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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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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댓말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 아는 사이라 해도 반말의 사용을 자제해 주세요. (잡담 게시판 예외)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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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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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이전에 작성했던 'FPS 게임에서 탈것을 등장시키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들' 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만, 과금은 게임 디자인과는 별도로 취급하는 것이 GDF 방침인 것 같아 별도 포스트를 쎄웁니다. 부분 유료화 모델과 탈것 FPS 게임에서 탈것을 도입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또 선행자들이 이를 어떤 식으로 해결하려 했는지는 이전 포스트에서 이미 다룬 바 있습니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온라인' FPS로 가면 이제까지 언급된 것과 전혀 다른 문제를 맞딱뜨리게 됩니다. 탈것은 부분 유료화에 아주 크나큰 타격을 주거든요. 공짜로 주어지는 강함 PVP 게임에서의 부분유료화는 기본적으로 '강함' - 즉 '게임 내에서의 어드밴티지'를 상품으로 합니다. ('부분 유료화, 뭘 팔아야 하나' http://gdf.inven.co.kr/phpbb/viewtopic.php?f=15&t=83 를 참고해주세요) 물론 각각의 총들이 서로 다른 특성(반동, 연사력, 이동시 에임이 벌어지는 정도 등)로 인해 새로운 플레이 패턴을 제공한다는 기능도 있습니다만, 결국은 그 새로운 패턴이 유저에게 맞고 승률을 높여주니까 구매하게 되는 거겠죠. 실질 사용 시간에 비례해 수리비를 청구하는 종량제든,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총기를 사용할 권리를 제공하는 기간제든 기본적으로 과금의 방식의 문제일 뿐 기본적으로는 '강함'을 판매하게 됩니다. 하지만 구매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다른 컨텐츠들 - 총기, 방어구 등 - 과 달리 탈것들은 소유권이 없는 공공재 형태로 게임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 총기, 방어구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제공하지요. 이렇게 압도적인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는 한, 여기에 돈을 지불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기본 총과 방어구를 들고 게임에 들어가 대인전에서 0킬 10데스를 당하더라도 탱크나 헬기를 잡으면 20킬 30킬을 할 수 있으니까요. 탈것 이용 권리 판매의 문제 여기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 탈것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돈을 낸 사람만 탈것을 탈 수 있다는 거지요. 이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매우 충실하며 강력한 구매 동기를 제공합니다만, 반대로 게임의 기본 전제인 공정함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물론 기존 총기들도 공정함을 일부 무너뜨리긴 합니다만 총알을 맞으면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수 병과에 주어지는 아이템으로만 파괴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기 때문에 지불 여부에 따라 이 접근 권한을 제한한다는 것은 게임 전체의 승패가 현질 여부에 따라 100%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이 모델은 처음부터 계산에 넣을 수 없습니다. 연료 등의 개념을 넣는 것 또한 본질적으로는 게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탈것의 운용 자체를 제약하므로 마찬가지로 고려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소유권과 이용권의 효용 문제 기존의 공공재 성격에 이용권리를 판매할 경우 또하나의 문제는, 돈을 내고도 서비스를 받지 못할 확률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만일 탈것의 갯수보다 탈것의 이용권을 구입한 사람의 수가 많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이용권의 구매는 탈것을 탈 수 있는 필요 조건일 뿐 충분 조건은 되지 못하죠. 그렇다고 탈것을 많이 늘리면 그땐 정말 총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겠죠. 돈을 내면 배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탈것을 공중에서 떨어트려보자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전무패 무전필패의 망트리를 피하기 위해선 이렇게 불러내는 탈것이 뭔가 돈을 안 쓴 것 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기존 탈것들 처럼 강하지는 않은, 굉장히 애매한 포지션에 위치해야 합니다. 당연히 탱크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고, 공격능력이 빈약한 수송차량을 넣자니 점령전에선 전투력 못지 않게 이동속도가 또 생명이라 그러지도 못하겠고. 결국 걷는 것 보다는 빠르지만 차량이나 탱크보다는 느리고 총알을 어느정도 견뎌낼 순 있지만 오래는 못견디고 대전차 로켓이나 미사일은 물론 수류탄으로도 뽀갤 수 있을 법한 탈것으로 독일의 공수부대용 장갑차인 비젤을 떨어트린다는 생각을 해보긴 했습니다만 개발 코스트에 비해 회수할 수 있는 매출이 너무도 불투명해서 포기했습니다. 동접이 1천 미만으로 떨어지면 천원에 탱크 1대씩, 5백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5천원에 이족보행로봇 한대씩 팔겠다는 농담만 남았죠. (이게 초미니 장갑차 비젤입니다.) 이용 시간에 대한 과금 그래서 그 다음으로 검토된 것이 이용 시간에 대한 과금입니다. 내구제 총기를 사용한 시간에 비례해 수리비를 청구하는 것 처럼 탈것을 실제로 탑승해서 사용한 시간에 대해 과금하자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도 소유권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 총은 내 창고에 있지만 탱크는 창고에 없습니다. 그리고 내구도가 떨어진 총은 파괴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되거나, 성능이 상당히 떨어지지만 탈것은 그렇지가 않죠. 배필온의 악명높은 '컨디션' 시스템은 총이나 방어구 같은 아이템에 붙어있던 유지비용을 계정 자체로 옮김으로써 이 문제를 회피하려고 했습니다. 총을 들고 싸우든 죽어있던 탈것을 타든 간에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것 자체로 계정의 컨디션이 감소하고 컨디션이 저하되면 보병 뿐만 아니라 자신이 탑승하고 있는 탈것의 성능까지도 감소하게 만든 거죠. 그래서 총은 안사더라도 탈것을 타려면 컨디션 회복비용은 지불해야 했습니다. 유레카! 더 나은 서비스에 대한 추가 과금의 문제 저 '컨디션' 시스템을 이야기 할 때 대부분 아이템 유지비에 비해 과금 구조가 뚜렷하고 회수 비율이 가혹해서 유저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했다고 기억합니다만 사실 이 시스템이 가진 가장 큰 - 그리고 본질적인 - 문제는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하는 유저가 있어도 이를 받쳐주질 못한다는 겁니다. 확밀아의 경우, 유저가 원한다면 (대한민국의 실정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카드 뽑기와 홍차 녹차에 무한정으로 돈을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퍼즈도라, 캔디 크러쉬 사가도 마찬가지이며 월드 오브 탱크도 마음만 먹으면 골탄을 쏟아부을 수 있죠. 그리고 이 가격이 불공정함을 납득할 만큼 높으면서도 또 비싼만큼 돈값을 하기 때문에 중과금유저 소과금유저, 비과금 유저들이 공존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컨디션 시스템은 탱크의 원래 성능을 뽑아내는 것 까지가 한계죠. 돈을 내고 컨디션 한계를 돌파하면 초사이어인이 되어 더 성능이 좋아진다...는 설정도 가능은 합니다만 이미 탈것이 무식하게 강하기 때문에 단지 돈 만으로 제한을 걸기엔 공평성을 담보하기가 어렵습니다. 탈것에 대한 버프도 판매한 적이 있긴 합니다만 이 경우에도 돈을 쓴 사람은 돈 쓴 것에 비해 효용이 떨어지고 돈을 안쓴 사람은 그 버프 효과가 과하다고 생각되어 외면받았습니다. 다양한 탈것의 출시 사실 가장 원했던 것은 성능도 다르고 외관도 다른 새로운 탈것을 파는 것이었죠. 기왕이면 전체 전투력은 비슷한 레벨로 유지한 채 특성을 다르게 해서요. 기본 M1A2에 비해 탱크를 상대로 한 공격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장갑차나 소프트 스킨 차량에는 더 큰 데미지를 주고 방어력이 더 좋은 챌린저2, 전차 주포 공격엔 약하지만 1회에 한해 대전차 미사일의 공격은 무력화 시킬 수 있는 T-80U, 장탄수가 적지만 사이즈가 작고 험지 기동력이 좋은 K1A1 이런 식으루요. 장단점으로 밸런스를 맞출 수 있고 시각적으로 확실히 티가 나기 때문에 이건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서 도전해볼만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소유권 문제가 발목을 잡았죠. 돈을 낸 사람이 M1A2 탱크를 잡아타면 갑자기 탱크가 K1A1이 된다.. 당장 봐도 황당하고 이상한 상황이잖습니까. 컨디션이나 버프 효과의 경우는 단일 탑승자 > 운전자 순으로 정리를 하긴 했습니다만 최소 외관이 확연하게 바뀌진 않았죠. 그런데 만약 좌석이 여러개인 장갑차에서 여러 사람이 서로 자리를 계속 바꾼다고 생각해보세요. LAV-25였다가 갑자기 K200이 되었다가 다시 M2 브래들리가 되었다가 BTR-80이 되었다가... 차량에 대한 데코레이션 아이템 역시 같은 이유로 무산되었구요. 소유권을 전제로 한 탈것의 과금 결국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탈것에 대한 과금은 소유권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홈프론트의 탈것 시스템을 보고 이거다 싶었죠.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홈프론트는 누가 타고 다니다가 일부러 버리지 않는 한, 전장에 주인 없는 탈것이 뒹굴진 않습니다. 무조건 게임 중 획득한 포인트를 사용해야 스폰시에 그 탈것을 타고 나오죠. 각 맵마다 각 팀이 가질 수 있는 탈것의 한계도 정해져있구요. 이걸 카스온라인에서 '총기를 살 수 있는 권리 판매' 모델과 엮으면 그림이 나옵니다. 사용자는 상점에서 원하는 탈것을 사다가 캐릭터 세팅에 박아넣으면 포인트가 허락할 때 100% 자신이 원하는 탈것을 타고 스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폰 비용(포인트)를 조절하면 탈것의 전투력도 수직적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본 제공된 M1A2는 500포인트를 소모해야 타고 나올 수 있지만 K1A1은 엇비슷하거나 더 약한 전투력이지만 400포인트면 탈 수 있고 르클레르는 M1A2보다 성능이 더 좋지만 600포인트를 소모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여기다가 게임 중 포인트 획득에 대한 부스트까지 팔면 밸런스를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2중 3중의 과금 천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그냥 홈프론트 빠라서 IP 경매에 나올 때 사자고 주장했던 건 아닙니다. 결론 사실 탈것이 등장하는 게임들 중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한 게임은 워록과 배틀필드 온라인 이 둘 뿐이었습니다. 레니게이드와 홈프론트, 퀘이크 워즈 ET는 패키지 게임이고, 플래닛 사이드(1편)는 월정액 게임이었죠. 2편은 부분유료화로 전환되었다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어쨌든 정리하자면요. 1. 탈것은 그 압도적인 전투력 때문에 다른 컨텐츠의 판매를 저해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 2. 따라서 탈것이 등장하는 게임은 어떤 식으로든 탈것에 대해 과금을 해야 한다. 3. 기본 플레이 상에서 소유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이나 배타적 이용권을 판매하는 것은 게임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다. 4. 소유권이나 배타적 이용권 없이 유지비를 징수하는 것은 존립 기반은 해치지 않으나 추가 과금이 어렵다. 5. 소유권 문제만 해결된다면 게임 존립 기반을 해치지 않으면서 부분유료화 모델을 100%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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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FF14의 PD가 리뉴얼된 FF14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한 모양입니다. 이걸 한국어로 번역해주신 고마운 분이 있군요. http://ffxizone.net/112404 흥미로운 프로젝트라 보기에 읽으면서 몇 가지 소감을 곁들이는 걸로 ... - 다 타버림 증후군의 심각성에 대해 동감 - 고향 비교 증후군도 깊이 동감 ㅋㅋㅋㅋ 이건 평소에 제가 자주 얘기하던 것과 같은 내용이네요 '많은 유저들이 자기가 처음으로 깊이 빠졌던 mmog를 mmog의 요순시대(이상향)에 놓고, 다른 모든 게임을 여기에 비교하며 그때가 좋았지~ 같은 멘트를 하고 생각을 한다' 라는. 하지만 고향 비교 증후군이 더 이름이 재미있음 ㅋㅋㅋ - 우리나라에서 mmog는 의외로 굉장히 보편적이 되어버린 장르이기에 초반진입유저가 'mmog를 처음해 볼 것이다' 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만, 일본에서는 여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군요. - mmog는 대체로 1회 접속시의 플레이 세션이 긴 편이고, 따라서 전투의 액션성이 너무 높을 경우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만, 이걸 월정액제/부분유료화와 연결짓는 부분에 논리는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피로도가 쉽게 높아지므로 장기플레이를 전제로 하는 월정액은 안맞다? 그러나 장기 플레이 패턴과 단기 플레이 세션은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던파나 마영전 등 액션성이 높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그간 플레이 해 온 기간'을 조사한다면 어떨까요. 블소의 전투는 액션성이 너무 높아 플레이어들을 지치게 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봐야하나요? - 아울러 이 얘기는 한국에서 2000년대 중반쯤에 'mmog에 왜 액션성 없음?' 이라는 질문에 대해 흔히 주어지는 대답이었습니다 '높은 스트레스는 mmog 유저군의 특성에 안맞아요' 그러나 이후에 출시된 액션성 높은 게임들과 관련하여 제 생각으로는 '그게 그렇게까지 큰 문제는 아니다' 라는 결론입니다. 와우 이전 mmog의 조작과 와우의 조작을 비교해보세요. 자전거와 건담 정도의 난이도 차이가 존재하지만 이게 와우의 흥행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죠. - pve 플레이에서는 어느정도까지 액션성을 높이더라도 같은 패턴의 반복이 흔하므로 플레이어들이 여기에 적응할 수 있고, 따라서 과금모델을 바꿔야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pvp는 물론 전혀 다른 얘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오랜기간 플레이하기 어려워진다. 라는 부분보다는 액션성이 높은 플레이를 플레이어에게 학습시키는 쪽에 좀더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 이거 잘못하면 'FFXIV의 전투는 노가다로 도배하겠습니다'가 될 수도 있겠는데 좀 ... 위험해보이네요. - 잠깐 ... 그거 한국에서 아주 많이 해본건데 다들 싫어했어 ... 솔로플레이로 쭉 밀고나가다가 갑자기 파티플 아니면 못 깨는 퀘스트 내놓고 '이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않으면 님에게 다음 스테이지는 없음' 하는거 하지마 ㅋㅋㅋ - 그나마 '컨텐츠 파인더' 라는걸 넣어준다니 뭐 다행이긴 하지만 어떨지 으음 ... - 아마도 그랜드 컴퍼니 : 진영이고 프리 컴퍼니 : 길드 같죠? 전체적인 인상은 ... 저는 한국이나 북미의 mmog는 mmog의 첨단에 서 있는게 확실하다고 봅니다. 일종의 '차세대 mmog라면 이런거다!!' 라는 식의 시도들을 여러가지 하고 있고, 그중 어떤건 성공, 어떤건 실패하는 패턴이죠. 물론 그보다 좀더 후열에는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쓰되 전혀 다른 부분에서 키피쳐를 넣겠다는 전략도 존재하긴 합니다만, 이들은 대체로 AAA급은 아니고 그보다 살짝 뒤에 있는 클래스들이구요. 근데 FF14는 어찌보면 이런 '장르의 최첨단'에 서기 보다는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검증된 플레이 위주로 짜겠다는 인상이 짙군요. 방금 말한 '후열'에 속하는 전략인데, 이런 전략을 취하는 게임은 보통 이정도의 물량 - FF14는 명실상부한 AAA급 게임 - 을 때려붓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일본의 게임 시장에서 mmog가 절대 보편적이거나 대중화된 게임은 아니니, 이 정도의 전략을 통해 좀더 대중적으로 가고 싶다 ... 라는 전략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고 ... 반대로 mmog의 최첨단에 선 게임들은 유저를 학습시키는 방법 또한 최첨단입니다. 대표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메인 시나리오 따라가다보면 솔로잉만 하게 되니까 반드시 파티플레이 해야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라는 방법, 북미와 한국을 막론하고 굉장히 많은 게임에서 정확하게 저 의도에 부합하는 (와우식 솔로잉 위주 성장만 시키니까 애들이 파티플레이를 몰라서 안되겠어. 파티플레이를 가르쳐주는 구간을 필수과목으로 넣자) 취지에서 넣었다가 대부분 대실패한 경험도 있는게 대표적이죠. 그룹 플레이 부분을 옵션으로 빼면 괜찮습니다. '필수'로 넣으면 위험합니다. 결과적으로 열심히 노력 중인 PD님에겐 미안하지만, 여기에 기재된 논의 대부분은, 2000년대 중후반 한국 mmog씬에서 전부 훑고 지나간 것들 ... 그리고 상당수는 이미 시장에서의 여러 실험등을 통해 결과가 나온 것들이네요. 저의 최종 결론 : 이 프로젝트의 PD님은 길드워즈2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해봐야 합니다.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우리나라와 북미에서 게임 디자이너의 구체적인 역할이나 위상 등에는 차이가 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하는 일을 모르는 사람에게 소개하는 정도로 포괄적인 수준에서라면야 사실상 크게 다른 부분은 없지 싶어서 … 옮기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레벨 디자이너를 게임 디자이너의 일종으로 생각하는데 비해 이 사람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직군으로 간주하는 등의 차이가 좀 있긴 있네요. 애초의 취지와는 달라졌지만 이왕 옮기기 시작한거 버리기 아까워서 마저 합니다. 하지만 번역의 질은 … 이번에도 역시 그닥 기대하지는 마세요 ;; 원문 주소 : http://www.gamedev.net/page/resources/_/creative/game-design/what-does-a-game-designer-do-an-introduction-to-role-r2992 소개를 소개합니다 지금 당신이 작은 인디 개발팀을 생각하고 있다면, 많은 이들이 아티스트 한 명, 프로그래머 한 명, 그리고 게임 디자이너 한 명을 떠올릴 것이다. 아티스트는 펜으로 멋진 모양새들을 그려내고, 프로그래머는 그 멋진 모양새가 화면에 나타나도록 키보드를 두드린다. 그럼 게임 디자이너는? 이 세계에서 게임 디자이너는 뭘 하지? 성스러운 디자인 의례를 거행하나? 게임 개발 분야에 처음 진입한 사람이 이를 단숨에 이해하긴 좀 어렵다. 아울러 설명하기에도 쉽지 않은 직업이다. 그것이 내가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심지어 게임 디자이너가 되길 원하는 이들에게 시작점을 가르쳐 줄 수 있기를 원하는 이유이다. 아울러 나는 게임 디자인도 다루고자 한다. 이 직군으로 무얼 해야하는지, 게임 디자인은 뭔지 등. 잡소리 길어지기 전에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 한번 비교해보자. 게임 디자이너와 레벨 디자이너는 겹치는 부분이 많다. 레벨 디자이너로서, 당신은 아티스트가 만들어 내놓은 여러가지 기물들을 플레이어들이 플레이하게 될 맵에 배치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전혀 충분하지 않다. 플레이어가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레벨을 좋아해야만 한다. 이는 어떤 목표를 만족시켜야 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도구를 소개한다던가. 당신의 직업은 멋진 맵을 생각해내는게 아니다. 당신은 플레이어를 위해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맵을 만들어내야 한다. 당신은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을 디자인한다. 플레이어가 클리어함으로써 그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뭔가를 맵에 디자인 해야 한다. 자, 이제 당신은 스스로 만든 맵이 플레이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해야 한다. 좋은 레벨 디자이너는 자신의 예측을 테스트한다. 스스로 만든 맵을 플레이테스트해본다. 이 플레이테스트로부터 얻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다음에는 좀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더 나은 레벨을 만든다. 플레이테스트를 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반복. 이는 기본적으로 게임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좀더 큰 스케일에서 한다. Note : 게임 디자이너로서, 당신은 어떤 매커니즘 또는 하위요소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끊임없이 예측하고 테스트해야한다. 경험 많은 디자이너조차도 주기적으로 놀라곤 한다. 당신은 그 결과를 분석하고, 왜 자신의 예측이 정확하지 못했는지 밝혀낸 후 이를 수정해야 한다. 게임 디자이너로서 당신은 하나의 맵을 디자인하기보다는, 언제 무엇을 플레이어들이 배우게 할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 맵이 얼마나 어려워야 할지에 대해 생각한다. 당신은 게임 플레이의 페이스를 조절하는데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스토리는 어떻게 전달되며 어떤 진도로 전개되는지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당신은 캐릭터의 스킬을 디자인하고, 스킬 시스템의 밸런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과, 그 모든 일들에 대해 게임이 어떻게 반응할지 또한 당신이 올바르게 해야 할 일들의 일부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난 일이다. 그러나 언제 뭔가가 ‘동작할까?’ 당신이 Dota2의 게임 디자이너라고 생각해보자. 팀원들 중 하나가 당신에게 다가와 말한다 “저기요, 이러저러한 간지나는 스킬을 가진 네크로맨서 캐릭터가 있으면 멋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의 아이디어는 실제로 꽤 괜찮다. 게임의 비전에 부합한다. 당신이 이 팀원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구체적인 디자인 작업을 하게 된다면, 다음의 두 가지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1. 이 네크로맨서는 제대로 밸런싱 되어야 한다. 네크로맨서가 부활시킨 한떼거리의 부하들이 모든 적군 플레이어를 학살할 수 있다면 이는 당신의 게임을 망가뜨릴 것이다. 2. 매커니즘을 의미있게 만들어라. 자주. 당신은 청부살인업자 또는 닌자를 플레이하고 있다. 간지난다. 그러나 당신은 어떤 면에선 스스로 그닥 청부살인업자스럽지 않다고 느낀다. 마치 닌자 마스터가 되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당신의 역할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그 또는 그녀가 드래곤슬레이어가 된 것처럼 걷도록 만드는 것이다. 단지 ‘당신은 천둥의 신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라고 써내려간 텍스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의 일을 제대로 한다면, 플레이어는 이를 알 수 있다. [/list:u] 코더의 일이 ‘화면에서 춤추게 만들기’라면 당신의 일은 플레이어가 느껴야 하는 일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당신은 게임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어떤 매커니즘이 게임에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아야 한다. 당신은 아이템, 스킬, 그리고 뭐가 됐든 게임에 있어야 하는 것들의 통계와 어떻게 이들이 동작하게 할지를 계산한다. 다행히도 당신은 혼자서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당신의 팀 멤버들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뭔가 새롭고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게임 디자이너는 모든 컨셉을 다 파악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 누구든 갑자기 천재적 발상을 떠올릴 수 있다. 팀원들이 다양할수록 그들의 아이디어 또한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스스로의 마음 속에 가진 그림을 그들과 공유하도록 잘 관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은 게임 디자인의 핵심적인 부분을 까먹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거 25%의 10% 만큼 화염저항을 갖던가?) 당신의 쩌는 작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왜곡된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당신은 모든 질문에 언제나 대답할 수 없을 뿐더러, 다른 팀원들도 무기 시스템이 어떻게 밸런싱 되어 있는지 알고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이것이 게임 디자인을 문서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작업이 제대로 되었다면, 다른 팀원들 또한 당신의 생각과 결정을 이해할 것이다. 당신은 왜 어떤 피처를 추가했는가? 왜 당신은 뭔가를 빼버렸는가? 당신의 계획을 공유할 수 있게 노력하라. 구두로든 문서로든. 이는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당신의 계획을 공유함으로써만 모두가 당신의 계획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만 당신의 팀은 멋진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또한 당신이 좋은 게임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연습해야 할 기술이다. 당신이 인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면, 게임 디자이너는 프로듀서로서의 책임 또한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당신이 게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당신은 가장 핵심적인 매커니즘을 알고 있다. 당신은 어떤 요소를 절대로 뺄 수 없는지, 어떤 요소는 여의치 않을 경우 빼도 되는지 알고 있다. 이를 통해 당신은 단순히 그걸 감당할 자원이 없다는 이유로 멋진 요소를 빼버릴 수 있는 짐도 지게된다. 게임 개발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언제나 조금만 더 작업하면 그만큼 더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 줄 요소들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돈은 한정적이다. 언젠가는 게임을 출시하고 리뷰어들에게 보내줘야 한다. ‘좋은’ 그리고 ‘나쁜’ 게임 디자인 이 두 단어는 여기저기서 자주 쓰인다. 특히 게임 리뷰를 읽을 때면 그렇다. 그러나 대부분은 묻지 않는다. 언제 게임 디자인이 ‘좋거나’ 또는 ‘나쁜’지 좋은 게임이란 무엇인가? 당신이 좋아하는 게임들을 예로 들어보자. 당신이 머릿 속에서 상상만으로 그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없다면, 5분에서 10분쯤 다시 플레이 해보자. 왜 그 게임을 좋아하는가? 왜 그 게임이 당신이 좋아하는 게임인가? 내 생각에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흔한 답변은 이럴 것이다 : “재밌으니까!” 아마도 당신은 이 말이 부분적으로 맞는 게임을 골랐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재밌다는 것이 그 게임이 독보적인 이유는 아닐거라고 주장하겠다. 많은 것들이 재미있다. 많은 게임들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지상에서 사라져갔다. 나는 영화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하겠다. 다양한 재미있는 영화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배트맨 리부트가 독보적인 이유는 단순히 옛날 영화들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은 아니다. (글쎄,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예외다. 내 가슴에선 아직도 피가 샘솟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나는 그것이 스토리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우리는 배트맨의 고통을 볼 수 있다. 한 명의 인간으로서 그가 스스로의 내적 공포를 극복하는 장면을 보았다. 어떻게 그리고 왜 그가 옳은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는지 알 수 있다. 배트맨 비긴즈는 내가 주인공에 깊이 이입한 몇 안되는 영화들 중 하나이다. 악당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던 몇 안되는 영화들 중 하나이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우리는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에 이입한다. 그것이 흥미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게임 또한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겠다. 벤 “야찌” 크루쇼 (영국의 유명 코메디 작가 겸 비디오 게임 저널리스트이자 ‘어드벤처 게임 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어드벤처 게임즈’라는 걸 만든 작가. 라고 위키피디아에 나오는군요) 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가져와서 그가 뭐라고 말하는지 분석해보자 [youtube.com/watch?v=7jbhCOCdHUw](http://www.youtube.com/watch?v=7jbhCOCdHUw) 내가 그를 고른 이유는 그가 만족시키기 아주 어려운 게임 리뷰어인데다가, 최고의 게임들에 대해서조차 단점을 지적하는데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야찌의 말에 따르면 “사일런트 힐2의 이상한 점은, 차갑고 냉정하게 과장을 배제한 관점으로 말해보자면, 실질적인 게임플레이가 엿같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재미가 없으며 심지어 가끔은 총체적으로 나쁘다는 얘기다. 당신이 사일런트 힐2를 플레이했던 이유는 스토리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도 아닌 게임에서 스토리라니? 이런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사일런트 힐2가 어떤 언어도 사용하지 않았으되 깊은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때문이다. 사일런트 힐 2는 스토리의 전달을 오로지 레벨 디자인과 적들 그리고 게임의 매커니즘을 통해서만 전달하고 있다. (전투는 구리다.) 모든 것이 주인공의 정신에는 상징이며, 모든 요소들이 다른 매체로는 흉내내기 어려운 방식으로 스토리를 전달한다. 이 업계는 마치 ‘재미있는 게임만이 좋은 게임이며 모든 게임은 재미있어야만 한다’라고 선언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이는 ‘모든 영화는 즐거움을 주어야만 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쉰들러의 리스트를 만든 감독이 ‘우리 영화는 좀더 즐거움을 줘야 해’ 라고 말한다고 생각하면 어떤가? 다행히도 영화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문구로 이 단락을 마무리 지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변화하고 있는 듯 하다.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면, Extra Creditz의 스펙 옵스 : 더 라인에 대한 설명 (http://www.youtube.com/watch?v=kjaBsuXWJJ8) 을 보라. 결론 게임 디자이너로서 당신의 일은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게 아니라,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일 수도, 플레이어의 머릿 속에 의문을 남기는 것일 수도, 마음을 평안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또는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플레이어와 게임이 어떻게 상호작용할지를 고민하고, 당신이 보여주려는 것을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보고 있는지 테스트하라. 당신이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냈다면, 플레이어들은 다른 이가 되어보거나 다른 세계로 여행하는 등, 게임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당신 자신의 마음과 의식을 탐험하라. 거기에 우리가 기억하고 염원하는 게임이 있다.
  4. kaelove1234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전체 원문 주소] http://www.thisisgame.com/webzine/community/tboard/?board=36&sf=author&sw=가람해무&sdt=2010-09-09&n=100915 제 글을 펌해서 가져오게 되는군요. OTL GDF에 가입한 이후에 아직 글을 한 번도 못 올렸던지라, 예전에 썼던 걸 약간 편집해 볼까 합니다. 원문은 위의 주소를 참고하시면 될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 2 싱글을 끝냈다면 더 이해하기 쉬울 거에요. 아래는 스타크래프트2에 등장하는 짐 레이너의 부관 맷 호너가 가상의 블리자드 제작자라고 가정하고 쓴 글입니다. 스타크래프트 2 싱글 미션 튜토리얼 첫 번째 미션인 '해방의 날'은 그냥 단순한 조작 튜토리얼이에요. A키를 사용한 강제 공격을 알려주기 위해 자치령 홀로그램 선전물을 파괴하는 서브미션을 추가했죠. 이건 맹스크의 악독함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린 하나의 선택으로 하나 이상의 효과를 얻는 걸 좋아하거든요. 저희는 각 미션이 전달할 튜토리얼과 패턴의 특수성에 집중했습니다. 두 번째 미션인 '무법자들' 은 병력의 끊임없는 생산과 한 방 몰아치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네? 그냥 밀 수 있었다구요? 저런, 매우 어려움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는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없는 화염차들이 등장하거든요. 어설픈 병력으로 밀다가는 각개격파당하고 본진까지 밀리는 상황이 생길 거에요. 포인트는 마린을 일렬로 늘어놓고, 메딕을 붙이자는 거죠. '0시를 향하여'는 뭐냐구요? 전작에서도 사용한 것이지만, 저그의 강력함을 어필하는데 디펜스 미션만큼 좋은 것도 없어요. 미친듯이 몰아치거든요. 여기서는 테란의 강력한 특성인 방어에 대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뮤탈을 막기 위해서 터렛을 짓고, 지상 유닛을 막기 위해 벙커를 짓는 것이죠. 오로지 플레이어가 이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본진은 이미 전부 지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방어만 너무 하면 지루하니까 도중에 흩어져 있는 반란군들을 구출하는 서브 미션도 포함되어 있죠. '대피' 는 그러니까, 0시를 향하여의 동적인 임무입니다. 호위 임무죠. NPC들을 방어해야만 하는데, 군데군데 벙커들이 있습니다. 각 벙커가 있는 지역은 방어하기에 적당한 위치에 있죠. 당신이 멀티에서 벙커를 짓는다면 이런 곳에 짓는 게 좋습니다. 여기서는 최대한 적절한 병력으로 이동하면서 누군가를 지킨다, 라는 패턴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합니다. 여러분들은 화끈한 화염방사병이 저그를 얼마나 잘 지지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에요. '재앙' 미션은 우리가 특수한 패턴을 만들기 위해 집어넣은 미션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는 특별히 화염차를 사용할 수 있죠! 화염차를 사용하세요! 밤에는 방어하고 낮이라는 짦은 시간 동안 공격하도록 설계한 이유는, 테란이 어딘가를 테러하기 위해서 화염차만큼 빠르고 좋은 것이 없다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낮에도 느린 불곰과 마린을 데리고 다닌다면, 채 한 곳을 쓸어버리기도 전에 밤이 오게 될 테니까요. 추가 유닛은 그 미션을 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 '안식처 헤이븐' 과 '헤이븐의 몰락' 은 여러분이 싱글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 접하게 되는 어려운 미션일 텐데요. 우리는 의도적으로 이곳에 강력한 병력들을 배치하고 그 약점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바이킹을 사용해야 할 겁니다. 프로토스 대부분의 시설에 왜 수정탑이 아니라 연결체를 띄워 놓았을까요? 바이킹의 장거리 공격으로 이것을 공격해 포토캐논을 무력화시키라는 거죠. 하지만 바이킹의 지상 공격은 취약합니다. 결국 여러분은 바이킹과 지상 병력을 동시에,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사용하여 적을 공격해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은 모선이나 공허폭격기, 캐리어 등을 처치하는데 '바이킹' 의 사거리만큼 우월한 유닛이 없음을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겁니다. 잘하면 히트 앤 런도 배울 수 있겠죠. 또한 여기서는 여러분이 처음으로 미션의 분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유희죠. '어부지리' 는 어떻습니까? 독특한 패턴이죠. 여러분은 프로토스와 저그가 치고 받고 싸우는 동안 유물을 획득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불곰의 강력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불곰을 뽑으세요! 그리고 이기세요! 마지막 보너스 미션인 바위 수호자에게 유닛을 한 기도 잃지 말고 이기기 위해서는 마린 따위가 섞여서는 안 되니까, 불곰을 뽑으세요! 불곰의 우월함을 볼 수 있습니다. '정면 돌파' 는 거대한 천공기를 사용해 적을 공격합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적의 공격이 거세지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천공기를 적 공격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빠른 시간 안에 유물 문을 부술 수 있을 겁니다. 이 미션은 사실상 쉬프트 키를 이용한 명령 입력의 튜토리얼입니다. 천공기 자체가 위력이 강하지만 공격 준비 자세에 시간이 걸려 쉬프트 키로 공격 예약을 할 때만 효과를 발휘하거든요. 세 군데에서 병력이 모였다가 쳐들어오는 것은, 다양한 곳에서의 문제가 생기게 될 때 쉬프트를 이용한 매크로 플레이가 주효하다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위기의 뫼비우스' 는 말입니다. 이번에 메딕을 날리고 새로이 추가된 의료선의 활약을 위해 준비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섬 지형에서 다른 곳으로 공격을 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의료선을 준비할 수밖에 없지요. 의료선은 좋아요. 드랍도 하고 병력을 치료하기도 하니까요. 물론 이것뿐이라면 그냥 그저 그러니까 캐리건이 뫼비우스 건물을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그녀가 목표에 오기 전까지 건물을 파괴한다는 설정을 추가했습니다. 시간 제한이 추가되었으므로 드랍으로 준비된 모든 지역을 일일이 초토화시킬 수 없죠. 의료선으로 최대한 진출하여 적에게 타격을 입혀야 합니다. 테란의 기동성을 최대한 살리는 튜토리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곳곳에 드랍에 적당한 섬 형태의 지역이 있어서, 이곳에서 아래쪽을 공격하는 것이 얼마나 유리한지도 알 수 있죠. '초신성' 은 맵 왼쪽에서부터 열기가 밀어닥치는 가장 독특한 맵 중 하나입니다. '악마의 놀이터' 에서 힌트를 얻었죠. 추가 유닛이 밴쉬죠? 그렇습니다. 이 미션에서는 밴쉬를 최대한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적의 디텍트 유닛은 본진 공격시 돌입해 오지 않습니다. 그 말인즉, 밴쉬의 클로킹 기능을 이용해 최소한의 피해로 병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테란 기지의 장점인 공중 이동을 이용해 최소한 두 번은 기지를 옪겨야 할 겁니다. 이것도 튜토리얼의 일부죠. 멀티에서 이렇게 사용할 일은 없겠지만요. 여러분은 이곳에서 수정탑을 파괴하거나, 거신 및 불멸자를 처치하는데 밴쉬가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악마의 놀이터' 는 전투에서 멀티의 중요성을 실감하도록 설계된 지역입니다. 오로지 그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 적 본진을 처치한다던가 맵이 넒다거나 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적은 끊임없이 쳐들어 오는데 본진의 미네랄이 다 떨어져 간다? 어쩌긴 뭘 어쩝니까. 멀티를 떠야죠. 근데 멀티는 위험한 지역에 있어요. 그것들을 어떻게 꾸준히 관리하는가에 대한 튜토리얼입니다. '정글의 법칙' 은 글쎄요. 각 지역마다 병력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한 타 싸움을 꾸준히 하면서 병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법을 배웁니다. 탈다림 제단에서 가스를 캐는 게 목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제단을 봉인하기 위해 파견된 병력 조합을 어떻게 최적화된 병력으로 빠르게 처치할 수 있느냐를 배웁니다. '탈옥' 과 '유령이 나타났다' 는 쉬어가는 미션입니다. 우리가 만든 일종의 공식 유즈맵이죠. 이건 '장막을 뚫고' 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크래프트 1의 내부 잠입 미션 기억하시나요? 제라툴 기억 미션에서도 보여지죠. '대열차 강도' 는 그렇죠. 이동하는 목표를 처치하는데 무빙샷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줍니다. 공격이나 A키 이동만 고집한다면 고수가 될 수 없어요. 무빙샷이 자동으로 되는 코브라가 이 유용함을 알려줍니다만, 우리는 무빙샷을 자동으로 하기보다는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른 결과로 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코브라가 화염차보다 강력하고 편하지만 결국 멀티로 편입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죠. 쉽다는 건 단순하고 비도전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비열한 항구' 요? 하하하. 적의 채집을 방해하는 것은 승리의 열쇠입니다. 적보다 더 많은 병력을 확보할 수 있거든요. 이러한 생존 철학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멀티에서 상대를 이기려면 일꾼을 최대한 쓸어버리세요. 상대는 가난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 시각적인 부분을 최대한 강조하기 위해서 6000미네랄을 모으면 아주 잘 꾸며진 '미라한의 기지' 를 획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러분이 멀티에서 상대보다 6천 미네랄을 더 모았을 때, 시각적으로 이 정도의 병력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적인 올란의 본부는 플레이어가 공격을 실패할 경우, 2분 안에 원래 상태를 그대로 복구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멀티에서도 유리하다고 해서 방심하시면 안 되죠. '파괴 병기' 나 '언론의 힘' 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스타 2에 등장한 강력한 신병기인 토르를 플레이어에게 각인시키기 위하여 이 미션을 준비했습니다. 250밀리 타격포는 건물을 쓸어버리기에 최적의 무기입니다. 제라툴 미션은 넘어가죠. 일종의 쉬어가기라고 할까요. '공허의 나락' 은 전투순양함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마련된 튜토리얼입니다. 전투순양함이 비록 강력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 본진에 무작정 들어가 활동하게 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습니다.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분열장 생성기' 입니다. 여러분은 적진을 유린하기 위해 그 위에 떠서 두들겨맞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야마토 포로 적의 방어 진형을 무너트리고 이후에 돌입하세요. 그렇기 때문에 분열장 생성기나 수정탑은 보통 야마토 포의 사정거리 내에 있습니다. ' 지옥의 문' 이후부터는 별다른 게 없습니다. 병력을 꾸준히 확보하고 적을 공격하면 됩니다. 모든 미션이 각각의 튜토리얼을 갖추고 있다면 얼마나 빡빡하겠습니까? 시간 제한조차도 준비하지 않았죠. 굳이 튜토리얼이 있다면 완성된 저그 본진을 어떤 조합으로 쓸어버리는게 유리한지 깨닫는 정도입니다. 사족/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 2 자유의 날개에 비해 저그 확장팩의 싱글 미션은 좀 별로였습니다. 들인 시간의 차이 때문일까요? 의도가 확실했던 오리지널에 비해 저그의 분열과 성장 방식 등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부가적인 수익은 있었지만, 그 자유분방한 특징 때문인지 미션의 짜임새는 좀 아쉽더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5. 아마 많은 기획자 신입 또는 기획자 지망생들은, 게임 기획자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부끄러운 고해이지만, 저 역시도 수 년전까지만 해도 게임 기획과 아이데이션을 동치라고 생각했었고, 직접 실무를 접해 나가기 시작하면서야 겨우 이런 생각들을 고쳐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꽉 채운 6년이 점점 다가오는 짧은 개발 경력에 비춰볼 때, 게임 디자이너의 주된 역할은 "UX 디자인"과, "디자인의 문서화"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을 구성하고, 컨텐츠를 채우고, 시나리오나 퀘스트를 만드는 등의 여러가지 분업화된 업무가 결국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라는 점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흔히 "개발자 마인드"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사용할 때, "플레이어와 고립된 채 개발자 자기 중심에서의 게임에 대한 접근"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많은 부분들은 잘 모르는 신입들이 아닌, 숙련된 개발자라고 불리는 오랜 경력의 보유자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곤 합니다. 아마 너무 오랜 시간 개발에 전념하다보니, "상식"이라는 생각의 기준이 자신들에 맞게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밸런스를 위한 밸런스, 시스템을 위한 시스템, 기획을 위한 기획"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MMORPG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몬스터의 방어력보다 너무 강해 게임의 밸런스가 무너져 난이도가 처참하게 떨어져있다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떠오르는 것만 적어봐도 서너 가지 정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게임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위 네 가지 방법 모두가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예시에서 설명드렸듯이 "서비스 중인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떠한 개발 상황에서도 큰 리스크로 작용하는 4)번의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1)번의 경우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예시의 게임이 공격력 수치가 표시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해당 몬스터를 공격할 때 1,000 이며 총 생명력의 50%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맞춰야 하는 밸런스는 플레이어의 공격력 영향이 기존의 절반까지 낮춰저야 한다고 가정할 때, 위의 밸런싱 방법에 따라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대략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개발자가 플레이어에게 "우리 기준에 맞게 당신들의 능력치를 강제로 뜯어 고쳐줘야 겠어"라고 말하는 것은 요즘 SNS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甲의 횡포"가 될 뿐입니다. 아무리 약관 상에서 회사와 고객이라는 입장으로 회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회사의 데이터를 빌려서 사용하는 을乙의 입장이라고 동의했을 지언정, 실질적으로는 "개발자가 월급받고 계속 일할 수 있게 돈을 지불해주는 감사한 고객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이치로 접근해볼 때, 위 케이스들 중 "개중 패널티가 적은" 3)번 안으로 채택되는 것이 플레이어의 불만을 가장 덜 발생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들의 입장은 결국 "게임 밸런스 따위 내 알바 아니고, 내 캐릭 너프나 시키지 마쇼"라는 거고, 그런 고객들을 만족시키면서도 게임의 장기적인 수명을 위해 밸런싱을 해야할 때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에서 "서비스"라는 명칭이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이유에서, WoW의 수시로 버프/너프를 반복하는 게임 밸런싱이, 당하는 입장에서 주로 불쾌하다는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뭔가 고쳐나가고 있다는 부분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그 고치는 대상이 내 캐릭터 칼질이라면 납득할만한 플레이어가 몇이나 될까요? 물론 절대로 제가 너프/디너프(버프는 아니고 그냥 너프가 안되서 땡큐. 라는 의미..)를 반복하는 흑마법사 유저라서만은 아닙니다. (시선을 회피한다.)
  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는 북미서버에서 LOL을 시작했습니다. 그땐 아직 한국서버가 없어서 ... 당시엔 이기기 위해 달리는건 당연하지만 꽤 많은 경기가 '즐겁게' 진행되는 양상도 보였죠. 흔히들 '예능게임' 이라고 하는 ... 승패도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딱히 승패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서로가 웃자고 게임하는 뭐 그런 분위기 ... 멋진 플레이가 나오면 상대팀에서도 칭찬이 터지고, 바보같은 플레이를 하면 비난하기보다는 웃어넘기는 플레이. 소위 말하는 '조합' 이라는 개념이 아직 지금과 같은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기 전이라서, 챔피언 픽이나 포지션도 꽤 자유로운 편이었습니다. 지금은 흔히들 유로 스타일이라고하는 플레이 패턴에서 벗어나면 욕을 먹지만 그때는 바텀라인에 AP챔프만 둘이 간다거나, 공속 알리스타를 시도한다거나 등등을 해도 아군이건 적군이건 '특이하네' 라고 한 마디할 뿐 그걸 비난하거나 하지는 않더라구요. 한국서버가 나왔습니다. 한 6개월은 저도 꽤 달린 것 같은데요, 점차 '유로 스타일 강요'가 심해지더라구요. 챔피언 픽 때도, 라인전에서도,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 게임 전에 이미 정해져있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욕설이 터져나옵니다. 여기에 적응해보려고 노력도 좀 했던 것 같은데, 어느순간 '이렇게 게임해서 뭐하나 ...' 싶은 마음이 들어 LOL을 접었고, 그 이후로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딱히 한국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북미에서 한국으로 옮기던 시기는 유로 스타일이 막 퍼져나가던 시기이기도 해서, 제가 북미서버를 떠난 이후에 북미서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거든요. 고착화된 플레이 및 플레이어 상호간 그에 대한 강요가 괴로웠던 셈이죠. 이건 어찌보면 '플레이어들의 책임'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게임인데도 유로 스타일 이전과 이후에는 이런 현상의 빈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거든요. 한편, 책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있다면 그 해결책도 플레이어들이 나서는 것 밖에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죠. 이기고 싶거든요. 객관적으로 유로스타일이 가장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만, 가장 보편적인 전략인건 맞습니다. 그리고 처음 만난 팀원들간에 합을 맞추고 싶으면 가장 유명한 유로 스타일을 따라가는게 가장 무난할테구요. 새 전략을 시도하는건 오늘 처음 만난 팀원이자 이 경기가 종료되면 다시 보지 못할 팀원과 합을 맞추기엔 전혀 적합하지 않죠. 결국 객관적으로 가장 우수한 전략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전략은 맞습니다. 그렇기에 이 전략에 대한 강요가 생겨나구요. 얼마전에 LOL에 '칼바람'이라는 새로운 전장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서머너즈 리프트 이후에 다양한 새 레벨들을 시도했으나 모두 그닥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가운데, 칼바람 전장은 뭔가 좀 신선한 구석이 있어보입니다. 이 레벨에는 라인이 하나입니다. 모두가 한 길에 모여서 싸워야 합니다. 이 레벨에서는 본진으로 귀환해도 체력을 채워주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라인에서는 한 번 죽어야만 상점 이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본진으로 굳이 귀환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전장에서는 챔피언 픽이 랜덤입니다. 자기가 가진 챔피언에 프리 로테이션 챔프를 더해서, 그 풀 내에서 랜덤으로 챔피언이 결정됩니다. 다들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되면 주먹구구식 난전의 연속이 됩니다. 전략이고 나발이고 세우는게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할 수도 없습니다. 다들 우르르 모여들어 왁자하게 싸우다가 죽으면 부활해서 다시 달려오는 플레이의 반복이 되죠. 물론 아직 칼바람이 나온지 얼마 안됐으므로 최적전략이 도출되지 않은 상태의 과도기여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이 전장의 시스템이 지향하는 바는 명확해보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현상 그대로, 흥겨운 주먹구구식 난전이죠. 정형화된 유로 스타일에 대한 카운터입니다. (딱히 유로 스타일에 대한 카운터라기보다는 모든 정형화된 전략에 대한 카운터라고 봐야겠지만요.) 라이엇이 유로 스타일 강요가 플레이어들에게 주는 피로도에 대해 파악했고, 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듯 정형화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상호강요는 플레이어들의 책임이자 문제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저라면, 솔직히 저라면, 그걸 그냥 플레이어 책임으로 돌리고 다른 개발 이슈를 살폈을 것 같습니다. 뭐 다르게 보자면 딱히 업데이트 없이 챔프만 꾸준히 추가해도 상관없는 개발팀이 심심한 나머지 이런 이슈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볼 수 있긴 하지만요. 지금까지 칼바람 전장에 대한 얘기는 사실 제가 게임을 떠난지 오래되어서 ... 그저 주워들은 것 뿐이라 확신하긴 어려운 구석이 있긴 합니다.
  7. 어쩌다보니, 제가 이 포럼의 블리자드 빠돌이를 맡게 된 기분이 들지만.. 넘어가기로 하고 본론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전의 많은 게임들에서도 사용되어 왔던 방법이지만, MMORPG라는 "생활 터전"을 제공하는 게임으로 옮겨오면서 일종의 현실 세계의 생활 패턴과 유사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장치들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지만, 대표적으로 "낙하 데미지"를 이용한 "고지대의 위험 요소에 대한 인지"를 먼저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차원적으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데미지를 입는 방식은 어때?"라는 발상에서 착안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상식적인 기획 수준에서 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그런 시스템이 있나보네" 정도로요. 그런데 레벨 디자인에서 생각보다 고저차를 이용한 지형들이 다수 존재하고, 낙하 데미지가 플레이어 캐릭터의 생명력 수치와는 관계없이 비율 타입으로 적용되고, 가끔 낙하 데미지를 유도하는 몬스터 AI까지 존재하다보니, "저속 낙하"와 같은 스킬이 상대적으로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높고 좁은 난간이 없는 이동 경로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어, 플레이어가 "높은 곳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게"만들었다는 점이 좋은 UX 요소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휴식 경험치"를 활용한 "여관의 활용"이라는 부분을 꼽아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려다가 하나만 쓰기 뭐해서 곁가지를 붙인 글이 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게임을 좀 쉬엄쉬엄 하게 유도할 수 없을까?" 라는 부분이, 게임 개발사 내적인 고민이었을지 아니면 외부의 요인 때문이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여튼 국내 여타 게임에서는 "피로도 시스템"을 차용해서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제한"하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와우는 이 부분에서 "쉬었던 만큼 보너스를 줄게"라는 부분으로 접근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상으로는 보너스지만, 그 보너스가 당연하게 느껴질만큼 풍족했기에, 보너스가 없는 것이 "상대적인 패널티"로만 느껴지게 했다는 점이 좋다고 생각했구요. 시스템 상으로는 그것에 그쳤다면, "장기간 휴면 고객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에 그쳤을지도 모르지만, 그 장소를 "여관에서 접속 종료한 시간 동안에만"으로 한정하자 이야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경험치 보너스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여관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여관에서는 게임종료와 접속종료가 즉시, 안전하게 이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전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접속 종료 지점"이라는 걸 신경쓰게 됐다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세계의 상식적으로, 필드에서 로그아웃을 하면 캐릭터는 개념상 "노숙을 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데 그 부분을 "여관에 묵는" 것으로 옮겨주었다는 거죠. 그렇게 가급적 여관을 찾아 종료하는 것이 마치, 콘솔 게임의 "세이브 포인트를 찾아 저장하고 게임 종료"하는 것과 비슷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습관화 시켜서, 만레벨이 되어 더이상 굳이 여관에서 종료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상태가 되도, 은연중에 여관을 찾게 만드는 심리적인 회귀장소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 같고요. UX적 관점에서, 플레이어에게 해당 게임을 특징적으로 기억되게 할 수 있는 어떠한 습관적인 장치들을 인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게임 디자인의 하나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데브캣이 2008부터 2013까지 회사 내외부에 발표했던 자료를 모아두었답니다. 다른건 몰라도 우리나라 게임개발 정보공유 분야에서 데브캣의 공로 또는 노력을 부인하긴 어렵지 싶어요. 게임 개발 일반 및 게임 디자인에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연도별로 제목만 모아보았습니다. 제목만 보고 찍은(!) 거라서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본자료를 보시려면 물론 직접 링크를 찍어서 가보셔야 합니다. http://devcat.nexon.com/publication.html 2008 김동건 - 게임 디렉터가 되려면/devCAT 내부 발표자료 김동건 - 갈망의 아궁이/devCAT 내부 발표자료 2009 게임 개발 일반 & 게임 디자인 해당사항 없음 2010 이원 - MMORPG스토리텔링의 금기들/NDC2010 김동건 - 게임 개발에 남은 기회들/KOG발표 김충효 - 10년째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devCAT내부 발표자료 2011 김주복 - 절차적 지형과 트렌드의 추적자들/NDC2011 김동건 -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 이원 -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 개발 결산 - 마비노기 개발 완수 보고서/NDC2011 이원 - 절차적 지형과 하이트필드의 사원/NDC2011 이원 - 절차적 지형과 월드 머신/NDC2011 김주복 -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살펴보는 인터랙티브 시스템 개발의 문제점/NDC2011 2012 김재석 - Gamification 101 : 실전 감량 사례로 알아보는 메카닉/NDC2012 백승엽 - 매직 더 개더링 20년간의 게임 디자인 엿보기/NDC2012 이은석 - 게임 회사 취업 특강/NDC2012 이은석 - 고전게임 디렉터 포스트모템 - 화이트데이 :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NDC2012 최은영 - 아티스트가 기획을? - 하이브리드의 길 Ver.1/NDC2012 2013 이원/김한경 - 거의 모든 무기의 역사 - 서양 판타지편/NDC2013 김주복 - 심리학으로 다시 보는 게임 디자인/NDC2013 이은석 - 게임 디렉터가 뭐하는 건가요/NDC2013
  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대략 2년전의 글이지만 아직도 그럭저럭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고 봐서 퍼옵니다. 처음에 이 글을 제목만 봤을 때는 '뭐? ㅋㅋ 스타가 어려워? ㅋㅋㅋ'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내내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어떤 요소들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스타의 난이도가 높냐면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왠지 플레이하는 내내 뭔가 나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지금 당장은 잘못된 게 아니지만 이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는 게 아닐지 걱정하게 하는 측면이 있죠. 사실 전 그 불안감의 정체를 바로 윗 문장, 즉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지금 당장은 잘못된 게 아니지만 이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는게 아닐까' 라는 부분에서 찾아왔는데, 이 글이 비슷하면서도 좀더 포괄적인 설명을 해주는 듯 하네요. 참고로 아래 내용은 스타크래프트 멀티플레이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즉 늅늅들이 스타크래프트 멀티플레이를 시작하기 어려워하는데 왜 그런가? 에 대해 고민한 부분들이며, 싱글 플레이 캠페인에 대한 얘기가 전혀 아닙니다. 대신 싱글 플레이 게임에서 이러저러한 배려들이 멀티플레이에서는 동작하지 않아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어렵다' 라고 느끼게 해주는 부분에 대한 글 ... 이라고 보는 쪽이 맞겠죠. 스타2가 아니라 스타1에 대한 글이긴 한데 대부분의 경우 스타2와 겹치기도 하구요. 원문 주소 http://www.gamasutra.com/blogs/EvanJones/20110529/7698/Why_Is_Starcraft_So_Hard.php 스타크래프트는, 시대를 초월하여 가장 성공한 전략게임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학습곡선과 초보자에게 불친절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는 평을 듣는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이런 평판을 듣는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열광적인 게이머들에게조차 난이도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는 왜 이렇게 피할 수 없는 어려움으로 명성이 높은걸까? 요약하자면 : 대부분의 게임들은 게임의 동작에서 기본이 되는 몇 가지 사항들을 지켜주는데, 스타크래프트는 이런 사항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많은 다른 게임들에서 플레이어들은 게임이 시작할 때는 보통 안전한 상태이며, 자신들의 선택에 의해서 안전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를 경우 다시 안전한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여긴다. 플레이어의 시작지점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장소이며, 장애물을 만나 뭔가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전에 이미 그 장애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힌트를 받는게 보통이다. 게임은 보통 안전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안전한 상태'라 함은 플레이어들이 즉각적인 위험을 거쳐 게임에서 패배할 위험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안전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즉각적인 위험은 없으며, 어떤 장애물도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게임은 안전하지 못한 상태로 시작한다. 적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들은 즉각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적들이 언제든 공격해올 수 있으며, 한줌도 안되는 아군 유닛을 가지고,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들도 충분치 않은 상태로 말이다. 플레이어들이 언제 '안전하지 못한 상태'가 될지 결정한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특정한 행동을 함으로써 안전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적의 스폰 지점에 남는 것이든, 야구공을 피칭하는 일이든 또는 왕을 위험에 처하도록 남겨두는 일이든, 플레이어는 일반적으로 어떤 결정을 해야하며, 이 결정이 그를 위협에 처하게 한다. 스타크래프트는 이런 스위치가 없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적들을 쳐들어오며, 안전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안전하지 못한 상태는 실수를 저지른 후에 다시 안전한 상태가 된다. 많은 게임에서, 지금 죽어있는 플레이어는 이후에 돌아와 게임에서 승리할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많은 스포츠에서 한두골 정도 뒤쳐지고 있는 것은 절대적인 패배신호는 아니다. 헤일로 멀티에서 한번 죽는건 그저 1점 잃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에서 한 번의 국지적 전투에 패배한다는 것은 다음 전투에서 굉장한 패널티를 감수해야한다는 의미이다. (그 전투에서 잃은 유닛들의 생산자원과 시간 등등을 모두 잃은 것이니) 사실상 대부분의 스타크래프트 경기는 한 명 또는 두 명의 'GG'를 통해 마무리되는게 보통이며, 이는 자신이 입은 타격이 이후의 경기를 아무리 잘 이끌어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 점이 스타크래프트를 특히나 '용서없는' (즉 작은 실수 한두개를 통해 안전한 상태가 되는게 아니라 불안전한 상태가 가속되는) 게임으로 만든다. 경기 초반에 저지른 작은 실수가 결국에는 게임 전체를 승리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 실패를 통해 학습하는 과정은 대단한 시간을 소모할 수 밖에 없다. 집은 안전한 장소이다. 대부분의 경쟁형 게임에서, 시작지점은 그 지점에 속한 플레이어들에게 일종의 어드밴티지를 제공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맵들에서 (모두는 아니지만) 시작시 기지가 경사로나 체크포인트와 같은 '공격하기 어려운' 지형에 놓이긴 하지만, 기지 내에 내 유닛들이 자리잡고 있다고해서 대단한 버프를 받지는 않는다. 난 온 맵의 구석구석에 건설한 확장기지들이 사실은 공격받아 파괴되기 무척 쉬운 것이라는 사실에 놀라던 한 뉴비와의 대화를 기억한다. "확장기지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어요" 스타크래프트에는 '홈구장 어드밴티지' 같은건 없으며, 이는 플레이어들에게 직관에 반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플레이어들은 일반적으로 장애물을 만나기 전에 그게 무엇인지에 대한 적당한 힌트를 받는다. 수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일반적인 순환패턴은 다음과 같다. a) 플레이어가 장애물에 접근한다 b) 플레이어는 장애물 통과방법을 행하기로 맘먹는다. c) 플레이어는 장애물 통과방법을 시도한다. d) 시도가 성공적일 경우, 플레이어는 그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b이다. 플레이어들은 장애물을 만나기 전에 이미 그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종류의 장애물에는 다른 종류의 통과방법이 적용되며, 따라서 플레이어는 장애물 앞에 서기 전에 어떤 통과 방법을 사용할지 선택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한편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적들의 조합과 규모에 맞서 싸워야 한다. 플레이어는 반드시 정찰을 해야하며, 대응 방법을 결정하기 전에 공격을 받는다면 이미 그 전투에서 이기기엔 너무 늦었다고 봐야한다. 스타에서는 일종의 준비시간 (유닛을 준비하고 건설하는 등의 시간) 이 주어지긴 하지만, 특유의 공격적 성향은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어렵게 느껴진다.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들이 많이들 불평했던 사항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저그 러쉬'의 보편화이다. 빠르고, 모든 걸 쏟아부어 저글링 (빠르고, 약하지만, 극단적으로 값싼) 만으로 적기지의 파괴를 노리는 이 전략은 상대방이 방어 할 기회조차 갖기 전에 경기를 끝내버린다. 이 지독하게 공격적인 전략은 6-풀 (자원관리에 대한 장기적인 배려를 버리고 오로지 저글링을 빠르게 생산하는데만 초점을 맞춘) 빌드라 불리우며, 총알같이 이기거나 단박에 져버린다. 6-풀 빌드는 스타가 아닌 다른 게임에서 보편화 되어 있는 게임 문법의 모든 측면에 대한 카운터이다. 준비할 시간이 없이 즉각적으로 교전이 일어나고, (안전한 상태가 없이 안전하지 못한 상태로 시작하고, ) 첫 번째 전투의 성공 또는 실패는 그 게임 자체의 승리 또는 패배로 이어지며, (작은 실수를 통해 안전한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없고) 정찰을 통해 이를 파악할 확률은 굉장히 낮다 (장애물을 만나기 전에 경고를 받을 가능성이 낮다.) 물론 6-풀 빌드에 대응하는 카운터 빌드 또한 존재하다. 그러나 6-풀 빌드 자체의 속성 상 게임의 전략이 극단적으로 모험적이 되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재미없게 만들어버린다. 스타크래프트는 재미있는 게임이다. (사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게임들 중 하나이다.) 상업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를 대단히 잘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언급한 요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나쁜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 게임을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실질적인 장애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발자들은 이런 부분들을 수용하여, 플레이어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스타2는 연습 리그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적응할 기회를 주려고 배려하긴 하는데, 많은 플레이어들이 연습 리그를 그냥 지나치는 편이며, 한번 스킵한 경우 다시 플레이할 수가 없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우리는 보다 직관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1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작성자의 허락을 받아 전문 옮겨오기 !! 오늘 박경훈 님과 LOL의 핑 조작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집에 와서 좀 더 생각해 보니 내가 느낀 LOL 핑 조작에 대한 반감은 조작법보다는 근본적으로 UX에 담긴 방향성에 대한 불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와 연관해서 든 여러 가지 생각은 한 번쯤 글로 정리해두는 게 나한테도 좋겠다 싶어 길게 써 봄. 1. 워3의 UX(블리자드 RTS 대부분에 공통적으로 담긴 부분이지만 LOL과의 직접 비교를 위해 워3만을 전제로 함) 워3의 조작 체계는 다음의 규칙으로 통일되어 있다고 생각함. :::워3 조작 규칙::: A. 행동의 주체를 선택 B. 행동의 내용을 선택 C. 행동의 대상을 선택 # 유저는 A->B->C의 순서로 명령을 내려야 함. 예를 들어, '나이트가 샤먼을 때렸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면, 먼저 나이트를 클릭하고(A) -> 어택 아이콘을 클릭하고(B) -> 샤먼을 클릭(C) 해야 한다는 의미. 그리고 이 규칙을 유지한 상태에서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한 요소가 추가로 들어감. A 단계를 쉽게 풀기 위해 그룹 지정 기능이 들어가고 B 단계를 쉽게 풀기 위해 각 커맨드나 스킬, 아이템 별로 단축키가 들어감. 그리고 좀 특이한 요소로는 우클릭은 B와 C를 동시에 받아서 편리성을 높임(우클릭 대상이 땅이면 B를 이동으로 인식하고 C를 클릭 지점으로 인식, 우클릭 대상이 적 유닛이면 B를 어택으로 인식하고 C를 클릭 지점으로 인식) 이런 워3의 UX가 대단한 부분은 이 규칙 하에서 잘 통일되어 있다는 점과 이 규칙 자체가 'A=주어, B=동사,C=목적어'로 치환하면 영어의 문장 체계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걸 알 수 있다는 점. 즉, 위의 예시에서의 조작은 Knight Attacks Shaman 이라는 문장 그대로가 되고, 그만큼 유저가 따로 학습하거나 고민할 필요없이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면 그게 맞는 입력 순서가 된다는 것. (물론 이건 미국 기준이고 주어->목적어->동사 순서가 친숙한 한국 유저는 그냥 학습해야 함) 2. LOL의 UX LOL은 여러모로 잘 만든 게임이지만 UX에 대한 고민은 블리자드에 비할 바는 못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를 서술하겠음(사실 UX 부분에서 블리자드보다 뛰어난 회사가 어디 있을까 싶음). LOL은 워3의 유즈맵에서 파생된 게임이라 기본적으로 깔린 방향성은 '워3의 체계를 그대로 따르는데, 한 유닛만 컨트롤하기 때문에 A를 생략'임. 그래서 이동을 할 것인지 공격을 할 것인지 또는 스킬을 쓸 것인가를 먼저 선택하고 적이든 영역이든 대상을 선택한다는 구조인데, B와 C를 우클릭으로 합쳐 받는 부분도 그대로 가져왔음. 그런데 이 규칙을 벗어나는 개념이 있으니 바로 스마트 캐스팅. 워3가 편의성을 위해 시도한 부분은 기본적인 UX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LOL은 아예 순서를 엎어버림. 스마트 캐스팅에서는 유저 사고의 흐름이 C를 먼저 선택하고 B를 선택하는 개념이 됨. 스마트 캐스팅은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그런 방향으로 갈 거였다면 아예 A->C->B의 순서로 모든 UX를 통일하는 게 맞았다고 봄.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공격 명령을 내린다면 어택을 누르고 타겟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커서를 목표 유닛까지 이동한 다음 A를 누르는 방식이라던가 말이다(물론 우클릭은 B+C 이므로 어느 방향으로 가든 똑같지만). 스마트 캐스팅이란 개념을 넣은 것은 라이엇이 A->C->B 체계의 조작이 장점이 있다고 판단한 셈인데, 그걸 예외적으로 '복잡한 단축키로 쓰던가 설정에서 아예 키를 비꿔서 게임에 대한 적응도가 높은 게이머만 쓰도록'만 두고 게임 전반에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워3하던 유저들 적응 쉬워라-"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봄. 워3 유저의 쉬운 적응을 중요시한 판단은 맞다고 보기 때문에 난 라이엇의 이러한 선택이 '비겁하지만 현명했다'고 평가함. 그런데 스마트핑은 이도저도 아님. 스마트핑의 명령 체계는 '행동을 선택(핑을 찍겠다)하고 -> 위치를 선택하고 -> 행동의 디테일을 선택(어떤 핑을 찍겠다)' 라는 순서임. alt+클릭과 ctrl+클릭의 2가지 방법만으로는 LOL의 다양한 상황을 다 담을 수 없어서 더 다채로운 핑 기능을 필요로 했고 나름의 해결을 한 부분은 존중함. 그런데 나라면(또는 블리자드라면) 절대 이렇게 체계를 엎으면서는 넣지 않았을 것임. 예를 들자면, zxcv 에 매핑된 걸 딴 데로 다 옮기고 핑 종류 별로 하나씩 할당해서(현재 z는 채팅기록 보기이고, x는 a와 동일하고, c는 캐릭터 정보이고, v는 alt와 동일...대부분 없애거나 딴데로 옮겨도 됨) z를 누른 후 위치를 클릭하면 1번 핑, x를 누른 후 위치를 클릭하면 2번 핑...같은 방식이라던가 아니면 alt+1 -> 위치 클릭하면 1번 핑, alt+2 -> 위치 클릭하면 2번 핑 ...이런 식으로 했을 것임(이때 alt를 누르고 있으면 하단 UI의 아이템 영역이 핑영역으로 변하면서 1번은 어떤 핑 2번은 어떤 핑 같은 걸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음) 뭐 이런 예시야 그냥 예시고(반박하지 마!)...중요한 건, 스마트 캐스팅은 좀 의아했지만 이해할 만한 선택이었다면, 스마트 핑은 그냥 라이엇이 UX에 대한 고민은 깊게 안 하는구나라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는 것.
  1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길드워즈2는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을 했고, 그들 중 상당수는 상당히 성공적입니다. 그렇다면 게임도 성공을 했어야 하는데 ... 실패한건 아니지만 대박이라고 해주기도 좀 애매한 성과를 거두고 있죠. 장점이 많은 게임의 성과가 이정도에서 그친 것도 나름 이유가 있을텐데, 저는 '가장 큰' 이유를 보상 시스템의 오류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설명해주는 글을 쓰려다가 ... 참고자료 검색 중에 이 문제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설명해주는 글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옮겨와봅니다. 길드워즈2 경제 리뷰 원문주소 : http://gamasutra.com/blogs/RaminShokrizade/20130426/191346/Guild_Wars_2_Economy_Review.php?utm_source=feedly 제가 개인적으로 보려던 자료라서 번역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심지어 평소에 야매로 번역해서 올리던 글들 보다도 더 안좋습니다 ;; 요 점은 양해를 좀 부탁드립니다. 번역이 이상한 부분은 원문을 봐주세요.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 현실 세계의 경제는 제한된 자원을 인구에 주의깊게 분배함으로써 사회적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일을 포함한다. 현실 세계에서 자원은 (공기 또는 물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으로) 풍부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해진다. 계산을 단순화하기 위해 많은 경제학자들은 물이나 공기 등이 무한한 자원인 것으로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물론 그렇지 않다. 특히 깨끗한 물과 공기 등이 큰 스케일로 오용될 경우 급격히 희소한 자원이 될 수도 있다. 가상 세계의 경제 (이하 가상경제) 를 다루는 경우, 이 구도는 현실 경제와 반대된다. 따라서 이런 환경을 기반으로 계산을 전개할 경우 많은 기존 경제학자들은 오류가 내포된 결론을 내리게 된다. 가상 세계의 경제는 자원이 적거나 (씨앗이 제공되는 경우) 또는 아예 없는 (좀더 일반적인 경우) 상태로 시작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경제적 화폐들은 급격히 증가하여, 적절한 자원 하수구가 없는 경우 무한대에 가깝게 커진다. 여기서 하수구란 게임 내의 세계가 생산해내는 것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까지 자원을 제거하도록 디자인된 매커니즘을 의미한다. 모든 경제적 행동은 한 명 이상의 개인을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완전히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개인은 교역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런 개인은 현대 사회에서 전설과도 같다. 가장 용감무쌍한 모험가가 야생으로 들어간다할지라도 그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장비를 휴대한다. 간단한 정원손질을 할 경우에조차 ‘집에서 만든’ 도구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천명의 사람들이 백만개의 도구를 만드는 것은 한 명의 사람이 하나의 도구를 만드는 것보다 빠르며, 따라서 이 모든 일들은 일리가 있다. 스마트 폰과 같은 복잡한 도구에 이르면 더 이상 혼자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며, 시장이 이끌어낸 수백만의 사람들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길드워즈2는 가상경제 분야에 매력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만들어냈다. 이미 여러 리뷰어들이 지적했듯, 이 게임은 이후에 다른 mmo 게임 디자인의 기반이 될 여러 일들을 제대로 해냈다. 비경쟁 루팅 및 자원 채집, 탐험 및 다른 플레이어를 돕는데 대한 높은 보상 등은 더 이상 다른 플레이어를 희생시켜 자신의 승리를 쟁취해내는 일들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이들 대부분이 동작하는 배경이 인스턴스가 아니라는 점 또한 진정코 인상적이다. 경제와 과금 모델을 살펴보면, 아레나넷이 이 부분을 게임 내 경제와 연동했기 때문에 정액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느꼈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아레나넷은 CCP가 이브 온라인에서 사용한 PLEX와 유사한 방식으로 화폐 교환에 과세하길 원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른 부분유료화 MMO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편의성 아이템과 부스트류도 쓰길 원했다. 그들은 심지어 개발 막바지에 경제학자를 고용함으로써, 그들의 현실적 수익 창출에 직결될 게임 내 경제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그들이 이를 얼마나 잘 해냈으며 어떻게 해냈는지가 이 리뷰의 주제이다. 그러나 이 리뷰는 그 모든 것들을 종합하지는 않으려고 하는데, 이는 가마수트라가 이런 류의 발표에는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공개된 공간에 그런 종류의 분석을 싣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방법론 길드워즈2를 베타 테스트부터 참가했기에 기본적인 부분들이 익숙하긴 했지만, 릴리즈 이후 4개월간 경제적인 계산은 하지 않았다. 이를통해 내가 LinkedIn에서 했던 스타워즈 : 구공화국의 경제붕괴율 측정과 같은 계산을 하지 않도록 막았다. 그 연구에서 나는 한달간 ‘경제적 임종’을 측정하는 작업을 했는데, 매일매일 게임 화폐의 평가절하를 측정함으로써 게임 내 주화폐의 가치를 현실 세계의 가치로 환산했을 때 첫 30일이내에 97%가 하락하는 과정을 보여주었었다. 길드워즈2에서는 저레벨 지역에서 나오는 저레벨 자원들을 저레벨 아이템으로 가공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모든 저레벨 지역을 돌아다니려 노력했는데, 이는 그 자원들이 언제 필요할지 몰라서 어느정도 모아두기 위해서였다. 아울러 크래프팅 과정을 통해 나 자신에게 유용한 뭔가를 만들기 위해 길을 가다가 목재나 금속류가 보이면 길을 벗어나곤 했다. 나는 이 작업을 위해 새 길드워즈2 계정을 사용했으며, 사전예약 특전도 없었다. 시작하던 날 친구로부터 15칸짜리 가방을 하나 받은 것 이외엔 외부의 어떤 원조도 없었다. 이 가방 덕분에 나는 가방이 가득 찰 때마다 물건을 팔러 가거나 제작재료를 소모하기 위해 제작을 해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내 테스트 캐릭터는 실바리 엘리멘탈리스트였다. 제작기술은 장비세공과 보석세공을 선택했다. 나는 대부분의 다이나믹 이벤트를 한번씩은 해보려 했으며, 너무 많이 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게임에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넘쳐나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떤 종류의 부스트도 사용하지 않았다. 저레벨 경제 첫번째 티어의 대륙 – 은 모든 시작 지역을 의미한다 - 을 끝냈을 때, 내 캐릭터는 레벨 37이었다. (80렙이 만렙이다) 월드맵 달성도는 27%였다. 시작지역의 퀘스트와 몬스터는 최고 레벨 15까지만 지원하지만, 이 지역에 들어감과 동시에 당신의 레벨은 해당 지역 레벨보다 최고 2레벨 높이까지 자동으로 스케일링된다. 그럼에도 퀘스트는 여전히 당신의 실제 레벨에 맞춰 괜찮은 경험치를 준다. 아울러 자원 채취 및 제작 또한 경험치를 준다는 점을 잊지말자. 이 모든 요소들 덕분에 내 레벨은 37이었다. 이 시점에 나는 18,507 코퍼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내 그닥 좋지못한 장비를 수리하기 위해 한시간 내지 두시간마다 300 코퍼가 필요하다는 점, 텔레포트에 (레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 에서 40 코퍼가 든다는 점, 그리고 34레벨 파란색 아이템을 팔아도 42코퍼 밖에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닥 많은 액수는 아니다. 매번 죽을 때마다 (솔로잉을 한다면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텔레포트 비용을 지불해야하며, 죽으면서 입은 장비의 데미지는 이후에 수리해야만 한다. 나는 채집용 도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았다. (길드워즈2에서 채집용 도구는 소모성임) 따라서 나는 아마도 내 레벨에 비해 평균 이상의 돈을 갖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개발팀은 화폐 경제를 타이트하게 유지하는데 있어 대단할 정도의 멋진 작업을 해냈다. 레벨업을 하며 모은 제작재료를 모두 소모할 때까지 제작을 한 결과 보석세공은 85가 되었고 (최대 400) 장비세공은 82가 되었다. (최대 400) 보석세공을 통해 만든 아이템은 이 레벨대의 몬스터들이 드랍하지 않으므로 유용했다. 한편 나는 내 실제 레벨대인 레벨 33의 고품질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장비세공을 통해 만든 무기는 별로 쓸모가 없었다. 티어1에서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장 고레벨의 무기는 20레벨이었다. 만약 내게 제작 시스템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더라면, 나는 쓸모없는 무기를 만드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하는 게임이었으므로 나는 그런 지식이 없었다. 사실상 이는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벌어질 법한 일인데, 처음 하는 게임에서 제작 시스템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게임을 할 사람은 드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티어2 지역에서 레벨업을 했더라면 나는 내 레벨대에 얼추 들어맞는 장비를 만들기 위한 자원은 모을 수 있었겠지만, 그렇다해도 티어1에 해당하는 제작스킬은 올려야하므로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티어2 레시피는 레벨 75에서 시작하는데, 나는 티어1의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함으로써 이 제한을 간신히 넘어설 정도의 재료를 모을 수 있었다. 따라서 제작 경험치는 플레이어들에게 효율적이기엔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레벨 15를 위한 대륙에서 레벨 37이 되어버린 내 캐릭터에서 볼 수 있듯, 캐릭터 경험치는 넘쳐나고 따라서 경제적으로는 거의 아무 가치가 없다. 내가 pvp를 했더라면 심지어 내 레벨은 더 높았을 것이다. 37레벨이 되기까지 내가 경매장에는 전혀 출입하지 않았음을 상기하자. 따라서 나에게 이 시점까지 아이템 경제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저레벨 지역의 몬스터들은 내가 그걸 내다 파는 것보다도 빨리 괜찮은 무기와 갑옷을 드랍했기 때문이다. 제작 경험치에 부가되는 돈을 살펴보기 위해, ‘치유의 녹색 비문’ 을 살펴보자. 이 아이템은 제작 티어1의 중급 정도 되는 아이템이며, 나무와 합쳐서 레벨 15용 무기를 만들 수도 있다. 치유의 녹색 비문을 만들려면 녹색 목재 장부촉 1개와 작은 토템 3개가 필요하고, 녹색 목재 장부촉을 하나 만들려면 3개의 녹색 목재가 필요하다. 각각의 아이템에 대해 시장 가격은 아래와 같다. - 치유의 녹색 비문 : 6 - 녹색 목재 장부촉 : 9 - 작은 토템 : 42 - 녹색 목재 : 13[/list:u] 녹색 목재 장부촉은 9코퍼짜리 아이템인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39코퍼가 필요하다. 플레이어는 30코퍼를 손해보게 된다. 6코퍼짜리 치유의 녹색 비문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어는 135코퍼를 써야하고 플레이어는 129코퍼를 손해본다. 만약 내가 필요로 하는 제작 재료들을 직접 모으는 대신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구입해서 쓰려 했다면, 수분내로 게임머니를 다 써버렸을 것이며 아마 아직까지 제작 티어2에 도달하기 위한 스킬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제작 아이템에 대한 수요는 대부분이 돈이 넘쳐나는 고레벨 플레이어에게서 나오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들은 저레벨 때 제작레벨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고레벨이 된 후에야 재료를 다른 플레이어들로부터 구입해서 제작레벨을 올리려는 것이다. 게임 시작 직후에 이런 규모로 투자를 해서 어떤 유용한 결과를 낸다고 보긴 어렵기 떄문에 이는 말이 된다. 중레벨 경제 내가 2번째 티어의 존 (레벨 15에서 레벨 25까지) 을 끝마쳤을 때 내 캐릭터는 레벨 64였으며 달성도는 44였다. 이는 즉 레벨 25까지의 컨텐츠가 게임 내 맵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며, 따라서 컨텐츠가 전반부에 비중을 두고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메인 스토리를 레벨 50까지만 클리어했다. 경험치 초과 현상은 컨텐츠 레벨 당 2.7 캐릭터 레벨로 비교적 선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내가 이 리뷰를 계속했다면 나는 아마도 레벨 31정도의 컨텐츠에서 만레벨 (80)에 도달했을 것이다. 내 제작레벨은 장비세공이 151, 보석세공이 153이었다. 150이 제작 티어3를 위한 관문이므로, 진도를 더 빼기 전에 모든 저레벨 존을 찍는다는 나의 전략은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제작레벨은 3/8 (150/400) 정도 진도에 와있는데, 이는 5/16 (25/80) 컨텐츠 진도에 매칭된다. 따라서 나의 제작 레벨은 컨텐츠 진도를 아주 약간 앞서 있는 상황이고, 캐릭터 레벨보다는 한참 뒤쳐진 것이다. 당시 나는 4골드 (40,000 코퍼) 를 가지고 있었고, 그 외에 3골드 정도를 스킬북을 구입하는데 사용했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돈은 비교적 빡빡한 편이지만 결코 부족하지는 않았다. 나는 무기를 포함해서 녹색 등급의 아이템 (길드워즈2에서는 파템보다 녹템이 좋음) 을 10실버 (1000 코퍼) 정도면 언제든 구입할 수 있었으며, 이전에 쓰던 장비는 NPC에게 6실버 이상에 팔 수 있었다. 따라서 전체 장비 업그레이드는 내 전재산의 1% 이내에서 언제든 가능했다. 내게 해당사항 없는 크래프트 재료라 해도 남김없이 채집했음을 기억하자. 내가 사용하지 않은 크래프트 재료들을 모두 판매했다면 나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골드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리뷰를 진행하면서 골드를 더 원할 이유는 없었기에, 이는 무의미하다. 엔드 게임 경제 나는 이 게임의 가상경제에서 3 개의 주자원과 한 개의 아이템 시장을 밝혀냈다. 세 개의 주자원이란 각기 경험치 (캐릭터 경험치) 와 제작경험치, 그리고 골드이다. 이 이외에 플레이어들 간에 서로 거래가 불가능한 추가 통화들이 존재한다. 나는 이를 고급 통화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NPC와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통화이기보다는 자원처럼 움직인다. 이들을 ‘고급’으로 만드는 것은 이들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입하거나 교환할 수 없다. 길드워즈2에서 고급 통화의 두 가지 예는 명예 점수 (pvp를 통해 얻는다) 와 카르마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얻는다) 가 있다. 카르마는 코퍼보다 희귀하지만, 경제 시스템 내에서는 1코퍼보다 훨씬 낮은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사실상 가치가 없다고 봐야한다. 엔드 게임 경제에서 고급 통화의 가치는, 오염된 주통화 경제에 의해 의미없어진 보상경로가 아닌 다른 보상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엔드 게임에서 ‘돈을 내면 이길 수 있다’라는 개념을 제한하거나 제거함으로써 플레이를 시작한 후 첫달이 지나고나서도 플레이어의 동기부여를 적절히 유지하려는 의도이다. 아울러 고급 통화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의 상당수는 제작 레벨이 높아야만 구입이 가능하다. 이 조건을 넣음으로써 아레나넷은 제작레벨을 올려야 할 필요를 만들어낸다. 이 매커니즘에 의해 경제구조에 강력한 하수구가 구축된다. 최종 분석 경험치 : 풍부함. 따라서 시장에서 최소 가치를 지닌다. 레벨업이 매우 쉬우며 게임 내에서 레벨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게임에서 경험치 부스트의 판매가 부진할거라는 사실을 예측하긴 어렵지 않다. 어차피 레벨이 만렙에 가까워짐에따라 경험치 수요는 최대에서 제로까지 떨어지기 마련이다. 제작 경험치 : 희소함. 이는 좋은 일인데, 제작경험치 부스트에 대한 과금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이템 경제 내에서 제작 경험치를 주는건 무엇이든 가치있게 만들어준다. 골드 : 희소함. 이 또한 좋은 일인데, 주통화 경제를 빡빡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이 100젬을 1.25%에 판매하며, 젬을 골드로 환전할 수 있기 때문에 핵심적이다. 환전 과정에서 게임은 15%의 수수료를 떼며, 이 효과는 경제에서 일종의 하수구로 기능한다. 경험치는 거의 가치가 없지만 골드는 굉장히 가치가 있으며, 게임에서 부의 축적을 측정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이 척도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게임의 주된 목표를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돈을 내면 이길 수 있다’ 라는 구도로 이어진다. 제작 재료를 예외로 친다면, 엔드 게임 이전의 아이템 경제는 고장난 것과 다름없다. 예를 들어 나는 39레벨짜리 녹템 (Good 등급. 길드워즈2에서는 파템보다 녹템이 좋음) 을 경매장에서 112코퍼에 구할 수 있다. 이는 드물게 나오는 쿨매가 아니다. 경매장을 살펴보면 이런 수준의 아이템이 비슷한 시세로 나온 경우를 1000 건도 넘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 나는 같은 아이템을 NPC 상인에게 111 코퍼에 팔 수 있다. 1000명이 넘는 플레이어들이 상인 NPC에게 파는 것보다 1 코퍼를 더 얻기 위해서 아이템을 경매장에 올리는 수고를 감수한다. 경매장이 5%의 수수료를 떼는걸 생각한다면, 이 플레이어들은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실제로 최소 4%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물건들은 너무 넘쳐나서, 고장났거나 수리가 필요한 장비를 고쳐 쓰기보다는 차라리 팔고 새로 사는게 더 싸게 먹힌다. 아이템 경제는 상황이 정말 안좋아서, 모든 종류의 하얀색, 파란색, 녹색 아이템은 근본적으로 모두 쓰레기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이 제공하는 ‘쓰레기 아이템 모두 팔아버리기’ 버튼은 (회색 아이템을 자동으로 상인에게 팔아줌) 실제로는 거의 쓸모가 없는데, 이 버튼이 만약 하얀색, 파란색, 녹색 아이템 (내가 64레벨까지 플레이하면서 만났던 모든 종류의 아이템) 까지 팔아준다면 그나마 조금 유용할 것이다. 내가 루팅했던 아이템들 중 쓰레기가 아닌 아이템은 오로지 아이템 제작활동에 연관된 품목 뿐이었다. 이럴거면 차라리 매 5레벨에서 10레벨이 오를 때마다 공짜로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주고, 귀찮게 루팅할 필요는 없게 만드는 쪽이 더 나았을 뻔 했다. 몬스터를 잡고 루팅을 할 때의 짜릿함은 빠르게 사라져버리며, 이후에는 그저 아무 의미없는 아이템 루팅 연습이 될 뿐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아이템 경제는 차라리 제거해버리는 쪽이 나았을 것이다. 길드워즈2의 엔드 게임 이전 아이템 경제는 내가 지난 14년간 연구해 온 모든 케이스들 중 최악에 속한다. 어떤 아이템을 경매장에서 구입하는 비용이 이 아이템을 직접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10%에 불과하다면, 왜 굳이 전문기술을 올려야 할까? 레벨 20을 위한 녹색 등급 무기 (무기만. 이걸 만들기 위해 제작스킬을 올리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제외) 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면, 레벨 35에 쓸 수 있는 장비 풀 셋을 경매장에서 살 수 있다. 유일한 예외는 보석세공과 음식이다. 이는 이 두 품목이 몬스터로부터 드랍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 품목은 만들 가치가 있다. 이는 디자인팀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있다 : 만약 장비류와 소모품 아이템 일체가 몬스터 처치에서 전혀 드랍되지 않으며 오로지 제작기술로 만들 수만 있다면, 제작기술과 루팅 시스템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닐까? 아울러 양쪽의 경제 모두 밸런싱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 다양한 종류의 고급 통화들은 최고 레벨에 도달한 유저들에게 유용하기 때문에 이 레벨이 되면 상황은 좀 나아진다. 누덕누덕 기워진 경제 시스템은 어쨌든 동작하긴 한다. 그러나 플레이어에게 능동적으로 동기부여를 하는데는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 플레이 자체의 재미가 플레이어들을 한동안 게임에 묶어놓긴 하지만, 내가 인터뷰했던 모든 플레이어는 나에게 ‘이 게임은 뭔가 빠졌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이 빠진 요소가 바로 효율적인 보상 매커니즘이라고 본다. 길드워즈2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적인 수익을 위한 안정적인 경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들의 게임에 안정적인 경제를 도입하길 원했던 것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들은 개발 막바지에 전통적 경제학자를 고용함으로써 자기들 게임의 성공을 위해 이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너무 늦게, 너무 조금 밖에 하지 않았던 듯 하다. 게임 플레이 부문에 있어 그들은 ‘어떻게 하면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했던 것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로부터 일정한 성과를 거둔데 비해, 보상 시스템은 잘 봐줘도 평타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아레나넷은 올해말 경에 보상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그들은 아마도 이 문제를 알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몹시 궁금하다. -------------------------------------------------------------------------------------------------------------- 여기까지 본문입니다. 이후에 댓글들이 꽤 길게 달려있는걸로 봐서 뭔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간 것 같긴한데, 소개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나중에 추려서 올려보겠습니다.
  1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던전 스트라이커 (이하 던스) 의 성장은 꽤 독특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퍼드랑 겹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겹치는 부분가지 이슈를 끌고 와버리면 너무 포괄적이 되어버려서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다른 분들 의견도 있으면 좋겠다싶어서 한 번 적어봅니다. 아래에서 말씀드릴 내용은 최근에 새로 생겨난 게임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제가' 최근에 깨달은 ... 이라고 설명하는게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1. 퍼즐 앤 드래곤의 성장 퍼즐 앤 드래곤에서 플레이어는 수십가지에서 수백가지의 유닛들을 다루게 됩니다. 이들 중 상당수 (강화재료, 진화재료 등) 는 일회성으로 소모되지만, 일부는 오래도록 인벤토리에 남아서 플레이어와 함께 합니다. 이런 일부의 '고정멤버' 들은 당연하게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진화를 하기도 하는데요, 퍼드의 특성상 유닛 하나가 레벨업 한 번 한다해도 그게 그렇게 크게 체감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약간의 능력치 성장이 있긴 하지만 이게 확연히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퍼드에서 유닛의 성장에 대한 감성적 보상장치로 레벨업이 아닌 진화가 쓰이고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진화를 하면 오히려 능력치가 진화전에 비해 더 내려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내 유닛이 달라졌어요' 라는게 명확하게 체감되죠. 다중 성장이란 뭐 별다른게 아니라, 이런 식의 '플레이어가 성장시켜야 하는 요소'가 여러가지 겹쳐 있다는 얘깁니다. 퍼드에서는 성장시켜야하는 유닛이 수십가지에서 수백가지에 이르고, 이들이 모두 동시에 - 실제로는 동시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플레이어가 체감하는 관점에서는 - 성장해나갑니다. 유닛의 성장이라는 개념이 게임 디자인에서 극도로 중요한, 일종의 '근원적 재미'에 해당한다는 점은 따로이 부연드리지 않아도 공감하시리라 믿고, 지금까지 많은 게임에서 성장은 나와 일대일로 매칭되는 아바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mmog에서 내 캐릭터를 성장시킨다던가, 프린세스 메이커에서 딸을 성장 (이 경우 '나'와 일대일 매칭이라기엔 좀 애매한 구석도 있지만 ;;) 시키는 경우 등. 물론 부캐를 키우는 경우도 있고 다양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구도는 '플레이어는 동시에 하나의 캐릭터를 열심히 성장시킨다' 라는 뭐 그런 얘깁니다. 근데 퍼드에서는 이런 구조가 성립하지 않아요. 모든 유닛은 모두 동등하게 정이가고 애착이 가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유닛을 편애하고 싶다거나 그런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게임이 제공하는 장치에 의해서는 아니에요. 아무튼, 퍼드는 여러개의 캐릭터를 다중적으로 성장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 던전 스트라이커의 성장 던전 스트라이커도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퍼드에 완전히 매칭되는건 아닙니다만 ... 아무튼. 던전 스트라이커에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 총 10가지의 직업이 있는데요, 시작시에는 하나의 직업만을 골라야하지만 45레벨에 도달하면 '모든 직업'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퍼드에서 '여러 유닛 (몬스터) 를 동시에 키운다' 라는 개념이 던스에서는 '여러 직업을 동시에 키운다' 라는 개념에 매칭되는거죠. 좀더 알기쉽게 설명하기 위해 레벨에 대해 살짝 자세히 설명해보자면 ... 캐릭터 레벨과는 별도의 '직업 레벨'이 따로 있어요. 캐릭터 레벨은 1부터 70까지에요. 1부터 50까지는 키우기가 아주 쉬운 편이고, 50레벨에서 60레벨까지는 일반적인 게임들의 중고렙 정도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60레벨에서 70레벨까지는 굉장히 어려운 편이에요. 어렵다는게 뭐 난이도가 높다는건 아니고 그냥 경험치가 아주 많이 필요함. 캐릭터 레벨이 게임 상에서 가장 표면에 나와있고, 우리가 흔히 여러 게임에서 '레벨' 이라고 할 때 떠올릴 법한 바로 그런 요소에 해당합니다. 직업 레벨은 각 직업별로 6단계까지 존재합니다. 각각 노비스, 시니어, 엘리트, 베테랑, 챔피언, 마스터로 불리웁니다. 간단한 직업 튜토리얼을 하는 것만으로 엘리트까지는 자동으로 올라가고, 여기서 무심코 조금만 플레이해도 베테랑이 될 수 있습니다. 베테랑에서 챔피언까지도 그닥 어렵지는 않지만, 마스터가 되는건 시간이 꽤 오래걸립디나. 그렇다고 안드로메다급은 아니고, 이전까지의 등급에 비해 좀 느리구나 ... 수준이에요. 플레이어는 던전에서 몬스터를 잡으면서 직업 레벨과 클래스 레벨을 모두 올릴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킬 포인트가 꾸준히 들어오는데, 이걸 통해서 자기가 원하는 클래스의 자기가 원하는 스킬을 찍을 수 있구요. 스킬은 직업에 귀속되고, 해당 직업에서 자기 등급까지의 스킬만 찍을 수 있어요. 예컨대 제 캐릭터가 메이지라는 직업을 챔피언까지만 올려놓았다면, 그보다 위인 마스터 등급의 스킬은 찍을 수가 없다는 얘기. 한편 던스의 성장 컨텐츠는 '45레벨까지만' 존재합니다. 45 레벨 이후에는 ... 그냥 던전 뺑뺑이에요. 무려 45레벨에서 70레벨까지 뺑뺑이입니다. 듣기엔 굉장히 가혹해보이죠? 더군다나 레벨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50 ~ 60레벨 및 레벨업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60 ~ 70 레벨까지의 구간이 모두 여기에 속하니까요. 근데 의외로 이게 '그렇게까지 지루하지는 않'더라구요. 전 현재 64레벨입니다만, 레벨 45부터 64까지 남들처럼 던전 뺑뺑이만 돌았는데도 그래요. 아직까지는 할만하고, 딱히 지루해서 못해먹을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런고하니, 레벨 45찍고 반복플레이 구간에 돌입하더라도 여전히 제 캐릭터의 성장은 꾸준히 체감할 수 있거든요. 바로 직업 레벨을 통해서요. 앞서 말씀드린 레벨 45 ~ 레벨 70까지의 노가다는 어디까지나 캐릭터 레벨을 기준으로봐서 그렇고, 직업 레벨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습득하는 스킬포인트를 통해 스킬을 찍는 속도는 대부분의 직업에서 5단계로부터 6단계까지 가는 속도보다 빠르구요. 표면적인 캐릭터 레벨은 아주 느리게 올라가는 것 같지만, 실제 플레이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2-3시간에 한 번정도는 새 스킬을 얻고, 그것들이 모여서 직업 레벨이 오르는 셈이죠. 간단하게 표현해보면 이렇습니다. 1) 작은 성장 단위 : 스킬 포인트 획득 → 새 스킬 습득 2) 중간 성장 단위 : 직업 레벨 상승 → 습득할 수 있는 새 스킬 언락 3) 큰 성장 단위 : 캐릭터 레벨 상승 → 음 ... 딱히 뭐가 없 ... ;; 그냥 기쁨? ㅋㅋ[/list:u] 정확하게 부합하는 구조는 아닙니다만 (캐릭터 레벨의 성장이 빠른 레벨 60 이전에는 직업 레벨 상승에 소요되는 시간이 캐릭터 레벨 상승에 소요되는 시간보다 긴 경우도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구도입니다. 3. 다중성장에 흥미를 가진 이유 지금까지 설명드린 내용들 처럼, 플레이어가 신경써야하는 성장 요소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인 구조를 임의로 다중성장이라 이름붙여 봤습니다. 퍼드의 경우는 여러 유닛의 성장에 동시에 신경을 써야하고, 던스에서는 여러 직업의 성장에 동시에 신경을 써야하죠. 이 구조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이런 디자인이 성장의 재미를 좀더 확장함으로써 컨텐츠 수급의 부하를 덜어주지 않는가 싶어서 입니다. 처음에는 성장'만'이 중심이었죠. 컨텐츠는 뭐 그닥. 그러나 거듭된 노가다식 성장이 지겨워지며 '컨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근데 이 컨텐츠라는거 만드는데 엄청난 양적 질적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격화하는 컨텐츠 경쟁 속에서 다들 견디기가 어려워지는거죠. 그러다보니 다시 성장 자체를 좀더 재미있게 꾸미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쪽으로 시선이 돌아가는게 아닐까. 뭐 퍼드든 던스든 그걸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얘기가 매력적이라면 여기 어디즈음엔가 격화하는 컨텐츠의 양적 경쟁을 완화시켜줄 열쇠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군축이란 좋은 것이죠. (어차피 이빨이나 터는 입장에서 뒷걸음질 치는게 많이 힘든 것도 아닌데 쥐 잡히면 좋잖아요? ㅋ) 예를 들어 퍼드에서 컨텐츠 (새 던전) 을 추가하는데 어느정도의 코스트가 들까요? 이를 체감하기 위해 블소의 던전 하나 만드는 것에 비교해본다면? 상대적으로 몇 % 정도의 개발력이 소요될까요? 잘은 몰라도 10% 언저리 내지는 그 이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퍼드의 퍼즐이 그 자체로 테트리스급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게, 퍼드에서 성장을 통째로 들어내고 퍼즐만 남긴다고 생각하면 지금처럼 흥미로운 게임도 아닐 것 같고, 지금처럼 성공하지도 못했을거라 보거든요. 즉 퍼드의 성공은 오롯이 퍼즐에만 기대고 있지 않으며, 성장구조에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죠. 이를 뒤집으면, 퍼드에서 컨텐츠의 양적인 부분 - 특히 개발력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 - 은 그 비중이 크지 않다는 얘깁니다. 던스에서도 비슷한 특징이 발견됩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레벨 45부터 만렙인 레벨 70까지 비슷비슷한 던전만 돌아야하는 구조인데, 이는 전체 플레이타임으로 따지면 아마도 70% ~ 80% 가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무지막지한 분량의 구간이 노가다로 메워져 있는데도, 체감하기로는 그렇게까지 지루하진 않아요. (갑자기 다른 소리 좀 해보자면,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이 부분을 들어 컨텐츠 부족에 대해 성토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재미요소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오로지 컨텐츠의 양적인 부분만 따지고 든다는 점에서 온라인 게임에 대한 성토가 너무 관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저도 그 구간을 아직 모두 통과한게 아니라 단정하긴 어렵지만 상당한 수준까지 와 본 결과는 그렇습니다. 컨텐츠는 반만 만들고 나머지를 노가다로 채워넣었는데도 나쁘지 않아요 !! 이런 상황에 대해 눈을 좀 넓혀서 생각해본다면, '성장' 이라는 개념 자체를 우리가 너무 뭐랄까 좀 ... 틀에박힌 식으로만 생각하고 파악하고 써먹어왔는데, 의외로 여기에도 아직 파보지못한 다양한 재밋거리들이 남아있지 않았던가 ... 합니다. 최초의 성장은 단순하게 '레벨업 하면 강해진다' 였고, 디아블로2 였나요 스킬트리라는걸 처음으로 '제대로' 써먹었던게? 디아2가 성장 과정에서의 재미에 변주를 넣는게 가능하다는걸 보여줬다면, 최근 게임들은 그 변주의 폭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넓을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4. 다중성장은 왜 재미있나 요 부분은 아직 명확하게 정리하질 못하겠어요. 언뜻 생각하기로는, 성장축이 여러개이고 각기 어느정도 독립적으로 동작하니까, 성장을 체감 (보상) 하는 싸이클도 더 자주 돌아와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던스에 대해 설명하며 예로 들었던 아래 내용을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성장 과정에서 얻는 보상들이 일종의 병렬로 나열된 상태라, 플레이어들에게 '당신이 선택한다'는 느낌을 주기가 더 용이한 부분도 좀더 재미있어지는데 일조하지 않나 합니다. 어떤 유닛을 먼저 키울지 또는 어떤 직업을 먼저 키울지에 대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에 게임을 주도한다는 기분을 더 강화시켜주죠. 근데 이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묘하게도 와우가 떠올라요. 와우는 레벨업과 레벨업 사이의 지루한 구간을, 퀘스트를 통한 더 잦은 보상으로 메웠죠.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크고 아름다운 인기를 얻었죠. 보상이 주어지는 싸이클이 단축된다는 측면에서, 던스 + 퍼드의 케이스도 좀더 높은 층위에서 얘기해보자면 결국 와우와 같은 선상에 놓인게 아닐까요? 단지 와우가 양적인 보상에 치중했다면, 퍼드 + 던스의 케이스는 질적인 보상에 특화한거죠. (와우 또한 레벨업시 주어지는 특성 포인트 개념의 보상이 있긴 했습니다만, 이는 '레벨업'시에 주어지는 것이므로 레벨업 사이의 간격을 메워주는 역할은 아니었죠) 5. 다중성장에 주어지는 제한 한편, 게임을 직접 해보지 않으신 분들이 이 글만 보신다면 언뜻 모든 직업의 스킬 (던스) 과 모든 몬스터의 스킬 (퍼드) 을 모두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지만, 두 게임은 결정적인 장치를 한 가지 공유합니다. 덱 (deck) 시스템이에요. (이걸 뭐라고 부를지 애매해서 저는 그냥 덱이라고 부릅니다만 여기에 더 알맞는 용어 또는 더 자주 흔히 쓰이는 용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플레이어는 아주 많은 스킬들과 여러가지 요소들을 가질 수 있지만, 그들 중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의 갯수에는 명확한 제한이 주어집니다. 던스의 경우에 액티브 스킬은 최대 10개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퍼드는 액티브 6개와 패시브 2개가 끝이죠. 아주 높고 넓고 깊고 크게 성장 할 수 있긴 하지만, 그 모든걸 다 쓸 수는 없습니다. 이걸 다 풀어버리면 밸런스팀이 야근을 ... ㅜㅜ 아주 많이 해야될거에요. 방금 했던 와우의 얘기를 기억하시나요? 와우가 보상으로 주었던 양적인 요소들은 결과적으로 캐릭터의 성장에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그 성장은 직렬로 길게 연결된 구조였죠. 던스와 퍼드가 보상으로 주는 질적인 요소, 좀더 구체적으로 '스킬' 들도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성장에 도움을 줍니다. 대신 병렬로 넓게 퍼져 있는 구조에요. 하지만 질적인 다양성이 지나치게 넓어져버리면 통제가 안되요. 이 부분을 제어하기 위해 덱 시스템을 넣은 것이고, 이는 '성장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데는 큰 도움을 주지만 전체 밸런스에 주는 악영향은 일정한 선에서 통제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6. 결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쓴 글이 아니기에 딱히 결론내리기엔 좀 애매한 구석이 있네요. 그냥 그렇다구요 1) 게임에 성장요소를 넣을거라면 다중성장을 추천드립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성장에 집중하게 만들고 컨텐츠의 부족을 덜 섭섭하게 여기게 합니다. 따라서 컨텐츠 만드는 품을 좀 덜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2) 다중성장에는 반드시 덱 시스템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넓게 퍼진 풍부한 가능성을 어느정도 선에서 묶어주지 않으면 밸런스팀은 반드시 야근하게 될 것이고, 유저 커뮤니티는 반드시 불만으로 폭주하게 될 거에요. 어찌어찌하다보니 다중성장에서 덱으로 이야기가 넘어왔는데, 사실 TCG에서 쓰이던 덱 개념에다가 각각의 덱을 구성하는 요소에 성장을 넣었다고 보는게 다중성장의 출현(?) 에 대한 좀더 자연스러운 설명이지 않을까싶기도 하군요. 아참 한 가지 더 혹시나 누군가 오해하실까봐 덧붙이자면, 저는 이 개념이 최근들어서 생겨났다고 보지 않고, 이 글도 그런걸 주장하려는건 물론 아닙니다. 무려 수십년전 일본 SRPG들만 봐도 이런건 아주 흔하고 보편적인 개념이었으니까요. 퍼드도 비슷한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 약간의 심증을 더해주는 근거로 수직성장이 늦춰졌을 때 느끼는 답답함이 있죠. 예를 들어 제가 퍼드를 하는데 주력으로 쓰는 유닛이 10여개 있다고 해보죠. 그리고 저는 더이상 레어 에그를 뽑지 않으므로 횡적 확장은 멈춘 상태. 이미 가진 10여개의 유닛들을 대상으로 종적 성장을 거듭하다보면, 얘들 모두가 레벨이 너무 올라서 성장이 느려지는 시기가 옵니다. 제가 하루에 얻을 수 있는 강화재료 (레벨업용 경험치라고 생각하심 간단합니다) 를 20개라고 치면, 전에는 이걸로 하루에 1-2놈 정도는 레벨을 크게 올릴 수 있었죠. 근데 지금은 유닛들이 다들 고렙이 되어서, 이걸로는 누구의 레벨도 전처럼 한꺼번에 많이 올릴 수가 없게 되는거에요. 이 경우에 좀 지루한 느낌도 들더라구요. 이건 앞서 얘기한 '성장을 체감하는 싸이클이 더 자주 돌아온다' 라는 구조가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때 지루한 기분이 드는 걸로 봐서는 이 이론이 맞는게 아닌가 ... 하는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1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어제에 이어 길드워즈2에 관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퍼옵니다. -------------------------------------------------------------------------------------------------------------------------------------- 요새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박력있게 길드워즈2를 빨아댔더니 이제 다들 지겨워 하는듯한 분위기인 가운데, 누군가 ‘길드워즈2의 가장 멋진 부분을 딱 하나만 꼽자면 어딘가’ 라고 물어왔다. 당장 그 자리에서 답변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떠올라 멈칫거릴 수 밖에 없었는데, 며칠동안 생각해 본 결과 ‘지금으로서는’ 이라는 단서를 달아 잠정적으로 한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바로 ‘퍼시스턴트 월드의 재탄생.’ 이 글에서는 ‘퍼시스턴트 월드’ 라는 단어를 무척 많이 쓸 것 같으니 그냥 좀 줄여서 ‘필드’ 라고 해보자. 여기서 필드라는 단어가 주는 아웃도어스러운 뉘앙스는 배제하고 들어달라. 이건 그냥 퍼시스턴트 월드를 줄인 말일 뿐이다. MMOG와 필드의 계보 일단 내가 길드워즈2 (에서도 필드)를 보는 관점을 좀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mmog에서 ‘필드’가 쓰여왔던 흐름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태초에 리니지와 EQ가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말하자면 EQ보다는 자연스럽게 울티마 온라인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울티마 온라인 계열의 게임들은 여기서 언급하고자하는 계보와는 다소간 동떨어져 있으니 잠시 울온 대신 EQ를 써보자. 얘들을 보통 1세대 mmog라고 부른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형식과 형태의 게임 플레이를 무척 많은 이들에게 소개한 게임이다. 리니지와 EQ는 이후에 있을 mmog들에게 많은걸 물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물려주기 곤란한 부분도 있었다. 대부분의 컨텐츠가 필드에 배치되는데서 나오는 ‘필드의 부작용’이 그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면 몬스터 선점 (tag) 의 문제가 있다. 막타를 치는 사람이 그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모든걸 가져가는 시스템이 스틸시비 등 다소간 불합리한 부분이 있었기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선타를 기준으로 하게 된 것인데, 어쨌든 간에 문제는 남아 있었다. 원거리 공격이 많은 클래스가 유리하다던가, 몰아잡기의 문제 등등. 좀더 스케일이 큰 문제를 보자면 레이드용 보스몹에게까지 이런 부분들이 적용된다는거. 어떤 레이드몹을 잡고싶어하는 길드를 여럿인데, 이 몬스터는 (당시로서는 당연하게도) 퍼시스턴트 월드에 배치되어 있으며, 한 번 잡으면 일주일정도 지나야만 다시 나타난다. 그럼 어떤 길드가 이 보스몹을 잡을 것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와우는 인스턴스 던전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원하는 모든 몬스터를 개발사에서 원하는만큼 제공할 수 있는데다가, 다양한 연출을 위한 여러 제반 요소들을 좀더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기에 (당시에는) 꽤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았었다. 물론 이런 장점들에 대한 강조 이면에는 mmog가 mmog스럽지 않게 된다는, 다시말해 필드가 버려지는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고, 이는 몇년여에 걸친 서비스 기간동안 꾸준히 누적되어 왔다. 필드 형식으로 꾸며진 마을과 사냥을 위한 던전으로 구성되는 이런 게임이 mog (multiplayer online game : mmo가 아님) 인 던전&파이터와 다른게 뭐냐는 그런 의문들이었다. 아울러 이후에 다시 언급하게 될 무작위 만남 등의 요소등이 배제되는 것도 또한 잠재되어 있는 문제였고. 하지만 어쨌든 와우는 mmog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던 결정적 불편요소를 크게 완화했고, 이 장르를 대중화시키는데는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와우의 서비스가 흥행을 이어가던 몇년에 걸쳐서, 이 모델이 mmog의 중요한 요소를 결여하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와우가 이제진짜정말로 끝물이라는 소리가 도는 이때 길드워즈2가 시장에 나온다. 길드워즈2는 직접 해본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체감하겠지만, 필드를 폭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장 구간에서는 물론이고 만렙이 되어도 플레이의 주무대는 필드이지 인스턴스가 아니다. (그렇다고 인스턴스가 아예 없다는건 아니고 …) 애초에 성장 구간 컨텐츠와 엔드 컨텐츠가 명확하게 나뉘는 모델이 아니기도 하지만, 와우의 경우 만렙을 찍는다 = 일반 인던을 가야한다로 연결되는 도식이 확연하게 드러났던데 비해 길드워즈2에서는 ‘원래 하던 일 중에서 좋아하는 일 아무거나 골라서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식이다. 길드워즈2가 달라지는 지점은 여기서 말한 ‘원래 하던 일’의 대부분이 바로 필드에 배치된 컨텐츠라는 점이다. 그럼 길드워즈2는 어떤 방식으로 필드 컨텐츠를 플레이어에게 제시하는지, 그것이 실질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는 어떻게 소화되고 있는지, 1세대 (리니지, EQ) mmog들이 가졌던 필드 컨텐츠의 부작용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거했는지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모험이 제공하는 삐끼질 이전의 포스팅 (http://voosco.tumblr.com/post/31452923808/2)에서 소개했던 바와 같이, 길드워즈2에서 ‘모험’ 이라는 요소는 정말로 모험하는 기분을 주어서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 모험은 거의 대부분이 필드에서 펼쳐진다. 이 단순한 구도는 한 가지 묘한 현상을 야기하는데, ‘사람들이 모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저 위 어딘가에 비스타라는 목적지가 제시되어 있다. 거기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주어지는 가장 최초의 단서는 당연하게도 지도이다. 플레이어는 지도를 펼친다. 대충 어디쯤에 진입구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생각은, 다른 대부분의 플레이어들도 그렇게 하게된다. 직접 그리로 가보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저 비스타에 가고 싶고, 그리로 가는 입구는 아마도 이쯤 있을거야) 다른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다. 그곳이 입구가 맞다면 자연스럽게 함께 가면 된다. 그곳이 입구가 아니라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각자 생각하는 ‘그렇다면 이쯤인가?’ 하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그들 중 누군가 정말 입구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그녀의 머리에는 ‘아까 나와 함께 입구를 찾던 그놈’이 떠오른다. 내가 발견한 이 입구를 그놈에게 자랑하면 좋겠는데 or 내가 발견한 이 입구를 그놈도 찾고 있을텐데 알려줄까. ‘Hey buddy, it’s over here’ 한 마디면 된다. 즉 필드에서 펼쳐지는 모험의 중심점은 대부분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만나는 접촉점 역할을 한다. 다이나믹 이벤트도 삐끼질 그리고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와 만나는 접촉점’의 기능을 하는건 필드에 펼쳐진 하트 퀘스트와 다이나믹 이벤트가 훨씬 강하다. 월드 이벤트는 참가한 인원수에 따라 적절히 스케일링 되지만, 스케일링 최대치를 넘어가는 인원이 모인다면 그냥 최대치로 고정된다. 예컨데 어떤 다이나믹 이벤트가 1인용에서 10인용으로 설정되어 있다면, 참가자가 1명에서 10명일 때는 인원수에 맞게 난이도가 자동 조절된다. 그러나 10명이 넘어가면? 그냥 10명짜리 난이도만 유지된다. 아울러 단순히 몬스터의 수치적인 부분만을 스케일링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모여들 경우 발생하는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여기서 시너지란 콤보/콤보 피니셔 효과 (엘리멘탈 리스트가 세운 불벽을 레인저의 화살이 통과하면 불화살이 되어 추가 데미지를 준다) 에서 시작해서 쓰러진 아군을 서로 일으켜주는 일은 물론, 컨디션 (디버프) 중첩 효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즉 다이나믹 이벤트는 스케일링 범위를 넘어가건 그렇지 않건 대체로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더 쉬워지도록 되어 있다. 우연히 내가 다이나믹 이벤트를 발동시키면, 처음에는 혼자하느라 좀 고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장소에서 다이나믹 이벤트가 펼쳐지면 이는 주변에 있는 모든 다른 플레이어의 지도에 표시될 뿐 아니라, 근처에 진입한 다른 플레이어의 화면 중앙 한 가운데 보기 좋게 ‘근처에서 새로운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라고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모여드는건 시간 문제이다. 시작시에는 혼자일 지 모르지만, 이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혼자인 경우는 그닥 많지 않다. 대부분은 중간에 누군가 참여해서 여러명이 된다. 비스타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들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만나도록 유도하는 접촉점이 되는 것이다. 수평적으로 펼쳐진 컨텐츠 한편, ‘필드에서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필드에 사람이 있을 때 얘기지’ 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건 당신이 지나치게 비판적이어서가 아니라 당연한 추론이다. 저렙존 공동화 현상은 와우는 물론이고 다양한 게임들에서 벌어지는 당연한 현상이며,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한 게임을 찾아보기 드문, 다시말해 꽤 고질적이지만 고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길드워즈2를 만든 이들에게도 그러했고, 그렇기에 약간의 완충장치가 들어가 있다. 길드워즈2의 특이한 부분 중 하나인데, 이 게임에서는 레벨업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주 완만하게 상승한다. 예컨대 다른 게임에서 10레벨 캐릭터가 11레벨이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30분이라면, 이 캐릭터가 나중에 50레벨에서 51레벨이 되는데는 아마도 2-3시간쯤이 소요될 것이다. 길드워즈2는 이 구도가 꽤 달라서, 저렙이나 고렙이나 레벨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물론 극초반 레벨은 예외라서 금방 올릴 수 있다.) 한편 길드워즈2에서 고레벨 캐릭터가 저레벨존에 가면 두 가지의 색다른 장치를 만나게 되는데, 첫번째로 레벨을 다운시킨다. 어떤 존의 표준레벨이 20이라면, 50레벨 캐릭터가 가든 80레벨 캐릭터가 가든 모두 20레벨이 된다. 따라서 압도적 고렙이 완전 저렙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도 나름 신경을 좀 써야한다. (레벨은 확실히 다운시키지만 장비의 스탯은 완전히 다운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쉬워지는건 사실이다. 단지 그 정도가 다른 게임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 뿐. 길드워즈2에는 당신이 몇 레벨이든 어떤 장비를 입었든 어딜가든, 한 방에 죽어주는 적대적 몬스터는 없다.) 여기에 맞물리는건, 아무리 고렙이 아무리 저렙존에 가서 퀘스트나 이벤트를 해도, 보상은 보상대로 준다는 점이다. 즉 79레벨이 80레벨 (만렙) 이 되려고 할 때, 반드시 자기 레벨대에 맞는 존에 가야만 한다는 조건이 없다. 79레벨이 1 ~ 15레벨 존에 가도, 충분히 레벨업이 된다. 경험치 및 보상이 모두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경험치를 절대량이 아닌 상대량으로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70레벨이 70레벨 존에서 이벤트를 하나 하고 경험치를 5% 먹을 때, 이 70레벨이 20레벨 존에 가서 이벤트를 하나 해도 경험치를 5% 먹는다. 굳이 자기 레벨에 맞는 존에 머무를 것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앞서 설명한 모험의 요소와 방금 얘기한 레벨 스케일링의 장치가 맞물리면서, 플레이어는 다른 mmog에서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된다. 다른 게임에서 레벨과 공간의 관계는 수직적이다. 내가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은 공간적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고 해도, 그 모든 곳에 내 용건이 존재하는건 아니다. 만렙을 찍고나서도 가보지 못했던 저렙존을 간다면 (만렙 타우렌이 언데드 저렙존에 간다면) 그건 그저 업저을 하기 위해서이거나 친구를 돕기 위해서 정도의 의미만을 갖는다. 즉 수직적으로 세워진 체계 내에서 내 레벨대에 인접한 공간들만이 내게 의미를 갖는다. 길드워즈2에서는 좀 다르다. 길드워즈2에서 레벨이 오른다는건 단순히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지는게 아니라, ‘용건의 지평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다른 게임에서 70레벨을 찍은 유저에게 ‘의미있는’ 공간은 다음 레벨로 가기 위해 필요한 자원 (경험치) 을 제공하는, 자기에게 맞는 존 뿐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이 아무리 많아도, 내 레벨대에 맞는 지역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그러나 길드워즈2에서 70레벨을 찍은 유저에게는 ‘아직 가보지 않은 모든 지역’이 ‘레벨과 관계없이 모두’ 의미가 있다. 다른 mmog에서 레벨에 따라 수직적으로 배치된, 그래서 그 수직적 지표 상에서 나에 인접한 공간만이 내게 의미를 갖는다면, 길드워즈2에서 모든 공간은 ‘가봤느냐 가보지 못했느냐’에 의해서만 가늠되는 수평적인 배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외의 (다른 mmog에서 당연하게 고려해야하는 필수적인 부분인) 수직적인 요소들의 영향력이 현저히 낮다. 참고로 내 첫 캐릭터가 만렙을 찍었을 때 내가 가본 지역은 전체 월드의 43% 정도였다. 만렙을 찍기까지 내가 가봤던 지역의 면적만큼이 아직도 가보지 못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지역 대부분은 아직 만렙이 되지 못한 저렙이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것이 저렙존 공동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는 못한다. 어쨌건 나는 언젠가 이 월드를 모두 ‘가본 곳’으로 만들 것이고, 그 이후에는 내가 용건을 가진 아주 약간의 지역이 아닌 이상에는 굳이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장치를 통해서 공간이 플레이어들에 대해 갖는 수명은 늘어났고, 플레이어들이 소모할 컨텐츠 또한 늘어난 효과가 생긴다. 와우의 플레이어들에게 아직 가보지 않은 저렙존이란, 배부른데 굳이 먹기에는 그렇게까지 맛있지는 않은 음식으로 남는다. 먹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꼭 먹을만큼 대단히 맛있지는 않다. 길드워즈2에서 아직 가보지 않은 저렙존은 배가 부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꼭 한번은 먹어봐야 할 진귀한 음식이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먹어봐야 할, 먹게 될 그런 음식. 그렇다고 둘 사이에 컨텐츠로서의 퀄리티 차이가 엄청나게 대단한 차이를 보이지도 않는다. 약간의 장치들을 통해 개발자들은 자기들이 만든 컨텐츠가 남김없이 모두 소모되도록 하는 꽤 효율 좋은 방법을 만들어냈다. 파티는 없지만 파티플레이는 있다. 내가 길드워즈2를 하면서 파티를 맺어 본 일은 손에 꼽는다. 만렙을 찍은지 수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렇다. 혼자 하는걸 극히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다. 이전의 다른 mmog를 하면서도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했고, 단체로 플레이해야만 하는 컨텐츠도 빼놓지 않고 즐겨왔다. 길드워즈2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파티를 맺어 본 일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고 파티플레이를 하지 않는건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꽤 활발하게 파티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벌어지는 레이드 몬스터 사냥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어 열심히 하기도 하고, WvW에 들어가면 커맨더를 착실하게 따라다니며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하려 노력한다. 파티플레이를 자주, 흔히 한다. 그러나 파티를 맺어본 일은 없다. 이건 길드워즈2가 꽤 독특한 파티 플레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프트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시스템이 하나 있다. ‘퍼블릭 그룹’ 이라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리프트에서 그룹(파티)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퍼블릭과 프라이빗이다. (리프트를 북미서버에서만 해보고 한국 서버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잘 몰라서 영어명을 음차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와우의 파티는 ‘프라이빗 그룹’ 이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초대함으로써 만들어지고, 이후에도 누군가 이 파티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파티장의 초대를 받아야 한다. 퍼블릭 그룹은 이와는 좀 다르게 느슨하다. 주변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대체로 비슷한 용건 (레이드 보스몹 사냥 등) 을 가진 것으로 시스템이 판단하면, 이 플레이어들에게 ‘퍼블릭 그룹에 가입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세지가 뜬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이 그룹에 가입할 수 있고, 나가는 것은 당연히 자유, 재가입하는 것도 그냥 그 그룹멤버가 속한 곳 근처에 가면 자동으로 다시 버튼이 뜬다. 필드 컨텐츠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리프트이니 만큼, 필드 컨텐츠를 즐기는데 도움이 될 시스템을 추가로 넣었다. (워해머에도 유사한 시스템이 있다) 길드워즈2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퍼블릭 그룹이라는데 가입할 필요도 없고 가입도 안된다. 퍼블릭 그룹이 없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그룹 활동에 해당하는 뭔가를 한다면, 그냥 그룹 활동으로 쳐준다. 그룹이건 아니건, 그룹 활동에 해당되는 일을 같이 하면 다 그룹 활동으로 쳐주는 것은 길드워즈2를 하면서 내가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다이나믹 이벤트는 그렇게 해주는게 언뜻 당연해보인다. 어차피 퍼블릭하게, 여럿이서 하라고 만든 컨텐츠니까. 하지만 개인별로 하도록 되어 있는 하트 퀘스트도 이런 부분들을 제한적으로나마 적용 받는다. 혼자서 하트퀘스트를 하기 위해 사냥을 하고 있다면, 주변의 누군가 와서 내가 치는 몹을 같이 친다. 이 몹이 죽었을 경우, 나와 내 뒤에서 내가 치던 몹을 같이 치던 플레이어는 똑같이 카운트를 적용받는다. 물론 사냥 속도는 훨씬 빠르다. 길드워즈2에는 몬스터 선점 (tag) 에 관련된 판정이 없다. 누구든 그 몬스터를 죽이는데 약간이라도 도움을 줬다면, 그냥 그 몬스터를 잡은 것으로 쳐준다. 누군가 몬스터의 체력을 80%쯤 깍았고, 다른 누군가가 그 몬스터의 나머지 20% 체력을 갂았다해도, 보상은 둘 모두에게 같이 준다. 먼저 친 사람에게 부당하지 않냐고? 딱히 부당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쨌든 자기가 원하던 걸 (몬스터를 잡는걸) 더 빨리 달성한건 사실이거든. 그렇다고 20%를 친 사람 때문에 내 보상이 깍이는 것도 아닌데 뭐. PvP에서도 당연히 이런 식이다. 다른 서버에서 온 플레이어를 죽이는데 성공했다면, 누가 얼마나 더 많이 데미지를 줬느냐와 무관하게 대체로 비슷한 보상을 준다. 당연하게도 어느정도의 기여는 필요하다. 99%의 데미지와 1%의 데미지를 준 사람이 같은 보상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성의를 보였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은 반드시 준다. 게임 전반에 걸쳐 이런 요소들이 녹아 있기 때문에, 굳이 그룹(파티)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모여든 각각의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다른 게임에서라면 모두 그룹(파티)로 할만한 일들이다. 한 가지,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길드워즈2의 협동플레이는 와우를 위시한 이전세대 mmog들이 필수적으로 생각했던 탱딜힐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전문 힐러 그런거 없다) 따라서 약간 느슨한 부분이 있다. 이런 요소들을 채우기 위해 위에서도 설명한 콤보/콤보 피니셔라던가 쓰러진 아군 부활 등의 장치가 들어가긴 했지만, 플레이의 밀도가 와우 세대 mmog에 비해 약간 느슨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인스턴스 던전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플레이 난이도가 극히 높다보니 당연하게 밀도도 높아진다) 무작위적 만남 mmog에서 필드가 중요한 이유는, 물론 이 필드가 다른 어떤 장르도 아닌 오로지 mmog에서만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mmog의 필드는 왜 그렇게 중요한가하는 질문도 나올 법 하다. 그건 mmog의 필드만이 플레이어간의 ‘무작위적 만남’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 무작위적 만남을 영어로 하면 random encounter 이고 이건 rpg의 다른 어떤 요소를 지칭하는 용어이기에 헷갈릴 수 있는데, 여기서 무작위적 만남이란 플레이어 간의 무작위적인 만남만을 지칭한다는 점을 우선 밝히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 자신의 용건에만 충실할 것을 요구하고, 또 거기에 맞춰 짜여진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서는 플레이어가 명백히 만나길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면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mmog에서는 다르다. 비스타를 찾다가 우연히 만난 상대에게 건낸 ‘hey buddy, it’s over here’ 라는 말은 이어지는 대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을 갖는다. 다이나믹 이벤트를 하다가 누웠을 때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상대에게 건내는 ‘ty (thank you)’ 라는 말도 또한 그러하다. 플레이어간에 좀더 밀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기 직전의 ‘단초’ 내지는 ‘접점’을 제공하는 것이, mmog의 필드가 갖는 가장 중요한 특징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해왔듯, 길드워즈2는 이러한 접점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제공한다. mmog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이야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것이라 믿는다. 길드워즈2는 개별 플레이어들이 커뮤니티로 향하는 접점을 풍부하게 제공한다. 비스타나 다이나믹 이벤트 등을 통해 길가다 우연히 누군가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파티플레이로 이어지면서 만날 기회가 ‘실질적인 공동활동’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를 고민하기 위해, 헐리웃 영화의 전형적인 도식을 상기해보자. 남주와 여주는 최초 조우시 그닥 사이가 좋지 않거나 앙숙으로, 또는 서로 호감은 있으되 그닥 친밀하지 않은 관계로 표현되곤 한다. 그러나 우연찮게 영화의 극적 갈등에 함께 참여하게 되고, 당면한 문제들을 공동으로 풀어가면서 단시간내에 극히 가까운 사이가 된다. ‘우연찮게 함께 참여’ 하게 되는 부분과, ‘공동으로 풀어나가는’ 부분이 길드워즈2에는 모두 존재한다. 언뜻, 이전 세대의 와우스러운 mmog에도 이런 부분들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파티창에 목놓아 외치기를 한 끝에 누군가와 파티를 하게 된다면, 그 파티원은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닌가? 그건 엄밀히 말해 그 ‘파티원’ 이라는 특정한 플레이어는 우연일지라도, ‘만남’ 자체는 의도한 것이다. 길드워즈2에서는 ‘만남’ 마저도 우연히 이루어진다. (또는 적어도 우연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잘 포장되어 있다.) 한편, 이런 단순한 접점의 잦은 제공이 과연 실질적인 커뮤니티 활동으로의 연결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mmog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mmog의 역사에서도 꽤 초창기의 일이며, 그때부터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디자인을 가지고 커뮤니티 활동 촉진을 시도해왔으나 대부분 실패했다는 사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가 흔히 SNG라고 부르는 ‘Social Network Game’이,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social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커뮤니티는 강하게 푸시한다고 해서 손쉽게 강화되지 않는다. 당신이 좋아하는 친구와 당신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서로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해 소개팅을 시켜준다해서 둘이 정말로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아직은 미지의 영역이며, 게임에 관련해서 지금까지 밝혀진 분명한 것은 노골적인 푸시가 생각만큼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 정도이다. 아울러 커뮤니티 활동을 기능과 지나치게 밀착시킬 경우, 기능적인 부분을 노린 유사 커뮤니티 활동은 증가할지언정 진짜 커뮤니티 활동이 증가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따라서 나는 길드워즈2의 ‘커뮤니티의 접점을 늘리는 정도의’ 이런 접근이 지금 단계에서는 꽤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약 정리 - 비스타는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 하트 퀘스트와 다이나믹 이벤트도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 모여든 사람들이 굳이 파티를 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파티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준다. - 이 모든건 무작위적 만남을 유도한다. - mmog의 후반에 커뮤니티는 필수적인데, 무작위적 만남은 이걸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list:u]
  1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제게 최근 가장 멋진 경험을 선사했던 게임을 꼽으라면 길드워즈2를 꼽겠습니다. WOW로 인해 엇나간 (?) mmog 본연의 재미를 최신식으로 재탄생시켰으며, 그간 mmog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한 멋진 게임입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길드워즈2는 지금까지 나타났던 mmog들 중 가장 선진적인, 발전된 mmog이기도 합니다. 몇 가지 크리티컬한 단점들로 인해 이 굉장한 게임이 상업적으로는 와우만큼 대박을 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쫄딱 망한 것도 아닙니다. 나름 평타는 꾸준히 유지하면서 지금도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을 직접 체험해보고픈 분들은 지금 바로 시도하실 수 있습니다. 약간의 영어만 가능하다면 비용도 아주 저렴한 편입니다) 저는 길드워즈2를 소개할 때 흔히들 영화를 평할 때 동원하곤 하는 '상업적으로 성공한건 아니지만 비평적으로는 훌륭한' 이라는 수사를 사용하곤 합니다. 정말 멋진 게임이죠. 이 게임을 GDF에도 조금이나마 소개하고 싶긴한데, 저도 사실 길드워즈2를 하지 않게 된지가 좀 됐습니다. 그래서 기억도 살짝 가물가물한 편이에요. 하지만 다행히도 제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이 있어서 일단 옮겨와보기로 합니다. 지금의 야심은 '길드워즈2의 모든 멋진 부분을 소개하는' 것입니다만, 블로그에 올렸던 길드워즈2에 대한 몇 편의 글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이 부분도 정리해보고 싶긴 하네요. 글은 크게 두 번 올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첫번째, '정말 모험' 입니다. ------------------------------------------------------------------------------------------------------------------------------------- 요새 길드워즈2를 열심히,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문득 다른 mmorpg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모험하는 기분’이 강하게 느껴지는걸 깨달았다. 사실 이런 모험하고 싶은 기분을 내는건 그닥 쉬운 일이 아니다. 미지의 (아직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일종의 원심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지의 것을 미지의 상태로 놔두고 싶지 않다는 호기심이라는 구심력이 맞물려야, 모험하는 기분이라는 원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견 게임에서 모험의 감각을 제공하는건 쉬워보인다. 미지의 것을 탐험하면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이 데스패널티의 경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그렇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은 여전히 ‘모험의 기분’을 구현하는데 복잡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효율 최우선이 당연시되는 전반적인 mmorpg의 분위기 내에서 특별히 보상도 없는 모험에 플레이어들이 흥미를 보일 리가 없다. (그렇다고 강한 보상을 걸면 실패에 따른 스트레스도 강해지기 때문에 여전히 쉽지 않다) 나름 이런저런 mmorpg들을 다양하게 많이 건드려왔다고 생각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그야말로 사랑했던 와우에 대해서 수십가지의 장점을 들 수 있지만, 그 리스트에 ‘모험심을 자극’ 한다는 부분을 넣을 정도로 뻔뻔하지는 못하다. 비단 와우뿐 아니라, 최근 몇년간 출시된 대부분의 mmorpg들이 다른건 몰라도 ‘모험하는 기분’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놀랍게도 길드워즈2는 이런 감각을 제공한다. ‘모험하는 기분’ 을 느끼게 해준다. 참고로 나는 어떤 mmorpg를 하면서도 모험의 요소에는 크게 감응하지 않는 타입이다. 수천시간을 플레이 한 와우에서도 지도까기에 집착해 본 일 없고 (업적따위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 그 외에 못해도 수백시간을 했던 다양한 mmorpg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내가, 모험 요소에 혹하고 있다니. 빗대서 말해보자면 내가 드라마 속의 남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설정상 나는 전세계를 주름잡는 재벌가의 촉망받는 후계자인데, 평범한 여성이 느닷없이 따귀를 날린거다. 이런 기분 처음이다. mmorpg에서 모험이라니. 그래서 좀 곰곰히, 길게 생각해봤다. 나란 인간, 지도까기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인간. 말하자면 재벌집 자제분처럼 고고한 콧대를 가진 존심높은 모험외면형 플레이어란 말이다. 나에게 mmorpg란 남들보다 빠르게 누구와도 다르게 만렙을 달성한 후 엔드 컨텐츠를 즐기며 사람들과 잡담이나 풀어대는 게임인데. 이런 내게 따귀를 날리며 모험을 하게 만드는 길드워즈2는 어떤 게임인가, 길드워즈2의 어떤 측면이 나로 하여금 모험에 눈돌리게 만들었는가. 지도 시스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길드워즈2의 ‘공간을 구분하는 방법’이 다른 게임과는 꽤나 다르다는 것이다. 게임에 진입한 플레이어들은 당연하게도 퀘스트를 받아 당연하게도 지도를 펼쳐보고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곧바로 게임의 흐름에 휩쓸려버려 다른 게임의 지도와 길드워즈2가 보여주는 지도 사이의 미묘한 차이점을 눈치채긴 쉽지 않다. 근데 잘 보면, 이 게임의 지도 시스템은 묘하게 불편한 구석이 있다. 일단 대표적인 현세대 mmorpg인 와우가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보자. 실제 지도를 축소해서 아이콘 몇 개 넣고 지도를 만들 수도 있었을거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별도의 아트웤을 통해 지도를 따로 만들고, 그 위에서 캐릭터의 현재 위치나 퀘스트 지점 등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왜 ‘실제 맵을 위에서 찍어 축소한’ 지도를 넣지 않았을까?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포괄적인 이유라면 역시 ‘편의성’의 문제일 것이다. 단순히 지형을 상공에서 찍어 평면으로 제공하는 지도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알아보기에’ 좋지가 않다. 간단하게 말해 어디가 갈 수 있는 곳이며 어디가 갈 수 없는 곳인지 확인이 어렵다는거다. 다른 부분과 다르게 표시된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가 어렵다. 그런 반면 위의 (리터칭된) 엘윈숲 지도가 드러내는 의도는 명확하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디가 갈 수 있는 곳이고 어디가 갈 수 없는 곳인지’를 한 눈에 알아보게 하겠다는거다. 편의성을 극대화 한 지도 시스템이다. 한편, 이와 대비되는 길드워즈2의 지도를 잠시 살펴보자. 아래는 40레벨 ~ 50레벨 존인 Dredgehaunt Cliff의 지도이다. 물론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지도 화면이다. ‘길’과 ‘길이 아닌 것’의 차이 정도는 한 눈에 명확히 구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지도만으로는 ‘PC가 이동할 수 있는 부분’과 ‘PC가 갈 수 없는 부분’의 차이가 애매하다. 길 주변으로 하얀색이 배치된걸 보면 일단 하얀 색은 일종의 필드 (중에서도 눈덮힌) 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의 거대한 회색 부분은 일종의 큰 바위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가운데에 아이콘들이 있는걸 봐서 저 바위도 ‘갈 수 있는 곳’에 속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지도를 보자마자 이해하기보다는 좀 생각을 해봐야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미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정도면 넘어갈 수도 있다. 근데 그러면 아이콘이 없는 다른 회색 지역들도 모두 ‘갈 수 있는 곳’인가? 여기부터는 정말 애매하다. 이런, ‘지도가 보여주는 정보의 불분명함’은 처음 길드워즈2를 플레이하는 나를 좀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냥저냥 플레이는 했지만 머릿 속에서는 의문이 떠올랐다. 지도에서 가용 공간 (갈 수 있는 곳) 과 비가용공간 (갈 수 없는 곳) 을 명확히 구분해서 보여줘야 한다는건 거의 일반상식 같은거고, 길드워즈2 개발진도 이걸 모를 리는 없다. 그렇다면, 왜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비스타 잠시 얘기를 돌려서, 이 게임에는 ‘Vista’ 라는 독특한 요소가 월드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특정한 위치에 ‘도착’만 하면 곧바로 보상을 주는 컨텐츠이고, 감상적인 보상을 위해 주변 경관을 한번 둘러보게 해준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비스타는 별로 눈길을 끄는 존재가 아니다. 시작 지점 부근에 있는 몇 개의 비스타를 돌아보고, 보상이 있긴 하되 그닥 크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 후에는 특히 더 그렇다. 근데 가면 갈수록 비스타는 점점 더 관심을 요구한다. 플레이어는 그에 응할 수 밖에 없다. 나중에 언젠가 언급할 일이 있(으면 좋)겠지만, 일종의 달성도와 같은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어떤 비스타는 손쉽게 접근 가능하다. 그러나 게임이 궤도에 오를수록, 비스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은 조금씩 만만치 않게 된다. 점프 액션은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복 도전을 통해 극복 가능한 부분이며, 안전장치도 넉넉하게 되어 있다. 중요한 관점은 이 요소가, 사람들에 의해 ‘점프 액션’ 이 아니라 ‘점핑 퍼즐’ 이라고 불리우는 부분에 있다. 비스타는 일종의 퍼즐이다. 물론 거기가서 정말로 퍼즐을 푸는게 아니라, ‘비스타에 도착하기 위한 길을 찾는’ 과정 자체가 퍼즐이다. 입구가 어딘지 확인해야하고, 입구로부터 더듬어 비스타로 이르는 길을 단계별로 유추해야하며, 간혹 중간에 잘못된 길도 배치되어 있기에 시행 착오도 거쳐야한다. 비스타의 위치는 분명 지도에 명시되어 있다. 근데 거길 가는게 왜 퍼즐이지? 지도에 나오는거 아닌가? 왜 그 길을 플레이어가 직접 찾아야하지? 길드워즈2 이전의 게임들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나올 수 없다. 특정한 장소의 위치가 명시되어 있다면, 거기까지 가는 길은 지도가 보여주는게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길드워즈2에서는 좀 다르다. 목적지는 보여주지만 거기까지의 경로는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질문이 길드워즈2가 모험의 기분을 주는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믿는다. 와우를 위시한 여타의 mmorpg에서 지도는 오로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며, 따라서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길드워즈2에는 제 3의 요소가 있다. ‘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갈 수 있는 곳’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비스타는 이런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내는게 비스타가 점핑 퍼즐인 이유이다. 비스타와 지도, 그리고 숨겨진 길들 지도 얘기로 돌아가서, 길드워즈2의 지도가 와우와 같은 게임에 비해 다소간 모호하며 편의성이 떨어져보이는 이유가 그것이다. 길드워즈2에 존재하는 모든 가용공간을 지도가 명확하게 보여준다면, ‘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갈 수 있는 곳’을 만들 수가 없다. 그 많고 다양한 샛길과 숨겨진 길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래서 길드워즈2의 지도는 고의적으로 일부 정보를 은폐한다. 딱 구미가 당길 정도의 정보 (비스타의 최종적인 위치) 만을 노출하며, 여기에 도달하기 위한 정보 (비스타를 찾아가기 위한 입구에서부터 닿기까지의 모든 경로) 는 보여주지 않는다. 당연히 플레이어들은 이를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막연하다. 최종 목표만을 제시할 뿐,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힌트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간혹 지도를 정말로 유심히 살펴볼 경우 아주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너무나도 희박하기에 찾아내기 어렵다. 비스타에 도착한 후에 지도를 다시 살펴보면 ‘이게 그런 의미였군!’ 하면서 무릎을 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착하기 전에는 그 모든 것들이 모호해보이는, 확신하기 어려운 정보들일 뿐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이 비스타를 찾겠어’ 라고 생각하고 행동에 임하기보다, 대신 일상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주변을 눈여겨보게 된다. 행동하기 전에 목표를 명확히 하고 시작하는게 아니라, 다른 게임 플레이를 즐기면서 마음 한 켠에 약간의 여지를 두는 형태에 가깝다. 반드시 이 일을 하겠어 !! 라기보다는 ‘할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비스타를 대한다. (물론 그렇다고 비스타 탐색을 염두에 둔 플레이가 완전히 차단된다거나,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플레이어는 퀘스트와 이벤트를 수행하며 언제나 마음 한 켠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저 수풀더미 너머에 감춰진 길이 있지는 않은지, 이 폭포의 뒷편에 비스타로 통하는 동굴이 있지는 않은지, 호수 깊이 들어가서 감춰진 바위문을 열면 비스타로 향하는 길이 보이지는 않는지. 이전의 mmorpg들이 ‘플레이어는 기능적이고 효율적인것만을 원해’ 라고 단정하고 그런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철저히 기능적 편의와 효율추구에 필요한 정보만을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하는데 비해, 길드워즈2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일부를 감추며, 다소간의 편의를 희생해서까지 ‘구미가 당기는 재미요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을 보여주는 간단한 예를 살펴보자. 해외의 어떤 게임 리뷰어가 찍어서 올린 동영상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q0Z8n120H7Y&feature=player_embedded#! 시작하면 보여주는 지도에서, 이후에 가게 될 비밀길을 암시하는 어떤 힌트도 찾을 수가 없다. (하얀색 점선은 플레이어가 지나온 길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 지도에서 보여지는 것은 이 플레이어가 입구를 찾았음을 암시할 뿐, 사전에 제공되는 정보는 아니다) 이곳저곳에 널려있는 퀘스트들을 하던 플레이어는 어느순간 물속 깊은 곳 해초들에 가려진 곳 어딘가에 더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발견했고, 그곳을 좀더 자세하게 탐험한다. 실제로 동굴 진입 직전 해초들로 접근하는 장면을 보면, 거기에 어떤 길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러나 길드워즈2에서는 이런 곳에 숨겨진 길이 뚫려있고, 그것도 간단하고 짧은 동굴이 아니라 꽤 길고 복잡한, 다양한 점프들을 통해 통과해야하는 길이고, 그 끝에 가면 시작할 때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아무런 외적 보상은 없다. 단지 ‘새로운 길을 발견했어!!’ 라는 내적 보상 즉 성취감이 있을 뿐이다. 올드스쿨의 향기 길드워즈2가 소개한 이런 요소는 일종의 ‘숨겨진 요소’ 컨텐츠로, 올드스쿨 RPG에서는 흔하게 쓰이던 것이다. 여러분들 중 일부는 파판5의 모든 ‘벽’에 캐릭터를 대고 열심히 비벼봤던 기억이 있을거라 믿는다. 마치 스파2를 처음 하는 사람이 어류겐이든 아도겐이든 한번만 나가다오 하는 마음으로 조이스틱을 대각선에 놓고 비비듯, 캐릭터를 벽 모서리에 세워놓고 벽의 모든 블럭을 한번씩 밀어보며 돌아다녔던 기억.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컴퓨터 게임의 플레이어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점차 연성화되어가는 성향과 맞물려 ‘불필요한 불편함을 주는’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사라져가고 있고, 이제는 아예 이런 점을 컨셉으로 잡지 않는 한 여간해서 쓰지 않는 요소가 되었다. (물론 스탠드 얼론 게임에서는 여전히 흔히 쓰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길드워즈2는 이를 되살렸다. 내 경험에 기반해서 판단한다면 꽤 훌륭한데다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내기까지 했다. 올드스쿨 RPG의 숨겨진 요소에 힌트란 없다. 그들은 무자비하다. 플레이어는 정말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 여기서 맨땅에 헤딩이란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다. 아무 의미없이 캐릭터를 벽에 부딪쳐가며 숨겨진 길을 찾았던 경험을 상기하자 - 숨겨진 요소를 찾고, 찾았을 때의 희열은 대단하다. 이런 점을 계승한 mmorpg라면 아마도 EQ일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이 게임에 존재하는 어떤 숨겨진 요소들은 아직까지 단 한번도 플레이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정도되면 이건 게임 컨텐츠라기보다는 단순히 개발자의 악취미에 가깝다. 이런 고대인들의 무자비함은 미친듯한 난이도를 숭배하는 열렬한 (코어&올드) 게이머들에게 환희와 희열을 주었지만, 최근의 폭넓어진 플레이어들에게는 짜증스러운 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길드워즈2는 현대인답게 좀더 발전적인 타협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 결과가 비스타와 POI (Point of Interest) 이다. 대략 이 위치쯤에 숨겨진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려주되, 그 과정은 숨겨두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숨겨진 길의 재미는 제공하되, 고대인의 무자비함은 덜어주는 방법을 찾았다. (당연하게도 편의성과 숨겨진 컨텐츠의 재미를 약간씩 희생하는건 불가피했다.) 그리고 이 타협을 통해, 최근에 게임을 시작한 게이머들에게 고대인들이 즐거워했던 어떤 요소의 일부를 흥미롭게 되살려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길드워즈2는 ‘이게 바로 모험이다.’라고 말한다. 당신의 호기심을 굳이 억제하지 않아도 되는 것. 재미있어 보이는 모든 요소를 제끼고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지 않아도 된다. 빠르게 만렙을 찍는 것만큼이나 세상의 숨겨진 곳곳을 탐험하는건 즐겁다. 성인이 된 후에 성공하기 위해 방과 후 학원으로 직행하기보다, 가끔 오락실이나 만화방을 들르는건 무척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나는 mmorpg를 가능한한 빠르게 만렙을 찍고 엔드 컨텐츠를 즐기는 식으로 플레이해왔지만, 이미 곳곳에서 심심찮게 만렙이 보이는 길드워즈2에서 내 캐릭터는 아직도 만렙이 아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느라 세월 가는줄 모르고 있다. 세계관의 능동적 전달 또는 배경의 공격적인 컨텐츠화 길드워즈2의 이런 ‘숨겨진 요소들’의 의의는 올드스쿨RPG들이 가지고 있었던,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어떤 요소를 다시 되살린 것에만 있지 않다. 그보다는 좀더 포괄적인 부분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나같은 mmorpg 플레이어 (만렙찍는게 우선이고 다른건 그 이후에) 에게 게임의 배경이란 그 의미가 현저히 덜하다.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을 가르는 배경물만이 ‘기능적으로’ 의미를 가질 뿐이고, 그 이외에 눈 덮힌 맵이건 초록 들판이 펼쳐진 맵이건 그저 ‘개활지’일 뿐이다. 처음 가보는 맵에 진입하면 길어야 30초 정도 주변 풍광을 구경할 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간지나는 스샷을 찍기 위해 그럴싸한 장소를 찾을 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후에는 배경의 아트웍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게임의 매커니즘에 개입하는 요소가 아니라면 크게 관심가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길드워즈2의 배경은 상당히 다르다. 일단 게임의 매커니즘에 개입한다. 숨겨진 길을 찾는게 꽤 흥미로운 요소이기에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경을 살펴보는 습관이 든다. 이런 요소들이 전체 월드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존재한다면 구글링해서 그곳만 집중공략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길드워즈2에서 비스타와 POI의 숫자는 각기 266개와 717개로, 철저히 기능적 요소인 웨이포인트의 숫자 507개와 비교해서 굉장히 많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널려있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이건 ‘일상적인 플레이의 영역’에 속하게 된다. 정리하자면, 다른 mmorpg를 하면서 배경물이라함은 내게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을 가르는, 정확하게 와우의 지도가 제공하는 기능에 한정되는 것이었다면, 길드워즈2에서는 배경물의 의미는 훨씬 더 복잡한 양상을 가지게 되었다는거다. 여기서 약간 비약해보자면 길드워즈2의 배경은 세계관의 자세한 이해에 도움이 된다. 심지어 나같은, 기능적 측면만을 비중있게 보는 플레이어에게도 그렇다. 그리고 이에 더해서 배경을 수동적인, 플레이어가 알아봐주기만을 기다리는, 알아봐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컨텐츠에서 능동적으로 플레이어의 행동을 촉구하는 컨텐츠로 바꾸고 있다. 이건 이전의 어떤 mmorpg에서도 하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좀 호들갑스럽게 오버해서 말해보자면 mmorpg 레벨 디자인에 전혀 새로운 측면을 열었다. 문득 떠오른 블소 생각 길드워즈2가 주는 ‘모험의 감각’을 고민하다가 문득 블소가 떠올랐다. 블레이드&소울은 사실상 이런 류의 컨텐츠에 대해 길드워즈2보다 훨씬 더 멋진 기반을 가지고 있다. 길드워즈2의 점프가 크게 롱점프와 숏점프 정도로만 나뉘는데 비해서, 블소는 ‘경공’ 이라는 이동장치를 다양하게 특화 및 전문화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길드워즈2보다 훨씬 더 정교한 점핑 퍼즐을 가능하게 한다. 저렙때 천상비를 배울 때만해도, 허공에 떠있는 섬에 착지하기 위해 위치를 조정하며 ‘혹시나 착지 못하고 떨어지면 …’ 하는 마음에 두근거리지 않는가. 승천비의 쾌감은 이보다 더하다. 안개숲에서 먼 거리를 걸어가기 귀찮아 나무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간 후 활강하며 바라보는 월드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일퀘받는 지점에서 경천맹 동쪽 기지나 제국군 법기부대 맵으로 갈 때 지면은 한 번도 밟지 않고 갈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 장치들을 조합할 경우, 절벽 사이에 숨겨진 길 (승천비로 타고 올라가세요 – 당연히 절벽 위에 있으므로 지면에서 퀘스트만 해서는 발견하기 어려움) 이라던가 발디딜 곳 없어보이는 곳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장소 (반대편 절벽을 승천비로 타고 올라간 후 천상비로 빠르게 가면 가까스로 닿습니다 – 이 비밀장소에 아래에서도 보이는 몬스터 등을 배치하면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레 저길 어떻게 가지? 저기 뭐가 있지?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 등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 게시판 곳곳에서 경공 시스템의 우수함에 비해 이를 통해 즐길 거리가 별로 없음을 지적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곤 하며, 때로 그저 ‘그 맵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 위한 노력들이 동영상으로 뜨기도 한다. 그런데도 블소는 심지어 ‘갈 수 있어보이는 곳에 실제로는 갈 수 없는 부분’까지 있으니 더욱 아쉽다. 뭐 다행인건 블소는 앞으로도 업데이트 많이 할테니 새로 만드는 맵에 길드워즈2처럼 숨겨진 요소들을 적당히 넣는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따라한다고 욕은 먹겠지만 이건 같은 회사라는 장점을 활약해서 어떻게든 … ㅋㅋㅋ 요약 정리 : 글이 상당히 긴 관계로 특별히 요약해드림 길드워즈2에는 ‘숨겨진 길’ 이라는, 흔한 mmorpg에서는 쓰지 않는 요소가 있음 잘못 쓰면 X되는건데, ‘최종목적지 선제시’를 통해 적절히 타협하고 있음 숨겨진 길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모험하는 기분이 나더라 숨겨진 길을 찾다보니 세계관 전달이 좀더 밀착되더라 숨겨진 길 때문에 배경이 좀더 기능적인 의미와 연결되어 눈길이 가더라 블소는 이런거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없어서 아쉽다. 담에 넣어주세요. [/list:u]
  1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클래시 오브 클랜즈와 캔디 크러시 사가의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기사 http://www.newzoo.com/insights/supercell-vs-king-how-do-their-gamers-compare/#1xO8E5jqz98hl0mM.01 링크만 딸랑 던져놓으니 좀 거시기해서, 살짝 옮겨봅니다. 전문번역을 하자니 혹시나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어보이고 해서 그냥 몇 줄로 짤막하게 ... 참고로 이 링크는 김윤상님의 페북 (https://www.facebook.com/KimYoonsang?fref=ts)에서 발견해서 이리로 옮겨온 것입니다. - 우리 (Newzoo Data Explorer. 조사기관명) 는 70개의 핵심 프랜차이즈에 대해 200여개의 토픽을 17개국에 걸쳐 다루는데, 본 분석을 위해 8개국으로부터 자료를 집계함. - 캔디 크러시 사가는 이를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숫자 자체가 클래시 오브 클랜즈보다 두배쯤 많은데, 전자는 iOS와 구글 스토어에서 모두 플레이 가능하지만 클래시 오브 클랜즈는 iOS에서만 가능하기 떄문 인구통계학적 비교 - COC의 유저는 대부분 남성 (77%) 이고, CCS의 플레이어는 반대로 60%가 여성 - CCS의 경우 남성 (54%) 이 모바일 게임에 돈을 더 쓰는 것으로 보임 - COC 유저의 절반 가량이 21세 ~ 35세의 나이대에 속하고, 35세 이상은 23% - CCS 유저의 나이구성은 좀더 넓은 편인데, 24%가 21세 ~ 35세에 속하고 35세 이상은 40% 코어 vs 미드코어 vs 캐쥬얼 - 예상대로, COC의 플레이어들이 좀더 '코어'한 스크린을 통해 게임을 즐김 - 93%가 엔터테인먼트 스크린 (TV) 에서 플레이하며, CCS의 경우 이 비율은 78%임 - CCS 유저의 절반 정도만이 플로팅 스크린 (타블렛이나 손에 드는 콘솔) 을 사용하며, COC 유저는 71% 가 그러함 - COC 플레이어의 65%가 양쪽을 모두 사용하며, CCS 유저의 경우 43%만 그렇다. - 43%의 COC유저들이 스스로를 '코어'한 게이머라고 대답함. - CCS에서 이 비율은 23%이며, CCS의 핵심 유저층 45%는 스스로를 '캐쥬얼 게이머'라고 대답 - 이 조사를 위해 사용한 각 게이머 계층을 서술하는 문구는 다음과 같음 1) 코어 : 게임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내 시간의 상당 부분을 게임에 할애한다. 나는 실감나는 액션이 많은 게임들을 주로 즐기며, 다른 게이머들과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 2) 미드코어 : 나는 게임을 정기적으로 즐기며, 실감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게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거나 돈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시간과 돈이 좀 더 있었더라면 게임에 투자했을 것 같긴 하다. 3) 캐쥬얼 : 게임을 즐기긴 하지만, 게임에 대한 내 흥미나 게임을 하는데 쓰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난 보통 시간을 죽이기 위해 게임을 하는 편이며, 돈을 많이 쓰지도 않는다. [/list:u] - 두 게임의 유저층은 뚜렷히 다르지만, 약간의 공통된 부분도 있음 - COC 유저의 16%는 CCS도 플레이한다. CCS 유저의 6%만이 COC를 플레이한다. - COC를 플레이하는 코어 및 미드코어 유저들은 캐쥬얼한 게임을 포함하여 다양한 타입의 게임을 시도해보지만, CCS 플레이어들은 그냥 캐쥬얼 게임만 플레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샵 및 웹사이트 선호도 - 미국 게임샵 선호도에 집중했을 때, COC 플레이어들은 베스트바이Best Buy (54% vs 30%) 또는 게임스탑GameStop (42% vs 25%)과 같은 보다 코어한 상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임. - 이에 비해 CCS 플레이어들은 좀더 가족기반의 상점인 달러제네럴Dollar General (32% vs 22%) 또는 패밀리달러Family Dollar (34% vs 20%) 등을 이용하는 듯 함 - 월마트Walmart와 타겟Target 은 양쪽 게이머 모두에게 가장 많이 방문하는 상점이었음. - 가장 많이 접속하는 웹사이트 또한 흥미로운 차이를 드러냈음. CCS 유저들은 amazon.com에 가장 많이 가고, COC 플레이어들은 espn.com 및 netflix에 가장 많이 방문함. - 사실상 COC 플레이어들은 대부분의 사이트를 더 자주 방문하는 편임. 따라서 COC플레이어들이 CCS플레이어들에 비해 더 웹브라우징을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음 더 자세한 자료, 다른 게임에 대한 자료 등은 우리 회사 (http://www.newzoo.com/newzoo-data-explorer/) 를 이용하세요 !
  16.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몬스터를 새로 설정할 때, 개구리나 매미처럼 다양한 성장 트리를 가진 생물을 모티브로 삼으면 유리한 것 같습니다. 성장 단계에 따른 베리에이션이 직관적으로 구분되기 때문에요. 각 단계별 형태에 맞는 운동능력 등을 구성하는 것만 잘 채워도, 제법 볼륨있는 설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작업했던 프로젝트에서 컨셉 디자이너 또는 레벨 디자이너가 몬스터 컨셉을 정할 때, 등급별 베리에이션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던 것을 자주 목격했는데요, 당시에 그 분들이 사용한 방식은 의복 의 과장? 꾸밈? 정도에 따라 몬스터 등급 베리에이션을 나누던 방식이었습니다. 일반 몬스터는 맨몸, 중간 정도의 몬스터는 적당한 크기의 갑옷, 두목급 몬스터는 큰 갑옷(또는 무기)이나 큰 뿔 등으로 과장된 장식으로 표현하는 식으로요. 사실 그 정도만으로 강함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제공한다는 건, 상당히 느린 템포(또는 턴제?)의 게임이라면 충분히 판단할만한 여건이 되지만, 게임의 템포가 빠르거나 혹은 한꺼번에 화면에 등장하는 개체 수가 너무 많으면 구분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반면에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몬스터가 있다면, 올챙이, 뒷다리만 달린 올챙이, 다리 4개 달린 올챙이, 꼬리 달린 개구리, 개구리 완전체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5가지의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문득 떠오른 영감의 정리일 뿐이고, 실제 몬스터 컨셉 작업에서는 이 영감을 활용할만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혹여 발상에 오류가 있다거나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공유 부탁드립니다. =)
  1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isao의 IT, 게임번역소 (http://isao76.egloos.com/)에 재밌는 글이 올라왔더군요. 밝은해(sunkim)님 및 콘진원과 더불어 국내에서 해외아티플 번역에 관련해서 제가 가장 감사드리는 분들입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한다고 알려져있던 소셜게임류를 둘러싸고 최근 상황에 대해 얘기합니다. 한편, 이 글을 쓰신 분은 본래 콘솔게임 지향적이며 소셜게임에는 다소간 비판적인 견해를 유지해왔다는 의견도 있군요. 1편 : http://isao76.egloos.com/2415505 게임 컨텐츠는 문화가 될 수 있는가? 2편 : http://isao76.egloos.com/2415696 일본 소셜게임업계의 현황과 지향점 3편 : http://isao76.egloos.com/2416049 컴플릿가챠 이후 황폐화 된 땅은 누가 재생할 것인가?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원문주소 : http://www.gamasutra.com/blogs/MartinNerurkar/20110611/7768/MMOs_are_Knitting_Clubs.php 게임포지(http://en.gameforge.com)에서 몇몇 디자이너들과 '노가다'에 대해서 토론하던 중이었다. 비록 게임 디자인의 다양한 목표들에 배치되긴 하지만, 노가다는 여전히 mmorpg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노가다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정액제 게임의 플레이타임을 '억지로 잡아늘리는' 효과가 있기도 하다. 게임에 오래 머무를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이다. 이는 마치 오래전 오락실 게임들이 난이도가 꽤 높아서 계속해서 동전을 넣어야만 하는 것과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을 빼고도 노가다엔 무언가가 있음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플레이어들이 이를 거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와 반대로, 노가다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들도 꽤 있다. 그래서 우리는 토론 중에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만한 꽤 중요한 관점을 도출해냈는데, 이는 노가다가 사교를 가능케한다는 것이다. 게임이 절정에 도달할 때, 게임은 플레이어의 관심을 사로잡고, 매혹하여, 주의력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깊이 몰입하는 것이다. 이 순간 플레이어들은 게임에서 일어나는 일 외의 다른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약간의 여지조차 없다. 서로 현상황에 대해 뭐라뭐라고 외쳐대며, 못하는 놈에게 해줄 욕설만이 머릿 속에 떠오를 뿐이다. 그러나 이는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것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노가다는 방금 말한 것과는 정반대의 경험에 가깝다. 반복적이며, 그다지 깊은 주의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나무를 패거나 뜨개질을 하는 것과 같다. 명확한 목표는 있지만 반드시 거기에 집중해야만 하는건 아닌 종류의 일들이다. 이는 당신을 지루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는 전혀 다른 효과를 수반한다. 안타깝게도 이를 일컫는 정확한 심리학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는 당신의 신체가 일정한 반복작업에 익숙해질 때 일어난다. 정신줄을 놓고 있어도 몸은 알아서 그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이 '생산적인' 일을 하는 동안, 당신은 마음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으며, 반드시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집중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노가다 역시 이와 같은 효과를 갖는다. 당신은 노가다를 하면서 레벨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몹을 찾고 때리는 일련의 작업들이 대단한 주의력을 요하는건 아니다. 바로 이때가 당신이 레벨업을 하면서도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그 외의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즉 이때야 말로 당신은 레벨업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뭐 적어도 우리 이론은 그렇다. ------------------------------------------------------------------------------------------ 저도 십분 공감하는 얘기 ... 물론 이런 얘기를 한국에서 mmo 개발자가 한다면 유저분들로부터 '개소리마라 컨텐츠 만들기 싫으니 좆같은 소리한다' 라는 욕을 먹겠지만 ... 와우 북미서버 하던 무렵에 Barrens chat 이라는게 아주 유명했는데, 여기서 barrens는 우리나라판에서 '불모의 땅'으로 번역된 그 지역입니다. 무지 넓은데 교통편은 아주 구려서 뛰어다니는 시간이 퀘스트 하는 시간보다 더 길었던 그 지역 ... 물론 지금은 대격변을 통해 리뉴얼되어 예전의 그 barrens가 아닌데다가, 대격변 이전에 이미 교통이 정비가 되었었죠. 그러나 오리지널과 불성때까지 이 지역은 온갖 말도 안되는 얘기들 (trash talk)이 오가는 웃긴 채팅채널의 대명사였습니다. 이 지역에서 퀘스트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레벨이 낮고 퀘스트를 하는건 지겹다보니, 오만가지 '허세채팅'이 번잡하고 오갔던 거죠. 제가 플레이하던 서버에는 불모의 땅 죽돌이 중에 'um' 이라는 전설적인 플레이어가 있었는데 ...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지역에는 주로 저렙들이 오거든요. 그래서 뭐가뭔지 잘 몰라 질문도 많이 올려요. 이 유저의 특징은, 어떤 질문이든 올라오면 무조건 'ur mom' 으로 대답한다는거에요. - where do you hand in this quest? - ur mom - what? what r ya talking about? - I'm talking about ur mom 뭐 이런식 ... 만렙인데도 인던도 안가고 레이드도 안하고 전장도 안뛰고 하루종일 불모의 땅에서 이 짓만 하고 있음 ... 물론 barrens chat은 쓸데없는 허세와 허풍으로 채워진 이야기들을 의미하긴 하지만, 전 mmo에서 이런 류의 채팅들이 오갔던 것이 아마도 이때가 마지막이지 싶어요. 와우 이후에 나온 mmo들은 대부분 '유저를 바쁘게 만들어라. 한시도 할 일이 없이 배회하게 만들지 말라' 라는 Prime Directive를 따르느라 채팅할 겨를이 없거든요. EQ에서도 비슷한 일들은 많았죠. 당시의 사냥방식은 와우가 소개한 '클리어형' 과는 달라서, 캠핑형이었거든요. 한 자리에 죽치고 앉아서 리스폰되는 몬스터들을 빠르게 잡아죽이는거죠. 리스폰이 워낙 빠르기에 이게 가능했어요. 한 자리에 파티원들이 모두 모여서 몇 시간이고 사냥을 하다보면, 사냥 패턴은 손에 익고 심심해지죠. 그러면 사냥하면서 채팅하는거에요. (그 와중에도 탱커 또는 풀러는 너무 바빠서 채팅에 참가할 수 없었던 슬픔이 ... ㅜㅜ) 그러면서 서로 조금씩 알게되고, 친해지고, 그러다 길드 초대도 오가고 ... 뭐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건데 ... 와우의 경우 레벨업 구간에서 파티플레이는 인스턴스 던전으로 제한되는데다가, 이 인던에서의 사냥방식이 앞에서 설명한 '클리어형' 이죠. 즉 빠르게 전진하면서 던전을 '클리어해나가는' 방식이고, 따라서 EQ의 단순캠핑형보다 월등히 바빠요. 즉, 채팅할 시간이 없어요. EQ와 비교해보자면 1) 만렙 전에 파티플을 할 기회가 별로 없다 2) 파티플을 하더라도 채팅할 여건이 아니다. 라는 이유 때문에, EQ에서는 흔했던 사교과정 즉 파티플레이 → 채팅 → 조금씩 알게되고 → 친해지고 → 길드초대도 오가고 ... 이 과정이 성립하지 않아요. 아쉽죠. 아울러 이 노가다는 mmo에서 다른 컨텐츠를 상대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기도 한데 ... 이건 얘기가 길어지니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하죠.
  19. 제가 요즘 뒤늦은 디아블로 바람이 불어서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는데요. 디아블로를 할 때도 그렇지만, 사실 예전부터 와우를 할 때나 리니지를 할 때, 또 얼마 전 던전 스트라이커를 할 때도 종종 발생하는 문제가 제목과 같은 "게임 도중 현재 마우스 포인터 위치를 놓치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우스 포인터가 게임 화면 안에 표시되는 방식의 게임에서, 이걸 디자인 적으로 놓치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만한 방안들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눈에 잘 띄는 디자인과 색상으로 포인터를 만드는 방법과.. 또 하나는 아직도 가끔 생각나면 플레이하는 NOX처럼 마우스 포인터 잔상 이펙트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떠오르는데, 이 외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위의 방법들로는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효과와 개체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는 와우의 대규모 전장/레이드나 디아블로3의 불지옥 난이도 정예/희귀 악마 사냥 같은 화면에서는 여전히 눈에 안 보일 것 같습니다....
  2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tophet님의 역작 (...) 이 ppss.kr 라는 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지망생을 위한 게임업계 취업 가이드 1 http://ppss.kr/archives/8630 지망생을 위한 게임업계 취업 가이드 2 http://ppss.kr/archives/8668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글들 - 취업 가이드 어쩌구 - 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 1) 이런 가이드가 얼마나 쓸모있는지 잘 모르겠고, 지망생에게 정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보다는 오히려 글쓴이의 '니들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업계에서 우린 이미 일하고 있단다 후후후' 식의 꼴부심 과시용으로 작성되는 경우를 압도적으로 더 많이 보았기 때문 2) 가이드의 내용 자체에 공감하기 어렵거나 '이건 아닌거 같은데 ... 너무 무리한 일반화 아닌가' 싶은 내용들이 꽤 자주, 많이 포함된 것을 보았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이런 쪽으로 쓰인 글들 - 게임 회사 취직하고 싶으면 이런게 중요하다 ! - 치고 마음에 드는 내용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만, tophet님이 쓴 이 글은 확실히 뭔가 좀 다르고 도움이 될 듯도 해보이는군요.
  21.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이전 '부분 유료화 무엇을 팔아야 하나'의 글타래 중 가차폰과 사행성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죠. 관련해서 몇가지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먼저 가차폰이라는 용어의 정의부터 하고 시작하도록 하죠. 우리가 보통 랜덤 아이템, 랜덤 박스, 가차폰, 캡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 이 아이템들은 다른 유로 아이템들과 달리 구매자가 얻게 될 아이템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선 가차폰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SD 건담 캡슐 파이터(이하 건담캡파)의 캡슐, 퍼즈도라의 레어에그,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뽑기, AVA의 캡슐상점 등이 이에 해당할 겁니다. 일반적으로 가차폰은 사행성 아이템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게임 심의 제도는 사행성을 극도로 배제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의 심의제도 부터가 제2의 '바다이야기'를 막는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사행성 요소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싱글플레이어 RPG 게임인 '니노쿠니'가 18금으로 분류되기도 했지요. 관련기사 : PS3 기대작 ‘니노쿠니’ 왜 18세 게임 됐나?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11014144201 니노쿠니를 사놓기만 하고 아직 플레이해보진 않았기 때문에 이 게임의 사행성이 어느정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유저들은 터무니 없다고는 합니다만. 하지만 가차폰이 들어있는 모든 게임이 18금인 것은 아닙니다. 당장 컨셉부터 가차폰을 밀고 있는 건담캡파부터 전체이용가죠. 이전에 가차폰 아이템 도입과 관련해서 사업부 측과 회의를 했는데,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단순히 랜덤 요소만 존재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행성이라고 볼 수 없다.[/list:u] 개봉시 아무것도 얻을 수 없거나, 기대이익이 지출보다 적을 경우 사행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list:u] (물론 현금 또는 현금과 유사한 통화를 지급하는 것은 사행성)[/list:u] 가차 폰을 개봉해서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다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list:u] 그리고 전체적으로 기대이익이 지불액보다 크다. 따라서 가차폰은 복주머니로 봐야 한다.[/list:u] 이전에 아사쿠사게임즈 사업개발부 김상하 부장님도 가챠 아이템에 대해 복주머니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카드배틀의 과금은 가챠에서 시작된다”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category=102&id=1441056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확밀아의 사례를 들겠습니다. 확밀아의 경우 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는 카드는 1성 ~ 5성입니다. 하지만 카드 뽑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카드는 3성 ~ 6성입니다. 6성 카드는 뽑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다 매달 새로 추가되는 6성 카드는 그 달에 한해 원래 스펙보다 몇배나 높은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보통 6성을 노리고 뽑기 쿠폰을 구매합니다. 그래서 6성이 나오면 대성공, 5성만 나와도 성공이라 인식하죠. 유저들이 실제로 원한 것은 5성이나 6성이었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3성이나 4성은 '꽝'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손에 쥐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라 복주머니라는 설명입니다. 뭐 사실 카드 배틀 가차든 건담캡파나 아바의 캡슐이든, 기본적으로 해당 가차에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앞에 내걸어놓고 그게 아니라도 꽝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가차 아이템의 기본 구조는 저렇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가차 아이템을 왜 구매하는가? 복주머니 이론에선 지출하는 금액보다 실제로 얻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사실은 일부 컨텐츠가 가차의 보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일 겁니다. 확밀아의 6성처럼요. 혹은 가차를 통하지 않고는 도저히 얻을 수 없을 정도의 돈이나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요. 플레이어가 이런 가차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선 먼저 어떤 아이템을 얻고 싶다는 욕망과, 그 아이템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가차가 합리적이라는 판단, 이 두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뭐 사실은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가차의 최대 보상은 가차 외의 수단으로는 이론상으로든 실질적으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욕망이 먼저 작용하겠지만요. 그런데 반대로 욕망이 아닌 합리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가차를 판매하는 사례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요즘 제가 버닝하고 있는 마블 히어로즈 온라인(이하 마아블로)입니다. 우선 이 게임에서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기본적으로 히어로 캐릭터($6~$20), 캐릭터용 코스튬($12 언저리), 경험치 부스터($1), 레어 아이템 확률 부스터($1), 스킬 초기화 아이템($3), 카드(가차폰)($1)이 있습니다. 위 여섯가지 아이템은 모두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력 상품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와 코스튬도 굉장히 낮은 확률이지만 루팅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또한 코스튬의 경우, 캐쉬아이템으로도 제공되지 않아 루팅을 해야 하는 종류의 아이템도 있습니다. 가차 카드의 내용물은 가차 보상으로만 제공되는 코스튬, 펫($12), 캐릭터 치장 아티펙트 (랜덤하게 루팅할 수 있으며 코스튬에 합성해서 화염, 오오라 같은 효과를 만듭니다. 스탯을 올려주진 않습니다.), 스킬 초기화 아이템, 귀속 해제 아이템(게임 내 크래프팅으로 제작 가능), 경험치 부스터(판매용과 동일), 레어 아이템 확률 부스터(판매용과 동일), 경험치 슈퍼 부스터, 레어 아이템 슈퍼 부스터가 있습니다. '꽝'에 해당하는 것들이 마지막의 부스터 4종일 겁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슈퍼 부스터인데, 이 부스터들은 30분동안 경험치나 레어 아이템 획득 확률을 100% 올려줍니다. 2개를 중첩하면 1시간동안 100%의 버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판매용 부스터들은 1시간동안 50%가 기본이지만 2개를 먹는다고 2시간동안 50%를 받거나 1시간동안 100%를 받지 않습니다. 2개를 마시면 75%, 3개는 88%, 4개는 95%, 5개에 100%가 됩니다. 즉 1시간 동안 100%를 받기 위해선 $5를 소비해야 하고, 30분동안 100%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2.5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카드 보상에서 '꽝'은 1시간동안 50%의 버프를 주는 포션일텐데 당장 이 포션 가격과 카드 가격이 동일합니다. 그리고 이 꽝과 비슷한 확률로 등장하는 보상이 $2.5의 가치를 지닌 슈퍼 부스터 들이죠. 정확한 확률 테이블은 없습니다만 대충 이 둘을 합친 비중이 70%는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가차 아이템의 경우 어차피 내가 갖고 싶은 보상은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조차도, 부스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차폰이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 됩니다. 특히 이 슈퍼 부스트는 포션과 달리 카드를 개봉하는 즉시 적용받으므로 30분 이상 플레이 할 생각이 있을 때 카드를 사서 개봉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 됩니다. 포션이나 슈퍼 부스트 외의 아이템이 나온다면? 그건 더 좋은 것이죠. 어디선가 쇼핑 관련 심리학에서 그런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은 쇼핑을 일종의 게임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할지라도 '싸게 샀다', 즉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희열을 느끼기 때문에 세일이나 '1+1'에 반응한다는 것이었죠. 이전에 확밀아 성공 비결을 이야기 할 때(http://tophet.tistory.com/61)에도 비슷한 부분이 있었죠. 홍차를 빠는 것이 더 저렴하고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과금에 대한 저항을 누그러뜨리는데 일조했다구요. 이런 합리성을 자극하는 것은 한정판매 매진임박 등의 자극은 충동 그 자체를 자극하는 것과는 다른 메카니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업계의 최첨단을 달리는 홈쇼핑은 둘 다 동시에 사용합니다만. 그리고 사실 1시간 이상을 플레이할 생각을 한다면 안전하게 포션을 뽑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요. 가차폰 카드는 원하는 슈퍼 부스트를 얻지 못할 확률이 존재하니까요. 캐릭터와 코스튬 역시 확률을 생각하면 그냥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즉 모든 구매가 합리적인 구매로 포장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돈을 쓰지 않고 몸으로 떼우는 건 다소 불합리해보입니다. 특히 한 때 휴식 경험치가 계속해서 적용되는 버그가 있었는데, 이때 부스트 효과를 체감해본 뒤로는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헐크로 정상 플레이 했을 때 23레벨에서 닥터 둠을 잡고 시나리오를 클리어했습니다만, 버그 당시엔 데드풀로 60% 가량 진행했을 때 이미 23레벨이었습니다.) 클베 할 때만 하더라도 캐릭터도 코스튬도 드롭이 되는 것을 보고 또 북미의 로맨티스트들이 순진한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한 줄 알았습니다. LOL 처럼요. 하지만 뚜껑을 까고 보니 이건 정말 그동안 부분 유료화의 최첨단을 자부했던 국내 게임계 보다 더 정교하게 접근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월탱과 마찬가지루요. 해외 MMORPG로는 드물게 처음부터 부분유료화를 기준으로 디자인 된 게임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과연 디아블로2 스텝들이 무섭긴 무섭네요..
  22.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월정액제 게임이 현금거래를 필요로 하는 이유'과 연관되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원래 포스트에선 월정액제에서 수요 - 공급의 불균형이 포인트였던 반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부분 유료화 모델에서 판매하는 서비스에 관한 것이기에 분리합니다. 월정액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출 의사가 높은 하드코어 유저든 지출 의사가 낮은 캐주얼 유저든 단일한 요금을 부과하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일 겁니다. 하드코어 유저는 '현질'을 통해 다른 유저들로부터 서비스(주로 시간 단축에 관한 것이겠죠)를 구입하죠. 부분유료화는 이 서비스의 거래를 시스템으로 통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드코어 유저는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으니 좋고, 캐주얼 유저는 돈을 내지 않아도 플레이할 수 있으니 좋고, 서비스 공급자는 하드코어 유저들로부터 직접적으로 추가과금을 받아낼 수 있으니 좋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하는지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경쟁욕에 기반해서 게임상에서의 직접적인 이득을 유상으로 제공하는 쪽으로 부분유료화 모델을 발전시켜왔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외 게임들을 보면 경쟁욕 보다는 계속 게임을 플레이하고자 하는 욕구 자체에 대해서 과금을 하는 구조가 보이네요. 예를 들어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해서 고티어로 가게 되면 게임으로 얻는 수익보다 전차를 운용하는 비용이 더 들어가는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을 겁니다. 1) 5티어에서 노가다를 뛰어서 비용을 충당한다. 2) 골탱을 산다. 3) 프리미엄 서비스를 결제한다 돈을 내고 싶지 않다면 1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게임은 즐길 수 있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이후 티어에서의 성장과 전차 구매 등 컨텐츠를 즐길 수 없게 됩니다. 게임이 유지되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사실 돈을 내지 않고 5티어에서 노가다를 뛰는 것은 유저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에게 더 유리한 거래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돈을 낼 의사가 있다면 2번과 3번 중에 선택을 하게 됩니다. 2번의 경우 한번에 목돈이 들지만 추가 지출이 없다는 장점이 있고 3번의 경우는 월 결제를 해야하지만 비교적 소액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골탱과 달리 자신이 원하는 전차로 계속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2번이든 3번이든 어느 쪽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마치 마트에 장보러 갔다가 원래는 살 생각이 없었던 물품을 1+1로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것 처럼 말이죠. 어쨌든 이 시스템에서 중요한 점은 게임을 오래 계속 하려면 돈을 내야한다는 점일 겁니다. 그것도 한창 게임에 깊이 빠져서 발 빼기도 쉽지 않을 지점에서 결제를 고민해야하죠. 그리고 돈을 내지 않으면 일부 컨텐츠가 제한될 뿐 게임상에서 불이익을 입지는 않습니다. 국내 게임 중엔 사이퍼즈의 '주괴' 시스템이 인상깊었습니다. 매 판이 끝나고 주어지는 보상으로는 캐릭터 아이템을 수리하고 나면 사실상 본전치기가 됩니다. 하지만 하루에 5개씩 무상으로 주어지는 주괴를 사용하면 초과 이윤이 발생하죠. 2시간 정도 플레이하면 5개의 주괴를 다 사용하게 됩니다. 2시간 미만 플레이하는 캐주얼한 유저는 주괴를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2시간 이상 플레이하는 하드 코어 유저들은 실질적으로는 주괴를 사야 합니다. 결국 2시간을 초과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권리를 판다고 볼 수도 있겠죠. 또한 이게 예전 마비노기처럼 '2시간'으로 고정시켜둔게 아니라 쥐꼬리만한 보상을 받더라도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둠으로써 유저가 기꺼이 합리적으로 지불할 수 있게 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합니다. 그러고보면 생각나는 것이 '크리티카'를 만든 '올엠'의 전작인 '루니아 전기'입니다. 그야말로 화면상에 보이는 모든 것에 과금을 붙여놓은 자본주의의 화신같은 게임이었죠.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벤을 좁혀놓은 뒤에 인벤 확장을 파는 것은 기본이었고, 돈을 내지 않으면 게임 도중 상점에서 아이템을 처분할 수 없게 만들어두기도 했습니다. 이미 랜덤하게 속성을 부여받은 아이템을 루팅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통해서 속성을 끄집어내도록 만든 뒤에 '감정 취소'를 돈 내고 팔기도 했지요. 강화 확률을 높여주는 아이템이나 강화 실패를 복구시켜주는 아이템은 당연했구요. 다만, 이 게임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고렙 인던의 유료화였습니다. 엔드게임에 해당하는 하이엔드 인던은 열쇠를 소모해야 입장할 수 있는데 이 열쇠를 얻기 위해선 풀파티를 짜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퀘스트를 뛰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열쇠는 상점에서 돈을 내고 구매할 수도 있었죠. 이전까지 인던과 같은 컨텐츠는 유저들을 끌어모으고 유지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뿐, 직접적으로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인던과 열쇠의 관계는 매출을 직접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최근 마블 히어로즈가 이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만렙은 60레벨인데 실제로는 35레벨이 되기 전에 스토리가 끝납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엔드 게임'으로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이 '엔드 게임'이 실제로는 고난도 인던입니다. 적당한 난이도에 적당한 보상을 주는 인던은 일일 1회 정도로 제한 걸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인던은 열쇠를 사서 입장하도록 되어있더군요. 물론, 구매하지 않고 게임을 통해 얻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게 이론적으로는 루니아 전기랑 같은데, 막상 애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 뭔가 다른 구석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60불짜리 프리미엄팩이라 이제 막 시작해서 아직 저 단계까진 가질 못했습니다.) 가마수트라에서 부분유료화 관련 아티클을 보면 종종 저동네는 아직 돈을 낸 유저들에게 강한 아이템과 같이 직접적인 메리트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아직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10년전에 끝난 고민이었죠. 하지만 우리는 그 업보로 어느 정도까지 팔아야 돈을 낸 유저와 돈을 내지 않은 유저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해외 게임계엔 아직 낭만이 남아있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는 오히려 저쪽이 게임의 밸런스를 유지해서 유저들의 거부감을 사지 않으면서 합리적으로 게임을 팔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덧붙여서, 월탱 유료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실 골탄이었습니다. 철갑탄의 관통력에 성형작약탄의 데미지라 사기에 가까운 위력이긴 한데 워낙에 비싸니까 그냥 납득하게 되더라구요. FPS 게임에서 캐쉬총에 맞아 죽었을 때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러면서 기분이 상했는데, 월탱에선 천원짜리 포탄을 맞았으니 죽어주는게 당연하다고 그냥 웃어버렸습니다. 물론 죽어도 곧바로 빠져나가서 다른 판을 뛰면 되니까 죽음을 훨씬 캐주얼하게 받아들이게 전체 게임 구조를 짜놓기도 했습니다만.
  23. 지난 주말에 밤잠 설쳐가며 10시간 넘게 와우 투기장을 달렸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함께 플레이하던 동료 힐러와 운좋게 접속 시간이 맞았던데다 처갓집에서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신 여러가지 천운(...)이 따라준 덕도 있겠지만, 포인트는 그 시간만큼 풀타임으로 즐길만한 "꺼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와우 투기장의 경우 레이팅을 달리는 상위 랭커가 아닌 경우에는, 대개 "점먹팀"이라고 불리는 주간 할당 PvP점수를 얻기 위한 최소 승점만 챙기는 플레이를 선택하게 됩니다. 본인의 레이팅에 따라 주간 획득량이 달라지긴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레이팅을 올려서 얻는 보상 치고는 상한 증가치가 크지도 않을 뿐더러, 레이팅을 올리기 위해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매번 팀을 새로 짜서 심해에서 쉽게쉽게 먹고 빠지겠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그런데 최근 패치에서 놀랄만한 변화가 일어났는데요. 패치내용은 훨씬 전에도 공개했었지만 제가 난독이 있는 건지 그래프 없이 말로만 설명해서 그런 건지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엄청난 변화더군요. 5.2패치의 PvP 장비와 그 이후 계획: [kr.battle.net/wow/ko/blog/9863323/](http://kr.battle.net/wow/ko/blog/9863323/) (현재는 본문에서 미래형으로 언급하는 5.3 패치까지 적용되어 있습니다.) 위 링크에서 아래쪽에 보시면 흰색으로 "시즌 중반 따라잡기"라는 부분이 지금 말하고자 하는 핵심 시스템입니다. 무슨말인고 하니, 결국 상한 증가량의 제한이 없이 매주 상한량을 증가시켜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미리미리 매주 발생하는 상한치만큼씩 점수를 획득한 사람은, 매주 새로 부여되는 상한만큼씩만 포인트를 습득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쉬었다 하더라도 그간의 시간만큼 획득할 수 있는 양이 고스란히 누적되어 있으므로, 언제든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개의 컨텐츠 소모 시간 통제 시스템의 경우, 일정 기간동안 정해진 량 만큼을 소모할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다면 그 기간 내에 정량을 채우지 못한 플레이어는 그 이후로도 영원히 그만큼의 컨텐츠를 소모할 수 없게 되므로, 꼬박꼬박 참여한 플레이어와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들 사이에는 영원히 메울 수 없는 절대 간극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링크된 본문에서도 말하다시피 리그의 다양한 플레이어 매칭을 이루는 것을 방해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며, 개발사 입장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겨주길 바라는 컨텐츠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와우에서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패치로, (주간 상한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 일일 던전의 추가 보상이 "매일 1회씩" 제공되어 반드시 매일 접속해서 한 번씩 플레이 하도록 강제했던 것을, "매주 7회"로 제공해 일주일 동안 본인의 시간이 허락할 때 7번을 소비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으로 변경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패치는 게임이 플레이어의 시간을 지나치게 강제하던 것에서 어느정도의 통제권을 플레이어에게 위임했다는 데에서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주었습니다. "개발자가 제한하고 싶은 최대 상한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배분할 수 있도록"한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마저도 최근에는 1일 1회 보너스 보상을 지급하고, 2회차 이상에서도 절반의 보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습득량 상한은 "주간 상한"치로만 제한되고 있고요. "한 주에 플레이할 수 있는 최대 상한치"라는 것을 컨텐츠 통제의 큰 틀로 제시한 것이죠. 위 PvP 점수 습득 변화는 지금까지 지켜오던 "한 주에 플레이 할 수 있는 최대 상한치"라는 기조를 지키면서, "시즌 내에 플레이 할 수 있는 최대 상한치"라는 개념으로 시간 단위가 크게 확장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총량은 주 단위로 제공되니 "한 주의 상한"이라는 부분을 지키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컨텐츠의 전체 진도는 개발자가 정해주는 속도로만 진행되지만, 후발주자들은 열심히 달려오면 모두 어느정도 진도까지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은 일단 후발주자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면 선구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디메리트가 주어질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설명한 "미리미리 점수먹고 템맞춰서 상위 랭킹을 선점"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니까요.
  2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새 한참 재미나게 하고 있습니다. 건축으로 따지면 마감재의 퀄리티가 훌륭해요. 전반적으로 멋진 게임입니다. 1.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컨텐츠의 부족에 대해 불만을 갖는 눈치지만,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언제나 뭔가에 대해 불만이 있기 마련이죠. 물론 45레벨에서 70레벨까지 던전 4개 뺑뺑이로 끝이니 사실상 문제가 없는건 아니긴 한데 ... 이건 컨텐츠에 대해서만 주목해서 그런 것 같구요. 제 경우는 지금 61렙인데 아직까지는 크게 지루한 걸 모르겠습니다. 이론상으로라면 45렙에서 61렙까지 16레벨을 던전 4개만 돌았으니 당연히 지겨워야 하는데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2. 45레벨이 되면 '모든 클래스로 전직'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는 클래스 레벨과 캐릭터 레벨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캐릭터 레벨은 1부터 70까지이고, 클래스 레벨은 1부터 5까지. 클래스 레벨 3까지는 무척 쉽게 올릴 수 있으나 3에서 4로 갈 때는 '전보다 느리군' 하는 수준이고, 4에서 5로 가는건 상당히 느립니다. 대충 50레벨쯤 되면 하나의 클래스를 만렙을 찍을 수 있고, 50에서 60으로 가면서 2개 정도 더 클래스 만렙이 가능합니다. 60을 넘어서면서 캐릭터 레벨은 아주 느리게 올라가지만, 클래스 레벨은 그와는 별개로 여전히 동작하고 있습니다. 즉 45레벨까지는 던전 컨텐츠라는 기존 패러다임의 컨텐츠를 소비하며 플레이한다면, 그 이후에는 클래스 레벨을 올리는 '성장'에 주목하게 됩니다. 새 스킬 찍고, 새 스킬을 기존 스킬들과 섞어서 사용해보고, 그 시너지를 연구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어요. 그래서 레벨업이 느리고 같은 던전 뺑뺑이는 맞는데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아, 물론 전투 자체가 흥겹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그래서 저는 컨텐츠 부족에 대해서는 음 뭐 ... 그럴 수도 있지. 정도로 생각하고 플레이 중입니다. 3. 근데 드랍율이 정말 독하게 낮습니다. 모든 아이템 및 도전 던전(?) 입장권의 드랍율이 너무 낮아요. 3일인가 4일 전에 업데이트 된 새 던전의 입장권을 전 아직 한 번도 먹어 본 일이 없습니다. 이 던전은 에픽 무기가 나오기 때문에 인기가 좋은데 ... 가보고 싶은데 ... 3~4일간 하루에 4-5시간씩 꼬박 한거 같은데 한 번도 입장권을 본 일이 없어요. 길드원들이 데려가줘서 (파티장에게 입장권이 있으면 파티원은 없어도 됩니다) 몇 번 가봤을 뿐. 비단 입장권 뿐 아니라 각종 아이템 및 에픽 아이템 제작재료의 드랍율도 무지하게 낮아요. 제가 해 본 모든 게임들 중에서 아마 리니지1 빼고는 드랍율이 가장 낮은 게임인 듯 합니다 오늘, 던스에서 실수로, 5일에 업데이트해야 하는 내용을 2일 전에 업데이트했었는데요, 직후에 바로 롤백을 하긴 했지만 새로 나오는 컨텐츠들에 대해서 유저들이 어느정도 파악을 해두었더라구요. 재밌는건, 새로 나오는 던전인 화룡의 탑의 무기를 얻기 위해서는 꼬박 180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접속해서 플레이를 해야합니다. (하루 3번 입장시. 그리고 하루 3번 입장 제한이 걸려있는 던전임) 릴리즈가 딱 2일 남았다는 점에서 릴리즈 버전에서 수치를 고쳐서 나올 것 같지는 않고, 중간에 원성이 좀 자자해지면 선심쓰는 척 하며 줄여줄 가능성은 있겠지만 ... 아무리 그래도 무기 하나 만드는데 180일간을 하라니 아무래도 좀 ... 몇 가지 짚이는 문제들이 있긴한데 ... 아직 확신하긴 어려우니 참고만 하세요. 예를 들어서 와우의 아이템 드랍율이 높다고 해보죠. 어지간하면 같은 던전을 10번넘게 가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레전더리를 노리는게 아니라면요. 대신, 던전 자체를 몇 번 못 갑니다. 귀속에 묶여 있거든요. 영던은 하루에 한번만 갈 수 있고, 공격대 던전은 일주일 주기죠. (요새는 달라졌다고 하던데 평균을 낸다면요) 즉 도전 기회 자체가 적게 주어지되, 드랍율은 높습니다. 던스는 귀속 개념이 없어요. 무제한으로 입장 및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드랍율이 더 낮게 느껴져요. 예컨대 똑같이 '실시간으로 한달 정도 플레이하시면 그 아이템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하는 경우, 와우에서라면 불과 4번만에 먹는 셈이죠. 근데 던스에서는? 확률을 안드로메다로 보내지 않는 이상 열성 유저들의 빠른 풀템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문제 때문에 드랍율이 낮게 느껴지는거 아닌가 ... 싶네요. 아무튼 게임 하면서 짜증이 나기도 하는건 사실. 아무리 돌아도 나오지 않아 ㅜㅜ 뭐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가서 이 모든게 근본적으로는 역시 '컨텐츠 부족' 때문이라는거죠. 단지 그 컨텐츠 부족이 드러나는 지점은 45렙에서 70렙까지 던전 4개를 뺑뺑이 돌기 때문이 아니라 아주 낮게 느껴지는 드랍율 때문이 아닌가 ... 합니다. 지금까지는요.
  25. SNS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을 제공하는 방법적 기준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마케팅 심리학으로 이야기가 귀결되어 글타래를 올려봅니다. ------------------------------------------------------------------------------------------------------------------ Zerasion: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고르듯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지, 4지선다 시험지처럼 "ㅇㅇ아니면 틀림"이어서는 곤란하다. 직관적인 정보제공과 밸런싱은 이같은 이유로 중요하다. tophet: 요즘은 4가지도 많죠.. 빨간알약 파란알약... Zerasion: 아.. BR31을 괜히 예로 들었나봅니다 ㅠ 선택지의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취향에 따른 선택, 그리고 실패란 없다.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가 글의 목적이었습니다 ㅎㅎ tophet: 31가지를 한꺼번에 내놓지 않고, 단거 / 안단거? -> 초코가 좋음? 과일이 좋음? -> 샤베트? 아이스크림? 이런 식으로 당장의 선택지를 좁혀주는게 캐주얼 유저들에게 더 어필하지않나 싶습니다. 볼륨은 유지하면서도 체감 난이도를 팍 낮출 수 있지요. Zerasion: 아. 적어야 한다를 말씀하신거군요. ㅎㅎ 넵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이 같습니다. ㅎㅎ Kiriranshero: 선택지는 셋중 하나 정도가 적당한것 같습니다 실상은 답정너 이거나 뭘 택해도 호구를 만들수 있지만 고민해서 선택했다는 만족감을 주기 적장한.. tophet: 똥, 빨간 알약, 파란 알약.... Zerasion: 똥 넣지 마세요 ㅠㅠ 아니면 똥이 정말 취향인 소수취향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 Kiriranshero: 월탱의 유료화 선택지가 그거죠 결재안하고 노가다(똥). 프리미엄(파랑), 골탱(빨강) Zerasion: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노가다라고 Voosco 님이 좋게 해석하신 것 뿐이군요. 현실은 노가다는 그냥 똥인 거군요... Kiriranshero: 과금유저를 위한 놀잇감이 되는 것이기때문에 .. tophet: 월탱 유료화 모델이 무서운게 바로 그 지점이죠. 과금과 관련해서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합리적인 소비로 연결됩니다... 재미붙이는 순간 최소 월 1만5천원은 묻어야해요.. Zerasion: 선택지 숫자 줄이는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에 강남에서 핸드폰 팔 때 과장에게 들었던 팁이 생각나네요. 고갱님께는 핸드폰 딱 두 개만 양 손에 쥐어드리고 선택하시게 하면 된다고. 너무 많으면 안산다고 하던.. tophet: 자 이제 이런 이야기들을 GDF에 쓰시는 겁니다. Zerasion: 게임의 마케팅 심리학..... 흐어헝 ------------------------------------------------------------------------------------------------------------------ 그렇게 이 포스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