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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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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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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퀘스트에서 이벤트로 - MMOG 컨텐츠 기본 단위의 변화

5 posts in this topic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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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에서 이벤트로 - mmog 컨텐츠 기본 단위의 변화

요새는 쓰려는 뚜렷한 주제를 걸러내고 뼈대를 세우고 이음매를 붙이고 하는 과정에서 살을 너무 많이 붙이는 습관이 들어버린듯 하네요. 알고 있는 어떤 사실이 쓰려는 글에 아주 약간의 연결고리만 있어도 어떻게든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어하는 안좋은 습관이 … 덕분에 지난 주말에 쓰려던 글을 여기까지 끌어버렸습니다. 해답은 역시 프로젝트 리셋 (…) ㅋㅋ 별건 아니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와우는 컨텐츠 제공의 기본 단위로 퀘스트를 사용했습니다. 이 방법은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요새 나오는 mmog들은 거의 대부분이 퀘스트를 통해 여러 컨텐츠를 소개한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mmog가 이렇게 ‘퀘스트가 지배하는’ 게임이 된 지 어언 10년 가까이 되자 플레이어들은 이제 퀘스트 자체에 싫증을 내는 듯 합니다. 와우를 비롯한 많은 게임들이 이를 늦추거나 막아보기 위해 퀘스트에 다양한 혁신들을 시도해봤지만, 그 노력들 때문에 이제서야, 또는 그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이제 ‘퀘스트는 지겨워’ 라는 말을 흔히, 널리 들을 수 있죠.

퀘스트 중에서도 ‘와우가 사용했던’ 그리고 그 이후의 많은 다른 mmog들이 사용했던 퀘스트는 당대의 플레이어 취향에는 극히 부합하는 것이었지만 문제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와우의 퀘스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몰아 엄청난 숫자의 플레이어들이 즐겼던만큼, 그에 비례해서 욕먹는 부분들도 있었죠. 그러나 놀랍게도 와우는 고강도의 자가혁신을 통해 많은 문제점들을 스스로 극복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와우 오리지널 시절 흔히 나왔던 ‘퀘스트 플레이가 너무 단조롭다’ 라는 얘기였습니다. 배달, 처치, 수집, 호위 등의 몇 가지 패턴으로 수백 수천개의 퀘스트를 채웠으니 그런 소리가 나올 법도 하죠. 놀랍게도 와우는 다음 확장팩부터 이런 패턴을 빠르게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탈 것을 타고 날아다니며 수행하는 퀘스트가 생겼는가 하면 필드에 플레이어가 직접 오브젝트를 꽂아가며 하는 퀘스트도 나왔죠. 개인적으로 퀘스트 혁신의 기회가 다른 게임들에 주어지고, 혁신에 성공한 게임이 와우와 겨루고 뭐 이런 구도를 바랬지만 블리자드는 무자비했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가장 혁신적일 수 있다는게 바로 블리자드의 저력이었죠. 최근에 나오는 mmog들은 오히려 와우에 비하면 확장팩 2-3개 정도 뒤처진 퀘스트 형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는 세월 그 누가 막을 수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고강도의 혁신을 거듭해왔음에도 퀘스트를 중심으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노선은 이제 한 물 갔어요. 플레이어들은 그 내부에 얼마나 신선하고 재미있는 요소가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외적으로 ‘퀘스트’ 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지겨움을 느껴버리기 시작합니다. 제 관점에서 현재의 ‘퀘스트를 컨텐츠의 기본 단위로 하는’ 시스템에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퀘스트 시스템의 문제점들

첫째로, 반드시 정해진 트랙을 따라가야 합니다. 레벨 시스템과 맞물려 불가피한 요소이기도 하구요. 어떤 레벨대에는 어떤 지역에 가서 무슨 퀘스트를 해야하는지가 사전에 정해져있고, 여기에서 벗어나는건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약간의 선택이 주어지기도 합니다만 그 변폭이 필요한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끽해야 2개나 3개 정도의 지역 중 한 군데를 골라서 그곳의 퀘스트를 먼저 하는 정도죠. 그나마 와우쯤 되는 대단한 게임에서나 2 – 3개 지역 중 선택한다는 사치가 주어지고, 대부분의 다른 게임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어 굉장한 게임으로 완성된 블레이드 앤 소울에서조차 이런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아요. 퀘스트는 그저 따라가는 것일 뿐. 이는 반복 플레이를 무척 지겨운 것으로 만듭니다. mmog에서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캐릭터만을 키우기도 하지만, 때로 2-3개쯤 키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퀘스트와 맞물린 고정된 동선은, 단 한 번 만렙을 찍는 것만으로 성장 구간에 주어지는 거의 모든 컨텐츠를 섭렵하게 만듭니다. 2번째와 3번째 이후의 캐릭터들을 키우는건 그저 그 캐릭터의 특색에 온전히 기대어야만 하고, 새로운 컨텐츠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사라지죠.

두번째로 와우의 퀘스트는 플레이어들에게 그닥 ‘mmog를 하고 있다’ 라는 느낌을 주지 않아요. 와우가 제시한 퀘스트 수행 방식의 성장에서 퀘스트는 모든 개인에게 개별적으로만 주어집니다. 공간적으로 같은 곳이긴 하되 모든 플레이어는 서로 다른 플레이어와 아무 관계가 없는 자기만의 서사를 진행하는거죠. 물론 같은 공간이라는 점만으로도 다양한 재미난 상황들이 펼쳐질 수 있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이 지점이 이전의 mmog들에 비해서 와우를 현저히 ‘덜 mmog스러운’ 게임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mmog의 퀘스트는 여러 기술적 또는 상황적 제약으로 인해 스탠드 얼론 게임의 그것보다 자체의 재미는 떨어집니다. 언차티드의 의식할 필요조차 없는 게임 진행과, mmog의 단락별로 딱부러지는 그마저도 연출이나 재미요소 면에서는 많이 부족한 퀘스트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언차티드에 미안할 정도죠. 이 간극을 메워야 할 것이 mmog의 mmog함일텐데, 기존의 퀘스트 중심 진행에서는 이 부분이 사라져버립니다.

퀘스트의 기능적 대체 장치들

한편, 퀘스트는 컨텐츠의 기본 단위이면서동시에 다른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대표적으로 ‘가이드’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한 플레이어들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음에 어떤 지역으로 가면 좋을지 안내해주기도 하죠. ‘안정적 보상 채널’ 의 기능도 빼놓을 수 없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보상을 통해 비슷한 레벨대에서 장비를 통한 수치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이는 당연히 성장 구간에서의 밸런싱도 편하게 만들어주고요.

지금까지 이런 기능들은 퀘스트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었기에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퀘스트를 다른 장치로 대체하고자 한다면, 대안으로서 제시될 장치 또한 이런 모든 기능들을 가지고 있어야할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임 디자인은 그동안 꾸준히 발전해왔거든요. 예를 들어 파이어폴에서는 제가 접속하면 (설정상) 제 전담 오퍼레이터가 저에게 여러 대사를 합니다. ‘안녕 보스? 일하는 보스가 가장 행복한 보스죠 안그래요? 오늘도 일거리가 좀 있어요. 들어볼래요?’ 또는 ‘보스가 없는 동안 위험한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지금 당장 출동해야 할 일들이 좀 있는데 확인해드릴게요’ 이 대사들을 통해서 그때그때 주변의 상황을 제게 알려주죠. 이 장치가 가진 잠재력을 파이어폴에서 모두 활용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반대로 전체적으로 보면 파이어폴을 가이드가 심하게 부족한 편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꽤 멋지게 활용될 수 있는 ‘가이드’ 장치입니다. 퀘스트가 굳이 이걸 해줘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요.

안정적 보상의 문제도 퀘스트가 아닌 다른 장치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합니다. 일전에 여기에도 올렸던 공유 보상과 독점 보상을 통해 소개드렸던 내용이기도 한데, 플레이어 개인의 성과에 맞춰진 보상을 손쉽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들 중 하나죠. 이쯤되면 보상 테이블에 미리 정해져있는 퀘스트보다 오히려 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괜찮은 방법이기도 하구요.

와우의 퀘스트는 다양한 서로 다른 기능들을 모두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런 기능들을 게임에 넣어주는 것부터가 혁신적이었기 때문에 문제는 커녕 멋진 일이었죠. 요새는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각각의 기능들을 대체할 수 있는 퀘스트가 아닌 다른 장치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효과도 꽤 좋습니다. 굳이 퀘스트가 이걸 같이 다뤄야 할 필요가 없어진거죠.

종합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이제 퀘스트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적이고 게임 디자인적인 여건은 모두 갖춰졌습니다. 심지어 플레이어들도 퀘스트를 지겨워하고 있으니 때가 무르익었다고 봐야겠죠.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퀘스트를 대체할만한 장치는 뭐가 있을까요? 저는 ‘이벤트’ 가 어떨까 합니다. 아래에서 이벤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이런 형태의 이벤트를 접해 본 것은 길드워즈2였습니다. 동적 이벤트들의 연쇄를 통해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대상의 서사가 아닌 오픈된 월드 위에 서사를 구축하고 여기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개념은 꽤 매력적으로 보이긴 했지만 정말로 잘 기능할지는 확신하기 어려웠죠. 게임이 나오고 직접 플레이하면서, 대체로 의도한대로 잘 동작하지만 몇 가지는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이 매커니즘이 꽤 괜찮고, 퀘스트를 제대로 대체할 수 있겠다는 점이었죠. 이런 제 생각은 당시에는 막연한 전망에 불과했지만 아마도 다른 게임에서 이를 차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겁니다. 일종의 검증된 모델로 간주할 수 있거든요. 그런 시기가 오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더군요. 파이어폴이 아주 유사한 시스템을 채택한걸 보고 기뻤습니다. 

그러나 길드워즈2의 다이나믹 이벤트로부터 기본적인 요소들을 차용했다해도 파이어폴은 그 나름의 독자적인 모습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우선 두 게임들이 사용하는 이벤트 중심 컨텐츠 구성의 공통점에 대해 설명한 후, 두 게임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이 차이점에는 파이어폴이 길드워즈2의 다이나믹 이벤트를 받아들이면서 나름대로 개선한 점도, 또는 길드워즈2의 그것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볼만한 점도 존재합니다.

사건의 공유

퀘스트를 생각해보죠. 닭를 키우는 어떤 양계장의 주인 NPC가 있습니다. 양계장 주인은 주변의 늑대들이 자꾸만 목장에 들어와 닭을 잡아먹는다며, 늑대를 물리쳐달라는 퀘스트를 줍니다.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저는 이 퀘스트를 받아서 늑대를 좀 사냥하고, 퀘스트를 완료합니다.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양계장 주인을 도와주었고, 문제는 해결되었거든요. 근데 문제는 정말 해결된건가요? 다른 플레이어가 오면 양계장 주인은 완전히 똑같은 문제가 ‘여전히’ 있다며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같은 부탁을 합니다. 양계장 주인의 부탁을 무려 수천명, 수만명의 플레이어가 들어주었지만 변한건 아무것도 없어요. 늑대들은 여전히 닭을 노립니다.

개별적인 플레이어에게, 퀘스트가 주는 서사는 그닥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mmo라는 독특한 공간에 함께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뭔가 이상합니다. 공간’만’을 공유할 뿐, 그 외의 대부분의 것들이 서로 연관된 듯 보이지만 아무런 관련없이 돌아가고 있거든요. 어떤 플레이어가 퀘스트를 받지 않은 채로 수만마리의 늑대를 혼자 사냥했다해도, 양계장 주인에게 가면 그는 여전히 ‘근방에 늑대들이 내 닭을 ...’ 하는 부탁을 해옵니다.

이벤트 방식은 이런 이상함을 없애 줍니다. 이벤트가 벌어지는건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유되는 일입니다. 이벤트가 끝나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공유되는 일이죠. 늑대들이 양계장을 습격하는 이벤트가 벌어지고, 근방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여기에 참여해서 늑대들을 물리치면, 이제 늑대들의 위협은 더이상 없습니다. ‘모든 플레이어’에게요. 단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늑대들이 세력을 모아 양계장을 습격할 수는 있겠지만 이마저도 모든 플레이어가 공유하는 하나의 단일한 – 그리고 공유되는 – 사건이죠. 이런 구조를 통해 앞서 ‘퀘스트 시스템의 문제점들’에서 지적했던 두 번째 문제점, ‘mmog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음’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각자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각자의 용무를 보는 일이 생길 수 없거든요.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게임 내 장치가 필요합니다. 첫째로 중간 참여 또는 중간까지만 참여가 가능해야 합니다. 이벤트가 시작하고 좀 뒤에라도 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야하며, 이벤트 시작시부터 참여했으나 중간에 이탈한 경우에도 그에 맞는 적절한 처리를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필수적인 것이 독점 보상 장치입니다. 자기가 참여한만큼의 보상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번째로 반복 클리어도 가능해야 합니다. 퀘스트 방식에서 퀘스트는 일일 퀘스트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 번 클리어한 퀘스트를 또 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벤트에서는 한 번 클리어했던 이벤트에 다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전에 늑대의 습격을 한 번 물리쳤더라도, 늑대들이 다시 쳐들어온다면 다시 여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거죠.

세번째로 ‘느슨한 파티플레이’가 시스템적으로 가능해야 합니다. 이는 퀘스트나 이벤트 등 컨텐츠를 제공하는 방식과 직접적인 연계는 없습니다만, 위에서 설명한 ‘중간 참여 또는 중간까지만 참여 가능’을 좀더 유연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불가피합니다. 와우에서 늑대를 20마리 물리치는 퀘스트를 방금 받았는데, 나보다 약간 앞선 어떤 플레이어가 이미 5/20 상태로 퀘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나는 상대 플레이어에게 파티를 ‘요청’하고, 상대는 파티에 ‘초대’하고 뭐 이런 절차를 통해서 파티를 맺어야만 두 플레이어가 함께 퀘스트를 진행하는게 가능해집니다. 복잡하고 번거롭죠.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복잡함과 번거로움이 증가할 뿐더러, 모여든 플레이어의 숫자가 파티의 인원제한 이상이라면 머리아파집니다. 느슨한 파티플레이는 이런 경우의 불편함과 제한을 없애기 위해 필요합니다. 애써 만든 이벤트가 파티 초대의 번거로움 때문에 사장되는건 무척이나 아쉬운 일일 겁니다. 이 개념은 이 포럼의 다른 글, mmog에서 커뮤니티의 장치들. 파트 3 : 파티에서도 간략하게 소개한 바 있는데, ‘open group’이라는 개념이 그것입니다. 즉 복수의 플레이어가 따로이 파티를 맺지 않더라도 파티플레이에 해당하는 플레이를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리를 알아서 해주는거죠.

월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의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개별 플레이어 또는 제한된 그룹의 플레이어들에게만 일어나는 일로 처리되는 일을 막고 모든 플레이어에게 공유되는 사건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집단 서사의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의 도식에는 ‘우연찮게 함께하게 된 여러 사람’이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몰랐거나 심지어 앙숙이었지만 ‘같은 사건을 함께 공유’하면서 점차 친해집니다.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중간 쉬어가는 텀에서 서로간의 거리가 조금씩 줄어가는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도 자주 등장하죠. 낯모르는 사람들도 중대한 위기를 ‘함께 경험’ 함으로써 서로 친근한 사이가 되어가는 겁니다. 기존의 퀘스트 기반 mmog에서는 중대한 사건을 함께 겪기 위해서는 사전에 파티를 맺어야만 합니다. 보상도 따져봐야 하구요. 내가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 명백한 사건에 애써 뛰어들 동기는 약하니까요. 결국 퀘스트 기반의 컨텐츠 구성에서는 ‘우연찮게 만나서 위기를 겪으며 서로 친해진다’ 라는 개념보다는, 애초에 의도를 가진 몇몇의 플레이어들이 모여서 의도에 맞게 플레이해 나간다는 개념이 강합니다.

그러나 이벤트 기반으로 컨텐츠를 구성한다면 영화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지나가다 우연찮게 보게 된 어떤 이벤트에서 위기에 빠진 다른 플레이어에게 파티 요청이니 뭐니 잡다한 절차들은 다 생략하고 일단 뛰어들어 그를 도와준 후,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거죠. 보상도 적절히 받을 수 있는건 당연합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이 이벤트 기반의 컨텐츠 구성에서는 훨씬 자연스럽고 편리합니다. 퀘스트 기반에서 대체로 파티 플레이는 의도가 앞섭니다. ‘어떤 퀘스트를 하자. 그러나 혼자서는 하기가 어려우니 함께 할 사람을 구해보자’ 용건이 먼저라는거죠. 그 후에 용건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 파티를 구성하기 위한 협상, 파티 구성 후의 공략 공유 등 - 의 필요가 도출됩니다. 그러나 이벤트 기반으로 컨텐츠를 구성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앞세울 수 있습니다. 위기에 빠진 누군가가 있으니 일단 도와주고 나서, 상대가 위기를 빠져나온 게 확인이 된 다음 용건이 겹친다면 – 이 이벤트가 나에게도 구미가 당긴다면 - 이를 해결 할 수 있는거죠.

한편, 모든 이벤트가 무미건조하게 단지 사건의 종류만 다를 뿐이라면 그것도 꽤나 심심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복이 있어야 흥미를 느끼는건 우리의 본능이니까요.

이벤트의 파도 만들기

유사한 이벤트 중심 컨텐츠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파이어폴과 길드워즈2는 다른 면도 있습니다. 길드워즈2에서는 여러 이벤트를 몇 개씩 묶어서 ‘이벤트의 연쇄’를 사용합니다. 이런 연쇄를 사용하는건 ‘서사’를 이벤트에 묶기 위해서입니다. 각각의 이벤트들은 기능적으로는 완전히 별개로 취급됩니다. 그러나 이들을 묶어서 하나의 스토리에 녺여넣음으로써 이벤트들 사이에 적절한 이야기를 부여하는 것이죠. 이런 식의 이벤트 연쇄 구성은 다양한 여러 효과들을 노린 것이긴 하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이벤트의 위계 부여’에 주목합니다.

길드워즈2에는 다양한 종류의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동등한 위계상에 놓이지는 않습니다. 어떤 이벤트는 다른 이벤트보다 더 크고 화려하죠. 어떤 이벤트는 어지간한 조건 하에서는 쉽게 활성화 되지만 다른 이벤트는 발동시키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이벤트 연쇄가 하나 있습니다. 이 연쇄를 이벤트 연쇄 A라고 해보죠. 이 연쇄에는 이벤트 A1, A2, A34, A4, 그리고 이벤트 J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1-A2-A3-A4-J 순서로 활성화됩니다. 다른 이벤트 연쇄가 있습니다. 이 연쇄에는 이벤트 B1, B2, B3, B4, B5 그리고 이벤트 J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B1-B2-B3-B4-B5-J의 순서로 발동됩니다. 이벤트 연쇄 A와 이벤트 연쇄 B는 서로 이벤트 J에서 교차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벤트 J는 이벤트 묶음 A와 B의 적정 단계가 모두 수행 되어야만 활성화 됩니다. 당연히 크고 아름다우며 화려하죠. 그리고 이런 일련의 흐름은, 개별 이벤트 단위보다 넓은 관점에서 일종의 기복을 형성합니다. 기승전결을 만들어주는거죠. 한동안 지루하고 반복적인 이벤트들이 되풀이됩니다. 플레이어는 살짝 지루해지려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어지다보면 어느 순간 – 대체로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패턴에서 절정을 기대할만한 순간 – 에 꽤 화려하고 복잡하고 멋진 이벤트가 발동됩니다. 약간 지루해질까하는 시점에 크고 화려한 이벤트는 멋지게 정상을 찍어주고, 대체로 이런 이벤트는 오랜 시간동안 진행되기에 사람들도 더 많이 모이고, 북적대는 가운데 완료되면 보상마저도 크고 아름답습니다. 서사의 틀 속에서 이벤트의 흐름에 파도와 같은 기복을 부여하여 다채롭게 만들려는 시도죠.

한편 파이어폴에서는 이런 종류의 이벤트 연쇄가 없습니다. 모든 이벤트들은 전체 서사의 틀 내에서는 말이 되도록 짜여져 있긴 하지만, 각각의 이벤트들이 연결고리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다른 이벤트와 연결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파이어폴에도 이벤트의 종류와 규모는 다양합니다. 크게는 ‘상시’ 이벤트와 ‘비상시’ 이벤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시 이벤트는 필드 위의 어딘가에 반드시 활성화되어 있는 이벤트를 말합니다. 하나의 상시 이벤트가 누군가에 의해 완료되면, 다른 곳에서 반드시 다른 상시 이벤트가 하나 생겨납니다. 결국 월드 내 상시 이벤트의 총량은 크게 변하지 않는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ARES mission 등이 대표적이며, Crashed LGV라던가 등 stage 1, 2에 해당하는 이벤트들이 대표적입니다. (stage는 일종의 난이도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1이 가장 쉽고 4가 가장 어렵습니다. 5 이상의 이벤트는 아직 본 일이 없네요)

비상시 이벤트는 다릅니다. 조건은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기분이 심심해질만 하면 월드 어디에선가 비상시 이벤트가 발동되고, 플레이어들은 채팅창을 통해 이를 공유합니다. ‘XX지역 남쪽에 melding tornado 출현!’ 이라는 내용이 올라오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그리로 달려가 비상시 이벤트에 참여합니다. melding tornado보다 더 큰 Invasion 이라는 이벤트는 월드의 끄트머리에서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시작되면 반대쪽 끝에 있던 플레이어들마저 달려옵니다. 앞서 길드워즈2와 마찬가지로 비상시 이벤트들은 크고, 아름다우며, 보상 또한 강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북적거리며 진행하곤 하죠.

한편, 이벤트는 언뜻 보기에 플레이어들의 선택권이 퀘스트보다 많이 보장됩니다. 퀘스트 중심의 컨텐츠 구성에서 개별 퀘스트를 하느냐 마느냐에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개입될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하고 지나가는게 일반적이죠. 그러나 이벤트는 다릅니다. 하기 싫어보이는 이벤트는 안하고 넘어가도 됩니다. 해봤더니 재미있었던 이벤트는 다음에 만나면 더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벤트 선택의 자유는 여러 장점들을 가질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기승전결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각오해야 합니다. 그러나 길드워즈2는 여기에 여러 이벤트를 연쇄적으로 묶어 제시함으로써, 파이어폴은 랜덤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잘 조율된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스케쥴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플레이어들은 평소에 평이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길드워즈2의 경우 평이한 이벤트를 몇 개쯤 하고나면 반드시 규모가 크고 화려한 이벤트를 겪도록 해놓았습니다. 파이어폴의 경우 정해진 스케쥴에 따라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구요. 사용하는 방법은 두 게임간에 상이한 부분이 다소 존재하지만, 최종적으로 비슷한 지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벤트의 흐름에 파도와 같은 기복을 부여하는거죠.

능동적 지도 시스템

지금까지 이벤트가 퀘스트에 비해서 대체로 긍정적인 부분들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번에는 크리티컬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불편하다고 여기는 부분입니다. 이벤트 중심으로 게임을 구성하려면 ‘지도’ 기능의 강화가 필수입니다.

와우의 지도를 생각해보죠. 기본적인 지형을 보여주고, 여기에 가용공간과 비가용공간을 나눠주는 약간의 표식들이 따라붙습니다. 이 위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건 플레이어들 뿐입니다. 나, 또는 내 파티원, 애드온을 좀 붙이면 공격대원까지. 이후에 퀘스트에 관련된 기능들이 지도에 추가로 붙긴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저는 이런 구도가 그닥 탐탁지 않습니다. 지도는 애초에 일종의 옵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도를 보지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게임 플레이 화면 이외의 별도의 창이 게임 플레이에 반드시 필요한 구도가 되는게 왠지 석연찮거든요. 그러나 지도의 기능은 점점 더 확장되어왔죠.

그럼에도 이전에는 지도라는게 게임 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지 실질적으로 게임 플레이의 핵심은 아니었습니다. 이벤트 중심으로 게임을 구성한다면 지도의 기능 강화와 이에 따른 ‘필수요소화’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 이벤트의 여부 또는 이벤트 시작 스위치 등을 파악할 수가 없어요. 길드워즈2가 이런 측면이 특히 강했습니다. 지도를 펼쳐봐야만 자기 주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고, 이를 통해서만 이벤트에 참여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파이어폴은 약간의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첫째로 인게임에서 알아볼 수 있는 이벤트의 표식을 만들어냈습니다. 꽤 멀리에서도 보이는 수준이라 나쁘지 않아요. 둘째로 전속 오퍼레이터 기능이 따라붙습니다. 주변에서 새 이벤트가 활성화되면 간략한 대사를 통해 이를 알려주곤 하죠.

하지만 파폴에서도 여전히 지도의 기능은 중요합니다. 크고 화려하며 보상이 많은 비상시 이벤트들은 워낙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기에 – 월드 전체에 동시에 비상시 이벤트 2건 이상이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 수시로 지도를 체크하는게 필연적이에요. 채팅창을 통해 비상시 이벤트에 관련된 정보가 올라오긴 하지만 이건 플레이어의 자발적인 활동에 속하는 영역이고, 게임이 제공하는 부분은 아니죠.

결국 이벤트 중심으로 컨텐츠를 짤 때 지도의 기능을 기존의 수동적 정보 제공자의 역할에서 능동적 행동 촉구자의 역할로 바꾸는건 불가피합니다. 단지 저는 이래야만 한다는게 그닥 내키지 않더군요. 뭔가 다른 괜찮은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까지는 뾰족한 수가 없어보입니다.

파이어폴과 길드워즈2의 몇 가지 추가적 차이점들

지금까지 이벤트 중심 컨텐츠 구성의 여러 면들을 설명하면서 길드워즈2와 파이어폴을 예로 들었는데, 필요한 경우에는 그때그때 차이점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만 아직까지 언급되지 않은 몇몇 차이점들이 더 있습니다.

우선 길드워즈2에서는 필드에서 봇bot이 움직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길드워즈2의 이벤트 연쇄는 일종의 스위치식으로 움직여요. 앞서 설명한대로 A1 이벤트가 발동했을 때 이를 클리어하면 A2가 자동으로 활성화되고 뭐 이런식이죠. 봇을 통해서 각 이벤트들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도록 만들어두면 아주 효과적으로 오토를 돌릴 수 있습니다.

파이어폴에서는 – 적어도 지금까지는 – 봇을 본 일이 없어요. 일단은 이 게임이 그렇게까지 사람이 많은 ^^;; 편은 아니기 때문일테고, 전투가 수치기반의 RPG식이 아니라 솜씨기반의 FPS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도 고려애야 할 겁니다. 그 다음으로는 파이어폴의 이벤트들이 서로 그닥 연결된 바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고 봅니다. 어떤 이벤트가 완료된 후에 다른 어떤 이벤트가 활성화될지를 가늠할 수가 없어요. 지금까지 제가 본 바로는 그저 위치에 관련된 몇 가지 요소들만을 고려할 뿐 랜덤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라해도 종류가 달라요. 완전히 동일한 동굴에서 생기는 이벤트가 어떤 경우에는 폭탄 해체, 다른 경우에는 적 벌레군단의 고치 제거, 또 어떤 경우에는 정보가 든 일종의 칩(?)을 나르는 일로, 같은 공간에서 이벤트가 생기더라도 어떤 임무가 주어질지를 사전에 알 수가 없어요. 결국 아직까지는 이 게임에서 봇을 본 일이 없습니다. 대신 파이어폴의 이벤트들 사이에는 서사도 없지만요.

한편 길드워즈2에는 각각의 이벤트의 난이도를 안정화하기 위해 레벨 스케일링이 동작합니다. 고레벨이 저레벨존에 가면 저레벨로 일시적인 레벨 다운을 당하는거에요. 여기에 이벤트의 난이도 스케일링도 동작합니다. 길드워즈2에서 어떤 이벤트에 1명이 참가할 때와 20명이 참가할 때 전혀 달라보이는 규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이벤트인데도 1명이 참가하면 1명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소소한 몬스터들이 나오지만, 20명이 참가하면 그에 맞는 규모의 엄청난 대군이 몰려와요. 파이어폴에는 그런게 없습니다. 난이도는 고정이고, 레벨은 물론 이벤트의 난이도 스케일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게 가능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두 게임 사이의 전투 시스템이 아닌가 싶습니다. 길드워즈2는 전형적인 RPG식 수치기반 전투이죠. 파이어폴은 FPS에 바탕을 둔 솜씨기반의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치기반의 전투에서 일대다의 양상을 생각해본다면, 한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몬스터의 숫자는 어느정도 좁은 폭 안에서 결정됩니다. 그러나 솜씨기반의 게임에서라면 그 폭이 꽤 넓어지는 편이에요. 플레이어의 솜씨의 비중이 커지거든요. 전투에 있어서 플레이어의 솜씨와 캐릭터의 수치가 각기 10%와 90%의 비중을 갖는다면, 이런 전투 시스템에서 플레이어의 솜씨를 고려할 이유는 별로 없어집니다. 90%의 캐릭터 수치가 이미 많은걸 정해버리거든요. 그러나 40%의 솜씨와 60%의 수치가 개입하는 전투에서라면, 솜씨에 해당하는 40% 구간 자체가 통째로 전투 난이도의 ‘변폭’이 됩니다. 아울러 FPS치고는 비교적 크다고 느껴지는 캐릭터의 수치성장폭 또한 RPG에 비하면 현저하게 좁은 편이라는 부분도 영향을 미치겠죠. 결국 길드워즈2에서 난이도 조정이 없다면 ‘극복불가능’ 했을 전투 난이도가, 파이어폴과 같은 솜씨기반 전투에서는 플레이어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당한 수준까지 커버 가능하거든요. 그렇기에 굳이 스케일링같은 복잡한 장치를 넣지 않은 거겠죠.

마지막으로 언급하고자하는 차이점은, 개별 플레이어들이 이벤트를 생성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길드워즈2에서 플레이어는 자기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이벤트를 소환해낼 수가 없습니다. 파이어폴에서는 이게 가능합니다. 물론 제약 조건이 여럿 주어지긴 합니다. 대도시 한 가운데에는 그럴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이벤트를 불러내기 위해서는 뚜렷한 동기가 필요한데, 이 동기는 결국 시스템이 제어합니다. '채굴 이벤트'가 그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월드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이벤트를 불러낼 수 있습니다. 단지 채굴을 하기 위해서는 지하에 묻혀있는 자원이 '먹음직'해 보여야할텐데, 이건 어디까지나 시스템에서 결정하는거죠. 대신 이벤트의 난이도는 자신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갓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도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쉬운 것부터, 스쿼드 (5인파티) 단위로도 쉽지 않은 강력한 이벤트까지. 파이어폴의 이벤트들은 길드워즈2에 비해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기 때문에, 혹시나 생길지 모를 일종의 간극 - 플레이어가 원하는 이벤트와 게임이 제공하는 이벤트 사이의 거리 - 을 막아주는 좋은 장치 ...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실제로 이런 역할보다는 역시 크래프팅과 관련된 부분이 더 크겠죠. 아무튼, '플레이어가 직접 이벤트를 만들 수 있는 장치'가 존재한다는건 꽤 괜찮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

전체적으로 와우가 제시한 퀘스트 중심의 패러다임이 힘을 잃어가는 듯 보이는 이 시점에 이벤트 중심으로 구성된 mmog들은 신선하고 재미있다는게 제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게 어떤 패러다임이 다른 패러다임에 비해 더 우월하다거나 더 열등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좀 있는 결론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퀘스트 방식을 잘 정리된 코스 요리에 비유한다면 이벤트 방식은 아마도 뷔페식 요리에 가까울텐데요, 어느쪽이 더 나은가 아닌가 하는건 사람따라 완전히 달라질테니까요. 아마도 이런 구성보다 더 중요한건 개별 요리의 품질이겠죠. 단지, 지금까지 코스 요리는 지겹도록 먹어봤으니 이제 뷔페식으로 먹어볼 때도 되지 않았는가 하는거죠.

제가 보기에 블리자드의 타이탄이 리셋된 이유도 사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옛날식으로 밀고나가다가 ‘역시 이건 안되겠어’ 하는 생각에 ... 라는 얘기는 농담입니다. 단지 좀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mmog를 비롯한 온라인 시장 자체가 조금씩 축소되어가는 와중에 이런 새로운 장치들은 그 효과가 눈에 보인다고해도 여전히 시도해보기엔 좀 주저되고, 파급력이 힘을 발휘하기엔 전체 시장에서의 임팩트가 약해지거든요. 괜찮은 대안이 만들어진 시점이 이미 성장세가 죽어버린 후이니 아무래도 안타깝긴 하죠. 희망이라면 mmog시장이 더이상 성장하진 않더라도 꾸준히 규모를 유지해나가면 좋겠다 ... 하는건데 어떨지는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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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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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김에 참고로 몇 줄 더 적어보자면, 이 이벤트 시스템은 물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건 아니고 ... 


1. 리프트를 발상의 시초로 봅니다. 리프트에서 기본 컨텐츠 단위는 와우식의 퀘스트입니다만, 여기에 다양한 이벤트들을 입혀놓았습니다. 흔한 8 : 2 전략으로, 80%는 와우와 비슷하고 20%는 와우와 다르게 만든다는 것이 리프트의 기본 의도같은데, 이 20%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여러가지 필드 이벤트였죠. 그러나 이때는 필드 이벤트간의 서사 연계가 약하고, 이벤트의 패턴이 극히 전형적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2. 길드워즈2에서 이벤트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static한 퀘스트의 흔적은 남아있습니다. '하트 퀘스트'가 그것인데요. 디폴트 플레이 패턴은 1) 어딘가에 가서 하트 퀘스트를 한다 2) 이벤트가 시작되면 잽싸게 참여한다. 구조 자체는 리프트와 비슷한데 전체적인 비중이 좀 다릅니다. 리프트에서는 퀘스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벤트는 생겨서 참여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 하는 식입니다. 길드워즈2에서 하트 퀘스트는 거의 '이벤트 기다리는 동안 할 일 없으면 하는 것' 정도의 수준입니다. 

3. 파이어폴에서는 static 퀘스트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이벤트입니다. 길드워즈2에서 하트퀘스트가 했던 역할은 이벤트의 로테이션 주기를 짧게 끊어치고, 이벤트 감지 범위를 넓혀줌으로써 해결하고 있습니다. 


여기 어딘가에 타뷸라 라사가 끼어들 여지가 있을텐데 그건 제가 해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애매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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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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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생각난 김에 참고로 몇 줄 더 적어보자면, 이 이벤트 시스템은 물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건 아니고 ... 


1. 리프트를 발상의 시초로 봅니다. 리프트에서 기본 컨텐츠 단위는 와우식의 퀘스트입니다만, 여기에 다양한 이벤트들을 입혀놓았습니다. 흔한 8 : 2 전략으로, 80%는 와우와 비슷하고 20%는 와우와 다르게 만든다는 것이 리프트의 기본 의도같은데, 이 20%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여러가지 필드 이벤트였죠. 그러나 이때는 필드 이벤트간의 서사 연계가 약하고, 이벤트의 패턴이 극히 전형적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2. 길드워즈2에서 이벤트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static한 퀘스트의 흔적은 남아있습니다. '하트 퀘스트'가 그것인데요. 디폴트 플레이 패턴은 1) 어딘가에 가서 하트 퀘스트를 한다 2) 이벤트가 시작되면 잽싸게 참여한다. 구조 자체는 리프트와 비슷한데 전체적인 비중이 좀 다릅니다. 리프트에서는 퀘스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벤트는 생겨서 참여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 하는 식입니다. 길드워즈2에서 하트 퀘스트는 거의 '이벤트 기다리는 동안 할 일 없으면 하는 것' 정도의 수준입니다. 

3. 파이어폴에서는 static 퀘스트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이벤트입니다. 길드워즈2에서 하트퀘스트가 했던 역할은 이벤트의 로테이션 주기를 짧게 끊어치고, 이벤트 감지 범위를 넓혀줌으로써 해결하고 있습니다. 


여기 어딘가에 타뷸라 라사가 끼어들 여지가 있을텐데 그건 제가 해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애매하군요.

 

서사 연계야 뭐 설정부터 그냥 여기 저기서 리프트가 생겨난다는 설정이니...

진정한 문제는 서사 구조가 약하다거나 패턴이 단조롭다는게 아니라 퀘스트를 중심으로 한 WOW식의 구조와 이벤트가 전혀 화학적인 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그냥 같이 있기만 했다는 거겠죠. 여튼 그 교훈은 길드워2나 파이어폴에서 요긴하게 참고하긴 했습니다만.

그나마 리프트는 참가 여부를 선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인베이전은 정말 답이 없었죠. 당장 퀘스트를 완료시켜 줄 NPC는 죽어있고, 나 혼자는 인베이전을 못깨고, 옆에는 다른 사람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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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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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1. 리프트를 발상의 시초로 봅니다. 리프트에서 기본 컨텐츠 단위는 와우식의 퀘스트입니다만, 여기에 다양한 이벤트들을 입혀놓았습니다. 흔한 8 : 2 전략으로, 80%는 와우와 비슷하고 20%는 와우와 다르게 만든다는 것이 리프트의 기본 의도같은데, 이 20%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여러가지 필드 이벤트였죠. 그러나 이때는 필드 이벤트간의 서사 연계가 약하고, 이벤트의 패턴이 극히 전형적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사한 다이나믹 퀘스트(이벤트)가 발생하는 건, 워해머온라인에도 Public Quest라고 있었고, 에버퀘스트2에도 Public Quest라는 이름으로 있었습니다. 최근에 나온 FF14도 별로 유형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FATE라고 있구요.

이게 가장 정교하게 발달한 것이라면 물론 단연 길드워2가 되겠구요. 리프트의 경우엔 스케일이 굉장히 크다는 부분에서 차별화가 있기는 했지만 다양성이라든지 변화라든지 하는 부분에서 봤을 때, 단연 길드워2쪽이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하트퀘스트가 플레이어를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게 유도하는 역할을 주려고 했던 부분이고, 그 새로운 지역에서 Dynamic Quest를 발견해서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히려 저는 좀 더 (Vosco님이 표현한) static한 퀘스트들이 더 있어야지 않나 싶은 생각입니다. 플레이어들을 다음 지역으로 연결시켜주고, 그 자리에서 계속 머물게 하거나 하는 역할로 말이죠. 

하트는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하기엔 달성이 너무 쉬웠고, 플레이어를 주변 지역으로 돌아다니게 유도하지를 않았죠. 맵에서 플레이어에게 어디에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유도 장치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다이나믹 이벤트의 단점이라면, 혹은 설계상의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면, 반복해서 발생해도 위화감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길드워2의 경우에는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가 다시 복구됐다가 하는 것들이 꽤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좀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몹들이 마을을 점령해서 마을 기능을 못하고 있거나 하는 경우는 좀 매력적이었구요. (하지만 사람 없을 때 이거 복구하려면 피똥을 싼다는 함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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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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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개인적으로 봤을 때, 하트퀘스트가 플레이어를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게 유도하는 역할을 주려고 했던 부분이고, 그 새로운 지역에서 Dynamic Quest를 발견해서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히려 저는 좀 더 (Vosco님이 표현한) static한 퀘스트들이 더 있어야지 않나 싶은 생각입니다. 플레이어들을 다음 지역으로 연결시켜주고, 그 자리에서 계속 머물게 하거나 하는 역할로 말이죠. 

하트는 실제로 그런 역할을 하기엔 달성이 너무 쉬웠고, 플레이어를 주변 지역으로 돌아다니게 유도하지를 않았죠. 맵에서 플레이어에게 어디에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유도 장치가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WOW 때 부터 사실 지역을 이동시키는 역할은 메인 퀘스트가 담당했지요. 하트 퀘스트는 지역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위 '잡퀘'를 대체하는 컨텐츠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길드워2에서도 지역간의 이동은 메인 퀘스트가 잘 끌어주고 있구요.

인용

이런 다이나믹 이벤트의 단점이라면, 혹은 설계상의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면, 반복해서 발생해도 위화감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길드워2의 경우에는 마을이 쑥대밭이 됐다가 다시 복구됐다가 하는 것들이 꽤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좀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몹들이 마을을 점령해서 마을 기능을 못하고 있거나 하는 경우는 좀 매력적이었구요. (하지만 사람 없을 때 이거 복구하려면 피똥을 싼다는 함정이...)

사실 길드워2나 리프트나 손 놓고 있어도 복구 되는 점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위화감도 없구요. 다만 길드워2는 사실상 동선이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라, 한 마을이 쑥대밭이 되어도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면 되는데 리프트는 와우 처럼 동선이 짜여진 게임이라 중간에 그렇게 쑥대밭 되면 그냥 복구될 때 까지 그냥 접종하든가 부캐를 돌려야한다는 게 차이점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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