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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F 기본 공지 사항   2017년 11월 23일

      이전 (phpbb & Ruby를 쓰던) GDF에 올라왔던 공지사항들을 새 형식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인벤과 GDF에 대하여 일단, 도메인 주소에서 보실 수 있듯, 이 포럼은 인벤 (inven.co.kr) 에서 제공하는 서버를 통해 돌아갑니다.
      그러나 회원 DB나 운영은 완전히 별개로 독립되어 있습니다. 
      즉 인벤 아이디로 GDF에 로긴하거나, GDF 아이디로 인벤에 로긴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아울러 운영진 또한 인벤직원이 아닙니다. 
      이는 즉 인벤과는 전혀 다른 운영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행여나 이 포럼에서 생긴 일에 대한 문의나 요청이 인벤측으로 가거나, 
      반대로 인벤에 대한 문의 또는 요청을 이쪽에 주셔도 저희로서는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도메인 주소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부연합니다.   GDF의 취지 게임 개발자의 역할을 나누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는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중심의 구분이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 기준과 거기까지 도달하는 방법론이 비교적 뚜렷한 것과는 달리, 어떤 게임 디자이너가 유능한 디자이너이며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많은 이견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팀의 성향과 개발 여건에 따라 게임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소양은 타 직군에 비해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창의력, 다른 파트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등은 때로 가장 중요하게 손꼽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이너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 능력'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이야말로 기본이자 필수입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해야 게임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지' 공부하는 길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어떤 것이 잘한 게임 디자인인지' 판단하는 것부터도 어렵습니다. 물론 찾아보려 마음 먹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 더미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말 그대로 건초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인터넷만 뒤져본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정보들은 누군가의 하드디스크에,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때로는 오직 인쇄된 문서로만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수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내가 이 삽질을 다시 하나 봐라!' 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의 뇌리에만 존재할 겁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 중에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업계에서는, 분명 많은 유저에게 재미를 주던 검증된 게임 매커니즘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닳고 닳아 진부한 것이 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잘 만들어진 게임일수록 그 안의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몇 개의 디자인 장치를 떼어내 다른 게임에 갖다 붙인다 해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무얼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Game Design Forum은 그런 상황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에서 게임 디자인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멋진 게임 디자인 자료들을 찾아내어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기만의 디자인 노하우나 경험담이 있다면 서로 나누고 싶습니다. 딱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더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뭔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곳은 무엇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대화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던 많은 커뮤니티들이 결국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게임 개발 전반,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게임 디자인 역시 게임 개발의 일부인 이상 그런 화제들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일단 이 곳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께서 "GDF는 게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곳" 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해 주신다면 이 곳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언제나 그 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켜주세요 – GDF 사용 규칙 이 포럼을 사용하기 위해 숙지하고, 지켜주셔야 할 규칙들입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가능한한 최소화하려 노력했는데도 이정도네요. 
      이 규칙들을 의도적으로 또는 과하게 어겼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게시판의 용도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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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외부의 글을 옮겨오는 등의 경우에 불가피하게 평어체로 작성된 글은 무방합니다.   3. '포럼처럼' 사용해주세요.
      이곳이 다른 게시판이 아니라 굳이 '포럼' 의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포럼의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하나의 이슈에 얽힌 이야기는 하나의 글타래로만 다룹니다. 
      새로운 글타래를 매번 새로 만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꼭 댓글 형태로 달아주세요. 
      댓글을 아주아주 길게 달 수도 있으니 부담없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새 글타래를 만들기 전에 검색을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게시물이 이동/삭제될 수 있습니다. 유의하세요.
      너무 오래 전에 올라온 글이라 의견을 달아도 아무도 보지 못할 것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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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이슈를 다시 언급하는 경우에도 새 글타래를 만드실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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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개의 검색결과를 찾았습니다.

  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 며칠 간만에 길드워즈2를 빨아댔더니 또 떠올라서 ... 어느날 필드를 거닐다가 아군을 몇 명 만났습니다. 꼴랑 한 4-5명? 저까지 포함해서 6명정도였다고 해보죠. 우리는 돌아다니면서 적의 보급선을 끊으며, 잡담을 나누며 놀았습니다. 한시간여를 그러고 놀다가 또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는데, 눈앞에 작은 성이 들어옵니다. 적군이 점령한 상태였습니다. 6명 중 하나가 말합니다. '음, 나 발리스타 있는데 우리 저거 깨볼까?' '그러자그러자와와~' 하는 과정을 거쳐 이 자그마한 성을 점령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의 길드에서 클레임 (성을 자기 길드 것으로 선포) 하고 히히덕거리면서 의자에 앉아 '경들은 모두 짐의 말을 들으라' 막 이러면서 소꿉놀이처럼 놉니다 ;; 갑자기 화면에 경고가 뜹니다. 적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섯명. 적은 못해도 20~30명은 되어 보입니다. 근데 이 바보같은 적들은 공성병기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ㅋㅋ 맨손으로 성문을 때리고 있군요. 우리는 성벽 위에서 원거리 공격을 하며 한놈 죽이면 환호를 올리고 ~ 뭐 이러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성 잃는게 별거 아닌 것처럼 굴었지만, 속으로는, 우리의 소박한 소꿉놀이가 끝나가는게, 참 별거 아닌데도 꽤 아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성문이 거의 다 깨져갑니다. 이제 15% 쯤 남았나봅니다. 이정도면 불과 수 분이면 깨지죠. 우리 여섯은 둘러서서 끝까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하자며 결의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성문이 깨지면 곧바로 광역기를 발사할 수 있는 위치에 서서, 서로 무언의 전우애를 나누며 말이죠. 성문이 3%쯤 남았습니다. 성벽 근처에 서있던 전우가 외칩니다 '아군이다! 밖을 내다봅니다. 저 멀리에서 아군이 우리 성을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 그러나 곧 실망합니다. 아군이 맞긴 한데, 숫자가 달랑 6-7명 ... 성문을 두들기는 적군은 무려 20여명이 넘어 보입니다. 이길 수 있을리 없습니다. 잠시 환호하던 우리는 금방 시무룩해집니다. 우리가 모두 나가서 합세한다해도 여전히 적의 반정도 밖에 안됩니다. 근데 이상합니다. 성으로 접근 중인 아군은, 숫자가 부족한게 명백 ! 한데도 접근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깨달을 무렵 성 안에 있던 다른 전우들도 뭔가 의아해합니다. 화면을 노려보던 게중 한 명이 다시 외칩니다. 'It's WM !!' (*WM : 이 서버 = 진영의 유명한 한국인 길드) 갑자기 성안의 전우들이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우와와아아아앙아아아 ~~~~ 괴성을 지릅니다. 포기한 듯 했던 이들의 마음 속에 열기가 차오르는게 보입니다. 초고속으로 우리 성을 향해 접근해오던 아군 6-7명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얼추봐도 20여명이 넘는 적군을 쓸어담습니다. 적군이 WM의 접근을 알아차린 시점에서 이미 살아 있는 건 반 밖에 안됩니다. 겁에 질린 적들의 머릿 속은 '도망가야해'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찹니다. 바퀴가 16개 달린 거대한 츄레라의 로드킬을 보는 느낌입니다. 성 안에 있던 우리도 잽싸게 나갔지만, 이미 패잔병을 쫓아 확인사살을 하는 것말고는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적군을 모두 정리하고 성 안에서 함께 소꿉놀이를 하던 우리편 아군들은 신나서 떠들어댑니다. '코리안 저그 짱 !! 대박 !! 완전 짱쎔 !! 님들 최고 !!' 츄레라같은 아군은 잠시 정비를 하는가 했더니 별 말도 없이 시크하게 다른데로 떠나가려합니다. 저는 한국말로 묻습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상대는 대답합니다 '한국인이세요?' '네' '길드 집결지를 잘못 찾아서 엄한데를 공격했네요. 즐겜하세요' 애써 도와줘놓고 '흐 .... 흥, 꼭 도우려 한건 아니야' 라고 말하는 저 시크함. 그들은 끝까지 쿨함을 잃지 않고 떠나갑니다. -------------------------------------------------------------------------------------------------------------- 그리고 보면 요새는 '웃기는 플레이 에피소드' 유행이 주를 이뤄서 그런지, 감성적인 플레이 에피소드는 별로 없는거 같아요. 예전에 온라인 초창기 종이잡지에는 그런 얘기들 꽤 자주 실리고 했던거 같은데.
  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저는 월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간 일련의 흐름들이 리스크 헷징의 효과도 있다고 보는데요, 어떤 상품을 10개들이 만원에'만' 팔면 2-3개 필요한 사람들은 이를 구입하기 애매하니까 사지 않겠지만, 낱개로 1개 1200원씩에 팔면 아무래도 조금은 더 팔리겠죠. 뭐 대충 이런 구도로다가 리스크 헷징이 이루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분야의 독보적인 새로운 방법은 물론 킥스타터! 겠죠. 심지어 프로젝트 시작하기도 전에 명확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일정한만큼의 개발비까지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게임의 산업적 관점에서 본다면, 조금씩 리스크를 분산시켜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심지어 킥스타터와 같은 형태는 게임 개발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어느정도의 호응과 관심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분유료화때보다 훨씬 더 발전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단점이라면 역시 먹튀논란이 생기기 쉬운 구조라는 거지만. 정리해보면, 나날이 증가하는 프로젝트 비용은 리스크를 폭증시키고, 이를 어떻게든 헷징하기 위해 여러 기법들이 시도되었으나 현재 주류적으로 발전해 온 루트는 아마도 월정액제 → 부분유료화 → 킥스타터 가 아닌가 ... 한다는 얘기죠. 여기서 중요한 사항 한 가지는, 월정액제와 부분유료화가 서로 섞어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인 것처럼 (와우, 블소 등 이런 형태를 가진 게임들이 지금도 꽤 존재합니다) 부분유료화와 킥스타터 또한 같이 쓸만한 방법이라는 거. 이후에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프로젝트의 리스크 헷징이 지금보다 충분히 유의미하고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게임업계에 흔한 '내가 만들고픈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슬픔'을 겪는 분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도 되네요. 이쪽으로는 아는게 없다보니 여기서 더 나아간 얘기를 하기가 어렵군요 ^^; 좀 뜬금없는 얘기이긴 합니다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예전에, 'lol의 부분유료화 구조를 지금 모델에서 너무 해치지 않으면서도 좀더 수익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떠올렸던 아이디어인데, 1. 새 챔피언의 컨셉을 3-4개 정도 짜서, 유저들에게 공개합니다. 2. 유저들은 1번에서 제시된 컨셉들 중 하나를 '선결제' 할 수 있어요. 선결제의 메리트는 정상가의 70% 정도로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 3. 그러나 모든 챔피언을 다 만들어주지는 않아요. '선결제율이 가장 높은' 새 챔피언 컨셉 하나만 실제로 개발해서 업데이트합니다. 4. 개발되지 못한 챔피언을 선결제했던 사람들은 100% 캐시로 환불받습니다. 이 챔피언이 정말 마음에 든다 ! 싶으면 선결제하고,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서 결제하게 만들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개발비 투입하기 전에 유저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으니 좋고, 유저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되니 좋고 ... 앞서 언급했던 킥스타터의 부작용 중 하나인 먹튀논란은 존재할 수가 없구요. 뭐 그닥 대단한 아이디어는 아닌데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걸로 봐서 지금은 제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
  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sunkim님이 소개해주신 이 글 http://sunbkim.tistory.com/148 을 보다가 흥미로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본문에 보시면 시드 마이어는 이렇게 말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드 마이어가 모바일에 뛰어든 이유는, 모바일 플랫폼에도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이 캐주얼한 유저들을 지향하는데 비해, 우리는 우리의 전통적 지지층인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모바일로 갔으니 그걸 따라온 것 뿐, 따라서 게임도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적합한 게임을 모바일 디바이스에 걸맞게 적용해서 내놓겠다는 얘기죠. 얼마전 제가 퍼왔던 자료에서 Zerasion님이 주목하셨던 이 문장과도 묘하게 매치되죠. 즉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은 캐주얼한 게임도 시도해보기 때문에, 캐주얼한 게임을 하는 하드코어 플레이어들도 있을 - 심지어 꽤 많을 - 수 있다는 얘기이고, 이는 즉 시드 마이어의 비전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개괄적으로 말하자면 시드 마이어가 보고 있는 지점이 구체적인 지표에 의해 확인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제 짐작에 의하면 정확히 이런 방향으로 - 무려 시드 마이어와 같은 노선으로 ㅋㅋ - 게임을 만들고 있는 mediahazard님의 의견은 어떤가 궁금하군요.
  4.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오늘 페이스북에서 hwangmaru 님이 재미있는 글을 하나 소개해주셨습니다. 서포터는 왜 거지가 되었는가?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3262&query=view&p=1&my&category&sort=PID&orderby&where&name&subject&content&keyword&sterm&iskin&mskin&l=86 서포터가 재미없는 희생적인 역할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LOL을 안하다보니 CS 못먹어서 그렇잖아도 적은 돈으로 와드와 오라클만 사느라 신발과 시야석만으로 게임을 끝내야하는 정도라는 건 몰랐습니다. 링크한 글에선 이런 희생때문에 서포터 플레이 자체가 재미가 없고 그로 인해 인해 서포터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나쁜 경험을 하고 있으니 서포터 플레이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고통을 강제로 분담케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그 방법으로 와드 구매에 제한을 두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OECD 최하위권의 독해력을 자랑하는 국가 답게, 서폿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왜 까냐고 댓글들을 열심히 달았죠. 굳이 잘 플레이하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롤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은 이게 제가 전부터 생각해온, FPS의 병과 시스템의 문제와 본질적으로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게임이 요구하는 플레이와 플레이어가 원하는 플레이의 충돌이죠. RPG의 클래스건 FPS의 병과건, 기본적으로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을 분배하고 상호 협력을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겠죠. 이런 롤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인구 수가 적절히 분배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당장 D&D만 보더라도 전사 법사 사제 도적 4명이 기본 아니겠습니까. 여러 클래스가 고루 필요하다는 것은 게임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재미있다는 것은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게임 플레이죠. 그런데 각 플레이어가 어떤 클래스를 고를지는 철저하게 개인의 선택에 맡겨집니다. 클래스의 고른 분포는 상수로 요구되지만 실제 클래스 분포는 변수라는 거죠. 그렇다면 이때 개인이 클래스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재미가 될 것입니다. 협력이고 거시고 잘 모르겠고 일단 그 클래스가 재미있어 보여야 시작할테고, 실제로 재미있어야 계속 할테죠. 대부분의 게임들은 각각 클래스가 고유한 재미를 지니고 있고 그래서 유저들이 골고루 선택할 것을 전제로 설계될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처음 리프트를 할 땐 전사 계열을 키웠습니다만, 중간에 서버를 옮기면서 힐러를 키워본 적이 있습니다. 막상 전투에 들어가자 제가 할 일이라곤 그냥 짝대기 줄어든 파티원 찍어서 색칠하기 뿐이더군요. 남들은 뭔가 신나게 전투를 하는데 말이죠. WOW는 좀 낫냐고 물어봤더니 비슷하댑니다. MMORPG에서 힐러들이 희귀한 것은 실제 플레이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힐러가 재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분명히 힐러 플레이를 재미있어하고 즐기는 유저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 플레이 자체를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적다는 겁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그 힐러 재미라는게 인지부조화에서 오는 건 아닌가 의심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러다보니 힐러라는 플레이를 지탱하는 것은 게임 플레이 자체가 아니라 보상구조에서 오는 경우가 많죠. 힐러에게 경험치나 보상을 좀 더 후하게 주는 식으로 시스템 내부에서 정의된 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희귀해서 파티나 공대를 찾기 쉽고 귀족 대우를 받는 것도 충분한 사회적 보상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과연 그 보상으로 클래스를 끌고가는 것을 과연 잘 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애초에 파티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라면 당연히 어느 클래스를 고르든 파티나 공대 들어가기 쉬워야 하는게 아닐까요) FPS 게임 역시 병과별로 무기와 특수능력을 동시에 제한하는 타입의 게임에선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FPS 게임에서 병과를 나누는 방법에 대한 것은 나중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FPS게임에서 플레이스타일은 무기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습니다. SMG는 중거리에선 부정확하고 데미지도 약하지만 연사속도가 빠르고 일반적으로 이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재빨리 접근해 근접전으로 게임을 풀어나가게 됩니다. 저격총은 먼 거리에서 줌도 되고 정확하며 데미지가 높기 때문에 장거리에서 강하지만 근거리에선 약하죠. 문제는 병과별로 무기의 유형이 제약되게 되면 플레이어가 원하는 전투 스타일과 플레이어가 원하는 롤플레이가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저 A는 쓰러진 동료를 일으키고 동료들의 HP를 채워주는 메딕 롤을 좋아하는 동시에 전투에선 중거리에서 점사로 끊어쏘는 플레이를 즐긴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의무병의 무기는 샷건으로 제한되어있단 말이죠. 그럼 유저 A는 원하는 전투 플레이와 원하는 롤플레이 사이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반대로 다른 한쪽을 포기해야 하지요. 만일 이 무기의 차이가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 뿐만 아니라 전투력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배틀필드2의 경우 전장이 매우 넓고 피아 식별이 힘들기 때문에 '배 깔고 드러 누워 점사'가 가장 유리한 기동입니다. 그런데 대전차병의 무기는 근거리용인 SMG입니다. 일반 게임과 달리 교전 거리가 길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냥 대인 전투력이 상당히 약한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데미지가 낮기 때문에 근거리에서도 강하지 않습니다.) 이런 밸런스의 핵심은 개개 병과가 사용하는 무기의 전투력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특수 능력의 효용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합산하면 결국 전체적인 전투력은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대전차병의 능력을 대인전투력 40% + 특수능력 60%라고 본다면 SMG보다 더 쓸모 없는 샷건을 사용하지만 탈것을 수리하고 대전차 지뢰를 깔 수 있는 공병은 대인전투력 30% + 특수능력 70%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무기를 제한해서 병과의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특수 능력의 차이에서 오는 밸런스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무기에서 오는 병과의 특성'은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인전에서의 생존력과 결부되면서 보다 오래 살아남아 플레이하고 싶다는 욕구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공병과 대전차병 모두 평균에 한참 못미치는 분포를 보였죠. 게임의 핵심인 탈것을 공격하고 수리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데도 말입니다. 롤플레이가 성립할 수 있는 기본 전제는 클래스별로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능력을 공통화시킴으로써 병과의 특성을 강조하고 협력을 유도하는 방법도 존재합니다. 제가 역사상 최고의 팀플레이 FPS로 꼽는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이하 울펜슈타인)의 경우죠. 울펜슈타인에는 의무병 - 공병 - 장교 - 병사의 4가지 클래스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중 병사를 제외한 나머지 클래스들은 모두 같은 무기 풀을 공유합니다. 의무병은 치료 능력과 소생 능력을 지니고 공병은 수류탄을 좀 더 많이 가지며 폭약을 설치하고 해제할 수 있습니다. (울펜슈타인은 단계별로 목표를 이뤄나가는 속도를 겨루는 게임으로, 폭탄 설치는 어느 게임이든 한 단계를 클리어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장교는 탄약을 보급하는 한편 야외에선 공중 폭격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병사는 이들보다 HP가 높으며 기본 공용 무기 풀에 더해서 저격총이나 화염방사기, 미니건, 로켓포 중 하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체 전투력의 합산을 100이라고 본다면 병사는 순수히 전투력으로 100%, 나머지 병과는 모두 대인 전투능력 50% + 특수능력 50%를 채웠다고 볼 수 있죠. 대인 전투력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유저는 순수하게 자신이 어떤 능력을 원하는지에 따라 병과를 선택합니다. 사람 살리는게 좋다면 의무병, 공중 폭격이 좋다면 장교, 저격을 하고 싶거나 뭔가 화끈하게 싸우고 싶다면 병사를 고르면 되죠. 그래서 역으로 특정 병과에 쏠리는 일도 없고 인구 비율이 일정하니 롤 플레이도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방침은 이후 ET 시리즈와 Blink에도 이어집니다. 또 한가지 생각해볼 것은 병과가 너무 많을 경우 오히려 롤 플레이가 힘들다는 겁니다. 배틀필드2에는 총 7종의 병과가 있습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클래스별로 인구가 균등하게 배치된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내가 도움을 필요로하는 클래스는 7명 중 한명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물론 팀포2는 12개의 클래스가 존재합니다만 이들은 사실상 협동 롤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존재한다기 보다는 여러가지 플레이 타입을 제공하는 구성입니다. 의무병을 제외하면 특별히 게임 중 특정 클래스의 도움을 강력히 필요로하는 경우가 없죠. 배필온의 악명높은 '병과 통합 및 총기 공통화' 패치는 바로 여기에 착안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총기를 공통화하는 대신 특수 능력을 압축해 병과 수를 줄였죠. 대인 전투력에 차이도 없기 때문에 유저들은 순수하게 원하는 플레이에 따라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병과 편중이 해결되었고, 병과의 절대 수가 줄었기 때문에 필요로하는 클래스를 만날 확률도 높아졌습니다. 대전차병이 소총까지 들면 너무 강력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반대로 공병은 수리와 C4를 들고 있습니다. 의무병은 치료 + 소생이 가능하죠. 전체적으로 능력이 상향되면서 또한 능력이 뚜렷해졌기 때문에 병과별 밸런스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뭐 유저들은 게임 접는다 만다 말이 많긴 했습니다만, 실제로 유저가 줄진 않았습니다. 대신 이 패치를 해도 게임은 여전히 어려웠고 캐주얼한 유저들은 이미 도망간 뒤였기 때문인지 기대한 것 처럼 유저가 늘지도 않았습니다. 개발 초기에 병과 통합을 좀 더 밀어붙였더라면 하고 생각합니다만 그땐 이미 이 통폐합안의 지지자였던 Voosco님이 도망가신 뒤였기 때문이라고 변명하렵니다. 뭐 어쨌든 패치 이후 통계상으로 부활, 수리와 같은 비전투 롤플레이의 빈도는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그 외에 이 무기 공통화를 동반한 병과 통합이 가져온 확실한 성과가 한가지 있다면 총기 판매의 효율을 높이는데에도 일조했다는 겁니다. 총기가 병과에 묶여있고, 또 병과가 다양할 경우 총기를 추가할 때의 효과는 그 병과의 갯수에 반비례해서 떨어집니다. 총기를 추가하는데 드는 비용은 일정한 반면(모델링과 애니메이션 등 에셋 제작 비용은 일정하짐나 사실 밸런스에 들어가는 노력은 병과수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같은 계열 내에서 맞추는 동시에 다른 게열과도 맞춰야하기 때문이죠), 그 총기를 사용할 - 그래서 구매할 - 유저의 숫자는 쪼개지기 때문이죠. FPS보다 더욱 더 롤플레이를 강조했던 MMORPG도 슬슬 이렇게 롤 보다 플레이 자체에 중심을 두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길드워2의 경우 클래스가 다양한 이유는 싸우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워리어는 방패들도 붙어 싸우고, 환영술사는 환영을 불러내고, 네크로맨서는 좀비 부르고 뭐 그런 식입니다. 탱커 딜러 이런 구분 없습니다. 특히 힐러는 그냥 제거해버렸죠. 정교하게 서로 호흡을 맞춰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는 롤플레이는 없습니다만, 대신 화끈한 화력전이 있습니다. 즐거운 축제죠. 최근의 마블 히어로즈 역시 힐러는 없고 근탱 - 근딜 - 원딜의 개념이 희박합니다. 붙어 싸우는게 불리하면 그냥 원딜이고, 잘 버티면 근탱, 근거리에서 순삭 당하진 않는데 실드나 유인기가 없으면 근딜이죠. 그냥 자기 캐릭터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가장 잘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 만으로 협력 플레이가 됩니다. 울펜슈타인이나 배필온이나 길드워2나 마블 히어로즈가 병과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한마디로 '부드러운 트레이드 오프'(제가 생각해낸 개념입니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모두를 가질 순 없다. 하나를 얻는다면 하나를 잃는다. 이런 트레이드 오프는 게임의 핵심인 '의미있는 다양한 선택'을 만드는 핵심적인 장치이고 우리 모두 여기에 익숙해져있지요. 기존의 트레이드 오프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제로썸의 형식이었습니다. 속도가 빠르면 데미지가 적고, 공격력이 좋으면 방어력이 떨어지는 형식이죠. 저는 이것을 '단단한 트레이드 오프'라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소프트한 트레이드 오프'는 제로썸이 아니라 플러스썸을 전제합니다. 무엇을 고르든 유저가 실제로 잃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고르지 못한 것은 얻을 수 없겠지만 이는 이미 가진 것을 잃는 것은 아니죠. 유저는 여러가지 플러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됩니다. 부페에 온 것 처럼요. 선택의 다양성과 그로 인한 게임플레이의 깊이는 유지하면서도 체감 난이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지요. 이게 클래스에 적용되면 클래스별 미시 플레이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롤플레이도 더 원활하게 진행시킬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처음의 롤 (Role 말고 LOL)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원글에서 제시한 와드 보유 제한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와드 사느라 템을 못사는 근본 이유는 와드를 여러개 가지고 있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1명이 희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술이 고착된 탓이니까요.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반대로 와드는 여전히 서포터가 박는데 갯수 제한 고려해서 전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정교한 타이밍에 기지로 귀환해서 와드를 보급해올 의무까지 덮어쓸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기지에 가는 만큼 골드 수입은 더 줄어들겠죠. 그럼 또 그 귀한 와드를 정교하게 박아야 할 의무도 지겠네요. 와드 제한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서 와드 박는 부담을 다 같이 나눠갖진다면 그건 의미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라면 모를까 EU 스타일이 완전히 굳어져버린 지금, 정해진 플레이를 그것도 욕먹어가면서 계속하는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만, 일면식도 없고 앞으로 볼 일도 없는 5명이 팀플하기 위해선 그런 정석이 필요하기도 하며 그게 롤 확산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라이엇이 서포터를 살리기 위해 EU 스타일을 깨버릴 수 있을지도 좀 회의적이긴 합니다. 차라리 서포터에게 함께 플레이한 팀메이트 중 한명을 골라서 하루 정도 밴 먹일 수 있는 권한을 주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즘 모바일 게임들, 주말예능과 비슷하다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1575731&category=102 유저층을 라이트/코어 게이머로 나누는거야 아주 흔하고 보편적인 생각이지만, 게임을 도구로 여기느냐 목적으로 여기느냐는 구도는 제게는 무척 신선하더군요. 생각해보면 이런 얘기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나왔던 거긴 하죠. 제가 군대가기전에는 친구들 모이면 약속장소는 당연하게 당구장이었고, '한겜?'앞에 생략된 말은 '당구' 였는데 ... 군대다녀와서 좀 지나니 자연스레 약속장소는 게임방으로 바뀌었고, '한겜?' 앞에 생략된 말은 '스타/레인보우식스' 등등으로 달라지더라구요. 이 기억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모바일 게임을 배경으로 다시 나오니 '오오~'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내용들에 동의하는데 한 가지 왠지 마음에 걸리는게 ... 요 부분은 좀더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6. hwangmaru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보통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라이브보다는 신규제작에 종사하고 있어서, 자신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험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봅니다. 심지어 자신이 만든 게임을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지속적으로 오래 플레이해서 코어유저군에 속하게 되는 경우는 더욱 드문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저도 10년 넘게 종사했지만 라이브 경험은 2년밖에 안되니까요. 심지어 2년 중에서 코어유저군에 속한 경험은 반년도 안되는 것 같아요. 이 경험은 장르에 따라 좀 다를 것 같기는 합니다. rpg의 경우 애초에 방대한 플레이타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굳이 가외시간을 들여서까지 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게임은 은밀한 문제를 던져주는데 해답지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제가 재미있을리도 없구요. 게다가 개발자는 각종 치트페이지와 테스트서버 환경이 있어서 굳이 노가다를 따로 할 욕구도 안생기구요. 콘텐츠의 대부분이 다른 유저에게 생성되는 pvp게임은 그나마 좀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어쨋든 이 포럼에는 제법 수준있는 디자이너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다른 분들의 경험은 어떠한지 좀 궁금합니다. 제 추측으로는 자신이 만든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코어유저군으로 오랫동안 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 경험을 통해 얻는 깨달음이 매우 크고, 바람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7. 지난 주에 CCP가 메일로 보내 준, 장기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신규 업데이트 기념 5일 프리 쿠폰 덕분에 이번 주에는 간만에 이브 온라인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접속을 해봤는데.. 가장 처음 드는 거대한 불편한 심정이 "뭐하지....??" 였습니다. 컨텐츠의 홍수를 앓는 대부분의 MMOG들이 장기 휴면 이후 복귀 시, "뭐하고 있었지? 뭐해야 되더라?"를 맞닥뜨리게 되는 운명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에 샌드박스라는 무한한 자유(라고 쓰고 방관이라고 읽는)가 더해지면서 효과가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단, 하던 짓이 도둑질이라고 1년 동안 미션(퀘스트)만 돌던 기억을 끄집어내, 미션을 수락하고 미션에 맞는 피팅을 하려는데... 그간 패치 내용 중에 어빌리티 관련 변경 내용이 있었나보더군요. 분명 모든 슬롯에 모듈을 꽂을 수 있게 딱 맞는 피팅을 셋팅해뒀었는데, 미슬런쳐 슬롯 하나가 오프라인으로 꺼져있더군요. CPU 요구 수치를 초과했다는.. 뭔가 "이전 세대의 물건이라 못씀" 같은 의미 불명의 장문(사실 장문이라 제대로 해석을 못했습니다..)이 계속 출력되면서 장착이 안되길래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내 것이었는데 못쓰게 되어버린 느낌은 상당히 불편하더군요. 문득,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오랜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일궈내는 기다림이 어려워진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5일이라는 게, 대략 1년 정도 플레이하면서 쌓아올린 현재의 제 스킬 단계에서는 어지간한 주력도 아닌 서브 스킬의 1레벨도 다 올리지 못할 정도의 날짜라서, 실질적으로 쓸모있는 무언가의 행위를 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아니기도 하지만... "고작 한 두시간 씩 며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장기적으로 플레이어를 그 세계에서 살게 하려면, 단기적인 동기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가람해무님(kaelove1234)의 컬럼(바로가기)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확실한 피드백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줄 필요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해진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게임은 무언가 남겨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레이 하고있는 행위 그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기본에 입각해서 생각해볼 때, 확실히 오래된 게임이라 그런건지, 그저 "그 게임"에 한정된 제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브 온라인이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난제인 신규 유저 유입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점점 더 어려워질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8.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vg247.com/2013/07/07/kern-mmo-noob-zones-cost-about-430k-per-gameplay-hour/ - 완숙기 (서비스 시작후 6개월 또는 그 이상이 경과한) mmo에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전체 컨텐츠의 10%에서 20%정도만 사용한다. 나머지 80%~90%의 컨텐츠는 한번 쓰이고 버려진다. 이것이 mmo에서 흔히 보이는 저렙존 공동화 현상의 원인이다. - mmo개발비의 70% 정도가 맵을 만드는데 쓰인다. 이를 일반적인 mmo에 비추어보자면 1억달러의 예산으로 20개의 맵을 가진 mmo를 만든다면, 맵 하나당은 350만달러가 소요된다. 4시간씩 2일 정도 플레이하는 존의 경우 1시간의 게임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437,500의 돈을 사용한 것과 같다. (2013.07.08. 환율로 5억408만7,500 원이네요 ;;) - 수백 수천시간의 플레이타임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컨텐츠는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는 없다. 개발자들이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 월드 전체를 활용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거나, 저렙존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했어야 하는데, 대신에 같은 방식으로 소비될 엔드컨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만 노력해왔다. - 파이어폴은 이 문제를 레벨다운 (길드워즈2의 레벨 스케일링을 염두에 둔 발언인 듯) 에 의지하지 않고 해결할 것이다. 파이어폴팀의 해결책은 개개의 플레이어들에 대한 보다 수평적인 성장과 능동적 컨텐츠 구성을 포함하는 것이다. "단순히 비용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좀더 풍부하고 더 그럴싸한 세계에 대한 얘기이다" - "우리의 목표는 모든 레벨대의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보다 풍성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월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제대로 동작한다면, 플레이어들에게 전혀 새로운 타입의 mmo가 될 것이다." 블리자드에서 독립한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이 참여했던 블리자드의 프로젝트에 비판적 견해를 내비치면서 자신의 새 프로젝트를 홍보했던 적이 있죠.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
  9.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의 리드였고 레드 5를 창립해 파이어폴을 만들고 있는 마크 컨이 MMORPG.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http://www.mmorpg.com/showFeature.cfm/feature/7540/Mark-Kern-Have-MMOs-Become-Too-Easy.html ----- MMO가 너무 쉬워지고 있지 않나요? 요즘 모든 MMO에 스며들어 있는 캐주얼함을 보셨나요? 언제 마지막으로 시작 지역에서 죽어봤나요? 40인 레이드는 어쩌다 5인 레이드로 줄었을까요? 엔드게임까지 가면서 어떤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엔드게임 만이 유일한 성취인가요? EQ와 울티마 시절에는 틈새에 해드코어 게임이었던 MMO가 접근성 높은 장르로 변한 원인부터 짚고 넘어가 봅시다. 제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팀을 이끌 때 접근성은 진언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반복을 거치면서 장르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쉽고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플레이어를 이끌어주는 수많은 퀘스트를 만들며서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WoW 인구가 늘어나고 더 많은 캐주얼 게이머에게 다가가면서 새로운 확장팩들은 더욱 더 정제를 거쳤습니다. 퀘스트 트래커가 들어갔고, 옛 콘텐츠를 빠르게 지나 확장팩의 "새로운 것"에 다가갈 수 있도록 주는 경험치도 늘렸습니다. 새로운 확장팩의 첫 퀘스트에서 얻는 장비가 이전 확장팩의 레이드 장비를 우습게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만렙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레벨업 속도는 더욱 더 빨라졌고 그 중간 과정은 모두 버려졌습니다. 그렇게 빨리 레벨을 올릴 수 있는데 밤에 로그아웃하기도 전에 쓸모없어질 레벨 20 장비를 신경 쓸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이게 통했습니다. 수백 만 명의 플레이어가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대가를 치렀을까요? 가끔 저는 WoW를 바라보며 "우리가 무슨 짓을 했나" 생각합니다. 무슨 짓인지 압니다. 장르를 죽였습니다.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한둘이 아닙니다만 특히 한 가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바로 난이도 곡선입니다. 난이도 곡선을 내리면서 가장 크게 잃어버린 것은 성취감입니다. 장벽이 낮아져서 누구든 빠르게 만렙에 도달할 수 있다면 만렙 도달만이 게임에서 유일한 성취가 됩니다. 그 사이에 있는 여정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 자체로도 재미있고 보람 있어야 할 여정 말입니다. 누구도 멈춰 서서 풍경의 아름다움을 음미하거나 이야기나 역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방 호스로 분출되는 쉽고 간편한 퀘스트는 어서 해치우고 싶은 생각만 들고, 한 곳에 머물러 주변을 둘러싼 놀라운 세계를 인식할 여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퀘스트에 질렸습니다. 다음 퀘스트를 받아먹을 때까지 그저 완료를 향하는 퀘스트 트래커 숫자만 쳐다보는 것들 말입니다. 전혀 도전적이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해도 만족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렇게 너무 쉽고 빠르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풍부한 퀘스트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쓸 동기도 없습니다. 눈 깜빡할 새 완료되고 버려질 뿐이니까요. 개발자들은 거의 모든 퀘스트를 깊이나 스토리가 없고 최소한의 작업으로 만들 수 있는 쥐 열 마리 죽이기, 배달하기, 호위하기 같은 것으로 만듭니다. 그 이상을 해봐야 가치가 없습니다. 이것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성취감이 없을 뿐 아니라 더욱 단순하고 판에 박힌 퀘스트를 즐길 이유가 더욱 줄어듭니다. 순간 순간의 게임플레이는 고통스럽습니다. MMO를 깊은 곤경에 빠트리는 것은 바로 이 쓰고 버리는 퀘스트 콘텐츠입니다. 더 넓은 시장에 닿으려고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면서, 어느 시점에서는 그것이 다시 시장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똑같이 계속 반복되는 공식이 지루해 졌습니다. 이건 세상을 탐험하는 게 아닙니다. 기나긴 목록을 따라가도록 주입 받을 뿐입니다. 선형적이고 이상적인 경로를 숟가락으로 떠 먹여주기 때문에 생각이 필요 없고 이렇다 할 선택도 없습니다. (오픈 월드 MMO가 선형적인 퀘스트 잔치로 변했으니 아이러니죠.) 몇 시간 편안하게 재미를 느끼기에는 좋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습니다. 지루해 하는 MMO 플레이어들이 무수하게 많아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WoW 공식을 따라가는 모든 MMO가 틀과 관습에 얽매여 여정의 즐거움을 의미 없는 과제의 연속과 맞바꾸었습니다. 우리는 그 경주의 결승점에서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엔드게임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엔드게임이 아닙니다. 여정입니다. 아름답게 만들어진 하나의 세계 속에서 일생의 경험을 음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순간 순간의 게임플레이에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무한한 퀘스트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세계를 선사함으로써 그 안에서 일생을 살 수 있을 듯한 느낌을 줘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렙으로 키우는 경쟁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친구들과 오래 할 수 있는 취미가 되어야 합니다. 저희 게임 파이어폴은 끝이 아닌 여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에 맞춘 역동적인 이벤트가 일어나므로 어떤 지역도 완전히 정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게임의 퀘스트와 미션은 역동적입니다. 우리는 이벤트가 하기에 재미있도록 시간을 들이고 있고, 충분히 도전적인 이벤트는 여러분이 원하는 만큼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 게임의 전투는 솜씨와 순간 순간의 재미에 맞춰져 있으며, 손재주와 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나 스스로를 갈고 닦을 수 있습니다. 최대화하려면 손이 많이 가는 정교한 성장 시스템도 있습니다. 우리의 제조와 자원 시스템은 어떤 MMO 중에서도 가장 깊이 있고 복잡하여, 요즘 MMO의 단순화된 제조 시스템보다는 오리지널 스타 워즈 갤럭시에서 사랑 받았던 제조 시스템과 공통점이 많습니다. 파이어폴은 증류한 MMO가 아닙니다. 난이도와 깊이를 약간 더하니 게임의 재미도 더해졌습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우리 업계는 그동안 너무 쉬운 게임을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지도 모릅니다.
  10. sunbkim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전통적인 형태의 대형 MMO들이 속속 실패하는 가운데, 최근 MMO스럽지만 MMO라고 하기 어려운 (혹은 개발사들이 MMO라고 불러주지 않기를 바라는 -_-;) 게임들이 나오는 경향을 다룬 유로게이머 기사입니다. http://www.eurogamer.net/articles/2013-07-04-have-traditional-mmos-had-their-time ---------- 전통적인 MMO는 유행이 지났다. 이전에는 모든 게임 브랜드가 MMO라는 흥미진진한 가능성을 점쳤고 모든 퍼블리셔가 안정적인 MMO를 갖고 싶어했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말미암은 골드 러쉬에서 실제로 출토된 귀금속은 아주 적었고 많은 퍼블리셔(특히 스타 워즈: 구공화국을 내놓은 EA)가 그 과정에서 화를 입었다. 한편으로는 더 디비전과 데스티니 같은 새로운 종류의 게임을 논할 때 많은 면에서 대규모 멀티플레이어에 온라인임에도 "MMO"라는 단어는 금기시된다. 이제 퍼블리셔들이 서둘러 포트폴리오에 채워 넣는 것은 MMO가 아니라 "세계를 공유하는 슈터"와 MOBA다. 모두들 월드 오브 탱크와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거대한 돈 파이에서 한 조각이라도 떼먹고 싶은 데다가, 굽는 데 돈이 그리 많이 들어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전통적인 MMO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확실히 전통적인 MMO는 때가 지났습니다." 라그나 톤키스트가 내게 말했다. 그가 펀컴에서 만든 전통적인 MMO 시크릿 월드는 작년에 런칭해서 다른 모든 MMO와 똑같은 운명에 몸부림쳤다. 게임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못했고 결국 회사에 커다란 문제를 안겨 주었다. 현재 톤키스트는 펀컴을 떠나 시크릿 월드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 "앞으로 전통적인 MMO에 별 기회가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한 데 모아 놓은 게임은 분명 계속 존재할 겁니다. 어떤 것의 하위 분류로 존재하는 거지요. 저는 그런 게 좀 더 다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말했다. "분명 더이상 대형 정액제 MMO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건 죽었습니다." (데스티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나온 이래 가장 치열한 경쟁자인 길드 워 2는 기존의 관습에 도전해 월정액 요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는 전통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수백만 달러 규모와 접근법, 비전에 있어서는 전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길드 워 2는 500만 장 가까이 팔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연하게도 WoW는 그 역사상 가장 낮은 가입자 수로 추락했다. "세상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길드 워 2의 리드 콘텐츠 디자이너 마이크 자도로즈니가 말했다. "하지만 업계 지형은 분명 변화하고 있지요." "전통적인 MMO는 만들기 비싸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일종의 리스크, 도박인데, 만들려는 게임 유형과 과금 구조, 개발이 들이는 시간에 따라 많이 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두들 어떻게 즐겁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또 이건 사업이니까, 동시에 수익이 나는 방식으로 팬들과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 방식을 찾았습니다. 팬들은 저희가 취하는 전략에 정말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이 업계의 일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그는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이 항상 변하지요. 어떤 사람들은 전통적인 시장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여전히 수익을 낼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다음에는 뭐가 크게 올지, 그걸 어떻게 자기들이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을지 항상 살펴봅니다." 전통적 MMO 시장에서 다음에 오는 큰 물건은 엘더 스크롤 온라인이다. 6년 동안 개발하면서 돈이 많이 들어간 거대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미 버스는 떠난 뒤 아닐까? 지난 E3에서 PC는 물론 PS4와 엑스박스 원으로도 출시할 거라는 소식과 함께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받은 반응은 미덥지 못하다. "굉장히 강력한 IP죠." 톤키스트는 말했다. "굉장히 견고한 세계고, 만약 MMO 장르에 조금이라도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그 게임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걱정입니다. 저는 거대 MMO 하나가 스튜디오에 미치는 영향을 봤습니다. 너무 늦지 않았는지도 걱정입니다. 지켜볼 일이겠지만요." "지켜보고 있습니다." 길드 워 2의 자도르즈니가 말했다. "하지만 저희는 저희가 이루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있으니, 그것 때문에 계획이 크게 바뀔 일은 없습니다." (엘더 스크롤 온라인) 엘더 스크롤 온라인은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와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요금에 더해서 또 월정액 요금을 받을까? 아직 모른다. 그러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 엔씨소프트 같은 퍼블리셔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업 모델의 문제를 인지하고 대응하면서 개발자들은 게임 디자인의 근간부터 새로운 접근 방법을 취하기 시작했다. 액티비전과 번지의 데스티니는 최근 화제의 신인 중 한 명으로, "MMO"가 아닌 "세계를 공유하는 슈터"로 불러주길 바라고 있다. 시작 지역, 배달 퀘스트, 레이드 같은 게 있는 전통적인 MMO는 아니지만 영속적[퍼시스턴트]이고 항상 온라인에 접속해야 한다. 싱글 플레이어 경험부터 협동 멀티플레이어, 보이지 않는 매치 메이킹까지 한 번에 담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더 디비전은 여러 면에서 콘솔의 옷을 입은 MMO이며, 리스폰의 타이탄폴은 항시 온라인에 영속적인 요소들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PC에서는 데이지 같은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있다. 좀비가 있는 하드코어 생존 RPG 데이지는 아르마 2의 모드였을 때 4개월 만에 플레이어 수가 100만 명 넘게 치솟았다. 현재 스탠드얼론 버전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규모로 세계적 현상이 된 마인크래프트도 PC에서 태어났다. 커뮤니티가 호스트하는 수없이 많은 월드/서버가 올라와 있고 어떤 공동 프로젝트들은 규모만 봐도 아찔해질 정도다. 데이지와 마인크래프트는 무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둘 다 한 사람이 단기간에 저렴하게 만든 산물이다. 둘 다 새롭고, 위험한 시도였으며, 그 창작자들보다는 플레이어의 창조력과 참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꽃을 피웠다. 아주 빈 칸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만족하게 노력하는 테마파크 MMO와 달리 획일적이지 않다. 두 게임은 많은 수의 플레이어가 세계를 공유하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탄탄하게 집중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을 받아들인 새로운 게임들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500만 달러 예산의 킥스타터 MMO 카멜롯 언체인드는 하드코어 PvP 게임을 원하는 틈새 인구에 확실하게 집중했다. 어떤 면에서는 위험하지만 그와 비슷한 다른 게임들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잘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MOBA가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지배하는 장르지만 밸브의 도타 2가 끼어든 자리, 어쩌면 블리자드 올스타가 끼어들 자리가 있다. (더 디비전) 모두 이런 현상들을 지켜보고 있다. 아레나넷이나 블리자드는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벙커에 숨어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블리자드는 타이탄을 다시 초기화했다. 한편, 아레나넷에서는 수백 명의 직원들이 인기 게임들을 모두 플레이해보며, 그런 게임들에서 영향 받는다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다른 회사들이 하는 방식과 저희가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영감을 얻지요." 자도로즈니는 당당하게 말했다. "어떻게 봐도 길드 워 2를 MOBA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게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활동이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변화구를 원합니다. 새롭고 신나는 것들, 동시에 플레이어의 캐릭터 유형에도 친숙한 것을 만들어서 전달하고 싶습니다." 막대한 판매량이나 소액 결제, 정액 요금으로 투자금을 거둬들여야 하는 전통적인 대형 MMO 프로젝트는 도도새의 길을 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MMO라는 개념은 다르다. 변하는 세월에 맞춰 모습을 바꾼다 해도 그 개념은 계속 될 것이다. 전 블리자드 개발자 마크 컨은 자신이 개발을 도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MMO 장르를 죽였다는 블로그 포스트를 올렸다. 그는 이렇게 썼다. "가끔 저는 WoW를 바라보며 '우리가 무슨 짓을 했나' 생각합니다. 무슨 짓인지 압니다. 장르를 죽였습니다." 물론 컨이 하는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다. 지난 10년 역사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흉내내다 쓰러진 MMO의 사체가 널려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말일지도 모른다. 많은 퍼블리셔들이 WoW가 아닌 무언가를 충분히 살펴보지 못한 건 컨의 탓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E3에서 보았듯 많은 게임 제작자들이 그 너머로 향하고 있고, 그 노력의 결실은 이제 거의 수확을 앞두고 있다. 물론 그 중 어떤 게임도 MMO라 불리지는 않는다. 컨이 어느 정도까지는 맞았는지도 모른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장르를 죽였다. 하지만 죽인 건 이름 뿐이다.
  11. Tophet 님께서 포스트 분리에 대한 의견을 주셔서 LoL 서포터 관련 부분을 분리시켜볼까 합니다. 아래는 Tophet 님의 글 "롤플레이로 인해 발생하는 게임과 플레이어의 충돌" 원문 중 LoL 부분 발췌본입니다. 그리고 이건 그곳에 달았던 제 댓글 입니다.
  1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요새 이상하게 제가 가는 북미쪽 사이트에 Josh Bycer 라는 이름이 자주 보이네요. 이런저런게 보이는 가운데 평소 제가 생각하던 바와 일치하지만 좀더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글이 보이기에 하나 옮겨봅니다. 원문 주소 : [gamasutra.com/view/feature/1 ... _game_.php](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34886/the_abstraction_of_skill_in_game_.php) --------------------------------------------------------------------------------------------------------------- 최근 많은 게임에서 액션과 RPG요소를 융합하곤 한다. 이런 융합이 효과적인지를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당신이 노리고 있는 특정한 타겟에 대해 이를 고려해볼 방법이 있을까? 게임 디자인 분석가인 Josh Bycer가 여기에 대해 논한다. 게임 디자인이 발전하는 중요한 영역 중 하나는 장르간의 혼합이다. 언차티드 시리즈 같은 경우 FPS와 퍼즐과 어드벤쳐 요소를 한데 합쳤던 바 있다. 게임 플레이를 확장시키는 것 외에도 이런 작업은 다른 목적을 갖는다; 게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격렬한 두 장르는 액션과 RPG일 것이다. 여기에서 결정 요소는 스킬의 축약 및 각 게임이 이를 어떻게 다르게 다루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간단히 ‘스킬 축약’ 이라 부르겠다. 스킬 축약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플레이어의 어떤 솜씨 또는 입력이 게임플레이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정도 초창기에 두 장르는 각기 서로 다른 스펙트럼의 끝단에 위치했다. 해가 지나면서 서서히, 각 장르의 게임들은 조금씩 스펙트럼의 안쪽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액션 게임은 RPG의 요소를, RPG는 좀더 액션에 기반하게 바뀌어 왔다. 한편으로 이는 더 많은 게이머들에게 각자의 장르를 소개하는 역할도 했다. 그러나 링컨의 말처럼 “모든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는 없다”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스킬의 축약정도를 보여주는 아래 차트를 보자 -100%는 스킬 축약이 제로인 게임을 의미한다. 이런 류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숙련도가 게임에서 이기는 유일한 결정요소이다. 예를 들어 초기의 FPS들은 게임 내 정확도의 개념이 없었다. 당신의 커서가 적을 확실히 겨누고 있었다면, 당신은 그 적을 반드시 명중시킬 수 있다. 아케이드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건게임류 또한 좋은 예이다. 위협에 부여하는 우선순위와 총을 겨누는 실력이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필요조건이었다. -75%는 최근의 FPS게임들에 해당한다. 캐릭터의 정확도와 움직임이 게임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 당신의 캐릭터가 뛰거나 걷는 동안에는 정밀한 정확도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는 은폐 엄폐의 중요도를 상승시켰다. 플레이어의 숙련도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신의 숙련도에 더해 캐릭터에 추가된 요소를 조화하는게 중요해진다. -50%는 애초에 모든 총이 동등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케이스이다. Stalker, Call of Duty 또는 심지어 Team Fortress2 같은 경우 무기가 아주 다양하다. Stalker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권총, 샷건, 돌격소통이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단지 총기타입에 의해서만 차별화되지 않으며, 각자 어느정도의 데미지를 주는지, 정확도는 어떤지 등에 의해서도 달라진다. 플레이어가 사격의 명수라 할지라도 그들이 가진 총이 형편없는 정확도를 가졌다면 적을 명중시키지 못하거나 죽이기에 충분한 데미지를 줄 수 없을 수도 있다. Team Fortress2는 모든 장비류에 이 개념을 도입했다. 각 클래스별로 서로 다른 무기는 서로 다른 효과를 가지며, 플레이어들은 클래스별로 갖게되는 추가장비를 통해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25%는 최근 Borderlands를 통해 인기 높아진 방식이며 ‘롤플레잉 슈터’라 불리운다. 이 게임은 -50퍼센트에 해당하는 게임들에서 보이는 차별화와 같은 무기 분류를 사용한다. 전투는 여전히 순식간에 벌어지며, 적의 약한 부위를 명중시키면 더 많은 데미지를 주는 방식이다. 핵심적인 차별화 전략은 플레이어들에게 경험치와 레벨이 생겼다는 점이다. 레벨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 플레이어와 적의 레벨이 같다면, 양쪽 모두에 아무런 가중치가 작용하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레벨이 높다면 레벨차에 기반한 데미지 보너스를 받으며, 적이 플레이어를 공격할 때는 데미지에 패널티를 받을 것이다. 플레이어의 레벨이 적보다 낮다면 반대의 매커니즘이 동작한다. 다른 쪽 스펙트럼을 살펴보자 100% 축약. 최초의 CRPG와 테이블 위에서 하는 게임들이 여기에 속한다. 플레이어가 게임과 갖는 유일한 상호작용은 파티 또는 캐릭터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 뿐이다. 그 이후에는 플레이어 캐릭터와 적 캐릭터의 스탯이 전투의 결과를 결정한다. 75%는 World of Warcraft, EverQuest와 같은 일반적인 MMO게임의 전투 모델이다. 플레이어는 액션 게임에서처럼 캐릭터의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지만, 전투와 상호작용은 축약되어 표현된다. 플레이어는 여전히 자신의 캐릭터에게 지시를 내리고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지만, 양쪽의 동작이 모두 동시에 실행되기에 100퍼센트에 속하는 게임들보다는 페이스가 빠르다. 50%에서는 액션 게임의 요소가 좀더 스며든다. 그 증거로 The Witcher 첫번째 게임을 보면 플레이어들은 자기 캐릭터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전투의 흐름에 거대한 임팩트를 던진다. The Witcher에서 플레이어는 기본적인 콤보를 구사하기 위해 타이밍에 맞게 마우스를 클릭할 수 있다. 대부분의 디자인은 여전히 축약되어 있다. 캐릭터의 스탯, 무기와 레벨은 여전히 전투의 진행에 중요한 요소이다. Mario RPG시리즈와 같은 많은 JRPG 또한 이런 방향으로 나아갔다. 플레이어들은 전투 중 타이밍에 맞게 버튼을 누름으로써 그들의 공격적 또는 방어적 어빌리티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전투는 여전히 축약적이어서, 캐릭터의 장비와 스탯이 결정요소이다. 25%의 게임은 아주 특정한 종류의 RPG에 해당한다. 이 부류의 게임은 Gothic 시리즈와 같은 유럽계 RPG를 포함하며, Bethesda Softworks의 The Elder Scrolls 시리즈와 Fallout3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들에서 플레이어는 마치 액션 게임에서처럼 자신들의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다. 전투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며 플레이어들은 액션게임에서처럼 발사체를 피하면서 공격을 위해 적을 조준해야 한다. 일단 플레이어들이 권총을 발사하거나 열쇠를 따는 등의 행동을 취하면, 결과는 축약되어 표현된다. Fallout3에서 플레이어가 일단 적을 겨냥하고 총을 발사하면, 몇 가지 요소들이 플레이에 개입한다. 그 캐릭터가 이 종류의 무기를 조작하는 능력치는 얼마인지, 총의 정확도는 얼마인지 등이 총알이 명중할지 아닐지를 결정한다. 일단 명중한 걸로 판정이 나면, 적의 저항력과 갑옷이 최종 데미지는 얼마가 될지를 결정한다. 플레이어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여러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상대가 나를 돕도록 설득하거나, 금고를 따거나. 그러나 어떤 종류의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고 나면, 이후는 스탯의 몫이다. 예를 들어 Fallout3의 미니게임인 금고따기는 애초에 캐릭터의 금고따기 숙련도 수치가 낮다면 아예 시도조차 할 수가 없다. 차트에서 0퍼센트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두 25% 그룹 게임들 (-25%게임과 +25%게임) 간의 유사점을 언급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 양쪽의 게임들 모두 전투를 준비하고 캐릭터를 이동하는데 대해 플레이어에게 자유를 준다. 차이는 축약이 게임의 어떤 지점에서 개입하느냐이다. Fallout3와 Borderlands 두 게임 모두 누가 공격을 당했는가와 데미지는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축약이 적용된다. 두 게임이 나뉘는 지점은, Borderlands의 경우 타격지점을 결정하는 것이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의존한다. 그러나 Fallout3의 경우 플레이어는 그저 쏠 곳을 지정하면 된다. 자 이제 0퍼센트에 가까이 가면서, 두 장르간의 경계는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The Witcher2 나 Mass Effect 트릴로지가 그 예이다. 이 지점까지 오면,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장르는 그 설명력을 잃는다. The Witcher2는 게임 디자인 전반에 걸쳐 액션과 축약된 스킬을 모두 사용한다. 전투 중에 플레이어는 주인공인 게랄트의 조작을 완료한다. 플레이어가 언제 무엇으로 – 칼, 아이템 또는 마법 – 때리든 게임은 데미지를 결정하기 위한 게산을 시작한다. 게랄트의 능력의 대부분은 레벨링 시스템에 의해 막혀 있는데, 이는 그의 주문에 추가 기능을 부여하거나, 카운터를 날리는 능력 등이다. 레벨업을 통해 플레이어는 전투중 게랄트의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게 될 스킬 또는 특성을 찍을 수 있다. 대화중에 게임은 마인드 컨트롤이나 위협하기 등 서로 다른 여러 협상기술들의 결과를 축약적으로 표현한다. 이 스킬들은 성공할 경우 레벨업 하며, 이후의 선택에 의해 성공율이 증가한다. 전투는 게임 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게임 내 여러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은 줄거리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결정한다. The Witcher2 또는 Mass Effect3 같은 게임들이 취한 형태를 볼때, 우리는 이들을 RPG요소를 가진 액션 게임이라 불러야할까, 액션 요소를 가진 RPG라고 불러야할까?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은 최대한 0퍼센트에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하지만, 반대로 스펙트럼의 극단에서 멀어질수록 해당 장르의 고정팬을 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시간이 흘러 산업은 변했고 감사하게도 게임은 주류가 되었다. 코어 게이머 또는 -100 아니면 +100을 선호하던 게이머들은 더이상 주류가 아니다. 대신 이 부류는 틈새 시장으로 옮겨갔으며, 대부분의 트리플A 게임들은 보다 큰 시장에 어필하고자한다. 대부분의 솜씨에 기반한 게임들은 -70에서 -50퍼센트를 노린다. RPG들은 70에서 50퍼센트 구간을 노린다. 분화가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기존의 팬들이 어디로 가버리는건 아니다. 이들은 단지 주류 게임의 팬들에 비해 한줌 정도로 축소되었을 뿐이다. 다양한 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리스트 상위권의 Call of Duty, Mass Effect, 또는 The Elder Scrolls 시리즈는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주의를 끌었다. 이는 모두에게 어필하는 게임을 만들려는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글에서 꼭 기억해야 할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당신은 모든 유저에게 어필하는 게임을 만들 수는 없다. 게임 디자인의 전 영역에 걸쳐서, 플레이어의 솜씨에 100퍼센트 기대면서 동시에 완전히 축약적인 캐릭터 인터랙션을 가진 게임을 만들고 그것이 모든 게이머에게 어필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솜씨 기반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은 레벨업을 위한 노가다를 원치 않으며, 그렇기에 헤드샷이 존재한다. 반대로 RPG팬들은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들 캐릭터의 민첩성을 원하지 그들 자신의 민첩성을 높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뭔가를 받고 싶다면 뭔가를 줘야한다. 그리고 이런 교환이 일어나면 누군가는 실망을 할 수 밖에 없다. 디자이너들은 자기가 만드는 게임이 0퍼센트에 다가갈수록 자신들이 다루고 있는 매커니즘과 장르 전형성에 들어맞지 않으며, 바꾸거나 대체해야한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100퍼센트 게임을 위한 UI는 복잡할 필요가 없다. Bulletstorm에서 화면에 보이는 정보는 체력, 탄알수, 점수가 전부이다. 더 많은 축약이 게임 디자인에 추가될수록 UI는 이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 정확도 표시기 또는 인벤토리 화면 등. RPG게임에서 파티원을 좀더 정밀하게 조작하고 싶다면 이는 덜 축약된 형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가운데 플레이어가 복잡한 지시를 모든 캐릭터에게 정밀하게 내릴 수는 없다. 디자이너는 파티원 조작의 상당 부분을 AI로 처리하거나, 전투에서 플레이어의 역할을 조작자로부터 파이터로 바꿔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각각의 장르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점이다. 액션 게임에서 정보는 최대한 간결하고 쉽게 표현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플레이어들이 액션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다. 반대로 RPG에서는 캐릭터의 스탯과 정보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플레이어는 게임의 페이스를 늦추고 정보를 분석하길 원한다. 디자인이 0퍼센트로 접근함에 따라 이 두 축을 모두 다뤄야만 하며, 만약 잘못된다면 각각의 장르의 축에 위치한 게이머들은 모두 짜증을 낼 것이다. The Witcher2를 예로 들면, 당신의 대화 스킬 레벨과 같은 디자인의 RPG측면과 연관된 정보를 찾기 위해 플레이어는 최소 3가지 화면을 거쳐야 한다. 이는 게임의 페이스를 극적으로 늦추며, 전투가 필요로 하는 즉각적인 대응과 선명하게 대조적이다. 반면에 Stalker 시리즈는 UI에서 액션과 축약 사이의 밸런스를 놀라울 정도로 잘 만들어냈다. 인벤토리와 스탯창은 캐릭터에 대해 플레이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다 담고 있으며 여기에는 무기에 대한 디테일 또한 포함된다. 플레이어가 찾고 있는 것을 빠르게 찾아서, 잽싸게 바꾸고, 액션으로 다시 돌아가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준다. 주류 게임 디자인은 이제 팬들 (또는 코어 게이머들) 을 행복하게 만드느냐와 그 중간에 서서 더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느냐 사이의 줄다리기가 되었다. 한쪽으로 줄을 너무 잡아당기면 당신은 팬들은 행복하게 만들되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임을 만들게 될 것이다. 다른쪽으로 줄을 너무 많이 당기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팬들이 즐기기엔 물을 너무 많이 타서 밍밍해져 버렸지만 더 많은 계층에게 소구하기엔 너무 까다로운 게임을 만들게 될 것이다. 이 산업은 만화와 락음악이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제 막 주류에 들어선 시점이다. 이 새로운 현실 속에서, 새 팬과 옛 팬들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건 디자이너의 몫이다. --------------------------------------------------------------------------------------------------------------- 전체적으로 좋은 내용이라 생각합니다만 한가지 ... 마지막 문장의 ‘락과 만화’가 한국에서 처한 상황에 비춰보면 ... 눈물이 앞을 ... ㅜㅜ 한국 시장에서 게임의 미래는 한국 시장에서 락과 만화의 미래인가 ... 무슨 '3대 기타리스트' 같은데나 들어가야 늘그막에 예능에도 한 번 나가볼 수 있는 정도이고 ... 만화는 당대 최고의 대가라는 분도 웹툰에 지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져야하는 ...
  1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게임을 하나 런칭하려면 그 전부터 다양한 방향에서 여러가지 홍보활동을 하기 마련이죠. 이런 홍보활동 중에 게임의 면면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알려지기 마련이구요. 이렇게 알려진 그 게임의 내용들을 보면, 직접 해보기 전에는 대략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홍보한 컨텐츠들을) 1. 구현할 수 있을 것 같고, 구현된다면 재미있겠네 2. 구현할 수 없을 것 같다. 된다면 재미있겠지만 ... 3.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저게 재미가 있을까? 4. 구현할 수 없을 것 같은데다가, 저걸 한다고 무슨 재미가 있겠어? 그간 지나왔던 게임들을 살펴보면 ... 와우의 경우 처음에는 3번에 해당했습니다. 블리자드가 만든 최초의 mmog였죠. mmog라는게 그렇게 호락호락한게 아니지 ... 님들이 만들면 다를거라 하지만 난 의심하겠어 ... 이런 생각. 게다가 홍보에 주로 쓰였던 '모험'이니 '가슴이 두근거림'이니 이딴 소리 대부분 입에 발린 소리잖아요? 그러나 클베에 1차부터 들어가서 해보고 단박에 깨달았죠. 이건 의심의 여지없는 대박 게임이야 ... 이 게임은 역사가 될거야 ... 사실 엄밀히 말하면 2번에 속하는 얘기입니다. '모험과 가슴 두근거림 같은걸 구현할 수 있을리 없어' 라는 관점에서 시작하니까요. 이게 너무 정형화되다보니 3번으로 간 착각도 드는거죠. 스타워즈 : 구공화국도 3번에 해당합니다. 돈만 많이 퍼부으면 저 장대한 대서사시를 mmog에 넣을 수야 있겠지만 그게 정말 그렇게까지 재미있을까? 게임을 시작하고나서 한동안은 '재미가 있네!!' 였긴한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나니 '더이상은 못하겠다 ...'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길드워즈2는 2번에 해당합니다. '아니 저런걸 ... 된다면야 재미있을 것 같긴한데, 정말로 되겠어?' 런칭 후에 해봤더니 이 분들, 정말로 해냈더군요. 심지어 몹시 재미있어 !! 와우 이후 가장 강력한 '대박의 확신'을 가졌지만 상업적으로는 그정도의 대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비평적으로는, 와우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대박이라 평가하긴 합니다만. 테라도 2번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테라의 전투는 당시에 mmog에서는 획기적일 정도로 액션성을 끌어올린 것이었죠. 그렇기에 직접 해보기전에는 그대로 믿기 어렵더라구요. 근데 게임이 막상 나와보니 확실히 재미있더군요. 된다는 것도 놀랍고, 재미있다는 데서 감탄하고 ... 문제라면 역시 쿠마스를 2천마리 잡고나니 더이상 할 수가 없더라는 거지만 ... 그리고 뭐라 특정하기 어려운 꽤 많은 게임들이 4번에 속하구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1번에 해당하는 게임은 별로 없더군요. 결론은, 저는 게임을 해보기 전에 게임을 평가해서는 안되겠다는 겁니다 ^^;; 지금까지 제 예상이 맞아들어간 기억이 별로 없어요 ㅜㅜ
  14. F2P의 과금에 있어서 제 입장은, "과금하지 않는 것을 도전 과제로 여기는, 과금과의 전쟁구도로 만들어서는 과금 저항만 조장할 뿐이다"라는 것입니다. "노캐시로 ㅇㅇ 클리어." 와 같은 것을 무용담처럼 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2P 과금의 가장 아름다운 구도는, "사고 싶어서 사는 것이지, 사야해서 사는 것이 아닌" 형태라고 생각하는데요, 게임 내 과금이 아닌, 일반적인 기성품의 현물을 구매할 때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이 그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벽을 파괴하는 게임이 있다고 치면 "망치"라는 아이템이 필수 요소로 존재하는데, 돈을 들이지 않으면 성능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너무 투박해서 들고다니기 창피한 디자인의 망치를 인게임 재화로 구매할 수 있고, 돈을 들이면 성능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크게 체감되지 않는 정도의 성능폭)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게 생긴 킹왕짱 디자인의 망치를 구매할 수 있는 식으로 말입니다. 물론 안드로이드 기기와 iOS 기기의 성능에도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iOS를 선택하는 구매층의 많은 비율이 "그냥 사과 마크는 간지가 쩌니까!"라고 답한다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가 드문 것과 비교해볼 때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15.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말 그대로 '기본기' 이기에 대단히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만,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방법론을 한번 더 상기해본다는 취지에서 옮겨봅니다. 글쓴이는 '작은 팀'을 기준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큰 팀에서 더 중요한 부분인 것 같군요. 원문 주소 : http://www.gamasutra.com/blogs/ScottBrodie/20130701/195392/The_Five_Basics_of_Being_a_Game_Design_Problem_Solver.php 내가 책임지고 있는 일일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디자인에서 아래의 싸이클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1. 팀 멤버와 플레이어들로부터 피드백을 수집한다. 2. 수집한 피드백을 어떻게 잘 취합할지 또는 어떻게 그것만 빼고 취합할지 결정한다. 3. 플레이어들의 변화를 추적하여 이 결정을 확인한다. 어떤 의미로 봐도 내가 이 싸이클을 마스터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특히나 Highgrounds 를 개발하는 작은 팀에 속한 디자이너로서 나는 몇 가지 지침들을 따름으로써, 이 과정에서 팀원들과 좀더 정중하게 일하면서 효율적으로 팀의 디자인을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하는 무순으로 나열한 지침들이다. 1. 해결책을 찾기 전에 문제부터 명확히 하라 내가 만나는 많은 피드백들은 날 것 그대로의 생각 또는 발상에서 나온다. ("라이트닝 볼트를 막을 수 있는 캐릭터가 있어야만 해!") 이런 피드백은 이걸 실제로 게임에 적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을 때가 있다. 질적인 평가를 만들기 위해서, 당신은 이 제안들이 디자인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인지를 먼저 파악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라이트닝 볼트를 막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요청은 라이트닝 볼트가 너무 강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게임의 밸런스를 망가뜨리고, 결국 재미를 감소시킨다. 문제를 이해했다면, 이 제안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고민하는건 훨씬 쉬운 일이다. 만약 이 제안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거나 게임 내의 어딘가 다른 곳에 새로운 문제를 만든다면, 최소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어디에서부터 찾기 시작해야 할지는 아는 셈이다. 나는 또한 이 피드백의 제안자와 대화를 하는 것이 내가 왜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지를 전달하기에 더 쉽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제 당신의 피드백은 팀 멤버의 아이디어나 디자인 감수성을 충족시키는 대신 문제를 직접 겨냥하게 된다. 2. 제안에는 반드시 근거를 붙여라 반대로 보면, 내가 어떤 디자인을 제안해야 할 경우에, 내가 게임에서 파악한 문제점이 무엇이고, 왜 내 제안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제안이라 믿는지를 충분히 설명하는게 중요하다. 나는 종종 디자인의 무언가를 바꾸기 위한 근거로서 이러한 부분들을 참조한다. 만약 내가 피드백에 붙일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 이는 내가 해당 이슈에 대해 충분히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는, 그저 그 제안이 불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3. 디자인 메모를 유지하라 디자인의 변경을 어떻게 처리해나갈지에 대해 결정이 내려지면, 나는 언제나 변경사항과, 문제와, 근거를 이후를 위한 참조용으로써 남겨두길 권한다. (보통은 간단한 구글 다큐먼트를 팀원 모두와 공유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왜 이런 복잡한 절차들을 거치냐고? 당신이 지금 바꾼 게임의 어떤 부분은, 이후에 필연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생겨난 이 문제들을 다루어야 할 때가 오면, 이부분을 이전에 왜 그렇게 바꾸었는지를 기억하는건 크게 도움이 된다. 당시에 참조했던 근거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막아주며, 새 해결책이 이전의 문제를 다시 일으키지는 않도록 보장해준다. 4. '의견수집도구'를 사용하라 나는 운좋게도 짧은 업계 경력에도 불구하고 좋은 멘토를 여러명 만날 수 있었다. 나의 멘토들의 공통된 습관은, 모든 회의에 노트북이나 스케치패드 등을 들고 간다는 점이다. 나는 이 메모도구가 게임 디자인 싸이클에서 중요한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는걸 깨달았다. 1) 당연하게도, 이를 통해 빠른 대화 속에 스쳐지나가는 문제의 해결책을 즉각적으로 메모할 수 있다. 2) 이 도구들은 업무공간 이외의 장소에서 냅킨, 빨대, 소금통이나 후추통 등의 도구보다 훨씬 가시적으로 어떤 개념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된다. 3) 개방성과 열린 마음에 대한 중요한 신호를 제공한다. 팀멤버가 뭔가를 말하는데 물리적인 노트를 들고 있다면, 이는 당신이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그 아이디어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가 되는 것이다. 노트북 그 자체는 물론 중요한게 아니다. 그보다는 다른 이들의 피드백을 귀기울여 듣고 '메모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 관점은 지금 당장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후에 아주 유용해진다. 이는 당신이 현재 속한 팀이 아닌 외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적용이 된다. 포럼에서 당신 게임의 유저에게 댓글을 달 때, 퍼블리셔의 잘못된 이해에 기초한 피드백을 무시하려고 할 때, 위에서 언급한 태도가 없다면 당신은 '불합리한 사람'으로 보일 위험을 갖게 되며, 길게 봐서 당신의 팀으로부터 오는 피드백도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게임이 성공하는데 결정적일 수도 있는 바로 그 피드백이 말이다. 5. 당신의 게임을 잘 알고, 플레이하라. 작은 팀에서, 한 명이 여러 책임을 짊어지고 여러 감투를 쓰게 되는건 흔한 일이다. 그 외에도 많은 여러가지 할 일이 있을 때, 당신의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시간을 내느건 점점 더 정당화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하이 레벨의 디자인에서 바꾼 사소한 문제가 최종적으로 게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당신의 게임을 깊이 이해하는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이미 당신이 알고 있다고 해도, 당신의 제안이 게임에 끼칠 영향력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긋난 근거를 갖다대기 쉬워진다. Highgrounds에는 140개 이상의 캐릭터들이 각기 2-4개의 독특한 스킬들을 가지고 있으며, 나는 이들 모두의 장점과 약점을 파악하려 노력한다. 당신이 지금 자신의 게임에 대해 플레이하고 연구하는 내용들은, 이후의 개발에서 더 적은 디자인상의 문제라는 형태로 보상될 것이다. 물론 다양한 더 다른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 이 다섯 개의 기본기를 기억한다면 당신과 당신의 팀이 게임을 뜯어고치는 주기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16.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궁금한 점 mmog에서 한국 게이머들은 유독 컨텐츠 소모 속도가 빠르다고들 알려져 있지만, 북미서버에서 여러 게임들을 해 본 결과 이게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는가? 하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제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했던건, 체감하는 컨텐츠 소모 진도는 북미와 한국에서 그닥 차이가 없어보이는데 컨텐츠 부족에 대한 불만은 한국에서 확실히 빨리 나온다는 것. 가장 먼저 혐의를 두었던건 한국 특유의, 고유의 '격한 고객반응' ... 입니다만 ^^;; 뭐 지표로 확인된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한국에서 각종 상품들에 대한 클레임이 더 많고 격하게 나오는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고 ... 아무튼, 컨텐츠 소모되는 속도는 비슷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유독 더 격하게 반응하고, 그게 표면적으로는 컨텐츠를 더 빨리 소모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게 아닌가 ... 합니다만, 이건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성장에 따른 컨텐츠의 구성 근데 다른 방향에서의 설명도 가능합니다. 대략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우선 대부분의 mmog는 한 가지 컨텐츠만 준비하지 않습니다. 여러 분야의 컨텐츠를 고루 준비하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촘촘하게 짜놓죠. 이를 개괄적으로 표현하면 대충 이런 그림이 됩니다. 표에 나오는 집단/제작/성장/모험 같은건 그냥 예를 들기 위해 아무거나 써놓은거라 생각하시면 되구요, 아무튼 이렇습니다. 다양한 컨텐츠를 캐릭터의 성장 단계에 따라 적절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두죠. '성장 단계'에 대응한다는건 해당 레벨대에 즐기는게 가장 좋고 게임의 의도를 잘 반영하게 되어 있고, 이 레벨대가 아니라면 즐길 수 없거나 (40레벨 컨텐츠를 20레벨이 즐길 수는 없습니다) 즐기더라도 영 시원찮은 느낌이 들도록 (40레벨 컨텐츠를 60레벨이 즐겨봐야 싱겁습니다) 되어 있습니다. 북미 게이머들의 컨텐츠 소모패턴 북미쪽의 플레이어들은 이런 게임 디자인의 의도에 어느정도 대응해주는 편입니다. 즉 여러 종류의 컨텐츠를 자기 레벨대에 맞는 상황에서 즐기려 노력하죠. 물론 다 그런건 아닙니다만 적당히 보편적으로 그러지 않나 싶어요. 레벨업 하는 중간에도 크래프팅에 땡기면 가서 뭐 좀 만들어보고 ... 그러다가 질리면 레벨과 관계없이 못 가본 지역을 좀 돌아다녀본다거나 ... 이를 위의 그림에 겹쳐보면 대충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해당 레벨을 위해 준비된 컨텐츠를, 자기 레벨에 맞게 즐기려고 노력해줍니다. 그때가 가장 재미있다는걸 자기들도 알거든요. 개별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면 이게 당연한 전략이리라 봅니다. 즉 이들에게 '캐릭터의 성장'은 컨텐츠의 일부이지, 가장 중요하거나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얼마나 재미를 느끼느냐가 좀더 중요해요. 따라서 '성장만이 즐겁'다면 모르겠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성장이야 좀 뭐 나중에 기분 내킬 때 해도 되고, 지금 당장은 그때그때 땡기는 컨텐츠를 즐기는게 더 좋은 일이 됩니다. 아쉬운 것은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게 철저히 제 개인의 소감에 기반한 얘기라, 어디서 근거를 끌어와서 갖다 대기가 좀 애매하긴 하네요. 한국 게이머들의 컨텐츠 소모패턴 이쯤되면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적당히들 눈치채셨겠습니다만, 한국의 게이머들은 이런식으로 게임을 즐기지 않습니다. 이분들은 성장에 두는 가중치가 아주 높아요. 그래서 한국 게이머들이 컨텐츠를 소모하는 양상을 위의 그림에 대어보면 이런 형태가 됩니다. 성장 이외의 컨텐츠는 '성장에 도움이 되거나 필수적일 때만' 고려의 요소가 되며, 대부분은 '빠른 성장'을 최우선의 가치로 놓습니다. 즉 한국의 게이머들은 캐릭터의 빠른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즐깁니다. 이 경우 '성장'에 관련된 부분만이 컨텐츠로 인식됩니다. 성장과 크게 관계 없는 요소들은 컨텐츠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똑같이 플레이타임 100시간이라고 할 때, 한국 게이머들은 이미 만렙을 찍은 상태이지만, 다른 나라의 게이머들은 아직 만렙이 아닌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게이머들이 남들보다 레벨업을 월등히 빨리 하는 이유를 남들보다 빠르게 간파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로지 레벨업만 달리기 때문이 아닌가 ... 뭐 그런 생각입니다. 왠지 한국인의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으로 몰고가는 듯 해서 꺼림직한 기분이 없지 않는데 ... 지금까지 정리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 남는 컨텐츠는? 아울러 '제작이고 뭐고 일단 만렙부터 찍고보자'라는 패턴으로 플레이 할 경우, '레벨대에 맞게 준비된' 컨텐츠의 상당수는 의도했던 본연의 재미를 잃게 됩니다. 레벨 20에 해야 할 컨텐츠를 만렙찍고 하면 재미없어집니다. 대부분의 컨텐츠는 '레벨을 고려'하여 짜여져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버려지는 컨텐츠가 꽤 많아집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공들여 준비했지만 그만큼의 효용을 얻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거죠. 최근 제가 플레이했던 던전 스트라이커의 경우 이런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이 게임의 퀘스트는 굉장히 잘 짜여져있고 구성도 아기자기하고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근데 저는 레벨업이 급급해서 그런거 돌아보지않고 한국형-캐릭터-급속-성장-패턴으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만렙을 찍고나서 격한 노가다 구간이 시작되니까, 새삼스레 레벨업 하면서 얼핏봐도 굉장히 재미있어 보였던 - 그러나 레벨업에 방해가 되기에 찬찬히 살펴보지 못하고 지나쳐왔던 - 퀘스트의 완성도들이 자꾸만 뇌리에 떠오르더라구요. 하지만 이 게임에서 부캐를 키우는건 의미없는 일이기에 이걸 다시 경험할 일은 없겠죠. 하지만 내 본캐의 앞에 남은건 오로지 격심한 노가다 뿐이에요. 결국 접었어요. 분명 '중저렙 퀘스트 재밌다!!'라는걸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짤막한 결론을 지어보자면, 게임을 밥상에 컨텐츠를 반찬에 비유할 때, 북미 유저들은 편식없이 고루 먹는 편입니다. 그래서 양적으로도 좀 넉넉한 편이고, 그러다보니 '반찬 리필 요구'가 얼마 없어요. 근데 한국 유저들은 편식이 아주 심합니다. 다른 반찬 다 남아있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이 다 떨어지면 그 즉시 리필을 요청하며 이 요청이 잽싸게 충족되지 않으면 격렬하게 클레임을 하는 편이죠. 둘 다 같은 시간 내에 먹는 반찬의 양은 비슷하지만, 편식이 심한 한국 게이머들은 집중적으로 특정한 반찬을 빠르게 먹어버립니다. 이런 관점에서 '반찬 리필 요구'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껏 제가 경험했던 것들 중에서 적당히 대안을 정리해보자면, 대안 1 : 원하는 것에 맞춰주기 한국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주는 전략입니다. 성장 과정의 곁가지들은 다 배재하고 성장에 꼭 필요한 것들만 채워넣은 과정을 통해 '빠른 성장 지향'에 맞춰주는거죠. 다른 컨텐츠들(을 만들 개발 코스트)은 만렙을 찍은 플레이어들을 위해 아껴두세요. 제작은 만렙이 된 이후에 시작합니다. 맵도 무조건 일자로 만듭니다. 다양한 맵을 선택해서 플레이하는 재미는 만렙 이후에나 가능합니다. 뭐 이런식. 대표적으로 블소가 있죠 (블소는 심지어 이렇게 했음에도 컨텐츠 부족에 허덕인다는게 아이러니하지만 ...) 대안 2 : 높은 재활용성을 가진 컨텐츠 길드워즈2 !! 그렇습니다 !! 길드워즈2에서 볼 수 있는 멋진 대안이죠 !! 앞서 설명드린 내용들 중 '남는 컨텐츠는?' 부분에서 설명드린 바에 따르면,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뒤에 남겨두고 온 컨텐츠들은 모두 버려집니다. 내가 만렙을 찍었는데 30레벨대에 하지 못하고 온 퀘스트를 하러 갈 이유는 없기에, 버리게 되는거죠. 근데 길드워즈2가 취하고 있는 수평적 컨텐츠 배치 방법을 따르면, 뒤에 남겨두고 온 퀘스트 (컨텐츠) 를 버릴 이유가 없습니다. 만렙을 찍고 난 이후에도 저렙존의 퀘스트들이 모두 가치가 있고 따라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그런 재활용이 엔드 게임의 일부로 포함되기까지 합니다. 이건 제가 이 포럼에 올렸던 길드워즈2 - 필드의 재탄생이라는 글의 '수평적으로 펼쳐진 컨텐츠' 단락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재밌는건, 길드워즈2가 취하는 이런 전략은 사실상 성장에 포커싱한 한국 유저들에게 적합한 전략이라고 (저 혼자서) 생각하고 있는데 비해서 길드워즈2는 아직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 ... 뭐 다른 다양한 대안들이 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건 여러분이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나저나 길드워즈2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시작한 생각이었는데 어쩐지 또 이 게임을 빨아주는 내용이 되고 말았군요. 아레나넷은 즉시 나를 채용해야 ... 사무실 근처에 근사한 수영장이 딸린 집도 하나 구해주고 ... 차도 빌려주고 ... 기사는 음 ... 내가 운전을 싫어하지 않으니까 운전은 직접 하겠어 ...
  17.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http://www.psychologyofgames.com/2013/03/the-zeigarnik-effect-and-quest-logs/ 턴제 게임의 매력은 역시 '한 턴만 더' 하다가 밤새는 그 끈질김이죠. 근데 이게 심리학적 백그라운드가 있더군요. '자이가닉 효과' 라고 한답니다. 사람은 자기가 시작했지만 끝내지 못한 일들을, 이미 끝낸 일들보다 더 잘 기억한다. 라는 겁니다. 1920년대 러시아의 심리학자인 블루마 자이가닉이 발견했다고 하는군요. 웨이터가 주문받은 복잡한 음식들의 이름을 헷갈리지 않고 잘 기억하지만, 주문받은 음식을 테이블에 배달하는 순간 방금 전까지 기억하던걸 곧바로 까먹는 뭐 그런 현상입니다. 끝내지 못한 일은 우리 내부에서 일정한 긴장을 발생시키고, 이 긴장이 풀리지 않는 한 아직 완수되지 않은 일 및 그 일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더 잘 기억한답니다. 일을 완료하는 것과 동시에 긴장이 풀리고, 기억도 휘발된다는거죠. 와우와 같은 mmog에서 퀘스트 로그는 이런 효과를 아주 교묘하게 이용하는데, '이 퀘스트만 끝내고 자러가야지' 라는 아주 보편적인 심리가 사실은 자이가닉 효과에서 기인한다는거죠. 그렇다고 그 퀘스트를 끝내고나면 모든 일이 완수되었으므로 편하게 자러갈 수가 있냐면, 새 퀘스트를 주기 때문에 여전히 '완수하지 못한 일'은 남아 있게 됩니다. 턴제 게임에서도 이런 효과는 강하게 발휘되고 있구요.
  18. kaelove1234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마이 리틀 포니 마이 리틀 포니라는 IP를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이 있습니다. 일종의 팜류 게임인데, 건물은 건설하고 건물이 일정한 돈을 시간마다 내놓고, 그걸로 더 좋은 건물을 짓는 방식이지요. 꽤 독특해요. 단순히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시간당 돈을 뱉는 게 아니라, 원작 IP에 나오는 많은 종류의 등장인물을 구매하고, 그들을 더 좋은 상점에 배치하면 그 숫자에 따라 돈을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거든요. 건물의 레벨이 높을수록 더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필요로 합니다. 결국 유저는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야만 하고, 경험치를 주는 '미니 게임' 을 하게 됩니다. 최악의 미니 게임 마이 리틀 포니의 미니 게임은 주연 캐릭터 특성에 맞게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인 트와일라잇 스파클은 천체 공부, 농장 주인인 애플잭은 떨어지는 사과 받기, 핑키 파이는 공 주고받기, 이런 식으로 나름 컨셉에 맞는 미니 게임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최악인 점은.... 예를 들어 봅시다.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져요. 사과는 썩은 사과와 일반 사과 두 종류가 있습니다. 캐릭터가 한쪽 끝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받으러 가면, 반대쪽 사과는 절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캐릭터의 이동 속도는 고정) 그렇게 사과를 하나씩 받을 때마다 점수를 얻게 되고, 이런 식으로 30초 정도 플레이를 하게 되죠. 무슨 짓을 해도 못 받는 것 빼고는 몽땅 받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게임이 쉬워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누가 해도 결과가 똑같습니다! 더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작이 전혀 없어요! 딱 하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3개 항목 중 하나를 골라요. 점수 1배 : 100원 점수 2배 : 1000원 점수 3배 : 2000원 이런 악마의 게임 같으니.... 즉, 이 미니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컨트롤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시작할 때 부스터를 쓸거냐 말거냐에 따라서 점수가 결정됩니다. 항상 최고 점수를 받겠죠. 미니게임이 죄다 이런 식이에요. 게다가 이걸 무지무지하게 반복해야 캐릭터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게임로프트가 이런 식으로 게임을 만들 줄은 몰랐네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는데, 이 게임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아마도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어서 부스터에 투자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1. 마이 리틀 포니라는 팜 게임에 미니게임들이 있다. 2. 게임하는 중에 어떤 수를 써도 얻는 점수가 거의 고정되어 있다. 3. 획득 점수 2배,3배 부스터를 돈 주고 쓰는 게 유일한 점수 증가 요소이다. 여러분이 최근 즐긴 게임 중에서 최악의 게임 디자인은 무엇이었나요?
  19.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우연찮게 발견한, 예전에 일하다가 너무 졸려서 잠깨려고 썼던 기억이 나는 디아블로에 대한 글이군요. 지금쯤 다들 졸리실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ㅋㅋ 대부분의 넷핵&로그라이크류 게임들이 그러하듯 그리고 이에서 시작한 디아블로 시리즈가 그런 것처럼, 디아블로3 역시 '랜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완전히 랜덤으로 구성할 경우 플레이어의 경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유닛 단위에서의 규칙성은 지키고 있되, 개별 유닛 내부의 구조는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 비해 랜덤에 의존하는 요소가 크다. 디아블로3의 맵은 일정구간에 걸쳐 랜덤으로 조립되며, 아이템에 붙는 옵션 또한 그렇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엘리트/챔피언 몬스터들의 패턴마저도 '랜덤' 즉 무작위로 결정된다. 이에 맞서는 플레이어측은 '정돈된 숫자' 를 통해 이러한 랜덤을 다스리고 정복하려는 행동을 시도하게 된다. 랜덤한 세계에 질서를 도입하려는 플레이어의 노력이 그 발현이다. 플레이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태인 맵을 밝히면서 결정되지 않은 것들을 결정해나간다. (이는 그렉 이건의 소설 '쿼런틴'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유사하다) 플레이어들은 랜덤하게 주어진 아이템 옵션들에 스스로 만든 일련의 규칙을 적용하여 무작위했던 숫자들을 질서 정연한 체(필터)로 걸러낸다. 플레이어들은 랜덤한 옵션이 달린 엘리트/챔피언 몬스터를 퇴치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무작위가 표방하는 '혼돈'은 일상의 메타포로서 흔히 '악'에 비견된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개입하지 않은 디아블로의 세계는 '악'한 것이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참여하여 혼돈한 세계에 다양한 '질서'를 부여하며, 이는 일상의 메타포로서 흔히 '선'을 표방한다. 즉 디아블로라는 게임의 전체 구도는, 혼돈이므로 악한 세계에 뛰어든 플레이어가 질서를 세움으로써 선을 도입하는 내용이 된다. 이것이 주목할만한 지점은 이유는, 최근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게임 매커니즘과 게임 내러티브가 유리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디아블로는 게임의 매커니즘과 내러티브가 표방하고 있는 바가 서로 일치하고, 이는 울티마의 초기작들이 이루었던, 그러나 최근의 게임들에서는 잊혀진 성취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여기에 영웅들간의 협동과 협력을 돕는 도구인 '경매장' 이 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영웅적 활동을 통해 아이템을 얻지만, 그렇게 얻은 아이템이 쓸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좋은 아이템이 나오기도 하지만 (각자의 클래스/세팅이 다르기에) 그게 내게 꼭 맞는 아이템이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때 이를 버리기보다는, 다른 영웅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계를 구할 힘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갖출 수 있다. 내게는 쓸모 없는 무언가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경매장은 영웅들이 힘을 모을 수 있는 수단이자 장치이며, 이는 서로간의 협력을 통해 더 빠르게 질서를 구축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경매장이 돌아가는 원리는 철저히 시장주의이다. 선과 악의 구도 속에 개별적인 선의의 주체들이 서로를 돕도록 구성되어 있는 경매장은, 모두가 각자를 위해 활동할 때 모두를 위한 환경이 개선된다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를 설파한다. 그러나 한가지 디아블로3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케인즈주의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가 증명한 바에 따르면 ... 졸려서 잠깨려 쓴 글을 퇴고를 위해 읽다가 워낙 개소리라 잠들어버렸다는게 슬픈 일이긴 하지만요 ...
  20.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가마수트라 전문가 블로그에 올라온 글 입니다. - 중간에 Magic : the Gathering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제가 이 게임을 해보지 못해서 번역이 좀 이상할 수 있습니다. 틀리거나 이상한 부분을 지적해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 게시판의 기능상의 문제점 ... 으로 인해 가로로 긴 그림은 오른쪽이 짤려나갑니다 ;; 이 포스팅에 포함된 스크린샷들이 내용을 설명하는데 치명적이지는 않다 여겨 이번에는 일단 좀 짤린 그림이라도 그냥 넣습니다. 원문주소는 여기 : http://www.gamasutra.com/blogs/EvanJones/20130701/195361/Fewer_Options_More_Meaningful_Choices.php 최근에 XCOM : Enemy Unknow을 플레이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들이 강조되는데, 이는 간단한 게임 디자인 원칙의 아주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 선택의 가짓수가 적을수록 각각의 선택들은 더 중요해진다. 이 게임의 장비 매커니즘은 방금 말한 부분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 XCOM에는 캐릭터가 전투에 나갈 때 장착할 수 있는 주무기와 장갑복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과 악세서리들이 존재한다. : 치료키트, 수류탄, 추가 장갑복, 스팀팩, 그리고 기타등등. 반대급부는? 플레이어는 단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무엇을 선택하든 이는 다른 것들을 가져갈 기회를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디자이너에게 각각의 특별 아이템을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자유를 준다. : 만약 모두가 치료키트를 아무런 패널티 없이 휴대할 수 있다면, 게임의 밸런스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힐링 키트는 지금보다 훨씬 약해져야 할 것이다. 이들 아이템에 주어지는 제한은 각각의 아이템을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어떤 아이템을 고르느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진다. 이런 매커니즘을 통해 만들어지는 긴장감과, 대부분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아이템 시스템이 가진 극적인 측면이 없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파판 시리즈에서, 캐릭터는 여러 전투에 걸쳐 지속되는 다양한 종류의 상태이상 (중독, 장님, 침묵 등) 에 시달릴 수 있다. 이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별도의 아이템들이 존재하며, 이 치료 아이템들은 자기들이 담당하는 한 가지씩의 질병 이외에는 치료할 수 없다. 그러나 플레이어의 인벤토리에는 공간 제한이 없기에, 플레이어는 언제나 모든 종류의 치료약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따라서 상태 이상은 대단한 위협이 되지 못한다 : 이를 제거하는 것은 흥미로운 결정을 내리는 일보다는 귀찮은 잡일에 해당한다. 이는 또한 어떤 질병이든 치료할 수 있는 아이템의 비중을 약화시킨다. 언제든 어떤 상태이상이든 치료할 수 있는데 이 만병통치약 (모든 상태이상을 치료할 수 있는 아이템) 을 얻었다고해서 기뻐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다닐 것인가 하는 문제는 무제한적인 인벤토리 공간으로 인해 전혀 중요하지 않게된다. 우리는 멀티플레이 게임에서도 또한 같은 원칙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Magic : the Gathering의 마나 시스템은 싱글 덱이 이 게임 내내 아무 카드나 손쉽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디자인되었다. 플레이어가 손에 든 카드는 그 카드의 색깔에 상응하는 자원 카드를 이미 플레이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각각의 색깔은 서로 다른 색깔이 가지지 못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가설적으로는, 어떤 덱이 더 많은 색깔을 운영할수록, 더 다용도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색깔의 카드를 하나 덱에 추가하려는 플레이어는, 같은 색깔의 자원 카드 또한 추가해야만 하며 – 이는 같은 게임에서 그 색깔의 자원 카드와 주어진 색깔의 카드 모두를 플레이어가 뽑을 가능성을 현저히 낮춘다. 이는 부드러운 제한에 속한다. (하나의 덱에 속할 수 있는 카드 색깔의 종류를 규정하는 등의 단단한 제한은 없다) 그러나 복잡한 덱을 플레이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통과해야 하는 이 장벽은 종종 더 다양한 색깔의 카드를 플레이하는 이익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덱을 짠다고 그걸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카드는 더 강력하게 밸런싱 될 수 있다 역으로 League of Legends의 룬 시스템은 많은 양의 거짓 선택을 특징으로 한다. 이 게임에서 룬은 어떤 캐릭터에든 영향을 미치는 고정된 스탯을 지녔으며, 오랜 시간동안 노가다를 해야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모든 플레이어들이 모든 룬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게임은 대체로 각 캐릭터의 고정된 스킬만큼이나 고정된 스탯을 중심으로 밸런싱되어 있다. 룬은 그러므로 캐릭터의 능력에 대해 한 눈에 들어올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약하게 설정되어 있다. 이 시스템을 더 약하게 만드는 것은 각각의 플레이어에게 30개의 룬 슬롯이 주어지며, 개별적인 룬의 효과는 거의 가치가 없다는 점이다. (이 게임에는 “+00.52% 치명타 확률 증가”와 같은 효과를 지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하는 룬들이 있다. 이 룬으로 우리가 과연 얼마나 더 승률을 높일 수 있을까?) 다음에 당신의 게임에서 어떤 선택을 얼마나 중요하게 만들 건지 또는 어떤 시스템을 얼마나 적절하게 만들건지 고민할거라면, 플레이어의 선택을 제한함으로써 생기는 잠재적 이익을 고려하라.
  21.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최근에 퍼즐 앤 드래곤을 하면서 느꼈던건데, 이 게임은 게임 내의 '정보' 공개에 아주 박해요. 스탯같은 기본적인거야 물론 열어주지만, 어떤 몬스터가 어떻게 진화하고 성장하는지에 대한 전체 트리는 게임 내에는 전혀 없죠. 바로 다음 단계에 무엇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 정도만 알려주는 편입니다. 심지어 왜 공개하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부분들도 있는데, 아직 만나보지 못한 진화재료의 경우 빈칸만 보여줄 뿐 어디서 어떤 재료를 얻어야하는지를 알려주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이게 어떤 대단히 더 깊이있는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흥미로운 요소로 동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플레이어를 좀더 불편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는 것' 이외엔 별다른 효과가 없어보이거든요. 그 비슷한걸 마찬가지로 일본 게임인 몬스터헌터에서도 겪었던 바 있습니다. 오래되어서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무기와 장비를 어떻게 업그레이드해나가야할 지에 대해서 별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요. 최종적으로 제가 원하는게 지금 가진 무기로부터 5단계를 더 업글해야한다고 할 때, 어떤 재료를 모아서 어떻게 업글해야하는지를 게임 내에서 알려주는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혹시나해서 다시 언급합니다만 저는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얘기하려는 겁니다) 전 이게 플레이어들의 비가역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몬스터헌터를 예로 들면, 제가 지금 가진 무기가 A 입니다. A는 B1 또는 B2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제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무기는 (아직은 모르지만) G3라고 해보죠. 근데 G3에 도달하기 위해서 저는 A를 B2로 업그레이드 해야해요. B1으로 가면 전혀 다른 트리로 빠지게 됩니다. 이때 정보의 불충분으로 인해 제가 A → B1으로 업그레이드해버리면, 저는 제가 원하는 무기인 G3를 얻는 길에서는 완전히 틀어져버립니다. 게임을 하면서 아아주 오랜 플레이 타임을 거친 후에서야 제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이는 이미 늦은 상태죠. A를 구해서 처음부터 다시 업글을 해야합니다. 제가 이 비슷한 상황으로 인해 몬헌을 접을 뻔 했었죠 요새는 안그렇지만 예전 우리나라 mmog의 전직에 관련되어 이런 현상은 흔한 편이었죠. 한 번 내린 결정은 번복이 불가능하고, 이를 돌이키려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경우.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무척 괴로운 결정입니다. 예를 들어 와우의 특성 트리가 '현재 자신의 특성포인트로 찍을 수 있는 데' 까지만 공개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최종적으로 내가 얻는게 뭔지는 전혀 알 수 없는거죠. 게다가 한 번 찍은 포인트는 돌이킬 수 없다고 (특성 리셋이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포인트 하나 잘못 찍으면 그 캐릭터는 소위 말하는 '잡캐' 되는거죠. 뭐 비가역적 결정의 문제는 정보 공개여부에 얽힌 부가적인 효과라고 보고, 제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갖는건 일본 게임들의 정보의 폐쇄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저는 이들이 정보 공개에 이렇게 각박한(?)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이게 무심코 한다고 보기엔 그들도 서양 게임들 많이할테고, 플레이어의 결정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하는게 맞다는걸 분명히 알거라고 보거든요.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은 게임 내 정보 공개를 가능한한 기피하고 있고, 이건 명백히 의도적으로 비공개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거죠. 결국 플레이어들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면서 이걸 알아봐야만해요. 이게 단순히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고보기엔, 커뮤니티 사이트와 게임 내 커뮤니티는 전혀 다르죠. 와우 게시판에서 활동 많이 한다고 와우에서 파티/길드 구하기 쉬운거 아니거든요. 라는건 거만한 버전이었구요, 겸손한 버전으로 다시 말씀드리자면, 오랜 게임개발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일본 게임업계가 이와같은 정책을 취하는 데에는 저와 같은 부족한 일개 말단 게임 디자이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이유가 분명히 있을거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제 깜냥이 이를 스스로 터득하기에 미치지 못하는지라, 그 이유가 뭔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최근들어 수년간 제가 일본 게임들을 거의 해보지 않았기에 이걸 '일본 게임들은 대체로 다 그래' 라고 일반화해도 되는건지는 자신이 없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해봤던 일본 게임들은 대부분 이런 경향성을 공유하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2.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이제는 번역하기 귀찮아서 제목조차 번역 안하고 올리냐 ... 라고 투덜거리실 분들을 위해 "부분유료화 게임 최고의 수익화 요령"이라고 제목은 써놓겠지만 그렇다고 본문까지 번역하겠다는건 아닙니다. http://www.gamasutra.com/blogs/RaminShokrizade/20130626/194933/The_Top_F2P_Monetization_Tricks.php 심지어 저는 제목에만 혹해서 링크를 (언젠가 읽어보겠지 ... 하는 마음으로) 퍼온거지 아직 읽어보지조차 않았습니다.
  23.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mmog에서 정치 시스템은 꽤 매력적이지만, 지금껏 제대로 만들어졌던 기억이 없는 듯 하네요. 몇몇 게임들에서 시도를 했던 것 같긴 하지만 그게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 한편으로 혹자는 게임에 관련된 컨텐츠가 없는 가운데에도 유저들끼리 이미 잘 하고 있는 정치 (길드 내 미모의 홍일점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이라던가, 유능한 탱커를 섭외하기 위해 잘나가는 공대들 사이에서 벌어지던 치열한 물밑 섭외전쟁이라던가 …) 를 왜 굳이 게임 내부의 장치로 가져오려하느냐는 얘기도 하던데, 와우의 경우 막공에서 보편적이던 ‘드랍템 경매’ 라는 장치가 이후 게임 자체에도 반영되었던 것처럼, 파티채널이 던전 파인더가 된 것처럼, 거래채널이 경매장이 된 것처럼, 유저들 사이에 흔히 이루어지는 일을 게임이 돕는게 나쁜건 아니니까요. 아울러 오랜세월에 걸쳐 mmog에서 다각도로 시도되어왔으나 크게 빛을 본 적이 없던 ‘커뮤니티’를 고려한다면 욕심이 더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치 시스템이 게임에 도입되고 이게 성공한다면, 그건 바로 ‘커뮤니티의 꽃’이 될테니까요. 최근에 들었던 정치에 관련된 시스템들은 테라와 DK온라인의 그것입니다. 둘 모두 벌써 수년전에 얘기로 들었던거라 아마도 이 시스템이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 어느정도 결과는 나왔겠지만 … 애초에 테라와 DK온라인에서 제시했던 정치 시스템 자체가 제게는 왠지 마뜩찮더라구요.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그 토대 자체가 극소수의 ‘정치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도였다는 부분입니다. 갑자기 잠깐 다른 얘기를 해보자면, EQ1이나 리니지1의 시대에 ‘엔드컨텐츠’라는건 최상위 소수의 플레이어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EQ1에서 최종보스급 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전체 플레이어의 몇 %정도였을까요? 리니지1에서 공성전에 참여할만한 혈맹의 인원수는? 양쪽 모두 두자리 숫자 안될겁니다. 그때는 엔드 컨텐츠의 진입장벽이 안드로메다만큼 높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죠. 와우가 나오면서 이런 구도를 파괴했습니다. mmog 캐주얼화의 끝판왕이었던 와우에서 레이드에 참여하는건 (EQ1이나 리니지1에 비하면) 극도로 쉬웠습니다. 돈만 있으면 사장으로 가면 되요. 그럼 돈 모으는게 어렵냐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와우를 통해 mmog의 엔드컨텐츠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것이 됩니다. 한편 테라와 DK온라인이 제시하는 정치 시스템은, 모든 유저에게 ‘선거권’을 주지만 그렇게 선출된 자리와 그에 따르는 컨텐츠는 여전히 ‘선출된 사람 또는 그가 속한 커뮤니티 (길드 등)’ 에만 국한되는 것입니다. 아 물론 모든 유저들이 선거권을 가지겠죠. 그러나 선거가 끝난 후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우리 모두는 선거권을 가지고 있고 선거권을 행사합니다. 그러나 그런 우리를 누가 정치인이라고 부르지는 않죠. 물론 생활 속의 정치,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진정한 시민 어쩌구 하는 얘기도 있긴한데 그건 당위이지 현실은 아니니까요. 즉, 테라와 DK온라인이 제시했던 정치 시스템은 그 참여폭에 있어서 와우가 엔드컨텐츠 참여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전으로 회귀해버렸습니다. 그럼 어쩌라는거냐? 저는 현실에 토대를 둔 게임 내 시스템이 아니라, 게임이기에 게임 속에서만 가능한 정치 시스템을 모색하는게 좀더 흥미로운 결과를 낳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치는 여전히 흥미로운 컨텐츠입니다. ‘게임 세계의 일정 부분을 플레이어들이 자의적으로 조절하고 운용한다’ 라는건 무척 매력적이에요. 샌드박스 타입 mmog의 핵심적인 개념에 맞닿아있기도 하구요. 이걸 버리긴 아깝죠. 게임은 현실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현실에 비해 제한이 월등히 많지만, 정치에 대해서라면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나 가능했다고 일컬어지는 ‘직접 민주주의’ 같은거 어떤가요?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 같은, 우리의 ‘대리인’을 뽑아서 정치를 대행시키는게 아니라, 안건마다 직접 투표를 통해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마을 A의 세율은 어느정도로 하고 싶으신가요? 현실에서 우리는 대리인을 일단 뽑고, 이 대리인으로 하여금 세율에 관련된 업무를 맡게 하죠. 그러지말고 그냥 마을 A의 세율을 직접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건? 아 물론 세금은 일단 뺏기는 입장에서는 결코 좋은게 아니니까 낮을수록 좋겠죠. 이래서야 게임이 아니죠. 반대급부도 만들어줘야죠. 예를 들어서 ‘치안수준’ 같은거 어떨까요? 대충 이런 겁니다. 치안레벨이 높은 지역에서 PvP가 일어나면, 강력한 경찰 NPC들이 그 즉시 출동해서 가해자를 처벌합니다. 그러나 치안레벨이 낮은 지역에서 PvP가 일어나면 경찰 NPC들이 출동하기까지 시간도 더 걸리고, 그동안 가해자가 도망갈 시간도 생기고, 출동한 경찰들이 그닥 강력하지도 않고, 오히려 가해자들에게 맞아서 죽기도 하고 … 뭐 그렇죠. (맞습니다. 이브 온라인에서 빌려왔어요) 치안 레벨이 바로 세율에 의해 조정된다면? 세율이 높으면 치안 레벨도 높습니다. 세율이 낮으면 치안 레벨도 낮습니다. 세금 많이 뜯기는게 싫으시다면 게으른 경찰들을 참아내야 합니다. 아무래도 빠릿빠릿한 경찰들이 좋은가요? 세금을 좀 더 내셔야 합니다. 세율과 치안레벨은 지역별로 다릅니다. 그 지역에 등록된(?) 플레이어들이 투표로 결정해요. 1인 1표가 걱정된다구요? 꼭 1인 1표를 고집할 이유는 어디에 있겠어요. 접속시간이나 게임내 활동에 비례하여 표가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게임 내 활동점수가 1000점인 플레이어는 혼자서 10표를 행사할 수 있고, 게임 내 활동점수가 200점인 플레이어는 2표만 행사할 수 있는거죠. 물론 빈익빈 부익부가 지나치는건 막아야하니까 상한선은 두어야겠지만요. 경매장에서 빈번하게 거래를 하시는 분들 있죠? 물론 골드는 소중하니까, 경매장에서 열심히 재테크를 하는건 아주 중요하고도 소중한거죠. 근데 가만보면 단순히 수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매 그 자체가 즐거워서 경매장에 매달려 있는 분들도 꽤 보여요. 정치는 어떨까요? 단순히 그 지역의 세율과 치안레벨을 결정하기 위한게 아니라 그 자체로 재미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뭐 이쯤되면 너무 많이 온 것 같구요, 게임에 정치를 도입하려 할 경우, 그게 반드시 현실의 정치를 본딸 필요는 없거든요. 정치제도라는건 환경과 구성원에 따라 유기적이면 좋으니까요. 그런데 정치를 넣으려 하면서 다들 현실의 정치를 모델로 하려하니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듯 해서, 반대로 게임에서만 가능한 정치를 - 어쩌면 정치 그 자체로 게임이 될 수도 있는 - 고민해보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정치라는거, 아주 오래된, 그리고 여전히 매력적인 시스템인데 누가 제대로 해주질 않으니 아쉽네요.
  24. Voosco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가마수트라 전문가 블로그에 재밌는 글이 올라왔네요 http://www.gamasutra.com/blogs/YanivNizan/20130624/194912/Game_Economy_Balancing__3_Ways_to_Prevent_quotPay_to_Winquot.php?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utm_campaign=Feed%3A+GamasutraNews+%28Gamasutra+News%29 댓글에서도 보실 수 있듯 이 글은 주로 타블렛/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f2p에 관련된 내용이긴 합니다만 재미있어보여 퍼옵니다. 간략한 요약입니다. - 유저들은 게임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길 바라지만, 정말로 수월해지면 곧 흥미를 잃는다. - 이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뭔가를 구입함으로써 즉각적인 보상을 얻길 바라지만 반대로 장기적으로는 더 어려워져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건 핵심적이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이 있다. 면도기와 면도날의 관계로 접근하기 - 강력한 아이템을 현금 또는 게임머니로 구입할 수 있지만, 이걸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자원을 소모하는 구성 - 현금으로 자동차를 팔되 이 자동차를 굴리기 위해서는 연료가 필요하게 만들거나, 레이저 무기를 팔되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만들거나, 5레벨 병영을 구입하면 특수부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엄청난 게임머니가 필요하게되는 식 - 이 방법은 유저들이 강력한 상품을 구입하되 그걸 이용하기 위해서는 좀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는 게임의 난이도를 유지해줄 뿐 아니라 게임을 보다 복잡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다음 스테이지의 난이도는 언제나 합연산이 아닌 곱연산으로 - 수학덕후라면 이는 간단히 O(n^2) vs O(n) 으로 표현할 수 있다. 수학덕후가 아니라면, 이는 현재 스테이지와 전 스테이지 사이의 난이도 차이가 전 스테이지와 전전 스테이지 사이의 난이도 차이보다 더 커야함을 의미한다. 여전히 어려운 스테이지와 쉬운 스테이지는 있겠지만 어려운 스테이지는 더 어려워진다. - 예를 들어 클래시 오브 클랜즈에서, 레벨 5 시청을 짓는건 레벨 4 시청을 짓는 것보다 +1000 의 돈이 드는게 아니라 *2배의 돈이 든다. - 이는 과금 유저들이 몇 개의 스테이지를 건너뛸 수 있긴 하지만 여전히 게임이 그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는 구도를 낳는다. 모든 것을 랜덤화하기 - 이는 일반적인 조언이기도 하다. 랜덤 요소가 포함된 게임은 랜덤이 없는 게임보다 더 오래 플레이할 수 있다. 스포츠 게임의 경우 스탯이 높은 팀이 반드시 이긴다면 그것만큼 지겨운 게임은 없을 것이다. 양팀 모두에게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야 게임이 재미있어진다. - 과금 유저에게도 이런 부분이 적용된다. '당신은 강력한 뭔가를 구입할 수 있지만, 그게 승리를 구입하는걸 의미하는건 아닙니다' - 탱크를 부수기 위해 다섯 방을 쏴야한다면, 당신은 탱크를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팔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20%의 확률로 탱크를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그러나 80%는 여전히 다섯방을 쏴야 탱크가 부서지는' 총을 파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위에서 소개한 방법들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며, 성공적인 게임들은 이들 몇몇을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25. tophet 님이 작성하셨던 포스팅의 아카이빙입니다. --- 최근 계속해서 MMORPG 이야기만 나오고 있으니, 이번엔 FPS 게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탈것은 왜 존재하는가 기본적으로 PVP 기반의 FPS 게임은 굉장히 대칭적인 게임입니다. 모든 참가자들은 동일한 전력을 가진 토큰으로 게임에 참여하고 MMORPG와는 달리 이전까지 게임을 진행한 결과들이 전혀 토큰으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런 공평한 상황에서 조작기술이나 공간에 대한 이해 등 플레이어의 개인 기술을 겨루는 것이 기본이죠. 이런 세팅은 공평하고 예측불가능하며, 지속적인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개개 토큰의 전력이 일정하고 어쨌든 4발의 총알을 맞으면 죽으니 전체적으로 게임의 긴장감에 큰 변화가 없다는 단점이 있지요. 퀘이크나 언리얼 등에 등장하는 5배 데미지, 슈퍼아머 등과 같은 버프들은 일시적으로 캐릭터 전력에 비대칭성을 부여해 긴장감에 굴곡을 주는 역할을 해줍니다만 밀리터리 FPS 게임과는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등장하게 되는 것이 탈것이죠. 뭐 사실 이런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탈것이 등장했다기 보다는 전쟁이니까 탱크와 헬기가 나오면 재미있겠다는 로망에서 출발하긴 했겠습니다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탈것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일반 보병을 압도하는 존재로서 전투 전체에 긴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겁니다. 탈것과 레벨 디자인 FPS 게임에서 탈것을 등장시키게 되면 가장 먼저 발생하는 문제는 바로 레벨 디자인입니다. CQB를 다루는 게임들은 일반적으로 실내 혹은 좁은 공간을 상정하고 은폐 엄폐물을 중심으로 레벨을 디자인합니다. 하지만 탈것들은 기본적으로 사람보다 몇배나 크죠. 따라서 탈것이 등장하는 FPS 게임의 레벨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훨씬 넓은 야외여야 하고 공간이 트여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방된 공간에선 서로가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긴박한 총격전을 벌이기 보다는 중거리에서 딱콩 거리며 총이나 쏘는 지루한 오리사냥이 되기 일쑤입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이동할 이유를 주기 위해 탈것이 등장하는 게임들이 맵 상에 3개 이상의 거점을 두고 점령하는 점령전을 채택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거리 스나이퍼가 유리하다는 것엔 차이가 없습니다. 개활지에서 원거리 저격은 단순히 밸런스의 문제가 아니라 UX의 차원에서 문제를 초래합니다. 일반적인 실내전 게임들은 오브젝트의 배치로 저격수 시야를 제한해 저격수에겐 압도적인 제압지역을 주는 동시에 저격수로부터 절대적으로 안전한 보호지역을 설정해줍니다. 그리고 양팀의 저격지점이 개방되어있어 저격수 끼리의 공방전이 벌어지죠. 하지만 개활지는 그딴거 없습니다. 왜 죽었는지 납득하기도 힘들고, 또한 저격수의 존재를 인지하고 복수하러 가려 해도 여전히 저격수의 시야 내에 있지요. 즉, 개활지에서는 어디 있는지 알 수도 없고, 어디 있는지 알아도 반격할 수 없는 오리사냥이 반복될 위험이 있습니다. 오리 사냥 물론 재미있지요. 그런데 과연 오리에게도 재미있을까요? 실내 공간과 실외 공간의 이분화 퀘이크 워즈 에너미 테러토리(이하 ET)와 커맨드 앤 컨쿼 레니게이드(이하 레니게이드)는 실외 공간 외에 별도의 실내 공간을 강조함으로써 이 문제를 회피합니다. ET는 점령해야 할 포인트가 실내에 위치해있죠. 탈것을 타고 점령 포인트 근처까지 갈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점령하기 위해선 실내에서 CQB를 치뤄야 합니다. 배틀필드 처럼 완전히 개방된 공간을 사용하는 게임의 경우, 탈것을 탄 채로 점령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탈것들을 탈취당하거나 파괴당하고 나면 점령을 막아내기가 힘들죠. 반면 ET는 실내전이 점령의 최종 단계이기 때문에 탈것들이 전체 전황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진 못하고 방어측 역시 실내전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설 수 있습니다. 레니게이드는 상대방 진지의 건물들을 파괴해서 전략적으로 타격을 주고 최종적으로는 본진을 파괴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기존의 FPS가 '전쟁'을 다루고 있다면 이 게임은 RTS게임을 FPS로 옮겨놓은 것 같은 게임이죠. 이 게임 역시 해당 건물을 폭파하기 위해선 건물 내로 잠입해 들어가서 정해진 위치에 폭탄을 설치해야 합니다. 탈것은 그 곳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직접적으로 건물을 파괴하는 것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다만 외부에서 포격으로 데미지를 줄 수 있긴 한데, 데미지가 미미해서 실제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레니게이드 전문가가 보충해주리라고 생각합니다. 밀도와 동선 관리 탈것이 등장하는 FPS 게임들은 보병만이 등장하는 게임에 비해 보다 많은 공간을 필요로합니다. 이는 바꿔말하면 평균적인 인구 밀도가 보병전을 대상으로 한 FPS 게임보다 낮으며 그로 인해 긴박감 넘치는 접전 보다는 산발적인 전투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래서 국지적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전선을 형성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동선을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공간을 직선으로 구성하고 이를 끊어내서 일부만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위 그림은 ET의 맵 구성입니다. 맵은 크지만 실제로는 3등분 되어있고 공격팀과 방어팀이 나누어져 있지요. 게임은 공격팀에서 가까운 구역에서 시작되고, 공격팀이 구역별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면 (벽을 파괴한다거나 거점을 점령한다거나)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보병은 현재 게임이 진행중인 구역에서 바로 스폰할 수 있지만 탈것은 본진에서만 스폰됩니다. 따라서 처음엔 공격팀이 탈것을 전장에 투입하기 편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방어팀이 탈것을 투입하기 쉬워져서 전투의 기승전결을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ET의 직선 구조는 인구 밀도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개개의 세션에서 명확한 기승전결을 만든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게임의 양상이 항상 동일하고 의외성이 적다는 단점도 갖고 있습니다. 배틀필드의 경우, 거점 간에 선-후 관계가 없이 자유롭게 점령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전장을 지양합니다. 가장 인기 있는 맵 중 하나인 카칸드를 보면 각 거점들이 선형으로 구성되어 병력들이 전선에서 쉽게 모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으로 주 동선과 떨어진 곳에 거점을 두고 거점의 점령에 선-후 관계를 두지 않아 거점 공략에 대한 전략적인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점을 산개시켜놓은 맵들도 존재하죠. 이런 맵은 어떤 거점을 공략해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전략성을 부여합니다만, 그만큼 병력을 집중시킬 수가 없습니다. 전투를 하기 보단 빠르게 이동하는 차량을 타고 빈집 털이를 다니는 것이 중요한 플레이가 되죠. 뭐 그것도 재미는 있습니다만, 과연 이 게임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재미가 전투인지 전쟁인지 레이싱인지 좀 애매해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실 탈것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탈것을 타지 못하면 행군게임이 되기도 합니다. 행군하다 총맞는 게임이죠. 배틀필드2의 맵에서 또한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맵 배치가 비대칭적이라는 겁니다. 카칸드만 보더라도 MEC가 거점을 다 점령한 상태에서 미군이 밀고 들어가는 방식이죠. 이런 비대칭 구조는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공/수 교대로 승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ET가 이런 식입니다.) 배틀필드는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밸런스가 맞든 안맞든 단판인데..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제가 배필2를 훌륭한 리액트먼트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는 반면 게임으로는 혐오하긴 합니다만. 홈프론트는 각 라운드 마다 점령해야 할 거점을 단 3개만 제시합니다. A(알파), B(브라보), C(찰리). 이 세 거점의 방향과 현재 소유권, 점령 상태가 항상 실시간으로 갱신되기 때문에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먼저 내 거점을 지킬 건지 상대 팀의 거점을 공격할건 지를 결정하고, 어느 쪽을 택할지만 선택하면 되죠. 인접한 거점만 볼 수 있어서 HUD만 봐서는 상황을 알기 힘들었던 배틀필드2와는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또 플레이어를 거점에서 스폰시키지 않고 동료 분대원 옆에서 스폰시켜서 전장에 투입될 때 까지 뛰어가야 하는 상황도 방지했습니다. (배필2와 달리 분대는 자동으로 구성되고, 플레이어가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으면 인식되지 않습니다. 물론 추가 조작으로 분대를 옮기거나 할 수 있습니다.) 홈프론트는 또한 전체 맵을 좀 더 역동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맵은 위 그림과 같이 기본적으로 3등분 되어있는데, 제일 처음엔 가운데의 중립 지역에서 1라운드가 진행됩니다. (이 밖의 공간으로 나가면 사망합니다.) 1라운드에서 누가 이겼는지에 따라 2라운드의 무대가 결정되고, 2라운드에서 동점이 된다면 다시 중립 지역에서 3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이때 각 라운드가 끝날 때 게임이 일시 중단되고 새로운 맵에서 다시 리셋되는 것이 아니라 종료 순간 플레이어들의 위치는 그대로 둔 채 게임 공간이 확장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차피 라운드 스코어는 리셋이 되기 때문에 패색이 짙은 팀은 굳이 고문을 당하기 보다는 라운드 종료가 다가오면 슬슬 병력을 자기쪽 진영 가까이 이동시켜서 다음라운드를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피아 식별과 스나이퍼 문제 대규모 개활지 맵이 가지는 또한가지 문제는 피아 식별이 힘들다는 겁니다. 스폰 지역과 동선이 잘 정리되어있는 CQB 게임에선 이 피아 식별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얼굴이 보이면 쏴야하는 적이고 등이 보이면 아군이죠. 하지만 탈것이 등장하는 개활지 맵에선 동선이 훨씬 자유롭기 때문에 이동 방향만 봐서는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시야 거리가 길다 보니 사실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죠. 그러다보니 이런 맵에선 스나이퍼가 정말 유리해지고, 이는 초보 유저들의 경험에 상당한 위협이 됩니다. 피아 식별을 돕고 스나이퍼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상대 플레이어의 위치를 공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배틀필드2는 무인정찰기를 띄워 일정 시간동안 범위 내 모든 적의 위치를 맵 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만, 이는 쿨타임이나 발동비용 등이 있어 사용이 제한적이고 실제로는 자신이 발견한 적의 위치 정보를 아군에게 알리는 '적탐지 공유' 기능을 많이 사용합니다. (위성뷰로 적을 찾아서 탐지공유를 거는 것이 지휘관의 중요한 임무이기도 합니다.) 배필2의 적탐지는 대상의 위치와 종류(탈것의 종류, 또는 스나이퍼인지)를 표시합니다만 탐지 순간의 정보만을 표시합니다. 표시는 되지만 지금도 정말 해당 위치에 적이 있는지는 보증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Z축이 상대 유닛을 가리킨 것이 아닐 경우 해당 위치에 ?를 찍어서 경고의 의미로도 사용하고자 했습니다만 실제로는 탐지 판정이 까다로워서 정확하게 적을 찍기 보다는 ?를 찍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배틀필드 온라인(배필온)의 경우는 이 탐지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스나이퍼들을 억제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일단 배필2와 달리 일단 한번 탐지되면 일정 시간동안 그 위치가 실시간으로 갱신되도록 했고, 단순히 미니맵에만 뿌리는 것이 아니라 HUD상에 아이콘으로 표시해 일단 탐지만 되면 그 위치를 찾기 쉽게 바꿨습니다. 그리고 혼란을 주는 ? 표시 기능은 그냥 삭제해버렸죠. 또한 사망시에 공격자의 위치를 보여주는 킬캠으로 사망을 납득시키고 공격자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주려고 시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배틀필드2의 탐지 기능은 개활지의 중장거리 전투를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보다는 게임의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약간의 불편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반면 홈프론트는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만 탈것 때문에 전장의 구성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보조적인 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우선 홈프론트에선 유저가 사망했을 때 카메라를 유저의 시체로부터 유저를 죽인 플레이어까지 이동시켜줌으로써 자신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물론 이 킬캠은 팀포트리스2(이하 팀포2)나 배필온에도 존재합니다만, 카메라 전환이 아니라 이동이라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팀포2나 배필온에선 킬캠에 비치는 배경을 통해 공격자가 어디에 있었는지 추리해야 하지만 홈프론트에선 사망한 위치부터 공격자 위치까지 카메라가 이동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바로 공격자의 위치를 알 수 있죠. 탐지한 적의 위치를 공유하는 기능은 홈프론트에도 있습니다. 탐지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해당 적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갱신되었는지는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네요. UAV와 정찰 드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홈프론트에선 전투 중 얻은 포인트를 소모해 탈것이나 드론 등의 장치들을 사용할 수 있는데 UAV는 가장 저렴한 - 가장 빈번하게 사용할 수 있는 - 장비 중 하나입니다. 단, 배틀필드나 콜 오브 듀티와 달리 사용자 본인에게만 정보가 들어온다는 차이가 있죠. 다신 좀 더 비싼 정찰드론을 띄워서 조종하면 탐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아군들에게 중계해줄 수 있습니다. 탐지든 정찰 드론이든 일단 살아남아서 적을 찾아야만 그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홈프론트에선 어떤 유저가 사망하지 않고 적을 계속 죽여 킬 스트릭을 쌓게 되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현상수배'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해당 유저에겐 방어력 증가와 같은 보너스를 주는 대신 상대편 유저들 중 랜덤한 일부에게 해당 유저의 정보를 알려주고 사살할 경우 보너스를 주는 시스템이죠. 이 상태에서 킬 스트릭을 더 늘리게 되면 위협도도 놓아지고 보너스가 증가하며 반대로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위치가 노출됩니다. 이 현상수배가 존재하기 때문에 캠핑이 억제됩니다. 탈것-보병간 전력 불균형과 병과 위와 같이 탈것으로 파생되는 레벨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탈것 그 자체가 가진 압도적인 전력에 관한 문제는 남습니다. 대부분의 보병은 탈것에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는 반면, 탈것들은 폭발성 무기와 연사 무기로 무장해 보병들을 압도지요. 이런 불균형이 바로 탈것의 존재 의의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보병에게 대응 수단이 없을 경우, 탈것을 타지 못하면 무기력하게 패퇴할 수 밖에 없고 이것이 전체적으로 나쁜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배필온의 경우는 기존의 배필2보다 훨씬 많은 수의 탈것을 배치해 탈것을 타는 즐거움을 더 주려고 했습니다만 그 결과 보병이 탈것에게 무기력하게 능욕당하는 경험이 늘어나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물론 탈것은 탈것으로 상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넓은 전장에서 탈것들끼리만 전투가 벌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플레이어들의 실력에 따라 한쪽 팀의 탈것이 다른 쪽 팀의 탈것을 압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보병들에게도 제한적이나마 탈것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필요가 있으며, 탈것이 존재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특정 병과에 이런 능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전차 병과들은 일반적으로 로켓포와 같이 탈것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는 반면 SMG나 샷건 처럼 중/장거리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은 주무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다른 병과들이 갖고 있지 않은 대장갑 전투력을 갖췄으니 대인 전투력을 희생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대인 전투력이 희생된다는 것 자체가 대장갑 병과를 선택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대전차 병과는 탈것에게 죽는 대신 사람에게 죽는 병과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탈것을 압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배필온의 악명높은 '병과 통합' 패치는 바로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었죠. 병과의 수를 줄이고 주무기의 제한을 철폐해서 오히려 대인 전투력을 평준화 시킴으로써 대인 전투력에 대한 고민 없이 병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뭐 기존 유저들로부터 욕은 상당히 먹었습니다만, 그것 때문에 게임 접은 유저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동접이 늘지도 않았지만요. 개인적으로는 방향은 옳았지만 시점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려면 오픈 이전에 했어야 했어요. 하지만 동접은 개선하지 못했어도 아이템 제작 효율을 높인 것은 사실입니다. 7개 병과 각기 개별적으로 전용 무기를 사용하던 과거엔 7종의 총기를 출시해야 사실상 1종이 추가된 것과 같은 효과였는데 그 이후로는 2종씩만(저격총 1종류, 나머지 1종류) 추가하면 되었으니까요. 배필온이 병과 특징을 개인무장이 아닌 특수장비 쪽으로 집중시켰다면, 홈프론트는 아예 한발 더 나아가 병과 자체를 삭제해버렸습니다. 대신 여러개의 무장 셋을 만들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각 무장 셋 별로 대전차무기, 방탄조끼, 정찰 드론, 공격 드론, 개인용 UAV 등 다양한 특수 장비 중 2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너는 ## 병과이므로 %%를 하지 못하는 대신 &&를 해라'라는 방식의 트레이드 오프가 아닌, '네가 ##를 하고 싶다면 ##를 하고 &&를 하고 싶다면 &&를 해라'라는 플러스 중심의 트레이드 오프죠. 그리고 이 장비들을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중 얻는 포인트를 소모해서 사용시키고 각 효과별로 포인트 비용을 차별화 시킴으로써 전체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쪽이 훨씬 더 세련되고 캐주얼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날아다니는 탈것의 문제 게임에서 탈것들은 보통 여러가지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헬기나 비행기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종류의 것들입니다. 탱크와 같은 지상 병기들은 사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벽 뒤로 숨는 방식으로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그래서 전 배드 컴퍼니와 배필3의 벽 파괴 시스템은 게임적으로는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숨어서 공격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항공기들은 숨을 수도 없고, 항공기들을 공격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킹왕짱입니다. ET의 경우는 항공기의 공격력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지형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메리트라고 본 거죠. 그리고 대전차병이나 장갑차의 로켓에 락온 - 유도 기능을 부여하고 항공기의 속도를 줄임으로써 지상에서도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ET의 탈것 간 전투의 주역은 지상병력이며 항공기는 거들 뿐이죠. 반면 배틀필드2는 항공기에 절대적인 어드밴티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고정 설치된 대공 미사일과 대공 차량을 제외하면 항공기를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없죠. 그나마 이들 대공 미사일은 위치가 고정되어있어 항공기가 이륙하자마자 공격하는 대상이 되고, 대공미사일이나 대공차량이나 사거리가 짧고 락온 시간이 길어서 항공기를 공격해서 떨어트린다기 보다는 위협을 해서 쫓아내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배틀필드2에서 항공기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은 항공기 뿐이며, 따라서 제공권 장악이 전체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편에 전투기를 잘 모는 파일럿이 있으면 (그리고 그 파일럿이 잡음 없이 전투기를 타면) 그 게임은 절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것이고, 반대로 우리 편 파일럿이 미숙하면 내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폭탄맞고 죽는 것이죠. 뭐 현대전이 양상은 그게 맞긴 합니다만, 그게 플레이어들에게 유쾌한 경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에게 일정하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획자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필2의 항공기는 기획자의 직무유기 또는 로망질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건 배필2의 밸런스가 개똥망이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날아다니는 탈것은 지상의 탈것 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는 겁니다. 자칫하다간 게임 전체의 경험을 망쳐놓을 수도 있다는 거지요. 탈것의 소유권 문제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것은 탈것의 소유권에 대한 문제입니다. ET든 배틀필드 시리즈든 일반적으로 탈것이 등장하는 게임들은 탈것을 공공재로 취급합니다. 주인 없이 일단은 그냥 방치되어있고 아무나 잡아타면 된다는 것이죠. 뭐 사실 파워업도 딱히 주인이 정해져있던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탈것은 분명히 보병보다 훨씬 우수한 생존성과 공격력을 보장하기 때문에 누구나 탈것을 타고 싶어하는 반면, 그 전력이 팀의 승리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팀의 승리를 위해선 탈것을 잘 모는 사람이 탑승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개인의 욕망과 팀의 전략이 충돌하게 되지요. ET의 경우는 항상 실내전이 필수로 끼어있기 때문에 탈것을 둘러싼 소유권 문제가 적습니다만, 배틀필드2 같은 경우는 이게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당장 전선에선 인원이 모자라는데 비행기 타겠다고 활주로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가 폭탄 한방에 몰살당하죠) 탈부심 넘치는 올드비들은 자신이 탈것을 잘 타니 자기가 타야한다며 이미 탈것을 타고 있는 다른 유저들과 입씨름을 벌이다가 그냥 탈것을 터트려버리기도 합니다. 잠시 후에 리스폰 되면 타겠다는 거지요. 배필온에선 팀킬을 없애버렸더니 이젠 탈것을 타고 가라는 전장은 가지 않고 엄한 동네에 짱박혀 포탑이나 돌리는 '잉여 놀이'가 만연하기도 했습니다. 레니게이드에서 탈것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하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게임 중 활동으로 얻은 포인트를 소모해서 말이죠. 소유권이 분명하므로 누가 탈 것인지를 둘러싼 싸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만, 반대로 승기를 잡은 팀이 포인트를 많이 얻고 이 포인트로 탈것을 타고 다시 전장에서 압도하는 선순환 구조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레니게이드가 뿌리를 두고 있는 RTS에선 이것이 당연하긴 하지요. 배틀필드는 탈것이 거점에서 스폰되므로 어떤 거점을 점령해 어떤 탈것을 확보할 것인지도 중요한 전략 포인트가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거점을 많이 획득하면 그만큼 탈것을 많이 동원할 수 있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합니다. 한편 홈프론트는 레니게이드와 유사하게 포인트를 소모해 탈것을 불러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특수 장비는 플레이 도중 사용할 수 있지만 탈것은 스폰시에 원하는 탈것을 선택하면 해당 탈것을 탄 채로 스폰하는 방식이죠. 물론 탈것을 내리고 나면 소유권은 사라집니다만, 확실하게 태워서 스폰시키니 소유권 문제는 완전히 해결됩니다. 그리고 탈 것 별로 한 팀이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갯수가 정해져있습니다. 이미 전장에 아군 탱크가 2대 존재한다면 아무리 많은 포인트를 지니고 있어도 탱크를 타고 스폰할 수 없는 식이죠. 게다가 포인트도 다른 게임보다 후하게 주는 편입니다. 특히 적을 죽이거나 어시스트를 쌓는 것 외에 단지 스폰하는 것에 대해서도 포인트를 지급하고 적은 돈으로도 대전차 병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부익부 빈익빈 현상 까지도 차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시스템의 뿌리를 레니게이드 보다는 모던 워페어의 킬스트릭이라고 보는 입장인데요, 이렇게 밀리는 팀에게도 상대 탈것을 저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부분은 킬스트릭보다 나은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던워페어도 3부터는 보다 많은 킬이 필요하긴 하지만 사망해도 리셋되지 않는 킬 스트릭을 추가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지요. 또한 이 포인트 시스템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긴장이 고조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1라운드는 다들 포인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탈것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보병전 위주로 게임이 흐르죠. 하지만 2라운드가 되면 슬슬 포인트를 써서 탈것들을 불러내기 시작하고 3라운드엔 포인트를 쏟아부어 화끈한 화력전이 펼쳐집니다. ET가 원했던 것 처럼 게임이 기-승-전-결의 구도를 지니면서도 다채로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지요. 정리 글이 상당히 길었습니다만 (사실 이것도 상당히 축약했습니다만) FPS에서의 탈것에 대해서 간략히 정리해보겠습니다. 1. 탈것은 단순한 로망 이외에 전력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다채로운 상황과 긴장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2. 탈것을 등장시키기 위해선 넓은 야외를 무대로 할 수 밖에 없고 중거리 오리사냥을 방지해야 한다. 3. 맵이 커지면 그만큼 인구밀도가 떨어지므로 전선을 형성해 국지적으로 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4. 또한 맵이 커지면 피/아 식별이 힘들고 스나이퍼가 극도로 유리해지므로 이를 억제해야 한다. 5. 탈것은 탈것으로 제압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보병도 탈것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6. 날아다니는 탈것은 날아다닌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보너스이므로 너무 큰 힘을 실어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7. 탈것에 소유권을 주지 않으면 아비규환이 발생할 수 있다. 개인의 비용과 소유권을 연결지으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8. 단, 게임 플레이와 비용과 소유권을 연결할 때엔 부익부 빈익빈을 방지해야 한다. [/list:u]