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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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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게임 플레이 보상의 6단계 구조

2 posts in this topic

kaelove1234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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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 보상의 6단계 구조

인용

최근 GDF에 올라오는 '보상이란 무엇인가?' 나 거시적, 미시적 플레이 등 게임 플레이를 구조화하려는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와서 좋네요! 저도 이 웨이브에 동참하기 위해 과거에 써 놓았던 게임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네이버 게임기획자모임에서 발표했던 자료입니다.


초단기 목표(초)

초단기 목표는 정말 초 단기적인 목표이며 일순간에 가깝다. 롱소드로 적을 공격하여 오른팔을 잘라내거나, 스마트폰이나 소셜 게임에서 동전을 클릭해서 먹는 행위 등이 초단기 목표의 일종이다. 말 그대로, 이러한 초 단기 목표의 보상은 거의 즉각적으로 유저에게 제공된다.

블리자드의 유명한 MMORPG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가장 대표적인 초단기 목표를 꼽자면 바로 스페이스 바로 즉시 사용되는 '점프' 가 있다. 어째서 이런 당연한 사실이 초단기 목표의 하나가 될 수 있느냐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캐릭터의 점프라는 보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W를 눌러 앞으로 달리도록 명령할 때, 캐릭터가 앞으로 달려가는 것도 플레이어가 달리고자 설정한 목표에 따른 보상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초단기 목표의 특징이다.
 
액션성이 강할수록 초단기 보상의 범위가 늘어나는데, 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장르 중 하나가 1인칭 슈팅 게임이다. FPS의 많은 요소들은 초단기 목표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마우스를 클릭해 어딘가로 몇 초 동안 달려가고, 버튼을 눌러 타겟으로 잡힌 적에게 공격적인 스킬 사용을 시전하는 MMORPG와 달리, FPS의 1초 1초는 초단기 목표의 설정과 수행, 그리고 보상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심지어 1초 이하의 조작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것이 MMORPG보다 FPS가 단기적인 자극이 훨씬 더 강한 이유이며, 어쩌면 게임이 어떤 시간적 목표를 중요시하는가에 따라 장르적 차이가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보상이 단지 아이템이라는 컨텐츠 하나에 국한되지는 않으며, 보상은 오히려 컨텐츠가 가져다 주는 감정 그 자체인 경우가 많다. 아이템은 단지 그것을 시각화한 것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성우의 목소리, 웅장한 이야기, 멋진 파티클 효과, 끝내주는 사운드, 화려한 데미지 폰트들 역시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보상 중 하나인 것이다.

초단기 목표에 비중이 실릴수록 게임은 액션성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비중이 적을수록 전략성이 강해진다.

단기 목표(초~분)

단기 목표는 주로 초단기 목표를 몇 번 정도 반복해서 수행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을 의미한다. MMORPG로 치자면 평범한 몬스터 사냥 경험치 보상 정도이며, 이 때 초단기 보상은 몬스터를 한 번 후려쳐 입히는 피해인 셈이다. 이처럼, 단기 목표 역시 굉장히 빠른 시간 동안 반복되기에 초단기 목표와 종종 혼동될 수 있다.

단기 보상과 초단기 보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플레이어가 이해하기 쉽도록 컨텐츠와 컨텐츠 사이의 흐름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정리하는 단계라는 사실이다. 적에게 여러 종류의 무기로 피해를 입힌 과정은 너무 빠르고 즉각적이라 유저가 알아차리기 어렵다. 하지만 일단 그 적을 쓰러트린다면 그에 따른 보상이 부가적으로 정리되어 제공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다른 몬스터를 목표로 싸우게 되면 반복된다. 초단기 목표가 행동한 즉시 상호작용하는 반사적인 수준의 보상이라면, 단기 목표는 초단기 목표의 보상을 정리, 취합하여 알기 쉽게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초단기 보상은 보통 즉각적인 만큼 강력한 감정을 가져다 주지만,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의 특성상 매우 빠른 휘발성을 가진다. 적을 쏘거나, 쓰러트리거나, 골을 넣는 순간의 환희는, 그 다음 적을 쏘기 위해 이동하거나, 목표를 설정하거나, 킥오프하는 순간 사라지고 다음 감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잊혀진다.

초기에는 유저의 행동에 따른 보상이 세밀하지 못했는데, 이유로는 낮은 인터넷 속도로 인해 대량의 패킷을 보낼 수 없었다. 보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의 저장이 필요한데, 서로간에 공유되는 정보가 많을수록 동기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광대역 통신망이 보급되고 서버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게임 역시 단기적인 보상을 계속해서 진화시켜 왔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멀티플레이 모드에서는 내가 총을 쐈을 때 상대방이 맞았다는 신호를 소리뿐만 아니라 X표식으로 시각적으로 표시하며, 이것은 즉각적인 초단기 보상의 일종으로 작용한다. 또한 적을 한 명 쓰러트릴 때마다 100점을 즉시 플레이어의 시야에 노출시킴으로써, 단기 목표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이는 적에게 총을 쏴도 맞았는지, 맞았다면 얼마나 피해를 입혔는지 알 수 없었던 과거의 슈팅 게임들과 비교되어 더욱 강화되고 정리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적 두 명을 짧은 시간 사이에 죽였을 때는 더블킬, 세 명이라면 멀티킬로 표시하여 유저에게 알려주는 게임이 있다고 하자. 이것 역시 유저가 게임 내에서 이룬 위대한 업적에 반응하여 표시되는 것이며, 정리되어 이펙트, 사운드, 이미지 등으로 표현되는 이 같은 알림을 통해 유저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보상을 얻는다.

마찬가지로 총이 아니라 늦게 터지며 폭파 범위도 좁은 수류탄으로 세 명을 동시에 날려버린 것은 굉장한 성과이지만, 이것을 3킬, 혹은 멀티킬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유저의 업적에 대한 올바른 표현일까? 만약 그 대신에 폭발하는 수류탄과 날아오르는 세 명의 그림과 함께 ‘감자를 잘 깐’ 타이틀이 뜨면 어떨까? 좀 더 직관적으로 유저의 행동에 따른 단기적 보상을 올바르게 제공한 사례가 될 것이다.

유저가 어떤 보상을 받았다는 부분이 많이, 다양하게 노출될수록 좋으며, 어떠한 지연 없이 즉시 노출될수록 유저가 자신의 행동과 해당 보상을 연결 짓는데 유리하다. 

단기 목표는 최근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한 보상, 즉 피드백에 대해 더욱 정밀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슈팅 게임들은 기록에 오로지 킬과 데스만 존재했다. 중요한 것은 적을 쓰러트리는 것이라고 믿었으며, 이는 MMORPG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 같은 결정은 플레이어의 행동과 상태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른바 막타 경쟁이라는 것인데, 만약 A플레이어가 적에게 99%의 데미지를 주었더라도 B플레이어가 마지막 1%를 가져가면 모든 공로는 B플레이어의 것이 된다고 생각해 보자. 이러한 보상이 과연 올바른 상호작용일까? 그렇지 않다. 결국 이 예시의 게임은 A플레이어의 공로를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아무리 A플레이어가 게임의 초단기 단계에서 많은 보상을 얻었다고 해도 이를 정리하는 것은 결국 단기이며, 이 단계에서 보상을 명확하게 제공하지 않으면 유저는 불합리함을 느끼게 된다.

단기 보상을 명확하게 제공하려는 가장 대표적인 노력이 바로 어시스트이다. 초기 게임들은 어시스트, 즉 단기 목표에 따른 보상 과정에서 도움을 주거나 받았다는 개념이 없어 유저들은 자신의 행동에 따른 보상을 정확히 받지 못했다. 유저들에게 있어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없다는 사실은 매우 큰 스트레스이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막타 경쟁이다. 열심히 노력한 보상을 칼질이나 총알 한 방에 뺏겼을 때의 허무함 때문에 유저들은 서로 협력하는 것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어시스트 개념이 등장하면서 이런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목표를 수행하는데 있어 플레이어가 도움을 주었다면, 그에게도 어느 정도의 단기 보상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제 게임은 기존에 비해 보다 올바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될 정도로 발전하였으며, 보상은 공정해졌다.

이러한 경향의 가장 극적인 부분은 배틀필드 3의 제압 보상 시스템이다. FPS는 이제 경험치 보상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비록 유효타를 맞추지 못했더라도 어떤 목표에 대고 갈기는 것만으로도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한 번 생각해 보자.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FPS는 적을 목표로 사격하여 그에게 피해를 준 것을 기록하는 단순한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아군을 구하기 위해 그를 공격하고 있는 상대를 처치하는 상황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 총알을 발사했을 때, 비록 그 총알들이 피해를 입히지 못하더라도 주변에 착탄하면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흙이 튀거나 앞이 뿌옇게 되기도 한다. 이는 현실에서도 실제로 작동하는 알고리즘이다.

여러분이 밴드 오브 브라더스 같은 전쟁 영화를 봤다면 제압 사격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위치에 적이 엄폐한 채로 공격한다면, 그곳에 일제 사격하여 상대가 고개를 들지 못하게 총알의 비를 흩뿌려주고 아군이 전진하는 그런 전략 말이다. 게임에서도 장애물 뒤에 숨은 적을 맞추기 위해, 혹은 아군의 러쉬를 돕기 위해 견제 사격과 제압 사격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과정에서 사실 대부분 무의미하게 탄환을 낭비하게 되므로 기피되는 플레이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을 죽인 아군의 공헌만큼, 적이 고개를 못 들도록 뒤에서 사격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공헌도 충분히 있다고 보는 게 과연 불합리한 판단일까? 단지 '난 적이 나올 만한 위치에 사격해서 아군이 킬을 하도록 도와줬어. Yay' 하고 자기 만족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상호작용에 대한 올바른 단기적 보상일까? 아니면, 킬 점수만큼은 아니지만 그 절반의 점수를 제공하고 이것을 '제압 사격 점수'로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당연히 후자다. 왜냐하면, 분명히 플레이어의 '유효한 행동' 이 게임 내에 실제로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단지 거기에 보상을 제공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차이일 뿐. 게임을 할 때에는 모든 '유효한 행동' 에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단기적 보상이 효과적으로 작용할수록, 플레이어의 플레이 만족도도 증가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바로 이것이 킬&데스, 어시스트를 이어 발전한 배틀필드 3의 제압 시스템이다. 제압 시스템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준 것에 따른 보상인 어시스트에 이어, 이제 피해를 주지 못해도 적의 위치에 근접한 유효한 사격으로 적의 시야를 끌거나 방해한 행동에 따른 보상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팀플레이가 더욱 강화될 거라고 기대하는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단기 보상의 이러한 발전은 주로 액션 등의 빠른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장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FPS 등에만 적용되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장르불문하고 확장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현실을 구현하려는 근본적인 게임의 욕구를 반영하는 발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만약 MMORPG에서도 몬스터를 죽이는 여러 유효한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아직까지는 백스텝 정도밖에 이러한 개념을 본 적이 없지만, 적을 향해 점프하면서 칼을 휘두르면 크리티컬 확률이 늘어나고, '붕 날아서 찌르기!' 점수가 가산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수를 모아서 플레이어가 한 몬스터를 처리했을 때 얼마나 예술적으로 적을 쓰러트렸는지를 판정하여 보상을 주면 유저는 몬스터와 싸울 때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MMORPG들은 기본적으로는 턴 베이스의 전투 시스템을 가졌으며, 어떤 이벤트에서 조작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상호작용의 결과를 다양하게 부여하는 것이 어렵고, 대부분 버프&디버프 등의 수치적인 변화로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장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전까지 국내 MMORPG의 대부분은 마우스 클릭을 통한 이동만을 지원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다행히도 기술과 인프라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유저가 개입할 수 있는 수준과 표현의 폭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MMORPG가 광범위한 세계에서 더 많은 유저의 동시 상호작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면 본질적으로는 단기 보상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 FPS와의 구분이 무의미해질 때가 오게 될 것이다.

단기 목표에 비중이 실릴수록 게임에서의 체감 보상은 전체적으로 증가한다.
반대로 비중이 없을수록 초단기 목표 달성에 대한 체감이 떨어진다.

중기 목표(분-시간)

중기 목표는 평범한 일반 게이머가 어느 정도의 초단기, 단기 플레이에 따른 종합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단계이며 보람차게 게임의 한 부분을 끝내는데 필요하다. 여기까지의 시간대가 플레이어에게 있어 가장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인 셈이다.

FPS로 치자면 전체 라운드가 끝나고 순위표와 함께 보상을 받는 것이며, MMORPG의 퀘스트 역시 스토리 전달이라는 역할도 있지만 몬스터 사냥이나 기타 단기적 보상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중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중기 단계에 비하면 단기 단계조차도 휘발성에 가까운 일순간에 불과하다.

온라인 게임이 아닌 사설 서버에서 플레이 하는 멀티플레이 게임의 경우, 이 중기 목표에서 남는 것은 오직 자신의 실력뿐이고 다음 게임을 시작하면 초기화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중기 단계에서의 보상이 누적되어, 그 위의 단계에 대한 유저의 욕구를 새롭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이 부분이 기존의 패키지 게임에서 가질 수 없었던 온라인 게임만의 새로운 시간 단계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내의 온라인 게임들은 중기 단계에서의 보상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인색한 측면이 있다. 앞서 올바른 피드백이 없다면 보상도 없으며, 그로 인해 보상을 목표로 하는 게이머들의 흥미가 떨어질 거라고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 간단히 아바 온라인과 배틀필드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아바 온라인은 어시스트와 킬을 주로 이용해 점수를 제공하는데, 그 점수가 얼마가 되든 1위와 꼴등의 점수 격차가 몇 배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또한 킬과 데스, 어시스트 점수의 합산만으로는 자신의 플레이가 어땠는지에 대한 정리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배틀필드 3는 유저의 플레이를 보다 세분화시켜 각각에 대한 점수를 매겨 훈장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하며, 단기 목표인 제압 점수를 세 번 받았다면 중기 목표인 제압 메달을 제공하여 그에 따른 보상을 합산한다. 이것은 말하자면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과 그 결과에 대응하여 피드백 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틀필드 3가 아바 온라인에 비해 유저의 행동을 더욱 면밀하게 수치적으로 표현하여 유저에게 제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러한 측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게임은 벨라루스에 소재한 워게이밍(wargaming) 사의 온라인 탱크 대전 게임, 월드 오브 탱크(world of tank)다. 이 무시무시한 게임은, 초단기 단계에서 적 탱크의 어떤 약점을 뚫기 위해 어디를 조준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단기 단계에서 적의 장갑을 뚫고 부품에 피해를 주며, 중기적으로는 어떤 루트를 통해 적을 공격해야 하는지, 어떤 탱크를 클릭하고 어떤 부품을 해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6단계의 경험을 모두 제공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의 보상 시스템은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에서 유저의 실력에 따른 보상은 굉장히 인색하며, 온라인의 보상 누적에 따른 성장 구조에 균열이 간다는 이유로 수많은 제동을 걸게 된다. 그러나 월드 오브 탱크는, 그냥 있는 그대로 제공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만약 플레이어가 적을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죽는다면 50경험치도 못 얻는 경우가 생기지만, 영웅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1500경험치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도 무려 30배 차이가 나며, MMORPG, FPS 등, 어떤 온라인 게임도 플레이 결과에 따라서 이 정도의 확실한 보상을 해주는 경우가 없다. 하지만 상호작용에 대한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이것은 오히려 올바른 방법이다.

만약 자신이 잘하든 못하든 2,3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면. 그 게임이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제공한다고 볼 수 없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판을 그리 열심히 하는 것일까? 어차피 열심히 해 봐야 당신의 행동에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뿐더러, 게임 한 판 한 판의 의미가 축소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적절한 보상은 게임 내 경제 밸런스나 그 외의 어떠한 이유 때문이든, 행동에 따른 올바른 상호작용을 제공하려 하는 게임의 진화를 도리어 역행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어떠한 게임의 성장 시스템이 이를 용인할 경우 무너지게 된다면, 오히려 성장 시스템의 디자인과 그에 따른 컨텐츠 배치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장기 목표(주-Week-)

장기 단계 목표는 이전까지의 단계와 달리 수행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장기 목표를 수행한 것에 따른 보상을 크게 준다면 플레이어가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마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가질 애착심과 충성심이 증가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장기 목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지속하도록 만드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 단기, 넓게 보아 중기 목표까지 손으로 하는 느낌이라면, 장기 목표부터는 직접적인 자극보다는 오랫동안 고대했던 보상을 받는다는 과정을 통해 쾌락을 전달받는다. 만약 장기 이전의 과정들이 충분히 효과적이고 재미있지 않다면, 이 목표를 달성한 순간 플레이어가 게임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플레이어가 어떤 NPC 세력의 공헌도를 쌓아서 보상을 받겠다고 결정했다 치자. 그것을 위해서 해당 NPC가 제공하는 수많은 퀘스트의 클리어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각각의 퀘스트 클리어를 위해서는 수많은 초단기, 단기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장기 목표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는 견인 장치로서의 효력이 떨어지게 된다. 

사람마다 WOW를 하면서 설정하는 장기 단계 목표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느낀 레벨 업의 가장 큰 동기는 바로 20레벨마다 제공되는 탈것이었다. 무기야 그때그때 더 좋은 게 나올수록 적이 강해지니까 의미가 없었지만, 탈 것은 빠른 스피드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WOW는 이런 중장기 단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교차 제공되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초장기 목표(월-Month-)

초장기 목표는 그러니까....LOL의 래더 1700점 같은 것이다. 아니면 디아블로의 초당 데미지 5만 정도? 문명 시리즈에서 자신을 귀찮게 하는 적국을 멸망시키는 것도 초장기 단계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이 단계 목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러한 목표를 세우는데 있어 해당 게임을 완벽히 이해할 정도의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초단기에서 단기, 장기 목표를 여러 번 경험하는 동안 플레이어는 보다 더 멋진 보상을 받기 위한 웅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게 된다.  플레이어가 초장기 목표를 세우는데 걸리는 시간이 적을수록 그 게임의 컨텐츠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잘 배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컨텐츠의 구조가 뚜렷하다는 것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지만, 반대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본 유저가 쉽게 지루해하게 만들기도 한다. 장기 이상의 목표는 때때로 반복적인 경향이 강한데, 완전히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뿐더러, 이러한 수직적인 컨텐츠의 배치는 효율적으로 플레이 타임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단기에서의 실질적인 체감 차이(총이나 스킬, 영웅)가 없다면, 이는 단지 복사된 컨텐츠에 불과하다. 이 같은 사례는 도처에 널려 있다.

데미지 130짜리에 공격속도 2초 장검에서 데미지 150짜리 공격속도 2초 장검으로 바뀐다고 컨텐츠의 체감이 크게 달라질까? 그렇지 않다. 만약 여러분이 수백 번의 반복적인 사냥 끝에 얻은 보상이 단순히 조금 더 강해질 뿐이고, 그 이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비슷하지만 더 강한 무기를 얻는 것을 플레이어가 알게 되는 순간, 플레이어는 굉장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을 ‘가파른 산 성장 시스템’ 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플레이어가 가파른 산비탈을 올라간 끝에 미지근한 물 한잔을 마시고 고개를 들면, 자신이 아직 산 중턱에도 도달하지 못했음을 알게 된다. 낙심한 플레이어가 저 멀리 중턱에 물 한 잔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지만,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고 나면 그는 곧 이 모든 것이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들인 시간은 무척 소중하며, 그가 세운 계획과 노력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개발사가 지불할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요지는, 한 주 동안 플레이어가 노력한 것에 대한 유니크한 보상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그 컨텐츠는 최소한 수만 번의 초단기, 수 천 번의 단기, 수백 번의 중기 단계를 유저가 자의로 반복할 수 있을 
만한 가치여야만 한다.

최종 목표(년-Year or 00-)

패키지 게임에서는 엔딩이 최종 목표지만 사실상 온라인 게임에서는 엔딩이 없고 일반 유저가 매우 도달하기 힘든 곳으로 설정된 것이 대부분이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엔딩은 만렙일 수도 있고,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모든 컨텐츠를 모으거나 리니지의 성을 차지한 군주처럼 어떠한 지위에 오르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듯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러한 최종 목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초장기 이상의 목표를 세워 본 경험이 있는 숙련된 플레이어가 대신 개인적인 최종 목표를 세우게 된다. 대부분의 영웅에 숙련되어 더 이상 할 것이 없는 일부 LOL 유저들은 게임의 플레이를 지속하기 위해 이 최종 목표를 래더 점수 2500점으로 잡는다는 전설이 있다.
 
어떻게 하면 실제로는 반복적인 플레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것처럼 위장할 수 있을까? 장기 단계의 보상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지속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플레이어가 장기 단계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데 있어 소요되는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유저는 불규칙하게 보상을 받게 되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에 대한 욕구를 유지시킨다. 이를 위한 몇 가지 트릭이 있다. 

월드오브탱크(WOT)는 평균적으로 1-10단계의 탱크 티어가 있으며, 플레이어는 경험치를 모아 부품과 탱크를 언락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른 보상이 매우 확실하다. 만약 여러분이 적을 한 발도 맞추지 못한다면, 최고 레벨의 탱크를 몰고 있다고 해도 고작해야 20정도의 경험치만 받게 될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영웅적인 컨트롤을 자랑해서 수많은 적 탱크를 박살내는데 성공했다면, 2000이상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무려 100배의 보상 차이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플레이어가 다음 목표인 부품을 언락하기까지 필요한 경험치가 2000이라고 할 때, 자신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게임을 해야 하는지 알아채기 힘들다. 최악의 경우에는 100판 정도이지만, 운이 좋다면 한 판으로 해당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 평균적으로는 1~20판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랜덤 효과는 분명 규칙적인 형태의 컨텐츠 배열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그래도 다음 판에는 혹시....’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또한 플레이어의 행동에 보다 정확하게 대응하므로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에 대한 동기부여를 강하게 만들고, 행동에 따른 보상 역시 ‘확실하게’ 제공한다. 다만, 이 경우 플레이 룰이 공정하고 매치메이킹이 확실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플레이어가 보상을 언제 제공받을 것인지에 대해 유추하기 어려운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랜덤 요소이다. 예를 들어 디아블로 시리즈의 랜덤 능력치 아이템은 단지 옵션이 랜덤으로 붙는다는 특징만 가지는 게 아니다. 

당신이 디아블로 3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때가 언제인가? 아마도 희귀한 아이템이 눈앞에 떨어졌을 때일 것이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아이템이 캐릭터 앞에 떨어지면 플레이어는 지산 시간 동안의 전투에 대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 들 것이다. 하지만 만약 디아블로 3에 랜덤 생성 옵션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플레이어는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한참 동안 전투를 수행해야만 할 것이다. 가치 있는 컨텐츠가 매번 빨리 떨어지게 되면 좋은 아이템에 대한 유저의 욕구는 도리어 줄어든다.

하지만 디아블로 시리즈의 랜덤 생성 아이템은 적합하지 않은 옵션이 붙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좋은 아이템을 떨구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다. 여러분이 많은 희귀 아이템들을 볼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랜덤 아이템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좋은 아이템을 얻었다는 쾌감을 얻으면서도, 동시에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다.

마무리

게임은 그 전체적인 특징과 장르에 따라서 각 시간 단계 비중이 다를 수 있으며, 특정 
시간 단계의 비중이 극히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어떤 게임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단 각 단계별 보상의 종류와 왜 그렇게 분류되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최소한 게임 내의 수많은 시스템들이 6단계의 단계 중 어떤 위치에 배치되었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매우 장기적인 목표인 초장기 컨텐츠가 초단기 컨텐츠에 위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시간이 짧을수록 보상 횟수가 많기 때문에 유저에게 주어지는 피드백이 많아지고 결국은 체감되는 가치가 줄어드는데, 그러한 상황에서의 플레이를 견인하는 것은 결국 상위 단계의 목표인 셈이다. 이 때, 하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상호작용이 적을수록 게임은 보다 노가다 성이 강해진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단순히 마우스 클릭을 수천 번 해서 적을 죽이고 그것을 통해 쌓은 포인트로 한 달 만에 엄청나게 강한 검을 살 수 있었다면, 이 게임은 본질적으로는 초단기와 단기, 그리고 초장기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 외의 구간에서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당연하다. 

반대로 총을 가지고 몇 십분 동안 싸우며 라운드 승수로 승패를 가르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Counter-Strike) 같은 게임은 초단기와 단기, 중기밖에 없는 게임이 될 것이다. 이 경우 초단기와 단기에 무게가 실려 있어 순간적인 보상은 매우 강력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유저가 얻을 수 있는 보상은 결국 늘어나는 실력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정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플레이의 지속적인 견인에 도움이 되진 못한다. 컨텐츠의 무게가 초반부에 실릴수록 게임은 액션성을 띄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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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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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장기적인 보상과 실력문제는 팀포트리스 2에서 꽤나 보안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금적인 측면에서나 유저가 즐길 컨텐츠 측면에서나 말이죠.

거래도 꽤나 활발하고.. 오죽하면 게임 관련 과금아이템이 스팀 전체의 화폐로 쓰일 정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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