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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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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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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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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비디오 게임 노스탤지어의 심리학

1 post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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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of video game nostalgia

원문주소 : 
http://www.psychologyofgames.com/2013/11/the-psychology-of-video-game-nostalgia/

2800년 된 그리스 연극 ‘오딧세이’의 주인공 오딧세이를 기억하는가? DuckTales: Remastered, Killer Instinct와 같은 오래된 프랜차이즈의 리부트나 오딧세이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을 Typing of the Dead의 리부트를 보면, 그는 아마도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의미있는 인물일 것이다. 팀 와일드슈츠 (Tim Wildschut)와 그의 동료들은 연구자로서 어떤 아티클을 통해 감정의 기능과 촉발에 대해 주목했다. 오딧세이의 시련은 노스탤지어의 원형을 잘 보여준다. 노스탤지어라는 어휘는 그리스 단어인 “nostos” (귀환)와 “algos” (고통받음) 에서 기원한다. 10년간에 걸쳐 이 그리스 영웅은 과거로 돌아가기를 열망하며 노스탤지어로 고통받는다. 그는 아내인 페넬로프에게로, 그리고 즐겨했던 16비트 세대의 게임들로 돌아가기를 격하게 원했기에, 섹시한 마녀와 별로 섹시하지 않은 사이클롭스 등이 내미는 제안을 모두 거절한다. 

한참 후인 1600년대에, 스위스의 의사이자 신조어 애호가가 이런 종류의 향수를 묘사하기 위한 단어로 “노스탤지어”라는 단어에 시동을 걸었다. 그들은 노스탤지어라는 단어를 외국인 왕을 섬기던 스위스 용병들이 과거의 삶에 대한 열망에 의해 겪게 된 정신적 질병을 묘사하는데 사용했다. 그러나 그들이 특정한 정신적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로 노스탤지어를 정확하게 사용했던 반면에, 이 원시적 심리학자에 해당하는 이들은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는 서툴렀고, 수년간 노스탤지어가 머릿 속의 작은 악마, 대기압의 변화, 또는 계속해서 울리는 소 방울 소리로 인한 것이라고 믿었다. 진지하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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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우리는 그 시절로부터 크게 발전했고, 극소수의 심리학자들만이 작은 악마가 노스탤지어와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이는 좋은 일인데, 노스탤지어를 호소하는 일은 오늘날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심리학자와 마케팅 전문가들 모두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노스탤지어는 일반적으로 과거, 특히 그 과거가 더 나았다고 생각할 경우 과거에 대한 감성적인 그리움으로 정의된다. 이 점에서는 비디오 게임 또한 그런 일이 많은데, 롬팩의 먼지를 입으로 불거나, HIMEM.SYS 파일을 만지작거리고, 28.8k 모뎀을 베개로 덮어서 둠 데스매치를 플레이하는 소리를 부모님이 듣지 못하게 해야 했던 시절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발자와 퍼블리셔들 또한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 게임이 하나 출시될 때마다, 옛날 게임 2개가 다시 출시되는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우리가 아이였을 적에 인기있었던 오래된 게임들이 주로 그렇다. PT 크루저 자동차, 오리지널 배합율과 포장으로 출시된 펩시, 니콘의 DSLR카메라가 오래된 중고물품 상점에서나 발견할 수 있을 법한 모습으로 나오는 것에 비하면 앞서의 게임 얘기는 사실상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려는 시도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는 한 가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 왜 우리는 어린 시절의 게임과 그 외 매체들에 대해 노스탤지어를 느끼는가? ‘오래전 좋았던’ 시절은 물론 지금 보면 ‘오래된’ 건 맞지만, 지금 시점에서 ‘좋은’ 것이기도 할까? 아니면 우리는 장밋빛으로 칠해진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그 시절을 보는걸까? 심리학과 소비자 행동론 연구자들은 이 질문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내용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은 다른 매체보다 더 많은 노스탤지어를 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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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마리오 브라더스, 1985

그러나 우선, 감정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해보자. 노스탤지어는 종종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달콤씁쓸한 추억으로 경험되곤 한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이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해왔다. : 노스탤지어란 좋은 것인가? 노스탤지어와 소비자 의사 결정을 연구해 온 쾰른 대학의 필립포 코르다로(Fillipo Cordaro) 박사는 “과거의 향수에 스스로를 몰입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친구들과의 재미있었던 기억들, 우리가 애정을 담아 기억하는 가족과의 여행 등이 좋은 예입니다. 이런 경험들의 긍정적이고 사회적인 본질은 몇몇 중요한 기능을 만족시켜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와 우울함을 다스리는 것이 이 기능의 하나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우스햄튼 대학의 팀 와일드슈츠와 콘스탄틴 세디키데스 (Constantine Sedikides)는 연구에서 참여자들에게 의미있는 기억에 대해 생각하고,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하는 경험이나 상태에 대해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그들은 슬픈 감정이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 하기 위해 압도적으로 자주 발견되는 방아쇠임을 발견했다. 실제로, 단순히 누군가를 슬픈 기분에 빠져들게 하는 것만으로 그 또는 그녀는 노스탤지어를 유도하는 자극에 더 민감해지며, 과거의 기억에 자리한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기 쉬워진다. 노스탤지어는 마치 슬픔과 상실의 느낌에 대한 해독제처럼 기능한다. 기분을 좋게 만든다. 다른 연구는 노스탤지어에 쉽게 빠져드는 사람일수록 더 높은 자존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이들을 쉽게 믿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덜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럼 왜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주제곡을 듣거나 오래된 오락실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뭔가의 냄새를 맡는 것이 진짜 그때의 경험과는 거리가 있음에도 오락실의 악취와 들뜨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가? 단순히 장소나 경험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인 수준에서, 이런 긍정적 기억을 회상하는 것은 우리를 좀더 긍정적인 기분이 들게 합니다” 코르다로 박사는 이어서 말한다. “좀더 복잡한 수준에서는 이런 경험을 회상하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들과의 강한 사회적 연계감을 느끼게 해주죠. 우리는 사람들이 ‘전형적인 노스탤지어 경험’을 어떻게 묘사하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흔히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놓고 다른 이들에게 둘러싸여 가까운 이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식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린다는 것을 발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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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om, 1994

노스탤지어와 사회적 연결은 함께 움직인다. 사회적 연결의 상실에 대해 떠올리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노스탤지어가 종종 우리에게 그렇게 하듯) 이 연결을 바로잡거나, 연결을 대체할 것을 준비하거나, 현재의 연결을 관리하도록 준비시켜준다. 와일드슈츠와 그의 동료들은 또한 사람들이 노스탤지어를 품은 기억에 대해 묘사해달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적 맥락 및 다른 이들과의 좋은 관계를 연상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음악의 힘에 대한 다른 연구는, 노래의 가사가 사회적 관계 – 친구, 연인, 가족 – 를 강조할 경우 대부분 노스탤지어를 유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스스로의 노스탤지어 속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경향이 있지만 조연들 또한 나타난다. 당신이 오리지널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던 때를 떠올리면, 멀티플레이어 게임에서 친구를 이겼던 기억, 또는 최소한 당신과 친구들이 각자 어떻게 싱글 플레이어 캠페인을 클리어했는지에 대해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중심으로 노스탤지어를 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게이머들에게 가장 강한 노스탤지어는 아마도 서로가 취미를 공유하는 가운데, 게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서, 그리고 함께 앉아 플레이했던 협력 미션의 경험을 즐기면서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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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홀브룩 박사. 컬럼비아 대학에서 마케팅 전략, 영업 관리, 소비자 행동, 그리고 문화에서의 상업적 커뮤니케이션을 연구

사회적 연결이 노스탤지어의 유일하게 중요한 측면은 아니다. 노스탤지어의 심리학적 비중 중 상당 부분은 우리의 정체성과 연관이 있으며, 스스로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개념을 일치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특히 문화적 전통 속에서 스스로의 역할과 성장 발달기의 경험에 대해 그렇다. 컬럼비아 대학의 모리스 홀브룩 (Morris Holbrook)과 그의 동료인 로버트 쉰들러 (Robert Shindler)는 노스탤지어의 이러한 측면을 광범하게 연구해왔다. 홀브룩은 “우리는 자주 마주치는 사물들 – 말, 음악, 영화, 유명인, 옷 입는 스타일, 자동차 디자인, 그 외 무엇이든 - 에 대한 강한 선호를 형성하는, 마치 병아리의 각인 효과와 유사한 중요한 시기가 있다고 믿는다. 타이밍은 대체로 달라지는 듯 보이지만, 대략 스무살 근방에 접했던 것을 가장 선호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자아 정체성을 쌓아나가면서 우리 스스로는 누구인가를 발견해나가는 시기의 경험이, 이후의 삶에서 우리가 감정적인 자극을 필요로 하거나 무엇을 자랑스러워해야하는지에 대해 상기할 필요가 있을 때 마음 속에 떠오른다. 명절날 저녁 식사 또는 학교 행사 등을 돌이켜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 중 다수는, 우리가 참여했던 게임 역사의 특별히 기념비적인 사건들을 기억함으로써 우리의 현재와 이상적인 자아에 연속성을 부여한다. 아마도 당신은 하드코어한 울티마 온라인 또는 에버퀘스트 플레이어였을 수 있고, 따라서 스스로를 mmorpg의 탄생에 함께 했던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몇몇은 플래닛퀘이크 (PlanetQuake)나 스톰페드 (Stormped)와 같은 선구적 게임 뉴스 사이트의 독자였을 지도 모르고, 그걸 통해 스스로가 게임 저널리즘 업계의 급성장을 도왔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배틀필드3는 끔찍하게 못할 지도 모르지만, 배필3 잘하는 아이들 중 몇이나 배틀필드 1942의 데저트 컴뱃 모드 (Desert Combat mod) 가 돌아가던 걸 기억하겠는가? 이 모든 경우에, 우리는 스스로의 현재에 과거에 있었던 거대한 업적들을 연결지음으로써 정신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억들은 얼마나 정확한걸까? 우리는 주로 즐거운 기억들에 대해서 노스탤지어를 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즉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 기억을 떠올릴 때에 비해 무의식적으로 더 편향될 수도 있다. 이를 “장밋빛으로 칠해진 안경” 현상이라 부른다. 바즈테일을 하면서 직접 모눈종이 위에 지도를 그려나가던 경험은 정말로 재미가 있었나? 퀘이크 데스매치를 하기 위해 직접 IP어드레스를 입력해 연결하던 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짜증스럽지는 않았던가? 인간은 놀라울만큼 스스로를 속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심리적 상태와 일치하는 경우 적은 정보만으로도 무언가를 사실로 믿어버린다. 상당히 탄탄한 어떤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살면서 좋은 것을 좀더 잘 기억하는 성향이 있다. 

기억에 대한 또 하나의 괜찮은 부분은, 긍정적인 기억이 남긴 감정적 흔적이 부정적인 기억의 경우보다 더 느리게 바래져간다는 것이다. 이를 “바램 효과 편향”이라고 부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의 정신은 나쁜 경우들만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몇몇 연구자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건들은 현재의 지루하고 따분한 기억들에 비교해서 굉장히 멋지게 느껴지는데, 단순히 뭔가를 기억하는게 기분이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제이슨 레보(Jason Leboe)와 타마라 앤슨 (Tamara Anson)은 한 연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정보를 쉽게 기억해내는 경험을 할 때 “아, 맞다!”하는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선천적으로 즐겁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두뇌의 인지적으로 특이한 점이다. 이 연구는, 이때 우리는 그 기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 아니라 그 경험 자체에 즐거움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경험들은 그 자체로 명백히 즐겁긴 하지만, 인간 두뇌의 뒤틀림은 착오에 의해 우리로 하여금 어떤 사건들을 실제로 즐거웠던 것보다 더 긍정적인 것으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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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포 코르다로 박사. 퀼른 대학에서 노스탤지어, 소비자 의사 결정, 그리고 비디오 게임을 연구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밋빛으로 칠해진 안경” 현상의 부정적 측면은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요점에서 벗어난 것이다. 필립포 코르다로는 “저는 현실적으로 여기에 적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겠습니다. 노스탤지어를 품은 경험의 일부는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한다. “보통 당신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겪는동안에는, 그 경험 속에 있는 작고 짜증스러운 요소들 또한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이 기억 속에서 서서히 바래져가면서, 우리는 작은 짜증거리들을 먼저 잊게 되고 이를 통해 긍정적 측면을 좀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됩니다.” 이는 긍정적이며 바람직한 일이다. 노스탤지어의 기능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고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러 뭔가를 잊음으로써 스스로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게 비록 의도적인 것이라해도 여전히 행복이며 좋은 일이다. 

물론, 어떤 조직의 마케팅 부서에 속한 사람도 이를 놓치고 지나가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마케터들은 비디오 게임을 포함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우리에게 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스탤지어의 감각을 통한 유혹을 시도한다. 흔란 전략 중 하나는 음악이나 포장에 있어 우리의 인격 형성기에 인기있었던 소재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상품에 따라, 소비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요,” 모리스 홀브룩은 이렇게 말한다. “대체로 청소년기 후반부 – 다른 말로 20대 전후 - 를 중심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들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케터들이 40대나 50대를 타겟으로 한다면, 각각에 대해 1980년대나 90년대로부터 소재를 차용하는게 말이 된다는거죠.” 

다시 한 번, 이런 마케팅 전략이 먹히는 이유들 중 하나는 우리의 사회적 연결에 대한 필요와 관계가 있다. 소비자 연구 저널 (The Journal of Comsumer Research)은 이런 아이디어를 시험한 일련의 연구들을 공개한 바 있다. 오래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소속감을 회복시킨다는 가설 하에,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사회적 그룹에 소속되고 싶도록 만든 후, 쿠키, 스푸, 크래커, 자동차, 영화, 텔레비전, 그리고 비누를 두고 동시대의 물건과 오래전 물건들 중 어느쪽을 더 선호하는지 측정했다. 사람들을 외롭다고 느끼게 만듦으로써 단순히 오래전 물건들을 선호하게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어떤 참가자는 자기가 어릴 적 유행했던 쿠키의 포장을 열면서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쿠키를 먹음으로써 외롭다는 느낌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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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들을 비디오 게임의 아직 비교적 덜 연구된 특정한 분야에 적용해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만약 노스탤지어가 사회적 연결이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다는 감각에 그렇게 가까이 연계되어 있다면, 비디오 게임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이런 종류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왜냐면 게임은 태생적으로 사회적이며, 오늘날에 이르러 점점 더 사회적인 매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의 비디오 게임들은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으며, 이는 영화나 텔레비전과 비슷한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들어 출시된 거의 모든 게임들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공유하고, 경쟁하고, 소통하며, 돕고, 어울리게 만드는 다양한 매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또한 MMO나 팜빌 등의 소셜 게임은 개인간의 관계적 측면을 전체 게임 경험에서 가장 핵심적인 곳에 두고 있다. 이는 음악, 영화, 텔레비전, 패션, 자동차, 음식, 또는 노스탤지어를 담고 있는 그 어떤 매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비디오 게임은 언젠가 좀더 기분을 북돋워주는, 그래서 역사상 다른 어떤 것보다도 관절염 약을 많이 팔게 해 주는 매체가 될 것이다. 

이 글의 초기 버전은 Edge Magazine에 게재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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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칼럼의 내용 자체가 보편적 심리학을 게임에 갖다 대보자는 취지이긴 해도, 평소에는 구체적인 비디오 게임 내부의 내용들과 연계해왔던데 비해 이번건 게임과 직접적인 연결이 있다기보다는 심리학 이론 그 자체를 더 비중있게 다루는 기분이긴 합니다만, ‘바즈테일에서 모눈종이에 직접 지도 그려가며 플레이했던게 정말로 더 재미있었던가?’라는 구절이 왠지 마음을 잡아 끌더군요. 

불편함이 게임의 재미의 일부로 동작할 때, 이 불편함을 개선하는게 맞는가? 하는 주제가 잠깐 gdf에서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한 번 극복된 불편함을 재미를 위해 다시 소환하는건 불가능’인건 자명하지만요. 

재밌는건, 그때 그 논의를 촉발했던 것도 이 칼럼에 실린 글들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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