 숲을 배경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그릴 것이 적다”라는 이유로 사막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인간이 될 예정이었던 주인공은 한 쌍의 성냥개비 다리를 갖게 되었다. 이 게임의 두드러진 시각적 미학은 이런 제한들이 운좋게 낳은 결과였다. 

2011년 말경, 저니의 마감일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TGC는 소니에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수년간에 걸쳐 3번째 요청이었다 – 개발 싸이클은 무척 길었고, 첸은 이 게임을 “의도했던 모든 감성적 요소들을 갖추기” 전에 소니에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12개월을 사회학 책을 읽느라 보냈던 적이 있었다. 플레이어의 반응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걸 알았기에, 그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전적으로 익명하에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면 게임에 더 많은 감정을 부여할거라 추론했다. (이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실명을 사용한다면 보다 문명화된 행동을 보일거라는 현재의 통념에는 반대되는 것이다) 첸은 “지금 사람들은 온라인 플레이어라고 하면 남들이 괴로워하는걸 보며 즐기는 못된 이들만을 떠올리죠”라고 말한다. “저는 플레이어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 그럼에도 믿을 수 있는 누군가와 연결되는 게임을 원했어요.”

소니는 그들에게 시간을 좀더 주었다. 그러나 추가 자금은 없었다. 첸은 TGC의 마지막 적립금을 저니를 완성하는데 사용했다; 2012년 1월, 게임을 소니에게 보여주었다. 1주일 후, 회사가 문을 닫았다. 직원들 대부분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려 떠났다. 다른 이들은 조용히 가게 두었다. 첸과 그의 리드 엔지니어, 리드 디자이너는 조용히 자신들을 파산시킨 게임에 대한 평가를 기다렸다. 

첸은 게임의 성공을 확신할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 그런 후에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서 트위터, 인스타그램, Yelp (미국에서 유명한 일종의 맛진 및 각종 지역 상점 평가 사이트) 에 투자해왔던 실리콘 밸리 벤처캐피탈 회사 ‘벤치마크 캐피탈’과 미팅을 했다. 벤치마크의 중역이자 첸과의 미팅을 수락한 밋치 라스키 (Mitch Lasky)는 이미 저니를 해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터였다. 첸이 발표를 마치고 방을 떠나자, 미팅에 참여했던 중역들 중 하나가 라스키에게 말했다. “그가 우리와 악수도 나누지 않고 주차장을 떠나게 하지 마세요”

1주뒤, 벤치마크는 550만 달러짜리 투자 계약서에 서명했다. “저는 벤처 캐피탈리스트이지 예술 후원자는 아닙니다” 라스키는 기자에게 설명했다. “그는 특이한 존재에요. 우리 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투자수익을 만들어내는건 특이한 존재들이죠. 저니는 아마도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토이 스토리’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겁니다.”

***

이 인터뷰를 하기 일주일 전, 첸은 로스앤젤레스 번화가의 E3에서 멈춰섰다. 그의 다음 아이디어를 한 수 앞선 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우리가 하는걸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이 자랑스러워요. 그러나 불안하기도 한데, 왜냐면” 라고 말했다. “위험하기 때문이죠.” 올해초, TGC이 전직원은 이 회사의 다음 게임이 ‘업계를 바꿀거다’라고 약속했다. 

첸은 새 게임을 그의 과거 게임들이 다루었던 연결, 향수, 그리고 자아성찰과 같은 연속된 주제들이 낳은 ‘사생아’라고 불렀다. 그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에게 그들 유년기의 가장 소중한 순간에 대한 생생하고 감성적이며 흐믓한 기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를 생애 처음으로 E.T.를 보는 순간과 비교했다. 

이 아직 이름지어지지 않은, 첸에 의하면 완성하려면 최소한 2년이 더 남은 게임에서, 사람들은 혼자 또는 다른 이들과 플레이할 수 있다. 비록 스튜디오는 아직 어떻게 플레이어들간의 상호작용을 가능케할지 계획하지 못했지만, 이 게임은 다시 한 번 어떤 언어적 커뮤니케이션도 포함하지 않는다. 첸은 그저 사람들이 같은 방에서 바로 옆에 앉아 플레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왜 저니를 다른 친구나 가족들과 플레이할 수 없는지 물었어요. 물론 우리에겐 명백한 이유가 있었죠.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면 바로 이 게임의 목적이 파괴되거든요. 그러나 정말로 접하기 편한 게임이 되려면,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는 게임이라면, 사람들이 자기가 사랑하는 다른 이들과 게임하도록 해줘야죠.”

아울러, 이전과는 다르게, 이 게임은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될 것이다. 첸은 처음에 이 게임을 블랙베리와 같은, 들어맞지 않는 기기를 위해서는 ‘당연히’ 만들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 ‘안될건 또 뭐죠?’라고 덧붙였다. 

새 게임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지만 자세한 부분은 비밀로 하겠다는 맹세를 하게 한 후, 첸은 올해 초 어떤 소녀로부터 받은 편지를 보여주었다. 아버지가 몇 달 전 암으로 돌아가신 15세 소녀가 보낸 편지였다. 소녀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몇 주간 자신과 아빠가 함께 저니를 수시간동안 플레이하고 또 플레이했다며, 어떻게 그것이 아빠와 딸의 마지막이 되었는지를 말해주었다. “모든 예술가들이 그 또는 그녀의 작품이 사람들을 연결해주기를 원해요.” 첸이 말했다. “제 생각에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 이유가 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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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니는 제가 게임을 통해 이루고 싶었던 "이론의 실증"들에 대해 거의 대부분 빠짐없이 이뤄낸, 개인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완벽하다는 의미는 아닌) 게임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 었던 건, 상대방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고 오로지 그 '행동' 자체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존재성이 훨씬 더 부각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름을 짓는다는 건 제가 팔로우 한 어떤 분의 바이오에 적힌 내용처럼, 누군가를 종속적인 몇 가지 단어들로 단정짓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그런 기호화된 정보들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난 뒤에,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그 존재에 대해 강하게 각인되게 되었다는 점이 그 생각에 결정적 증거를 제공해줍니다.

베타 테스트 도중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밀어 떨어뜨리는 악행을 일삼자, 첸이 그렇게 할 수 없도록 양 팔을 잘라버렸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며 일각에선 "지나치게 선한 플레이를 강요받는 단방향적인 게임 디자인"이라며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요.

"개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이 게임 디자인의 한 목적이라고 할 때, 그런 제약은 당연한 사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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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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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개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이 게임 디자인의 한 목적이라고 할 때, 그런 제약은 당연한 사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때그때 다를 수도 있껬죠.  작가주도적 내러티브,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메세지 전달에 충실하려는 노력에 비중을 두는 디자인이 있을 수 있을테고 (저니) 그런 것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게임 (심시티?)도 있을 수 있을테구요. 


개인적으로 저런 '익명'에서 오는 미묘한 느낌은 DAoC 하면서 처음 가져봤던 것 같습니다. DAoC 이전의 게임들에서는 모두 적대적 대상 사이의 대화나 아이디 인식이 가능했는데, DAoC 에서는 

- 상대의 아이디를 잘 보여주지 않습니다. 꼭 알고 싶다면 타게팅을 하면 누가 내 타겟인지 알려주긴 하는데 인게임 네임 플레이트 같은데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죠 

- 대화 불가능. 서로 다른 진영 사이에 대화가 불가능한건 제게는 이 게임이 처음이었죠. 

- 나중 버전에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어떤 버전에서는, 상대방의 색깔 정보 (이 게임에서는 갑옷을 마음에 드는 색깔로 염색할 수 있습니다) 를 모두 제거하고 보여줬었어요. 클라이언트 로드를 줄이려는 취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 아무튼 그래서 진영이 서로 다르면 상대방이 무슨 찰흙인형처럼 보였던 기억도 ... 


이때가 아마도 지금과 같은 개념의 스포츠 pvp (전장? 등) 가 없을 때라서, pvp와 pk의 개념이 모호했었어요. 적대 진영에게는 적대적 감정을 불태우는게 매우 당연하며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그런 가운데 이런 장치들을 접해보니까, 감정적인 부담감이 낮아지는 느낌이 확 오더라구요. 누군가 다른 '상대'와 싸운다는 기분보다는 그냥 아주 영리하고 똑똑한 몬스터와 싸우는 느낌? 

전에는 '싸운다'라고 하면 싸우기 전부터 부담이 마음 속에 일어났죠. 지금도 유사한 경험이 '이제 LOL을 하자'라고 맘먹으면 생겨나요. 부담감. 이길지 질지는 모르는지 시작조차 하기전에 지기 싫다는 느낌. 졌을 때의 굴욕감과 모욕감 등을 게임을 시작조차 하기전에 떠올리게 되는거죠. 근데 DAoC가 넣은 저 장치들이 그런 느낌들을 현저히 줄여주더라구요. 물론 완전히 제거해주진 못하지만, 장벽을 낮출 정도로 유의미하긴 했었거든요.

재밌는건, 저니가 '익명'을 사용하는 방법과 DAoC가 그걸 사용하는 방법은 전혀 다른데 뭔가 미묘하게 비슷해보이는 구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 일종의 '이름'을 플레이 요소에 넣기 위해 제가 이전 프로젝트에서 제안했던 SNS 시스템이라는게 있는데요, Social Naming System의 약자죠. 이때 뭘 만들던 간에 social, smart, collaboration 같은 단어를 넣는게 팀내 유행이었 ;; 기에 이렇게 이름지은 점도 없진 않지만, 실제로 꽤 소셜한 측면이 있기도 했습니다. 

근데 다 설명하려고 생각해보니 너무 기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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