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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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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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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가마수트라 기사입니다. (하지만 Game Developers Magazine 2012년 기사의 재판) 이 게임에 주목한 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된다면 번역해주실지도 ...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97269/Postmortem_Kingdoms_of_Amalur_Reckoning.php?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3A+GamasutraFeatureArticles+(Gamasutra+Feature+Articles)
  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원제는 Return Triggers: Enticing Your Players to Come Back 으로 return 이라는 단어를 '돌아오다' 라고 해석하는게 해석 상에서는 맞겠지만, 맥락상 이는 게임에 자주 접속하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인지라 그냥 '재접'으로 옮겼습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WillLuton/20130726/197053/Return_Triggers_Enticing_Your_Players_to_Come_Back.php?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utm_campaign=Feed%3A+GamasutraNews+(Gamasutra+News) ------------------------------------------------------------------------------ 이 포스트는 최근에 Pearson에서 출판한 내 책 “Free-to-Play: 무료로 나눠준 게임에서 수익을 얻기”에서 발췌한 것이며, 이 책은 Amazon US나 Amazon UK 등의 멋진 서점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이유를 주는건 당신의 게임을 흡인력 있게 만든다. 이유가 없다면 플레이어들은 심연을 떠다니다 중력에 의해 다른 게임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다. 재접 방아쇠는 명쾌한 게임 플레이 상의 어드밴티지를 부여함으로써, 또는 아마도 나중에 만나게 될 이벤트에 대한 욕심을 덧붙임으로써 기능한다. 이 이벤트가 일어날 때 플레이어들은 돌아오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메일이나 푸시알림 (모바일 기기의 팝업 메세지) 등을 통해 복귀를 재촉할 수도 있다. 재접 방아쇠는 여러 세션을 만들어내는 순환구조를 완성하며, 재접 순환 구조라 알려진 것의 일부를 담당한다. 이는 아래와 같다. [*] 재접 (새로운 세션으로 재접)[/*:m] [*] 세션[/*:m] [*] 떠남 (세션 종료)[/*:m] [*] 재접 방아쇠[/*:m][/list:u] 그림 1: 재접 방아쇠 순환 구조 좋은 재접 방아쇠는 유저 보유 (리텐션) 의 성배와도 같다. 여기에는 몇 가지의 원형이 있는데, 약속, 사교적 의무, 그리고 찔러보기가 그것이다. 게임들은 대체로 하나의 명확한 방아쇠를 가지는 경향이 있지만, 여러 개를 동시에 사용하거나 이들을 짜맞춰서 하이브리드로 넣는 것 또한 드문 일은 아니다. 약속 방아쇠 약속은 F2P 게임에서 가장 흔한 재접 방아쇠이며, 종종 대기중추의 순환구조와 연결되어 있다. 이는 미래에 있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행동을 하는데 대한 단순한 보상이다. 이 방아쇠가 ‘약속’ 방아쇠인 이유는 가능한 시간 범위 내에서 자기에게 맞는 시간대를 고르는 행위가 약속을 잡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팜빌의 곡물은 각기 성장 시간에 따른 비용과 보상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자기가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할 준비가 되었을 때 수확할 수 있을법한 곡물을 고른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들이 일하기 전인 9:00 am에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그들은 성장하는데 4시간이 걸리는 딸기를 심을 것이다. 이는 플레이어의 점심시간인 1:00 pm에 일종의 약속을 잡는 일이다. 하루에 한 번 정도 플레이가 가능한 다른 플레이어들은 아마도 성장하는데 24시간이 걸리는 고추를 심을테고, 5분에 한번씩 접속이 가능한 시간이 많이 남는 플레이어라면 더 자주 접속해서 좀더 낮지만 잦은 보상을 챙길 것이다. 팜빌은 다른 모든 약속 기반의 게임들처럼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맞춰서 세션을 결정하고, 그 가운데 플레이 주기의 고착화를 부추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세션을 한 번 거르면 보상은 패널티로 대체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곡식들이 말라버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책임을 계속하도록 조건화한다. 이런 방법은 재접을 창출하는 강력한 동기이다. 초기 F2P 역사에서 약속 방아쇠 형태의 장치들이 팜류 클론들을 주도하긴 했지만, 이 장치의 실시간과 연계된 사용은 대부분의 다른 게임들 및 때로는 게임 외적인 곳으로도 스며들었다. 비주얼드 블리츠는 일주일에 한 번씩 토너먼트를 리셋하고 점수기록을 삭제하여 플레이어들은 새롭게 경쟁할 수 있다. 이는 플레이어의 운좋게 점수를 얻어 멀리 달아난 후 영원히 점수판을 지배하는 일들을 막음으로써 게임을 전적으로 실력에 좌우되는 것으로 균형 잡아준다; 게임을 한 번 이탈하여 돌아오지 않는 플레이어들이 점수판에 나타나는 일들이 없다. 이와 비슷하게 미지의 상자나 일일보상, 복권 및 이와 유사한 요소들은 매일매일 첫 게임을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종종 이런 보상들은 며칠에 걸쳐 증가하면서 주기적인 재접속을 유도한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서 이런 보상의 증가는 하루라도 빠지면 처음으로 돌아간다. 약속 방아쇠는 플레이어들을 장기적으로 게임에 참여하도록 훈련시키는데 탁월하다. 정해진 시간만큼 기다리는데 대해 인센티브를 주며, 때로 이를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고, 늦은 재접에 대해서는 보상을 삭제하거나 낮춤으로써 경고를 한다. 경쟁 방아쇠 인간은 태생부터 경쟁적이며 승리를 통한 도취감을 찾으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 이는 게임의 핵심적인 매력이다. 경쟁 재접 방아쇠는 도발적인 이벤트 또는 다른 플레이어를 통해 플레이어의 경쟁심을 자극한다. 점수판을 가진 모든 게임은 경쟁 재접 방아쇠를 가진 것이며, 비디오 게임의 초창기 오락실 전역에 걸쳐 점수판은 일반적인 것이었다. 오락실의 오락기는 사람이 없이 비어있을 때 호객모드를 통해 일련의 데모 플레이를 보여주곤 하는데, 호객 모드에 보여주는 화면 중에는 역대 점수 기록 또한 포함되어 있다. 호객 모드의 목적은 지나가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동전 하나를 지불하고 게임을 플레이해서 점수판에 자기 이름의 이니셜을 새기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플레이어들에 대해 명확한 목표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이와 비슷하게, 점수판에 이름을 새기지 못했거나 1위를 하지 못했거나 다른 플레이어에게 계속해서 1위 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계속되는 재접과 플레이의 반복을 야기하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동전을 넣고 또 넣게 만든다. 점수판은 오락실의 폭발적 인기를 견인했으며 산업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비주얼드 블리츠의 점수판도 이러한 전통을 따른다: 누군가의 점수에 변동이 생기는 상황은 곧 그 플레이어가 재접할 이유가 된다. 하지만 점수만이 유일한 경쟁 방아쇠는 아니다. 던전 & 드래곤 온라인은 다른 많은 mmog들처럼 PvP 컨텐츠를 제공하는데, 이런 게임에서는 누군가 이긴다면 반드시 누군가는 질 수 밖에 없다. 플레이어가 다른 이들을 눌러야만 승리할 수 있는 제로썸 게임은 강한 감정적 반응과 계속해서 플레이하고자하는 재접의 욕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사교적 의무 방아쇠 사교적 의무는 플레이어의 반응이 요구될 때 그들이 느끼는 책임감을 의미하며, 보기는 무척 드물지만 강력한 또 다른 재접 방아쇠이다. Draw Something은 한 플레이어가 몇 개의 랜덤한 단어 중 하나를 골라 이를 묘사하는 그림을 그려 다른 플레이어에게 보여주는 게임이다. 상대 플레이어는 이 그림이 표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추측해야 한다. 추측이 맞다면 두 플레이어는 모두 동전을 얻는다. 이 동전으로는 새로운 색깔의 물감 등의 인-게임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이후에 두 플레이어가 서로 역할을 바꿔 진행함으로써 턴이 종료된다. 이런 스타일의 게임들은 종종 비동기적이라고 불리는데, 각각의 동기적 게임에서처럼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실시간으로 행동을 주고받지 않고, 차례대로 게임에 돌아와서 자신들을 기다리는 행동을 수행해 나가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비동기화 게임은 놀랄만한 유저 리텐션을 야기하는데,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자기들이 만들어 낸 재접 방아쇠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재접하려는 강한 유혹을 느끼는데, 이는 그 유혹이 다른 사람이 게임에 투자한 시간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게임이 투자한 노력은 게임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출력물보다 사교적으로 월등히 중요하고, 따라서 훨씬 더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이러한 책임감은 mmorpg에서도 길드에 상호의존적인 타입의 플레이어들을 통해 많이 볼 수 있다. 길드는 비슷한 화제를 가진 이들 사람들이 모여 사교적으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무리이다. 길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때로 일정 이상의 게임 플레이 타임을 요구하기도 한다. 위치 방아쇠 약속 방아쇠가 플레이어들에게 맞는 시간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보상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치 방아쇠 또한 플레이어들에게 맞는 장소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보상을 준다. 이 장치는 플레이어들의 일상적 삶에서 새로운 재접 방아쇠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실제의 어떤 장소를 ‘찍는’ 행위는 일종의 영역획득의 감각을 제공하고, 이는 경쟁 방아쇠와 유사한 방식으로 동작한다. 예를 들어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어떤 지점을 성취하거나 게임에서 희귀한 어떤 자원을 획득하는 것은 그들이 직장이건 집이건 학교이건 또는 버스를 타고 있건 게임에 재접하고 싶게 만든다. API등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와 연계됨으로써, 위치 데이터는 가까운 상점, 랜드마크, 공공 장소 또는 거리 등과 연결되는 맥락을 제공한다. 이는 플레이어에게 감성적인 느낌을 주고 영역의 감각을 갖게 만든다. 많은 모바일 기기들 – 심지어는 GPS가 없는 아이팟 터치나 노트북의 경우에도 – 이 주변의 와이파이 신호를 통해 필요한만큼 정확한 수준에서 위도와 경도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위치정보를 다룰 수 있는 기기들의 거대 유저군을 형성한다.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 엄청난 히트작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Red Robot의 Life is Crime이나 Booyah의 My Town 시리즈 등은 인지도 있는 위치 기반 게임들이다. 할인과 이벤트 방아쇠 많은 부분유료화 게임들이 정해진 짧은 기간동안만 제공되는 기간제 이벤트를 사용한다. 흔하게는 할인 행사 또는 명절 이벤트 등의 형태를 취하는데, 이는 종교적/국가적 휴일과 연계된다: 추석, 설날 등등 던전 & 드래곤 온라인은 페스티부스 (Festivus) 를 컨텐츠화했다. – 이는 12월 23일의 세속적인 성축일이다. 게임은 딱 이 이벤트 기간동안만 구할 수 있는 페스티부스 특별 퀘스트와 비홀더 쿠키와 같은 아이템을 제공한다. 일단 이 이벤트가 종료되고 나면 플레이어들은 더이상 이 퀘스트를 받거나 아이템을 구할 수 없지만, 이미 얻은 것들은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한편으로, 팜빌은 발렌타인 데이에서부터 정원 비료에 이르기까지 평균적으로 월 1회 이상의 이벤트 방아쇠를 운영한다. 이런 이벤트들은 시작시점과 종료시점이 사전에 정해져있으며, 기간 한정 아이템에 초점을 맞춘다. 유사한 사례로 비주얼드 블리츠는 해피 아워 이벤트 (하루중 일정 시간만 – ex : 6시에서 7시까지 – 여러 상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행사. 일단위로 행해지며 미국 등에서는 각종 술집에서 식당까지 보편적임) 를 운영하며, 이때 무료 부스트 및 코인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런 방아쇠는 푸시알림이나 이메일, 페이스북 그룹 등 유저를 끌어모으는 핵심적 요소들을 통해 전달된다. 할인과 이벤트 방아쇠의 목적은 동일하다: 정해진 기간동안에만 이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둠으로써 플레이어들에게 이익 또는 감성적 연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즉각적인 재접을 유도할 정도로 매력적이며, 아예 게임에서 이탈한 – 더이상 게임에 돌아올 의사가 없는 – 플레이어들까지도 불러들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들 이벤트를 얼마나 자주 실행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는 반대급부도 존재한다: 지나치게 자주 하면 이 방아쇠를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이벤트 사이에 간격이 크다면 이는 기회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찔러보기 방아쇠 찔러보기 방아쇠는 가장 약한 방아쇠들 중 하나이다: 찔러보기 방아쇠는 플레이어에게 직접 접촉하여 재접해볼만한 게임이 있다고 알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찔러보기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질린 것처럼 보일 때 플레이어가 자주 하던 게임이 있다는걸 상기시키기 위해서 보낸다. 찔러보기는 ‘당신의 캐릭터가 당신을 그리워해요’와 같은 대사를 통해 모바일 푸시알람으로 보내거나, 새 컨텐츠의 목록을 첨부해서 이메일로 보내곤 한다. 다른 재접 방아쇠에 낮은 흥미를 보이거나 게임에서 사라져버린 플레이어에게 보내는 최후의 시도이긴 하지만, 낮은 성공율에도 불구하고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우리나라에서 흔히 ‘파티’ 라고 부르는 장치를 북미에서는 주로 ‘그룹’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파티라는 말을 아예 안쓰는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파티를 그룹으로 부르는 빈도만큼이나 적게 쓰이는 듯 하더군요. 아무튼. 파티라는건 mmog의 초창기에는 없었습니다. 리니지1이나 울온같은 게임들이요. 이때 누군가와 어울린다는건 ‘그냥 몰려다니는’ 일이었죠. 종종 Friendly Fire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구요. 파티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mmog에 박아넣은건 역시 에버퀘스트입니다. 여기에는 탱딜힐의 역할분화와 어그로 시스템의 도입이라는 게임 디자인의 혁신이 있었구요. EQ 이전에 파티 또는 그룹이라함은 ‘이미 알던 사람들끼리’ 라는 개념이 전제되었습니다. 길드원이든, 오프라인 친구이든, 게임 하다 우연찮게 만나 친분을 쌓은 사람이든, 어쨌든 ‘이미 알던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던가 파티라는 시스템을 이용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EQ 이후로 파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장치’로도 기능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그런 목적으로 사용한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는거죠. EQ의 파티 시스템이 불러온 이 변화는 꽤 중요한 지점이라고 봅니다. 이 파티 시스템 이전에 같은 mmog를 같은 서버에서 하는 사람들이 서로 알게되고 친근해지는 경로는 전적으로 우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그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좋겠다, 또는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이후에 우리가 조치를 취해주겠다. (친구 리스트, 길드 결성 등) 는 입장이었는데, EQ부터는 낯선 사람들을 서로 묶어주는 강력한 장치가 생겨난 셈이거든요. 물론 이런 식으로 커뮤니티가 게임의 다른 기능적 요소와 강하게 묶이는 경우에 부작용으로는 기능이 커뮤니티를 압살해버리는 일들이 있겠죠. 사실 이런 유형의 파티 플레이 모델 후기에는 그런 일들이 빈번하기도 했구요. 이건 나중에 좀더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고 ... 초창기인 EQ에서는 파티를 통해 누군가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는 일들이 꽤 비일비재했습니다. 여기에는 일전에도 이 포럼에서 언급했던 ‘캠핑 타입’과 ‘클리어 타입’의 플레이 패턴 상의 차이점도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캠핑 타입에서 플레이어들은 한 자리에 죽치고 앉아 그 자리에서 스폰되는 몬스터들을 잡아죽입니다. EQ 이전 세대의 소위 ‘닥사’ 형 노가다를 파티로 한다는 것 외에는 그닥 차이가 없어요. 반복되는 사냥은 짧은 시간 내에 파티원들을 익숙해지게 만들고 그럼 이제 손이 놀기 시작하죠. 노는 손으로는 채팅을 하고, 그렇게 파티원들과 친해져갑니다. 그러나 클리어형에서는 그럴 시간이 없어요.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면서 던전을 클리어해나가야 하거든요. 손이 놀 시간이 없다는건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도 불러옵니다. 결국 캠핑 타입은 ‘게임이 주는 재미’는 좀 덜하고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갈 여지 (커뮤니티의 재미가 생겨난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가 생기는데 비해서, 클리어 타입에서는 ‘게임이 주는 재미’가 큰 대신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버립니다. 이런 ‘커뮤니티의 재미가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버리는’ 현상은 고전적 파티모델의 후기형이라 볼 수 있는 와우에 들어서면 선명하게 느껴지죠. 앞서 말했던 ‘커뮤니티가 게임의 다른 기능적 요소와 강하게 묶이는 경우에, 부작용으로 커뮤니티에 묶인 기능에 의해 커뮤니티가 압살된다’ 라는 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던전을 돌며 몬스터를 탱킹하고 딜하고 힐하느라 바빠 서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어져요. mmog를 표방하고 나왔으나 mmog스러운 색이 많이 희석된 와우라는 게임의 특징은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나는거라고 봅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일종의 ‘도구’ 취급하는 경향도 생겨나요. 커뮤니티성의 탈색이죠. SNG 게임이 흥행하면서 사람들은 흔히 이 종류의 게임이 다른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게임 내 자원’으로 대한다고 비판하곤 하는데요, 이와 유사한 구도로 실질적으로 와우의 막공에서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은 그저 나 대신 탱하는 사람, 나 대신 딜하는 사람, 나 대신 힐하는 사람이지, 어떤 대화를 나눌만한 가치를 지닌 ‘개인’으로부터는 거리가 좀 멀어져 있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EQ가 가졌던 커뮤니티의 가능성이 다른 요소에 의해 대체되고 나니 결국 큰 범주에서 SNG와 와우 사이에 일련의 공통점이 형성되기 시작하는거죠. 그래서 이런 사라진 커뮤니티의 가능성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고전적 파티플레이의 대체 모델들이 모색되기 시작 ... 한건 아닙니다 물론 ^^;; 커뮤니티적인 측면보다는 역할분담이 플레이어들에게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고전적 파티플레이 모델의 대안이 모색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EQ할 때 파티원의 최대수는 8인이었고, 이 인원을 모두 모으는데 짧아도 10-20분, 길면 2시간까지도 시간이 소요되곤 했습니다. 빠진 포지션을 적절한 장비와 레벨의 플레이어를 찾아 메우는 시간이 그정도죠. 하루에 1-2시간쯤 게임 하는 플레이어들은 ‘이제 파티원이 다 모였으니 출발해보자구~’ 하는 순간 접속 종료해야하는 상황. 여기에는 각 클래스별 파티내에서의 역할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부분 – 대체요원을 찾기 어려워져요 - 과, 필요 파티원의 숫자 자체가 너무 많다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와우는 이런 단점들을 해결하려고 크게 두 가지 조치를 취합니다. 첫번째는 파티원의 최대수를 5명으로 줄였습니다. 8명이던 EQ보다 사람 구하기가 더 쉬워지죠. 두번째는 모든 클래스의 하이브리드화 입니다. 즉 클래스 하나로 두 개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아예 클래스를 짜넣은거죠. 경직된 클래스-파티역할 간의 관계에 유연성을 불어넣음으로써 사람 구하기를 좀더 쉽게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EQ에 비해 파티 구하기가 훨씬 용이해진 것이 체감되는 수준이었죠. 이후에는 아예 던전 파인더를 만들어넣어서 크로스서버 구조의 자동 파티매칭까지 들어갔구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세요. 게임 플레이의 관점에서 이게 발전적인 방향인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관점에서 이게 긍정적인 방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상 파티의 형태나 구조보다는 파티를 둘러싼 컨텐츠에 기인하는 측면이 좀더 크긴 하지만요. 앞서도 말씀드렸듯 EQ의 파티를 받아 개선한 와우의 파티는 파티 자체의 형태도 형태지만 파티플레이의 중심이 되는 컨텐츠의 구성에 있어서 캠핑보다 클리어 위주로 짜여졌기에 수다떨 시간이 없어지는 슬픔이 있었던거죠. 사실상 와우 이후의 게임들은 파티를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만 주목하고, 커뮤니티를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부분으로는 많이 잊혀졌다고 봅니다. 대부분 파티플레이의 기능적 측면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지, 파티가 가지는 한시적인 커뮤니티로서의 입장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 듯 보이거든요. 이후 리프트 등에서 보였던 public group과 같은 과도적 파티형태를 거쳐 요새 길드워즈2나 파이어폴 등을 보면 일종의 open group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서 그 방향을 어림짐작해보자면, EQ의 파티가 좁고 깊은 형태였다면, 요새의 파티는 넓고 얕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굳이 파티라는 시스템으로 묶지 않는데다가 의식하지 않아도 파티 플레이가 이루어지기에 넓어졌다면, 그로인해 파티로 묶을 때의 대화랄지 친밀감? 같은건 그닥 찾아보기 어려워진 상황이죠. 물론 EQ에서 시작된 파티를 사용할 수도 있긴 합니다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플레이에 크게 지장없이 만들어주니까요. 전체적으로 파티는, 특히 EQ의 혁신과 더불어, 전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커뮤니티의 다른 장치들에 비해 변화 시도랄지 발전 속도가 좀더 빠른 편입니다. 덕분에 글의 양이 꽤 많아졌지만, 일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다들 아실 법한 내용의 정리에 불과하다보니 뭔가 실속은 좀 없는 느낌이군요 ;;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4. lolkain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온라인 FPS에서는 다양한 무기가 등장합니다. 특히 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은 단연 총기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활은 왜 없죠? 왜죠? 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말이죠. 이러한 총기류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것은 흔히 말하는 라이플 입니다. 라이플 가운데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총기입니다.-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긴 합니다만 - 라이플은 중-장거리 전투를 위주로 플레이를 하게 되죠. M4의 경우 적당한 밸런스라는 이미지로, AK-47은 강한 한방과 반동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게임속의 총기로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라이플로 저격을 하는 신기도 보여주십니다만. 뭐 일단은 이런 이미지라고 하겠습니다. 라이플이 나왔으니 저격총도 빠질 순 없겠죠? 볼트액션 방식의 M24와 반자동 방식의 PSG-1 입니다. 보통 볼트액션 방식으로 등장하는 총기류는 높은 정밀도와 공격력을 가지지만 느린 장전속도를. 반자동 방식은 볼트액션보다 정밀도와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장전을 일일이 하지 않고 쏠 수 있다는 정도의 이미지로 가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담이지만 M24는 취급이 좋지 않게 나오는 경우가 많죠. L96같은 총기에 밀려서...안습. 위의 두가지 말고 SMG/PDW 류의 무기들도 등장합니다. 널리 알려진 SMG인 MP5 모델 중 A3모델과 게임에선 엄청난 장탄수로 유명한 P90 입니다. PDW에 대해 밀리터리쪽의 이야기 해보자면, 개인방어화기로 출발했지만 기본 개념이 소구경 고속탄 이라는 개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SMG의 부족한 화력(일반적으로 9mm 파라벨럼 탄을 사용합니다. 권총탄이죠)을 커버하기 위해 군경 특수부대에서도 PDW를 많이 사용하기에 이릅니다. 아무튼. 게임속에서 단거리 위주의 교전에서 주로 사용되는게 SMG/PDW 계열의 총기들입니다. 빠른 속도로 총알을 뿜어내는게 가능하기에 단거리에서 빛을 발하죠. 샷건 같은게 나오면 뭐...:) 이 외에도 다양한 총기가 게임속에 등장합니다. - 샷건, 크로스보우나 컴포짓보우, 유탄발사기 기타 등등... - 대체로 많이 사용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무기는 이들 세 종류가 된다고 생각됩니다. 사거리에 따른 교전 스타일을 정의하자면 이 세가지가 대표적인 지표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죠. 물론 세부적인 분류기준이나 스타일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만. 앞서 총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제목과 같이 FPS에서 등장하는 무기의 파워밸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분명 위와 같이 사거리에 따른 교전 스타일을 정의했다면 그에 맞게 고른 밸런스를 보여줘야 할텐데 일반적으로는 저격총을 활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레벨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저격총이 너무 강력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주 꺾이는 통로라던가 엄폐물을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을 만들기도 하고, 근접교전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 저격라인과 같은 곳을 의도적으로 형성하기도 하죠. 잘하는 유저들은 그런거 다 우적우적 하고 게임 하는거 같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격총이 유저들에게 우대받는 이유는 뭘까요? 라이플은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저격총 보다 높은 지분을 차지하고 플레이 되기도 합니다만, SMG와 같은 단거리 무기류는 같은 단거리에서도 라이플에 밀리는 경우가 허다하죠. 단거리에서 유리하라고 만들어 놨구만! 말입니다. 그래서 문득 든 생각은 이런 FPS에 등장하는 무기들의 파워밸런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저격총이 너무 강력해짐으로 인해서 게임이 저격총 들고 타이밍 싸움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것은 아닐까 생각도 드는군요. 사실 이미 답은 나와있는 이야기인거 같기도 하지만, 여러 의견을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ps. 이미지를 올리려고 파일첨부 하니 3개가 한계네요. 그리고 이미지 URL로 걸었더니 풀사이즈라 잘리는거 같기도 하고... html코드로 이미지 사이즈 줄이는 방법 같은건 없을까요?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일단 이 ‘대규모 PvP’라는 것부터 좀 설명을 드려야겠습니다. 저는 이 용어를 스포츠 PvP와는 좀 다른, 더 많은 인원이 더 넓은 전장에 투입되어 더 복잡한 활동을 통해 진행하는 PvP 정도의 용어로 사용하려 합니다. 리니지1의 공성전, DAoC의 프론티어 전투 등이 여기에 속하겠죠. 스포츠 피비피가 아니기 때문에 공정성은 약간 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mmo에서만 가능한 규모의 인원이 동시에 참여하는 PvP 컨텐츠를 의미합니다. 제가 해봤던 또는 하는 중인 ‘대규모 PvP 컨텐츠를 가진’ 게임들에서 ‘정보’를 다루는 법과 관련해 흥미로운 공통점들이 보이기에 정리해보려 합니다. Dark Age of Camelot 일단은 이 분야의 효시이자 획을 그은 다옥부터 언급해야겠죠. 다옥은 ‘효시’가 될만큼, 즉 이후에 이를 이어받은 게임들이 많은만큼 혁신적인 게임이었지만, 반대로 ‘효시’이었던만큼 지금은 상식적인 요소들도 갖추고 있지 않은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뭐 그 시절의 게임들이 다들 많이 그랬던 것처럼요. 일단 다옥의 맵은 아주 넓었습니다. 정말 넓어요. 무식하게 넓었죠. ‘대규모 PvP를 위해서 맵 크기가 이정도는 되야지 !!’ 하는 생각에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상당히 넓었습니다. 덕분에 대규모 PvP를 하러 몰려나온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어요. 서로 만나야지 싸울텐데 만나지를 못하니 열심히 돌아다니며 상대방을 찾는게 일이었죠. 한때 ‘30분 로밍, 3초 교전’ 이라는 말이 다옥의 대규모 PvP를 묘사하는 우스개였습니다. 30분간 적을 찾아 헤맨 후, 일단 만나면 3초 내에 결판이 난다는거죠. 30분이나 적을 찾아 헤매야 하는 것도 짜증나고, 3초만에 교전이 종료되는 것도 화가 나는 일입니다. 이 말은 두 가지를 설명해주는데, 첫번째는 방금 말한대로 ‘맵이 지나치게 넓다’ 라는 부분. 두 번째는 이 당시 다옥의 PvP 밸런스는 PvE 위주의 화력을 기반으로 전혀 보정이 없어서, 플레이어들이 레이드 몹을 잡는 스케일의 화력을 가지고 그걸로 PvP를 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런 엄청난 화력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 ... 플레이어들이 뭐라도 조작이나마 해보고 죽어야 재미를 느낄텐데, 조작이고 자시고 적이 뒤에서 접근하면 어디서 날아온 뭐에 맞았는지도 모르게 죽는 일이 ‘지나치게 빈번’ 했다는 점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해결하려 노력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대로 하는 수 밖에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개발사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자기들이 해결해주려 노력했었습니다. PvP 시에는 데미지가 반감되는 패치 등이 적용된 것이 그런 노력의 일환인데, 사실상 문제 해결에 그닥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지만 아무튼 노력은 했었습니다. 근데 전자인 맵의 사이즈 문제에 대해서는 개발사인 미씩이 그닥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그 간극을 메우려 노력할 여지가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고, 따라서 시스템 차원에서 이를 뒷받침하는게 데미지 스케일의 문제보다 우선순위가 낮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 플레이어들은 이 문제, 즉 맵 사이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느냐. ‘정보전’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활용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싸움에 나서기 전에 미리 상대의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얼추 파악해 놓고 움직이는게 정형화됩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것이 은신 클래스, 흔히 스텔서 (stealther) 라고 불리웠던 직업들이구요. 일정 규모 이상의 길드나 조직이 RvR (다옥의 대규모 PvP) 에 나서려면 우선 스텔서를 어느정도 깔아서 정찰을 합니다. 본대는 안전한 아군 기지에서 대기하거나 정찰 중심이 되는 지역 근처의 아군 성에서 기다리죠. 그러다가 정찰하는 스텔서가 ‘먹잇감이 나타났다’ 라는 소식을 물어오면 그때 본대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꼭 전투가 목적이 아닌 공성이 목적인 경우에도 비슷한 절차가 진행됩니다. 본대로부터 목표로 하는 성에 이르는 경로 및 목표성 주변부를 스텔서들이 어느정도 살펴본 후에야 행동을 시작하죠. 전자는 대체로 적을 ‘찾아내’기 위해서, 후자는 대체로 적을 ‘피하’기 위해서 정보를 활용하는 겁니다만, 어쨌든 둘 모두 스텔서가 제공하는 ‘정보’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스텔서를 통한 정찰의 중요성은 LOL에서 와딩의 중요성을 보면 간단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 좁은 맵에서조차 정찰은 굉장히 크리티컬한 요소입니다. 다옥처럼 넓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란 맵에서 싸우는데, 게다가 먼저 보고 먼저 치는게 극도로 중요한 (3초 교전-선빵필승) 상황에서야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DAoC에서 RvR은 “30분 로밍, 3초 교전”이라는 말로 요약되는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첫번째는 이런류의 게임에 아주 중요하고 필수적인 정보에 관련된 부분을 게임 디자인이 전혀 커버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플레이어들이 이 커버되지 않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메워야했다는 점과, 두번째는 데미지 보정이 전혀 없어서 PvE의 화력으로 PvP를 해야했고, 그 결과 ‘정보전’ 즉 첫번째 문제가 굉장히 강조되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Guild Wars 2 얼핏 듣기로 다옥의 RvR 디자이너가 길드워즈2의 WvW (길드워즈2의 대규모 PvP) 를 디자인했다는 소문도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게임의 대규모 PvP는 기본적인 구조에서 유사한 측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거점이 티어별로 나뉘어 적절히 분산배치된 부분, 렐릭과 같은 ‘진영 전체’에 주는 버프의 존재, 공성의 전체적인 과정 등에서 공통점이 꽤 많아요. 그러나 길드워즈2는 훨씬 잘 정제되어 있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다옥에 비해 발전된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부분은 특히 방금 다옥에 대해 얘기하며 거론했던 ‘30분 로밍 3초 교전’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해집니다. 우선 다옥의 정보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이 나서고 있습니다. 대체로 아군의 움직임은 ‘캐릭터’ 중심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커맨더’ 라는 장치가 특징적인데, 커맨더라고 하니까 굉장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돈 주고 사는 겁니다. 커맨더에는 아무 기능도 없습니다. 그저 커맨더를 산 사람 머리 위에 커맨더 아이콘이 하나 뜰 뿐이에요. 그리고 이 아이콘은 ‘전체지도’ 에서도 보입니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지도만 펴면 보여요. 길드 소속이 같아야하고 뭐 그런거 없습니다. 진영이 같다면 그냥 보입니다. 대신 겁나게 비쌉니다. 개인이 커맨더를 달기 위해 돈을 모으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제가 길드워즈2를 할 때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길드 단위로 돈을 추렴하여 길드 대표 커맨더를 달아주는 식입니다. 대규모 PvP 전장에 나선 플레이어는 지도를 폅니다. 커맨더 아이콘이 지도 상에 보입니다. 그럼 그리로 달려갑니다. 누군가에게 위치를 묻기 위해 타이핑을 할 필요도, 상대의 위치를 알기 위해 임시로나마 파티를 맺을 필요도 없습니다. 개인 단위로 전장에 참여하는 모든 플레이어들은 대체로 커맨더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커맨더가 있는 곳에는 본대가 형성됩니다. 혹시나 별동대 같은걸 만들고 싶다면 그거야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 되구요. 적군의 동향은 ‘아군과 관련한’ 이벤트가 벌어질 경우 이 이벤트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아군 PC 또는 NPC 아니면 시설물 등이 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지도 상에 표시해줍니다. 간단해보이죠? 그러나 지도가 담고 있는 다른 정보들과 교차해서 생각해보면 의외로 많은걸 알 수 있는 장치입니다. 아군 보급소 (이름을 까먹었는데, 보급물자를 나르는 NPC 소 입니다. 자동으로 혼자 이동하며, 적의 공격을 받아 죽으면 보급물자를 운반하지 못합니다. 보급물자의 비축은 수성에, 적 보급물자의 차단은 공성에 아주 중요합니다) 의 현재 위치나 각 성을 점령한 진영 등을 표시해주죠. 이런 정보들을 교차시키면 대략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놓여있는 성들이 순차적으로 점령되어가고 있는게 보이나요? 다음 공격 대상이 되는 성은 어디일까요? 마지막으로 점령된 성에 가까이 있는 교전 아이콘이 개괄적인 방향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우리편 보급소 주변에서 교전아이콘이 보이나요? 아군의 보급소 호위팀과 적군의 보급차단팀 사이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군요. 특정한 자원을 생산하는 생산기지 근방에서 빈번하게 교전 표시가 뜨나요? 적은 지금 바로 그 자원이 부족합니다. 등등. 정리하자면 길드워즈2에서 지도가 보여주는 각종 정보와 교전 장소를 함께 본다면 많은 정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교전 아이콘의 이동경로 등) 을 가미해서 본다면 더 큰 움직임을, 그리고 교전 아이콘을 역으로 이용하는 작전 (성동격서. 즉 교전 아이콘은 별동대가 동쪽에 띄우고 본대는 서쪽의 성을 공략하는 식) 을 사용한다면 활용 폭은 좀더 커집니다. 전체적으로 길드워즈2의 정보전달은 ‘교전유도’에 포커싱되어 있습니다. 교전이 없을 경우 ‘현재 당신에게 먹음직한 먹이는 아마도 여기에 있으며, 당신의 아군들은 대체로 이쯤에 모여있다’ 라는걸 잘 보여줍니다. 교전이 시작되면 이 정보를 취합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데도 용이하도록 짜여져있죠. 혼자 전장에 합류했으며 본대에 묻어가고 싶은가요? 지도를 펴고 선명한 파란색 아이콘의 커맨더를 찾으세요. 거기에 아군 본대가 있습니다.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전장에 입장했으며 본대와 움직이기보다는 친구들과만 어울려서 소규모 게릴라를 하고 싶나요? 지도를 펴고 현재 상황에서 아군 요충지는 어디이고 적군 거점은 어디인지 확인하세요. 적군의 저(low) 티어 거점은 방어병력도 많지 않을테니 적당히 골라가며 치면 좋습니다. 딱히 찔러볼만한 거점이 안보이나요? 적의 보급루트를 차단하는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적군의 보급소는 현재 여기, 여기, 여기에 있습니다. 움직일 때는 조심하세요. 근처에 적군이 아군을 공격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교전 아이콘이 아군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생기고 있다면 아군이 적군 패잔병을 뒤쫓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가서 남은 패잔병 처리에 숟가락이라도 얹어보시죠. 교전 아이콘이 아군에게 가까워지는 쪽으로 생기고 있다면 아군이 패해서 도망가는 중입니다. 그쪽으로는 접근하지 말거나, 가서 아군을 도와주세요. 길드워즈2의 지도는 플레이어의 서로 다른 사이즈와 목적의 파티에 적절한 정보들을 계속해서 제공합니다. 단지 이런 식으로 지도를 ‘해석’하는 능력은 개별 플레이어에게 맡겨진다는 부분이 살짝 아쉽긴 한데, 이후에 ‘시간 순서에 따른 지도의 변화’ 같은걸 볼 수 있는 장치가 추가된다면 더 좋겠죠. 한편 이 글에서 얘기하려는 바와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길드워즈2는 다옥이 가졌던 ‘3초 교전’의 문제 또한 적절히 해결했는데, 일단은 데미지 스케일 측면에서 PC를 죽이는데 드는 시간이나 노력이 다옥의 경우에 비해 훨씬 길어졌습니다. 아울러 사망 후 플레이 구간이 들어가면서 이런 요소는 더욱 강화되고 있구요. Firefall 파이어폴에는 ‘아직은’ 대규모 PvP가 없습니다. 이후에 만들거라는 소문을 듣긴 했는데 확실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소개하려는건 파이어폴이 지금까지 제가 설명해왔던 매락에 어울리는 꽤 멋져보이는 장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파이어폴이 대규모 PvP를 도입한다면, 이 장치에 별다른 손질을 가하지 않고서도 곧바로 쓰일 수 있을 듯 합니다. 파이어폴에는 일종의 와드가 있습니다. LOL의 그것과 비슷하게, 주변의 상황을 아군에게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단지 플레이어들이 그 넓은 mmog의 필드에 와드박고 다니면 처리하기도,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무척 괴로울테니 훨씬 단순화 되어 있습니다. 파이어폴에서 와드의 역할을 하는건 일정한 시설물들로 이루어진 거점들입니다. 거점의 위치는 LOL의 와드와는 달리 변화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 서있으면서, ‘아군이 점령한 동안’ 에만 해당 거점이 커버하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들을 지도에 아이콘으로 표시해줍니다. 이때 이벤트란 길드워즈2의 교전표시와 비슷한 겁니다. 그때그때 일어나는 상황들을 플레이어가 지도상에서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거죠. 일단 지금의 파이어폴에는 대규모 PvP가 없기 때문에, 이런 거점들을 점령하는건 NPC 진영인 Chosen 들입니다. 이들은 맵 이곳저곳에서 등장하여 아군 거점을 점령하려 시도하거나 (Chosen strike team), 그 자리에 자기들만의 거점을 만들기도 하고 (Chosen Incursion), 때로 엄청난 규모로 몰려와서 아군 대도시를 탈취하려 하기도 합니다. (Invasion)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이에 맞서 거점이 탈취당하는 것을 막아야합니다. 그러나 때로 근방에 플레이어가 부족해서, 막으려 시도한 플레이어의 역량이 부족해서 등등의 이유로 이를 막아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타격대 (strike team) 정도라면 1명의 플레이어가 시간을 좀 들여가며 노력할 경우 막아낼 수 있고 거점을 회복하는 것도 가능하긴 합니다만, 급습(Incursion) 정도 되면 1명의 플레이어가 막아내긴 쉽지 않거든요. 그러다가 거점이 점령이라도 당하면, 이 지역은 정전이 됩니다. 어떤 지역이 정전이 되면,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가 없습니다. 앞서 LOL의 와드를 예로 들었습니다만, LOL에서 와드란 ‘없는게 디폴트’ 상태입니다. 플레이어가 와드를 사용해야만 그 지역을 정해진 시간동안 볼 수 있고, 가만 두면 시간이 지나 와드가 파괴되면서 시야를 잃게되죠. 파이어폴에서 거점은 ‘아군이 점령한 상태’가 디폴트입니다. (아직 대규모 PvP가 나오기 전이라 PvE 중심이라 그렇다고 봅니다만) 따라서 어딘가의 거점이 Chosen에게 점령당했고 그래서 그 지역이 정전이 된다면 이는 지도 상에서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플레이어들은 정전된 지역으로 몰려들고, 그래서 다시 거점을 수복하고, 지도에는 불이 들어옵니다. 파이어폴의 정보 관리. 파란색 아이콘은 아군 거점, 빨간색 아이콘은 점령당한 거점, 빨간색 영역은 점령당한 거점의 관리 영역. 빨간색 영역으로 칠해진 곳에서는 각종 이벤트 아이콘 (보라색) 을 볼 수 없다. 몇 차례에 걸쳐 얘기했다시피 지금은 PvE만 존재하기 때문에 이 장치는 그저 흥미로운 요소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정전된 지역이 있으면 ‘경험치 먹으러 와와~’ 하고 몰려가는 정도이지만, 이 장치가 대규모 PvP와 맞물린다면 꽤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각 진영이 점령한 지역은 어느정도 안전한 동선이 되어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이 확실한 것만은 아닙니다. 완전히 안전한 공간과 완전히 위험한 공간 사이에 일종의 절충적 가능성들이 존재하고, 이 가능성이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결정된다는건 무척 재미있어 보이거든요. 특히 이 장치가 흥미로울 거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제가 일했던 마지막 프로젝트에 바로 이런 개념을 직접, 적극적으로 도입했었기 때문이죠. 이 프로젝트는 아직 런칭하지 않았기에 아직은 결과를 볼 수 없지만 잘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후후후 ... ;;; 정리 지금까지 얘기해 온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다옥은 대규모 PvP의 개념을 최초로 소개하고 심지어 그것이 놀랍도록 재미있기까지 하여 이 분야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정보 관리에 관련된 시스템이 현저히 부족하고 여기에 게임 특유의 몇 가지 특징들이 맞물리면서 불합리하고 불편한 점들도 많았습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다옥은 굉장히 근사한 상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걸 상점의 진열대에 올려놓았습니다. 상품의 질은 무척 좋았지만 그걸 판매하는 기법은 좀 다른 얘기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다옥이 한 일은 상품을 만드는 데까지가 끝이었습니다. 길드워즈2는 다옥이 보여주었던 RvR을 오랜 시간이 걸쳐 공들여 연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특히나 ‘교전이 벌어질 법한 장소’를 알아보기 편하게 만들어넣고 일단 교전이 벌어질 경우 이를 추적하기 용이하게 만든 부분은 탁월합니다. 앞서의 예의 연장선에서, 길드워즈2는 다옥이 만든 상품을 훨씬 더 멋진 것으로 다듬은데 더해서,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여러 세일즈 프로모션을 시도합니다. 할인 판매 기간을 도입하고, 원플러스 원 등의 묶음 판매 이벤트도 만듭니다. 파이어폴은 여기에 한 가지 요소를 더합니다. 이 요소가 대규모 PvP를 근본부터 뿌리채 혁신할 정도는 아니어도, 꽤 흥미로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건 분명합니다. 이제 거점을 점령하는건 추상적으로 그 지역에서 우리의 활동이 조금 더 안전해진 기분이라거나, 아군이 모으는 점수에 보탬이 된다 (길드워즈2) 정도가 아니라 게임 내에서 직관적인 메리트를 주게 됩니다. 수치로 추상화되지 않은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요소이죠. 다옥에서 너무 없었고 길드워즈2에서 너무 공개되었던 정보의 어떤 요소를 플레이어들이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기초적인 장치가 갖춰집니다. 마찬가지로 상품 판매의 예를 들어보자면 파이어폴은 스팀 세일때 볼 수 있는 Communiti’s Choice 던가하는 일종의 소셜한 기법을 도입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파이어폴에 아직은 대규모 PvP가 없어 이 장치의 실전배치효과(?)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꽤 가능성 있는 시도가 아닌가합니다. 제 얘기는 이쯤에서 일단락 짓도록하고, 다른 사례나 흥미로운 부분들, 제 의견과는 다른 생각들이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 분야를 제대로 다루려면 역시 이브 온라인을 해봐야 하는건데 제가 그걸 못해본 것이 좀 아쉽긴 하네요. 왜 이브는 제가 뭐만 하려고 하면 자꾸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이 드는걸까요? 느낌상으로는 그런데, 막상 이브가 제게 뭐 잘못한 것이 없으니 탓할 수도 없고 곤란하군요.
  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얼마전 아는 분들과 모여 맥주 빨다가 나온 얘기인데, 모인 분들 중 한 분의 LOL에 대한 의견이 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제 주변에선 사실 LOL에 대해 제가 가진 문제의식과 비슷한 의견들을 많이 보아왔기에, 이렇게까지 정반대되는 의견을 지닌 분을 만난건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이 분의 의견을 요약하자면 전체적으로 'LOL을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거였습니다. - LOL은 '유저친화적인 부분유료화'를 보여주고 있다. 넥슨을 필두로하는 독한 부분유료화에 지쳐있던 유저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크게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 게임들은 이를 질투할게 아니라 본받아야 한다. - LOL의 점유율이 높다고한들, 한때 우리나라 게임의 단일품목 점유율이 그정도였던 적이 없던 것도 아니다. 그때는 잠잠하다가 이제와서 LOL이 쉐어를 좀 먹는다고 LOL로 인한 한국 게임계 위기론이 나오는건 이상하다. 국수주의 끼가 있다. [/list:u] 뭐 대략 이런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 내용이었죠. 여기에 대해 제 의견을 내놓으면서 대화가 점화 !! 되길 다들 바라셨겠지만 그렇지는 않았구요, 평화롭게 마무리되었 ;; 습니다. 제 의견은 이러했습니다. - 스타가 우리나라 게임판 왕창 먹었어도 '해외게임 물러가라' 외친 사람 없다. 디아블로3가 영등포에 헬게이트 열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와우가 mmog 꽉잡았을 때도 '외국 게임이라서' 불만이었던 사람은 없다. 국수주의 혐의는 좀 오버인 듯 하다 - LOL이 문제인 결정적인 이유는, 쉐어는 가져가지만 재투자가 없다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게임이든 아니든, 유저를 가져가면 돈을 번다. 번 돈은 어떻게든 게임 시장으로 다시 투자된다. 예를 들어 뮤로 떴지만 뮤 외엔 다 망해서 슬펐던 웹젠의 경우, 뮤로 번 돈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대부분의 시도들이 아쉬운 결과를 낳았지만, 업계의 사이즈나 퀄리티는 유지되고 있었다. 실패했든 성공했든. - LOL은 쉐어는 먹는다. 근데 돈을 안번다. 그러므로 재투자도 없다. 게임 업계의 순환 싸이클에서 큰 고리 하나를 끊어놓았다. 순환이 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야 LOL이 쉐어를 가지고 있으므로 '표면적으로' 문제없어 보일 수 있지만, 차후에 LOL의 인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면, 재투자의 부재가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건 분명 위험한 일이다. - 맞는 예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게임 업계에 돌아다니고 있는 자금과 여력의 얼마간을 LOL이 묶어두거나 날려버린 것과 유사한 상황이 아닌가하는거죠. 그 자금과 여력은 순환하는 싸이클에서 빠져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거든요. 제 의견은 대충 이 정도인데, 다른 분들 생각이 궁금하기도 해서 올려봅니다. LOL, 이대로 괜찮은가.
  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울온의 당이나 리니지의 혈맹 등 용어도 가지가지였던 초기의 mmog가 어느정도 무르익자 게임 내에서 결성된 일정한 커뮤니티를 대체로 ‘길드’ 라고 부르는 시기가 왔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캐주얼 게임은 주로 클랜, mmog는 주로 길드라고 부르던데 왜인지는 저도 잘 … 아무튼 그렇습니다. 길드는 일차적으로 pvp에서 주로 의미를 가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울온의 당도 리니지의 혈맹도 공성전이나 필드 pvp등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의미를 가지는 장치들이었죠. (물론 전적으로 친목용의 당이나 혈맹등도 존재했지만 친목이라는건 너무 당연한거라 생략) 이후 EQ로 오면서 pvp가 없던 이 게임에서 길드는 pve의 중심지 역할을 합니다. (EQ에 pvp서버가 있긴 했지만 이것도 큰 비중이 있는 요소는 아니었으니 마찬가지로 생략) 길드 = 레이드 조직이라는 구성이 생겨나기 시작하는거죠. 별도의 채팅채널과 게임내에서 볼 수 있는 길드 태그 (tag) 이외에는 뭐 대단한 메리트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스템이 제공하는 기능에 한한 얘기이고,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어떤 길드에 가입하느냐가 어떤 티어의 레이드를 뛸 수 있느냐를 결정하게 해주는 굉장히 중요한, 실로 ‘커뮤니티’ 의존적인 장치였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길드의 역할은 앞서 설명한 북미의 구도 즉 길드 = 레이드 조직이라는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레이드가 한국에 소개된 와우 이후에도 그랬죠. 길드는 그 내부에 별도의 공격대를 구비하는 경우가 있긴 했으나 많은 경우 일종의 ‘친목’을 위주로 한 커뮤니티였고, 레이드를 뛰기 위한 공격대는 완전히 별개의 조직일 때가 많았습니다. 이는 레이드라는 개념 자체를 한국에 도입한 와우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북미를 보면 레이드의 시초라 볼 수 있는 EQ는 앞서 채팅창 얘기에서 설명드린대로 고정된 채팅창만을 제공합니다. 즉 사설채널을 만들 수가 없습니다. 한편 공격대를 원활하게 유지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용 채팅채널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그 멤버를 꾸릴 수 있는 – 시스템으로부터 제어받지 않는 - 유일한 채팅채널이었던 길드채널이 공격대 채널이 되는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죠. 자연스레 길드는 공격대가 되구요. 이런 일종의 ‘전통’은 이후의 게임들에도 이어져 와우에서 또한 길드 = 레이드 조직이 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레이드는 와우가 처음 소개했고, 와우는 사설채널을 제공했어요. 길드채널만이 공격대를 위해 쓰일 이유가 없는 여건에서 레이드가 소개된거죠. 자연스럽게 길드와 공격대가 분리되었다고 봅니다. 제가 지금 방금 한 말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셨나요? 북미의 길드 = 공격대 구도와 한국의 길드 ≠ 공격대라는 구도는 ‘사설 채팅채널의 유무’가 갈랐다는 얘기요. 이건 사실 전적으로 제 개인의 이론이라서 어디가서 ‘이게 확실하다’ 라고 주장할 수준은 아닙니다. 단지 이게 사실이라면 채팅 채널은 꽤 사소한 장치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걸 보여주는 사례인 듯 싶기는 합니다. 한편 초기의 길드는 그냥 길드일 뿐 뭐 별다를 것 없던 시기에서 조금만 지나면 길드 단위의 ‘아이덴티티 장치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DAoC에서 길드원들은 길드 문장이 그려진 거대한 망토를 두르고 다녔죠. 이 장치는 이후에 와우의 길드 휘장으로 발전하기도 하구요. 리니지2의 길드태그 옆에 붙는 앙증맞은 아이콘 또한 그런 아이덴티티 장치의 일부입니다.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요소를 가진 대부분의 게임들이 가능하면 글자로 된 태그 이외에도 길드 고유의 치장 아이템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실질적으로 플레이어들의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봅니다. 외양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대부분의 게임들이 한국에서는 일종의 ‘길드복’ 같은걸 운영하곤 했었으니까요. 치장 아이템과 몇몇 사소한 요소들 이외에 근본적으로 길드의 기능을 개선하거나 뭔가 좀더 커뮤니티를 자극해보려는 시도는 그닥 많지 않았던 상태로 시간은 또 흐릅니다. 사실 여기에는 누구나 생각해볼 법한 장치들이 있는데, 캐릭터가 특성을 타듯 길드 단위의 특성 트리 같은걸 만들려는 시도지요. 여러군데에서 언급된 걸로 기억하지만 제가 실제로 본 건 와우의 경우가 최초입니다. 단지 이 시기에 저는 길드 활동이랄 것도, 길드에 그닥 관심도 없었던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이 요소가 게임 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겠네요. 길드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거론해볼만한 요소는 길드워즈2의 ‘다중길드’ 시스템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게임의 길드는 배타적입니다. 여기서 배타적이라는건 길드원과 비길드원을 가르는 구분이 명확하고 안과 밖의 경계가 뚜렷하다는거죠. 근데 길드워즈2의 길드 개념은 비교적 자유롭고 느슨한 편입니다. 첫째로 길드 중복 가입이 가능합니다. 몇 개까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길드에 모두 가입이 가능하고, 그들 중 하나를 ‘대표길드’로 선택하여 자신의 플레이에 따라 쌓이는 일종의 포인트를 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길드워즈2의 PvP 컨텐츠와 PvE 컨텐츠를 모두 즐기는 유저의 경우, 각 분야에 해당하는 길드를 하나씩 가입합니다. PvP를 할 때는 PvP용 길드를 대표길드로 선택하고 이 길드의 길드원들과 어울립니다. 자신의 활동에 따른 공헌포인트(?)는 모두 이 PvP 길드로 갑니다. 한편 종종 월드 이벤트 저글링이나 레이드 같은걸 하고자 할 때면, 대표길드를 PvE 길드로 바꿉니다. 그럼 저의 레이드 또는 월드 이벤트 저글링에서 생겨나는 포인트는 모두 이쪽 길드로 가겠죠. 상황따라 형편따라 대표길드를 바꿔가면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대표길드 바꾸는건 전혀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저 길드창 열고 버튼 두어 번만 누르면 끝이에요. 여기까지도 신선하지만, 길드워즈2는 서버간 이동이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다른 게임들보다 조금 더 그래요. 어느정도냐면, 여러 서버에 걸친 길드가 존재합니다. 길드창을 여러보면 해당 길드원이 현재 어떤 서버에 있는지 표시해줘요. 단지 대화는 안되는 것 같더군요. 서버vs서버 구도의 게임에서 길드원을 상대 서버로 파견하여 첩자질을 하는건 위험한 일이기에 이는 당연한 조치겠죠. 전체적으로 길드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이지만, 생각보다 중요하게 동작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최근의 mmog들에서는 더욱요. 이유를 들어보자면 모호하고 개괄적이게나마 이전의 mmog에서 커뮤니티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던데 비해서 요즘 mmog에서는 그렇게까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개의 플레이어에게 게임이 제공하는 컨텐츠가 충분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게임 내의 다른 이들과 교류할 필요는 적어지는 느낌? 기능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은 게임 시스템이 어느정도 갖춰서 대응하고 있기도 하구요. 대표적으로 '진영'의 개념이 있겠죠. 제가 아는 한에서 다양한 길드 형태와 길드에 얽힌 장치들은 이정도인 것 같습니다. 이외의 다른 요소들이나 주목할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앞서 채팅 때와 마찬가지로 댓글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라고 적었지만 아무도 그런거 적어주지 않았어 ... ㅜㅜ
  8. lolkain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제목에서는 조금 거창해 보입니다만, FPS에서 플레이어의 역할 수행과 실제행동을 간단히 이야기해보고 그러한 역할 수행을 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글에서 등장하는 FPS는 온라인 FPS를 메인으로 이야기가 되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스레드에도 나온 내용도 들어가 있고, 부족한 글입니다만 논의를 위해 불쏘시개를 던져봅니다 0<-<... ============================================================================== FPS에서 역할 수행? 역할 수행이라는 개념은 일반론의 이야기로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굳이 FPS로 구분을 지은것은 RPG에서의 역할 수행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제가 FPS 레벨디자이너 라서 그렇기도 합니다 (...) 일반적으로 FPS에서 유저의 역할 수행의 가장 핵심적인 행동은 ‘적을 사살 하는 행동’ 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역할이 부여되거나, 모드 혹은 미션의 목표에 따라 우선 순위인 행동은 달라질 수 있겠죠. 하지만 많은 경우 적을 사살하는 행동은 목표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킬 카운트 방식의 데스매치에서는 물론이고, 폭파미션의 경우 폭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적을 사살하는 행동은 필수적이죠. 적을 죽이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적을 죽이는 아군을 보조 하는 행동 - 어시스트(흔히 양념치기라고 부르는), 치료/수리, 탄약 보급 등 - 인 경우도 많지요. 혹은 자신이 직접 죽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터렛의 설치, 지뢰 심기, CTF에서 깃발들고 뛰는 행동 등- FPS플레이어는 목표달성을 위한 행동 수행에 대해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고 판단할까요? 그렇다고 하면 어떤 역할을 구분해서 수행하고 그러한 게임의 모습은 어떠할지, 혹은 플레이어의 행동과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플레이어의 역할 수행 / 시스템에 규정된 역할 수행 FPS플레이어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적을 사살 하는 행동을 주로 할 것이라고 앞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적을 죽이지 않는것이 목적인 경우는 잠입액션 정도가 되겠죠:)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을 하려고 할까요? 가장 큰 줄기는 플레이어 자신들이 시스템과 관계 없이 역할을 구분하는 - 심지어 병과 시스템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 경우와 시스템에 규정되어있는 역할 구분을 받아들이고 플레이를 하는 경우로 생각됩니다. 우선 시스템에 규정 되어있는 역할 구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대체로 시스템에 의해 역할이 구분되어 규정되는 경우는 무기의 사용 형태 / 핵심 능력이 제시된 형태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자는 무병과 게임에서. 후자는 병과 게임에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유저들은 각각의 시스템에 규정된 역할 구분에 대해 나름대로 납득하고 플레이를 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한계점에 대해서 인식하기도 합니다. FFA(Free-for-All;개인전)로서 플레이가 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FPS의 모드는 팀 베이스의 게임으로 진행되게 됩니다. 따라서 개발자의 의도로서는 원활한 팀플레이 - 최소한 각자 따로 놀아도 팀의 목표 지향적인 플레이가 될 수 있도록- 해 주는것이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플레이는 일반 플레이에서 자주 보이긴 어려울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시스템 내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역할 수행을 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이때 개발자가 기대한 역할 수행과 다른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게 되겠습니다. 시스템에 규정된 역할 수행에 대한 개발자의 기대 앞에서 시스템에 규정된 역할 구분을 간단하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시스템에 의해 규정된 역할 수행은 개발자의 기대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면서도 재미있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유저가 나름의 역할 수행을 하도록 바라기 때문이죠. 무병과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으로 가방(슬롯)의 교체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무기를 들고 전투를 합니다. 많은 온라인 FPS에서 보이는 시스템이죠. 이 시스템에서는 유저는 자신이 원하는/잘 한다고 생각하는 무기를 들고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유저들에 의해 무기의 도태/선호가 발생하게 됩니다. 무기의 사용 형태에 따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역할 수행에 맞는 무기를 선택하고, 그것을 잘 다루고자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무기만이 아니라 다른 무기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형태가 등장하게 됩니다. 무병과 시스템에서 개발자는 무기간의 상성과 밸런스에 초점을 맞춰 유저가 알아서 무기를 선택하고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와는 달리 병과 시스템에서는 병과에 부여된 특정한 능력을 사용하여 플레이를 하도록 합니다. 병과간의 상성뿐이 아니라 각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오도록 하는것이 주요 밸런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병과에 바인딩 되어있는 각각의 능력을 사용하도록 하여 플레이어에게 원치 않은 역할 수행을 하도록 만드는 경우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메딕 병과의 경우, 플레이어가 가사상태에 빠진 유저를 살리거나 체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군과의 팀플레이를 생각하고 하지 않는 이상 많은 유저들은 킬존 부근에서 사망하게 되고, 메딕 유저들이 살려도 다시 죽거나, 살리고자 하는 타임에 곧바로 사망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은 팀을 위한 메딕 플레이를 주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병과 별로 무기를 바인딩하여 사용 가능한 무기의 종류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틀필드3에서는 해당 병과에 주 무기(저격수라면 저격총)를 바인딩했지만, 공용 무기(SMG, 샷건)도 사용 가능하도록 하여 병과의 능력 활용과 별개로 무기의 선택권을 넓혀준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병과 시스템과 병과 시스템 둘 다 능력을 활용하여 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과 시스템이 부여된다면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무병과 시스템에서라면 무기가 도태되는것으로 끝날 수도 있는 문제가 병과 시스템에서는 병과 자체의 도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점으로 - 4병과 체제라면 3개 병과만으로 게임이 돌아가고 다른 한 병과는 버려지게 되어버리는 - 혹은 플레이어가 그나마 할 만한 특정 병과만 플레이 하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할 수행으로 인한 실제 플레이의 시뮬레이션을 이야기하며 실제 플레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할 수행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실제 플레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할 수행의 간극 데스매치 기반의 플레이에서는 리스폰이 자유롭고 대체로 작은 맵에서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 적과 빠른 접촉 및 잦은 교전을 통해 플레이의 진행이 빠르게 되도록 - 대규모 전장에서 대규모 인원으로 플레이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각각의 플레이어가 점유하게 되는 공간은 좁은 편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무기/병과를 들고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플레이의 목적은 상대팀 보다 먼저 목표 킬 수에 도달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 점수제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것은 적을 사살하는 것일 겁니다. - 따라서 유저들의 역할 수행의 기준은 적을 잘 죽일 수 있는, 자신이 잘 다루는 무기나 병과를 가지고 플레이를 진행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임 중에 상대 저격수가 신경쓰인다면, 자신도 저격총 혹은 저격병과를 들고 나와 카운터 플레이를 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 혹은 저격으로 상대팀의 중/단거리 플레이어들을 사살하거나 - 이러한 플레이에서는 게임이 무병과 혹은 병과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유저들은 시스템에 규정된 역할 수행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진 않을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가 되지 않는다면 리스폰하면서 다른 병과나 무기로 교체하면 되니까 말이죠. 설령 병과에 바인딩 되어있는 능력에 따라 무기가 바뀐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킬을 잘 할 수 있는 무기가 있는 병과를 선택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 병과의 능력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러나 미션기반의 플레이 - 폭파미션, 점령미션, CTF 등 - 로 가면 플레이어들에게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션 기반의 게임은 매 라운드 마다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미션 기반의 게임에서는 리스폰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킬 카운트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의 플레이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대부분의 FPS의 모드는 팀 베이스의 게임으로 진행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특징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미션 기반의 게임입니다. - 폭파, 점령, CTF 등 - 이상적인 플레이가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팀원 각자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FPS에서 플레이어의 역할 수행의 우선 순위는 적을 사살하는 행동이라고 하였습니다. 무병과 시스템에서라면 유저는 단순히 다른 무기 - 가방이나 슬롯 - 으로 변경하면 해당 플레이를 지속하는데에 문제는 없습니다. 병과 시스템에서는 다른 무기로 변경하는것이 아니라 병과 자체가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플레이 와중에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바뀔 수도 있게 되지요. - 주로 메딕을 하지만 다른 병과에 대한 특성 이해가 되어있지 않거나 미숙한 경우라면 당연히 효율이 떨어질 것입니다. - 이때 유저들은 시스템에 의해 규정된 역할 수행 - 병과에 따라 특성이 구분되어있고 무기조차 바인딩 되어 다른 카테고리의 무기로 바꿀 수 없는 상황 - 에 납득하지 못하고 다른 병과에 있는 ‘무기’의 플레이 스타일을 자신의 역할 수행에 맞춰 플레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플레이는 하더라도 병과 특성에 따른 플레이를 하기 보다는 우선 적을 효율적으로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고, 그것이 쉽지 않을 경우 다른 병과에 비해 밸런스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 플레이어 자신의 유저스킬(피지컬 스킬. 혹은 솜씨라고도 할 수 있는)의 숙련도에 대해선 먼저 인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 그렇다면 병과 시스템은 그저 병과별로 무기를 분배해놓은 공짜 가방에 불과한 것일까요? 그 질문에 대해 아래에서 이어 이야기 하겠습니다. 게임 플레이와 플레이어의 행동 욕구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FPS에서 이상적인 자신의 역할 수행은 최대한 안죽고 적을 사살하는 것입니다. 혹은 높은 점수를 받는게 되겠죠. 대체로 병과 시스템에서는 각 병과의 능력을 사용하면 포인트를 올려주고 - 특정 행동은 적 사살 점수(일반적으로 100점)만큼의 포인트를 플레이어에게 부여 - 이를 통해서 능력을 이용한 플레이가 활성되도록 합니다. 이러한 활성화 방법에도 불구하고 게임 플레이 도중 플레이어들은 유독 병과 시스템에서는 밸런스의 문제를 이야기 합니다. 유저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밸런스는 병과 간 밸런스를 최대한 맞춰 보는것일까요? 그렇다기 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에 의해 오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간단히 다음 시뮬레이션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자신의 캐릭터에 가방이 3개가 있고, 각각의 무기를 장비(라이플, 스나이퍼라이플, SMG)해놓고 게임에 투입되었습니다. 이때 자신의 캐릭터는 하나의 캐릭터이고. 가방 3개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투입됩니다. 2. 병과별로(병과의 수와 관계 없이) 캐릭터가 분리되어있으며, 병과별로 능력(고유 스킬)과 무기가 부여되어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병과의 변경은 자신의 캐릭터(역할 수행의 스타일)이 변경되는것 입니다. 일반적으로 1의 상황은 무병과 시스템이거나 느슨한 형태의 병과 시스템입니다. 2번은 단단한 병과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플레이어들은 1의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 수행 - 적을 효율적으로 사살하는 행동 - 이 원활하지 않다면, 다른 가방을 선택합니다. 그도 여의치 않는다면 더 좋은 화기를 얻기 위해 무기를 구매하는 행동을 취하게 되겠죠. 아니라면 유저스킬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자신의 캐릭터는 하나이고, 이 때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쉬운 좋은 무기를 얻는 방법과 어렵지만 유저스킬을 향상시키는 방법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해킹툴의 사용은 여기에선 제외 합니다 - 2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할 수행이 원활하지 않는다면 유저들은 다른 병과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이 병과 시스템에서는 메딕이 샷건을 들고 있습니다. 적을 효율적으로 사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다른 병과를 선택합니다. 이러한 형태가 몇 번 반복되면 유저는 병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무기가 바인딩 되어있는것이 병과이기 때문이기 때문이죠. 또한, 병과 특성을 사용하도록 유도 했으나, 플레이어의 성향이 섞여 있을 경우 - 무병과 플레이 지향 유저와 병과 플레이 지향 유저 - 양 자간의 스타일 차이로 인해 팀플레이가 되지 않습니다. 양 자간 역할 수행의 방향 차이가 게임의 목표를 위한 역할 수행에 큰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 단순히 킬수를 올리는 데스매치 라던가 - 라면 문제가 적을 수도 있지만, 게임 목표에 대한 역할 수행과 개개인의 목표에 대한 역할 수행 방향이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면 - 무병과 스타일 플레이어 입장에선 폭파미션에서 폭파를 하기 위해 공격에 집중 하는데 옆에서 치료기 들고 있는 상황이라던가 - 같은 팀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이는 곧 병과의 밸런스가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는 팀플레이가 되지 않는 이유를 병과가 다름에서 오는것으로 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게임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시스템을 이용하는 플레이어라면 앞에서 말한 시뮬레이션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정 단계를 거친 플레이어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며, 위의 시뮬레이션은 병과 시스템에 대해 익숙해지지 못하는 플레이어들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병과 시스템에서 어떤 병과를 선택하더라도 - 난 한길만 판다! 하는 유저들 조차 - 플레이어들이 장기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병과는 하나의 스타일일 뿐이고, 특정 병과를 플레이를 하는 유저는 자신의 병과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의 폭을 넓혀 주는것이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모든 병과를 잘 플레이 하면 좋겠지만, 결국 플레이어 입장에서 다른 병과에 대해 익숙해지지 못하면 그나마 잘 하는것을 선택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언젠가는 다른 병과에 대한 적개감을 놓지 못한 채 이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플레이어에게 ‘다른 병과도 잘 하면 좋겠지만 이 병과만으로도 최소한 이정도의 스펙트럼을 가진 플레이를 할 수 있어.’ 라고 인식 시켜주는 방법이 그래도 좀 더 해볼까. 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약간 어거지 스러운 비유라 생각됩니다만, LOL의 EU스타일 이라 불리는 탑, 미드, 봇, 서포터, 정글러로 구분되는 플레이에서는 각각의 위치에 여러 스타일의 챔프들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챔프들이 병과가 아니라 각 위치가 병과가 된다고 하면, 각각의 위치에 꼭 특정 스타일의 챔프만 가는건 아닙니다. 들어가는 챔프의 스펙트럼은 꽤 되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병과 시스템에서는 너무 단단하게 병과 구분에 포커스를 맞춤으로 인해서, LOL로 이야기 하자면 모든 자리에 들어가서 플레이 하는것을 숙지할 것을 플레이어에게 요구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는 셈이죠. 정리. 이 논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표도 없고 그림도 없는 긴 글이 되었습니다. 간결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까지 최대한 풀어서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수치해석적인 부분에서가 아니라 좀 더 플레이어 입장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FPS에서 플레이어의 역할 수행이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플레이어가 시스템에 관계 없이 자신의 역할 수행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FPS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 수행인 적을 사살하는 행동이 원활해야 한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무병과 시스템은 무기를 중심으로 플레이어가 역할 수행의 방법을 고르게 되지만, 병과 시스템에서는 병과와 그에 바인딩 되어있는 무기나 능력을 봐야 하고, 다른 병과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여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활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 그것이 자신이 병과 시스템에 이해를 잘 하지 못하는 것과 관계 없이 - 균형이 맞지 않다 라고 판단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병과를 구분하는 문제 이전에 FPS에서 플레이어의 본질적인 역할 수행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그 역할 수행의 방법들을 제시하는 형태로서 병과 구분에 대한 이야기 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추가적인 연구나 고찰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되며, 부족하고 긴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9. 데드아톰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사실 여기에 올릴만한 성격의 글인지 모르겠지만 나름 기획자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 적어봅니다. 성격상 맞지 않는다 생각하시면 이동시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마트 디바이스가 조작의 문제점 때문에 대전 격투가 완성도 있게 나와도 하길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개발사에서도 나름 스페셜 버튼등의 추가로 편의를 제공 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있는 편이고 이전에 대전게임을 해보지 않았던 라이트 유저는 아예 손도 못대구요. 사실.. 대전 격투만큼 캐릭터 성이 뛰어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르도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매니아 장르가 되어버린것도 아쉽고 스마트폰에서는 조작마저 발목을 잡으니 조작이슈를 아예 없애보자라는 생각에 기획해 봤습니다. 90년대와 `2000년대 2D격투게임의 오마주 & 리부트를 목표로 해서 만들었네요. 기본적으로는 스마트폰 조작에 제일 적합한 앵그리버드와 같은 조작법에 스파&킹오파 룰과 캐릭터성을 접목시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게 나왔습니다.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477AD2DD76CC4D592D6C490F91161E3703B6&outKey=V1266db430e6299b97a4bdce3dcf38d98bc09c5b708ac5b5df378dce3dcf38d98bc09&width=720&height=438 2D 동시 턴제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여 자신이 쓸 기술과 날아갈 궤적을 정해주는 형태의 게임입니다. 단순 가위 바위보 처럼 생각될수도 있겠지만 기술들이 대부분 2D 대전게임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기술의 오마쥬성 기술들이며 캐릭터간의 성격차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실시간 판정박스 비교등으로 결과가 나오는거라 같은 기술끼리 부딪혀도 어느정도의 상성은 존재하지만 위치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수 있는 형태입니다. 아무래도 턴제다 보니 화려한 콤보등은 없어서 격투게임 매니아들이 아쉬워할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모자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밀한 판정박스. 각 공격에 따라 세밀하게 적용된 타격자 & 피격자 포즈타임 (프리즈 프레임) 그리고 피격 상대의 튕겨나는 거리 벽바운드, 바닥바운드. 슬라이딩 데미지등.. 디테일한 요소에 신경을 썼고.. 그외에 특정상황에 대한 연출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카운터,크리티컬, 라스트어택 등등이요. 하지만.... 라이트유저도 할수 있게 하려다 보니... 기존 대전게임매니아들에 눈에는 안들어올까 살짝 걱정이네요. 실제로 테스트 결과 라이트 유저들은 어느정도 재미를 느끼며 따라왔지만 대전게임 유저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줬을때 콤보의 부재, 턴제에 따른 느린 페이스를 불만스러워 하더군요. 그러면서 콤보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내놓구요. 콤보를 넣어주자니... 기껏 쉽게 하려고 한 리부트와 반대되는 방향성인데다... 복잡한 시스템 넣어도 매니아들은 정통 대전게임을 원하지 변형룰을 원하진 않을것 같네요.. 결론적으로 대전 격투 장르의 리부트지만 대중성을 생각하다보니 매니아를 거스르는 리부트 컨셉이라고 봐도 될것 같은데... 이런 컨셉이 의미가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1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퍼즐 앤 드래곤과 수익화 이 글은 본문에도 소개되고 있는 Ramin Shokrizade의 퍼즐 앤 드래곤 분석에 대한 일종의 반론으로 쓰여졌습니다. 글의 서두에도 나오지만, 가마수트라에서 나름 인기를 끌었던 Ramin Shokrizade의 글이 서구적 관점에 경도되어 퍼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 자신이 여기에 반론을 하겠다고 쓴 글이 이건데, 그러다보니 Ramin Shokrizade의 원 글을 읽지 않으면 좀 ...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싶은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유의해주세요. 아 생각해보니 Ramin Shokrizade꺼를 먼저 해석할 걸 그랬나 ...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다 해석해놓고 처음으로 돌아와 이 부분을 쓰고 있거든요. ㅋㅋㅋ 지송 ㅋㅋㅋㅋ 원문 주소 : ( http://www.thegia.com/2013/07/05/i-gatcha-babe-monetization-and-puzzle-dragons/ )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모바일 게임 산업계의 총아이다. 그들은 퍼즐 앤 드래곤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한국에서 백만명, 일본에서는 이를 능가하는 천 6백만명의 유저를 가지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4월에만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으며, 5월에 겅호의 시가 총액은 이 업계의 탄탄한 회사로 유명한 닌텐도를 넘어섰다. 겅호가 일본의 차세대 게임 개발사이든 또는 잠깐 반짝하고 말 회사이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들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서구의 퍼즐 앤 드래곤 성공 분석은 전체 수익화 테크닉의 하위 분류에 불과한 서구 시장에서 보편화된 방식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거나 퍼즐 앤 드래곤이 자신의 성공을 통해 성취한 흥미로운 여러 방법들을 잘못 전달하고 있다. 이 비밀스러운 ‘특별 양념’은 겅호의 심리학적 솜씨나 수익화 테크닉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그들이 게임 내에서 구축한 전반적인 요소들이 중요하다. 겅호의 퍼즐 앤 드래곤은 균형잡히고 공정하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놀랍도록 관대하다. 그 결과 그들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돈이 쓰고 싶어지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당신의 돈은 어디로 가는가? 퍼드는 플레이어들이 몬스터를 이용해 팀을 결성하고, 다양한 던전들을 돌며 퍼즐 조각들을 맞춰 팀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게임이다. 던전에 입장하면 스태미너가 소모되는데, 스태미너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느리게 차오른다. 플레이어들은 총 5가지에 대해 돈을 쓸 수 있다. 1. 레어하고 랜덤한 몬스터 받기 ($5) 2. 몬스터 박스 5칸 확장 ($1) 3. 친구 슬롯 5칸 확장 ($1) 4. 스태미너 채우기 ($1) 5. 전투에서 패배시 컨티뉴 ($1)[/list:u] 이들 5가지 중에서 전투에서 패배시 컨티뉴는 가치가 가장 낮으며 플레이어들이 가장 적게 결제하는 기능이다. 몬스터의 숫자를 늘리거나 몬스터 박스/친구 슬롯을 증가시키는 건 영구적으로 플레이어의 기능을 업그레이드시켜준다. 스태미너 채우기는 소모성이며, 여러 추가 던전을 돌 수 있는 가능성과 유연성을 증가시켜준다. 그러나 전투에서 패비시 컨티뉴는 현재의 플레이 세션을 임시로 부스트해주는 일시적인 이익만을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레어 몬스터 (그 가치가 최소 $1 이상인 레어 몬스터) 가 드랍되었고 따라서 이 던전을 클리어하면 확실히 이를 받을 수 있는 경우, 아니면 이 던전을 빠르고 안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아는 경우에만 패배시 컨티뉴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든 그들을 한 번 죽인 것이 다시 그들을 죽일 수 있으며, 이미 많은 돈을 썼는데 거기에 더 낭비하는 꼴이 된다. 겅호의 돈은 대부분 강력한 몬스터를 얻을 수 있는 $5짜리 기회를 – 확정적으로 얻는게 아니라 기회를 얻을 뿐이다 - 노리는데서 온다. 이 매커니즘은 투명한 플라스틱 알에 싸인 장난감을 토해내는 편의점 또는 오락실 등지의 ‘가챠폰’에서 따온 ‘가챠’로 알려져 있다. 이 테크닉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단적으로 2012년 5월 일본 의회는 입법부에 ‘콤퓨가챠’로 알려진 특정한 비도덕적 변종을 불법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이는 미친 짓이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실제 돈을 쓸 때, 그들은 자신들이 그 댓가로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것임을 알고 있다. 겅호는 바로 그런 이익에 대한 – 확정적이지 않은 – 가능성을 파는 것으로 한달에 수천만 달러를 벌고 있다. 그러나 겅호가 바로 그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짜놓은 것들 때문에, 수백만의 플레이어들이 그 가능성을 잡고 싶어 한다. 균형잡히고 공정한 Ramin Shokrizade (앞서 언급했던 ‘서구의 관점으로 퍼드를 보았기에 잘못된 내용을 전달한 사례’의 글쓴이) 는 퍼드를 ‘솜씨 게임의 탈을 쓴 돈 게임’ 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잘못되었으며 공정하지도 못하다. 퍼드는 돈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솜씨 게임이다. 퍼드의 핵심적인 퍼즐 매커니즘은 비주얼드의 표준형 매치3나 캔디 크러시 사가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롭다. 플레이어들은 퍼즐 조각 하나를 가지고 퍼즐판 전체를 움직이면서 복잡한 콤보와 체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게임이 만들어내는 턴 하나하나에 좀더 몰입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민첩함과 선견지명을 통해 빠르게 더 많은 콤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퍼드의 몬스터들은 주의깊게 균형잡힌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체력이 낮은 몬스터는 공격력이 높을 것이다. 진화시키기 어려운 몬스터는 일단 진화만 한다면 팀의 다양한 슬롯에 잘 들어맞는다. 어떤 몬스터들은 아마도 쓸모없어 보일 수 있겠지만, 다른 몬스터와 잘 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뿜어내며 잠재력을 꽃피운다. 게다가 ‘가챠’와 몬스터 ‘드롭’은 각기 서로에 대해 신중하게 균형잡혀 있으며, 한 쪽이 다른 쪽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지는 일은 없다. 유료 플레이어이든 무료 플레이어이든 비슷한 (그러나 독특한) 몬스터들을 사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어떤 플레이어도 자신의 숙련도와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 팀을 구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퍼드의 던전은 완전히 랜덤한 것이 아니며, 이미 그 위력이 알려진, 따라서 예측 가능한 일련의 몬스터들의 조합이다. 이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던전을 일종의 메타퍼즐로 여기게하고, 그 속에서 밝견한 특정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팀을 특화하게 만든다. 몬스터와, 던전과, 팀 구성과 퍼즐 매커니즘의 복잡성과 균형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숙련도, 운, 돈, 그리고 시간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게임을 만들어냈다.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한 푼도 쓰지 않고 수 백시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서로가 친한 사이인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전략을 토론하고, 이 게임의 어디가 재미있는지를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알려주고 싶어한다. 한편 조금 덜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강력한 몬스터들을 결제를 통해 가챠기계로부터 얻는다. 여기에 어떤 ‘불공정함’이 있다면 그건 비인격적인 무작위 숫자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게임 매커니즘에 내재된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변화 퍼즐 앤 드래곤의 세계는 끊임없이 뭔가가 몰려든다. 새로운 던전은 1주일, 1일, 또는 심지어 1시간동안만 입장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파이널 판타지나 클래시 오브 클랜즈와 같은 다른 인기 게임들과의 특별 ‘콜라보레이션’ 던전들은 상대 게임의 플레이어들을 퍼드로 끌어들이면서 동시에 퍼드의 플레이어들에게는 새로운 컨텐츠가 되어준다. 기간제한 이벤트는 어떤 몬스터를 받거나 새로운 컨텐츠를 언락할 기회를 제공한다. 새 몬스터, 던전, 그리고 게임 컨텐츠는 빈번하게 추가된다. 플레이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게임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접속하도록 부추김을 받고 보상도 얻는다. 플레이어의 끊임없는 몰입을 이끌어내는 가장 큰 견인차는 비동기적 ‘헬퍼’ 시스템이다. 일련의 몬스터들로 구성된 팀이 던전에 입장할 때, 그들은 자신의 친구 리스트로부터 ‘헬퍼’를 데려갈 수 있다. 헬퍼는 강력한 스킬과 패시브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게임을 처음 시작후 수시간 정도 플레이한 다음에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던전들은 헬퍼 없이 클리어하기 어렵다. 일단 헬퍼를 던전에 데려간 후에는 이 헬퍼를 가진 플레이어가 다시 접속하기 전에는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 이 요소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하루에도 몇번 씩 게임에 접속하게 만들며, 비슷한 레벨과 접속율을 가진 다른 플레이어를 찾아다니게 만든다.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의 몬스터를 헬퍼로 데려가 특정 난이도의 던전을 클리어하기를 즐긴다. 그 이면에는 유용했던 어떤 헬퍼가 며칠간 접속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그 사람을 친구 리스트에서 빼버리고 다른 좀더 접속율이 높은 사람을 찾아다니게 될거라는 점도 있다. 놀랍도록 관대한 새로운 컨텐츠와 특별 이벤트의 꾸준한 업데이트에 더해서, 퍼드는 무료 보상을 계속해서 뿌린다. 몇몇 이벤트는 레어가챠를 돌려 아주 강력한 몬스터를 얻을 확률을 높여주거나 던전에서 특히 많이들 좋아하는 몬스터가 드랍될 확률을 올려준다. 무자비하게도 겅호는 이런 이벤트의 폭격을 통해 모든 게임 내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통화 (마법석) 를 무료로 뿌리기도 한다. 평균적인 플레이어라면 그저 하던대로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한달에 $20 가치에 상당하는 마법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플레이어의 만족감을 증가시켜줄 뿐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들을 – 과금 유저든 아니든 – ‘프리미엄’ 의 경제로 편입시킨다. 당근인가 채찍인가? 이 글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와우는 ‘휴식 경험치’ 라는 개념을 모든 mmo에 소개했다. 휴식 상태가 충전된 캐릭터는 한동안 접속하지 않았던, 그러나 몹시 돌아오고 싶어했던 캐릭터를 의미한다; 게임에 복귀한 유저는 이후 디폴트 100%로 돌아가기까지 수시간동안 200%의 경험치를 획득하게 된다. 플레이어들은 휴식 경험치를 사랑하고, 와우 이후 대부분의 mmo들이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와우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 이는 ‘피로도’라고 불리우는 조금 다른 시스템이었다. 플레이어들은 처음 접속했을 때 100%의 경험치를 받지만, 불과 수시간만에 ‘피로가 쌓인’ 상태가 되어 경험치를 50%만 먹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플레이어들은 이를 싫어했다. 왜 그들은 그저 좋아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패널티를 가져야 하는가? 휴식 경험치, 피로도. 같은 시스템이지만 이름이 다르다. 차이는? ‘휴식 경험치’는 플레이하지 않은 이들에게 보상을 준다. ‘피로도’는 너무 많이 플레이하는 이들에게 패널티를 준다. 플레이어들은 보상을 좋아하며, 패널티는 싫어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부분유료화 게임은 그들의 경제 모델을 플레이어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를 달성했지, 부분유료화를 대변하는 행태인 잔혹하고 모질게 굶으로써 한 것이 아니다. 매커니즘은 유사할 수 있지만, 인식은 낮과 밤처럼 다르다. 플레이어들은 이를 느낄 수 있으며, 이런 태도는 게임에 돈을 더 많이 쓰고 싶게 만든다. 이것이 겅호가 웃는 이유이다. – 웃으며 나누기 – 그들의 은행 계좌도 함께.
  1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업적 시스템은 최근들어 꽤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 같은데, 이게 최초로 시도된건 아마도 일본쪽 콘솔들이 아닌가 싶어요. 업적과 수집 시스템은 꽤 밀접한 관계가 있어보이는데, 무슨무슨 도감이니 해서 수집을 강조하는 게임 디자인은 무려 십수년도 전의 일본산 콘솔 게임들에서 굉장히 흔히 보이거든요. 그리고 최근들어 넘쳐나는 업적 시스템을 보편화시킨건 아마도 와우의 업적 시스템 아니면 xbox360과 ps3의 도전과제니 뭐 이런 것들부터가 아니었나 싶군요. 와우의 경우는 별도로 하더라도 xbox360이랑 ps3의 업적은, 이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자신들의 플랫폼에서만 돌아가는 고유의 메타 게임을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데 ... 뭐, 시작이니 보편화가 무엇이었뜬 간에 이제는 굳이 이런 플랫폼의 구속이 없어도 업적 시스템을 찾아보긴 어렵지 않은 상황이군요. (물론 최초니 보편화니 이런건 전적으로 제 기억에 의존한거라 아주 불확실하니까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ㅎㅎ;;) 한편 이런, 최근들어 꽤나 보편화된 업적 시스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들도 있는데,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글도 그런 내용들 중 하나입니다. 이 글은 가마수트라에 올라왔던 글을 콘진원에서 번역한 것입니다. 가마수트라 원문 (영문) 주소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85436/an_alternative_to_achievements.php 콘진원의 번역본 (한국어) 주소 : http://www.kocca.kr/knowledge/abroad/indu/1810363_4396.html 사실은 가마수트라 원 글을 제가 옮기고 있다가 불과 1시간여 전에 콘진원 번역본이 있는걸 발견했어요. 으엌ㅋㅋㅋ 빡쳐 ... 다행인건 번역을 얼마 안 한 상태에서 발견했다는 것. 글의 내용을 거칠게 요약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업적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이는 그 게임 본래의 게임 디자인이 의도한, 주도면밀하게 수개월간 조율된 내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팀 포트리스2에서 … 가끔 위생병이 팀 동료들을 치료하는 대신 정말 멍청한 짓을 하는 일이 있다. 화가 나서 ‘이봐, 도대체 뭐하는거야? 치료하라고’ 라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지금 업적을 쌓는 중이야.’” 2. 게임은 스키너가 주장한 조작적 조건화를 이루어내는 도구 이상의 무엇이다. 그러나 업적 시스템은 게임을 바로 그렇게만 – 조작적 조건화를 이루어내는 도구로만 – 사용하고 있고 따라서 게임이 가진 잠재적 가능성을 봉인하는 역할을 한다. 3. 업적 시스템은 외적 동기부여 장치에 속하고, 이것이 내적 동기부여를 방해한다면 위험하다. 그러나 업적 시스템은 많은 경우 그런 내적 동기부여 장치의 동작을 방해한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해냈어!’ 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에 ‘참 잘했어요. 멋지군요. 훌륭해요.’ 라는 칭찬을 곁들임으로써 오히려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 4. ‘업적 수집’의 문제점. 업적 시스템이 수집에 집착하기 시작할 때, 시간을 투자한 대가를 주지는 않으면서 수집에 대한 인간의 생물학적 욕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착취적이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같이 영원히 플레이할 수도 있는 게임에 이런 소모적인 수집 시스템이 있는 것이 말이 되는가?” 5. 대안은 “변형 (variants)” : 설명은 복잡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기사의 맹세’ 같은 장치인 듯. 원래 하기로 되어 있던 플레이에 제한 조건을 추가함으로써 그걸 더 흥미롭게 만들려는 시도? 예를 들어 멀쩡한 스테이지를, 시작하기 전에 '방어구를 다 벗고 클리어' 같은 조건을 걸고 실제로 해냄으로써 더 높은 보상을 얻던가 뭐 그런 ... 6. 업적 시스템은 비디오 게임이 재미없을 때 어거지로 이를 플레이하게 만들기 위해 쓰이는게 아닌가 하고 의심함. 플레이 타임을 늘리고자 할 경우 ‘업적 수집’과 같은 장치를 넣는건 분명 효과가 있음. 그러나 업적은 반대로 재미있는 게임을 망칠 가능성도 있음. 따라서 업적 시스템은 수년내에 사라지지 않을까, 아니면 적어도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야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함. 제 의견은, 뭐 너무 뻔해빠진 얘기긴 하지만, 업적 시스템에는 분명한 장단점도 있어보이거든요. 플레이어가 게임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경지가 되면 업적은 더이상 신경쓰이지도 않고 신경 쓸 이유도 없지만, 플레이어가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익혀나가는 과정에는 큰 힘이 되어 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좋은 점은 취하고 나쁜 점은 버리면 되지 않겠어? 라는 ... 다시 말하지만 '너무 뻔해빠진' 생각만 드네요. 그러나 좀더 생각해면 지금 말한 '게임을 익혀나가는 과정에는 큰 힘이 되는' 경우는 사실 업적 자체보다는 각종 인지공학 분야의 성과들이 게임에 접목된 케이스가 아닌가 싶기도 ... 아울러 게임내에서의 업적 이외에도, 게이미피케이션 (gamification) 또한 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업적 시스템과 어느정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쪽에 살짝 더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어보이긴 하는데 ... 아직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군요. - 부록 - 한편, 5번 항목의 변종 (variants) 에 대한 같은 글쓴이의 좀더 긴 글이 있습니다. 방금 소개한 업적 시스템의 대안 이후에 쓰여진 글로 보입니다. 제목이 좀 흥미로워요. "Variants : The Challenge of Changeable Design" "변종 : 변형 가능한 게임 디자인의 도전"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께, 글의 주소는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94125/variants_the_challenge_of_.php입니다. 아쉽게도 영어입니다.
  1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RIg1Qececp8&feature=youtu.be 프랑스에서 만든 일본 슈팅 게임의 역사 '동영상' 입니다. 한글자막이 있고 - 자막 제작자님 감사합니다 - 길이는 27분정도군요.
  1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게임 디자인의 결정 모델과 최적화 Part 1: 소개 여러 복잡한 개념들을 원문에도 충실하고 뜻풀이도 이해가 용이하게 해석하기가 어려워서 이번에는 의역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습니다. 원문에 충실 vs 이해 용이 중에서 후자쪽을 택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편 저로서는 이해를 돕는걸 우선하기 위해서였으나 오히려 이로 인해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겠죠. 이런 점이 신경쓰이는 분들은 원문주소를 참조해주세요. 원문 주소 : http://intelligenceengine.blogspot.kr/2013/07/decision-modeling-and-optimization-in.html ------------------------------------------------------------------------------------------------------------ 우리는 반복검증이 아니라 탐색을 한다. 게임 디자인의 대부분은 탐색의 과정이다. 디자인을 할 때면 우리는 주어진 게임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여러 디자인 측면에서의 초기값을 놓고 평가한다. 여기에는 던전의 각 방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갖게 될 능력과 특징들, 전투 시스템에서 유닛의 효율과 직결되는 특정한 ‘마법의 숫자’를 결정하는 일, 그리고 심지어는 게임을 출시할 때 어떤 컨텐츠들의 조합을 갖게 될 것인가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가 포함된다. AI 캐릭터가 게임 월드에서 어딘가를 찾아기가 위해 길찾기 (pathfinding) 시스템을 사용하듯, 게임 디자인은 아주 높은 수준의 가능성 공간에서 다양한 초기값들을 취해보고 이를 반복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길을 찾아나선다. 우리는 게임 디자인의 – 그게 전투 시스템이든, 게임 월드의 일부분이든, 전략 게임의 테크트리이든, 또는 당신이 가진 어떤 문제이든 – 몇몇 측면들이 어떤 상태인지를 주의깊게 살피면서, 초기값을 바꾸어가며 더 나아진 길이 어디인지를 찾는다. 디자이너들은 보통 이 과정을 일컬어 ‘반복검증’(*1) 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탐색’ 이 보다 적당한 묘사이다. 우리가 게임 디자인을 ‘반복검증’을 할 때, 이는 사실상 개발 과정에서 게임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추론을 통해 도출한 작은 초기값들을 바꿔보면서, 현재 게임 디자인의 초기값을 좀더 우리의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고쳐나가려 노력한다. 이런 ‘반복검증’은 흔히 컴퓨터 코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선형적인 반복검증과는 유사한 점이 없다; 이는 날카로운 모서리들과 막다른 길을 만나 뒤로 돌아가는 것이 일상인, 미로를 탐색하는 작업과 훨씬 유사하다. 이런 작업은 종종 우리를 목표에 좀더 가까운 곳으로 데려가주지만, 많은 경우 이 변화가 게임을 더 나아지게 했는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때로 게임을 개선하려 시도했던 디자인 상의 변경점이 오히려 게임에 예측하지 못했던 결점이 있음을 드러내어 이를 취소하거나 다시 시도해야하기도 한다. 게임 디자인은 믿을 수 없을만큼 어려운 과목이다. 게임 디자인은 날카로운 물체들로 가득한 어두운 방과 같아서, 낯익은 길에서 일단 벗어나면 안전하게 빠져나가기가 엄청나게 어렵다. 가는 도중 거의 언제나 고통스러운 상처들을 만나게 되며, 빨리 움직이려 한다면 특히 더 그러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어두운 방에 비출 비교적 적은 조명만을 가지고 있다. 게임 디자인의 탐색 과정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잘 정의되고 다듬어진 기법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어두운 방이 바로 우리가 ‘반복검증’을 하는 이유이다. – 우리는 게임 디자인에서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로 파생될지 이를 시도해보기 전에는 알지 못한다. 다른 말로, 우리는 탐색한다. (Will Wright 또한 2004년 GDC Talk에서 “해답 공간의 탐색” 이라는 말을 통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 결과 게임 디자인은 꽤 자주 생산성의 병목이자, 단점의 주된 원인이고, 게임 개발의 가장 큰 리스크의 근원이 된다. 셀 수 없이 많은 팀들이 잘못된 계획에 의거한 디자인적 결정, 창조성의 참패, 컨텐츠에 대한 과도한 욕심, 목표 시장에 대한 오해, 그리고 제품의 퀄리티 문제를 초래한 여러 디자인 문제들에 의해 발목 잡혀왔다. 이 모든 위험들이 게임 디자인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수반된다. 따라서 많은 퍼블리셔들과 거대 개발사들이 왜 리스크를 싫어하는지, 왜 잘 알려지고 검증된 장르, 라이센스 그리고 장르 컨벤션을 선호하고 혁신적 게임 디자인과 그에 수반되는 예측하기 어려운 매출을 기피하는지는 자명하다. 어두운 방을 탐험하는 것은 그저 너무 위험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태도들을 바꿀 방법을 찾아보려한다. 단순히 혁신을 회피하려는게 아니라, 우리의 디자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능력을 확장하며 디자인 혁신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본 시리즈는 이 글은 결정 모델을 소개하는 전체 시리즈의 첫 번째 글이다. 결정 모델이란 결정을 분석하여 정규적인 모델로 만들고, 이를 통해 가장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일련의 도구들의 모음이다. 결정 모델과 최적화는 주로 매니지먼트, 금융, 프로젝트 기획 개선,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한 여러 선택들을 인간이 수작업을 통해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탐색하여 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어려운 결정 및 최적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사용된다. 여러 잠재적 이익들에도 불구하고 결정 모델과 최적화는 게임 산업의 디자인 분야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인기있는 개발자 포럼에서 프로 게임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25%만이 결정 모델을 들어본 적이 있으며, 8%만이 이를 실전에서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조사한 유사한 서베이 또한 위와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적절히 사용된다면, 결정 모델은 게임 디자인 과정의 여러 측면들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게임 디자인 시스템의 특정한 초기값을 최적화하거나, 게임 패러미터의 최적값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게임이 어떤 요소들을 포함하는게 좋을까를 결정하는데 대해 한줄기 빛을 비춰줄 수 있다. 당신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취할 법한 전략, 특히 지배전략(*2) 을 찾아내거나 플레이어들이 시스템을 가지고 노는 경우를 발견하는데 결정 모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시리즈에서, 우리는 각각의 카테고리에 속한 세 가지의 사용례를 모두 다루어 볼 것이다. 정의 그럼 결정 모델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아래와 같다. 결정 모델은 결정을 시뮬레이션하고 그 해를 찾는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결정 모델에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결정을 정의할 때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연관된 요소들을 골라내면서 시작한다. 이를 그 결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모델로 만들고, 일련의 입력변수와 하나의 결과변수를 특정한다. 그리고 가능한 최고의 결과값에 최적화된 결정 변수 (또는 입력변수) 의 조합을 찾아나간다. 모든 과정들이 잘 진행된다면, 우리의 상상으로 또는 손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숫자의 해결책들을 검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분야에 결정모델을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적절한 문제가 주어질 경우에는 더 나은 결과, 더 빠른 결과,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결정모델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답을 구할 수 없는 경우에도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결정모델의 정합성을 지키기 위해 벗어나서는 안 될 몇 가지 제약이 주어질 것이다. 이 제약들은 우리 모델의 어떤 측면 또는 입력변수의 종류와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다. 왜 모델을 구축하는가?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플레이하면서 ‘으어 ... 잠깐만. 도시를 지으려면 뭐부터 짓는게 맞는 방법이지? 기념물부터 짓고 곡물 저장고를 지어야하나? 곡물 저장고를 먼저 지어야 하나? 아니면 사원 먼저인가? 그 다음에 곡물 저장고? 뭐가 최고의 결정이지? 답을 알아낼 방법이 있기는 한건가?” 라고 궁금해 했던 적이 있는가? RTS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살펴보자. RTS게임에 등장하는 다수의 유닛들을 밸런싱하는 것은 악명높은 어려운 문제이다. 만약 패러미터를 고칠 때마다 반복해서 플레이테스트를 하지 않고도 게임의 전투 밸런스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빠르게 찾아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어떨까? 만약 “두 명의 창병과 세 명의 궁수를 물리치기 위해 몇 명의 검병이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또는 “적의 감시탑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투석기와 궁수를 쓸 수 있다면 각기 몇 마리씩으로 조합하는게 가장 비용이 낮은 방법인가?” 라는 질문은 어떨까? 실제로, 우리는 이런걸 만들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이런 게임 디자인의 문제를 적절히 모델링 할 수 있다면, 가능한 여러 조합들 중 무엇이 최적화된 조합인지를 자동으로 탐색해주는 도구를 얻게 될 것이다. 게임을 수천 번씩 플레이테스트 하지 않고도 우리가 원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있다 – 이 시리즈에서 이후에 다루게 될 문제의 예시이다. 여기 ‘수퍼탱크’라는 게임이 있다고 해보자. 수퍼탱크에서 우리는 거대한 SF탱크를 몰고 다른 수퍼탱크들에 맞서 싸운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탱크에 어떤 무장조합을 탑재할 지 고를 수 있다. 당신에게는 무기조합에 사용할 수 있는 100크레딧이 있다. 당신의 수퍼탱크는 50톤의 무기를 실을 수 있고, 3개의 슬롯에 특별 초강력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아래와 같은 5가지 종류의 무기들 중에서 고를 수 있으며, 당신이 원하는 무기를 원하는만큼, 또는 아예 싣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은 자신의 수퍼탱크가 최고의 데미지를 갖기를 원한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데미지란 초당 피해량을 의미하며, 이 예에서의 데미지는 각 무기의 발사속도를 이미 고려한 양이라고 해보자) 또한 모든 무기들이 같은 사거리, 정확도, 그리고 발사속도를 가졌고, 위의 표에 나타난 것 이외의 모든 다른 부분들은 모두 동일한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자, 빠르게 !! 수퍼탱크에 얼마나 많은 기관총, 로켓, 레이저 등등을 장착해야할까? 무기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비용, 무게, 슬롯수를 초과하지 않고 최대한의 화력을 가지도록 구성할 수 있을까? 계산기 또는 수작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라. 할 수 있는가? 만약 이를 실제로 시도해봤다면, 이 문제가 놀랍도록 까다롭다는 점을 빠르게 눈치챘을 것이다. 아마도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복잡한 방정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들이고, 전문적인 수학을 다루는 사람들이 아니다. 아울러 만약 위의 패러미터가 달랐더라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라. 수퍼탱크가 50톤이 아닌 60톤을 탑재할 수 있다면? 비용이 100 크레딧이 아닌 90 크레딧 또는 110 크레딧이었다면? – 최적 무기 탑재는 어떻게 변화할까? 슬롯이 4개가 아닌 2개라면 어떨까? 그리고 이제 어떤 요구조건 (무게, 비용, 슬롯 수) 패러미터가 대입되더라도 그 즉시 최대 데미지의 무기조합을 계산해주는 시스템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위의 테이블에서 무기 패러미터와 수퍼탱크의 패러미터 (50톤, 100 크레딧, 3슬롯) 를 적어넣으면, 짜잔! 최적 무기탑재의 답을 구해준다. 멋지지 않겠는가? 이 시스템을 통해 아래와 같은 모든 유용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즉시 내놓을 수 있다. - 수퍼탱크의 패러미터를 바꾸면 최적 무기조합은? - 어떤 무기의 패러미터를 바꾸면 최적 무기 조합은? - 특정한 조건 (무게, 비용, 슬롯수) 하에서 수퍼 탱크가 뽑을 수 있는 최대 데미지는? - 각각의 무기들에 주어진 4개의 패러미터 (데미지, 무게, 비용, 슬롯 수) 는 적절하게 밸런싱되어 있는가? - 지나치게 강력하고 너무 자주 사용되는 무기가 있는가? 만약 어떤 무기가 ‘언제나 사용’될 정도로 유용하다면 이 무기를 사용하는건 언제나 최적 결정이 되고, 여기에는 어떤 의미있는 선택도 없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이 무기를 게임에서 빼거나 이 무기가 의미 없어지는 어떤 환경을 만들어 넣어야 한다. - 어떤 무기가 활용성이 떨어져서 드물게 사용되거나 전혀 사용되지 않는가? 위의 경우와 유사하게, 만약 어떤 무기가 전혀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쓸모가 없다면 마찬가지로 여기에는 어떤 의미있는 선택도 없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이 무기를 게임에서 빼거나, 이 무기가 유용하게 쓰일만한 어떤 환경을 만들어 넣어야 한다. [/list:u] 이들은 모두 게임 디자인상으로 꽤 중요한 부분이며, 게임 디자이너들이 그 답을 알고 싶어할 질문들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아는 것은 수퍼탱크라는 게임을 밸런싱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몇 문단에 걸쳐서 우리는 수작업으로 풀기엔 상당히 어려운,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에 이미 내장된 도구를 통해서라면 잡일정도로 처리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서술했다. 이후의 에피소드에서 우리는 이 질문들에 대한 모든 해답을 알려줄 결정 모델을 실제로 구축할 것이다. 당신은 이 모델이 아니었다면 다루기 까다로웠을 문제들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결정 모델을 수분 내에 구축하게 될 것이다. 단지 약간의 작업만으로, 안전하고 빠르게 디자인의 가능성 공간을 탐색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로드맵 이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는 좀더 복잡한 몇몇 예들을 살펴볼 것이다. 레퍼런스로 쓰기 위한 스프레드시트를 함께 제공하여 이 예제들을 여러분이 스스로, 다른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엑셀만으로 다루어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의 예제는 아래 내용들을 포함할 것이다. - 전략 게임을 위한 단순한 전투 예제 - 다수의 인구 중심지가 존재하는 우주 배경의 mmo게임에서 서로 연결된 웜홀의 텔레포트 좌표를 최적화하는 모델 - 시드 마이어의 문명과 같은 4X(*3) 전략 게임에서, 단순화된 도시 모델을 배경으로 세수와 시민의 행복도 사이를 균형잡기 위해 어느 정도의 세율을 사용할 지 결정하는 모델 - mmo게임에서 어떤 캐릭터 클래스에 특성과 마법을 어떻게 설정할 지 선택하는 모델 - Master of Orion등의 고전 게임과 유사한 4X 전략 게임에서 행성 식민지 건설을 위한 최적의 빌드 오더를 결정하는 최적화 모델 - MechWarrior스타일의 게임에서 열관리 (Heat Management)(*4) 를 포함한 훨씬 더 복잡한 무기 탑재 예시 - 어떤 게임 개발팀이 게임에 포함할 컨텐츠의 적절한 조합을 고르는 과정에서 결정 모델을 사용하여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가는 예시 [/list:u] 대체로 이 시리즈에서는 특정한 게임의 어떤 시스템에서 플레이어의 최적 전략을 찾아내는 단순한 예시를 구축한 후, 결정 모델을 통해서 게임 시스템의 패러미터 및 컨텐츠 조합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런 일련의 케이스들에서 우리는 문제를 설명하고, 이를 엑셀에서 어떻게 모델링하며, 엑셀에 내장된 ‘해 찾기’ 도구를 이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일 것이다. 각각의 경우에 당신이 직접 어떤 해 찾기나 그에 해당하는 다른 도구들이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우리가 이를 좀더 쉽고, 빠르고, 검증된 방식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또한 각각의 예시에 대한 스프레드시트를 제공할 것이며, 당신은 이를 다운로드받아 직접 시도해보고, 결과를 재생산하며, 각 모델을 시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좀더 기본적인 부분에서, 스프레드시트를 쓰던 고급언어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을 하든 그 외의 무엇을 통하든 수단은 문제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엑셀과 해 찾기 기능을 이용하든 Java/C++/C#을 이용하든, 문제를 모델링하고 해결하려 노력한다는 점이다. 왜 결정 모델을 사용할까? 몇몇 독자들은 믿기 어려울 것이다. 결정 모델을 만드는건 작업량이 꽤 많아보인다. FGT나 베타 테스트 같은 유저들의 실전 테스트를 활용할 수 있는데 왜 이런 노력을 해야하는걸까? 공식적으로 솔직하게 말하자면, 결정 모델을 모든 문제에 적용할 수는 없다. 몇몇 문제들은 너무 복잡하거나 이런 테크닉으로 모델링을 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아울러 게임에는 아주 다양한 측면들이 존재하며 (미적 고려, 오락 가치, 그리고 게임의 ‘느낌’ 적 부분) 이들은 숫자를 통해 모델링하기에는 불가능하거나 너무 어렵다. 아울러 결정 모델은 베타 테스트나, 자기가 만드는 게임을 매일매일 플레이하며 수행해야 하는 여러분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런 모든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가 끝나갈 즈음에는 결정 모델과 최적화가 우리에게 독특하고 강력한 일련의 도구임이 명확해 질 것이다. 이 방법론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는 합리적으로 풀기 어려운 여러 종류의 문제들을 부분적으로 또는 통째로 해결할 수 있으며, 결정 모델과 최적화가 아니었다면 답변하기 어려웠을 모든 종류의 문제들에 대해 직관과 답을 얻는데 도움을 준다. 여느 다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이 도구의 사용이 적절한가 여부는 실무자들의 결정에 달려있다. 한편 결정 모델을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거나 유용하게 쓰이기엔 너무 협소한 많은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통해서 알게 되겠지만 이 도구는 놀랄만큼 유용하다. 개발의 이른 단계에서 우리가 더 괜찮은 게임 디자인을 뽑아낼 수 있다면, 그리고 유저 테스트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많은 디자인 상의 버그들을 잡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게임 시스템을 좀더 견고하고 흥미로우며 버그가 없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프로그래머들에게 주어지는 여러 도구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프로그래머는 아주 어려운 직업이다. 그러나 그들은 테스트를 하기도 전에 버그를 잡아주는 다양한 도구들의 축복을 받았다. 컴파일러는 오타가 날 때마다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댄다.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 방어적 프로그래밍 기법을 사용한다; 다른 프로그래머의 결점을 확인하고 좋지 못한 스킬들을 지적하기 위해 서로 코드리뷰를 한다; 다양한 프로파일링 및 통계분석 도구들을 통해 모든 종류의 퍼포먼스 버그와 다른 결점들을 찾아낸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들에게는 이러한 도구가 없다. 우리의 직업은 분명히 무척 어려운데도 문법 실수를 지적해 줄 컴파일러가 없다. 프로파일러도, 디버깅 툴도 없다. 통계분석 도구도 없다. 우리는 ‘코드’를 만들지 않으므로 코드리뷰를 할 수도 없다. 우리는 그저 기획서를 쓰는게 전부다. 컨셉 기획서와 상세 문서 등을 만들어서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좋은 피드백을 주길 바라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의 디자인이 잘 동작하는지 보려면 게임을 직접 해봐야만 한다. 이런 점들은 게임 디자인을 믿기 힘들 정도로 위험하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으며, 값비싼 것으로 만든다. 만약 마치 프로그래밍처럼 인적 과오가 이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요소라면, 우리는 프로젝트와 우리 자신을 가능한 한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도구들을 많이 필요로 한다. 우리는 프로그래머들이 엔지니어링의 가능성 공간을 탐색할 때 사용하는 컴파일러, 디버거, 프로파일러, 그리고 통계분석 등의 도구에 비해 어느모로 보나 가깝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의 도구들만을 사용해서 게임 디자인의 가능성 공간을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Cut the Rope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Cut the Rope: Play Forever”와 같은 게임성(*5) 확인도구를 포함하여, 여러 커스텀 게임 문제 해결 도구와 디자인 도구들이 떠오르는걸 볼 수 있다. 보드 게임 Yavalath를 만들어 낸 추상 게임 디자인 시스템 Ludi나, 내가 모바일 게임 City Conquest를 만들면서 개발한 자동 게임 밸런스 도구 Evolver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결정 모델은 우리를 몇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줄 수 있으며, 자동화된 도구들은 게임 디자이너들의 지적 능력을 좀더 증강하고 확장할 수 있다. 스프레트시트 얘기가 아닌 모델링의 얘기 이 시리즈는 게임 디자이너들을 위해 쓰여졌다. – 이는 아티스트에서 전직했든 프로그래머에서 전직했든 스토리텔링을 하던 사람이든 또는 보드 게임계에서 왔든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디자이너들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리즈를 단순하게 유지함과 동시에 아래의 약속들을 지켜나가려 한다. - 코드 없음 : 우리는 이 글을 통해 어떤 코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예제는 오로지 마이크로 소프트 엑셀에 내장된 ‘해 찾기’ 도구만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시리즈가 스프레트시트나 엑셀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한다. – 이 글들은 결정 모델과 최적화에 대한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쉽게 (때로는 우리가 여기서 하는 것보다 더 쉽게) 구현이 가능하다. - 수학 없음 (아니면 최소한 복잡한 수학은 없음) : 우리는 이 시리즈를 거의 대부분 수학과 무관하게 이끌어 갈 것이다. 기초적인 산수 이외의 어떠한 것도 사용하지 않겠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과 가끔 제곱근정도. 이외의 수학기호는 엄격하게 금지된다. - 4차원 스프레드 시트 없음 : 우리는 2차원 스프레트 시트만 사용할 것이다. [/list:u] 당신이 게임 디자이너라면 이 시리즈를 통해 어떤 코드를 짜거나 프로그래머에게 코드를 짜달라고 부탁할 필요 없이 혼자서 결정 모델을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프로그래머라면 이 시리즈는 어떤 고급언어를 사용하든 스스로 결정 모델을 만들거나,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 엑셀과 해 찾기 도구를 이용하여 템플릿을 구축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가이드가 될 것이다. 이 글들은 모두 단순한 시작점이 되려는 의도로 쓰여졌다. 따라서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개념들을 취하여 엑셀에 만들든, 다른 최적화 도구를 사용하든, 또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서 스스로의 해 찾기 도구를 만들든 할 수 있다. 스프레드시트는 시작점으로서는 좋지만 결정 모델의 개념은 각자의 게임 구조 자체를 통합하는 더 풍부하고 세련된 모델을 위한 발판에 가깝다. 유의 사항 결정 모델에 지나치게 깊이 빠져들기 전에, 몇 가지 유의사항이 있다. 결정 모델과 최적화는 게임 디자인을 위한 어떤 종류의 완성된 시스템도 제공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이걸 사용했을 때 결과가 확정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결정 모델과 최적화를 게임 디자인 과정의 어떤 부분을 돕기 위한 도구로 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여느 도구들이 그러하듯, 이 도구 또한 다양한 한계들이 존재한다. 아래의 몇 가지 한계들을 알아두어야 한다. - 잘못 사용하기 쉽다. 다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결정 모델 또한 잘못 사용되거나 부적절한 곳에 사용될 수 있다. 잘못 구축된 또는 버그가 있는 결정 모델은 당신을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 수도 있다. 다른 소프트웨어들처럼, 당신의 결정 모델이 규모가 커질수록 거기에는 버그가 포함되기도 쉽다. 또한 이 모델의 결과를 잘못 해석하거나 당신이 내리려는 결정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그릇된 모델을 만들 위험도 존재한다. - (때때로) 복잡하다. 게임 디자인의 몇몇 문제들은 이 접근법을 통해 모델링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많은 문제들이 유동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거나 게임의 다른 부분들과 지나치게 유기적으로 밀착되어 있어서, 독립된 엑셀 스프레드시트로 다루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흔히들 시스템의 일부만을 모델링하기로 결심하거나 (잘못되거나 부정확한 모델로 연결될 수 있다) 게임 자체를 통째로 모델링하거나 (엄청난 일이 될 것이다) 아니면 그냥 결정 모델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 모든 것을 모델링 할 수는 없다. 결정 모델은 어떤 부분이 재미있는지, 미학적으로 즐거움을 주는지, ‘옳게’ 느껴지는지,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정보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지 말해줄 수는 없다. 이런 종류의 주관과 미학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모델링은 대부분의 경우에 불가능하다. 이는 즉 결정 모델이 어디에 쓰여야 하고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미이다. 시스템 디자인과 매커니즘 최적화, 그리고 미학보다는 역학에 관련된 부분이 그것이다. - 한계가 존재한다. 우리가 사용할 엑셀은 해 찾기를 비롯해 모든 최적화 도구들은 한계가 있다. 적합한 모델을 만들고 이에 따른 해답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떤 최적화 도구도 그 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불확정 입력의 가짓수가 충분히 많은 경우 엑셀의 해 찾기 기능이 모든 가능한 입력의 조합을 검토하여 해를 찾을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할 수 있고, 이때는 다른 다양한 최적화 방법론에 기대야 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보게 되겠지만 우리는 모델의 표현을 가급적 단순화하여 해 찾기 기능이 다룰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으며, 해 찾기 기능의 개발자는 더 많은 문제들을 위한 보다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해 찾기가 해를 찾을 수 없는 모델을 만들 가능성은 존재한다. - 최적을 100%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복잡한 모델을 다룰 때는 우리가 발견한 최적 결정이 정말 최적값이라고 언제나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우리는 때로 차선을 택해야 한다: 최적화에 시간을 더 투자하고 검산하는 과정들을 거친다면, 우리가 발견한 값이 최적값이거나 최소한 신뢰할만한 수준에서 최적값에 극히 가깝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 [/list:u]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 모델링의 대상이 확실해야 한다. 모든 문제들이 이런 종류의 노력을 필요로 할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하며, 훨씬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더 큰 다른 문제들을 무시하면서 대단치 않은 부분들을 모델링하는데 과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를 피해야 한다. [/list:u] 넓은 관점으로 말하자면 결정 모델이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서 유효해야하는 몇 가지가 있다. 질문의 결정은 반드시 우리가 일종의 독립된 모델에 넣을 수 있도록 압축 가능해야하며, 결정의 결과가 단일한 값으로 산출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유한한 가짓수의 입력을 결정 모델에 넣고 돌려서 단일한 결과값을 얻을 수 있으며, 그 결과값을 최소화하거나 최대화하는 것이 곧 우리의 결정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하는 것이다. 주관적 요소들이 개입되어 모델로 축약될 수 없는 경우들 – 예를 들어 미학적 고려나 사용성, 게임성 등의 요소들 – 의 경우에는 이를 결정 모델로부터 깔끔하게 분리하거나, 초기 검증에만 사용하거나, 결정 모델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 한편 결정 모델을 스프레드시트에서 구동하기 위해서, 모델의 복잡성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어떤 게임이 아주 복잡한 작업을 수행한다면, 그 복잡함의 정도를 엑셀에서 재현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한편 이는 우리가 엑셀을 이용해서 구현하려는 결정 모델의 한계일 뿐이며, 결정 모델 자체의 한계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러분은 독자적인 스프레트시트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해 찾기 도구를 자기 자신의 게임 엔진 자체에 구축할 수 있으며, 이 시리즈가 정확히 그런 부분들을 자극할 수 있다면 좋겠다. 한편 이런 동전의 이면에는 이 모든 한계에도 불구하고, 결정 모델이 쓸모없는 것이 되기는 어렵다. 어떤 문제가 결정 모델을 통해 구축하기엔 지나치게 복잡한 경우에도 결정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당신이 찾는 올바른 정답에 가까이 가는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며,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많은 기초적인 문제들을 찾아내고 수정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다. 문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서, 또는 미적 요소나 그 외의 주관적 견해를 필요로 하기에 결정 모델이 주어진 문제에 대한 최적해를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에조차 결정 모델은 해결책의 범위를 좁히고, 막다른 길로 가지 않게 막아주어 문제의 복잡도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결정 모델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이후로도 스프레드시트나 그 외의 해 찾기 도구를 사용해서 최적화를 하지 않는다해도, 결정 모델에 대한 이해는 당신이 게임 디자인에 대한 결정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 이 시리즈는 탐험이다. 우리는 다양한 게임 디자인의 문제들을 살펴보고 강력한 게임 디자인 도구를 통해 모델을 만들어 최적화하는 방법을 탐험할 것이다. 이에 대해 회의적인 분들도 있고 이런걸 쓰지 않는 쪽을 더 편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분들도 나와 함께 시리즈의 끝까지 가서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좋겠다. 결론 결국 우리는 맞는 게임 디자인을 원하는 것이다. 게임 디자인의 많은 질문들이 주관적이다. ‘맞’거나 ‘틀린’ 대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 아마도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경우에 – 맞는 답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정답을 찾아야 하는지 알고싶어 하거나 최소한 어떻게 정답을 정의하고 만약 정답이 존재한다면 그걸 어떻게 찾아야 할지 이해하고 싶을 것이다. 결정 모델과 최적화는 정확히 그런 경우에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나는 이 도구가 모든 게임 디자이너들의 도구상자에 들어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약간의 훈련만으로도 이 도구가 어둠에 잠긴 게임 디자인의 방을 좀더 안전하고 빠르게 탐험할 수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적 힘을 가졌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시리즈의 다음 글들을 통해 다양한 응용예와 함께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 Paul Tozour 이 글은 게임 디자인에서 결정 모델과 최적화에 대한 시리즈의 첫 번째 글이며, 이 시리즈는 아마도 10 – 15 편의 글로 구성될 것이고, 2013년 7월부터 개괄적으로 1주에 한 편씩 공개할 예정이다. 우리는 어떤 질문, 코멘트, 피드백 및 결정 모델에 대한 이의 또한 환영한다. 작가는 Robert Zubek과 Jurie Hornema의 이 글에 대한 피드백에 감사하는 바이다. *1 반복검증 : 원문은 iterative, iteration 등 입니다만, 현업에서는 이 단어를 음차하여 그대로들 사용하는지라 한국말로 옮길만한 마땅한 단어를 몰라 일단 '반복검증' 이라고 옮깁니다. 괜찮은 단어를 추천해주셔도 됩니다. *2 지배전략 : 다른 전략들에 비해 확연히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이 전략을 택하는게 당연한 전략 *3 4X : 탐험, 확장, 개발, 몰살을 게임 디자인의 핵심으로 삼는 일련의 전략 게임을 지칭하는 용어. 이들을 영어로 하면 explore, expand, exploit, exterminate 인데 모든 단어에 X가 포함된 것에 착안한 용어인 듯 *4 열 관리 (Heat management) : 무기 또는 에너지 등을 사용하면 열 게이지가 오르고, 일정 이상 오르면 과열로 기능 이상이 생기는 시스템. LOL의 럼블이 사용하는 스킬코스트가 대표적인 열관리 *5 게임성 : 원문은 playability인데 뭐라 적당히 옮길 말을 몰라서 '게임성' 으로 땜빵합니다. ------------------------------------------------------------------------------------------------------------ 본문에 명시되어 있다시피 일련의 시리즈의 첫번째 파트입니다. 지금은 파트2까지 나와 있는데, 파트1만 봤을 때는 이게 시리즈 소개 글이라서 본론이 전혀 없다보니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는 & 근데 양은 많은 상황이라 주저하다가, 파트2가 나오고 여기에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 뭐 이런 뉘앙스의 댓글들이 달려있기에 상당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해석을 시작한건데 ... 길긴 정말 기네요 일부 이런 작업들이 필요한 분들은 이와 유사한 장치를 손수 만들어서 쓰는 걸로 알고 있고 주변에서 많이 보긴 합니다만 ... 제가 직접 이런 작업을 할 때의 한계라면 내가 쓰는 – 일종의 - 모델링 방법이 맞는건지 틀린건지 몰라서 일종의 검산을 굉장히 꼼꼼하게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면 때로는 수작업으로 한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시간과 노력이 들 때도 있고 ... 하지만 여기서 언급하는건 꽤나 검증된 방법론으로 보이니까, 비슷한 도구를 이미 사용하고 계신 분들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지 싶어서 ‘이 긴 분량’ 에도 불구하고 소개합니다. - 어쨌든 다음 편이 궁금한 분을 위한 영어 원문 주소 : Decision Modeling and Optimization in Game Design, Part 2: Tax Rate Example - 얼추 훑어보니 밥 아저씨가 그림 가르쳐주듯 난해한 시범 후에 '참 쉽죠?' 하는 식은 아닌 듯 합니다. - 다음 편을 언제 해석할 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1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우리나라와 북미의 스마트폰OS 비중은 사뭇 다르고 소비자들의 성분 또한 다른지라 직접 대입하긴 어렵겠지만, 그렇다해도 꽤 흥미로운 얘기다싶어 옮겨봅니다. 근데 전문번역을 하긴 좀 그래서 요약 버전으로 … 아울러 원문의 제목을 직역하면 “안드로이드 대 iOS 게임의 신화들 - Android vs iOS Game Myths ” 이나, 이 경우 ‘신화’ 라는 단어는 소문 내지 편견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후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myth 라는 단어를 ‘편견’으로 옮기겠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2013년 6월 18일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원문주소 : http://games.greggman.com/game/android-vs-ios-game-myths/ -------------------------------------------------------------------------------------------------------------------------------------- 아래 내용은 Chris Pruett이 자신의 강연인 “사실과 허구 : Wind-Up Knight와 Rise of The Blobs” 에서 설명했던 내용을 옮긴 것임. 원 강연은 23분 짜리이며, GDCVault에서 볼 수 있음. (GDCVault 주소 : http://www.gdcvault.com/play/1018129/Fact-and-Fiction-Lessons-from] (*GDCVault는 GDC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GDC의 모든 세션을 녹화&녹음해둔 웹사이트임. GDC참석자라면 인증을 통해, GDC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GDCVault를 볼 수 있는 패스 구입을 통해서만 볼 수 있음. 따라서 … 저 링크를 클릭하면 인증된 아이디를 입력하라고 나올거임. 반대로 GDC에 참석하지 않았거나 GDCVault출입 권한이 없다면 볼 수 없음) Chris는 자신의 회사인 Robot Invaders를 시작했을 때, 모바일 게임 개발에 대해 가급적 다양한 지식들을 읽으려고 노력했음. 2011년 가을에 Wind-Up Knight를 출시했고, 2013년에는 Rise of Blobs를 출시했음. 그들은 자신들이 접했던 다양한 조언들이 구체적인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상기했음. 그래서 자신들이 스스로의 게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공개하기로 함 편견 #1. 일단 iOS용으로 개발하라. iOS에서 장사가 잘 되는 경우에만, 안드로이드로도 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편견의 내용은 이런 식임 ‘당신은 iOS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 iOS용으로 매출이 꽤 좋다면, 안드로이드로도 내서 약간의 추가매출을 노려볼 수 있다’ Wind-Up Knight의 경우 - 출시된 모든 플랫폼에서 높은 순위에 올랐음. 따라서 이하의 이야기는 높은 순위에 올랐던 게임에 대해서만 적용됨. - 그들은 안드로이드에 먼저 출시해서 불만사항을 수집하고, 이를 개선한 버전을 iOS에 내놓자는 계획을 세웠음 - 아울러 iOS플레이어들이 유료 게임을 더 많이 결제할거라 생각해서, iOS용은 0.99$의 유료앱으로, 안드로이드용은 부분유료앱으로 출시했음 Wind-Up Knight에 일어난 일들 - 2011년 11월에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 아주 잘나감. 구글이 지원 (featuring) 해줬음 - 1개월 후 몇 가지 버그를 수정하여 iOS용으로 출시. 애플 또한 지원 (featuring) 해줌 - 특히 애플의 지원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동안 이루어졌기 때문에, 2주간이었음 - 결과는 아래와 같음 - iOS에서 2주간 지원해주었고 유료앱이었음에도 그닥 잘되지 않았음 - 2월에 있었던 ‘오늘만 무료의 날’ 프로모션으로 자기들 앱을 띄웠고 수백만 다운로드가 이루어졌지만 그래도 iOS버전은 안드로이드 버전에 가까이 가지 못함 그들이 배운 교훈은 다음과 같음 - 안드로이드를 iOS를 내기 전에 테스트용으로 쓰지말라 - 그러나 안드로이드용은 부분유료앱이었고 iOS용은 유료앱이었으므로 정확한 비교는 아님 Rise of Blobs의 경우 - 두 플랫폼에 동시 출시 - 둘 모두 부분유료 + IAP 형태 - 둘 모두 높은 순위를 기록함 - iOS만을 위해서 10만달러의 광고를 집행 -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iOS 앱스토어에서 모두 같은 기간 지원 (featuing) 받음 결과 - 설치 수에 있어서 여전히 안드로이드가 훨씬 높음 그들의 결론 : 편견 #1. 은 깨졌음. 언젠가는 그 편견이 사실이었던 적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아님 편견 #2. 게임을 가능한한 많은 언어로 번역해라 - Wind-Up Knight는 영어와 일어로만 출시했음.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음 - 플레이어의 대부분은 미국, 일본, 중국 - 수익 측면에서 거의가 미국과 일본. 일본 다음은 영국인데 4% - 일본이 유일하게 수익이 많이 난 비영어권 국가였고, 이는 그들이 영어 이외의 언어라고는 일어만 지원했기 때문이라 생각함. 그렇다면 더 많은 언어로 내놓는다면 더 많은 수익이 나려나? - 그래서 Rise of Blobs는 7개 언어로 번역됨. 결과는 아래와 같음 - 약간의 국가들이 차트에 더 들어오긴 했으나 전과 거의 동일한 결과. - 한국어로도 출시했으나 한국은 심지어 이 차트에 들어 있지도 않음 - 수익 측면에서, 여전히 이전과 같음. 대부분의 수익은 미국과 일본에서 나옴 - 다른 언어로 출시한 것은 수익 측면에서 아무런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함 편견 #3. iOS유저들이 안드로이드 유저들보다 더 많은 돈을 쓴다 - 이런 편견이 생긴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음. iOS는 더 비싸니까, 아마 유저들도 돈이 더 많을 것이다. 아니면 iOS앱스토어가 결제가 더 편하게 되어있다. 아니면 안드로이드폰은 무쟈게 싼 것도 있고, 그런걸 구입하는 유저들은 가난할 것이다 등등. - 이 많은 이유들은 직관적으로 볼 때 말이 되는 듯 보임 - iOS랭킹 차트를 보면, 그들 또한 다른 몇몇 개발자들과 같은 경험을 했음을 알 수 있음. - 애플의 지원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높은 랭킹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종료되는대로 급강하하기 시작함. - 그들은 안드로이드에서 유료앱이 잘나갔던 적은 없으며, iOS에서조차 유료앱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봄. - 일단 랭킹에서 벗어나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 이를 되돌리는 것말고는 돌아갈 방법이 없음. - 중요한 점은 iOS에서 유료앱은 이제 돈을 잘 벌지 못하며, 이런 방법으로 안드로이드를 상대로 더 많은 수익을 내려는 전략은 통하지 않음 - 사람들은 부분유료앱에 IAP를 내장한 형태라면 iOS유저들이 안드로이드 유저들보다 더 많은 돈을 쓸거라 믿음.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내용은 아래와 같음 - 양 플랫폼에서 비율이 같음. 즉 같은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행동은 양 플랫폼 모두에서 같다는 것. - 그들은 안드로이드에 더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돈도 안드로이드에서 더 범 편견 #4. 아이패드 유저들의 행동은 다르다 (아이패드 유저들은 더 많이 플레이 할 것이다) - 이 편견이 맞는지 확인해보려고, 그들은 판당 플레이 시간을 확인했음 - Rise of Blobs의 경우, iOS유저들이 안드로이드 유저들보다 2배쯤 더 오래 플레이했음. 근데 이는 아이패드 유저들이 아니라 iOS유저 모두를 말하는 거임 - Wind-Up Knight의 경우 iOS유저들이 안드로이드 유저들보다 3배 더 많이 플레이함 - 심지어 더 강력함. 유료앱의 경우 iOS유저들은 평균적으로 반시간을 플레이함 - 이게 ‘평균’임 - 그는 이게 ‘iOS’유저로 처리된 부분에 실제로는 아이패드 유저들이 많이 포함되어서 그럴거라 생각함. - 아이폰 유저들이 아이패드 유저들보다 더 오래 플레이함 - 이 편견은 맞기는 함. 근데 다른 방향 (아이패드 유저들의 행동이 다른건 맞는데, 편견대로 아이패드 유저들이 더 오래 플레이하는게 아니라 반대로 아이폰 유저들이 더 오래 플레임) 으로 맞음 편견 #5. 안드로이드의 다양한 기기는 악몽이다 - 그들은 유니티3D로 개발했고 0개의 문제를 겪었음 - 1970개의 안드로이드용 기기들 중 3개의 기기에서만 문제가 있었으나 이들중 2개의 기기는 출시된 시장의 문제여서 그들이 손을 쓸 수가 없었고, 구글 플레이의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됨. - 마지막 1개의 기기에 대해서만 추가작업이 필요했고, GPU드라이버에 대한 문제였음 - 따라서 이 편견도 깨졌음 - 그러나 그들은 안드로이드 유저들에 대한 지원이 iOS에 비해 꽤 고통스럽다는 것을 언급하고자 함. - iOS에서, 유저가 환불을 원하면 그들은 애플에게 얘기하면 됨. 안드로이드에서는 유저들이 개발자에게 얘기함. - 총 서비스 기간동안 그들은 애플 기기에서 316개의 요청을 받았는데, 안드로이드에서는 4170개의 요청을 받았음. 이 요청들은 예를 들어 ‘우리애가 당신들 게임에 300$나 썼는데 나는 전화기 자체에 부모돌보미 서비스 같은게 있는 줄도 몰랐고 …’ 하는 것들임 편견 #6. 모바일 유저들은 하드코어한 게임을 원하지 않는다 - 그들은 게임이 너무 하드코어해서 실패할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음 - 그들은 이게 사실이라고 믿지 않음. 그들에겐 엄청난 팬들이 있으며 이 팬들은 그들의 게임을 다 클리어하고 스샷을 뿌리면서 그들 회사의 광고를 해주고 있음 - 더 캐주얼한 게임이라고해서 더 많은 유저를 모으지는 못한다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님. 그저 하드코어한 게임들을 위한 시장도 존재한다는 얘길 하고픔 -------------------------------------------------------------------------------------------------------------------------------------- GDC의 발표자와 이 글을 쓴 사람이 다른 사람 (아마도 동료로 보입니다) 이고, 아티클 자체가 기본적으로 발표내용을 간추린 글이기 때문에, 글쓴이가 별도의 멘트를 넣은 것도 있습니다만 크게 중요치 않다 여겨 생략합니다. 근데 이쯤되면 이게 전문번역인지 요약번역인지 잘 모르겠 ...
  1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파이어폴을 하다가, 딱히 파이어폴에서만 보이는 요소는 아니지만 의미있는 부분인 것 같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공유 보상과 독점 보상 공유 보상은 개별 플레이어들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의 on/off 스위치만 존재합니다. 스위치가 on이라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off라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때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이들은 같은 보상 풀(pool)을 공유합니다. 리니지1에서 ‘모든 플레이어의 보상자격 스위치는 on’이었습니다. 이 게임에는 보상 자격 스위치에 off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몬스터를 잡았을 경우, 여기에서 드랍된 아이템은 ‘바닥’ 즉 필드에 떨어집니다. 이때 ‘이 서버에 속한 모든 플레이어들’은 이 아이템에 대해 스위치가 켜집니다. 따라서 바닥에 놓인 아이템은 모두가 볼 수 있고 루팅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잡는데 기여했건 기여하지 않았건, 심지어 접속 중이었던 아니건 말이죠. 드랍된 아이템은 그 서버에 접속만 할 수 있다면 누구든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도 줍지 않았다면 심지어 아이템이 드랍된 이후에 캐릭터를 생성해서 접속한 경우에도 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와우에서 보상 스위치는 몬스터를 선점한 플레이어 또는 몬스터가 죽을 당시 이 플레이어와 파티 중이던 모든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켜집니다. (이 부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인던에 따라서 갈리기도 하고 … 규칙이 굉장히 복잡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외의 플레이어들에게는 이 아이템에 대한 보상 스위치가 켜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보상 풀(pool)은 공유합니다. 즉 보상 자격을 가진 모든 플레이어는 같은 아이템을 대상으로 한다는거죠. 퀘스트 아이템은 또 다른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건 지금 제가 하려는 얘기와는 그닥 관계가 없기에 패스하도록 하고 … 아무튼 와우는 여전히 ‘공유 보상’ 시스템입니다. 보상 자격이 주어진 플레이어에 대해서는 보상 풀이 공유됩니다. 리프트에서는 월드 인베이전이니 필드 리프트니 하는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이 이벤트를 종료하고나면 보상을 주는데, 이 보상은 ‘독점 보상’ 입니다. 몬스터 시체를 뒤지고 뭐 이런 절차도 없습니다. 보상이 주어질 때가 되면 HUD 에 이를 알리는 버튼이 뜨고, 버튼을 클릭하면 인벤토리가 열립니다. 이 인벤토리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자기 밖에 모릅니다. 이 인벤토리의 내용물은 다른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으며 오로지 그 캐릭터의 독점적인 것입니다. 리프트에서도 다른 보상들은 공유 보상인 경우가 있습니다만, 리프트와 월드 인베이전의 보상은 독점 보상입니다. 독점 보상의 특징 독점 보상 시스템의 특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어떤건 장점이라기보다는 게임 내의 다른 요소들과 맞물려서 필연적으로 써야한다고 보는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DKP같은거 없어도 된다는 점이죠. 공유 보상인 경우 이 보상을 얻는데 참여한 플레이어들 간에 보상의 분배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DKP (Dragon Kill Point) 라는게 있는데, 이게 흔히들 생각하듯 정말로 명백히 공정하고 편리한 장치였다면 DKP에 그렇게나 많은 변종들이 생기지는 않았을 겁니다. 공대마다 게임마다 다른 DKP 규칙들은 레이드에 참여하는 누구나 카이지가 된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묘한 마력 … 따위는 없고 그냥 짜증나고 귀찮은 장치였죠. DKP보다 이후에 나온 경매 같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경매 자체를 게임 시스템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와우의 어떤 확장팩부터인가 이게 들어갔죠. 블소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고) 독점 보상은 아예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시스템이 나눠줍니다. 나눠주는 규칙이 어떤지는 자기도 남들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시스템이 하는 일이므로 모두가 예외없이 같은 규칙을 적용받을거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그럼 된거죠 뭐. 두번째는 파티의 경계가 느슨한 경우에 쓰기에 편리한 장치입니다. 독점 보상이라는 장치가 표면으로 떠오르기 전에 보상의 자격을 가르는 기준은 대부분 몬스터를 사냥하는 과정 또는 끝부분에 파티에 참여하고 있었느냐 아니냐였습니다. 따라서 파티의 안과 밖을 나누는 기준은 아주 중요했죠. 그러나 여차저차한 사정들이 있어서 파티라는게 ‘느슨한 형태’로 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퍼블릭 파티 (리프트) 라던가, 아예 파티가 없어도 파티로 동작하는 경우 (길드워즈2, 파이어폴) 등이 생겼죠. 파티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보상 기준도 모호해집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난처해지는거죠. 독점 보상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파티이건 아니건 자기가 할만큼 하고 한만큼 가져갑니다. 따라서 파티의 형태를 다양화하는 과정에서 보상과 맞물려 자연스레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이 독점 보상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이자 핵심적인 요소가 아닐까합니다. 세번째는 보상의 대상이 되는 이벤트의 참여 여부에 따른 보상 자격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부분입니다. 이전에는 이벤트의 중간에 파티에 들어오거나 (처음부터 어느 시점까지는 보상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음) 중간에 나가는 경우 (보상 이벤트의 어느 시점에 다른 곳으로 가버리거나 파티에서 빠짐) 보상 여부를 가리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와우 오리지널 시절 보스 잡기 직전에 튕긴 사람이 보스가 드랍한 아이템을 먹어야 하는 경우, 재접한 그/그녀가 아이템을 루팅할 수 있느냐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죠. 그러나 독점 보상이 도입되면서 이런거 필요 없어졌습니다. 어차피 자기가 기여한만큼만 먹는거니까, 이벤트를 하다가 중간에 다른 일이 생겨서 어디론가 가버려도 보상은 결국 들어옵니다. 반대로 좀 늦게 참여했다하더라도 자기가 한만큼의 보상은 100% 보장해줍니다. 네번째는 같은 이벤트에 대해서 기여도에 따른 차등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모든 이들에게 모두 같은 보상을 주자니 앞서 말한 중간난입이나 중간도망 등의 경우에 불공평해집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숟가락만 얹고 다녀도 남들과 같은 보상을 얻는다면, 이벤트에 남들보다 더한 노력을 쏟은 사람이 바보가 됩니다. 그건 곤란하죠. 따라서 기여도에 따라 적절한 차등 보상을 해 줄 필요가 생깁니다. 독점 보상은 이게 편하죠. 심지어 레벨차이 등 캐릭터의 파워차이를 보상에 반영하기도 편합니다. 다섯번째는 보상의 시점이나 상황을 보다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벤트 중간에 방송사에서 게이머들의 분노를 시험하기 위해 게임방의 전원을 내렸고, 격한 분노를 토해내는 동안 접속은 종료되었나요? 안심하세요. 개발사가 맘먹기에 따라 이런 경우에조차 보상이 가능합니다. 여러 독점 보상들을 중첩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구요. 이전의 공유 보상에서는 보상이 이루어지는 자리에 반드시 캐릭터가 있어야만 했습니다. 일리단의 시체에서 아지노스를 루팅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이 좀 상하더라도 일리단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죠. 독점 보상은 용건만 해결하고 잽싸게 다른데로 가버려도 HUD에 알아서 보상이 들어오니 문제 없습니다. 여섯번째는 일종의 부록인데, 보상의 지급이 몬스터 시체 등 인게임으로 전달되는 형식을 띄지 않고, HUD를 통해서 곧바로 전달됩니다. 리프트가 그렇고, 길드워즈2의 월드 이벤트 보상이 그렇고, 파이어폴의 자원채집 및 ARES Mission 보상이 그렇습니다. HUD에 보상 버튼이 뜨고, 이를 클릭하면 그 속에 들어 있는 보상을 획득하는 방식입니다. 다들 HUD상의 왼쪽 중간지점을 독점 보상을 주는 위치로 쓰던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스킬창이 화면 하단 중앙에 놓이는 것과 비슷한 이유이지 않을까합니다만, 사실 저는 스킬창이 왜 화면 하단 중앙에 와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고 우편함을 통해서 한다던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텐데, 아무래도 보상의 즉시성 즉 내가 한 일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주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딱 보시면 눈에 들어오겠지만 두번째와 세번째는 ‘파티의 종류와 형태를 다양화 하려는’ 최근 mmog의 노력과 맞물려 있습니다. 파티를 여러가지 형태와 종류로 꾸리려면 독점 보상은 함께 따라가는 시스템입니다. 첫번째는 제가 보기엔 왠지 덤으로 생긴 듯한 기분이 드는 장점이고, 네번째는 두번째와 세번째를 서포트하는 특징이라고 봐야겠네요. 이 글을 쓰는 지금, 시간은 어느덧 새벽 5시 10분이군요. 여름인데 장마라 후덥지근한 나머지 잠을 이루지 못해 여기까지 써내려오긴 했는데 머리는 이미 잠에 든 것 같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뭔가 더 쓸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ㅜㅜ 다음에 생각이 나면 리플로 달아보겠습니다.
  16. logic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무병과 FPS 게임과 병과 FPS 게임 간의 비교를 통해, 병과 FPS 게임의 밸런스가 왜 더 어려운지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결론은 무지 허무하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무병과 FPS 게임의 보상 규칙 병과가 없는 전통적인 멀티플레이 FPS 게임에서는 (카스, 서든, 스포) 이런 보상 규칙이 있습니다. [*]유저는 다른 유저들보다 더 많이 죽여야 높은 등수가 되고 높은 보상을 받는다.[/*:m] [*]유저는 다른 유저들보다 더 적게 죽어야 높은 등수가 되고 높은 보상을 받는다.[/*:m][/list:o] 물론 CTF나 PTB의 경우 약간의 전략이 있긴 하지만, 기본은 TDM 룰위에 추가적인 승패 조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DM이나 FFA에 위 2가지 규칙이 100% 적용되죠. (FPS의 계보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이야기해 볼께요.) 아무튼, 위 두가지 보상 규칙으로 인해 FPS 게임에서 유저들의 플레이는 몇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무병과 FPS 게임에서 필연적인 유저들의 행위 첫번째 보상 규칙을 만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며, [*]더 많이 죽이기 위해 좋은 무기를 구매하며,[/*:m] [*]더 많이 죽이기 위해 맵을 외우고,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m] [*]더 많이 죽이기 위해 좋은 디바이스를 사용하며, 컨트롤을 연습합니다.[/*:m][/list:o] 두번째 보상 규칙을 만족하기 위해 다름과 같은 행동을 합니다. [*]더 적게 죽기 위해 HP를 높여주는 아이템을 (캐릭터나 방어구) 구매한다.[/*:m] [*]더 적게 죽기 위해 잘 죽지 않는 위치를 선점한다. 캠핑이나 뒤치기가 유리한 곳.[/*:m] [*]더 적게 죽기 위해 해킹툴을 사용한다.[/*:m][/list:o] 이런 행동이 균형을 이루면 문제가 없겠지만 통계적으로는 균형을 이루더라도, 실제 플레이어들은 전혀 균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 2개의 3번은 뺄게요. 어차피 알아도 어쩔 수 없으니까요.) 유저들이 정의한 룰 그렇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졌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은 자신들만의 룰을 만듭니다. 어떤 맵이 있는데, 유저들이 어떤 무기를 서로 금지시키고, A 창고 쪽으로만 모여서 싸우는 룰을 적용합니다. 개발자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유저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죠. 이런 것을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 게임 디자이너의 자질을 키울 수도 있고, 실제로 게임 기획자가 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이런 룰을 만드는 것이 꼭 밸런스 때문만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제목이 "술래잡기방" 라고 써있는 방이 있습니다. 다양한 변종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PTB 모드의 폭탄을 들고 도망다니는 테러리스트 유저를 대테러부대쪽 유저가 칼로만 사냥하는 유저들이 만든 모드입니다. 이건 밸런스와는 상관없이 전혀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케이스입니다. 유저들이 정의한 룰의 아이러니 유저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런 룰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무기 밸런스의 문제 : 내가 너무 쉽게 다른 유저들을 죽인다. [/*:m] [*]맵 밸런스의 문제 : 숨을 곳이 많아서 내가 적들을 잘 죽인다.[/*:m][/list:o] 오히려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무기 밸런스의 문제 : 내가 너무 쉽게 죽는다. [/*:m] [*]맵 밸런스의 문제 : 숨을 곳이 너무 많아서 자꾸 캠퍼나 뒤치기에 죽는다.[/*:m][/list:o] 그래서 적당히 죽는 무기와 적당히 숨을 곳이 없는, 적이 어디로 올지 뻔히 보이는 구역을 설정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무슨 아이러니가 있는가 하면, 덜 죽지 않는다는 점이 아이러니 한 겁니다. 저런 룰을 정의한 맵에서 한 라운드에 4:4로 플레이하면 그 결과는 4킬에서 7킬이 나옵니다. 저런 룰을 정의하지 않아도, 동일한 맵에서 한 라운드에 4:4로 플레이하면 그 결과는 4킬에서 7킬이 나옵니다. 이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죽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히 잘하는 한두 놈이 킬을 다 먹고, 나머지 6~7명이 적게 먹으니까 그런거지" 그런데 잘하는 놈이 우리편이라면, 잘 생각해보세요, 3명은 그냥 놀아도 승리하게 됩니다. 채팅하면서 놀아도 되고, 오히려 더 이득이 아닌가요? 그럼 불만을 가질 세력은 나머지 4명이겠지요. 반대자가 1/2로 줄었습니다. 그래도 유저들은 밸런스가 망가졌다고 말합니다. 개발자들이 팀밸런스 기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방은 자동으로 회전하고, 팀교체가 수시로 일어나며, 이전 판의 전적에 따라 팀이 재배치 됩니다. 이러면 공평하지 않나요? 그래도 유저들은 밸런스가 망가졌다고 말합니다. 통계는 문제가 없지만, 언제나 유저들은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형태의 문제들의 기원을 알려면, 뛰어난 수치 디자인이나 통계를 바탕으로 한 밸런스 조정이 아니라 유저들의 심리를 살펴봐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 한계가 있습니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뭐든지 뚫는 창과 뭐든지 막는 방패 창과 방패의 비유는 바로 FPS 게임의 유저 심리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저는 상대방을 더 죽이고 싶어하지만 덜 죽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자신이 더 잘 죽인다면, 상대방도 더 잘 죽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덜 죽는다면, 상대방도 덜 죽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당연히 대부분의 게임 유저들은 이런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개념이 병과가 있는 FPS로 넘어오면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병과 FPS 게임에서 유저 심리의 작용 병과 게임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는 각 병과의 특징을 이해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병과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 이유가 해당 병과가 사용하는 무기이든, 해당 병과의 특수 능력이든, 해당 병과의 코스튬 때문이든 간에 말이죠. 그후 유저는 무병과 FPS 게임처럼 플레이를 하며, 위에서 겪었던 고충을 그대로 또 겪게 됩니다.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별로 다를게 없거든요. 룰로 동일하고, 무기도 동일하고, 특수 능력이라고 조금 있지만 그것만 빼면, 그닦 새로운 요소는 없습니다. 결국 사용자는 무병과 FPS 게임에서와 같이 더 죽이고 덜 죽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무병과 FPS 게임의 케이스와 다른 점은 주로 자신이 선택한 병과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병과 FPS 게임에서 유저는 4개의 창과 방패가 있지만, 그 중 3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병과 시스템의 본질 아니라는 분도 있습니다만, FPS 게임에서 병과란 결국 가방 아닌가요? 로그아웃 해서 캐릭터를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죽으면 F1이나 F2를 눌러서 다른 병과를 고르면 되니까요. 경험치와 레벨은 계정에 종속되고, 게임 전적이나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병과 FPS 게임의 '병과 시스템'이란 것이 무병과 FPS 게임에서 유료화 모델로 사용하고 있는 '무기 교체' 시스템을 공짜로 3~5개 사용하게 해주었다는 것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병과 게임도 얼마든지 병과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클랜 별로 무기 제한을 하는 e-sport 대회처럼 말이죠. 이렇게 본다면, 오히려 병과 FPS 게임에서 하나의 병과만 선택해서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병과 FPS 게임의 밸런스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 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유저들에게 병과 개념이 있는 밀리터리 FPS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병과는 단지 가방이다'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죠. '원하는 병과를 골라봐! 너랑 딱 맞을거야! 그래서 정말 너한테 딱 맞는 병과를 찾아서 플레이하면 진짜 재밌을거야!'라고 말이죠. @끝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해보고 싶습니다.
  1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와우 이후로 컨텐츠 소모를 감당하기 어려워 자빠지는 게임들이 많아진 관계로, 와우 이전에도 문제였던 이 문제는 훨씬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관점에서 이런저런 게임을 하며 눈여겨볼만한 해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몇 가지 관심 가져볼만한 방법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정리' 라 함은 여러분도 알고 저도 알고 다들 아는걸 그냥 추려놓았다는 얘기니까 ...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투덜거리지는 마세요. 1. World of Warcraft (와우) – 난이도 조절 와우에서 처음 시도한 방법이고, 나름 성공적이었고,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꽤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죠. 사실상 이 분야에서 가장 보편화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업데이트를 해서 던전을 하나 내놓습니다. 이 던전은 난이도가 아주 높아서, 최상위급 플레이어들이 수 주에 걸쳐 노력해야 간신히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와우의 던전들은 어차피 티어단위로 구분이 잘 되어 있으므로, 최상위급 이하의 플레이어들은 더 낮은 티어의 던전을 파밍하면 됩니다. 시간이 좀 지나 최상위급 플레이어들이 이 던전의 공략에 대체로 성공하는 수준이 되고, 최상위급 바로 아래 급의 플레이어들도 여기에 도전을 시도할만한 수준이 되면, 이 던전의 난이도를 낮추면서 새 던전을 또 업데이트합니다. 새 던전의 난이도는 전과 마찬가지로 최상위급 플레이어들이 버거워 할 수준. 그리고 이전 던전은 난이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대중적 파밍'이 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이 패턴을 반복하는게 와우가 시도했고 성공했고 다른 게임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죠. 핵심은 '될듯 말듯'한 난이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 ... 이긴 합니다만, 와우가 수년간에 걸쳐 써먹어왔고 이제 거의 대부분의 morpg 내지 mmog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패턴 자체에 극히 익숙해졌고, 이는 다시말해 지겨워졌다는걸 의미합니다. 아울러 이런 패턴에 대응하는 플레이어들의 움직임 또한 매우 민첩해 졌기 때문에 – 다른 다양한 게임들에서 이미 겪어보았기에 이런 구도를 단박에 파악하고, 최적화된 파밍루트를 빠르게 도출해내죠. – 더이상 쓰기에는 곤란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2. Star Wars : The Old Republic (스타워즈 구공국) – 부캐 키우며 시간 죽이기 이 게임에는 순환하는 컨텐츠 같은건 없고, 기본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는 와우를 따라가고 있기는 합니다만 제가 주목한 것은 그것과는 좀 다른 부분입니다. 이 게임은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잘 합니다. 바이오웨어의 mmog이니 당연하겠죠. 이게 말로만 그렇다거나 자원을 많이 썼다는게 아니라 정말 재미있어요. 그렇다고 자원을 아꼈냐면 그것도 아니고, '모든 퀘스트에 컷씬'이 들어갑니다. 컷씬이 없는 퀘스트도 있긴 하지만 그건 10% 안쪽이고, 반대로 90%의 게임에 컷씬이 들어갑니다. 이들이 모두 바이오웨어가 만든 컷씬이라는 것 잊지마세요. 흔한 컷씬이 아닙니다. 템플릿으로 짜넣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컷씬들이 줄줄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게 선명히 보이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죠. 한편의 영화에 내가 들어가서 플레이하는 기분을 정말로 내줍니다. 우선 일단 이걸 전제로 깔고, 구공국의 퀘스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캐릭터의 이야기' 입니다. 캐릭터의 이야기는 클래스별로 다릅니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진영별로 클래스가 8개인가 있고, 진영이 2개이므로 총 16개의 클래스 - 캐릭터의 이야기가 있는 셈이죠. 양 진영의 클래스는 기능적으로는 미러링하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8개 입니다만, 스토리라인은 16개에요. 여기에 '행성의 이야기'가 들어갑니다. 이건 클래스 구분없이 다 공통으로 플레이하는 같은 이야기죠. 정확하게 측정해본 건 아닙니다만 대충 캐릭터의 이야기가 15~20% 정도이고, 행성의 이야기가 80%~85% 정도가 아닌가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몹시 출중합니다. 현존하는 mmog들 중에서 '최강' 급에 들며, 제 생각에 당분간 구공국을 '스토리텔링'에서 따라갈만한 mmog는 나올 수 없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캐릭터의 이야기'는 특히 더 공을 들여 훌륭합니다. 이러다보니 캐릭터를 정할 때도 '어떤 클래스의 스토리가 재미있고 나에게 맞을까' 를 고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보통 캐릭터 고를 때는 자신의 플레이 성향이나 기능적 우월함 - 누가 op인가 - 에만 신경쓰기 마련인데, 스토리에도 신경을 쓰게 만들어요. ‘어떤 클래스의 스토리가 더 재미있을까?’ 하는 선택지가 캐릭터 생성시에 의미있는 밀도로 주어진다는거죠. 이게 의외로 엔드 컨텐츠 기다리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더군요. 제가 구공국을 시작하고 본캐를 만렙찍은 후 일정한 파밍을 마쳤을 때, 주저없이 부캐를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좀더 높은 파밍'을 위해 달릴 시간에 그보다는 스토리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준거죠. (사실 당시 이 게임의 엔드 컨텐츠는 별로 볼 것도 없었기에 그쪽으로 별로 흥미가 안가기도 했구요) 처음에 했던게 시스 (sith) 진영이기에 이번에는 제다이쪽을 선택. 달렸습니다. 역시나 재미있습니다. 세번째는 다시 시스. 행성 스토리가 겹치기에 좀 지겹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네번째는 다시 제다이. 기타등등 ~ 아마도 구공국을 만든 이들이 의도한건 아닐거라 봅니다만, 성장구간을 반복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줌으로써 엔드컨텐츠를 기다리는 시간을 한참 더 길게 늘릴 수 있었던거죠. (물론 그렇게 기다려줬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엔드 컨텐츠가 해보기도 전에 구리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접었습니다만) 관건은 이 싸이클은 순환하지 못합니다. 소모적이에요. 앞서 와우의 예는 일종의 순환을 이룹니다. 앞에 내놓은 던전이 뒤의 던전을 만들 시간을 벌어주는 일종의 패턴을 형성하고 있어요. 그러나 구공화국의 방법은 순환이 불가능합니다. 어지간한 클래스의 스토리를 모두 감상했다면 그 이후에는 엔드 컨텐츠를 기다리며 할 일이 없어진다는 의미이죠. 따라서 효율의 측면에서 그닥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물며 저 무수한 컷씬을 일일이 다 만들었던 걸 생각한다면 더더욱) 3. 던전 스트라이커 - 다중성장 던전 스트라이커는 특이한 성장구조를 띄고 있는데, 모든 클래스를 하나의 캐릭터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신 어떤 클래스를 ‘충분히 깊이까지’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클래스를 성장시켜줘야해요. 일전에도 설명했던 바 있는 다중성장 이죠. 실제로 성장구간의 컨텐츠는 45레벨을 전후해서 종료됩니다. 그리고 이 게임의 만렙은 70렙이죠. 60렙에서 70렙의 구간이 경험치를 아주 많이 필요로하는고로 실질적으로 60렙 정도에 엔드 컨텐츠를 시작한다고 쳐도, 45렙에서 60렙까지의 구간에는 고유의 컨텐츠가 아예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지속하게 하는건, 클래스가 성장하는 재미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인던을 돌면서 아이템 파밍도 하고, 새 클래스를 성장시키고, 스킬포인트를 얻어 새 클래스의 스킬들을 얻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스타워즈 구공화국에서 부캐를 키우는 재미가 엔드 컨텐츠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플레이어의 지루함을 달래주었듯, 던전 스트라이커에서는 새 클래스를 키우는 재미가 새 던전이 나오길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래주는 구조이죠. 구공국의 구조가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의도한 것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가운데, 던전 스트라이커의 경우에는 애초부터 이런 구조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명확합니다. 이 분들, 새 클래스를 거의 한달에 한개 꼴로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이건 미리 고려하지 않았다면 나오기 어렵죠. 아울러 클래스의 구성이나 클래스간 스킬 공유 규칙 또한 이런 부분들을 잘 반영하고 있구요. 언뜻 보기에 기본적인 구도는 스타워즈 구공화국과 던전 스트라이커가 서로 비슷해 보입니다. 구공화국에서 부캐 키우며 – 부캐의 스토리를 즐기며 – 엔드 컨텐츠를 기다리듯, 던전 스트라이커에서는 새 클래스를 키우며 엔드 컨텐츠를 즐기는거죠. 그러나 둘 사이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스타워즈 구공국의 ‘컨텐츠 기다리는 시간 지연 작전’은 앞서도 말씀드렸듯 극히 소모적이기에 순환할 수 없는 형태에요. 그러나 던전 스트라이커의 클래스 성장 구조는 사전에 이를 염두에 두고 짰기 때문인지, 어느정도 순환이 가능한 형태입니다. 단지, 이런 사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로서 체감하는 던전의 업데이트 속도가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더군요. 개발팀의 애초의 계획은 아마도 60레벨에 도달한 플레이어가 반복 플레이를 견디면서 새 클래스를 키우고, 그 시간동안 새 던전 + 새 클래스를 내놓고, 새 던전에서 다시 새 클래스를 키우고, 그동안 또 새 던전을 내놓고 ... 하려는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실제로는 새 클래스를 키우는 속도보다 던전이 업데이트되는 속도가 훨씬 느려서요. 어쨌든 잘만 쓴다면 꽤 유용한 구조이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4. 길드워즈2 - 접시 바닥 핥게 만들기 & 순환하는 컨텐츠 자, 대망의 길드워즈2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자세한 설명을 하기엔 제가 그동안 길드워즈2를 언급하면서 얘기했던 여러 부분들이 중첩될 것 같기에 링크 한 줄로 갈음하겠습니다. 혹시나 제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로 가셔서 ‘수평적으로 펼쳐진 컨텐츠’ 항목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길드워즈2의 방법은 엄밀히 말하면 ‘그동안 버려져왔던 컨텐츠를 접시바닥까지 긁어먹게 하는 방법’ 이지 자기완결성을 가진 순환하는 구조는 아니에요. 그러나 길드워즈2에 그것만 있는건 아니죠. 저는 사실 처음 길드워즈2에 대해 이런저런 글들을 쓰면서 모종의 이유로 인해 이 게임의 백미이자 꽃인 ‘월드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누군가는 거기에 대해 자세한 내용들을 적어줄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의외로 아무도 그러지 않더라구요. 아쉽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고 ... 아무튼. 길드워즈2의 월드전은 굉장히 강력한 순환형 컨텐츠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도 현존하는 mmog의 컨텐츠들 중에서 (이브 뺴고. 이브는 샌드박스가 기저에 깔려있으니 반칙) 가장 강력한 순환형 컨텐츠라고 보거든요. 아주 사소한 약간의 문제점들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건 정말로 사소한 부분들이라 보고 – 그래서 제가 길드워즈2를 접은 후에 아마도 이미 패치가 되었을거라 생각하고, 이 게임의 순환형 컨텐츠는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어지간한 mmog에서 가져다 쓰면 참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거대한 장애물이라면 역시 제가 방금 가볍게 얘기한 ‘기술적인 문제’ 라는게 절대 만만한게 아니라는 점이 ... 전체적으로, 소모될 수 밖에 없는 컨텐츠보다는 플레이어들끼리 치고받으면서 여러가지 상황들이 나올 수 있고 그 상황이 다른 상황으로 가지를 치는 순환형 컨텐츠가 이 분야에 강력한 특효약임은 명백해보입니다. 심지어 소모되는 컨텐츠라고 하더라도 그 내부에 일정한 순환구조를 갖지 않으면 버텨내기 어려울테구요. 사실 이런 인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널리 공유되어온 바 있죠. 인식이 그렇게 오랜동안 넓게 공유되어 왔음에도 이 분야에서 두드러진 뭔가를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당연히 그걸 제대로 해낸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에요. 무조건 순환한다고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는 없죠. 여러가지 복잡한 다른 시스템들과 맞물려야하고, 그 와중에 재미가 있어야하는건 물론이고 ... 등등등. ‘순환 컨텐츠가 답이다’ 라는건 새삼스러울 정도로 당연한 얘기이고, 관건은 순환하면서도 방금 말한 조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은 뭔가? 하는 점이겠죠. 제가 찾아본 바로는 길드워즈2의 월드전이 현재로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은 모델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있었고 그들 중 일부는 실제로 완성도가 높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실전에서 동작하는게 입증된 모델 중에서는 길드워즈2라고 봅니다. 뭐 다른 어딘가에 더 멋진 모델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테지만요.
  1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솔직히,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의견에는 귀를 기울이려 노력하지만 '게임 개발'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그닥 마음에 두지 않는 편입니다. (제가 그렇다는거지 개발자 일반이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유저는 유저로서의 관점만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벗어날 필요도 전혀 없죠. 그러나 개발자는,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유저이기도 하기 때문에 유저의 관점과 개발자의 관점을 모두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발자 본인이 스스로의 유저로서의 관점과 개발자로서의 관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고, 어렵지 않게 찾아볼만큼 흔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유저가 개발자의 관점을 가지긴 쉽지 않으니까 여전히 그들의 게임 개발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유저들로부터 '개발자로서의 관점'을 기대하길 아예 중지할 수 없는 이유는 이런 분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http://www.thisisgame.com/pad/tboard/?board=856&n=56752 뭐 맘먹고 검토해보자면 제가 퍼드 접은 이후로 나온 업데이트나 현황 같은 것도 조사해서 배경지식을 갖춘 후에 밸런스와 같은 세세한 부분들까지 뜯어봐야하겠지만, 일단 액면 자체가 과도한 효과들만 빼면 어지간한 컨셉 기획서 수준은 되지 싶네요.
  1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Understanding the Effects of Violent Video Games on Violent Crime 논문인지라 ... 해석은 커녕 읽어볼 엄두도 안나네요. 초록은 짧고 만만해보이길래 해석해봤습니다만, 이 짧은 글마저 논문체(?)라 그런지 뭔가 미묘하게 헷갈리는 부분들이 ... ;; 혹시나 틀린 부분 보이면 지적해주세요. --------------------------------------------------------------------------------------------------------------- 비디오 게임은 날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여가 활동이다. 많은 베스트셀러 게임들이 극도로 현실적인 폭력을 담고 있기에, 많은 연구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은 폭력적인 게임이 폭력적인 행동을 낳는다고 결론 내려왔다. 폭력적인 게임이 폭력성을 원인이라는 증거는 대개 폭력적인 게임이 공격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실에서의 실험에 근거하고 있다. 폭력적 비디오 게임의 실제 행동에의 효과에 대해 정책 결론을 내리기 전에, 위의 실험적 연구들은 외적 타당성*에 대해 검토받아야 한다. 우리 연구는 2005년에서 2008년까지 매주 NIBRS (National Incident Based Reporting System) 의 폭력적인 형사 범죄와 소매점의 상위 50개 비디오 게임 판매 데이터를 시간 변화에 따라 분석하여 폭력적인 게임 판매가 강력 범죄에 미치는 단기적이고 중기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유사 실험적 방법론을 사용한다. 우리는 게임의 성격, 퀄리티 그리고 시장에서의 노출시간과 함께 게임 판매를 통해, 폭력적인 게임의 판매가 1퍼센트 증가하는 것은 폭력적인 범죄가 0.03%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하며, 비폭력적인 게임의 판매는 범죄율에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외적 타당성이란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실험실에서의 실험 결과와 실험실 밖에서의 실험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가? 뭐 그런 측면을 말합니다. 자연과학에서는 이게 당연한건데 사회과학쪽은 좀더 복잡해서 내적 타당성과 더불어 외적 타당성이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2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우연찮게 좋은걸 발견했습니다. Personality And Play Styles: A Unified Model 가마수트라에 올라온 글인데, 개괄적인 틀은 기존의 바틀 모델과, 바틀 모델 이외의 '플레이어 유형 분류'를 시도한 몇 가지 다른 모델들 (Caillois, Lazzaro, and Bateman의 플레이 스타일 모델, dwards and Hunicke / LeBlanc / Zubek 의 게임 디자인 모델) 사이에 공통적인 프레임을 발견하고, 공통된 프레임을 기준으로 통합을 시도하는 내용입니다. 그 결과를 극적으로 요약하자면 대충 이러한 표가 될 터이구요 오오~ 하면서 이거 해석해볼까? 하면서 참고용으로 이런저런 자료들을 뒤적거리다가, 이런걸 발견했습니다. [가마수트라] 인격과 플레이 스타일 : 통합된 모델 Kocca에서 이미 번역을 해놨더라구요. 왠지 읽어두면 회의에서 누가 '바틀 모델에 따르면~ ' 이라는 카드를 내밀었을 때 '바틀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좀더 최근에 연구된 보다 포괄적인 통합 모델에 따르면~' 으로 카운터 치기 좋을 듯 해서 소개해봅니다 ㅋㅋㅋㅋ
  2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라이엇의 Jeffrey Lin박사와의 Q&A 라이엇이 도입한 재판소와 그 효과가 GDC에서 발표되어 한때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 발표에 대한 좀더 깊은 얘기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학자들의 대화라서 학계 이슈들이 많이 오가고 앞부분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재판소 이외에도 실제 LOL에서 행해졌던 여러 실험적 시도들과 그 결과, 분석 등이 나와서 흥미롭기에 소개해봅니다. 양이 좀 길다보니 제가 … 지쳐서 … 처음 해석한 글을 검토 없이 그대로 올립니다. ㅋㅋ 해석이 이상하거나 오탈자 등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원문주소 : http://www.motivateplay.com/2013/07/qa-with-riots-jeffrey-lin-ph-d/ 인터뷰 : Jim cummings 올해 우리의 GDC 특집의 일환으로, 우리는 제프리 린 (Jeffrey Lin)과의 연구 기반 게임 디자인 및 리그 오브 레전드의 트롤 플레이어 관리 작업 요약을 제공한 바 있다. 최근에 제프리는 자비롭게도 추가 Q&A 세션에 나와 함께 참여하여 그의 학자이자 게이머이면서 라이엇 연구팀의 기반으로서의 자신의 지난 일들과, 그들의 연구를 담은 이전 문헌의 영향력, 그리고 그들이 수행했던 작업의 결과와 영향력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 짐 (Jim Cummings) : 당신의 연구자이자 게임 플레이어로서의 배경에 대해 약간 말해줄 수 있나요? 제프리 (Jeffrey Lin) : 게임을 사랑해요. 아타리든, 패미컴이든, 슈패미든 상관없어요. 전 한때 제 동생과 함께 모든 콘솔 또는 PC에서 손에 닿는 모든 게임들을 플레이했죠. 제가 좋아하는 게임들 중 일부는 E.V.O: 에덴의 조사와 슈패미용 신비한 닌자의 전설2와 같은 이른 게임들입니다. 제 삶의 수년간을 울티마 온라인, 에버 퀘스트 아니면 와우와 같은 세계 최초를 향한 극도로 경쟁적인 게임을 하느라 보내기도 했구요. 최근에는 워크래프트3와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MOBA게임을 플레이하곤 했습니다. 저는 제가 학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정확한 순간을 기억해요. 대학에서 Jame T. Enns 박사님께 배우고 있었죠. 그는 우리에게 ‘회전하는 뱀’ 같은 착시 현상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시각 체계에 얼마나 미묘한 단점이 있는지, 그 단점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런 착시를 보여주는지 설명하고 있었죠; 그러나 중요한건 우리의 뇌가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대해서 이런 단점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걸 가르쳐주었나 하는거였죠. 저는 시각 체계에 매료되었고, 시각 체계는 물론 우리의 시각이 뇌에게 세계를 보여주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어요. 라이엇에서, 제 연구의 초점은 자주 바뀝니다. 왜냐면 그건 사회학과 사회심리학에서부터 인류학, 인지신경과학, 행동경제학에 이르기까지 다른 연구팀과의 협업이거든요. 우리가 흥미있어하는 질문들은 이런 겁니다: 개별적 플레이어들의 부정 행위에 대한 관대함의 수준을 어떻게 측정하는가? 온라인의 문화와 언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는가? 이 발전에 우리는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어떤 종류의 행위적 개입이 서로 다른 타입의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잘 동작하는지 어떻게 밝혀낼 것인가? 짐 : 우리 독자의 상당수가 교수이자 플레이어들입니다. 학계에서 산업계로의 이동에 대해 당신의 경험을 공유해 줄 수 있나요? 과정은 어떠했습니까? 대학에서의 연구와 전문적인 게임 회사에서의 연구에서 당신이 느낀 중요한 차이점들은 무엇인가요? 제프리 : 박사 과정동안, 저는 Daphne Bavelier 박사의 작업을 따랐어요. 박사님은 비디오 게임의 놀라운 효과와 몇몇 종류의 게임들이 어떻게 시각적 탐색과 복수 물체 추적과 같은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연구하셨죠. 교수님의 학생 중 한 명이 University of Washington의 제 연구실에 합류했고 우리는 많은 시간을 게임, 브레인스토밍, 그리고 인지 분야에서 비디오 게임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실험을 개발하며 보냈어요. 2009년에서 2010년까지 저는 Penny Arcade 장학금에 지원했고 운좋게도 장학금을 얻었습니다. 이 장학금은 제 박사 과정의 남은 기간동안 비디오 게임에 대한 몇몇 연구들에 기금을 주었구요. 이 시기에 밸브 소프트웨어의 Mike Ambinder가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강연을 했고 우리는 알고 지내기 시작했어요. 몇 번인가 점심 시간동안 게임의 미래에 대해 논쟁하다가, 그가 제게 실험 심리학자로서의 일자리를 제안했죠. 저는 한번도 전형적인 과학자였던 적이 없어요. 저의 연구 관심사와 논문은 시각적 주의와, 어떻게 시공간 속에서 주의를 잡아끄는지, 복수의 물체를 추적하는 과정이 어떻게 뇌에 투사되는지, 기억과 서로 다른 형상화 방법들이 어떻게 특정한 상표와의 유사성에 영향을 끼치는지 등 다양했죠. 과학자로서 저는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풀고싶어했고, 그 문제가 어떤 분야에 기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이게 제가 꿈꾸던 직업이었죠. 여러모로 전문적인 게임 스튜디오에서의 연구직으로 이동하는건 부드러웠어요. 왜냐면 탐사적 연구로부터 업계의 깊은 곳까지, 탐사적 연구로부터 창의적 문제 해결까지 초점이 계속해서 변했거든요. 어떤 과학자들은 아마도 특정한 기술이나 주제에 초점을 맞출지 몰라요. 그리고 일련의 탄탄하고 간결한 실험들로 이를 철저히 조사하겠죠;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문제에 집중한 후엔 어떤 적절한 조사방법이 해답을 끌어내는데 유용할지를 결정해야해요. 과학자에게는 실용적이 되는게 극단적으로 중요하죠; 게임 스튜디오에서는 경쟁은 격렬하고 언제나 다른 스튜디오의 연구팀은 다음번의 획기적인 알고리즘이나 컨텐츠를 만들려 노력해요. 제가 배운 가장 가치있는 기술들 중 하나는 비긴셈 치기로 하는거에요. 나쁜 아이디어를 알아차리면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거죠. 여기에 더해, 다음 1%의 전진을 위해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대신 언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를 깨닫고 그냥 제품을 런칭해버리는 기술도 중요합니다. 짐 : 라이엇의 연구 그룹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나요? 연구 영역과 방법론의 관점에서 얼마나 다양한 연구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당신의 팀에서 일하고 있나요? 제프리 : 라이엇의 연구팀은 한데 모여있지 않은 일군의 사람들입니다. – 우리는 여러 팀들에 걸쳐 흩어져 있거든요. 예를 들어 플레이어 행동팀에는 인지 신경과학 박사와 뇌 & 인지 과학 박사, 생물 정보학 및 항공학 석사들이 있죠. 그러나 우리와 밀착해서 협업했던 팀은 유저 리서치팀이고 그 팀에는 (Davin Pavlas처럼) 적용 실험학 박사 / 인간 요인 심리학 박사 등이 있어요. 사안에 따라 우리는 서로 다른 팀과 기술을 순환시켜요; 예를 들어 우리의 핵심 멤버들을 보면 심리측정학 전문가와, 포커스 그룹 조사와 같은 질적 방법 전문가, 아이 트래킹 (eye-tracking) 전문가, 그리고 심지어 기능적 신경영상법 전문가도 있죠. 좀더 복잡한 플레이어 행동 특징의 경우에 Davin의 팀과 예측 분석팀에 의존해서 이 특징이 무언지를 파악하기 위한 몇몇 모델들을 구축해요. 짐 : 실험에서부터 새로운 게임 디자인의 적용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어떤가요? 어떻게 그리고 어느정도 규모의 연구자들이 제품 관련 스탭들, 게임 디자이너, QA/테스트와 같은 다른 그룹과 접촉하게 되나요? 연구실험 디자인과 실행에 관련해서는 팀 외부의 사람들이 어느정도의 조언을 해주나요? 제프리 : 우리는 매일매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일반적인 플레이어 행동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압도적인 양의 데이터를 받습니다. 이 데이터와 보고서들은 우리에게 게임의 현재 상태가 얼마나 탄탄한지 확인할 수 있는 심장박동을 들려주고, 남아 있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날 문제들을 추출해내도록 도와주죠. 예를 들어 작년 초엽에 우리는 저레벨 매치에서 많은 수의 플레이어들이 게임 중간에 떠나는 것을 확인했어요; 몇 가지의 간단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팀을 떠날 경우 이는 팀을 약화시킨다는 사실을 그 플레이어들이 그저 몰라서 그랬을거라는 가설을 세웠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했죠 – 어떤 플레이어가 경기를 떠나려고 하면, 우리는 LOL은 팀 스포츠이며 중간에 떠나버리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음을 알리는 팝업창을 띄웠어요. 이 조치 후에 저레벨에서 경기를 떠나는 비율이 8% 줄어든 걸 확인했죠. 좀더 복잡한 예를 들자면, 우리는 최근에 LOL의 챔피언 선택을 둘러싼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LOL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들은 서로 모르는 4명의 다른 플레이어들과 한 팀에 속하게 되요. 이들은 협동 전략 (누가 어떤 챔피언을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지 등) 에 대해 협상하고 협력해야하는데, 이걸 경기가 시작되기 전 90초 내에 해내야해요. 많은 심리학 연구들에 의하면 이건 재앙을 만드는 레시피에요. 시간적인 압박은 좀더 적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다가, 처음 보는 다섯 명이 서로 모여서, 협상하고, 팀 전략에 대해 합의한다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거든요. 우리가 깨달은건 상당한 수의 경기가 챔피언 선택에서 시작된 논쟁으로 인해 안좋은 분위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었죠. 잠재적 해결책을 프로토타이핑하기 전에, 우리는 이 문제공간을 연구하며 몇 주를 보냈어요. 예를 들어: 적대적 챔피언 선택 로비와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 변수는 무엇인가? 우리는 Davin의 유저 리서치 팀과 함께 일하며 챔피언 선택에서 플레이어들이 기대하는게 뭔지, 플레이어들이 현재의 챔피언 선택에서 좋아하는 (또는 싫어하는) 부분이 뭔지를 그려나갔죠. 우린 심지어 MIT와 하버드를 방문해서 챔피언 선택 문제와 협력적 행동을 북돋우기 위한 최신 연구 결과는 어떤 결론을 내리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강의를 듣고 그들의 조언과 통찰력을 구했어요. 플레이어 행동 팀의 경우에, 우리는 상당히 호기심이 많은 마인드의 소유자들이에요. 모두가 연구 프로세스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엔지니어든, 디자이너든, 연구자 또는 아티스트이든 관계없이요. 제가 이 팀의 멤버인걸 좋아하는 이유들 중 한 가지는 제가 매일매일 뭔가 새로운걸 배운다는 점이에요; 언제나 배우겠다는 열정과 욕망은 라이엇이 가진 가장 강력한 특징들 중 하나죠. 예를 들어 플레이어 행동 팀의 경우에 우리가 매주 하는 연습들 중 하나는, 일주일마다 일정 시간동안 팀으로 모여서 고전적인 심리학 연구와 이를 어떻게 하면 게임 개발에 반영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거죠. 짐 : 당신이 지난 달에 GDC에서 우리 모두와 공유해주었던 발견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중재 테스트의 단순함에 더해 플레이어 행동에 미치는 효과의 관점에서, 저는 어떤 특정한 이론들이 혹시 당신의 단순하지만 강력한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고전적인 점화 이론* 연구 (Bargh의 이론 같은) 가 옵티무스 연구** 를 떠올리는데 영감을 주었다고 언급했는데요, 플레이어를 보호하거나 밴에 대해 좀더 자세한 피드백을 주는 가설은 특정한 이론가의 어떤 논문에 의지한 것인가요? 사회심리학, 인지과학, 제도분석 그리고 행동경제학 등의 분야에는 유사한 부분이 있을 것 같거든요. 제프리 : 라이엇의 플레이어 행동 팀이 했던 실험이 고전적인 논문의 영향을 받은게 분명한 몇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옵티무스 프라임’ 은 고전적인 점화 이론이 무척 거대한 스케일로 적용된 사례이죠. – 대상은 3천만명의 플레이어였고, 결과는 엄청나게 강력했습니다. – 세상에 누가 적절한 문구들로 구성된 문장 하나를 로딩 스크린에 보여주는 걸로 게임 내 플레이어의 행동을 변화시켜 언어 폭력을 5%나 줄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겠어요? 과학계는 물론 이 결과를 알고 있었겠죠. 그러나 산업계도 꾸준히 따라잡고 있습니다. 전 미래에 산업이 과학을 따라잡아 결국 과학을 앞서서 이끌기 시작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구실에서는 연구할 수 없으며, 온라인 게임과 커뮤니티를 통해서만 연구 가능한 현상들이 있기 때문이죠. – 물론 연구실에 게임을 보다 재밌게 만들 수 있는 통찰이 존재한다는걸 알아요. 그러나 돌파구는 다양한 필드에서 촉발되는거죠. “명예 시스템”은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스포츠맨쉽을 강화해줍니다; 이 시스템은 긍정적 강화에 대한 다수의 논문들과 이들이 행동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영감을 받았어요. 한편으로 제가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살았던 캐나다 리치몬드의 Royal Canadian Mounted 경찰 파견대에 의해 진행된 실제 연구에 자극을 받기도 했죠. 당시 경찰서장은 치안제도의 관습에 저항했어요.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경찰력을 두는 대신, 그는 부하들에게 밖에 나가 긍정적인 행동들을 찾도록 격려했죠. – 그리고 긍정적인 행동을 한 시민들에게 근처의 극장에서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티켓을 주었어요. 놀랍게도, 청소년 재범율이 60%에서 8%로 떨어지고 청소년 범죄율은 50%로 줄었죠.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비용은 이전에 비해 1/10 이었는데도 말이에요. 우리는 명예 시스템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아왔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 개발팀의 노력을ㅡ 처벌에 기반하기보다는 스포츠맨쉽에 따르는 행동이 어떤 것인지 보여줌으로써 긍정적 강화를 노리는 데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리 실험의 상당수는 탐사입니다. 아주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과학자들과 함께 우리는 각자의 전공 영역에서 알아낸 아이디어들로 브레인스토밍을 하죠. 그러나 큰 범위에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예를 들어 우리는 최근에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몇몇 트롤 플레이어들에게 ‘제한 채팅 모드’를 부여해봤어요. 이 모드에서 플레이어는 제한된 채팅 자원만 가지고 게임을 해야하죠. – 경기당 메시지 수가 제한되어 있는데,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이 숫자는 조금씩 증가해요. 이론적으로 우리는 좋지 않은 행동을 한 플레이어들을 자신에게 할당된 자원의 양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하는 상황에 몰아넣은 거에요. 그들이 계속해서 좋지 않은 행동에 채팅 자원을 사용했을까요, 아니면 어쨌든 그들의 목표도 경기에서 이기는거니까 그걸 협력하는데 사용했을까요? 이 실험의 결과를 계속 연구하고 있는 중이에요. 하지만 가망이 있어요. 우리가 본 놀라운 것들 중 하나는, 상당수의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발끈해서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걸 스스로 알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죠. 수천명의 플레이어들이 플레이어 행동 팀에 연락해서 자신의 발끈하는 행동을 고치기 위해 수동으로 제한 채팅 모드를 사용할 수는 없는지 묻더군요. 최근에는 '행동 경고'를 시도하고 있어요. – 게임에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행동의 패턴을 감지하고 안좋은 행동을 걸러내죠. 이를 플레이어에게 즉각적으로 피드백해요; 이 특별한 실험은 B. F. 스키너의 강화 일정, 피드백 순환 그리고 행동형성에 대한 연구와 Solomon Asch의 순응에 대한 고전적 실험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이 시스템은 다음 또는 다다음 패치에 라이브 서버에 들어갈 거에요. 그리고 우리는 이게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 행동을 어떻게 형성할지 아주 궁금해하는 중이죠. – 우리는 온라인 게임의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피드백이야 말로 보다 스포츠맨쉽에 입각한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열쇠라고 믿어요. 플레이어들은 원래가 나쁜 이들은 아니죠; 종종 맞는 방향으로 찔러주는게 필요할 뿐이에요. 짐 : GDC에서의 발표에 의하면 재판소 시스템은 굉장히 성공적으로 플레이어를 바꾸었으며 반복된 공격적 행동들을 감소시켰다고 했는데요, 재판소 시스템의 개념적 토대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에 어떻게 그 개념을 설정했으며 우리가 지금 보는 시스템이 되기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나요? 이전 연구를 통해서? 아니면 광범한 조사와 직관의 문제였나요? 제프리 : 재판소는 Steve “Pendragon” Mescon과 Tom “Zileas” Cadwell의 아이디어의 소산입니다. 이들은 크라우드소싱한 연구 결과와, “대중의 지혜”*** 가 얼마나 정확하고 효과적일 수 있는지에서 영감을 얻었죠. 이 시스템이 어떤지를 생각해보면 말이 되요. 재판소에서 각각의 투표자들은 모두 다른 배경과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자신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결정을 내리죠; 충분한 투표자들이 주어진다면, 이는 수천 개의 서로 다른 측정점으로부터 추출되어 스스로 공식화한 수천개의 지혜로운 의견들을 종합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과 같아요. – 평결 결과가 꽤나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죠. 플레이어 행동 팀이 만들어지고 재판소를 도입했을 때, 우리가 했던 첫 번째 활동은 피드백의 심리학 수업을 시스템에 불어넣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우리는 행동을 형성하는데 있어 명확하고 빠른 피드백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 그래서 우리는 큰위험을 안고 ‘개선 카드’를 도입했습니다. 이건 밴된 모든 플레이어에게 보내주는 ‘보고카드’ 인데요, 구체적인 채팅 기록을 강조하거나 아이템 빌드, 게임 내 증거 등 그 플레이어가 밴 된 이유를 명확하게 적시하는거죠. 이 요소 만으로도 우리는 개선 카드를 받은 플레이어들 중 7.8%의 행동이 나아지는걸 볼 수 있었죠. 재판소 초기에는 플레이어들이 사건을 하나 끝내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머니로 보상을 주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이건 눈앞에 닥친 일에 대한 동기부여로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우리는 재빨리 30일간 게임머니 보상을 제외하는 실험을 시도했고, 재판소의 투표자는 10% 하락했죠. 그러나 우리는 곧 ‘정의 보고’ 라는걸 도입했어요. 재판소에서 피드백을 곁들어 투표한 플레이어들에게 그들이 공동체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거죠. 예를 들어 그 플레이어의 활동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트롤들이 제거됬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짜증나는 게임을 방지했는지. 정의 보고가 라이브 서버에 적용되자 투표자가 99% 증가했죠. 여러면에서 이 실험은 재판소에 오는 플레이어들의 동기를 실제로 탐구했어요. – 그 동기는 게임 머니 (또는 외적, 유형의 보상) 가 아니었죠. 재판소에 오는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것은 공동체에 발전이었어요; 다르게 말해보자면 내적 보상에 의해 추동되고 있었던거죠. 짐 : 잠시 옵티무스 연구로 돌아가보자면, GDC에서 발표했던 몇 안되는 결과들마저도 꽤 흥미롭더라구요. 이에 대해 폰트, 색깔, 위치 등 플레이어에게 주어졌던 피드백에 대한 추가적인 발견들을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아울러 당신은 그 결과들 중 몇몇은 스팟라이트 효과**** 때문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여기에 대해 추가로 커멘트 해주실 내용은 없나요? 그 부분에 대해 팀에서 이후 연구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 생각 중이신가요? 제프리 : 옵티무스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할 준비가 덜 됐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연구에서 스팟라이트 효과를 볼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재판소를 새로이 도입했을 때 신고율이 확 튀는건 전형적인 일입니다. – 플레이어들이 재판소에 대해 더 많이 인식하고, 안좋은 행동들을 신고하는 능력이 증가하고, 따라서 일정한 기간동안 신고율도 증가하는거죠. 전형적인 스팟라이트 효과입니다. 짐 : 당신의 연구가 내재한 가치 – 플레이어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회사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이 둘은 서로 반대되는 목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 는 명백해보입니다. 당신 생각에 다른 개발자들도 당신의 팀과 유사한 방식의 연구결과에 기반한 개발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나요? 향후 5년간 회사 내 연구자의 역할이 확장될지, 바뀔지 어떻게 보시나요? 개발자들이 게임 디자인 분야에 있어 연구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의 가치를 점점 더 알아차릴거라고 보시나요? 제프리 : 과학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몇몇 발견들은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뒤섞일 때 일어났죠; 저는 더 많은 과학자, 경제학자, 교육자, 그 외 더 많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산업계와 뒤섞이는건 시간문제라고 믿어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나 밸브에는 이미 강력한 연구팀이 존재하죠. 그러나 저는 미래에 우리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개발자들을 보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라이엇에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과학자’ 직군을 수행하지 않아요. – 예를 들어 제 팀에 있는 모든 과학자들은 게임 디자이너이자 하드코어 게이머이고, 다른 팀의 과학자들은 엔지니어이거나 매니저들이죠. 전직이 과학자였다고해서 그게 역할이나 능력을 정의하지는 않아요. 그건 그냥 우리가 장비한 여러 도구들 중 하나이고, 그걸 통해서 중요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거죠. 새 세대에는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하드코어 게이머이기도 할 거에요. 산업계와 학계가 한 팀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가면서 게임이 어떻게 발전할 지를 보는건 무척 흥미로운 일이 되겠죠. * 점화 이론 : Prime study. Priming Effect - 먼저 본 정보에 의해 떠올려진 개념으로 인해, 이후에 접한 정보를 해석할 때 영향을 받게 되는 현상 ** Optimus Study : Priming effect와 연계하여 말장난 식으로 이름붙인 실험. (Optimus Prime) 로딩 화면에서 간단한 계도성 문구를 보여줌으로써 해당 문구가 가르키는 분야에서 플레이어의 행동에 변화가 생겼음을 파악한 연구 *** http://en.wikipedia.org/wiki/Wisdom_of_the_crowd **** 심리학 이론 중 하나로, 실제 이상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와 행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 무척 흥미롭긴 한데 ... 한편으로는 스키너 마케팅 : 우리는 쥐, 페북의 '좋아요'는 보상이 떠올라서 왠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군요.
  22. onzk777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신규 안건의 작성은 처음입니다. 반론 수집성 글이라 생각하시고 자유롭게 이견을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이하 내용은 작성 상 편의를 위해 경어를 생략했으니 양해 바랍니다. :mrgreen: -- 숱한 FPS 대전 게임들의 고민거리인 이른 바 "진입장벽" 이라는건 1인칭 시점 자체에서 발생되는 부분이 굉장히 큰 것으로 보인다. 근거 나열이랄까? 1인칭 시점의 맹점을 나열하자면, - 시야각의 한계. FOV에 따른 왜곡현상. - 목관절 + 눈알 회전의 매커니즘을 마우스 조작으로 때우려고 하는 점. - 시각을 포함한 오감에 따른 주변 상황 파악의 과정이 카메라 출력 + 사운드로 제한됨. 사전 전제가 복잡한데 이를 축약하면 "작가 시점" 이냐 "화자 시점" 이냐에 따른 맹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용어는 방금 지어낸거니 이해가 안되면 역시 코멘트 바람) 쿼터뷰, 엔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작가 시점" 은 현실의 시각적 정보와 게임 내의 시각정보를 일치화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프레임이 떨어지던, 조작이 뻑뻑하던 간에 플레이에 문제가 없다면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1인칭 시점은 전형적인 "화자 시점" 이다. 특히나 캐릭터를 "나" 로 치환하여, 현실에서의 내가 시각정보를 입력받는 과정을 캐릭터의 시각에 대입하기 때문에, 모니터에 비추는 화면이 현실에서 내가 눈으로 보고 느끼는 시각정보와 차이가 있으면 이질감이 생겨나기 마련. (보통은 멀미가 남) 단순히 경험에 의한 적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맹점이다. 그리고 FPS 대전게임들은 이러한 시점에 얼마나 동화되느냐에 따라 실력의 큰 부분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시점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보통 FPS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다. 이는 PvP 한정의 얘기이다. 현실적인 척 하는 비현실적 시점에 대한 적응력이 "실력" 으로 오버랩되는 현상이 부조리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적응을 포기하고 던지는 것이다. PvP 라는 장치 자체가 애초에 실력vs실력의 스트레스에서부터 진입장벽을 생산해낸다고 봐야 맞지만, 적어도 "새로운 도구에 익숙해지는 것" 과 "본능과 상충하는 비현실적 시점에 익숙해지는 것" 은 비교 수위가 다르다. FPS는 현실의 머리통+눈알 매커니즘을 모방하는 것에서 시작됐으니까. PvE 에서는 이런 문제가 크지 않다. 왜냐면 컨텐츠의 매력이 있다면 시점에 대한 적응과 동화의 과정이 길고 어렵더라도 이를 능히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내가 조금 늦게 반응하고 옆통수와 정수리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날아다니는 적을 늦게 발견한다고 해서 뭐라 하지 않는다. 누가 내 느린 적응력을 탓할 일도 없고 몬스터는 멍청해서 처언천히 노려서 쏴도 맞아주니까. 1인칭 시점 자체의 맹점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 내부의 시스템만 고쳐서는 이런 진입장벽의 본질을 건드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MoH나 CoD, 아니면 하프라이프같은거 가져와서 "이런거 존나 잘팔리잖아 개소리마셈" 해도 할 말은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건 저런 게임이 아무리 많이 팔려봐야 결국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 임에는 변함이 없다는거다. * 그 "하는 사람" 이 졸라 많음은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돈 많이들 버니까. 그러니까 차라리 "원래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 을 만드는게 순리이지 괜히 "쉽게 만들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FPS" 이런 슬로건은 거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진짜 그런게 만들고 싶으면 1인칭 시점 자체의 오류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오큘러스도 못하는걸 PC 모니터 + 마우스로 할 수 있을 리가. 솔직히 CoD나 MoH가 많이 팔리지 않았냐 라는 얘기는 "걔넨 솔플이잖아" 라는 식의 변명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멀티는 하는 사람만 해도 판매량에 영향이 없으니까. -- 3줄 요약 1. FPS 게임들의 진입장벽은 1인칭 시점 자체의 맹점에서 탄생한 바가 크다. 2. 괜히 인게임 시스템 쉽게 만든다고 진입장벽 낮아지는거 아니다. 3. "좋아하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게임을 만드는게 윈윈! 번외 시스템을 단순하게 한다고 해서 유저들의 실력 편차가 좁혀지는건 아니다. 도구가 단순해질 수록 다루는 사람의 실력이 묻어나기 마련. 진입장벽 낮추겠다고 게임을 극 캐주얼하게 디자인하면 헤비유저까지 떠난다! :cry:
  23. hyaline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그렇게 영업질을 한다 이거지. 나도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_OXltmX9y6I FPS앞에 MMO를 붙일 수 있는 유일한 게임. 플래닛사이드의 후속작, 플래닛사이드2입니다. 사실 리뷰에서 나왔던 문제들 때문에 저도 처음 게임 나왔을 때 잠깐 해보고 접었습니다.... ...접었다기 보다는 기다렸죠. 플래닛사이드1때도 처음엔 다 만들지도 않고 내놨었고, 보완되는데 시간이 꽤 걸렸었거든요. 오픈때는 각 기지의 기능도 구현이 안되어있었고, 스쿼드(파티)도 한 번에 10명까지 밖에 안되었었고, 무기나 탈것도 다양하지 않았고 등등등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쯤 지나니까 위의 문제들이 하나하나 보완되더군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주말에 드디어 다시 잡아봤습니다만, 리뷰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이제 해결된 상태더랍니다. 튜토리얼은 들어갔고(아직 좀 빈약하지만), 각 국면별 도움말도 꽤 상세하게 들어가있는 상태입니다.(물론 읽을 의지가 있어야 소용이 있습니다-_-) 2~3시간에 한번씩 지속적으로 2시간짜리 공통된 목표를 세 진영에 제시하고 대박 경험치를 걸어서, 박터지는 이벤트를 진행시키기도 합니다.(외계인이 쳐들어오진 않지만 :? ) 예전에 2시간에 한 번 꼴로 꼬박꼬박 튕기던 건 이제 6~7시간에 한 번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모뎀 문제는...ㅋ 플래닛사이드1때도 있던 문젠데, 너무 많은 패킷을 처리하다 모뎀이 과열되어 뻗는 겁니다만, 대부분 구형 케이블 모뎀이나 공유기 문제입니다. 그래서 옛날엔 케이블 모뎀에 선풍기를 쐬어줬었지요(...) 최근의 케이블 모뎀/공유기들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저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무기/차량의 다양성은 예전 플래닛사이드1의 전성기 수준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구요. 내장 음성 채팅도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팀스피크 필요 없어요. 참고로 한국 아웃핏(길드)도 존재합니다.( http://planetsidekorea.com/ ) ...하지만 피를 토하게 만드는 한국식(?!) 부분 유료화 모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게임 제대로 하시려면 돈 좀 부으셔야 합니다. 주말에 캐쉬를 50%세일 한다길래 20만원 질렀는데 모자라서 5만원 더 질렀네요-_-; 무기와 탈것이 다양해진 만큼 지를 게 많아졌습니다 ㅡㅜ 예를 들어 예전 플래닛사이드1에서는 스카이가드라는 대공차량이 존재했는데, 이젠 경전차 차체에 스카이가드라는 대공 포탑을 구입해 얹으면-_- 대공차량이 됩니다 으헝헝. 아 물론 질렀죠'ㅅ' 그리고 멤버쉽과 경험치 부스터는 둘 다 필수입니다. 할 게임이 없으시다는 분들은 이 게임 잡아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D
  2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재미요소 카탈로그 http://www.brainygamer.com/the_brainy_gamer/2010/08/fun-factors-catalog.html 여러 게임들로부터 재미있다고 느꼈던 요소들을 수집하는 페이지가 있더군요. 일종의 '영감을 주는' 부분이 있겠다 싶어 표만이라도 옮겨와봅니다. 아래 내용은 원페이지 (블로그)의 주인장이 여러 독자들로부터 받은 의견을 취합하여 작성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울러 작업에 엄정한 학문적 정의를 사용하는건 아니므로 약간 모호한 부분이 없진 않다고 말합니다. 근데 이게 ... 이런 축약된 문장은 뭔가 여러가지를 복합적으로 함축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처럼 어설프게 영어하는 입장에서는 옮기기가 어렵더라구요. 혹시나 아래 내용들 중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반영하고 수정하겠습니다. 이하는 <재미요소 - 예시 게임> 의 형태로 나열합니다. 탐험의 재미. 돌아다니며 신기한 장소를 발견하는 재미. 탐험을 함으로써 보상을 받는다는 느낌. 자유. - Fallout 3, Legend of Zelda series, Red Dead Redemption; Assassin's Creed, Endless Ocean 파워 환타지. 불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휘두르기. 가상적인 파괴와 아수라장으로부터 받는 일반적인 느낌 - Prototype, Crackdown, InFamous, God Hand, DOOM, Red Faction- Guerrila 플레이어 스스로 똑똑하고 영리하다고 느끼게 만들기 - Portal, Braid, Disgaea, Phoenix Wright 아바타를 촉각적으로 조작하기. 게임이 플레이어의 손의 연장이라는 느낌 - Super Mario series, Trine, Pilotwings 가상건축 공간을 영웅적으로 항해하기 "파쿠르 파워 환타지", "멍청이 체조" - Mirror's Edge, Mario Galaxy, Assassin's Creed, Crackdown 실세계에서 친숙한 공간과의 가상적 상호작용 - Gran Turismo series, GTA series, Assassin's Creed 2 위험과 놀람의 감각 - Demon's Souls, Silent Hill, Friday the 13th (NES) "선(禪)의 무아지경", "그 경지에서" 플레이 - Rez, Rock Band, FlOw, AudioSurf "기계 속의 톱니바퀴", 플레이어들 사이의 협동을 요구하는 정교한 작업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기 - World of Warcraft, EVE Online 함선을 지휘하기, 스쿼드, 함대, 등등 ; 의 생존과 성공을 책임졌다고 가정하기; "전투의 그루브를 느끼기" - Mass Effect 2, Gears of War, Halo 인간이 아닌 아바타를 통해 느끼는 독특한 체험 - Chibi Robo, Okami, Deadly Creatures 유동체, 캐릭터 또는 탈 것의 즉각적인 반응 (점프, 드리프트 등등) - Crackdown, Prince of Persia- SoT, Burnout, Super Mario series 더 잘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운동과잉 플레이와 고득점을 위한 무한반복플레이 - Geometry Wars, Super Stardust HD, Ikaruga 좀더 잘하고 싶게 만드는 단순한 매커니즘, 단순한 규칙들 - Rogue, Pac-Man, Canabalt, Super Mario series "엄한 선생" ; 플레이어의 솜씨와 집중도를 시험하는 엄청난 도전; 실수로부터 배워서 결국은 성공하기; "공정한 실패"; "훔친게 아닌 진정한 솜씨" - Demon's Souls, Ikaruga, Battletoads, Super Mario series 사다리의 가장 낮은 단으로부터 팀을 꾸리고, 문명화하고, 정착해서 궁극의 성공까지; "그들을 나의 전략과 나의 원칙과 내 지시에 따르도록 길들이는 것" "내 반사신경 때문이 아니라, 내 고민에 의해 성공한다" - Football Manager series, Civilization series, Dawn of Discovery, Out of the Park Baseball 유머; 아는 사람만 아는 개그 이해하기; 제4의 벽을 가지고 놀기 (연극에서 관객과 무대를 떼어놓는 보이지 않는 벽. 이 경우에는 게임과 플레이어 사이를 가르는 벽. 이를 가지고 논다는건 따라서 게임 내의 인물들이 자신들이 게임 속에 있다는걸 알거나 - 이를 통해 플레이어와 게임의 경계선이 허물어짐 - 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듯) - Monkey Island series, Portal, DeathSpank, No More Heroes 착실히 준비하여 성공하기 - World of Warcraft, Out of the Park Baseball 유쾌함; 어지러울 정도의 속도, 색깔, 움직임; 감각적 자극, 롤러코스터 타기 - Sonic the Hedgehog, Mirror's Edge, Rez, Beat Hazard 경험의 공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적을 물리치기 위해, 승리를 공유하기 위해 함께 플레이하기 - Legend of Zelda (NES), Diablo 2, Zack and Wiki, Portal 만들고 커스터마이징하기; 공간을 개척하고 기어올라 당신의 것으로 만들기; 궁극의 X를 창조하기 - Dwarf Fortress, Civilization series, SimCity, The Sims, Front Mission 3 경쟁; 다른 사람을 물리치기;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플레이하기; 팀스포츠의 동지애와 분위기 - Super Smash Bros., Call of Duty, Street Fighter, Madden series, Team Fortress 2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지속적인 몰입 속에서 그때그때 좋은 선택을 내려야하는 압박감; 현실과 가상의 실시간 연결 - Total Annihilation, StarCraft, Legend of Zelda- Majora's Mask 가상 세계 또는 실세계를 시뮬레이션하는 세계에서 탐험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 Dragon Age, Mass Effect, Shenmue, The Sims 캐릭터를 창조하기; 다양한 캐릭터들을 구축하기; 직접 만든 캐릭터를 "엄청난 시나리오에 몰아넣고 멋진 일들을 하는 것" - Rock Band 2, Elder Scrolls series, Soul Calibur 4, Star Control 2 실세계와 유사한 친숙한 뭔가를 기반으로 한 캐쥬얼한 플레이, 전연령대 대상;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 Wii Music, Wii Sports, Boom Blox 멋진 이야기를 상호작용적으로 경험하기 - Grim Fandango, Planescape-Torment, Bioshock "분위기를 들이켜기"; 공간의 독특한 감각; 풍부한 시청각 효과; 플레이어의 미학과 게임 환경의 연결 - Brutal Legend, Heavy Rain, Far Cry 2, Flower, Red Dead Redemption "완벽한 재미"를 향한 고군분투 - Trials HD, Stuntman Ignition, Super Mario series, Mirror's Edge "재치 대결"; 적의 전략 수정에 대응하기 위해 내 전략을 수정하기; 성공할거라 믿었던 전략의 개선; 적의 성공적 패턴을 흡수하기 - Call of Duty- Modern Warfare 2, StarCraft, Team Fortress 2 미묘한 차이를 배우기; 실세계의 활동에서는 손에 닿지 않던 전문성을 개발하기; "악기를 다루거나 변화구 던지는 법을 배우기" - Rock Band, MLB- The Show 기술적 경이; 기술의 발전에 의해 가능해진 새로운 게임 플레이 또는 매커니즘을 경험하기; "빛나는 신참의 스릴" - Metal Gear Solid, Midwinter, Wii Sports, Super Mario 64 게임 시리즈와의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익숙함; "각각의 작품들이 내 인생의 체크포인트이다"; 프랜차이즈의 진화를 따라가기 - Metal Gear series; Final Fantasy Series, Ultima series; Legend of Zelda series, Super Mario series 창조자의 작업을 이해하기; 개발자의 게임 디자인과 연계되어 있다는 느낌; 장인정신; "멈춰서 '아, 님들 정말 쩌네요' 하고 말하게 만드는 작은 부분들" - Grim Fandango, Little King's Story, Portal, Far Cry 2 물리학을 가지고 놀기; 장난감으로서의 게임; "당신의 오토바이를 다가오는 차에 충돌시키고 니코가 공중제비를 돌며 소화전에 머리를 부딪치기 전에 거리에 착지하는걸 본다는건, 결코 질리지 않죠" - GTA IV, World of Goo, Half-Life 2, Portal, Burnout 사냥하기, 수집하기, 잠긴 것을 해제하기; 새로운 장비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허기; 게임 디자이너가 게임에 심어놓은 모든 것을 찾아내기; 노가다 - Diablo 2, Pokémon, Monster Hunter, Animal Crossing 미(美)를 경험하고 감탄하기 - Okami, Flower, Odin Sphere, Ico 게임 외적인 사교의 기회;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기술을 익히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본다는건 재미있는 느낌이죠" - World of Warcraft, Team Fortress 2, Left 4 Dead 시스템을 파괴하기; 헛점을 파고들어 이용하기; '부적절하게' 행동하기 - Tony Hawk, The Sims, Deadly Premonition, Red Dead Redemption 뭔가 ... 여러분이 추가하시고픈 재미요소라도?
  25. . . 들어가기에 앞서.. 요즘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곳 GDF(Game Designer Forum)에서, Voosco 님께서 작성하신 길드워2의 기행문 "길드워즈2 플레이 이야기"를 보고, 댓글에도 남겼다시피 예전에는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게임 기행이라는 글들이 최근에는 멸종하다시피 했다는 데에서 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Voosco 님께서 일전에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셨던 "집단 서사"에 대한 내용에도 크게 감동했던 터라, 술자리에서 게임 이야기가 나오면 꼭 한 번씩은 언급하는 내가 게이머로써 함께 플레이하기를 좋아했던 친구 녀석의 리니지1 경험담을 적어보자고 마음 먹게 됐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철권 통치와 반왕 세력 구도에서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그 유명한 바츠 해방전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지만, 주 포커스는 반란군이 아닌 대항하지 않는 대항 세력에 맞춰지기 때문에 바츠 전쟁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15년이나 지난 이야기네요. 부족한 글주변이지만, 소싯적 라이트한 판타지 소설을 쓰던 기억을 떠올려 적어보았으니, 모쪼록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텔러 소개 제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 스토리텔러는, 저의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학생 소설가였고, 지금은 직업 군인인 약 15년지기 절친이었던 친구입니다. 이 친구는 와우를 할 때 블러드엘프 여자 캐릭터를 부캐로 만들어서, 오그리마 한 복판 우체통 위에 비키니 차림으로 올라가 사람들에게 럼주를 나눠주면서 이유 없는 축제를 조장한다거나, 게임하다가 재미있는 경험(주로 NPC와..)을 했다며 제게 우편으로 게임 내 편지를 쓰는 등의 재미있는 성향을 가진 게이머입니다. 제가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불세출의 명작을 알게된 것도 이 친구 덕분이고, 이 친구가 게임을 하면서 겪었던 흥분 가득한 이야기들(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자면 이러한 것들이 바로 플레이어 네러티브) 덕분에 어쩌면 제가 지금 게임개발자가 돼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확실히 알고 있는 이 친구의 온라인 게임 경험들은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 울티마 온라인 수 개월 (나무꾼, 길지 않은 체험 수준) - 리니지1 수 년 (남자 기사, 40레벨 중후반.) - 리니지2 수 년 (클래스, 레벨 불명) - RYL 1 년 여 (인간 어쌔신, 레벨 불명) - 나이트 온라인 수 개월 (중반까지는 충분히 즐긴 것으로 추정) - 와우 1년 여 (전장 풀탄력 도적, 불성 만렙) - 작년까지 회사 분들과 아이온 플레이 (절교 시점까지의 정보) - 디아블로 1 수 년 (배틀넷 MAX 길드 활동) - 디아블로 2 십 여 년 (배틀넷 스탠다드/하드코어 레더 랭커) - 디아블로 3 수 개월 (스탠다드 전클 60, 하드코어 부두술사 60 달성 후 접음) 이 중 주목해야 할 점은, 디아블로2를 10년 넘게 플레이했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디아블로3를 접고 나서 이것은 디아블로가 아니라며 다시 디아블로2 배틀넷으로 복귀한 것도 참 파격적인 이야기입니다. 그가 들려주던 하드코어 배틀넷 플레이어들 간의 커뮤니티 이야기는, 캐릭터의 죽음이라는 강력한 시스템이 커뮤니티에 어떤 순기능을 가져다주었는지에 대한 좋은 연구 사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은, 스토리텔러는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줄 알던 귀한 게이머 중 하나였다는 점입니다.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의미로는 이야기의 배경에 이 사실을 깔고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미리 밝혀두는 바 입니다. -------------------------------------------------------------------------------------------------------------------------------------- 0. 아덴 왕국의 용병, K 아덴 왕국에서 기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선을 함께 넘나든 동료들과 떠나는 끝없는 모험의 길과, 섬길 주군을 찾아 그의 검으로 살다 검으로 죽는 길, 아니면 누구도 섬기지 않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전투를 찾아 무신경하게 상대를 베어넘기고 보수를 받는 길. 아마 그 정도일 것이다. 크게 대단할 것도 없는 평범한 숙련 기사 중 하나였던 청년기사 K는, "냉혹한 아덴 왕국에 친구 따윈 없다"는 신념을 간직한 채 용병으로써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마을 근처에서 싸움을 구경하다 지원을 요청하는 측에 가담하기, 초보 모험자나 보부상들의 여행길 경호같은 작고 사소한 일들에서 혈맹 대 혈맹의 싸움, 공성전 지원과 같은 굵직한 일들까지. 요청과 보수가 있는 곳이라면(그리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K는 그곳이 어디인지는 별로 개의치 않고 "할 일을 할 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 당시 주변에서 "전문적으로 용병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함깨 해볼 생각이 없느냐"라거나, 도움을 준 혈맹 측으로부터 "우리 혈맹에 힘을 보태줄 순 없느냐"는 종류의 여러가지 제의를 받아왔지만, "친구는 없다"는 그의 신념 아래, 그저 "일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라는 말로 화답할 뿐이었다. 그처럼 무신경한 그에게, 일생일대의 사건.. 아니, 왕국 전체에 다시 없을 희대의 사건이 시작된 건,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최근 의뢰주였던 한 혈맹의 의뢰에서부터였다. 1. 철권 통치와 반왕 세력 당시 아덴 왕국의 세율은, 각 영지를 관할하는 성의 성주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 이상까지 부과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지 상권을 이용하길 바라는 한 편 수익도 창출하려는 움직임 덕분에, 자유 시장 경쟁 구도처럼 적정 수준의 세율이 마을마다 적용되어 있는 것이 이상적이면서도 일반적으로 통용퇴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떤 강력한 혈맹의 등장으로 모든 성이 한 세력의 통치 하에 들어가게 되면서부터 발생했다. 정확한 천하통일의 경위까지는, K도 알지 못한다. 다만 K가 용병생활을 하면서 풍문으로 들었던 내용을 종합해볼 때, 어떤 거대한 자본을 가진 재력가가 거대 혈맹의 주축들을 은밀하게 빼돌려 자신의 혈맹으로 규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듯 하다. 시작은 어느 작은 외딴 성의 탈환으로부터 시작했지만, 이내 몸집을 불린 뒤 파죽지세로 세 개 이상의 성을 탈환하고, 공성 시간을 겹치지 않게 조정해 양동작전, 카운터 러쉬 등의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뛰어난 전투로 결국 모든 성의 항복을 받아내고 말았다는 것이다. 모든 풍문들이 그렇듯, 얼마 만큼의 사실과 얼마 만큼의 허구가 포함됐는지 알 길은 없지만, 어찌됐든 그 혈맹이 아덴 왕국의 모든 성을 탈환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많은 거대 혈맹들이 성혈의 손을 잡고 그 힘과 재력을 나눠받아 상생을 꾀하고 있었고, 저항 세력이 없음을 인지한 최고 군주는 모든 성의 세율을 30% 이상까지 끌어올려버리는 강경책을 실현하게 된다. 피지배층은 막대한 세율을 감당하기 어려워 저항 조직을 소집할 능력을 잃어갔고, 지배층은 세금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며 더욱 더 강해져만 갔다. 하지만 그러한 세금 폭탄 정책은, 성의 소유권 전쟁이라는 왕국의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던 다른 많은 모험자들에게도 반감을 사게 되었고, 이에 분개한 한 모험가 연합 혈맹은 스스로를 저항군이라 부르며, 성혈에 대항하는 전쟁을 공약하며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K에게 연락해 온 사람은 저항군 조직의 수뇌부였고, 좀 전에 설명한대로 직전에 K를 용병으로 고용했던 혈맹의 소속이었다. K가 고용측으로부터 들었던 설명에 따르면, 성혈은 자신들의 힘이 막대한 것을 과신한 나머지 자만에 빠져있으니, 용의 계곡과 같은 오지에서 정치에 관심없이 수련에 매진하던 많은 은둔 고수들과 K와 같은 노련한 전장의 용병들이 힘을 보태준다면, 틀림없이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저항군의 비전을 따라 상당 수의 모험가들과 용병들이 동참했고, 제법 세력을 형성했다는 판단이 들자 저항군단의 군단장은 당시 상권의 중심지였던 글루디오 영지를 탈환하기 위해, 켄트 성에 공성을 신청했다. 며칠 뒤, 마침내 공성이 시작되자, 군단장은 긴장과 흥분 속에서 침착하게 입을 열어 혈맹원들에게 개전을 선언했다. "전원 공격!! 켄트 성을 함락한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성문에 바싹 달라붙어 악마의 단검을 휘두르는 기사들이 만들어내는 파열음과 쉴 새 없이 시위를 당기는 요정들의 화살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이마에 핏대가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부풀어오른 채 전방으로 손을 휘두르는 마법사들의 굉음과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끊임없는 비명소리가 뒤엉켜 순식간에 아비규환을 만들어냈다. 전황은 군단장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좋은 징조였다. 이 정도의 전황이라면, 마을에서부터 실어나르는 보급만 충분하다면, 승리를 점쳐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해본다. 상대방은 전성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거대 혈맹이다. 그리고 우리가 싸우는 상대는 지금 이 성 안팎에 위치한 인원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미 대비는 충분하다. 적의 후방 침투 예상 경로에 강력한 용병들로 구성된 적잖은 정예 병력들을 미리 배치시켜 두었기 때문이다. 군단장은 자신의 앞에 달려오는 수성측 기사 한 명을 베어넘기며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뭐야, 성혈이라는 것도 별 거 아니잖아?' 2. 패전, 그리고 박해 이번 전투에서 K에게 맡겨진 역할은, 보급 부대의 경호 역이었다. 이전부터 보부상 등을 경호했던 이력을 알고있기 때문이었을까. 자신보다 더 강한 힘과 체력, 그리고 무구들을 가진 다른 기사들을 제쳐두고, 굳이 K를 경호책임자로 앉힌 것은, 그를 고용했던 그 수뇌부의 어떤 깊은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보부상의 경호와 보급부대의 경호는 그 성격이 거의 동일하다. 최대한의 수송 효율을 내기 위해 자신의 무구까지도 벗은 채, 가방과 양 손까지 적재할 수 있는 최대 용량까지 물품을 우겨넣기 때문에, 경호의 대상자는 그야말로 무방비로 공격에 노출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숙련 모험가들을 경호하는 것보다 수 배, 아니 수백 배는 더 까다로운 임무라고 한다. 적어도 그들은 제 한 몸 지켜보겠다고 몇 초 간이라도 저항할 수단이 있기 때문이라는 K의 설명이었다. 사실 K에게는 또다른 고민거리가 있었다. 아무래도 공성측이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고 판단되던 상태였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혈맹원을 확보해야 해서 불가피하게 용병들에게는 임시혈맹증을 발급해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행여라도 다른 사람을 죽이게 되면, K를 포함한 용병들은 고스란히 카오풀 상태, 즉 살인자라는 딱지가 붙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항군단 측에서는 나름의 배려 차원으로, 전방에서 공성을 이끄는 병력들은 모두 혈맹원으로 배치하고, 혈맹에 소속되지 못한 용병 들에게는 후방 경계 및 경호와 같은, 전선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보직으로 배치시켜준 것이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보수를 더 주셔야 합니다." 계약 당시 고용주에게 K는 말했다. 감수해야할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고. 물론 전장에서 쓰러져 그간 쌓아온 힘의 일부가 소실되거나 무구를 분실하는 것도 큰 위험이지만, 이번 경우처럼 살인자라는 오명이 쌓이게 되는 것도 그에 못잖은 충분한 위험임을 설명했다. 군단장은 K를 포함한 비혈맹 용병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했고, 이 일이 성사된 이후에 더 큰 보상을 주리라는 약속을 구두로 전했다. 전쟁에서 보급부대가 필요한 이유는, 전선을 이탈할 수 없는 병사들에게 물자를 보급해야 한다는 직접적인 이유 외에도 성혈의 전략적인 방어 정책과도 연관되어 있다. 전쟁 물자를 준비해야하는 공성 측을 견재하기 위해 최고 수준으로 세율을 조정하기 때문에, 상점에서 물자를 구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준비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세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전시, 즉 지출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적군인 수성측에게 자금이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 그 시점에, 앞서 말한 무구까지 버려가며 물자들을 짊어질 보급 부대를 편성해, 전선으로 운송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투가 끝나면, 정비를 좀 새로 해야겠군.' 글루디오 영지에서 성으로 막 출발한 보급 부대를 따라 걸으며, K는 오랜 시간 자신과 전장을 함께 해온 자신의 보호구와 낡은 검자루를 어루만졌다. 확실히 너무 예전부터 사용하던 것들이라, 비록 손에는 익을 진 몰라도 다른 용병들의 그것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K는 연락병에게 본대에게 지금 출발한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혈맹에 몸담고 생활해본 적이 없는 K 였지만, 예전에 공성 지원을 나갔을 때 혈맹원들 사이에서 연락을 주고받는 어떤 특별한 통신 수단이 있다는 것을 겪어봤기 때문에 그 존재는 알고 있었다. 군단 소속 혈맹원의 연락병이 보급 부대에 배치된 것도, 아마 그 기능을 활용해 빠른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오랜 전투 경험 덕분에, K는 어느 정도 전황을 예측할 수 있는 감이 생겨난 편이었다. 아직 연락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전황이 예상대로 흘러갔다고 가정할 때, 아마 지금쯤 본대는 외성문을 파괴하는데 성공했을 것이고, 수성측에서는 준비한 어떤 수단을 사용하기에 지금이 적기일 것이다. 그리고 상대는 전성통일의 거대혈맹. K는 연락병에게 다른 질문을 던진다. "혹시, 매복 부대로부터의 소식은?" "예? 아. 매복조요. 음.. 네, 별 소식이 없다고 하는군요." "고맙소." 답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가볍게 목례를 한 K는, 냉철한 눈으로 빠르게 머리를 굴려본다. '지금 타이밍에, 매복조라는 덫을 물지 않았다는 건, 저들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뜻. 설마 켄트 성을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라면...' 갑자기 고개를 치켜든 K는, 빠르게 주변을 경계한다. 조용하다.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다. 이맘 때 쯤이면 한 두 마리쯤 지나가던 그렘린조차 보이질 않는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없다. 미칠듯한 정적. 이것은 확실히 이상했다. K는 들고 있던 양손검을 강하게 고쳐잡는다. 오늘따라 하늘이 이상하게 어둡다. "콰직-!" "크헉!!!!" 갑자기 하늘에서 한 줄기 강력한 번개가 떨어지며, 대열의 맨 앞에 있던 보급원의 정수리에 명중했다. 대원은 즉사한 것 같다. 대열의 가장 뒤에서 병력을 인도하던 K는 재빨리 병사들에게 외쳤다. "연락병!!! 적군이다!! 본대에 연락을!!!!!!" "경호단은 대열을 갖추고 전투에 돌입한다!!!" (....) "뭐? 보급대가 공격당했다고??!!" 보급부대 연락병으로부터 소식을 전해받은 저항군단의 수뇌부는 큰 혼란에 빠졌다. K의 예상대로 외성문의 파괴에 성공한 저항군단은, 내성문을 방어하는 수성측 병사들과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조금씩 공성측에게 우세하게 밀리고 있었다. 이토록 기분 좋은 승리를 목전에 둔 이 시점에, 연락병으로부터의 연락은 군단측에겐 너무나 뼈아픈 소식이었다. 이 때, 또다른 연락병으로부터 긴박한 목소리의 메시지가 들려왔다. "긴급!! 긴급!!! 윈다우드 방향에서 대규모의 병력 이동 감지! 목표는 켄트 성!!!" 긴급한 연락 뒤에 해당 부대로부터의 연락은 두절되었고, 죽을 힘을 다해 달려 온 비혈맹원 전령이 전해준 소식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군단장..! 윈다우드 성주의 병력이 매복조를 몰살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 속도라면, 아마 지금쯤 외성문 밖에 도착했을 겁니다." 군단장은 목 울대를 움직여 마른 침을 힘겹게 삼겨냈다. 패전. 후방에서 외성문을 넘어 내성으로 치고 들어오는 윈다우드의 병력과, 내성문이 열리고 안에서부터 쏟아져나오는 켄트 성의 병력을 보며 군단장은 머리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패전. 저들의 기만 전술에 속아넘어갔다. 고작 눈 앞의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적진 한복판에 아군 병력을 밀어넣었다. 내 잘못된 명령에 수많은 동료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처음부터 저들은 진심을 다해 방어하지 않았다. 유인작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보기좋게 성공을 거뒀다. 패전. 치켜 올렸던 검 끝을 아래로 늘어뜨리며, 군단장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독수리 한 마리가 원호를 그리며 나의 어리석음을 조롱하듯 내려다 보고 있다. 그래, 나도 알고 있다. 자만한 쪽은 저들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패전. 군단장은 이상하리만치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눈 앞에서 몰려드는 적들과 그 앞에 쓰러져가는 동료들을 보면서도, 너무 평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윈다우드와 켄트 제 1 기사단들의 칼이, 군단장의 폐부를 찔렀다. 저항군은 한 명의 생존자도 남기지 못한 채 전멸했다. 참패였다. (....) 마을에서 정신을 차린 저항군 무리는, 눈에 띄지 않게 흩어져 조용히 외딴 곳으로 집결했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군단장이 연설을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자책에 가까웠기에 귀담아 들을 만큼의 의미는 갖지 못했다. 아마 성혈은 우리가 혈맹을 해체해도, 전쟁에 가담했던 인원들을 샅샅이 찾아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죽이려고 들 것이다. 그것이 척살이었고, 그것이 이 세계의 법도였다. 전쟁의 실패에 대한 책임은, 그렇게 지워지게 된다. K를 포함한 대다수의 용병들에게 살인자 딱지가 부여됐다. 주로 소규모 국지전을 벌였던 지원 분대 용병들에게 큰 패널티가 안겨졌고, 윈다우드의 본대와 부딪혔던 매복조들에게는 미비하거나 거의 없는 수준의 패널티만 부과됐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전자는 치열하게 전투한 덕분에 많은 적군을 쓰러뜨렸고, 후자는 압도적으로 밀렸기 떄문에 죽이기도 전에 죽어버린 병력들이 부지기수 였기 때문이다. 열심히 싸운 병사에게 더 큰 패널티라니. 이보다 지독한 모순은 없을 것 같았다. "미안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정도밖에 사례할 수가 없겠소" K는 반의 반도 되지 않는 턱없이 모자란 보수를 받아들고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별 수 없었다. 의뢰를 완수해야 보수를 받는 것이 용병에게는 당연한 계산이기 때문에, 실패한 의뢰에도 보수가 지불되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한 위로가 된다. "그럼, 다들 각자 건강들 하시길 바라오." 용병들의 정산이 끝난 뒤, 작별 인사를 끝으로 저항군단은 해산되었다. 그들은 저마다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어딘가에서 조용히 숨죽여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K와 같은 용병들은, 어차피 보수에 따른 근로와 같은 형태이기 때문에, 성혈 측에서도 크게 제제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그들도 필요하면 이 용병들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K에게는 범법자라는 낙인이 너무나 거추장스러웠다. 이 경우, 성혈들보다 오히려 일반인들의 타겟이 되기 좋기 때문이다. 상당히 잔인한 이 세계의 법칙에 따르면, 살인자를 살인하는 것은 무죄이기 때문이다. 평화롭게 몬스터나 베어 넘기며 갱생의 길을 걸어가려던 K에게, 수많은 일반인들이 시비를 걸어왔고, 그런 시비에 마지못해 응하게 되고 그들을 쓰러뜨리면서 오히려 K의 살인 지수는 의뢰 종료 시점보다 더 높아져만 갔다. 그렇게 힘겹게 낙인자의 삶을 살아가던 K는, 예전 동료 용병으로부터 들었던 어떤 소문 하나가 문득 기억났다. 본토 지하 던전에 가면, 그와 같이 범죄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다는 소문. K는 어차피 더 이상 사람들과 마주치고 싶지도 않았고, 이미 살인 지수는 더 이상 오를 수 없을 만큼 올라있던 터에, 밑질 것 없다는 심정으로 지하 던전으로 걸음을 옮겼다. 던전으로 향하는 길에 일반인을 한 명도 마주치지 않은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K는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3. 땅 아래의 세계 "넌 뭐냐?" "네?" 던전에 진입한 K에게 문지기처럼 입구에 서 있는 두 기사들 중 한 쪽의 사내가 말을 걸어왔다. 갑작스런 질문에 반사적으로 반문하게 된 K에게 사내는 짜증스럽고 귀찮다는 듯이 다시 질문해왔다. "뭐냐고 너는." 적절한 대답을 찾기 위해 한참을 궁리하던 K는, 최대한 간결하게 그러면서도 핵심을 잃지 않는 문장을 만들어 입밖으로 꺼내보였다. "카오(범죄자) 입니다만?" "들어가."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정리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입장을 허락해 준 문지기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곤 던전 안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아주 오래 전 실수로 친구들과 방문했었던 기억을 더듬어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던 K는, 문득 이 곳이 무언가 심하게 이질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한참을 걸었지만 사람도 몬스터도 보이질 않았다. 말 그대로 텅 비어있는 지하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방금 전의 그 문지기들이 인간의 출입을 통제할 순 있어도, 이 곳 내부에서 생성되는 출처 불명의 몬스터들을 통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세계의 어떤 법칙이 깨진 것이 아닌 이상, 납득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챙-캉- 채챙- 파악-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어디선가 거리가 좀 떨어진 곳에서부터 금속 물체와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메아리 쳐 들려왔다. 누군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던전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강하게 이끌었다. 모퉁이를 돌아 좁은 골목에 다다르자, 앞 쪽에 작은 목재 문이 보였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어젖힌 K를 맞이한 건, 상상 그 이상의 광경이었다. "흐앗! 챠!" "키에에엑-!!" 제법 큰 넓이의 방 안에는 십 수 마리는 족히 되어보이는 셀로브인지 웅골리언트인지 분간되지 않는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인 한 여성 기사가, 쉴 새 없이 그 큰 거미들에게 양손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방의 조금 더 안쪽에서는 그 여성 기사를 구경하는 서너 명으로 구성된 기사와 마법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말하는 섬을 돌아다니다가 셸로브 한 마리가 나타나면 주저없이 "축복받은 순간이동 주문서"를 사용해서 마을로 돌아오곤 했는데... 라며 잠시 상념에 젖던 K에게, 순식간에 그 많은 몬스터들을 가루로 만들어버린 여성 기사가 다가왔다. "후... 신입이냐?" 잠시 숨을 고른 뒤 한 손으로 큰 양손검을 어깨에 둘러매고, 다른 빈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낸 여성은 K 에게 질문했다. 신입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친 않았다. 아마도 이 곳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것 같군요." "그럼 이번엔 네가 해봐."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여성은 K가 들어온 문 쪽으로 물러났고, 본의 아니게 K는 그 여성과 구경꾼 무리의 한 가운데 우두커니 서게 되었다. 무언가 소란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들어 앞쪽을 보니, 들어온 곳 반대 방향의 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자기 구경꾼 무리의 남자 기사가 휘파람을 불더니 K에게 소리쳤다. "휘익-♪ 잘해보라고 햇병아리 친구!" 대체 무엇을 잘해보라는 이야기인지 이해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앞 쪽의 문이 열리고, 셸로브 서너 마리를 몰고 온 한 기사가 K를 가로질러 달려갔기 때문이다 K는 이를 악물고 양손검을 앞으로 내리쳤다. (....) 며칠이 지나자 이 곳의 구성이 제법 익숙해졌다. 햇빛은 없었지만 어둠에 눈을 적응시키기만 하면 간간히 걸려있는 랜턴 덕분에 지형을 파악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느꼈던 이질감도, 이 곳을 장악한 카오 집단이 자신들의 훈련을 목적으로 몬스터 들을 종전의 방과 같은 일부 장소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마 K가 카오가 아닌 상태로 이곳에 발을 들였다면, 첫 날 마주쳤던 그 문지기 사내에게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들은 정말로 문지기였다. 돌아가며 불침번을 서는 근무 방식을 가지고 있는, 오직 카오들만 머무를 수 있도록 이 던전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임무였던 것이다. 며칠 뒤 지하 1층의 무리들과 어느정도 친분을 쌓은 K는, 층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추천에 따라 이 집단의 수령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최하층까지 내려간 끝에 겨우 마주하게 된 수령은, 처음 여성 기사를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해 보이는 십 수 마리의 몬스터들을 베어 넘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촤르륵- 칼을 허공에 휘둘러 검신에 묻은 녹색 피를 바닥에 떨어뜨린 수령은,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면서 K를 쳐다봤다. 호흡은 가쁜 기색 하나 없이 고른 상태였다. 당연히 이 집단의 수령 쯤 되는 사람이면,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K의 기대와는 달리, 수령은 견고한 갑주를 걸친 훤칠한 기사였다. K는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용병 K, 수령을 뵙니다." "지상의 호칭은 필요 없습니다. K 라구요? 반갑습니다. 저는 이 무리에 속한 이름 없는 기사일 뿐입니다. 수령이라는 이름은 저들이 마음대로 부르는 이름일 뿐이죠. 편하실대로 부르셔도 됩니다. 이제 익숙하니까요. 하하." 범죄자들의 집단을 이끌고 있는 그의 직책과는 어울리지 않는, 아니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쓸데없는 선입견에 불과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듯한 수령의 말투에 K는 적잖은 당황에 빠졌다. "왕자가.. 아니시군요." "네. 어차피 여기 이 친구들은 아시다시피 혈맹같은 구속으로 어찌할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닙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제 위치도 그저 똑같은 한 기사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저는 우두머리 같은 것도 아니고, 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니 굳이 제가 왕가의 피를 타고날 필요도 이유도 없는 것이겠죠." 수령은 이 곳을 성지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바깥 세계의 부조리함과 비폭력을 가장한 무자비한 위선적 폭력들로부터 순수에 가까운 이곳 친구들의 안식을 보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문지기의 존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명이란, 결코 한 두사람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통제라는 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이후로 몇 마디의 대화가 이어졌고, K는 수령이라는 사내의 호방함게 크게 매료되었다. 그리고 몬스터 들의 피로 낙인을 씻어낼 때까지, 당분간 이 던전을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다는 허가까지 받았다. K는 하루 하루 줄어가는 자신의 살인 수치가, 어쩐지 아쉽게만 느껴졌다. 이 세계에서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허락한 적 없고 속박되기를 희망한 적 없지만, 속박하지 않는 이 던전이야말로 오히려 더더욱 강하게 그를 속박해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곳을 떠나게 된다는 것은, 아쉽지만 언젠가는 찾아올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며칠 뒤, 누군가의 방문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4. 산책 한 편, 저항군단의 반란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성혈의 총 군주는 무료한 나날의 연속을 보내고 있었다. 세금을 올리고 내리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이미 혈맹원들 대부분이 최고 상태의 무구로 강화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질 않으니 부대유지비도 나가질 않고, 모든 성들이 자신들의 터전이기 때문에 목적 의식도 없었다. 상당히 강력한 힘을 가진 절대적인 존재, 드래곤이 출몰할지도 모른다는 예언이나 루머들이 들려오곤 했지만, 당장 눈 앞에 보이지도 않는 것에 대비해야할 만큼 촉박한 상태일리도 없었다. 수 많은 모험자들의 희생 끝에 인류에게 정복된 땅 위의 많은 사냥터들은, 더 이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머쥔 그들에게 사냥이라는 이름도 어울리지 않을 만큼 무의미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땅 위의 사냥터. 땅 위의 사냥터. 땅 위.. 땅 위?" 총군주는 문득, 자신들이 가진 지상에서의 권세가 말 그대로 "지상"에만 한정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업이었고, 그 조차도 거의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도달했고, 게다가 너무나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총군주를 포함한 혈맹원 다수는 그 일상에 빠르게 지쳐가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이들을 한 데 모아줄 강력한 구심점, 동기가 필요했다. 더 오를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총군주는, 그 말의 허점을 알아채자마자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할 일이 생겼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은." "어떤 일이십니까, 주군." "글쎄? 따라와보면 알겠지." 병력이 필요한 일은 아니었다. 어떤 큰 위협적인 일도 아니었고, 설사 그렇다고 해도 자신을 포함한 지금의 이 구성이면 숙련자를 자칭하는 어지간한 뜨내기 모험가 무리 정도는 우습지도 않게 제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행선지와 목적이 궁금하다는 측근들에게, "그저 산책일 뿐"이라는 말만 전한 채 총군주는 자신을 호위하는 십여 명의 경비병과 최측근인 기사와 마법사를 이끌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어딘가로 발길을 향했다. (....) "주군, 이곳은?" "그래. 우리가 아직 신경쓰지 못했던 사각지대야." 일행의 걸음이 멈춘 곳은 글루디오 영지 부근 숲 속에 위치한, 지하 던전의 입구였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마법 문양이 적힌 석조물들이 제 형태를 잃어버린 채 이곳 저곳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외딴 곳이었기 때문인지 행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총군주를 선두로 세운 일행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어두운 계단으로 한 걸음씩 내려갔다. 번쩍- 카앙-! 채 어둠에 눈이 적응되기도 전, 갑자기 어디선가 번쩍이는 불빛이 보이는가 싶더니 위협적인 금속이 총군주 앞으로 날아들었다. 본능적으로 검을 들어올려 그것을 저지했지만, 손목에서부터 어깨까지 전해지는 진한 통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총군주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나 경계 태세를 취했고, 경비병들과 호위 기사, 마법사들이 앞을 가로 막았다. "이.. 이놈들이!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분노로 경직되 오는 어깨를 애써 억누르며, 총군주가 소리쳤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그의 힘을 더욱 더 빼놓았고, 한 편으로는 신기하게도 분노를 가속화시켰다. 거대한 검 뒤의 어둠 속에서, 무신경한듯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 거 없고, 그냥 죽어라." "이익..!! 저놈을 당장 죽여버려!!" 총군주의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눈 앞의 존재에게 뛰어들은 경비병들은, 눈 깜빡 할 사이에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잠시 넋 나간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기사와 마법사가 동시에 사내에게 달겨들었다. 하지만 그 둘의 공격은, 또 다른 존재에 의해 순식간에 저지되고 말았다. 어둠 속에서 호기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막 교대하러 왔는데.. 흥미진진 하구만? 나도 같이 놀자!" 공격이 저지당한 기사와 마법사가 미처 뒤로 물러나기도 전에,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여성의 칼이 빛줄기를 남기며 둘을 지나쳐갔고, 비명조차 남기지 못한 채 두 사람은 차가운 지하 바닥에 널브려졌다. 처음의 사내와, 합류한 여성이 조금씩 총군주에게 다가왔다. 공포. 총군주는 처음으로 느끼는 낯 선 감정에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이 낯 선 감상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도 주지 않은 채, 굳어버린 그의 머리 위로 두 기사의 칼날이 떨어졌다. 눈을 감고 싶었지만 눈꺼풀이 움직이질 않는다. 있는 힘을 다해 검을 들어올리고 싶었지만, 대신 힘겹게 입술이 열렸고 마치지 못한 외침만 지하의 어둠 속에 잡아먹히고 만다. "나는... 내가 바로 ㅇ....!!!!!!" 총군주는 어둠 속에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고, 자신의 뺨에 닿는 차갑고 거친 바닥의 감촉을 느낄 틈도 없이 정신을 잃었다. 5. 일곱 밤의 혈투 "주군! 정신이 드십니까!!" 총군주는 희미하게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내가 쓰러졌었구나. 영원한 죽음이 없는 세계였지만, 죽음이라는 것의 공포는 똑똑히 새겨졌다. 자신의 몸을 이리 저리 살피던 총군주는, 자신의 힘이 제법 약해졌음을 느꼈다. 죽음으로 인한 후유증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혈맹의 간부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있었고, 자신은 왕성의 침실에 누워있었다. 죽음에 대한 낯 선 공포가 지나가자, 그 자리를 휘몰아치는 분노가 채워올라왔다. 부하들의 도움으로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자리에 앉은 총군주는,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간부들에게 선포했다. "전쟁이다. 이 빌어먹을 지하 범죄자 무리를 세상에서 지워버리자!!!" (....) "뭐? 경비병을 대동한 군주였다고?" K는 교대를 마치고 돌아온 혼성 문지기 조에게 놀란 눈으로 소리쳐 물었다. "깜짝이야. 왜 소리는 지르고 난리야? 그래 경비병을 데리고 나타난 군주였다고. 그게 왜?" "그게 경비병인 게 확실해?" "당연하지! 흔하지 않은 복장인데다가, 이래뵈도 왕년에 공성전에 참가했던 몸이라, 성벽 위에서 활 시위 당기던 그 놈들 복장은 잊어버리지 않았으니까."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어쩐지 으시대는 듯한 말투의 여성 기사에게, K가 되물었다. "너 설마.. 군주라고 아무나 다 경비병을 대동할 수 있는 줄 아는 건 아니겠지?" "뭐? 다 되는 게 아니었어?" "이런 멍청한..! 아니다. 됐고, 나랑 같이 수령한테 좀 가자." "아, 왜? 나 피곤하다고! 자러 갈 거란 말이야!" "잔말 말고 따라와." K는 여성의 투덜거림을 귓등으로 튕겨내면서, 손목을 낚아채 최하층으로 잡아 끌었다. K는 오랜만에 맛보는 긴장감에 반가움을 느끼면서, 빠르게 생각을 되짚어본다. 경비병의 수는 짐작할 수 없지만, 경비병을 대동한 군주라는 건 성의 소유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이 곳에 오기 전의 상황과 가늠할 순 없지만 대략적으로 지나간 시간을 계산해볼 때, 저들은 아직 단일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이제껏 한 번도 관심두지 않았던 이곳을 찾았다는 것은, 너무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를 제공했다.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의 조각을 미처 다 맞추기도 전에, 둘은 수령의 처소에 도착했다. "음.. 성가신 일이네... 알려줘서 고맙군요 K." "신세 지는 입장에서, 당연한 도리였을 뿐입니다." K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은 수령은 고개를 갸웃거려 보이더니, 팔짱을 풀지 않은 채 턱을 쓰다듬으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K의 말을 정리해보면, 오늘 우리 근무 조가 처리한 사람이 땅 위의 성주라는 거고, 그 성주라는 사람, 아니 사람들의 세력이 거대해 대항할 세력이 없어 이 곳을 넘보기 시작했는데, 보복이라는 명분이 생겼으니 조만간 크게 들이닥칠 것이다.. 라는 건가요?" "네. 현재로썬 저도 확답을 드리긴 어렵지만, 결과적으론 그렇습니다." "그래요, 그럼 적당히 준비하라고 전할게요." "네, 그럼..." K의 목례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화답한 수령은, 곧바로 주변의 인원들에게 방금의 내용을 전파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모습을 뒤로한 채 방을 나서며, K는 머릿 속으로 이 곳을 찾기 전에 마지막으로 조우했던 상대방의 무력을 상기해본다. 아직 최고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 자신의 실력으로는, 그들의 전면전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다. 이 예고된 위험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에서, 자신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하지만, 지금으로썬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수령의 침착한 대응을, 그저 묵묵히 믿고 따를 뿐이었다. 그리고 이튿날, K의 예견대로 아니, 적어도 수 일은 걸릴 거라던 예상보다도 훨씬 이른 시점에 그들이 다시 찾아왔다. "미개하고 오만한 지저인들은, 당장 나와 아덴의 지배자 앞에 무릎을 꿇어라!" "무지로 인한 과오는 용서해주겠다. 저항하지 말고 투항하라!" "순순히 협정을 체결한다면, 지상의 권세를 약속하겠다!" 제법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문 밖에서 시끄럽게 구는 통에, 야간 근무조의 신경은 몹시 곤두서 있었다. 던전의 인원들에겐 온갖 협박과 감언이설로 점철된 혈맹 측의 도발문구에 동화되는 기색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저 잠자리에 귓가에 앵앵거리는 모기에게 느끼는 신경질에 가까운 반응만 간헐적으로 드러날 따름이다. "정말... 이것으로 충분합니까, 수령?" "그럼요. 평시의 두 배나 증강했으니 충분하지요." 던전 입구에 배치된 네 명의 문지기 인력을 보며 물어오는 의구심 가득한 K의 질문에, 수령은 덤덤한 어투로 답변했다. K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과 어제 처치한 성주의 존재를 감안할 때,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성에서 병력을 대동한 것으로 짐작해본다. 누구였을까 어제의 그 성주는. 이런 곳에서 초라하게 죽음을 맞이할 정도라면, 변방의 어느 힘없는 성주였을 것이라고 K는 생각했다. "그럼 다들 잘 부탁합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큰 소리로 알려주세요." 수령은 네 명의 문지기들에게 싱긋 웃어보이며 목례한 뒤, 가벼운 걸음으로 뒤돌아 내려갔다. K는 수령을 따라갈 지, 이곳에 남아 만일을 대비해야할 지 잠시 고민해 본 뒤, 일단은 입구 조금 뒷 켠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기로 마음 먹었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어둠. 지금은 눈에 익어 괜찮지만 일출 이후의 야외에서 이곳으로 들어온다면 어둠에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계단. 좁고 긴 계단을 통해 내려오는 적들은, 그 앞에 빈 틈 없이 서있는 네 명의 문지기들에게 한 명 씩 공격받게 될 것이다. 좁고 긴 이 통로가 지리적으로 아주 큰 역할을 해줄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병사라 한 들, 어둠 속에서 동시에 날아드는 네 개의 검을 버텨내기란 불가능에 가깝겠지. 여러모로 수비하기에 적합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저들의 실력에는 한 점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저들도 사람이기에 결국 언젠가는 지칠 것이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는 순간이 온다면 수많은 혈맹의 병사들이 던전 안으로 몰려들어와 온통 헤집어 놓을 것이다. 그 뒤에는.. 저 간악한 혈맹 무리가 이 곳의 순수를 짓밟고 일어서 마침내 아덴 왕국의 모든 곳을 지배하게 되겠지. K는 부정한 생각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지자 생각하기를 그만둔다. 그 때 바깥쪽에서 함성과 소 떼가 달려가는 듯한 굉음이 들렸고, 문지기들은 계단을 주시하며 말없이 검 손잡이를 강하게 고쳐쥐었다. 근무조의 기사 한 명이 한쪽 입꼬리를 올려 엷은 웃음을 띠운 채 말했다. "온다." (....) "주군..... 서.... 선봉부대가 전멸했습니다." "뭐? 뛰어 들어간 병력이 얼만데 고작 몇 시간 만에 전멸이라고? 그리고 네 녀석은 근성도 없이 벌써부터 실패를 보고하는 건가? 앙?" "아.. 아닙니다! 주군의 명을 받들어 선봉 부대원들이 몇 번이나 거듭해서 쓰러져가면서 공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면목없게도 돌파 기미가 좀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합니다 주군! 아군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더 이상의 진격은 무의미합니다. 부디 철수 명령을 허락해 주십시오!" 혈맹의 총군주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지금 이들이 내게 거짓 증언을 하는 이유를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눈빛과 목소리는 진실됐고, 무엇보다 이들이 거짓을 말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총군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철수를 허가했다. "이제, 마법사 부대를 투입해." (....) K는 방금까지 눈 앞에서 벌어난 일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밀려들어오는 적들을 맞아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무심한듯이 하나씩 베어 넘기는 근무조의 최소화된 움직임을 보면서, 아군임에도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밀려왔다. 비록 어둠과 병목 구간이라는 공간 상의 우위가 있다곤 했지만, 방금의 모습대로라면 개활지에서 마주쳐도 불리할 것 같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유리할 것만 같았다. 그들로 인해 이 던전 전체가 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짐작할 수조차 없는 강함이다. 어쩌면.. 아니 아마도, 이 전투에서 패배하는 쪽이 이 쪽은 아닐 것만 같았다. 괜찮냐는 질문도 필요치 않아 보이는 그들을 보며, K는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폈다. 긴장을 풀기 위한 그 만의 방법이었다. 좀 전의 폭풍 같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지친 기색조차 내비치지 않는 그들은, 키득거리며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 때 윗 켠에서 또다시 인기척이 느껴졌다. "다시 오는 건가." 쿠르르르르르릉!!!!! 챙강-! 지하 전체에 귀가 터져버릴 것 같은 굉음이 울려퍼지면서 계단 위로부터 갈라진 땅덩어리(바위도 흙도 아닌, 말 그대로 땅덩어리로 밖에 볼 수 없는 물체)가 쏟아져 내렸다. K는 숙련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어떤 마법 주문들 중에 방금 전의 모습을 본 기억이 있는지 더듬어본다. 익숙했다. 강한 파괴력에 비해 사용이 까다롭지 않은 탓에 많은 마법의 길을 걷는 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그 주문. 대지를 가르는 굉음. "이럽션!" 흙더미를 칼로 막아낸 충격으로 인해 저린 손목을 주무르던 근무조들이 뒤에서 터져나온 K의 외침에 반응했다. 마법사. 성가신 존재. 저마다 푸념을 늘어놓았지만, 여전히 동요하고 있지 않았다. 네 명 중 가장 이곳에 오래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가 K에게 말했다. "소란스럽지 않게, 마법사가 왔다고 수령에게 전해줘." K는 그에게 가볍게 목례한 뒤, 빠르고 조용하게 수령의 처소로 향했다. 마법사. 기사. 마법사와 기사. 서로에게 상극이다. 어느 한 쪽의 유리를 점칠 수 없는 그런 관계. 직전에 몰려든 기사 대 기사의 싸움에서는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그리고 압도적인 강함의 우위에 있는 아군의 압승이 예견된 일이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이쪽에서는 어둠, 그리고 병목이 무기였다면 반대로 빛, 그리고 긴 통로가 상대방의 무기로 변할 수 있다. 양날의 검. K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정신 없이 걸어가고 있었고, 알 수 없는 턱의 통증에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어금니를 너무 세게 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이 너무 많다. 항상 그랬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검을 뽑아드는데 망설임이 있다. 오랜 시간의 용병 생활로 무뎌졌다고 믿었지만, 무뎌진 것은 오히려 자신 쪽이었다. 망설이고 있다는 것에 무뎌졌다. 생각과 망설임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생각. 생각. 없앨 수 없다면, 다른 쪽으로 이용해보리라고 마음먹었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대응책을 발견하진 못했다. 어쩌면 K에게, 기사라는 직업은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도움을 받았군요. 저희도 수비를 보강하겠습니다." K에게 마법사의 진입 소식을 전해들은 수령은, 근처의 인원들에게 요정들과 마법사 몇을 입구로 지원해달라는 부탁을 전했다. 이번에도 턱없이 모자라보이는 대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알 수 없는 신뢰감에 또다시 묵인하고 말았다. 입구로 달려가는 서너명의 요정과 마찬가지 규모의 마법사를 보면서 K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누구도 묻지 않았던 이 사태에 대한 일말의 책임 의식과도 같은 기분을, K 스스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책. 그 전투에서 패배하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지금과 달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가정. 만약 그랬다면, 지금 이 곳의 사람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외부의 일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 채, 자신들만의 성역을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 망설임. K는 이런 순간마다 생각이 많아지는 자신이 스스로 한심스러웠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몸에 베어버린 습관은, 그렇게 간단하게 바뀌어주지 않는다. 푸슈슛-! 입구에 다다를 즈음, 보이지 않는 어둠 너머로 요정들의 화살이 바람을 갈랐다. 요정들은 어둠 속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듣는다고 했던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지만, 실제로 보니 여전히 놀라웠다. 뒤 이어 화살에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 소리를 들은 것 같지만, 이내 다른 소음들에 지워지고 말았다. 도착한 일행을 맞이한 건, 무수한 적군 기사, 마법사들의 시체와 땀과 피로 범벅이 된 모습의 문지기들이었다. 다행히 아직 쓰러지진 않았지만, 저 상태라면 필시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처럼 보였다. 단 네 명의 힘으로 이만큼이나 지켜냈다는 게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평소에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말이 퍽 우습다고 생각했지만, 이 곳에 온 뒤로는 일상처럼 쓰여 이제 익숙해지게 된 것 같다. 지원 온 요정 중 한 명이 근무조들에게 고생했다며 철수를 권유했지만, 그들은 부득불 만류하고 잔류하기를 원했다. 그저 회복물약 몇 병만을 건네 받은 채... 그 뒤로 수 차례 더 돌파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원거리 지원 병력 덕분에 이전보다 손쉽게 막아내었고, 혈맹측은 꼬박 하루 동안 입구조차 돌파하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희생된 사기 꺾인 병력을 이끌고 철수하고 말았다. 개전 2일 째인 다음 날 동틀 무렵, 혈맹의 총군주는 자신의 주력 부대를 선봉으로 내세운 혈맹 최정예 부대를 신속하게 투입시켰다. 좁은 입구만 통과한다면 수적으로 우세한 자신들에게 승리가 보증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제의 값비싼 희생을 지불한 덕분에, 저들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알아차린 것은 혈맹 측이 건진 그나마의 소득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경비가 약해진 시간을 노린 덕분에 얻은, 드디어 입구를 돌파했다는 뜻깊은 소식이 말이다. 승리를 거머쥔 듯한 희열에 찬 총군주는, 자신의 측근들과 경비병을 대동해 직접 참전하기로 한다. (....) "뭣들 하는거야!! 도망치는 저 새빨간 범죄자 놈들을 쫓아가지 않고!!" 총군주의 앙칼진 고함 소리가 던전 지하 2층 안에 쩌렁쩌렁 울려펴졌다. 파죽지세로 밀어붙인 덕분에 총군주가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2층 입구의 탈환을 목전에 둔 상태였다. 그리고 그가 도착하고 십 수분 만에 2층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역시 그 망할 계단이 문제였어. 총군주는 병목만 지나가면 돌파할 수 있다던 자신의 예견이 맞아 떨어지자 벅찬 기쁨에 몸서리가 쳐졌다. 이제 이 건방진 살인자 집단을 소탕하는 건 시간 문제였다. 하지만 지형에 익숙하지 않던 혈맹의 병사들과 달리 카오들은 제 집 드나들듯(사실 제 집과 진배 없지만) 병사들의 사정거리를 벗어나고 있었다. 약올리는 듯한 그들의 움직임이 혈맹 진영은 분노를 자극한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누군가 말했던가. 바보같은 카오 무리는 어떤 방 안에 보여든 것 같았다. 포위망을 좁혀오던 혈맹은 방문을 걷어차 거칠게 열어제낀다. 취익-! 취이익-! 사람의 것이 아닌 괴성이 들려왔다. 방이 너무 넓어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그 괴성의 주인, 아니 주인"들"이 시계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알 수 없었다. "마... 맙소사!! 거미 무리다!!" 파랗게 질려버려 뒤로 도망치는 혈맹원들의 등 뒤로, 셸로브와 웅골리언트의 긴 다리가 창처럼 뻗어져 나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쓰러져나가는 선두 그룹의 뒤에서, 마찬가지로 공포에 질렸지만 그래도 생각할 겨를이 있던 후속 부대가 몬스터들에게 대항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존재들의 습격에, 게다가 너무나 많은 숫자의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병력 손실이 너무 컸다. 총군주는 빠르게 주위를 살폈지만, 이미 카오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침착해! 고작 거미 따위에게 쓰러질 셈이냐! 우리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거냐!" 총군주의 고막을 찌르는 외침 덕분에 병사들의 혼란은 조금씩 잦아들었고, 일행을 덮진 한 무더기의 몬스터는 조금씩 정리되어 갔다. 하지만 적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해도 저문지 오래라 더 이상의 진군은 어렵다고 판단되기에 이르렀다. 혈맹은 소규모의 병력만을 현재 거점에 주둔시키기로 결정한 뒤, 다음 날 재정비해 진군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력 부대가 철수하자마자 주둔 병력이 궤멸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총군주는 목에 핏줄이 금방이라도 터져나갈듯이 소리치며 던전 방향을 향해 저주를 퍼부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 빌어먹을 병목 구간을, 처음부터 다시 돌파해야만 하게 된 것이다. (....)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네요 K. 정말 감사합니다. 이 지형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과찬이십니다." K는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과 망설임의 가치를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타인을 위한 의미있는 도움. 보수가 아닌 또다른 목적의 존재를 어렴풋이 깨달은 기분이 들었지만, 감상에 사로잡힐 때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직 저들이 후문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대비는 해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마찬가지로 병력을 충원하도록 부탁해 두겠습니다." "네, 그럼." K는 아주 오래 전 친구들과 말하는 섬의 던전을 탐험하던 중, 잘 보이지 않는 어떤 기나 긴 길을 발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알 수 없는 공포로 인해 멀리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본토로 넘어오고 나서 들은 풍문에 의하면 그들이 발견했던 것이 해저 터널이라는 것이었다. 말하는 섬과 글루디오 영지 아래의 이 곳 던전까지, 바닷속으로 연결된 긴 통로가 있는 셈이다. 아마 저들에게 해저 터널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내일부터는 후방에서의 침입도 염두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K의 예상은 보기좋게 맞아떨어졌고, 개전 3일 째엔 오히려 적 병력이 정문과 해저 터널의 양쪽으로 분산된 덕분에 좀 더 수월한 방어가 이뤄졌다. 하지만 장기전이 된다면 안전하진 않을 것이다. 관리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곳은 엄밀히 몬스터의 영역이고, 게다가 보급도 최하층에 위치한 단 한 명의 상인에게 의존해야했기 때문이다. 공성의 기본은 공성측의 수적 우세이지만, 전략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수성측을 고립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처음부터 스스로 고립된 존재들이었기 때문에, 이 전쟁이 장기화되면 분명히 무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K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고, 카오들은 너무도 잘 싸워줬다. 전면전의 화력은 물론이거니와 적절한 유인, 엄폐, 후방침투 및 교란 등과 같은 다양한 K의 전술 요청을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이 싸움은 6일 째의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개전 7 일 째. 며칠 전부터 카오 측에서도 희생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격차가 무너져가고 있었다. 죽음에 대한 피해는 수성측에게 너무나 불리했다. 재정비가 불가능한 것이다. 비록 압도적인 전력 덕분에 수 일간을 버틴 것만으로도 대단했지만, 물자를 확보할 곳이 없는 카오측과는 달리, 땅 위의 모든 세금이라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혈맹 측의 보급은 마를 줄 몰랐기 때문이다. 누적된 피해는 혈맹 측이 컸지만, 복구 능력에서 차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 버틸 힘은 남아있다. 수령도 최소한 한달 동안은 사투를 벌일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K도 마찬가지였다. "퇴각! 퇴각! 최하층에서 다시 집결!" 아군의 피해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수령과 K는 최하층에서 다시 정비하고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싸움이 벌어지는 영역이 넓을 수록, 수적으로 열세인 카오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지막 층의 입구에 모든 병력이 모여있던 카오 진영에는, 그들의 침 삼키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어서 와라. 우리는 이 곳에서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순순히 내어 주지는 않겠다. 우리 동료의 목숨 하나가 사라질 때, 네 놈들의 목숨 백 개를 가져갈 것이다. 수령은 두 손으로 손잡이를 고쳐잡으며, 옅은 미소를 비춘다. (....) 쿠르르르릉.... 진동. 그리고 천정에서 부스스 떨어지는 돌조각들. 핼명의 총군주는 위층이 소란스럽다고 생각했다. "주군!! 후방에서의 공격입니다!!" 다급히 계단을 내려온 연락병의 말은 너무나 예상 밖이었다. 분명 카오들은 이 아래 최하층에 모두 몰아넣었을 터였다. 확신할 수 있었던 건, 혈맹 측에서도 저들의 후문인 해저터널을 반대편에서 봉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놈들이 도주하려고 했다면, 그곳에서 몰살시킬 계획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후방에서의 공격은 너무나 뜻 밖이었다. 카오들이 대낮에 버젓이 땅 위를 활보하는 일은, 그것도 무리 지어 활동한다는 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 때 연락병의 심장에서 차가운 검신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찔러 넣었던 칼을 뽑아든 연락병 뒤에 있던 존재가 총군주의 눈에 들어왔다. 총군주는 그 자의 얼굴을 직접 본 적이 없었다. 마주칠 일이 없었으니까. 그에 대한 소문이라면 들어봤지만, 최근에는 그 소문조차 잊혀질 정도로 자취를 감추었던 자의 모습을 보며 총군주는 소리쳐 물었다. "네 놈은 누구냐!" "나를 모른다니 애석하군. 하지만 그 뒤의 친구는 아마 날 알고 있을게요. 그 친구에게 물어보도록 하지?" "네... 네 놈은 설마...?" 자신을 알아보고 놀란 표정을 짓는 켄트의 성주에게, 전 반란군단의 군단장이었던 사내는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6. 계약 갑작스러운 전 반란군단의 개입에 혈맹 진영은 혼란 그 자체였다. 그것은 너무나 뜻 밖이었고 지휘부가 손 쓸 틈도 없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K의 신호와 함께 역으로 치고 올라온 카오 집단과, 위에서 밀려내려오는 반란군단의 양동 작전에 거대한 혈맹 진영은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잔당을 모두 소탕한 뒤에 K는 반가운 얼굴로 군단장에게 악수를 건넸다. "정말 반갑습니다. 이런 곳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강하게 손을 움켜쥔 뒤, 군단장은 K의 뒤에 서있던 수령에게 말을 건넸다. "그쪽이 혹시 이곳의 수령이라 불리는 자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모두들 저를 그렇게 부르고 있지요." 군단장은 수령에게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고, 수령은 한결 같은 가벼운 목례로 화답해주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K의 질문에 군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간단하게 정리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 총군주가 이 곳에서 살해당했을 때, 마을 곳곳에 소문이 번졌지만 누구도 쉽게 믿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도 당연할 것이, 저 대혈맹의 성주, 그것도 총군주가 던전에서 일개 카오 무리에게 쓰러질 거라곤 누구도 납득할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게다가 그의 최측근은 당대 최고라고 불리는 기사와 마법사와 요정이었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상대가 그들을 쓰러뜨린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튿날인 개전 첫 날. 혈맹의 병력들이 던전에 소집해 전쟁중이라는 소식은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그리고 지하에 있는 카오들에 대한 존재는 범죄 이력이 있어 그곳을 거쳐간 경험이 있는 자들에 의해 암암리에 번져갔고, 결국 카오 집단과 혈맹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고 한다. 즈음하여 군단장도 이 소식을 접했지만, 혈맹도 아닌 범죄자 집단에게 그들에게 대항할만한 힘과 명분, 그리고 무엇보다 결속력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음을 이야기하며 수령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수령은 호탕하게 웃어넘기며, 보시다시피 그 말씀은 맞는 말이라고 대답해 군단장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하루, 길어야 이틀이면 끝날 줄로만 알았던 이 전쟁이 장기화 될 기미가 보이자, 군단장은 상황을 주시하며 다시 없을 기회를 거머쥘 준비를 했다고 한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지독한 패배를 맛봤던 동료와 용병들은 그들에게 대항하기를 거부했다. 공포와 패배감이 뿌리깊이 자리잡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며칠 째 계속되는 이 곳의 소식을 전해주자 조금씩 마음을 열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이전의 공성 시기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병력이 집결되자, 혈맹의 후방에서부터 공격해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복수에 성공했다. 한바탕 피바람이 지나간 던전의 입구. 분노와 모욕감에 치를 떨던 혈맹의 총군주는, 군단장과 수령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다. 그의 앞에는 두 장의 서면이 놓여 있었다. 그 서면 중 한 장은 던전에 대한 불가침조항이 적힌 수령의 글씨가, 나머지 한 장에는 세율 동결에 대한 내용이 적힌 군단장의 글씨가 적혀있다. 총군주는 한참동안 충혈된 눈으로 종이와 앞의 두 사내를 번갈아보다가, 품에서 자신의 인장을 꺼내 양 쪽에 적힌 자신의 이름 옆에 날인했다. 자신들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두 번 다시 던전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며, 세율을 최하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약속을 마친 총군주는 분노와 의심의 눈초리를 수령에게 보내며 힘겹게 마른 입술을 움직였다. "이 약속 뒤에.. 내가 얻는 것은 뭐지...?" 들릴 듯 말 듯한 총군주의 마른 목소리와 대비되는 청량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수령이 대답했다. "땅 위의 권세. 그것을 보장하죠. 어차피 우리는 관심 없으니까." 힘들게 고개를 끄덕인 총군주는, 최강이라고 불리던 측근들의 부축을 받은 채 초라하게 계단을 올라 던전을 벗어났다. 수령의 마지막 말에 안도감을 느끼는 자신을 보며, 군주는 끝없는 패배감을 맛보고 있었다.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