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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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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이 포럼은 가장 최근에 댓글이 달린 게시물을 자동으로 최상단에 올려줍니다.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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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asion가 작성한 모든 글

  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140자씩 끊어서 리플을 여러개 다시는 겁니다 ! 한편, 부분에서 말씀하신 부분도 간략하게 언급해놓았습니다. (후후 나란 남쟈, 용의주도한 남쟈 ...)
  2. Raoul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최근 관심 있는 주제이고 해서 신나게 글을 쓰다 지쳐서 후퇴...흑. 하도 트위터질만 해 댔더니 긴 글 쓰는 능력이 엄청나게 후퇴한 것 같네요. 원래도 글을 길게 써야 되면 체력부터 달리는 사람이긴 했지만 (이거때매 잡지 기고할 때 담당기자한테 엄청 까였었다능. 주변엔 언제나 의뢰보다 글을 2배 분량 정도 써서 줄이느라 고생했던 인간도 있었는데 -_-) 뭐 어쨌든 러프하게 하고 싶었던 말은 성장 경험의 빈도 보다는 플레이어의 능동적 선택 경험 제공...이라는 부분이 더 크고 본질적인 다중 성장의 장점인 것 같다...는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목표를 선택할 자유만이 진정한 자유' 같은 선문답 -_-;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어제에 이어 길드워즈2에 관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퍼옵니다. -------------------------------------------------------------------------------------------------------------------------------------- 요새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박력있게 길드워즈2를 빨아댔더니 이제 다들 지겨워 하는듯한 분위기인 가운데, 누군가 ‘길드워즈2의 가장 멋진 부분을 딱 하나만 꼽자면 어딘가’ 라고 물어왔다. 당장 그 자리에서 답변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떠올라 멈칫거릴 수 밖에 없었는데, 며칠동안 생각해 본 결과 ‘지금으로서는’ 이라는 단서를 달아 잠정적으로 한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바로 ‘퍼시스턴트 월드의 재탄생.’ 이 글에서는 ‘퍼시스턴트 월드’ 라는 단어를 무척 많이 쓸 것 같으니 그냥 좀 줄여서 ‘필드’ 라고 해보자. 여기서 필드라는 단어가 주는 아웃도어스러운 뉘앙스는 배제하고 들어달라. 이건 그냥 퍼시스턴트 월드를 줄인 말일 뿐이다. MMOG와 필드의 계보 일단 내가 길드워즈2 (에서도 필드)를 보는 관점을 좀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mmog에서 ‘필드’가 쓰여왔던 흐름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태초에 리니지와 EQ가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EQ보다는 자연스럽게 울티마 온라인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울티마 온라인 계열의 게임들은 여기서 언급하고자하는 계보와는 다소간 동떨어져 있으니 잠시 울온 대신 EQ를 써보자. 얘들을 보통 1세대 mmog라고 부른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형식과 형태의 게임 플레이를 무척 많은 이들에게 소개한 게임이다. 리니지와 EQ는 이후에 있을 mmog들에게 많은걸 물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물려주기 곤란한 부분도 있었다. 대부분의 컨텐츠가 필드에 배치되는데서 나오는 ‘필드의 부작용’이 그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몬스터 선점 (tag) 의 문제가 있다. 막타를 치는 사람이 그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모든걸 가져가는 시스템이 스틸시비 등 다소간 불합리한 부분이 있었기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선타를 기준으로 하게 된 것인데, 어쨌든 간에 문제는 남아 있었다. 원거리 공격이 많은 클래스가 유리하다던가, 몰아잡기의 문제 등등. 좀더 스케일이 큰 문제를 보자면 레이드용 보스몹에게까지 이런 부분들이 적용된다는거. 어떤 레이드몹을 잡고싶어하는 길드를 여럿인데, 이 몬스터는 (당시로서는 당연하게도) 퍼시스턴트 월드에 배치되어 있으며, 한 번 잡으면 일주일정도 지나야만 다시 나타난다. 그럼 어떤 길드가 이 보스몹을 잡을 것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와우는 인스턴스 던전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원하는 모든 몬스터를 개발사에서 원하는만큼 제공할 수 있는데다가, 다양한 연출을 위한 여러 제반 요소들을 좀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에 (당시에는) 꽤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았었다. 물론 이런 장점들에 대한 강조 이면에는 mmog가 mmog스럽지 않게 된다는, 다시말해 필드가 버려지는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고, 이는 몇년여에 걸친 서비스 기간동안 꾸준히 누적되어 왔다. 필드 형식으로 꾸며진 마을과 사냥을 위한 던전으로 구성되는 이런 게임이 mog (multiplayer online game : mmo가 아님) 인 던전&파이터와 다른게 뭐냐는 그런 의문들이었다. 아울러 이후에 다시 언급하게 될 무작위 만남 등의 요소등이 배제되는 것도 또한 잠재되어 있는 문제였고. 하지만 어쨌든 와우는 mmog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던 결정적 불편요소를 크게 완화했고, 이 장르를 대중화시키는데는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와우의 서비스가 흥행을 이어가던 몇년에 걸쳐서, 이 모델이 mmog의 중요한 요소를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와우가 이제진짜정말로 끝물이라는 소리가 도는 이때 길드워즈2가 시장에 나온다. 길드워즈2는 직접 해본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체감하겠지만, 필드를 폭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장 구간에서는 물론이고 만렙이 되어도 플레이의 주무대는 필드이지 인스턴스가 아니다. (그렇다고 인스턴스가 아예 없다는건 아니고 …) 애초에 성장 구간 컨텐츠와 엔드 컨텐츠가 명확하게 나뉘는 모델이 아니기도 하지만, 와우의 경우 만렙을 찍는다 = 일반 인던을 가야한다로 연결되는 도식이 확연하게 드러났던데 비해 길드워즈2에서는 ‘원래 하던 일 중에서 좋아하는 일 아무거나 골라서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식이다. 길드워즈2가 달라지는 지점은 여기서 말한 ‘원래 하던 일’의 대부분이 바로 필드에 배치된 컨텐츠라는 점이다. 그럼 길드워즈2는 어떤 방식으로 필드 컨텐츠를 플레이어에게 제시하는지, 그것이 실질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는 어떻게 소화되고 있는지, 1세대 (리니지, EQ) mmog들이 가졌던 필드 컨텐츠의 부작용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거했는지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모험이 제공하는 삐끼질 이전의 포스팅 (http://voosco.tumblr.com/post/31452923808/2)에서 소개했던 바와 같이, 길드워즈2에서 ‘모험’ 이라는 요소는 정말로 모험하는 기분을 주어서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 모험은 거의 대부분이 필드에서 펼쳐진다. 이 단순한 구도는 한 가지 묘한 현상을 야기하는데, ‘사람들이 모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저 위 어딘가에 비스타라는 목적지가 제시되어 있다. 거기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주어지는 가장 최초의 단서는 당연하게도 지도이다. 플레이어는 지도를 펼친다. 대충 어디쯤에 진입구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생각은, 다른 대부분의 플레이어들도 그렇게 하게된다. 직접 그리로 가보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저 비스타에 가고 싶고, 그리로 가는 입구는 아마도 이쯤 있을거야) 다른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다. 그곳이 입구가 맞다면 자연스럽게 함께 가면 된다. 그곳이 입구가 아니라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각자 생각하는 ‘그렇다면 이쯤인가?’ 하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그들 중 누군가 정말 입구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그녀의 머리에는 ‘아까 나와 함께 입구를 찾던 그놈’이 떠오른다. 내가 발견한 이 입구를 그놈에게 자랑하면 좋겠는데 or 내가 발견한 이 입구를 그놈도 찾고 있을텐데 알려줄까. ‘Hey buddy, it’s over here’ 한 마디면 된다. 즉 필드에서 펼쳐지는 모험의 중심점은 대부분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만나는 접촉점 역할을 한다. 다이나믹 이벤트도 삐끼질 그리고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만나는 접촉점’의 기능을 하는건 필드에 펼쳐진 하트 퀘스트와 다이나믹 이벤트가 훨씬 강하다. 월드 이벤트는 참가한 인원수에 따라 적절히 스케일링 되지만, 스케일링 최대치를 넘어가는 인원이 모인다면 그냥 최대치로 고정된다. 예컨데 어떤 다이나믹 이벤트가 1인용에서 10인용으로 설정되어 있다면, 참가자가 1명에서 10명일 때는 인원수에 맞게 난이도가 자동 조절된다. 그러나 10명이 넘어가면? 그냥 10명짜리 난이도만 유지된다. 아울러 단순히 몬스터의 수치적인 부분만을 스케일링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모여들 경우 발생하는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여기서 시너지란 콤보/콤보 피니셔 효과 (엘리멘탈 리스트가 세운 불벽을 레인저의 화살이 통과하면 불화살이 되어 추가 데미지를 준다) 에서 시작해서 쓰러진 아군을 서로 일으켜주는 일은 물론, 컨디션 (디버프) 중첩 효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즉 다이나믹 이벤트는 스케일링 범위를 넘어가건 그렇지 않건 대체로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더 쉬워지도록 되어 있다. 우연히 내가 다이나믹 이벤트를 발동시키면, 처음에는 혼자하느라 좀 고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장소에서 다이나믹 이벤트가 펼쳐지면 이는 주변에 있는 모든 다른 플레이어의 지도에 표시될 뿐 아니라, 근처에 진입한 다른 플레이어의 화면 중앙 한 가운데 보기 좋게 ‘근처에서 새로운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라고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모여드는건 시간 문제이다. 시작시에는 혼자일 지 모르지만, 이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혼자인 경우는 그닥 많지 않다. 대부분은 중간에 누군가 참여해서 여러명이 된다. 비스타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들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만나도록 유도하는 접촉점이 되는 것이다. 수평적으로 펼쳐진 컨텐츠 한편, ‘필드에서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필드에 사람이 있을 때 얘기지’ 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건 당신이 지나치게 비판적이어서가 아니라 당연한 추론이다. 저렙존 공동화 현상은 와우는 물론이고 다양한 게임들에서 벌어지는 당연한 현상이며,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한 게임을 찾아보기 드문, 다시말해 꽤 고질적이지만 고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길드워즈2를 만든 이들에게도 그러했고, 그렇기에 약간의 완충장치가 들어가 있다. 길드워즈2의 특이한 부분 중 하나인데, 이 게임에서는 레벨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주 완만하게 상승한다. 예컨대 다른 게임에서 10레벨 캐릭터가 11레벨이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30분이라면, 이 캐릭터가 나중에 50레벨에서 51레벨이 되는데는 아마도 2-3시간쯤이 소요될 것이다. 길드워즈2는 이 구도가 꽤 달라서, 저렙이나 고렙이나 레벨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물론 극초반 레벨은 예외라서 금방 올릴 수 있다.) 한편 길드워즈2에서 고레벨 캐릭터가 저레벨존에 가면 두 가지의 색다른 장치를 만나게 되는데, 첫번째로 레벨을 다운시킨다. 어떤 존의 표준레벨이 20이라면, 50레벨 캐릭터가 가든 80레벨 캐릭터가 가든 모두 20레벨이 된다. 따라서 압도적 고렙이 완전 저렙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도 나름 신경을 좀 써야한다. (레벨은 확실히 다운시키지만 장비의 스탯은 완전히 다운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쉬워지는건 사실이다. 단지 그 정도가 다른 게임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 뿐. 길드워즈2에는 당신이 몇 레벨이든 어떤 장비를 입었든 어딜가든, 한 방에 죽어주는 적대적 몬스터는 없다.) 여기에 맞물리는건, 아무리 고렙이 아무리 저렙존에 가서 퀘스트나 이벤트를 해도, 보상은 보상대로 준다는 점이다. 즉 79레벨이 80레벨 (만렙) 이 되려고 할 때, 반드시 자기 레벨대에 맞는 존에 가야만 한다는 조건이 없다. 79레벨이 1 ~ 15레벨 존에 가도, 충분히 레벨업이 된다. 경험치 및 보상이 모두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경험치를 절대량이 아닌 상대량으로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70레벨이 70레벨 존에서 이벤트를 하나 하고 경험치를 5% 먹을 때, 이 70레벨이 20레벨 존에 가서 이벤트를 하나 해도 경험치를 5% 먹는다. 굳이 자기 레벨에 맞는 존에 머무를 것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설명한 모험의 요소와 방금 얘기한 레벨 스케일링의 장치가 맞물리면서, 플레이어는 다른 mmog에서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된다. 다른 게임에서 레벨과 공간의 관계는 수직적이다. 내가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은 공간적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고 해도, 그 모든 곳에 내 용건이 존재하는건 아니다. 만렙을 찍고나서도 가보지 못했던 저렙존을 간다면 (만렙 타우렌이 언데드 저렙존에 간다면) 그건 그저 업저을 하기 위해서이거나 친구를 돕기 위해서 정도의 의미만을 갖는다. 즉 수직적으로 세워진 체계 내에서 내 레벨대에 인접한 공간들만이 내게 의미를 갖는다. 길드워즈2에서는 좀 다르다. 길드워즈2에서 레벨이 오른다는건 단순히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지는게 아니라, ‘용건의 지평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다른 게임에서 70레벨을 찍은 유저에게 ‘의미있는’ 공간은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 필요한 자원 (경험치) 을 제공하는, 자기에게 맞는 존 뿐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이 아무리 많아도, 내 레벨대에 맞는 지역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그러나 길드워즈2에서 70레벨을 찍은 유저에게는 ‘아직 가보지 않은 모든 지역’이 ‘레벨과 관계없이 모두’ 의미가 있다. 다른 mmog에서 레벨에 따라 수직적으로 배치된, 그래서 그 수직적 지표 상에서 나에 인접한 공간만이 내게 의미를 갖는다면, 길드워즈2에서 모든 공간은 ‘가봤느냐 가보지 못했느냐’에 의해서만 가늠되는 수평적인 배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외의 (다른 mmog에서 당연하게 고려해야하는 필수적인 부분인) 수직적인 요소들의 영향력이 현저히 낮다. 참고로 내 첫 캐릭터가 만렙을 찍었을 때 내가 가본 지역은 전체 월드의 43% 정도였다. 만렙을 찍기까지 내가 가봤던 지역의 면적만큼이 아직도 가보지 못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지역 대부분은 아직 만렙이 되지 못한 저렙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것이 저렙존 공동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는 못한다. 어쨌건 나는 언젠가 이 월드를 모두 ‘가본 곳’으로 만들 것이고, 그 이후에는 내가 용건을 가진 아주 약간의 지역이 아닌 이상에는 굳이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치를 통해서 공간이 플레이어들에 대해 갖는 수명은 늘어났고, 플레이어들이 소모할 컨텐츠 또한 늘어난 효과가 생긴다. 와우의 플레이어들에게 아직 가보지 않은 저렙존이란, 배부른데 굳이 먹기에는 그렇게까지 맛있지는 않은 음식으로 남는다. 먹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꼭 먹을만큼 대단히 맛있지는 않다. 길드워즈2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저렙존은 배가 부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꼭 한번은 먹어봐야 할 진귀한 음식이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먹어봐야 할, 먹게 될 그런 음식. 그렇다고 둘 사이에 컨텐츠로서의 퀄리티 차이가 엄청나게 대단한 차이를 보이지도 않는다. 약간의 장치들을 통해 개발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컨텐츠가 남김없이 모두 소모되도록 하는 꽤 효율 좋은 방법을 만들어냈다. 파티는 없지만 파티플레이는 있다. 내가 길드워즈2를 하면서 파티를 맺어 본 일은 손에 꼽는다. 만렙을 찍은지 수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렇다. 혼자 하는걸 극히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다. 이전의 다른 mmog를 하면서도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했고, 단체로 플레이해야만 하는 컨텐츠도 빼놓지 않고 즐겨왔다. 길드워즈2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파티를 맺어 본 일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고 파티플레이를 하지 않는건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꽤 활발하게 파티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벌어지는 레이드 몬스터 사냥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어 열심히 하기도 하고, WvW에 들어가면 커맨더를 착실하게 따라다니며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하려 노력한다. 파티플레이를 자주, 흔히 한다. 그러나 파티를 맺어본 일은 없다. 이건 길드워즈2가 꽤 독특한 파티 플레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프트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시스템이 하나 있다. ‘퍼블릭 그룹’ 이라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리프트에서 그룹(파티)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퍼블릭과 프라이빗이다. (리프트를 북미서버에서만 해보고 한국 서버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잘 몰라서 영어명을 음차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와우의 파티는 ‘프라이빗 그룹’ 이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초대함으로써 만들어지고, 이후에도 누군가 이 파티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파티장의 초대를 받아야 한다. 퍼블릭 그룹은 이와는 좀 다르게 느슨하다.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대체로 비슷한 용건 (레이드 보스몹 사냥 등) 을 가진 것으로 시스템이 판단하면, 이 플레이어들에게 ‘퍼블릭 그룹에 가입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세지가 뜬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이 그룹에 가입할 수 있고, 나가는 것은 당연히 자유, 재가입하는 것도 그냥 그 그룹멤버가 속한 곳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다시 버튼이 뜬다. 필드 컨텐츠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리프트이니 만큼, 필드 컨텐츠를 즐기는데 도움이 될 시스템을 추가로 넣었다. (워해머에도 유사한 시스템이 있다) 길드워즈2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퍼블릭 그룹이라는데 가입할 필요도 없고 가입도 안된다. 퍼블릭 그룹이 없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그룹 활동에 해당하는 뭔가를 한다면, 그냥 그룹 활동으로 쳐준다. 그룹이건 아니건, 그룹 활동에 해당되는 일을 같이 하면 다 그룹 활동으로 쳐주는 것은 길드워즈2를 하면서 내가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다이나믹 이벤트는 그렇게 해주는게 언뜻 당연해보인다. 어차피 퍼블릭하게, 여럿이서 하라고 만든 컨텐츠니까. 하지만 개인별로 하도록 되어 있는 하트 퀘스트도 이런 부분들을 제한적으로나마 적용 받는다. 혼자서 하트퀘스트를 하기 위해 사냥을 하고 있다면, 주변의 누군가 와서 내가 치는 몹을 같이 친다. 이 몹이 죽었을 경우, 나와 내 뒤에서 내가 치던 몹을 같이 치던 플레이어는 똑같이 카운트를 적용받는다. 물론 사냥 속도는 훨씬 빠르다. 길드워즈2에는 몬스터 선점 (tag) 에 관련된 판정이 없다. 누구든 그 몬스터를 죽이는데 약간이라도 도움을 줬다면, 그냥 그 몬스터를 잡은 것으로 쳐준다. 누군가 몬스터의 체력을 80%쯤 깍았고, 다른 누군가가 그 몬스터의 나머지 20% 체력을 갂았다해도, 보상은 둘 모두에게 같이 준다. 먼저 친 사람에게 부당하지 않냐고? 딱히 부당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쨌든 자기가 원하던 걸 (몬스터를 잡는걸) 더 빨리 달성한건 사실이거든. 그렇다고 20%를 친 사람 때문에 내 보상이 깍이는 것도 아닌데 뭐. PvP에서도 당연히 이런 식이다. 다른 서버에서 온 플레이어를 죽이는데 성공했다면, 누가 얼마나 더 많이 데미지를 줬느냐와 무관하게 대체로 비슷한 보상을 준다. 당연하게도 어느정도의 기여는 필요하다. 99%의 데미지와 1%의 데미지를 준 사람이 같은 보상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성의를 보였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은 반드시 준다. 게임 전반에 걸쳐 이런 요소들이 녹아 있기 때문에, 굳이 그룹(파티)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모여든 각각의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다른 게임에서라면 모두 그룹(파티)로 할만한 일들이다. 한 가지,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길드워즈2의 협동플레이는 와우를 위시한 이전세대 mmog들이 필수적으로 생각했던 탱딜힐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전문 힐러 그런거 없다) 따라서 약간 느슨한 부분이 있다. 이런 요소들을 채우기 위해 위에서도 설명한 콤보/콤보 피니셔라던가 쓰러진 아군 부활 등의 장치가 들어가긴 했지만, 플레이의 밀도가 와우 세대 mmog에 비해 약간 느슨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인스턴스 던전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플레이 난이도가 극히 높다보니 당연하게 밀도도 높아진다) 무작위적 만남 mmog에서 필드가 중요한 이유는, 물론 이 필드가 다른 어떤 장르도 아닌 오로지 mmog에서만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mmog의 필드는 왜 그렇게 중요한가하는 질문도 나올 법 하다. 그건 mmog의 필드만이 플레이어간의 ‘무작위적 만남’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 무작위적 만남을 영어로 하면 random encounter 이고 이건 rpg의 다른 어떤 요소를 지칭하는 용어이기에 헷갈릴 수 있는데, 여기서 무작위적 만남이란 플레이어 간의 무작위적인 만남만을 지칭한다는 점을 우선 밝히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 자신의 용건에만 충실할 것을 요구하고, 또 거기에 맞춰 짜여진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서는 플레이어가 명백히 만나길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면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mmog에서는 다르다. 비스타를 찾다가 우연히 만난 상대에게 건낸 ‘hey buddy, it’s over here’ 라는 말은 이어지는 대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을 갖는다. 다이나믹 이벤트를 하다가 누웠을 때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상대에게 건내는 ‘ty (thank you)’ 라는 말도 또한 그러하다. 플레이어간에 좀더 밀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 직전의 ‘단초’ 내지는 ‘접점’을 제공하는 것이, mmog의 필드가 갖는 가장 중요한 특징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해왔듯, 길드워즈2는 이러한 접점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제공한다. mmog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이야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것이라 믿는다. 길드워즈2는 개별 플레이어들이 커뮤니티로 향하는 접점을 풍부하게 제공한다. 비스타나 다이나믹 이벤트 등을 통해 길가다 우연히 누군가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파티플레이로 이어지면서 만날 기회가 ‘실질적인 공동활동’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를 고민하기 위해, 헐리웃 영화의 전형적인 도식을 상기해보자. 남주와 여주는 최초 조우시 그닥 사이가 좋지 않거나 앙숙으로, 또는 서로 호감은 있으되 그닥 친밀하지 않은 관계로 표현되곤 한다. 그러나 우연찮게 영화의 극적 갈등에 함께 참여하게 되고, 당면한 문제들을 공동으로 풀어가면서 단시간내에 극히 가까운 사이가 된다. ‘우연찮게 함께 참여’ 하게 되는 부분과, ‘공동으로 풀어나가는’ 부분이 길드워즈2에는 모두 존재한다. 언뜻, 이전 세대의 와우스러운 mmog에도 이런 부분들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파티창에 목놓아 외치기를 한 끝에 누군가와 파티를 하게 된다면, 그 파티원은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닌가? 그건 엄밀히 말해 그 ‘파티원’ 이라는 특정한 플레이어는 우연일지라도, ‘만남’ 자체는 의도한 것이다. 길드워즈2에서는 ‘만남’ 마저도 우연히 이루어진다. (또는 적어도 우연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잘 포장되어 있다.) 한편, 이런 단순한 접점의 잦은 제공이 과연 실질적인 커뮤니티 활동으로의 연결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mmog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mmog의 역사에서도 꽤 초창기의 일이며, 그때부터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디자인을 가지고 커뮤니티 활동 촉진을 시도해왔으나 대부분 실패했다는 사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가 흔히 SNG라고 부르는 ‘Social Network Game’이,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social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커뮤니티는 강하게 푸시한다고 해서 손쉽게 강화되지 않는다. 당신이 좋아하는 친구와 당신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서로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해 소개팅을 시켜준다해서 둘이 정말로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아직은 미지의 영역이며, 게임에 관련해서 지금까지 밝혀진 분명한 것은 노골적인 푸시가 생각만큼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 정도이다. 아울러 커뮤니티 활동을 기능과 지나치게 밀착시킬 경우, 기능적인 부분을 노린 유사 커뮤니티 활동은 증가할지언정 진짜 커뮤니티 활동이 증가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따라서 나는 길드워즈2의 ‘커뮤니티의 접점을 늘리는 정도의’ 이런 접근이 지금 단계에서는 꽤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약 정리 - 비스타는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 하트 퀘스트와 다이나믹 이벤트도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 모여든 사람들이 굳이 파티를 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파티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준다. - 이 모든건 무작위적 만남을 유도한다. - mmog의 후반에 커뮤니티는 필수적인데, 무작위적 만남은 이걸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list:u]
  4. 당장은.. MO가 아닌 MMO이다보니, 기술적인 부하가 걸린다는 게 한계점으로 가장 먼저 보이는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불타는 성전 시절 부터의 와우가, 필드쟁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인스턴스 공간으로 모든 플레이어 집중 컨텐츠를 이전"시켜 버린 것을 상기해보면 말입니다...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새는 제가 와우를 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말씀해주신 내용들만으로 미루어 판단하기에 와우는 길드워즈2가 시도했던 필드 활성화 정책을 자신들에게 맞게 잘 다듬어서 쓰고 있는 듯 하네요. 흥미롭긴한데 ... 다시 와우를 하기엔 역시 그간 너무 많이 해서 ... ㅋㅋㅋ 그나저나 이쯤되면 대체로 이번 세대의 필드 활성화 방법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아웃라인이 그려지는 것 같고, 다음 세대의 필드 활성화 방법도 궁금해지는군요. 문제라면 다음 세대의 필드 활성화 방법을 써줄만한 새 mmog가 나오느냐하는 지점이겠지만. 아울러, 보통 다음 세대가 나오는 것은 이번 세대 시스템의 한계랄까 단점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식의 필드 활성화 방법의 단점은 무엇일까? 정도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6. 일전에 WoW의 시간 규제와 통제권 위임 이라는 글에서, 들불 업데이트와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많지만 나중에 하겠다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는데 지금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지금 말씀하고 계신 많은 부분들을 "망..."으로 회자되고 있는 지금 시점의 와우가 업데이트에서 꽤 충실하게 구현하려고 했다는 점 때문에 "들불 업데이트는 여러모로 잘 만든 업데이트 같다"라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장치들로 인해 플레이어들을 특정 지역에 몰아넣은 뒤, 강제적으로 노가다를 시켜 상주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난이도 높지 않은 필드 레이드도 유도하고, 길드워2의 월드 이벤트와 같은 랜덤한 이벤트(호위/전복)도 구현하고 있습니다. 호전적인 플레이어들로 인해 크고 작은 분쟁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고, 보스 레이드를 방해하거나 하게 되면 큰 전쟁으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며(제가 주로 도화선이 된다는 것은 탑시크릿...ㅋㅋ), 보스 리젠 속도가 느리지 않아 대체로 한 타임에 몰아서 무리지어 돌아다니면서 여러 마리를 사냥하는 패턴을 가짐으로써 파티는 아니지만 집단의 유지 시간도 제법 길게 형성됩니다. 필드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구현)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위 시스템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입장인지라, 들불 패치는 무척 마음에 드는 업데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간 퀘스트 한 번 끝내고 다시는 하지 않는 건 함정...)
  7. 길드워2 관련 프리뷰/리뷰 기사들 중에서 가장 관심있게 봤던 부분이 WvW의 모든 플레이어가 의미있는 참여(기여)를 할 수 있다는 부분과, 언급하신 지역에 따른 레벨 스케일링 시스템이었습니다. 전자의 전제도 레벨 스케일링에 어느정도 기반하고 있기에 레벨 스케일링이 더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은데요, "제작자의 의도에 충실한 컨텐츠 즐기기"라는 부분을 개발자일 때도, 게이머일 때도 중시하는 저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시스템이었습니다. MMOG가 아니더라도, 이전 레벨의 플레이가 자유롭고 플레이어의 성장에 따라 강함이 누적되는 형태의 게임이라면 이미 강해진 캐릭터로 초반 레벨을 플레이할 때의 허망함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러한 "강함의 체감(또는 쾌감)"에서 재미를 찾기 때문에 그 부분이 반드시 문제라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멀티 루트와 같은 경우는 "그 때가 지나서 이 캐릭터로는 다시는 낮은 레벨의 재미를 체감할 기회를 상실한다"라는 부분이 상당히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문제라는 단어를 사용했고요.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레벨 스케일링이라는 쿨한 방법으로 쿨하게 해결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강함의 쾌감"을 찾는 플레이어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심히 궁금합니다.) 말씀하셨듯이 이 방법만으로는 저렙존 공동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컨텐츠 소비율을 늘이는 데에는 크게 일조했지만, 기본적으로 "소모성 컨텐츠"들로 구성된 게임이라면 결국 언젠가는 "지나가고 말" 것이기 때문이겠죠. 와우를 참 좋아하는 와게이(또는 블빠)인 저로서, 매력적이지만 저레벨 구간이라는 이유로 버려진 많은 필드들이 너무나 안타까운 나머지 (개발자가 된 시점에서는 버려진 노력 또는 돈으로 보여서) 여러모로 타개법을 모색해봤었는데, 구체화는 되지 않았지만 "상주 인구"라는 개념을 생각해봤습니다. 일전에 08년도 KGC에서 주된 논제가 "테마 파크에서 다시 가상 현실로"라는 MMOG의 방향성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논리로 현실 세계가 지금의 모습으로 구현된 까닭을 제가 떠올릴 수 있는 상식선에서 추론해보았습니다. 일단 현실적으로는 "벗어날 수 없어서"라는 어떤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직업이나 지역에 상주하게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탈(脫)현실을 위해 게임을 하는 게이머에게 현실의 그런 부분까지 가져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제약이 아닌 상주 상태를 만들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일단은 레벨 기반의 수직 성장 체계 자체를 탈피하자라는 큰 주제로 시작해서, 필드는 선형 구조의 지나가는 길이 아닌 "어디에서 거주할 것인가"와 같은 수많은 객관식 선택지처럼 만들자는 쪽으로 생각을 해봤었는데 지금 글에서 다룰 문제는 아닌 깊은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으니 이쯤에서 이 이야기는 마무리 하겠습니다. (그럼 왜 꺼낸거냐!) 요약해보자면, "수직 상승 구조에서 레벨 스케일링을 사용하면, 필드 컨텐츠를 수평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저레벨 공동화를 해결할 수는 없으니, 상주 인구를 만드는 방법으로 그 부분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정도가 되겠네요. 직접 해당 부분에 대해 작업했던 간단한 해결 사례는, 모든 필드에 일일 퀘스트를 부여하는 방법을 사용했던 예가 있습니다. 저레벨 구간에도 모든 레벨의 플레이어가 일일 퀘스트를 수행하러 찾게 만들어 버렸더니, 말씀하셨던 해후.. 그러니까 "우연한(무작위적) 만남"이 정말 많이 만들어지더라구요. 썬 온라인은 동접자가 많지 않은 타이틀이라, 많은 다른 동접 적은 온라인 게임들이 그렇듯 내부 커뮤니티가 돈독한 편이었다보니, 일퀘하러 저렙 지역에 방문한 고레벨 캐릭터가 저레벨 캐릭터의 퀘스트나 사냥을 도와주거나 게임 시스템을 알려주면서 길드로 데려가는 등의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더군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적어도 하루에 한번씩은 캐릭터가 방문"할 목적은 제공해 주었지만, "상주"를 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ㅎㅎ 와우도 대격변 중간 4.2 패치 불의 땅(라그나로스 귀환한 업데이트)에서 일일퀘스트 지역(전초지) 한정으로 "퀘스트용 필드 레이드 보스를 공격하는 모든 플레이어는 동일한 처치 체크 및 루팅 권한을 갖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필드 레이드를 시스템화 하여, 선점 여부를 진영에만 국한시킨 뒤에, 전투에 참가한 모든 해당 진영의 플레이어에게 보상을 균등분배(이 부분은 개별 보상으로 처리하였습니다)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말씀하신 퍼블릭 그룹을 시스템화 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오리지널 시절에는 한 개 공대로 처치가 안되는 필드 레이드 보스를 잡을 때, 두 번에 걸쳐 한 번은 제 1 공대가 선점한 상태로 처치, 다음 번은 제 2 공대 선점한 상태로 처치 하는 식으로 수고했었던 시절에 비하면 처우가 많이 개선된 것 같습니다. 비단 와우 뿐만이 아니라, 통합 파티(공격대와 같은) 개념이 없는 MMOG에서 레이드라는 시스템을 차용하면 대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었나 싶네요. 썬온라인 개발할 때에도 2~3개 파티 단위로 필드 레이드를 하는데 불명확한 소유권 문제 때문에(몬스터 소유권이 여러가지 조건으로 채점되어 최종적으로 고득점한 파티에게 소유권이 가는 시스템이었던 지라..), 플레이어들이 제 1파티가 루팅할 차례라면, 제 1파티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마지막 피 3%쯤부터 모두 딜을 멈추고 뒤로 빠지는 방법을 사용하더라구요.. (눈물) 소개팅을 예로 들어주신 건 참 적절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소개팅 자체가 성공적인 만남 성사율이 낮은 것 뿐만 아니라, 소개팅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서 "그럼 소개팅 말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라는 조언을 자주 하는 편인데, 그런 맥락에서 "만남 마저 우연처럼 포장된" 길드워2의 만남 가이드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만 잘라 써도 좋은 명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
  8.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3번이 아주 약간 이해가 어려운데,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건 리프트의 인베이젼 (참여하지 않으면 패널티가 주어짐) 이고, 참여하지 않고는 못견딘다는 마아블로와 길드워즈2를 얘기하는 거겠죠? (참여하지 않는다고 패널티가 있는건 아니고, 참여했을 때 어드밴티지만 존재) 네.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보다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3-1. 레벨 공동화 현상에 대한 대책 없이 페널티를 기반으로 필드 컨텐츠를 구성하는 것은 위험하다 3-2. 페널티 보다는 어드밴티지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저들에게 더 쉽고 편하게 다가온다. 이렇게 되겠네요.
  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리플라이입니다. --- 3번이 아주 약간 이해가 어려운데,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건 리프트의 인베이젼 (참여하지 않으면 패널티가 주어짐) 이고, 참여하지 않고는 못견딘다는 마아블로와 길드워즈2를 얘기하는 거겠죠? (참여하지 않는다고 패널티가 있는건 아니고, 참여했을 때 어드밴티지만 존재)
  10.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필드 이벤트를 강조한 리프트에서의 리프트와 인베이젼은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특히 게임적으로 주목해야할 것은 리프트가 아니라 인베이젼이라고 생각합니다. 퀘스트의 중심을 마을이 아닌 필드 곳곳의 스팟으로 분산시키고 그 스팟에 인베이젼이 일어나게 만들었죠. 같은 스팟에 있다는 이야기는 퀘스트 진도가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니 인베이젼때 퍼블릭 파티로 모였다가 자연스럽게 같이 퀘스트를 할 수 있게 해두었죠. 다만 레벨 공동화에 대해선 전혀 대처가 되어있지 않아서, 후발주자들은 필드 퀘스트를 즐기긴 커녕 퀘스트 진행조차 힘들었다는 것이 함정.. 전략적으로 기간과 비용을 감축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리프트와 인베이전 같은 특징적인 필드 컨텐츠 외에 다른 부분들은 이미 검증받은 WOW를 벤치마킹했다고 합니다만, 좀 안이하게 접근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와우가 땅이고 필드 컨텐츠가 나무라면 땅을 파서 나무를 뿌리채 심어야 하는데 나무 중단을 잘라서 그냥 땅 위에 세워뒀달까요. 그리고 사실 제가 길드워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전투 결과에 대해서 선점이 없다는 겁니다. 길드워2 할 땐 몰랐는데, 그거 하고 나서는 남이 치고 있는 몹을 때려봤자 보상은 커녕 좋은소리 듣기도 힘들어서 남이 잡고 있지 않은 주인 없는 몹을 때려야한다는 점이 도저히 적응이 안되더군요. 사냥 결과물의 선점성으로 인해 필드에서 스틸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사냥터를 둘러싸고 유저간에 분쟁이 일어난 것이 사실 그리 최근의 일도 아니죠. 짧게나마 에버퀘스트를 할 때에도 목 좋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서 스폰을 기다리거나, 스틸 당하거나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 해결책이 인던으로 한정되었는지에 대해선 좀 의문이긴 합니다. 아마도 사냥의 보장이라는 측면 이외에 하프 라이프 이후 게임 내에서의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던 조류와도 무관하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사실 콜롬부스의 달걀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길드워2의 다이나믹 이벤트가 기술적인 문제로 뒤늦게 등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유사하게 필드 레이드를 강조한 게임이 '레이더즈' 였는데요. 필드에 레이드 보스는 있는데 정작 루팅 선점권은 그대로 놔두는 바람에 파티를 맺지 않으면 잡을 수는 있어도 보상은 받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리프트 처럼 퍼블릭 파티가 있다거나 파티 규모가 큰 것도 아니어서 정작 필드에 가면 파티들이 돌아다니면서 레이드 보스가 스폰되는 순간 선타 먹이기 경쟁을 했죠.. 그리고 레이더즈는 레벨 구간별로 녹템셋과 파템셋이 구비되어있습니다. 녹템셋보다 파템셋이 당연히 개개 파츠로도 좋고 방어구를 다 맞췄을 때 세트 효과까지 감안하면 무조건 파템셋은 맞춰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고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드랍하죠. 다른 잡재료들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습니다만, 파템셋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재료는 필드 레이드 보스나 인던 보스를 잡아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재료는 무조건 1개는 떨어지고 운 좋으면 2개나 3개도 떨어집니다.) 풀셋을 만들기 위해선 대충 8개 정도 필요했던 것 같은데 최소 4번, 최대 8번 정도 돌아야 했습니다. 그나마 인던은 어떻게든 파티 맞춰서 뺑뺑이라도 돌 수 있지만 필드 레이드 보스는 경쟁자가 워낙 많으니 이렇게 드랍을 노리는 사람들을 위해선 따로 필드 레이드 보스 전용 인던이라는 해괴망칙한 것을 만들었죠. 그나마 필드 레이드 보스 보다는 이 괴상한 전용 인던을 통하는게 파티 맞추기도 쉽고 보상도 확실히 얻을 수 있습니다만 모두가 전용 인던에서 필드 레이드 보스를 잡으면 필드 레이드 보스라는 게임의 컨셉이 다소 모호해지죠. 그래서인지 필드 레이드 보스 잡으라는 퀘스트는 이 전용 인던으로는 깨지지 않습니다... 서비스 초반부에 약 20렙인가 30렙까지 플레이 경험이라 뒤에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레이더즈 역시 필드 레이드라는 컨셉은 있었으나 이를 시스템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내지는 못했습니다. 리프트 보다도 더 어설펐지요. 최근에 달리고 있는 마블 히어로즈 (이하 마아블로) 같은 경우 디아블로와 길드워2가 살짝 섞인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 미묘하게 다른 필드를 랜덤하게 선택해준다는 점은 디아블로입니다. 여기에 루팅에 선점이 존재하지 않고 여러명이 때려도 참가자 전원에게 n빵 없이 온전한 보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길드워2죠. (때리지 않았는데 근처에만 가있어도 경험치를 준다는 점에선 길드워2보다 좀 더 후합니다.) 길드워2처럼 각 맵 별로 필드 레이드 보스나 필드 이벤트가 존재하긴 합니다만 길드워2 처럼 정교하진 않습니다. 인원수 따라서 난이도가 변화한다거나 그런거 없고, 이벤트의 성공 / 실패에 따라 후속 이벤트가 발생하는 다이나믹 이벤트도 없습니다. 특히 짜증나는 건 길드워처럼 이벤트의 위치를 잘 표시해주지 못한다는 거겠죠. 적당히 가까이 가면 여기라고 알려주긴 하는데, 정말 가까이 가야 알려줍니다. 그래서 이벤트에 숟갈을 얹고 싶어도 어딘지 몰라서 헤메다가 이벤트가 끝나는 허탈한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건 맵을 계속 돌아다니라는 의도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보스 어떻게든 보스를 찾으면 정말 반갑습니다. 말이 좋아 필드 보스지 사실은 다구리 맞은 뒤에 경험치와 아이템을 퍼주는 셔틀이죠. 그리고 수십명의 히어로들이 자기 파워들을 있는대로 쏟아내니 이건 정말 파티타임입니다. 인베이전은 깨지 않으면 이후 진행이 힘들기 때문에 네거티브한 필드 컨텐츠지만 길드워2나 마블 히어로즈의 필드 컨텐츠들은 끼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즐거운 파티 타임입니다. 향후 MMORPG가 얼마나 만들어질지 모르겠습니다만, 필드 컨텐츠는 이 방향으로 디자인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실은 이전 직장에서 그런 컨셉의 MMORPG를 기획중이었으나 접혔죠..) 다만 길드워2가 대부분의 컨텐츠가 필드에서 발생하고, 스토리 진행상 필요한 부분에서만 인던을 활용했던 것에 비해 마아블로는 대부분의 컨텐츠가 인던에서만 발생합니다. 성장구간에서 필드는 인던을 찾기 위해 존재하고, 닥터 둠을 때려잡고 엔드게임으로 넘어가면 아예 모든 컨텐츠가 인던이죠. 그나마 최근엔 스토리 진행상 필수적인 인던에 들어가면 비슷한 타이밍에 들어간 사람들을 파티로 묶어주는 기능이 있어 예전보단 좀 수월해졌습니다. (데일리 인던도 자동 파티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토리상 필수 인던의 파티 메이킹은 랜덤 필드와 묶여서 엉뚱한 결과를 내놓기도 합니다. 인던을 빠져나올 때 자신이 원래 있던 필드가 아니라 파티장이 돌아다니던 필드로 떨어진다는 거죠.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제가 돌아다니던 필드는 동남쪽 구석에 필수인던1이 있고 서북쪽 구석에 필수인던2가 있는 맵A라고 칩시다. 그런데 파티장은 동북쪽 구석에 필수인던1이 있고 남서쪽 구석에 필수인던2가 있는 맵B에서 왔어요. 각기 맵A와 맵B에서 필수인던1로 진입했는데 타이밍이 비슷해서 파티로 묶였습니다. 그런데 인던을 나간다고 해서 파티를 찢진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파티장이 들어왔던 맵B로 빠져나갑니다. 당연히 제가 그동안 밝혀놓았던 지도들도 모두 파티장이 열어놓은 것으로 변경되구요. 인던에서 묶인 파티 오토 매칭을 풀어주지 않는 건 아마도 계속 같이 플레이하라는 의도겠습니다만 그냥 풀어주는게 더 나아 보입니다. 맵 별로 보통 필수 인던 2개, 보물상자 인던 2개(들어가면 딱 방 하나에 조금 쎄서 경험치를 마구 퍼주는 몹들이 있으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주는 보물상자가 있는 미니 인던입니다.), 필드 이벤트 2개, 필드 보스 1개 정도가 배치되어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필수 인던만 도는 반면, 저같은 사람은 꼼꼼하게 해당 맵의 컨텐츠를 다 해치우고 지나가죠. 그리고 리프트처럼 필수 인던이 동선 따라서 짜여진 것도 아니고 둘 사이에 선후 관계도 없어서 인던에서 파티로 묶인 사람들이 같이 움직일 확률은 상당히 희박합니다. 그런가 하면 또 정작 파티가 필요한 그룹 챌린지 (별도로 세팅된 맵인데 파티 단위로만 입장할 수 있고, 파티 아니면 잡지 못할 몹들이 쏟아져 나옵니다.)에는 오토 파티 매칭이 존재하지 않아서 파티원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실 다들 왠만하면 일정 시간(15분?)마다 열리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림보 챌린지를 뛰죠. 그런데 또 정작 림보 챌린지에 들어가면 파티는 또 수동으로 묶어야 한다는 괴랄한 면이 있습니다만. 마아블로의 필드 컨텐츠와 인던은 말 그대로 길드워2와 디아블로 사이에서 어중간한게 걸쳐있는 느낌입니다. 베이스가 디아블로이긴 한데 또 MMORPG니까 필드에서 떼전도 해야겠고 어영부영 하다 보니 파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데 필요한 것도 아니고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죠. 이 게임에선 타인이 부활시켜주지 않으면 인던에선 입구로, 필드에선 가까운 웨이포인트로 날려보낸다는 것이 사망에 대한 유일한 페널티입니다. (심지어 아이템의 내구도 감소 같은 것도 없습니다.) 살아있든 죽어있든 인던 안이든 밖이든 어디든 간에 파티원 옆으로 순간이동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티가 유리하긴 합니다. 그런데 또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동선이 자유롭기 때문에 이렇게 묶어준 '무작위 만남'이 딱히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뭔가 이것 저것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선점적 전투 보상을 유지해선 필드 컨텐츠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2. 필드 컨텐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보상 분배 방식이나 파티, 동선, 위치 공유 등 다른 요소들을 그에 맞춰서 함께 새로 디자인 해줘야 한다. 3. 필드 컨텐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선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참여하지 않고는 못견딘다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1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제게 최근 가장 멋진 경험을 선사했던 게임을 꼽으라면 길드워즈2를 꼽겠습니다. WOW로 인해 엇나간 (?) mmog 본연의 재미를 최신식으로 재탄생시켰으며, 그간 mmog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한 멋진 게임입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길드워즈2는 지금까지 나타났던 mmog들 중 가장 선진적인, 발전된 mmog이기도 합니다. 몇 가지 크리티컬한 단점들로 인해 이 굉장한 게임이 상업적으로는 와우만큼 대박을 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쫄딱 망한 것도 아닙니다. 나름 평타는 꾸준히 유지하면서 지금도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을 직접 체험해보고픈 분들은 지금 바로 시도하실 수 있습니다. 약간의 영어만 가능하다면 비용도 아주 저렴한 편입니다) 저는 길드워즈2를 소개할 때 흔히들 영화를 평할 때 동원하곤 하는 '상업적으로 성공한건 아니지만 비평적으로는 훌륭한' 이라는 수사를 사용하곤 합니다. 정말 멋진 게임이죠. 이 게임을 GDF에도 조금이나마 소개하고 싶긴한데, 저도 사실 길드워즈2를 하지 않게 된지가 좀 됐습니다. 그래서 기억도 살짝 가물가물한 편이에요. 하지만 다행히도 제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이 있어서 일단 옮겨와보기로 합니다. 지금의 야심은 '길드워즈2의 모든 멋진 부분을 소개하는' 것입니다만, 블로그에 올렸던 길드워즈2에 대한 몇 편의 글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이 부분도 정리해보고 싶긴 하네요. 글은 크게 두 번 올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첫번째, '정말 모험' 입니다. ------------------------------------------------------------------------------------------------------------------------------------- 요새 길드워즈2를 열심히,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문득 다른 mmorpg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모험하는 기분’이 강하게 느껴지는걸 깨달았다. 사실 이런 모험하고 싶은 기분을 내는건 그닥 쉬운 일이 아니다. 미지의 (아직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일종의 원심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지의 것을 미지의 상태로 놔두고 싶지 않다는 호기심이라는 구심력이 맞물려야, 모험하는 기분이라는 원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견 게임에서 모험의 감각을 제공하는건 쉬워보인다. 미지의 것을 탐험하면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이 데스패널티의 경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그렇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은 여전히 ‘모험의 기분’을 구현하는데 복잡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효율 최우선이 당연시되는 전반적인 mmorpg의 분위기 내에서 특별히 보상도 없는 모험에 플레이어들이 흥미를 보일 리가 없다. (그렇다고 강한 보상을 걸면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도 강해지기 때문에 여전히 쉽지 않다) 나름 이런저런 mmorpg들을 다양하게 많이 건드려왔다고 생각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그야말로 사랑했던 와우에 대해서 수십가지의 장점을 들 수 있지만, 그 리스트에 ‘모험심을 자극’ 한다는 부분을 넣을 정도로 뻔뻔하지는 못하다. 비단 와우뿐 아니라, 최근 몇년간 출시된 대부분의 mmorpg들이 다른건 몰라도 ‘모험하는 기분’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놀랍게도 길드워즈2는 이런 감각을 제공한다. ‘모험하는 기분’ 을 느끼게 해준다. 참고로 나는 어떤 mmorpg를 하면서도 모험의 요소에는 크게 감응하지 않는 타입이다. 수천시간을 플레이 한 와우에서도 지도까기에 집착해 본 일 없고 (업적따위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 그 외에 못해도 수백시간을 했던 다양한 mmorpg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내가, 모험 요소에 혹하고 있다니. 빗대서 말해보자면 내가 드라마 속의 남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설정상 나는 전세계를 주름잡는 재벌가의 촉망받는 후계자인데, 평범한 여성이 느닷없이 따귀를 날린거다. 이런 기분 처음이다. mmorpg에서 모험이라니. 그래서 좀 곰곰히, 길게 생각해봤다. 나란 인간, 지도까기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인간. 말하자면 재벌집 자제분처럼 고고한 콧대를 가진 존심높은 모험외면형 플레이어란 말이다. 나에게 mmorpg란 남들보다 빠르게 누구와도 다르게 만렙을 달성한 후 엔드 컨텐츠를 즐기며 사람들과 잡담이나 풀어대는 게임인데. 이런 내게 따귀를 날리며 모험을 하게 만드는 길드워즈2는 어떤 게임인가, 길드워즈2의 어떤 측면이 나로 하여금 모험에 눈돌리게 만들었는가. 지도 시스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길드워즈2의 ‘공간을 구분하는 방법’이 다른 게임과는 꽤나 다르다는 것이다. 게임에 진입한 플레이어들은 당연하게도 퀘스트를 받아 당연하게도 지도를 펼쳐보고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곧바로 게임의 흐름에 휩쓸려버려 다른 게임의 지도와 길드워즈2가 보여주는 지도 사이의 미묘한 차이점을 눈치채긴 쉽지 않다. 근데 잘 보면, 이 게임의 지도 시스템은 묘하게 불편한 구석이 있다. 일단 대표적인 현세대 mmorpg인 와우가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보자. 실제 지도를 축소해서 아이콘 몇 개 넣고 지도를 만들 수도 있었을거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별도의 아트웤을 통해 지도를 따로 만들고, 그 위에서 캐릭터의 현재 위치나 퀘스트 지점 등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왜 ‘실제 맵을 위에서 찍어 축소한’ 지도를 넣지 않았을까?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포괄적인 이유라면 역시 ‘편의성’의 문제일 것이다. 단순히 지형을 상공에서 찍어 평면으로 제공하는 지도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알아보기에’ 좋지가 않다. 간단하게 말해 어디가 갈 수 있는 곳이며 어디가 갈 수 없는 곳인지 확인이 어렵다는거다. 다른 부분과 다르게 표시된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가 어렵다. 그런 반면 위의 (리터칭된) 엘윈숲 지도가 드러내는 의도는 명확하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디가 갈 수 있는 곳이고 어디가 갈 수 없는 곳인지’를 한 눈에 알아보게 하겠다는거다. 편의성을 극대화 한 지도 시스템이다. 한편, 이와 대비되는 길드워즈2의 지도를 잠시 살펴보자. 아래는 40레벨 ~ 50레벨 존인 Dredgehaunt Cliff의 지도이다. 물론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지도 화면이다. ‘길’과 ‘길이 아닌 것’의 차이 정도는 한 눈에 명확히 구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지도만으로는 ‘PC가 이동할 수 있는 부분’과 ‘PC가 갈 수 없는 부분’의 차이가 애매하다. 길 주변으로 하얀색이 배치된걸 보면 일단 하얀 색은 일종의 필드 (중에서도 눈덮힌) 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의 거대한 회색 부분은 일종의 큰 바위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가운데에 아이콘들이 있는걸 봐서 저 바위도 ‘갈 수 있는 곳’에 속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지도를 보자마자 이해하기보다는 좀 생각을 해봐야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미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정도면 넘어갈 수도 있다. 근데 그러면 아이콘이 없는 다른 회색 지역들도 모두 ‘갈 수 있는 곳’인가? 여기부터는 정말 애매하다. 이런, ‘지도가 보여주는 정보의 불분명함’은 처음 길드워즈2를 플레이하는 나를 좀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냥저냥 플레이는 했지만 머릿 속에서는 의문이 떠올랐다. 지도에서 가용 공간 (갈 수 있는 곳) 과 비가용공간 (갈 수 없는 곳) 을 명확히 구분해서 보여줘야 한다는건 거의 일반상식 같은거고, 길드워즈2 개발진도 이걸 모를 리는 없다. 그렇다면, 왜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비스타 잠시 얘기를 돌려서, 이 게임에는 ‘Vista’ 라는 독특한 요소가 월드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특정한 위치에 ‘도착’만 하면 곧바로 보상을 주는 컨텐츠이고, 감상적인 보상을 위해 주변 경관을 한번 둘러보게 해준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비스타는 별로 눈길을 끄는 존재가 아니다. 시작 지점 부근에 있는 몇 개의 비스타를 돌아보고, 보상이 있긴 하되 그닥 크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 후에는 특히 더 그렇다. 근데 가면 갈수록 비스타는 점점 더 관심을 요구한다. 플레이어는 그에 응할 수 밖에 없다. 나중에 언젠가 언급할 일이 있(으면 좋)겠지만, 일종의 달성도와 같은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어떤 비스타는 손쉽게 접근 가능하다. 그러나 게임이 궤도에 오를수록, 비스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은 조금씩 만만치 않게 된다. 점프 액션은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복 도전을 통해 극복 가능한 부분이며, 안전장치도 넉넉하게 되어 있다. 중요한 관점은 이 요소가, 사람들에 의해 ‘점프 액션’ 이 아니라 ‘점핑 퍼즐’ 이라고 불리우는 부분에 있다. 비스타는 일종의 퍼즐이다. 물론 거기가서 정말로 퍼즐을 푸는게 아니라, ‘비스타에 도착하기 위한 길을 찾는’ 과정 자체가 퍼즐이다. 입구가 어딘지 확인해야하고, 입구로부터 더듬어 비스타로 이르는 길을 단계별로 유추해야하며, 간혹 중간에 잘못된 길도 배치되어 있기에 시행 착오도 거쳐야한다. 비스타의 위치는 분명 지도에 명시되어 있다. 근데 거길 가는게 왜 퍼즐이지? 지도에 나오는거 아닌가? 왜 그 길을 플레이어가 직접 찾아야하지? 길드워즈2 이전의 게임들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나올 수 없다. 특정한 장소의 위치가 명시되어 있다면, 거기까지 가는 길은 지도가 보여주는게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길드워즈2에서는 좀 다르다. 목적지는 보여주지만 거기까지의 경로는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질문이 길드워즈2가 모험의 기분을 주는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믿는다. 와우를 위시한 여타의 mmorpg에서 지도는 오로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며, 따라서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길드워즈2에는 제 3의 요소가 있다. ‘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갈 수 있는 곳’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비스타는 이런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내는게 비스타가 점핑 퍼즐인 이유이다. 비스타와 지도, 그리고 숨겨진 길들 지도 얘기로 돌아가서, 길드워즈2의 지도가 와우와 같은 게임에 비해 다소간 모호하며 편의성이 떨어져보이는 이유가 그것이다. 길드워즈2에 존재하는 모든 가용공간을 지도가 명확하게 보여준다면, ‘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갈 수 있는 곳’을 만들 수가 없다. 그 많고 다양한 샛길과 숨겨진 길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길드워즈2의 지도는 고의적으로 일부 정보를 은폐한다. 딱 구미가 당길 정도의 정보 (비스타의 최종적인 위치) 만을 노출하며, 여기에 도달하기 위한 정보 (비스타를 찾아가기 위한 입구에서부터 닿기까지의 모든 경로) 는 보여주지 않는다. 당연히 플레이어들은 이를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막연하다. 최종 목표만을 제시할 뿐,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힌트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간혹 지도를 정말로 유심히 살펴볼 경우 아주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너무나도 희박하기에 찾아내기 어렵다. 비스타에 도착한 후에 지도를 다시 살펴보면 ‘이게 그런 의미였군!’ 하면서 무릎을 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착하기 전에는 그 모든 것들이 모호해보이는, 확신하기 어려운 정보들일 뿐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이 비스타를 찾겠어’ 라고 생각하고 행동에 임하기보다, 대신 일상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주변을 눈여겨보게 된다. 행동하기 전에 목표를 명확히 하고 시작하는게 아니라, 다른 게임 플레이를 즐기면서 마음 한 켠에 약간의 여지를 두는 형태에 가깝다. 반드시 이 일을 하겠어 !! 라기보다는 ‘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비스타를 대한다. (물론 그렇다고 비스타 탐색을 염두에 둔 플레이가 완전히 차단된다거나,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플레이어는 퀘스트와 이벤트를 수행하며 언제나 마음 한 켠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저 수풀더미 너머에 감춰진 길이 있지는 않은지, 이 폭포의 뒷편에 비스타로 통하는 동굴이 있지는 않은지, 호수 깊이 들어가서 감춰진 바위문을 열면 비스타로 향하는 길이 보이지는 않는지. 이전의 mmorpg들이 ‘플레이어는 기능적이고 효율적인것만을 원해’ 라고 단정하고 그런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철저히 기능적 편의와 효율추구에 필요한 정보만을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하는데 비해, 길드워즈2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일부를 감추며, 다소간의 편의를 희생해서까지 ‘구미가 당기는 재미요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을 보여주는 간단한 예를 살펴보자. 해외의 어떤 게임 리뷰어가 찍어서 올린 동영상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q0Z8n120H7Y&feature=player_embedded#! 시작하면 보여주는 지도에서, 이후에 가게 될 비밀길을 암시하는 어떤 힌트도 찾을 수가 없다. (하얀색 점선은 플레이어가 지나온 길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 지도에서 보여지는 것은 이 플레이어가 입구를 찾았음을 암시할 뿐, 사전에 제공되는 정보는 아니다) 이곳저곳에 널려있는 퀘스트들을 하던 플레이어는 어느순간 물속 깊은 곳 해초들에 가려진 곳 어딘가에 더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발견했고, 그곳을 좀더 자세하게 탐험한다. 실제로 동굴 진입 직전 해초들로 접근하는 장면을 보면, 거기에 어떤 길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러나 길드워즈2에서는 이런 곳에 숨겨진 길이 뚫려있고, 그것도 간단하고 짧은 동굴이 아니라 꽤 길고 복잡한, 다양한 점프들을 통해 통과해야하는 길이고, 그 끝에 가면 시작할 때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아무런 외적 보상은 없다. 단지 ‘새로운 길을 발견했어!!’ 라는 내적 보상 즉 성취감이 있을 뿐이다. 올드스쿨의 향기 길드워즈2가 소개한 이런 요소는 일종의 ‘숨겨진 요소’ 컨텐츠로, 올드스쿨 RPG에서는 흔하게 쓰이던 것이다. 여러분들 중 일부는 파판5의 모든 ‘벽’에 캐릭터를 대고 열심히 비벼봤던 기억이 있을거라 믿는다. 마치 스파2를 처음 하는 사람이 어류겐이든 아도겐이든 한번만 나가다오 하는 마음으로 조이스틱을 대각선에 놓고 비비듯, 캐릭터를 벽 모서리에 세워놓고 벽의 모든 블럭을 한번씩 밀어보며 돌아다녔던 기억.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컴퓨터 게임의 플레이어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점차 연성화되어가는 성향과 맞물려 ‘불필요한 불편함을 주는’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사라져가고 있고, 이제는 아예 이런 점을 컨셉으로 잡지 않는 한 여간해서 쓰지 않는 요소가 되었다. (물론 스탠드 얼론 게임에서는 여전히 흔히 쓰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길드워즈2는 이를 되살렸다. 내 경험에 기반해서 판단한다면 꽤 훌륭한데다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내기까지 했다. 올드스쿨 RPG의 숨겨진 요소에 힌트란 없다. 그들은 무자비하다. 플레이어는 정말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 여기서 맨땅에 헤딩이란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다. 아무 의미없이 캐릭터를 벽에 부딪쳐가며 숨겨진 길을 찾았던 경험을 상기하자 - 숨겨진 요소를 찾고, 찾았을 때의 희열은 대단하다. 이런 점을 계승한 mmorpg라면 아마도 EQ일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이 게임에 존재하는 어떤 숨겨진 요소들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플레이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정도되면 이건 게임 컨텐츠라기보다는 단순히 개발자의 악취미에 가깝다. 이런 고대인들의 무자비함은 미친듯한 난이도를 숭배하는 열렬한 (코어&올드) 게이머들에게 환희와 희열을 주었지만, 최근의 폭넓어진 플레이어들에게는 짜증스러운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길드워즈2는 현대인답게 좀더 발전적인 타협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 결과가 비스타와 POI (Point of Interest) 이다. 대략 이 위치쯤에 숨겨진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려주되, 그 과정은 숨겨두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숨겨진 길의 재미는 제공하되, 고대인의 무자비함은 덜어주는 방법을 찾았다. (당연하게도 편의성과 숨겨진 컨텐츠의 재미를 약간씩 희생하는건 불가피했다.) 그리고 이 타협을 통해, 최근에 게임을 시작한 게이머들에게 고대인들이 즐거워했던 어떤 요소의 일부를 흥미롭게 되살려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길드워즈2는 ‘이게 바로 모험이다.’라고 말한다. 당신의 호기심을 굳이 억제하지 않아도 되는 것. 재미있어 보이는 모든 요소를 제끼고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지 않아도 된다. 빠르게 만렙을 찍는 것만큼이나 세상의 숨겨진 곳곳을 탐험하는건 즐겁다. 성인이 된 후에 성공하기 위해 방과 후 학원으로 직행하기보다, 가끔 오락실이나 만화방을 들르는건 무척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나는 mmorpg를 가능한한 빠르게 만렙을 찍고 엔드 컨텐츠를 즐기는 식으로 플레이해왔지만, 이미 곳곳에서 심심찮게 만렙이 보이는 길드워즈2에서 내 캐릭터는 아직도 만렙이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느라 세월 가는줄 모르고 있다. 세계관의 능동적 전달 또는 배경의 공격적인 컨텐츠화 길드워즈2의 이런 ‘숨겨진 요소들’의 의의는 올드스쿨RPG들이 가지고 있었던,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어떤 요소를 다시 되살린 것에만 있지 않다. 그보다는 좀더 포괄적인 부분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나같은 mmorpg 플레이어 (만렙찍는게 우선이고 다른건 그 이후에) 에게 게임의 배경이란 그 의미가 현저히 덜하다.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을 가르는 배경물만이 ‘기능적으로’ 의미를 가질 뿐이고, 그 이외에 눈 덮힌 맵이건 초록 들판이 펼쳐진 맵이건 그저 ‘개활지’일 뿐이다. 처음 가보는 맵에 진입하면 길어야 30초 정도 주변 풍광을 구경할 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간지나는 스샷을 찍기 위해 그럴싸한 장소를 찾을 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후에는 배경의 아트웍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게임의 매커니즘에 개입하는 요소가 아니라면 크게 관심가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길드워즈2의 배경은 상당히 다르다. 일단 게임의 매커니즘에 개입한다. 숨겨진 길을 찾는게 꽤 흥미로운 요소이기에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경을 살펴보는 습관이 든다. 이런 요소들이 전체 월드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존재한다면 구글링해서 그곳만 집중공략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길드워즈2에서 비스타와 POI의 숫자는 각기 266개와 717개로, 철저히 기능적 요소인 웨이포인트의 숫자 507개와 비교해서 굉장히 많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널려있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이건 ‘일상적인 플레이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다른 mmorpg를 하면서 배경물이라함은 내게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을 가르는, 정확하게 와우의 지도가 제공하는 기능에 한정되는 것이었다면, 길드워즈2에서는 배경물의 의미는 훨씬 더 복잡한 양상을 가지게 되었다는거다. 여기서 약간 비약해보자면 길드워즈2의 배경은 세계관의 자세한 이해에 도움이 된다. 심지어 나같은, 기능적 측면만을 비중있게 보는 플레이어에게도 그렇다. 그리고 이에 더해서 배경을 수동적인, 플레이어가 알아봐주기만을 기다리는, 알아봐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컨텐츠에서 능동적으로 플레이어의 행동을 촉구하는 컨텐츠로 바꾸고 있다. 이건 이전의 어떤 mmorpg에서도 하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좀 호들갑스럽게 오버해서 말해보자면 mmorpg 레벨 디자인에 전혀 새로운 측면을 열었다. 문득 떠오른 블소 생각 길드워즈2가 주는 ‘모험의 감각’을 고민하다가 문득 블소가 떠올랐다. 블레이드&소울은 사실상 이런 류의 컨텐츠에 대해 길드워즈2보다 훨씬 더 멋진 기반을 가지고 있다. 길드워즈2의 점프가 크게 롱점프와 숏점프 정도로만 나뉘는데 비해서, 블소는 ‘경공’ 이라는 이동장치를 다양하게 특화 및 전문화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길드워즈2보다 훨씬 더 정교한 점핑 퍼즐을 가능하게 한다. 저렙때 천상비를 배울 때만해도, 허공에 떠있는 섬에 착지하기 위해 위치를 조정하며 ‘혹시나 착지 못하고 떨어지면 …’ 하는 마음에 두근거리지 않는가. 승천비의 쾌감은 이보다 더하다. 안개숲에서 먼 거리를 걸어가기 귀찮아 나무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간 후 활강하며 바라보는 월드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일퀘받는 지점에서 경천맹 동쪽 기지나 제국군 법기부대 맵으로 갈 때 지면은 한 번도 밟지 않고 갈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 장치들을 조합할 경우, 절벽 사이에 숨겨진 길 (승천비로 타고 올라가세요 – 당연히 절벽 위에 있으므로 지면에서 퀘스트만 해서는 발견하기 어려움) 이라던가 발디딜 곳 없어보이는 곳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장소 (반대편 절벽을 승천비로 타고 올라간 후 천상비로 빠르게 가면 가까스로 닿습니다 – 이 비밀장소에 아래에서도 보이는 몬스터 등을 배치하면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레 저길 어떻게 가지? 저기 뭐가 있지?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 등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 게시판 곳곳에서 경공 시스템의 우수함에 비해 이를 통해 즐길 거리가 별로 없음을 지적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곤 하며, 때로 그저 ‘그 맵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한 노력들이 동영상으로 뜨기도 한다. 그런데도 블소는 심지어 ‘갈 수 있어보이는 곳에 실제로는 갈 수 없는 부분’까지 있으니 더욱 아쉽다. 뭐 다행인건 블소는 앞으로도 업데이트 많이 할테니 새로 만드는 맵에 길드워즈2처럼 숨겨진 요소들을 적당히 넣는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따라한다고 욕은 먹겠지만 이건 같은 회사라는 장점을 활약해서 어떻게든 … ㅋㅋㅋ 요약 정리 : 글이 상당히 긴 관계로 특별히 요약해드림 길드워즈2에는 ‘숨겨진 길’ 이라는, 흔한 mmorpg에서는 쓰지 않는 요소가 있음 잘못 쓰면 X되는건데, ‘최종목적지 선제시’를 통해 적절히 타협하고 있음 숨겨진 길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모험하는 기분이 나더라 숨겨진 길을 찾다보니 세계관 전달이 좀더 밀착되더라 숨겨진 길 때문에 배경이 좀더 기능적인 의미와 연결되어 눈길이 가더라 블소는 이런거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없어서 아쉽다. 담에 넣어주세요. [/list:u]
  12. 와우의 업적 컨텐츠 비중은 대략적인 체감상, "하다보니 어쩌다 달성하게 되는 항목 < 일부러 노리고 달성해야 하는 항목"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걸어 온 데이터라기보다, 콘솔 게임의 트로피와 같은 도전 과제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다수의 업게이들은 결과적으로 엔드컨텐츠 유저가 되어 개발자의 의도에 맞게 플레이타임킬링을 시전하게 되고요. 현재의 업적 시스템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제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ㅎ
  13.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와우의 업적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길드워2의 경우는 욕망 혹은 플레이 패턴을 게임 시스템으로 잘 이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게 게임의 전체적인 뼈대와 컨셉을 잘 강화하고 있다고도 보이구요.
  14. 우선 길드워즈2는 지도의 정보 은폐보다 훨씬 전부터 게임 시작화면부터 나타나는, 그리고 게임 중 지도를 열 때마다의 한 켠에 상시 출력되는 "달성도 HUD"가 상당히 직접적으로 그 부분들에 대해 인위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내에 그러한 요소들이 말씀하셨다시피 "흩뿌려져 있고", 보기 싫어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게 뭔데?"라고 노출시키기에 너무나 충분하며, 게다가 저같은 "빈 칸 채우기 집착형" 플레이어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떡밥이 됩니다. (말씀하신 한 지역 내에서 모든 n/n 형태의 숫자를 채우고자 노력하는 "없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플레이어"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ㅋㅋ) 지도가 "갈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기능적으로 나누는 "말 그대로 기능에 충실한"지도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1편은 던전이 너무 어둡고 길찾기가 어려워 CAD 수준의 지도(...)를 보며 탐험해나가는 맛은 있었습니다만, 2편을 지나 3편이 되면서 실제 지형은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지도를 보면 저기가 길이 아닌 줄 단번에 알 수 있는 형태로 발전을 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풀 버전의 지도를 보면 "기능 집중형"으로 여겨지는 디아블로와 와우의 지도는, "기본적으로 가보지 않은 곳의 지도는 감춰진다"라는 부분에서 "지도를 통한 탐험의 재미"라는 부분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와우에 업적이라는 시스템이 생기기도 전부터 제법 상당 수의 플레이어가 "지도에 빈 부분이 거슬린다!"라는 이유로 지도 밝히기에 공을 들였기도 하고, 저 뿐만 아니라 제 주위의 디아블로 플레이어들도 별 이유 없이 그냥 디아블로 지도를 꽉꽉 채워서 밝히는 게 좋아서 라는 이유로 지도를 "클리어"하면서 돌아다니곤 했으니까요 ㅎ 이 부분은 길드워즈2에도 그대로 차용되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성토하는 부분인데, "날탈(새)"이 없던 시절의 와우는 말씀하신 여러 "기능적 레벨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당장 "먼지진흙 습지대"만 하더라도 직선주로로 달려가면 물에 빠져 이동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지만, 물이 없는 곳으로 조금 우회하거나, 혹은 뛰어넘을 수 있는 거리는 뛰어 넘어가면서 이동하는 정도의 개입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저차가 극심한 일부 꼬인 길들이 곳곳에 있어 개발자의 의도대로 돌아가거나, 부득불 점프액션(또는 퍼즐? 고행? ㅋㅋ)으로 비집고 올라갈 수도 있었고요. 물론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초기의 와우에서 "길"의 의미는 "비교적 안전한 이동 경로"였고, 길이 아닌 곳으로 이동하면 다수의 선제공격 몬스터에게 공격받아 낙마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퀘스트 수행 지역은 모두 "길 밖의 공간"이었지요. 길을 따라 길 밖의 공간으로 이동하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 완료하는 일의 반복이었고, 이 같은 "이동에 대한 문제"가 한 지역 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도시를 오가거나 특정 던전에 가야하거나, 다른 파티원과 만나기 위해서 지역과 지역들 간의 이동 경로 또한 고려 대상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최적의 루트를 찾아내기 위해 "효율형 플레이어들"에게도 레벨 디자인이 비교적 의미를 퇴색하지 않던 상태였지만 "날탈의 등장"이후 앞서 설명했던 부분들이 모두 의미를 잃은 레벨은 "그야말로 배경 그림일 뿐"으로 전락해버리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들도 결국 그 부분을 계륵처럼 여겨 신규 지역은 일정 레벨을 달성하기 전까지 비행 금지라는 규칙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이 확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PvP에 끼치는 영향과 같은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있지만.. 그런 부분은 나중에 따로 글타래를 열거나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이쯤에서 이 이야기는 끝내겠습니다 ㅎㅎ (날탈불호가 이다보니..) 글을 쓰다보니 불필요하게 감상적이 되어 뜬금없이 "와우 오리지널 추억빨기"가 되어버린 감이 다소 강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길드워즈2의 지도에 대한 개인적인 큰 감동 포인트를 적으며 정리하겠습니다. 와우를 하면서 공간개념을 느끼기 좋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지역지도와 월드지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M 키를 누르면 현재 플레이어가 위치한 지역의 지도가 출력되고, 우클릭하면 대륙 지도가, 다시 우클릭하면 월드 지도가 출력되는 트리 구조가 내가 이 세계의 이 위치에 지금 서있구나 라는 체감을 높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길드워즈2의 지도는 이보다 한발 더 나가서, 지역지도와 월드지도의 단계 구분을 없애버렸습니다. 지도를 열고 마우스 휠을 쭉쭉쭉 빼다보면, 그냥 그상태로 바로 월드지도까지 축소되어 버리는 구조였습니다. 시작적으로는 LOD만 바뀌는 것처럼 보이고 내부적으로는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만 합니다만, 어찌되었든 그냥 통으로 "지도"라고 통합해버린 게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너가 앞으로 모험할 수 있는 이~~~따시만한 땅덩이임"하고 코앞에 보여주는 기분이라 도전욕구를 불사르는 한편 좀 막막한 감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ㅋㅋ 아직은 마우스 조작이라 이 부분이 가끔은 더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이걸 터치 기반 디바이스에서 차용한다면 상당히 직관적인 맵 시스템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클래시 오브 클랜즈와 캔디 크러시 사가의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기사 http://www.newzoo.com/insights/supercell-vs-king-how-do-their-gamers-compare/#1xO8E5jqz98hl0mM.01 링크만 딸랑 던져놓으니 좀 거시기해서, 살짝 옮겨봅니다. 전문번역을 하자니 혹시나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어보이고 해서 그냥 몇 줄로 짤막하게 ... 참고로 이 링크는 김윤상님의 페북 (https://www.facebook.com/KimYoonsang?fref=ts)에서 발견해서 이리로 옮겨온 것입니다. - 우리 (Newzoo Data Explorer. 조사기관명) 는 70개의 핵심 프랜차이즈에 대해 200여개의 토픽을 17개국에 걸쳐 다루는데, 본 분석을 위해 8개국으로부터 자료를 집계함. - 캔디 크러시 사가는 이를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숫자 자체가 클래시 오브 클랜즈보다 두배쯤 많은데, 전자는 iOS와 구글 스토어에서 모두 플레이 가능하지만 클래시 오브 클랜즈는 iOS에서만 가능하기 떄문 인구통계학적 비교 - COC의 유저는 대부분 남성 (77%) 이고, CCS의 플레이어는 반대로 60%가 여성 - CCS의 경우 남성 (54%) 이 모바일 게임에 돈을 더 쓰는 것으로 보임 - COC 유저의 절반 가량이 21세 ~ 35세의 나이대에 속하고, 35세 이상은 23% - CCS 유저의 나이구성은 좀더 넓은 편인데, 24%가 21세 ~ 35세에 속하고 35세 이상은 40% 코어 vs 미드코어 vs 캐쥬얼 - 예상대로, COC의 플레이어들이 좀더 '코어'한 스크린을 통해 게임을 즐김 - 93%가 엔터테인먼트 스크린 (TV) 에서 플레이하며, CCS의 경우 이 비율은 78%임 - CCS 유저의 절반 정도만이 플로팅 스크린 (타블렛이나 손에 드는 콘솔) 을 사용하며, COC 유저는 71% 가 그러함 - COC 플레이어의 65%가 양쪽을 모두 사용하며, CCS 유저의 경우 43%만 그렇다. - 43%의 COC유저들이 스스로를 '코어'한 게이머라고 대답함. - CCS에서 이 비율은 23%이며, CCS의 핵심 유저층 45%는 스스로를 '캐쥬얼 게이머'라고 대답 - 이 조사를 위해 사용한 각 게이머 계층을 서술하는 문구는 다음과 같음 1) 코어 : 게임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내 시간의 상당 부분을 게임에 할애한다. 나는 실감나는 액션이 많은 게임들을 주로 즐기며, 다른 게이머들과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 2) 미드코어 : 나는 게임을 정기적으로 즐기며, 실감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게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거나 돈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시간과 돈이 좀 더 있었더라면 게임에 투자했을 것 같긴 하다. 3) 캐쥬얼 : 게임을 즐기긴 하지만, 게임에 대한 내 흥미나 게임을 하는데 쓰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난 보통 시간을 죽이기 위해 게임을 하는 편이며, 돈을 많이 쓰지도 않는다. [/list:u] - 두 게임의 유저층은 뚜렷히 다르지만, 약간의 공통된 부분도 있음 - COC 유저의 16%는 CCS도 플레이한다. CCS 유저의 6%만이 COC를 플레이한다. - COC를 플레이하는 코어 및 미드코어 유저들은 캐쥬얼한 게임을 포함하여 다양한 타입의 게임을 시도해보지만, CCS 플레이어들은 그냥 캐쥬얼 게임만 플레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샵 및 웹사이트 선호도 - 미국 게임샵 선호도에 집중했을 때, COC 플레이어들은 베스트바이Best Buy (54% vs 30%) 또는 게임스탑GameStop (42% vs 25%)과 같은 보다 코어한 상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임. - 이에 비해 CCS 플레이어들은 좀더 가족기반의 상점인 달러제네럴Dollar General (32% vs 22%) 또는 패밀리달러Family Dollar (34% vs 20%) 등을 이용하는 듯 함 - 월마트Walmart와 타겟Target 은 양쪽 게이머 모두에게 가장 많이 방문하는 상점이었음. - 가장 많이 접속하는 웹사이트 또한 흥미로운 차이를 드러냈음. CCS 유저들은 amazon.com에 가장 많이 가고, COC 플레이어들은 espn.com 및 netflix에 가장 많이 방문함. - 사실상 COC 플레이어들은 대부분의 사이트를 더 자주 방문하는 편임. 따라서 COC플레이어들이 CCS플레이어들에 비해 더 웹브라우징을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음 더 자세한 자료, 다른 게임에 대한 자료 등은 우리 회사 (http://www.newzoo.com/newzoo-data-explorer/) 를 이용하세요 !
  1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새 다들 관심사가 비슷비슷한 모양이네요. 저도 최근에 퍼즐 앤 드래곤을 하면서, 퍼즐과는 별도로 외연의 게임 디자인이 다양한 장르에 응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모로 흥미를 갖고 있는 중입니다.
  17.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세션 기반의 PVP 게임에서 영속적 플레이 당위성을 게임 내적으로 제공하는 메타게임이 제가 요즘 관심갖는 분야죠.
  18.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간단한 퍼즐에서 시작해, 영속적인 플레이 당위성을 성장으로 풀어낸 메가히트 타이틀인 퍼즐앤 드래곤이 이에 해당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리뷰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디펜스 액션을 하나의 퍼즐 장르로 본다면, 비슷한 느낌으로 킹덤러쉬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9. 그거 결국 Easy to Learn, Hard to Master 라는 바이블 적인 결론으로 귀결되는 기분인데요? ㅋㅋㅋ 일단 저도 요즘 그쪽으로 고민해보고 있는데 지금까지 생각한 바는, 캐쥬얼 심플 게임처럼 "직관적인 게임 매커니즘&컨트롤"을 핵심으로 가지고, 장기간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컨텐츠 피드백"을 배치하는 쪽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이를테면.. 윈드러너를 하는데, 킹덤러쉬처럼 스테이지 개념도 있고, 진행 및 달성도 하고, 뭔가 휘발적이지 않게 남는 무언가를 만들어주면 좀 좋지 않을까 정도의 느낌입니다. 음... 쓰고보니, 슈퍼마리오가 넘사벽이자 갑오브갑이군요 orz
  2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캐쥬얼 유저를 코어한 게임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죠? 그건 저도 그렇 ... ;; '되면 대박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고 있는 아이템들 중 하나군요. ^^;; 근데 요 부분에 관련해서 ... 저는 오히려 리니지1을 주목해야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게임시장을 만든게 크게 리니지1과 스타크래프트라는 두 게임으로 나뉘는데, 스타크래프트는 확실히 '처음부터 코어한 게임' 이거든요.근데 리니지1은, 플레이 양상이 코어한 사람은 많았지만, (하루에 막 20시간씩 게임하고 ;;) 게임 디자인이 코어한 편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후의 게임들이 너무 복잡해서 리니지1류의 게임에 머무르는 유저층이 많다는 지적도 그렇고, '게임이라면 자고로 컨트롤은 오른손으로만 하고, 왼손에는 담배를 들고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해' 라는 부분도 그렇고 ... 물론 한층 더 캐쥬얼해진 지금에 와서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겠으나 당시에는 말이죠. 아울러 리니지1으로 게임을 시작한 분들이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레귤러 플레이어' 가 된 부분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하구요. 따라서 이건 어찌보면 '캐쥬얼한 게임이 캐쥬얼했던 플레이어들을 코어한 = 레귤러한 플레이어로 만든 좋은 사례'에 속하는게 아닌가 ...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자세한건 좀더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
  21. 이동한다.. 라기보다, 이동했으면 좋겠다.. 는 느낌입니다. 실제로는 말씀하셨듯이 계층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는 느낌이고요.. ㅠㅠ
  2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게임 개발쪽 분들의 의견은 대체로 '캐쥬얼 게이머들이 차차 미드코어를 거쳐 코어로 이동한다' 라고 보시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 Wii의 유저들이 돌아가는 모양새나 카톡 유저들의 움직임을 보자면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23. COC의 플레이어들은 CCS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 하지만, CCS 플레이어는 캐쥬얼 게임에만 국한된다. 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AngSoo님과 이 부분에 대해 토론해본 적이 있었는데, 닌텐도 플랫폼이나 카톡 플랫폼이 캐쥬얼 게임으로 전체 게이머라는 파이를 키운 것에 반해, 미드코어-코어로 연계되는 구조가 단절되어 있어 계속 닌텐도/카톡 유저라는 틀 안에 갇혀있게 되는 부분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더라구요. 저는 모든 게이머가 코어 게이머가 되야 한다는 강경파 입장은 아니고, 적어도 그 길이 열려있어야 원하는 사람이 선택적으로 코어까지 찾아들 수 있어야 한다는 쪽입니다. AngSoo님은 일단 게임을 전혀 하지 않던 층에게 어찌됐든 게임이라는 존재를 인식시켰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쪽이었고요.
  24.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몬스터를 새로 설정할 때, 개구리나 매미처럼 다양한 성장 트리를 가진 생물을 모티브로 삼으면 유리한 것 같습니다. 성장 단계에 따른 베리에이션이 직관적으로 구분되기 때문에요. 각 단계별 형태에 맞는 운동능력 등을 구성하는 것만 잘 채워도, 제법 볼륨있는 설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작업했던 프로젝트에서 컨셉 디자이너 또는 레벨 디자이너가 몬스터 컨셉을 정할 때, 등급별 베리에이션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던 것을 자주 목격했는데요, 당시에 그 분들이 사용한 방식은 의복 의 과장? 꾸밈? 정도에 따라 몬스터 등급 베리에이션을 나누던 방식이었습니다. 일반 몬스터는 맨몸, 중간 정도의 몬스터는 적당한 크기의 갑옷, 두목급 몬스터는 큰 갑옷(또는 무기)이나 큰 뿔 등으로 과장된 장식으로 표현하는 식으로요. 사실 그 정도만으로 강함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제공한다는 건, 상당히 느린 템포(또는 턴제?)의 게임이라면 충분히 판단할만한 여건이 되지만, 게임의 템포가 빠르거나 혹은 한꺼번에 화면에 등장하는 개체 수가 너무 많으면 구분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반면에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몬스터가 있다면, 올챙이, 뒷다리만 달린 올챙이, 다리 4개 달린 올챙이, 꼬리 달린 개구리, 개구리 완전체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5가지의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문득 떠오른 영감의 정리일 뿐이고, 실제 몬스터 컨셉 작업에서는 이 영감을 활용할만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혹여 발상에 오류가 있다거나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
  25. 저도 같은 이유로 인간형 몬스터 좋아합니다. ㅋ 설정만 무난하게 해도 납득도 잘되고 리소스도 충분히 재활용 가능해서.. 전에 썬 만들 때 인간형 몬스터를 정말 많이 애용했습니다. 메인 퀘스트 담당자께서 "인간형 몬스터에게 플레이어 장비를 입힐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신 덕분에 여러가지 재미있는 응용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쪼렙 장비를 입혀놓은 "신참 병사"같은 애들도 만들고, 고렙 장비 입혀놓은 "교관" 같은 애들도 만들면서요 ㅋㅋ 원문은 몬스터헌터 설정집에 몬스터 도감? 같은 몬스터 디자인을 보고 감명받아서 착안한 거였습니다. 거기에 몬스터들의 골격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행동패턴을 디자인한 내용이 나오는데 "역시 이 정도는 되야 단일 몬스터와 장시간 싸우는데도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제공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콜럼버스의 깨진 달걀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ㅎㅎ 응용 아이디어가 샘솟더라구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