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nouncements

    • Zerasion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각 카테고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Purple Board
      Green/Blue 에서 관리자가 추천하는 게시물이 옮겨진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Purple Panel(관리자)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작성할 수 없습니다. Blue Board
      관리자에 의해 승급된 Blue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Blue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Green Board
      회원 가입 후 인증이 완료된 Green Panel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Green Panel들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Free Board
      잡담 게시판입니다.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Panel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To GDF  운영진에게 부탁하고 싶은 내용, 궁금한 점, 건의 사항 등을 여기에 적어주세요. 
      비회원을 포함한 모두가 읽을 수 있으며, 모든 회원이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게시판의 의도와 관계없는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적당한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지거나 삭제될 수 있습니다.   2. 게시판 예절을 지켜주세요.
      게시판 이용자간에 서로 지나치게 적대적인 태도는 피해주세요.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이 포럼은 가장 최근에 댓글이 달린 게시물을 자동으로 최상단에 올려줍니다.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이 글을 팔로우하기  
팔로워 0
Zerasion

[아카이브] 디아블로3의 경매장 폐쇄에 대한 생각 정리 및 의견

6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디아블로3가 경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http://kr.battle.net/d3/ko/blog/10974978

시간이 좀 된 얘기긴 하지만 생각할 꺼리가 있다 여겨 잠깐 끄적거려봅니다. 


1. 확정 보상과 무작위 보상

일단 확정 보상과 무작위 보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보편적이고 흔히 쓰이는 개념이긴 합니다만 용어 자체는 일반화되었다고 보기 힘든, 저만 가끔씩 쓰는 단어이기 때문에 ... 아마 GDF 어딘가에 끄적인 글에서 언급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하지 않기에 여기에 한번 더 써봅니다.

확정 보상 : 확정 보상은 확정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치입니다. 주로 일정량의 노가다를 수반하지만, 그 노가다를 모두 수행했을 경우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보상이죠. 대표적으로는 와우의 던전 휘장류가 있습니다. 던전을 한 번 돌 때 휘장을 2개 먹을 수 있고, 휘장 20개를 모아 특정한 아이템을 구입하는 식입니다. 

무작위 보상 : 무작위 보상은 확정 보상보다 좀더 오래된 개념입니다. 몬스터가 드랍하는 아이템 ... 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체로 일정한 풀(Pool) 내에서 뭔가가 드랍되고, 드랍되는 아이템은 특정한 클래스나 특성에는 유용하지만 다른 클래스/특성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와우 이전에는 무작위 보상이 보상의 전부였었죠. 드랍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 드랍 테이블의 범위도 굉장히 넓었기에, 드랍되면 좋지만 아니라고 해도 실망할 일은 아닌 (기대값이 워낙 낮으므로) 상황이었구요. 그러나 무작위 보상만으로 게임을 이끌고 가는건 굉장히 하드코어합니다. 언제 뭐가 드랍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하염없이 플레이를 해야하니까요. 이는 플레이어의 동기부여를 약화시키는 측면이 강합니다. 확정 보상은 이 부분을 보완해줍니다. 무작위 보상을 기대하고 플레이하더라도, 그 플레이가 일정량이 되면 어느정도의 보상을 해주거든요. 

아울러 확정 보상은 ‘빈 틈 메우기’ 역할도 합니다. 와우 오리지널의 경우 직업별 세트 아이템이 총 8피스로 구성되던가 그랬을 겁니다 아마. 근데 7피스를 모은 사람이 마지막 1피스를 모으기가 너무 어려워요. 세트에 빈 틈이 있는거죠. 예컨대 레이드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의 종류가 총 80가지라고 하면, 세트 아이템이 전혀 없는 사람은 10%의 유효 드랍 (자기에게 필요한 아이템이 드랍됨) 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8개 중 아무거나 드랍되면 유효 드랍이에요. 근데 7피스를 이미 모은 사람은? 이 사람에게 유효 드랍 확률은 1/80 입니다. 나머지 7개는 이미 있으니까 유효 드랍에서 제외되거든요. 그 마지막 한 피스의 빈 틈을 메우기 위해 던전을 계속 돌아야 하는 마음은 의욕보다는 짜증의 비중이 더 큽니다.

불타는 성전부터 도입된 확정 보상의 개념은 이를 보완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마지막 1피스의 세트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던전을 계속 도는 동안 확정 보상 게이지는 차오르고 (던전 휘장이 모이고) 이게 일정량 모이면 마지막 1피스는 아니어도 그에 상응하는 아이템을 구입하고 다음 티어의 던전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2. 디아3에서 (의도된) 경매장의 역할

워낙 복잡한 게임이기에 단정짓긴 어렵겠지만 저는 디아블로3에서 경매장이 일종의 ‘확정 보상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작위 보상은 당연히 필드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입니다. 그리고 고정적으로 드랍되는 ‘골드’가 확정 보상을 위한 토큰 역할을 하죠. 와우에서 휘장과 비슷합니다. 골드라는 토큰을 모아 경매장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구입하는거죠.

단지 디아블로3의 드랍 테이블은 글로벌로 적용되기에 범위가 굉장히 넓고, 플레이어가 이를 특정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드랍 테이블 특정이란, 와우로 말하자면 특정한 아이템이 드랍되는 던전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겁니다. 내게 필요한 아이템이 속한 드랍 테이블을 확인하고, 여기에 도전하는거죠. 그럼으로써 유효 드랍의 기대값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디아3에는 드랍 테이블을 특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따라서 플레이어가 유효 드랍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액트 구분을 통한 티어별 테이블을 조절하는건 가능하지만, 티어3에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면 누가 티어2를 돌겠어요.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구하는건 그래서 이 구도 자체로라면 꽤 어려울테지만, 다행히도 디아3에는 귀속 시스템이 없습니다. 와우에서는 대부분의 고티어 아이템에 귀속 옵션이 붙지만 디아3는 그렇지 않기에, 쓰던 아이템도 경매장에 내다 팔 수 있습니다. 이는 즉 ‘유효 드랍이 아닌 무작위 보상을 확정 보상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저는 야만용사를 합니다. 아이템이 드랍되었습니다. 근데 악마사냥꾼용이에요. 와우에서라면 야만용사인 제게 이 악마사냥꾼용 아이템은 유효 드랍이 아니고, 굉장히 낮은 가치만을 보상받고 NPC에게 팔거나 했을 겁니다. 그러나 디아블로에서는 이 악마사냥꾼용 아이템을 경매장에 내다팔아 확정 보상 토큰인 골드로 전환할 수가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보면 유효 드랍의 범위를 비약적으로 늘린거고, 다르게 보자면 무작위 보상과 확정 보상 사이에 연계를 만들어 이를 통해 디아블로3의 무작위 보상에 주어지는 ‘지나치게 넓은 드랍 테이블의 범위’라는 위험 요소가 커버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경매장을 통한 확정 보상 구조에서는 확정 보상을 받기까지 필요한 노력의 양을 시스템이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죠. 앞서 예로 든 와우의 경우 던전 한 번 도는데 토큰 2개 받는게 고정입니다. 그리고 아이템 하나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토큰 20개인 것도 고정이구요. 그렇다면 던전 10번 돌면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고정됩니다. (물론 그 아이템의 게임 내에서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나 디아블로3의 확정 보상 구조에서는 확정 보상을 받기까지 필요한 노력의 양이 고정적이지 않아요. 시세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심지어 이 시세를 보정할 수 있는 장치도 없습니다. 길드워즈2의 캐시머니/게임머니 교환 비율은, 물론 플레이어들의 활동에 연동되어있긴 합니다만, 어느정도 시스템에서 제어합니다. 일정 시간 내에 일어나는 일정 범위 이상의 시세 변동에는 락이 걸려있고, 그 외에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전문가 (실제 경제학자)의 손을 타면서 조금씩 조율되죠. 디아블로3의 경매장은 이런 안전장치도 없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경매장이죠.

3. 디아3에서 (실제로 기능한) 경매장의 역할

앞서 저는 경매장에 대해 “무작위 보상과 확정 보상 사이에 연계가 생기고, 이를 통해 디아블로3의 무작위 보상에 주어지는 ‘지나치게 넓은 드랍 테이블의 범위’라는 위험 요소가 커버되는 구조” 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일어나는 효과들 중 하나는, 확정 보상의 비중이 무작위 보상보다 커진다는 점입니다. 가장 처음에 확정 보상과 무작위 보상의 구조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드리면서 예로 든 케이스들은 대부분 무작위 보상이 우선이고 확정 보상이 그 다음인 상황들이었습니다. 즉 가급적 무작위 보상을 노리되, 그게 여의치 않으면 확정 보상으로 보충하는 형태였죠. 

그러나 디아블로3에서는 이런 우선순위가 역전됩니다. 확정과 무작위를 가리지 않은 ‘전체 보상’의 개념에서는 어느정도 평균점이 잡히겠지만, 세부적으로 구분해보자면 지나치게 포괄적인 드랍 테이블과 유효 드랍 확률을 플레이어 임의로 높일 수가 없다는 점 때문에, 확정 보상의 비중이 무작위 드랍의 비중보다 커집니다. 즉 내 클래스에 딱 맞는 아이템을 노려보고 안되면 확정 보상에 기대는 구조가 아니라, 아무거나 대박 하나 터지면 그걸로 경매장가서 골드로 바꿔 내게 맞는 아이템을 구한다. 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경매장 시세’의 문제가 개입합니다. 아주 강하게 후려갈기듯 개입하죠. 내가 디아블로3를 하면서 시간당 대략 2만 골드의 확정 보상 토큰을 모을 수 있는데, 내게 필요한 아이템 한 피스를 사기 위해서는 2억 골드가 필요해졌습니다. 10,000 시간을 던전을 돌아야 ‘1 피스’의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거에요. 유효 보상의 범위가 크게 넓어지긴 했는데, 유효 보상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져버립니다.

이게 디아블로3의 경매장이 불러일으킨 문제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디아블로3의 경매장과 관련해 널리 알려진 얘기이긴 합니다만, 확정 보상과 무작위 보상의 구도에 맞춰서 설명해봤습니다. 

4. 디아3의 경매장 폐쇄

뭐 블리자드 입장에서도 경매장을 통해 노리는게 많은만큼 (뭐니뭐니해도 수수료가 ...) 경매장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고 밸런스 조절만으로 사태를 해결해보려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거라 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구조 자체를 바꿀 수는 없었고, 아마도 확장팩을 내놓기 전에 교통정리를 좀 해서 확장팩부터는 어떻게든 다시 부스트해보려는게 아닌가 싶네요. 

단지 좀 아리송한 것은, 모두가 경매장을 욕하긴 하지만 저는 실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경매장이 아닌 귀속 시스템에 있다고 보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와우에도 경매장이 있지만 그다지 큰 문제는 없어요. 와우와 디아3의 보상 시스템을 보자면 두드러진 차이가 두 가지 보이는데, 첫째가 귀속 시스템의 유무이고 둘째가 드랍 테이블의 적용 범위, 즉 유효 드랍의 문제입니다. 

디아블로3에는 귀속 시스템이 없습니다. 귀속 시스템이 없는 가운데 아이템은 점점 늘어나고, 그럼 결국 인플레이션이 올 것은 자명하죠. 특히나 하수구가 그닥 뚜렷하지 않은 디아블로3에서는 폐색이 더 빨리 올테구요. 여기에 이 인플레이션은 확정 보상 및 무작위 보상 모두에 걸쳐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여파가 더욱 커집니다. 

한편 와우는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드랍 테이블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디아블로는 글로벌 적용이라 그게 어렵죠. 따라서 드랍 테이블의 특정을 가능하게 한다면 (특정한 보스가 떨어뜨리는 아이템 테이블을 한정한다던가)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경매장을 없앤다고하니 저로서는 약간 어리둥절합니다. 디아3 개발팀은 아마도 경제 구조에 있어서도 뭔가 혁신적인걸 해보고 싶었던건지 ... 

아마도 경매장은 완전히 없애버리고 확정 보상의 기능 중 ‘빈 틈 메우기’는 제작 시스템의 강화를 통해 해결한 후 무작위 보상의 드랍율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위 링크의 공지에 언급된 전리품 2.0이나 얼마전 출시된 콘솔용 디아3 얘기를 얼핏 들어보니 대충 그런 방향인 듯 하더군요. (제작에 관련된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지만요) 


디아블로3의 캐릭터 빌딩이나 전투 시스템을 꽤 좋아하는 저로서는 경제에 관련된 문제 때문에 게임이 이렇게 망가져버린게 참 아쉬웠습니다. 지금이라도 어떻게 잘 되어서 이후로는 보다 오래도록 즐길만한 게임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경제라는건 아무래도 복잡미묘하고 무엇보다 아주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다보니, 경제에 깊숙히 개입하는 이런 구조들에 대해 제가 이렇게까지 발언하는게 얼마나 맞아들어가는 얘긴지, 말이 되기는 하는건지 긴가민가합니다. 아마도 어딘가 크게 틀린 구석이 있지 싶긴한데, 혹시라도 그런 부분이 보인다면 댓글로 지적 부탁드립니다 (^^)(_ _)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sugarholics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럴리가요. 디아블로3에도 귀속 아이템이 있습니다. 불멸자 레벨 패치 이후에 들어갔는데, 랜덤 보상 중 토큰이 나오고, 토큰을 컴플릿 하면 그것을 소모해서 확정 보상을 얻을 수 있는데(확정 보상이 나오는 몹이 나오는 던전에 들어갈 수 있음..), 확정 보상에 일부 스탯이 랜덤인 식.
디아블로 2에서는 우버디아/횃불 퀘스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 부터 잘 써먹던 기법인데, 이 보상을 귀속으로 해버렸더라고요.

저는 디아블로3가 조금 정리되면 당연히 레더 시즌제로 운영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코어플레이어와 캐주얼플레이어를 분리시켜버리고, 적절하게 리셋하면서 경쟁의 맨 앞단 밸런싱을 잡아나가는 길을 열 거라고 생각했는데, 개뿔.. 역시 온라인 근본이 없는 것들은 서비스를 10년을 넘게 해도 배우는 게 없는 듯?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kaelove1234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단지 디아블로3의 드랍 테이블은 글로벌로 적용되기에 범위가 굉장히 넓고, 플레이어가 이를 특정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드랍 테이블 특정이란, 와우로 말하자면 특정한 아이템이 드랍되는 던전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겁니다. 내게 필요한 아이템이 속한 드랍 테이블을 확인하고, 여기에 도전하는거죠. 그럼으로써 유효 드랍의 기대값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디아3에는 드랍 테이블을 특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따라서 플레이어가 유효 드랍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액트 구분을 통한 티어별 테이블을 조절하는건 가능하지만, 티어3에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면 누가 티어2를 돌겠어요. 

 

디아블로 3가 딱히 아이템의 조합보다는 공격력에 비중을 두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또 강력한 랜덤 속성 부여 시스템이 아이템의 개성에 대한 특정을 어느 정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거 같고요.

고정 옵션 아이템의 경우 아이템에 개성을 부여하기가 쉬워져 어떤 지역, 혹은 어떤 몬스터와 연관을 지을 수 있는데 비해, 디아블로 3의 아이템은 그런 느낌이죠. 더 어려운 곳에 가면 더 높은 공격력과 더 많고 좋은 옵션이 붙을 확률이 있다...오랜 시간 사냥하면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지능형 2.0 아이템 드롭 시스템은 그러한 의도 하에 디자인된 것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보자면 지역이나 어떤 특정한 적을 잡을 필요 없이, 어디든 원하는 대로 가서 사냥할 수 있으니 이런 부분은 유저 편의적일 수도 있습니다.

전설 아이템은 그러한 무작위 옵션에 대항하여 어느 정도 확정적인 보상으로 존재하는 대신,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능력치가 낮게 설정된 것 같네요.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그럴리가요. 디아블로3에도 귀속 아이템이 있습니다. 불멸자 레벨 패치 이후에 들어갔는데, 랜덤 보상 중 토큰이 나오고, 토큰을 컴플릿 하면 그것을 소모해서 확정 보상을 얻을 수 있는데(확정 보상이 나오는 몹이 나오는 던전에 들어갈 수 있음..), 확정 보상에 일부 스탯이 랜덤인 식.
디아블로 2에서는 우버디아/횃불 퀘스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오래전 부터 잘 써먹던 기법인데, 이 보상을 귀속으로 해버렸더라고요.

그것이 바로 본문에 언급된 '경매장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고 밸런스 조절만으로 사태를 해결해보려 많은 고민과 노력' 이라 봅니다만, 해당 시스템을 직접 겪어본게 아니라 뭐라 속단하기 어렵군요.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인용

전설 아이템은 그러한 무작위 옵션에 대항하여 어느 정도 확정적인 보상으로 존재하는 대신,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능력치가 낮게 설정된 것 같네요.

전설 아이템이 공격력이 약한 이유는 kaelove1234 님께서 말씀하신 "고정된 특정 옵션"에 기인한 것과 또 하나 주된 요인인 아이템 레벨 차이가 있습니다.

고정 옵션의 경우는 그것이 랜덤성을 한정하기 때문에 갖는 가치가 아닌, 트리플 옵션으로 불리는 주요 3속성에 지나치게 선호도가 몰리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기능성 옵션들을 배치해 선택 고민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하게 기본 성능(공방력)수치상으로만 비교하면 같은 레벨에선 전설아이템이 희귀보다 월등히 좋은 성능을 가집니다만 컨텐츠 정책 상한에 의해 희귀말고 전설 등급만 최상위 레벨이 막혀있었다고 하네요 ㅋ

귀속 관련은 Sugarholic 님께서 말씀해 주신대로 열쇠지기부터 최상위 제작 아이템들을 귀속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윌슨에서 트레비스 데이로 수장이 교체된 후 주요한 터닝포인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신규 최상위 아이템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며 여전히 건재하게 동작하는 그 이하 구 아이템들에게는 여전히 Voosco 님의 원문 내용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와우나 몬헌같은 아이템 기반 성장 구조를 가진 게임에서 귀속이 같는 시스템 적인 제어의 의미는 모든 재물의 개인화가 아닌 개발팀에서 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가치를 가진 아이템들의 통화 제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안전장치 없이 경매장에 온전히 모든 권한을 넘긴 것은 개발팀의 큰 실책이었다고 생각하고요 ㅎ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sugarholics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인용

그것이 바로 본문에 언급된 '경매장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고 밸런스 조절만으로 사태를 해결해보려 많은 고민과 노력' 이라 봅니다만, 해당 시스템을 직접 겪어본게 아니라 뭐라 속단하기 어렵군요.

저도 저 시스템이 도입된 직후부터는 플레이 경험이 일천해서 드문드문 남의 글을 읽은 것에 불과하지만, 저런 시스템이 다 망했어요. 보상/경제 시스템 고민하다보면 언제나 따라오게 되는 인플레이션과 자유롭게 재화 거래가 가능해지게 될 때 발생하는 상향평준화 이슈 때문이겠죠. 디아블로의 밸런싱과 경제 구조의 특성상 뭘 어떻게 해도 막을 길은 없고, 해결하려 하면 할수록 게임이 특질을 상처입히게 되리라고 보기 때문에, 일정 주기의 초기화 외에는 게임 사이클을 늘릴 길이 없으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0

Share this post


Link to post
Share on other sites
이 글을 팔로우하기  
팔로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