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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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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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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게임 디자인의 사실주의

3 posts in this topic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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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컴퓨터 게임 초기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GDC의 창립자인 크리스 크로포드가 1986년에 쓴 책 《밸런스 오브 파워》에서 발췌했습니다. 크로포드가 만든 동명의 게임을 디자인한 과정을 다룬 책인데요. 디자인과 플레이 번역소에 조금씩 연재했(다가 갑자기 중단되었)던 걸 읽어본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아래 발췌한 내용은 책의 1장에서 크로포드가 게임 디자인의 사실성에 대해 역설하는 부분입니다. 게임에 있어 사실성이란 무엇인가, 게임이 어느 정도의 사실성을 취해야 하나, 어떤 종류의 사실성을 취해야 하나...86년에 쓰였지만 정말 훌륭한 글입니다. :ugeek: 

책 자체는 예전에 디자인과 플레이에서 연재했던 부분까지 해서 절반 정도 번역되어 있는데, 다 번역해서 매끈한 전자책으로 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언젠가  8-)


일단 되는 대로 좀 다듬긴 했지만 기본은 몇 년 전의 번역이라 오역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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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오브 파워》는 핵무기 시대의 지정학에 대한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미국의 대통령이나 소련의 서기장 역할 중 하나를 선택하면, 컴퓨터는 상대편 지도자의 역할을 맡는다. 게임의 목표는 플레이어가 이끄는 국가의 위신을 높이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 위신이란 국가가 세계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호의와 존중을 받는 정도를 나타내며, 국가의 군사력에 좌우된다. 플레이어는 최대한 많은 강대국을 우호국으로 만들고 적대국은 적게 만들되 가능한 약소국이어야 한다.

게임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전세계를 지정학적 무대로 한다. 어떤 곳에서는 내란이 일어나 국가의 안정을 위협하고, 어떤 곳에서는 반란이 일어나 정부에 도전하는 군사적 행동으로 전개되며, 또 다른 곳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나 정부 지도자를 내려 앉히고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선다. 초강대국이 약소국을 외교적으로 위협하면 약소국이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호의적인 자세를 취하는 핀란드화도 나타난다.

플레이어는 이 모든 종류의 사건을 국가의 위신을 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플레이어와 우호적이지 않은 정부가 반군 게릴라들을 상대로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경우 그 반군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모험을 좋아한다면 반군('자유의 투사들'?)을 도울 군사를 파병해 상황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 반군이 정부를 전복하는 데 성공한다면 새 정권은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플레이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것이다. 플레이어와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가 불안정해지기 쉬운 상태라면, CIA의 적절한 압력을 통해 기존 정부 지도자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우호적인 지도자를 앉힐 수도 있다. 아니면 그저 외교적 위협을 가해서 겁을 주어 핀란드화하도록 할 수도 있다.

물론, 상대 지도자 역시 플레이어의 우호국을 상대로 똑같은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우호국을 보호하려면 대책을 취해야 하는데, 먼저 우호적인 정부에 무기를 주거나 부대를 파견(특히 반란을 일으킨 자들을 상대로 유용하다)해 도와줄 수 있다. 또 경제적 지원을 통해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면 발생 가능한 쿠데타를 방지할 수도 있다. 아니면 어쨌든 그냥 위협해도 된다. 그렇게 하면 상대편 지도자의 위협에 대한 우호국의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다. 물론, 상대에게 어떤 의도가 있을지 모르니 조약은 준수해야 한다.

플레이어는 세계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에 자유롭게 관여할 수 있고, 상대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상대방의 묵인을 조건으로 한다. 상대방이 플레이어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할 여지를 남겨 놓는다면, 그 쪽에선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는 게임의 가장 극적인 순간인 '위기'로 이어진다. 플레이어는 그 요구에 둘 중 한 가지 방법으로 응할 수 있다. 요구를 받아들여 한 발짝 물러나 행동을 철회하거나, 단호하게 요구를 거절해 위기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공은 상대편으로 넘어간다. 이번엔 상대편에서 물러설 것인지, 아니면 그 결정에 장단을 맞춰 위기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지 결정한다. 위기 수준의 상승과 하강의 과정은 어느 한 쪽이 물러서거나 위기가 '데프콘 1'의 수준으로 상승할 때까지 이어진다. 어느 한 쪽이 물러선다면 그 국가는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상당한 위신을 잃게 되고, 말만 크게 하고 꽁무니를 빼는 나라가 되어 버린다. 만약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고 데프콘 1에 달한다면 핵미사일이 발사되고 세계는 핵의 불바다 속에서 자멸하게 된다. 모두 지는 것이다.

때문에 《밸런스 오브 파워》는 판단의 게임이다. 초강대국의 지도자인 플레이어는 자신이 취하는 행동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의 깊게 가늠해야 한다. 세계 정세를 잘 살펴보면서 상대방이 어느 부분에서 물러서지 않을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기회주의적 행동이나 허세 속에서 그런 중대한 문제를 골라낼 수도 있어야 한다.

이런 플레이어의 노력을 돕고자, 《밸런스 오브 파워》는 세계의 국가들에 대해 엄청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 맵' 시스템을 통해 세계 각 국가의 반란, 지역적 불만, 외교적 관계 등 많은 변수를 그래픽으로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잠비아에 얼마나 많은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는지 알고 싶다면, 표시되는 숫자를 보면 된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건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이다. 그 풍부한 디테일은 실제로 있을법한 매력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실제로 있을 법한 인상과 현실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 게임이 지정학적 과정의 역동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본떴을까?

그 질문에 대한 완전한 답은 제5장에서 나올 것이다. 1장에서는 《밸런스 오브 파워》의 사실성 문제에 대해 서론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이 도입부를 읽고 나면 뒤이은 내용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1. 게임과 시뮬레이션

많은 사람들은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차이를 혼동하며 둘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어떤 단어의 진정한 의미는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지 안에서 정의되므로, 나에게 '게임'이라는 단어의 궁극적이며 진실하고 최종적인 정의를 내릴 권한은 없다. 하지만, 그 의미가 너무 넓으면 활용하기 곤란하니 좀 더 정확하게 바로잡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모호한 단어가 혼동을 부른다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갈 이유는 충분하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은 그것이 현실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그 디자이너(설계자)의 의도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시뮬레이션은 그 분야에 가장 해박한 전문가가 인정할 정도의 사실성으로 시스템의 작동을 표현하려는 진지한 시도다. 시뮬레이션은 흔히 다른 수단으로는 알 수 없는 특정한 상황 하 시스템의 작용을 예측하려고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항공기 설계자들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자신들의 구상을 시험해 본다. 항공기를 만들고 추락하는 걸 본 다음에야 고치러 가는 것보다는 컴퓨터에서 항공기의 작용을 모의해보는 것이 더 값싸다. 핵무기 설계자들도 설계를 다듬는 데 시뮬레이션에 크게 의존한다. 새로 만든 20메가톤 수소폭탄을 어떤 도시에 시험해 볼 수 있겠는가. 그래서 컴퓨터로 시험을 해 본다.

시뮬레이션의 또 다른 흔한 용도는 훈련이다. 군대는 1830년대 프로이센 이래로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오고 있다. 커다란 테이블에 군부대를 나타내는 표지들을 놓고 지휘관들은 가상의 전투에서 군대를 움직이는 세부 규정들을 의논한다. 시뮬레이션 훈련의 가치는 1866년과 1870년, 프로이센군이 오스트리아-헝가리군을 치고 프랑스군을 치기 전까지는 다른 군의 조롱거리였다. 다른 국가들은 그 뒤에야 재빨리 군사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 (...)

시뮬레이션은 업무 훈련에도 사용된다. 야심 있는 경영자라면 시뮬레이션 속에서 값싼 실수를 해볼 수 있다.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세워 연구, 개발, 제조에 투자하는 자금의 양을 바꾸어도 보고, 모의된 회사가 경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늠해 본다. 시뮬레이션은 어떤 사업에서든 복잡한 상호관계성을 명료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조직 안에서 생각을 나누는 데 필요한 공통의 원칙도 제공한다. 만약 회사의 모든 경영진이 같은 시뮬레이션을 경험해본다면 서로 생각을 나누기 더 쉬울 것이다.

이 모든 사례를 볼 때 분명한 사실은 시뮬레이션의 이용 가치란 세부적인 사실성에 있다는 것이다. 항공기의 시뮬레이션은 반드시 새 항공기의 이륙을 정밀하게 예측해야 한다. 잘못된다면 항공사고로 이어진다. 만약 핵무기 시뮬레이션이 수소폭탄의 중성자 공급을 잘못 계산한다면 전투에서 폭발하지 않아 설계자에게는 낭패가 될 것이다. 만약 사업 시뮬레이션이 경영자에게 광고 예산을 잘못 판단하게 한다면, 그 회사는 업계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 모든 경우 시뮬레이션은 수많은 세부사항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세부사항은 수량적인 개념으로 구성된다.

게임의 의도는 그것과 전혀 다르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관계는 그림과 설계도의 관계와 같다. 집을 그린 그림은 집에 대한 정서적인 인상을 주지만, 집의 설계도는 목수가 창턱을 정확히 어디에 달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게임은 시뮬레이션과 유사하면서 품질이 낮춰진 형태가 아니다. 게임은 더 넓고, 덜 수량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그림이 집을 짓기 위한 기초로 사용될 수도 없고, 설계도로 어린 시절을 보낸 집에 대한 감정을 전할 수도 없다. 그 차이는 부드러운 개념과 단단한 개념의 차이에 있다. 측정할 수 없는 것과 측정할 수 있는 것의 차이다. 시뮬레이션과 게임은 전혀 다른 메시지로 소통하려 한다. 시뮬레이션은 기술적 정보로 소통하고, 게임은 예술적 메시지에 가까운 어떤 것으로 소통한다.

복잡성

실제 사례로 오면 시뮬레이션과 게임의 "정보 대 예술" 구분이 여러 이유로 불분명해진다. 가령 저가의 오락용 비행 시뮬레이터는 일반적인 소형컴퓨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프로그램으로 연산한다는 점은 수백만 달러의 전문 시뮬레이터와 다르지 않다. 일반 소비자용 비행 시뮬레이터조차도 양력, 고도, 대기 속도 같은 것을 연산한다. 그렇다면, 그것이 전문가용 비행 시뮬레이터와 다른 점이 뭘까?

그 답은 앞서 말했던 "세부적인 그럴 듯함"에 있다. 시뮬레이트된 항공기가 30도의 뱅크각에 180노트의 대기속도에서 8,000피트 상공으로 올라가도, 소형컴퓨터용 비행 시뮬레이터는 그 결과인 양력을 아주 정확하게 계산할 의무가 없다. 근사치를 만들어내거나 몇 가지를 생략해도 화를 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대로, 전문 비행 시뮬레이터는 양력을 보다 정밀하게 계산해야 한다. 그게 유일한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만약 조종사가 시뮬레이터의 결점 때문에 부정확한 반응을 보이는 시뮬레이터로 훈련한다면 실제 비행에서도 실수를 반복해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이것이 오락용 비행 시뮬레이터가 작은 힘을 가진 소형컴퓨터에서 실행되는 반면, 전문 비행 시뮬레이터는 대량의 램을 가진 강력한 컴퓨터를 요구하는 이유다. 작고 세세한 사항들을 모두 정확하게 연산하려면 엄청난 연산력을 필요로 한다. 소형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시뮬레이션은 여러 부분을 생략해야 한다.

가정용 비행 시뮬레이터 역시 다른 면에서 만족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가정용 비행 시뮬레이터는 실질적인 정확성보다는 그 환영을 만들어내야 한다. 시각적이고 정신적인 암시들을 조정해서 사용자의 불신을 없애줄 '정밀도'라는 이름의 환상을 만들어 내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사용자는 어느 정도 정서적인 수준에서는 자기가 컴퓨터 키보드 앞에 앉아있는 게 아니라 항공기를 운전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 요구사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정확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플레이어가 비행기를 급강하시키면 가속해야 한다. 하지만, 가속율의 정확설은 사용자에게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종석에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리고 속도계가 올라가며 엔진이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디자이너에게 그런 것은 부차적이며 가속의 정확성에 더욱 집중한다. 하지만 게임 디자이너는 환영을 만드는 데 피땀을 흘린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또 다른 차이점은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명료한 대립을 기대한다는 점이다. 실제 세계에서 대립은 다양한 사회적 제어에 의해 완화된다. 대립은 인간의 활동에서 피할 수 없지만, 도덕관과 심리적 억압의 복잡한 조합이 대립을 약화시켜 생산적인 결과로 전환한다. 그래서 단순히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되는 간단하고 직접적인 대립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갈망이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게임이든 상업적 성공을 거두길 희망한다면 대립을 강조하고, 피를 보고 싶은 욕망을 좌절시키는 억압은 제거하라. 모든 게임이 피가 튀는 슈팅 게임이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대립의 성질을 뚜렷하게 강조하고, 실제 세계의 대립에서는 보기 힘든 감정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해결법을 제공해야 한다.

게임과 시뮬레이션의 차이를 만드는 세 번째 요인은 게임의 접근성이다. 시뮬레이션은 사용자가 긴 문서를 읽거나 장황한 준비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반면, 게임은 즉시 그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별 득도 없는 길고 지루한 설명서를 가진 게임에 관대하지 않다. 그런데 《밸런스 오브 파워》는 게임 시장에서 가장 지나치게 요구 사항이 많은 게임 중 하나로, 두터운 설명서가 게임의 필수 구성 요소이다.


2. 지정학을 모델링하는 게임의 함축

지금까지 논했던 것들을 이해했다면 다음 질문의 답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밸런스 오브 파워》는 얼마나 사실적인가?" 이 게임이 반드시 근본적으로 부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건 현실을 표현한 게임이다. 하지만, 동시에 필연적으로 현실을 왜곡해야 했다. 예를 들어 이 게임은 지정학적에서도 대립을 더 두드러지게 만들었고,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한 관점으로 나타냈다. 현실을 왜곡했다고 해서 이 게임이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아니다. 좋은 초상화가는 대상의 얼굴에서 성격을 드러내는 특징들을 강조하고 그 특징을 단순화한 표현으로 절충한다. 이 과정에서 화가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현실을 왜곡하지만, 현실을 부인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생각해보자. 게임 상에 얼마나 많은 국가가 표현되어야 할까? 언뜻 생각해 보면 세계의 모든 국가를 포함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분명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답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지정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게임이다. 문제는 모든 국가를 포함하는 것이 과연 지정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표현의 명료함을 높이느냐, 낮추느냐다. 세계 150여 개 국가 중 대부분은 어떤 사건이 터져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전까지는 수십 년을 평화 속에서 지낸다. 얼마나 많은 미국인이 미국이 침공하기 전의 그레나다를 알고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미국인이 카빈다, 안도라, 샌 마리오, 오맨, 부룬디, 기니비사우, 가봉 같은 국가들을 들어보기나 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리타니아와 모리셔스의 차이를 알고 있을까? 거대한 지정학적 힘의 작용을 이해할 때 이 작은 국가들을 모두 포함한다면, 주의가 분산되지 않을까?

지정학의 체계는 두 개의 초권력, 십 여 개의 주류 권력, 수십 여 개의 비주류 권력, 그리고 수많은 무(無)권력 국가로 이루어져 있다. 무권력 국가들이 지정학적 무대에서 맡는 역할이란 체스에서 졸이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게임이든 지정학적 과정의 본질을 밝히겠다면 먼저 초권력에 집중해야 한다. 초권력이 싸움에 이용할 졸도 분명 있어야겠지만, 그 역할은 항상 부차적이다.

나는 《밸런스 오브 파워》를 디자인하면서 무권력 국가들을 너무 많이 포함하면 게임에 해가 되리라 판단했다. 만약 시뮬레이션이라면 그것이 긍정적인 요소가 되더라도 말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62개 국가만을 포함했다. 사실성을 높여주는 디테일은 시뮬레이션에는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 무권력 국가를 너무 많이 넣으면 혼란을 일으킬 뿐이다. 《밸런스 오브 파워》에 작은 국가를 필요 이상으로 넣는 것은 말 그대로 쓸데없는 일이며, 책상을 어지럽히는 것이고, 머리만 복잡하게 할 뿐이다.

상대적 사실주의

이 게임의 사실성에 대해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사실주의의 개념이 항상 관찰자의 지각에 의해 상대적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정치학 교수와 12살 아이가 이 게임을 보는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게임이 정밀한 정도는 반드시 그 게임을 할 법한 사람들의 지적 배경에 맞추어야 한다. 내가 초기에 매킨토시를 플랫폼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나는 매킨토시 사용자들이 지적으로 성숙한 그룹일 것이라 예상했다. '밸런스 오브 파워'처럼 복잡한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지적 노력을 요구한다.

게임 디자이너는 반드시 게임의 청중에 적절한 수준의 사실주의를 목표로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 청중보다 더 교육 받은 이들은 비웃음을, 그 청중보다 덜 교육 받은 이들은 이해 부족을 보일 것이다. 사람들의 교육 수준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대부분 게임 디자이너들은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게임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대학 수준의 교육을 요하는 게임을 만드는 디자이너에게는 강한 (한 편집자가 말하길, "광적이고 완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밸런스 오브 파워'는 약간 많이 높은 곳을 노려야 했다. 나는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지정학적 이슈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어렵다고 했을 것이다. 이것이 나를 향한 실망과 당혹감의 근원이었다.

'과정으로서의 사실주의'와 '자료로서의 사실주의'

사실주의에 관해서 또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과정'[프로세스, process]의 사실주의와 그에 반대되는 '자료'[데이터, data]의 사실주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료의 관점에서 사실주의를 생각한다. 국민총생산(GNP)이 제대로 표시되어 있는지, 혹은 이 나라에 있는 군부대의 수가 정확한지 따진다. 그러나 사실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료가 아니라, 과정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그의 작품 <월든>에서 잘 지적했다.

만약 강도를 당하거나, 살해 당하거나, 사고로 죽거나, 집이 불타거나, 배관이 터지거나, 배가 폭발하거나, 젖소가 서부 도로를 달리거나, 광견이 죽거나, 겨울에 메뚜기 떼가 나타나는 이야기를 읽었다면, 다른 것은 읽을 필요가 없다. 한 번 읽으면 충분하다. 그 사건들이 일어나는 원리에 정통하다면, 수많은 사례 하나하나를 신경 쓸 이유가 있는가?

중요한 것은 바로 원리다. 사례가 아니다. 그리고 원리란 과정이다. 가나의 GNP가 실제로 얼마인지는 덜 중요하다. 지정학을 다루는 게임이라면 GNP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니카라과가 워싱턴과의 외교적 관계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덜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니카라과와 워싱턴이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다. '사실'과는 상호작용할 수 없다. 사실이란 죽은 물고기와 같다. 그저 놓여있을 뿐이다. 하지만 '과정'과는 상호작용할 수 있다. 형태를 다듬고 매개변수를 바꾸어서 그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과정은 학습할 수 있다. 사실이란 책과 같은 고정적인 매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다. 컴퓨터는 처리를 동반하는 문제에 가장 잘 어울린다. 컴퓨터를 대변하는 말인 '데이터 처리 장치'[data processor]에서 처리가 뒤에 오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과정이 진짜 세계다. 만약 우리가 살아서 100년 뒤를 본다면 후손은 니카라과와의 실랑이가 별 의미 없는 일이었다 회고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니카라과와의 관계를 좌우하는 원리, 그 과정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2,000년도 더 전에,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펠레폰네소스 전쟁에 대해 쓰면서,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아테네의 성장과 이를 두려워한 스파르타였다"고 말했다. "아테네"를 "미국"으로, "스파르타"를 "러시아"로 바꿔보면 판단이 설 것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라는 사실은 먼지 같이 사라졌지만, 그 원리는 바뀌지 않았다.

내가 '처리 강도'[process intensity]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원리이다. 이 책의 각 장은 내가 게임에서 강조한 네 가지 지정학적 상호작용의 과정(폭동, 쿠데타, 핀란드화, 위기)을 다루고 있다. 그 안에 가볍게 사실을 불어넣었지만, 사실이란 일시적이다. 반면 과정은 영구적인 진실이다.

(...)

3. 사실주의와 학습

게임의 사실주의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의 전문성에 상대적이라면, 게임을 학습하는 과정 자체는 게임의 사실성을 떨어트린다. 즉, '밸런스 오브 파워'를 처음 시작하는 플레이어가 게임이 대단히 사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게임을 진행하고 그 뒤에 숨은 원리들을 학습하며 지정학적 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디자인 상의 결점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자연스러우며 또한 예측 가능한 현상이다. 그리고 사실 게임의 성공을 가늠하는 가장 좋은 척도이다. 플레이어를 변화시키지 못 한 게임은 실패한 것이다. 게임은 플레이어를 더 높은 이해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그 과정에서 게임과 나란히 서 있던 플레이어를 그 어깨 위에 서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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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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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리얼함은 게임에서 ... 

1) 리얼함보다는 게임의 재미가 우선임. 즉 리얼하기 위해서 재미를 희생해서는 안됨. 
2) 그러나 어느정도의 리얼함이 게임의 재미에 필요불가결한 것은 자명함
3) 그렇다면 '재미를 위해서 희생해도 되는 리얼함은 어디까지인가?' 어디가 적절한 경계선인가? 

사실 본문에서도 언급되는 케이스이지만 저는 주로 자료로서의 리얼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과정으로서의 리얼함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 - 이건 다른 매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일종의 '게임이 갖는 내적 정합성' 에 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 을 깨닫는 과정은 즐겁기도 하고 머리도 아프고 뭐 그렇더군요. 

한편으로 서울 아시안 게임이 벌어지던 해에 쓰인 글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점은, 게임이 기술의 발전과 여러 트렌드에 따라 이리저리 바뀌는 것 같긴해도 그 뿌리에는 쉽게 변치않는 뭔가가 있는 듯 해서 왠지 위안도 되고 안심도 되고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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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elove1234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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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직관성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세세한 데이터를 열거하는 것보다 그것이 게임 내에서 무슨 가치를 가지는지를 유저에게 전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직관성, 즉 부가적인 설명 없이도 유저로 하여금 자연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경비행기가 더 빨리 이륙하지만 바람에 더 영향을 받는 것은 별다른 설명이나 항공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하며, 동시에 기본적으로는 사실주의에 입각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직관성을 얼마나 간단하게 시스템적으로 정리하여 유저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가 게임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게임의 프로세스와 목적을 이해하기 쉬울수록 유저의 몰입이 증가한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기본적으로 게임이 현실에 의존하는 것은 개발자와 유저가 현실에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논리를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직관성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파이락시스 게임즈가 이런 부분을 잘 하더군요.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의 사례처럼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게임은 결국 플레이어의 단순한 결정이 게임 내에 구현된 세계에 어떤 다양한 영향을 미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나저나 이런 글이 86년도에 쓰여졌다니 이 무슨 먼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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