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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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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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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보상은 게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사실 제가 예로 들었던 보너스 등과 같은 부분은 보상 그 자체라기 보다는 게임적인 의미에 기반한 역할 분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시스템 상에서 게임적인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건 게임이 아니라 '놀이'에 가까울 거라는 이야기죠. 앞서 RP는 대부분의 경우 게임 내부로 통섭되지 못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실 RP를 중심으로 하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바로 World Of Darkness(이하 WOD) 시리즈인데,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중 하나인 'Vampire : the Masquerade"가 2000년대 초반 PC게임으로 두번 출시되기도 했지요. ('Vampire : the Masquerade - redemption'과 'Vampire : the Masquerade - Bloodlines' ) 최근엔 World Of Darkness 시리즈 이브 온라인을 만든 CCP에서 차기작으로 이 WOD를 MMORPG로 제작중이기도 합니다. WOD에서는 각 캐릭터마다 각자의 성격을 지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것도 성격의 본질과 표현으로 나누어서요. 예를 들어 어떤 캐릭터의 성격을 본질 - '위험추구' / 표현 - '협상가'라고 정의한다고 칩시다. 이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겨내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협상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중재하는 것을 즐깁니다. 만화 '용오'의 주인공과 같은 성격이 되겠죠. 중요한 것은 각 성격과 이 성격이 취해야 할 행동들이 시스템에 정의되어있고, 이 성격대로 행동했을 때 게임 내에서 소모하는 자원인 '의지력'을 1점씩 회복한다는 겁니다. (의지력은 데미지 페널티를 무시하거나, 공격/방어 등 모든 종류의 주사위 굴림에서 크리티컬 실패를 방지하고 성공 효과를 키우는데 사용됩니다.) D&D에서는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나타내는 시스템이 갖춰져있지 않습니다. 가치관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이것이 캐릭터의 성격을 개성적으로 정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종의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할 뿐 이를 활용한 시스템 자체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WOD에선 위 캐릭터는 굉장히 구체적인 성격이 생성되고, 이 성격대로 행동할 때 마다 게임 내에서 의미있는 보상을 받게 되지요. WOD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위와 같이 시스템을 통해 게임적으로 의미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 재미는 게임적 재미라기 보다는 그 외적 재미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Zerasion님께서는 게임적인 제약이나 보상이 배제되면 자유로운 'RP'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질문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는 게임적인 행위라기 보다는 자기만족 또는 사회적 행위에 더 가깝지 않냐는 것이죠.
  2. 제가 생각한 RP에 대해 정의해보기 이전에, 좀 더 하이 레벨 단계의 주제를 잠깐 꺼내볼까 합니다. 저는 (비디오 게임에 국한되지 않는) 모든 종류의 게임이 가지는 목적은 "재미 추구"라고 생각합니다. PC방에서 친구들과 LoL을 할 때, 방에서 PC로 와우를 할 때, 거실에서 부모님과 키넥트 어드벤쳐를 할 때, 동네 골목에서 고무줄 놀이를 할 때, 놀이터에서 숨바꼭질을 할 때. 모두 마찬가지로 "재미있으려고" 게임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문적으로 자본을 투자해서 더 큰 자본으로 불리려고 리니지 등을 하는 생활형 프로게이머들의 경우는 특수 케이스니 여기서 제외하고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RP 이야기에서 호모 루덴스("인간은 유희적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지칭하는 인류)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어떤 놀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하면서 재미의 원류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해 리마인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선 제가 RP라는 단어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의 핵심은 "캐릭터 전체의 역할 수행"이었습니다. tophet 님과 Nairrti 님께서 말씀해주셨던 TRPG에서 RP가 의미하던 "포지션"의 핵심 의미와 더불어, onzk777 님께서 "연기"로 지칭하셨던 의미, 그리고 Raoul 님의 "소셜 롤"을 모두 포함하는 더 큰 의미의 상위 개념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즉, 전투 역할과 직업, 성격, 지위 등을 모두 아우르는 캐릭터 그 자체에 대한 몰입을 RP라고 불러보고자 했습니다. 최초의 TRPG가 창궐한 시점에서, 플레이어들이 RPG라는 놀이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tophet 님과 Nairrti 님께서 설명해주신 원류로서의 "역할 분담을 통한 이야기 진행"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그것이 규모가 적어서 재미있었는데 지금의 MMORPG는 규모가 커져서 재미가 없다 또는 재미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 아니라 "더 이상 역할 분담만으로는 재미를 주기 어려운 시기가 됐다"는 쪽으로 접근해보고자 했습니다. 저는 본문의 대화 내용 중 onzk777 님께서 말씀해주신 저 부분이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역할 분담을 통한 게임 진행 자체는 이미 충분히 식상하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기존 TRPG의 핵심 재미였던 역할 분담은 현재까지 고스란히 잘 계승되어 왔지만, 그 과정에서 유실된 다른 재미 요소들을 현대의 MMOG(반드시 RPG일 필요는 없습니다)로 가져오려면 어떤 것을 해볼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해본 결과, 개인적으로는 현대에 와서 "캐릭터 연기"로 분류되던 RP를 원 뜻과 재해석된 뜻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형태로 녹여내는 것은 어떨까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화록 아래 추가로 포스팅한 댓글의 내용이었던 "RPG가 플레이어의 RP를 해친다"는 의미는, 와우의 일일퀘스트가 매일 매일 퀘스트를 생성해주는 "흥미로운 컨텐츠"에서 순식간에 일일 필수 로동 할당량처럼 꺼려지지만 억지로 해야하는 "일감"으로 전락한 것과 매우 흡사한.. "강제받는 순간 재미는 급감한다"는 이치에서 출발한 내용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거라 생각하는데요, 이제 막 공부하려고 컴퓨터를 종료하고 있는데 방문을 열고 들어 온 엄마가 "넌 맨날 컴퓨터만 하니? 그만하고 공부 좀 해!" 라고 하면 공부하기 싫어지는 경험. 입니다. tophet 님께서 정리해주신 많은 부분이 제 의도에 부합하긴 하지만, 반드시 협력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TRPG를 "코옵"이라고 분류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다보니 그렇게 되긴 했지만... 마크와 RUST의 사례에서 제가 주목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였는데, 바로 "협력"과 "대립" 입니다. 자발적인 분업을 통한 협력이 강제하지 않아도 저절로 분류되는 일종의 클래스라고 생각했고, 또 하나는 시스템이 따로 제공하지 않아도 벌어지는 분란 행위에 주목했습니다. 일반적인 OnlineRPG에서 시스템이 정해주는 클래스와 적에 대한 정의를, PvE/PvP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자유롭고 자발적인 규칙들이 매우 합리적으로 생성/동작한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취졌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RP에 대한 이야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꺼내놓아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보상 역시 마찬가지로 "보상을 받는 행위가 재미있기 때문에" 컨텐츠의 달성 시 보상이 지급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컨텐츠의 달성보다 보상 자체가 목적이 되게 되는 경우로 주객이 전도되어 갔다는 부분에서 현재의 보상 체계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결함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나쁘게 발전된 예로는, 컨텐츠는 플레이어로부터 시간을 뺏는 도구이며, 그와 같은 일종의 시련을 극복한 뒤에 얻는 보상만이 유일한 재미(실제로는 이조차도 단순한 일감으로 여겨지는)로 인지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tophet 님 인용부분에서 설명해주신 부분은, 시스템 상의 보상이 존재하고 플레이어는 그와 같은 보상을 따라 움직이게 되면서 role-play가 발생하게 된다고 이해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플레이어의 자발적인 동기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예로는, 예쁜 블러드 엘프 마법사를 하고 싶었던 와우 플레이어가 있었지만 그는 굉장히 효율추구적인 플레이어였고, 때문에 "가속 +1%"라는 종족특성의 유용함 때문에 울면서 억지로 고블린 마법사를 선택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썩 마음에 드는 예시는 아니지만 LoL의 예를 들어 보면, 애초에 수많은 영웅들에게게 부여된 클래스라는 것은 없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운용하는 탑/미드/바텀/정글/서폿이라는 롤이 존재할 뿐이며, 이 조차도 플레이어의 운용력에 따라 영웅의 제약을 초월해 사용하거나, 축구/농구 등에서 유동적으로 포지션/포메이션이 바뀌는 것처럼 상황에 맞게 그 롤을 스위칭하거나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포럼과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드렸던 리니지 이야기 "땅 위의 왕, 땅 아래의 왕"의 사례에서도 보면, 클래스로 제공되는 기사, 요정, 군주 등의 구분 외에도 플레이어들은 상황에 따라 용병, 문지기, 호위병 등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 부분이 Raoul 님께서 말씀하셨던 소셜 룰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확신은 들지 않습니다.. ㅠ) 제가 본래 샌드박스형 또는 자유도형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와우에서 방어형 공격형 회복형의 구분이 없던 오리지널 시절(탱딜힐의 명확한 시스템 상의 구분은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에서 랜덤 파티 매칭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생김. 그 이전에는 플레이어들의 개념 상에서만 존재) 특성도 어중간하고 클래스 구성도 어중간한 파티원들이 모여서 실패도 하고 토론과 궁리도 하면서 "함께" (누가 혼자 시켜서 끌고가는 것이 아닌 진정한 함께)클리어해나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이 스킬을 쓰라고 해서, 남들이 이 특성을 찍으라고 해서, 남들이 이 클래스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해서 하는 게임이 재미있을 리 없다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을, 우리는 보통 게임이라는 말 대신 "일"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으로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운용할 때에, 비로소 몰입이 가능하고, 그 순간 억지로 인지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연스럽게 RP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3.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그리고 훨씬 많이 TRPG를 해오신 선배님들도 여럿 눈팅하고 계실텐데 TRPG를 논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어쨌든 TRPG에서의 Role Playing 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부연 설명하고자 합니다. Role Playing Game은 RP Game이 아니다. TRPG에 관한 오해 중 하나는 게임을 '연기'를 통해 풀어간다는 것일 겁니다. 두 손을 모아서 옆구리에 붙이고 "황혼보다도 어두운 자 피의 흐름보다 붉은 자 시간의 흐름에 파묻힌 위대한 그대의 이름을 걸고 나 여기서 어둠에 맹세한다 우리 앞을 가로막은 모든 어리석은 자에게 나와 그대가 힘을 합쳐 다 같이 파멸을 부여할 것을!!!!" 이라고 외치는 장면을 보통 상상하시겠습니다만... 그런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요. 기본적으로 RPG는 즉흥극이 아니라 시스템 위에서 돌아가는 게임입니다. 캐릭터가 드래곤 슬레이브라는 주문을 사용할 수 없더라도, 위와 같은 주문을 외울 수는 있습니다. 물론 아무런 효과가 없겠지요. 하지만 위와 같은 주문을 외우지 않더라도 드래곤 슬레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드래곤 슬레이브를 사용합니다'라고 선언한다면 마법 시전 성공/실패, 데미지 판정, 저항 판정 등의 시스템이 동작하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데미지를 주는 등의 게임 시스템이 발동됩니다. 즉, 게임의 기본 단위는 연기가 아니라 선언이며, 연기 따위 전혀 없이 선언 만으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연기가 선언에 대해서 영향을 끼치지도 않지요. 당연히 플레이어도 마스터도 인간이기 때문에 오글거림을 알고,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저렇게 연기만으로 게임을 끌어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분위기를 띄우거나,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재미있거나 할 때 마스터나 플레이어가 이런 연기를 곁들일 수는 있습니다만 필수는 아닙니다. Role Playing Game은 Role Playing으로 진행하는 Game이다. 사실 탱-딜-힐의 역할 수행은 이미 MMORPG에서 훌륭하게 잘 구현되어있지요. 오프라인에서 정해진 사람들과 반드시 모여야 하는 TRPG와 달리 접속만 하면 언제나 사람들이 있고, 모르는 사람과도 즐길 수 있고, 화려한 연출도 있는 등 '역할 수행'에 집중한다면 사실 굳이 MMORPG를 두고 TRPG를 따로 플레이 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그러고보면 '연기'가 TRPG의 참 재미이고 진리이며 MMORPG가 아직 구현하지 못한 마지막 조각인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연기'가 없어도 게임은 굴러갑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굴러갈 수 있습니다. 오리지널 D&D로 NPC 한명 없이 서로 대사 한마디 없이 그냥 4인 파티로 던전만 파도 재미는 있습니다. TRPG의 가장 핵심적인 재미는 '연기'가 아니라 컨텐츠가 말로 구술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라는 형태로 표현된 것 이외의 컨텐츠를 소화할 수 없는 RPG보다 훨씬 많고 풍성한 컨텐츠를 제공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MMORPG에서의 RP란? 사실 화두가 된 Zerasion 님의 글에서 RP는 굉장히 모호한 개념입니다. 딱히 마비노기나 RUST나 마인크래프트에서 캐릭터의 연기가 주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Role Playing으로 보자면 일단 시스템적으로 그리고 게임적으로 Role이 나눠져있는 것도 아니고 시스템이 이를 받쳐주는 것도 아닙니다. 만일 예로 드신 마인크래프트에서 실제로 플레이어가 건물이나 지형을 만들 때 보너스를 받는 건설자, 자원을 채집할 때 보너스를 받는 노동자, 수리에 보너스를 받는 관리자 이 셋 중 하나의 클래스를 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TRPG에서 말하는 Role Playing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니죠. Zerasion님의 RP를 시스템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플레이어들이 자율적으로 상호작용 - 특히 협력 - 하는 행위라고 해석한다면 그게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Zerasion님의 아이디어는 '시스템에 의해 빡빡하게 능력을 제한하고 반 강제로 협력을 유도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그냥 내버려두면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서로 협력하고 반목하면서 재미있게 잘 놀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걸로 보인다는 거지요.
  4.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이게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참 멋진 부분이기는 한데,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또 별로 그렇지가 않기도 합니다. 일단 플레이어의 성향의 문제가 있는데요. 1. 경쟁적인 성향의 플레이어: 시스템 안에서 효율과 합리를 추구하며 호승심이 강함 2.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플레이어: 남들이 뭐라거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함 3. 그냥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좋은 플레이어: 싱글플레이 하듯 캐릭터 렙업만 한다거나, 채팅만 한다거나 등 이런 분류는 개인 성향에 대한 분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꽤 문화적인 특성을 갖기도 하지요. 특히 최근 한국의 게임들에서 나타나는 플레이어들의 경향성은 1에 많이 치우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다리를 여러 개 만들어서 각자 원하는 사다리에 알아서 매달리게 만들어주는 식의 '자유도'를 주고 있습니다만, 결국 기본은 사다리를 올라간다는 걸 별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마비노기의 경우를 돌아보면, 소위 자유도가 높은(=클래스가 없는, 스킬 시스템의) 게임에서는 이 양상이 '표준화'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가장 효율적인 기술들만 선택되고 쓸모 없는(활용도가 낮은) 기술들은 버려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마비노기는 유행 빌드 같은 게 만들어져서 한 동안 던전에서 대다수의 플레이어가 던전에서 윈드밀만 돌기도 하고, 오토디펜스 같은 것들이 도입되었을 때는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마법 F 정도는 무조건 배워야하는 시절도 있었지요. 울티마온라인도 딱히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98~00년 시절에는 이런 경쟁적 성향이 극명하게 발현되지는 않은 시기라 플레이어들이 거지 역할을 선택하기도 하고 전투기술 전혀 없이 나뭇꾼이나 테이머 같은 역할들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주류는 전투의 효율로 갔던 것으로 기억하고 그래서 전투 좀 한다 하면 모두가 플레이트를 입고 마법저항(magic resistance)을 100으로 만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말하자면, 게임이 플레이어의 게임 내 역할을 정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은 각 플레이어들의 성향에 따라서 당연스레 역할을 분담합니다. 이걸 오히려 게임이 플레이어들의 경향에 따라서 역할을 규정지어주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보는게 맞는듯 합니다. 카스(Counter Strike) 같은 초창기 FPS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애써 돌격병이니 전투병이니 저격병이니 나누지 않았음에도, 플레이어들은 무기(SMG, Rifle, Sniper Rifle)로 자신들의 역할을 분류하고 있었고, 오히려 후대의 FPS들이 이걸 좀 더 강조해서 역할로 만들어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는 쪽입니다. 결국 플레이어들은 플레이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관념과 성향을 게임에 투영하는 것이고, 이는 역할을 게임이 나눠놓든 아니든 스스로 규정한다는 말입니다. Zerasion님이 예로 드신, 마인크래프트나 러스트 같은 게임에서 관찰하신 '성향'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요소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행동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한두 선택을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관념에 끼워 맞춰 스스로를 정의하고 이걸 클래스(역할)로 정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이런 '끼워 맞춤'은 이를테면 '난 궁수가 되겠어'라고 정의한 플레이어라면 거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몇 개의 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끼워 맞춘 뒤에 게임에 요구하는 경우도 자주 발견할 수 있고, 설혹 시스템적으로 충족되지 않더라도 자기만족적 플레이를 지속하는 경우도 관찰할 수 있더라는 것입니다.
  5.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일반적으로 TRPG라고 부르는 Pen & Pager RPG 혹은 Tabletop RPG에서 Role이라고 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팀 내 역할(최초 D&D의 경우로 보자면 Fighter, Elf, Rogue, Mage, Cleric 등)을 미리 나누어 놓은 것 이죠, 하지만 이 역할이 나누어지는 이유는, 그 캐릭터를 연기하라는 뜻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게임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각 클래스들은 이런 취향, 이미지들을 비유해 볼 수 있겠습니다. Fighter: 싸움 잘 함. 파티를 지킴. 나서기 좋아함. 성격 더러움 등 Mage: 파티의 브레인. 침착함. 팀의 브레이크. 절묘한 순간에 미리 준비한 적절한 마법 한 방. Cleric: 파티원들을 치료함. 싸움도 잘함. 맏형 같은 느낌. 파티원들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느낌. Rogue: 전투 못함. 평소에 할 일 없음. 사실 D&D의 로그는 별로 끌리는 역할이 아니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던전에서 함정을 찾고 해체하는 정도 밖에 없습니다. 일단 로그는 Hit Dice가 4라서 HP가 진짜 한주먹 꺼리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앞서서 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은신+백스탭이 있었느냐 하면 이것도 초판에는 없던 걸로 기억합니다. 말하자면 TRPG팀 안에서 제일 의욕이 낮고 게임 플레이의 의지가 낮은 플레이어가 억지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제들 하고 싶은거 다 고르고 나면 뒤늦게 할 수 밖에 없어서) 선택을 하는 경우가 꽤 많지요. 일단 특히 Mage는 하고 싶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클래스가 아니었거든요. 오늘 진행하는 시나리오를 대충 머리에 그려보고는 게임 플레이상 아침마다 오늘 쓸 마법을 미리 외워야하는데다가, D&D 룰과 크리처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마법책은 가능하면 외우고 있는 쪽이 좋습니다. 그래서 대체로 마스터 경험이 있다거나 경험 많은 플레이어가 하는 쪽이 많습니다. 그런데 각 클래스는 자신의 명확한 역할이 필요한 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투면 전투, 치료면 치료, 던전에서 문제 해결이라면 또 적극적인 플레이어들의 자발적 참여가 있겠고요. 로그는 이 중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평소에는 가장 쓸모 없는 능력(함정 찾기, 함정 해체)을 준 클래스입니다. 앞서 언급을 한 것처럼, 게임 플레이에 가장 열의가 적은 플레이어에게 강제 참여를 유도하기에 딱 적절한 클래스죠. "지금이 바로 네가 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때야!" 라면서 등을 밀어주고, 파티에 치명적이 될 수 있는 함정을 해체함으로 으쓱댈만한 요소를 주는 거죠. 동기부여와 보상입니다. 현대 컴퓨터 RPG에서 역할이라는 개념이 각 클래스를 균등하게 밸런스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D&D에서 클래스(역할)라는 개념은 이런 컨셉으로 만들어졌고, 각 플레이어들이 자기 역할을 나눠서 플레이한다는게 roleplay라는 단어의 뜻이었습니다. 이게 점점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활용하던 연기(play)와 주객이 전도되면서 역할이 먼저냐 연기가 먼저냐는 논란이 RPGer에게 계속 있어왔습니다만, 사실 TRPG에서 캐릭터의 연기(play)는 그냥 양념일 뿐이지 본채요리가 아닙니다. 있으면 더 재미있어지지만, 없다고 또 맛을 못느끼는 것은 아니거든요. 물론 이게 나중에는 '연기'를 강조하는 뜻으로 다시 활용되어서, MMORPG들이 RP server라는 것을 도입하기도 하지요. 이 서버는 RP만을 위한 서버로 RP를 안하는 플레이어는 게임에 낄 수가 없게 되기도 합니다. 영어를 잘 못할 경우에는 "나 인간 말 몰라"를 반복하는 멍청이 트롤 같은 캐릭터를 하면 재밌습니다. :-) 컴퓨터 RPG에서의 역할 분담 현대 컴퓨터 RPG는 이런 역할의 내용을 또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까 생기는 부작용들도 있고 이제 그렇습니다. 힐러와 탱커, 딜러(근딜+원딜) 정도로 클래스의 골격이 갖춰지고, 여기에 힐러와 탱커의 팀 내 비중이라든지 각 클래스들끼리 PVP를 하게 한다든지 하는 경우들이 특히 그렇겠습니다. - 틀에 꽉 짜여진 역할 분담은 결국 각 역할들의 무게감이 서로 다르게 형성되었고, - PVP는 본래 의도하지 않은 클래스들끼리의 경쟁을 만들게 됩니다. 이게 본래 거슬러 올라가면 '전사랑 법사랑 싸우면...'의 초딩 싸움이 되는데... CRPG에서 실제로 일어나버린 거죠. - 게다가 MMO의 형태가 되면서는 클래스들이 '원래 팀원인 사람들이 나눠가진 것'이 아니라 '취직을 해야하는' 부작용도 생겼죠. 이루 말로 하기 어려울 만큼 클래스 시스템이 MMO로 옮겨오면서 생긴 부작용이 많은데, 클래스 시스템이 없던 게임에서도 사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역할을 미리 설정하고 플레이하는 걸 관찰할 수 있습니다. 울티마온라인이라든지, 마비노기라든지 아무도 정해주지 않았는데 본인이 스스로 '나는 바드'라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정하고, 자신은 마법사라면서 플레이트 입어도 되는데 궂이 천때기만 입고 다니고... 일종의 관성이기도 하고 게임플레이에서 누적된, 플레이어들이 갖게된 고정관념이기도 합니다. 이게 아마도 Zerasion님이 두 번째 글에서 쓰신, 플레이어들의 역할 분담에 대한 부분이 될듯 합니다. 원점으로 돌아와서, TRPG가 가진 특성들을 현대 CRPG에 적용할 수 있나 혹은 그런 것들을 시스템화해서 적용할 수 있느냐 하는 고민은 매우 바람직합니다. 사실 최근의 추세로 보면 MMORPG에 다양한 요소들이 첨가되고 있고, 특히 WOW의 온갖 미니 게임 퀘스트들을 보면서 감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MMORPG라는 것은 기존 TRPG와 동일선상에 놓고 고민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이고,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플레이어가 낄낄대며 할 수 있던 요소를 MMORPG 같은 대중(massive)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일단은 여기가지 하고, Zerasion님의 아이디어를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 저는 그냥 꼰대 선비질이었습니다.
  6. onzk777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퇴근 전 코멘트라 두서가 없습니다. 칼날같은 비판보다는 주니어 기획자의 패기라 생각해주시고 읽어주세요 :lol: 기존의 RPG 게임들은 핵앤슬래쉬를 표방하지 않는 이상 전투 시의 역할 분담을 기초로 플레이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 만큼은 과거의 게임들이 주로 해당될 것 같네요. D&D룰을 따르는 여러 게임들이라던가... 여기서 두 가지 갈래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RPG 라고 부르는 게임들은 대부분 게임 내 시스템에서 각 역할군을 제어하려고 노력하고 이를 컨텐츠화 시킨다. 1.1. 전투를 설계하고 역할군을 설정한 후 각 역할군에 특화된 전투 클래스를 만드는 것이 주요. 1.2. 온라인 게임의 탱딜힐이 여기 속함. 십수년에 걸쳐 현재에 와서는 약화되고 있는 추세. 1.3. 게임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플레이 난이도를 어렵게 한다는 리스크가 있음. - MMO에서의 역할 강요가 소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 때문 2. 샌드박스 라는 어휘가 사용되는 게임들에서의 역할 분담은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찾아낸 역할군으로 구성된다. 2.2. 자의적인 역할 분담은 개인 심리의 요인과 집단 심리의 능률적 요인으로 나뉘게 되는데 이는 시스템이 제어하기 어렵다. - 실질적으로는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지성 유닛으로 구성되어 활동하는 형태가 되고 있다. 2.3. 다시 말하자면 일손이 부족하여 나눠서 하는 분담일 뿐 역할 자체에 재미가 있는건 아님. 글의 주제가 "RP가 뭐냐" 이기 때문에 위 내용으로 말미암아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칭하는 것이 RPG의 롤이라면 "전투에서의 역할" 이 맞다. - 경험적 사유에 의한 판단 2. Role Play 의 사전적 의미 해석이라면 "내가 할 일을 부여받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일". 3. 게임 속 캐릭터에 몰입하여 게임 내의 세계에 속해 캐릭터의 역할을 총체적으로 수행. - 원전에 의한 해석 * 3의 원전에 의한 해석이라 함은 책상을 앞에 두고 말빨로 게임을 진행하던 시절을 수반하는 것. 마지막으로, RP란 무엇인가에 대해 논란이 된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모두 RP를 하고 있다." 심지어 애니팡을 하더라도 "나는 이 녀석들을 주물러서 점수를 올려야 해" 라는 목적을 가진 플레이어로써 존재하는거죠. 온라인 상에 가상의 인격을 소환하느냐, 현재의 나 자신을 투영하느냐, 이야기 속에 매료되어 세계관과 설정 속에 녹아든 캐릭터를 "연기" 하느냐의 차이는 사실 RP 라는 거대하고 포괄적인 표현 속에서는 미약한 구분일 뿐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어떤 게임을 디자인할 때 "RP를 녹여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기 전에 "유저가 어떤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떤 재미를 느끼게 해줄까?" 라는 더 중요한 목표가 설정된 후에 다뤄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7. 개인적으로 최근 주목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는 RUST를 볼 때 떠올렸던 몇 가지 생각들이 있었는데, 이 대화의 끝에서 관련된 내용이 머릿 속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 된 것 같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떠올린 생각의 가장 큰 주제는 바로, "RPG가 오히려 RP를 해친다"는 것입니다. 1 세대 온라인 게임들이 보여줬던 가상 세계형 구조, 그 중에서도 얼마 전 포럼에도 올라왔던 시뮬레이션의 꿈과 같은 내용들의 공통점은 바로 "큰 규칙의 틀을 제공하되 제약을 강하게 두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본문의 대화 도중에 RP의 R(Role)이 의미하는 것이 "캐릭터"냐 아니면 그 캐릭터가 지금 위치한 "포지션"이냐 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그 포지션과 같은 세부 규칙들이 점차 세분화되면서 오히려 플레이어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로 인해 역할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것이 아닌 등떠밀려서 숙제하듯 강제받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에 Voosco 님과 함께 neoocean 님께 들었던 마인크래프트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화라거나, 요즘 modpat88 님께서 들려주시는 러스트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세계의 기본 규칙만 존재하고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강제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더 활발하게 RP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례들을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 사례들에서 보시다시피, 시스템이 어떤 롤을 강제하지 않고 룰만 쥐어주는 샌드박스 쪽이, 오히려 세세한 규칙들과 미리 준비된 역할이 마련된 RPG보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이 RP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듯, 그야말로 "코스프레"와 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개념의 RP가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행하는 그 자체가 바로 RP가 되는 쪽이 더 강력한 RP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스의 구분이 없이 모두가 평등하던 울티마 온라인이 그랬고, 또한 한국의 울온이라고 불리는 마비노기에서도 검증된 것처럼, 충분한 바탕을 구성하고 오히려 제약을 없애게 되면 오히려 플레이어들이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RP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따라서 너무 세세하게 규정된 RPG의 Role이, 오히려 플레이어의 RP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게 이 글의 요지였습니다.
  8. evilma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Nairrti님이 꼽아주신것중에 7.8번은 상당히 민감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좀 과격한 표현을 빌리자면 기득권을 뺏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나마 예전같이 몰아새우자니 찝찝하고 자신이 몰상식한 사람으로 보일듯하여 자제했던 움직임들이 10~12번까지의 사건이겠죠. 불편하다는건 꽤 정곡인듯합니다
  9.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 요즘 북미 게임 업계가 존나 시끄럽죠. 거기에 대한 이야입니다. 밝은해님께서 게이머의 종말 – 비디오게임으로 무엇을 할까라는 글을 쓰셨다. 원문은 How to Do Things with Videogames라는 이언 보고스트의 책인데, 최근 북미 게임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관련된 것이다. 이는 말하자면 게이머들과 일부 게임 개발자들 사이의 충돌인데, 최근 여성 게임 개발자에 대한 혐오, 즉 조이 퀸(Zoe Quinn) 스캔들로 난리가 났던 사건의 연장선에서 게임 개발자들에 대한 괴롭힘(harassment)으로 연결되더니 그리고 조이 퀸과 필 피시의 드랍박스 계정이 해킹당하는 사건, 게임비평가에게 살해 협박이 있는 등 온라인 상의 혐오가 현실의 생명 위협으로 나타난 흐름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이미 IGDA(국제게임개발자협회)에서 짧은 성명을 낸 것이 있지만 게이머들에게 별로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사실 너무 온건한 내용이었다고 본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조이 퀸과 아니타 사키시안(Anita Sarkeesian)이 던진 화두에 대한 게이머들의 여성 혐오가 깔려있다. 사키시안이 화두를 던졌던 곤경에 빠진 처녀(한국어 자막) 시리즈를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될듯 하겠다. 사실 게임 업계가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게임에서 여성의 묘사는 조력자이거나 성적 대상이거나 혹은 미미한 역할이거나 더 심각하게는 구출되는 대상인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심지어 여성이 주인공인 게임도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은 경우는 없다. 특히 한국의 게임들은 이 부분에서 여전히 근대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인츠로우"의 디렉터 스티브 제이로스(Steve Jaros)는 이런 내용에 대해 지적해오던 아니타 사키시안의 말이 옳다는 내용을 인터뷰에서 했다. 난 2008년에 This is Game이라는 매체에 비슷한 관점에서 글을 (익명으로) 썼던 적이 있다. 난 이런 게임 업계의 남성 편향이 남성 위주의 개발 환경에서 발생한다고 봤고, 여성 개발자가 많아지는 것이 이 문제의 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이런 편향은 사회 전체에 깔려있는게 더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거기까지 건드리기엔 좀 너무 컸고 해서 두루뭉슬하게 적당하게 타협했던 조잡하고 정리도 덜 된 투박한 글이었다. 어쨌거나, 당시 저 2008년에 박제된 댓글들이 난 (지금에 와서는) 참 재밌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북미 게임 업계의 논란이 게임계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다. 게임 시장은 이미 여성이 거의 50%를 차지하고 있는데 게이머들의 시각은 남성 90%이던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어쩌나, 모바일 시장에서 이제 남성보다는 여성 게이머가 더 중요하게 되어가고 있는데. (결국 흐름은 자본을 따라갈 것이다.) 게임이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킨다는 이야기는 결국 구라일지도 모른다. 아니, 적어도 북미의 게임 개발자들은 맞는 것 같다. - 역시 블로그에 쓴 글의 옮김.
  10. 그러니까 말씀하신대로 "남성이 다수", "젠더 문제 따위는 관심도 없음", "젠더 문제 언감생심"이라는 부분에서 남성향과 여성향에 대한 무관심을 읽을 수는 있는데요, 그로부터 혐오까지 가는 중간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서 본 글 만으로는 그 흐름을 파악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11.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사실 이 게임계 젠더의 문제는 매우 복잡하게 엮여 있다고 보는 쪽인데요. (좀 거칠게 씁니다.) 1) 미국도 결국 공돌이가 게임 업계를 만듬 2) 개발자도 공돌이 게이머도 공돌이... 에서 게이머는 이제 일반 남성의 대다수가 된 상황. 3) 여기에 여성 게이머들이 점차 증가 4) 개발자-게이머가 모두 남성이니 게임도 그냥 본인들 취향, 게다가 젠더 문제 따위는 관심도 없음 5) 사회적으로도 젠더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문제인데 게임계에서는 언감생심 6) 여성(페미니즘) 게이머들이 반발해서 '그래 어쩔래 나 게임하는 여자다'라는 사이트들이 생김 7) 페미니즘 발언들이 폭이 넓어지기 시작 8) 여성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발언들이 자주 나옴 (사키시안은 그 맨 앞) 9) 불편함 10) 조이퀸이 나왔는데 마침 까기 좋은 '썅년' + '헤픈 년' 11) 너 잘 걸렸다 12) 사키시안 너도 일루와 퍽퍽 13) IGDA: '그만 자중해달라' 이게 현재 상황이라고 봅니다.
  12. 글타래를 보면서 드는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1. 남성향이 강하다와 그래서 여성을 혐오한다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지 않나요? 2. Nairrti 님 페이스북에서 댓글 스레를 봤는데, 장문의 댓글을 쓰신 분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 파이상으로 여성 게이머의 비율이 45%에 육박한다는 것과 그들이 과거 남성중심 시절에 그들이 보여준 열정적인 지지만큼을 기대해도 되는 대상일 것인가?라는 부분 사이에도 큰 간극이 있지 않을까요? 2번 같은 경우에는 매출 자료에서 여성의 지출이 크다는 통계적인 자료가 있겠지만, 그러한 현재의 팩트가 많은 남성향 게임 제작사(또는 제작자)에게까지 확산되었는가?에 대한 확신은 갖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게임업계가 과거의 남성지배적 시장에 얽메여있다기보다, "그래도 아직 그들이라면 기대한 피드백을 보여주겠지" 하는 다소 안일한 의사결정 과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13. Jolgame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전 누가 트위터에서 저분 영상을 주르륵 알티하는 덕에 한 네다섯건 정도 유투브에서 본 결과 자기 보고싶은 면만 보고 말하는 케이스다 라고 확정지었습니다. 링크하신 인벤 베플에도 그렇게 써있더군요. 이야기해볼만한 주제이긴 하지만 화자가 주제의 신뢰성을 깍아먹는달까요. 인터넷 상에서의 각종 혐오라고 해도 딱히 무슨 사건에 연류되지 않는이상 까거나 무의미하게 까는 사람의 수는 적으니 말이죠 저런 협박범이 있다! 이게 문제아닌가? 라기보다 사람이 많으면 정신병자도 많고 뭐 그런 차원 아닐련가 싶어요.
  1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게임 자체에 대한 젠더 이슈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합니다만, (여캐는 없거나, 있어도 비중이 낮거나, 비중이 높아도 결국 남캐의 도움을 받는 역할로만 등장한다거나 등등)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둘러싼 갈등은 북미와 한국에서 양상이 좀 다르지 싶습니다. 북미에서 여성 개발자 또는 게임 업계의 전면에 나서고자하는 여성을 대하는 노골적 적대행위는 상당히 보편적이고 그 정도도 극렬(?)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가를 생각해보면 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물론 같은 성차별의 표현형태가 다를 뿐이지 않은가 ...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어쨌든 '게임을 둘러싼 커뮤니티에서 여성에 대한 적대성'은 좀 아리까리한 부분이 없지 않아요. 물론 그 와중에도 김치녀니 X빨이니 해대며 게임 업계를 건장한 남성들만의 것으로 영위해나가야 한다고 부르짖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없진 않겠지만, 그건 사회 일반의 것이지 게임'만의' 것은 아니라고 보니까요. 당연히 사회일반이 그러하니 우린 손놔도 됨. 하는 의미는 아니구요.
  15. modpat88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당시, 지금은 리뉴얼로 사라졌지만 얼라이언스의 사우스쇼어 지역 퀘스트 중에 무덤에서 부활한 언데드 npc를 죽이는 임무가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멀록잡으러 가던 저는 그걸 보고 '핫! 동족이 공격당하고 있어!'라며 선빵을 쳤고 그 뒤에 사쇼 -> 스트롬가드 -> 아라시로 이어지는 괴롭힘으로 한때 접을 뻔 했으나 그 뒤로도 호드/얼라 비율이 1.2:1.0이었던 카라잔은.. 가덤, 타나리스, 여명, 돌발톱, 아즈샤라 가릴 것 없이 사방에서 필드 공격대가 생겨났고 그때 이를 갈며 성장한 덕에 카라잔 호드나 얼라들은 어딘가에서 쪼랩이 당하고 있다고 하면 만랩들이 수십명씩 달려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끝은 항상 스톰윈드 정복이었던거 같네요. 일주일에 한 두번은 꼭 있었어요 ㅎㅎ 근데 요즘은 오그리마가 까이건말건 내 주둔지만 건사하길 바라는 못된 사령노예입니다 ㅠㅠ
  16. 처음에는 트윗 스레드로만 써도 괜찮을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글이 길어져서 결국 포스팅으로 정리해봅니다. ㅠㅠ ---------- 나는 굴단 서버의 호드였기 때문에 통합전장군 중에 "징벌의 전장"에 속해 있었기에 전장에 가면 같은 전장군에 속한 다른 서버 형들(전장에서는 상호 호칭이 형이었다)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다른 서버의 플레이어들과 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신기했었고, 이제까지의 필드쟁이 아닌 공식 컨텐츠로서의 대규모 PvP를 처음으로 접해보던 것이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흥분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당시에는 왜그런지 몰랐는데, 어느 전장을 가나 "아즈샤라 서버" 형들은 무척이나 강했었다. 그리고 대체로 퉁명스러웠고 다른 호드들을 못마땅해했다. 지금에야 그게 용개(DrakeDog)의 여러가지 영향 때문에 만들어진 성격이라는 걸 알게됐지만. 특히나 소규모로 구성되고 전투 의존도가 무지막지하게 높은 전쟁노래협곡(노래방)의 깃발전에서는, 판금탱커 클래스가 아니더라도 "아즈형들이라면 기수를 할 수 있어"가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졌고, 실제로 마법사나 흑마법사처럼 방어력이 약한 천클래스도 기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아즈샤라 호드야 지금도 자긍심 높고 전투력 높으니 후략하기로 하고, 다른 인상적인 동네 형들이 있었다면, 역시 "노르간논 형제들"이 생각난다. 호칭에서부터 형들 아니고 형제들인 것이 큰 특징인데, 이들은 개인전력도 좋지만 조직력이 뛰어났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노르간논 서버는 당시 최고 수준의 정규 및 막 공격대를 운용하던 곳이었고, 그들이 전장을 뛰던건지 아니면 서버 문화가 그런건지 팀 단위로 동시 신청(지금은 안되지만)해서 아라시나 알터랙 전장에 자주 출몰했다. 덕분에 주위를 둘러봤을 때, "노르간논 멤버가 다섯 이상이라면 그 판은 승률이 90%에 육박한다"라는 게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한 파티가 별동대처럼 적소에 나타나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개중에는 뛰어난 지휘관이 판 전체를 움직이기도 했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처럼 "어느 서버 출신"이라는 태그가 플레이어 네러티브에서 유의미하게 동작할 수 있다는 걸 실제로 경험했다는 부분 때문이다.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라는 게, 가상 공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더란 옛 이야기.
  17. 드군을 꾸준히 하는 요즘 이 원문을 다시 보니, "통합 서버 필드" 때문에 이 같은 "서버별 특색"이라는 게 완전히 사라지다 시피 한 것 같아 조금은 아쉽습니다. 힐스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를 하면서 노실 땐 역시, "그리핀 조련사"를 조심해야겠죠!
  18. modpat88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는 지금 사라진 카라잔이라는 서버에서 즐겼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아즈샤라도 같은 전장군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때 레이드는 부패의 씨앗이라는 스킬을 사용하는 고흑들이 판을 치는 정신나간 세상(?)이었고 이는 전장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용개횽의 6번째인가 7번째 영상이 나오기 전까지 파흑들도 별로 없고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서큐버스랑 어격날리는 무시무시한 횽아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더군요. 그 뒤, 제 기억이 맞다면 곧이어 부트네라는 냉기법사가 한 바탕 휩쓸고 지나갔고... 원래라면 알터렉 전장에서 법사랑 흑마는 뒤에서 불의 비나 블리자드나 매크로처럼 돌리던 존재였는데 언제부턴가 도적과 함께 무법자가 되가지고 혼자 필드고 전장이고 말타고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대로 시비를 걸던게 생각납니다. ---------- 저는 주로 힐스브레드 구릉지에서 필드쟁을 했습니다 ㅎㅎ 다들 가시덤불골짜기를 많이 언급하지만 아라시와 힐스브레드라는 핫스팟이 있어서 몇 달을 서로 본진 파괴하며 놀았는지... 아직도 그때 숙적들이 생각나네요.. [피의 광란자.][1] 업적 점수를 보건데 이 사람이 아마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인것 같네요. 저는 얼회로 샤우스쇼어 한복판에서 싸움의 시작을 알렸고 저 사람은 타렌밀농장에서 몇 시간이고 죽치고 저렙(20~25)유저들과 npc들을 학살하고 다녔습니다 그때가 그립군요! [1]: http://kr.battle.net/wow/ko/character/헬스크림/피의광란자/simple
  19. Linea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사람이 적던 줄진 서버 호드여서 전 다른 서버 사람들이 템도 빵빵하고 뭔가 굉장해보이던 기억밖에 없었네요 ㅜㅜ
  20. 아 서버통합도 비슷한 이슈가 있었네요 ㅋ 우리가 직접 작업했던 SUN의 경험들도 있고, 제가 개인적으로 플레이하던 WoW의 경험도 있고요. ㅋ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을 겪었던 게 인상깊어 소개를 잠깐 할까 합니다. 사내 교육 과정 중에 "갈등 관리"라는 교육을 들었는데, 과정 중에 있었던 내용입니다. - 조별로 규칙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그 규칙대로 카드 게임을 합니다. - 한 두 차례 연습을 하고 규칙이 익숙해지면 "말을 하지 않고" 게임을 합니다. - 그리고 약 20~30% 정도의 인원이 다른 테이블로 이동합니다. - 인원이 섞인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말 없이 게임을 합니다. 여기서부터 혼란이 발생하더군요. 말은 못하고 바디랭귀지로 뭐라뭐라 말하는데, 내용이 뭔가 이상한겁니다. 근데 이동한 사람이 소수고, 원래 토박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수적으로 우세한 토박이들의 룰대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게임이 한 두 차례 진행될 때 즈음, 다시 20~30% 정도의 인원이 테이블을 또 옮깁니다. 그러면 대략 수적 우세라는 게 무의미한 혼재된 인원 상태가 만들어지고, 그 상태에서 게임을 하면 그야말로 가관이 되더군요. 알고봤더니 처음에 테이블마다 나눠줬던 규칙이 서로 다 달랐던 겁니다. "내가 아는 규칙은 이건데?" "아냐 여긴 이게 맞아" "그래? 아닌데...." 라는 식의 무언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어느 쪽으로 결정되는 지에 대한 흐름이 굉장히 재미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되네요. 어린 시절 마당에서 친구들끼리 하고 놀던 필드게임(..)들의 경우가 대체로 이렇죠. "야, 이게 원래 맞아" "아냐 이게 원래 맞아" "우리 동네에선 이렇게 해" "너네 동네가 이상한거야" "쟤한테 물어볼래? 내기할까?" 이런 경험은 다들 있으실거라고 생각해요. 이 케이스는 무척이나 익숙한 풍경이죠 ㅋ
  21. AngSoo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래서 어떤 게임이든 서버 통합하면 그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 들이 충돌해서 분쟁이 일어나는... 합침'당한' 서버 사람들을 이민자 취급하는 서버가 있고, 그것에 반발하는 이민자(?)들이 있는 서버도 있고 큰 분쟁없이 공존하는 서버도 있고... 이래저래 보고있거나 들어보면 재밌는 이야기들.
  2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Top 5 design debates ignored in 2014 http://www.lostgarden.com/2014/12/top-5-design-debates-i-ignored-in-2014.html 소위 '순환떡밥'이라는게 있죠. 쿨타임되면 수면 위로 올라와서 화제를 뿌리고 논쟁을 벌이게되는 뭐 그런 여러 이슈들 ... 게임 업계에도 그런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사실 변변한 게임 디자인 커뮤니티가 없기에 그런걸 볼 수 있는 장소조차 없는 셈이긴 하지만, 북미에선 이런게 이슈가 되었다더라 ... 하는 관점에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약하나마 우리나라에서도 그런걸 찾아보려면 '게임 기획자가 되려면 뭘 공부해야하나요?' '게임 회사에 입사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건 게임 디자인에 직결된 논의도 아니고 또 결론이 나지 않은 이슈도 아니라서 ...) 한편 이 사람은 바로 위에 링크한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게임 디자인 이론들을 개발하고 전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니엘 쿡이 고안해낸 여러 개념들을 미리 알고 있다면 아래 내용을 좀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데 뭐, 몰라도 크게 지장이 있진 않지 싶어서 소개해봅니다. 근데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번역이 완전 개판이네요. 양해를 좀 ... ------------------------------ 우리 업계의 어설픈 실무자들이 커뮤니티에서 게임 디자인을 둘러싸고 대화를 시작하던 80년대와 90년대를 되돌아보면, 몇 가지 양극화된 주제들이 계속해서 반복되곤 했다. 여러분도 아래 내용들을 알아보실거라 믿는다. '게임'의 올바른 정의 내러티브 vs 매커니즘 랜덤 vs 솜씨 리얼리즘의 중요성 캐주얼 vs 하드코어 많은 내용들은 그저 플레이어들이 어떤 게임들을 집어드는지 알 수 없어 짜증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사적 스위치를 뒤집어보면, 플레이어들이 디자이너가 되어 보편적 게임 디자인의 진리를 찾고자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의견이란 당연히 각자 다르기 마련이고, 따라서 의견들이 갖는 입지란 데이터를 통해 보강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다행히도, 우린 이제 성장했다. 시간이 흘러 수천 가지의 게임들을 출시하며, 숙련된 게임 제작자들은 게임 디자인이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통찰을 지니게 되었다. 미묘한 차이에 의해 생겨날 수 있는 수많은 다양성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흑백논리와 닳고 닳은 이야기들을 무시할 수 있을만한 성숙미도 갖추게 되었다. 솔직히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다. 고대의 디자인 정책을 두고 논쟁하기보다는 훌륭한 게임들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발전지향적인 디자이너가 되자는 각오아래, 내가 2014년부터 무시하려하는 5가지 디자인 쟁점을 아래에 적어본다. 1. 게임의 올바른 정의 수 년간에 걸쳐 나는 게임을 정의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을 보아왔고, 나 자신도 해보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내가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보려는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게임은 다양하고 광범하다. 게임을 단일한 무언가로 정의해버리면, 아래 내용들 중 하나에 걸려들게 된다. 지나치게 광범함 : 따라서 이 정의가 어떠한 방향성이나 가이드도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지나치게 협소함 : 이럴 경우 시스템이나 아이디어, 아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들과 영향력을 삭제해버릴 위험이 있다. 지나치게 꼬여버림 : 이럴 경우 이 정의는 게임을 만드는 일보다는 극단적인 경우들에 주로 관심을 보일 법률가들에게나 유용할 것이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나는 유용한 디자인 도구를 찾아보고 시험해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망치와 못의 존재를 만족시키기 위해 목공을 정의내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게임에도 마찬가지 구도가 적용된다. 나는 비계와 루팅 드랍 테이블, 그리고 내부 경제에 더 관심이 많다. 영리한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작업물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일반화된 도구를 발견하여 적절한 맥락 위에서 사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그닥 보편적이지 않으며, 하나만 만들면 어디에나 적용될 필요는 없다. 작업 공구들처럼, 솜씨에 따라서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가 있는 부분에 적용하여 수정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종의 패턴이 아니다. 추천 : 여러분들만의 유연한 디자인 공구상자를 만들어보자. 이 공구상자를 연습하자. 적절한 곳에 사용해보자. '게임'을 정의하는데 집착하지 말자. 2. 내러티브 vs 매커니즘 과학은 한때 인간의 행동이 온전히 유전적인 것인지 아니면 온전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하는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적이 있다. 이후 이 문제는 광범하고 복잡하며 상호연결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영향 및 피드백 루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순진한 생각이었음이 밝혀졌다. 내러티브와 매커니즘 또한 유사한 구도로 상호연결되어 있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결국 인간의 두뇌는 순수하게 시스템적이거나 내러티브적으로만 세계를 이해하지는 않는 것이다. 기억, 학습, 감정의 방아쇠, 인과 등은 모두 우리의 두뇌가 우리를 둘러싼 매커니즘을 받아들이는데, 그리고 이를 다시 사회적 응답으로 표현해내는데 반영된다. 따라서 내러티브 vs 매커니즘이라는 갈등 구조는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어떤 'vs'도 없는 것이다. 이 논쟁의 발생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들이 존재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구닥다리 선형 미디어에 속한 거만한 종족들이 게임 제작자들이라는 고립된 부족과 충돌하였고, 둘은 멍텅구리한 싸움을 통해 권력과 지위를 획득하려 노력하였으나 어느쪽도 게임 만드는데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더라 ... 하는 것이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최근의 논의는 아래 사항들을 포함해야 한다. 내 게임이 유발하는 것은 기존 게임 스키마들 중 어떤 것인가? 학습과 비계 구조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게임 구조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극 형태들의 영향력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 게임의 인과를 언제 바짝 조이거나 다소 느슨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시스템의 속도조절이란 무엇인가? 내러티브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어떻게하면 이를 고취시키기 위해 인간의 시스템에 접촉할 수 있을까? 인터랙션 루프나 감성 엔지니어링과 같은 이론들은 서사와 매커니즘을 통합한다. 훌륭한 상호작용 경험을 구축하는 대신 게임에 취해있는 과정에서 우리는 내러티브와 매커니즘을 분리하여 실전에서 각기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볼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스토리와 세계관 구축, 그리고 시스템적 테크닉들을 종합하여 어떻게 상호작용 시스템에 녹여낼 지를 고민할 때다. 추천 : 기존의 매커니즘에서 발생하는 내러티브를 고민하자. 주제가 기존의 멘탈 스키마를 활성화하는 매커니즘을 조명하게 하자. 우리는 전체적인, 통합된 모델이 필요하다. 적대적 이분법은 버리자. 3. 랜덤 vs 솜씨 80년대 워게이머들의 불평이 다시 번지고 있다. 랜덤이 순수한 솜씨의존형 게임에 비해 덜 전략적이며 솜씨와 무관하다고 비웃는 내용이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랜덤은 또 하나의 디자인 도구일 뿐이다. 솜씨와 함께 사용된다면 랜덤은 굉장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주기적으로 우리는 문명, MMO게임, 매치3나 온갖 종류의 카드 게임들에 대한 애정을 표하곤 한다. 퍼즐에서 전략 게임까지, 랜덤은 이미 현실의 일부이며 이는 정당한 일이다. 랜덤 시스템은 솜씨와 함께 이미 온갖 분야에 존재한다. '랜덤함'이란 학습 곡선이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선택지의 관리 측면에서 숙련의 강점을 제공한다. 심지어 슬롯머신조차 (아깝게 빗나가는 경우 등을 통해) 숙련도를 견줄 수 있게 만들어진다. 게임 디자인에서 주사위란 이미 포함된 요소인 것이다. 순환 구조가 도입된 게임들. 고립된 상태에서는 랜덤한 결과가 일어나기 어려우며, 랜덤함은 내부 경제의 일부이다. 랜덤이란 때로 전략적 다양성과 맥락을 만들어내는데 핵심적인 도구이다. 다르지만 서로 동등하게 타당한 플레이스타일들이 있다. 모든 이들이 철저하게 지성적이며 오로지 정신적 솜씨에 의존하는 게임들을 완벽하게 지배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몇몇은 쉬려고, 몇몇은 사교를 위해 게임을 즐기며 누군가는 물리적인 숙련을 위해, 누군가는 하나의 목적을 공유하는 느낌을 원하기에 게임을 한다. 랜덤은 이런 플레이어들을 위한 게임을 디자인할 때 유익한 도구일 수 있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어떤 게임들이 흥미로운 방법으로 랜덤을 이용하는가? 여러분의 게임은 랜덤을 어떻게 솜씨로 연결시키는가? 랜덤과 노이즈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다른 노이즈 생성장치에는 무엇이 있는가? 복잡성 노이즈, 사회적 노이즈, 피드백 노이즈 등등 우리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사람들이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드는가? 추천 : 랜덤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연습. 공간을 탐험하기. 숙련을 다루는 랜덤한 게임 만들기. 지성적 엄격함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라고 치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보기. 여러분의 휴머니티를 확장하기. 4. 리얼리즘 과거의 미래예견가들은 게임이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워질거라는 전망을 표하곤 했다. 우리는 이런 전망을 통해 마케팅을 해왔고 이제 이는 일종의 도그마가 되었다. 여러분은 새로운 콘솔과 비디오카드, 컴퓨터를 구입하며 이러한 꿈에 도달하려한다. 1080p가 영광의 홀로덱을 위해 싸우는 성전사라고 주장한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대부분의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그래픽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한 리얼리즘은 더이상 주된 목표가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요소들은 더이상 게임의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더 먼 미래에도 누군가는 마인크래프트나 퍼즐&드래곤과 같은, 리얼리즘을 무시하는 게임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 것이다. 리얼리즘은 틈새 시장이다. 지난 십수년간에 걸친 마케팅을 통해 우리가 적응하도록 훈련된, 그러나 실제로는 하나의 하위문화가 갖는 미학적 선택에 불과하다. 만화나 글, 그 외 다른 고유의 형식들 또한 이러한 시장의 표현 방법들일 뿐이다. 리얼리즘은 불필요하게 비싸다. 우린 때로 구체적으로 어떤 자극이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도 모르면서 리얼리티를 통째로 게임에 옮겨놓곤 한다. 이는 마치 샷건과 같은 접근법으로, 뭔가 재밌는게 있길 바라면서 많은 노력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 게임 개발에 드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개발비의 상당 부분은 리얼리즘을 쫓기 위해 쓰여진다. 시뮬레이션은 디자인의 리스크를 증가시킨다. 시뮬레이션을 구축하는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시뮬레이션은 또한 그 자체로 감성적인 만족을 주지도 않는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려 하면서도 동시에 매커니즘적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것은 실패한 디자인만 남기는 경향이 있다. 각 게임에는 그 게임만의 내재적 가치체계가 존재한다. 흥미로운 내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다. 테트리스와 같은 게임은 현실 세계와의 접점이 없이도 엄청난 가치를 갖는다. 플레이어들이 리얼리즘을 요구한다해도, 종종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건 리얼리즘이 아닐 수 있다. 리얼리즘은 때로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재하는 멘탈 스키마를 적용하면서 배워나가는 과정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리얼리즘을 요구하는 것은 아마도: 새로운 플레이어가 추상적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메타포를 요구하는 것이거나, 숙련된 플레이어가 불필요하도록 극단적인 경우를 지적하는 것이다. 양쪽 모두 거창한 리얼리즘 이외의 해법들이 존재한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여러분의 게임 수요층에게 가장 적절한 아트 스타일은 무엇인가? 아트 스타일과 프로덕션 과정 및 예산 사이에서 균형점은 어디인가? 현실 세계에서 그들의 생김새와는 분리된 흥미로운 시스템이나 규칙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게임같기도하고 만화같기도 한, 풍성한 정보를 담은 초현실적 가상 리얼리티 게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추천 : 여러분의 게임이 정말 필요로하는 실용적 피드백은 무엇인가 고민하기. 여러분의 아트 리소스를 그런 지점들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투자하기. 풍성한 게임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어느정도의 시스템을 모델링 해야할지 고민하기. 디자인 리소스를 깊이를 가진 단순한 규칙들로 만드는데 투자하기. 영리하게. 검소하게. 누군가 리얼리즘을 주장한다면,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 알아보기. 5. 캐주얼 vs 하드코어 캐주얼 게이머와 하드코어 게이머의 행동은 다르다는, 스테레오 타입화된 인식이 존재한다. 놀라울정도로 많은 디자인 상의 결정들이 이러한 스테레오 타입에 기반하여 내려진다. 이 논쟁이 철지난 이유 캐주얼과 하드코어의 스테레오타입은 스테레오 타입이 가지는 진부함 때문에 문제가 많다. 이들은 잘못된 디자인상의 결정으로 이어지는 지나친 단순화이다. 많은 스테레오타입들은 그냥 잘못되었다. 평균 플레이타임이 가장 긴 플랫폼은? 콘솔 또는 PC가 아닌, 휴대용 게임기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용' 닌텐도 게임들이 게임 세션(1회 플레이시 플레이타임 ...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 하네요 -voosco)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 매일매일의 주기적인 게임 플레이는 콘솔보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캐주얼' 혹은 '하드코어' 스테레오타입들 중 맞는건 극소수이다. 그리고 그런 경우엔 광범한 예외가 존재한다. 어떤 게임의 변종은 다양하다. 적절한 복잡도를 가진 어떤 게임에서든 6가지 또는 그 이상의 서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플레이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게임은 많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와 같다* 단순한 평균치는 여러분에게 자신의 게임을 어떻게 발전시켜야할지에 대해 아주 약간 말해줄 수 있을 뿐이다.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서비스 기반의 게임들은 플레이의 양을 늘려 리텐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성들의 유입도 늘고 있다. 콘솔 게이머들은 나이를 먹어 점차 느려지는 중이다. 인구학적 근거와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여러 오래된 가르침들은 이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 '캐주얼' 또는 '하드코어'라는 개념은 '게이머'와 '스키너 상자' 등의 딱지붙이기로 오염된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스테레오 타입들은 인지그룹을 강요하기 위해 무기화된다. 요즘의 디자인 (또는 마케팅) 논의에서 건설적으로 쓰이기 어려운 개념들이다. 흥미를 가져볼만한 다른 쟁점들 실존하지 않는 시장을 타겟으로 이익을 챙겨보려는 공룡과도 같은 싸구려 스테레오 타입을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을까? 서로 다른 그룹들이 여러분의 게임에 어떤 독특한 반응을 보여줄까? (힌트 : 우리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그룹들이 여러분의 게임에 어떻게 동기부여가 될까? 다수의 열정적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매력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가? 실시간 커뮤니티 반응과 반복작업을 통해 명확한 목표를 가진 틈새 게임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대체로 '캐주얼'하게 보이는 게임을 만든다. 그러나 내 게임들은 끝없는 튜토리얼과 컷씬, 그리고 퀵타임 이벤트로 길들여진, 스스로를 '하드코어'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두뇌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하를 준다. 반면 몇몇 최고의 플레이어들은 30~40세의 여성들로, 논리, 계획, 그리고 창의적 사고와 같은 활동에 능한 정신적 힘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어려운 게임도 잘 즐긴다. 내 게임의 시장은 '캐주얼/하드코어'의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백만 종의 다양한 게임들 중에는 즐겁게 플레이할만한 게임들이 많다. 추천 : 누구도 실질적으로 '하드코어' 또는 '캐주얼'한 게임을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기존 시장과 유저군, 그리고 배급망을 통해 잘해봐야 플레이어의 마음에 가닿을 잠재적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이후엔 일이 좀 복잡해진다. 여러분의 플레이어들이 가진 복잡한 측면들을 포용하라. 그들이 진짜로 누구인지를 파악하라. 다양한 종류의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아한 솔루션을 만들자. 2015년의 생각들 여러분이 이런 5가지 주제들과 맞닥뜨린다면: 피해라. 우리 삶이 가진 창의력은 제한적이다. 좀더 건설적인 일에 그 시간을 퍼부어라. 이 논의를 전파하는 선생님들에게. 최신 게임 디자인 도구들을 가르치는 것을 고려해보자. 잘못된 도그마를 도태시키자. 이런 개념들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이제 나이브한 이론 만들기는 집어치우고 실무 디자이너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참조하자. 이런 개념들에 사로잡힌 게임 디자인 학생들에게. 고대의 화제를 댓글란에 적어넣는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분이 직접 겪은 실험들을 토대로 대화에 임하자. 더 많이 더 빠르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열화된 디자인 개념에 대한 대화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플레이어들과 그들로부터 파생되어나온 무수한 존재들 (팬 커뮤니티, 포럼 워리어, 문화 비평가등등)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 계속 얘기를 나눌 것이다. 누군가는 재미를 위해, 누군가는 인정을 받기 위해, 누군가는 사업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들이 게임으로부터 받은 정신적 감정적 경험을 처리하기 위해. 이런 다양한 목적들에는, 상황을 단순하게 양극화하는 것은 깊이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좀더 매력적이다. 결국 이런 무의미한 디자인적 관점들이 사실상 전통 또는 적어도 장난스런 의식이 되어버렸다. 마치 텔레비전에 나오는 미식축구 경기를 보며 소리를 지르는 것, 아니면 멍텅구리를 보고 비웃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플레이어들이 건설적인 게임제작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이들의 대화는 일종의 문화적 공연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디자이너 여러분들은 그래서는 안된다. 여러분이 유니폼을 입은 플레이어나 교복을 입은 학생처럼 행동하고 있을 때, 그 사실을 자각해야만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사실에 사로잡혀있기보다, 다른 실무 디자이너들과 대화하려 노력하자. 함께 도구와 지식을 쌓아나가자.
  23. Nairrti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볼을 잡는 건 뭐 내 뜻이 아니라 공이 내 쪽으로 튀어줘야 가능한 것이니까요. 우리는 일단 잘 자리를 잡고 기다릴 밖에요.
  24.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원래 페북에 썼던 글인데 반응이 좋아 포럼에 옮깁니다. ---------- 콜 오브 듀티 온라인은 예상대로 꽤 잘 만들었다. 기존 콜옵의 미션들을 PVE로 활용하고 있고, 기존에 이미 검증된 맵들 외에 중국 유저들을 위해 랜덤 스폰이 아닌 고정 베이스 기반의 팀 데스매치 맵도 추가했고, 스토리 기반이 아닌 서바이벌 베이스의 PVE도 있고 좀비 모드도 있다. 중국의 평균적인 사양을 감안해서 그래픽도 다운시켰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텐센트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다. 매 년 천만장 이상 팔아제끼고 있는 월클급 IP인데도 말이다. (러시아 안에서만 잘나가는데도 '너네가 게임을 알아?'라는 마인드로 퍼블리셔를 다 씹었던 모 게임과는 달리).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 게임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 크파에 익숙한 중국의 게이머들 취향에 맞춰 뜯어고치다보니 오히려 크파 하다 말고 이걸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그냥 그래픽이 조금 더 좋고 우클릭으로 줌 해야하는 것이 불편한 게임이 되어버렸다. 특히 중국 유저들의 취향에 맞춰 고정 베이스 기반의 맵을 추가한 것이 치명타. 콜옵의 PVP 멀티는 랜덤 스폰 때문에 전투 국면이 계속해서 변한다는 것이 핵심인데, 고정 베이스 기반 맵이 있으니 유저들은 굳이 새로운 랜덤 스폰을 하는 대신 그냥 고정 베이스 맵에 눌러 앉아버렸다. 게다가 그래픽이 좋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크파와 tgame (역전)에 비교해서지 객관적으로 지금 기준으로 딱히 좋지도 않다. 저사양에서도 돌아갈 수 있는 건 당연한 건데 고사양에서도 옵션이 잘려나가서 2~3년 전 게임으로 보인다. 애초에 FPS 시장의 보수성을 감안할 때 크파나 tgame 잡는 건 무리이고 A.V.A나 워페이스가 점유하고 있는 하이엔드 FPS 시장은 장악할 수 있을 거라고 봤는데 그마저도 어려워보인다. 새로운 게임플레이에 대한 욕구는 결국 하드코어 게이머의 것인데, 이들은 게임플레이 못지 않게 그래픽에 대한 욕구도 갖고 있다. 좋은 게임을 가지고, 시장에 맞췄을 뿐인데 오히려 매력이 다 깎여버린 역설적인 결과가 나왔다. 운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내가 맡아온 FPS 게임들은 하나같이 뭔가 매력 포인트가 없는 것은 아닌데 좀 낯설고 어렵고 불친절한 녀석들이었다. 매력은 있지만 그 매력을 느끼기 전에 다들 도망가버리는 이 게임들을 나는 '청국장 같은 게임'이라고 부른다. 콜옵은 굉장히 캐주얼한 게임이지만, 보수적인 아시아 온라인 FPS 시장에선 청국장이 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청국장의 냄새를 완전히 지워버려서 되나... 상업예술로서 시장과 관객을 의식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지만 그 과정에서 본연의 매력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는 내일로 칸타빌레와 유사한 면도 있다. 위험하니까 만화적인 연출은 날리고 (일본이 좀 더 만화적인 연출에 익숙하긴 하지만 꽃남을 생각해보면 한국 시장에서 만화적인 연출이 안먹힌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판과의 비교 까지 염두에 둔다면 그것이 합리적인 결론일 수는 있다.). 그래도 캐릭터는 살려야겠으니 바보같은 인형 옷은 입히고. 제작비가 모자라니 PPL은 집어 넣고. 이미 검증된 요소인 제2남주와 삼각관계를 집어넣자. 이 모든 걸 종합하니 결국은 뭔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튀어나와버렸다. 반면 미생은 오히려 극화였던 원작에 없던 '만화적인' 연출을 군데군데 사용하면서 (눈에 비치는 하트 조명... 여간 잔망스럽지 않아..) '만화 원작'을 부담이 아닌 자산으로 받아들였다. 대부분의 씬들은 대사 하나 하나 전부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단, 원작에서 다소 평면적일 수 있었던 캐릭터들은 좀 더 강화했다. 그래 나 청국장이다. 청국장이니까 당연히 냄새가 나지. 그런데 맛나단 말이다! 라고 외치는 것 같다. 기획자들은 필연적으로 하드코어 게이머인 경우가 많다. 시끄럽기만 하고 돈은 안되는, 정작 돈 낼 유저들의 취향은 모르거나 경멸하는. 그래서 주니어들에게 항상 주문하는게 덕내부터 빼고 오라는 것이고, 나 스스로도 항상 이게 프로페셔널한 기획자로서 도출한 결론인지 게이머로서 본인의 취향이 반영된 것인지 돌아보고 점검한다. 그런데 그러다보면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이런 식으로 뭔가를 자꾸 쳐내는데 익숙해진다. 콜옵 온라인을 보고, 내일로 칸타빌레를 보고, 미생을 보고 나니 모골이 송연해졌다. 나는 과연 지금 청국장에서 냄새를 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러분의 청국장은 안녕하십니까?
  25.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리플라이의 아카이빙입니다. --- 스크린을 열심히 해도 볼을 안잡으면 의미가 없다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