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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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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라프 코스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1 post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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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 Tingle 가 Raph Koster 를 인터뷰한 기사가 mmorpg.com 에 올라왔더군요. 재밌어 보이기에 옮겨와봅니다.

원문주소 : http://www.mmorpg.com/showFeature.cfm/loadFeature/7716/Raph-Koster-on-the-Past-Present-and-Future.html

게임 산업은 이제 헐리웃과 창조성과 재정적 영향력 양 방향 모두에서 경쟁적 관계이다. 그러나 몇몇 디지털 마스코트와 표면적 이해, 욕설을 내뱉으며 콜 오브 듀티를 하는 십대들을 제외하면 어떤 물리적이고 인간적인 아이콘이나 ‘비디오 게임 유명인’은 없는 편이다. 최근의 시리즈에서 우리는 저명한 MMORPG 개발자들과 함께 그들의 디자인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지, 왜 온라인 월드를 선택했는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내가 제임스 립턴 이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대화를 나눈 대상은 여느 은막의 주인공들만큼이나 흥미롭다. 

라프 코스터는 울티마 온라인 (Ultima Online)으로 옮기기 전, LegendMUD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가 이룬 일들은 MMORPG 장르를 규정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스타워즈 갤럭시즈 (Star  Wars Galaxies) 는 많은 이들이 열망하던 ‘샌드박스’ 스타일의 플레이를 정제해냈으며, 게임과 월드 디자인에 대한 여러 언급들은 가장 열렬한 플레이어들조차 전율하게 만들었다. 이제 이십년을 넘나드는 광범한 이력을 통해 라프는 온라인 장르 전체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오늘 우리는 이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겠다. 

MMORPG (매체 이름이 mmorpg.com 입니다) : 당신에게 mmorpg란 어떤 의미인가요

라프 코스터 : 지금은 여러 복잡한 느낌들이 교차하네요. MUD를 시작했을 때는 신선하고 신났어요. 우리는 세상을 바꿀 비밀을 가진 느낌이었죠. 모든 사이버스페이스의 꿈이었죠. MUD는 사람들이 가상 공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수업이었어요. 전 아직도 제가 최초로 강퇴했던 사람을 기억해요. 다른 플레이어들을 뒤에서 몰래 훔쳐보며 쾌감을 느끼던 다른 관리자였죠. – 요새로 말하자면 NSA이슈랑 비슷하죠? 

오해하진 마세요 – 그것도 물론 그냥 게임이었어요. 이것저것 넣어보면서 놀 수 있을 정도로 융통성을 가지고 있었죠. 비교적 엄격한 편인 Diku 포맷에서조차 실험을 하고 새로운걸 시도해 볼 여지는 있었어요. 우리는 크래프팅과 꿈 시스템, 경매장과 기분 시스템 및 그 외 일반적이지 않은 여러가지 종류의 것들을 넣었어요. 그러다가 울티마 온라인에서 일했죠.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발명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우리가 거기서 얼마나 많은 미친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채로 시간이 꽤 지났죠. 이상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넣는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MUD에서 울온으로의 이동도 엄청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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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산이 커지기 시작했어요. 사업인거죠. 타성에 젖기 시작했어요. 뭔가 다른걸 시도하기가 어려워졌죠. 한계를 확장하는 도전을 하기가 어려워졌어요. 플레이어들과 대화하는 것조차 어려워졌죠. 거대 자본과 함께, 디지털 감시인가 뭔가하는 도전적 질문들은 “우리가 MMORTS 게임 시장을 열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에 밀려 점차 사라졌어요. 그 질문들이 나쁘다는건 아니에요. 야심찬 질문이죠 물론. 그러나 MUD를 할 때 주변을 맴돌던 것보다 불필요하게 큰 질문이 아닌가 하는 거에요. 

저는 결국 There.com나 Metaplace같은, 게임이 아닌 곳에 가서 수다를 떠는 좀더 작은 세계로 간 셈이에요. 그랬던 이유는 그게 더 넓은 웹에서 생겨나는 일들의 흐름을 타는 방법이었거든요 : 블로그와 포럼, 웹 2.0과 커뮤니티 참여와 협업 디자인과 애자일 개발 뭐 그런 것들이요. MMORPG들은 이런 흐름을 타지 않는 듯 보였어요. 이제서야 그런 흐름에 참여하려는 듯 하죠. – SOE는 여기에 들어맞는 여러 계획들을 상정하고 있는 듯 해요. 예를 들면 사람들이 아트웍을 올리는 등의 일이죠. 그러나 SWG (스타워즈 갤럭시즈) 가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됐어요. 내가 Metaplace를 하기 위해 SOE를 떠난지도 7년이 됐구요. 시간이 꽤 걸린 셈이에요. 

제 생각에 우리가 잊고 있던 일련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있는 듯 해요. 가상공간에서의 사교적 관계에 대해 배웠던 것들 대부분은 현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이식되어 있죠. 이들 매체를 게임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꽤 많은 게임스러운 부분들이 들어가 있어요. 친구 목록과 길드, 레벨과 별점 랭크 등 우리가 웹에서 매일매일 쓰던 것들 중 몇몇은 실제로 MUD를 할 때와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을 줘요. 사생활의 문제, 가상 공동체를 운영하는 공정한 운영원칙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 등은 오늘날 훨씬 더 날카로운 측면을 갖게 되었는데, 고용주가 당신의 페이스북을 봐도 되는가 하는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죠. 결국 MUD시절을 돌이켜볼 때 무엇을 개발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틀리지 않았던 거에요. 단지 MUD가 뒤에 남겨졌을 뿐이죠. 

그래서 MMORPG는 이제 좀 막다른 길에 몰린 듯 느껴져요. 한때 풍부한 잠재력을 가졌던 가지가 완전히 성장하지는 못한 듯한 모습이죠. 저는 Metaplace가 문을 닫은 이후 플레이어로서 가상 세계에 매료된 적은 없어요. 뒤로 물러나서 지금의 아키에이지나 EQNext같은 게임들, 길드워즈2가 시도했던 것들 등 시뮬레이션의 트렌드를 지켜보는게 흥미가 가요. 어떤 면으로는 마인크래프트가 자극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요. 울온과 SWG에서 우리가 했던 것을 이어받아 꾸준히 해왔더라면 좋았을거라고 바라죠. 

그래서 ... 전 MMORPG에 이력을 빚지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수년간 이 장르에서 일을 하거나 플레이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MMORPG : 울티마 온라인 이전에 당신은 LegendMUD에서 일을 도왔죠. 그때의 일이 이후의 일에 대한 시금석으로서 얼마나 중요했나요?

라프 코스터 : 엄청나게요. 아래 대답들이 분명하게 보여주겠지만요. 

플레이어의 권리가 처음 떠오른게 LegendMUD 때였고, 내가 플레이어와 관리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행동 강령을 처음 쓰려고 시도했던 것도 LegendMUD였죠. LegendMUD는 내가 작업했던 어떤 MMORPG들보다도 퀘스트가 강하게 이끄는 게임이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최근의 MMORPG들보다도 더 그렇죠. – 아, 와우는 당연히 더 많은 퀘스트를 가지고 있을테고, 플레이어를 이 퀘스트에서 저 퀘스트로 선형적으로 끌고 다니죠. Legend는 그러지는 않아요. 그러나 저는 지금도 그때의 몇몇 퀘스트들을 최근의 MMORPG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요. 

Legend는 또한 비교적 클래스 구분이 없는 게임이었죠. 고향 또는 태어난 곳의 개념은 있었지만요. 최종적으로 그 캐릭터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죠. 그럼에도 그 속에서 풍부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구요. Legend에서 플레이어는 시간 여행을 할 수도 있어요. 돌이켜보면 이 점은 내가 가상 세계를 서로 크게 다른 지역들, 심지어 다른 규칙들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내 가상 세계에 대한 큰 그림에 강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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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팅 또한 당시의 MUD에는 아주 드문 요소였죠. 가구와 탈 것, 플레이어 하우징 등도 지원했어요. 이들 모두가 이후의 게임들에 혼합되어 나타나죠. 

LegendMUD는 아직도 운영 중이에요.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접속해서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울온에 나와 내 아내가 넣은 많은 요소들은 우리가 가지고 다니던 노트에서 나왔어요. 이 노트에 우리는 LegendMUD이후에 만들게 될 MUD에 넣고 싶은 아이디어를 적어놓곤 했죠. 나는 아직도 이 종이 노트를 가지고 있고, 울온이 15주년 되던 해에 내 사이트에 공개했어요. 이 노트에 적혀 있는 요소들 중 일부는 아직 어떤 게임에서도 구현된 적 없다는 점이 좀 안타깝기도 하죠. 

MMORPG : 디자인을 할 때 어디에서 주로 영감을 얻거나 영향을 받나요?

라프 코스터 : 넌픽션이 큰 비중을 차지해요. 수학의 타일 깔기 문제, 초기 인류의 사회 구조, 중세 수도원의 수도사들과 왜 그들은 사본을 옮겨 쓰고 또 쓰고 했는지 등에 대해 읽고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거죠. 

저는 게임 플레이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일이 드물어요. 때로 어떤 게임 규칙을 보고 통째로 가져오고 싶은 경우는 있을 수 있겠죠. 종종 도전받았다거나 흥미를 끄는 게임 디자인을 보기도 하구요. 그럴땐 그걸 가져와서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고 싶기도 해요. 제 생각에 저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보다는 다른 디자이너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일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영리한 디자이너와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주고받거나 여기저기 던지다보면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기 시작하는거죠. 

저는 비디오 게임을 역사의 흐름에 놓인 현재형의 최신 놀이이자 스포츠의 일부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합니다. 저는 수공예로 만든 Nine Men’s Morris 게임 보드를 사는 종류의 사람이죠. 왜냐면 내가 게임 디자이너이고 이게 집에 하나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픽션도 많이 읽어요. 이들도 또한 섞여들어가죠. 

MMORPG : 당신은 자신의 블로그와 여러 강연을 통해 월드 디자인에 대해 얘기하곤 했습니다. 어떤 MMO가 그 세계에 사는 플레이어들의 공동체에 정말로 ‘리얼’하게 느껴진다는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요?

라프 코스터 : 글쎄요, 서로 다른 플레이어들은 서로 다른 것을 원하는 법이죠. 그러나 제 개인의 취향에 대해서라면,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저는 일개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몰입감이 높다면 잘못된 게임 규칙은 어느정도 용서할 용의가 있어요. 게임의 규칙이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내가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는 느낌보다는 덜 중요하다는거죠. 언제인가 이걸 “당신이 있을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것, 당신이 아닌 누군가가 되는 것”이라고 묘사했던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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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물론 다른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게임 규칙에 가치를 두겠죠. 저는 “그들에게 더 많은 힘을”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단지 그들이 이미 그런 힘을 가졌다는걸 빼면 말이죠. 그동안 바로 이런 방향이야말로 이 장르가 발전해 온 방향이었죠. 저는 MMO의 진화에서 상당한 부분이 몰입감을 덜더라도 보다 명료한 인터페이스와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쪽으로 흘러왔다고 생각해요. 몬스터와 아이템의 이름이 색깔로 구분지워진다던가, 귀속 시스템 등이 바로 그런 더 게임스러운 경험의 이름 아래 행해진 일들이죠. 

MMORPG : 플레이어의 경험을 구조화하는 것과 그들에게 좀더 새로운 모험을 가능케 할 도구를 제공하는 것들 중 어느쪽을 더 선호하시나요?

라프 코스터 : 양쪽 모두요. 정말루요. 저는 고정된 세계의 위에 새로움을 자아낼 도구를 구축하는건 불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스토리텔링 또는 퀘스트, 그 외 무엇이든 그런걸 경험의 기반으로 삼을거라고 결정하는 순간, 당신은 게임의 역동성이나 신선함은 포기하게 됩니다. 왜냐면 고정된 컨텐츠를 뒤엎거나 파괴할 수는 없거든요. 반면에 시뮬레이션 또는 UGC (User-Generated-Contents) 를 기반으로 삼고 시작해서 그 위에 고정된 요소들을 얹는다면 그건 아마도 제대로 동작 할 겁니다. 왜냐면 고정된 컨텐츠들은 움직이는 기반 위에 구축되었으니까요. 

많은 이들이 이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은 새로운 모험 쪽이라고 생각하겠죠. 그러나 그건 그분들이 LegendMUD를 안해봐서 그런 겁니다 :D

MMORPG : 울온에서 일하는건, 간추려보자면,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규칙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좀더 편하지 않았나요?

라프 코스터 : 아뇨. 울온에서 일하는게 편했던 이유는 그보다는 작은 규모의 팀이었고, 우리 모두가 같은 방향을 지향했기 때문이죠. 저 개인에게 있어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던 또 다른 유일한 경우가 Metaplace를 구축할 때였습니다. 스타워즈 갤럭시즈는 훨씬 더 큰 팀이었고, 압박도 엄청났죠. 소셜 게임들 또한 상당한 압박과 다양한 서로 맞지 않는 목표들이 있었구요. 그 작은 실험실 같은 느낌의, 팀이 빠르게 움직일만큼 작지만, 뭔가를 탄탄하게 만들어낼만큼은 크고, 우리가 무엇을 만드는 지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는 팀은 일종의 마법같아요. 

스타워즈 갤럭시즈의 경우 거의 처음부터 긴장이 있었죠. 제다이를 넣을건지 아닌지, 절차적 지형을 사용할지 말지, 산디에고 팀과 오스틴 팀 사이에 내부적 정치 문제, 그리고 물론 라이센스 타이틀이라는 데에 얽힌 요소들까지요. 소셜 게임의 경우에는 언제나 창의성과 지표 사이의 문화적 마찰을 겪을 수 밖에 없어요. 아울러 우리는 회사를 팔기 위한 준비단계이기도 했구요. 

일하는게 편한가 하는 문제는 규칙을 만드는 문제와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규칙은 언제나 깍여지기 마련이고 이건 당연해요. 그보다는 업무의 동시성 문제가 더 크죠. 

MMORPG : 스타워즈 갤럭시즈를 만들며 만났던 게임 디자인 상의 도전적인 부분들은 울온 때와는 어떻게 달랐나요?

라프 코스터 : 뭐, 둘 모두 사랑받는 게임의 후속작이었죠. 그러나 스타워즈의 경우는 울티마보다 제약사항이 더 많았어요. 제다이 문제가 컸고, 결국은, 제 부족한 견해로는, 그게 게임을 죽인 셈이 됐죠. 제가 보기엔 우리는 제다이를 게임에 넣지 말았어야 했어요. 월등히 우월한 직업을 MMO 에 넣어야 한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이 클래스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땅에 묻어두었죠. 첫 크리스마스 시즌에 제다이 되는 법에 대한 힌트를 담은 홀로크론이 드랍되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종말의 시작이었죠. 제다이 시스템의 동작 방식 –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일련의 서로 다른 스킬들을 모두 마스터해야 했어요. 그게 비밀이었을 때는 여러 갈래 중 한 가지일 수 있었지만, 일단 공개되자 모든 이들이 각자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방식으로 플레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거죠. 오토가 급증했어요. 사람들은 노가다를 시작했고, 결국 게임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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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말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제다이 얻기를 좀더 쉽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NGE (New Game Enhancement – 스타워즈 갤럭시즈의 대규모 패치 중 하나) 와 스타워즈 구공화국을 통해 시도된 것들이죠. 그러나 그건 게임 내 설정상의 시간대를 고려할 때 정직하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한편 스타워즈 갤럭시즈는 절차적 지형 시스템이 없었다면 만들 수 없었을 거에요. 모든 행성은 플레이어가 걸어가면 일정한 결과를 내놓는 공식을 사용해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고, 따라서 매번 같은 결과를 내놓죠. 그렇게 넓은 맵에 능동적 변화까지 가능하게 하려면 불가피한 방법이었어요. 언젠가는 그게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써야겠죠. 근데 이게 문제가 많았어요. 그래픽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기가 아주 어려웠죠. 게다가 패스파인딩, 스폰, 콜리젼, 그 외 많은 것들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어요. 한편 우린 어디서나 집짓기를 가능하게 만들었는데, 그 결과 우리가 얻은건 모든 곳에 집이 들어서는 거였죠. 

스타워즈 갤럭시즈에는 8개의 행성이 있고, 각 행성은 한 면에 16348 미터와 1m 해상도의 하이트필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요즘과는 달리 2003년에 CD에 담기엔 엄청난 양의 데이터죠. 타일당 텍스쳐 하나, 컬러 하나, 그리고 높이값 하나로 쳐서 5바이트라고 해보죠. 8개 행성을 담으려면 10기가가 필요해요. 이걸 메모리를 절약하기 위해 2m 하이트폴까지 줄였던가 그럴거에요. 근데 이건 식생요소나 오브젝트는 포함시키지 않은거죠. 오로지 지면만 쳐서 그랬어요.

아티스트들은 이걸 어떻게 다뤄야할지 한동안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다시 말하자면 맵을 만들기 위해 전혀 새로운 방법을 배워야만 했다는거죠. 상당수의 아티스트들이 끝끝내 그런 기술을 익히지 못했구요. 

사실 우리는 실제로 게임에 들어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정 퀘스트를 만들려고 했었어요. 그러나 우린 템플릿 폼만 채워넣으면 퀘스트가 만들어지는 진짜 퀘스트 시스템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대신 모든 퀘스트들을 자바로 직접 써넣어야 했죠. 우리 스크립터들이 이걸 잘 해주길 바랬지만, 자바로 스크립팅을 하는건 어려운 도전이었고, 괜찮은 퀘스트 툴을 도입하기엔 시간에 너무 쫓기고 있었죠. 

MMORPG : 당신이 보기에 본인의 마지막 온라인 모험 이후 MMORPG 플레이어들이 많이 바뀐 것 같나요?

라프 코스터 : 물론 그렇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확히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군요. 요즘 MMO들의 최전선에 서본 지가 오래 되어서요. 

그립다는 말들을 종종 듣곤 합니다. 제가 작업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MMO를 원한다는 이들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죠.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바뀐 이유들 가운데 한 가지는 비교적 큰 규모의 팀과 예산이 최근 MMO 뒤에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제가 트리플A보다 못한 그래픽을 가진 새로운 MMO 아이디어를 들고 나타난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여기에 관심을 보일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주류’ MMO 유저층은 아니겠죠. 물론 비주류 인디나 아이들을 위한 시장 등이 있고, 이들은 여전히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시도에 열려있어요. 그러나 여전히 뭔가를 만들기 위한 진입장벽은 지나치게 높아요. 예를 들어 많은 이들이 저에게 샌드박스 MMO를 만들기 위해 킥스타터를 할건지 묻죠. 하지만 킥스타터로 그런걸 하려면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갖추기 위해서는 킥스타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펀딩을 해야만 할거에요. 

MMORPG : 최근 MMO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프 코스터 : 끔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생각을 거의 안합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긴 하지만 그들 중 소수만이 흥미로워 보이더군요. 

이유들 중 한 가지는 Metaplace에 참여해봤기 때문일 수 있죠. 우리는 문자 그대로 (과장하는게 아닙니다) 스노우 크래시 또는 레디 플레이어 원 (국내에 번역 안됨) 같은 소설의 배경을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루었어요. 아 물론 렌더링은 여전히 브라우저에서 작고 형편없는 플래시를 통해 돌아가기 때문에 아무도 어디까지 가능한지 본 적이 없지만요. 그러나 굉장히 특별하고 놀라운 것만은 분명해요. 사용하기도, 개념을 잡기도 어렵긴 하지만, 그정도로 광범한 일을 한 번 해보고 나면 ‘오크를 잡아오세요’ 같은 좁은 일로 후퇴하긴 어렵죠. 

MMORPG : 미래에 이 장르는 어디로 가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라프 코스터 : 몇년 전에, MMO 요소들이 모든걸 집어삼키고 있다고 말했다가 욕을 꽤 먹었죠. 그러나 마인크래프트도 개인적 MMO이고, 엑스박스 라이브도 MMO이고, 트위터나 그 외 것들도 그래요. 어디에나 있죠. 제 생각에 전통적인 가상세계는 현재 곤경에 처해있어요. 가상 세계의 매력들 중 많은 부분들이 이제 다른 매체에서도 가능하죠. 따라서 이제는 엑스박스 라이브나 MOBA가 할 수 없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분야로 후퇴해야해요.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저층을 잃을 수도 있겠죠. 왜냐면 MMORPG가 가장 잘 하는 분야라는건 이미 잘 굴러가는 다른 게임들보다 좀더 시간을 많이 필요로하고, 페이스가 느리며, 보다 몰입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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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 : 샌드박스와 테마파크 사이에는 논쟁이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전자의 지지자로써 이 장르에 일종의 디자인 철학이 중요하다고 느끼시나요?

라프 코스터 : 싱글 플레이어 게임에 이미 충분한 테마파크 게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보이스 채팅에 감사하게도 이런 싱글 플레이 게임을 다른 이들과 즐길 수도 있죠. 굳이 MMO를 여기에 붙일 필요도 없는 그런 게임들이요. 마인크래프트가 인기를 얻은건 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MMORPG : 무제한의 예산과 자원이 주어진다면, 어떤 MMORPG를 만드시겠습니까?

라프 코스터 : 아마도 아무런 준비없이 세계를 시뮬레이션 하는 작업으로 돌아갈 겁니다. 전혀 새로운 배경 설정 위에서요. 플레이어들이 모든 것에 관여하고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소설을 읽어 보셨다면, 이 소설이 그려내는 모습이 바로 Metaplace의 기술이 하려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은 다른 모든 것에 앞서서 보다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에 좀더 초점을 맞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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