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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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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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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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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문에서는 양 극단에 있는, "노 보이스 vs 풀 보이스"의 사례만 다루고 있는 것 같네요.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와우처럼 상황에 맞는 n개의 대사를 랜덤하게 틀어주는 방식이나, 방식은 같지만 심즈처럼 아예 지구상의 언어가 아닌 소리로 로컬라이징까지 커버하는 방식이 참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사들의 구분은 대략적으로 인사/부탁/사과/감사 와 같은 어떤 상황에 관련된 경우로 나뉘거나, 기쁨/슬픔/분노/지루함 등과 같은 감정 상태에 관련된 경우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옮겨주신 Voosco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 처음 댓글을 달았을 때엔 본문을 전부 읽기 전이라 못봤었는데 말미에 저런 귀절이 있네요. 졸가메 님이 말씀하신 구성을 실제로 사용한 예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1편과 2편을 플레이하던 도중에 저런 걸 했던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얼마 전에 스팀에서 세일할 때 구매해뒀으니 조만간 다시 해봐야겠네요. ㅎㅎ
  3. 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맥스 재밌죠 현실에서 쓰이는 각종 채팅에서 할 수 있는 욕설 다 해본다거나 혼자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다 말해본다거나. 반응보는재미.. 게임? 끝내는거도 채팅으로 쳐줘야 하는거라던가 그런 종료메시지에까지도 대사가 다르다던가. ㅎㅎ 여튼 글 잘쓰는 사람이 각색한 대본을 받아서 보는것도 나쁘진 않은 컨텐츠이진 않나 싶었습니다.
  4. 이 부분에서 고대의 MAX라는 채팅 프로그램(3D 아트 프로그램 아닙니다)과 같은 동작 방식을 차용한다면 꽤 그럴싸한 무언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당시에 그 맥스라는 친구랑 농담따먹기도 많이 하고 조롱도 많이 하고 협박도 많이 받았었는데.. 다른 경로에 저장된 게임 파일을 실행시켜 주는 것도 제법 재밌었고요. 덕분에 그냥 실행시켜도 되는 파일을 굳이 맥스 켜서 게임하자고 말한 다음 게임을 실행시키는 짓도 가끔 했었네요.
  5. 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본문 내용의 플레이어가 하고픈 말을~ 에서 갑자기 어떤 형식의 발언인지만 유저가 선택하고 대사를 직접 쓰는 뻘짓.. 을 구현하는 게임이 있으면 몰입도가 좀 좋지 않을까 하는 뻘생각이 들었습니다.
  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Branching Conversation Systems and the Working Writer, Part 1: Introduction 우리나라에서는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스럽기도 합니다만 ... 뭐 언제부터 꼭 도움이 되는 것만 골라왔다고 ... 하하하. http://www.gamasutra.com/blogs/AlexanderFreed/20140902/224609/Branching_Conversation_Systems_and_the_Working_Writer_Part_1_Introduction.php --------------------------------------------------------- 이 글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다루는 여러편의 글들 중 첫 번째이다. 각 파트의 개괄적인 내용을 보려면 "시리즈 소개"(아래)를 확인하라; 숙련된 게임 라이터라면 첫 부분의 내용은 대강 넘어가고 이후에 추가될 후속 시리즈들을 곧바로 봐도 된다. 비디오 게임은 대화를 다루는데 서투르다. 특히 상호작용적 대화를 다루는 법이 서툴다. 대부분의 고전 게임들이 대화보다는 매커니즘이나 세계관을 통해 기억되는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대화는 이 매체의 주된 장점은 아니다. 그러나 대화 자체는 강력하고 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도구이기도 하다 - 대화는 캐릭터를 구성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텍스트 속에 서브 텍스트를 넣고, 장면장면에 리듬과 페이스를 부여한다. 키워드의 "색인"과 서사의 구절들을 만들어낸다. 적막한 순간에도 드라마를 전달하고 ... 기타등등. 이러한 대화의 특징들은 비디오 게임이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의 종류를 엄청나게 제한한다. 현명하게 판단한다면 게임이라는 매체의 강점에 대화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쓰지 않는게 맞겠지만, 앞서 말한 특징들을 포기할 수 없기에 게임의 태동기부터 스토리는 사용되어왔다. 기본적인 비상호작용적 대화는 쉽다. 텍스트가 쓰여진 화면 또는 목소리로 읊어지는 대사는 전달이 단순하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방법들은 플레이어 (게임 내의 플레이어 캐릭터와 대비되는, 스크린 밖의 플레이어)를 수동적 컨텐츠의 소비자로 만들어버린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 많은 경우에 이걸로 충분하다. 그러나 상호작용성은 이 매체의 강점들 중 하나이다. 따라서 진정한 상호작용적 대화의 꿈은 플레이어가 NPC와 주거니받거니하는 매력적인 대화에 몰입하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에따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들에게 접근할 수 있으며 그 와중에도 여전히 상황에 걸맞는 위트와 드라마가 넘치는 것이다. 우린 게임의 태동기에서부터 이런 상호작용적 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새로운 기교들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매스 이펙트나 워킹 데드 같은 대부분의 경우는 이미 1980년대에 개척한 기법들과 놀랄만큼 유사하다. 1992년의 멋진 액션/어드벤처/전략 게임 스타 컨트롤2의 대화 화면 가지치기 대화는 여전히 어설프고, 저작이 어려우며 비현실적이다. 나는 가지치기 대화를 사랑하는 플레이어들 중 한 명이자 작가이다. 가지치기 대화는 우리가 가진 최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소개 앞서 "저작이 어렵다"고 했을 때, 나는 문자 그대로를 의미한 것이다. 아래에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비디오 게임을 위한 작법은 일반적으로 게임이라는 특정한 매체를 위한 훈련과 솜씨를 필요로 한다; 가지치기 대화는 매체 속의 매체이며, 숙련을 위해서는 기존의 작법과는 완전히 다른 요령들을 필요로 한다. 게임의 서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강력한 가지치기 대화를 쓸 수는 없으며, 연습과 경험이 없이는 게임의 서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게임 업계에서 진정 제대로 된 훌륭한 가지치기 대화를 쓸 수 있는 작가의 수가 수십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나는 오랜 시간을 가지치기 대화를 작업하며 보냈다 - 가지치기 대화를 쓰고, 편집하고, 주니어 작가들을 훈련시키며. 아울러 내가 말한대로, 나는 가지치기 대화가 들어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잘 된 것들을 좋아한다. (그냥 그런게 들어있기만 해도 좋아한다 - 이들은 요새는 상대적으로 드문 유형의 게임이다.) 아마도 이 시리즈가 도움이 될 것이다. 내 목표는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어떤 종류의 게임에 어떤 시스템을 써야하는가하는 상위의 개념에서부터 실전 대화 작법 요령까지 두 가지를 모두 다루는 것이다. 이 시리즈가 이 이상하고 이상한 예술을 위한 탄탄한 소개 메뉴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 당장으로서는 시리즈를 아래와 같은 다섯 편으로 쪼개려고 한다. 파트 1 : 여러분이 지금 읽고 있는 글이다. "가지치기 대화"의 정의, 어떤 게임에서 써야하고 써지 말아야하는지, 몇몇 핵심적인 주의사항들. 파트 2 :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 디자인의 기본. 인터페이스에서 더빙 선택까지 vs 비대화적 게임 매커니즘과 글귀의 통합. 파트 3 : 구조의 기본 - 이해하고 관리하기 쉬운 대화 트리를 구축하는 법 파트 4 : 가지치기 대화 작법의 상위 원칙들. 예를들어 씬(scene)의 초점을 플레이어에게 맞춰라, 선택이 "의미를 갖도록" 만들라, 그리고 플레이어가 서사에 흥미를 잃는 경우를 다루는 법 등. 파트 5 : 플레이어의 대답 문구를 줄단위에서부터 차별화하여 가치지기를 다루는 팁, 가지들 전체에 걸친 더빙 연기를 관리하는 법 등등.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여기에 질문이나 커멘트를 달아주길 권장한다. 아니면 내 이메일 로 보내도 된다.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보이면 아마도 여섯 번째 파트를 추가하여 그 문제를 다룰지도 모르겠다. 2000년에 출시된 발더스 게이트2. 스타 컨트롤2보다 8년이나 늦게 나왔지만 여전히 매우 유사하다. (이 화면은 "인핸스드 에디션"에서 가져옴) 한 가지 내가 다루지 않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매체에 걸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작법 팁이다. 캐릭터 목소리 차별화, 씬의 움직임을 기분 좋게 유지하기, 배우를 위한 작법 vs 특정한 페이지를 위한 작법 등등 ... 이는 중요한 요소들이긴 하지만 픽션 작법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는 "~하는 법" 가이드류는 수백 종이 넘는다. 우리는 오로지 상호작용적 매체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출 것이다. 정의와 예시 "가지치기 대화" 또는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말할 때 나는 뭘 말하고 싶은걸까? 플레이어 캐릭터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NPC가 아래와 같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몰입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a) NPC가 뭔가를 말한다 b) 플레이어는 대답의 방향을 결정하는 제한된 가짓수의 선택지를 제시받는다. c) 플레이어가 선택한 대답이 대화의 대사가 아닐 경우 (예: 아이콘 등의 상징을 통해 선택지를 제시받는 경우), 플레이어가 고른 대답은 대사형식의 결과로 나타난다. 선택지가 대화의 대사 형식으로 제시되는 경우 이 과정은 생략할 수 있다. d) NPC는 플레이어가 고른 선택지에 대답한다. (플레이어가 내린 결정에 따른 대화의 "가치치기") e) 플레이어는 이전의 선택지들과는 다른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받고, 이를 통해 다시 대답한다. (특정한 경우 대답의 선택지가 반복될 수 있다.) 많은 다양한 버전과 복잡성의 층위가 여기에 덧칠되긴 하지만,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정의하는 핵심 루프는 이와 같다. 이 글의 본 목적은 이러한 대화방식의 역사를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다른 기회에 다룰 수 있을 것이다 - 혹시 여러분이 이러한 대화 트리를 사용한 1990년대 이전 게임들의 사례를 가지고 있다면 내게 연락하거나 댓글에 언급해주길 바란다!)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몇 가지 사례는 다음과 같다. - Space Rogue, Origin Systems, 1989 - The Secret of Monkey Island, Lucasfilm Games, 1990 - Star Control 2, Toys for Bob, 1992 - Wing Commander III, Origin Systems, 1994 - Fallout, Interplay Entertainment, 1997 - The Longest Journey, Funcom, 1999 - Deus Ex, Ion Storm, 2000 - Knights of the Old Republic, BioWare, 2003 - The Witcher, CD Projekt RED, 2007 - Alpha Protocol, Obsidian Entertainment, 2010 - The Walking Dead, Telltale Games, 2012 - The Banner Saga, Stoic, 2014 이 게임들은 롤플레잉 또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거나, 액션 또는 전략이라해도 RPG "요소"가 포함된 것으로 간주된다. (윙 커맨더 III는 일반적으로 "순수한" 우주 전투 게임으로 일컬어지고 이게 위 목록에서 가장 큰 예외이다.) 이들 중 많은 게임들이 당시 비평적으로 찬사를 받았으며 서사적 관점에서 애정어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주지하자. 대화 트리를 가진 게임들은 지구력이 있다. 왜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사용하는가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득을 볼 수 있는 게임의 종류와 게임 서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괄적으로 보자면, 가지치기 대화 트리는 아래와 같은 장점을 갖는다: 캐릭터 강조. 대화의 비중이 큰 어떤 게임들은 방대한 캐릭터 구축의 기회를 가지며 또한 상호작용적 대화는 플레이어의 텍스트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NPC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깊이 생각케, 그리고 NPC와 플레이어 캐릭터의 개성을 게임플레이의 일부로 이해하게 강제한다. 2014년 출시된 워킹 데드 시즌 2. 주인공 - 어린 소녀 - 은 어느정도 사전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배경 설정을 제외한 부분들에서는 플레이어가 그녀의 개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말을 함으로써,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은 더할나위 없는 에이전시와 플레이어에 의한 플레이어 캐릭터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된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주인공에게 좀더 밀착되어 있으며 흥미를 갖게 되곤 한다. 서사 분기(가지치기). 가지치기 대화는 게임의 전체 스토리라인을 가지치기하는 명료하고 단순한 도구이다. 분기형 서사를 사용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면, 가지치기 대화를 도입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이다. (반대로도 또한 동일하다.) 복잡한 스토리라인. 플레이어의 주목을 끌면서 NPC의 배경 설정을 알아가고 정보를 캐내기에,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은 복잡하고 디테일이 주도하는 플롯에 도움이 된다. 스토리를 밝혀나가는 과정은 게임 플레이의 결과이기보다는 게임 플레이의 일부로 여겨지게 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새로운 정보를 자기 자신의 페이스에 의해 흡수할 수 있다. (이는 또한 교실 수업에서 실습이 갖는 강점이기도 하다.) 왜 가지치기 대화 트리를 사용하지 않는가 한편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이 잘 들어맞는 않는 게임들이 있다. 개괄적으로 말해보자면 이하의 경우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사전 정의된 플레이어 캐릭터. 플레이어 캐릭터가 명확하고 주의깊게 정의된 개성을 가지고 있는가? 플레이어 캐릭터가 특정한 감정의 파고를 경험하도록 의도되어 있는가? (예: 구원받는 이야기 등) 가지치기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정의할 수 있도록 풍부한 제어 장치들을 제공하며, 플레이어의 선택지는 시스템에 의해 제한되어 있기에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선택지에서 플레이어가 재밌거나 애국적이거나 뭐가 됐든 여러분이 원하는대로 끌고 가는 것이 가능하긴 하다.) 몇몇 전통적인 퍼즐 기반의 어드벤처 게임들은 가지치기 대화를 사용하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정신적 영역 또는 개성을 제어할 수 없게 한다; 이 경우에 가지치기는 캐릭터 구축보다는 퍼즐 풀기 및 정보 획득에 초점이 맞춰진다. 퍼즐에서의 가지치기 대화 트리는 이 시리즈에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이러한 접근법이 있다는 것은 기억해둘만 하다. 사전 정의된 스토리라인과 퀘스트. 플레이어의 대화 선택지가 전체 스토리라인 및 대화 바깥의 게임 플레이에 아무런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면, 이 시스템의 효과는 허탈할 것이다. 가지치기 대화는 복수의 스토리와 결말을 제공하는 서사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순수하게 게임플레이에 집중하는 게임. 가지치기 대화의 연속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필요가 없고 빠른 속도의 게임에 잘 들어맞기에, 플레이어를 다른 게임 요소들의 흐름으로부터 유리시킬 가능성이 있다. 가지치기 대화가 테트리스에 서사를 더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의 전체 경험으로부터는 주의를 딴데로 돌리게 될 것이다. 위험한 곳들과 주의해야 할 사항들 여러분의 게임이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과 딱 들어맞는다고 해보자. 그럼에도 여전히 진도를 나가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다. 높은 수준의 숙련된 솜씨가 필요함. 앞서 강조했던 바와 같이, 가지치기 대화는 잘 쓰기가 아주 어렵다. 여러분의 팀이 가지치기 대화라는 매체에 익숙하지 않다면, 여러분은 아마도 많은 예상치 않았던 문제를 만나 결국 최선을 취하지 못하고 차선을 노려야만 하게 될 수도 있다. 툴이 필요함. 좋은 가지치기 대화는 작법을 위한 전용 툴 및 오디오, 컷씬, 그리고 다른 요소들의 적용을 위한 별도의 툴을 필요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나 엑셀로는 충분치 못하다. 몇몇 상용 툴셋이 있긴 하지만 여러분의 요구사항에 딱 들어맞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그래밍 파트의 충분한 지원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라! 이후의 포스트에서 사용 가능한 툴의 예시에 대해 좀더 다룰 것이다. 공식 툴셋 위키에서 가져온 드래곤 에이지 툴셋의 "녹음을 위한 대화 준비하기" 소개 부분. 가지치기로 편해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용. 툴 프로그래밍과 작법 비용외에도, 가지들을 적용 (작가가 하든, 프로그래머가 하든, 스크립터가 하든) 하고, 각 가지에 속한 컨텐츠들을 테스트하고, 더빙하는데 따른 추가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컷씬은 특히나 개발 기간을 엄청나게 잡아먹을 것이다. 더 진도가 나가기 전에 모든 분야에서 가지치기 대화를 도입하는데 따른 비용을 분석해야 한다. 대안 시스템들 잠재적으로 가지치기 대신 쓸 수 있는 대안적 시스템들은 여기에 다 정리하기엔 엄청나게 많지만, 이하의 몇 가지들은 공통점으로 볼 수 있다. 비상호작용적 대화. 순수한 비상호작용적 - 텍스트와 컷씬과 더빙된 목소리 또는 다른 방법를 통해 전달되는 - 대화는 대부분의 최신 게임들에 적용되어 있다. 시스템의 하나로서 이는 별로 흥미롭지 못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서사에 특화된 요령을 이해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긴 하지만 올바르게만 사용된다면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컨텐츠가 될 수 있다. 선택 단순화. 완전 가지치게 대화 트리 대신, 현재 대화에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복수의 "단순한 선택" (예: "위협" 또는 "회유") 을 제공하고 그 결과만 보여주는 경우이다. 이런 류의 대화는 때로 전략 게임이나 스토리를 강조하지 않는 롤플레잉 게임에서 볼 수 있다. 일정한 수준의 플레이어 통제를 제공하면서 전체 대화를 단어별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내레이션을 통해 대화를 요약해 준다) 잘 다듬어진 시나리오를 전달한다. 단순 허브. 단순한 대화 허브를 통해 플레이어가 일련의 대화주제(주로 질문들) 리스트들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해 NPC들이 대답을 한다. 그러나 대화는 가지를 치거나 더 파고들 "깊이"를 갖지는 않는다 - 플레이어 입장에서 이런 단순 허브를 사용하는 가장 최적화된 방법은 모든 대화주제들을 순서대로 선택하여 모든 답변을 듣는 것이다. - 새로운 대화주제가 (다른 NPC와의 상호작용, 키보드를 통핸 대화주제 수동입력 등을 통해) 얼마나 추가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 허브는 플레이어들에게 특정한 대상 또는 수수께끼에 대해 조사해나가는 느낌을 전달한다. 다음 편에서는 가지치기 대화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법과 여러분의 게임에 어떤 것이 적합할 지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여기에는 더빙, 인터페이스, 그리고 "폭포수" 대 "허브" 등이 포함된다. (대화 작법의 핵심에 빨리 다가가고 싶어 미치겠다해도 내가 권할 수 있는건 참을성 뿐이다. 언젠가는 다루게 될 것이다 ...)
  7.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포럼으로 옮깁니다. 포럼에서는 전과 달리 일부 텍스트 서식이 지원되지 않아 서로 다른 형식이 되어 살짝 아쉽네요 ㅎㅎ 블로그 원문 주소: http://zerasionz.tistory.com/76 ---------- 최근 TGS(Tokyo Game Show, 동경게임쇼)를 겨냥한 듯한 한 티저 무비가 공개되어 많은 게임 팬들을 설레게 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페르소나5" 였습니다. [페르소나5 티저 무비][1] 게이머들이라면 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어느덧 다섯 번째 편이 개발중인 이 페르소나 시리즈는 아틀러스 사의 유명 RPG인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 같은 작품입니다. 진여신전생은 꽤 무거운 주제와 배경으로 심도 있는 턴제 전투와 악마 수집을 기반한 정통 JRPG(스토리를 따라 진행하는 일본식 RPG) 장르입니다. 여기서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전투와 수집 시스템을 승계하고 밝은 배경과 동성 또는 이성의 동료들 사이의 감정선에 주목하도록 만든 작품이 바로 페르소나 시리즈 입니다. 저는 본편과 페르소나 시리즈 중에서 "진여신전생3 녹턴(이하 녹턴)", "페르소나3 포터블(이하 P3P)", "페르소나4 더 골든(이하 P4G)"의 세 작품을 플레이했으며 이 중 녹턴은 이런 저런 이유들로 클리어하지 못했지만 P3P와 P4G는 노멀 클리어까지는 달성했습니다. 그 중 P3P에서 P4G로 넘어가면서 변경된 게임 디자인 요소들이 꽤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페르소나 신작이 공개도 되었으니 이참에 그 두 작품을 서로 비교해볼까 합니다. ※ 덧붙이기: 이 글은 페르소나라는 단일 타이틀에 대한 디자인 또는 재미 유발 부분에 대한 분석이 아닌 P3P와 P4G라는 두 작품 사이의 차이점에 대한 비교를 다룰 예정입니다. 따라서 페르소나가 어떤 게임인 지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remarkablue 님의 블로그 글 "[\[PSP\] 페르소나 3 포터블][2]" 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PS2판 페르소나3와 PSP판 페르소나3포터블이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한 부분도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1. 진여신전생과 페르소나 앞서 소개하는 부분에서 페르소나 시리즈는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승계 작품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뿌리부터 정리하는 차원에서 게임 디자인 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조금만 더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계승된 부분입니다. 시스템 상으로는 전투 규칙 전반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았으며 컨텐츠 상으로는 등장하는 악마(몬스터 또는 동료)와 PC 또는 악마가 사용하는 스킬들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페르소나를 구성하는 커다란 두 요소가 전투와 커뮤니티라는 것을 감안할 때, 전투에 해당하는 요소들은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리고 원작과 다른 부분은, 전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들입니다. 심지어 장르마저 다릅니다. 거시적으로 RPG라고 묶을 수도 있겠지만 페르소나는 RPG라고 보기도 연애시뮬레이션이라고 보기도 애매한 중도적인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2. 페르소나의 재미 그렇다면 페르소나가 추구하는 재미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페르소나라는 게임의 핵심은 "게임의 형식을 빌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청소년기의 불안한 자아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제목부터 페르소나라고 지었듯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마을에 전학 온 고교생 체험 놀이"라는 주제 자체가 페르소나의 핵심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형식을 빌다"라는 부분을 위해 페르소나가 선택한 게임 요소로는 앞서 언급한 전투와 커뮤니티라는 두 개의 큰 요소가 존재하는데요, 먼저 각각의 요소들은 전투의 경우 턴제 JRPG의 정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커뮤니티의 경우 연애시뮬레이션 장르의 정통을 계승하고 있어 각 요소들이 모두 심도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두 가지의 요소가 서로 긴밀하게 맞물리는 콜라보레이션이 페르소나라는 게임이 다른 게임들과 차별점을 두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 3. P3P vs P4G: 게임 디자인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페르소나 시리즈의 정체성은 점점 고유한 색을 찾아갔고, 주제와 요소들은 단단해졌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페르소나의 재미를 구현하기 위해 P3P와 P4G는 각각 어떤 방법들을 선택했고 그 둘은 어떻게 다른 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게임 디자인 요소 입니다. (1) 배경 마을 P3P에서는 전투 공간을 제외하면 모두 2차원 이미지로 된 공간에서 커서 포인터만 옮겨서 돌아다니고 행동을 취합니다. PSP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포인터를 옮길 수 있으며 특정 버튼(아마도 X 버튼이었나)을 누른 채 이동하면 포인터를 아주 빠르게 옮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동할 수 있는 이미지 영역에 포인터가 위치하면 그에 해당하는 메뉴가 나타나 빠르게 포인터로 이미지를 훑다가도 행동 영역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마을 광장컷이 한 장의 그림으로 표시되고 포인터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지나가는 사람 위에 올려놓으면 화면 모퉁이에 "대화하기(O)" 메뉴가 나타나는 식입니다. 배경 그림은 스크롤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한 화면 안에 표시해야 하는 사이즈의 제약은 없습니다. 반면 P4G에서는 비전투 공간까지 모두 3차원으로 모델링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이하 PC)가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물론이고, 심지어 조작할 수 없는 단순 연출을 위한 공간까지도 모두 3차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3차원 공간의 퀄리티는 마치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 시절 초창기에 출시되던 여느 3D 게임들의 배경 수준에 그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게임의 분위기를 해친다고 생각마저 듭니다. PC가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서 NPC들의 로밍 등을 통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플레이어에게 현장감을 더 크게 제공하기 위해서였나?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런 의도로 보기엔 오히려 P3P의 방식보다 불필요한 이동 소요 시간도 길어지고 공간감도 오히려 해치는(그림보다 투박한 모델링이라서) 느낌이었기 때문에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최근에 remarkablue 님의 리뷰를 보고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본래 PS2의 페르소나3도 P4G처럼 3차원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PSP의 사양에 맞춰 배경을 이미지화했던 것이기 때문에, PSP에서 비타로 기기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본래의 3차원 공간을 그저 되살렸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전투 속성의 깊이 본래 P3P에서는 물리 속성이 참격, 타격, 관통의 세 가지 타입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동료 캐릭터들의 기본 공격 속성도 좀 더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고, 악마들과 아군 페르소나들의 내성도 세분화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참격과 관통은 무효이며 타격은 반사하는 식으로 설정되기도 했었죠. 그런데 P4G에서는 이같은 물리 속성이 "물리"라는 한 가지 속성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분명 전투 요소 간소화라는 좋은 방향이었다고 생각됩니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여전히 P3P처럼 각각의 공격 타입에서는 참격과 타격과 관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는 점입니다. 분명 기술 아이콘은 참격/타격/관통이 구분되어 있지만 실제 내성 시스템이 "물리무효/물리반사" 등으로 통합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혀 아무런 구분의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게다가 동료들의 기본 공격 속성에서도 참격/타격/관통이 구분된 것처럼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모두 똑같은 물리계였기 때문에 주된 특징이 상쇄되었고, 이를 기본 스킬 구성을 다르게 가져가는 식의 서브 타입 차별화로 무마하려 했지만 P3P 때와 마찬가지로 "특정 역할에 최적화된 동료"가 존재했기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았습니다. (3) 던전의 다양화 P3P의 던전 플레이는 타르타로스라고 불리는, 일반인들에게는 시계탑처럼 보이는 곳 내부를 끝없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스토리 상에서 등장하는 특수한 몇 번의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전투는 타르타로스에서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매번 층에 입장할 때마다 길이 매번 바뀌는 랜덤 던전 생성 방식을 사용하긴 했지만, 전투 공간이 항상 똑같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단조로운 인상을 주고 쉽게 질리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난이도에서 중반 무렵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전투 패턴마저 단조로워지기 때문에 전투의 지루함은 배가되게 됩니다. 반면에 P4G는 컨텐츠 구성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무척 다양한 테마의 던전을 여러 개로 구성합니다. 마을, 고성, 사우나, 비밀 군사 기지, 레트로 게임 던전(...), 천계(..;), 마계화된 마을(;;;;;) 등으로 무척이나 각양각색입니다. 그리고 P3P와 마찬가지로 각 층에 입장할 때마다 구성이 바뀌는 랜덤 생성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요. 그리고 스토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 던전의 끝에서는 동료를 만나게 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동료의 특징과 맞는 테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납득할만한 명분을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게임 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차 다음 단계의 던전이 개방되는 방식으로 컨텐츠 소비를 조절하고 있는데요, P3P의 경우 단일 던전이기 때문에 새로운 던전을 오픈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올라가는 길을 막아두었다가 해당 날짜가 되면 상층부를 단계별로 열어주는 방식으로 조절하고, P4G의 경우는 한 던전을 클리어한 뒤 해당 날짜가 되면 새 던전을 오픈해주는 방식으로 조절합니다. 양쪽 모두 이미 플레이했던 던전을 다시 플레이하는 것은 가능하며, 심지어 퀘스트 등으로 권장하기도 합니다. (4) 전투의 강제성 P3P에서 동료를 만나는 방식은 전투와 관계 없이 특정한 날짜가 되면 강제 이벤트를 통해 진행됩니다. 스토리를 감상한다는 느낌으로 여유롭게 이벤트를 감상하면 됩니다. 반면에 직접적으로 플레이어가 개입해 자발적으로 동료를 찾아나선다거나 하는 느낌은 덜하게 됩니다. P3P에서 동료를 만나는 건 마치 지나가다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일종의 해프닝같은 느낌을 줍니다. 전투를 해야하는 당위성은 중간 중간 등장하는 허들 같은 이벤트 전투에서 승리하고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이며, 이벤트 전투에서 패배하면 Game Over가 됩니다. 이벤트 전투에 실패하지 않을 정도로만 적당히 PC 파티를 성장시켜두면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큰 압박감 등을 조장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P4G는 마을의 누군가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PC일행이 던전으로 찾아가 동료가 될 인물을 구출해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앞서 던전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던전의 플레이 목적 자체가 새로운 동료의 영입에 있으며 심지어 마감 기한이 있기 때문에 지정된 날까지 동료를 구해내지 못하면 게임 진행이 실패하게 됩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이걸 해내야만 한다!"라는 조건 자체가 굉장한 압박감으로 작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방학숙제를 주는 모양새가 되어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줍니다. 페르소나는 도입부에서 설명드린대로 전투와 커뮤니티가 게임을 이루는 두 축이기 때문에 여타 고전적인 JRPG처럼 전투에만 모든 노력을 할애할 수 없고, 그 경우 재미가 많이 감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전투의 강도 높은 강제라는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전투 컨텐츠 위주로 플레이하려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무척이나 곤란한 상황을 자주 불러옵니다. 다만 이같은 전투 강제를 위해 추가적으로 조치한 부분이 있다면 피로도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3P에서는 하루 동안 전투할 수 있는 권장 시간이 존재합니다. MO 또는 MMO 게임들에서 익히 보아온 피로도 시스템과 무척이나 유사한데요, 그 시간을 넘겨 타르타로스에서 전투를 지속하게 되면 PC가 "피로" 상태에 빠집니다. 피로 상태에 빠진 PC는 피로회복제를 마시지 않는 이상 며칠 동안 아무런 방과 후 이벤트를 플레이할 수 없게 되어 커뮤니티 관리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P4G에서는 오퍼레이터가 "너무 무리하지 마"라고 알려주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피로도같은 개념이 없기 때문에 HP/MP 회복제만 충분하다면 처음 입장하자마자 클리어까지 주파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도 이를 활용해 새 던전이 열리면 최단 회수 안에 어떻게든 클리어를 먼저해놓고, 다음 던전이 열릴 때까지 여유롭게 커뮤니티 플레이를 하면서 진행했습니다. 마치 방학 시작과 동시에 숙제를 미리 다 끝내고 마음 편하게 방학 생활을 즐기는 패턴처럼요. (5) 아이템의 처리 P3P에서는 비교적 무쓸모한 잡템이라는 존재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사용 효과를 가진 아이템이 아닌 경우, 무기 제련 재료이거나 퀘스트 아이템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리고 새로운 아이템의 입수는 경찰서에서(..) 주기적으로 새 품목이 나오면 그걸 돈 주고 사서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간소하고 고전적인 아이템 처리 방식을 사용했다고 생각됩니다. P4G에서는 도무지 어디에 쓰는 지 알 수 없는 무쓸모한 잡템이 대거 등장하게 됐는데요, 이 잡템들의 사용처는 다름 아닌 대장장이에게 주고 레시피를 얻는 것입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시간이 지났다고 상인이 갑자기 "새 물건이 들어왔어!"라면서 팔기 시작하는 대신, 새로운 던전에서 구해온 재료들을 통해 대장장이가 "이 재료라면 이런 걸 만들 수 있어!"라면서 레시피를 열어주는 식입니다. 이 부분이 묘하게 몬스터 헌터의 오마주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내 플레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컨텐츠가 추가되는 기분이라 상당히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6) 비동기식 간접 멀티플레이 P4G에서 새롭게 등장한 시스템이며 제목은 임의로 붙인 가칭이고요, 통칭 "헬프기능"으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아틀러스 사의 이전 작품 "캐서린"을 보면, 온라인 연결 시 같은 선택지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 지 통계 그래프를 보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P4G에서는 이와 유사하게,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할 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예를 들면 휴일이라거나, 평일 방과 후 라거나)이 왔을 때 비타의 화면을 터치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 순간 어떤 행동을 선택했는 지가 화면에 말풍선으로 표시됩니다. 이는 데몬즈 소울에서 구현한 혈흔과 메시지 같은 방식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간접적인 비동기식 멀티플레이와 몹시 흡사한 경험을 줍니다. 재미있는 것은 언제 어느 순간에 말풍선을 확인하더라도 "마리와 대화한다"가 1/4 쯤 항상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뭐지 이 마리성애자들은!"하고 생각했었는데, 클리어하고 났더니 초반에 마리 커뮤니티를 진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성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마리라는 신 캐릭터 자체가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한 까닭도 분명 있을 테고요. (7) 부가 컨텐츠 P3P의 부가 컨텐츠는 아르바이트 말고 뭐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요소가 별로 없습니다. 반면에 P4G는 낚시, 곤충채집, 원예활동 등 제법 구색을 갖춘 미니 게임형 부가 컨텐츠들이 존재합니다. P3P에도 존재하던 영화보기와 같은 이벤트성 컨텐츠도 물론 존재하지만, 전투와 성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쓴 커피 마시기(스킬 카드를 얻는 용도)같은 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에 구석구석 꽤 다양한 컨텐츠가 마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이크를 타고 수 차례 돌아다니다보면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이 조금씩 추가되는 것도 꽤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되고요. 추측컨데 PSP와 비타라는 기기 자체의 성능 차이, 그리고 저장 매체의 용량 차이 때문에 비롯된 두 작품의 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4. P3P vs P4G: 시나리오 시나리오 비중이 높은 게임인 만큼, 다른 게임 디자인 요소와는 별도로 두 작품의 시나리오에 대한 내용을 가급적 스포일링 하지 않는 선에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페르소나의 사용 P3P에서는 주인공보다도 먼저 페르소나를 구사하는 전문 조직이 있습니다.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페르소나 구사 가능자이기만 하면 비교적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인간형 캐릭터로는 PC가 홀로 전투에 참가하고 자기가 가진 다른 악마들을 동료로 소환해서 싸우던 진여신전생 시리즈와 달리 페르소나 시리즈는 시스템상으로 여러 인간형 동료들과 함께 전투에 참가하며 동료들의 페르소나(진여신전생의 악마와 같은)가 고정되어 있고 교체가 되지 않아 대신 PC 자신이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소지하고 교체하면서 전투를 벌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복수의 페르소나 사용자"라는 것을 PC가 갖는 다른 동료들과의 차별성이라고 시나리오에서 직접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P3P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4G에서는 주인공이 가장 먼저 페르소나라는 능력에 눈을 뜹니다. 그리고 페르소나라는 주제를 좀 더 캐릭터와 밀접하게 연결지어 "내적갈등을 극복한 캐릭터는 페르소나를 얻는다"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P4G의 모든 동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내적 갈등을 가진 상태로 등장하는데요, 내적 갈등으로 인해 캐릭터별 던전의 테마가 구성되고 그 끝에선 PC 일행의 도움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페르소나를 얻어 새로운 동료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동료들의 페르소나 각성이라는 이야기를 좀 더 몰입감 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는 점은 P4G의 장점이라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주인공 본인의 페르소나 습득 경로와 복수의 페르소나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은 게임 내에서 설명해주지도 않고 동료들이 전혀 언급하지도 않는다는 점은 P3P에 비해 다소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2) 전투 배경 P3P에서 PC 일행이 전투를 벌이는 배경은 매일 자정 열리는 "시간의 틈"입니다. 시간의 틈이 열리면 페르소나 구사자와 쉐도(적) 그리고 쉐도에게 포획될 시민들만 깨어있는 상태로 돌아다닐 수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시민은 시간의 틈이 열릴 때 있던 곳에 세워진 관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시간의 틈이 열렸을 때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낮이나 저녁에는 사람들이 서 있던 장소에 관이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의 틈에서 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깨어있는 일반 시민은 쉐도에게 사로잡혀 타르타로스(시계탑)에 갇히게 되는데 이 때 붙잡힌 것은 시민의 영혼과 같은 존재고 실제 육체는 시간의 틈이 열렸을 때의 장소에 남아 넋이 나간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이를 "좀비화"라고 부르며 전국적으로 이상한 현상이 확산되는 것을 매스컴에서 기사화 합니다. 사실 시간의 틈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것들을 설명하기가 편해지는데요, 주인공 일행의 활약을 주변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점이라거나, 주인공 일행이 한참을 전투해도 실제 시간이 흐르지 않아 현실 세계에서 동떨어진 시간차를 갖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이 이 설정의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P4G에서 PC 일행이 전투를 벌이는 배경은 브라운관을 통해 입장하는 "TV 속 세계"입니다. 안개가 자주 끼는 시골 마을에서 비오는 날 자정에 TV를 보면 누군가 희미하게 보인다는 괴담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안개낀 날 안테나에서 시신이 발견되는 일련의 살인 사건이 어떤 연관점이 있다는 전개가 펼쳐지고, 사망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비오는 날 심야 TV에 나타난다는 것을 PC 일행이 알아차리면서 PC가 우연히 TV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P3P의 페르소나 구사자들은 선천적으로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설정이 배경에 깔려있었던 데 반해, P4G에서 어떤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인물들이 TV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사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데 대부분 몰라서 안하는 건지가 명쾌하게 설명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PC 일행이 TV 속에 들어간 순간에도 현실 세계의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만큼 현실 세계에서는 그 인물이 실종되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실제로 사건 피해자들 또는 동료가 되는 인물들도 실종 사고가 먼저 벌어진다는 것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 그리고 TV를 통해 출입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위험성 등이 거칠게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P4G의 "TV 터널"이라는 개념이 우주 과학에서 "웜홀"로 이어지는 평행 우주의 존재와 거의 흡사한 개념으로 다뤄지기 때문에 각각의 TV 브라운관과 연결된 통로가 TV 속 세상 곳곳에 있어서 같은 TV로 들어와야만 같은 장소로 들어올 수 있다는 설정이 꽤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TV라는 소재를 인터페이스 디자인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UI 디자인에 있어서만큼은 감각적이고 심미적인 부분도 훌륭하지만 네러티브 전달을 충실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디자인 요소로 꼽고 싶습니다. 특히 인게임 밖에서 다루는 OST, 특전 영상, 번외 퀴즈 게임 등과 같은 요소들을 본편 게임과 함께 "TV 편성표"로 표현했다는 점이 굉장히 멋지게 느껴집니다. (3) 결말의 스케일 결말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미 상당한 스포일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네요. 그래도 최대한 덜 들춰내는 쪽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P3P는 타츠미포트 아일랜드라는 특수시설같은 어떤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마치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 "소용돌이"처럼 각각의 요소가 커다란 흐름을 갖고 결말까지 이어지는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츠미포트 아일랜드라는 배경과 중세로 치면 영주 쯤 될 법한 섬의 대부호 가문과 페르소나의 능력과 쉐도의 정체와 전투의 배경이 되는 타르타로스와 이야기 중후반 부에 동료로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의 존재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스케일로 결말이 짜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마을에 우뚝 솟은 시계탑과 자정마다 열리는 타르타로스는 인간의 그릇된 욕심에서 만들어진 바벨탑을 상징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결말 부분에서 연결되게 되고요. 또한 PC와 가까운 주요 동료 캐릭터들에게 결말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반전 요소들이 있어 캐릭터와 극의 전개가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P4G에서는 각각의 요소들과 결말로 흐르는 실제 이야기의 흐름과 다소 연결 고리가 약하게 느껴집니다. 결과적으로 인류 전체의 욕망을 다뤘던 P3P와는 달리, P4G에서는 어떤 한 인물의 그릇된 가치관과 사사로운 욕망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말부에 가서는 판타지 설정에서 쓰이는 대마왕 같은 절대적인 이계의 존재가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의 연결이 인과 관계를 갖고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원래 벌어질 일이었는데 마침 얘 때문에 지금 일어났다"는 다소 헤프닝에 가까운 전개로 이어지는데요. 반지의 제왕 세계에서 드워프들이 실수로 발록을 깨운 것처럼 인간의 실수로 절대적인 존재가 세상에 나타나는 P3P의 방식보다는 인과 부분에서 아쉽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를 뒤집는 어떤 반전 요소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A인 줄 알았는데 B인가? B인 줄 알았는데 C인가? 아니면 범인이 누구지? 같은 인물에 대한 반전이 들어있어 사실 반전이라기보다는 탐정물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실제로 동료 중에 "탐정"이 존재하기도 하고요. 스케일과 인과 관계에 있어서는 P4G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대신(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후반부의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엔딩의 분기가 존재합니다. 흔히 말하는 해피 엔딩/베드 엔딩 또는 진 엔딩과 같은 것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 5. 마치며 다 써놓고 돌아보니 "본격 P4G 까는 글"처럼 된 것 같아 기분이 묘합니다만, 사실 P4G가 재미없다는 게 아니라 P3P를 기대했던 제게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구석이 있다는 것이고 P4G 자체는 정통 페르소나 시리즈의 최신작에 걸맞은 퀄리티와 재미를 보장하는 작품입니다. 고교 시절의 추억이 있거나 아니면 한국과 일본 만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학원물을 좋아하거나 턴제 전투와 수집을 좋아하는 JRPG의 팬이라면, 분명 많은 분들이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사실 P3P에서 P4G로 변화된 가장 큰 흐름은 "캐쥬얼화" 입니다. 이야기의 배경과 전개나 클래식한 전투 요소와 같은 여러모로 어둡고 다소 마이너 또는 매니악할 수 있던 P3P의 것들을 많이 덜어내고 축약하고 밝게 가꾼 모습이 P4G라고 생각됩니다. 매직 더 개더링 시리즈의 깊이 있는 게임 플레이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법하게 경량화한 블리자드의 카드 게임 하스스톤과 디자인의 흐름을 같이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실제로 위에 쓰인 표현들 대부분이 객관적인 분석 보다는 제 경험을 추적한 감상적인 표현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의 성향과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둘을 모두 플레이해보지 못한 플레이어들에게 "아 두 게임은 이런 차이가 있구나" 정도의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사실 그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혹시라도 아직 플레이 못 해보신 분들께 페르소나 시리즈를 꼭 한 번 플레이 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야기를 맺을까 합니다. 그럼 모두들, Let's PERSONA!! [1]: http://tvpot.daum.net/v/vadbdU65e6noFhBg5nFh6in [2]: http://blog.naver.com/bfdan/40107539990
  8. mediahazard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오오 동감입니다.
  9. Voosco 님 말씀을 듣고 보니 확실히 어떤 정취랄까. 그 공간에 머문다는 느낌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녁의 거리(읍내?)를 활보하기를 무척 좋아했는데요, 적당히 어둑어둑하고 건물들에 인공 불빛이 들어온다는 시각적인 분위기도 좋지만, 사실 무엇보다 그 시점에만 흘러나오는 배경 음악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거든요. 위에서 링크한 블로그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P4G 쪽이 굉장한 결과물을 만들어 준 덕분에 특별히 따로 볼 일이 있지 않는 한 저녁에는 늘 마을을 배회하곤 했습니다. ㅎㅎ 돌이켜보니 뭔가 만날 친구도 할 일도 없이 동네를 어슬렁 거리는 동네 바보 형들 같은 느낌이랑 무척 흡사한 것도 같네요. 그리고 리치왕의 분노 시절 까지만 해도 전혀 뜬금없이 아무렇게나 찍은 각도의 스샷만 봐도 아제로스의 어디인지 알아맞추던 시절이 있었던 저로서는, 말씀하시는 부분이 어떤 느낌인지 감성적으로 알 것 같습니다. ㅎ 하지만 게임의 심미적인 통일감이랄까..를 생각하면 차라리 배경을 조금 더 예쁘게 만들어 주거나 아니면 좀 더 2D 이미지를 활용하면서도 직접 PC가 돌아다니는 공간감을 줄 수 있는 다른 해법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ㅎㅎ
  1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도 처음에는 이 부분이 무지 걸리적거리더라구요. 그냥 메뉴로만 처리해도 될 법한 부분인데 왜 굳이 모델링을 하고 로딩을 거친 후 조작을 통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만들었을까 ... 하는. 근데 막상 하다보니 이게 묘하게 '일상의 감각'을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직접 조작해서 돌아다니는 지역'이라는 점이 그런 느낌이에요. 예컨대 매번 등장하는 등교길은, '매번' 등장하기에 충분히 '일상의 감각'을 줄만도 한데 실제로는 별로 안그렇더라구요. 그건 아마도 등교길에는 아무런 조작(아 물론 대화창은 넘겨줘야하지만 =_=)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지 싶고요. 반대로 마을을 돌아다니는 과정은 철저히 내 조작에 의존 + 지독하게도 반복적이기에 '일상'의 느낌으로 다가오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유사한 경험을 저는 mmorpg를 하면서 종종 겪곤 하는데요, 별다른 지명도 없고 그닥 중요하지도 않은 어떤 지역이 있는데, 이동 경로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지역이 눈에 확 익어버리는거에요. 플레이어들은 간간히 아무런 제목없이 스샷을 올려놓고 '이거 어딘지 아시는 분?' 뭐 이런 퀴즈를 내면서 놀기도 하는데, 신기한건 mmorpg의 공간이라는게 꽤 넓은데도 불구하고 그거 다 맞추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근데 여전히 그 공간에는 별다른 용건이 없어요. 그냥 '지나가는 곳'일 뿐이에요. 그래도 거기서 어떤 일상성이 느껴지더라구요. 낯익음. 그러나 별다른 용건이나 - 에피소드 등의 - 추억은 없음. 하지만 익숙한 곳이고 왠지 정겨움. P4G에서 느꼈던 마을이라는 공간이 그런 느낌과 비슷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일상의 감각을 주는 공간. 아마도 1)용건없음 2)반복적으로 접함 3)어쨌든 가야만 함 - 강제성의 세 가지 정도가 이런 느낌을 충족시키는 조건이 아닐까 ... 하고 짐작해봅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일상의 감각을 심는다는건, 게임의 목적이나 의도와 같은, '기능적 요소'에 초점을 맞춰서는 의미가 없어지거든요. 철저히 감성적인 부분인건데, 우린 보통 게임의 기능적 뼈대를 중심으로 여기에 살을 붙여나가는 식으로 감성적 요소들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뼈대에 방해가 될 정도'인 요소는 별로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죠. 용건도 없는데 자꾸만 가게 만들고 그것도 강제로 그렇게 한다니 게임 자체의 매커니즘에는 현저히 방해가 되잖아요. 심지어 뼈대에 방해가 된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일단 그냥 불편하잖아요. 그럼에도 들어간 이 요소는, 기능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무의미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로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일정한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아마 게임을 활용한 내러티브가 다른 매체 (영화/드라마/소설/만화 등)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런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이지만 해보게 되구요.
  11. P4G의 전투는 복잡도가 올라간 것은 아니고, 복잡도를 낮추고 수치적 난이도를 몹시나 상승시켰더군요.. ㅠㅠ 좀 전에 이 두 작품을 직접 비교한 다른 블로그 글을 어쩌다 봤는데, 거기서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링크1: http://rasia.tistory.com/470 링크2: http://rasia.tistory.com/476 일단 P3P나 P4G에서 동료AI를 써본 적이 없어서 타룬다 센빠이는 본 적이 없네요.. ㅋㅋ 제게는 그저 타격선배! 였어요. 타격 캐릭터 중에 쓸만한 친구가 별로 없어놔서요 ㅋㅋ (모자 친구를 깡뎀최고로 만들었었는데 그 친구는 참격이었죠 ㅎ) 그런데 확실히 P4G에선 보스전은 거의 필수였고, 일반 필드 구간에서도 난이도 있는 녀석들이 나오면 디버프랑 버프를 항상 꼬박꼬박 채우는 게 일이었습니다. P3P에서는 막보스 연속 전투 정도를 제외하면 그런 걸 거의 신경써본 적이 없네요 ㅎㅎ 그리고 전작에서는 물리계 스킬의 다연발 타격들을 잘 안써서 몰랐는데, P4G에서는 매 히트 시 마다 방어 배율 계산을 따로 돌려서(총량을 n 회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서) 물리계 데미지만 확보되면 다연발이 짱이더군요!! 오옷.. 역시 P3P의 네러티브력은 상당하죠! 여담입니다만 요즘 즐기는 프리덤 워즈라는 비타 액션 게임도 이 같은 네러티브력이 굉장합니다. 너무 늦지 않은 시일 내에 이 게임을 꼭 리뷰할 예정이 있습니다만 여건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ㅎ
  12. Linea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1. 전투: 물리 반사/무효 의 경우 효과로만 구분을 해야했는데, 나중엔 무효(ex. 참격 흡수)가 이득이라 최종적으로는 반사는 잘 안썼던 경험이 있었네요. 전체적으로 라이트해졌다는 P4G의 시스템중 유일하게 더 어려워진게 전투시스템이라고 보는데요, 예전에는 거의 쓰지 않았던 - 혹은 페르소나3에서나 간간히 썼던 - 타루카자 같은 버프형 스킬을 쓰게 한다는 것입니다. P3P에서 사나다는 AI모드로 전투를 진행하면 '컨센트레이트'를 쓰고 아무 의미도 없는 '타룬다'를 사용해서 욕을 먹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사나다 별명이 타룬다 선배일정도로요. (컨센트레이트: 다음 마법스킬 데미지 2배, 버프형에는 적용 x) 반대로 P4G에서는 이런 버프형 스킬을 꽤 본격적으로 쓰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 같습니다. P3P에서 스킬 노가다를 할 때는 '마술, 무도의 소양' 같은 것이 아니라면 카자 시리즈는 전부 먼저 지워버렸으니까요! 나이브하게 생각해보자면 타격/참격/관통의 흔적이 남은건 여신전생 시리즈부터 내려오는 물리 속성들을 지우기가 껄끄러워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2. 부가 컨텐츠 + 캐쥬얼화 P3P의 경우, 커뮤니티가 좀 더 빡빡했던 느낌이었던지라, 아르바이트 + 커뮤 + 타르타로스 정도의 스케쥴이면 더 할일이 없었던 느낌입니다. 더 할 여유는 벨벳룸 내부의 미션클리어링으로 대부분 끝내던 느낌이었고요. 반대로 P4G의 경우, 이런 스케쥴을 최대한 풀어주고, 원예등등 (...) 추가된 컨텐츠를 최대한 집어넣었은만큼의 여유를 줬다는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P4G가 나왔을 때 초기 반응은 전부 '여신전생에서 라이트해진 페르소나가 더 라이트해졌다' 라는 평이었기도 했고요. (단순한 그래픽적인 면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기타: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개인적으로 P3P의 압승이라 생각합니다. 게임에 스토리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녹아 들어가 있는가? + 얼마나 설명을 잘 풀어냈는가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P4G는 살짝 불친절한 감이 있어서요. 반면 게임 내부 볼륨에서는 P4G의 압승이라 생각합니다. 콘솔기기상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P4G는 게임 이외에도 TV편성표와 같은 메뉴로 부가 컨텐츠를 넣어놓기도 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페르소나 시리즈의 최고 장점은 감각적이고 심플한 UI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심플하고 깔끔하게 뽑아내는건 정말 대단하더군요. p.s 1 '뭐야 이 마리성애자들은!' 이라 칭한 마리 신도중 저도 포함되어있습... (...) P3P에선 아무도 안밀던 후카를 혼자 밀고 있었죠. 아 물론 여주도 좋습니다! p.s 2 최근 페르소나 시리즈의 아쉬운 점은 언제나 '한방 캐릭터'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P3P에서는 타나토스가 공간살법을, P4G에서는 요시츠네가 팔척뛰기를 쓰면 게임이 정말 편해졌으니까요 (...) Q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은거 같고요.
  13. 개인적으로는 페르소나라는 시리즈의 두 요소가 전투와 커뮤니티 임에도, 메인은 전투고 커뮤니티는 서브인 구조상의 한계랄까.. 하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전투를 잘하면 커뮤니티 진행에 득이 되고, 커뮤니티 진행을 잘하면 전투 진행에 득이 되는 엮인 구조는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게임의 종료 시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커뮤니티 진행이 아무런 의미가 없고 결국 예정된 결말을 맞이할 뿐이라는 RPG의 문법이 강하게 이끌기 때문에 커뮤니티 시스템의 뿌리인 연애시뮬레이션의 성취 요소(?) 같은 부분이 많이 반감되었습니다. 엔딩 부분에서 하다 못해 애인 관계가 된 캐릭터랑 같이 결말을 맞이한다던가 뭐라도 좀 반영이 됐다면 개인적으론 더 만족했을 것 같아요. ㅎㅎ
  14. mediahazard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일단 도지마 나나코의 존재만으로도 P3는 P4에게 상대가 안됩니다!!! (...) 농담이구요; 제가 P4G를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스토리의 일부인데요. 소수자의 성정체성에 대해 '비정상'으로 표현한 점이라던가, 코어 게이머의 모습에 대해 (게임 내 주인공들 마저) 반사회적인 인격장애로 표현하고 경멸하는 모습 같은 거는 좀 아쉬웠어요. 제작자로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인 것 같았습니다. 게임 시스템 외 영역에서 보는 진여신전생과 페르소나 시리즈의 차이점이라면, 둘다 라노베/저패니메이션의 상호텍스트 적인 컨셉의 게임인데 진여신전생은 (제가 덕력이 희박하다 시피 해서 제대로 쓰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세카이계의 분위기라고 하면 페르소나는 학원연애물의 성격을 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양 시리즈의 유저들이 선호가 다소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계속 악플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1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Constraining The Space of Possibility http://www.roguesnail.com/constraining-the-space-of-possibility/ 이번 주에는 플레이어의 선택을 영리하게 제한하는 법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일단 장애물이 포함된 가능성 공간에 대해 짧게 살펴보고, 여러 게임으로부터 좋은 예와 나쁜 예를 보이려 한다. 제한이란 좋은 것이다 게임 디자인이란 주로 선택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은 플레이어들에게 흥미로운 선택의 연쇄를 제공함으로써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다. - 체스나 매직: 더 개더링과 같은 턴제 게임에서 결정의 순간은 불연속적이기에 이는 알기 쉬운 개념이지만, 실시간 게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던전랜드Dungeonland를 플레이하며, 부근의 동맹을 부활하기 위해 공격을 멈춰야할까? 특수 물약을 지금 써야할까 아니면 나중을 위해 아껴둬야 할까? 오른쪽으로 굴러서 회피를 해야할까 아니면 계속 적을 공격해야할까? 디자인의 근본적인 요소들 중 하나는, "가능성 공간"이다. 몇년 전 나는 이에 대한 글을 쓴 바 있고, 따라서 이 글에서는 깊이 다루지 않겠다. 간단히 요약해서 일반적으로 가능성 공간이란 특정한 순간에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모든 선택지들을 의미한다. 더 적은 선택지는 더 작은 가능성 공간에, 더 많은 선택지는 더 큰 가능성 공간에 해당한다. 단순하게 보면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드물다. 문명4의 디자이너인 소렌 존슨Soren Johnson은 작년에 이에 대한 글을 쓴 바 있다. 플레이어에게 너무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면, 그들은 무작위로 고르거나 이전에 시도했던 선택지를 다시 선택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그렇게 흥미로운 플레이로 보긴 어렵다. 나는 "레이저 조준" 게임 디자인 - 필수적인 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 "불필요한" 부분은 모두 잘라내는 - 을 옹호해왔다. 던전랜드는 대부분 이런 사고방식 하에 디자인되었다. 난 여전히 이런 제한을 무겁게 가하는 접근법이 게임을 디자인하는 맞는 접근법이라 생각하지만, 좀더 균형잡힌 방법론에 대해서도 고려해왔다. 제한이란 나쁜 것이다 자 그럼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들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편집실에 놓아두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단순함/복잡함과 얄팍함/깊이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세계가 단순하지만 엄청나게 깊이있는 게임과 복잡하지만 엄청나게 얄팍한 게임들의 예시로 가득한 가운데,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게임이란 쉽게 도달하기 어렵다. 모든 것은 여러분이 매커니즘을 어떻게 통합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탄탄하게 짜여진 게임은 매번 사뭇 다르게 플레이 될 것이고, 초기 설정의 아주 작은 변화조차도 색다른 상황들을 야기할 것이다. 내가 게임을 디자인 할 때면 내 개인적인 도전목표는 언제나 "가능한한 가장 단순한 시스템으로 가장 깊은 게임을 디자인하기"이다. 굉장히 어렵다. 정말 어렵다. 던전랜드의 전투 시스템에서 내가 이루어 낸 것들이 무척 자랑스럽긴 하지만, 이 시스템은 결단코 내가 목표한 것만큼 깊이있지는 못했다. 그리고 여기서 질문이 떠오른다: 매우 단순한 매커니즘으로부터 괜찮은 깊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여러분의 게임은 충분한 깊이를 가지고 있는가? 던전랜드는 추가적인 깊이를 좀더 끌어낼 수 있었고, 난 이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건 커다란 창발의 가능성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여 우릴 놀래주고, 매번의 플레이마다 새로운 게임플레이 스토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때로 여러분은 무심코 가한 제한을 통해 게임 디자인을 한 가지 음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좀더 세련된 제한을 가하기 나는 현재 크로마 스쿼드Chroma Squad라는, 턴제 전략 전투를 가진 게임을 디자인하고 있다. 이 장르는 복수의 서로 다른 스킬과 능력치를 가진 유닛들을, 서로 다른 종류의 지형과 장애물인가 뭔가 위에서 다루는 게임이며, 특히 가능성 공간을 영리하게 제한하는 접근법을 통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게임이다. 우린 이 장르에 속한 게임들 중 유닛과 이동과 위치선정에서 흔한 방법을 통해 제한을 가하는 두 가지 좋은 예를 살펴볼 것이다.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XCOM: Enemy Unknown과 웨즈노스 전투Battle for Wesnoth가 그것이다. 두 게임의 디자이너들은 모두 같은 요소를 인식한 듯 하다: 모든 선택지를 제한하는 대신 "유연한" 제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게임 모두 플레이어가 자기들이 원하는 어디로든 유닛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각 턴을 "읽어내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에서, 각 장소는 3가지의 "엄격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비은폐, 반은폐, 완전은폐이다. 유닛을 완전히 개활된 (비은폐) 곳에 놓아두는 것은 아주 좋지 않은 일이며,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거의 언제나 유닛을 완전은폐 (또는 최소한 반은폐)된 장소에 두려고 한다. 잘 짜여진 레벨 디자인을 통해, 이런 경향은 플레이어가 유닛을 이동시키려 할 때 그 가능성 공간에 세련된 제한을 가한다: 플레이어는 상황이 허락한다면 가끔씩은 안전하지 못한 지역에 유닛을 놓아둘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몇 안되는 "실제" 선택지만을 갖게 된다. 측면 기습, 사격 시야 및 범위 등 이동에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다른 요소들은 많지만, 플레이어들은 절대적으로 가장 먼저 은폐 여부를 통해 이러한 선택지들을 "필터링"하는 것이다. 웨즈노스 전투(훌륭한 오픈소스 전략 게임으로, 안해봤다면 꼭 해보길 권한다)는 파이어 엠블렘Fire Emblem 시리즈와 유사한 지형 시스템을 도입했다. - 지형 종류별로 "방어" 퍼센트값이 있어 적의 공격이 빗나갈 확률을 올려준다. 유닛별로 이 지형의 방어값을 다르게 적용받는다. 엘프 유닛은 숲에서 추가 보너스를 받고, 드워프들은 언덕에서 더 많이 보호받는다. 이는 엑스컴의 시스템과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 유닛을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지만, 일단 지형의 방어값을 고려하여 가능한 이동범위를 필터링하는 것이다. 제한의 제거 이제 엑스컴에 은폐 시스템이 없었거나, 지금만큼 유닛들의 은폐여부가 유닛의 생존 여부에 중요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플레이어들은 유닛들의 사거리, 사격 시야, 측면 기습 등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2-3턴 앞을 내다보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워진다. 게임은 덜 "타이트"하게 느껴질 것이고, 전체적으로 보자면 한 턴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다. 아울러 웨즈노스 전투의 지형이 평평해더라면 유사한 효과가 생길 것이다: 적들의 움직임은 거의 예측 불가능해지고, 효과적인 이동을 위해 이동에 수반되는 결과를 예측하는 분석에는 수 분이 더 소요될 것이다. - 다른 말로, 이동에 주의를 덜 기울이고 그게 최선이 되길 바라며 아무데로나 움직일 것이다. 게임의 앞을 내다보기는 더 어려워지고, 전체적으로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인 분석 불능analysis paralysis (정보가 너무 많아 분석이 불가능하게 됨 -voosco)이 될 수 있다. - 진정한 선택은 결코 일어나지 않게되고, 플레이어는 무작위로 선택하게 된다. 제한의 강화 그러나 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보자: 엑스컴에서 플레이어가 유닛을 오로지 은폐된 곳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면? 제5 셀의 FPS 게임 하이브리드에서처럼, 은폐되지 않은 곳으로의 이동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여러가지 경우에 엑스컴의 경험은 놀라울정도로 멀쩡해보이겠지만, 많은 창발적 잠재력을 잃게 될 것이다. 나는 몇몇 경우 개활지를 전력 질주한 병사를 통해 큰 곤경에서 벗어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경험은 파이락시스가 방금 언급한 제한을 가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제한을 이정도로까지 강화할 가치가 있는가? 내 변변치 못한 의견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많은 경우에 전략적 층위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렇다: 가장 기본적인 선택지들만 남게되고, 최종 결과는 신선하지 않게 된다. 엑스컴의 지상 전투 미션에서만 가능한 멋진 스토리들을 듣기가 힘든데, 이는 오리지널 엑스컴이 남긴 풍성한 창발의 유산을 고려한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측면에서 이런 "너무 제한된" 접근법은 내가 던전랜드에서 취한 것이기도 하고, 지나고보니 플레이어들이 잘 가보지 않은 곳도 탐험하게 해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을 알게되었다.
  1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ow Blizzard makes games like Diablo III 좀 ... 흔한 인터뷰용 멘트들이 있어서 저에겐 거시기했습니다만 혹시나 흥미 가지실 분이 있을까 싶어서 ... 이게 사실 흔한 인터뷰용 멘트라고는 하지만 진리이긴 하겠죠. 단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흔한 인터뷰용 멘트가 될 뿐 ... '수능 수석 어케했어요?' '교과서 위주로 복습 중심으로 별도의 사교육 없이 ...' -------------------- http://gamasutra.com/view/news/222778/How_Blizzard_makes_games_like_Diablo_III.php 블리자드는 자사 게임의 퀄리티를 어떻게 유지하는걸까? 타협을 거부하고 "코어"와 "캐주얼"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두 가지 요소가 아니라 같은 스펙트럼의 양 끝단이라는 것을 이해함으로써이다. 디아블로3: 리퍼 오브 소울즈 - 얼티밋 이블 에디션의 리드 콘솔 디자이너와 부 프로듀서인 조이 이버트Jonny Ebbert와 티파니 와트Tiffany Wat에 따르면 그렇다. 이 게임은 곧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원으로 출시될 것이며, 수년 전 출시된 오리지널 PC버전으로부터 일련의 정제(그리고 1개의 확장팩)을 거쳤다. 정제, 확장, 그리고 유저를 가르치기 개발자로서, 유저층을 가려내는 것은 이론의 여지없이 가장 중요한 일이자 가장 어려운 일이다. 블리자드에게 이 작업은 단순히 "코어" 또는 "캐주얼"이라는 분류를 통해 묵인하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 그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고파하는 게임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또한 유저들이 성장할 공간을 두는 일이기도 했다: "언제나 가능한한 배우기 쉽게 만들어요" 이버트의 말이다. "게임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사람들은 복잡한 것들도 미친듯이 배울 거에요. 그만큼 몰입한다면 말이죠." "당의가 적절히 입혀져있다면, 그게 삶이 돌아가는 방식이죠"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처음엔 아주 단순하게 시작해요. 연습을 거듭할수록, 모든 측면에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거죠." 블리자드의 역할은 "이 차이를 매울만큼 매력적인 다리를 제공하여 사람들이 건너오게 하는 것" 이라는게 와트의 말이다. 캐주얼 유저와 코어 유저 사이에 구분이 있다는 잠재적 가정은? "현실적으로, 그냥 사실이 아닌거죠." 와트는 말을 이어간다. "그 사이에도 분명한 공간이 있어요." 이는 실제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와우는 뉴비를 하드코어한 공대원으로 탈바꿈시키는 기계이다. 이버트는 "가까스로 게임을 플레이하던 이들이 뉴비UI에서 레이드UI로 바꿔가는 장면을 보아왔죠. 저도 이 UI를 봤지만 '와 난 못하겠다'싶던데요" 라며 웃는다. "'배우긴 쉽고 숙련은 어렵게'가 블리자드의 영원한 마법주문인 셈이죠" 와트의 말이다. 디아블로3에 대해서는 "꽤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요. 적어도 뭘 해야하는지는 말이죠."라며 그녀가 말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 게임은 최고의 가성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하드코어 게이머부터 게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누군가에게 이르기까지 "모두를 위해 짜여진 경험"을 제공한다. 이버트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들의 "계단 한 단 높이를 올라갈 수 있게 50발자국짜리 경사로를 만드는 (지나치게 친절한)" 경향은 실질적인 방해가 된다. "때로 플레이어들이 장애물에 부딪치게 만들어야해요." 이버트는 이어서 "계속해서 확인해야하는거죠"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의 내부 회의를 떠올린다: "컨텐츠를 하나 소개하고나선, '플레이어가 이걸 어떻게 알아내죠?'"라고 묻자 어떤 개발자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자기 컴퓨터의 BIOS를 어떻게 재설정했었는지에 대해 소리높여 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멀리까지 갈 필요 없어요. 플레이어들은 영리하니까" 이버트의 말이다. "플레이어들을 좀 믿어줄 필요가 있어요." 블리자드에서 일한다는 '엄청난 압박감' 이버트의 말에 따르면 블리자드라는 이름 밑에서 일한다는건 "엄청난 양의 중압감"이 따른다. "블리자드 팬들의 기준이 아주 높기 때문에 우리 또한 아주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어요." (아울러 상업적 기대감도 있다: 새 콘솔 버전이 출시되기 전, 디아블로3와 그 확장팩은 이미 - 중국을 제외하고도 - 2천만장을 팔아치웠다.) 블리자드는 콘솔 버전의 디아블로3 개발에 임하며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버트에 따르면 블리자드에서는 "흔한")을 견지했다. "아주 어려울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죠. 블리자드에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처음 들어갈 때, 우린 '절대 통하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었죠. 그리고 점점 깊이 들어가면서, 그제서야 뭔가 할 수 있겠다고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단순 이식이 되길 원하지 않았어요. 모든 측면을 다 살펴봤죠. 여러분이 이 게임을 막 집어든 새 플레이어라면 어떻게 느껴질까요? 뭐라도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면, 고쳐야만 했죠." 와트의 말이다. 블리자드의 게임을 그다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콘솔 플레이어들조차 블리자드의 명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PC에서 시작되었으나 디아블로3는 콘솔에서도 제대로 만들어진 느낌을 내야했고 퀄리티 기준에 부합해야 했다. 이식은 조작면(간접적인 이동에서 직접적인 캐릭터 조작까지)에서 및 카메라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점검을 의미했고, 스킬 시스템 또한 개선되어야 했다. "같은 게임에 입력된 사항에 대해 서로 다른 기대치를 갖죠" 이버트는 말을 이어갔다. "컨트롤러가 전혀 다른 게임으로 만들었어요." 블리자드 퀄리티를 유지하기 콘솔 버전 개발팀은 오리지널 디아블로3팀 외부에서 왔고, 몇몇은 콘솔 개발 경험 - 이버트의 말에 따르면 그 모든걸 밝혀내는 일종의 "치트키"와 같은 - 을 가지고 있었다. "신선한 눈과 관점을 가지고 있었죠. 신규 플레이어의 눈으로 게임을 볼 수 있게 된거에요." 이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피드백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은 블리자드가 자신들의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였다. "실제로 내부 플레이테스트는 가장 혹독하죠. 때로 게시판이 좀 험악할 수도 있겠는걸 싶으면, 내부 피드백은 예상보다 훨씬 더 잔인했어요." 이버트가 웃으며 말한다. "우리는 자신들의 작업물에 대해 매우 엄격해요." "솔직한 피드백을 보내면 - 플레이테스트를 해보니 게임의 경험이 정말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 이 의견에 대해 솔직한 것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거에요." 와트의 말이다. "게임의 경험이 어떤지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면 그게 바로 우리들 스스로에게 가장 피해를 주는 일이죠." 피드백이 객관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결국 가장 중요한건, 게임은 경험이기에, 여러분이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지 않을 경우 최고의 퀄리티를 가진 게임을 만든다는 우리의 일에 소홀해지는거에요." 와트의 말이다. 프로젝트에 접근하며 "적절한 디자인 가치를 가져야해요."라는 것이 이버트의 말이다. 블리자드는 자신들의 핵심 가치를 널리 홍보해왔고, 자기들 게임을 이 디자인 가치에 비추어 정기적으로 감정한다. "우리가 팀의 피드백을 통과한다면, 이는 일련의 필터들을 통과해나가는거죠." 라고 이버트가 말한다. 그리고나선, "모든 프로젝트의 마지막에 포스트모템을 해요. 스스로의 게임을 평가하는거죠. 디자인 가치에 비추어서요. 스스로에게 꽤 엄격해요; 몽땅 A를 주진 않죠."라고 이버트가 말한다. 그러나 디아블로2는 2000년에 출시되었다. 블리자드는 단순히 자신들의 창조적 원칙에 의해서뿐 아니라, 노스탤지어 - 단순히 사람들이 플레이했던 게임이 아니라, 그들의 머리와 가슴에 아직도 살아있는 - 에 의해서 평가받기도 한다. "기준이 굉장히 높아요." 라고 이버트가 인정한다. 이는 또한 움직이는 타겟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진 가치가 계속해서 진화하는거죠." 블리자드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다지면서 동시에 과거의 게임들을 돌아본다. 그러나 여기에 맹목적으로 집착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게임들은 "그때 우리가 가진 가치가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는 타임캡슐"같은거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때로, 개발자들은 이런 깨달음에 도달하기도 한다: "오늘날의 기준에 비추어 본다면 성공하지 못할걸. 게임은 점점 더 지나치게 정제되고 있어." 이를 통과하는 유일한 길은 회사의 현재 가치에 비추어 판단하고 거기서부터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 뿐이다.
  1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Game Design Deep Dive: Amnesia's 'Sanity Meter' 가마수트라에 이 딥다이브(심층 탐구) 시리즈 언제 생긴건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번편은 꽤 재밌네요. 초기의 컨셉이 이터레이션을 거듭해가며 최종버전으로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게임 디자인의 관점으로 이런저런 의사결정들을 내리는 모습이 뭔가 쾌감을 주는 ... 오래전 게임 잡지 등지에서 유행했던 온라인 게임 여행기 ... 인데 '바로 내가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의 여행기'를 읽는거랑 비슷한 기분. 말미에 살짝 자아도취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인 것 같고요.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223931/game_design_deep_dive_amnesias_.php ----- 누가 : 프릭셔널 게임즈Frictional Game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그립Thomas Grip 나는 토마스 그립이며, 어드벤처 게임 시리즈 페넘브라Penumbra, 암네시아: 더 다크 디쎈트Amnesia: The Dark Descent를 만들었고 곧 소마Soma를 출시할 프릭셔널 게임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뭘 : 제정신 미터 이 글은 암네시아: 더 다크 디쎈트의 제정신 계흑기를 설명하기 위해 쓰여졌다. 그러나 이 계측기 자체를 설명하기전에, 어둠darkness 매커니즘을 좀더 얘기하겠다. 어둠 매커니즘과 제정신 계측기는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암네시아의 개발 초기, 우리가 노르딕 게임즈Nordic Games로부터 투자 유치를 시도할 즈음에, 우리는 너무 많은 자금과 자원을 쓰지 않고 게임을 개발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몬스터를 모두 없애버리면 어떄?" 물리적 몬스터의 존재를 넣기보다는 어둠 그 자체를 적으로 두는 것이다. 여러분은 적으로부터 도망가는게 아니라, 특정한 암흑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가진 제한된 자원에 알맞아 보였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사람은 세 명 뿐이었고, 여기에는 당시의 유일한 아티스트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정신의 단계 - 최종 버전 이제 문제는 플레이어가 어둠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우리는 종이에 디자인 작업을 하며, 플레이어가 빛과 어둠의 확산을 제어하기 위해 창문과 촛불과 거울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어갔다. 어둠 속에 너무 오래 있으면 플레이어의 체력은 내려가고, 따라서 플레이어는 환경을 조작하여 그림자로부터 멀리 가야만 한다. 이를 기초로, 우리는 몇 개의 맵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혀 안먹힌다는게 밝혀졌다. 문제는 애초에 미학적으로 의미있게 배치된 - 호러 게임에서의 조명과 그림자처럼 - 뭔가를 게임 매커니즘을 통해 플레이어가 조작하기 시작하면서, 의미있었던 미학과 분위기가 망쳐진다는 점이었다. 호러 게임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조명은 모두 개판이 되고 화면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적절한 게임플레이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 방은 무수한 거울들로 도배되고 말도 안되는 크기의 가구가 배치되어야 했으며 터무니없는 구도가 필요했다. 그저 이상할 뿐이었다. 이때가 우리가 최초로 제정신 계측기를 떠올린 시점이었다. 어둠이 플레이어의 체력이 직접 영향을 끼치기보다, 플레이어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게 훨씬 말이 된다. 이는 또한 우리로 하여금 실제적인 몬스터를 추가하고 다른 종류의 (어둠과 관계없는) 퍼즐들 또한 추가하기로 결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일부 콜 오브 크툴루Call of Cthulhu나 이터널 다크니스Eternal Darkness와 같은 게임의 영향을 받아, 그리고 일부는 우리가 만든 페넘브라Penumbra의 영향을 받아, 제정신 시스템이 태어났다. 제정신이 아니라는 개념은 우리 게임에 끼워넣기가 훨씬 쉬웠다. 플레이어는 몬스터를 보거나 무서운 사건을 목격하거나, 그리고 물론 어둠 속에 있으면 제정신을 조금씩 잃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최초 핵심 매커니즘 - 어둠의 공포 - 는 보다 중요한 제정신 시스템의 일부로 격하되었다. 이 시스템은 또한 서사적 관점에서도 훨씬 잘 동작했다. 시나리오가 고조되어감에 따라 게임의 배경은 점점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되는 가운데 주인공이 어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서사적으로 완벽하게 동작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스템을 통해 우리가 배경을 압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좋은 호러 게임은 때로 밀실공포증적 공간과 낮은 가시성으로부터 나온다. 오리지널 어둠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이 살아남기 위한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넓은 공간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제정신 시스템은 비좁은 공간에서도 제대로 동작했다. 이는 또한 우리가 묘사하려는 분위기에서 점프 높이나 속도와 같은 여러가지 플레이어 캐릭터의 스탯값에도 훨씬 더 잘 들어맞았다. 옆구리노트 : 초기의 매커니즘이 공간과 캐릭터에 끼치는 영향력도 충분히 흥미로우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발 초기에 우리는 기어으로기, 다리 연장, 플랫폼 사이를 점프하기 등 격하게 움직이는 게임을 기반으로 하려했었는데, 어둠 매커니즘을 통해 우리는 이런 게임 매커니즘이 스토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어멍 더 슬립Among the Sleep 은 딱 이런 게임플레이를 가지고 있으며 꽤 괜찮게 동작한다.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았던게 이 게임에는 어울리는 이유는 게임의 주인공과 세계관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비록 비중이 낮아지긴 했지만 어둠은 여전히 핵심적인 요소들 중 하나였는데, 제정신 시스템이 자리잡은 직후 추가된 아이템들이 그 증거이다. 플레이어는 어둠을 피하기 위해 램프 기름을 찾아 랜턴을 계속 켜거나, 부싯돌을 찾아 게임 내 곳곳에 존재하는 광원 (예: 스토브나 초 등) 에 불을 밝히고 다녀야 한다. 물론 게임에는 플레이어의 제정신도를 충전해주는 포션이나 체력을 늘려주는 특수 포션도 존재한다. 이는 우리에게 꽤 괜찮은 게임 내 역학구도를 만들 수 있게 해주었다. 플레이어는 빛을 간수하여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템들을 잘 관리해야한다. 낮은 제정신도는 플레이어의 체력 또한 낮추기 때문에, 체력 포션은 제정신 매커니즘에도 연결이 되어 있다. 아이템의 획득과 관리 시스템은 이렇게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이 된다. 우리는 이런 모든 면들이 합쳐져서 우리는 이 시스템이 꽤 긴장감있으며 플레이어들은 제정신으로 (그리고 살아있는 채로) 있기 위해 상당히 다양한 게임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단계의 개발에서 우리는 이 게임이 우리의 전작인 어드벤처 게임 페넘브라Penumbra시리즈와 비교적 다르며, 좀더 매커니즘과 레벨 기반의 게임이 되길 원했다. 실제로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암네시아는 수퍼 마리오 64의 허브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으며, 제정신 시스템과 체력 수준은 레벨에 의해 제한된다. 이는 역학을 중심으로 한 기반 게임플레이 구성과 이의 조정을 손쉽게 해주었다. 이 제정신 시스템에는 엄청난 '게임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현재 체력과 제정신도는 숫자로 찍혀나오며, 일정량의 아이템을 얻으면 팝업이 뜨는 등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수치들을 명확하게 노출하고 있었고, 따라서 게임플레이는 굉장히 시스템 중심적이었다. 그러나 2009년 8월경,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자금은 부족해지고 있었지만 게임은 여전히 뭔가 잘못되어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부분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건 게임을 어드벤처 스타일로 만들되 매커니즘에 둔 초점을 거둬들이고, 서사와 환경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었다. 제정신 시스템도 더이상 숫자로 이루어진 추상화된 수준에서 머무를 수가 없었다. 제정신도가 낮아지면 플레이어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직접적인 숫자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야 했다. 우리는 이를 두 가지 방법을 통해 풀어냈다. 첫째로, 우리는 현재 제정신도를 인벤토리 화면을 열었을 때만 볼 수 있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통해 덜 명확하게 보여주기로 했다. 이는 초기 바이오 해저드나 사일런트 힐 시리즈에서와 유사한 방식이다. 플레이어에게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약간의 차이가 있는 정보를 전해주게 되고, 이를 통해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최종적인 제정신 시스템은 초기의 구상에 비해 보다 모호하다 보다 액션에 기반하는 게임에서는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게 좋은 게임 플레이 역학을 위해서도,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대전 격투 게임에서 한 쪽 플레이어의 체력게이지가 0에 가까울 때 얼마나 긴장감이 넘치는지를 생각해보라) 그러나 호러 게임은 느린 페이스의 게임이다. 정보에 기반하여 정확한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어둠 속에서 팔다리를 마구 휘저으며 무슨 일인가 일어났을 때 기겁을 하는 쪽에 가깝다. 제정신 계측기와 같은 요소는 딱 이런 종류의 플레이에 알맞은 피드백을 제공한다. 느리게 썩어가는 뇌의 모습은 주인공의 현상태를 묘사하는 텍스트와 더불어 플레이어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 그러나 이를 통해 전략을 더 가다듬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게임의 현상태를 보여주는 게임 내 요소가 필요했다. 이는 두 가지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우선은 광기의 침잠이라는 일반적인 감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다음은 플레이어를 짜증스럽게 해서 이런 상태를 벗어나고 싶게 만들되, 게임을 그만 둘 정도로 짜증나지는 않게 하는 것이다. 짜증나되 너무 짜증나지는 않은 시각적 절충점을 찾아가는건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딱 맞는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며칠간 앉아서 이를 위한 시각요소만을 튜닝하기도 했다. - 때로 치밀어오르는 욕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오랜동안 쉬어야하기도 했다. - 결과적으로 우리는 최선이라 여겨지는 것에서 살짝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아파하는 것을 확실하게 막기 위해서였다. 호러 게임에서 여러분은 플레이어에게 일정 수준의 실질적 불편함을 가할 수는 있겠지만, 지나치게 불편하게 만들어버리면 몰입을 깨게 된다. 무엇보다도 공포란 상상에 기반하는 것이다; 뭔가가 완전히 진짜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즐거움은 그 지점에서 멈춘다. (애초에 호러 게임이란게 즐거운게 아니라고 주장할 사람들도 좀 있겠지만 ...) 호러는 실제처럼 느껴져야하는거지, 실제여서는 안된다. 여기에 더해서 우리는 제정신이 빠져나갈 때 이를 알려주는 약간의 장치를 더해야 했다. 제정신도가 높을 때의 시각 효과는 매우 미묘하다. 즉 제정신도가 좀 낮아지더라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플레이어가 진짜 위험한 곳에 갔을 때 이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목표는 "여기서 나가고 싶어!!"하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제정신도가 낮아지는 일은 종종 짧은 기간동안에만 생기기 때문에, 우리는 '제정신도'보다는 '불쾌감'의 관점에서 이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제정신도가 낮아지는건 플레이어를 꽤 괴롭힌다. 우리는 여기에 마이크 앞에서 달걀을 깨뜨리는 오디오 효과를 적용했고, 이는 화면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효과와 함께 재생된다. 이 이펙트는 정말정말 오싹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플레이어에게 엄청난 감성적 충격을 준다. 암네시아에는 특별히 이를 없애기 위한 모드(mod)까지 존재한다. 플레이어의 제정신도가 낮은채로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점점 더 끔찍해지는 효과였다. 다크니스 폴 우리가 제정신 시스템에 추가한 또 다른 요소는 제정신도를 확 떨구는 급작스런 사건이다. 예를들어 게임 초기에 문이 예상치 못하게 슬그머니 열리면서, 화면이 흔들리는 이펙트와 함께 "제정신도 하락 이벤트"를 알리는 특정한 사운드가 재생된다. 우린 이 장치가 제대로 동작할지 정말로 확신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는 플레이어에게 "우왁!! 이제 겁먹을 시간이에요!!"하고 말하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 필요했는데, 플레이어가 제정신도에 주목하는 가운데 상황을 고조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요소가 게임의 역학을 크게 도와준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이를 그대로 유지한 이유였다. 플레이테스트 결과 몇몇은 우리가 의도한대로의 반응을 보여주었고, 따라서 유지한다는 정책은 최종 버전까지 유지되었다. 제정신 시스템은 점점 다듬어져갔고, 플레이테스트 결과는 이 시스템이 정확히 우리가 의도한대로의 효과를 보여준다는걸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장시간 플레이 테스트를 시작하자 한 가지 문제가 발견되었다: 밸런스가 엉망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게임의 방향을 바꿀 때, 게임은 수퍼 마리오스러운 서로 단절된 레벨 디자인에서 게임 월드간에 서로 연결된 형태로 바뀌었다. 레벨들은 이제 우리의 이전작들 또는 사일런트 힐이나 바이오 해저드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었다. 이는 즉 우리가 레벨들 사이를 이동할 때 제정신도를 손쉽게 리셋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출시 반년 정도 전에 이런 점들이 심각한 밸런스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가까스로 제정신도를 유지하며 나아가는 멋진 경험을 한다 - 딱 우리가 바라는 대로이다. 문제는 이런 케이스가 플레이어들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어떤 플레이어들은 제정신 시스템의 존재 자체를 인식조차 못한채로 게임을 했다. 또 다른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거의 대부분을 짜증나는 수준의 제정신도를 유지하면서 진행했다. 다시말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에게 제정신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고, 더 안좋은 것은 상당수의 플레이어들에게는 게임을 거의 플레이 불가능할 정도로 만들어버린다는 점. 처음에 우리는 잽싼 튜닝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곧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임 진행 중 제정신도의 변화는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그들이 얼마나 주의깊게 주변을 탐색하는지, 길찾기에 얼마나 능한지, 부싯돌을 얼마나 많이 이용하는지 등등. 심지어 모니터 밝기 상의 미묘한 차이조차 문제시되었다. 수 시간 동안의 게임플레이 내내 지속되는 시스템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든 주기적으로 제정신도를 리셋하기로 했다. 플레이어가 어떤 퍼즐을 해결하고나면 제정신도를 어느정도 채워주는 식이었다. 이 추가사항은 일종의 주기적인 리셋으로 꽤 잘 먹혀들었지만,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플레이어들은 퍼즐들 사이에서 짜증나는 상황에 빠져들곤했고, 우리는 제정신도를 완전히 리셋하지도, 시스템이 우리가 원하는 느낌을 주게 만들지도 못했다. 마침내 우리는 제정신도와 관련된 모든 장애물을 삭제했다. 그리자 제정신도는 게임플레이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는 그저그런 요소들 중 하나가 되었다. 만약 누군가 게임 전체에 걸쳐 제정신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진행하더라도, 심지어 계속해서 떨어지게 냅두더라도, 여전히 게임은 할 수 있다. 대신 우리는 추가적인 시청각적 요소들을 도입하여 사람들이 제정신도를 적절히 관리하는데 흥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이는 애초에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동작했다. 우린 제정신도에 얽힌 여러가지 요소들을 조합하여 훨씬 더 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예를들어 우리는 플레이어가 지나온 길과 현재의 상태에 기반하여 램프 기름의 양을 조절할 수 있었다. (어둠은 제정신도에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기억하자) 이게 만약 경쟁형 게임이었다면 이는 플레이어의 계획을 망쳐놓아 그/그녀를 화나게 했을테니 옳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런 조절장치를 삭제했고, 따라서 게임 전체에 걸쳐 제정신도의 높아지고 낮아지는 빈도에 비추어 플레이어가 어느정도의 제정신도를 가지고 있을거라 특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플레이어의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 누구도 램프 오일에 신경쓰지 않았고, 이전보다 훨씬 더 제정신도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이 시스템의 모호함과 무작위성 덕분에 플레이어들은 이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자기들만의 이론을 만들었으며, 정보의 부족은 그들을 훨씬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제정신도 시스템의 디자인 히스토리에 대한 마지막 노트: 개발의 마지막 약 4개월간, 게임에는 특별 제정신 포션이 도입되었다. 우리는 5월에 특별 프리뷰 버전을 출시했고 프리뷰를 경험한 많은 이들이 이 포션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프리뷰 참여자들은 이 포션이 게임에 잘 들어맞지 않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으며, 우리도 이런 의견에 동감했다. 우리는 이 포션을 제거할 것을 한동안 고려했으나, 워낙 오래된 요소였기 때문에 좀 망설였다. 하지만 프리뷰에서 받은 피드백은 이 요소의 제거에 마지막 쐐기였고 우린 제정신 포션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포션을 제거함으로써 게임 전반에 걸친 제정신 시스템을 모두 다시 튜닝한다는건 두려운 일이었지만 결국 이 조치는 멋졌으며 그럴 가치가 있는 일임이 드러났다. 제정신 시스템은 개발기간 내내 대단한 여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 팀 규모의 제한으로 인해 - 몬스터를 대신할 요소로 시작되었고, 마리오의 장신구 수집 시스템에 크게 영향을 받은 시스템이 되었다가, 게임 자체의 시스템이 되었으나, 결국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살려주는 주변부 배경 시스템이 되었다. 우린 왜 이런 길을 걸어왔나? ----- 우리가 제정신 시스템의 디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던 즈음에, 게임 내의 모든 요소가 반드시 성패가 분명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내겐 점점 분명하게 다가왔다. 때로 뭔가를 너무 게임스럽게 만드는건, 오히려 여러분이 하려는 일들을 망쳐놓을 수가 있다. 예를들면 "재미"에 초점을 맞추는게 종종 게임의 특정한 측면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 등, 이전에도 이 주제에 대해 몇 개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었다. 그러나 나로 하여금 이 사실을 분명하게 만든 것은, 테일 오브 테일즈Tale of Tales의 미카엘 사민Michael Samyn이 쓴 이 글이었다. 지금 읽어보니 별로 대단할 것 없이 보이지만 당시에 내게는 정말로 자극이 되었다. 이 글은 내 마음 속을 떠다니던 몇 가지 생각들을 명확하게 정제할 수 있게 해주었다. 흔히 쓰이는 게임플레이 요소를 버림으로써 다른 무언가에 좀더 포커싱하는 게임에 대한 개념을 떠올려주었다. 요새 이런 구도는 매우 흔하지만 4년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미카엘의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나 또한 여기에 생각들을 블로그에 쓸 수 있게 용기를 얻었고, 여기서 읽을 수 있다. 몇몇 용어들과 결론들은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이 글은 당시 내 생각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 여기에 적은 내 생각들은 암네시아개발 막바지 반년간의 작업을 통해 제기되었던 여러 디자인 상의 이슈들에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제정신 시스템은 그들 중 하나이다. 당시에 "비(非)게임notgames"의 시대정신이 싹트지 않았더라면, 디자인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결정은 매우 명백한 것이었으며 당시로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조금만 달랐더라면 나는 이 작업이 완료되었을거라 생각하기 어렵다. 나는 이 일이 게임 디자인의 방향이라는게 주변의 개별 여건에 따라 얼마나 크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개념에 열린 마음을 갖고 기존 게임의 덫에 갇히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도 생각한다. 초점은 언제나 특정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되어야하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 몸에 밴 규칙들을 깨부숴도 괜찮다. 결과 ----- 결과적으로 나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동작했고, 특히 이 시스템의 이면에 있는 히스토리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애초에 이 시스템이 동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전체 과정을 돌이켜보며 나는 세 가지 문제를 더 해결하고 싶다. - 아이템의 사용 면에서 밸런스가 잡혀있지 않다. 플레이어가 엄청난 양의 램프 기름을 모으는 등. 이를 회피하기 위한 매커니즘과 적절한 제한이 주어진다면 보다 나았을 것이다. - 몇몇 플레이어에게 제정신 시스템은 안좋은 방향으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주변적 요소이긴 하지만 몇몇은 이에 대해 시스템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했고, 이럴 경우 게임의 다른 경험들은 별로 몰입적이지 못하게 된다. 소수의 플레이어들에게만 해당되긴 하지만 이게 필요악이었는지는 좀더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 (만약 "수정"되었다면 이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이다) 좀더 살펴보고 싶은 부분이다. - 게임이 너무 아이템을 모으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다시 한다면 온 사방에 흩어져있는 수 백개의 부싯돌통과 같은 게임스러운 아이템에 덜 의존적인 시스템으로 해보고 싶다. 좀더 특화된 아이템에 포커싱된, 매커니즘도 그에 맞춰진 게임으로 만들 것이다. (그러나 이 솔루션은 제한된 개발 투자금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우리는 다음 게임인 소마Soma에서도 제정신 시스템과 유사한 것을 시도해보려한다. 그러나 우리가 해보고 싶은것은 제정신/어둠 매커니즘과 같은 것을, 배경시스템의 보조를 받는 추상적 시스템의 도움 없이도 해보는 것이다. 기본 개념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일정한 방식으로 레벨을 디자인하는 대신, 제정신 시스템과 유사하게, 서사적 관점에서 플레이어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방식대로 하는 것이다. 엄격하고 단순한 시스템의 주도를 받지 않는다면 플레이어의 상상력은 자유로이 배회할테고, 이때의 경험은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게임 플레이 속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특정한 심리적 상태를 조성하는 일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린 여전히 이 아이디어로 작업 중이다.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면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겠지. 어떻게 될런지 지켜보자.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level-design.org/wiki/index.php?title=Main_Page 자세히는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기엔 규모가 너무 ...) 언뜻 보기엔 엄청 대단해보이는게 굉장히 많네요 !! 간략한 소개는 아래 링크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level-design.org/wiki/index.php?title=LDWiki:About 이 사이트의 글이 가마수트라에 올라왔기에 가봤더니 뭔가 커보이는 곳이네요. 아직 별로 많이 둘러보지 못해서 내용 자체를 평가하긴 좀 어렵긴 하지만 혹시나 참고가 될까하여 주워왔습니다. 이후에 이 사이트의 글 중에서 괜찮은 내용이 있다면 저자에게 허락받아서 간간히 gdf에 올려볼까 ... 하는 '생각만' 우선 해봤구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올해 후반기엔 제가 꽤 바빠질 예정이라 ... ㅜㅜ
  1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밝은해님이 발췌번역해주신 글입니다. http://perplexingsun.wordpress.com/2014/08/27/언레스트/
  20. 이미지 작업이 완성된 문서 통합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drive.google.com/file/d/0B4PHKFljlWC0N21henVzQmZOdWM/edit
  21.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가마수트라에 아주 알기 쉽게 잘 풀이한 포스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BobbyRoss/20140720/221342/The_Visual_Guide_to_Multiplayer_Level_Design.php 그나저나 저자가 구공온의 월드 디자이너이자 파이어폴의 월드 빌더라고 나오는데.. 잘 아는 양반이 파이어폴은 왜...
  22. lolkain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쪽이라면 그건 좀 문제네요(...) 그러고보니 그쪽 말고 북미나 일본쪽 같은 경우에는 비슷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네요 '')
  23.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뭐 경쟁이 우선이라기 보다는.. 그냥 서비스 마인드라는 것 자체가 없는 거죠. 어차피 패키지 게임 바닥에서 게임이라는 건 한철 장사니까요. F2P 시장이 이전부터 활성화되어있는 우리 입장에선, 비싼 돈 들여서 데려온 유저가 빡쳐서 나가면 그만큼 손해니까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서 붙잡아야 하는 거고... 그러니 아시아 퍼블리셔들이 (우리가 보기엔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을 보내도 '그딴거 왜 필요함?' '그런 듣도 보도 못한 것들 없어도 우린 로씨아에서 잘나감' 이렇게 씹어놓고서는 '야 근데 우리 게임 왜 아시아에선 안먹히지?' 그런다능...
  24. lolkain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건 정말로 케어가 목적이 아니라 경쟁이 우선인 스타일이랄까.. 그냥 유저의 저항감<개발의도 인거 같은 느낌이네요 ㅋ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 게임들은 유저에게 상냥하니까요.
  25.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런데 러시아에서 순항중인 모 게임의 경우는 고정 스폰 포인트 게임인데다가 맵이 작아서 스폰킬이 빈번히 발생하는데도 크게 신경을 안쓰더라구요. '게임을 못하니까 스폰킬을 당하는거 아님? 꼬우면 게임을 잘하거나 좋은 총을 사써야지' 이것이 마더 로씨아의 스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