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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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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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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게임에서의 의미있는 선택 : 실전 가이드 & 사례 분석

4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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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ningful choice in games : practical guide & case studies

시드마이어가 게임을 '의미있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했을 때 그가 염두에 둔 것은 시뮬레이션 장르임이 확실해!! 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 글에 따르면 인터랙티브 드라마 또는 서사성이 강한 게임 장르에서도 이런 점은 확고하군요. 

원문주소 : 
http://www.gamasutra.com/blogs/BriceMorrison/20131119/204733/Meaningful_Choice_in_Games_Practical_Guide__Case_Studies.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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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게임 디자인 및 교육 사이트 The Game Prodigy의 편집장 브루스 모리슨 (Bruce Morrison)이 작성했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면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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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보이드(Boyd)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

보이드는 내 동료이자, 친구이고, 친우였다. 나는 그를 믿었고 그는 나를 믿었다. 그러나 파이어 엠블렘의 힘든 고비에서, 나는 보이드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걸 깨달았다. 그는 기사들에 포위되어 있었고 빠져나올 길은 없었다. 몇 턴이 더 지난 후, 놈들은 막타를 날렸다. 내가 처음부터 함께해왔던 캐릭터는 살해당했다. 

끔찍한 기분이었다. 처참했다. 그는 죽을 필요가 없었다. – 게임이 의도적으로 그를 죽인 것이 아니었다. 내 실수였다. 불필요한 유혈사태였다. 그는 괜찮은 무기와 방어구를 지닌 선하고 강한 캐릭터였다. 그러나 그는 떠나버렸다. 

이후의 게임 내내 나는 내 실수를 곱씹었다. 그의 동생은 아마도 “우린 할 수 있어! 보이드도 그러길 바랄거야!”라고 말할 것이다. 그의 친구 또한 “보이드가 여기 있었더라면 … 우리가 뭘 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겠지” 라며 맞장구를 쳤을 것이다. 나는 전투에 돌입하며 그가 얼마나 유용했는지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떠나버렸다. 제기랄, 10년이나 됐는데도, 개별 캐릭터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을지언정 그 일만은 여전히 기억이 난다. 

가상의 선택에 의해 가상으로 괴로워했던 보이드와의 경험은, 게임 디자이너로서의 나에게 게임에서의 “의미있는 선택”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었다. 플레이어의 마음 깊은 곳을 흔들어놓는 선택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현실에서의 자기 캐릭터를 돌아보게 만들며 깊은 감정적 경험을 기억하게 만든다. 이런 요소가 바로 게임을 예술이 되게하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거지? 어떻게 진정으로 의미있는 선택을 게임에서 만들 수 있는걸까? 

내 얘기를 듣기전에, 우선 명작의 가르침을 배워보자 – 내가 개인적으로 예술이 현재 도달한 지점이라고 믿는 게임이자 비평적으로 크게 호평받았던 게임인 2012년작 워킹 데드 (Walking Dead) 가 그것이다.

의미있는 선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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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게임은 예술인가?”와 비슷한, 누구든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영원히 논쟁할 수 있을 법한 얘기다. 좋은 일이다. 누구든 의견은 가질 수 있으니까. 

그러나 내 디자인과 이 글을 위해서, 나는 의미있는 선택을 좀더 특정한 것으로 정의하려 한다. 

의미있는 선택은 이하의 네 가지 요소를 필요로 한다. 

1.    인지 – 플레이어는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가 선택을 하고 있음을 인지해야만 한다. (인지된 선택)
2.    게임 플레이 결과 – 선택은 게임 플레이적으로 그리고 미학적으로 결과를 가져야만 한다. 
3.    상기 – 플레이어는 이후에 자신이 내렸던 선택을 상기할 수 있어야만 한다.
4.    영속성 – 플레이어는 선택의 결과를 경험한 후에 되돌아가 선택을 돌이킬 수 없어야 한다. 

만약 이 네 가지 요구사항이 모두 충족된다면, 우리는 의미있는 선택의 레시피를 가진 셈이다. 이게 사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항목들은 사실 현실에서 의미있는 선택의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인생에서 내렸던 중요한 결정들을 돌이켜보자 – 어떤 학교를 갈지, 친구에게 말을 할지 말지, 누구와 결혼할지, 헤어질지 – 이 모든 결정들에 위의 네 가지 항목들이 들어있다. 이런 선택들이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다. 

게임에서, 이런 요소들이 포함된 선택은 플레이어들이 논하고 생각하고 기억할 강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선택을 의미있게 만듦으로써, 우리는 게임 자체를 의미있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각 항목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항목 1 :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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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선택지를 두고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이는 의미있을 수가 없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데 게임 속에서 신디라는 캐릭터가 울며 도움을 청한다고 가정해보자. 플레이어는 신디에게 달려가 그녀를 돕는다. 그 순간, 게임이 말한다 “당신은 버나드가 아니라 신디를 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버나드를 본 일이 없다. 플레이어는 버나드가 곤경에 처했는지를 알지도 못했거나, 심지어 그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 이 지점에서 플레이어는 아마도 짜증이 날 것이다. 이는 선택을 망쳐버리고 의미없게 만든다. 플레이어가 버나드와 신디 사이에서 내린 선택의 결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대신, 그저 게임을 욕하게 된다. “뭐? 난 버나드를 구할 수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난 신디를 구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이런 상황은 더 이상 선택으로 보이지도 않고, 그 결과로 일어난 일도 스스로의 선택의 결과가 아닌 게임의 흐름상에서 필연적인 일로 여기게 될 것이다. 

둘째로, 플레이어는 스스로 생각하고 고뇌하고 스스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기회를 완전히 잃게 된다. 대신 게임이 자기에게 뭘 하길 바라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플레이어는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워킹 데드가 선택의 인지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선택 인터페이스를 통한 것인데, 이는 데이빗 케이지 (David Cage)가 헤비 레인(Heavy Rain)파렌하이트(Fahrenheit)를 통해 폭넓게 탐구해왔던 것 유사하다. 플레이어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경우, 그들은 다른 선택지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얼마나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할 것인지는 여러분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워킹 데드에서 몇몇 선택지와 그 결과는 명확하다. 위에서 든 예와 유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걷는자들 (walkers. 워킹 데드에서 좀비를 부르는 단어 –vsc) 을 피해 편의점에 숨는다. 한 무리의 걷는자들이 가게 안으로 쳐들어오고, 두 명의 캐릭터가 붙잡힌다. 플레이어는 누구를 구할지 선택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선택을 내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주어진다. 두 캐릭터 모두 플레이어의 시야 내에 있다. 이 장면은 명백하게 플레이어가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임을 보여주고, 따라서 한 쪽을 선택할 때, 플레이어들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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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플레이어가 선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기만 하다면, 의미있는 선택의 인지 수준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게임의 초입부에서 허셀 (Hershel)과 대화 중 플레이어는 질문을 몇 개 받게 된다. “당신들 어디서 왔소?” “당신이 그녀의 아버지요?” “여기 누구랑 같이 왔소?” 이들 중 어떤 질문이 중요하고 어떤 질문이 그렇지 않은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그 결과가 어떨지는 확신하지 못할지언정 스스로 선택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대화의 인터페이스가 이것이 선택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 플레이어에게는 결코 하나의 선택지만이 주어지는 법이 없으며, 언제나 둘 이상이다. 

따라서 허셀이 대화 속에서 플레이어의 거짓말을 발견해내면, 그들은 그걸 스스로의 잘못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경찰관이랑 같이 왔어요”라는 거짓말이 아니라 “혼자 왔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허셀이 이에 대해 플레이어를 질책하면, 그들은 그것이 스스로의 결정에 의한 것임을 알고 있게 된다. 

항목 2 : 게임플레이 결과

당신이 게임을 하다가 보물상자를 발견했고, 그 상자 안에는 두 개의 아이템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1.    몬스터를 두 대 때려야 죽일 수 있는 지금 가진 검보다 더 좋은, 한 대만 때리면 되는 새 검
2.    지금 가진 것과 같지만 색깔이 다른 검

당신은 어떤걸 선택하겠는가? 물론 첫번째일 것이다. 첫번째 검이 게임플레이로서의 결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플레이 결과는 단순히 게임의 신호와 소리만을 바꾸지 않는다. 게임플레이 결과는 플레이어의 행위와 행동을 바꾼다. 게임을 단순히 달라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용을 불러오는 것이다. 

최선의 의미있는 선택은 게임플레이 결과와 함께 미적인 결과 또한 수반한다. 게임의 경험과 플레이어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당연하게도 단순히 달라보이는 외피를 가진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보다 의미있다. 

워킹 데드에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한 많은 게임플레이 결과가 존재한다. 케니(Kenny)가 래리(Larry)와 싸우는 중에 당신이 케니 돕기로 결정하면, 이는 케니가 이후에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에 영향을 미친다. 편의점에서의 전투에서 케니를 도우면, 케니는 이후에 당신이 래리와 실랑이를 벌일 때 당신을 돕는다. 이는 또한 케니가 당신의 계획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친다. 

게임의 전제에 충실하게, 당신이 내리는 선택은 마지막 에피소드가 완료될 때까지 파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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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선택과 게임플레이 결과의 안좋은 사례를 더 최근의 서사 장르 게임 중에서 찾아보면 데이빗 케이지의 비욘드 투 소울즈 (Beyond Two Souls)가 있다.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헤비 레인과 반대로 비욘드 투 소울즈는 많은 플레이어들과 리뷰의 욕을 먹었다. (메타크리틱 점수 71점. 헤비 레인은 87, 워킹 데드는 92점이었음) 그래픽 효과는 놀라웠던데 비해, 게임플레이는 많은 것을 결여하고 있는 듯 보인다. 

Ars Technica의 카일 올란드 (Kyle Orland)는 아래와 같이 썼다. 

인용

비욘드 : 투 소울즈에서 내가 선택을 하기 위해 멈추는 일은 드물었다. 대신 나는 실질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있는 이야기의 박자에 맞춰, 끝없이 이어진 듯 보이는 장면들을, 어떤 의미있는 에이전시의 감각도 없는 채, 클리쉐로 이어진 줄거리를 끝내려 분투하며 몽유병 환자처럼 걸었다. 



엘런 페이지의 드레스에 대해 얘기를 할지 손님에 대해 얘기를 할지 결정을 내려도 대화의 대사를 바꾸는 것 말고는 아무런 결과도 야기하지 않는다. 게임의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이다. 

의미있는 선택의 프레임워크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비욘드 투 소울즈의 많은 부분들이 왜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가설을 세울 수 있다 : 비욘드는 충분히 강력한 게임플레이 결과를 가지고 있지 않다. 추측이긴 하지만, 아마도 퀀틱 드림 (Quantic Dream : 비욘드 투 소울즈의 개발사)의 개발팀은 이 부분을 개선할 수도 있었다. 플레이어가 내린 결정이 강력한 감정적 무게를 가지도록 말이다. 

항목 3 : 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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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인간의 아주 복잡한 감정이다. 오랜 우정을 떠나버린 후회. 가족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고 일만 한 후회. 기회가 있을 때 꿈을 좇지 않았던 후회. 후회는 실망과 책임감, 그리고 과거에 주어졌던 선택의 기회에 당신이 원하는 것을 고르지 않았던 데에 대한 현재의 슬픔이 뒤섞인 것이다. 

자랑스러움은 후회의 반대이다. 당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가 자신이 원하던 그대로 돌아온 데에서 느끼는 신나는 느낌이 자랑스러움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 것은 자랑스럽다. 이후에 훌륭한 일로 밝혀진 일을 선택한 것은 자랑스럽다. 옳은 결정을 내린 것은 자랑스럽다. 

후회의 이야기와 자랑스러움의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이전에 스스로 내린 선택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결코 후회나 자랑스러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또는 당신이 과거에 내린 결정이 현재의 세계에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면, 그 또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워킹 데드에서 플레이어는 끊임없이 자기가 이전에 내린 결정을 상기하게 된다. 케니는 “넌 한 번도 내 편을 들어준 적이 없어!” 라고 소리지른다. “넌 모터 여관에서 그녀를 보호하지 못했지” 이후의 다른 캐릭터는 또 이렇게 얘기한다. 당신이 내린 선택은 단지 그 순간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당신이 다른 캐릭터들과 맺고 있는 장기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텔테일 (Telltale – 워킹 데드의 개발사)이 이런 상기 요소를 넣지 않았다면, 그 많은 선택들은 플레이어에게 무의미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가 이전에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게임 전반에 걸쳐 조금씩 상기시켜줌으로써, 플레이어가 내렸던 결정은 점점 더 강한 무게감을 갖게 된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해 나감에 따라 한 번 내렸던 결정이 계속해서 플레이어의 경험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를 통해 의미를 더 강화해준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나서 그걸 기억조차 않고 앞으로 간다면, 당신은 결코 후회나 자랑스러움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냥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이다. 

항목 4 : 영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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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마리오 RPG의 끝부분에서, 마지막 보스는 마리오에게 악의 편으로 돌아서 자기에게 가담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플레이어는 예/아니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당신이 아니오를 선택하면, 최후의 전투가 시작된다. 그러나 예를 선택하면, 그냥 “게임 오버” 스크린이 나오고, 10초 전으로 돌아가서 리셋된다. 

누구도 이를 당신 자신의 도덕심을 드러내는 굉장한 엔딩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을 기억한다면, 그들은 이를 그저 짜증났던 것 정도로만 말한다. 뒤로 돌아가서 스스로 내렸던 결정의 결과를 즉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울 수도 있었을 게임플레이를 지루한 형식상의 절차로 만들어버린다. 

실생활에서의 선택이 감정과, 슬픔과, 목적으로 가능한 이유는 그 선택이 영속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을 다시 살 수 없다. 실생활에서 당신은 배우자와 싸움을 하고나서 되감기하여 다시 싸울 수 없다. 단 한 번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결정을 내리거나 말을 하는데 있어 깊이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다. 

게임에서 또한, 리셋이 가능하다면 빌딩을 날려버리거나 무고한 구경꾼을 망설임 없이 공격할 수 있다. 

워킹 데드는 이를 자동저장 기능을 활용하여 다루고 있다. 플레이어가 중대한 결정을 내리면, 게임은 이를 되돌릴 수 없도록 잠가버린다. 따라서 당신은 스스로 내리게 될 모든 결정에 대해 확신할 필요가 있다. 

물론 플레이어는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그 에피소드를 다시 시작함으로써 리셋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추가되는 불편함은 일반적으로 그런 짓을 단념하게 하기에 충분한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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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설명한 개념이 여러분에게 유용하길 바란다. 당신이 만들고 있는 게임에 이들 네 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 있다고 확신한다면, 나는 그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큰 가치를 전달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앞서 언급했듯, 의미있는 선택을 만드는 데에는 수천가지의 방법과 조합이 있다. 여기에 적은 내용은 내게 도움이 되었던 것들이며, 성공적인 게임들에서 내가 반복적으로 발견하는 요소들이다. 

나는 게임이 예술이며, 깊이 있는 게임은 일반적으로 문학이나 영화에서 기대되는 감정 또는 그 이상도 탐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플레이어가 그들 스스로를 재평가하게 만들고, 게임에서 얻은 교훈을 실제 생활에 적용케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듬으로써, 우리 게임 개발자들은 뭔가 특별한 일을 해내는 것이다. 

현명하게 선택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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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절대 개발자의 의도대로 스토리를 플레이해주지 않는, 심지어 의도대로 플레이 해준다고 해도 내러티브의 속도감과 게임플레이의 속도감의 간극이 큰 mmorpg와 같은 장르에서는 특히나 항목 3 – 상기의 요소가 꼭 좀 들어가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에픽 스토리 7을 하고나서 다른 잡스런 퀘스트를 20-30개쯤 하고나면, 에픽 스토리 8이 시작되었을 때 ‘무슨 얘기였지?’ 하는 경우가 아주 많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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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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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에는 잘 없지만 morpg쪽에는 은근히 예전 스토리 보기 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종종 있습니다. mmorpg인 마비노기에도 있는걸 본 것 같네요.

그리고 언급하신대로 mmorpg의 경우 레벨링 구간의 시간이 길어져서 스토리를 까먹.. 게 되는 경우는 레벨링 구간 후반부에 나타나는거같아요. 

초반부의 경우 대부분 퀘동선대로 하면 레벨링도 빠르고 에픽 스토리에 금방 도달하고 바로 깨고 뭐 이런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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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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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시드마이어가 게임을 '의미있는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했을 때 그가 염두에 둔 것은 시뮬레이션 장르임이 확실해!! 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 글에 따르면 인터랙티브 드라마 또는 서사성이 강한 게임 장르에서도 이런 점은 확고하군요.

시드 마이어는 시뮬레이션보다는 게임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아마 Voosco님은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든가 이런 쪽의 의미로 단어를 쓰신 것 같지만...) '의미 있는 선택의 연속'이란 말을 봐도 '의미'가 있는 선택을 '연속'으로 제시해서 플레이어에게 지속적 흥미/재미를 준다는 건 시뮬레이션보다는 게임스러운 철학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마이어의 다른 글이나 간접적으로 마이어의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글을 봐도 어떤 현실의 밀도 있는 재현보다는 게임 구조의 즐거움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마이어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흥미로우면서도 현실과 닿아있는 구조로 구현하는 탁월함이 대단하죠..

개인적으로 원문 같은 스타일의 '의미 있는 선택'은 약간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evil: 

특히 1번 "플레이어는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가 선택을 하고 있음을 인지해야만 한다" 같은 경우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알려줘야 하나 싶습니다. 물론 저자가 예로 든 버나드/신디 선택 같은 식으로 "너는 모르겠지만 이런 선택 했음 ㅋㅋㅋ"하고 대놓고 떠드는 게임이 있다면 꽤 괴상하겠지만, 신디를 구하기로 선택한 플레이어에게 아예 버나드의 존재조차 알려주지 않는 방식도 가능하겠죠.

실질적으로 신디를 구하기로 한 플레이어의 선택 때문에 버나드가 죽었더라도 플레이어는 계속 모르고, 나중에 버나드라는 사람이 어떻게 죽어서 가족이 힘든 상황이라더라..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플레이어는 버나드라는 사람이 죽은 게 자기 탓이라는 걸 몰라요. 아니, 그게 정말로 플레이어의 탓이라고 할 수 있냐...그것도 모호합니다. 그런데 만약 플레이어가 원해서, 혹은 다른 목적으로 관련해서 더 조사를 할 경우 버나드의 죽음이 자신의 선택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 조사를 안 하는 플레이어라면 게임 끝나도 모르고요.

물론 이건 저자가 앞서도 "누구든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영원히 논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듯이 견해의 차이지만요  :lol: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모호하고 알 수 없는 선택, 답답함과 막막함도 느껴지는 선택/결과 구조를 선호하고 만들고 싶습니다...영화들을 봐도 '이 등장인물은 이런 이유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라는 걸 화면과 움직임과 대사와 소품 등 모든 걸 동원해서 가리켜주는 게 있는 반면, 관객이 더욱 생각하고 해석해야 깨달을 수 있도록 은연 중에 연출하는 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Zerasion님이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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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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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game>
단순 예전 스토리 보기 ... 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그건 게임 내에서 별개로 취급되는 일종의 장치를 통한 요소이고, 여기서 말하는 '상기 요소'는 게임이 자연스레 전달하는 내용에 대한 것이니까요. 애초에 mmorpg와 서사 장르의 게임이 목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수도 있지만 ... 

생각해보면 분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mmorpg의 스토리 전개에서 유일하게 사용할만한 것이 상기 요소뿐인 듯도 ... ? ㅋ

sunbkim> 
맞습니다. 시뮬레이션 장르 (주로 심 시리즈 등) 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었는데, 게임이냐 아니냐의 논의가 애매하긴 하지만 비주얼 노벨이라던가 분기/선택 이런거 없는 장르의 게임들에서 "의미 있는 선택이라는게 어디있어? 진도를 더 나가느냐 아니냐만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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